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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참사] 녹사평역 인근에 섬이 생겼다.

[10.29참사] 녹사평역 인근에 섬이 생겼다.

admin | 일, 2023/01/29- 12:18

 [현장] 영하 11도의 날씨에도 끊이지 않은 발걸음들

  [caption id="attachment_229863" align="aligncenter" width="508"]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녹사평역 3번출구에서 150m 횡단보도 두개를 건너니 현수막이 보였다. 빨간색 천막아래 자유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섬이었다.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 흐르는 하회마을처럼. 보수단체들이 걸어놓은 현수막과 천막, 그리고 차량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한걸음 더 다가서니 십여명의 경찰들이 분향소 인근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다. 2m 간격으로 늘어서 있는 그들은 일종의 경계선이었다.

선을 넘지 말라는 신호이기도 했다. 자유와 애국 그리고 연대라는 심오한 글자들이 휘날렸다. 유가족들이 세워둔 추모부스 옆에는 광고판을 부착한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시작한 문구는 이제 그만 하라고. 우리도 살고 싶다는 말을 쏟아냈고 이태원 상인 및 주민일동이라는 정체불명의 연명으로 마무리되었다. 이것은 무엇을 위한 애국일까.

28일 녹사평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유가족들과 활동가, 자원봉사자들이 추모공간을 지탱하고 있었다. 운영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다. 칼바람에 분향소는 한산했다. 추위를 무릅쓰고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빨간 목도리를 두른 유가족들은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전했다. 귀한 손님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들은 서 있었다. 이따금 영정사진 앞에서 물끄러미 딸아이의 얼굴을 바라보고, 정성스럽게 쓰다듬는 한 어머니의 손길에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재단에는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모셔져 있었다. 숨이 턱 막혀왔다. 그들과 눈을 맞출 자신이 없었다. 고인들의 밝게 웃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하단에는 이름과 생년월일이 들어갔다. 그들이 좋아했던 강아지며, 인형, 소중한 사람들의 사진들이 붙어있었다. 영정사진 주변에는 손난로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그곳은 얼마나 추울까. 이승에서 전한 온기였다. 핫팩은 편지지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전하지 못한, 아련한 마음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합동분향소 맞은편 가로수 사이에는 대형플랑이 걸려있었다. 세월호참사를 언급했고, 전임 대통령의 행적을 논평했다. 시민분향소는 이미 정치의 최전선이 되어있었다. 칼바람 속에서도 유가족들은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자리 옆에 들어선 이 말들은 무엇일까. 헌법과 집시법이 보장한다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가 덧없이 느껴졌다.

서울 도심에 또 하나의 섬이 생겼다. 그곳의 시간은 10월 29일에 멈춰있다.  국정조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었다.

책임자들의 무책임도 그대로다. 92번째 10월 29일이 지나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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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의 책임을 희생자에게, 그 죄책감을 생존자에게 돌리는 이 정부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2406" align="aligncenter" width="640"] ⓒ10.29참사 시민대책회의(2023)[/caption]  

탄핵심판 유가족 대표 진술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지난 6월 27일.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습니다. 탄핵 사건의 마지막 변론기일을 맞아 유가족들도 이상민 장관 파면에 대한 의견을 진술했습니다. 이정민 대표의 진술서 전문을 싣습니다.

제 딸은 결혼 준비 중이었고 29일 당일은 딸이 웨딩플래너를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딸이 오후에 나가는 것을 보고 저는 아내와 저녁 먹고 tv를 보고 있었는데 딸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딸 남자친구가 울면서 이태원역으로 와달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당시 12시 30분쯤 이태원역 쪽으로 갔을 때,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고 경찰들도 있었지만 현장 통제가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폴리스라인을 무시하고 지나다녔고, 도로에서도 교통경찰들이 호루라기를 부르며 통제하고 있었지만 사람과 차가 워낙 많아서 차들이 겨우 겨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태원역 주변 가게들은 그때까지도 음악을 크게 틀고 있었고 사람들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것처럼 웃고 떠들며 지나다니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엄청 밀집해 있었고, 경찰과 시민들이 다투는 소리, 음악 소리 때문에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참사 발생 2시간이 지나도록 그런 아수라장일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인파를 뚫고 딸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면서 겨우 겨우 1번 출구 옆쪽에 해밀턴 호텔 골목길 그 바로 옆에 상가로 갔습니다. 상가로 들어가려는데 경찰이 못 가게 막아서 상가 통유리로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거기에 아이들이 많이 누워 있었는데, 딸 남자친구가 계속 CPR을 하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 친구는 나중에 쫓겨 나오더니 계속 죄송하다고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경찰이랑 소방이 모이더니 아이들을 하나씩 원효로 체육관으로 이송하였고 가족들에게 왜 이송하는지 등 설명은 없었습니다. 아마 그때까지 다목적체육관에 도착하지 못한 유가족들도 많았을텐데, 나중에 다른 유가족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같이 갔던 친구들이 아이들 곁에 있다가 희생자를 옮긴다고 하니 신원확인을 위해서 같이 가겠다, 가족들에게 어디로 이송됐는지 알려줘야 한다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나 소방은 신원확인도 안 하고, 이송되는 곳도 알려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다목적 체육관에 갔을 때에도 상황을 설명하는 사람은 없었고, 오히려 기자들이 희생자가 이송되는 병원 등에 대해서 정보를 주고 있었습니다. 가족이 이미 와 있고 희생자가 안에 있는 것을 확인을 했는데도 공무원들은 우선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실종자 신고를 하라고 했고, 저희 가족은 어쩔 수 없이 실종신고를 하고 6-7시쯤에 체육관을 떠나서 집에서 기다렸습니다. 그후 거의 낮 12시가 넘어서야 의정부병원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왜 연고도 없는 의정부로 갔는지도 정말 납득이 안 갔지만 우선 병원으로 갔습니다. 병원에 갔을 때에도 검시에 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없었습니다. 다른 가족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때 희생자의 옷이 전부 탈의되어 있어서 가족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체 유가족에게 부검 여부를 물었고, 일부 유가족에게는 마약의심이 되니 부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은 경찰과 검찰이 마약의심을 운운하는 것에 대해서 엄청난 모욕감을 느끼며 부검을 거부했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제가 신원확인을 마친 후에 지역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했더니 경찰은 그러려면 조서를 써야 한다고 해서 아들이 경찰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딸 주영이를 남양주병원으로 옮긴 후에도 경찰에서 연락이 와서, 현장상황을 파악해야 하니 다시 경찰조사를 받으라고 했씁니다. 아들과 생존자인 딸 남자친구도 함께 가서 조사를 받았는데, 생존자 앞에서 아들한테 ‘남자친구인 애는 살아 돌아왔는데, 주영이는 왜 죽은 것 같냐’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유가족과 생존자를 참사직후 경찰조사하고 그런 질문들을 할 수가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딸 남자친구는 딸과 함께 골목에 있다가 딸이 선 채로 의식을 잃은 것을 목격하고 서서 계속 인공호흡을 했다고 합니다. 의식을 잃은 상태로 40-50분을 있었고, 그후 소방이 왔는데도 15분 이후에야 뒤쪽 구조가 시작되었고, 구조가 시작되고도 20분 가량이 지나서야 저희 딸 주영이가 구조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딸을 108힙합클럽으로 옮겼는데 클럽에만 구조된 사람이 20-30명가까이 됨에도 구조인력은 6-7명밖에 되지 않아서 시민들이 CPR을 하고 딸에게도 그 친구가 계속 CPR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소방은 당시 현장에서 기계로 측정한 후에 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구급처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친구는 상가 건물까지 가서 CPR을 했습니다. 그 친구도 서 있으면서 압박감에 한 번 의식을 잃었고, 참사의 모든 순간을 목격했음에도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이 엄청난 상태였습니다. 참사의 목격자인 그 친구의 얘기를 들으니 참사의 책임을 희생자에게 돌리고, 그 죄책감을 생존자에게 돌리는 이 정부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참사의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은 무고한 생존자와 시민들이 희생자를 살리려고 온힘을 다할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이상민 장관은 자신의 집에서 일산에서 오는 운전기사를 기다리느라 참사를 인지하고도 1시간 40분이 걸려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미 골든타임을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서 놀고 있었겠습니까? 여기저기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라는 발언으로 유가족과 국민을 우롱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몇 통의 전화를 받고, 비서실장에게 상황을 확인하라는 전화를 했을 뿐이라는 게 국정조사에서 확인되었습니다. 1시간 40분 기다리는 그 시간에 중대본을 가동해 현장을 통제하고 경찰과 소방인력을 보내 줄 수는 없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정부는 부재했고, 정부가 없는 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은 사경을 헤매거나 하늘로 떠났습니다. 어떤 유가족은 희생자의 애플워치에 심박수가 23시 35분까지 67을 유지하다가 줄이 풀어져서 측정이 끊긴 것을 확인했습니다. 골든타임이 지났다구요? 참사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은 행안부가 그걸 어떻게 확신합니까.   [caption id="attachment_232407" align="aligncenter" width="640"] ⓒ10.29참사 시민대책회의(2023)[/caption]   이상민 장관은 참사 직후뿐만 아니라 그 이후 유가족에 대한 대응에서도 장관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습니다. 딸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장례식장에서 공무원들이 왔지만, 장례를 빨리 치르도록 하려는 것 외에 어떠한 지원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감시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어떤 가족은 1층에서 장례를 치르다가 2층에 다른 유가족이 있다는 것을 듣고 올라가려고 했더니 경찰이 만날 수 없다면서 막았다고 합니다. 합동분향소가 설치될 때에도 행안부는 가족들의 동의 없이 영정과 위패가 없는 분향소를 설치했고, 분향소 설치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저도 나중에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기 때문에 당시 분향소에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또한, 참사 이후, 기사에 나온 이상민 장관의 발언들은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였습니다. 그의 어떠한 발언에도 유가족에 대한 예의와 배려, 존중이 없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경찰과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문제는 아니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는 행안부장관이라는 자신의 직무를 부정하고 개인 이상민의 안위에만 천착한, 철저한 책임회피의 발언입니다. 그리고 신자유연대의 수많은 2차 가해, 창원시의원 김미나의 망언 등에 대한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음으로써 2차 가해를 묵인했습니다. 행안부 장관의 2차 가해에 대한 묵인은 희생자들에게 놀러갔다 죽었다는 오명과, 유가족이 시체팔이한다는 오명을 씌우는데 일조했습니다. 지역시의원의 입에서 “시체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런 2차 가해가 쏟아질 때 행안부 장관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요. 관전하고 묵인하는 것이 행안부 장관의 역할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10만 인파가 모인다는 수많은 기사가 보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민 장관은 이태원 인파밀집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명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관심은 도대체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는 집회와 대통령 경비에만 온통 관심이 집중해 있었고, 이는 10.29 이태원 참사라는 결과를 일으켰습니다. 그는 참사 당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행안부 장관이 아니라 대통령 개인을 수호하고 지키는 대통령을 위한 행안부 장관으로서의 역할만 수행한 것입니다.

존경하는 유남석 헌법 재판소장님

주심을 맡고 계신 이종석 재판관님, 그리고 김기영, 김형두, 문형배, 이미선, 이영진, 이은애, 정정미 재판관님

이상민 장관의 파면은 국민의 생명권을 지켜주지 못한 국가의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 고통의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유가족은 우리가 마지막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우리 이태원 참사의 유가족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참사의 관리 책임자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그 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참사에서 교훈을 얻고 참사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사회적 재난과 단절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우리 후손들과 역사 앞에, 이태원 참사가 우리 사회, 대한민국의 마지막 참사로 기록될 수 있는 우리 세대의 다짐과 선언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수, 2023/06/2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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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ption id="attachment_232390" align="aligncenter" width="36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지난 6월 21일 2023 화학안전 정책포럼의 열린 대화가 열렸습니다.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 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일종의 중간 보고회 성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올해는 크게 네 가지 주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1주제는 화학물질안전관리 중장기계획 수립, 2주제는 유해화학물질 지정관리체계 제도 개선, 3주제는 화학물질 유해성정보 생산·전달·활용 실효성 제고방안, 4주제는 만성 유해성물질 관리 로드맵 마련을 담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와 산업계 이해관계자들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화학안전 3법의 개정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기업과 시장을 우선하는 기울어진 시각에 더해, 일각에서는 기업의 경쟁력과 기업운영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더욱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화학물질과 제품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만이 시장에 나오도록 하자는 NO DATA, NO MARKET 원칙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신규 화학물질의 경우 확보된 정보가 20%도 안됩니다. 제도의 내실화 라는 보기 좋은 큰 명분 아래 기업들의 편의와, 시민들의 안전이라는 가치가 물밑에서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2379"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2023)[/caption]  
 

더 좋은 화학안전 3법을 위해 애써주시는 모든 이해 관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소통) 채널이니까 활용하면 되는 거지”

지난 11월에 있던 화학안전주간 행사가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산업계 어느 분들이 하시는 대화를 우연히 들었습니다.

행사에 대해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시다가 나온 이 한마디가 어쩌면 포럼을 바라보는 솔직한 속마음 일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여러 복잡미묘한 감정이 올라오더군요. 그리고 묵혀두었던 그 토론문을 오늘의 열린대화를 앞두고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신뢰와 소통”이라는 상식적인 전제를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제2의 가습기살균제참사는 막아야 한다는데 시민사회와 산업계 모두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울리히 백의 말처럼 성찰을 바탕으로 마침표와 변화의 새로운 장을 한번 열어보자. 반년 전의 날것에 가까운 고민들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습니다.

 

저도 올해 연초부터 부지런히 달려온 포럼 일정을 따라가기에 급급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게 참 많구나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많이 배워가는 값진 시간이었고, 신뢰를 쌓아하고 사회적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만든다는 것이 정말 만만치 않은 것이구나라 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해나가는 숨가쁜 흐름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어쩌면 참여하고 있는 이해당사자들 모두에게 두려움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환경부도 알게 모르게 성과를 제촉받는 상황이 있으실거고, 산업계도 유럽이나 해외에서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탄소세처럼 무역장벽을 세울텐데 대응을 어떻게 하나... 이런 고민부터 혹시나 포럼을 통해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 아닌가. 여러가지 고민이 있으실거라 봅니다. 시민사회도 안전의 사각지대가 넓어지면 어떡하나 끊임없는 고민의 지평선이 열려있습니다.

요즘에도 주요 언론과 경제지들은 여전히 “화학물질 규제를 싹 손본다”는 기존의 프레임이 담긴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포럼 과정에서 규제완화냐 아니냐 보다는 내실화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포럼에 참여하고 계신 이해관계자들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듯 해, 유감스럽기까지 합니다.

사회자께서 농담을 섞어 말씀하셨듯이 첫번째 시도는 대부분 실패하기 마련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나름 새로운 시도가 중간에 길을 잃으면 어떡하나. 내실화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채 누구에게도 환영 못 받는 개정안으로 전락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게 이렇게 가도 되는걸까 어떤 부작용은 없을까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독버섯처럼 퍼져나가는 두려움이 문제다.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영화 대사 하나가 떠오릅니다. 2016년의 지나간 흥행작 대사를 한번 언급해 봅니다.

저도 두려움도 많고 겁도 많아서 백배까지 엄청난 용기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두려움에 압도되지 않고 현실을 직면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퍼져있는 두려움은 무엇일까요. 이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남은 하반기에 서로가 가진 두려움의 실체를 좀 더 드러내고, 한 발자국씩 더 공감대와 접점을 넓혀갈 수 있는 일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 포럼을 어떻게 함께 활용할 수 있을까요?

아직 가야 할 길은 멉니다. 입장 차이도 여전하고 부담감도 큽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라, 모두가 두려움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답을 함께 찾아가고,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한걸음 한걸음을 앞으로도 함께 내딛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수, 2023/06/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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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법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

  [caption id="attachment_232528" align="aligncenter" width="640"] ⓒ생명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저지 공동행동(2023)[/caption]   5일 시민사회와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지켜내기 위한 연대체가 출범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피눈물, 일본 핵 오염수 방출까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의 사건사고와 인명피해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에만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킬러 규제" 라는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중대재해법과 화평법, 화관법이 개혁대상으로 거론되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회의 자리에서 나온 어록입니다. 규제는 암덩어리라며 기요틴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부당한 법안개악 시도에 당당하게 맞서겠습니다.  

[발언문 전문]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대표(김용균재단)

처음에는 노동자와 시민들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용인하는 이 세상이 너무도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아들을 잃기 전 나는 어땠나? 돌이켜보면 저도 그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었습니다. 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그저 좋은 것만 쫓아 보고 듣고 갈망하며 살아온 지난날이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다른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희망을 품고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생각해보니 이웃의 안녕이 내 안녕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몰랐던 무지함이 지금의 현실을 만든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눈으로 보이는 발전한 이 나라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노력하며 열심히 살면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별 탈 없이 살아갈 줄 알고 열심히 살았지만 거짓된 희망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이 환경은 정치적으로 내 삶을 전부 옥죄도록 지배당하고 있었음에도 피부로 와닿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이 깨어났습니다. 그러니 내 삶을 바꾸려면 국민 모두가 이제부터라도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를 내 일로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한순간에 아들을 잃고, 아들과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다기에 이름도 생소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투쟁을 했습니다. 그 결과 산안법은 전면개정 되었지만 부족함이 있었기에 아들 동료들을 살릴 수 없는, 또다시 용균이를 기만한 법이라 분노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죽음을 막고자 영국처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을 비롯해 사고유형이 서로 다른 유족들을 중심으로 법안 준비과정을 거쳐 법제정운동을 하고, 30여일 단식까지 감행하며 열성을 다했습니다. 물론 경총과 기업이 반대가 심했지만 국민 72%의 찬성으로 납작하게나마 통과시킬 수 있었고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바꿔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법이 시행되기도 전부터 경영계는 개악을 요구해 왔고, 윤정부가 들어서자 분위기는 더 심각해졌습니다. 가족을 잃고 힘들어하는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자식들 왜 죽었는지 진상규명 해달라는 요구에 정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책임지려는 자세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반노동 정책으로 노동조합 때려잡기 바빴습니다. 대우조선하청노동자의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요구에 ‘손배 폭탄’으로 노동자들을 때려눕혔습니다. 화물연대 노동자의 졸음운전 막자는 ‘안전 운임제’ 연장 요구에는 불법 낙인을 찍고, 양대노총 사무실에 대한 강압적인 압수수색으로 국민들이 노조를 불신하도록 만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선량한 건설노동자들을 폭력배로 매도하고 급기야 노조원들을 수십 명씩이나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윤정부의 이러함은 애초부터 옮고 그름의 잣대가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악용해 오로지 차기 집권행보로 보입니다. 진짜 법을 어기는 것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윤정부였습니다. 헌법으로 보장되어있는 노동3권으로 부당한 회사에 맞서 뭉치고 단결해서 정당하게 요구했는데 윤정부는 툭하면 불법 운운하고 검경은 윤정부 혀끝에 놀아나 알아서 기기 바쁘고 공권력으로 노동자들을 제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약자라서 더 죽어나가는 세상을 보고 있자니 억울해 미치겠습니다. 노동자와 시민들 피로 만든 민주주의가 이처럼 무참히 짓밟히다니 가슴속에 온통 분노가 솟구칩니다. 그 속에 내 아들 목숨도 들어있는데 어찌 참을 수 있겠습니까? 앞으로 기업 입맛에 맞게 윤정부가 발맞추고 관련 부처가 나서서 산안법을 손보겠다고 하며 노동자의 과실로 책임 전가하고 원청 책임은 완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입니다. 그리고 중처법이 시행된 지 1년 반이 되었지만 처벌은 고작 세 건 밖에 없다보니 아직도 한해에 2400명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일이 여전한 이유 아닙니까? 그 세 번의 처벌 수준도 구 산안법으로도 처벌 가능한 저급한 수준입니다. 거기다 이미 3년이란 시간을 충분히 유예하여 내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시키기로 했는데 경총과 중기부는 더 유예하자고 나서고 있답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사고 80%나 차지해 더 시급한일인데 기업만 두둔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허용시키는 저급한 태도는 이윤을 위해서라면 못 할 게 없는 야만적인 식인 풍습을 우리들이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전 방치로 자식을 잃고서도 살아야하는 이런 기막힌 삶 더는 없어져야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노동자 살림은 더 쪼그라들고 자식까지 잃어가면서 경제발전함이 도대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우리의 발버둥을 저들은 자꾸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려고 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지키고 부족한 걸 채워가기 위해 싸우는 과정도 법제정운동 때만큼이나 치열하게 싸워야 할 모양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만드는데 함께 했던 그 간절했던 마음들을 다시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돈에 미친 야만인들을 단속할 민주시민이 다시 일어나 ‘생명안전 개악저지 공동행동’에 함께하길 바랍니다.  

[기자회견문] 윤석열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등 노동자 시민의 생명 안전 후퇴 개악을 중단하라

 

윤석열 정권 출범 1년 만에 화물노동자와 시민 안전을 위한 안전 운임제를 폐기했고, 마트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한 일요일 의무 휴업일제 폐지를 확대했다. 노동자를 과로사로 몰고 가는 69시간 노동시간 개악은 사회적 저항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타워크레인 기사 노동조합의 안전점검을 태업으로 몰아 면허를 취소하고, 건설노조의 산재예방활동을 공갈협박으로 몰아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고도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노동자 처벌은 확대하고, 원청과 기업의 책임은 축소하는 개악이 추진되고 있다. 2,400명 산재사망, 세월호, 가습기 참사 등 반복적인 죽음을 끊어내기 위해 노동자 시민의 힘으로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 그러나, 1년 6개월 동안 10%도 안 되는 검찰 기소에 그나마 대기업은 찾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은 기업 처벌은 완화하고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유예를 연장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화물안전운임제부터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지난 수 십년 노동자 시민이 스스로 싸워 쟁취한 생명과 안전에 대한 법 제도를 윤석열 정부가 일거에 무너 뜨리고 있는 것이다. 노동, 민생, 민주, 평화를 파괴하는 윤석열 정부가 노동자 시민의 생명과 안전까지 파괴하는 폭주를 더 이상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오늘 출범하는 <생명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저지 공동행동>은 광범위한 노동자 시민의 힘과 지혜와 뜻을 모아 개악을 반드시 저지할 것을 선언한다.

이에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생명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을 저지하는 공동행동>에 나서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과로사로 몰고 가는 노동시간 개악 폐기하라 - 노동자 처벌 확대하고, 기업책임 완화하는 산안법 개악 중단하라 -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을 즉각 중단하라 - 중대재해 처벌법 신속, 엄정 집행으로 책임자를 처벌하라

 

2023년 7월 5일 생명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공동행동

수, 2023/07/0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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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생명안전기본법이 필요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3082" align="aligncenter" width="640"] ⓒ오마이뉴스 공동취재 (2023)[/caption]   "재난은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인명피해를 막고 재발방지를 막는게 국가의 책무인데 정부의 대처는 안일하기만 합니다. 무려 14명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정부 수장들의 제대로된 사과조차 없습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으로 더 이상 희생자가 없도록 해야합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들과 연대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차마 오송 참사 유가족들의 얼굴을 똑바로 볼수 없었다." 고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 스스로 겪었던 참담했던 심경과 꿈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던 자신의 경험처럼, "지금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막을 수 있던 참사를 막지 못한 이들과의 지난한 싸움은 얼마나 이어져야 할까요. 27일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인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동행'과 ’국회 생명안전포럼‘은 국회 소통관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수해 재난에 대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오송 지하차도참사가 명백한 인재임을 밝히고, 형사처벌 중심의 조사의 문제점과 반복되는 후진적 인재 참사에 대한 근본적 재발방지 대책으로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반복되는 참사를 막기 위해, 안전 관련 제도와 행정의 기본 방향을 ‘국민이 안전하게 살고 일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이라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목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민을 재난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와 참여’의 주체로 인식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정부에 생명안전기본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생명안전기본법의 조속한 통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들에게 ‘피해자 중심’의 지원과 피해자 권리 보장, 독립적 조사기구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했습니다. 이날의 기자회견에는 세월호와 산업현장의 참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 다양한 사회적 참사의 피해가족들이 함께 했고, 국회 생명안전포럼(대표의원 우원식, 연구책임의원 이탄희, 오영환) 소속 의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주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환경운동연합도 함께 하겠습니다.  

[오송 지하차도참사에 대한 공동기자회견문]

  [caption id="attachment_233085" align="aligncenter" width="640"] ⓒ대한민국 국회 (2023)[/caption]   오송 궁평지하차도 참사와 폭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재난 현장에서 구조와 지원을 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실종자 수색을 하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스무 살 해병대원의 명복을 빕니다.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막지 못해 또다시 사람이 죽었습니다! 국민들은 반복되는 참사에 다시 한번 분노와 서글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닙니다. 재난의 예방과 대비 시스템의 문제, 부실한 안전 제도 및 행정 시스템, 컨트롤타워의 부재, 안전책임당국 간의 협업체계 붕괴, 안일한 대처 등이 종합되어 나타난 명백한 인재입니다. 교량 공사의 편의를 위해 제방 일부를 허물고 허술하게 쌓은 임시 제방에 대해 주민들이 위험을 알렸음에도 당국은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홍수통제소의 경고에 따른 교통통제만 잘했더라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책임을 일선 공무원들에게만 돌리고 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충북도청, 행복청 공무원과 경찰관들을 직무유기 등으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참사 이후에도 관할 기관들은 책임 공방만 되풀이하고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자원이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방과 대비 부실, 책임회피, 「알 권리 등 피해자 권리보장과 지원」 미비, 형사처벌 위주의 조사, 유사 사고 발생’이라는 패턴 역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의무임이 확립됐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고 있는지 그 질문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구조적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이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이전의 참사에서 보듯이, 조사와 감사 중심의 해결은 일부 일선 담당자의 형사처벌과 징계로 그치고 구조적인 원인 규명을 통한 근본적 재발방지대책의 수립과는 멀어집니다. 참사에 따른 전문적인 독립적·객관적 조사기구가 조사하고 이를 상설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도와 행정도 바꾸어야 합니다. 안전 관련 제도와 행정의 기본 방향을 ‘국민이 안전하게 살고 일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이라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목표로 전환해야 합니다. 국민이 안전과 재난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보장해야 할 ‘권리와 참여’의 주체로 인식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위험에 대한 알 권리 보장, 안전영향평가, 독립적 조사기구, 피해자 인권과 권리 보장, 안전약자 보호, 추모와 공동체 회복 등의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후진적 인재 참사의 반복되는 고리를 끊을 수 있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이나 ‘피해자’의 개념을 정의한 현행 법률은 아직 없습니다. 재난안전법, 재난구호법 등 기본권의 성격을 갖는 현행 법률들은 재난의 복구와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어 피해자 또는 시민의 안전권 보장에는 너무나 미흡합니다. 이에 지난 2020년 국회 생명안전포럼과 시민사회가 함께 발의한 ‘생명안전기본법’은 ‘생명과 안전’이 모든 사람의 기본권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가지게 되는 권리 역시 구체적으로 정한 최초의 법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이며 국가 존재 이유”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말로만 지킬 수는 없습니다. 일하다, 놀러 가다, 학교에 가다, 집에 가다 죽고 다치는 일상사는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되는 커다란 재앙입니다. 우리 모두의 생명과 안전의 권리가 최우선 가치로 우리 사회에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 국회 생명안전포럼은 정부에 생명안전기본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통과시켜라. 하나, 이태원참사, 궁평 지하차도참사 등 모든 참사 피해자들에게 피해자 중심의 지원과 피해자 권리를 보장하라. 하나, 독립적 조사기구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하고 이행하라.

2023. 7. 27.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동행 국회 생명안전포럼

목, 2023/07/2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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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적 인재 참사,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국민 안전권 보장 위한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caption id="attachment_232797" align="aligncenter" width="640"] ⓒ오마이뉴스 소중한(2023)[/caption]  

1.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폭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재난현장에서 구조와 지원을 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막을 수 있었던 인재입니다. 교량 공사의 편의를 위하여 제방 일부를 허물고 허술하게 쌓은 임시 제방에 대해 주민들이 위험을 알렸음에도 당국은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홍수통제소의 경고 이후 지하차도의 교통통제만 이루어졌더라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지만, 충북도, 청주시, 흥덕구청, 경찰 등 관리 당국은 안일하게 대처하여 여러 차례의 기회도 놓쳤습니다. 관할 기관들은 책임공방만 되풀이하고 유가족들에게는 필요한 정보와 지원이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3. 이번 참사는 재난의 예방과 대비 시스템의 문제, 부실한 안전 제도 및 행정 시스템, 안전책임당국 간의 협업체계 붕괴, 안일한 대처 등이 종합되어 나타난 명백한 인재입니다. 세월호참사를 추모했던 청년이 10.29 이태원참사에서 희생되었고, 이태원참사 추모글을 SNS에 올린 청년이 이번 참사에서 희생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연이은 참사에 다시금 국가의 존재 이유와 헌법상 국민 안전보호 의무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4. ‘예방과 대비 부실, 책임회피, 알 권리 등 ’피해자 권리보장과 지원‘ 미비, 형사처벌위주의 조사, 유사 사고 발생’이라는 패턴 역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미 참사가 발생했는데 가용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한들 사랑하는 가족이 돌아올 수 없습니다. 국가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유가족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위로하며, 피해자 관점에서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여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해 주는 일입니다.

이전의 참사에서 보듯이, 경찰 조사와 감사 중심의 조사는 일부 일선 담당자의 형사처벌과 징계로 그치고 구조적인 원인 규명을 통한 근본적 재발방지대책의 수립과는 멀어집니다. 독립적·객관적 조사기구가 조사하고 이를 상설화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5.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이며 국가 존재 이유”라고 한 대통령부터 국무총리와 장관, 정치인들은 ‘생명과 안전’을 말로만 지킬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듣기 좋은 말로만 그치지 말고 제도와 행정을 바꾸어야 합니다. 안전관련 제도와 행정의 기본 방향을 ‘국민이 안전하게 살고 일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이라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목표로 전환해야 합니다. 국민이 안전과 재난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보장해야 할 ‘권리와 참여’의 주체로 인식해야 합니다.

6. 모든 사람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위험에 대한 알 권리 보장, 안전영향평가, 독립적 조사기구, 피해자 인권과 권리 보장, 안전약자 보호, 추모와 공동체 회복 등의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후진적 인재 참사의 반복되는 고리를 끊을 수 있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 일 수 있습니다.

7. 한편 기후위기와 무분별한 자연훼손과, 기술 개발 등으로 위험과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 역시 절실합니다.

8. 따라서 우리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와 여야 정치인들에게 생명안전기본법의 제정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통과시켜라. 하나, 참사 피해자들에게 피해자 중심의 지원과 피해자 권리를 보장하라.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정례 브리핑, 조사 과정에서의 참여, 피해자의 요구를 반영한 회복과정 지원 등) 하나, 독립적 조사기구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하고 이행하라.

 

2023.07.18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 동행 (약칭 ‘생명안전 동행’)

수, 2023/07/1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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