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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입으로만 '플랫폼 갑질 근절’, 뒷짐진 정부·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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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입으로만 '플랫폼 갑질 근절’, 뒷짐진 정부·국회

admin | 목, 2021/08/2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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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만 '플랫폼 갑질 근절’, 뒷짐진 정부·국회  

각종 불공정 행위·일방적 유료화 등 플랫폼 횡포에도 논의 미뤄

 


8월 임시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갔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쿠팡, 카카오,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마련된 법률이다. 그러나 입법 지연으로 플랫폼에 입점한 많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규제의 사각지대 속에서 각종 ‘갑질’에 시달리는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갑질 등 불공정행위가 심화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 늑장 입법의 폐해가 비단 입점 업체 뿐 아니라 소비자, 나아가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회가 입법을 미루는 이유 중 하나는 규제권한을 두고 밥그릇싸움을 벌이는 정부에 있다. 불공정피해가 확산되고, 최근에는 독점적 지위에 힘 입어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을 시도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밥그릇싸움에 골몰하고, 국회가 이를 핑계로 입법을 미루고 있다. 이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은 어디를 찾아 어려움을 호소해야 할지도 모를 지경이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입법 논의에 박차를 가해 늦어도 정기국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밥그릇싸움 정부, 구경하는 국회, 피해보는 판매자·소비자


IT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우리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각종 불공정행위가 자리 잡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입점업체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관련 입법이 시급하게 필요한 이유다. 게다가 이러한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은 비단 입점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료화 시도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횡포가 얼마나 광범위한 경제주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비록 여론에 밀려 철회했으나 앞으로도 경쟁자가 사라진 시장에서 플랫폼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언제든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상기시켰다. 이러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음에도 국회는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정부는 플랫폼에 대한 규율 권한이 어디에 있는지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과연 정부와 국회가 플랫폼 불공정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플랫폼 불공정거래행위 규율 넘어 반독점 규제 모색해야


이미 EU나 일본 등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를 규율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여 시행 중이다. 더불어 지난 6월 미국 하원에서는 일명 ‘GAFA’로 불리우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반독점규제 5개 법안 패키지가 민주당·공화당 공동으로 발의됐다. 규제권한을 두고 정부 내에서 다툼을 벌이고, 국회는 이를 핑계로 입법을 차일피일 미루는 우리의 모습과 매우 대비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지난 5월 남은 임기 동안 추진할 핵심 과제로 온라인 플랫폼 분야 불공정행위 제재 등을 꼽은 바 있다는 점에서 부처 간 밥그릇싸움으로 입법 지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은 더욱 뼈아프다. 플랫폼 경제에 급속히 편입되어 각종 갑질 행위에 고통 받고 있는 판매자나 독점적 지위를 얻자마자 유료화에 나서는 플랫폼에 분노하는 소비자들이 정부의 무능에 낙담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정부와 국회가 계속해서 온라인 플랫폼의 규제 사각지대 속에서 카카오, 쿠팡, 야놀자 등 플랫폼의 독점과 불공정 갑질을 방조하고 입점업체의 피해에 눈 감는다면, 그 피해는 소비자와 산업을 넘어 국민 모두에게 돌아올 것이다. 시간이 없다. 정부와 국회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처리하고, 반독점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 논평 [https://docs.google.com/document/d/1JaMLW_RRxmslSLpnt88u8BwxgVDeKn-puS_t...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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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치란 결코 지위의 높낮이에 있지 않다

물론 ‘저항’을 생각하는 공무원이 지나치게 많게 된다면, 그 또한 작은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상명하복과 동종교배식의 조직 분위기만으로 과도하게 충만된 관료사회에서 그 권위와 관행에 ‘저항’하는, “미움 받을 용기”가 있는 공무원들이 존재해야만 조직이 그나마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조직 내에서 ‘왕따’되지 않고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만 우리 공직사회도 비로소 희망이란 게 존재하고 미래가 있다고 확신한다.

필자는 이제까지 공무원 신분으로 국회에 근무하면서 몇 번이나 징계와 면직 위기를 겪어야 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한 기자는 필자에게 “걸어 다니는 징계혐의자”라고 농담 삼아 말할 정도였다.

필자가 직면했던 대표적인 징계위기는 바로 지금 이 기고문에서 계속 지적하고 있는 국회 전문위원 검토보고 제도에 대한 비판 때문이었다.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국회 공무원들이 헌법이 부여하지 않은 막강한 입법권한을 행사하는 ‘검토보고’ 제도에 위헌 소지가 있으며 따라서 폐지되어야 한다는 기고문을 신문에 발표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국회사무처가 필자에게 뒤집어씌운 혐의는 ‘품위 유지 위반’ 혐의였다. 그러나 정작 ‘품위 유지’를 어긴 것은 오직 그들이라는 확신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그 뒤 필자는 양승태 전(前)대법원장이 추진했던 상고법원 추진법안에 국민들이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이미 과반수 이상의 의원들이 서명한 사실을 비판하고 상고법원은 절대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기고문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다시 징계위기에 몰렸다. 당시 국회 법사위 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필자를 징계하기로 했었다는 믿기 어려운 얘기도 훗날 풍문으로 들었다(그런데 이 기고문을 계기로 필자는 대한변협의 ‘상고법원반대 TF 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마침내 상고법원을 저지시키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었다).

보수정당 출신의 어느 국회의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내 이름을 거론하면서 (기고를 포함한 필자의 활동을) 비난하기도 했다. ‘아랫것’의 ‘하극상’에 못마땅해 한 것이리라. 봉건성과 비민주성의 뿌리가 깊다. 한편 국회사무처의 한 고위간부는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 필자를 비방하면서 필자의 기고문을 실어주지 말 것을 종용하기도 했고,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학술대회는 발표를 불과 며칠 앞두고 알 수 없는 이유로 필자의 발표만 돌연 취소되기도 했다.

 

국가가 요구하지 않지만,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고자

필자는 조직 내에서 이른바 ‘왕따’가 되어 시대를 앞선 ‘혼밥족’으로 산지 몇 년이 계속되었고, 또 필자가 조직 내 ‘왕따’로 지내는 사이에 나이가 상당히 어린 한 직원에게 “당신”이라는 말을 듣는 수모까지 당했다. 하지만 결코 이를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심성을 단련시키는 기회로 받아들이고자 하였다.

사실상 면직의 위기였던 두 차례의 징계위기는 가까스로 넘겼지만, ‘서면경고’를 피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그 발단은 무슨 비판을 하고 기고문을 발표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공포(公布)’라는 법률 개념을 둘러싼 학술 차원의 논의로 인한 것이었다.

사실 필자의 이 문제 제기는 최소한 입법을 주 업무로 하는 국회로서는 법률적 개념을 혁신적으로 바로잡은 것으로서 상을 받아야 마땅한 문제였다. 하지만 필자는 관련 개념의 정확한 규정을 요구했다고 하여 결국 기관으로부터 징계까지 받았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심지어 기관장으로부터 공식석상에서 “×××”라는 욕지거리를 들어야 했다. “정신병자”로 지칭되기도 했다(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에 진정했지만, 국회는 자신들 소관 밖이라며 접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 국회의 다른 문제를 국민국익위에 제기한 적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국회는 소관업무 외라는 회신만 받아야 했다. 이렇게 하여 국회 조직은 ‘그들만의 리그’, ‘성역’으로 영역화한다).

또 그 ‘서면경고장’을 준 총무과 계장은 필자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훈계’까지 하였다. 나아가 이 징계의 부당성을 바로잡고자 요청해 열린 고충처리 소청조차도 “근무한지 몇 년이나 됐느냐?” 등 조롱 섞인 언사만 들어야 하는 채 기각되었다. 이 소청에서 필자는 중요한 증인이기도 한, 진보진영 출신으로서 훗날 국회의원까지 된 한 당료의 증언을 요청했지만, 그는 귀찮은 탓인지 아니면 문제의식이 결여된 때문인지 출석을 거부했다. 무릇 정치란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배려하고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이 가장 큰 덕목일 터다. 불행하게도 타인의 아픔에 대해 이렇듯 무관심하고 경시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독점’하고 있는 현실이 정치인들의 근본적인 폐단이리라.

내게 서면경고를 ‘부여’한 기관 측은 서면경고가 징계도 아니고 아무런 효력도 없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징계도 아닌 것”을 그토록 한사코 ‘부여’하고자 했을까? 필자가 서면경고를 받은 바로 그 날부터 알고 지내던 동료 직원들이 복도에서 지나치면서도 아는 체 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그 날로부터 완전히 ‘왕따’가 되었고, ‘혼밥족’이 되어야 했다. 확실한 사실은 그것은 ‘주홍글씨’로서 곧 조직 내 ‘왕따’의 분명한 신호라는 점이었다.

언젠가 이 ‘법률 문제’에 대해 내가 발표를 하고 기관에서 관련 전문가를 초청하여 학술토론회를 연 적이 있었다. 당시 토론회가 끝나고 저녁 식사를 할 때 한 법대 교수가 내 직함인 ‘해외자료조사관’이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동석했던 과장은 “번역하는 사람이다”라고 답하는 것이었다. 이건 예를 들어 방호과 직원을 앞에 두고 “문지기”라고 지칭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소한 ‘조사관’이란 명칭그대로 조사를 담당한다고 하면 될 일을 굳이 번역하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예의 차원만이 아니라 인격 모독, 인권 유린이기도 했다. 나아가 “번역하는 사람”이 발표하는 자리에 토론하러 참석한 교수들도 모독하는 행위이기도 했다. 그 과장은 이후 사과하라는 내 요구도 들은 척 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 과장은 이른바 ‘운동권 출신’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공무원으로 된 후 기관에서 개혁적 발언이나 행동을 했던 것을 보거나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징계를 받던 당시 나는 갈릴레오처럼 탄식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모두가 막무가내 1+1=3이라 강변하면서 1+1=2라는 나의 정답을 처벌하는 상황이었다.

한 가지 부연해야 할 특징적인 사실은 필자에 대한 징계 사안이 묘하게도 모두 교수 출신의 기관장 시기에 발생했다는 점이었다. 여당이 파견한 인물이든 야당이 파견한 인물이든, 또 그들이 입으로 진보를 내세우는가 보수를 내세우는가와 전혀 무관했다.

하지만 필자는 결코 그러한 비정상적인 압박이나 상황에 굴복하여 무릎 꿇고 살 수 없었다. 필자는 매일같이 어둠 속 새벽 출근길에 국회 정문을 들어서면서 다짐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저항’하고 ‘투쟁’하자. 그리고 ‘연구’하자.” 그러면서 감히 이순신 장군을 떠올렸다.

국가가 요구하지 않지만, 오늘도 국가 그리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전심전력, 실천하고자 하였다.

 

모든 분야에서 비판자, 실천자가 나와야 하고, 구체적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2019년 11월, 필자는 청천벽력과 같은 아내의 췌장암 4기 확진으로 근무가 불가능해졌고 끝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소속된 과의 과장이라는 사람은 한 마디의 위로의 말이나 문자도 없었다. 알고 지내던 한 국회사무처 고위 간부는 필자의 후임 채용에 자기 아는 사람을 도와준다며 정말 너무 경황이 없는 필자에 전화해 일언반구의 위로도 없이 필자가 수행했던 업무 내용 좀 보내줄 수 있냐는 어이없는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또 내가 가슴이 무너지는 사연으로 직장을 떠났건만 국회도서관 노조 게시판에는 필자 후임 채용을 언급하면서 필자를 “문제아”라고 표현해 ‘조롱’과 ‘적대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아이러니하게도 이 노조가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는 “사랑과 화목이 가득한 직장”이다). 물론 필자를 응원해준 국회 직원들도 적지 않게 있지만, 참으로 몰인성화(沒人性化)된 조직의 성격이 그대로 투영된, 어이없게도 슬프고 이기적이며 비인간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1760년대의 이탈리아의 계몽사상가 베카리아는 사람들이 분석적 탐구보다는 진부한 인상에 좌우되기 때문에 “생명과 자유에 가장 필수적인 문제에서도 수많은 오판을 겪고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에 지쳐 인내의 한도에 이른 이후에야 비로소 자신을 괴롭혀온 폐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그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들의 눈은 가장 자명한 진리를 향해 열린다.”고 설파했다.

우리는 이제 진리를 향해 눈을 떠야 할 때이다.

민주주의란 결코 다른 사람이 나에게 가져다 바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비판자 그리고 실천자가 되어야 한다. 바로 나로부터 시작하여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정확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스스로 정상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러한 힘의 총화로써 우리 사회가 비로소 민주주의가 실현되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진리는 그리고 희망은 멀리 ‘추상’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가까운 곳에 ‘구체’로 존재한다.

모름지기 지행합일(知行合一)이 실천되어야 한다. 입으로 진보를 주창하는 인사일수록 정작 그 일터에서 진보의 가치를 실천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운 오늘의 현실이다. 공적 가치와 사적 이익 추구의 주관적 등치가 빈발한다. 자기의 삶터와 일터라는 가까운 곳에서는 전혀 실천하지 않으면서 침묵하고 방관, 동조하면서 오로지 멀리 ‘열매’와 ‘자리’만 추구했기 때문에 결국 오늘의 모순과 혼돈이 초래된 것이리라.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로운 길은 시작된다.

수, 2020/05/20-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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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국회 기후비상선언 결의안만으로는 비상한 기후위기대응 불가하다

—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김성환 의원 기후비상선언 발의안 관련 기후위기 비상행동 논평

기후위기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은 지난 총선시기부터 21대 국회가 기후위기비상선언 결의안(이하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요구해 왔다. 결의안 채택을 비롯한 4대정책요구안에 대해 2만3천여명의 시민들이 서명으로 동참했다. 비상행동은 이러한 시민들의 뜻을 모아 기후위기에 대응할 진정한 결의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할지 국회와 정당에 제안한 바 있다.

현재 국회 내에서 비상선언 결의안이 발의 내지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과 김성환 의원을 각각 대표발의로 한 2개의 결의안이 현재 발의된 상태이고, 정의당 강은미 의원도 별도의 결의안 발의를 준비 중에 있다. 비상행동은 기후침묵으로 일관했던 국회가 기후위기비상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는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벗고 기후재난 시대에 스스로의 삶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시민들의 행동의 결과라고 본다.

하지만, 비상행동은 이미 발의된 2건의 결의안이 갖고 있는 한계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비상선언이 진정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힘을 가지려면, 그 안에, 기후위기라는 과학적 진실에 대한 인정, 명확한 정책적 목표, 이를 위한 원칙, 구체적인 정책과제가 담겨야 한다. 하지만 2건의 결의안에는 그동안 비상행동이 요구한 내용 중 핵심적인 내용이 빠져있다.

첫째, 두 결의안은 ‘지구온도상승 1.5도 제한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담고 있지 않다. 한국은 파리협약에 가입한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흐름과 최신 과학 연구결과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유엔 IPCC 등은 지구온도가 1.5도를 넘을 경우, 전 인류와 지구생태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한국도 ‘1.5도 지구온도상승 제한을 기후정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결의안에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두 결의안은 ‘2050년 탄소순배출제로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국회에서 처음으로 2050년 탄소배출제로의 필요성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두 결의안은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유엔 IPCC에 따르면 지구온도상승을 1.5도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는 2010년 대 45%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져야 하고, 2050년까지 순배출제로가 달성되어야 한다. 2050년 배출제로만 언급되고, 2030년 온실가스 감축량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명시하지 않는다면, 탄소예산의 측면에서 그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결국 30년 뒤의 먼 미래 목표만 언급한채, 지금 당장 시급한 10년 뒤의 목표를 회피한다면, 비상선언이 행동이 따르지 않은채 말로만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어렵다.

셋째, 두 결의안은 시급한 선결과제를 제외하고 있다. 비상행동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급한 선결과제로서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사업의 중단, 두산중공업 및 항공산업 등 기업에 대한 재정지원시 고용보장과 기후위기 대응 조건의 제시, 그리고 제주 제2공항 건설 중단 등이 올해 안에 이루어지길 촉구”하는 내용이 결의안에 담길 것을 제안한바 있다. 20년, 40년 뒤의 목표만이 아니라 현 정부와 현 국회 임기 내에서 실행할 과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지 못한다면, 비상선언이 현실의 구체적인 변화에 무력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결의안이 발의 된 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기까지는 국회 안팎에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 발의안으로는 비상한 기후위기 대응은 불가능하다. 비상행동은 현재보다 더욱 진전된 결의안이 국회에서 채택되기를 바란다. 21대 국회의원과 각 정당은, 진정한 기후위기비상선언을 위해, 비상행동의 제안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검토하고 받아들이기를 촉구한다. 기후위기비상선언은 말뿐인 선언이 아니라, 행동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기후위기대응이 정치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또한 국회의 비상선언이, 한국정부와 한국사회 전체가 기후위기에 맞선 과감한 사회경제구조 대전환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20. 7. 7.

기후위기 비상행동

수, 2020/07/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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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국회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포 의미와 이후 과제

‘대한민국 국회는 인간의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로 가뭄, 홍수, 폭염, 한파, 태풍, 대형 산불 등 기후재난이 증가하고 불균등한 피해가 발생하는 현재의 상황을 ‘기후위기’로 엄중히 인식하고, 기후위기의 적극적 해결을 위하여 현 상황이 ‘기후위기 비상상황’임을 선언한다.’

9월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한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에 담긴 주문이다. 이 결의안은 재석 의원 258인 중 255인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기권 3인). 올해 들어 모든 지방정부가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언한 데 이어 국회 차원의 선포가 이뤄졌다.

국회가 구체적으로 결의한 내용은 무엇일까. 첫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의욕적 탈탄소 목표 수립을 촉구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1.5℃ 특별보고서의 권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정부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에 부합하도록 적극적으로 상향하고,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목표로 책임감 있는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수립하여 국제사회에 제출할 것을 촉구했다. 둘째, 국회 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기후위기 대응 관련 예산 편성을 지원하고, 법제도를 개편하겠다고 했다.

셋째,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정의와 형평성의 원칙을 강조하고, 기후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을 준수할 것을 결의했다. 넷째, 지구온난화로 인한 바다와 육지의 생물다양성의 파괴를 막기 위해 보전 및 예방, 그리고 복원 등의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 대응이 국가 범위를 뛰어넘는 전지구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과제임을 인지하고, 국제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적극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

'기후위기 시한폭탄, 21대 국회에서 멈춰라' 기후위기 비상행동 회원들이 2020년 6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후위기 시한폭탄, 21대 국회에서 멈춰라’ 기자회견 중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21대 국회가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을 채택하고 기후재난 대응정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경향신문)

청소년, 환경, 종교, 과학, 노동, 농민을 비롯한 각계각층 500여개 단체와 시민들의 기후운동 기구인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이번 결의안을 두고 ‘시민들의 행동이 이끌어낸 결과’로 평가했다. 기후위기 비상선언은 1년 전 세계적 기후파업을 벌일 당시부터 시민사회가 내건 첫 번째 요구였다. 특히 올해 총선에서는 국회의 기후위기 비상 선언을 각 정당과 후보자에게 촉구했다. 시민들의 빗발친 요구에 국회가 응답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지만, 이번 결의안은 고무적 변화임에 틀림없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요구한 것은 정부와 국회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소통하며 기존의 일상 대응을 넘어서 긴급한 대응을 위한 태세 전환을 위해서였다. 특히 국회의 경우, 선언을 통해 정치적 의지를 결집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기후위기 대응 목표 설정과 다양한 이행을 추동하기 위한 입법과 예산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이번 결의안이 ‘시작에 불과’하며 이제 ‘선언을 즉각적인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고 강조한 이유다.

그럼,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언 후 어떤 행동이 뒤따라야 할까. 힌트는 결의안의 내용에 이미 담겨있다. 우선, 국가적 기후위기 대응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이 목표는 전 사회적인 기후위기 대응의 좌표와 같다. 문제는 정부의 기후 대응 목표와 과학적으로 요구되는 수준과 매우 큰 간극이 있다는 것이다. 현행 한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안전한 기후를 지킬 수 있는 마지노선인 1.5℃ 또는 2℃ 목표 달성은커녕 3℃ 지구가열화로 이어지는 매우 미흡한 목표다.

기후변화 과학에 따르면, 온도 상승 속도가 10년마다 0.2℃ 상승하는 추세이며, 빠르면 2030년경 1.5℃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안정화하려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 순배출 제로(net-zero)의 달성이 요구된다.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최근 10년간 ‘녹색성장’ 구호에도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 대신 오히려 급증하며 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에 ‘무임승차’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향후 10년의 탈탄소화 노력은 훨씬 더 배가돼야 한다.

이번 국회 결의안에도 이런 내용이 강조됐음에도, 환경부는 미흡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강화하지 않은 채 올해 말 유엔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수립된 2030년 배출 목표(5억3600만t)를 유지하며 산정 방식만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 대신 국제 협정에서 규정된 목표 재조정 시점인 2025년 목표 상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온실가스 과다 배출로 인해 기후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목표 강화를 5년 뒤로 미루겠다는 정부의 태도야말로 위기 악화의 주범이다. 올해 정부가 새롭게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지만, 탈탄소 목표와 무관히 추진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새롭게 수립할 2050년 장기 기후 목표도 미지수다. 한국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여러 부처는 이 목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온실가스의 과감한 감축이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ㆍ산업 구조에 지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다. 10년 넘도록 산업계가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유예하거나 약화시키면서 펼쳤던 논거가 전혀 달라지지 않고 되풀이된다. 지난달 17일 정부가 진행한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 국민 토론회장에서 청년을 비롯한 활동가들이 ‘국민 목숨 걸고 도박?’ ‘기후 대응에 리허설은 없다’와 같은 피켓을 들고 기후위기 대응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정부와 전문가를 질타하고 나섰다.

영국, 덴마크,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최근 기후변화 대응법에 2050년까지의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목표와 2030년 중간 목표를 명시하고 제도 강화를 위한 입법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세계 탄소 배출 1위국 중국도 최근 2060년 이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 구조의 전환 없는 기후위기 대응은 불가능하다. 10년을 내다보는 과감한 탈탄소 전환이 이뤄지려면 화석연료 비중이 높은 에너지, 교통 부문을 혁신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석탄발전과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이 부문은 주요 배출원으로서 퇴출을 촉진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상당하며, 재생에너지와 전기차와 같이 이를 대체할 대안이 마련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늦어도 2030년까지 석탄발전 가동과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도록 목표를 정하고 구체적 실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단순히 에너지원만을 바꾸는 문제는 아니다. 화석연료는 퇴출하되 사람은 보호해야 한다. 발전소나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지역 주민이 정책결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보장하고 고용 전환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과감한 전환이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 모두 미흡하다. 산업부는 석탄발전의 수명을 30년으로 설정할 뿐 석탄발전의 조속한 퇴출 목표를 구상할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다. 보령화력 3,4호기의 경우 수명 30년 이상 수명연장을 추진 중이고, 7기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은 계속되고 있다. 가동 중인 석탄발전을 조기 폐쇄하고 건설 중 석탄발전 사업을 중단하기 위한 제도가 요구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 방침이나 두산중공업과 같은 관련 업계의 침체로 인한 실직 문제가 당장 대두되는 상황에서 충격은 노동자(특히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와 지역 주민에게 집중된다. 국회 결의안에서 언급한 ‘정의로운 전환’은 선언이 아니라 당장 작동시켜야 할 시급한 원칙인 셈이다.

아울러, 기후위기 대응에 맞는 재정과 금융 체계를 시급히 확립해야 한다. 코로나 감염병의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인해 국가 재정 투자와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막대한 공공 재정이 어느 기준을 통해 투입되도록 하느냐에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예산 지출이나 금융기관의 투자가 온실가스 유발 정책과 사업에 투입된다면, 기후위기 대응 정책은 실패하거나 효과가 상쇄될 수밖에 없다. 최근 논란이 됐던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후위기 대응에 요구되는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과세 강화 조치는 이뤄지지 않는 반면, 경제 위기를 명분으로 유류세 할인, 화석연료 업종에 대한 조건 없는 재정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화석연료 보조금을 완전 폐지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부합하는 재정과 금융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위기 비상 선언이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올바른 목표를 재설정하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법과 재정을 개혁하자. 정부와 국회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쓴다면, 모두 가능한 일이다.

이지언 <함께사는길> 2020년 11월호

수, 2020/10/2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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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철회하고 탄소중립 이행하라

- 항공 온실가스 감축 없이는 탄소중립도 없다
- 국회, ‘기후위기 비상 대응 결의’에 걸맞는 행보 보여야
- 기후위기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대규모 토건사업과 이별해야

국회가 지난 금요일인 2월 19일, 국토교통위원회 의결을 통해 마침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핵심 내용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과정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데 있다. 국회에 묻지 않을 수 없다. 기후위기 시대에 새로운 공항을 짓는 대규모 토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0조 원 안팎의 재원이 소요될 대형 국책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피하게 된다는 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미 동남권 공항 부지 선정 과정에서 최하점을 받은 가덕도에 부득불 공항을 지으려는 저의는 무엇인가.

국회는 불과 5개월 전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을 여야의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한 바 있다. 국회의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부 역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기후위기 대응의 초석이 깔린 것이며, 사회 전 분야가 점차 탄소 의존으로부터 탈피하게 될 것이라는 신호탄이었다. 아니, 그랬어야 했다. 한국은 2018년 기준으로 민간 항공 부문에서만 1,600만 톤 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여기에 국제 항공기들이 드나들며 배출한 온실가스까지 합하면 수치는 더 높아진다. 세계적으로는 연간 7억 5,000만 톤 수준의 온실가스가 항공부문에서 배출되며, 이는 세계 11위 다배출국가인 한국의 연간 배출량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늘의 비행기들이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일개 산업국가 이상으로 지구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 추세에 따라 세계 각국이 항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 역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결의에 맞추어 올해부터 항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한 상태다. 물론 ICAO의 결의 이행 방식은 지나치게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에 의존적이며, 탄소중립 목표에 비추어 과감하지 못한 목표다. 그렇기에 ICAO의 결의를 최소치로 놓고 항공부문 감축 계획을 세워야 함에도, 탄소중립과 항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의 현실화를 위해 일해야 할 국회가 정반대로 새로운 항공수요를 부추기는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굳이 탄소중립 목표가 아니라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무리하다. 가덕도 신공항은 활주로 건설을 위한 대규모 매립으로 주변 생태계를 크게 훼손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 매립에 소요되는 경제적·시간적 비용 역시 막대하며 10조 원 안팎의 재원이 소요되는 일인데다가, 가덕도 신공항의 재해안전성, 부지적합성, 지반공학적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향후 더 큰 비용이 소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역 주민들의 갈등과 몰락을 야기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기후위기 대응의 원칙을 어기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같은 절차적 정당성 훼손을 무릅써가며 급하게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하려는 이유는 4월 재보궐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본다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단순한 하나의 대형 국책 사업이 아니라, 선거 때마다 신기루처럼 시민들의 욕망을 충동질하는 온갖 허황된 개발 공약들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다. 가덕도 신공항 같은 토건 신기루들은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기여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하지도 않은 방식이며,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가로막는 낡은 정치일 뿐이다. 국회는 기후위기 대응 결의를 되새겨 26일 본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부결시켜야 할 것이다.  <끝>

2021.02.22
환경운동연합
월, 2021/02/2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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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갑질·독점적 지위 남용 방지 위한 제도화 논의 시급

플랫폼 승자독식 전략, 입점업체는 물론 소비자 피해도 우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으로 반독점 규제 논의 불붙여야

 


카카오모빌리티가 ‘우티', ‘타다' 등 카카오T와 제휴하지 않은 가맹택시 기사는  ‘카카오T’를 이용할 수 없다고 지난 7월 공지한 데에 이어, 실제로 일반 호출 중개 서비스에서 다른 브랜드 택시를 배제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시장 진입 당시 호출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해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높여왔다. 그 결과 현재는 호출 플랫폼 시장의 80%를 장악한 사실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다. 문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점유율을 한껏 높인 뒤 호시탐탐 유료화를 시도하는 데다가 다른 기업의 시장진입까지 막고 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불공정거래행위이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시장 경제 교란행위가 아닐 수 없다. 카카오모빌리티 뿐만 아니라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시장질서를 왜곡하고 있는데도 이를 규제할 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이다. 변화와 확장이 매우 빠른  플랫폼 경제의  특징을 고려할때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과 독점 문제를 방치하면 혁신을 빙자한 착취 등  갑질과 독점 폐해로 소도 잃고 외양간도 손 못대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국회가 이번 정기회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과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을 위한 입법 논의를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모든 기업들이 독점에 대한 유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산업에 비해 플랫폼 경제는 그 특성상 더욱 독점을 추구한다. 시장진입 초기에 막대한 자금력으로 손해를 감수하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이후 유료화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 하는 한편, 경쟁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는 것을 플랫폼 기업들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이유이다. 운송시장에서는 전국 택시기사 90%인 23만 명, 승객 가입자 2,800만 명이 가입하여 시장 80%를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표적이다. 2019년 본격적으로 가맹택시 사업에 진출하며 심판이면서 선수가 된 카카오모빌리티의 타사 가맹택시 배제 행위는 사실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이며, 부당 거래 거절, 차별 취급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 

 

한편, 미국의 경우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반독점법 제정에 나서면서 플랫폼 기업들에 대항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민주당과 공화당이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겨냥하여 공동 발의한 반독점 패키지 법안 ‘더 강한 온라인 경제: 기회, 혁신,  선택(A Stronger Online Economy: Opportunity, Innovation, Choice)’이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중 ‘미국 온라인 시장의 혁신 및 선택에 관한 법률 (American Innovation and Choice Online Act)’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타사 가맹택시 배제와 같은 ‘자신의 제품·서비스·사업을 타 사업자에 비해 우대’하거나, ‘타 사업자의 제품·서비스·사업을 배제하고 불이익’을 주거나, ‘서로 유사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들을 차별 대우’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은 독과점적 시장구조의 개선 및 경쟁제한 폐해 시정을 위해 ‘미국 경제에서의 경쟁 촉진에 관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 on Promoting Competition in the American Economy)’에 서명한 바 있다. 이미 EU나 일본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를 규율하기 위한 법을 시행 중이다. 플랫폼의 불공정행위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과도한 이익추구 행위가 입점업체와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고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 공정한 중개거래 질서 구축을 넘어 독점 규제를 위한 행정적 조치와 입법 시도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과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확장 속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규제화 논의는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각종 피해가 켜켜이 쌓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법안 논의를 미루며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혁신으로 포장된 갑질과 독점 횡포를 방치할 경우, 그 피해는 입점업체와 소비자는 물론이고, 결국 산업 전반으로 향할 것이다. 정기국회에서 쿠팡, 카카오 등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처리하고, 이를 발판 삼아 소수의 거대 플랫폼에 경제력이 집중되는 문제를 예방 및 해소하기 위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시간이 없다. 국회가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과 독점 방지를 위한 법안 논의에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한다.  

 

 

▣ 논평 [https://docs.google.com/document/d/1SMzX_hXA3ZN-H6bt6O8VkIbkoDY7bfoAw5ba...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21/09/0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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