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정보공개 항소심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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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환경관련 7개 학회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한예방의학회, 대한직업환경의학회, 한국역학회, 한국환경보건학회,한국환경법학회, 환경독성보건학회, 한국환경사회학회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회의장소 달개비에서 가습기살균제 항소심 형사재판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의 기자회견은 공동선언문 낭독에 이어, 자유로운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되었다.
◯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임종한 교수(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한국환경보건학회 고문)는 “이번 판결을 통해 인과성이 인정되어야 피해자들의 인정질환을 넓히고, 배상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재판부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판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사안에 대해 “7개 학회가 내부 임원회의를 거쳐 검토했고, 합의를 이뤄냈다.”며 재판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강조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통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큰 피해를 경험했는데, “이 사안이 세상에 알려진지 벌써 10년이 지났음에도 피해자들이 사실상 방치되어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종현 소장(EH R&C 환경보건안전연구소, 환경독성보건학회 이사)은 “지난 1심 판결이 선고된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습기 살균제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자로서 굉장히 깊은 자괴감이 있었다.”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과학적인 근거를 찾고자 하는 노력했으나, 법정에서 충분히 인정되지 못했고 아무런 증거가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매도당하기까지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다가오는 항소심 선고에는 그런일이 다시 재현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독립적인 7개의 학술 단체들의 입장을 재차 확인시켜드리고 싶어서 기자회견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부연했다. 원심 재판부는 무죄의 근거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이후 진행된 역학적 상관관계 보고 검토위원회의 보고서의 객관적인 연구결과가 충분히 반영되었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재판과정에서 가해기업 변호인들이 독성실험의 농도가 현실적인 사용조건에 비해 높다고 주장해온 점에 대해서는, “실험과정은 표준적인 방식에 따랐고, 실험동물의 종간 차이를 고려했기 때문에, 기업측의 단편적인 주장들은 과학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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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민 부교수(서경대학교, 환경보건학회 총무이사)는 ”특히 이러한 유해물질의 경우 실험조건을 통한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와 사람에 대한 영향, 즉 역학연구를 활용해 증거를 종합해서 과학적 근거를 세우게 된다.“ 며 전자는 물질의 도달과정과 노출 및 인체영향을 일으키느냐에 대한 이론적일 수 있는 내용을 역학연구를 통해 검증했다고 부연했다. 결국 중요한 건 해당 화학물질의 1차원적인 독성에 관한 실험 뿐 아니라, 제품의 주성분인 CMIT/MIT 물질에 대한 (실제)노출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또한 복잡한 사안의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지난 몇 년 동안 연구를 수행해왔고, 이 과정을 통해 높은 과학적 근거 수준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 김희진 교수(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한국역학회 총무이사)는 마지막으로 역학연구에 대한 세간의 오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녀는 역학연구가 상식적인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논리적인 흐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역학적 인과관계가 과학의 언어라 굉장히 어렵다거나 다른 학문 분야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범죄를 수사할 때 어떤 도구를 사용했고 시간 순서가 맞는지를 파악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 지난 2021년 1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모든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가습기살균제를 사서 쓰고 온갖 질환으로 세상을 떠나거나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엄연히 있음에도 보조적 연구수단에 불과한 ‘동물실험으로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니 인체에 대한 노출피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기본 특성조차 이해하지 못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가해기업들과 관련 임직원들에게 면죄부를 쥐어주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검찰은 지난 10월 24일 결심공 판에서 원심과 동일한 형량을 구형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2024년 1월 11일로 예정되어 있다.
서명바로가기 : 탄원서캠페인 온라인 서명양식
[입장문] CMIT/MIT 가습기살균제의 건강피해 2심 소송에 대한 7개 환경보건 및 독성, 의학, 환경사회, 환경법학회의 입장
2011년 4월 급성 호흡부전 임산부들의 입원과 잇따른 사망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가습기살균제사건은 급기야 그해 11월 11일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 수거 및 판매중단 권고를 내리면서 우리 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전인 2006년 이미 소아과 의사들은 원인불명의 소아 급성 간질성폐질환의 집단발병을 보고한 바 있다. 1994년에 처음 발매되어 2011년 수거명령 시행 이전까지 판매된 가습기살균제만도 이미 980만 개가 넘었던 시점이었다.
2020년 정부의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대규모 전국표본조사를 시행하여 그 분석결과를 발표하였는데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는 총 894만 명이고 건강피해 경험자는 95만 명에 달한다고 하였다. 사참위는 사망자만 2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하였는데 이것만으로도 세계적으로 그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화학물질 안전사고이다.
하지만 현재 가습기살균제피해종합지원센터에 등록된 피해구제 신청자는 2023년 9월 30일 기준 1,827명의 사망자를 포함하여 총 7,870명에 불과하다. 이미 12년이 지났음에도 우리 사회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관한 한 여전히 빙산의 일각만을 바라보고 있으며 아직도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와 피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임을 자부하여 왔던 우리 과학인들은 지난 2021년 1월 CMIT/MIT 가습기살균제 소송 1심의 무죄 선고를 접하고 큰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이 판결이 가습기살균제와 건강피해 사이의 인과적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과학적 근거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우리 과학인들의 언어마저도 사회구성원들의 이해와 합의를 돕는 것에 실패하였다는 것이 드러난 점에서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그간 가습기살균제의 건강피해에 관한 여러 연구들이 진행되었으나, 지난 3년 사이에 가습기살균제의 건강피해 여부에 대한 더 많은 독성학적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가 폐에 도달하고 독성영향을 일으키느냐는 기본적인 질문에 대해서 에어로졸로 분무되어 간질성폐렴과 천식이 발생하는 하기도까지 도달한다는 점이 규명되었고, 최근 (실제 피해신고자의 사용 거리를 반영하여) 시행된 흡입독성시험에서는 용량 상관적인 시험 동물의 사망, 폐 변색 및 무게 감소, 세기관지 내 염증세포의 침윤과 염증, 불규칙 호흡 증상 등이 비교적 짧은 노출시간(2주)에도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역학 연구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한 수많은 정교한 연구 결과들이 산출되었다. 2011년 말 가습기살균제 수거 전후의 전국민 건강실태를 비교하여 폐렴, 천식, 간질성폐질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호흡기계 질환들에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후 질병발생률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최대 5배에서 20배 정도 증가하였다는 결과들이 확인되었다. 특히, 이번 소송의 쟁점인 CMIT/MIT 사용자들에 대해서는 피해구제 신청자들의 가습기살균제 사용 전 5년과 사용 후 5년을 비교하여 전체 천식 발생이 5배, 천식으로 인한 입원 발생이 10배가 증가하였다는 객관적 사실도 입증되었다.
지난 3년간 관련학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연구 결과들의 과학적 타당성여부를 검증하는 모델로 한 학제적 근거를 종합하는 방법을 적용한 결과, CMIT/MIT를 포함한 가습기살균제로 사용된 물질들이 인체에 독성물질로 작용하여 건강피해를 유발함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객관적으로 전체 근거를 종합하여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특별법에서 인과관계 추정에서 요구하는 ‘역학적 상관관계’를 확인한 검토보고서가 이미 2차례에 걸쳐 발간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특히 특별법상 구제급여 대상 질환인 가습기살균제 폐손상과 천식의 조사판정에 있어 CMIT/MIT를 포함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것으로 인정할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었다.
이후의 사법적 판단에 있어서 이처럼 그간의 연구를 통해 건강피해 발생과 관련하여 확연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그 어떤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검증된 과학적 근거들이 고려되어야 하며 원인 제공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판단이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적으로 많은 생명과 건강을 앗아간 이 물질을 제조, 판매하고 충분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아이에게도 안전하다는 광고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린 제조사들은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처럼 과학적 근거가 명백한 물질에 대해서조차 제조 판매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유해물질로부터 우리의 가족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을 계기로 기업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통감하고 공공의 복지 증진을 위해서 사회적인 기여해야 한다.
사실상 직접적인 변론의 기회가 허용된 마지막 기회인 이번 2심 소송의 판결을 앞두고 우리 7개 환경보건 및 의학, 환경사회,환경법학회는 그간 축적된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건강피해 간 과학적 근거가 사법적으로 충분히 고려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유통, 판매한 SK케미컬, 애경, 이마트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선언되기를 기대한다.
2023년 11월 8일
대한예방의학회, 대한직업환경의학회, 한국역학회, 한국환경보건학회, 한국환경사회학회,환경법학회,환경독성보건학회

제2의 CMIT/MIT 물질을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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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민 ▲ 가습기살균제피해자들, 정의와 공정에 의한 판결 촉구 가습기살균제피해자연대와 환경시민사회단체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형사재판 항소심 판결에서 유죄판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2312명을 죽고 다치게 한 살인기업들에게 검찰 구형량인 5년 유죄 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죄가 선고된다면 법원과 사법시스템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정의와 공정에 의한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업무상과실치사 2심 선고는 11일 오후 서울고법에서 열린다.[/caption]
이종현 EH R&C 환경보건안전연구소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재판 중 거의 유일하게 1심 무죄판결이 나와 논란이 되었던 CMIT/MIT 제조사에 대한 형사 2심 판결이 11일에 예정되어 있다. 이번 2심 판결이 공정한 정의의 추에 의지해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서 더 이상의 참사를 방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옥시가 판매한 대표적 가습기살균제의 원료인 PHMG는 건강피해와 인과관계 입증을 위한 형사재판과정에서 독성학자와 역학자의 연구가 충분히 반영되어 유죄판결이 나온 반면에 CMIT/MIT의 경우는 지난 1심에서 피해입증과 인과관계조차 부정하는 무죄판결이 나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물질로 밝혀졌던 원료인 CMIT/MIT의 1심 판결이 PHMG와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게 된 이유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1심 재판부 판결의 문제점 1심 판결의 요지는 CMIT/MIT에 대한 역학연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과 함께 CMIT/MIT가 폐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하기도에 도달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중증 폐손상과 천식 같은 하기도 질환 발생을 확인해주는 실험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13년간 가습기살균제 독성영향에 대해서 연구해온 독성학자에게 1심판결은 공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밝혀진 독성학적 개연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판결로 보인다. CMIT/MIT 1심 판결은 PHMG에 비해서 공정하지 않다. 가습기살균제 성분들에 대해서 동일한 역학연구방법을 적용해서 역학연구가 진행되었는데, PHMG에 대한 역학연구결과는 이미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반면에, CMIT/MIT의 역학연구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1심 판결은 공정하지 않다. 명백히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두고, CMIT/MIT만 사용했다고 신고한 선의의 피해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불공정한 판결이다. CMIT/MIT와 마찬가지로 PHMG도 피해자들이 노출된 수준보다 훨씬 높은 노출수준에서 흡입독성시험을 했는데, PHMG는 과학적 평가결과로 받아들여지고, CMIT/MIT는 피해자들의 주장을 두둔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로 폄하되었다. 1심 판결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1심 판결은 CMIT/MIT가 흡입노출되면 상기도에 대부분 침착되어 하기도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기도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고, 13주 동안 반복적으로 흡입노출되어도 비염 정도를 일으키는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물질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진행된 흡입독성실험결과와 배치되는 해석이다. CMIT/MIT가 물방울 또는 물방울이 응결된 고체인 에어로졸 상태로 흡입되고 있다는 실험적 증거들이 확인되었다. 에어로졸은 흡입되면 폐의 하기도에까지 도달하는 것은 추가로 실험을 통해서 밝힐 이유조차 없는 객관적인 사실로 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고 있기 때문에 CMIT/MIT가 에어로졸 상태로 흡입된다면 폐손상과 천식을 일으키는 폐의 깊숙한 부위인 하기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판단은 자명하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하기도 도달을 입증하는 별도의 실험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하기도 도달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루 6시간 노출하고 18시간 노출이 중단되는 방식의 13주 반복노출에서는 아무런 독성영향도 확인할 수 없었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처럼 하루 20시간 지속노출시킨 흡입독성시험에서는 1주일이 채 되기 전에 수포음이 들리거나 시험동물이 사망하는 등 뚜렷한 흡입독성영향이 확인되었다. 반복노출의 경우 노출이 중단된 18시간 동안 독성영향이 회복될 수 있지만, 지속노출의 경우 독성영향이 회복될 겨를이 없이 계속해서 누적된 결과이다. 이 결과는 CMIT/MIT가 하기도에 도달해서 흡입독성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명백한 실험적 증거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결과를 국제적인 지침에 따른 실험결과가 아니라는 이유로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에 유럽연합의 화학물질안전청의 위해성평가 기술지침에서 반복노출 방식의 흡입독성시험이 지속노출에 의한 흡입독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1심 판결은 국제적인 규제기관의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판결이다. 제2의 CMIT/MIT를 막으려면 1심 판결은 다양한 실험적 증거를 통해서 확인된 중증폐손상과 천식 발생의 독성학적 개연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기도에 도달해서 뚜렷한 흡입독성영향을 일으킨다는 점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시험동물에서 중증폐손상과 천식 유발 효과를 확인한 실험결과는 흡입노출 조건이 아니라 기도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이라는 이유만으로 1심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현재 제조사는 자사 제품 사용에 의한 건강피해 발생 뿐만 아니라, 제품 자체의 하자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1심 판결은 이런 제조사의 주장의 법률적 논거로 활용되었다. 1심 법원의 무죄 판결과 환경부의 제품 강제회수와 피해자 구제 간의 모순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심 판결에서처럼 지속노출 조건에서 하기도 부위의 흡입독성영향을 확인하는 방법과 피해질환 발생의 독성학적 개연성을 밝히는 기도점적시험법을 재판부가 부정하게 되면 결국에는 제2의 CMIT/MIT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사전안전점검을 통과할 수 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과 동일한 논리로 무죄판결을 유지한다면 제2의 CMIT/MIT를 막을 수 있는 길은 사라지게 되고, 피해자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입증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2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
호흡기계 질환 발생률 최대 20배 증가사실 확인돼

| ▲ 끌어안고 통곡하는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인 박수진씨가 지난 5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피해자 전신질환 일정과 판정기준 대폭 완화, 피해단계 구분 철폐와 현행 판정 근거 공개 등을 요구하며 삭발하자, 동료 피해자가 박씨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임종한(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전 환경독성보건학회 회장)
지난 11월 8일 환경독성보건학회를 비롯한 7개 환경관련 학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SK케미칼, 애경산업, 신세계이마트 임직원 등 가습기살균제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고, 재판부에 이와 관련한 의견를 제출했다. 사실 과학자들이, 학회차원에서 특정한 형사재판의 선고를 앞두고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간절했다. 더이상은 화학제품이 야기하는 피해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돌아보면 여러 차례 참사를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997년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를 원료물질이 유독물이 아니라고 고시해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나오는 길을 터 주었고, 2000년 옥시는 독성실험 없이 제품을 출시했다. 2003년 SK케미칼, 애경 등 제조·판매업체는 원료의 유독성을 알고도 아무런 해가 없다고 광고하고 유해한 제품을 버젓이 제조·판매해 왔다.
그럼에도 법원은 지난 2021년 1월 CMIT/MIT 가습기살균제 1심의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이 가습기살균제와 건강피해 사이의 인과적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유감이다.
지난 3년 사이에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다. 특히 독성학 연구가 진전을 이루었다.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된 CMIT/MIT 성분이 폐에 도달하고 독성영향을 일으키느냐는 원심판단의 결정적인 근거였다. 후속연구는 이 물질이 에어로졸로 분무되어 간질성폐렴과 천식이 발생하는 하기도까지 도달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또한 실제 피해신고자가 사용한 거리를 반영한 실험에서는 2주라는 비교적 짧은 노출시간에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사람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역학연구도 진전이 있었다.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한 수많은 정교한 결과를 산출했다. 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대부분의 호흡기계 질환발생률이 최대 5배에서 20배 정도 증가했다. 이는 2011년 말 가습기살균제 수거 전후의 전국민 건강실태를 비교한 결과이다. 특히, CMIT/MIT 피해구제 신청자들에 대해서는 제품 사용전후 5년을 비교해보니 전체 천식 발생이 5배, 천식으로 인한 입원 발생이 10배나 늘어났다. 이처럼 지난 3년간 학계 전문가들은 연구결과들의 과학적 타당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학제적 근거를 종합하는 방법론을 적용했다. 그결과 CMIT/MIT를 포함한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이 인체에 건강피해를 유발함을 확인했다. 객관적인 전체근거를 종합하여 피해구제특별법에서 인과관계 추정에서 요구하는 ‘역학적 상관관계’를 확인한 검토보고서도 2차례 발간했다. 특히 특별법상 구제급여 대상 질환인 폐손상과 천식의 조사판정에 있어 충분한 근거를 확보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는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이고, 가해기업에게 사회적인 책임을 묻는 과정이 없다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 사법적 판단에 있어서 그간의 연구를 통해 건강피해 발생과 관련하여 확연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검증된 과학적 근거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원인 제공자에게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된다. 사실심 판단의 기회가 마지막인 항소심 재판에서, 기업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선언되기를 기대한다.
직무수행의 공정성 확보 위해 이해충돌 정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참여연대는 오늘(16일),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이해충돌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게 된 경과와 취지를 설명하는 기자브리핑을 진행 한 후 소장을 온라인으로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재명정부 대통령비서실이 부적절한 비공개 사유를 들어 반복적으로 이해충돌 관련 정보를 비공개하는 것은 이해충돌에 대한 외부의 감시를 가로 막고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간기업 출신 인사들이 대거 대통령비서실과 내각에 임용됨에 따라 이들의 이해충돌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2026년 3월 이재명정부에 이해충돌방지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대상 공직자는 이재명정부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9명과 기업인 출신인 장관으로 당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16명입니다. 청구 대상 정보는 이해충돌방지법에 근거해 공공기관이 공직자로부터 신고받아야 하는 ▲고위공직자의 임용 전 민간부문 활동내역,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 및 조치 내역, ▲직무 관련자와의 거래 내역,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 현황 등입니다.
그런데 국무조정실과 각 부처 장관들은 이해충돌 정보를 대부분 공개했지만, 유독 대통령비서실은 청구대상 정보들이 공직자의 사생활이나 진행중인 감사나 입찰계약 등에 해당하고, 부동산 투기나 매점매석을 유발하거나 특정인에게 이익 혹은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비공개처분했습니다. 심지어 이미 언론을 통해 대부분 공개된 고위공직자의 과거 근무지마저 비공개했습니다(관련 보도자료 보러가기). 추가로 대통령비서실은 5월 14일, 비공개 처분 사유을 반복하며 참여연대의 이의신청마저 각하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대통령비서실의 비공개처분 사유의 위법성을 다음과 같이 반박했습니다.
- 대통령비서실은 고위공직자의 사적이해관계자 신고 및 회피·기피 신청과 조치 내역,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 및 매수 신고 현황, 직무관련자와의 거래 내역, 직무관련 퇴직자와의 사적 접촉내역 등에 대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비공개하였습니다. 해당 정보가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정보는 이미 신고 · 처리가 완료된 과거의 사실관계에 관한 정보로,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를 공개한다고 하여 향후 동종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해충돌방지법상 신고 제도는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그 신고 및 처리 내역을 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데 기여합니다.
- 또한 대통령비서실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를 비공개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정보가 고위공직자의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 정보는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제도 운영 현황에 관한 것으로서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및 공직자의 청렴성 검증이라는 중대한 공익을 위하여 공개할 필요성이 매우 큽니다.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의 사생활 이익보다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공익이 현저히 우월하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단서 (다)목의 예외사유에 해당합니다. 설령 일부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부분만 비공개 처리하고 나머지 정보는 공개할 수 있습니다.
- 고위공직자의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에 대해서도, 대통령비서실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비공개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법인·단체의 명칭이나 소재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 바로 제7호의 비공개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그 법인·단체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대상 고위공직자가 근무했던 법인이나 단체의 명칭과 소재지는 그 자체로 이미 공개되었거나 공개적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또한 임용 전 민간 부문 업무활동 내역 신고 제도는 고위공직자가 관계된 민간 부문과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한 것인 만큼 제도의 취지상 공개될 필요성이 높습니다.
- 대통령비서실은 또한 관련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8호, 즉 부동산 투기나 매점 매석 등으로 특정인에게 이익 또는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위 규정의 취지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에 관한 정보가 공개되어 정당한 가격 결정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의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은 부동산 투기나 매점매석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시장의 수요·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에 관한 정보도 아닙니다. 따라서 해당 정보가 공개되더라도 특정인에게 부당한 경제적 이익이나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 또한 대통령비서실은 각 정보공개청구 항목에 대하여 제시한 각 비공개 근거 조항이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의 어떤 정보에, 어떠한 이유로 해당하는지 구체적인 주장 · 증명이 없이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대상이 된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하여, 어느 부분이 어떠한 법익 또는 기본권과 충돌되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몇 호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주장·증명하여야만 하고, 그에 이르지 아니한 채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반하는 것입니다.
최근 이재명정부는 차기 국무총리후보자로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인 한성숙 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을 지명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기업인 출신 인사를 계속 주요 고위공직에 임명하고 있는 이재명정부가 직무수행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른 조치를 철저히 수행하고 그 현황을 공개해야 함에도,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관련 정보를 비공개하는 것은 이해충돌방지법의 입법취지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법원에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 청와대의 비공개처분을 취소하도록 판결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 이재명정부 대통령비서실 이해충돌 관련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소송 소장 [원문보기/다운로드]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기자브리핑 개요
- 청와대 이해충돌 정보공개거부취소소송 제기 기자브리핑
- 일시 장소 : 2026. 06. 16. 화 10:00 / 청와대 앞(분수대 부근)
- 주최 :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 프로그램
- 사회 : 이은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
- 발언1 : 이해충돌방지 관련 대통령실 비판 /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발언2 : 소송 취지 설명 / 최용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 문의 :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02-723-5302, [email protected])
- 사회 : 이은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
대통령비서실 이해충돌 관련 정보공개 청구 경과
- 2026.3.3. 참여연대, 이재명 정부 대통령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공직자와 4개 장관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 2026.3.26.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입상 고위공직자의 과거 민간부문 근무 이력 중 재직 직위와 업무내용만 공개. 그 외 재직하였던 법인 · 단체의 실명,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 내역, 직무관련자 거래 내역,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 내역 등 모두 비공개처분함
- 2026.4.13. 참여연대, 정보공개청구 답변 내용 공개(자세히보기)
- 2026.4.22. 참여연대, 대통령비서실의 비공개처분에 이의신청 제기(자세히보기)
- 2026.5.14. 대통령비서실, 이의신청 각하처분
- 2026.6.16. 참여연대, 서울행정법원에 정보공개 비공개처분 취소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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