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칼럼] 공놀이에서 찾은 거버넌스

지역

[칼럼] 공놀이에서 찾은 거버넌스

익명 (미확인) | 월, 2016/05/09- 17:11

공 하나의 추억

나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와 함께 공놀이하는 것을 좋아한다. 운동신경이 꽝인 이모와 놀아주는 조카가 있다니, 얼마나 큰 영광인가. 동네 조기축구회는 휴일이 되면 멋진 유니폼을 뽐내면서 큰 함성과 함께 한바탕 경기를 치른다. 조카는 옥상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다가 경기가 끝날라치면 재빠르게 내방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와식생활을 하는 게으른 이모를 끌고 운동장으로 간다. 우리는 텅 빈 운동장에서 소림축구의 주인공처럼 비장하게 경기를 시작한다. 그 어떤 규칙과 제한이 없는 세상에 하나뿐인 ‘엉터리 축구’이다. 굴러가는 공을 따라 이쪽 골대에서 저쪽 골대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식이다.

그날도 둘이 공 하나를 갖고 신명 나게 놀고 있었다. 나의 엉거주춤식 현란한 드리블이 재미있게 보였는지 조카 또래의 한 친구가 다가왔다. 함께 놀고 싶다는 것이었다. 셋이 된 우리는 엉터리 축구를 계속했다. 그리고 또 누군가가 운동장에 등장했다. 조카와 같은 반 친구였다. 그 친구도 엉터리 축구에 합류했다. 누군가는 보고 있구나, 그리고 함께하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엉터리 축구, 또 다른 놀이로 진화하다

넷이 되니 엉터리 축구가 진화하기 시작했다. ‘골키퍼도 있어야 해’ 등 아이들이 의견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역할을 정하면서 티격태격 다툼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가위바위보로 합의를 보는 등 슬기롭게 갈등을 해결해나갔다. 나는 이때다 싶어 힘들다는 핑계를 대고 운동장 가장자리로 빠졌다. 이제 슬렁슬렁 주변을 돌며 아이들이 잘 놀고 있는지 살피기만 하면 된다. 나중에 응원 차원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사다 주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공을 갖고 신나게 놀다가 지치면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냈다. 일명 골대 그물망에 걸린 ‘축구공 구출하기’ 놀이다.

엉터리 축구, 엉뚱한 방법으로 위기 탈출하다

아이들은 위기와 문제를 직면하게 될 경우 그 상황을 놀이로 바꿨다. 해결방식도 놀이방식으로 풀어갔다. 또 다른 놀이는 아주 우연히 탄생했다. 힘차게 걷어찬 공이 골대 상단 그물에 걸린 것이다. 아이들은 공을 빼내려 이것저것 시도해봤지만 작은 키 때문에 공은 계속 공중부양 중이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깔깔깔 웃고 즐긴다. 나는 막대기라도 가져다주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어찌 해결하는지 보고 싶어 가만히 있었다. 셋은 한참을 궁리하더니 신발을 벗어 걸린 공을 향해 힘껏 던졌다. 공은 신발을 맞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좋다고 한다. 순간이었지만 정말 놀라웠다. 나는 왜 막대기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역시 해결방법은 무수하며 창의적 집단지성은 혁신적 대안을 가져온다. 아이들은 다시 축구를 할 것이라는 내 예상과 달리 공을 다시 그물망 위로 올려버렸다. 그리고 순서를 정해 공을 떨어뜨리는 놀이를 반복했다. 성공의 경험을 다시 맛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엉터리 축구는 잊고 이미 다른 놀이에 푹 빠져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유연하고 자연스럽다. 때문에 나는 아이들에게 늘 배운다. 축구공 구출에 빠져있던 아이들은 그렇게 한참을 더 놀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또 만나 놀자는 약속 따위는 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들의 연대는 느슨하며 부담이 없고 쿨하다.

엉터리 축구가 남긴 것들

그날의 기억이 여전히 선명한 것은, 그간 무언가를 ‘체계화’하고, ‘분석’하고, ‘계획’하는 것에 익숙했던 내가 ‘엉터리’, ‘엉뚱함’, ‘자연스러움’, ‘느슨함’, ‘우연함’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텅 빈 운동장을 가득 채우기 위해 이것저것 구상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공 하나만 있으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채울 수 있는데 말이다. 수많은 놀이기구나 도구를 생각한 것은 또 얼마나 한심한가. 두세 명이어도 장단만 맞으면 작당이 충분한데 말이다. 아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나름의 규칙을 정하면서 놀이를 진화시켰다. 다툼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 역시 그들만의 합의로 슬기롭게 해결되었다.

운동장에서 공 하나 굴렸을 뿐인데 많은 일이 벌어졌다. 그 날 내가 한 것은 초반에 엉터리 축구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잡아주고, 중반부터는 아이스크림으로 응원한 게 전부이다.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잘못된 환상 깨야

요즘 ‘거버넌스’니 ‘협치’니 하는 말들이 심심찮게 들린다. 용어도 어렵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다양한 영역과 분야의 정책을 다루는 숱한 보고서들이 매번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로 끝을 맺는다. 일명 ‘기-승-전-거버넌스’다. 많은 거버넌스의 파트너십 기구들이 공동의 정책 생산과 평가를 위해 만들어진다. 그 기구들은 매번 같은 전문가들의 이름으로 채워지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민사회나 시민의 참여에 대해서는 ‘형식화’와 ‘들러리’라는 평가 일쑤다.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하는 주체들 간에는 ‘문제’와 ‘해법’을 바라보는 인식과 역량의 차이가 크다. 때문에 아주 작은 견해차나 갈등에도 서로 쉽게 결별을 선언한다.

나는 이 모든 문제가 ‘함께한다’는 환상이 가져온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함께’라는 의미를 잘못 이해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함께하기 위해서는 갈등도 있어야 하고, 기다림도 있어야 한다. 품과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생략된 역사가 깊다. 때문에 모인 이후에도 예고 없이 직면한 것들에 질색하고 흩어지기 쉽다.

거버넌스는 지속가능발전 실현의 중요한 수단이고 과정이다. 전문가와 과제 위주로 단기간의 성과에 맞춰 운용되는 거버넌스위원회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하다. 또한 국가나 광역단위 거버넌스 기구와 구 단위・마을 단위 거버넌스 기구의 구현방식은 달라야 한다. 생활영역에서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학습을 통해 공유하고 스스로 의제를 발굴하면서 정책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진화된 모습의 거버넌스가 아닐까. 마치 내 조카를 비롯한 여러 아이가 공을 가지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본 것처럼 말이다. 이런 정책들이 하나둘씩 모이면 국가의제도 바꿀 수 있다. 마을 안에 국가가 있는 것이다.

희망은 그래도 있다

거버넌스의 좋은 사례는 찾기 어렵다. 그리고 ‘좋다’라는 기준도 모호하다. 단위마다 구성원과 놓인 상황(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풀어가는 방식과 결과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아직 좋은 사례를 찾기 힘들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우겨본다. 작은 단위의 소소하고 다양한 실험과 경험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이런 움직임이 하나씩 차곡차곡 쌓이게 되면, ‘거버넌스’와 ‘협치’는 더는 실체 없이 둥둥 떠다니는 어려운 말이 아닐 것이다. 설사 실체와 구체성이 없더라도 그 ‘없음’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믿음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함께라면 해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풀어가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은 직접 ‘해 봐야’ 알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전문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때론 촉진자의 역할로, 의미를 읽어주고 재구성할 수 있는 지점을 짚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관 또한 정보와 자원을 나누고 ‘바라봄’과 ‘기다림’의 조율사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주민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어린 딸과 엄마, 할머니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대를 기획하고, 그 위에 올라서기 시작한 것이다. 절망이 잠식하고 있는 암울한 시대에 이들의 등장은 희망의 빛줄기다.

글 : 인은숙 | 지속가능발전팀 팀장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연대-유성범대위] 기자회견문 검찰의 과거사 재조사 유일한 노동사건 유성기업 노조파괴!! 검찰의 보복 조사, 검찰은 과연 달라졌는가?   얼마전 문무일 검찰총장이 박총철 열사 아버님을 뵙고 30년만에 검찰의 과오를 인정하며 […]
화, 2018/04/03- 10:15
104
0
이 글은 30억 원의 손해배상을 갚기 위해 매달 회사로부터 임금이 압류되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KEC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임금압류 기록’입니다. 조합원 가운데 44명의 당사자들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
화, 2018/04/03- 09:49
101
0
  이 글은 30억 원의 손해배상을 갚기 위해 매달 회사로부터 임금이 압류되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KEC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임금압류 기록’입니다. 조합원 가운데 44명의 당사자들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
화, 2018/04/03- 09:41
81
0
[보도자료] 쌍용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위한 릴레이 단식 시작과 제안의 건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단식에 부쳐 “손잡고도 함께 손잡고 싶습니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애쓰는 귀 언론과 구성원들에 경의를 표합니다. […]
수, 2018/04/04- 08:39
27
0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위한 단식 중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에 보내는 손잡고 편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님께 안녕하세요. 시민모임 손잡고 구성원들입니다.      “사랑한다”로 시작되는 […]
수, 2018/04/04- 08:27
44
0
[의자놀이 그만! 릴레이 기고 ① 배춘환] 최종식 사장님, 120명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손을 잡아주세요   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 […]
월, 2018/04/09- 19:45
165
0
[의자놀이 그만! 릴레이 기고 ② 박래군] 29명 죽은 10년의 고통,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 […]
수, 2018/04/11- 14:10
134
0
[탄원서 요청 4/30까지] “고공농성이 유죄가 되지 않게” *탄원서 다운로드 : bit.ly/기아차고공농성 또는 여기 클릭 기아차비정규직_고공농성_형사_건_탄원서10인서명용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정명, 한규협의 손을 잡아주세요. 비정규직은 사회적 문제입니다. […]
수, 2018/04/11- 13:54
29
0
  [의자놀이 그만! 릴레이 기고 ③ 박병우]  쌍용차, 이제는 노동자와 함께 살아가는 길 택해주세요   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
목, 2018/04/12- 16:08
128
0
[연대-지엠범대위] 지엠횡포저지·노동자살리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참여   손잡고는 [지엠횡포저지, 노동자살리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연대합니다. 오늘 범국민대책위 발족식에 참여했습니다. 제너럴모터스의 일방적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해고와 정규직 노동자 […]
목, 2018/04/12- 17:48
121
0
[의자놀이 그만! 릴레이 기고 ④ 송영섭 운영위원] ‘쌍용차 전원 복직’은 모든 시민과 한 약속입니다   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
금, 2018/04/13- 17:00
120
0
[시민프로젝트-“의자놀이는 그만!”]  쌍차해고자와 손잡고 120명 의자만들기 함께 해주세요    쌍용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며 릴레이 동조단식을 시작한 지 열흘 째가 되었습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쌍용자동차 […]
금, 2018/04/13- 19:21
146
0
[제3회 회원총회 공고] 2018년 손잡고 회원총회에 함께해주세요   회원여러분 안녕하세요, 손잡고 대표 배춘환입니다.       가족도 아니고 얼굴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을 위해 국화꽃을 놓는 마음. […]
화, 2018/04/17- 12:07
67
0
[유성기업 유시영 출소에 부처 노조파괴 사업장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손잡고논평]사업주 솜방망이 처벌로는 노조파괴를 멈출 수 없다   오늘(19일)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이 출소했다. 작년 12월 22일, 이례적으로 […]
목, 2018/04/19- 13:23
102
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 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2차 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했습니다. 3차 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의 정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2018 내-일상상프로젝트 3차 년도 사업을 시작하면서 올해 스무 살이 된 기존 참가자들을 다시 만나보았습니다. 지난 4월 13일, 전주시외버스터미널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났는데요. 1차 년도 참가자인 이동연(전주) 님, 서명원(순창) 님과 2차 년도 참가자인 한가현(장수) 님을 소개합니다.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이동연 님, 서명원 님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이동연 님, 서명원 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렸을 적부터 살던 지역에서 혹은 그곳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남다른 감회를 느꼈는데요. 술, 소개팅, 동아리 등을 이야기할 때면 밝고 즐겁게 대학 생활을 보내는 새내기 같아도, 자신의 진로와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할 때면 진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참가자들의 근황이 궁금해서 시작된 인터뷰였는데요. 준비하다 보니 과거 스무 살 나의 설렘과 불안이 떠오르며, 이제 막 어른이 된 친구들이 어떻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청소년일 때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지금은 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그런 것들도 상상했습니다.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당황하지 않았을까, 바쁜 일상에서 우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걱정했지만, 친구들은 예상외로 흔쾌히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오랜만에 연락해서 인터뷰 요청까지 받았는데, 놀라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안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들이 해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해서… 선생님들께 대학 오기 전에 도움받은 게 많기도 하고요.”

“저는 사실 인터뷰하러 온다는 걸 알고 있어서 언제 연락하시나 궁금해하던 차였어요. 2년이나 지났는데 ‘왜?’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이메일 받고, 인터뷰 목차를 읽어보니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참가했던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었는데,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흔쾌히 수락했죠.”

▲ 서명원 님은 1차 년도(2016년)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가했다. 결과공유회에서 발표하는 서명원 님

▲ 서명원 님은 1차 년도(2016년)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가했다. 결과공유회에서 발표하는 서명원 님

함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진행했던 참가자와 실무자의 입장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나누고, 그때는 몰랐던 친구들의 속마음 이야기도 들어보았습니다. 스무 살인 지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어떤 주제를 선택하고 싶은지,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지 등 친구들은 프로젝트에 대해 애정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비슷한 어제를 살고 여전히 내-일을 고민하는 어른과 어른의 입장에서 진로, 연애, 술, 학교, 취업 등 여러 주제를 이야기하며, 친구처럼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근황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편안한 이야기를 나눠서인지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에서는 크게 세 가지의 주제가 나왔는데요. 열아홉과 스무 살의 일상은 어떻게 다른지, 그래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때 경험한 진로교육과 대학의 그것을 비교하며, 우리 사회의 진로교육에 대한 문제를 꼬집기도 했습니다. 또한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어떤 점이 좋았고 아쉬웠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즐거운 활동이 될 수 있을지, 참가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2차 년도(2017년) 참가자 한가현 님

▲ 2차 년도(2017년) 참가자 한가현 님

이렇게 나눈 이야기는 총 3편에 걸쳐 각각 다른 주제로 5월 한 달간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와 SNS에서 연재될 예정입니다. 열아홉과 스무 살의 일상을 시작으로, 진로교육과 내-일상상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그에 앞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친구들은 내-일을 위해 어떤 오늘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이야기 일부를 공유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곧 올라올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스무 살이 돼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해방감과 동시에 다시 또 묶이는 것 같아요. 비유하자면 사람이 걸어 다니는데 날개를 줘요. 날 수 있는 자유를 얻어요. 그런데 무서워서 못 나가요. 준비가 안 됐는데 갑자기 주어진 혜택이랄까?”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제가 호기심이 많은 것도 있고 날개 던져주면 날 것 같아서. 좋은 점은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고. 고등학교는 연애 하면 공부하느라 눈치 보이잖아요. 하지만 대학교는 CC가 있으니까.”

“만약 다시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싶나요?”

“친구들이 원하는 걸 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의견 내고 받아들여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법 강연 들으면서 토론회 하고 싶었거든요. 왜 청소년은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지, 왜 술을 마시면 안 되는지, 성생활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것들에 관해 토론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강연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듣는 거 말고 제가 강단에 서는 거죠. 저보다 어린 사람들도 괜찮고,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해봐도 괜찮고… 강연 같은 걸 한 번쯤은 해보고 싶네요.”

▲ 1차 년도(2016년) 참가자 이동연 님

▲ 1차 년도(2016년) 참가자 이동연 님

1편 ‘열아홉과 스무 살(가제)’는 5월 10일(목),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 및 협력기관 홈페이지와 SNS에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글 : 김수영 | 시민상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현진 | 시민상상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버버리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전주 YMCA․장수 YMCA․진안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순창 청소년수련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상상캠프․내일생각워크숍․내일찾기프로젝트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화, 2018/04/24- 22:47
15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