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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소도 없이 예보 발령…측정시스템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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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소도 없이 예보 발령…측정시스템 구멍

익명 (미확인) | 목, 2016/05/19- 18:39

장성지역, 시멘트 공장 초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 심각

사람이 초미세먼지 PM2.5에 장기간 노출되면 어떤 위험이 있을까?

지난 2013년 조선대학교 연구팀은 전라남도 장성군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의 대기오염 상태와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조사한 후, 시멘트 공장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가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라남도 장성군의 시멘트 공장

▲전라남도 장성군의 시멘트 공장

조사 결과, 시멘트 공장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호흡기계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이 발견됐다. 공장 주변 지역 주민 중 9.3%가 환기능 장애 중 제한성 폐질환으로 판별됐다. 고밀도컴퓨터단층촬영(HRCT)을 활용한 정밀 진단 결과, 분진 관련 직업에 종사한 적이 없는 주민 3명에게서 진폐증이 확인됐다. 또 폐정밀컴퓨터 촬영 과정에서 혈관에 협착 및 동맥경화를 보이는 석회반(plaque)이 주민 27%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공장 주변지역 주민들은 다른 지역 주민들에 비해 기침은 1.9배, 호흡곤란은 1.8배 많이 호소하는 등 호흡기계 증상이 많았다.

이 연구에서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의 PM2.5 수치는 약 25µg(마이크로그램)으로 시멘트 공장에서 비교적 멀리 있는 대조 지역(비교 대상지역)의 20µg에 비해 높았다. 25µg은 우리나라 PM2.5 연간 기준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이 정도의 수치로도 “노약자 등 생물학적인 약자들에게 건강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대학교 연구팀도 주민들이 시멘트공장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서, 장기간에 걸친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특히 ‘초미세먼지가 호흡기계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질환 발생에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호흡기 및 심장질환자에 대한 건강관리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예보와 경보는 60km 떨어진 목포 기준으로 받아

이러한 건강에 대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장성 주민들은 PM2.5의 위험성에 대해 거의 경고받지 못하고 있었다. 노년층에서는 초미세먼지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많았고, 젊은 층에서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위험성이 인식되고 있었다. 취재진이 장성에서 만난 한 주민은 “작년에 어린이집에서 정보가 공유되면서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초미세먼지 정보를 확인한다고 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장성 미세먼지’로 검색한 결과

▲포털사이트에서 ‘장성 미세먼지’로 검색한 결과

한 포털사이트에서 ‘장성 미세먼지’로 검색하면 광주 건국동 측정소가 나온다. 장성에서 14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곳이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에서 같은 검색어로 검색하면 목포시 부흥동 측정소가 나온다. 이곳은 전라남도에서 장성과 가장 가까운 측정소지만 장성에서 자동차로 1시간, 직선거리로 60km 떨어져 있다. 장성주민들은 이렇게 멀리 있는 측정소의 PM2.5 정보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박찬오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 주무관은 “PM2.5 측정장비가 설치가 안 됐는데도 (예경보) 발령을 하니까 실효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중부권에서도 4개 정도 시에 측정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환경부에 예산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PM2.5 측정소 수도권, 대도시 편중

초미세먼지 측정소가 특정 지역에 편중됨으로써 생기는 문제는 전라남도의 문제는 아니었다. 우리나라 전체 PM2.5측정소는 2016년 5월 초 기준 162곳이다. 이중 57개의 측정소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 있었고 부산, 대전, 광주 등 비수도권 지역 대도시에도 48개의 측정소가 집중돼 있었다. 반면 화력발전소가 많은 충청남도는 PM2.5측정소가 3곳으로 가장 적었다. 경상북도가 5곳으로 뒤를 이었고, 강원도도 6곳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욱 한국교통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충북만 해도 음성 등 새로 산업체가 많이 들어서는 지역에 PM2.5 측정소가 없다”며 측정망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사이트에 표시된 PM2.5측정소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사이트에 표시된 PM2.5측정소

분류 광역 측정소 수
수도권 서울 25
경기 20
인천 12
대도시 부산 21
대구 9
울산 7
광주 6
대전 4
세종 1
시도
지역
경남 12
충북 10
전남 10
전북 8
강원 6
경북 5
충남 3
제주 3
총계 162

측정소 대부분 옥상에 설치돼, 설치기준 무의미해져

측정소가 비교적 촘촘하게 배치돼 있는 수도권 지역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환경부가 발행한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을 보면 시료채취구는 “사람이 생활하고 호흡하는 높이인 지상 1.5m에서 10m 사이에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조영민 경희대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호흡하고 부딪치는 쪽이 중요하다”며 지상 10m 높이보다 우리 키 높이인 1.5m 정도에서 측정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취재한 수도권의 PM2.5 측정소 중 대다수가 10m가 넘는 곳에서 대기 측정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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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지침에도 부득이한 경우 30m 이내의 높이에 시료채취구를 설치하게 하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측정소가 10m를 넘는 위치에 설치돼 기준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감사원 감사로 측정 장비 신뢰도 문제 밝혀져

측정 장비 자체의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있었던 환경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 설치된 PM2.5 자동측정기 65대 중 49대가 등가성평가시험에 불합격했다. 평가대상 장비 4대 중 3대가 정확도 기준에 못 미친 것이다. 이런 장비들이 2015년 11월 감사원 감사가 있기 전까지 PM2.5의 측정과 예보에 활용됐다.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발표한 ‘환경성과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PM2.5 오염도는 180개 국가 중 174위로 나타났다. 평가대상 국가 중 거의 최하 수준이다. 초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측정 단계에서도 허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취재: 김강민, 최윤원, 최문호
촬영: 최형석, 정형민
편집: 정지성
C.G: 정동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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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1일 정유라가 (학교에) 나와서 시험을 쳤습니다.”

“온라인 강의는 85%정도 들어서 패스했습니다”

“정유라가 누군지 몰랐습니다”

지난해 10월 뉴스타파가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필명 이인화)에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 묻자 류 교수는 이처럼 태연하게 둘러댔다.
그리고 2달여 뒤인 2017년 1월 2일, 류 교수는 수의 차림으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에 섰다. 정유라 씨가 2016년도 1학기 교양과목으로 수강신청한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A’ 담당 교수였던 그는 정 씨가 오프라인 시험을 보지 않았는데도 마치 시험을 친 것처럼 조작해 학점을 준 혐의(업무방해 등)를 받고 있다. 박영수 특검의 제 2호 구속영장 대상이 된 류 교수의 구속여부는 오늘(2일) 밤이나 3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류철균 호송 사진

■ 뉴스타파, 지난해 10월 류철균 상대 정유라 학점특혜의혹 추궁

뉴스타파 취재진은 지난해 10월 18일 이화여대의 정유라 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 류철균 교수(융합콘텐츠학과)를 인터뷰했다. 독일 체류를 이유로 자신의 전공 분야 시험마저 과제물로 대체했다던 정유라가 전공도 아닌 교양과목의 시험을 학교에 나와 직접 치르고 학점을 받았다는 것이 선뜻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 교수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정유라가 오프라인 시험에 직접 출석해서 시험지를 제출했다”며 “(정 씨가)답을 거의 쓰지 못했지만, 시험을 아예  치르지 않은 학생들도 있어서 시험지를 제출한 학생들은 모두 통과시켰다”며 학점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류 교수는 특히 정 씨가 시험을 친 날짜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류철균 교수 음성녹취 (2016.10.18)]

(정유라 씨 관련해서 (정 씨가) 교수님 수업 듣고 학점을 이수했던데, 이 수업은 대부분이 온라인 수업이고 오프라인이 필참이던데 그건 참석을 했나요?)

-그건 안했구요. 오프라인 특강은 안 나왔구요. 오프라인 시험만 쳤습니다.

(오프라인 시험은 그럼 어떻게 쳤어요?)

-거의 (답을) 못 썼는데요, 거의 못 썼는데 오프라인 시험 치기만 하면 기본 점수를 받아가지고 70점 커트라인 받아서 통과했고요. 전체 276명이 들었는데, 이 학생보다 성적이 낮은 학생은  오프라인 특강도 안 나오고 오프라인 시험도 안 친, 27명이 논패스고요. 이 학생은 패스가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시험을 쳤다는건, 오프라인으로 (학교에)나와서 쳤다는 거예요?)

-네네, 6월 11일날 시험을 친 걸로 돼 있습니다.

(6월11일날 학교를 나와서 시험을 봤다고요?)

-네네

(출석을 단 한 번도 안 한 수업도 많은데 여기 나와서 시험을 봤다는 얘기에요?)

-네네. 결강이 많아서 시험을 3번에 나눠서 쳤거든요. 그 중에 6월 11일에 나왔습니다.

0325

(교수님 요즘 논란이 되서 아시겠지만, 자기 전공수업도 안 들어가는데 여기 시험을 봤다는게 되게 신기하네요. 시험은 잘 봤나요?)

-아니요. 거의 못 썼어요. 거의 못 썼는데, 거의 기본점수에서 5점 더 받았나.거의 못 썼습니다

(이번에 국회(국정감사)에 이대 교수들이 학점 이수 관련 자료를 다 제출했던데, 교수님도 제출하셨나요?)

네네, 다 제출했습니다.

(정유라 학생이 시험 본 것도 제출하셨어요?)

-네네.

그러나 이 같은 그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특별감사를 통해 해당 과목 시험 당일 정유라 씨가 독일 체류 중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특검은 교육부 감사를 앞두고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류 교수의 지시로 정 씨의 시험 답안지를 대리 작성했다는 조교의 진술을 확보했다. 대리 답안이 작성된 시점은 정유라 씨가 학교에 나와서 시험을 쳤다고 류 교수가 언급한 6월 11일이 아닌 교육부 특별감사(2016년10월31)가 시작된 지 사흘 뒤 쯤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문위 관계자는 “이화여대 국정감사 당시 류 교수는 정유라 시험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회 국정감사에 정유라 시험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던 주장도 거짓이었던 것이다.
류철균 교수는 2016년 1학기에 정유라 씨가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A’를 정상적으로 이수한 것으로 처리하고 3학점을 줬다. 강의계획안에 따르면 이 과목은 온라인 수업 50%, 오프라인 특강 15%, 오프라인 시험 35%로 구성된 ‘패스/논패스’ 강의다. 70%이상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고, 반드시 오프라인 시험을 치러야 통과할 수 있다.

■ 류철균 “정유라, 온라인 강의 85% 들어”…교육부 ‘대리수강’ 흔적 발견

류 교수는 지난해 10월 취재진과의 통과에서 정유라 씨가 온라인 강의를 대부분 수강했다고 주장하며 특혜를 부인했다.

(온라인 강의 같은 경우는 총 3개 모듈로 구성이 돼 있어서 이거를  70점 이상이어야 패스라고 하던데, 온라인은 그럼 다 이거를 70점 이상 받았나요?)

그것도 열심히 안 했고, 85%정도를 통과해서요.

최소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이수를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특별감사 결과 온라인 강의도 누군가 대신 수강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특검은 현재 누가 정 씨의 강의를 대신 수강했는지, 대학본부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 “정유라가 누군지 몰라”…특검선 “최순실 안다” 진술

류철균 교수는 또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정유라가 누군지도 모르고, 국정감사 때 논란이 돼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정 씨를 만나셨어요?시험 볼 때  (학교에)나왔다면)

-아니요. (전체 수강 학생이)276명이니까 (정 씨가)나왔겠지만 제가 누군지는 모르죠.

(그럼 그때 정유라 씨 라는 사람이 이 수업을 듣는다는 사실은 아셨어요?)

-몰랐죠. 누군지도 몰랐죠.

(그럼 이번에 이제 논란이 돼서 아신 거예요?)

-예예. 아니 이번에도 (이화여대) 학적과에서 (연락해)와서 알았어요. 276명이니까 학생이름을 기억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정유라를 몰랐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류철균 교수의 변호인은 2일 영장심사에서 “김경숙 전 학장이 3번이나 부탁해 지난 4월 최순실과 정유라를 직접 만났고, 답안지 조작 역시 김경숙 전 학장이 정유라를 잘 봐달라고 부탁해 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정유라를 몰랐다는 류 교수의 답변은 거짓이었으며, 학점특혜 의혹 역시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류철균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 교수는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영원한 제국>, <인간의 길> 등을 펴낸 유명 소설가다. 1997년 발표한 <인간의 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한 내용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4년 최순실 씨의 측근 차은택 씨와 함께 대통령 산하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박 대통령 제안으로 대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을 모금해 2015년 10월 출범한 청년희망재단의 초대 이사를 맡기도 했다.
월, 2017/01/0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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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특위가 마무리됐다. 2번의 기관보고와 7번의 청문회가 진행됐다. 국조특위는 증인 10명을 위증혐의로 고발했고 35명은 불출석 혐의와 국회모욕죄 혐의로 고발을 의결했다.

뉴스타파는 증인 10명이 어떤 위증을 했는지, 또 어떻게 위증이 드러났는지 증인별로 정리했다. 또 청문회에 나오지 않은 증인 35명의 불출석 이유가 합당한 것인지 이들이 국회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전수 입수해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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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송원근, 이유정
영상 김기철, 김수영
개발 김슬
디자인 하난희

금, 2017/01/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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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의 흑역사 – 박근혜 정부, 자국내 학살과 학대에는 무관심 – 형제복지원, 보도연맹 학살, 제주도 학살 등…정부가 전면조사 거부해온 사례들로 상세히 적어 – 공직자 자신이 가해자이거나 책임 있는 자들을 비호했던 과거 사건들에 대해 정부 양면적 입장 취해 동아시아포럼은 10일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의 흑역사’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박근혜 정부가 일본이 과거에 한국에 저지른 ...
금, 2016/05/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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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 3억 7천 8백여만 원을 자신과 관련된 소송 비용으로 사용해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심화진 총장의 2차 공판이 계속 연기되면서 심 총장 측이 교육부가 추진 중인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심화진 총장에 대한 첫 공판은 지난 2월 25일에 열렸는데 불과 5분 만에 끝났다. 심 총장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변론을 다음 공판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 공판은 3월 24일에서 4월 6일, 5월 18, 6월 1일로 세 차례나 연기됐다. 공판 연기 사유는 변호인 교체였지만, 진짜 이유는 교육부의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 추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 1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온 심화진 총장

▲ 1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온 심화진 총장

교육부가 추진 중인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교직원 인사 및 학교 운영과 관련된 소송 경비와 자문료’를 교비에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심화진 총장 뿐 아니라 수원대 이인수 총장 등 대표적인 문제 사학의 총장들이 이와 관련된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립학교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이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행 사립학교법 29조는 법인 회계와 교비 회계를 명백히 구분하고 있고, 특히 교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법인의 돈이 아닌 교비로 교직원 인사와 관련된 소송비를 쓴 두 총장이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도 지난해 3월 관련 재판에서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체로 불법 영득의 의사를 실현하는 것이 돼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교육부는 <대학교육협의회>와<여대 총장협의회 >등의 요구를 반영해 회계 운영의 합리성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사립대교수회연합회 박순준 이사장은 “법인이 사립대학의 최종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데, 인사권자가 아닌 총장이 교비로 소송비와 자문료를 쓸 수 있게 해 준다면 부당 인사와 관련된 각종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고, 법인의 돈으로 써야 할 인사 관련 소송비를 등록금인 교비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셈”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역시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아이들의 교육에 온전하게 쓰이지 않고, 사학 재단의 비리를 옹호하거나 공익 제보자들에 대한 소송 비용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도 교육부가 시,도 교육청에 공식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입법 예고만으로 밀어 부치고 있다며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은 전국 사립 초,중,고등학교에도 해당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사립대학교수회연합, 교육부앞 기자회견

▲사립대학교수회연합, 교육부앞 기자회견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 추진 시기와 찬반 의견 수렴 과정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안을 3월3일 입법 예고한 뒤 4월 12일 의견 수렴을 마쳤는데, 이는 정확히 20대 총선 선거 운동 기간 등과 겹쳐 있어서 국회 공백기를 틈타 사립학교법은 제쳐두고 시행령을 고치겠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더구나 찬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전국 20여 개 개별 사립 대학 교수회 뿐 아니라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교수 노조 등이 반대 의견을 접수했는데도, 5개 기관, 127명의 개인이 반대했다고 집계하는 등 반대 의견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그대로 공포되면, 지난 수년 간 쌓여온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과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비리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제대로 따져 보지 못하거나, 최소한 이들에 대한 형량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재:현덕수
촬영:김수영
편집:윤석민

수, 2016/05/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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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심 기술 이전 거부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우리나라는 왜 26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최대 우방이라는 미국으로부터 핵심기술을 이전받지 못하게 됐을까? 전투기 개발 사업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 공군 예비역 장성의 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KF-X 사업을 책임지는 정부 당국자들은 처음부터 KF-X나 기술이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철학이 없었어요. 미국이 요구하는 록히드 마틴사의 F-35를 사야 한다, 거기에 다 매몰된 겁니다. KF-X 사업에 관심을 가질 정신이 없었죠. 미국이 나중에 다 해 주겠지, 그런 생각만 한 겁니다. 이게 팩트입니다.

한마디로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라는 국익보다 미국의 입장이 우선 고려됐다는 말이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KF-X 사업은 총 7번 타당성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타당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건 딱 한번. 그것도 사업 주체인 공군이 한 대학에 의뢰한 ‘셀프 조사’ 뿐이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한국개발연구원(KDI) 같은 국책연구기관들은 모두 사업타당성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정부와 군은 이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F-X 사업)은 고성능 전투기를 미국 록히드 마틴사로부터 사들이는 8조 3000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절충교역 형태로 4개의 핵심기술을 포함, 총 25개의 기술을 이용해 한국형 전투기를 만든다는 게 KF-X 사업의 핵심이다. 당초에 이전 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안이 설계됐기 때문에, 기술 이전 문제는 F-X, KF-X 사업 모두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기술 이전이 KF-X 사업의 전제 조건

그런데 미국이 4개 핵심 기술에 대한 이전을 거부하자 정부 당국자들은 말을 뒤집었다. 기술 이전 문제가 KF-X 사업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는 황당한 말까지 쏟아내고 있다. 지난 10월 8일 한민구 국방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4개 기술의 이전에 관한 문제가 그렇게 결정적인 거냐, 그것 아니면 KF-X 사업을 기술 이전을 안 받고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느냐 하는 문제는 또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이전 받지 못한 4개 핵심 기술을 우리 스스로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미 90% 정도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을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기술 개발을 할 수 있으면 좋죠. 지금 정부는 9000억 원 정도를 들여 4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또 체계통합까지 이루겠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대다수 국가들이 수조 원의 돈을 들이고도 실패한 일입니다. 상당한 기술을 가진 유럽의 경우도 AESA레이더 하나 개발하는데 1조 원 넘는 돈을 썼습니다. 기간도 10년 넘게 걸렸고요. 만약 우리가 계획대로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가 놀랄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겁니다.
부승찬 박사/연세대 북한연구원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해서도 방위사업청, 국방부, 청와대의 주장이 모두 다르다. 심지어 같은 입에서도 매번 말이 달라졌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10월 8일 국정감사장에서 “올해 4월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가 “F-X 기종 선정 당시인 2013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했다.

한민구 국방장관도 마찬가지. 지난 10월 19일 국방위원회 회의에서는 “4개 기술 이전이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사업을 시작하던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던 그는, 10월 28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서는 “올 6월에야 알게 됐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무능과 무책임이 불어온 참사

방위사업청이 록히드마틴과 F-X 사업 합의각서를 체결한 건 지난해 9월이었다. 만약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도 계약을 맺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F-X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로 KF-X 사업을 추진하겠다던 정부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수십조 원이 소요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와 군이 철저히 국민을 속여 왔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KF-X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의 계속된 말바꾸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당 내에서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외면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예비역 공군 장성은 이 모든 상황을 “정부와 군이 무능”해서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부와 군의 무능이 불러온 일입니다. 창피한 일이죠. 한미동맹을 주장하면서 정작 아무 것도 미국에 요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거죠. 비리보다 더 무서운 게 무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금, 2015/11/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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