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베트남 호치민 시에서 버스로 다섯 시간을 달려 도착한 남부지방의 작은 마을 빈탄. 북적북적한 시장의 활기와 거리에서 노는 아이들, 집 안뜰에서 담소를 나누는 이웃들의 모습은 여느 곳의 일상과 다름없었다. 일상의 풍경 뒤로 커다랗게 솟은 굴뚝에 시선을 뺏기기 전엔 말이다. 해안으로 나가보니 굴뚝의 정체가 눈앞에 훤히 드러난다. 빈탄 석탄화력발전소는 마을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란히 있었다.
베트남 빈탄의 재앙, 석탄화력발전소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문제는 석탄재와 먼지 때문이에요. 바다로부터 강한 바람이 불면 석탄재가 주거지로 날아와 주민들이 입는 피해가 막심해요.” 빈탄에서 만난 한 주민의 말이다. 석탄화력발전소가 2년 전부터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평온했던 마을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먼지가 심한 날엔 5미터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집 안에 있던 밥그릇에도 새까만 먼지가 내려앉을 정도였다.
2015년 4월, 빈탄에서 석탄재 피해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자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주민 수천 명이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피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베트남의 엄중한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두면 매우 전례 없는 사건으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항하는 최초의 대규모 주민 운동이기도 했다. 결국 부총리가 화력발전소 오염저감 대책을 주문했고, 발전소 운영사도 그제야 석탄재 처리장에 대해 강화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업과 염전, 그리고 농업에 종사하는 빈탄 주민들은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오염이 계속 누적되면서 생계와 건강에 대한 피해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발전소 투자자들은 전기를 팔아서 이익을 얻겠지만, 한 번쯤 되묻고 싶어요. 그들이 지역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서 과연 생각해봤는지 말이죠.” 염전에서 일하는 한 주민의 말이다.
빈탄 석탄화력발전소는 4개의 발전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현재 1200메가와트(MW) 규모의 1개 발전소만 가동중이다. 나머지 3개 발전소는 건설 또는 계획 단계에 있다. 이들 발전소가 모두 가동된다면, 현재 규모보다 5배 이상인 6400메가와트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주민들은 이미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빈탄에 향후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화력발전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면 ‘재앙’과 같은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불안해했다.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지원하는 한국정부
한국에게 빈탄 석탄화력발전소는 ‘1조6000억 원’짜리 사업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이 빈탄4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수주하면서 국내 뉴스는 오직 경제 효과에만 초점을 맞췄다. 2013년 말 이 사업에 대한 건설 계약을 체결한 두산중공업은 “아시아 발전시장에서 위상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며 자찬했다. 그럴 만한 것이, 두산중공업은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앞장선 대표적 기업 중 하나였다.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전 방위적인 석탄화력발전 수출에 뛰어든 두산중공업은 베트남에서만 몽즈엉빈탄송하우 등 3개의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참여했다. 빈탄4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사업을 공동 수주한 일본의 미쓰비시를 비롯한 기업과 함께 두산중공업의 간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주목할 대목은 국내 기업의 화력발전 수출 사업의 뒤엔 항상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주요했다는 사실이다. 리스크가 큰 해외 사업에 대해 각국 정부는 자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신용기관을 통해 보험과 융자와 같은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한국의 경우 한국수출입은행(기획재정부 산하)과 한국무역보험공사(산업통상자원부 산하)가 이에 해당한다.
석탄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의 지원 규모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일본에 이어 가장 높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 수출신용기관이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제공한 금융지원 규모는 79억 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이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의 사업에 해당한다. 빈탄4 석탄화력발전소와 관련해 한국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각각 5억 달러와 4억9500만 달러의 자금조달을 담당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상이 진전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 내에서도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을 규제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됐다. 특히 2015년 말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앞두고, 의미 있는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석탄 산업에 대한 이해관계가 많은 한국일본호주 정부는 강력한 규제 도입에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고, 결국 제한적인 합의에 이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저효율’ 석탄화력발전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지만 여전히 ‘고효율’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금융지원은 허용됐다. ‘청정석탄’을 내세워 돌파구를 마련 중인 석탄 산업계로서는 웃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재생에너지는 왜 외면하나
한국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금융지원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개발도상국은 경제적 여건상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원(석탄)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출신용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개도국이 석탄화력에서 천연가스나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문건을 제출했던 것이다.
과연 그럴까. 베트남 빈탄 주민들은 이 지역이 매우 건조하지만 햇빛이나 바람 조건은 매우 좋다고 말했다. 물 고갈을 부추기는 화력발전소보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가 더 적합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빈탄 인근 지역에서 풍력발전 사업이 진행 중에 있었다. 풍력발전 업체 ‘RENERGY’ 르칵티 대표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석탄재를 내뿜어 넓은 지역을 오염시키는 반면 바람이나 햇빛을 이용한 깨끗한 발전소는 사실상 완전히 친환경적”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풍력발전소는 2016년 10월 가동을 앞두고 있었다.
재생에너지의 풍부한 잠재량과 여러 이점에도, 사람들의 태도는 아직 미온적이다. 재생에너지는 비싸다는 막연한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풍력과 태양광이 다른 어떤 에너지원보다도 빠르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게다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의 여러 ‘숨은 비용’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도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하기 위한 녹색 투자와 금융지원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바로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이 단적인 예이다. 인천 송도에 본부를 두고 있는 녹색기후기금은 ‘저개발국가의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지원을 통해 저탄소 발전과 기후 회복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에 따라 2013년 출범한 유엔의 기후재원 운영기구다. 다시 말해, 선진국이 기후변화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저개발국으로 재정을 이전시켜서 온실가스 저감과 기후변화 적응을 촉진시키겠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선언하고 2012년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하며 기후변화 대응의 모범국가로 자처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12월 송도에서 열린 녹색기후기금 출범식에서 한국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녹색기후기금의 성공적 정착과 발전을 적극 뒷받침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녹색기후기금, 한국수출입은행 승인 보류
베트남 등에 석탄화력발전 수출을 지원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이 녹색기후기금의 파트너가 되겠다며 녹색기후기금에 이행기구 승인신청서를 냈지만 승인이 보류됐다.
한국은 ‘녹색성장의 모델국가’라는 대외적 이미지를 쌓는 동안에 정작 해외 석탄화력발전 수출에 막대한 금융지원을 쏟는 데 치중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07~2014년 석탄 사업에 대한 지원 규모에서 세계 금융기관 중 5위를 기록했다(무역보험공사는 8위). 그럼에도 수출입은행은 2013년 그린본드(친환경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채권)를 발행하면서 “수출입은행이 국제사회에서 ‘지속가능성장’ 선도자로서의 이미지를 확립”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한국수출입은행은 아예 녹색기후기금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나섰다. 녹색기후기금의 사업을 수행하고 기금 분배의 역할을 하는 ‘이행기구’ 자격을 얻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6월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한편으로는 석탄화력발전 수출에 막대한 금융지원을 계속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녹색기후기금에 참여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사업을 지원하겠다면, 정부가 정책 혼선에 빠졌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기후변화 정책의 통합성을 약화시키고 국제적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올해 6월 말 열린 13차 녹색기후기금 이사회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이행기구 승인 여부를 안건으로 다뤘다. 환경연합은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에 석탄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정책을 조속히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이에 대한 명확한 선언 없이 녹색기후기금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에 반대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국제 시민사회도 동조했다. 이사회에서 남반구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액티브 옵저버(이사회 발언권을 갖는 대표 옵저버) 자격을 갖는 리디 낙필(Lidy Nacpil) 주빌리사우스 코디네이터는 석탄화력발전 수출에 앞장섰던 한국수출입은행의 이행기구 승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13차 녹색기후기금 이사회는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한 이행기구 승인 심사를 차기 이사회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수출입은행에 대한 녹색기후기금의 심사는 10월 예정된 차기 14회 이사회에서 다뤄질 것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수출입은행에 대한 국제시민사회의 관심은 이어질 것이다. 기회는 남아있다. 수출입은행은 차기 녹색기후기금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할 것과 기후변화 대응에 맞는 ‘저탄소 투자원칙’을 선언하길 바란다.
이 글은 함께사는길 2016년 8월호에 게제됐습니다. (글 사진: 이지언 활동가)
지구가 기후변화를 증명하는 듯, 전세계적으로 이상 고온, 한파, 태풍, 홍수 그리고 가뭄이 나타납니다. 기후변화는 우리나라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의 한파, 이번 여름의 폭염, 태풍 등을 겪었지요. 이제 다시 다가올 한파에 난방을 얼마나 해야 할지, 난방비는 얼마나 나올지, 수도가 얼지는 않을지 걱정이 이어집니다.
기후가 변함에 따라 우리의 주거공간도 변해야 합니다. 극심한 날씨를 견뎌줘야 하죠. 더위와 추위를 더 잘 막아주고, 동시에 쾌적한 실내를 유지해줘야 합니다. 집을 어떻게 만들어야 더위와 추위를 더 잘 막아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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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폭염 대책을 실시한 것은 2005년부터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런데도 대책이 아직 실효를 보지 못하는 수준, 즉 형식적인 대책에 머무는 까닭은 무엇일까?
다른 분야 행정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경향이지만 성과를 지표로 해 대책을 평가하고 개선해 나가기보다는 뭔가 실행했다는 실적 위주로 하는 것에 근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다. 폭염 대응 정책은 피해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진행하고, 매년 정책성과 역시 피해를 얼마나 예방하거나 감소시켰는가 하는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폭염의 가장 큰 피해라 할 수 있는 사망자의 수를 신속하게 감시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이다. 학계 등에서 이미 10년 이상 주장했지만 아직도 사망자 감시체계는 갖춰지지 않았다.
[caption id="attachment_194588" align="aligncenter" width="640"] 8월 10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재한 폭염 대책 점검회의. ⓒ연합뉴스[/caption]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도 모르고 성과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열심히 하자거나 보여주기식 대책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응급실 표본조사를 통한 온열 질환 감시체계라도 구축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표본조사라는 한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온열 환자는 전체 건강 피해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하다.
매일 사망자 숫자를 신속하게 집계하는 사망자 감시체계는 폭염뿐 아니라 다른 질병이나 비상적인 상황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라도 국가로서 마땅히 파악해야 할 기본적인 보건 통계다.
국민 건강관리 차원에서 집계되어야 할 사망자 통계가 일제강점기 이후 지금까지 상속재산 관리 차원에 머물고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통계의 질적 관리라는 이유로 무려 1년 이상 지나야 활용이 가능해 국가 보건행정의 선진화나 학술적 평가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
올해처럼 심각한, 그리고 전혀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 흔히 알려진 온열 질환에 따른 인명 피해나 기저 질환의 악화뿐 아니라 다양한 2차 건강 피해도 발생한다.
전력·수도·교통 시설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한 간접 피해, 산불이나 화학물질 사고 증가로 인한 피해, 식품안전이나 보건의료 시설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폭염 대책이 앞으로 더 폭넓게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앞으로 폭염 발생 빈도나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폭염 자체가 문제만은 아니다. 기상재해에 따른 피해나 동식물 생태계 변화로 인한 감염병 또는 알레르기 질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수밖에 없다. 예측을 초월한 폭우와 태풍 피해도 얼마나 커질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반복되어온 경고대로 기후재난은 이제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 기후재난이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세상이 바싹 다가온 듯하다. 올해의 기록적인 폭염을 기후변화와 적응 대책 전반의 진지한 성찰 기회로 삼아 하루빨리 정부, 사회의 적응 역량 강화 조치에 나서야 한다.
(이 글은 시사인 2018년 9월 21일 제 575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문제 일으키는 석탄발전… 투자 지원하는 공적금융기관에 대한 비판 목소리 높여
2018년 10월 1일, 그린피스,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환경단체들이 한국 공적금융기관들에 국내외 석탄발전에 더이상 투자하지 말것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또한 국내 금융의 석탄투자에 대한 감시와 견제활동을 강화할 것을 결의했다. 이 선언문은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1일부터 2일까지 열리는 ‘제 2회 탈석탄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채택됐다.
[caption id="attachment_194638" align="aligncenter" width="640"] ⓒ뉴스충청인[/caption]
이날 세 단체는 ‘국민연금,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국민의 돈으로 운영되는 공적 금융기관들이 더 이상 석탄발전에 금융을 제공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할 것’을 선언했다. 또한 국내 공적금융기관과 민간은행에 ▲공적금융기관의 내부 투자규칙에 기후변화대응 1.5도 목표 반영, ▲공적금융기관이 현재 검토중인 국내외 석탄발전사업 금융지원의 철회, ▲민간은행의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지원 금지조항 마련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생가능에너지 투자규모 확대 등을 요구했다.
기후솔루션의 김주진 대표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국내 공적금융기관의 석탄산업 수출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발제를 진행하며, 국내 공적금융기관이 수출하는 석탄산업의 경제성이 악화되는 상황에 대해 보여줬다. 김주진 대표는 “11기의 신규 석탄발전소 가동 시작으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큰 상태”라며, 석탄산업에 대한 투자는 결국 좌초자산임을 강조했다.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비난 받아왔다. 한국은 중국, 일본 등과 함께 해외 석탄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국가들 중 하나다. 특히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금융기관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산업은행 3곳은 지난 10년간 9조 4천억원 이상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칠레 등 총 9개국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자했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지구의벗(WALHI)의 활동가 드위 사웅(Dwi Sawung)이 참여해 한국 공적금융이 투자한 석탄발전소로 인한 인도네시아의 피해 사례를 전했다. 사웅은 “찌레본 1기는 한국과 일본보다 최소 10배 이상 유독한 대기오염물질을 내뿜고 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다른 국가들에 대한 신규 석탄투자를 중단해야 할 것이며, 좌초의 길을 걷고 있는 오래된 기술을 동남아시아에 버리는 것과 같은 행위를 멈춰주길 바란다.” 고 전했다. 그는 또, “지난 9월 한국의 자와 9, 10호기 신규 건설 MOU 체결 발표는 매우 유감이며, 세금으로 투자하는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도록 한국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도 당부했다.
[caption id="attachment_194640" align="aligncenter" width="640"] ⓒ한국방송뉴스[/caption]
이어진 토론에는 환경운동연합, 기후솔루션,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그린피스 등의 국내단체와 해외에서 참여한 일본 환경지속사회연구센터(JACSES),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이하 NRDC), 펨비나연구소 전문가들이 ‘석탄금융에 대한 경험과 대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NRDC의 한첸 연구원은 “전세계 많은 공적금융 기관들의 석탄투자가 철회 또는 취소되고 있으며, OECD 회원국의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공적 금융 지원 규모는 100%를 선회하는 곳이 많다. 한편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한국의 석탄발전소 투자 규모를 보면 한국은 이와 정반대적” 이라며 한국과 전세계 동향의 큰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 환경지속사회연구센터의 송한나 연구원은 “일본의 석탄금융의 규모는 세계 2위다. 하지만 최근에 작은 변화가 있었는데, 일본 정부가 일본의 모든 공적금융에 OECD 규칙을 적용하겠다는 발표를 했다”며, 최근 일본에서 일고 있는 석탄투자 철회 운동의 변화를 소개했다.
캐나다의 팸비나 연구소의 빈누 제야쿠마 디렉터는 캐나다가 탈석탄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 “건강비용, 온실가스 배출, 석탄발전의 경제성 악화” 등을 보여주며, 캐나다의 탈석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은 “석탄발전 기업은 기후변화에 매우 무감각 하다”며 “기후변화 관련한 국제회의에 우리나라의 금융 또는 기업의 CEO는 참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금융기관과 기업의 기후변화에 대한 태도를 지적했다.
토론회는 “2018 충남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의 일부로 진행됐으며, 본 행사는 이튿날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인천 송도에서는 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 회의에서는 기후변화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하는 논의가 진행중이며, 이를 위해 전 세계 언론, 과학자, 환경단체 등이 회의장 주변에서 향후 지구의 미래를 좌우할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동선언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한국 공적 금융기관의 국내·외 석탄금융 중단을 위한 환경단체 공동선언문
파리협정 이후 기후변화 대응은 국제정치의 화두가 되었다. 특히 파리협정에서 합의된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발전의 퇴출은 세계적인 공감대를 받으며 확산되고 있다. 석탄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이자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 움직임에는 시민들 뿐 아니라 정부 · 지자체 · 기업 · 은행까지 동참했다.
프랑스(2021년), 영국(2025년) 등 현재 23개 이상의 국가와 지방정부가 늦어도 2030년 경에는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움직임은 탈석탄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을 통해 현재 28개 정부, 18개 지방정부, 28개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나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등의 공적 연기금은 수년 전부터 석탄 산업에 대한 기존 투자를 회수하고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이런 움직임은 공적 금융기관을 넘어 민간 금융권에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영국), HSBC(영국), 도이체방크(독일), 씨티은행(미국), AXA(프랑스) 등 서구 금융계의 정책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보험사인 다이이치생명보험이 석탄투자철회 정책을 발표하는 등 현재까지 전 세계 900여개 기관이 6천5백조원에 달하는 화석연료 투자철회를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우리는 2008년 이후 20기의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했고 지금도 그 중 7기의 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석탄발전 비중은 점차 증가하여 2017년에는 전력의 43%를 석탄으로 생산하였고, 2030년에도 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2000년대 들어 석탄 소비 증가를 주도했던 중국과 인도까지도 석탄을 줄여가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은 가히 ‘석탄공화국’이라 말할 수 있다.
한국의 공적 금융기관들 역시 앞다투어 석탄발전 건설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 특히,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10년간 무려 9조 4천억원이 넘는 금융 지원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의 신규 석탄발전소에 제공하며, 아시아 석탄발전소 건설의 ‘돈줄(스폰서)’을 자처하고 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심각하게 우려를 표한 바와 같이, 아시아에 석탄발전소를 더 짓는 것은 전 지구적 재앙이며, 현재 계획된 석탄발전소가 모두 건설되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지구적 재앙을 초래하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사업의 중심에 한국의 공적 금융기관들이 있는 것이다.
이들 공적 금융기관들은 국내 석탄발전소 건설에도 앞다투어 돈을 대고 있다. 국민연금 등 7개 공적 금융기관이 지난 10년간 국내 석탄발전소 건설에 제공한 자금 역시 약 9조 4천억원에 이른다. 국민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받는 고통이나 온실가스 증가에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 금융기관들은 석탄에 대한 투자가 돈이 된다고,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석탄발전소는 ‘좌초자산(Stranded assets)’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저렴해지고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규제가 강화되면서 석탄발전소는 가동률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환경 규제에 따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위험자산이 되어 국가 경제에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금융그룹들이 탈석탄 선언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심각한 기후변화·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좌초자산이 되어 재무적 위험을 안길 국내·외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에 대하여, 국내 공적 금융기관들이 신규 금융제공을 중단하고 기존 투자 역시 빠른 시일 내에 회수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제안한다.
국민연금,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국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공적 금융기관들은 파리협정을 통해 합의된 1.5도 목표를 내부 투자규칙에 반영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 동참하라.
1-1.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화석연료, 특히 석탄이나 오일샌드와 관련된 사업에 대해서는 금융을 제공하지 않도록 투자 규칙을 마련하라.
1-2. 특히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해서는 초초임계압(UCS), 탄소포집이용저장기술(CCUS)에 대해서도 예외 조항을 허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서 초초임계압 석탄발전소는 아임계 발전소에 비해 10% 정도 개선되는 것에 불과하며 가스발전보다 100배 가량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국민연금,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은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금융제공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
국민은행 등 국내 석탄발전소에 금융을 지원했던 민간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기후금융에 대한 내규를 강화하고,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제공을 중단하라.
공적 금융과 민간 은행 모두 국내외 태양광·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기후변화 대응 목표에 맞춘 연도별 목표를 설정을 통해 투자규모를 확대하라.
2018년 여름 우리는 혹독한 더위를 장기간 경험하면서 이대로는 인류사회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더구나 최근 북미를 덮친 허리케인과 필리핀 및 남중국 지역을 강타한 어마어마한 태풍의 영향을 통하여 기후변화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다시 절감하게 되었다. 전문가 그룹에서는 조만간 인류역사에 없었던 강력한 6등급의 허리케인(나무껍질을 벗기는 정도의 위력을 지닌)이 미국을 강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하였다. 문제는 눈앞에 닥친 기후변화와 환경보존의 문제를 해당 국가 또는 지역연합 단위의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 의장으로 있는 Ms. Karin Nansen은 전지구적으로 횡행하고 있는 탐욕적인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전환하여 인간과 사회와 자연보호를 우선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꾸어내지 못하면 인류에게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이 땅에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심정으로 그녀의 주장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우리는 뿌리 깊은 기후, 사회, 환경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경제 시스템으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 이제 시스템을 바꿔야 할 때다. 세계 최대 민간환경단체 중 하나인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의 관점에서 시스템을 바꾼다는 시민의 주권과 환경 및 사회, 경제적 그리고 성(性)적 정의를 바탕으로 한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자본주의적 축적의 논리에 이의를 제기하고 해체해보아야 한다. 기후재앙은 억압, 기업권력, 기아, 물부족, 생물다양성의 손실 및 산림파괴 등 많은 사회적, 환경적 위기와 뒤섞여 있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UN 기후변화정상회의에 운집한 시위자들
평등과 상호주의
이러한 위기의 핵심은 오로지 끝없는 성장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지속 불가능한 경제 시스템에 있으며, 이 시스템은 인구의 극소수에 부와 권력, 터무니없는 특권을 집중시킨다. 기업과 국가의 엘리트들은 바로 이 시스템을 통해 보통 사람들의 삶을 거리낌없이 착취할 힘을 얻게 된다. 우리는 자연과 사회의 민영화, 금융화, 상품화 그리고 지속 불가능한 생산 및 소비 시스템 등 근본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기후 변화와 그에 연결된 사회적, 환경적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우리 앞에 놓인 이 엄청난 규모의 위기에는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시스템의 변화는 지속 가능한 사회의 구성은 물론 평등과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 변화, 사람과 자연의 관계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자본의 확대
그러나 시민들의 힘을 강화하지 않고는 이러한 사회를 구성할 수도, 시민의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다. 우리는 정치를 재건해야 한다. 정치를 재건한다는 것은 국민의 주권과 참여를 중심으로 한 진정하고, 근본적이며 정당한 민주주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법은 반드시 기업의 이익보다 사람을 존중함으로써 기업이 따라야 할 규칙과 다국적 기업의 희생자를 위한 사법접근권을 보장하는 메커니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시스템의 변화를 위해서는 가부장제, 인종주의, 식민주의, 그리고 계급과 자본주의적 착취와 같은 억압에 대항하는 투쟁이 표현되어야 한다. 여성의 신체 및 노동 착취에 맞서기 위한 의지 또한 필요하다. 우리는 어떻게 자본의 영역 확대가 여성의 권리 침해와 함께 여성에 대한 폭력 증가로 이어지는지 목도하고 있다.
경제적 정의
성적 정의는 우리가 여성을 정치적 대상으로 인식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고, 여성의 자주성을 강화하고, 여성주의경제의 원칙을 발전시키고, 성별에 따른 분업을 해체하고, 보살핌 노동을 재편할 때에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시스템의 변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필수이다. 이는 근본적인 질문, 즉 누구와 무엇을 위해 에너지를 생산하는가에 대한 민주적인 답안을 내포하며, 화석연료 의존과 기업의 지배로부터의 완전한 탈피를 함의하고 있다. 이는 노동자와 공동체의 권리에 기반한 변화의 과정이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의 진화와 재생가능 에너지, 나아가 대중과 공동체의 주인의식과 통제에 의한 것으로, 에너지를 상품화하여 에너지에 대한 모두의 권리를 부정하는 시스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는 평등과 정의가 필요하다. 이미 기후변화의 타격을 입은 제3세계 시민들에게는 특히 그러하다.
진정한 시스템의 변화는 기존의 식량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 식량주권과 생태농업을 향해 나아가게 할 것이며, 전세계에 식량을 공급하고 파괴적인 농업산업에 대항하고자 현지의 지식을 존중하고, 사회경제적 정의와 주민들의 영토 통제권을 강화하고, 토지와 물, 종자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고, 정의와 연대를 근간으로 한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키고, 식량 생산에서 여성이 수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인정하도록 할 것이다. 생물다양성과 산림은 그 공동체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보호할 수 있다. 산림을 보호하면 천연의 탄소 저장소를 얻게 되고, 벌목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동시에 공동체에는 식량과 섬유, 쉼터, 약, 물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런데 전세계 숲의 8%만이 공동체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숲과 그에 관련된 생계에 대한 공동체의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국민적 행동
시스템의 변화로 시민들의 개인적 및 공통적 필요를 충족하면서 상호주의와 재분배, 공유를 증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해법 중 하나는 공공서비스로 조세정의와 사회적 소유권, 협력주의, 지역시장 및 공정 무역, 공동체의 산림관리, 시민과 지구의 행복을 위한 노력 등을 통해 성취 가능하다. 이미 전세계 시민들은 정의를 구현하고 자본주의 논리에 반론을 제기하는 수천개의 이니셔티브를 정착시켰거나 실행 중에 있다. 이제 우리는 이들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국제적, 국가적 정책을 통해 자신의 권리 확보와 환경과 사회에 적합한 공공서비스와 시민의 참여가 가능한 민주적 상태, 물, 토지, 영토, 식량, 보건, 교육,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상태를 위하여 투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각 지역 및 국제적 저항운동을 지지하고, 국민적 행동에 참여하고, 정책 변화를 위해 분투하면서 시민들을 위한 진정한 솔루션의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시스템의 변화이다.
카린 난센 (Karin Nansen)
카린 난센은 세계최대 풀뿌리 환경연합인 지구의 벗 의장이자 REDES와 지구의 벗 우루과이의 창립회원이다.
2018년 10월 2일 -- 오늘 충청남도는 아시아 최초로 국제 ‘탈석탄 동맹’에 가입했다. 국내 석탄발전소의 절반이 위치한 충청남도가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국제적 흐름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이번 선언에 큰 환영을 보내며, 정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동참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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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영국과 캐나다 정부의 제안으로 시작된 ‘탈석탄 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에 충청남도는 75번째 회원으로 가입했다. 과학계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자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는 2030년경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탈석탄 동맹 가입은 양승조 충청남도지사의 탈석탄 공약에 대한 재확인과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 오늘 양승조 충청남도지사는 석탄발전소 가동연한을 30년에서 25년으로 단축하고, 이에 따라 2026년까지 도내 석탄발전소 30기 중 14기를 친환경 발전소로 전환하겠다고 공약을 다시 공식화했다. 이는 2050년까지 석탄발전량을 ‘0’으로 감축하고, 재생에너지를 7.7%에서 47.5%로 확대하는 충청남도 ‘2050 에너지전환 비전’의 첫 단계가 될 것이다.
국내 전력생산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석탄발전을 과감히 줄여나가고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충청남도의 리더십에 정부와 다른 지자체도 응답해야 한다. 양승조 충청남도지사는 “중앙정부에 탈석탄 로드맵의 마련과 에너지 정책에 대한 지방정부의 권한 확대를 적극 제안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석탄발전 비중을 2030년 36%로 최대 발전원으로 유지하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충청남도의 탈석탄 정책은 석탄의 과감한 감축을 촉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충청남도의 에너지전환 공약을 지지하며 이의 이행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문의: 에너지국 02-735-7067
지구온난화의 1.5도 특별보고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성찰과 책임있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촉구한다
2018년 10월 8일 -- 지난 10월 1일부터 6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48차 총회의 주요 결과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되었다. 이번 총회가 “1.5도 특별보고서” 채택을 구체적인 목표로 했던 것은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2도 상승 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억제 그리고 가급적 1.5도 이하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 바를 따르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금세기 내 온도 상승을 1.5도로 억제하지 않으면 2도 이상의 온도 상승과 파멸적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인식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오늘 공개된 특별보고서(요약본)는 지구 평균온도의 1.5도 상승이 자연과 인간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1.5도로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경로와 이를 위한 지구적 대응 과제,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빈곤 및 불평등 해결을 위한 과제를 적시하고 있다. IPCC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 순 제로(net-zero) 배출 달성이 요구된다. 또한 2050년까지 1차 에너지 공급의 50~65%, 전력 생산의 70~85%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이 특별보고서는 앞으로 24회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4)의 탈라노아 대화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수립과 논의의 새로운 바탕이 될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과학자 공동체가 ‘1.5도’라는 숫자를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동의를 확인하고 현재와 같은 방식의(business as usual) 해법이 아닌 비상한 대응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이번 특별보고서 채택의 의미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한국의 우리는 지난 여름의 기록적인 폭염과 최근 잇달아 한반도를 찾은 태풍을 통해 한국이 기후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화석연료 연소 기준으로 세계에서 7번째 온실가스 다배출 국가이며, OECD 국가 중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폭이 큰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여전히 매우 미흡한 형편이다.
지난 7월 확정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로드맵 수정·보완안”은 2030년 BAU 대비 37% 감축 목표와 배출량 5억3600만톤은 그대로 유지하고, 국외 감축분만 11.3%에서 4.5%까지 줄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BAU 기준의 불확실성도 해결되지 않았고, 아직 증명되지 않은 기술적 수단과 국외 감축분도 그대로 남았으며, 무엇보다 한국의 책임과 위상에 걸맞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우리는 몇 차례의 논평과 토론 등을 통해 비판하고 개선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산업계 달래기에 열중했을 뿐 시민환경단체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 1.5도 온도 상승 억제를 전제로 한 IPCC의 특별보고서에 비추어 본다면 이러한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조차 국제 사회에서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확인해 준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떠한 진지한 성찰을 하고 있는지는 매우 의문스럽다. 한국 정부는 IPCC의 특별보고서와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IPCC 총회 주관과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를 외교적 성과로 홍보하는 데에만 열중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IPCC의 특별보고서의 가장 큰 의미는 한국을 포함하는 각국 정부가 1.5도 목표를 위해 스스로의 계획을 재점검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더욱 진지한 국제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배출 계획, 배출 수단, 사회적 준비 모두가 다시 우리의 토론장 위에 올려져야 한다.
따라서 한국이 IPCC 48차 총회 개최국으로서 자신의 마지막 책임을 다하고 ‘기후악당’ 국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우리는 한국 정부의 반성과 함께 다음의 노력을 촉구한다.
첫째, 지난 2030 온실가스감축 로드맵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1.5도 특별보고서를 기반으로 로드맵 재설정 계획을 잡아야 한다.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도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반영되어야 한다. 둘째, 특별보고서가 탈핵-탈석탄 에너지 정책 후퇴의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기후변화 정책과 통합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셋째, 파리협정의 발효를 앞두고 한국 사회 전 분야에서 본격적인 기후정책 실행체계 구축을 준비해야 한다. 넷째, COP24를 비롯하여 전 세계의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노력의 모든 측면에서 한국의 위상에 걸맞는 기여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린피스, 녹색미래, 녹색연합,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에너지정의행동,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ICE Network
*문의: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02-6404-8440,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장 02-735-7000
기후변화 정부간협의체(IPCC)가 인천 송도에서 열린 48차 총회에서 채택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SR15)는 2도가 아닌 1.5도 목표를 요청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며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달성의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특별보고서의 내용은 그 자체로 중요할 뿐 아니라 최근 2030년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을 수정 보완하고 탈핵-탈석탄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와 사회에도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게 되었습니다.시민환경단체의 공동토론회를 통해 IPCC의 1.5도 특별보고서가 갖는 의미를 환기하고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자 하니 관심과 참석 부탁드립니다.
일시: 2018년 10월 23일 (화) 오후 2-5시장소: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2호 (서울 정동)
올 여름 폭염은 단순히 지구적 온도상승에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온도상승요건은 충분히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도시 확대와 에너지 사용량 증대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단순한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은 기후변화 완화 역할을 하는 자연지역에서 벌어지는 잘못된 국가정책이 훨씬 커다란 요인이 된다. 이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산림관리정책과 논경작지 관리정책이다.
산림관리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산림의 탄소흡수능력을 지속적으로 방해하는 정책에 있다. 탄소흡수원 확충을 위해서는 자연림의 비율을 꾸준히 증대시키고 훼손을 억제하면서 목재생산을 위한 경영림의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나, 우리는 이상하게 자연림까지 경영림의 형태로 관리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이러한 산림관리가 탄소흡수에 도움이 안 된다는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확보한 모든 실증데이터의 검증을 통해 산림과학원 스스로 밝혀내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인위적으로 손을 대지 않는 숲의 면적을 늘이고자 노력하고 있다.산림의 인위적 관리가 숲의 온도저감과 탄소저장능력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최대 목재생산국 중 하나인 캐나다가 인위적으로 조성한 경제림에까지 인위적 관리를 억제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반증이다.
산림관리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논경작지 감소정책에 있다. 논경작지는 단순히 식량생산기지로만 바라봐야 하는 공간이 아니다. 오랜 시간 우리나라 자연에 적응하면서 지내온 다양한 야생생물과의 상생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다. 사람들의 쌀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논경작지의 축소가 당연시되는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최근의 기상이변에 의한 환경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간 또한 논경작지이다. 아울러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바람길의 역할을 한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의 완충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논경작지의 감소가 한반도 기상이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논경작지는 한반도 온도가 올라가는 여름철 내내 물을 가두어 자연스럽게 주변 온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증발산효과를 극대화시켜 대기 중의 에너지를 소비하여 주변 온도를 낮춘다. 여기에 더해 폭우에 의한 범람을 가장 손쉽게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수해방지를 위해 최근 도시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 적용하고 있는 분산식 빗물관리시스템이나 LID(Low Impact Development) 기술 적용에 비해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논이 다목적댐과 비교되는 이유이다. 물론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환경을 적극적으로 살리면서 말이다.
현재 정부는 논경작지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사업은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는 현 시점에서 최악의 정부보조 사업 중 하나이다. 이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으로 논경작지 대부분이 비닐하우스를 중심으로 하는 시설하우스로 전환된다. 즉, 주변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소비하여 온도를 낮추는 공간에서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흡수하여 온도를 높이는 공간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겨울철에는 다량의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여 온도를 높이기까지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논경작지를 시가지로 전환하였을 때 온도가 무려 4.5℃ 정도 상승(오전 9시경 기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비닐하우스의 경우 이보다 훨씬 높은 온도상승이 진행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가장 더운 시간대인 한여름 오후 두시 경에 논경작지와 비닐하우스의 차이가 약 15℃가 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매년 논경작지가 무려 2~3%씩 감소하고 있으니 한반도의 온도가 이렇게 급격히 상승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일부 사람들은 이 기회를 틈타 논경작지를 개발지로 전환하려 혈안이 되어있다. 성주나 밀양 등 최근 온도의 급상승이 일어나고 있는 농촌지역 대부분은 논경작지가 줄고 시설경작이 급격히 확산된 지역이 많다는 데에서 심각히 고민해볼 문제이다.
정말 진지하게 지금 한반도에 불어닥친 폭염의 공포는 세금을 투입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잘못된 세금투입을 적극적으로 억제해야만 하는 것이다. 천연림과 사유림에 투입되는 숲가꾸기 사업과 논경작지 축소사업이 가장 핵심적으로 억제해야만 하는 사업이다. 이 절약된 세금을 논경작지의 확대와 산림의 확대를 위해 쓴다면 이렇게 급격한 온도상승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논경작지 확대로 인한 쌀의 수확량은 친환경 농업의 확대를 통해 적절히 생산량을 조정한다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농약 범벅의 밀가루 소비를 억제하고 친환경 쌀의 소비를 촉진한다면 사회적 무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에 친환경 쌀을 중심으로 급식을 진행한다면 소비는 충분하다. 친환경 논경작은 앞서 말했듯이 단순한 쌀의 생산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장 큰 환경문제인 폭염과 미세먼지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수천 년간 한반도의 논경작지에 적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저어새나 따오기, 두루미, 황새가 다시 우리 한가운데로 오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기후변화 완화에 힘쓰는 친환경 논경작지를 유지하는데는 농민의 헌신이 필요하다. 이들 농민은 결론적으로 자신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절대적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된다. 친환경 논경작 농민을 위한 기본소득제도는 적극적으로 고려해 추진할 사업이다. 이것은 단순한 기본소득이 아닌 폭염과 미세먼지의 완화, 폭우로 인한 수해방지 등 정부가 투입해야하는 비용을 줄이는데 대한 작은 보상으로 생각하면 접근이 쉬워진다. 타경작 전환을 위한 지원비용 전체와 멸종위기야생생물 복원사업에 들이는 비용의 대부분은 반대로 논경작 농민을 위해 쓰여야만 한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권고안’에 대한 환경운동연합 논평
2018년 11월 12일 -- 지난 7일 중장기 에너지 정책의 비전을 담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워킹그룹 권고안(이하 권고안)이 발표됐다.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담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재생에너지 목표를 느슨하게 제시한데다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유지하는 2040년 비전은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위기 해결에 역부족이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강화된 재생에너지 목표를 토대로 탈 화석연료와 에너지전환의 명확한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2040년 재생에너지 목표는 최소 40~50%로 설정돼야 한다. 권고안은 2040년 재생에너지의 목표를 발전비중 25~40%, 최종에너지 비중 14.5%로 제시했다. 현재 2030년 재생에너지의 발전비중 20% 확대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2040년 목표를 고무줄처럼 느슨하게 제시했다는 것은 에너지 전환 속도를 늦추겠다는 신호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계 각국이 야심찬 재생에너지 목표를 수립하고 에너지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현실적 여건’을 핑계로 소극적인 목표를 권고한 것은 정책 의지의 후퇴다.
둘째, 지구온난화 1.5도 목표 달성과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탈화석연료 목표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이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시스템 구현’을 비전으로 제시했음에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 감축목표는 현상 유지 수준으로 제시됐다. 지난 10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는 지구온난화를 1.5도 이내로 안정화시키려면 2050년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77% 수준으로 확대하는 한편 화석연료의 전면적인 퇴출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2040년까지도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유지한다는 비전을 제시한 이번 권고안은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소극적 정책 의지를 합리화해준 꼴이다.
셋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석탄발전과 디젤차 등 내연기관차에 대한 단계적 퇴출과 이를 위한 정책 방향을 담아야 한다. 에너지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진전된 정책 방향이 충분히 제시되지 못 했다. 여러 주요국이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서 석탄발전과 내연기관차의 단계적 퇴출을 선언하고 시행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중장기 에너지 비전에서 이러한 세계적 추세와 발맞추겠다는 최소한의 정책 방향도 담기지 못한 것은 실망스럽다.
넷째, 재생에너지 시장참여자 확대라는 목표가 이행되려면 ‘재생에너지 주민참여와 이익공유’를 유도하는 수준을 넘어서 실효적 제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에너지 전환을 위한 지자체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고 지역에너지 전담조직을 설립하는 방향이 담긴 것은 바람직하지만, 불투명하고 비대칭적인 현재의 재생에너지 주민참여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이익 공유를 제도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다섯째, 탈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안보 개념이 재설정돼야 한다. 이번 권고안에서는 ‘지속가능한 해외자원개발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면서도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의 기존 해외자원개발 패러다임을 유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경제과 환경 모두에 매우 취약한 이런 패러다임에서 탈피해 에너지전환에 맞는 새로운 에너지안보 개념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수많은 국제사회 비판에도, 해외 석탄사업에 대한 공적금융지원 정책을 중단하겠다는 방향 제시는 없이 국내 플랜트 산업의 진출을 육성하겠다는 해외 에너지협력 정책도 폐기돼야 한다.
문의: 에너지국 02-735-7067
2018년 12월 18일 -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2주간 개최된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하지 못 했을 뿐더러 기후변화 공약을 진전시키기 위한 명확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실망스런 결과를 남긴 채 15일 폐막했다.
이번 당사국총회에서는 파리협정 이행지침에 대해서는 합의를 도출했지만,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서 발표된 기후변화 정부간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하고 파리협정이 이행되는 2020년 이전까지 각국의 기후변화 공약을 구속력 있게 강화하도록 하는 방안 마련에는 실패했다. 2015년 각국이 제출했던 공약을 이행하더라도 지구 온도는 3도 가량 상승해 파리협정의 목표인 1.5도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경고는 또 다시 외면 받았다.
온실가스 감축 공약의 강화뿐 아니라 기후변화 책임이 큰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 공여를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 지침도 제외됐다. 특히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재정 메커니즘인 녹색기후기금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개도국에 시급히 필요한 기후재정의 확대 방안은 불투명한 상태다.
올 여름 북반구를 강타한 폭염을 비롯해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파리협정 이행이 시작되는 2020년 이전까지의 향후 2년이 기후변화 대응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국제사회로부터 비판 받아왔던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는 불가피하다. 정부의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으로는 한국이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에 무임승차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조만간 확정 예정된 에너지 최상위 계획인 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권고안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를 낮게 설정했고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2040년까지의 중장기 에너지 비전인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의욕적인 재생에너지 목표와 탈 화석연료 로드맵을 마련해 파리협정 달성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기후변화 총회에서는 정부 대표단 대신 청소년들의 리더십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스웨덴의 15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정치인들을 향해 “당신들은 무엇보다도 자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지금 그들의 눈앞에서 그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우리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메시지다. <끝>
문의: 에너지국 02-735-7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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