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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화] 잔디 깎고 세차하는 군대… 존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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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화] 잔디 깎고 세차하는 군대… 존재 이유는?

익명 (미확인) | 수, 2016/11/30- 16:02

북한의 핵 위협, 일본의 재무장과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중국의 군사력 확충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군비 경쟁과 군사적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그냥 두어야 할까요?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악순환의 출발점인 정전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제는 평화'를 연재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진을 통해 현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 국방·외교 분야를 바라보는 평화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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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깎고 세차하는 군대…존재 이유는?

[이제는 평화] 태국 병역거부자 네티윗을 만나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병역 거부 운동은 늘 질문을 받아왔다. 물음표만 달았지 실제로는 질문이기보다는 병역 거부 운동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던진 질문도 많았다. 그 가운데는 "다른 나라들은 무장하고 있는데 우리만 총을 내리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도 있다. 이 질문은 사실 평화와 안보에 대한 많은 논쟁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는 짧게 대답하기로 한다. "아니 왜 우리나라에만 병역 거부자가 있다고 생각해요?"

 

군대가 있는 곳은 어디든 어느 시대든 병역 거부가 함께 존재한다. 물론 지나치게 억압적인 사회에서는 병역 거부가 개개인의 개별적인 행동으로만 존재할 뿐 조직적인 평화운동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할 수도 있다. 이 경우도 시간 문제일 뿐, 병역 거부자들이 한두 명 늘어나다 보면 어떤 계기를 만나서 군대를 거부하는 방식의 평화운동이 생겨나게 된다. 1990년대까지 '병역 거부'라는 단어조차 없던 한국이 대표적인 예다. 

 

태국 최초의 병역 거부자  

 

그리고 태국에서도 이제 병역 거부 운동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태국 최초의 병역 거부자가 등장한 것이다. 주인공은 네티윗 초티팟파이산. 네티윗은 2014년, 자신의 18번째 생일날 입영 영장이 나오면 군대를 거부하겠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 선언문 전문 보러가기) 그는 병역 거부를 선언하기 전부터 학교 내 군사주의 문화에 대해 비판하고 저항해왔고, 선언문에도 이러한 생각들이 잘 들어가 있다.  

 

이번 태국 방문은 네티윗과 태국의 활동가들을 만나서 태국 안에서 병역 거부 운동을 어떻게 조직할 수 있을지, 한국 병역 거부 운동은 태국의 병역 거부 운동에 어떻게 연대할 수 있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논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들과 한국 병역 거부 운동에도 많은 영향을 준 국제 평화운동 단체 WRI(War Resister’s International)가 11월 10일부터 11월 15일까지 방콕을 방문해 비폭력 직접 운동을 하는 활동가, 시민사회 운동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들을 만났다.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 가는 태국의 징병제 

 

태국의 병역 거부 운동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태국의 군 제도와 군사주의를 이해해야 했다. 태국의 징병제는 이른바 '계급화된 징병제'였다. 모병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반대의 논거로 가장 크게 드는 것이 모병제 하에선 가난한 사람만 군대에 가게 되는 계급 불평등 구조인데, 태국은 징병제가 시행되지만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고 있다고 한다. 태국 군대의 60%는 직업군인이고, 40%만이 징병을 통해 수급된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도 '더 러'라고 불리는 일종의 군사교육 과목을 고등학교에서 이수하면 징병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더 러'를 이수하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서 제비뽑기로 징병이 결정된다. 사실상 고등학교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는 빈곤층이 군대의 주축을 이루게 되어, 상대적으로 부유한 방콕 거주민들은 군대에서 찾아보기 힘들고 주로 북부 지방 출신이 징병 당사자가 된다고 한다.  

 

때문에 태국에서 군대 문제는 한국과 다르게 아주 소수의 문제로만 인식된다. 방콕에서는 주변에서 군대에 다녀온 사람 혹은 군대에 다녀온 이를 친구나 가족으로 둔 사람도 만나기 힘들다.  

 

한국, 런던, 방콕 등지에서 모인 평화활동가들이 네티윗(왼쪽에서 두 번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한국, 런던, 방콕 등지에서 모인 평화활동가들이 네티윗(왼쪽에서 두 번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용석 
 

우리가 만난 활동가들은 태국 군대의 역할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었다. 태국 군대는 기본적으로 외국과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왕실을 보호하기 위해 왕실이 주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태생뿐만 아니라 실제 역할에서도 군사적 쓰임새는 아주 드물었다. 1차 세계대전 말기에 잠시 참전한 것이 가장 최근의 군사 행동이며 그 뒤로는 국지적인 군사 갈등을 겪은 일도 없다고 한다.  

 

군대가 하는 일에 대해 물었을 때 우리가 들은 대답은 대체로 "장교 차 세차하기, 골프장 잔디 깎기" 같은 일이었다. 십여 차례 쿠데타가 일어났고, 지금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통치하는 나라인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태국 사람들이 감각적으로 느끼는 군대는 전쟁과 별로 연관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렇다면 군대는 대체 왜 존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태국의 활동가들은 "국민을 훈육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이는 네티윗의 병역 거부 소견서에서 지적되는 바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일상과 감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군대, 그렇지만 막강한 군사주의를 발휘하는 군대에 맞서야 하는 태국의 병역 거부 운동이 걸어가야 할 길은 한국의 병역 거부 운동보다 녹록지 않아 보였다.  

 

평화 운동은 태생적으로 국제 연대 

 

평화 운동, 특히 병역 거부 운동은 태생적으로 국제적인 운동이다. 영어를 못하는 나 같은 활동가들에게는 곤욕스럽지만, 운동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 물론 한 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내전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군수산업체들의 개입을 비롯해 전쟁의 원인 중에 국제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것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국외의 활동이 아주 미약한 태국의 군대에 저항하는 병역 거부 운동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한국 병역 거부 운동의 초창기를 떠올려본다면 국제연대는 더더욱 중요하다. 2000년 이후 한국에서 병역 거부  운동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국제적인 연대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병역 거부 운동과 평화 운동 기반이 국내에서는 너무 취약했기 때문이다. 외국 활동가들은 우리에게 병역 거부 운동의 노하우, 각국 대체복무제도의 사례 등을 알려줬고, 우리가 필요할 때 국제 사회의 여론과 목소리를 조직해줬다.  

 

그보다 더 소중했던 것은, 외국 활동가들의 연대가 우리가 평화 운동의 시선과 철학을 가지는 데 많은 자극이 되었다는 점이다. 한국의 병역 거부 운동이 태국의 평화 운동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바로 이러한 지점들이다.  

 

물론 병역 거부 운동의 노하우나 조언, 필요할 때 국제적인 목소리를 조직하는 일들도 기본적으로 해야 하지만, 평화주의자들의 연대는 서로가 서로에게 평화의 씨앗을 심고 자극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정서적인 측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태국 활동가들이 태국 군사주의와 맞서는 계획과 전술을 짜는데 우리의 존재가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실질적인 바람이다.  

 

이번 태국 방문의 계기가 된 네티윗은 현재 방콕에 있는 출라롱콘 대학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운동에 참여했던 네티윗은 지금은 학생회 활동과 뉴미디어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은 입영 영장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네티윗이 실제로 군대를 거부하는 날은 몇 년 뒤가 될 예정이다.  

 

한국만큼이나 강력한 군사주의 사회, 그러면서도 군대 가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해 군 문제가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곳. 군부가 집권하고 있고 왕실모독죄가 시민 사회의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나라에서 병역 거부 운동을 비롯한 평화 운동은 어떤 운동을 만들어 가야 할까? 태국 활동가들에게 우리는 어떤 자극이 될 수 있을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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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3_국회 개혁과제 제안 기자회견

 

“국회는 규제완화 말고 민생개혁입법에 나서라”

참여연대, 2018 정기국회 개혁 입법⋅정책 과제 제안

29개 과제 중 평화인권과 외교안보권력의 민주화를 위한 입법⋅정책과제

 

과제1. 국방개혁 2.0 수정

과제2.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과제3.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병역법」개정

과제4.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협정 엄격한 심사

과제5. 위헌적 파병 철군 및 해외파병 규제완화 법안 제정 반대

과제6. ODA로 건설한 라오스 댐 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과제3.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병역법」개정

 

1) 현황과 문제점

  •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수행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잠정 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음. 더불어 “입법자(국회)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선 입법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선고했음. 국회는 하루빨리 「병역법」등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여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함. 
  •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국방부는 최단 시간 내에 정책을 확정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대체복무제 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음.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체복무 기간을 현역 복무 기간의 2배 이상으로 하자는 ‘징벌적 대체복무제’ 주장이나 군의 업무인 ‘지뢰 제거’에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음. 
  • 헌법재판소 결정의 핵심 취지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이기 때문에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것임. 그러나 징벌적 대체복무제 주장은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다시 처벌하고 차별하겠다는 것으로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맞지 않는 것임. 대체복무제가 징벌적인 형태로 도입될 경우, 한국은 또 다시 국제인권기구의 비판 대상이 되고 그 법률은 헌법재판소에서 다시 위헌 판단을 받을 수 있음.  
  • 대체복무제는 면제나 특혜가 아니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존중하면서 현역 복무와 형평성이 맞는 복무를 부과하여 공동체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임. 이에 국제사회는 대체복무제가 또 다른 처벌이나 차별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일련의 원칙을 확립해왔음. 오랜 시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권침해 문제로 국내·외의 비판을 받아 온 한국 정부는 이러한 원칙에 충실히 부합하는 대체복무제를 만들어야 함.   

 

2) 입법 경과

  • 2017.05.31 [2003582]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전해철의원 등 11인), [2007106]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철희의원 등 12인), [2007107]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박주민의원 등 21인), [2014835]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김중로의원 등 10인)
  • [2014893]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종명의원 등 25인), [2014932]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용주의원 등 11인), [2014951] 대체복무역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김학용의원 등 11인) 등 총 11건 국방위 계류 중. 9월 정부안 제출 예정.
  • 각 법안은 심사기구 관할, 복무기간, 복무 분야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음. 

 

3) 입법 과제

① ‘합리적이고 인권적인’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병역법」등 관련 법률 제‧개정

  • 대체복무 영역은 치매노인 돌봄, 장애인 활동지원, 의무소방 등 사회공공성 향상과 시민 안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야로 해야 함.

  • 대체복무 심사와 운용을 담당할 위원회는 군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하며, 국무총리실 또는 복무 영역에 맞춰 행정안전부나 보건복지부 산하에 설치해야 함. 

  • 국제사회는 대체복무의 기간이 현역 복무의 1.5배 이상이면 또 다른 인권침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최대 1.5배라는 명확한 조건을 제시한 바 있음. 또한 한국의 군 복무기간은 징병제 주요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할 만큼 이미 길기 때문에, 1.5배를 넘는 대체복무 기간은 향후 인생을 준비해야 할 20대에 가혹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임. 대체복무 기간은 현역 복무기간의 1.5배 즉, 27개월을 넘지 않아야 함. 

  •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현역 입영 대상자들이 대거 대체복무를 신청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음. 이는 제도 도입 초기 연 1천 명 수준(2010년 이후 병역거부 수감자 500~600명 정도 발생)으로 신청인원 제한을 두어 해결할 수 있음. 

  • 종교적 신앙이나 개인적 신념은 어느 때든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현역 또는 예비군 복무 중이라도 대체복무제를 신청할 수 있어야 함. 

 

②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차별과 처벌 중단 요구

  • 병무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신상 공개를 즉각 취소하도록 요구해야 함.
  • 법무부가 현재 감옥에 수감 중인 144명의 병역거부자를 즉각 석방하고, 수감생활을 마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사면·복권을 논의하도록 요구해야 함. 

 

3) 소관 상임위 및 관련부처 : 국방위원회, 국방부

4) 참여연대 담당부서 :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2018 정기국회 개혁 입법⋅정책 과제 >> 전체 보기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bit.ly/2018국회가할일

월, 2018/09/0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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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정부안 반대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관련 현재 논의되는 정부안에 반대한다

대체복무 36개월(현역 복무기간 2배), 복무 영역 교정시설 단일화,

심사기구 국방부 산하 설치, 지금까지 검토되었던 안 중 최악의 안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 맞지 않는 징벌적인 대체복무제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감옥이 아닌 우리 사회를 위한 영역에 복무시키는 대체복무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그 가운데 국방부, 병무청, 법무부가 포함된 정부 실무추진단의 대체복무제 안이 곧 발표될 예정이다. 주무 부처가 모두 포함된 정부안이라는 점에서 곧 발표될 안은 이후 입법 과정에서 중요한 준거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정부안이 현역 육군 복무기간 기준 2배의 복무기간 36개월, 복무 영역은 교정시설로 단일화, 심사기구는 국방부 산하에 설치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최근 확인되었다. 이는 그동안 실무추진단에서 검토되어오던 여러 대체복무제 안들 중 최악의 안, 가장 징벌적인 안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 인정하고, 더 이상의 처벌은 헌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심지어 2007년 국방부가 발표했던 대체복무제 안보다 후퇴한 것으로, 2007년 이후 10년 넘게 이어져 온 사회적 논의나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모두 무시하는 안이다. 우리는 이러한 안이 정부의 대체복무제 안으로 확정되는 것을 반대한다.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또 다른 처벌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부분은 복무기간이다. 현역 복무기간의 2배, 육군 복무기간 18개월 기준 36개월(3년)으로 대체복무제가 시행된다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긴 대체복무 기간을 운용하게 된다. 유엔 등 국제기구와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최대 1.5배 이상의 대체복무 기간은 인권침해라고 일관되게 판단해왔으나, 정부안에서 이러한 기준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또한 한국의 경우 현역 복무기간 자체가 징병제 시행국가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기 때문에 1.5배 이상의 복무기간은 20대의 청년들에게 너무 가혹한 처벌과 차별이 될 수밖에 없다. ‘상대적 박탈감’, ‘국민 공감대’ 등이 2배 복무기간의 근거로 이야기되고 있으나, 소수자 인권 문제를 여론에 따라 결정할 수는 없다. 또한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응답자의 과반이 현역 복무기간의 1.5배 이내라면 충분히 형평성 있는 대체복무가 될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오늘(10/31) 발표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오히려 병역 대상자 집단에서는 ‘합숙 형태일 경우 대체복무 기간을 육군 복무와 같은 기간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약 40%로 가장 많았다. 2배라는 징벌적 기간은 사실상 아무런 근거가 없는 추측성 주장일 뿐이다. 

 

복무 영역을 교정시설로 단일화하는 것 역시 문제다. 병역거부자들이 교정시설, 즉 구치소와 교도소에서 수행할 업무는 이전까지 이들이 형사처벌을 받고 감옥에 수감되어 해왔던 업무와 동일하다. 결국 전과만 없을 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또다시 감옥에 보내겠다는 안인 것이다.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 시민사회단체, 여러 전문가들은 대체복무제 복무 영역을 다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만 등 다른 국가에서 안정적으로 시행 중이며 이미 한국에서도 전환복무로 시행 중인 소방 영역, 중증장애인이나 치매노인 간병 등의 보건 영역이 제안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어떤 것도 반영하지 않았다. 여러 실무적인 사정으로 제도 초기 교정시설로 복무 영역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면, 복무기간은 마땅히 현역 복무와 동일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고립된 교정시설에서 사회와 단절되어 합숙 복무를 하며, 그 난이도나 위험성이 현역 복무와 충분히 동일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복무 영역을 교정시설로 단일화하고 복무기간까지 2배로 하는 정부안이 확정된다면, 이는 헌법재판소가 또 다시 위헌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은 징벌적인 대체복무제가 될 수밖에 없다.

 

심사기구의 경우, 독립성 보장을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는 안이 최종까지 검토되었으나 결국 국방부에 설치하는 안으로 결정되었다고 확인된다. 유엔 인권이사회와 자유권 위원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심사는 ‘독립적이고 공평한 의사결정기관’, 국방 당국이 아닌 민간 당국의 권한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가인권위도 같은 취지의 권고를 한 바 있다. 심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징집 또는 군 복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관이 심사를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사기구 국방부 설치는 독립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교정시설에서 대체복무가 이루어진다면, 대체복무자들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은 법무부에 있는데 심사만 국방부에서 한다는 것은 제도적으로도 불합리하다. 전환복무는 의무소방관의 경우 소방청장이, 의무경찰의 경우 경찰청장이 선발부터 관리·감독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더욱 그러하다. 

 

현재 논의되는 정부안대로 대체복무제가 도입된다면,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또다시 처벌하고 차별하겠다는 징벌적 대체복무제가 된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대체복무제가 또 다른 처벌이 되지 않도록 일련의 원칙을 확립해왔다. 이에 비춰보았을 때 현재의 정부안은 또다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과 유엔 자유권위원회의 권고를 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징벌적 대체복무제가 되지 않도록 수차례 인권 기준을 표명해왔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기관이 국가인권위 권고 수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늦어도 너무 늦은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가 이렇게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정부가 현재 논의되는 안을 재고할 것, 양심적 병역거부를 기본권으로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고려하여 합리적이고 인권적인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8년 10월 31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8/10/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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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병역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2019년 12월 31일까지 국회는 대체복무에 관한 법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난 10월 4일 국방부, 법무부, 병무청 주최로 정부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고, 11월 중순 국회에 병역법이 상정될 예정입니다.

 

헌재 결정이후 대체복무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면서 다양한 쟁점들이 등장하였고, 이러한 주장들 가운데는 헌재 결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에 토론회를 통해 대체복무제 논쟁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존중하면서도 현역 복무와 형평을 맞출 수 있는 '합리적이고 인권적인' 대체복무제 도입방향을 모색하려 합니다.

 

개요

일시 : 2018년 11월 7일(수) 오후 2시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

 

프로그램 

사회 여옥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축사 안규백 국방위원회 위원장

인사말 공동주최 의원

 

발제 

대체복무제 입법방향 제안 / 임재성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토론

- 홍정훈 양심적병역거부자, 참여연대 활동가

- 히로카 쇼지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  

- 형혁규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

- 국방부 실무추진단(미정)

 

공동주최 김종대 의원, 민홍철 의원, 박주민 의원, 이철희 의원, 전해철 의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문의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email protected]

 

 

목, 2018/11/0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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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보트에 표류하고 있는 수천여 명이 죽음의 위기와 절박한 상황 속에 방치되지 않도록 긴급 수색구조 작전에 나서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이주민과 난민들로 추정되는 수백여 명을 실은 배가 현재 태국 연안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어린이를 포함해 약 350명을 가득 태운 보트 한 척이 현재 태국과 말레이시아 연안에 표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미얀마 또는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바다 위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으며, 최소 2개월 이상 지났을 것으로 보인다. 선원들은 수일 전에 배를 버리고 떠났으며, 배에 탄 사람들은 식량과 물이 없는 채로, 시급히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현재 태국 해군이 보트를 수색 중에 있다.

케이트 슛체(Kate Schuetze) 국제앰네스티 아시아태평양 조사관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즉시 이처럼 충격적인 인도주의적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즉시 행동해야 한다. 해당 지역의 국가들이 조난자 구조를 위해 공동 수색구조 작전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수천 명에 대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지금 당장 수백 명이 물이나 식량 없이, 현재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채 죽음을 코앞에 둔 위험한 상태로 표류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13일 오전에는 말레이시아 북부 페낭 섬 연안에서 500여명을 실은 배 한 척이 발견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배를 돌려보내고 난민들을 강제 추방하는 등의 강경책을 사용해 불법 입국자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슛체 조사관은 “말레이시아 정부는 13일 해안에 도착한 수백 명을 처벌할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가장 절실히 필요한 의료적 지원을 제공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이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거나, 인권 또는 생명을 위협받는 장소로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돌려보내겠다는 정부의 발언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다. 또한 만약 정부가 경고한 대로 조치할 경우, 말레이시아의 국제법적 의무를 위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 일간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서 배를 타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도착한 난민의 수가 부쩍 증가했다. 11일에는 미얀마의 로힝야족으로 추정되는 400여명을 태운 보트 최소 한 척 이상이 인도네시아 아체 연안에서 발견되어, 식량과 연료를 전달받은 후 인도네시아 해군에게 예인되었다.

태국이 불법 입국을 단속하면서 밀수업자와 밀입국 브로커들이 새로운 경로를 물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제이주기구(IOM)는 태국 근해에 여전히 8,000명 가량이 배를 타고 표류 중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미얀마를 떠난 수천 명은 주로 미얀마에서 차별과 폭력을 피해 온 이슬람계의 로힝야족과 같은 취약한 이주민, 난민들과 인신매매의 피해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고향에서의 견딜 수 없는 상황을 벗어나고자 목숨을 걸고 위험한 바다로 나올 만큼 절박한 사람들이다.

슛체 조사관은 “위험에 처한 수천 명의 생명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지만, 이러한 위기상황의 근본적인 원인 역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수천여 명에 이르는 로힝야족 사람들이 미얀마에 남아있기보다 위험한 밀항을 택했다는 사실은 현지의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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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East Asia: Immediately step up efforts to rescue thousands at grave risk at sea

South East Asian governments must step up urgent search and rescue efforts to ensure that thousands of people stranded in boats are not left in dire circumstances and at risk of death, Amnesty International said, as another boat carrying hundreds of people thought to be migrants and asylum seekers in desperate conditions is currently awaiting rescue off the Thai coast.

Amnesty International has confirmed that a boat crammed with some 350 people, including children, is currently drifting off the coast of Thailand and Malaysia. The hundreds of people, believed to be from Myanmar or Bangladesh, have been at sea for “many days”, possibly more than two months. Their crew abandoned them several days ago. The passengers are without food and water and are in urgent need of medical care. Thai Navy vessels are currently searching for the boat.

“Governments in South East Asia must act immediately to stop this unfolding humanitarian crisis. It is crucial that countries in the region launch coordinated search and rescue operations to save those at sea – anything less could be a death sentence for thousands of people,” said Kate Schuetze, Amnesty International Asia Pacific Researcher.

“It’s harrowing to think that hundreds of people are right now drifting in a boat perilously close to dying, without food or water, and without even knowing where they are.”

Earlier today, a boat carrying some 500 people was found off the coast of Penang island in northern Malaysia. Malaysian authorities this week said they would use punitive measures, including pushing back boats and deporting migrants and refugees, to send the “right message” to irregular arrivals.

“The Malaysian authorities have a duty to protect and not punish the hundreds of people who reached the country’s shores today. They must be given the medical care they desperately need, and in no circumstances be sent back to sea or transferred to a place where their rights or lives are put at risk,” said Kate Schuetze.

“Comments by the authorities that they will turn back those arriving on boats are an affront to human dignity. What’s more, if authorities follow through with these threats, they will be violating Malaysia’s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s.”

In the last few days, increasing numbers of people from Myanmar and Bangladesh have arrived by boat in Malaysia and Indonesia. At least one boat with some 400 people believed to be Rohingya was on Monday towed out to sea by the Indonesian Navy, off the coast of Aceh, after it was provided with food and fuel.

A crackdown on irregular arrivals in Thailand seems to have forced smugglers and traffickers to look for new routes.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believes that 8,000 people may still be on boats close to Thailand.

The thousands of people who have fled Bangladesh and Myanmar include vulnerable migrants, refugees such as Muslim Rohingya fleeing discrimination and violence in Myanmar, and victims of human trafficking. Many are desperate enough to put their own lives at risk by braving dangerous journeys at sea in order to escape unbearable conditions at home.

“The thousands of lives at risk should be the immediate priority, but the root causes of this crisis must also be addressed. The fact that thousands of Rohingya prefer a dangerous boat journey they may not survive to staying in Myanmar speaks volumes about the conditions they face there,” said Kate Schuetze.


금, 2015/05/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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