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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코로나19 극복 및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사회연대세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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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코로나19 극복 및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사회연대세 도입

admin | 목, 2021/06/2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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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팬데믹 상황은 모든 이들을 힘들게 했지만 피해가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수백만 자영업자와 중소상인은 물론 관련된 수많은 피고용자들의 고용과 소득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부실한 사회안전망 실상이 감염병 확산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관련해 이들에 대한 보상과 지원 및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 구축은 재정을 이유로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극복 및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높은 편이나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이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않습니다. 관련해 참여연대는 지난 2월 위기 극복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사회연대세’ 도입을 입법 청원하였습니다. 이에 사회연대세에 대한 국회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본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개요

  • 제목 : 코로나19 극복 및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사회연대세 도입 토론회

  • 일시 / 장소 : 2021.06.30.(수) 오전10시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주최 :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국회의원,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 참여연대

  • 프로그램

사회 : 이찬진_변호사,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발제 : 정세은_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실행위원

토론1 : 주병기_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토론2 : 이주하_동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토론3 : 김준헌_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토론4 : 이재면_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장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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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주:

한국에는 ‘백년의 급진’이란 저서로 알려져 있는, 중국의 삼농三農문제 최고 전문가 원톄쥔溫鐵軍 (전)인민대학교 교수가 중국 인터넷 신문 포털 ‘오늘의 헤드라인今日頭條’에서 2월중순부터 매주 1회 세차례에 걸쳐 “팬데믹 영향하의 글로벌라이제션 위기”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강연을 행했다. 매 강연은 수백만명의 시민, 청년 대학생, 지식인들이 시청하는 등,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강연자의 동의하에 이를 녹취 번역해 ‘월간 공공정책 4월호’에 게재된 것을 ‘공공정책’지의 허락으로 ‘다른백년’에도 옮겨싣는다.


나는 우선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를 역사적으로 삼단계로 구분하고자 한다. 그 첫번째는 전자본주의 식민지시기, 두번째는 자본주의의 산업자본발전시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1970~80년대부터 시작된 금융자본주의시기이다.

전자본주의 식민지시기에 유럽사회에 존재하던 초기산업자본은 세계의 여타 대륙, 즉 남북미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를 1차산업의 원재료 생산지, 그리고 노예노동 공급원으로 삼아서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수행하였다. 식민화 과정에서 벌인 그들의 반인륜적인 행위의 대가는 주로, 근대민족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 부락에 거주하는, 피식민지의 원주민과 ‘생태환경’이 지불하게 하였다. 즉, 이 시기의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는 유럽식민주의자들이 아니라, 이들 제3세계 민중들에게 닥친 것이었다.

제2차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산업자본 중심이었는데, 대부분 지역성을 갖고 있었고, 공업화 열강국들에 집중됐다. 즉, 자본은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노동자에게는 조국이 없고, 노동계급은 국경을 초월하여 노동잉여를 착취하는 전세계의 자본가계급에 무장투쟁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1921년 창당한 중국 공산당도 마르크스의 국제주의를 받아들여, 강령과 그 실행에 반영하였다. 그런데, 산업/공업자본이 과잉생산을 하게 될 때, 그 생산에 참여한 무산계급은 구매여력이 부족하여,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경제위기가 오는데 이것을 자본주의의 기본모순이라고 하고, 이런 내적 모순에 의한 충돌은 전쟁으로 발전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 초기에 독일은, 주로 해상을 통해 영역을 넓혀 나간 영국인들의 식민주의 전략을 본받아서, 대륙진출을 시도했다. 철도를 깔아, 터키,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그리고 동아시아로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즉, 산업자본이 생산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소비시장을 개척하려 한 것인데, 이것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하였고, 제1차 세계대전 발발의 계기가 됐던 장소인 세르비아, 즉 발칸반도가 바로 독일이 터키로 진입하기 위한 철도를 놓는 출발점인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내부의, 즉 다른 국적을 가진 산업자본간의 갈등에서 비롯한 충돌이다. 레닌이 말한 제국주의의 전쟁인 것이다.

서방세계에서 벌어진 두번째 생산과잉은 1929-33년의 대공황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유럽에서는 전쟁이 일어난 반면, ‘국가자본주의’옹를 채택한 미국과 소련은 위기를 적절히 넘길 수 있었다.

미국은 루즈벨트의 뉴딜정책, 즉 신국가주의를 내걸고, 과잉생산능력을 초대형 국가인 북미대륙의 내부 인프라 건설에 사용했다. 만일, 역으로 독일이 일차대전 발발전에 의도했던대로 유라시아 철도를 건설하면서, 자국의 과잉생산능력을 해소했다면, 전쟁과 패망에 이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루즈벨트는 철도를 놓고, 고속도로를 깔고, 댐을 건설하면서 미국의 위기를 극복했다.

소련의 경우 레닌이 인정하고 스탈린이 계승한 국가자본주의 발전경로를 따르게 되는데, 이러한 국가주의적 발전정책을 통해서, 산업자본의 내부 충돌과 전쟁을 면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제2차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는 산업자본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고, 자본주의 발전 원칙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야기되는 생산과잉이 역시 내부 충돌과ᅠ전쟁의 반복으로 귀결되게 된다. 2차대전 이후, 미소의 냉전시대가 열리면서,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한반도 전쟁이라든가 베트남전쟁 등, 국지전이 반복되면서, 해당지역은 역시 산업자본의 내부모순과 충돌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미소가 진영을 나눠, 미국의 경우, 40년대의 마셜플랜을 통해 서유럽을 개발하고, 소련은 동유럽을 개발했다. 그리고 한반도 전쟁과 그 이후의 회복과정을 통해, 미국은 전쟁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본의 공업화를 추진하고, 소련은 전후에 중국으로 대량의 공업설비를 이동시켜 중국을 공업화시켰다.

이렇게 굴기한 미국, 유럽, 일본이 1960~70년대에 다시 생산과잉위기를 맞게 되는데, 주로 노동집약형 산업을 위주로, 새로운 생산기지를 찾게 된다. 서방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의 라틴아메리카 국가, 아시아의 일본은, 소위 네마리 용/ 호랑이에게 산업을 대규모로 이전하게 된다. 한편, 서방은 산업이전후, 사회모순과 갈등, 대립이 점차 약화되는 가운데, 인권과 사회의 발전, 복지 등의 가치를 추구하게 되고, 북구의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모델, 그리고 북구의 정도에는 못미치지만, 역시 지나치게 약탈적이지 않은, 서유럽의 ‘라인모델’이 만들어지게 된다. 일본 역시 산업구조가 장비제조업 및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전체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모델이 완성된다.  즉 대영제국 식민주의 시절에 시작되고 미국이 계승한 앵글로-아메리칸 모델이 지역별로 서로 다른 자본주의의 세가지 모델을 파생시키게 된 것이다.

서방이 산업자본을 이동시키면서, 선택한 지역은 모두 권위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60년대에 산업이전이 시작되고, 70년대에 대규모 이전, 80년대에 규모를 달성하는데, 서방세계의 산업을 인수한 중남미 국가 모두 군사독재정권이었다. 동아시아는 한국의 박정희 정권, 계엄을 유지한 대만 장제스의 국민당 정권, 싱가폴, 태국,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역시 모두 권위주의 혹은 군사독재국가였다. 제1세계가 이전시킨 노동집약형 산업은 일반적으로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 격렬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아직 노동운동 역량이 형성되지 않았거나, 형성이 쉽지 않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선호된 것이다. 역으로, 사회적 갈등이 줄어든  서구사회는 인권과 사회복지, 공공윤리 등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이러한 갈등과 모순이 함께 국외로 이전된 덕으로 볼 수도 있다. 발전된 사회와 낙후된 사회의 제도차이는 이런 역사적 맥락을 갖는다. 앵겔스는 낭만적 국제주의에 머물렀던 마르크스와 달리, 이런 자본의 국적과 그에 따른 국가별 차이를 인식했고, 영국의 노동계급이 식민지에서 착취한 초과 잉여를 분배받음으로써 귀족화한점을 정확히 지적했다. 앵겔스는 마르크스보다 오래 살았기 때문에, 국제 사회의 변화를 더 장기간 관찰한 결과로 얻게된 통찰이다.

그래서, 서구사회의 어떤 이념으로 어떻게 포장을 하든, 우리가 객관적으로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보며 이해하게 되는 것은, 세계체제의 변화과정에서 ‘비용’이 국가간에 이전 혹은 전가된다는 것이다.

산업자본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을 달성한 80년대 이후, 서방과 그 우두머리격인, 앵글로아메리칸 국가인 미국과 영국은  금융자본에 의한 글로벌라이제이션 시기로 이행하게 된다. 특히, 미국은 국제통화인 ‘달러’를 찍어내서, 산업자본을 인수한 개발도상국이 생산한 물품을 소비하고, 대금을 결제한다. 또, 모든 산업생산국가들은 이렇게 얻은 외화, 즉 국제통화를 비축해 놓아야만, 원재료, 상품과 서비스의 국제교역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영미가 자국 GDP의 80%를 금융서비스업으로 구조전환하는 경제고도화를 달성하면서, 역시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도 독점하게 되는데, 이것이 금융자본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인 것이다. 그래서, 서방의 산업이 이전된 국가들에게는 역시 자본수출국가의 금융자본과 이에 수반한 제도의 도입이 요구된다. 제도 도입 과정에서 사람이 파견돼, 지도, 감독, 조정이 필요하고, 이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요구 받게 된다. 이렇게 산업자본의 글로벌 재배치국면에서 금융자본은 막대한 초과수익을 달성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산업자본은 최저가의 생산요소를 제공하는 국가를 찾아 나서게 되고, 가치사슬내에서 국제적 분업이 이뤄지면서, 어떠한 국가도 더 이상, 하나의 제품을 엔드-투-엔드end-to-end로 생산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서방국가는 노동생산요소가 값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들을 찾아 생산기지를 이동하는데, 이를테면, 패션과 같은 경공업 제품이라면, 서방세계는 브랜드를 갖고, 생산은 개발도상국이 담당한다. IT산업이라면, 저부가가치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그래머 역할은, 영어가 가능하고, 값싼 고급인력이 풍부한 인도로 이전되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적 재산권은 여전히 서방국가에 귀속된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이상이 생기면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거는데, 전화를 받아드는 것은 역시 아웃소싱된 인도의 서비스 회사, 콜센터에 위치한 인력들이다.

이제 금융자본주도하에 가상자본주의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이뤄지고, 자본주의는 한층 더 고도화를 달성한다.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도 이렇게 전세계적인 국제분업에 동참하고, 각 가치사슬의 고리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그중 하나의 고리만 유실되어도, 글로벌 위기상황을 맞게 된다. 오늘 강의 내용은 이처럼 어떠한 가치판단도 배제한, 자본주의의 발전 역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서술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 이것은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 중국의 많은 생산현장에 여전히 노동자들이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데, 복귀율은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2020년 2월17일 당시). 선진국들 대부분이 중국에 대한 높은 산업의존도를 갖고 있는데, 미국만해도 30%에 이른다. 중국에 대한 산업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경제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중국은 국가의 적극적인 교육투자로, 노동자들의 수준이 높고, 거의 대부분 산업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으며, 주로 중간재 부품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의 부품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 모든 국가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럼 다음 단계로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이 줄도산하고,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한다. 기업대출금은 불량채권이 되고,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 전체 경제상황 악화에 따라서, 금융권 부실이 이어지고, 이미 상당한 적자수준을 보이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재정이 악화한다. 올해 구직시장에 나올 800만 대졸자들도 일자리를 얻을 수 없게 된다. 중국에 연결된 산업의 가치사슬에 위치한 다른 국가들이 영향을 받게 되고, 그들이 입는 타격은 다시 중국에 되돌아온다. 그래서, 중앙정부는 전심전력을 다해서, 방역대책에 나서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일터 복귀를 독려하는 것이다. 중국의 생산이 멈추면, 전세계적 경제위기가 발생한다.

금융자본은 이럴 때 어떻게 움직이는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상황을 복기해보자.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당시에 QE(Quantitive Easing), 양적완화라는 개념을 미국에서 만들어냈다. 사실은 대량으로 화폐를 찍어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다. 당시의 위기는 실물경제가 아니라 금융자본이 초래한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돈을 찍어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에 나눠줬고, 이들이 석유나, 식량, 원자재와 같은 commodity시장에 투자하게 해서 위기를 넘겼다. 미국은 국제통화인 달러를 발행하고, 금융자본으로 세계경제를 지배한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이렇게 전가된 금융자본 비용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갑자기 늘어난 달러 때문에, 당시 석유선물은 가격이 네배 이상 뛰었고, 밀과 같은 식량은 두배 이상 뛰었다. 당시 무려 30여개국이 기아 문제를  겪게 됐는데, 이는 역사적 식민화와도 관계가 있다. 미주나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대륙 등이 식민지 시절 밀가루를 주식으로 삼는 유럽 식문화를 받아들였고, 한편으로 이 지역의 농업은 다국적 농산업 기업이 지배하게 됐다. 그래서, 이들 지역의 많은 후진국과 개발도상국가들은, 자국의 식량대신, 커피, 사탕수수, 목화 등을 플랜테이션 재배하고, 밀과 같은 식량은 다시 수입해서 공급해야 하는데, 넘치는 달러 유동성 때문에, 갑자기 폭등한 밀의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굶주림에 처하게 된 것이다. 석유는 또 어떤가, 중국은 70%이상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고, 역시 유가변동에 의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이 뿌린 달러 때문에,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고, 중국과 같은 큰 나라는, 겉으로 보기에는 이를 무난히 소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속병이 들었다. 치솟는 에너지와 원재료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역시 인민폐를 대량으로 발행하고, 이렇게 공급된 유동성이 중국 경제를 실물경제에서 가상경제, 즉 거품경제로 이행하게 만들었다. 2009~2010년을 전후하여, 부동산, 주식투기열풍이 전국을 뒤덮은 것이 그 결과적 현상이다. 특히, 농촌에서 마을단위로 부패한 기층간부와 범죄집단이 결탁하여, 살인, 폭력, 사기 등의 수단으로 축재하고, 이러한 투기에 참여한 사례가 많다. 일단, 거품이 발생하면, 조정은 쉽지 않다.

미국은 QE1~ QE4를 거쳐 2013~2014년에 들어서야 양적완화를 멈추고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렇다면, 국제금융자본 외에 누가 인플레이션으로 예기치 않은 이익을 봤나 ? 에너지 생산국인 러시아의 푸틴이 전성기를 맞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스타가 됐다. 차베스는 국유화된 석유를 팔아 얻은 초과수익으로 빈민들을 위한 각종 포퓰리스트 정책을 펼쳤고, 심지어, 라틴아메리카의 쿠바와 같은 이웃 나라들을 지원하여 반미국전선을 형성했다. 이란도 석유주권을 사용해서 상당한 이익을 봤다. 그래서 이 나라들은 미국의 주적이 된다. 반면, 중국은 자국 경제에 발생한 거품을 떠안으면서, 미국을 도와준 덕에, 적으로 지목되는 시기를 늦출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당시에는 차이메리카나 G2로 불리며 미국의 파트너 대접을 받고, 경제발전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야기한 국제수요의 지속적 하락속에 생산과잉 문제가 고질병이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신농촌건설이나 향촌진흥과 같은 중국내의 인프라건설이고, 이는 중국판 뉴딜정책에 해당한다. 당연히 대부분 국유기업이 이를 주도하게 되고, 투자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농촌과 저개발된 내륙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는 근본적으로 단기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고, 사기업이 뛰어들 리 없다는 점에서, 이는 공리공론의 교과서적 비판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중국 농촌 99% 마을에 포장도로가 깔리고 100% 전기가 보급됐다. 이는 농담삼아 케인즈식 정책을 설명하는, 땅을 파고 다시 이를 묻는 식으로 만든 GDP가 아니라, 인민의 실제적 복리가 되는 인프라건설이다. 농민들은, 도시처럼, 수치상의 경제적 효과를 위해서, 자원을 낭비해가며, 밤에 전등을 켜놓지 않는다. 또, 고속도로가 아닌, 농촌의 도로에서 통행비라도 걷지않는 이상, 어떻게 투자수익을 바로 회수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미국이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한 인플레이션을 중국은 고통스럽게 감내했고, 이제 2014년부터 다시 미국이 수출한 디플레이션도 소화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살아남았고, 전세계 산업자본은 여전히 큰 문제없이 돌아간다. 여기서 부품을 만들고, 밖으로 보내져 완성돼, 브랜드가 붙여진다. 이것이 오늘날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실제 시스템이다.

지난번 세계금융위기를 겪어내며, 중국은 ‘신농촌건설’을 통해서, 현급 이하의 농촌을 발전시키고, 성진화城鎮化 이뤄냈다 (역자주: 중국의 행정단위는 성省-시市-현縣/구區로 내려가는데, 농촌의 현은 우리의 군郡에 해당하지만, 인구나 면적으로 따지면, 도道규모에 더 가깝다. 중국에서는 흔히 도시화城市化 대신에 성진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도시화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대도시에 집중되는 도시화 보다는 농촌지역의 읍면, 소도시의 인프라 확충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러한 별도의 표현을 사용한다) 인프라가 갖춰져서 중소기업이 농촌에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위기를 통해, ‘향촌진흥정책’을 관철시켜야 한다. 농촌에 다양한 산업이 자리잡을 수 있게 하고, 생태적인 개발을 추진하며, 가난을 구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시 국가의 투자가 필요하고, 당연히 단기 투자회수는 기대할 수 없다. 중국과 같은 대국만이, 거대한 국토안의 농촌에서 이런 내부투자를 받아 안을 수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중국이 무너진다면, 전세계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이번에도 전세계에 배치된 산업자본시스템을 떠받쳐야 하고 동시에 글로벌화한 금융자본도 지탱해야 한다.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 미국은 2018년부터 끊임없이 중국에 무역전쟁을 도발하고 있는데, 목적이 무엇인가? 70년대 브래튼우즈협약을 포기한 이후, 미국 달러는 전세계 결제화폐의 70%를 차지하고, 외화준비금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금융자본의 핵심대국으로서, 금융을 통해 돈을 벌고, 3D업종을 포함한 제조업은 다른 나라에 떠넘긴지 오래이다. 하지만, 금융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는 쉽지 않다. 월스트리트가 고용하는 인력은 고작 3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산업이 국외로 이동하면서, 실업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실업으로 잡히지 않는 비정규직은 훨씬 더 많다. 당연히 소득세를 포함한 세수가 줄고,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서 재정을 메워야 한다. 그러려면 다시 금융에 의존하면서 금융산업만을 키워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금융자본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은 더욱 심화한다.

오바마가 문제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금융자본이 배경인 민주당 정권하에서, 한계만 절감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와 그에 앞선 산업공동화는, 두 전직 대통령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니, 오바마를 탓해도 소용없다. 장기 호황을 누리던, 클린턴의 신경제 이후, 2001년 닷컴버블의 붕괴로, 글로벌 산업자본은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금융화 진전, 투기적 파생상품 시장의 비대화로, 2008년 금융위기의 기반이 마련됐고, 산업자본은 국외로 이동했다. 마침, 장쩌민, 후진타오 집권하의 중국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산업기반을 강화했고, 저임금에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이 이들에게 선호된 것은 (늘 중국 정치 체제를 비판하는) 정치적 판단과는 상관 없이, 저비용, 고효율,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본의 속성일 뿐이다. 이렇게 중국이 세계 최대의 산업자본국가가 된 것이다. 중국은 이제 역사상으로도 공업생산총량과 수출입량이 최대이고, 금융자본총량마저도 최대인 국가인데, 이것은 중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의 의도가 아닌, 글로벌 자본의 성과물이다. 대분류상 중국 산업의 2/3는 외자가 지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외자가 아니라, 중국이 발행한 채권을 통해, 국유기업을 강화하고, 내륙건설에 힘을 쏟아, 현재 위치를 유지하려고 한다. 이때 등장한 트럼프가, 미국 노동자, 농민을 대변하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외친다. 하지만, 실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자본의 강화이고, 이를 지탱하는 것이 군사패권주의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 다시 군수산업, 우주항공산업과 같은 주요 장비제조산업이 도사리고 있다. 여기서, 첨단무기 등의 주요부품은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제조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일반 부품은 해외에서 수입할 수도 있는데, 만일, 미국의 이런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시 금융 재제를 통해 생산국가를 협박한다. 물론, 이도 안되면, 다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원재료 시대의 식민지 글로벌라이제이션, 산업화 시대의 산업자본 글로벌라이제이션, 그리고 금융화 시대의 금융자본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이어지면서, 변함없이 자본주의의 내부적 모순에 의해 위기가 반복되게 된다. 그러므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새로운 위기를 촉발하는 것은 객관적인 역사발전법칙에 다름아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움직임들이 발생할까? ‘종속이론’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중심국가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독립적인 주권을 확보하려면 단절(de-linking)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명한ᅠ’세계체제론’ 4인방 학자중 한명인 사미르 아민의 견해이다. 중국 현대사에서 여러번의 이와같은 단절이 발생하는데, 1949년, 1960년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 최근 우리 연구팀은 1949년의 사태를 분석한 ‘탈종속去依附’이라는 저서를 출간하기도했다.

‘단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팬데믹 상황을 겪고 난후 정말로 주의깊게 들여다 봐야 할 곳은 어디인가? 그것은 바로 농촌이다. 모두가 정부의 방역대책만을 이야기 한다. 전쟁의 최전선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농촌에서 벌어진 일들을 회고해봐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농촌 기층 간부들이 무식하고, 어처구니없다고 비판한다. 황당한 정부선전이나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정부시책을 로보트처럼 실행한다고. 하지만, 중국이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데 최대의 숨은 공신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들이 마을을 효과적으로 봉쇄했기 때문이다.

방역을 위한 의료자원이 가장 부족한 곳이 어디였나? 바로 농촌이다. 도시에서 일하는, 수억의 중국 노동자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또한 농촌이다. 그들이 설을 맞아 인산인해가 되어 고향에 돌아갔지만, 농촌은 코로나-19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대부분의 농촌 마을에서 단 한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2003년 사스SARS사태가 발생했을 때, 마침 우리 그룹은 농촌에서 향촌학교를 운영하고 있었기에 상황을 분석해볼 기회가 있었다. 농촌 마을의 생산 역량은 아직 파괴되지 않았고, 완전한 단절, 봉쇄 속에서도 자급자족, 자립생존이 가능하다. 이는 바꿔 말하면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맞서는 서구 지식인과 활동가들이 외치는 행동강령인 ‘로컬라이제이션’이 이미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에 맞서는 중국 사회의 진정한 역량은, 여전히 외부에서 기인한 리스크를 저비용으로 차단할 수 있는, ‘로컬’ 향촌사회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향촌진흥정책, 생태문명건설 정책을 치열하게 살펴봐야 한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21세기의 발전전략을 다시 숙고해야 한다. 단지 거버넌스 능력뿐아니라 발전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화, 2020/06/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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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현금화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시장 역시 폭락할 위험성이 있다. 마지막 안전판인 미국채권시장이 흔들리면, 세계경제의 안정성이 파괴된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미국채권의 최대 보유국인 중국과 수평적인 통화스왑이라는 거래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취임 2년 차인 2018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기구(NSC)를 재편하여 대규모 전염병(팬더믹, pandemic)에 대한 예방조직을 축소시켰다. 물론 지금 돌이켜보면 잘못된 판단이었지만, 이는 사실 그만이 보여준 실수는 아니었다. 1998년 빌 클린턴이 설치한 NSC내의 세계보건 안전조직을 다음해 조지 부시 대통령이 폐쇄시켰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이를 폐쇄시켰다가 곧바로 복원시킨 예가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팬더믹pandemic같이 가능성은 낮지만 커다란 위험을 불러오는 사안에 대해 관료적인 행정조직이 매우 무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현대적 행정조직이 제공한 ‘위험관리의 규정’이라는 밀폐공간에 어색하게 안주하고 있을 뿐이었다.

상기의 예가 NSC에 해당한다면,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관료들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하다. 경제정책 집단들이 광범위하게 이야기하는 예외적 위험(tail risks)의 대응에는 공공보건의 위기에 따른 국가경제의 심각한 중단조치가 한번도 거론된 바가 없었다. 물론 금융위기가 불러온 재앙에 대해서는 이야기했지만, 보건위기에 대해서는 공식 문건은 물론 비유적으로도 언급된 바가 없었다.

2008년 당시 부동산가격 폭락에서 야기된 금융의 불안은, 시장에 제공된 서프프라임 자금경색으로 인해 주요 은행들의 재무자산 위기를 초래하면서 경제의 심장기능을 위협했다. 부동산 가격의 폭락에서 출발하여 가계의 위기를 불러오며 발생한 대규모의 재정적 충격에 따라 경제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되었다.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2008-2009년 간의 겨울 기간에는 매달 75만 명의 실업이 발생하였고, 불황이 지속되는 동안 총 87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GM과 Chrysler 같은 간판 기업들이 도산의 위기에 몰렸고, 세계경제 역시 전례가 없는 통상의 위축을 경험하였다. 다행히 대규모의 통화와 재정 정책 덕분에 불황은 더 이상 심화되지도 장기화되지도 않았다. 국내총생산이 4.2 %의 위축을 겪고 2009년 10월에 실업률이 10%를 기록했지만, 2009년 하반기부터 회복이 시작됐다.

코로나-19에 의해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위축 과정을 확실하게 예측하기에는 아직 성급한 시점이지만, 불황은 불가피하게 다가온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제조업 분야는 2019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제부터 세계 주요 경제국가들의 활동이 몇 달간 중단될 것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공장과 상점, 체육시설, 주점, 초중고와 대학 그리고 음식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 성급한 예측이지만 지금부터 6월까지 미국 내에서 매달 약 1백만 명의 실직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8-2009년 간의 상황보다 심각한 것이다. 항공업계 분야는 훨씬 비관적이다. 석유시장 수요의 격감에 따라 OPEC,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세일가스업체 등 산유국가 간에 무자비한 가격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에너지 산업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가격전쟁이 지속되고 부채-디플레라는 파괴적인 주기의 순환에 직면하게 되면, 해당 기업들은 2008년 위기의 2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부채를 짊어지면서 국제적인 교역량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다.

경제정책의 다양한 분야 속에 노동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의 불황에 따른 재정 정책의 고전적 목표는 분명하다: 소득세의 절하와 정부지출의 확장.

현재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파산을 방지하고 장기적인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일반적인 사회안전망이 아닌, 제한적인 부양정책이다. 또한 전염병 사태를 극복하고 나면, 크고 작은 공공의료 인프라의 확충에 투자해야 한다. 모든 국가들은 질병에 대한 감시체계, 발병원인에 대한 샘플확인과정, 응급시설, 그리고 충분한 예비적 의료역량 등을 개선해가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금을 효과적으로 투입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과는 달리,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사업분야도 생길 것이다. 이미 미국 경제의 18%를 차지하고 있지만, 의료 산업 분야는 더욱 확대될 것이고,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의 확대와 함께, 아마존과 줌(Zooms) 등 기업들이 활동하는 배달과 회의 같은 사업분야에 비접촉 시스템이 보편화될 것이다.

그러나 2008년에 경험하였듯이, 불황을 극복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위험이 있다 – 금융적 심장발작 문제이다.  불황은 공황과는 다르다. 이미 지난 3월 8일부터 시작된 금융시장의 공황은 반복적으로 시장에 출몰하는 형태로 위기를 가져온다.

당장의 현안은 석유협상 결렬에 따라 사우디가 선언한 가격전쟁이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것에 더하여, 석유가격의 전쟁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대출의 위축과 안정성 확보라는 싸움을 가져왔다. 현금화에 대한 수요는 걷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일단 현실화 되면 생화학적 질병이 경제에 충격을 가하면서 신용의 내부적 붕괴를 가져오는 변이 종으로 변할 수 있다.

갑작스런 신용축소는 부채가 많고 수익모델이 빈약한 기업들에게 추가적인 위험을 가져다 준다. 이러한 충격은 사업폐쇄, 실업, 양질 자산의 투매 등 방식으로 다른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실패한 기업들이 금융 부채로 사업을 운영해 온 탓에 채권자들의 재무상황에 영향을 미쳐 대출시장을 위축시킨다. 이러한 순환적 공포는 해외로까지 번져 신용경색을 확산시킨다.

2008년에는 은행들이 위기의 진원지였다. 이번 위기에는 연결된 재무제표상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유럽의 은행들은 2008년의 충격과 유럽지역의 어려움이라는 이중적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이탈리아의 공적 재정은 위험수준에 처해 있다. 월가 역시 모든 펀드 매니저들에 의해 대규모 손실에 대비한 현금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석유의존이 높은 국가들은 국가부유기금(sovereign wealth fund)의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면서 정상적인 양질의 자산을 급하게 처분하려 하면서 악순환적 상황이 형성되고 있다.

가장 단절적인 신호는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미국 국가채권의 가격 역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동시적으로 일어나서는 안된다. 미국 재무부는 안전판이라는 천국의 역할을 해야만 한다. 채권이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현금화에 매진하면서 시장이 요동하게 된다.

지난 주말, 시장은 유럽은행ECB에서 좋은 소식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라가드 총재가 이탈리아를 별도로 지원할 의무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그녀는 이탈리아가 아닌, ECB 이사회에 사과해야만 하는 특별한 사안을 지니고 있었다. 지난 일요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미연방준비은행(Fed)의 조처, 즉 이자율을 제로 가까이 낮춘다는 것은 설렁한 얘기로 양적완화에 따른 제4 라운드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이미 2008년에 써먹은 구태의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조처들은 팬더믹pandemic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정책이 아니다. 핵심은 금융의 정책이 아니라 팬더믹이 가져올 충격에 대하여 확인해 주는 것이다. 미연방준비은행Fed과 유럽은행ECB 모두 재정적 정책과제인 것만 주장했다. 코로나라는 팬더믹 상황에 대처하는 중앙은행의 핵심적 역할은 신용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위기를 예방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번에는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시절만큼 중앙은행들간의 국제적인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를 대처할 충분한 경험과 시간을 가진 탓에 아마도 공식적인 협력체제는 불필요할지 모르겠다. 각국 은행들은 각자의 역할을 잘 알고 있으며 미연방은행Fed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인지하고 있다. 여전히 국제금융시스템은 달러위주로 운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요 국가 은행들간에 유동자산의 상호지원협정(스왑, swap)에 대한 지난 주말의 언급이 가장 중요한 협력조치이었다(Fed, 일본중앙은행, 영국은행, 캐나다은행, ECB 그리고 스위스중앙은행 등 간에).

재확인된 스왑swap의 규정들은 2007년 말에 이루어진 내용으로 중앙은행들과 월가의 주요 행위자들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금융시스템에 필요한 자금을 달러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합의는 2013년에 항구적인 채널로 가동되었고, 지난 주말에는 해당 스왑의 조건을 연장하고, 미연방이 부과하는 이자율 마진을 낮춘다는 데 동의가 이루어졌다.

Fed의 조처는 금융자산을 매각하는데 멈추지 않았고, 정책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지를 검토하는데 있다. 신용 시스템에 새로운 문제(bottleneck)가 발생하면 이에 응당한 조치를 세워야 한다. 우선 Fed는 자신이 발행한 채권을 포함하여 각종 채권을 현금화하는 시장의 재구매약정지원 (repurchase agreement market)을 확대했다. 더 나가 상업채권의 시장을 지원하여 대기업들이 뮤추얼기금 형식으로 3개월간 투자자들로부터 차입하는 자금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해외로 향하는 중앙은행의 조처에 대한 기본적 제한을 확대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스왑 협약의 조치들을 선진 경제권 간의 내부서클 같은 내용을 지니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에는 14개국의 중앙은행들이 Fed가 발행하는 달러에 접근이 허용되었는데 신흥국가군(Emerging Markets)으로 한국, 브라질 그리고 멕시코가 포함되었다. 나머지 국가들은 IMF에 의존하도록 격하되었다. 그러나 사태가 진정된 2008년 이후로 선진 경제권과 신흥국가군과의 관계가 애매모호한 상태로 변질되었다.

한국은 팬더믹 위기를 잘 견디어내는 모범적 모습를 보이고 있다. 아마도 대만과 함께 공공의료분야에서 세계최고임을 입증한 듯하다. 그러나 금융공황이라는 측면에서는 달러에 기반한 안전 자산으로 중심축을 형성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유출이라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이미 몇 개 신흥국가들은 심각한 금융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2020년이 시작되면서 외국투자자본의 유출이 극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기 시작한 지난 8주간 동안 880억불이 신흥국가들로부터 빠져 나갔는데 이는 2008년 위기 또는 2013년에 있었던 ‘테이퍼 조정(taper tantrum)’ 기간에 있었던 유출액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이는 대규모 인구대비 공공 인프라와 금융 시스템이 취약한 브라질과 멕시코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말 중요한 관심국가는 중국이다. 2008년에는 중국이 나름대로 강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금융적 위기에서 벗어나 있었다. 독자적인 재정과 금융의 부양정책으로 국내경제를 크게 진작시켰고 중국에 수출하는 외국업자들을 고무시켰다. 당연히 Fed와 중국인민은행PBoC간에 스왑에 대해 고려할 필요성이 없었다. 이후 PBoC은 독자적으로, 달러가 아닌 중국인민폐로, 스왑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팬더믹 이후 중국산업의 상당기간 조업중단과 무역통상의 위축이 겹친 상태에서 중국이 세계무대에서 경제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달러의 지원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2008년 이후 다른 신흥시장과 같이 중국이 세계 속에서 급속히 경제활동을 확대하면서 달러자산을 융통하고 있다. 물론 중국은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대부분이 현금이 아닌 미국정부의 채권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국채 시장이 불안하여 지면서, 현재 세계가 필요한 마지막 핵심 사항은 북경이 가지고 있는 미국채권의 처분을 지연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국채권을 처분하려 하면, 미정부의 기금시장을 안정화시키려는 미연방준비은행Fed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될 것이다.

역으로 중국인민화폐와 달러를 대규모로 평등하게 스왑거래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Fed는 미연방의회 내에 있는 반중국 매파들이 가하는 무자비한 정치적 공격을 당하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적 규모의 보건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경제적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공동의 이해에 기초하여미중 양국가 간에 위기를 정치화하려는 명백한 유혹(평등한 스왑거래)을 기획해 내는 테크노크라트들의 상상력을 기대하여 본다.

 

출처 : 포린 폴리시의 2020-03-18일자 칼럼기사

아담 투제(Adam Tooze)

콜럼비아 대학교 역사교수 겸  유럽연구소 소장

최근 저서로는 ‘충격, 금융위기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가 있으며, ‘기후위기의 역사’라는 책을 집필 중에 있다.

금, 2020/03/2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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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돌출하자 첫 번째로 확인해야 할 작업은 역사적 유사성을 검색하는 것이었다 – 1914년, 1929년 아니면 1942년? 현재까지 몇 주가 지나면서, 그리고 앞으로도 몇 주 또는 몇 개월 겪겠지만, 역사적으로 전혀 새로운 충격을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일단 당장의 충격으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25% 수준의 위축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것은 대공황 시기와 비슷한 규모이지만, 차이는 대공황 시기에는 충격이 몇 년에 걸쳐서 나타났지만, 이번 경우에는 불과 수개월 사이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하늘아래 처음으로 겪는 돌발적 상황이다, 정말 공포스럽다.

지난 3월 초만해도 미국의 실업률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나, 겨우 4주가 지난 3월 말에는 13%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더구나 실업률 통계시스템이 실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충격의 첫 주차에는 3.3백만에서 2주 차에는 6.6백만 명이 그리고 연속해서 3주 차에도 6.6백만 명이 실업보험을 신청했다. 이러한 통계에 기반하여 뉴욕타임즈의 경제분석가인 Justin Wolfers는 매일 0.5%로 실업률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속도의 증가라면 이번 여름에 30.0%의 실업률에 도달하리라는 추정이 비현실적인 것만도 아니다.

서구(유럽)의 경제권도 자신들이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잔인하고 심각한 경제적 충격에 직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충격은 경기변동에 예민한 부동산과 건설업에서 시작하여 투자에 의존하는 산업엔지니어링 그리고 국제적 경쟁이 심한 자동차 산업 등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이들 분야의 고용 비중은 대충 25%선 미만이지만, 이들의 위축은 경제영역 전반에 점차적으로 확산되게 마련된다.

코로나 방역봉쇄 조치는 서비스 분야에 직격탄을 날린다 – 소매업, 부동산 임대, 교육, 여가산업 그리고 요식업 등 – 이는 미국인의 80%가 직업으로 일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결과는 매우 즉각적이고 재앙적 일수 밖에 없다. 특히 소매업 분야는 이미 온라인 판매로 인해 심한 압박을 받아온 영역으로 임시적인 휴업은 치명적이다. 아마도 상당수의 가게들은 다시 문을 열기 어려울 것이고, 이에 고용된 수백만의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이들 가족들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충격은 다만 미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사회안전망으로 잠시의 휴직에 수당을 지급하면서 하강국면을 완화시키겠지만, 경제 전반에 걸친 붕괴를 감당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북부 이탈리아는 단순히 고급스런 관광지역일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독일의 GDP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면서 미국의 충격이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OECD의 최근 예측은 전(全)회원국에게 재앙적이며, 특히 바이러스 충격이 이제 시작단계인 일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임을 암시한다. 그래도 부유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일단 충격의 수준을 대충 가늠할 수 있다.

중국은 가장 먼저 지난 1월23일 격리봉쇄를 시행하였으며, 최근의 공식보도로는 약 6.2%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다. 중국 당국은 줄곧 실업은 자본주의 국가들에게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주장해 왔던 터라, 상기의 수치는 중국내의 위기상황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비공식적으로는 임시직 2억 5천만 명의 노동자들이 휴직상태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중국 노동자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인도의 경우, 모디 수상의 갑작스런 21일간의 봉쇄명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누가 감히 측량할 수 있겠는가? 인도의 4억7천만 명의 공식 노동자 중에 겨우 19%만이 사회안전망에 보호를 받으며, 3분의 2에 해당하는 노동자는 취업계약서조차 없으며, 1억명 수준이 임시직에 해당한다. 이들 대부분은 기약도 없이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는 인도가 분할된 1947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렇게 거대하게 펼쳐지는 경제의 대추락이라는 인류의 드라마는 추산(推算)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제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올해부터 전세계의 GDP를 신뢰도있게 집계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emerging market)가 그저 위축되고 있다는 통계 이외에는 별다른 내용을 내놓을 수 없는 처지에 빠졌다. 한 마디로 전세계 경제가 한 순간에 멈추어 섰다.

이러한 붕괴는 금융위기의 결과도 아니고, 팬데믹이 직접적으로 초래한 것도 아니며, 심사숙고한 정책적인 선택의 결과인 점이 전혀 새롭고 급진적인 사태인 것이다. 선택의 내용은 경제를 촉진하는 것보다 멈추어 세워야만 (팬데믹의)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인류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미국의 연방의회가, 사회봉쇄를 결정한 수 일만에, 평화시기에 있었던 최대규모의 재난지원책을 결정하면서 연이어 전세계에 걸쳐 유사한 조처들이 뒤따랐다. 국가재정에 매우 보수적인 독일조차 공공부채에 대한 제한을 철회하였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연대적 재정구제의 노력을 목격하고 있으며, 조처의 효과는 수 주 내지는 수개월 뒤에 판명될 것이다.

이미 한가지는 분명해졌다. 우선 당장 급한 것은 거대한 금융위기가 도래하기 전에 추세를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연방준비위원회의 제롬 파웰의장이 2008년에 준비된 매뉴엘에 따라 조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며, 금융시장의 모든 영역을 지원하기 위해 매일 새로운 구제 프로그램이 발표되고 있다. 핵심은 연방준비위의 개입 규모에 있다. 봉쇄조치에 따른 광범한 충격에 대처하기 위하여, 이에 응당한 거대한 규모의 유동성이 파도처럼 제공되고 있다.

3월말 경에는 매일 900억 달러의 금융자산이 매입되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규모보다 큰 것이다. 평소에는 연방준비위는 초단위로 백만 달러 정도의 연방채권과 담보성 유가증권을 현금으로 스왑(교환)하여 왔다.  그런데 공포스러운 실업숫자(6.6백만 명)가 발표되던 날인 4월 9일 아침에, 연방준비위는 2.3조 달러어치 금융자산의 구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신속하고 거대한 대응조처 덕분에 즉각적인 세계금융의 위기를 당장에는 방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장기간 지속될 수요와 투자의 격감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3월에만 미국 가구의 73%가 가계의 수입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수입이 끊기면 당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필품 부족과 고통 그리고 파산으로 몰린다. 금융채무자들의 부채 불이행이 치솟을 것이고, 금융산업의 손실을 가져올 것이다. 불요불급한 지출은 미루어 질 것이고, 유럽에서는 이미 석유소비가 88% 격감되었다 한다. 신규 자동차 수요는 돌같이 동결되었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자동차 업체들은 재고가 쌓여 있는 거대한 주차장에 앉아 있는 꼴이다.

봉쇄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에 미치는 상처는 깊어지고 회복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중국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접근하고 있지만, 제2, 제3 돌출의 위험이 도사린 가운데 언제 어느 속도로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아 갈 수 있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극적인 의료사고를 차단한다는 것은 봉쇄조치가 수시로 취해지고 해당지역의 통행이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경우에는 V자형의 힘찬 회복보다는 장기간 지루하게 지연되는 양상이 예상된다.

더구나 현재의 생산과 고용이 재가동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수 년간은 금융의 불안이 계속될 것이다. 당장은 재정정책에 논란의 여지는 없을 것이고 급한대로 돈을 푸는 것에 쉽게 동의가 이루어질 테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논쟁은 싸움처럼 변할 것이다. 위에 언급하였듯이 평화시절에 유례가 없는 대규모의 공공부채를 발생시켰고 중앙은행의 재무제표에 부채를 주차시켜 놓은 꼴이다. 중앙은행들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발생한 공공부채를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니겠지만, 문제는 향후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보수적인 입장에 따르면 향후 재정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늘려서 갚아나가야 한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에 따르면, 좀더 급진적인 대안들이 존재한다. 하나는 인플레를 발생시키면서 현재의 경제조건을 과감하게 재편해가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전망은 분명하지 않다. 다른 대안은 국가부채의 면제인데 이는 공공의 파산을 점잖게 표현한 것으로 실제로 중앙은행의 재무표상에 부채로 기재하는 것처럼 그렇게 충격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의 의견은 중앙은행이 정부발행 채권의 구입을 중단하고 거대한 규모의 화폐발행으로 직접적으로 정부에 신용을 제공하는 것이 오히려 단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지난 4월9일 영국은행이 선언한 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어떤 목적과 의도와 상관없이, 돈을 찍어내는 것이다. 보수적인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것은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보여 준다. 재미있는 것은 금융시장의 반응으로 이에 대해 심하게 항의하거나 곧바로 공황적 투매를 진행하지 않고 그저 어깨만 들썩인(little more than a shrug) 것이다. 이들은 중앙은행들이 취하고 있는 묘기행진에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절제된 태도는 위기를 극복하는 입장에서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침묵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아니 된다. 뚜껑이 열리는 시점이 되면, ‘국가부채의 적정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치적 공격과 논쟁이 재개될 것이다. 더구나 누적된 국가부채의 거대한 규모를 감안하면, 논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여기서 다시 돌이켜 볼 것은 우리가 알듯이 과거 이미 경제와 금융이 급진적인 혼란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2008년의 금융위기 시절,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에 대해 수많은 논의와 필요한 조처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고 이를 수확적 확률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도 경험하였다. 솔직히 전문적 예측에 의존하는 것은 오만함과 만능이라는 환상을 부추기는 것이다.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등장이라는 충격으로 포플리즘이라는 변덕스러운 정치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회자되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통상정책과 중국과 벌이는 세계주도권 경쟁은 세계화의 미래에 대한 안이한 전망을 뒤흔들었다. 2019년까지 이러한 불확실성은 투자를 주저하게 하고 불황의 위험을 높이는 수준에 머물렀다.

중앙은행들은, 2008년 이후 극적인 개입을 정상화하고 통화량을 줄어가면서 정상적 궤도로 진입하는 와중에, 이제 경로를 급변경하며 초저금리로 회귀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결국은 다시 중앙은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시기로 진입하는 절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정말로 괴이한 것으로 우리는 돌출적인 불안정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인류의 상당수가 일상에 필수적 것을 수급받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누구도 언제 팬데믹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지 못한다. 불과 수주전인 지난 1월에는 모든 것이 정상적이었다 이전에는 돌출적인 상황이 예외적인 염려의 대상이었으나, 이제는 일상적인 것이 되었고, 모든 독감(flu)발생에 지극히 조심해야만 한다. 의학적인 비유로 말하자면 우리가 스스로 완치를 선언하려면 얼마나 더 기대려야 하는가?

봉쇄가 끝나면 지출의 규모가 반등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얼마나 지속되겠는가?  이러한 충격에 대한 우리 경험상 분명한 반응은 위축이다. 2008년 이후 미국에서 나타난 현저한 추이의 하나가 가계 비중이 축소된 것이다. 세계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인들의 소비가 확실하게 침체되었고, 이에 따라 투자도 줄고 생산성도 정체되었다. 이러한 침체는 서구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개발도상의 시장들도 함께 침체되었다. 우리는 이를 전반적 침체(scular stagnation)라고 불러왔다.

전례없던 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에 대한 기업과 가계의 반응이 안전에 대한 싸움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복합적인 침체를 가져올 것이다. 이번 위기로 인해 발생한 공공부채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재정축소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반대로 미래를 내다보는 정부라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욱 주도적으로 행동해야 합리적이고 상식에 맞다.  이 지점에서 핵심은 어떤 정책적 조처를 취하고 누구를 위한 정치세력이 이를 통제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2020.04.09.

Adam Tooze

콜롬비아 대학교의 역사학 교수이자 유럽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의 최근 저서로는 “Crashed: How a Decade of Financial Crises Changed the World,”가 있고 기후위기에 대한 역사를 집필하고 있다.

토, 2020/04/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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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차와 3차 대유행이 오리라는 데 의견이 일치해 가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볼 때 1918년 스페인독감과 1968년의 홍콩독감 때도 그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장기화하는 코로나사태는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오늘날의 경제위기는 1929년 대공항 당시와 그 발현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시만 하더라도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는 ‘국가독점자본주의’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복지국가’ 관념이 보편화되었으며, 평상시 정부는 경제에 적극 개입하면서 대중의 기본적 생존권도 책임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가의 개입 여력은 어느 정도일까?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위기의 징표는 아마도 이 같은 국가 개입 한도와 관련 있을 것이다. 국가가 돈을 푸는 정책이 유효한 한, 경제위기는 비록 국부적 혼란을 가져올망정 결코 체제 전반을 위기에 빠트리지는 않는다는 것이 여러 차례 입증되었다.

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 시 미국은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킨 주범이었다. 하지만 달러를 무제한으로 푸는 양화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남들보다 먼저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통할까?

그러나 지금처럼 중국과 같은 강력한 전략적 경쟁자가 존재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때문에 중국변수는 매우 중요하다. 향후 코로나 경제위기와 관련하여 중국은 다음 세 가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국제 소비시장의 역할이다. 코로나사태를 맞이하여 미국의 경제상황은 크게 위축되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활동으로 축소되었다. 이는 세계경제 발동기가 일시 작동을 정지한 것을 의미한다.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이 전염병의 유행으로 급격한 경기위축을 당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정부도 미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줄도산을 막고 서민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부채가 크게 느는 것을 감수하고, 중앙은행을 통한 이자율 인하와 통화증가 정책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과는 달리 이들 국가의 화폐는 세계기축통화가 아닌 관계로 곧 국가부채의 임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론상으로는 국가부채가 GDP의 60%정도까지는 괜찮다고 하지만 그것은 모든 나라에 공평하게 적용되는 기준은 아니다.

IMF는 2010년 보고서에서 선진국은 GDP 대비 60%, 신흥국은 4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조언하였다. 따라서 일반 개도국은 이 선 가까이 가게 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되고 외자가 유출되는 등 상당한 대외적 압력을 받게 된다. 유럽연합이 평균 부채율의 120%임에도 여전히 버틸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강력한 독일 경제를 바탕으로 지탱되는 유로화라는 기축통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가장 다급한 것은 바로 일반 개도국들이다. 그들은 비록 코로나사태로 인해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더라도 여전히 원유나 식량, 기존 외자대출금 상환에 사용될 달러와 같은 국제결제화폐가 필요하다. 그 때문에 평소 일정한 외환비축이 있어야 하며 외자의 철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 국가들은 코로나사태 하에서 어쩔 수 없이 증가하게 될 정부부채에 대해 미국 정부처럼 여유를 가질 수가 없다. 만약 미국을 대신해 자국 경제를 가동시킬 동력을 제공하는 국가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들에게는 구원자와 다름없을 것이다.

유럽연합과 일본도 개도국보다는 사정이 다소 낫지만, 그렇다고 내부 사정이 그리 여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세계기축통화 국가이기에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긴 하지만, 그 여력은 미국에는 훨씬 못 미친다. 만약 코로나사태의 여파가 오래 갈 경우 치솟는 실업률과 정부부채 증가 속에서 이들 국가도 사회적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도 자신들의 경제에 활로를 제공할 수 있는 외부의 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밖에 없다.

중국은 이번 코로나사태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지만 또한 가장 먼저 방역에 성공한 국가이다. 중국정부가 취한 방역조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에 맞는 상당히 과학적인 방식으로 평가된다. 한국 방역 전문가로서는 유일하게 지난 3월 WHO 공동조사단으로 열흘간 베이징·선전·광둥성·광저우에 출장을 다녀온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서울대의대 교수)은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공산주의 체제에서나 가능한 우한(武漢) 봉쇄 정책이 어쨌든 유효했다. … 의료진 4만여 명이 우한에 투입됐다. 대형 체육관에 병상을 만들었다. 중증(重症) 정도에 따라 환자를 분류해 재배치했다. 역학대응팀을 1800개 구성해 접촉자들을 찾아내 격리했다. 스마트폰으로 이들의 격리 상태를 매일 체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자원을 한꺼번에 동원하는 중국을 보면서 전율을 느꼈다.” (조선일보, 2020년3월2일)

중국은 전염병 감염지역을 초기부터 과감하게 봉쇄하고, 전국의 이동을 2주간 금지시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범위를 분명히 하였다. 그런 다음 감염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의료 지원과 치료를 통하여 오염원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처럼 일차 방역에 성공한 뒤에도 계속해서 사후 관리를 늦추지 않고 ‘통행바코드 발행’ 등 각종 보완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통해 2차 확산을 방지하면서, 그간의 방역성과를 기초로 지난 3월 중순부터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재개하였다. 지금은 일부 서비스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이 코로나사태 이전의 가동률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중국 통계는 이 같은 경제활동의 재개가 매우 성공적임을 확인시켜 준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3월31일 발표에 따르면,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0으로 집계되었다. PMI는 50을 넘을 경우 경기 활성화를 보여주는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지난 2월 지수(35.7)는 물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내놓은 시장의 평균 예상치(44.8)도 훌쩍 뛰어넘는 결과였다. 또 5월7일 중국 해관총서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수출도 작년 같은 달보다 3.5% 증가하면서 가파른 회복세를 보여주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15.7%와 전달의 -6.6%를 크게 웃도는 것이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가장 극심했던 1∼2월 수출 증가율은 -17.2%까지 떨어진 바 있다.

중국 4월 수출이 3.5% 증가를 보인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것은 코로나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전년도 동기와 대비한 것이다. 지금처럼 전 세계 교역이 대폭 감소된 상황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성과라 평가받을 만하다. 비록 중국의 같은 달 수입은 작년 동월보다 14.2%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다른 나라들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희망을 제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주목할 만한 사건이 있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 5월 중순, 시진핑 주석이 산간벽지의 빈곤마을들을 방문한 기사를 일제히 크게 보도하였다. 시주석의 시찰은 2020년 말까지 빈곤층을 완전히 제로로 만들겠다는 중국 정부가 기존에 내건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해석된다. 그것은 앞으로의 코로나 방역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지난 19차 당 대회(2017년)에서 발표한 ‘두 개의.백년’ 전략목표가 차질 없이 수행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 추진은, 현재 이미 3억 명을 넘어선 중국의 중산층을 계속해서 증가시킬 것이며, 확대되는 중국시장 규모는 코로나 경제위기로 인해 해외 수요에 목말라 하는 다른 나라들에게 있어선 ‘가뭄 끝에 단비’일 수밖에 없다.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이번 코로나사태를 계기로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이게 될 것으로 보여 진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2018년 중국 내수시장 규모는 이미 미국과 같아졌다.

둘째, 국제 공급중심의 역할이다. 공급측면에서 볼 때,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국제 분업의 가치사슬로 본다면, 그것은 첨단 기술을 포함한 최상위 고급산업은 미국과 유럽‧일본이 차지하고 단순한 제조기지로서의 낮은 위상에 불과하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덕택에 중국은 유엔의 산업분류에 따른 대분류 41종, 중분류 207종, 소분류 666종 전 산업을 고루 갖춘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이 같은 완비된 산업체계는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해 국제 분업 사슬이 자주 끊기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 다른 나라의 생산 활동이 이것저것 부품공급의 차질로 순조롭지 못한 때, 중국은 나름대로 온전한 경제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품종이 다양하면서도 값싸고 질 좋은 경공업제품은 물론이요, 아직까진 초정밀기계 제작과 반도체에 있어선 일본‧독일‧한국만큼 최고급 제품을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대체재 공급이 가능한 수준에는 올라와 있다. 특히 국제적 경제교류가 지금처럼 정상적이지 못한 상태에서는, 각국이 마스크나 산소호흡기와 같은 긴급 의료물자에 대해 이것저것 까다롭게 따질만한 게재가 못된다. 중국은 지금의 코로나사태가 가져다준 일시적 공백을 틈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기술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마치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후방기지 역할을 하였던 미국이나, 한국전쟁 발발 직후 유엔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였던 일본과 같은 뜻하지 않은 행운이 중국에 찾아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 글로벌 타임스는 5월18일 중국의 ‘의료물자 특수’와 관련한 기사에서, “5월 1일 기준 중국이 해외에 수출한 마스크 수는 500억9천만 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마스크 외에도 이번 코로나19 발생 기간에 방호복 2억1천600만 벌과 의료용 고글 8천103만 개, 적외선 체온계 2천643만 개, 수술 장갑 1억4천만 켤레를 수출했으며, 이 밖에도 코로나19 검사 키트 1억6천200만 개와 산소호흡기 7만2천700대를 해외에 공급했다.

중국은 이번 기회를 활용하여 자신의 독자적인 국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국제 분업질서에 있어서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자 할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세계 선진국 대열로 도약하기 위한 ‘중국제조 2025’ 전략을 야심차게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패권국가인 미국과 전면적인 무역전쟁까지 벌였었는데, 이번 코로나사태는 중국에 날개를 하나 더 달아 준 셈이 된다. 중국은 지금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할 요량으로 4차 산업 관련한 경제기반 구축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5세대(5G) 통신 기지국, 도시 간 고속철도, 전기차 충전 시설, 빅데이터센터, 인공지능, 산업용 인터넷 등을 ‘뉴 인프라’라고 부르면서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 중이다.

예컨대, 중국국가전력망회사는 올해 27억 위안(약 4700억 원)을 투입해 전기차 충전 설비 7만8000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다른 전력 회사인 남방전력망도 4년간 251억 위안(4조3500억 원)을 투입해 충전설비 38만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도 2022년까지 2년간 더 연장하기로 하였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4월23일 발표에 따르면, 5G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5000만 명을 돌파하였으며, 같은 기간 5G 통신기지국 수도 19만8000개로, 한국의 10만9000개를 2배 가까이 추월했다. 현재 일주일에 1만 개의 속도로 건설 중에 있으며, 금년 말까지 모두 60만개의 기지국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최종적인 건설 목표는 600만 개 이상이다.

여기서 5G 건설에 있어 화웨이나 종씽(ZET)과 같은 국제 경쟁력을 보유한 중국 기업들이 세계 선두에 서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무엇보다도 빅데이터에 크게 의존하는 이상, 이를 가능케 하는 기반으로서의 사물인터넷의 실현이 매우 중요하다. 전송시차를 없애고 대용량 전송이 가능한 5G가 충분히 상용화하여야만 사물인터넷의 실현이 가능하다. 그러니 만큼 중국이 이 분야의 선두에 서서 코로나사태로 2만개 기지국 정도에서 멈춰서있는 미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5G는 극초단파를 사용하는 만큼 기지국 건설이 관건이다.

그밖에도 중국은 풍력과 태양열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이미 총연장 2만8천km에 달한 고속철도망을 더욱 촘촘히 건설해 가는 한편, 원래 계획했던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천궁(天宫)2호 우주선도 5월20일 성공리에 발사하였다. 2022년 화성탐사 계획을 발표하는 등 後코로나시대를 대비한 정책들이 연이어 나오거나 예정되었던 계획들이 순조롭게 집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발표가 최근 있었는데,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 해 국제특허 출원 건수에서 처음으로 중국이 미국에 앞섰다는 소식이다.(아래 표 참조)

미국은 그간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9년부터 40년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에 선두 자리를 물려주고 말았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중국이 미래 산업이라 불리는 5G·드론·인공지능·재생의료 등의 분야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프랜시스 거리(Francis Gurry) WIPO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지식재산권이 세계 경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급속한 성장은 기술 혁신의 중심이 세계의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다. (조선일보, 2020년4월13일)

이처럼 중국의 최첨단산업 분야에 있어서의 도약은 앞으로 국제 분업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번 코로나사태는 그 같은 변화의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의 이 같은 도약을 저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셋째, 달러패권 종식자의 역할이다. 중국의 이상과 같은 시장과 공급 양 측면에서의 부상은 필연적으로 그에 수반하는 국제통화질서의 근본적 재편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위안화라는 유력한 새로운 기축통화의 등장을 통해 마침내 기존 달러패권은 종식되게 된다.

중국은 그렇지 않아도 달러패권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동안 자국화폐인 위안화의 국제화에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위안화는 2015년 IMF에 의해 정식으로 세계기축통화의 하나로 인정받았으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브릭스은행이 설립되는데 있어서도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한 2013년 이래 일대일로를 야심차게 전개하였는데, 현재 일대일로 정식 회원국은 60여개 국가이며, 참여를 표시한 국가도 120여 개국에 달한다. 중국은 이러한 참여국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위안화의 저변을 넓혀왔다. 2019년 3월에는 상해에 석유선물시장을 개장함으로써 뉴욕선물시장 외에 위안화로 표시되고 결재되는 또 하나의 석유선물 거래시장이 존재하게 되었다.

인민은행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중앙은행이 주관하는 ‘디지털화폐’의 발행을 선언하면서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소주 등 몇 개 대도시에서 실제로 사용을 시작하는 등 그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인민은행이 6년의 준비 끝에 내놓은 이 화폐는 스마트폰에 저장한 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5월23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에 발표된 한 선임연구위원의 글에 따르면, “중국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인 일대일로 국가들과 코로나사태를 통해 중국 보건 외교의 혜택을 입은 국가들은 디지털 위안화의 사용을 희망할 수 있다”며 “이들 국가가 디지털 위안화로 무역 결제와 국가 간 송금을 확대하면 위안화의 입지는 급속히 강화할 것”이라고 보았다.(“코로나 사태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곧 등장…위안화 입지↑”, MK증권, 2020년5월23일)

이러한 모든 것이 국제 달러 결제시스템과 달러패권의 영향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중국의 노력이라 할 수 있으며, 이제 중국은 코로나사태가 준 기회를 십분 활용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지금 중국의 시장과 그 완비된 산업체계를 통해 만든 방역물품을 비롯한 각종 중간재들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중이다. 중국은 이런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여 각종 교역을 위안화로 하거나 최소한 결재에 있어 달러와 위안화 두 화폐를 동시에 사용토록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종 상품(석유‧구리‧철광석‧옥수수 등) 수출에 주로 의존하는 국가들로서는 값싸고 질 좋은 중국의 제품을 지금 같은 시기에는 더욱 필요로 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나 방제복, 소독약, 치료제, 산소호흡기 등의 의료용품 또한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그 같은 요구를 전혀 만족시켜 주지 못하는 미국을 대신해, 중국은 지금 그들 나라에 있어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 그 같은 사정 때문에 중국이 바라는 위안화 결재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세계기축화폐가 되기 위한 조건은 다음 두 가지이다. 즉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결재 수단’으로서 기능해야 함과 함께,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 또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볼 때 위안화는 현재 달러보다 유리한 조건에 있다. 달러는 이번 코로나사태를 겪으면서 미 연준의 과도한 통화발행과 미 연방정부 부채의 증가로 인해, 향후 코로나사태가 종식 된 후 세계경제가 정상화 될 경우 악성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가치절하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과거 몇 차례 경험을 통해 학습효과를 갖게 된 각국은, 지금은 달러보다 ‘실질 구매력’을 갖는 위안화를 보유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는 누가 강요하지 않더라도 위안화에 대한 자발적인 보유를 유도할 것이다.

이제 마침내 2차 대전 종식 이후 70년 넘게 유지되어온 달러패권 시대가 정식 막을 내리고, 여러 기축통화 간의 진정한 경쟁 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경쟁은 세계 공용의 단일한 ‘보편적 화폐’를 탄생시키기 위해 반드시 경과해야 할 디딤돌이라 할 수 있다. 달러를 대체할 세계화폐로는 아마도 현재 IMF 회원국 간에 내부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특별인출권(SDR)’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 진다.

 

김정호 박사

중국 북경인민대 경제학 박사. 다른백년 고정칼럼 ‘중국의 시각’ 기고자

목, 2020/07/0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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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스페인독감 약 5000만명, 1957년 아시아독감 약 100만명, 1968년 홍콩독감 약 70만명, 1976~2019년 에볼라 출혈열 약 1만2950명, 2002~20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775명, 2012년 3~2017년 4월 사이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737명, 2013년 이후 조류인플루엔자 616명.

시기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던 전염병들과 그로 인한 사망자의 수다. 이처럼 숱한 희생자를 만들어낸 전염병들의 공통점은 동물에서 비롯돼 인간에게 피해를 준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사실이다. 이들 질병 외에도 신종플루, 유행성 출혈열(한탄바이러스), 흑사병, 결핵, 광견병(인간에서는 공수병), 광우병(변종크로이츠펠트-야콥병), O-157, 탄저병, 뇌염 등 익숙한 이름의 질병들 역시 모두 인수공통전염병의 범주에 들어간다. 최근 중국에서 시작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박쥐가 지니고 있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병원체가 된 인수공통전염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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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카페의 부적절한 동물 접촉 모습. 출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은 다양한 병원체를 지닌 저장고 같은 역할을 하며 인수공통전염병이 점점 증가하는 원인으로 야생동물과의 접촉 기회가 늘어나는 것을 꼽는다. 가축의 밀집 사육과 야생동물로 인한 감염, 체험동물원이나 실험동물, 반려동물 등 사람과 동물이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증가하는 것이 인수공통전염병 발생의 주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감염병 중 약 75%는 동물과 인간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에 해당한다. 동물, 특히 야생동물의 체내에는 언제라도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는 병원체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내 연구진의 다양한 연구결과에서도 이미 증명된 내용들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지난해 5월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국내 야생박쥐 코로나바이러스 감시현황 및 결과’를 보면 국내의 야생박쥐에도 과거 감염병을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 박쥐의 사체와 배설물, 구강 내 샘플 등을 조사한 결과 전남에서는 샘플 189개 중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13개, 충북과 경북, 광주에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각각 1개씩 검출됐다.
다행히 국내 박쥐에서 검출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한국 역시 박쥐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에 있어 안심할 수 없으며 야생 박쥐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크기_말이나 인간 등에게 헨드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호주큰여우박쥐. 출처 듀크대.jpg

말이나 인간 등에게 헨드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호주큰여우박쥐. 출처 듀크대

박쥐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재적인 위협이라면 흔히 살인진드기로 알려진 참진드기 매개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는 이미 국내에서도 매년 여러 건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서울대 수의대 채준석 교수가 지난해 같은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국내 동물의 SFTS 바이러스 검출 현황’에 따르면 멧돼지, 고라니, 길고양이, 군견, 재래식 농장의 돼지, 소, 흑염소 등 다양한 동물에서 이 바이러스의 항원이 검출됐다. SFTS는 아직 치료제나 백신도 개발돼 있지 않은 질병으로, 국내의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탓에 감염 사례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처음 발생한 SFTS는 진드기로부터 동물, 동물로부터 다른 동물이나 인간 등으로 전염되는 질병이다. 치사율이 평균 20%에 달하는 탓에 정부가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람이 직접 진드기에게 물려서 감염되는 사례뿐 아니라 반려동물로부터 전염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수의학 전문매체 데일리벳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는 반려견이 이 질병에 걸린 사례가 4건 보고됐다. 지난달에는 한 임상수의사가 이 질병에 감염돼 치료를 받은 사례도 확인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한 수의사가 진료한 고양이로부터 SFTS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은 사례도 보고됐다. 이밖에도 중국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역시 상존하는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

크기_서울 청계천의 한 반려동물 매장에서 조류와 토끼 등을 좁은 우리에 가둬둔 모습. 출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jpeg

서울 청계천의 한 반려동물 매장에서 조류와 토끼 등을 좁은 우리에 가둬둔 모습. 
출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처럼 야생동물과의 무분별한 접촉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들이 나오지만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여전히 밀렵과 야생동물의 불법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중국 연구진에 의해 코로나19의 중간숙주로 지목된 천산갑은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미신에 가까운 보신 욕구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기도 하다.

천산갑은 몸 길이 50~80㎝에 꼬리 길이 20~50㎝ 정도로 이마부터 꼬리 끝까지 모두 어두운 빛깔의 비늘로 덮여 있는 동물이다. 이가 없어 개미핥기처럼 긴 혀로 먹이인 개미, 흰개미 등을 핥아먹으며 주로 밤에 활동한다. 언뜻 보면 파충류처럼 보이는 비늘에 덮인 몸과 길쭉한 주둥이를 지닌 천산갑은 포유류 중 유일하게 비늘을 지닌 동물이다. 이 비늘이 바로 천산갑을 멸종위기에 몰아넣는 원인이 됐다. 이를 약재와 가죽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밀렵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서 성행했기 때문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4종, 아시아에 4종이 서식하는 천산갑은 모두 IUCN의 멸종위기종 목록인 적색목록에 포함돼 있고 현재도 모두 개체 수가 감소 중이다. IUCN은 2014년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8종 중 순다천산갑, 필리핀천산갑, 중국천산갑은 위급(CR), 인도천산갑, 자이언트그라운드천산갑 등 3종은 위기(EN), 나머지 두 종은 취약(VU) 범주로 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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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천산갑. 출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하지만 천산갑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죽을 노린 밀렵과 불법 거래는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에서는 30t 무게에 해당하는 천산갑의 사체가 적발된 바 있다. 무분별한 밀렵으로 인해 기존에 천산갑을 쉽게 볼 수 있었던 보르네오섬에서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적발된 천산갑은 실제 불법거래되는 양의 10분의 1 정도로 보고 있다.

천산갑의 국제 거래는 2017년부터 금지됐지만 적어도 67개국에서 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보내진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2011~2013년 사이 살해당한 천산갑은 11만6990~23만3980마리로 추산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0개가 넘는 업체가 천산갑의 비늘을 포함한 약을 60여종 제조하고 있다. 연평균 26.6t의 비늘이 약재로 사용된다. 이는 천산갑 7만3000마리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러나 중국이 1994~2014년 수입한 천산갑 비늘은 15t에 불과해 여전히 새로 밀렵된 천산갑이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중국 세관은 2017년에는 12t 가까운 천산갑 비늘을 압수했고, 2018년에는 홍콩 세관이 7t을 압수한 바 있다. 중국으로 유입되는 천산갑 비늘이 대부분 약재로 사용되고, 고기는 별미로 여겨진다. 미국 등에서는 천산갑 가죽이 카우보이들의 부츠와 벨트, 지갑 등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멸종위기에 처한 천산갑은 현재 코로나19의 중간숙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 화난농업대 연구진은 지난 7일 천산갑을 2차 숙주로 지목하면서부터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사향고양이가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옮긴 것처럼 박쥐의 바이러스를 천산갑이 인간에게 옮겼다는 얘기다. 만약 중국 연구진의 주장이 맞다면 이번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결국 천산갑을 무분별하게 이용한 인간 자신의 자업자득일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다만 아직 천산갑이 숙주인지 여부가 과학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은 상태다.

밀렵과 불법거래로 희생되는 동물은 물론 천산갑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이른바 보신 문화로 인해 동물을 밀렵하고, 유통시키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 고라니, 너구리, 꿩, 살모사, 유혈목이 등 야생동물 83개체를 불법 포획한 밀렵꾼 2명을 적발했다. 당시 압수된 야생동물 중에는 삵과 구렁이, 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도 5개체 포함돼 있었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야생동물 이용이 앞으로도 더 큰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는데 특히 바이러스의 저수지라는 별명을 얻은 박쥐의 서식지 파괴와 교란이 인간 자신도 위협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연구진은 지난 10일 국제학술지인 이라이프(eLife)에 박쥐가 바이러스를 지니고도 생존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박쥐 서식지 파괴와 교란이 박쥐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고, 이는 다른 동물들을 감염시킬 수 있는 분비물, 배설물 등을 더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추정도 내놨다. 즉 인간이 동굴을 훼손하는 등의 활동을 해서 박쥐가 위협을 받게 되면 인간도 위험해지게 된다. 기존에 인류를 위협했던 인수공통전염병들 역시 인간이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해당 동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전염된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국제적인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들도 야생동물 밀렵과 불법거래가 전세계의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야생동물 불법거래의 완전 근절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한국의 야생동물 불법거래 역시 활발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학적 근거가 미미한데도 야생동물의 한약재 사용이 여전히 만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생활환경 주변에 시민들이 쉽게 동물과 접촉할 수 있는 시설들이 다수 존재하는 점도 문제다. 아직 곳곳에 남아있는 개시장이나 최근 증가 추세인 체험 동물원, 동물카페 등이 모두 시민들이 동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시설들이다.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시설에 대한 법적 제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개를 포함해 다양한 동물이나 동물 사체를 파는 상점이 집중된 대구 칠성시장에서는 최근 꿩을 매달아 놓고 파는 모습이 목격됐다. 불법 도살된 개들의 신체 부위가 판매되는 것은 물론이다. 칠성시장은 성남 모란시장, 부산 구포시장 등이 폐쇄된 이후 전국에서 개고기 판매 상점이 가장 집중된 곳으로 꼽힌다. 경주 안강시장과 함께 불법 개 도축시설을 갖춘 몇 안 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서울 청계천 등에서는 아무런 수의학적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토끼나 새 등을 좁은 우리에 넣어 밀집해 놓은 채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농촌에서는 올무 등으로 야생동물을 밀렵해 식용으로 삼는 경우 역시 여전히 만연해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 3일 태백산국립공원 경계 밖 지역에서 밀렵도구에 걸려 폐사한 삵의 사체를 발견했으며 주변에서 다수의 올무를 확인했다. 지리산에 서식하던 반달가슴곰 ‘KM-55’도 2018년 전남 백운산으로 이동했다가 올무에 걸려 희생됐다. 최근에는 엽사들이 멧돼지를 사냥한 후 자가도축해 식용으로 삼는 것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인해 드러나기도 했다.

많은 시민들이 경계심 없이 동물에게 노출되는 체험 동물원과 동물카페는 최근 법적인 제한이 없는 상황을 틈타 우후죽순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들 시설 대부분이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기 때문에 동물들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병원체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동물복지를 크게 훼손할뿐 아니라 공중보건에 있어서도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라는 “동물복지는 물론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야생동물 거래 및 도살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전국에 산재한 재래 개시장 등의 전면 폐쇄 및 전업 유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도 “국내 사설동물원들이 체험을 빙자해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야생동물카페에서는 라쿤, 미어캣, 사향고양이, 파충류 등 여러 종의 동물을 한 공간에 전시하면서 동물 간, 동물과 인간 간 질병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인류는, 그리고 한국 사회는 야생동물을 포함한 동물들과 인간 사이의 접촉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행태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동물을 위해서뿐 아니라 인간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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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의 사람과 자연>은 필자가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소개한 사람과 동물, 환경에 대한 이야기와 지면에 다 담지 못했지만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필자 소개>

김기범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 경향신문사 기자


2006년 경향신문 입사했고, 2013년 환경부를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동물면 담당을 맡고 있으며 환경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2020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에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화, 2020/02/2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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