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18) 광주고등법원이 1심 판결을 뒤집고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박근혜 정부, 원희룡 전 지사가 추진하고 문재인 정부가 ‘영리병원 설립 금지’ 공약을 어기면서 방조한 영리병원 설립에 광주고등법원이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시민사회는 광주고등법원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 녹지국제병원 설립 과정은 의혹과 불법으로 점철됐고 제주도민의 압도 다수에 의해 민주적으로 거부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해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이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병원 사업 경험이 전무한 부동산 기업인 중국 녹지그룹은 국내에서 영리병원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국내 의료법인을 파트너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필연적으로 국내 의료법인의 우회진출 문제가 제기됐다. 그리고 이는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에 관한 조례도 의료기관 개설 사업자는 의료 관련 유사 사업 경험이 있어야 하고, 국내 의료자본의 우회 투자 논란이 없어야 할 것을 명확하게 하고 있어 사업 승인과 허가 취소 요건에 해당됐다. 그러나 당시 원희룡 전지사는 내국인 진료 금지를 조건으로 기어이 영리병원을 허가했고, 문재인 정부의 복지부도 이러한 의혹을 따져 원희룡 지사의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조차 보지 않고 이를 방기했다. 원희룡 전지사는 자신이 수용한 절차인 3개월에 걸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녹지국제병원 불허 권고를 비민주적으로 뒤집고, 공론조사에서 도민들이 이미 거부했고 현행법에도 근거가 없는 내국인 진료 금지 조건부 허가를 단행했다. 그러다가 다시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반발해 녹지국제병원 측은 조건부 허가의 허점을 파고들어 설립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녹지국제병원도 사업계획서에 "녹지국제병원은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대상이므로 공공의료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이라고 해 놓고는, 파렴치하게도 말을 뒤집어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허가한 것이 문제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19의 끝을 알 수 없고 제주에서도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고등법원은 공공의료와 국민건강은 안중에도 없이 영리병원 설립을 정당화했다. 녹지국제병원조차 내국인을 진료하게 되면 공공의료에 악영향을 미칠 것임을 인정하고 있듯이, 돈이 되지 않는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영리병원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오히려 영리병원 확산을 초래해 감염병 대응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녹지그룹을 내세워 우회적으로 영리병원을 세우겠다는 의료자본, 이를 알면서도 허가해 준 원희룡 전지사와 임기 내내 의료 영리화를 추진하며 영리병원 설립을 묵인했던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다. 시민사회는 녹지국제병원 폐기와 영리병원 설립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미국은 팬데믹의 최대 피해국가로 전락하였고 이대로 방치하면 백만 명 이상이 희생당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예측한 시나리오도 나왔다. 미국이 이런 지경에 이른 배경에 대해서는 우선 트럼프의 예측할 수 없는 황당함이 지적되고 있다. 콜롬비아 대학의 크루그만 교수는 이를 ‘트럼프 바이러스’라고 명명한다. 아래의 칼럼기사는 그밖에 상업주의와 이해관계로 찌든 의료계 및 보험산업의 탐욕,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과다한 국방비 지출, 지시경제command economy로 지칭되는 배후 거대기업들의 미국지배 등을 지적한다.
냉전의 잔영 속에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외교군사적 기회주의와 재벌 등 대기업의 특혜적 독과점 그리고 황당한 야당의 발목잡기와 일부 종교집단의 자해행위 등에 시달리는 한국사회는 그나마 합리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유지하는 행정조직과 지도력을 갖춘 것이 불행 중 행운이라 할 것이다.
전세계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가운데 미국이 감염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3월 28일 기준하여 120,000건이 넘는 확진 사례가 보고되었는데 이는 중국이나 이탈리아의 경우보다 많습니다. 1천명 이상의 미국인이 이미 사망했지만, 이것은 치명적인 유행병과 미국의 부적합한 공공의료 체계 간의 발생하는 충돌에서 발생하는 결과물에 대한 겨우 시작일 뿐입니다.
한편, 국민 건강관리의 대부분을 다루는 보편적인 공공보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한국은 이미 감염대상 검역, 공공의료 자원의 동원 및 신속한 테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Covid-19 확산의 흐름을 완연하게 진정시키는 방향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바이러스와 접촉한 모든 사람을 효율적으로 테스트합니다. 중국은 발생 이후 한달 안에 호흡기 전문가 1,000명을 포함한 4,000명의 의사와 간호진을 후베이 성으로 파견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확진자가 없는 날이 3일간 연속되면서 사회적 봉쇄를 해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신속하게 350,000명 이상을 테스트하였고 139명만이 사망했습니다.
WHO의 브루스 에일워드 (Bruce Aylward)는 지난 2월 말에 중국을 방문하여 실태조사 후 다음 같이 보고 했습니다. “중국에서 배울 학습은 속도라고 생각합니다…. 사례를 더 빨리 찾고, 사례를 분리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할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에서는 관계 병원 간에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담당지역 내 방역팀이 해당 시민들에게 찾아가서 대상구역을 방역하면서 4시간에서 7시간 동안에 대상자들과 대화를 통해 향후 행동에 대한 지침을 진행합니다. 속도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이탈리아의 연구원들은 실험을 통해 COVID-19 사례의 4사람 중 3명은 별다른 증상이 없으므로 증상이 있는 사람만 검사하면 방역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어적(extensive) 테스트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미국은, 한국과 같이 첫 감염이 보고된 날인 2월 6일로부터 2개월 가까이 지나고 있는 지금,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 숫자와 앞자리를 차지하는 높은 사망자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미국은 주로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제한적인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과 한국처럼 확진자와 접촉한 대상에 대해 효과적인 전수 테스트를 수행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건강한 무증상 보균자가 무의식적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이 확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미국이 중국, 한국, 독일 또는 다른 국가만큼 효율적으로 또는 효과적으로 방역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일까요?
국가적으로 공공자금을 지원받는 보편적인 의료 시스템의 부재가 일차적인 중대한 결함입니다. 이에 더하여 우리가 이러한 결함을 갖게 된 배경에는 강력한 자본가 계급 이익에 의한 정치 시스템의 부패와 다른 국가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에 대해 우리를 눈을 멀게 하는 미국의 “예외주의”를 포함하여 미국 사회의 다른 역기능적 측면 등의 결과입니다.
또한 미국의 패권을 위한 해외군사기지 운용은 건강과 같은 국가의 다른 중요한 역할의 필요를 희생시키면서, 전쟁과 군사주의에 대한 연방지출로 우선 순위를 왜곡하면서 “방어”와 “안보”라는 군사개념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미국인들의 이익을 희생시켰습니다.
Why can’t we just bomb the virus?
바이러스를 폭격해서 없앨 수는 없는가?
물론 말도 안되는 우스꽝스러운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 지도자들이 직면한 모든 위험에 대응하는 방식이며, 미국처럼 부유한 국가에서 거대한 재원을 군산복합체에 쏟아 부은 탓에 무기와 전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해야 할 자원이 고갈된 상태에 처해졌습니다. “안보”라는 이름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연방 재량지출의 2/3에 해당하는 지경입니다. 지금도 미국민의 가족들을 위기에서 탈출하도록 돕는 것보다, 두 번째로 큰 미국의 무기 제조업자인 보잉사에 금융을 지원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의회의 많은 의원들에게는 더 중요합니다.
6조 달러를 쏟아 붓고도 성과가 없는 소위 “테러와의 세계전쟁 (Global War on Terror)”의 피범벅인 실패의 불명예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예산확보의 싸움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것은 기회주의적 군사 비용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2020년 미군예산은 2000년보다 59%, 1990년보다 123 % 더 높게 확정 되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2020년의 달러 기준으로 2000년 이래 같은 수준의 국방력을 유지하는데 4.7달러가 추가 투입되었습니다. 칼 코네타 (Carl Conetta)가 그의 논문 “훈련되지 않은 국방: 미국 국방 지출의 2조 달러 급증에 대한 이해” 에서 지적한 바 같이 1998년에서 2000년 사이에 실제 전쟁과 관련이 없는 추가 지출로 인해 2조 달러의 조달 비용이 증가했습니다. 해군에는 비싼 새로운 전함, 공군에는 공격전용기인 F-35 전투기, 그리고 군 내부의 모든 병력을 위한 새로운 무기와 장비의 개발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지출되었습니다.
2010년 이래로 전례없이 국가 재정자원을 군산복합체를 위한 사업으로 전환함으로써 실제 전쟁 지출보다 훨씬 더 늘어났습니다. 오바마 정권은 부시 시절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했고 트럼프는 이를 더욱 크게 늘렸습니다. 순수 국방비 추가 지출만 10년 간 4.7조 달러에 달할 뿐 아니라 1.3조 달러 이상이 전쟁비용과 군사비 명목으로 2000년대 이후 재향군인 부문에 사용되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아마도 전쟁에서 제대한 군출신들의 의료비용에 충당된 듯 추정되며 이는 미국이 전쟁을 수행하지 않았다면 일반국민들에게 제공될 수 있었던 재원입니다.
2001년 이후 8만톤 이상의 폭탄을 최빈 국가인 아프카니스탄에 쏘다 붓는데 사용하면서, 정부재정의 모든 돈이 몽땅 태워버린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COVID-19 라는 비군사적 위기를 대응하는데 필요한 공공 병원, 인공 호흡기, 의료 훈련, 테스트 비용 등에 지출할 재원이 없어진 것입니다.
상기의 6조 달러는 완전히 낭비되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은 테러에서 승리하지도 끝내지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전세계에 끝없는 폭력과 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전쟁국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소말리아, 리비아, 시리아, 예멘 등 국가를 멸망시켰지만 결코 이들 국민들에게 재건을 선사하거나 평화를 가져다 주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러시아와 중국은 전쟁국가 미국에 대한 효과적인 21세기형 방어진을 아주 적은 비용으로 구축했습니다.
전세계의 대부분 국가들이 COVID-19라는 인류공동의 적에 직면한 지금, 미국 정부가 이란에 매우 잔인한 제재을 추가한 것에 대해 대부분 국가들이 차가운 냉소를 보내고 있는데, 이는 이란이 코로나 전염병에 최악의 상태에 빠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제재에 때문에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 및 기타 의료 자원의 공급이 봉쇄되었기 때문입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모든 전쟁의 즉각적인 휴전과 미국이 가하는 치명적인 제재의 중지를 요청했으며, 이러한 요청의 대상국가에는 이란을 위시하여 북한, 수단, 시리아,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그리고 전염병 퇴치에서 용기 있고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쿠바까지 포함됩니다. 특히 쿠바는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입국을 거부 한 감염된 영국 유람선의 승객을 구조하고, 이탈리아 및 전세계 감염된 국가들에 전문의료 팀을 파견하는 등 팬데믹과 전쟁에서 용기있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는 나라입니다.
The 21st Century Command Economy
21세기형 지시경제(command economy)
“지시 경제 command economy”는 동서냉전 기간에 동유럽에서 실시한 중앙계획 경제를 비판하는데 사용한 용어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자 에릭 슈츠는 ‘21세기형 지시 경제’라는 용어를 그의 2001년 발간된 저서 ‘시장과 힘”에서 독점적 다국적 기업이 지배하는 미국경제에서 거대기업들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다시 사용하였습니다.
슈츠가 설명했듯이, 신자유주의(또는 신고전주의) 경제이론은 미국인들의 기성세대가 경의를 표한 “자유”시장이 지닌 중요한 요소를 무시합니다. 무시된 요소는 시장 배후에 있는 권력의 힘입니다. 미국 생활의 점점 많은 측면이 시장의 신화적인 “보이지 않는 손”에게 맡겨지면서, 권력의 힘이 모든 시장의 이면에서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면서 마음대로 시장의 힘을 사용하여 부를 집중시키고 더 큰 시장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끌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규모 경쟁 업체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다른 이해관계자 즉 고객, 직원, 협력업체, 정부, 지역 사회를 제멋대로 이용합니다.
1980년 이래로 미국 경제의 모든 부문은 점점 더 많은 대기업에 좌우되기 시작했으며, 이들 대기업들이 미국시민들의 생활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공공 인프라 및 서비스에 대한 투자 감소, 실질적 인하 또는 정체된 임금, 임대료 상승, 교육 및 의료의 민영화, 지역 사회의 파괴, 정치의 구조적인 부패 등 항목을 이들의 영향으로 열거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들은 주로 입찰이라는 방식을 통해 거대 은행, 거대 제약사, 첨단기술 회사, 건설 회사, 광고홍보 기업, 벤처 집단 그리고 군산복합체 등 가장 부유한 미국인 1%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집니다.
모든 경제영역에서 고위 공무원들이 군대조직, 로비 회사, 기업 이사회, 의회 및 행정부 사이를 연결하는 악명높은 회전문을 통해 이동하고 재취업합니다. “감당할만한 의료법안”을 쓴 리즈 파울러는 상원 및 백악관 직원으로 근무한 이후 Blue Cross-Blue Shield의 모회사인 Wellpoint Health (현재 Anthem)의 고위 간부로 취임했고 자신의 저서에 내용대로 연방 보조금으로 수십억 달러를 자신의 회사를 위해 끌어 모았습니다. 그녀는 다시 Johnson & Johnson의 임원으로 산업계로 돌아 왔으며, ‘미친 개’로 불리던 James Mattis는 국방장관이란 공직에 봉사한 이후 General Dynamics의 이사회 중역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혼합방식이 미국 경제에 대한 답안이라고 미국시민들이 선호할지는 모르지만, 현재 진행되는 21세기형의 부패한 지시경제를 선택할 시민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지시경제의 내용이 자신들이 제시한 시스템이고 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레너드 코헨 (Leonard Cohen)이 노래하였듯이, 대부분 미국시민들이 대부분의 거래가 부패하였음을 알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거울(허상)로 가득찬 방안에서 길을 잃었고, 21세기형 지시경제 영향 안에 있는 여러 부문과 함께 강력한 통제 정치와 미디어를 통한 “분할과 통치”라는 전략의 희생자가 되어 있습니다. 트럼프, 바이든 그리고 주요 연방의회 지도자들은 간판급 인물들이며, 서로가 악마의 역할을 하면서 웃어가며 금융자본에게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COVID-19가 현실로 돌출한 것처럼, 민주당이 바이든 주변에 인물(지지 계층)들을 구축시키는 방식에는 야만적인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한달 전에는 2020년이 평범한 미국시민들을 위하여 미국의 건강보험산업의 특혜와 로비를 날려 버리고 보편적 재정으로 지원하는 의료보험을 마침내 달성하는 해가 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자들은 ‘샌더스’라는 대통령과 보편적 건강보험의 도입이라는 커다란 위험greater danger(그들의 눈에는)을 대신하여 굴욕적인 패배를 받아들이고 4년의 재선 기회를 트럼프에게 제공하기로 결심한 듯 합니다.
그러나 이제 기능부전적 장애사회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작은 바이러스라는 자연의 현실적 힘에 맞부딪쳤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공공의료 및 사회의 공적 시스템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서 있지만, 미국보다 매우 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미국의 꿈’이란 착각에서 깨어나 눈을 크게 뜨고 우리와는 다른 정치, 경제 및 공공의료 시스템을 가진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와 이들 이웃들로부터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요? 우리의 삶은 그것에 달려 있습니다.
March 27, 2020
Nicolas J S Davies
‘우리 손에 묻힌 피’ ‘미국의 이란 참략과 파괴’ 저자, 자유언론 기고자, 반전운동단체인 CodePink의 연구자
2020년 3월 17일, 국회는 11조 7000억 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을 통과시켰다. 추경이 투입되는 부문은 다음과 같다.
입원했거나 격리된 국민들의 생활지원비(약 337억 원), 법정 차상위계층 소비쿠폰 지급(약 1조 242억 원), 확진자 방문 등으로 휴업한 피해점포 지원(약 2,634억 원), 가정양육수당 예산 확충(271억 원), 의료기관 등 손실 보상(약 3500억 원), 일자리안정자금 확대(약 4,964억 원),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약 1조 7200억 원),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약 6250억 원), 특례보증 지원(약 5조 5000억 원),대구와 경북지역의 피해복구 특별지원(약 1811억 원) 등에 투입된다.1)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과 관련해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민의 불안과 피해는 가중되고 있다.
실제 경기도가 도민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도민 59%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생활 속에서 불안, 초조, 답답함, 무기력, 분노 등의 우울감을 느꼈다”라고 답했다.2) 정부는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벌써 2차 추경을 논의 중이다.
물론 추경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책이 아니다. 한국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코로나 19 사태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적 방역 △주도적인 국민 참여 △지방정부의 노력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재난기본소득과 지방정부의 신속한 대응
코로나 19 사태에 관한 지방정부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방정부의 대응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무엇보다 ‘재난기본소득’이다.
추경이 논의될 때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이번 추경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이 포함되진 않았지만, 광역, 기초 등 가릴 것 없이 지방정부는 적극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준비하고,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 10일, 전주시의회에서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설명하는 김승수 전주시장 ⓒ전주시
전주시가 재난기본소득 실시의 첫발을 떼었다. 추경이 통과되기 전인 3월 9일 ‘코로나19 극복 위한 전주형 상생실험’으로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지원을 결정했다.
전주시는 “심각한 소득 절벽에 직면한 서민들에게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고, 소비위축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골자로 한 긴급 추경 543억 원을 편성해 전주시의회 심의를 요청했다. 재난기본소득 지원을 결정한 지 나흘만인 3월 13일 전주시의회는 추경을 통과시켰다.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은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워졌음에도 정부의 지원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준중위소득 80% 이하에 해당하는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일용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와 실직자 등 취약계층 5만 여명에게 1인당 52만 7000원을 3개월 내 사용하도록 체크카드로 지급된다.”3)
▲지난 3월 23일, 울주군 ‘보편적 긴급 군민 지원금’ 지급 관련 기자회견 중 발언하는 이선호 울주군수 ⓒ울주군
울산시 울주군이 추진하는 ‘보편적 긴급 군민 지원금’은 코로나 19 재난기본소득 관련하여 다용한 고민과 논의의 폭을 확장했다.
울주군은 광역, 기초 지방정부 중 최초로 선별적 재난기본소득이 아닌 울주군에 주소를 두고 있는 전 군민에게 1인당 10만 원씩 지급을 결정했다. 2월 말 기준 22만 2,256명에게 지급되고 지역은행을 통한 체크카드나 현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울주군은“군민 지원금은 신속한 피해지원 및 경기부양 효과가 함께 대상자 선별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절감하고 향후 고소득층 중심의 소득세 부과로 실질지급액은 소득과 반비례하는 형평성 측면까지 모두 고려했다”라며 “단순한 현금복지가 아닌 침체된 경제를 일으켜 세울 적기투자”라고 밝혔다.4)
재난기본소득만 있는 게 아니다
전주시와 울주군 이외에도 많은 지방정부에서는 ‘재난 긴급생활비’(서울시), ‘긴급생계지원’(대구시), ‘긴급민생지원금’(부산시) 등의 명칭을 붙인 재난기본소득 계획을 수립했고, 실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노력은 단순히 재난기본소득에만 머물러있지 않다. 재난기본소득에 가려져 있지만, 지방정부는 실제 주민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 곁에서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실험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역 농가 감자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결과는 매번 완판이다. 단순히 판매 홍보 글만 올리는 것이 아니다. 감자를 납품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작업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지방정부와 지역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지난 3월 13일 중리전통시장에서 삼겹살데이 행사에 참여한 박정현 대덕구청장 ⓒ대전 대덕구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주민과 지방정부의 협력 사례도 있다. 대전시 대덕구는 중리전통시장 상인들이 매주 금요일 운영하는 ‘중리전통시장 삼겹살DAY’행사에 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역화폐 ‘대덕e로움’으로 결제하면 추첨을 통해 1만 원을 환급하는 등의 이벤트를 더해 주민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군산시가 개발한 ‘배달의 명수’ 앱 메인화면
군산시는 지난달 13일 코로나 19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을 위해 음식배달 앱 ‘배달의 명수’를 출시했다. 배달의 명수는 기존 배달 앱과 달리 가맹점이 내는 가입비와 광고료가 없다. 노출은 거리 순으로 표시될 뿐이다.
군산시는 기존에 발행한 군산사랑상품권과 연결해 시민이 모바일군산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결과적으로 시민은 약 8% 정도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전라남도 내 지방정부는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농기계 임대료를 감면하고, 지자체가 보유한 지하도상가, 공원, 도서관 등의 시설 내부에 입점한 소상공인의 임대료를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 19를 뚫고 #함께극복
이처럼 컨트롤타워인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주체적인 활약이 눈에 띈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 직접 가용예산을 짜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며 주민의 불안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민도 각자 선 자리에서 주체가 되어 코로나 19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화제되는 영상이 있다. 해외홍보문화원이“Korea, Wonderland? 참 이상한 나라”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콘텐츠다. 영상을 보면, 우리 모두 타인이 시켜 떠밀린 게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우리의 크고 작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누군가 면 마스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누군가 의료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구로 달려갔다. 16만여 명이 넘는 시민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전히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확산세가 매섭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귀감이 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사회적 거리를 둬야’하는 ‘코로나 19’라는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시민의 불안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시민의 힘이 보태져 하루빨리 ‘코로나19’의 터널을 빠져 나와 일상을 회복하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현장에서 코로나 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모두에게 경의를 표한다.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잠시 두었던 거리보다 우리 모두 더 가까워지길 희망한다.
약 7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 재원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조달된다.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면서 코로나19로 집행이 부진한 사업 규모를 줄이는 방식이라 국가채무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소요 규모는 9조1000억원 수준이며 이 중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규모는 약 7조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최대한 기존 세출사업의 구조조정으로 충당하겠다”고 말했다.
(중략)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줄어든 9조1000억원 가운데 2조5000억원은 국고채 이자상환처럼 정부 지출 변화 없이 비용 재산정 등의 방식으로 삭감됐다.
기존 사업비 감액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이번 2차 추경도 이 같은 방식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 융자 사업의 경우에는 이자 차액만 보상하는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실제 비용을 지출하는 사업 규모를 줄이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부풀린 숫자를 줄이는 방법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백년은 현재 지구적 규모에서 진행중인 COVID-19 팬데믹을 새로운 형태의 세계전쟁(World War–C, WWC)로 정의한다.
지난 세계1, 2차 대전은 눈에 보이는 적국과 전쟁을 수행하며 물리적 무기를 포함한 전통적 방식의 전술전략을 사용하였다면, WWC는 국경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상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난 수세기 쌓아온 인류문명(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를 포함한)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새로운 성격의 전쟁이다. 언제 끝이 날지 모르지만 COVID-19가 진정된 이후의 세계와 인류문명은 거대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다른백년 은 “World after CoronaVirus? –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세계는?”라는 주제로 세계 주요한 칼럼을 매주 번역 소개한다. 첫 번째로 포린포리시(FP)가 종합한 10명의 세계명사들의 의견을 첫 기사로 소개한다. 또한 이와 관련한 국내 필진들의 자유로운 기고를 환영하며 앞으로 뜨거운 논쟁이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1990년 베를린장벽의 해체 또는 2008년 Lehmann Brothers의 파산처럼, 코로나-19라는 엄청난 대유행병이 전세계를 뒤흔들면서, 이후 미칠 파장에 대해 현시점에서 여러 가지 경우들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질병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시장을 뒤흔들며, 나라마다 정부의 역량(부족)을 드러내는 동안, 세계를 움직이는 정치와 경제의 권력구조가 재편되면서 새롭게 전개되어 갈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 위기가 보여주듯이 목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분별있게 바라보기 위해, FP는 여러 각국의 10명의 저명한 인사들에게 이번 사태 이후 전개될 세계질서에 대한 견해를 질의하였다.
4/2,국내외 코로나19 발생현황 <출처: esri Korea>
A World Less Open, Prosperous, and Free
세계는 폐쇄적이고 퇴보하며 자유축소적 경향으로 갈 듯
대유행병은 국가의 기능을 강화하고 민족주의의 대두를 불러올 것이다. 각 나라 정부는 위기를 관리하는데 온갖 조치를 동원할 것이며, 위기가 끝난 후에도 강화된 조치의 철회를 기피할 것이다. 일부 권위주의적 국가들은 희생자의 숫자를 조작하겠지만, 오래가지는 못한다.
COVID-19는 국제정치의 힘과 영향력을 서구에서 동양으로 이동을 가속화할 것이다. 한국과 싱가포르가 최선의 모범을 보였으며, 중국 역시 초기의 실수를 만회하면서 적절히 대응하였다. 반면에 유럽과 미국은 허둥지둥 대며 대처를 지연시킴으로써 과거의 서구라는 아우라(명성)는 퇴색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을 것은 국제정치가 지닌 대립적 충돌이라는 기본적 속성이다. 1918-19년 간에 유행하였던 독감의 경우에서 보듯이, 대유행병의 경험을 겪으면서도 강대국 간의 권력다툼은 사라지지 않으며 지구적 협력의 시대가 도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COVID-19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다. 각국의 시민들은 국가가 자신들을 더 보호해 주길 요구할 것이고 정부와 기업들은 미래의 취약성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초세계화의 흐름에서 퇴각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COVID-19는 세계를 더욱 폐쇄적이고 퇴행적이며 자유축소적으로 몰아갈 것이다. 확실하지 않지만,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함께 부적절한 기획들, 무능한 지도력들이 결합되면서 인류를 암울한 미래로 유도할 듯하다.
Stephen M. Walt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
The End of Globalization as We Know It
주지하듯이 세계화는 종말을 맞이할 듯
코로나 대유행은 ‘경제의 세계화’라는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매질이 될 수 있다. 대유행 이전에도 중국을 경계하여 지국의 첨단기술과 지적재산권에서 격리시키고 동맹들에게 이를 강요하던 미국의 이중화 결정에 대응하여, 이미 중국은 일취월장하는 경제와 군사력으로 도전을 해오고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21세기 전반에 유행하던 상호혜택의 세계화라는 이상으로 되돌아 가기는 어렵다. 지구적 경제통합에서 오는 혜택을 공유하는 매력이 없어진다면, 20세기에 형성되었던 지구적 규모의 경제질서와 규칙구조는 조만간 위축될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할 노골적인 국제정치의 대립으로 빠지지 않고 여전한 협력을 유지하려면 정치적 리더들의 부단한 자기단련을 요구한다.
자국의 국민들에게 COVID-19을 성공적으로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이는 지도자들은 정치적 자산을 획득하겠지만, 이에 실패한 정치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실패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으려는 유혹에 빠질 것이다.
Robin Niblett
영국 왕립국제문제 연구소 책임자
A More China-Centric Globalization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화 가능성
COVID-19는 세계경제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뿐만 아니라, 새로운 변화 즉 미국중심의 세계화에서 중국주도의 세계화로 흐름을 가속시킬 것이다.
왜 그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미국인들은 세계화와 개방무역에 대한 매력과 신뢰를 상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와 관계없이, 미국인들에게는 자유통상이라는 합의가 이미 자신들에게 해로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에 중국인들은 이에 믿음을 잃지 않았는데 여기에는 역사적 깊은 배경이 있다.
1842-1949년간 중국의 굴욕적인 역사는 자기도취(만족)와 무익한 외부세계와 관계단절에서 발생한 결과였다. 이후 지난 수십 년간에 이룬 경제적 굴기는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성과이었다. 동시에 중국인들은 어느 곳,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다는 문화적 자신감을 흠뻑 경험하였다.
결론적으로 나의 신작 ‘ Has China Won?’에서 언급하였듯이, 미국 앞에는 두 개의 선택지가 놓여있다. 세계를 지배하는 패권국의 선두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면, 중국과 정치적 경제적 제로-섬의 국제적 경쟁(대립)을 수행해야만 한다. 그러나 만약 미국인들 삶의 안녕– 현재 매우 악화되어 있는 –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면 중국과 협력해야만 한다. 현명한 조언자들은 후자의 협력을 제안할 것이다. 불행하게도 현재 미국 정치의 자해적 환경은 중국에 대한 화해를 선택할 것 같지 않다.
Kishore Mahbubani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외교전문가, 2001-2년간 UN 안보리 의장 역임
Democracies Will Come out of Their Shell
민주주의 진영이 새로운 변모를 보일 때
요약하자면, 서구정치의 거대이론에 대한 제자백가적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민족(고립)주의자, 반세계화주의자, 반중국 이론가, 그리고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 간에 자신들의 견해를 추동할 새로운 증거들을 찾아내려고 혈안이 될 것이다. 현재 진행중인 경제적 타격과 사회적 붕괴에 따라 대충적 결론으로 자국주의, 패권국가간의 경쟁격화, 전략적 단절(decoupling) 등이 대두할 것으로 전망된다.
1930-40년대의 공황을 겪으면서, 서구사회에 서서히 반체제적인 흐름이 대세적으로 형성되었던 반면에, 루스벨트(FDR)와 소수의 앞선 정치지도자들이 전쟁 전후에 흐름을 어렵잖게 국제주의로 다시 돌리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1930년대 세계경제의 붕괴는 선진사회가 매우 긴밀히 연계되어 있었고, 동시에 매우 취약했음을잘 보여 주었으며, FRD은 이를 전염병균(contagion)이라고 명명했다. 당시 미국은 상대적으로 다른 서구국가들보다 폐해가 적었다. FDR과 국제주의자들은 전후의 국제질서로 개방적 질서를 유지하면서 상호의존을 운용해낼 방어기제와 역량이라는 규칙을 구상해 냈다. 미국은 국가 간의 국경을 봉쇄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상호협력이라는 지구적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전후 개방질서를 작동시켰다 (브레튼우드 체제).
미국과 서구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상호의존이 약점이라는 방어적인 느낌에서 취할 수 있는 반동적인 흐름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 진영은 당장은 자국(고립)주의적 반응을 보이겠지만 긴 호흡으로 실용적이고 규제를 동반한 국제주의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야 한다.
G. John Ikenberry
프린스턴 대학교 W. Wilson 스쿨의 책임교수, 국제외교 전공
Lower Profits, but More Stability
적은 수익구조, 그러나 장기적인 공급체계의 안정구조로
COVID-19의 유행은 세계규모 단위의 생산거점기지라는 기본적 교의를 위협하고 있다. 기업들은 현재 시행중인 다단계적 조치, 다국적의 부품공급체제를 재고하고 축소시킬 것이다.
세계규모 단위의 부품공급은 정치적 경제적 요소들에 의해 혼란을 겪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 트럼프의 통상전쟁 로봇산업의 발전 자동화 3D 프린트 등에 의해, 정치적으로는 선진경제권 내에서 겪고 있는, 진행 중이거나 곧 다가올, 실업문제 등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겹치면서 COVID-19는 부품공급체계의 연계고리들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전염된 공장들의 폐쇄는 다른 생산기지들의 연쇄적인 중단을 야기하고, 생산과 재고가 고갈되면서 병원 약국 슈퍼마켓 그리고 소매상들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대유행병이 가져올 다른 측면은 많은 기업들이 통상의 이점보다는 대체공급의 안정성에 대해 많이 고려하게 되면서 곧 이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단위에서도 전략적인 산업에 대하여 국내에 back-up 계획과 적정 재고를 갖추도록 강제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을 떨어지는 대신에 공급체계의 안정성은 제고될 것이다.
Shannon K. O’Neil
예일대 출신의 남미지역 전문가로 NGO 싱크탱크에서 활동
This Pandemic Can Serve a Useful Purpose
대유행병은 미래에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수도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세가지 사항은 명백하다.
첫째, 코로나 바이러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정치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평등’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정부의 권한을 강화시키면서 대유행병과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안보적 주제와 양극화라는 사회적 이슈를 악화시키고나 또는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정부의 권한은 강화된다. 경험상으로 보면 권위적이거나 인기영합적인 정부들은 전염병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는 반면에, 한국과 대만처럼 민주적인 정부들은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유행병은 상호 연계된 세계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호의존성에 대한 명백한 증거이기도 하다.
둘째, 국제 정치적으로는 자국폐쇄적이며, 자급적이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한마디로 더욱 가난하고, 추하고 좁아진 세상을 향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희망과 긍정적인 신호들도 있다. 현재의 위협에 지역적으로 공동대응하기 위하여 인도정부는 동남아 국가 지도자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하였다. 현재의 대유행병이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지구적인 큰 이슈들에 대해 공동적인 대응을 촉발한다면, 이는 매우 긍정적인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Shivshankar Menon
인도의 외교가. 싱(Singh) 수상의 외교안보 고문 역임
American Power Will Need a New Strategy
미국권력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기
2017년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강대국 간의 패권경쟁에 초점을 맞춘 국가안보전략을 선언하였다. COVID-19의 대유행은, 이 전략이 매우 잘못된 것으로,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조차 스스로 국가안보를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리차드 댄지그(Danzig)는 2018년에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21세기의 기술 수준은 분포(소유)뿐만 아니라 결과에 있어서도 글로벌한 성격을 지닌다. 전염균, AI 시스템, 콤퓨터 바이러스, 방사능 등은 한번 사고가 터지면 사고 당사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로 다가온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호의존적 위험에 대하여 합의된 보고체계 공유된 통제 공동의 위급대응계획 기준 협약 등을 추진해야 한다.
COVID-19와 기후위기와 같은 초국가적인 위협 앞에서 다른 국가보다 미국을 우선하는 사고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른 국가들이 지닌 힘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지국의 이익을 우선시 하더라도 자국의 이익을 어떤 수준에서 정의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현재 진행중인 대유행병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전략에 미국이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Joseph S. Nye, Jr.
‘소프트파워’ 이론을 제창한 미국 정치학자,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전 학장
More Failed States
실패한 국가군들의 다수 출현 가능성
‘영구적’ 이라는 표현은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불러온 위기는 향후 수 년간 대부분 국가들을 국제적인 무대에서 벌어지는 현안보다 자국의 국경선 안에서 전개되는 상황에 집중하게 할 것이다.
향후 부품공급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적 자급자족(결과로서 관계의 단절)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위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극복하고 국내적 자원을 재결집시키기 위하여, 대규모의 이(난)민에 대한 거부, 기후위기 등 지구단위의 문제 또는 역내 문제 해결의 노력 또는 실행에 대한 축소 등이 일어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국가들은 약점을 드러내면서 회복 과정의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위기들은 악화일로에 있는 미중 관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유럽의 통합과정을 약화시킬 것이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글로벌한 수준의 공공의료 가버넌스가 일정 부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각국이 서로 협력하고 역할을 다하기 보다는 결국은 세계화를 퇴보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ichard N. Haass
공하당 출신의 미국외교협회 회장, 콜린 파웰 전 국무장관의 조언자
The United States Has Failed the Leadership Test
지도적 국가로서 미합중국은 실패했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지도국가로서 자격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 미합중국은 속좁은 자기이해에 갇히고 서툰 무능함을 드러내었다. 이러한 종류의 대규모 유행전염병은 국제적인 기구를 통하여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여 각 국가들이 이에 대응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하고 조치에 필요한 자원을 준비하도록 했어야만 한다. 미합중국이 지도국가로서 이를 조직해 냈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속좁은 이해에 갇히면서 워싱턴은 리더쉽 테스트에서 실격을 당했고 그로 인해 세계는 더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
Kori Schake
미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부국장이며, The Atlantic의 정기 기고자.
In Every Country, We See the Power of the Human Spirit
모든 국가에서 인류애가 지닌 감동을 목격하고 있다.
COVID-19는 금세기 최악의 대규모 유행병으로 영향의 규모와 깊이는 실로 어마하다. 공공의료의 (실패)위기로 인해 지구상의 78억 인구가 위협을 당하고 있다. 이의 영향은 2008-9년에 있었던 금융 대공항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규모의 지진성 충격은, 아시다시피, 국제사회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힘의 균형을 뒤흔든다. 동시에 예외적인 도전에 대응하여 전세계인들이 남녀 구별없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희망을 제공하기도 한다.
현재까지는 국제적 규모의 협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현 위기의 책임 당사자들인 강대국가 미국과 중국 등이 말장난의 싸움을 그만두고 효과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이들 국가들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는 급격히 축소될 것이다. 유럽연합의 이름으로 5억에 해당하는 해당 시민들에게 적정한 지원을 해내지 못한다면 회원국가들은 브뤼셀(유럽연합정부의 소재)의 힘을 축소시키려 할 것이다. 미국의 문제는 현재의 위기를 중단시키려는 효과적인 조치를 제공해야 할 연방정부가 무기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국가에서 보듯이 인류애의 정신이 살아나 의사, 간호사, 정치인,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리더쉽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계기로 예외적인 위기라는 도전에 대응하여 전세계인들이 남녀의 구별없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희망을 제공하기도 한다.
2020년 4월 3일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1월 예정됐던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연기됐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기후협약 총회 연기가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늦추는 구실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당장 코로나19 사태라는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상황이지만, 동시에 긴급 대응이 요구되는 기후 비상사태를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제 사회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했지만, 세계 온실가스 배출 추세는 위험한 3℃ 상승 시나리오를 향하고 있다. 전례 없는 온도 상승과 기후 재난으로 인해 이미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며 사회경제적 약자가 더 큰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석탄발전소 확대를 비롯한 온실가스 감축 실패로 인해 국제 사회로부터 ‘기후 악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핑계로 기후위기 대응을 소홀히 할 상황이 아니다. 올해 말까지 유엔에 제출 예정이었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더 강화돼야 한다. 특히 정부는 과감한 석탄발전소와 내연기관차 퇴출 로드맵 수립을 통해 기존보다 진전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마련해야 한다. 1.5℃ 달성을 위한 국제적 기준인 순배출 제로 목표도 명확히 수립해야 한다. 지난 2월 정부가 공개한 ‘2050 저탄소 발전전략 검토안’에서는 탄소중립을 선언적으로만 표방하는 데 그친 만큼 순배출 제로 비전을 달성할 담대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를 더 안전하고 건강하며 정의로운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역설적으로 온실가스가 줄고 맑은 하늘과 생태계가 되돌아오는 현상이 나타났다. 오염물질 증가, 산림 파괴, 생물다양성의 감소와 같은 요인이 전염병 대유행의 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코로나19 위기의 대응과 극복이 또 다시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정책과 재정 투입으로 이어지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국제적 기후위기 대응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인 만큼,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되고 안전성이 확보되는 대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내년 초 조속히 개최되고 국제적 연대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 <끝>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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