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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1년, 남은 질문들 ④ “누구에게나 안전한 온라인 공간을 위해 디지털 시민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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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1년, 남은 질문들 ④ “누구에게나 안전한 온라인 공간을 위해 디지털 시민성이 시급하다”

admin | 수, 2021/06/30- 18:00
“누구에게나 안전한 온라인 공간을 위해 디지털 시민성이 시급하다”

국제앰네스티 X 추적단불꽃

추적단불꽃과 국제앰네스티는 ‘n번방’으로 불리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공론화된 2020년 3월을 되돌아보며, 지난 3월부터 <‘n번방’ 대응 1년, 남은 질문들> 콘텐츠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 1년 간의 변화를 확인하고 디지털 성범죄의 매개가 되는 글로벌 플랫폼 및 기술 기업의 책임을 상기시켰으며, 이들의 불충분한 대처가 야기한 문제점을 짚었다. 마지막 4화는 계속해서 플랫폼 및 기술 기업의 의무를 강조하는 동시에, 온라인 공간 내 여성 인권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식과 제도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에 지난 6월 24일, 활동가, 연구가, 법률가와 대담을 진행했다. 주제는 ‘온·오프라인이 하나 되는 시대, 온라인이 여성들에게도 안전한 공간이 되기 위해 시작되어야 할 담론은 무엇일까?’. 대담 참가자들은 여성에 대한 성착취를 가능케 하는 고착화된 사회 구조를 지적하며 기업이 나서야 할 변화와 사회가 정립해 나가야 할 ‘디지털 시민성’을 이야기했다.

대담 참가자

신진희 성범죄피해 국선변호사
2012년부터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2013년부터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검찰에서 ‘n번방’ 피해자 법률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국선변호사로 선정되어 피해자 개명이나 주민등록번호 변경, 2차 피해 방지 등을 위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소라넷 고발 프로젝트’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7년 비영리 여성인권 운동단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를 창립했다. 2018년 웹하드 카르텔 추적, 불법 포르노 사이트 고발 등 사이버 공간 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며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김홍미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성평등정책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2년까지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활동가로 일했고 여성주의 연구 및 활동을 지속해왔다. 대표작으로는 『가정폭력: 여성 인권의 관점에서』,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 『페미니스트 모먼트』, 『우리 시대 혐오를 읽다』 등이 있다.

추적단불꽃: 지난 2020년은 ‘n번방’ 방지법으로 일컬어지는 여러 가지 법이 제정 혹은 개정되어 시행된 해였다. 법이 시행된 후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는지, 긍정적인 변화 혹은 여전히 바뀌지 않은 관행 등이 있는지 궁금하다.

신진희 성범죄피해전담 국선변호사이하 신진희 변호사 : 긍정적인 면이라고 한다면, (디지털성착취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 관련하여 기소되면 이전과 다르게 5배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있다. 조주빈 검거 이후로, 조주빈과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엔 못해도 20년부터 선고가 시작된다. 구매를 하거나 소지한 이들에 대한 형량도 높아졌다. 단, 디지털 성착취물을 소지, 구입, 저장했을 경우 이에 대한 범죄를 증명할 수는 있지만, ‘시청’ 부분은 여전히 증명하기가 어렵다. 특히 라이브 방송이 송출되는 경우는 시청한 사람이 자진 신고하지 않는 이상 확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즉, 영상을 구매하거나 촬영한 사람들에게는 이전보다 엄한 처벌이 주어지고 있지만, 시청한 가해자들은 유야무야되는 상황이다. 시청을 한 가해자들이 강하게 처벌되는 사례가 나와 언론에서도 크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이하 서승희 대표 : 그동안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있을 때 처리할 근거가 없는 입법 공백 상태를 마주한 적이 많았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있고 나서야 입법이 됐다는 건 아쉽지만, 늦게 나마 법이 제정된 것은 고무적이다. 성착취물 수요 행위를 처벌하는 것부터 상습 가중죄, 합성물, 협박, 강요 등의 법률이 제정됐다. 무엇보다 법률 용어상 ‘음란물’이 ‘성착취물’로 바뀐 것은 큰 진전이다. 이러한 인식이나 정책적 변화는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작동하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판결이 만들어지는가, 양형기준도 만들어졌지만 실 형량은 얼마나 나오는가 등을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김홍미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이하 김홍미리 연구위원 : 연구자로서 보기에 ‘n번방’ 방지법 등 디지털 성폭력 제도화의 경로와 후과들은 1980~90년대 반성폭력 운동의 제도화 경로와 그 이후 겪어온 문제들과 다르지 않다. 제도를 만들면 (가해자들은) 제도에서 벗어나는 수법들을 정교화 한다. 지난해 새로이 도입된 ‘n번방’ 방지법이 과연 가해자들에게 두려움을 안겼는가? 보호담론이나 피해다자움을 넘어섰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가해자들은 이미 안전하게 빠져나갈 구멍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추적단불꽃: 경찰청, 디지털성범죄삭제지원센터, 방심위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삭제 지원에 대한 한계를 여실히 느꼈다. 결국 최종적인 삭제 권한은 플랫폼 기업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의 경험을 돌이켜보았을 때 느꼈던 지점들을 말해달라.

서승희 대표: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이 기대에는 못 미치게 나마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기업 차원의) 상시 신고기능 마련, 연관 검색어 제한 및 필터링 조치 등 최소한의 규율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의 경우, 국내법의 효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 보니 여전히 무법천지인 상황이다. 구글과 같은 거대한 해외 사업자들의 경우 피해물이 크롤링crawling[1]되는 주요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다. 특히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연관 검색어, 피해촬영물 썸네일이 뜨는 문제에도 굉장히 비협조적으로 대처를 한다거나 안일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구글은 국제 기업으로써 이미지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여성인권에 무관심하고 회피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로 보인다.

신진희 변호사: 현재 지원하는 일부 피해자분들이 요청하시는 부분이 (구글에서 피해물) 연관 검색어를 지워달라는 것이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에는 연관 검색어 관련 신고기능이 있지만, 구글에는 없다. 피해물 유통과 연관검색어로 인한 한국인 피해자의 피해는 너무 강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 차원에서는 소수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 시장에서 불거지는 문제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인권단체가 나서서 대응을 촉구하는 인권적, 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김홍미리 연구위원: 구글이나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과연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기업의 본령이 이윤 추구라고 해도, 온라인 세상은 ‘누구에게나’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누구에게나 자기의 성적 욕망을 안전하게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리든 나이가 들었든, 여성이든 아니든, 성소수자이든 아니든, 인간은 성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표출할 수 있는 만큼 온라인 공간을 놀이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착취를 방치하는 구조에서는 불가능하다. 착취를 방치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지금과 같은 행태는 누구라도 착취 ‘당할 수 있는’ 구조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약자를 성적으로 착취하기 ‘안전한’ 장소를 만든다. 착취에 안전한 장소, 그 공간은 과연 누구에게 ‘안전한가.’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가 누구에게나 안전하려면 이들에게 보편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신진희 변호사: 글로벌 기업도 지사가 있는 나라별로 법 적용이 다르다. 온라인은 국경이 없기에 세계적으로 국제 공조와 협력이 이뤄져서, 온라인 문제에 대해서 하나의 통합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이게 시민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착취나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모든 나라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지금의 상황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다.

서승희 대표: 과거에는 웹하드를 통해, 지금도 지속적으로 불법포르노 사이트와 플랫폼 등에서 ‘음란물’로 불리는 영상에는 피해자의 피해촬영물이 섞인 경우가 많다. 피해촬영물이 끊임없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데, 삭제 요청을 할 경우 일부 기업들은 사업자의 권리침해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포르노그래피와 피해촬영물은 저작권 없이 유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작권이 없이 불법으로 유통되는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차단해달라는 조치가 사업자의 권리침해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저작권이 존재하며 유통허가를 받은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포털 사업자나 유통의 경로가 되는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이 폭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 차단조치를 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여전히 구글에서는 삭제 요청 신고가 접수됐을 때 담당하는 처리 부서가 별도로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렇다 보니 보통 시민들은 물론, 삭제를 요청하는 활동가들도 어디에 어떻게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온라인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해외 플랫폼 기업 또한 네이버 혹은 다음 같은 국내 포털처럼 안정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를 구축하고, 이 팀이 상시로 모니터링도 담당해야 한다.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신진희 변호사: 서 대표님이 말씀하신 저작권 접근법과 관련하여, 합법적인 것 이외는 모두 불법이라고 하더라도, 이 모든 불법을 다 찾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피해를 본 피해자에게 스스로임을 증명하라는 것이 문제다. 현재처럼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았다고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 가해자가 동의를 받았음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글로벌 플랫폼에 요구하는 것이 좋은 접근이라고 본다. 입증 방법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업로드 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피해물을 올리면) 바로 삭제된다”는 것을 선제적으로 안내하게 해야 한다. 해외 플랫폼 기업에 네이버와 같은 국내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신고 처리 체계 등을 보여주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추적단 불꽃: 플랫폼은 디지털 성범죄물을 신고하는 창구를 갖고는 있지만, 아동·청소년 피해물과 성인여성 피해물에 대한 대응속도나 인식 차원이 현저히 다른 실정이다. 특히 성인 피해자의 경우 피해물 속 인물이 본인임을 증명하는 과정이 더해지는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낀다.

신진희 변호사: 어떤 문제 의식에서 비롯된 지적인 지 알고 있다. 아동·청소년만 디지털성착취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성인여성도 디지털성착취의 대상이 되는데, 성인이라는 점 때문에 그 보호의 범위에서 배제되거나 간과된다는 점을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 다만 현행 형사법 체계를 보면,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아동·청소년의 동의여부를 불문하고 처벌하고 있고 성인에 대한 성착취 또한 2020년 5월 19일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에 따라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 강요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되었다. 성인에 대한 디지털성착취도 형사법 체계에 들어왔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아동·청소년과 성인은 위험에 대한 대처능력, 방어능력이 다르다는 전제에서 우리나라 형사법이 아동·청소년보호주의에 치우쳐져 있다고 폄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아동·청소년과 성인여성 피해자를 구분하기보다 이들 모두가 ‘피해자’임에 방점을 찍어 ‘범죄 피해자’ 로 이야기하는 게 더욱 생산적인 논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홍미리 연구위원: 문제는 성폭력을 ‘보호’의 문제로 접근하는 데에 있다고 본다. 이런 프레임에서는 보호받을 만한 피해자와 그렇지 않은 피해자를 나누게 된다. 아동·청소년이 성인보다 더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있지 않다. 다만 오랜 시간 성폭력을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의 문제’로 이야기해 왔음에도, 법은 성적자기결정권이 어떻게 침해 되었는지 보다 ‘누구를 보호할 것인지’에 방점을 두는 보호 프레임을 유지해왔다.. ‘누구의 성적자기결정권이 보호할 만 한가’ 라는 프레임은 ‘누구의 정조가 보호할 만 한가’ 라는 1980년대 정조 담론의 21세기 버전이라 할 수 있다. 피해자가 몸적 통합성bodily integrity에 대한 침해를 호소할 때 사람들은 피해자의 ‘자격’을 물었다. 이런 프레임에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도 오랫동안 ‘대상아동·청소년’이었고, 작년에야 이런 구분이 사라졌다. 성인 여성의 성착취에서도 이런 식의 프레임은 사라져야 한다.

추적단 불꽃: 디지털 성착취 문제에서 종종 불거지는 또 하나의 논의 지점은,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을권리’에 대한 것이다. 이 둘은 적절한 균형을 맞추어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가해자가 피해물을 업로드할 자유를 표현의 자유로 부르고 있는 듯 하다.

서승희 대표: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는 양립할 수 있다는 말에 깊은 공감을 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서양권에서 특히 중요시하는 가치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통적 의미의 프라이버시권을 넘어 다른 언어로 설득해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김홍미리 연구위원: n번방 이후 사람들이 디지털 성범죄를 ‘문제’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과, 이것을 ‘어떤’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를 대립구도로 설정하는 프레임으로는 디지털 성범죄를 설명할 수 없다. ‘표현의 자유’와 ‘여성의 안전권’을 분리해서 볼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사회의 오래된 분리 전략은 문제의 해결방안이 있음에도 마치 없는 것처럼 오인하게 하면서, 이를 말할 수 없는 문제로 만드는데 사용되어왔다. 이를 넘어서야 한다.

추적단 불꽃: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계기로 많은 변화가 이뤄졌지만, 그럼에도 디지털 공간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법과 제도를 넘어, 온라인상의 궁극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시민성’은 어떤 것이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디지털 세상에서 새로이 정립되어야 할 새로운 개념과 상식은 무엇일까?

서승희 대표: 디지털시민성 논의는 우리 사회에 부족하지만 매우 중요한 방향성임은 분명하다. ‘디지털 성착취’ ‘디지털 혁신’ 등 ‘디지털 000’ 이라는 조어나 새로운 개념이, 많은 이들에게 우리가 따라갈 수 없는 무엇이라는 막연한 압박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고도의 영역이라는 허망함을 느끼시는 듯하다. 이럴수록 디지털 ‘기술’이 아니라, ‘공간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 해결이 아니라 대중의 관심과 연대하는 시민의 힘으로 이 문제를 근절해낼 수 있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이것이 디지털 시민성일 것이다. 이를테면 탁틴내일에서 진행한,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청소년을 온·오프라인을 활용해 먼저 찾아가는 온라인 아웃리치 사업[2]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가깝게 다가갈 수 있고, 온라인 공간에서도 시민성을 만들 수 있고, 문화적 사회적으로 이 폭력을 근절하는 것에 대해 얘기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홍미리 연구위원: 온•오프라인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올 초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3] 사건 이 발생했을 때, 과연 이루다는 무엇을 학습했을까 싶었다. 대화상대의 성희롱에 친절함으로 응대하는 이루다는 성적 침해 상황에서도 친절함을 잃지 않는 젠더화된 사회를 ‘딥러닝’ 했다. 디지털 시민성은 비단 디지털 공간에서의 시민성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시민성의 내용을 묻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때 생각해야 할 것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사람들이 쉽게 연결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 무한 확장된다는 점일 것이다. 지금의 디지털 세상은 왜곡되게 다른 사람을 장악하는 방식, 오직 승자가 되는 것을 목표 삼은 현실이 그대로 학습 혹은 강화되었다고 보고, 그렇다면 이전과는 다른 관계를 맺는 새로운 컨셉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과 고통에 부분적으로 나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같은 문제를 생산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나의 역할을 찾고 실행하는 것, 다른 사람의 고통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살아내는 것이 디지털 시민성의 내용이 돼야 하지 않을까.

추적단 불꽃: 마지막으로,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 남은 입법 과제에 관해서도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다. 추적단불꽃과 인터뷰했던 피해자분 중에는 영상에 나온 얼굴과 본인의 얼굴을 바꾸기 위해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 성형 수술을 감행한 사례도 있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은 길거리에서 누군가 본인을 알아볼까 싶은 불안한 마음에 성형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지원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신진희 변호사: 범죄피해자지원 내 의료비 지원은 최대 5,0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고 대부분 정신과 치료로 쓰인다. 하지만 피해자 지원 관련 보도가 최대 금액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일부 비난이 일기도 했다. 성범죄만이 아니라 모든 범죄 피해자가 지원 대상에 해당됨에도, 언론 보도가 명확히 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성형 수술 비용에 대해서는 가해자에게 민사소송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민사소송의 특성상 이름과 주민번호를 알려주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피해자가 기껏 개명하고, 새로운 주민번호를 만들었는데 이를 다시 가해자에게 알려주는 격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층위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김홍미리 연구위원: 피해 후 일상의 회복은 삶에 대한 자기의 통제력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성형은 대중의 ‘시선’에서 오는 불안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상실 위험에 처한 삶에 대한 통제를 실천해가는 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며, 일상의 회복을 위해 어느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제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는 더 논의되어야 한다. 자율성을 연습할 수 있는 장소 또한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 삶에 대한 통제력의 상실, 무력감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회복될 수 있다.

서승희 대표: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피해자 스스로 회복력이 있어야 한다. (지원을 하는) 상상력이 마이너스(-)에서 0으로 가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것을 넘어 행복한 일상으로 가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닷페이스>가 진행했던 프로젝트 ‘우리가 만드는 하루’[4]도 같은 맥락이다.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소정의 금액, 법률지원과 다른 방식의 일상, 자율을 회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피해를 경험하고 나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어떤 상상력, 제도적 한계가 있는지 읽어내는 게 필요하다.


1. 컴퓨터에 분산되어 있는 자료들을 검색 대상의 색인으로 포함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2. 탁틴내일 아웃리치 사업 : ‘일탈계’, 그루밍, 성착취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노출될 수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사이버 상담 및 대면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피해 이전에 조기 개입하고 대피해 예방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3. 상대방과 나눈 카카오톡 파일을 전달하면 애정도를 분석해주는 어플리케이션 ‘연애의 과학’을 개발한 기업 스캐터랩이 사용자들로부터 제공받은 대화 파일을 바탕으로 만든 AI 챗봇. 이루다는 무엇이든 학습하는 딥러닝 기능으로 사용자가 내뱉는 음담패설들을 흡수해 학습해 나갔고, 이를 통해 일부 플랫폼 및 카페에서는 “이루다 성노예 만들기 방법” 등이 유행하기도 했다. 현재 해당 서비스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4. <우리가 만드는 하루>는 미디어 스타트업 기업 닷페이스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경험자가 자신이 원하는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피해자 일상 회복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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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A 지역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일러스트

최근 중동·북아프리카에서는 여성인권옹호자들의 노력 덕분에 여성 인권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이 변화를 통해 여러 차별적인 법들이 폐지되는 입법적 개혁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 내 젠더기반폭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젠더기반폭력을 직접 자행하는가 하면,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들이 이루어낸 변화가 무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과 소녀들이 폭력의 위협 속에 살아가지 않도록 하고, 피해생존자들에게는 보호소, 심리사회적 지원, 법적 서비스 이용 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조치가 필요하다.

여전히 만연한 젠더기반폭력

최근 몇 년간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는 여성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진전이 이루어졌다. 일례로, 비록 많이 늦기는 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차별적인 남성 후견인 제도가 개정됐고 여성이 운전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튀니지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생존자들을 위한 민원창구가 설치됐고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항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신설됐다. 요르단에서는 소위 ‘명예살인’ 위험에 처한 여성들을 위한 보호소가 개소됐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결혼, 상속, 양육권 등 문제에 있어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개혁이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여성의 행위주체성이 계속 부정되면서 이러한 변화들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권을 들고 있는 사우디 여성

여권을 들고 있는 사우디 여성

이라크, 이란, 요르단, 쿠웨이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내 팔레스타인인 지역사회에서는 정부당국이 가해자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지 못하고, 여성폭력을 성행하게 하는 차별적인 법과 젠더 규범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 국가 중 일부에서는 ‘명예살인’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정부 혹은 비정부 집단들이 여성인권옹호자들을 상대로 강간 등의 협박을 하거나, 위협, 출국 금지, 폭행 및 살해를 통한 입막음을 하기도 했다.

리비아에서는 민병대와 무장단체가 여성과 소녀들을 폭행하고 납치, 살해할 뿐만 아니라 성폭력, 인신공격, 사이버 학대 등을 자행한다. 2020년 11월 리비아 변호사 하난 알바라씨Hanan al-Barassi는 동부 리비아 무장단체와 연루된 부패인사를 비난했다가 벵가지에서 총살 당했다. 마찬가지로 2020년 8월 바스라 시위를 이끌었던 활동가 리함 야코브Reham Yacoub 역시 이라크에서 총살 당했다.

이집트에서는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도록 법적 조항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폭력을 폭로 및 증언한 피해생존자와 증인이 체포되거나 기소되는 일이 여전히 발생한다. 2020년에는 틱톡 영상이 ‘가족의 원칙을 위반’한다는 혐의로 9명 이상의 여성 SNS 인플루언서가 기소됐다. 뿐만 아니라 친정부 언론에서 성폭력 피해생존자들과 그 지지자들을 인신공격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이란에서는 ‘도덕’ 경찰이 차별적이고 모멸적인 ‘강제희잡착용법’을 이용해 여성과 소녀들을 희롱하고 폭력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정부가 여성을 젠더기반폭력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고 가해자 불처벌 관행을 이어온 탓에 이러한 형태의 폭력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헤바 모라에프Heba Morayef 국제앰네스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국장

묵살된 피해생존자의 권리

피해생존자들의 권리 역시 계속해서 묵살되고 보장되지 않고 있다. 젠더기반폭력을 신고한 리비아 여성들은 “간통죄”로 체포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난민 혹은 이주민 피해생존자의 경우 체포되거나 국외 추방될 수 있어 경찰에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요르단에서는 피해생존자가 보호소에 구금될 것을 두려워해 폭력을 신고하기 어렵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남성 후견인 제도가 여성을 향한 남성 후견인의 폭력을 지속하게 만들고 여성은 성폭력과 폭행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가정폭력 피해자 여성이 보호소에서 나오려면 남성 후견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피해자생존와 혼인 관계를 맺는 방법으로 성폭행범이 기소를 피할 수 없도록 관련 법 조항을 폐지한 국가도 많지만 다수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이러한 조항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 헤바 모라에프 국제앰네스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국장은 아래와 같이 촉구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제한적으로나마 변화가 있었지만, 여성은 여전히 사회에 깊이 자리 잡은 차별과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동시에 임의적인 체포, 납치, 살해, 이른바 ‘명예 살인’ 등 다양한 형태의 젠더기반폭력으로부터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정부가 여성을 젠더기반폭력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고 가해자 불처벌 관행을 이어온 탓에 이러한 형태의 폭력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각국의 정부는 모든 형태의 젠더기반폭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이러한 폭력을 양상하는, 남성 후견인 제도와 같은 차별적인 구조를 철폐해야 한다.”

“나아가 정부는 피해생존자의 권리를 보호하여 피해생존자의 법적 정의를 실현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피해생존자에게 적절한 보호소, 심리사회적 지원 등 법적 서비스 및 기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화, 2021/03/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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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국내실향민 수용소에 거주하는 소녀의 모습

아프가니스탄 국내실향민 수용소에 거주하는 소녀의 모습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아프가니스탄의 국내실향민 4백만 명이 코로나19에 매우 취약한 환경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국내실향민 내에서도 소수자들의 인권은 더욱 위협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국제앰네스티의 신규 브리핑 자료 “바이러스는 극복해도 기아가 생존을 위협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아프가니스탄 국내실향민의 피해 “We survived the virus, but may not survive the hunger”: The impact of COVID-19 on Afghanistan’s internally displaced는 이미 취약한 환경에 있던 아프가니스탄 국내실향민 400만 명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얼마나 더 악화된 인권 위기에 놓여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과밀한 시설에서 생활하며 물, 식량, 위생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의료보건시설 이용 등도 제한되어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가 확산된다면 이들은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방법도, 감염되었을 때 회복할 방법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국제사회의 지원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국재앰네스티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국제사회에 이들에 대한 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내실향민 수용소의 모습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내실향민 수용소의 모습

적절한 주거, 물, 의료보건 시설에 대한 접근성 결여

국제앰네스티는 국내실향민 거주 지역 중 카불, 헤라트, 낭가르하르 지역 임시거처의 국내실향민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 지역은 1천 가구 이상의 실향민을 수용하고 있다. 이들은 진흙, 막대기, 비닐 시트 등으로 만들어진 오두막 속에서 살고 있다. 오두막은 방 한 칸 혹은 두 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곳에 최대 10명이 생활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나 격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 위생 등 기초 서비스 역시 제공되고 있지 않다. 때문에 국내실향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필요한 위생을 지킬 수 없다. 국제앰네스티와 이야기를 나눈 국내실향민들에 의하면, 물 공급 시설이 부족하여 물을 구하려면 멀리 이동해야만 한다고 한다.

병원에 갈 수 없거나 병원비를 부담할 수 없는 국내실향민의 경우 수용소 내에서 적절한 보건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없었다. 이들은 마스크, 소독제 등 개인보호장비를 전혀 받지 못했고,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또한 전달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낭가르하르 실향민 수용소에서 생활 중인 45세 한 여성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대부분의 가족들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지만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을 수 없었다. 수용소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 중 7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검사와 보건의료시설 부족으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할 수 없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내실향민 수용소의 모습

코로나19가 생계와 여성인권에 미친 영향

코로나19로 아프가니스탄 여성인권은 더욱 악화되었다. 남성 동반자 없이는 여성의 이동할 권리가 제약되는 아프가니스탄의 관행, 코로나19 이동 제한령 등으로 여성은 식량, 생활 필수품을 구하러 가고자 할 때, 의료시설을 방문하고자 할 때 남성에 의존해야만 한다. 나아가 여성의 가정폭력 위험 노출도는 증가하였고, 반면 여성 보호서비스 접근은 제한적인 상태가 되었다.

국제앰네스티가 인터뷰한 한 국내실향민에 의하면, 봉쇄정책이 시행된 후 정부기관과 국제 인도지원 기구는 여성 혹은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 적이 없다.

대부분 비공식 경제 부문에서 일당을 받는 국내실향민의 일자리 전망은 봉쇄정책으로 더욱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단순히 소득이 줄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 정책으로 기본적인 식품 가격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국내실향민들은 식량 관련 지원을 일절 받지 못하거나 식량 지원을 받았어도 위기 상황을 살아남는 데 턱없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낭가르하르에서 생활하는 한 국내실향민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솔직히 아무것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 일도 없고 돈도 없고 생활할 곳도 없다. 그저 고향으로 돌아가 삶을 재건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국제사회가 도와줄 것을 바랄 뿐이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내실향민 수용소의 모습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내실향민 수용소의 모습

아프간 정부와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사미라 하미디Samira Hamidi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지역 사무소 부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팬데믹을 막기 위한 조치로 아프가니스탄의 가장 취약 계층인 국내실향민이 불균형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었다

사미라 하미디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지역 사무소 부국장

“아프가니스탄 내 4백만 명의 실향민이 생활하는 조건은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수용소는 비좁고 비위생적이며 가장 기초적인 의료시설도 구비되어 있지 않다. 이렇게 치명적인 위험이 공존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실향민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은 거의 없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팬데믹을 막기 위한 조치로 아프가니스탄의 가장 취약 계층인 국내실향민이 불균형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었다. 국내실향민을 위한 자원이 별도 할당되고 국제사회의 지원이 강화되지 않는 이상 코로나19의 파급효과를 최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계속되는 분쟁으로 국내실향민이 매일 증가하고, 다시 한 번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할 위험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 정부 및 국제사회는 국내실향민 보호에 노력을 더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및 국제사회가 국제법에 따른 국내실향민 보호 의무를 다하고, 적절한 주거, 식량, 물, 위생, 건강 접근성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국내실향민을 위한 별도의 기금과 자원 할당할 것을 촉구한다.

배경 정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오랫동안 분쟁이 지속되어 왔다. 몇 년간 악화된 분쟁으로 국내실향민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32만7천 명이 삶이 터전을 잃었고 이 중 80퍼센트가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2021년까지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생활 조건을 크게 향상시키는 목표로 도입된 아프가니스탄 인도주의 대응계획Afghanistan Humanitarian Response Plan의 기금 조달 정도는 2020년 7월 24일을 기준으로 필요한 목표의 23퍼센트에 그치는 심각한 자금 부족 상태를 겪고 있다. 국내실향민 국가정책National Policy on Internally Displaced Persons도 유사한 상황이다. 국내실향민 및 파키스탄, 이란 등에서 귀국하는 이주민 노동자 문제 대응하기 위해서는 확약된 3억 9600만 달러가 긴급히 필요하다.

아프가니스탄 난민귀환부Ministry of Refugees and Repatriation에서 공중보건 인식 제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비누를 배포했지만,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러한 캠페인의 영향은 지역 내 정착촌에 거주하는 국내실향민까지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금, 2021/04/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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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의 오랜 후원회원, 배우 김선영 후원 캠페인 영상 참여
“두려워해야 하는 사람은 생존자가 아닌, 폭력을 행사한 자와 폭력을 방치한 이들”
사진자료: BRAVE 캠페인에 참여한 배우 김선영

사진자료: BRAVE 캠페인에 참여한 배우 김선영

(2021-06-22 서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디지털 공간에서 자행되는 여성폭력을 알리고 연대와 참여를 촉구하는 후원 캠페인 영상 ‘BRAVE’에 배우 김선영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의 오랜 지지자이자 후원회원인 배우 김선영은 이번 캠페인 영상에 출연해 디지털 성착취의 문제를 알리고 대중의 더 많은 관심과 연대를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여성인권 활동의 일환인 BRAVE 후원 캠페인 영상(DRTV)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두된 ‘디지털 성착취’를 주제로 제작됐다. ‘#우린두렵지않아’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중심으로, 이번 캠페인은 ‘두려워해야 하는 사람은 생존자가 아닌, 폭력을 행사한 자와 폭력을 방치한 이들’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대중이 디지털 성착취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연대해 문제해결의 발판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기획됐다.

드라마 ‘응답하라1988’, ‘사랑의 불시착’, 영화 ‘허스토리’, ‘세자매’와 같은 작품으로 대중에게 친근한 김선영 배우는 이번 BRAVE 캠페인에 재능기부로 나서, 디지털 성착취의 심각성을 알리고 많은 사람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김선영 배우는 2006년부터 국제앰네스티를 지지해 온 후원회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이 갖는 의미가 크다.

촬영 현장에서 김선영 배우는 “오늘은 배우 김선영으로 촬영장에 온 게 아니라, 국제앰네스티의 지지자로 온 것”이라고 말하며 디지털 성착취 문제에 끝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수년간 함께해온 김선영 배우님과 이번 BRAVE 캠페인을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국제앰네스티는 평범한 사람들이 연대해 특별한 변화를 만드는 세계 최대 인권 단체로, 여성과 소녀를 향한 폭력을 대항하는 용기에 목소리를 더하고 세상의 부당함에 맞서는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우 김선영이 참여한 ‘BRAVE’ 캠페인의 영상은 6월 22일부터 방송에 송출되고 7월 중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 공개될 예정이며, 촬영 비하인드 인터뷰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1V-iN91bm1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 2021/06/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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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옹호자 사마르 바다위(좌)와 나시마 알 사다(우)의 사진

여성인권 옹호자 사마르 바다위(좌)와 나시마 알 사다(우)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인권 옹호자 나시마 알 사다Nassima al Sada 와 사마르 바다위Samar Badawi가 마침내 석방되었다.

지난 6월 2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인권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구금되어 있었던 인권옹호자 나시마 알 사다와 사마르 바다위가 오랜 수감 생활 끝에 석방되었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여전히 여행 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는 상태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두 사람의 석방에 이어 여행 금지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배경 정보

사우디아라비아의 많은 여성 인권 옹호자들은 여성 인권을 위해 활동하다 체포, 구금되거나 수감되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여성 인권과 관련된 개혁을 실시하여 여성 운전 금지령을 폐지하고 남성 후견인 제도를 일부 개선했으나 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다 구금된 여성 인권 옹호자들은 계속 구금되어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렇게 체포된 여성 인권 옹호자들의 석방과 사우디아라비아 내 여성인권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벌여왔다. 사마르 바다위가 2016년 체포되었을 당시부터 그의 인권 보장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으며 작년 말 진행되었던 국제앰네스티 연례 캠페인 Write For Rights에서는 나시마 알 사다를 위기에 처한 개인으로 선정해 전 세계적인 석방 촉구 캠페인을 벌였다.

  • 나시마 알 사다Nassima Al Sada
    활동가이자 인권 교육가이며 세 아이의 어머니인 나시마 알 사다는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지방에서 수년 간 시민적-정치적 권리, 여성 인권, 시아파 소수자 인권을 위해 캠페인을 벌여왔다. 나시마는 여성의 운전권과 남성 후견인 제도 폐지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다 지난 2018년 7월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 사마르 바다위Samar Badawi
    활동가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사마르 바다위는 인권 활동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의 표적이 어 반복적으로 심문을 당했다. 이 활동으로 그는 2014년 출국금지 처분을 받았고 2016년 인권 활동을 이유로 체포되었다. 이후 사마르는 2018년 7월 공식 구금되었다. 사마르는 공개토론 웹사이트를 개설한 혐의로 수감되어 징역 10년형과 채찍질 1000대형를 선고받은 블로거 라이프 바다위의 여동생이다.

수, 2021/07/0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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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마음으로 시위 현장에서 서로를 껴안고 있는 터키 여성들

연대의 마음으로 시위 현장에서 서로를 껴안고 있는 터키 여성들

지난 6월 30일, 터키 내 여성 인권이 크게 위협받게 되었다. 터키 정부가 여성 인권과 관련된 대표적인 협약인 이스탄불 협약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여성 인권 활동가들과 LGBTI 인권 활동가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고, 세계 각국 지도자, 국제기구, 주요 인권 단체들 모두 이번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역시 이번 결정이 “터키 여성 인권을 10년 후퇴시키는 끔찍한 선례”라고 밝혔다.

이번 탈퇴가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어떤 점에서 문제적인 것인지 국제앰네스티가 자세히 알아보았다.

이스탄불 협약 철회 소식에 거리로 나온 터키 여성들

이스탄불 협약 철회 소식에 거리로 나온 터키 여성들

이스탄불 협약은 어떤 협약인가?

이스탄불 협약의 공식 명칭은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예방 및 퇴치를 위한 유럽 평의회 협약”Council of Europe Convention on Combating Violence Against Women and Girls and Domestic Violence, Istanbul Convention이다. 이스탄불 협약은 유럽 평의회의 주도로 만들어진 조약으로, 유럽에서 만연한 여성 폭력을 해소하기 위해 채택된 최소한의 인권 기준이다. 이 조약은 젠더 기반 폭력 근절을 위한 포괄적 구조 마련을 목표로 하며 여성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입법, 교육, 인식 제고를 통해 성평등을 장려하는 법제도를 제공한다.

해당 조약은 2011년 5월 서명이 시작되었고 2014년 8월 1일 공식 발표되었다. 지금까지 유럽 평의회 회원국 47개국 중 45개국이 이스탄불 협약에 서명했고 34개국이 비준했다.

이스탄불 협약 철회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나온 여성

이스탄불 협약 철회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나온 여성

이스탄불 협약은 유럽 내 여성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이스탄불 협약 비준국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응할 지원 서비스와 보호 서비스를 구축할 의무를 지게 된다. 예컨대 적절한 숫자의 쉼터, 강간 위기 대응 센터, 24시간 상담 전화, 폭력 피해 생존자에 대한 정신 상담 및 의료 지원 등을 제공해야 한다.

실제로 조약 비준 및 시행 이후, 젠더 기반 폭력 피해자에 대한 각국의 대우는 크게 개선되었다. 2018년 이후 핀란드에서는 가정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24시간 상담 전화가 개설되었고, 아이슬란드, 스웨덴, 그리스, 크로아티아, 몰타, 덴마크, 슬로베니아에서 동의 없는 성관계가 강간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것도 이러한 성과의 일환이다.

또한 해당 조약은 젠더 기반 폭력에 대응함에 있어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약에 따라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난민 및 이민자 여성과 소녀 등 교차적인 맥락에 놓여 있는 여성들도 보호 제도나 지원 제도가 적용될 때 성별,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종교, 국적 등을 이유로 차별 받지 않을 수 있게 된다.

6색 무지개를 들고 이스탄불 협약 탈퇴 반대 시위에 나온 터키 여성

6색 무지개를 들고 이스탄불 협약 탈퇴 반대 시위에 나온 터키 여성

터키는 왜 이스탄불 협약을 탈퇴했나?

2021년 3월, 에르도안Erdoğan 터키 대통령은 대통령령으로 해당 조약을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조약 내에 있는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로부터 폭력의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 터키 내 “가족의 가치”를 위협하고 “동성애를 일반화”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터키와 전 세계 여성, LGBTI, 이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대규모로 시위를 벌였지만 정부는 지난 6월 탈퇴를 강행했다. 이는 단순히 터키만의 주장이 아니다. 폴란드, 헝가리 등 다수의 국가 정부가 인권을 후퇴시키려는 시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러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터키의 탈퇴 결정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여성 활동가들과 LGBTI 활동가, 앰네스티 등 주요 인권 단체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의장 등 각국 지도자 및 국제기구 관계자들 역시 터키의 이번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스탄불 프라이드 행진에 나온 LGBTI 당사자와 앨라이들

이스탄불 프라이드 행진에 나온 LGBTI 당사자와 앨라이들

터키 내 LGBTI 인권은 어떤 상황인가?

한편 터키는 LGBTI 인권 침해 역시 매우 심각한 상태다. 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LGBTI 혐오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고, LGBTI와 관련된 행사가 금지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6월 26일, LGBTI 인권을 기념하는 연례 행사인 이스탄불 프라이드 행진(자긍심 행진)이 6년 연속으로 금지되었다. 경찰은 시위대를 과잉 진압했고,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최루가스와 플라스틱 탄을 맞았다. 미성년자 2명과 AFP 기자를 포함해 47명이 구금되기도 했다.

이스탄불 협약 탈퇴 소식에 거리로 나온 터키 여성들

이스탄불 협약 탈퇴 소식에 거리로 나온 터키 여성들

이번 결정은 어떤 함의를 담고 있나?

이스탄불 협약에 비준했던 국가 중 협약 비준을 철회하고 탈퇴한 것은 터키가 처음이다. 특히 터키는 최초로 협약에 서명하고 비준한 국가이기 때문에 이번 탈퇴는 유럽 내 여성 인권사에 있어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터키의 협약 탈퇴는 여성을 학대하고 살해하는 가해자에게 ‘아무런 처벌 없이 가해 행위를 계속해도 된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동성애를 일반화”한다는 이유로 국제인권협약을 탈퇴한다는 것은 LGBTI 인권을 위협하고 이들에 대한 차별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스탄불 협약 철회 반대 현수막과 깃발을 흔드는 여성들

이스탄불 협약 철회 반대 현수막과 깃발을 흔드는 여성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탈퇴 결정은 분명 개탄스러운 소식이지만 세계의 여성인권/LGBTI인권 옹호자와 활동가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 이번 결정을 계기로 삼아 힘을 하나로 모으고 변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인권에 대한 앞으로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 역시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통령령을 발표한 후 수 개월 동안 터키 및 세계 각지의 여성들은 이스탄불 협약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논의했으며 이스탄불 협약의 의미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젠더 기반 폭력이라는 고통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터키는 여성 인권을 10년 후퇴시켰고, 끔찍한 선례를 남겼다. 한편 이처럼 개탄스러운 결정은 전세계의 여성인권 활동가를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의 인권에 대한 앞으로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화, 2021/07/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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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국제 공항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하고자 하는 시민들

카불 국제 공항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하고자 하는 시민들

(현지 시간 기준)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입성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실각했으며 탈레반이 국가의 통제권을 얻게 되었다. 다수의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비행기 운행 중단 등으로 인해 아프간 내에 갇혀 있는 상태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권 장악에 따른 아프간 정부 붕괴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수천 명의 사람들로 혼란한 카불 공항의 모습과 관련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Agnes Callamard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예견하고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다. 국제 사회의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 없이는 상황은 계속 악화되기만 할 뿐이다.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이 탈레반 보복의 위협 아래에 있다. 학자, 언론인, 시민 사회 활동가, 여성인권옹호자까지, 이들은 매우 불확실한 미래 속에 버려질 위험에 처해 있다.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예견하고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다. 국제 사회의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 없이는 상황은 계속 악화되기만 할 뿐이다.

아녜스 칼라마르Agne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외국 정부는 탈레반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모든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안전하게 자국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는 신속한 비자 처리, 카불 공항에서의 대피 지원, 이전 및 이주 지원, 강제 송환 및 추방 유예 등이 포함된다. 우리는 대피가 진행되는 동안 (현재 공항을 통제하고 있는) 미국 정부에 공항의 안전을 계속 확보해줄 것을 촉구한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고, 정권 이양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탈레반에게 국제인권규범을 준수하고,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보복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

배경 정보

탈레반 통치가 다시 돌아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수천 명의 아프간인들이 하미드 카르자이 카불 국제 공항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고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는 영상에서는 미국 군인들의 경고 사격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비행기에 올라타기 위해) 활주로를 달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군중들은 비행기에 탑승하는 계단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밀쳐내고 있었고 수십명의 사람들이 이륙하려는 비행기의 옆에 매달리고 있었다.

공항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모든 상용 비행기의 운행은 중단된 상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 카불 공항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상용 비행기에 탑승할 것을 희망하는 2,00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최소 5명의 사람들이 카불 공항에서 사망했다고 보도되었다. 이들이 총에 의해 사망한 것인지 몰려든 인파 속에서 사망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공항은 미국 군이 통제하고 있으며 미국 시민의 대피 절차를 감독하고 있다.

화, 2021/08/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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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음완갈라 마타칼라Mwangala Matakala 국제앰네스티 남아프리카 지역 사무소 캠페이너가 Mail & Guardian에 게시한 기고글입니다.
차량을 탄 여성이, “모든 여성과 연대한다”는 푯말을 들고 여성 인권을 옹호하고 있다.

차량을 탄 여성이, “모든 여성과 연대한다”는 푯말을 들고 여성 인권을 옹호하고 있다.

1962년 7월, 범아프리가 여성기구PAWO가 설립된 지 올해로 59년이 되었다. 해당 기구는 현 아프리카연합Africa Union의 전신인 아프리카 통일기구Africa Unity의 소속기구로 설립된 곳이다. 매년 7월 31일마다 기념하고 있는 범아프리카 여성의 날은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이루어진 여성 해방 운동을 되새기는 중요한 날이다. 그와 더불어 8월 9일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성의 날로, 1956년 남아공의 인종차별적인 통행증법에 항의하며 유니언 빌딩으로 행진했던 여성들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세대가 두 번 바뀌었지만, 남아공의 현재 상황은 그때와 다를 바가 없다. 여성과 소녀들은 여전히 자신의 인권과 안전을 위해 싸우고 있다. 코로나19의 출현은 기존의 구조적인 젠더 불평등과 차별을 드러내 주었고,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피해가 젠더화되어 있음을 재차 일깨워주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남아공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한 정책들은 여성과 소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팬데믹 이전부터 젠더 기반 폭력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 결과, 제한 조치의 수립 및 시행은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이 급증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실제로 관련 폭력 사건은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여러 차례 급증함에 따라 함께 증가했다.

코로나19 격리병동에서 병상이 가득 차고 산소가 부족해진 것 처럼, 여성 젠더 기반 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쉼터 역시 수용공간이 급속히 부족해졌다. 남아공의 광산 도시 러스텐버그에 위치한 그레이스 지원 센터Grace Help Centre 역시 이런 보호시설 중 하나다. 첫 번째 봉쇄 조치가 시작된 2020년 팬데믹 초기 단계부터, 이미 이곳은 수용 인원 30명이 모두 찬 상태였다. 남아공의 다른 보호시설들 역시 몰려드는 여성들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폭력적인 배우자 및 가족들과 격리된 상태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의 지원망이 붕괴된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여성들이었다.

지역적, 국제적 수준의 여성인권 보호 조치가 마련되어 어느 정도 진전이 있긴 했지만, 아프리카 전역에 있는 여성과 소녀들은 유독하고 폭력적인 관계 속에 여전히 갇혀 있는 상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여성 인권에 관한 아프리카 인권헌장 선택의정서Protocol to the African Charter on Human and Peoples’ Rights on the Rights of Women in Africa, Maputo Protocol, 이하 마푸토 의정서에서는 여성과 소녀에 대한 젠더 기반 폭력 및 모든 형태의 착취를 금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여성과 소녀의 안전에 해를 끼치는 유해한 관습이 포함된다. 그러나 마푸토 의정서(및 다른 조약)의 이행은 여전히 요원하다. 아프리카 지역 전역의 사법제도가 젠더 기반 폭력 생존자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이를 개선할) 정치적 의지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성과 소녀가 처음부터 폭력 행위를 신고하기 어렵게 만드는 사회문화적 태도, 유해한 젠더 고정관념, 습관, 관습 등 역시 의정서의 이행을 요원하게 만들고 있다.

젠더 기반 폭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들의 무덤 위에 그들의 나이와 사망 이유가 작성되어 있다.

젠더 기반 폭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들의 무덤 위에 그들의 나이와 사망 이유가 작성되어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때문에, 마다가스카르의 여성은 봉쇄 기간 동안 가정 폭력을 당해도 신고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신고를 한다고 해도 필요한 필수적인 보호 조치나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다가스카르에서 가장 최근인 2018년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여성 4명 중 1명이 현재 또는 전 배우자가 저지르는 신체적 폭력의 피해자였다. 2019년 12월 13일, 마다가스카르 의회는 젠더 기반 폭력 근절을 위해 새로운 법을 채택했지만, 정부가 코로나19 제한 조치로 인한 피해를 경감하지 못하면서 이에 대한 의지는 약해졌고 법적인 조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은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한편, 아프리카 지역의 다른 국가도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2020년 6월 중순까지 여성과 어린이 21명이 여성의 배우자에 의해 살해되었으며, 경찰 기록에 따르면 2020년 4월 봉쇄 첫 주 동안에만 성폭력 사건이 37% 증가했다. 체고팟소 풀레Tshegofatso Pule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건은 임신 8개월차인 28세 여성이 2020년 6월 4일 실종되었다가 4일 후, 요하네스버그에서 흉기에 찔려 나무에 매달린 채 발견된 사건이다.

짐바브웨의 경우, 가정폭력 피해 여성에게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인 무사사 프로젝트Musasa Project의 기록에 따르면, 전국적인 봉쇄 직후 11일 동안 764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월간 500건으로 기록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한 수치다.

모잠비크에서는 지역 비정부단체인 공공청렴센터 Center for Public Integrity가 마푸토의 은들라벨라 여성 교도소에서 이루어지는 여성에 대한 끔찍한 폭력과 착취에 대해 공개했다. 2021년 7월 법무부가 설치한 조사위원회는 성착취, 고문, 그 외의 부당대우를 포함한 교도관들에 대한 의혹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남아프리카 국가들은 여성인권 보호를 말로만 논하지 말고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보다 조금이라도 부족한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

음완갈라 마타칼라, 국제앰네스티 남아프리카 지역 사무소 캠페이너

안타나나리보부터 마푸토까지 여성과 소녀들이 겪어 온 일들을 보면 이들을 위한 정의 구현 과정에 수많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는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에 대응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헌신하는 시민사회단체는 필수적인 서비스 제공자로 인정되어야 하며 이들에 대한 적절한 자금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여성 주도 시민사회단체와 여성인권옹호자가 논의에 함께 참여하여 아프리카의 인권 의제에 여성과 소녀의 권리 및 요구사항이 포함되고 반영되도록 보장해야 할 때이다.

이 모든 내용을 돌아보면, 갇혀 있는 우리 자매, 국가의 외출 금지 명령으로 폭력적인 관계 속에 감금된 조카, 쉼터로 몸을 피하려는 숙모, 딸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어머니들이 마땅히 누려야 했을 보호와 평화를 얻었을 때 범아프리카 여성의 날도 축하할 명분이 생길 것이다. 남아프리카 국가들은 여성인권 보호를 말로만 논하지 말고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보다 조금이라도 부족한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

목, 2021/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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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7)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하자 수천 명의 인파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기 위해 카불 국제공항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활주로를 달렸고, 몸싸움으로 번지기까지 했다.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상황은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던 비극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국제인권규범을 준수하고,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보복 공격을 중단할 것을 탈레반에게 촉구하는 긴급 결의안 채택을 요구했다.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는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예견하고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다. 국제 사회의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 없이는 상황은 계속 악화되기만 할 뿐이다.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이 탈레반 보복의 위협 아래에 있다. 학자, 언론인, 시민 사회 활동가, 여성인권옹호자를 포함하여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이 불확실한 미래 속에 버려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외국 정부는 탈레반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모든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안전하게 자국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고, 정권 이양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탈레반에 국제인권규범을 준수하고,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보복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불 국제공항에서 수백 명의 사람이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됐다. 현재 공항은 미국군이 통제하고 있으며 미국 시민의 대피 절차를 감독하고 있다.

화, 2021/08/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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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국제앰네스티가 아프가니스탄 가즈니 주를 점령한 탈레반이 소수민족인 하자라 남성 9명을 학살했다는 새로운 조사를 공개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사단이 만난 목격자들은 말리스탄 지역의 문다라크트 마을에서 지난 7월 4일부터 6일 사이 남성 6명이 총살을 당했고 3명은 고문 끝에 숨졌다고 증언했다.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 사이의 충돌이 격화됐을 지난 7월, 일부 가즈니 주민들은 산 속에 대피소가 있는 방목지로 피난했다. 하지만 식량이 부족하여 마을로 다시 내려갔을 때, 이들의 집은 이미 약탈당해 있었고 탈레반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중 남성 3명은 잔혹한 고문을 당한 뒤 살해되었으며, 특히 자파르 라히미(Jaffar Rahimi, 63)는 매고 있던 스카프로 교살됐다.

더불어, 다른 하자라 남성 3명은 방목지를 떠나 근처의 작은 마을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가기 위해 문다라크트를 지나가려다, 매복하고 있던 탈레반에게 습격당해 처형됐다. 또 다른 남성 3명은 거주하던 마을에서 무자비하게 살해됐다. 시신 매장을 도왔던 한 목격자는 “탈레반에게 왜 이런 짓을 하느냐 물었더니, ‘분쟁 기간에는 모두 다 죽는다. 총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지금은 전쟁 중이다’라고 말했다.”라고 증언했다.

국제앰네스티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이러한 살인 행위에서 보이는 냉혹한 잔혹성은 탈레반의 과거 행각을 상기시키고 탈레반 통치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를 보여주는 끔찍한 지표다. 이러한 표적 살인은 탈레반이 집권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족적, 종교적 소수집단이 특히 위험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 결의안을 채택하여 탈레반에 국제인권법을 존중할 것과, 출신 민족 또는 종교적 신념에 상관없이 모든 아프간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죄 및 인권침해의 증거를 기록, 수집, 보존하기 위해 강력한 조사기구를 발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최근 다수의 점령 지역에서 사진과 동영상이 공유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휴대폰 서비스를 차단했다. 이를 고려하면 이처럼 잔혹한 살인은 현재까지 탈레반에 의해 발생한 사망자 수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무력 분쟁 중 고문 및 살인은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는 행위다. 국제 형사 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Rome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에 따르면 이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아프가니스탄 분쟁을 범죄로 규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화, 2021/08/2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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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이 흑백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다. 모든 인물의 표정이 굳어 있다.

  • 앰네스티 조사 결과 에티오피아 정부 진영 군부대가 여성과 소녀 수백명 상대로 성폭력 자행 사실 확인
  • 강간, 성 노예제는 전쟁범죄에 해당하며,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

지난 2020년 11월 4일, 에티오피아 북부 지역 티그레이에서는 정부 진영 군 부대와 반 정부군 사이의 분쟁이 시작되었다. 이 분쟁 이후 티그레이에서는 민간인 수천 명이 살해되고 수십만 명이 국내실향민이 되었으며 난민 수만 명이 수단으로 피난을 떠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티그레이 지역의 여성과 소녀들이 에티오피아 정부 진영에 있는 전투 부대의 강간 및 성폭력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국제앰네스티는 신규 보고서 ‘그들은 내가 사람인 줄도 모르는 것 같았다’: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분쟁의 강간 및 성폭력>에서 에티오피아 국방군ENDF, 에리트레아 방위군EDF, 암하라 지역경찰특수부대ASF, 암하라 지역 민병대인 파노Fano 소속 부대원들이 여성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자행하는 성폭력의 실태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를 위해 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3월부터 6월까지 강간 및 성폭력 생존자 63명(수단에서 15명, 보안 전화선을 통해 원격으로 48명)을 인터뷰했다. 또한 시레 마을과 아디그라트, 수단의 난민 캠프에서 생존자 치료 또는 지원에 참여한 의료 전문가 및 인도주의자 활동가와도 인터뷰를 진행하여 성폭력의 규모와 특정 사례에 관한 정보 확인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군과 민병대는 티그레이 여성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강간, 집단 강간, 성노예, 성적 훼손 및 다른 형태의 고문을 저질렀으며 그 과정에서 민족적 비하와 살해 협박이 이루어진 경우도 많았다.

에티오피아 분쟁으로 임시 캠프에 모여 있는 에티오피아 국내 실향민

에티오피아 분쟁으로 임시 캠프에 모여 있는 에티오피아 국내 실향민

티그레이 지역에서 만연한 성폭력

티그레이 지역의 성폭력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많은 수가 다른 여성의 강간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만큼 해당 지역에서 성폭력은 만연한 상태였다. 또한 성폭력이 피해자와 피해자가 속한 민족 집단에 공포와 수치심을 일으키기 위한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었다. 생존자 중 12명은 어린이를 비롯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군인과 민병대원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 중 5명은 피해 당시 임신 중이었다.

증언 하나: 20세 여성 르테이

20세 여성 르테이Letay, 가명는 2020년 11월 집에 있던 도중 무장한 남자들에게 습격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르테이를 습격한 이들은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를 구사했으며 군복과 사복이 뒤섞인 복장을 하고 있었다. 르테이는 이렇게 전했다.

내가 사람인 줄도 모르는 것 같았어요.

증언자, 르테이(가명)

“남자 세 명이 내가 있던 방으로 들어왔어요. 저녁 시간이었고 이미 어두워져 있었죠. 비명을 지르지도 못했어요. 그들은 소리를 내면 죽일 거라는 손짓을 했습니다. 그들은 차례로 나를 강간했어요. 그때 나는 임신 4개월이었어요. 내가 임신부인 걸 그들이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사람인 줄도 모르는 것 같았어요.”

증언 둘: 35세 여성 나이지스트

두 아이의 엄마인 35세 나이지스트Nigist, 가명는 2020년 11월 21일 셰라로에서 자신을 포함해 다른 여성 네 명이 에리트리아 군인들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나이지스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먹이를 발견한 하이에나처럼 몰려들었어요.

증언자, 나이지스트(가명)

“아이가 보는 앞에서 세 명이 나를 강간했어요. 우리 중에는 8개월차 임신부도 있었는데, 그녀도 강간했죠. 먹이를 발견한 하이에나처럼 몰려들었어요. 여자는 강간하고 남자는 무참히 죽였어요.”

2021년 2월부터 4월 사이 티그레이의 의료 시설에 등록된 성폭력 사건은 1,288건이었다. 아디그라트 병원에서는 분쟁이 시작된 이후 2021년 6월 9일까지 376건의 강간 사건이 기록됐다. 그러나, 다수의 생존자들은 의료 시설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국제앰네스티에 밝혔다. 분쟁으로 인한 전체 강간 사건에 비하면 이 통계 결과가 극히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생존자들은 여전히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다. 많은 수가 지속적인 출혈, 허리 통증, 거동 불가, 누공과 같은 신체적 외상을 호소했다. 일부 생존자들은 강간 피해 이후 HIV 양성 진단을 받기도 했다. 불면증, 불안증, 정신적 고통은 생존자 및 폭력 현장을 목격한 가족들 사이에서도 계속 확인됐다.

에티오피아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집 앞에 서 있는 한 여성

에티오피아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집 앞에 서 있는 한 여성

군부대에 의한 납치, 성노예제

12명의 생존자들은 며칠, 때로는 몇 주 동안 붙잡혀 있었으며 반복적으로 강간을 당했다. 증언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가해자는 복수의 남성이었다. 군부대에 붙잡혀 있거나, 교외 지역의 집이나 마당에 붙잡혀 있는 경우도 있었다.

증언 셋: 17세 츠데이

17세 츠데이Tseday, 가명는 에리트레아 군인 8명에게 납치되어 2주 동안 붙잡혀 있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증언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들은 나를 교외 지역의 어떤 들판으로 데려갔어요. 군인들이 많이 있었죠. 그 중 여덟 명에게 강간을 당했어요. 보통은 2교대로 나가서 보초를 섰어요. 네 명이 밖으로 나가면, 나머지는 남아서 나를 강간했어요.”

증언 넷: 블렌

21세 블렌Blen, 가명은 2020년 11월 5일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 군인들에게 납치되어 약 30명의 다른 여성들과 함께 40일간 갇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우리를 강간하고, 굶주리게 만들었어요. 번갈아가며 셀 수도 없이 많은 남자들이 우릴 강간했죠. 그들이 끌고 온 여자들이 30명 정도 되었는데 모두 강간을 당했어요.”

또 다른 8명의 여성들 역시 수단 국경 근처에서 피난처를 찾았다가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군인들과 동맹 민병대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생존자 2명은 커다란 못, 자갈, 그 외에 금속이나 플라스틱 파편을 질 속에 삽입 당해 지속적이고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피해를 입었다.

에티오피아 분쟁의 여파로 병원에 있는 여성들

에티오피아 분쟁의 여파로 병원에 있는 여성들

생존자 지원 부족

생존자와 목격자들은 에티오피아 시레 마을의 국내실향민 캠프 또는 수단의 난민 캠프에 도착한 이후 심리사회적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증언에 따르면 그 수준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제대로 된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의료시설이 파괴되고 사람과 물품의 이동이 제한된 상황이기에 생존자들은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인도주의적 원조가 제한되기 때문에 식량, 보금자리, 의복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2020년 11월 분쟁이 시작된 이후 두 달 동안은 성폭력에 관한 보고는 외부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대체로 에티오피아 정부가 접근 제한을 부과하고 전자통신을 차단한 것이 그 원인이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있는 에티오피아의 한 집의 모습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있는 에티오피아의 한 집의 모습

전쟁 범죄,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될 수 있는 성폭력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강간 및 성폭력이 티그레이의 여성과 소녀들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속적인 피해를 주기 위한 전쟁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수백 명이 굴욕감을 주고 인간성을 말살하는 잔혹한 대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티그레이에서) 자행되는 성범죄의 심각성과 규모는 특히 충격적인 수준으로,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을 정도다. 이는 인간성을 우롱하는 행위다. 반드시 멈춰야 한다.

강간 및 성폭력이 티그레이의 여성과 소녀들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속적인 피해를 주기 위한 전쟁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에티오피아 정부는 보안군 및 동맹 민병대의 부대원들이 더 이상 성폭력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야 하며,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은 티그레이 분쟁이 평화안전보장이사회AU Peace and Security Council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에티오피아 정부는 아프리카 인권위원회 조사단African Commission for Human and Peoples’ Rights Commission of Inquiry의 출입을 허용해야 하며, 유엔 사무총장은 분쟁 중 법치주의와 성폭력에 관한 전문가팀을 긴급히 티그레이로 파견해야 한다.

성폭력에 대한 모든 의혹을 효과적,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조사하여 생존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보장해야 하고, 효과적인 보상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피해 생존자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생존자들은 그들의 고통과 트라우마로도 모자라, 적절한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생존자들은 병원 치료, 생계 지원, 정신과 치료, 심리사회적 지원 등 이들에게 필요하고, 마땅히 받아야 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생존자 중심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라고 말했다.

“성폭력에 대한 모든 의혹을 효과적,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조사하여 생존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보장해야 하고, 효과적인 보상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분쟁의 모든 당사자는 인도주의적 출입을 제한 없이 허용해야 한다.”

지난 5월, 에티오피아 정부는 강간 및 성폭력 행위로 에티오피아군 병사 3명에게 유죄를 선고했으며 25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재판 또는 이들을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알려지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7월 26일 에티오피아 총리, 연방검찰총장 및 여성아동청소년부 장관과 에리트레아의 정보부장관,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Isaias Afwerki 대통령의 상임 고문에게 서한을 보내고 앰네스티의 사전 조사 결과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보고서 발표 시점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목, 2021/08/2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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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탈레반에게 보복 당할 위험이 큰 수천 명의 아프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8월 31일로 예정된 탈출 기한의 연장을 탈레반과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철군을 연기하라는 국제사회의 요청에도 미군 전 부대를 8월 31일에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내 인권침해 사례 관련 보고가 증가하고 있으며, 탈레반 정권이 자행할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최근 국제앰네스티 조사단의 현지 조사 결과, 지난달 가즈니 지역에서 하자라족 남성 9명이 탈레반에 고문을 당하고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 6명은 총살을 당했고 3명은 고문당해 숨졌으며, 그 중 1명은 자신의 스카프로 교살됐다. 또한, 탈레반은 인기 코미디언 나자르 모하마드(Nazar Mohammed)를 납치해 고문한 뒤 살해했다. 8월 25일 카불에서는 탈레반이 수색을 통해 인권옹호자와 언론인을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8월 26일에는 안전을 찾기 위해 수천 명이 모여 있던 카불 공항에서 끔찍한 폭발이 있었다.

탈레반은 샤리아법에 따라 여성 인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카불을 점령한 첫 주에 밝혔지만, 며칠 만에 여성 기자들에게 출근 금지를 통보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의 날(Afghanistan Day)’에 국기를 흔들었던 아프간 사람들은 폭력적으로 해산을 당하기도 했다. 잘랄라바드에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다친 것을 고려하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탈레반의 보복을 우려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들을 저버리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배신”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국제사회는 탈출 기한을 연장하고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는 가장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게 하고, 비자 요건을 유예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 중인 국제법상의 범죄와 인권침해의 증거를 기록 및 수집하고 보존할 권한이 있는 독립적인 유엔 메커니즘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한다. 유엔 회원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시급히 채택하여, 국제인권법을 존중하는 것과 인권옹호자, 언론인, 여성 지도자 등 보복 당할 위험이 큰 사람들의 보호를 보장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 또한, 국제앰네스티는 아프간 난민의 강제 귀환 및 송환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은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하여 다른 나라에서 비호를 구하거나 비호를 받을 수 있다. 난민과 이주민을 보호하고 도울 역할은 국제인권법상 우리 모두에게 있다”며, “대한민국은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다. 한국정부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긴급 결의안 채택을 지지하고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도와줄 방법을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 2021/09/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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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시위를 하는 아프간 여성들과 그 앞에서 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탈레반 전사

평화 시위를 하는 아프간 여성들과 그 앞에서 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탈레반 전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 9월 7~8일 양일간 카불, 바다흐샨, 헤라트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평화적이었으나 탈레반 전사들은 총격을 가해 시위에 참여한 시위자들을 해산시키고 일부 여성 시위대에게는 전선으로 채찍질을 가하는 등의 불법 무력을 사용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카불 시위 현장에서 탈레반 전사들이 공중으로 총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독립적으로 확인 및 검증했다.

탈레반은 언론인을 향해서도 이런 불법 무력을 자행했다. 아리아나Ariana, 톨로Tolo, 에틸라트로즈 Etilaat-e-Roz 등 아프간 언론 매체의 언론인들과 카메라맨은 시위 현장을 취재하려다 탈레반 전사들에게 폭행 및 구금을 당했고, 그 후 장비를 압수당하거나 촬영분을 삭제당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재 아프간 각 도시에서 우리가 보고 듣고 있는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

사미라 하미디Samira Hamidi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캠페이너

이에 대해 사미라 하미디Samira Hamidi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캠페이너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탈레반은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재 아프간 각 도시에서 우리가 보고 듣고 있는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

아프간 국민들은 납득할 만한 이유로 자신의 미래를 두려워하며 거리로 나왔음에도 위협과 괴롭힘, 폭력에 마주해야 했다. 특히 이런 폭력은 여성들을 직접 겨냥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위 현장을 취재하려 시도했던 언론인 여러 명도 구금되고 폭행을 당했으며 장비를 압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탈레반은 단계적으로 긴장을 줄이고,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집회를 열고 시위할 수 있는 기본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언론인들 역시 폭력을 당할 우려 없이 시위 현장을 보도하는 것이 허가되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탈레반과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모든 영향력을 발휘하여 이러한 기본권을 보호하라고 요구해야 할 것이다.”

화, 2021/09/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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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이 금지된 국제앰네스티 활동가 라이스 아부 제야드

이스라엘 정부가 국제앰네스티 직원의 해외 출국 요청을 “보안상의 이유”로 금지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것이 앰네스티의 인권 활동에 대한 명백한 징벌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또한 이 조치가 이스라엘이 비판적인 여론을 위축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라고 덧붙였다

국제앰네스티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점령지역(OPT) 조사관인 라이스 아부 제야드(Laith Abu Zeyad)는 지난 10월 26일 친척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가던 도중, 요르단과 이스라엘 점령 서안지구 사이에 있는 알렌비/킹 후세인 다리 국경지대에서 이동을 저지당했다. 라이스는 네 시간을 기다린 끝에 공개할 수 없는 “보안상의 이유”로 출국이 금지되었다고 이스라엘 정보국으로부터 통보 받았다.

쿠미 나이두(Kumi Naidoo)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라이스 아부 제야드의 이동을 금지해야 할 보안상의 이유가 있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주장은 정말 터무니없는 것이다. 이동 금지 조치에 대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점에서 그 진짜 의도가 드러난다. 라이스가 팔레스타인인 인권 옹호 활동을 벌였다는 것을 이유로 그를 징벌하려는 사악한 조치”라고 말했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이번 이동 금지 조치는 라이스의 이동 및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부에 비판적인 인권단체와 활동가를 침묵시키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의중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 정책의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면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행금지는) 라이스가 팔레스타인인 인권 옹호 활동을 벌였다는 것을 이유로 그를 징벌하려는 사악한 조치다.

쿠미 나이두,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라이스 아부 제야드는 지난 9월에도 어머니의 함암치료를 위해 함께 예루살렘으로 향하던 중,  서안지구 점령지역에서 이스라엘 측에 요청한 인도적 차원의 이동 허가를 거부당했다. 이스라엘의 이동 허가 제도에 따라 이스라엘 점령지역에 사는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동 예루살렘과 이스라엘에 들어가기 위해 취업, 병원 진료, 가족 방문 등 그 사유와 상관 없이 진입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이사위야에 있는 이스라엘 검문소

이러한 임의적 이동 제한 조치는 라이스 가족의 삶을 잔인하게 침범할 뿐 아니라, 그의 인권 옹호 활동 역시 침해하고 있다. 라이스가 UN 및 그 외 국제 기구를 방문하고 회의나 기타 행사에 참여하는 등 필수적인 활동을 하려면 동 예루살렘과 이스라엘, 해외로의 이동이 불가피한데 이를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이스라엘 정부는 라이스 아부 제야드를 비롯, 이스라엘의 제도적 차별과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권침해에 의견을 밝혀 이동 금지를 당한 모든 팔레스타인 인권옹호자들에게 해당 조치를 즉각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라이스 아부 제야드를 비롯해, 이스라엘의 제도적 차별과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권침해에 의견을 밝혀 이동 금지를 당한 모든 팔레스타인 인권옹호자들에게 해당 조치를 즉각 해제해야 한다.

쿠미 나이두

 

이스라엘은 이전부터 인권옹호자와 평화적 활동가에게 임의적인 이동 금지를 부여하며 이들을 괴롭히고 위협해왔다. BDS[1] 운동의 공동 설립자인 오마르 바르구티(Omar barghouti)는 2016년 이후 여러 차례 여행 도중 이동을 임의 금지 당했다.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알 하크의 대표 샤완 자바린 (Shawan jabarin) 역시 징벌적 의미로 이동을 임의 금지 당하곤 했다.

국제인권기준에 따르면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정당한 목적 하에 반드시 필요할 때, 적절한 수준으로 분명한 법적 근거를 따를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동의 제한 시에는 분명한 근거를 밝혀야 하며, 이동을 금지 당한 자가 이러한 제한 조치에 대해 법적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스라엘 정부가 이번 이동 금지 조치의 근거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라이스 아부 제야드는 법정에서 이동 금지 조치에 이의를 제기할 의미 있는 기회조차 박탈 당했다.

 

배경

라이스 아부 제야드는 2017년 11월 국제앰네스티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이후 이스라엘에 진입할 수 있는 3번의 허가증을 받았으며, 각각의 유효기간은 6개월씩이었다. 3번 중 마지막 허가는 2018년 11월 20일부터 2019년 5월 12일까지 유효했다.

2019년 9월 8일, 라이스 아부 제야드는 알 자이툰 군사 검문소(하자템)에서 치료를 받으러 가는 어머니와 예루살렘에 동행할 수 있도록 인도적 이동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신청 당일 “보안상의 이유”로 라이스의 허가 신청은 반려되었고, 이에 대한 설명 또한 전혀 없었다.

2018년 6월 13일, 라이스 아부 제야드는 팔레스타인 보안군에게 임의 구금되어 고문을 받은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이는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이 주최한 시위를 팔레스타인 보안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시위는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를 상대로 하마스 진영의 가자지구에 대한 제재 조치를 완화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라이스는 시위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현장으로 가던 중 사복 차림의 보안군 2명에게 체포되어 공격을 당했다.

최근 수 년 간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점령지구에서 시민사회단체와 그 직원들에 대한 위협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들 시민사회는 인권 활동을 비합법화하려는 이스라엘의 비방 운동, 제한적 법률과 정책 등으로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아다미어 수감자 지원 및 인권 연합’의 사무실을 급습한 바 있다. 또한 이스라엘 대법원에서는 휴먼라이츠워치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장 오마르 샤키르의 노동 허가가 취소된 것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되기도 했다. 노동 허가가 취소되면 오마르는 강제 추방을 당하게 된다.


[1] 이스라엘 제품에 대한 불매(Boycott), 투자철회(Divestment), 경제제재(Sanction)를 뜻하는 국제적 저항운동

토, 2019/11/16-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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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비난 후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옆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비난 후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옆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

대북전단금지법

2020년 12월 14일 한국의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약칭 ‘남북관계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었다. 국회에서 의결된 이 법은 같은 달 29일에 공포되었으며, 공포일을 기준으로 3개월이 지난 2021년 3월 30일부터 법의 효력이 발생했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은 이 특별법은 일명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또는 ‘대북전단금지법’으로 대중에 잘 알려져 있다. (이하 ‘대북전단금지법’)

논란, 그리고 상반된 입장

그러나 대북전단금지법은 입법 단계부터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국내외에서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법안 도입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설 만큼 양 측 모두 자신의 주장에 대한 나름의 명확한 근거와 이유를 가지고 있다.

법안에 찬성하는 측은 안전평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법안에 반대하는 측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의 접근법

양측이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가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위해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거나 무시되어서는 안 되는 주요한 인권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권적 측면에서 국제앰네스티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60여 년간 세계인권선언을 비롯한 국제인권규범에 근거해 독립된 활동을 펼치며 개별 사안을 다루는 데 있어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불편부당성不偏不黨性, Impartiality’을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다.[1] 이번 대북전단금지법 논란을 바라보는 국제앰네스티의 입장 역시 그동안 일관되게 유지해 온 기준을 바탕으로 한다. 아래 글에서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아놀드 팡Arnold Fang 동아시아 조사관이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국제앰네스티의 접근법을 간명하게 정리해 보았다.

우리는 대북전단금지법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에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먼저, ‘시민사회단체는 대북 전단을 살포해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단체의 활동을 제한해야 하는지’이다. 전자는 이들 단체에 의해 다른 이들, 특히 남·북한 사람들이 어떤 위험에 맞닥뜨리게 되는지와 관련이 있다. 후자는 정부가 정당한 이유를 내세워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제한하는지와 관련이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을 포함한 수많은 나라의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이슈를 다뤄왔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 우리의 입장은 국제인권법과 일치한다. 바로 ‘모든 사람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과 상관없이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과 상관없이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권리 행사에는 특정한 의무와 책임이 함께 한다는 것도 인정한다. 국제앰네스티는 ‘무위해성의 원칙The principle of ‘Do No Harm’’에 따라 개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활동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현재 북한의 상황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표현의 자유가 여전히 심각하게 제한돼 있다. 북한 당국의 사전 승인 없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인쇄물이나 시·청각 자료를 소지한 북한 사람은 자의적 구금, 고문 또는 기타 부당한 대우와 같은 다양한 인권 침해의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전단, USB 드라이브, 또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형태로 북한에 정보를 보내는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북한 사람들과 외부 간 의사소통이 현재와 같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정보 교류 방식을 추구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남·북한 경계를 넘나드는 정보 교류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계속해서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한다. 현재의 표현의 자유 제한이 한국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와 같은 제한을 결코 북한 당국의 위협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는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분리된 이산가족을 포함해 남·북한 사람들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허용하는 합법적인 경로를 개설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의 표현의 자유 제한이 한국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와 같은 제한을 결코 북한 당국의 위협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1. Amnesty International (1978) Impartiality and the Defence of Human Rights, London: Garden House Press.

월, 2021/05/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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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코로나19 격리기간 연장 보도

북한의 코로나19 격리기간 연장 보도

코로나19와 그 영향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취해진 북한의 국경 봉쇄가 어느덧 17개월을 넘어섰다. 북한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기간 외부와의 단절을 유지한 채 국경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다.

북한 내부로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제한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다수의 전문가는 장기간의 국경 봉쇄로 인한 여파가 다양한 형태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과 인권 감수성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작년 한 해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를 다룬 글을 통해 코로나19로 악화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조명한 바 있다. 특히, 과거 북한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방식을 통해 보여준 태도를 살펴보면서 북한의 방역 대책에서는 실질적으로 인권 감수성이 거의 고려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의 코로나19와 인권을 다룬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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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부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이후 베일에 감춰져 있던 북한의 인권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탈북인 수십 명을 대상으로 개별 심층 면접을 실시해 왔다. 대다수 증언자는 한국에 정착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사람들로 북한 내부의 상황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된 격리

북한의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특히 눈 여겨 볼 부분은 주민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격리 조치 간 발생하는 인권 문제다. 북한의 격리는 다른 나라의 그것과 유사하면서도 구별되는 점이 있다. 격리의 목적이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공통된 부분으로 꼽힌다. 반면, 목적에만 집중하다 보니 인간의 존엄성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주민들이 극한의 환경에 내몰리게 되는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북한에서의 격리는 사실상 구금과 동일한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격리 대상자는 강제적으로 실내에 구금되어 방치 상태에 놓인다. 격리 과정에서 국가의 지원이나 세심한 보살핌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격리 기간이 얼마가 되었든 격리 대상자는 스스로 살 궁리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격리 기간 발생한 인권 침해는 언제나 그랬듯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격리자를 확인하는 북한의 위생방역 일꾼

격리자를 확인하는 북한의 위생방역 일꾼

비참한 격리 환경

아래는 한국지부가 수집한 탈북인 증언 중 최근까지 북한에서 감염병 대응의 일환으로 취해진 격리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와 관련된 진술을 추려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이다. 고향, 연령, 직업 등 살아온 환경이 각기 달랐던 증언자들이지만 당국의 격리 조치에 대해서는 대체로 일관되게 진술했다. 특히,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본 욕구조차 제한되는 모습을 통해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격리 대상이 된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에 마주하고 있을 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격리는 고상한 표현이고 사실 북한에서는 따로 가둬 놓고 방치하는 것에 가깝다. 다른 나라의 격리처럼 식량이나 여러 지원을 해 주는 것이 아닌, 한 곳에 몰아 놓고 아무런 지원도 없이 그냥 죽으면 죽는 대로, 자기들끼리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사람들을 방치한다.

그냥 죽으면 죽는 대로, 자기들끼리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사람들을 방치한다.

탈북인 A

감염병 돌면 사람들을 집 안에 격리하고 소등하게 한 뒤 아예 밖으로 못 나오게 해서 병이 못 퍼지게 하는 식으로 한다. 백신 같은 것으로 치료하고 그렇게 하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국가에 돈도, 약도 없다 보니 격리된 사람들은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고 그런 식이다. 만약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격리되어 있다면 그 사람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냥 격리나 시켜서 경과를 보다가 죽으면 내다 파묻고 그렇게 처리한다. 거기서 어떻게 살아난다는 말인가?

그냥 격리나 시켜서 경과를 보다가 죽으면 내다 파묻고 그렇게 처리한다.

탈북인 B

사람들은 격리 중에 먹을 것 떨어지면 그냥 굶어야 한다. 나라에서 따로 챙겨주거나 그런 것은 없다. 먹을 게 없으면 그냥 굶는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 없이 자기가 알아서 살아야 한다.

사람들은 격리 중에 먹을 것 떨어지면 그냥 굶어야 한다.

탈북인 C

조그마한 씨앗이라도 생기면 그것을 아예 절단해 버리고 없애 버린다. 없애 버린다는 것은 사람들을 강제로 집 안에 가둬서 1~2달 정도 밖에 못 나가게 하는 것을 말한다. 집 안에 강제로 오랫동안 가둬 놓아서 굶어 죽는 사람도 나오곤 한다. 최근 북한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2021년 초에도 그렇게 죽은 사람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격리되었다가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었다고 하더라.

집 안에 강제로 오랫동안 가둬 놓아서 굶어 죽는 사람도 나오곤 한다.

탈북인 D

2021년 2월 코로나19 방역때문에 △△시에서 20일 정도 사람들을 집 안에 격리했다고 전해 들었다. 당시 음력 설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집 안에 있었다고 하더라. 도로 자체를 다니지 못하게 막았다. 코로나19 때문에 봉쇄되어서 먹을 게 없다 보니 엄청 힘들게 보내야 했다고 하더라.

먹을 게 없다 보니 엄청 힘들게 보내야 했다고 하더라.

탈북인 E

인민반장이 돌아다니면서 먹을 것을 나눠 주기도 한다. 격리되었다고 해서 굶어 죽거나 그런 것은 드물다. 하지만 사람 사는 것이 아닐 정도였기에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2020년 11월 2일부터 20일까지 ◇◇시를 완전히 봉쇄한 적이 있다. 일체 집 밖으로 못 나온다고 공문을 발표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화장실이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 북한 사람들은 보통 주택에 사는데 주택의 경우 화장실이 없는 집도 많다. 그래서 공동변소를 이용한다. 내가 살던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학교 화장실을 이용하곤 했다. 그러자면, 부득이하게 큰 길로 나가야 하는데 그런 것을 모두 차단해 버렸다. 용변을 보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못 가게 막는 것이다. 임시로 집 구석에 땅을 파서 용변을 해결하고 그래야 한다. 사람들이 더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다.

용변을 보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못 가게 막는 것이다.

탈북인 F

월, 2021/05/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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