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윌리엄 교수와 워너 셀르 교수가 쓴 이 보고서는 또한, 그런 군사충돌은 가까운 장래에 일어나며,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서울이 그런 군사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도시로 거론된다. 그들의 주장은 이렇다.
“가장 그럴싸한 시나리오는 그런 군사충돌이 서울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그것은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사례와 유사하다. 2300만명이 살고 있는 서울과 그 주변은 한국 경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서울을 잿더미로 만들 전쟁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의 전쟁일 것이다.
또한 이 보고서에서 서울은 반드시 방어돼야 할 동맹의 수도가 아니라, 더 큰 지정학적 게임의 희생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수 백만명의 서울시민들은 이러한 지정학적 게임의 어쩔 수 없는 희생자로 묘사된다.
이러한 식의 인식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미군 군부는 한국을 동맹국이 아니라, 중국을 꼼짝못하게 만들 전쟁무대로 보고 있다. 그들은 한국을 시리아나 우크라이나에서 본 것처럼 대리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13일,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는 그런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는 또한 중국의 남중국해 접근을 봉쇄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중국이 하와이를 미국으로부터 독립시키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이런 악몽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한국은 외국세력 간의 소규모 대리전을 불러올 국내정치의 분열을 끝내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자신의 독립을 지켜내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계획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비전과 계획은 비싼 로비스트를 고용해서 한국이 미국의 무기시스템을 살테니, 미국은 한국을 떠나지 말라고 로비를 하는 것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전쟁상인들은 중국과의 충돌을 돈벌이를 위한 기회로 삼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이 이미 수명을 다한 상황에서 그들은 열전이든, 냉전이든 다양한 전쟁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위기가 크면 클수록, 그들의 권력은 더 오래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인이 중국을 방문해 미국 극우파와도 협력하지만, 중국과도 친구로 지내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중국을 달랠 수 없다. 중국인들은 바보가 아니다. 중국인들은 권력을 잡은 미국 극우파들이 중국과의 충돌을 통해 자신의 통치를 유지하려는 것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지금과 같은 경제침체기에 군사주의는 강력한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다.
트럼프와 그의 내각은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다. 그들이 핵전쟁의 위험을 두려워할까? 그들은 예측할 수 없는 극단적 사태로 인한 정치적 이득에 관심이 많다. 그들은 어쩌면 몇 달 안에 안보와 관련해 한국이 당연히 여기는 것을 무효화할지 모른다.
지난 30년동안 잘 살아왔던 한국인들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정치, 경제, 문화적 위기를 맞닥드릴 지도 모른다.
G2사이에서 한국의 생존법
400년 전, 조선은 임진왜란때 구원병을 보내준 명나라가 동물의 시체를 뜯어먹는 하이에나 또는 독수리같았던 환관들과 부패한 관리들에 의해 임진왜란 이후 30년 만에 망한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천계제(1620-27)때 이미 명나라에 망조가 들었을 때도, 그리고 1640년 멸망했을 때도 조선은 여전히 중국에 대한 사대를 멈추지 않았다.
지금 한국은 국내․외의 안보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상대로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그러한 비전은 뚜렷한 명분과 도덕적 권위를 바탕으로 주변 4개국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순진한 이상주의라고? 절대 그렇지 않다. 오직 이것이 한국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안타깝게도 미국과 한국에서 한국의 안보 관련 전문가들은 전쟁무기상에게 구걸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이들 중에는 현재 한국의 안보를 진짜 고민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해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해답을 찾으려면 최근의 한국 정치상황에서 사라진 상상력, 창의력, 순수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미지 출처: 동아일보)
요즘 한국의 정치인들은 소녀들과 셀카를 찍거나, 정치이슈에 대한 피상적인 대담을 나누는데 바쁜 것 같다. 이들 중에 미국의 점증하는 군사주의 또는 핵전쟁의 위협을 경고하는 정치인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탄핵국면에서 세계적인 전쟁위협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다.
먼저 한국은 자신의 정치적, 외교적 의제를 밀어붙이기 위해 트럼프가 구사하는 ‘예측불가능성의 정치(politics of unpredictability)’의 속성에 대해 배워야 한다. 물론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는 트럼프의 수법을 배우라는 것이 아니다. 예측불가능성은 전술적 차원의 것이지, 전략적 차원의 것은 아니다. 국가의 행동은 예측가능해야 하고, 원칙은 일관돼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이 중국과 북한에 대응한 안보와 군사적 역할에 대해 미국과 한국의 공통가치에 기반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저모양 저꼴이지만, 그래도 한국은 비확산, 군축, 관여 등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확고히 지지해야 한다. 즉 한국은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따르고 있는데, 오히려 지금 미국이 더 이상 그 가치를 따르지 않고 있다고 용기있게, 그리고 수사적으로 세련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철학자 오기우 소라이(荻生 徠)는 “바둑의 고수가 되는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기존의 규칙을 완벽히 익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떤 역사적 시점에는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내는 전략이 최상의 효과를 만들어낸다. 특히 작은 나라일수록 용감하게 이슈를 정의하고, 의제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비이성적이고, 군사적인 트럼프 행정부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눈치를 보는 것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
한국은 기본으로 돌아감으로써 한국과 동아시아 안보와 관련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지금 위험요소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주도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무모하게 중국과의 충돌을 추구하고, 구식 무기를 팔려고 하는 것은 안보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비이성적인 상황 속에서 한국은 진짜 안보가 무언인지 고민한다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친구를 만날 것이다.
‘미국의 가치’로 트럼프를 설득하라!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안보 이슈는 사드 배치 문제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드 한국 배치를 밀어붙일 것이다. 또 한국과 미국의 일부 세력들은 지금 한국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할 것이다.
최근 중국의 한국 방공식별구역 침범과 같은 기사는 워싱턴의 정치컨설팅업체가 기획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말을 중국이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사드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은 분명 한국이 당면한 안보 이슈이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사드 관련 논쟁은 사드 배치로 한국이 중국으로 어떤 보복을 받을지, 또는 사드 자체의 무용성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느 누구도 사드 배치의 뒤에 숨어있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02년 6월 13일, 부시행정부는 1972년 체결된 ABM(Anti-Ballistic Missile)조약을 파기했다. 그 이후로 미국은 MD시스템을 통해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환상을 유포하고 있다. 간혹 MD가 미사일을 막을 순 있겠지만, 핵을 장착한 대륙간 미사일을 막을 수는 없다. MD는 몇 가지 대응조치만으로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
대륙간 미사일을 방어하는 유일한 길은 오직 사려깊은 협상을 통하는 것 뿐이다.
그런데도 부시와 오바마행정부는 그런 협상을 무시하고,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의 위협에 대응한 대책으로 MD만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인력으로 운영되는 군대를 아예 없애버리려는 군수업체의 음모와 관련이 있다.
레이건 행정부 이래로 군수업체들은 군대때문에 수 십억 달러의 비용만 낭비된다고 생각해 왔다. 그들은 훈련된 전문 군인들을 원치 않는다. 대신 그들은 인력 중심의 군대를 값비싼 무기체제로 대체하려고 한다. MD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여기에 미국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체제 탈퇴 결정까지 내리면 사태는 매우 위험해진다. 이 조약은 핵무기 보유 국가를 제한하는 국제조약이다. 그렇지만 미국은 이스라엘과 인도의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해줬다. 더군다나 오바마행정부는 북한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했다. 이것은 명백히 NPT 규제 위반이다.
내가 제안한대로 한국이 주도권을 발휘한다면, 분명히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어떤 식으로 나오든, 트럼프 행정부는 트집을 잡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게 정치적 술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유일한 정치세력이 아니고, 미국 역시 세계 유일 강대국은 아니다. 한국이 용기있게 지역 내 무기감축협정을 제안한다면, 중국, 러시아,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지지세력이 응원할 것이고, 심지어 미국의 펜타곤 안에도 지지세력이 나타날 것이다.
문제는 무엇이 옳은 정책인지 여부가 아니라, 한국의 정치인이 매우 허약하고, 겁쟁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정치인은 언론으로부터 비판받는 것에 전전긍긍해 한다.
만약 향후 6개월 동안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온갖 협박과 적대정책을 잘 견뎌내고, 위에서 말한 원칙을 고수한다면, 한국은 그동안 한국을 의심했던 다른나라로부터 호감을 얻고, 그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워싱턴 외교가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그런 의지를 갖고 버티면 반드시 성과를 얻을 것이다.
또한 한국이 지역 내 무기감축을 주도적으로 제기하면 북한도 동조해 핵무기 생산을 제한하고, 결국 감축에 동참할 것이다. 우리가 핵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려면 감축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한국 언론에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도 핵무기를 개발하라고 촉구하는 기사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한국이 핵무기를 가지면 더 안전해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반대로 한국의 핵무장이 일본,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도미노 가설이 더 현실적이다. 중국은 현재 300개 정도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비상시에는 즉시 만 개로 늘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즉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이 ‘미국의 전통적 원칙’에 충실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충돌을 추구한다면, 오바마와 시진핑 사이에 이뤄진 기후변화 협력 및 군사협력을 상기시켜야 한다. 그런 행동은 미국과 중국 양국으로부터 한국에 대한 존경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한국의 또 다른 역할은 동아시아의 지역안보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역내 테이블을 마련하는 것이다.
여기서 드론, 로봇, 사이버전쟁, 3D프린팅과 같은 기술 등에 의해 촉발되는 위협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기술의 이용을 제한하는 합의를 이끌어내고,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는 규범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한국은 지역 안보와 관련한 정책혁신가가 되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한국은 첨단기술을 보유했지만, 그와 관련된 이론과 정책을 스스로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안보 개념과 관련해 혁신적인 시도를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핵심 안보 이슈로 삼아라
한국은 기후변화가 인류 전체의 위협이 되고 있음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안보개념을 기후변화를 포괄하는 것으로 확장해야 함을 주장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군대는 축소하고, 중국, 미국, 한국 또는 다른나라 군대와의 협력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재편돼야 한다. 이렇게 미사일, 전투기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고 나면, 남는 돈만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쓸 수 있다. 기후변화는 전쟁 못지 않게 우리의 생존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이 기후변화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것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왜냐하면 기후변화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국이 얻는 국제적 평판은 친중이냐 친미냐는 딜레마에서 벗어나, 중미 양국에서 한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주창하는 기후변화 이니셔티브는 미국과 중국 내 지지그룹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국제적 평판을 구축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위를 맞추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의 전략은 군수업체들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안보가 군수업체에 의해 좌우돼서는 안된다. 그리스 철학자 투키디데스는 “행복의 비밀은 자유이고, 자유의 비밀은 용기”라고 말했다.
중국 네이멍자치구에 위치한 쿠부치 사막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서서히 베이징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북한은 산성토양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점점 토종생물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은 향후 20년 안에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고, 더 이상 한국에 농작물 수출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부산과 인천은 높아진 해수면에 잠길 위협에 처해 있다.
문제는 이런 문제에 어떤 준비도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싱크탱크는 이런 문제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는다. 그곳의 전문가는 오직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지극히 비현실적이고, 기후변화는 매우 현실적이다.
지난 수 십년동안 미국산 무기를 사기 위해 수 십억 달러를 썼지만,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런 진실에 대해 여러분들이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국인들은 자신의 정부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을 향해 군비의 60% 이상을 기후변화에 써야 한다고 요구해야 한다. 그런 요구가 비현실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한국은 이 분야에서 국제적 평판과 리더십을 갖게 될 것이다.
첫 걸음은 동북아시아 역내 국가 간의 논의 테이블을 만드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즉시 실행가능한 행동계획을 도출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현재의 군비지출을 기후변화 지출로 전환하는 체계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예컨대 해군은 해양보존, 공군은 대기와 오염가스 배출, 육군은 숲과 토양, 해병대는 다양한 환경이슈를 담당하는 식이다. 정보부대는 지구적 차원의 환경문제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맡으면 될 것이다.
일단 이런 계획이 수립되면 국가간 협력도 가능해질 것이다. 기후변화가 공동의 적인 상황이라면, 미국, 중국, 일본, 한국은 너무 자연스럽게 협력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한국이 직면한 진짜 안보 위협은 기후변화이며, 이 의제의 이니셔티브를 발휘함으로써 한국이 주변국들로부터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설명했다. 물론 이렇게 하는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이 직면한 안보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누군가는 이것이 너무 비현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비현실적이기로 따지면, 미사일과 폭격기에 초점을 맞춘 안보가 더 비현실적이다.
기후변화는 분명히 현실적이다. 한국이 먼저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세계가 그 뒤를 따를 것이다.
경북 성주의 사드 배치는 의혹, 불법, 매국 그리고 국민과 국가의 자존심을 깡그리 짓밟는 폭거 속에 이루어졌다. 대부분 국민들로 하여금 한국은 아직 독립된 주권국가가 아니라 미군부가 마치 일제의 총독부처럼 한국을 지배하는, 군사적 종속 국가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 일대의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이러한 치욕적 사건에 대하여 필자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결론부터 시작하고 차분히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사드 시스템은 한반도를 북한의 핵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방어의 무기 체계가 아니라, 북중의 핵 대응전력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미군의 전략적 미사일 방어체계의 일환이다.
따라서 사드는 한반도에 안전과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불러들이는 재앙의 시작이다.”
북핵은 자위수단
북한을 포함하여, 주요 국가들의 핵전략은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의 균형을 이루어 상대방의 공격을 일차적으로 억제하려는 것이 핵심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결사적으로 개발하려는 배경은 1990년 이래 북한이 끊임없이 요구해온 평화협정과 국교 정상화를 미국이 끝까지 무시하는 상황, 이와 동시에, 오히려 전세계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 엄청난 규모의 한미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자신의 안보를 지켜내려는 치열한 노력의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미국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리비아와 이라크에 대하여, 그리고 최근에는 시리아까지 불시에 공격을 감행하였다. 지난 오랜 기간 미국과의 합의와 협상에 실패하고 러시아와 중국을 믿을 수 없게 된 북한은 필사적으로 핵무기 전략에 자신의 생존을 기대하는 모험 전략을 택했다.
자위적 핵무기가 없으면 리비아 또는 이라크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11월, 미국이 주도한 서방연합국은 리비아 내 반군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리비아에 폭격을 감행, 카다피를 권좌에서 몰아냈다. 이를 지켜본 북한은 간담이 서늘했을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북미협정과 6자회담의 경험에서 평화협정을 향한 노력이 미국과 한국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무시되고 파기되었다고 판단한 북한의 입장에서, 태평양에 위치한 미군의 전략적 기지와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더 나가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위협적인 핵무기를 갖추는 것이 군사전략적 균형을 이루는 방법이라고 느낄 만 하다.
그 때가 돼야 비로소 미군의 불법적 선제공격을 봉쇄하고 더 나아가 정치적으로는 동등하고 정상적인 조건에서 미국 측과 평화협정과 국교정상화를 다루는 테이블에 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정상적인 것이다. 이 지점은 지난 해에 <뉴욕타임스>도 정확히 지적하고 동의한 바 있다.
일본이 사드 배치를 포기한 이유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체제에 핵무기 탑재능력을 갖추면 누가 가장 두려워할 것인가? 필자의 눈에는 당연히 일본이다.
제2차세계대전 말, 두 기의 핵폭탄의 위력을 직접 체험한 그들이기에 핵무기의 공격을 다시 당한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공포와 경기를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처지의 일본이 사드를 배치하려고 검토를 하다가 계획을 포기했다. 다만 고성능 탐지기인 X-band 레이더를 몇 곳에 설치했을 뿐이다. 대신하여 이지스 함에 있는 해상의 요격미시일 성능을 현대화하고, 미사일 공격에 대한 사전 탐지능력을 제고하면서 기존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예상되는 핵 공격에 대해 사드 시스템이 방어무기체계로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과, 투입 비용에 대비하여 사드 배치보다는 기존의 이지스 해상요격미사일과 고도화된 패트리어트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갖추고 있는 영악하고 치밀한 국가 안보의 분석 역량을 고려하면 한국 정부도 당연히 일본이 사드 배치를 포기한 배경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되풀이하자면, 일본에서 결론을 내렸듯이 사드 시스템은 미사일 방어체계로 신뢰할 수 없고 실용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권한도 없는 브룩스 주한 미군사령관을 비롯하여 한국 군부내 무지한 인사들은 고고도 요격 체계인 사드의 배치를 주장하는 근거로써, 최근 북한이 노동과 무수단급 미사일을 대기권밖으로 발사하여 실험한 것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마치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기 위해 일부러 고고도 실험을 한 것으로 견강부회하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를 금치 못할 해석이다.
북한이 고고도로 발사하여 실험하는 명명백백한 까닭은 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나가야 미국 본토를 공격할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게 된다는 점 때문이다. 이 경우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속도와 압력과 발열을 견디어내는 탄두 소재의 개발을 위한 것이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운반수단으로서 장거리 미사일은 진작에 개발하였으나, 두 가지의 기술적으로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는 핵탄두의 중량과 위력에 관한 것이고, 더욱 어렵고 힘든 것은 마하 24가 넘는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할 경우 이를 견디어 내는 소재를 개발하지 못한 점이다. 최근 북한이 빈번하게 고고도 대기권 밖으로 미사일을 발사하여 실험하는 이유는 오로지 이것뿐이다.
북핵으로 남한 공격…”소설같은 이야기”
사드의 도입을 억지로 정당화하기 위하여 위의 설명처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거짓말까지 만들어 내는 인사들이야말로 현대판 매국노라고 지칭하여 부당함이 없을 것이다. 혹 이들의 배후에 죽음의 상인인 무기산업체들의 검은 돈이 개입한 것이 아닐까 의심을 해 볼 만하다.
한걸음 더 들어가서 생각해 본다. 북한이 한국을 타격하기 위해서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SF에서 나오는 환타지적 망상에 속한다.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목적이었다면, 굳이 핵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무기만으로 충분하다. 이는 북핵 개발의 목적이 남한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사진은 2016년 3월 북한이 공개한 장사정포 사격훈련 모습. (사진출처: http://historywar.net/)
남북한간의 군사 긴장과 균형은 재래식무기로도 충분하다. 이러한 사실에 기초하여 이미 노태우 시절 한국 정부가 스스로 인정하고 한반도내의 비핵화를 선언한 바 있다.
북한이 한국을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는 비무장에 설치되어 있는 수천 문의 방사포와 이미 개발해 놓은 스커드 및 노동미사일 수십 발의 공격으로도 충분하다. 이에 더하여 일부에서는 화생류의 대량살상무기를 언급하기도 한다.
북한이 남한 땅에 핵무기를 사용하여 공격하면 북한 땅이라고 무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거리상 1000킬로미터(km)가 넘고 편서풍의 안전지대라 여겨진 곳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문제만로도 우리 사회가 벌벌 떨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같은 육지로 연결되어 수백 킬로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같은 한반도 땅에, 더구나 한국이 북한을 선제 공격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무슨 까닭으로 자신에게 자해를 가하듯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한단 말인가? 오로지 전쟁을 위하여 존재하는 전쟁광들과 위기를 조장해야만 자신의 존재감을 들어내는 극우적 집단들이 조작하고 떠들어 대는 새빨간 거짓말들이다.
동시에 북한이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는 순간, 한미일의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북한정권은 곧바로 수 일내, 아니 수시간 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할 것이다.
꿀벌이 상대방에게 침을 쏘는 순간 자신의 생명도 끝이 나는 것처럼, 북한의 핵무기 체계 역시 상대방에게 공격을 당할 경우 이에 대한 보복으로 자신의 목숨과 바꾸어야 할 만큼 절체절명의 순간에만 사용을 제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군은, 재래적 무기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해 전략적 균형과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예컨대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의 일년 방위 예산이 40조원인데 반하여 북한은 약 2조원이 안 된다고 한다. 20배가 넘는 수치다. 물론 국방력을 단순히 투입된 비용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그럼에도 세계 군사력평가전문기관의 입장도 한국이 재래 전략에서는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더하여 노무현 정부시절에 전작권(전시작전지휘권) 반환이 기본적으로 결정되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KAMD)가 구상되고 추진된 바 있다. KAMD의 기본적 구성 요소는 앞에서 언급한 일본의 방위 시스템과 내용을 같이한다.
그린파인 등 정밀한 레이더 탐사 기능을 배치하여, 이지스급 세종대왕함 등을 통해 해상에서 선제요격기능을 일차적으로 구비하고, 2차적으로 패트리어트 등 지상 미사일 요격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비록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주국방의 관점에서 상당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시절에 걸쳐 전작권이 무기 연기되면서 자주국방 개념이 포기되고 KAMD 계획이 사실상 중단되었다. 대신 이후부터 미국의 MD 편입과 사드배치가 검토되었다 한다. 누가 이 모든 매국 행위에 배후인가?
북한이 먼저 선제적으로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까닭이 없고, 설령 만에 하나 공격이 있다고 해도 자주국방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포기하면서까지 실효성과 기능이 의문시되는 사드 시스템을 누가 왜 불법적이고 무모한 과정을 통하여 성주에 배치하려 했는지를 적폐청산과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원칙에서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밝혀내고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소문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북한이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박근혜 정권은 미국 측에 전작권반환을 무기 연기하자고 제안하였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하도록 종용했으며, 이미 2014년경에 MD편입에 대한 양해각서 서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일단은 소문이라 하겠다. 미국의 MD체계에 편입된다는 것은 한국이 자주국방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이명박 정권조차 이에 동의하는 것을 차일피일 연기하고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면서 회피하여 왔던 사안이었다.
이 소문이 조금 더 발전하고 있다. 죽음의 댓가로 이익을 내는 무기산업체의 선봉격인 록히드마틴은 이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로비를 시작하였고, 한국 측에서는 기존의 로비스트였던 린다 김을 위시하여 정윤회, 최순실 부부가 함께 동조하여 정부결정에 개입하였다는 의혹이다.
군 내부에서는 김관진 등이 이를 강력하게 밀었다고 한다는 이야기도 돈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대체 왜 이런 이야기들이 시중에 나도는 것일까.
무기산업체와 로비스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고 하자. 그런 부분을 감안한다고 해도, 한반도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무기체계로 효능이 충분히 검증되지도 않았고 실용적이지도 않은 사드 시스템을 미군, 특히 태평양 사령부가 중심이 되어 이토록 강력하게 추진했던 배경은 정말로 궁금하다.
군사 기밀 등에 해당하는 사항인 관계로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으나, 아래의 글은 필자가 풍문으로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픽션으로 이해하여 주시길 바란다.
누가 한반도 사드 배치를 원하나
첫 번째는 아베 일본의 우익 정권이 배후이다.
최근 사드 배치를 검토하다가 포기했다고 하지만, 일본 아베 정권은 북한의 일취월장하는 핵무기 기술과 미사일 발사 실력에 안절부절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비록 미국과 공동으로 해상 및 육상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었고, 공중조기경보체계와 이지스함 요격시스템, 현대적 레이더 탐지 및 페트리어트 기능 향상 등 다양한 방어망을 갖춰가고 있었지만, 더 필요한 것들이 있었다.
한국 내에 X-band 레이더를 설치하면 더욱 신속하고 정밀하게 사전탐색이 가능할 것이며, 3중적 방어망을 갖추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금상첨화 격으로 북한의 보복공격을 일차적으로 한반도 상공에서 사드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한반도 상공에서 요격이 이루어지면 한국 국민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돌아갈 것이 뻔한 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면서 사드의 한국 내 배치를 쌍수 들어 환영하고 워싱턴 정가를 움직였을 것이다.
지난 5월 1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일본 총리와 해리 해리스 미군 태평양 사령관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두 번째는 미국 펜타곤과 태평양 사령관 해리 해리스가 행한 주도적인 역할이다.
펜타곤은 전쟁을 직업으로 하는 집단이고, 초강국 미국의 힘은 군사력에서 나온다고 믿는 패권 집단이다. 이들은 당연히 방위산업체들과 이해의 궤적을 같이 하며 국방 예산의 증액이 가능하다면 상대방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이해와 주변적 배경의 고려 없이 언제 어디라도 국지전과 제한된 선제타격을 마다하지 않는 조직이라는 것을 수 십년 간 기록을 통해서 익히 알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별명이 전쟁광으로 불리는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은 모친이 일본인으로 일본을 제2의 조국으로 삼고 살아온 인물이다.
자연스레 일본 정부가 배경의 힘이 되어 오늘의 자리에 오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아베와 해리스의 고리는 군사 문제에 어두운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워싱턴 정치를 압박하여 군사기술적 주제로서 사드 배치에 대해 묵인적 승인을 능히 받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세 번째는 미국의 패권적 보수 정치와 부화뇌동한 한국의 수구 정권의 문제이다.
이미 언급했지만, 1990년대 제네바에서 이룬 합의의 이행을 파기로 유도한 것도, 이후 6~7년간 긴 시간을 협상하여 이룬 소중한 9.19 협정(AF : Agreement Frame)을 델타방코아시아 사건으로 하루 아침에 쓸데없는 휴짓장으로 만든 것도 대체로 미국이다.
북한 역시 사소한 것에 부주의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한 실책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큰 흐름을 역류시킨 것은 명백하게 북한을 ‘악의 축’으로 선언하고 일방적으로 무모하게 몰아친 부시 정권었다. 이후 문제를 회피하는 듯 불간섭으로 일관한 오바마의 한반도 정책은 최악의 실책이었다.
중재에 나서야 했던 이명박 정권은 오히려 불난 곳에 부채질하듯 선제적 비핵화를 조건으로 북한과 일체의 대화 채널을 닫아버렸고, 정확한 사고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소행으로 일방적으로 몰아 부치는 무모함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급기야는 마지막 협력과 평화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조차 폐쇄함으로써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최악의 선택지로 다가섰다.
자연스레 북한으로 하여금 스스로 생존을 위하여 핵무장에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는 막다른 상황에 처하도록 몰아간 것이다.
사드는 한반도 재앙의 시작
미국이 일부러 무리에 무리를 더하면서 북핵의 문제를 키운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봉쇄 전략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급속한 경제의 성공과 국력의 확장으로 구 소련을 대신하여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굴기의 중국을 여전히 미국의 외교적 영향권 아래에 두고, 군사적 우위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태평양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국이라는 직접적인 상대가 아닌 간접적인 구실, 즉 북핵이라는 핑계가 필요했던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미국측의 입장이자 전략이었다는 말이다. 부시의 악의 축과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및 아시아로의 회귀 모두 이러한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중국봉쇄라는 문제에만 집중했던 미국이 한가지 크게 간과한 것이 있었다. 북한이 이토록 신속하게 미사일 기술과 핵무장 기술을 진전시킬 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북한은 이미 60년대에 핵무장을 위한 로드맵과 기본 설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후 꾸준히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조건과 실력을 보완하여 왔다고 한다. 결정적인 것은 김일성이 미국에게 주한미군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평화협상과 국가수교를 요청했으나 아버지 부시가 이를 야멸치게 거절한 장면이다. 그래서 1990년 초부터 핵무기의 실제적 개발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몇 번의 중재와 합의를 통해 중단했던 핵무기 개발의 진행은 미국 행정부의 일방적 무시와 한국 수구정권의 무지한 실책으로 이제는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북한은 수년 안에 미국 본토를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과거에 이룬 합의와 협상의 내용으로 다시 돌아가서 평등한 상대로 평화협상을 맺고 국가간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상황의 전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말 김관진과 미태평양 사령부가 주축이 되여 불법적으로 무리하게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었다. 동아시아는 앞을 볼 수 없는 위험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단계에서 사드를 한반도에 설치한다는 행위에는, 북한 그리고 중국의 핵전력을 무력화시키면서 필요하면 언제라도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그러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선제공격을 가하면 곧바로 미공군 전략기지인 괌과 오키나와, 항공모함, 그리고 일본열도를 핵무기로 공격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꿀벌의 침과 같은 개념처럼, 비록 북한은 멸망하여 사라져도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억제와 협박의 전략인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북한 그리고 중국의 보복공격 능력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는 미군 MD 무기체계의 첨병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사드인 셈이다. 미군의 MD 전략이 무서운 이유이다. 필자는 글머리에서 언급한 내용을 되풀이하여 선언하고자 한다.
‘사드는 한반도에 안전과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불러들이는 재앙의 시작이다.’
6월 한미정상회담, 결정적 분수령 될 것
혹자들은 이미 한국에 배치한 사드는 판에 던져진 바둑돌처럼 물릴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정상회담이 오는 6월 개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위협,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국내의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사드의 성주 배치는 단순한 군사적 기술 문제이고 배치의 과정일 뿐이다. 군사력은 정치라는 주인의 상위적 결정을 따라야만 하는 종속적인 하인과 같은 존재이다. 바둑으로 말하면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돌과 같은 것이다.
다만 철수하는 과정에 능수능란하게 상대방의 체면과 명분을 제공해줄 구실이 필요할 뿐이다. 청와대와 백악관이 상호양해와 합의를 이루어 내면 언제든지 멋진 새로운 수를 구상할 수 있는 것이다.
6월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워싱턴 정치의 수구 집단과 미 군부 세력들은 사드를 핑계로 한국의 새로운 정부를 길들이려고 벼르고 있다(Put Moon Box-in). 그러나 세계사의 흐름에 무지한 그들에게 사드배치는 우연한 군사적 게임의 심심풀이가 될지언정, 한국 국민들에게는 주권과 생존과 후손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역사적 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젖 먹던 힘을 다해서 온갖 지혜와 명분으로 미국 정치권을 설득시켜야 한다. 또다시 노무현정부의 실책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부가 해내지 못하면, 광화문 광장에서는 시민이 중심이 되어 반정부와 반트럼프의 촛불운동이 다시 무섭게 타오를 것이다.
키워드 : 사랑 이야기로 성찰하는 역사와 계몽의 변증법. 국가의 교육학을 넘어서 깊은 깨달음의 우물을 파는 사랑의 문법과 언어.
‘사랑’과 ‘언어’, ‘정의’를 동시에 사유하면서 문학의 의미를 탐색하는 이 책은 가능한 꼭 책으로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책을 손에 들기 힘드신 분들은 영화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라도 보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함께 보면 좋을 책들 <숨 그네>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
3강
정동적 몰입: “영원히 끝나지 않을 도래”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창비)
키워드 : 민족/국가/주의를 거슬러 솔질하기. 역사는 누가 어떻게 쓰는가: 국가폭력에 대항하는 역사기술. 국가의 공식 기록과 그 기록을 거슬러 찾아나서는 기억의 여정. 문체와 인칭 화법으로 실험하는 여러 기억의 형태들. 죽은 사람은 증언을 할 수 있는가? - 2인칭 화법의 탐구
광주 혁명을 ‘오래 전 있었던 역사적 사건 하나’로 낡게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정말 반기실 겁니다. 억울함, 증오, 분노, 수치심 등을 느끼고 그와 같은 정동의 정치적 힘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반드시(!!!) 읽고 오셔야 대화가 가능합니다.
키워드 : 노년/의 성, 노년과 나이듦, 늙음, 성으로 보는 노년의 인권, 노년의 에로스와 정치적 에너지
개인적으로 노년이야말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생애 시기’를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해서 더 이상 읽을 게 없는 건 아닙니다! 또한 에로틱한 정서, 상상력, 실천까지 다 포기하고 살라는 것도 아닐 겁니다. 섹스를 하면서 또는 섹스를 하지 않으면서, 파트너가 있으면서 또는 파트너가 없으면서 에로스 기운을 잃지 않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노년이기에 가장 전복적이고 정치적일 수 있음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함께 보면 좋을 영화 : <화장> (임권택 감독: 이 영화는 ‘부정적’ 비교를 위해 추천합니다. 타자/성에 대한 심각한 몰이해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해서요. 타자/성들 - 여성, 환자, 노년, 동물 등 –을 오인·훼손하며 주장하는 남성 욕망의 판타지를 분해/체하기!)
14일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감사원은 최종 책임자였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징계 대상에서 제외하고, 질병관리본부장 해임 등 일선 직원 16명에게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감사, ‘면죄부’ 감사, ‘유체이탈’ 감사라 할 수 있다.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을 빠지고, 아랫사람들만 잡도리 한 감사이며, 국민들이 결코 납득하지 못할 감사다.
감사원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의 최종 책임자였던 문형표 전 장관은 ‘실무자들이 장관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계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감사결과는 왜 현재의 우리나라가 왜 헬조선으로 불리는 지를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은 온갖 특권을 누리고 아무리 잘못을 해도 책임질 일이 없는 반면,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노예처럼 일하다 윗사람들의 책임을 덤으로 쓰고 가차 없이 버려지는 것이다. 실무자들이 잘 보필한 것은 장관이 가져가고 그러지 못한 것은 실무자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럴 거면 개나 소나 장관을 다 할 수 있다.
메르스 사태에 대한 최종 책임은 명백하게 문형표 전 장관에게 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커진 이유 중 하나가 뒤늦은 병원명 공개였다. 문 전 장관은 국민들의 빗발치는 요구에도 병원명을 공개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다. 장관으로서 제대로 판단을 못했던 사안이고, 그 결과 국민들에게 큰 불안과 혼란을 안겨 주었다. 그런데도 징계는커녕 문 전장관은 지난달 31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다시 ‘금의환향’했다. 국민을 우롱해도 너무 우롱하는 것 아닌가.
문 전 장관이 징계는커녕 국민연금 이사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은 안중에 없이 오로지 정권에만 충성한 결과다. 지난해 말 문형표가 국민연금 이사장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 및 시민사회단체, 노조는 사실상 내정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메르스 사태의 주범이며, ‘세대간 도적질’ 등 발언으로 국민연금제도를 부정하고 불신을 야기한 문형표는 결코 국민연금 이사장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사장 공모 이전부터 문 전 장관의 이사장 내정설은 끊이지 않았다. 전임 최광 전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와 과련 정부와 갈등을 빚다 사퇴했기 때문에 장관 시절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적극 추진했던 문형표가 신임 이사장으로 유력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설마 했다. 아무리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다 해도 최소한 상식이 있다면 국민들의 정서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했던 일은 현실이 됐고, 상식은 통하지 않았다. 애초 지난해 발표하기로 했던 메르스 감사 결과 발표가 늦어진 것도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선임을 강행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결국 책임지고 처벌 받아야 할 사람이 정권에 충성했다는 이유로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결코 납득하지 못할 감사 결과이고, 문형표가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계속 남는 것은 제도와 국민 모두에게 커다란 불행이 될 것이다. 메르스 사태로 국민 건강을 위험에 빠뜨렸던 문형표는 이번에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로 국민 노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는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을 투기자본화하고, 가입자 대표를 배제하여 국민연금기금을 금융재벌과 정부 경제부처에 넘기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문형표는 당장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국민연금 이사장에서 즉각 사퇴하라. 그리고 진정 국민들을 섬기고 두려워한다면 정부는 문형표를 바로 처벌하라!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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