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박근혜 권력을 어떻게 해체할 것인가

지역

박근혜 권력을 어떻게 해체할 것인가

익명 (미확인) | 수, 2016/10/26- 12:00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10. 26)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을 제의하기 직전까지 이런 내용의 칼럼을 쓰고 있었다.

경제는 바닥으로 내려앉고 민생은 파탄지경이다. 안보는 불안하고 사회는 분열과 갈등으로 찢어졌다. 정부 기능은 마비되고 장관들은 무기력하고 관료들은 나서지 않는다. 나라에 온전한 곳, 정상적인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권력에 균열이 생기지 않은 이유가 있다. 그의 남다른 자질, 즉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킬 줄 아는 능력이다.

200983770_700
권력에 대한 순수한 열정, 이것이 박근혜의 본질이고, 숱한 과오에도 권력을 집중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러나 2대에 걸쳐 박근혜의 영혼을 지배한 또 다른 악령, 최씨 집안의 악령이 박근혜를 몰락시키고 있다. 사진은 1978년 당시 박근혜와 최순실의 모습.

한 줌의 권력도 샐 틈을 허용치 않는 편집증적인 권력 집착은 정부와 집권당에 대한 완벽한 지배를 가능하게 했다. 그게 아니면, 총선에 졌는데도 당내 반대 세력이 부상하기는커녕 지리멸렬해진 채 대통령 눈치를 보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박근혜 권력이 흔들리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운이다. 대통령 때문에 총선에 참패했는데도 그 비서가 여당 대표가 된 일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뿐 아니다. 친박 대선후보가 없던 차에 반기문이 대선 출마 의지를 굳히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에게 시비 걸 수 있는 송민순 회고록까지 나왔다.

그러나 집권 5년차를 앞두고 반전이 일어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 발언 시비 때 다져진 팀워크와 노하우면 문재인을 북한과 내통한 반역자로 모는 일은 식은 죽 먹기여야 하는데 먹히지 않는다.

반면 최순실 게이트는 가려지는 게 아니라 더 커지더니 대통령 목전까지 왔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은 바닥을 향한 경쟁을 하고, 고정 지지층도 떠나고 있다.

어제의 행운이 오늘의 불운으로, 복이 화로 변하고 있다. 친박 지도부는 당의 적응력을 마비시키고, 지리멸렬 비박은 새누리의 대안 부재를 드러내며, 최순실·우병우는 분노하는 민심에 불을 댕기고 있다.

하지만 그는 개헌, 북한, 반기문이라는 세 개의 불씨를 키워 다가오는 어둠을 환하게 밝힐 생각에 마음 설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에 북한을 동원하는 낡은 수법이 먹힐지, 역풍이 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개헌은 대선 경쟁을 유리하게 바꾸려는 자에 의해 정략적으로 동원되는 순간 추진력이 떨어진다. 반기문이 계속 상승세를 탈지, 가라앉는 친박의 어깨 위에 올라탈지도 장담할 수 없다.

이대로 박근혜·이정현이 이끄는 쌍두마차를 타고 있다가는 함께 절벽으로 떨어진다. 박근혜는 몰라도 당은 살아남아야 한다. 새누리,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

이렇게 칼럼의 마침표를 찍으려는데 박근혜가 개헌을 발표, 선수를 쳤다. 조용히 물러나지 않겠다, 죽어도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신호였다.

여러 얼굴을 하고 있지만, 국정 파행·난맥·추문을 불러온 단 하나의 원인은 바로 그였다. 그 얼굴의 윤곽이 드러나는 순간 그는 개헌이라는 이름의 호리병을 던졌다.

그다운 한 수. 주변은 바다로 변하고 모두가 허우적거리며 헤맸다. 성공한 것 같았다. 정치권 전체를 개헌 소용돌이에 빠뜨리면 모두 대통령만 쳐다보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러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개헌? 개헌은 오직 한 사람의 탈출을 위한 것이다.

1
우리는 박근혜 시대를 이렇게 기억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정부, 권력 장악을 위해 개헌 카드를 던진 정부, 그리고 최순실-박근혜 정부로. 어려웠던 야인시절, 박근혜를 도와 절대적 신임을 받았다는 최순실은 결국 대통령인 박근혜를 몰락시킨 주인공이 됐다.

그에게 권력은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그 반대다. 권력이 목적이고 그 외 모든 것이 수단이다. 그의 수많은 정책이 그런 것처럼 개헌 역시 권력을 위한 소도구에 불과했다.

그가 항상 최선을 다해 집중하는 것, 그가 언제나 절실히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순수한 권력, 권력 자체다.

박근혜의 개헌 장단에 잠시나마 기쁨에 겨워 춤춘 정치 지도자들이 그걸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은둔의 왕국이 열리고 박근혜 정부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최순실 정부가 드러나자 모두가 외면한다.

그러나 우리는 성찰해야 한다. 왜 지난 4년간 박근혜의 ‘나의 투쟁’을 지켜보기만 하고 나아가 부추기고 때로는 앞장선 것일까?

특히 박근혜 몰락에 기여한 새누리당이 자문해야 한다. 그런데 이제 와서 박근혜 탈당 운운하며 책임전가부터 하고 있다.

우리 앞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많은 의문들이 있다. 엘리트 관료, 풍부한 정책적 대안을 갖고 있는 정부 자문기구, 유능한 참모를 그는 왜 마다했을까? 멀쩡한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왜 그는 여전히 억지 변명 한마디뿐일까?

황혼이 내리면 떠날 때가 왔음을 알아야 한다. 그건 최고 권력을 가진 자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 앞의 운명을 거부하다 모든 것을 잃을 처지로 몰렸다. 권력을 향한 그의 긴 여정은 이렇게 끝나고 있다.

그의 탈권력은 이제 시작이다. 권력 축적만큼이나 해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불편하고 심란할 것이다. 그러나 권력 해체에서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놀라지 않도록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경선지역 18> - 서울(3) 마포구을 김성동 이채관 최진녕 황인자(女) 양천구갑 신의진(女) 이기재 최금락 송파구병 김을동(女) 김희정(女) - 부산(1) 중구영도구 김무성 김용원 최홍 - 경기(6) 의정부시을 박인균 홍문종...
일, 2016/03/13- 21:06
76
0
김을동 최고위원(서울 송파구병), 서청원 최고위원(경기 화성을), 이인제 최고위원(충남 논산·계룡·금산), 홍문종 의원(경기 의정부을) 등은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과 김문수 의원(대구 수성갑), 정두언...
일, 2016/03/13- 20:43
48
0
<경선지역(18곳)> ◇서울(3곳) ▲마포구을 김성동, 이채관, 최진녕, 황인자(女) ▲양천구갑 신의진(女), 이기재, 최금락 ▲송파구병 김을동(女), 김희정(女) ◇부산(1곳) ▲중구영도구 김무성, 김용원, 최 홍 ◇경기(6곳) ▲의정부시을...
일, 2016/03/13- 20:21
16
0
기동민 / 송파구갑 박성수 -부산중구영도구 김비오 / 북구강서구을 정진우 / 사하구갑 최인호 -인천 계양구을... 28곳> -서울 종로구 정세균 / 동대문구(갑) 안규백 /동대문구(을) 민병두 / 중랑구(을) 박홍근 / 강서구(병) 한정애...
일, 2016/03/13- 18:32
31
0
<경선지역 18곳> △서울(3)-마포구을 김성동 이채관 최진녕 황인자 -양천구갑 신의진 이기재 최금락-송파구병 김을동 김희정 △부산(1)-중구영도구 김무성 김용원 최홍 △경기(6)-의정부을 박인균 홍문종-안양 동안구을 심재철...
일, 2016/03/13- 22:56
23
0
<경선지역(18곳)> ■서울(3곳) ▲마포구을 김성동, 이채관, 최진녕, 황인자(女) ▲양천구갑 신의진(女), 이기재, 최금락 ▲송파구병 김을동(女), 김희정(女) ■부산(1곳) ▲중구영도구 김무성, 김용원, 최 홍 ■경기(6곳) ▲의정부시을...
일, 2016/03/13- 22:55
71
0
이하 새누리당 5차 공천 결과 <경선지역> 서울(3곳) 마포구을 김성동, 이채관, 최진녕, 황인자(女) 양천구갑 신의진(女), 이기재, 최금락 송파구병 김을동(女), 김희정(女) 부산(1곳) 중구영도구 김무성, 김용원, 최 홍 경기(6곳)...
일, 2016/03/13- 21:37
17
0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경기 화성시갑) 최고위원, 이인제(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최고위원, 김을동(서울 송파구병) 최고위원의 지역구는 경선 지역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태호 최고위원을 제외한...
일, 2016/03/13- 21:34
20
0
18곳 ▲서울(3) 마포구을 김성동, 이채관, 최진녕, 황인자(여) 양천구갑 신의진(여), 이기재, 최금락 송파구병 김을동(여), 김희정(여) ▲부산(1) 중구·영도구 김무성, 김용원, 최홍 ▲경기(6) 의정부을 박인균, 홍문종 안양 동안구을...
일, 2016/03/13- 21:33
49
0
◎경선지역 18곳 ◇서울(3) ▲마포구을 김성동 이채관 최진녕 황인자(여) ▲양천구갑 신의진(여) 이기재 최금락 ▲송파구병 김을동(여) 김희정(여) ◇부산(1) ▲중구영도구 김무성 김용원 최홍 ◇경기(6) ▲의정부을 박인균...
일, 2016/03/13- 21:32
9
0
지역 -서울 영등포갑 박선규 -부산 동래구 이진복 / 북강서을 김도읍 -충남 홍성 예산 홍문표 Δ3월11일 단수추천... 기동민 / 송파구갑 박성수 -부산중구영도구 김비오 / 북구강서구을 정진우 / 사하구갑 최인호 -인천 계양구을...
일, 2016/03/13- 21:11
76
0
◆5차 경선 18개 지역 Δ서울 마포구을 김성동, 이채관, 최진녕, 황인자 Δ서울 양평구갑 신의진, 이기재, 최금락 Δ서울 송파구병 김을동, 김희정 Δ부산 중구영도구 김무성, 김용원, 최홍 Δ의정부시을 박인균, 홍문종...
일, 2016/03/13- 21:11
13
0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의 이인제 최고위원도 경선에 나서며 서울 송파구병의 김을동 최고위원은 같은 여성 후보인 김희정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른다. 사실상 당 지도부에 특혜 대신 상향식 공천을 솔선수범 하는 차원에서...
일, 2016/03/13- 21:06
8
0
서울에서는 김한길 의원(광진구갑) 안철수 대표(노원구병) 도천수 후보(성북구갑) 김인원 후보(성북구을) 조순형 후보(서초구을) 이래협 후보(송파구을), 경기 인천지역은 김재귀 후보(경시 수원시갑) 이대의 후보(수원시을) 염어봉...
월, 2016/03/14- 12:12
8
0
이 중 서울은 광진구갑을 비롯해 6개 지역구에 대해서 단수후보자를 공천했다. △서울 광진구갑 김한길 △서울 노원구병 안철수 △서울 성북구갑 도천수 △서울 성북구을 김인원 △서울 서초구을 조순형 △서울 송파구을 이래협
월, 2016/03/14- 11:57
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