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섣부른 어업 규제 완화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 우려된다

섣부른 어업 규제 완화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 우려된다
- 여당과 정부 어업규제 완화와 TAC 제도 전면 도입 발표해 - 해양생태계와 어족자원에 영향을 점검하지 않은 조급한 정책은 철회되어야
〇 지난 2일, 여당과 정부는 어업 선진화를 위한 협의회를 열어 관련 규제를 절반 이상 철폐하고 모든 어종에 총허용어획량 제도(이하 ‘TAC 제도’)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마구잡이 규제 완화로 파괴되는 육지 생태계에 이어 바다도 정치인을 위한 규제 완화를 하겠다는 뜻으로 판단된다. 대책 없는 규제 완화는 금어기와 금지체장으로 보호해오던 해양생물을 한도 내에서 마구잡이로 잡겠다는 말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연근해 어업생산량이 정부 마지노선인 100만 톤을 회복하지 않은 지 4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1,500여 개의 어업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발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〇 정부의 관리가 가능하고 실제 어획량을 근거로 정비한 TAC 제도는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당과 정부가 전 어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TAC 제도는 지금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TAC 제도는 본래 생물학적허용어획량에 따라 어획량을 설정하여 어족자원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과학적 해양생물량을 근거로 지속 가능한 조업량을 측정해 어업인에게 할당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오랜 시간 공개하지 않은 어획량과 할당량의 뒤집힌 수치는 정부의 할당량 부여 근거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숙제를 남긴다.
〇 현행 TAC 제도에서 정부는 할당량을 어획량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설정된 TAC 어획 할당량은 총 36만 톤이었지만, 어획량은 29만 톤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의 TAC 어종이 잡는 것보다 높게 할당량이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수년간 모니터링 한 TAC 제도의 총허용어획량은 해당 어종에 대한 명확한 개체 수에 기반한 것이 아닌, 기존 어획량을 근거로 허용량을 설정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총허용어획량이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 어획량보다 높은 허용량을 부여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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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TAC 할당량 및 어획량][/caption]
〇 TAC 제도뿐만 아니라 다른 규제를 절반 이상 없애겠다고 발표한 점도 우려스럽다. 현행 규제 속에서도 우리 바다에서는 수많은 불법 어업과 해양생태계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매년 봄이면 어족자원을 말살하는 실뱀장어 불법 조업이 서해안 전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으며, 금지체장을 지키지 않은 불법 어업이 전 해역에서 이뤄지고 있고, 고래와 같은 해양포유류의 혼획을 유발하는 어망들이 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다. 제도가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총허용어획량을 확대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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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서해안 전역에서 이뤄지는 실뱀장어 불법조업은 지역 해양생태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caption]
〇 이번 협의회에서 국민의 힘 박대출 정책위 의장은 어족자원 감소의 원인을 어업 관련 규제로 지목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 바다의 어족자원이 감소하는 이유는 기후위기로 인한 해양생태계 영향,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어구 쓰레기와 개발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당과 정부가 진행한 이번 규제 철폐 정책이 원인에 대한 해결책이 아닌 총선을 앞둔 선심성 정책으로 의심되는 이유이다.
〇 섣부른 어업 규제 완화로 파괴될 해양생태계가 우려된다. 또, 우리 바다가 정치인의 표몰이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 바다는 어민의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자연의 보고이며, 수많은 해양생물의 터전이다. 기후위기를 완화해주는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환경운동연합은 지속가능한 해양 환경을 위해 대책 없는 어업규제 완화 이전에 어업의 투명성과 추적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를 먼저 정비해 강화하고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
2023년 8월 7일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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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여서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요구로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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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는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낚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성어뿐 아니라 치어까지 잡아들여 날이 갈수록 황폐해지는 어장, 낚시꾼들이 다녀가고 나면 버려져 있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들, 그리고 낚시대를 고정하기 위한 납땜으로 죽어간 해양생물들과 훼손된 갯바위. 거문도 주민들은 더이상 그대로 두고만 볼 수 없었고, 자발적으로 국립공원에 요청해 외지인들의 갯바위 입도를 전면 금지했다. 갯바위에 박힌 납을 일일이 손으로 제거하고, 수중 쓰레기들을 끄집어내고,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나서야 거문도 갯바위의 생태계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갯바위에 생태휴식제 구역(휴식구간)와 유어장(낚시체험구간) 구역을 나누어 철저하게 거문도 어촌계의 관리선을 통해서만 낚시가 가능하도록 시행하고 있다. 갯바위 낚시를 하려면 인당 5만원의 입도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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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가 어려운 휴식구간, 그리고 낚시가 가능한 체험구간인 유어장은 위 사진과 같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가 되어있다. 평일인지라 유어장 구간에서도 낚시꾼들을 볼 수는 없었다. 배를 타지 않고는 구간을 넘나들기는 힘들다니 다행이다. 먼 거리라 보이지는 않지만, 낚시꾼들이 무책임하게 남기고 간 납땜들로 인해 갯바위가 총탄을 맞은 것처럼 훼손이 되었었다고 한다. 문득 화장실에 종종 붙어있곤 하는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낚시로 얻는 즐거움만으로 저 오래되고 멋진 갯바위에 구멍을 내고 파헤쳐도 되는 걸까? 현재는 국립공원 및 자원봉사 다이버 분들을 비롯 많은 분들의 노고 덕분에 납땜을 많이 거둬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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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청소를 하시는 다이버 분들께서는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해양생태계가 파괴된 바다에서는 낚시줄에 감겨 잘린 산호초들을 보시기도, 생태휴식제로 어업활동이 중단된 곳에서는 해양생물들이 개체 수를 회복해가는 모습을 보시기도 한다. 해변과 갯바위 쓰레기도 열심히 치우지만, 위 사진처럼 육지로부터 해류를 타고 끝도 없이 밀려오는 쓰레기들 때문에 환장할 노릇이라고 하셨다. 마음이 아팠다. 바다는 눈부시게 반짝이고 예뻤지만, 쓰레기는 정말 너무나도 많았다. 육지로부터 멀고 먼 이 작은 섬 거문도에도 이 정도라면 우리나라의 모든 바다, 나아가 전세계의 바다에는 얼마나 많은 쓰레기들이 육지로부터 흘러가 돌고 돌며 바다를, 해양생물들을,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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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가기 힘들다는 백도. 거문도에서도 배를 타고 1시간 넘게 가야 한다. 백도는 명승으로 지정되어 문화재청의 관리 하에 있다. 특별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반경200m 내에는 어업 행위 등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워낙 멀고 가기 힘든 섬인만큼,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있다. 경계가 불분명하고 낚시꾼들만큼이나 관리자들의 접근도 쉽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염려가 된다. 접근금지거리를 확실하게 표시하고, 감시와 보호가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흘러내리는 듯한 표면, 파도가 만들어냈다기엔 정교한 무늬 등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섬의 모습에 한동안 눈을 떼기 힘들었다. (다시 오기 힘들 것 같아 눈에 오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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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에서 거문도로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대삼부도의 모습. 코끼리가 이마로 돌을 미는 듯한 형상이다. 바위 터널의 멋진 모습뿐 아니라, 수중에는 아름다운 산호초 군락지가 있다고 한다. 멸종위기종 2급인 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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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에 걸쳐 거문도와 백도, 대삼부도를 모두 다녀올 수 있었다. 처음 가졌던 의문에는 어느 정도 답할 수 있게 되었을까? (아직 남아있는 궁금증도, 그리고 이 글에 못다 푼 이야기도 많다. )
우선 거문도에서 갯바위 생태휴식제가 실시된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바닷속을 직접 청소하며 모니터링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통해 분명 해양생물 서식 밀집도가 회복되고 있고 갯바위 환경도 서서히 좋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전후 비교는 추후 따로 풀어보고자 한다.) 즉, 인간의 출입과 행위가 제한됨으로써 바다는 자연 그대로 내버려두면 장기간에 걸쳐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어민과 바다는 공생해야 한다. 주민들의 이해와 자발적인 참여를 충분히 구하고 이를 행정적으로도 지원하고 관리를 철저히 힘쓰는 등 현재의 한계를 보완하여 실시한다면 그것이 생태휴식제를 통해서든, 해양보호구역을 통해서든 공생은 분명 가능할 것이다. 어민들도 '보호해야 할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어족 자원이 완전히 고갈되어 어업 자체가 몇 년 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체감하고 있다. 이제는 공생의 길을 함께 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그 주체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람으로 인해 황폐해진 바다를, 이제는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사람이 도와야 한다.
우리나라 바다에 그리고 전세계 공해에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가능성을 따지기 전에 '꼭 해보자. 그리고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실효성 있는 관리를 해야한다. 할 수 있다.' 고 정하고,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적용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는 핑계만 늘어나겠지만, 할 수 있다고 정하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게 될 테니까. 바다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 바다로 인해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해양보호구역 확대 그리고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해 환경운동연합이 활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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