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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멀고도 가까운 남과 북 사이의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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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멀고도 가까운 남과 북 사이의 공백

admin | 목, 2021/06/17- 01:05

멀고도 가까운 남과북 사이의 공백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788/790/001/a973... style="width:800px;height:419px;" />

 


헌법 제 3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이고,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 3조는 남한과 북한 간의 관계는 국가간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 지역 역시 대한민국의 영토이고, 남북한의 관계는 국가간의 관계가 아니라면 북한주민은 대한민국 정부의 복지해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노동자는 대한민국의 최저임금 적용을 받을까요? 김남주 변호사가 멀고도 가까운 남북한 사이의 공백에서 어떤 쟁점이 발생하고 있는지 북한 기업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물품 대금 청구 소송 사건을 비평하며 정리했습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 194번째 이야기

 

북한 기업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물품 대금 청구 소송

 



김남주 변호사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922/630/001/c79b1... style="width:127px;height:187px;" />


김남주 변호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최근 북한 기업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한국 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북한 기업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한 첫 국내 민사소송이라는 이유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특별히 이 판결 자체로 주목하거나 비판할 점은 없어 보인다. 패소한 이유가 증거가 부족했다는 것인데, 그런 이유로 패소하는 재판은 한국 기업 사이의 소송에서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판결을 통해 북한을 민사소송법상 외국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다양한 법리적 공백이 존재하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북한 기업 ‘가’는 2010년 한국 기업 ‘라’에게 전기아연을 납품했다. 북한 기업 ‘가’는 납품대금 600만 달러 중 470여 만 달러를 지급받지 못했다. 5.24조치로 송금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북한 기업 ‘가’, 북한의 대외업무 총괄 기관 ‘나’, 이들로부터 대금 수령 등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은 한국 거주 개인 ‘다’가 원고가 되어 한국 법원에 한국기업 ‘라’, ‘마’를 상대로 민사소송으로 납품대금을 청구했다. ‘마’는 전기아연을 공급받은 또 다른 한국 기업이다. 법원은 ‘라’, ‘마’에게 전기아연을 공급하기로 한 직접적인 계약 당사자는 북한 기업 ‘가’가 아니라 또 다른 회사 ‘바’라고 보았다. 북한 기업 ‘가’와 한국 기업 ‘라’ 사이에 ‘바’가 끼어 있었고, ‘바’가 단순 중개인이 아니라 계약 당사자라고 본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남북관계에서 오는 특수성(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3조 참고:편집자주)으로 인해 본안 판단에 이르기까지 넘어야하는 다양한 쟁점이 있었다.

 

북한 기업이 남한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재판권한은 어디있는가?

 

우선 한국 법원에 재판권한이 있는지, 어느 측의 법률이 적용되어야 하는지가 문제가 되었다. 재판부는 한국 법원에 재판권이 있고, 한국 법률이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북한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북한에 대해 ‘외국’은 아니지만, ‘외국’에 준(準)하는 지역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논리는 법원이 취하고 있는 일관된 논리이다.

 

법원은 홍길동이 호부호형(呼父呼兄)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법원은 국가로서 실체가 있는 북한을 ‘외국’ 또는 ‘국가’로 볼 수 없고, 그와 비슷한 무엇이라고 관념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 영토조항, 국가보안법이 그 근거다. 그래서 남북한 사이의 법률관계는 외국과의 재판권을 정하는 국제사법을 유추해서 재판관할권과 준거법을 정할 수 있다고 한다. 법원 해석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입법적으로 북한과의 소송에서 재판권과 준거법을 정하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가로 인정되지 않는 북한이 발급한 서류들에 대한 판단은?

 

다음으로 이 사건에서도 여느 남북 사이 소송에서와 같이 북한 측을 대리하는 변호사에게 소송대리권이 있는지가 문제가 되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소송대리인이 원고들로부터 적법하게 위임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법원은 소송위임장을 평양공증소에서 공증하고, 이를 건네받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제출한 다른 사건에서는 소송대리권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사건도 있다. 이렇듯 소송대리권 증명 정도에 관한 법원의 판단은 일관성이 없다.

 

통상 외국인이 외국에서 국내법원에서 진행될 소송을 위임했다면 그 나라 제도에 따라 공증을 하고 아포스티유(Apostille)를 받으면 소송대리권에 관해 입증되었다고 보는데, 위 판결을 보면 법원은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을 국가로 보지 않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공증과 아포스티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소송대리권을 입증할 길이 막연해 지는 문제가 생긴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소송당사자 능력도 문제가 된다. 이 사건에서는 문제되지 않고 당연히 있다고 전제하였지만, 북한 기업 ‘가’, 북한 기관 ‘나’는 과연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능력을 갖고 있는지도 문제다. 법원은 북한 당국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북한 당국을 비법인사단으로 보아 소송능력을 인정했다.

 

하지만 북한 기업에 대해서도 소송능력이 있다고 판단할지는 미지수다. 법원은 북한을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북한이 발행한 기업증명서를 인정하지 않고, 북한 기업관계법을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북한 기업체에 대해 법인으로서의 권리능력, 소송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법리상으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소송능력이 있는 비법인사단 또는 비법인재단으로 볼 수 있을 것이나 사단 또는 재단으로서의 실체와 대표자 자격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부분도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

 

국내이긴 하나, 닿을 수 없는 곳의 주소지를 가진 소송당사자가 있다면?

 

그 외에도, 송달도 문제된다. 북한에 있는 기업이 피고일 경우 어떻게 송달할 것인지 민사소송법에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북한 당국과 김정은 위원장을 피고로 한 소송에서 법원은 공시송달(민사 소송법에서, 당사자의 주거 불명 따위의 사유로 소송에 관한 서류를 전달하기 어려울 때에 그 서류를 법원 게시판이나 신문에 일정한 기간 동안 게시함으로써 송달한 것과 똑같은 효력을 발생시키는 송달 방법, 표준국어대사전 : 편집자주) 방법으로 송달을 했다. 하지만, 북한은 외국이 아니므로 민사소송법에서 정한 공시송달 요건을 충족했는지 의문이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당사자가 국내에 주소가 있다면 주소등을 알 수 없어야 공시송달 요건을 충족하는데, 북한 당국 또는 기업체는 국내(한반도) 내에 주소가 있고, 주소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규정에 따라서는 공시송달을 할 수 없다.

 

또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당사자의 주소등이 외국에 있다면 그 외국에서 민사소송법에 따른 송달을 할 수 없거나 송달을 하더라도 효력이 없을 것으로 인정된다면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외국이 아니므로 이 규정에 따라서도 공시송달이 불가능하다. 또 아무리 북한 측 당사자라고 하더라도 판결에 승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재판이 진행되는 사실과 상대방 당사자의 주장·증거를 알려주고, 재판 절차에서 방어할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 그런데, 현재는 송달 자체를 할 수 없으므로 북한 측 당사자의 재판상 절차적 권리가 전혀 보장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남북간 재판에 관한 합의와 국내 민사소송법 개정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소송비용 담보공탁도 문제된다. 이 제도는 국내에 주소가 없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소송을 제기할 경우 그 상대방이 승소한 경우에 소송비용을 상환 받을 수 있도록 법원이 외국인 당사자에게 소송비용을 담보하는 금전을 공탁하도록 명령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원고가 북한 기업인 경우 소송비용 담보공탁이 필요하지만, 외국에 주소를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탁을 명할 수 없는 공백이 있다.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

 

멀고도 가까운 남과 북 사이의 공백

 

이렇듯 남과 북 사이의 소송에는 다양한 법의 공백이 있다. 북한이 ‘외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법원은 이제까지 이러한 법의 공백을 북한을 사실상 외국에 준하여 판단한다는 법리를 통해 해석으로 메우고 있었다. 하지만 장래 남북교류가 활성화 될 경우 소송의 증가가 필연적인데, 남북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를 법원의 해석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남북 사의 소송에 관해 남북 당국이 합의를 하고, 한국 국내법으로 소송절차에 관한 특례를 민사소송법 등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https://www.peoplepower21.org/Judiciary/1476842" target="_blank" rel="nofollow">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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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까다로운 외교정책 과제 중 하나는 핵무장한 북한입니다. 미국과 북한 간의 기나긴 회담은 2019 년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북한은 최근까지 핵무기 무기 개발을 계속하면서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를 공개하였습니다.

은퇴한 미육군 대령이자 40 년의 경험을 가진 미 외교관으로서 저는 미군의 행동이 어떻게 전쟁으로 이어지는 긴장으로 악화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속한 조직인 평화를 위한 참전용사단체는, 미국과 한국 등 수백의 시민 사회 단체의 일원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올해 다가오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즉각적으로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대대적인 규모와 도발적인 성격으로 인해 연례의 한미군사연합훈련은 한반도의 군사적 정치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군사훈련은 2018 년부터 중단되었지만,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합동 군사훈련의 재개를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의 국방장관들도 기본적으로 합동훈련을 계속하기로 합의했고, 새로 임명된 국무장관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은 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북한의 도전적인 대응조치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보다는, 블링컨은 북한과의 화해조치로서 훈련을 중단하는 것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에 걸친 대북제재의 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트럼프가 채택한 최대압력전략이 실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블링컨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압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는 북한을 압박하여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경제적 제제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바이든 정부가 오는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할 경우, 이는 곧바로 북한과 외교적 타협의 가능성을 훼손하고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남한과 긴장을 재점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도래하면 한반도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1950년대 이후 미국은 북한의 남한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군사 훈련을 “무력의 과시”용으로 진행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을 “최고 지도자의 살해작전”으로 간주하고, 체제전복을 위한 리허설처럼 평가합니다.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2 폭격기, 핵공격이 가능한 항공모함 및 핵잠수함의 참가, 장거리사격이 가능한 대형구경의 무기 등을 동원합니다. 따라서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매우 절실한 신뢰구축의 조치이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가 긴급한 인도주의적, 환경적, 경제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군사훈련에 동원되는 절실한 자원을 의료제공과 환경보호를 통한 생명과 안전을 제공하려는 노력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또한 한미군사합동훈련은 또한 미국 납세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시키면서 현지 지역주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히고 한국의 환경에 큰 피해를 가합니다. 한마디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계속 유지시키면서, 이를 막대한 군사지출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하여 왔습니다.

북한은 GDP 대비 군사비 지출에서 세계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총액 규모로 보면 한국과 미국이 국방에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 세계 군비 지출 1 위 (7,320 억 달러)로 다음 10 개국을 합친 것보다 많고 한국은 10 위 (439 억 달러)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전체 국방예산은 84 억 7 천만 달러(2019 년 기준)에 불과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궁극적으로 위험하고 값비싼 군비경쟁을 막고 전쟁재개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그리고 70년의 기간이라는 오랜 한국전쟁의 근본 원인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즉시 중단하는 노력을 통하여 북한과의 긴장을 줄여야 합니다. 군사훈련과 오랜 전쟁을 끝내는 것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이루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For Peace With North Korea, Biden Must End the US-South Korea Military Exercises

One of the thorniest foreign policy challenges the Biden administration will need to face is a nuclear-armed North Korea. Talks between the U.S. and North Korea have been stalled since 2019, and North Korea has continued to develop its weapons arsenal, recently unveiling what appears to be its largest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As a retired U.S. Army Colonel and U.S. diplomat with 40 years of experience, I know all too well how actions by the U.S. military can exacerbate tensions that lead to war. That’s why the organization I am a member of, Veterans for Peace, is one of several hundred civil society organizations in the U.S. and South Korea urging the Biden administration to suspend the upcoming combined U.S.-South Korea military exercises.

Due to their scale and provocative nature, the annual U.S.-South Korea combined exercises have long been a trigger point for heightened military and political tensions on the Korean Peninsula. These military exercises have been suspended since 2018, but Gen. Robert B. Abrams, Commander of U.S. Forces Korea, has renewed the call for the full resumption of the joint war drills. U.S. and South Korean defense ministers have also agreed to continue the combined exercises, and Biden’s secretary of state nominee Antony Blinken has said suspending them was a mistake.

Rather than acknowledge how these joint military exercises have proven to raise tensions and provoke actions by North Korea, Blinken has criticized the suspension of the exercises as an appeasement of North Korea. And despite the failure of the Trump administration’s “maximum pressure” campaign against North Korea, not to mention decades of U.S. pressure-based tactics, Blinken insists more pressure is what’s needed to achieve North Korea’s denuclearization. In a CBS interview, Blinken said the U.S. should “build genuine economic pressure to squeeze North Korea to get it to the negotiating table.”

Unfortunately, if the Biden administration chooses to go through with the U.S.-South Korea joint military exercises in March, it will likely sabotage any prospect of diplomacy with North Korea in the near future, heighten geopolitical tensions, and risk reigniting a war on the Korean Peninsula, which would be catastrophic.

Since the 1950s, the U.S. has used the military exercises as a “show of force” to deter a North Korean attack on South Korea. To North Korea, however, these military exercises — with names such as “Exercise Decapitation” — appear to be rehearsals for the overthrow of its government.

Consider that these U.S.-South Korea combined military exercises have involved the use of B-2 bombers capable of dropping nuclear weapons, nuclear-powered aircraft carriers and submarines equipped with nuclear weapons, as well as the firing of long-range artillery and other large caliber weapons.

Thus, suspending the U.S.-South Korea joint military exercises would be a much-needed confidence-building measure and could help restart talks with North Korea.

At a time when the world is facing urgent humanitarian, environmental and economic crises, the U.S.-South Korea military exercises also divert critically needed resources away from efforts to provide true human security through the provision of health care and the protection of the environment. These joint exercises cost U.S. taxpayers billions of dollars and have caused irreparable injury to local residents and damage to the environment in South Korea.

On all sides, the ongoing tensions on the Korean Peninsula have been used to justify massive military spending. North Korea ranks first in the world in military spending as a percentage of its GDP. But in total dollars,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spend vastly more on defense, with the U.S. ranking first in military spending worldwide (at $732 billion) — more than the next 10 countries combined — and South Korea ranking tenth (at $43.9 billion). By comparison, North Korea’s entire budget is just $8.47 billion (as of 2019), according to the Bank of Korea.

Ultimately, to stop this dangerous, expensive arms race and remove the risk of renewed war, the Biden administration should immediately reduce tensions with North Korea by working to resolve the root cause of the conflict: the longstanding 70-year-old Korean War. Ending this war is the only way to achieve permanent peace and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출처 : 전쟁없는세상(WorldBeyondWar) on 2021-01-28.

Ann Wright

공수부대 참전 경력을 지닌 미육군대령출신의 여성으로 예편 이후, 미국무부에 근무하다가 중동정책에 반대하면서 이라크 침공 하루 전에 공개적인 사임을 한 이후, ‘반전평화를 위한 참전용사단체’와 ‘Pink-Code’ 등에 참여하면서 왕성한 평화운동과 기고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토, 2021/01/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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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 제23조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 중 하나로 노동권을 명시하고 있다. 노동은 인간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을 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적절한 수준의 노동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 과연 북한 사람들은 세계인권선언에 규정된 노동권을 어느 정도 누리고 있을까?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볼 때, 북한에서는 세계인권선언 제23조에 언급된 내용 중 어느 것도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실 – 불합리와 모순의 공존

 

북한 백두산 부근 관광시설 공사 현장

북한 백두산 부근 관광시설 공사 현장

북한 사람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4년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 COICommission of Inquiry, 조사위원회보고서를 비롯한 국내외 수많은 북한인권 연구 자료는 북한 내 노동과 관련한 수많은 인권 문제를 언급해왔다. 2018년 북한의 현대판 노예제Modern Slavery에 관해 조사한 한 연구기관 보고서는 “북한 내에는 국가에 의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강제노동이 만연해 있으며 주민 10명 중 1명이 사실상 노예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결론 내렸다. 이처럼, 북한 내 노동 환경은 열악한 수준을 넘어 노예 생활과 비견될 정도로 비참하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중론이다.

다양한 형태의 인권 침해가 수없이 혼재된 북한이기에 노동권 문제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참혹성의 측면에서 다른 인권 문제보다 상대적으로 덜할 수밖에 없어 ‘보통의’ 인권 문제 중 하나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북한 내 자유권 문제가 워낙 심각한 수준이다 보니 국제사회의 이목도 상당 부분 그쪽으로 쏠려 있어 노동권과 같은 사회권은 상대적으로 적게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북한도 법률상으로는 주민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법이 노동권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와 관련한 법령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노동자의 복리후생과 관련하여, 북한의 사회주의헌법 제25조는“세금이 없어진 우리 나라에서 늘어나는 사회의 물질적부는 전적으로 근로자들의 복리증진에 돌려진다. 국가는 모든 근로자들에게 먹고 입고 쓰고 살수 있는 온갖 조건을 마련하여준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제30조는 “근로자들의 하루로동시간은 8시간이다.”라고 근로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사회주의로동법’ 제5조는 “사회주의하에서 모든 근로자들은 로동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어지는 세부 내용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실업이 ‘영원히’ 없어졌으며 근로자들은 ‘희망과 재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며 국가로부터 안정된 일자리와 로동조건을 보장’받는다. 이어, 제12조는 “국가는 근로자들이 로동과정에서 소모한 힘을 회복할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며 전반적 무상치료제와 선진적인 로동보호제도를 통하여 근로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한다.”고 규정하며 건강권과 관련한 개념을 노동자의 권리에 포함해 놓았다. 또한, 제38조는 “국가기관, 기업소, 사회협동단체는 국가가 제정한 생활비등급제와 생활비지불원칙에 립각하여 로동자, 사무원, 협동조합원들에게 생활비를 정확히 지불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놓음으로써 정해진 기준에 따른 임금지급을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로동보호법’ 내 다수의 조항에서 노동자들이 가지는 다양한 권리를 규정하며 국가 및 관련 기관은 이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법률상으로 북한 사람들은 누구든지 적절한 수준의 노동권을 마땅히 누릴 수 있어야 함이 틀림없다.

 

기형적 노동 환경과 삶

 

공사 현장으로 향하는 북한 노동자

공사 현장으로 향하는 북한 노동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비교적 최근 한국에 정착한 탈북인 수십 명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북한 내 노동 환경 실태에 관한 증언을 상당량 수집할 수 있었다. 탈북인이 꼽은 열악한 북한의 노동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북한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다. 북한 사람은 중등교육초급·고급중학교을 마치면 대학으로 진학하거나 군에 입대하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국가에 의해 직장에 배치된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취업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는 없다. 국가에 의해 개인의 진로가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만연한 뇌물 문화로 인해 일정 수준의 뇌물을 간부에게 바치거나 인맥을 이용하면 제한적으로 자신이 희망하는 직장에 배치 받을 수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만을 놓고 직업 선택의 자유가 존재한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음으로, 무임금 노동을 들 수 있다. 북한의 노동자는 국가가 배치한 직장에서 일하지만, 자신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군·당·행정기관의 간부나 평양에 거주하는 일부 선택받은 자들을 제외하고는 직장에 다녀도 임금을 받지 못하기에 스스로 먹고살 방법을 찾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심지어 학생들조차 수업을 제치고 노동에 동원되기도 한다.

한국지부는 최근 실시한 탈북인과의 면담을 통해 북한 내부에 일상화된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직업 선택의 제한과 무임금 노동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을 수집할 수 있었다. 탈북인 A 씨, B 씨, C 씨, D 씨 모두 2019년 이후 탈북해 한국에 정착했다. 탈북인 A 씨는 20대로 김정은이 집권할 무렵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국가에서 배치한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최근 북한 노동자가 마주하는 현실을 아래와 같이 말했다.

학교 졸업하고 oo회사에 배치되었다. 거기서 한 3년 일했다. 월급이든 배급이든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 일하면서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북한은 그런 게 없다. 공짜로 일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일했다.

– 탈북인 A 씨

50대 탈북인 B 씨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정권을 모두 거치며 사회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B 씨 역시 직장을 배치받고 일을 했으나 김정일이 집권하고 나서부터는 노동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처음에는 oo공장에 다녔다. 여기서 한 5~6년 일했다. 김일성이 죽고 나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기 전에는 로임을 받았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못 받았다. 그 전에는 배급도 나오고 로임도 나왔는데 김정일, 김정은 때는 직장을 다녀도 돈을 안 줬다.

– 탈북인 B 씨

한국에 정착한 지 1년이 갓 넘은 탈북인 C 씨 또한 자신이 배치받은 직장에서 경험하고 목격한 직장 생활을 바탕으로 북한의 무임금 노동 실태에 대해 증언했다.

북한과 한국은 매우 다르다. 북한에는 월급이 없다. 직장 다니는 사람은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 돈을 직장에 바쳐야 한다. 어느 직장이든 돈을 안 내라고 하는 곳이 없다. 북한에서는 직장에 명단이 올라가 있지 않거나 출근을 하지 않는 자는 벌을 준다.

– 탈북인 C 씨

탈북인 D 씨는 2020년 이후 한국에 입국했다. D 씨는 북한의 노동 환경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일 년 내내 직장을 나가도 쌀 한 톨도 안 준다. 배급은 1995년도 이후 없어진 지 오래고 월급도 없다. 배급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봤자 당기관, 법기관 등 힘 있는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일반 공장·기업소 다니는 노동자들 같은 경우는 1년 동안 꼬박꼬박 직장 출근해도 쌀 한 톨도 못 탄다.

– 탈북인 D 씨

앞서 탈북인 B 씨의 증언에서도 언급된 것과 같이 북한이 애초부터 노동자에게 임금이나 배급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1990년대로 접어들며 소련의 붕괴와 지도자 김일성의 사망, 그리고 ‘고난의 행군’으로 잘 알려진 대기근이 발생하는 등 나라 안팎으로 큰 위기가 연이어 닥쳤다. 사회 전 영역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으나 국가는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사실상 국가 운영이 마비된 것이다. 탈북인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1970년대 까지는 배급도 주고 로임도 나오고 상점에도 사탕이 넘쳐날 정도였다고 들었다. 그런데 김일성 죽고 나서 고난의 행군으로 들어가면서 어려워졌다. 내가 그 시기에는 학교 다닐 나이였지만, 학교도 못 다녔다. 쌀도 없고 농사지을 것도 없고, 나라에서 주는 것도 없다 보니 쑥떡 같은 거 먹고 살았다. 잣나무 껍질을 벗긴 후 삶아서 우려낸 다음 다른 것과 섞어서 떡 만들어 먹고는 했다. 그 시기부터 북한 사람들이 타격받았다. 일하기 싫어하거나 게으른 사람들은 그때 다 굶어 죽었다고 보면 된다.

– 탈북인 A 씨

탈북인 B 씨는 본래 노동자였지만 배급을 더 이상 받지 못해 배고픔이라도 해결할 수 있을까 싶어 어쩔 수 없이 농장원으로 자원했던 경험에 대해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농장에서 일반 직장 가기는 어렵다. 하지만 직장에서 농장 가는 것은 수월하다. 농장원은 대를 이어 일해야 한다. 농장원으로 일하는 것은 직장 다니는 것 보다 훨씬 힘들다. 그렇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때는 농장에서 일하면 일단 먹을 수는 있으니까 직장을 포기하고 농장원으로 일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배급을 해 주지 않아서 사람들 다 굶어 죽곤 했다. 그래서 이 시기를 ‘미공급’이라고도 한다.

– 탈북인 B 씨

이제는 나라에서 배치해 준 직장에서 일해도 제대로 된 보상은 주어지지 않는다. 물자 부족으로 공장과 회사가 돌아가지 않아도, 특별히 할 일이 없어도 일은 나가야 한다. 나가서 할 일 없이 앉아서 시간을 때워도, 다른 노동 현장에 동원되어 나가도 출근은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의 의욕 저하를 불러온다. 출근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편법도 생겨났다. 몇몇 노동자들은 직장에 돈을 상납하고 회사에 이름만 걸어 놓는다. 출근하지 않는 기간에는 장사나 소토지 경작 등 다른 경제활동을 하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이들을 ‘8·3노동자’라고 부른다. 북한의 기형적인 노동 환경이 낳은 결과물이다. 탈북인 C 씨는 다니던 직장에 돈을 바치고 직장을 나가는 것으로 위장한 후 그 기간 다른 일을 하며 돈을 벌러 다니는 행위를 의미하는 ‘8·3벌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그래서 최근 북한에서는 일반 사람들이 제일 이상적인 직업으로 생각하는 게 ‘벌이조’8·3노동자 등 8·3벌이를 하는 자를 통칭이다. 당조선로동당 간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건 소수의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 되기 힘들다. 벌이조는 직장에 이름을 걸어 놓으면 직장에서 1년 동안 아예 상관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북한에서는 60세 이하의 남자들이나 결혼하기 전 청년들이 직장에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 노동단련대로 보내 벌을 준다. 그러나 직장에 이름을 걸어 놓으면 나라에서 찾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직장 지배인과 협의해서 중국 돈으로 700원을 내고 내 이름을 oo공장에 올리면 직장에는 이름이 올라가 있지만 1년 동안 출근을 안 하고 놀아도 되는 거다. 그 기간에는 놀거나 자기가 원하는 돈벌이를 하면 된다. 그래서 벌이조라고 하는 것이다.

– 탈북인 C 씨

나라에서 배치해 주는 직장에서 일해도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기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상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무임금 강제노동이다. 탈북인 A 씨는 자신이 북한에서 경험한 노동자의 삶을 아래와 같이 묘사했다.

그러니까 우리 같은 건 거기서 농사를 따로 짓고 살아야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 받아서 농사짓고 그랬다. 보통 직장 반장보고 며칠간 시간 좀 달라는 식으로 부탁한다. 반장도 우리 다 농사지어 먹고 사는 거 아니까 서로 교대제로, 오늘은 내가, 내일은 다른 사람이 소토지 일을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직장에서 배급을 못 주다 보니 그렇게라도 해줘야 한다. 무슨, 안 그래도 공짜로 일하는데… 나라에서 일하라니까 그러지, 일 안 하면 단련대 쳐 넣으니까, 시끄러워지니까 일을 형식상으로라도 하는 것이다.

– 탈북인 A 씨

 

벗어날 수 없는 노동 착취의 굴레

 

2020년 여름 함경남·북도에서 수해복구전을 벌인 북한 수도당원사단

2020년 여름 함경남·북도에서 수해복구전을 벌인 북한 수도당원사단

비단 일반적인 직장에서만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북한 당국은 자발적 지원이라는 형태를 빙자해 다양한 형태의 비자발적 노동 조직을 구성해 노동 착취를 자행해왔다. 그 중 ‘돌격대’는 외부에도 잘 알려진 노력동원 조직으로서 국가적 건설사업에 동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대식 편재의 노동 조직을 말한다. 돌격대는 ‘반군사’라고 불리기도 하는 정규 돌격대와 비정규 돌격대로 나뉜다.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노동 조직이 국가의 필요에 따라 강제적으로 조직, 동원된다. 탈북인 D 씨는 돌격대 차출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편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만약 ‘삼지연 건설현장 돌격대’ 인원이 석 달에 한 번씩 교대한다고 하면 나라에서 각 기업소마다 몇 명씩 차출할 인원을 할당한다. 내가 기업소에서 일하는데 내 순번이 되면 돌격대에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한다. 그런데 내가 돈이 좀 있거나 잘 산다고 하면 나 대신 다른 사람을 돈으로 사서 돌격대로 넣는다. 그 사람은 석 달 동안 나 대신 돌격대에 가서 시키는 일을 한다.

– 탈북인 D 씨

최근의 노동력 동원의 예로는 2020년 여름 함경남·북도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평양에서 조직된 ‘수도당원사단’을 들 수 있다. 북한의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평양의 당원에게 물난리를 복구하기 위한 인력이 절실하다는 내용이 담긴 공개서한을 공개한 이후 수해 복구 지원에 동참하겠다고 자원한 인력만도 무려 7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그간 북한 당국의 행적을 고려할 때 이번 동원이 순수하게 자원 인력으로만 채워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문제는 국가에 의해 추진되는 강제적 성격의 노력동원에서 노동권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상 지역으로 파견된 노동자는 몇 주에서 몇 개월에 이르는 기간 일해도 실질적으로 주어지는 임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파견 기간 소요되는 식량이나 비용을 노동자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일하다가 부상을 당해도 이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외에도 동원 기간 발생하는 인권침해는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국가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현대판 노예제’나 다름없는 것이다. 탈북인 D 씨는 돌격대에 동원된 사람들의 모습과 관련해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다른 지역으로 돌격대를 나간다고 하면 자기 집에서 쌀을 매고 가야 돌격대에서 일하면서 먹고 살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파견되어 일하러 가는데 자기 식량도 챙겨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보통 석 달씩 간다. 그래서 돌격대에서 도망치는 사람도 있지만 잡아다가 때리고 다시 보내고 그런다. 최근에는 김정은이 삼지연을 자기 아버지인 김정일의 고향군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평양, 사리원 이런 곳을 포함해서 전국 각지에서 돌격대가 다 와서 일한다. 돌격대는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 아이 엄마 할 것 없이 다 포함된다.

– 탈북인 D 씨

 

개인보다 국가를 위한 노동

 

수해 복구 나선 북한 주민들

수해 복구 나선 북한 주민들

국가가 앞장서서 국민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다. 헌법과 노동법 등 성문화된 법령으로서 노동권 보장에 관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명목상 존재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은 그 사회를 경험한 수많은 탈북인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현실 속 노동자의 권리는 국가에 의해 무시되기 일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이 지난 수십 년간 강조해 온 ‘사회주의노동생활’의 핵심은 결국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하는 집단주의 노동’과 같은 사회·집단·국가 우선의 전체주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개인의 인권은 주요한 고려대상이 아니다.

다양한 시기에 정착한 탈북인의 증언을 비교하며 알 수 있는 점은, 노동자에 대한 처우나 인권 수준은 시간이 흐르면서 나아지기는커녕 정체되거나 오히려 전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면담에 참여한 탈북인은 북한의 노동권에 대해 서로가 거의 일치하는 증언을 했다. 이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에서의 노동권은 법률로써 규정된 바와 달리 현실에서는 철저히 무시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하거나 적극적으로 실현할 의지가 없다.”

외부에 알려진 북한의 노동 환경을 놓고 볼 때 여느 국가와 달리 겉으로 보이는 고용률이 높다고, 또는 실업률이 낮다고 해서 결코 그것이 북한 내 노동환경의 건전성이나 주민들의 질 높은 삶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질 노동 시간, 보상 수준, 직업 선택의 자유, 강제 노동 여부, 휴식권과 같은 내용을 더욱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노동 환경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인권 보장의 의무를 진 의무 부담자로서의 북한 당국이 가지고 있는 노동권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자발적인 인식 및 태도 변화를 당장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폐쇄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북한을 대상으로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상 많지 않다. 국제사회가 취할 수 방안 중 현실적인 것으로는 적극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북한 당국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개선 권고를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이다.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 인권침해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다뤄질 수 있었던 것처럼, 북한 내 노동자의 권리 역시 국제사회에서 더 깊이 있게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

수, 2021/02/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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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부터이다. 탈북인의 증언을 통해 해외의 북한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는 이를 공론화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해왔다.

계속되는 해외 노동과 인권침해

북한이 자국 노동자들을 파견해 2010년 완공한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동상’ 건설 당시 모습

북한이 자국 노동자들을 파견해 2010년 완공한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동상’ 건설 당시 모습

세간에 알려진 일련의 정보를 취합해 보면, 2010년대 중·후반까지 최소 4만 명에서 많게는 10만 명이 넘는 북한 노동자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 파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당해 11월 29일에 있었던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제재 내용을 담은 ‘결의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 2397호에 따르면 유엔 회원국은 자국에 파견된 모든 북한 해외 노동자를 2019년 12월까지 북한으로 송환해야 한다. 이것은 의무조치로서 회원국이라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조항이다. 하지만, 2021년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몇몇 나라에서는 상당수의 북한 노동자가 북한으로 송환되지 않은 채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는 여러 가지 심각한 인권침해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착복과 과도한 노동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의 북한 노동자들이 경험하는 열악한 처우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현대판 노예제로 칭해질 정도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삶을 추적해 왔다. 북한 당국의 노동자 임금 착복은 가장 잘 알려진 인권 침해 사례이다. 2019년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력으로 벌어들인 임금을 손에 쥐기도 전에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90%에 이르는 돈이 당국에 의해 공제되었다. 북한인권 전문가에 따르면 나머지 임금도 현지 숙박비와 식비 등으로 10~20%를 제할 경우 남는 것이 거의 없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과 중동 등지에서 활약하던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은 유엔 제재로 북한으로의 송환이 결정되었다. 한때 십 수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으며 유명세를 떨친 그 역시도 현지 생활비로 극히 일부의 연봉만 손에 쥐고 나머지는 모두 북한으로 송금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해외의 북한 노동자는 예외 없이 대부분의 임금을 착복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단 임금 착복만이 문제가 아니다. 또 다른 문제로 과도한 노동 강요기타 비인도적 대우가 있다. 언론에 따르면 해외의 상당수 작업장에서 북한 노동자는 간부들에 의해 하루 최대 18시간에 이르는 중노동을 강요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노동자로 파견된 경험이 있는 다수의 탈북인 증언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는 파견국의 노동법에 대해 전혀 고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자신들의 법적 권리에 대해서도 인지하지 못했다. 또한, 북한 노동자가 일하는 작업 현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파견된 국가의 현지 노동법에 저촉됨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의 통제로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계속 운영되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일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파견국의 현지 업체가 북한 노동자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현지 북한 대표부 등 북한 당국과 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으로 파악되었다.

해외 대부분의 작업장에서 북한 노동자는 한곳에 모여 단체로 구금 상태와 다름없이 숙식하며 생활해야 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수년 전 해외 노동과 관련한 심층 보도는 노동자가 간부 등 관리자의 지시에 제대로 따르지 않을 경우 구타 및 기타 부당한 대우가 빈번하게 자행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 일과 이후 시간이라도 개인이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외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외부인과의 접촉도 엄격히 통제된다는 것은 해외 파견 경험이 있는 탈북인의 증언을 통해 널리 알려진 내용이기도 하다. 즉, 개인의 자유로운 외부로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것이다.

억압과 착취의 굴레 속 삶

쿠웨이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

쿠웨이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

2021년 2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과거 해외에 노동자로 파견된 적 있는 한 탈북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평양 태생의 림일은 현재 한국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1996년 11월, 그는 쿠웨이트의 건설 노동자로 파견되면서 평양을 떠났다. 이듬해인 1997년 3월까지 약 5개월간 그곳에서 일하다 탈출에 성공한 그는 현지 한국 대사관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해외에서 북한 노동자로서 직접 경험했던 임금 착복과 과도한 노동, 그리고 기타 비인도적 대우에 대해 가감 없이 밝혔다. 그의 증언을 통해 본국과 파견국 어느 쪽으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하는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삶을 살펴볼 수 있었다.

비록 25년 전의 일이지만, 시간이 흘러도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노동 환경은 별다른 개선의 모습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의 증언은 여전히 유효한 정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래는 한국지부가 림일과 나눈 대화를 그의 시선에서 독백체로 편집한 내용이다.

북한 출신 前 쿠웨이트 파견 건설 노동자 림일

북한 출신 前 쿠웨이트 파견 건설 노동자 림일

저는 림일입니다. 북한 평양이 고향입니다. 태어난 후로 평양에 쭉 살며 일했어요. 1996년 11월 6일, 3년 임기의 해외 파견 건설 노동자로 뽑혀 20여 명의 일행과 함께 평양발 쿠웨이트행 비행기를 탔어요. 이듬해 1997년 3월까지 일하다 탈출해 한국으로 왔으니 쿠웨이트에서 한 5개월 일 한 셈이죠.

11월 6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 쿠웨이트에 도착 후 바로 변두리 지역의 신(新) 주택 단지 개발 지역으로 이동했어요. 지명은 우리말로 ‘움 알하이만Umm Al Hayman, أم الهيمان’이었죠. 쿠웨이트 도착 후 몇 시간 후인 7일 오전부터 바로 일을 시작했어요. 우리가 쿠웨이트에서 머문 숙소는 작업 현장 근처에 있는 2층짜리 폐교였어요. 보통 주택 건설을 하기 위해서는 기초 작업을 하는데 우리는 그런 일을 했죠. 저는 목공목수이라서 목재를 다뤘어요. 목공은 거푸집을 만들고 조립하는 일을 담당했어요.

우리는 새벽 5시에 기상했어요. 오전 6시 30분부터 식당에 가서 다 함께 아침을 먹었죠. 아침 8시에는 현장으로 나가 일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일한 다음 저녁 7시에 식사를 하고 나면 일과가 끝나야 해요. 하지만 일이 정시에 끝나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계속 야근해야 했어요. 저녁 식사 후 밤 8시부터 다시 현장으로 야간작업을 나가 새벽이 되도록 일했죠. 그것도 주 7일, 휴일도 없이 일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 온종일 일하고 밤 12시, 새벽 1시가 되어 숙소에 돌아오면 말 그대로 녹초 상태예요. 그렇게 잠을 잤다가 새벽이 되면 또다시 일어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을 나가야 했죠.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 나라도 휴일이 있어요. 우리와 다르게 금요일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쿠웨이트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는 모두 휴일에 쉬었죠. 목요일 오후가 되면 그 사람들은 일을 중단하고 다 나가서 현장에 안 오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니까 너무 신기했어요. 처음에는 그 나라에서 금요일이 휴일이라는 것도 우리는 몰랐어요. 제가 일한 지 석 달 차 되던 때부터 다른 나라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와 일하기도 했어요. 직접 손짓, 발짓을 해 가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금요일이 휴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죠. 북한 간부들은 우리에게 이런 것을 전혀 알려주지 않았어요.

아무튼, 우리는 주말이나 휴일 없이 매일 일해야 했어요. 제가 알기로 쿠웨이트 법으로는 그렇게 일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우리에게는 적용되지 않았어요. 당시 북한 간부들이 ‘충성으로 노동해서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자’라는 식으로 노동자를 매일 압박하면서 일을 시켰죠. 말 그대로 정치 선동인 것이죠. 한국 사람들은 이해가 잘 안 가겠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정치적 선동에 토를 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요.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5개월 동안 노동에 대한 임금은 전혀 못 받았어요. 먼저, 돈 지급 구조에 대해 말해 볼게요. 쿠웨이트 내 해외 노동자 시장은 크게 원청 회사와 여러 단계의 하청 회사로 구성되어 있어요. 쿠웨이트 업체인 원청 회사에서는 건설 오더를 받은 아래 하청 회사에 돈을 지급하죠. 제가 속했던 북한 회사는 그렇게 해서 3단계 정도 거쳐 가장 아래에 있었던 하청 회사였던 것으로 알아요. 즉, 하청 회사 중에서도 제일 싼 값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회사였다는 말이죠. 물론 이 회사는 실제로는 당조선로동당 산하 회사이죠. 그렇게 벌어들인 자금을 모두 당으로 보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적어도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제하고 보내던가 해야 하는데…

우리 말고 또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쉬는 시간에 함께 담배도 피우고 콜라도 마시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꼬레아’가 신기하니까 우리에게 ‘꼬레아, 꼬레아’하면서 뭘 막 물어보기도 했어요. 마침 우리도 외국인 노동자에게 ‘우리는 이렇게 일 다 했는데 돈을 왜 안 주나’ 이렇게 궁금한 것을 물어봤는데 그쪽에서는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월급으로 120달러USD를 받기로 했지만 돈을 하나도 못 받고 있는데 당신들은 얼마 받고 있냐고 물어보니 650달러를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나라 근로자로부터 임금에 대해 몰랐던 정보를 얻고 나니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우리 회사도 우리의 몫으로 실질적으로 인당 650달러 수준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당시 이상한 점은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는 현장에만 철조망이 처져 있더라고요. 외국인이 주로 일하는 현장에는 철조망이 없는데 북한 노동자가 일하는 현장에만 철조망이 둘러쳐 있었다는 것이 이상했어요. 처음에 이 점이 궁금해 회사 소속 통역사에게 ‘이 철조망이 무슨 의미인가?’라고 물어봤어요. 그러자 통역사는 ‘쿠웨이트에는 수백 개의 다국적 건설회사가 들어와 있는데 이 나라 노동법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현장에는 철조망을 치게끔 되어있다’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말해주니까 저는 진짜 그런가 보다 생각했죠. 하지만 이 내용을 나중에 제가 현장을 탈출해 한국 대사관에 도착했을 때 대사관 직원에게 말해 주니까 그 직원이 웃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이 나라에 그런 법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그 철조망은 북한 당국에 의해서 북한 건설 회사가 원청 회사에 자발적으로 철조망을 쳐 달라고 의뢰해 설치된 것이었어요. 북한 당국으로서는 노동 인원 관리를 잘해야 하니까, 탈주자가 없어야 하니까 그렇게 한 것이죠. 파견국의 입장에서도 불법 체류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하는 와중에 북한 회사가 먼저 나서서 인원 관리를 제안하니 철조망 설치를 허락했을 거예요.

저는 외국에 나오기 전에 평양에서 교육을 받았어요. 혼자 나가면 위험하다고 세뇌하는 거예요. 이런 사상 교육을 받은 후에야 쿠웨이트로 올 수 있었어요. 평생 당의 사상 교육을 받은 북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당이 혼자 움직이지 말라고 했는데 이를 어긴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어요. 또한, 북한 사람들은 평생 살면서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감시하는 체제 속에 살아왔어요. 혼자 다닐 수 없다 보니 다른 사람과 함께 다녀야 했고, 이동 시에는 작업반장에게 보고도 해야 했어요.

그리고, 노동자들의 여권은 모두 간부가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탈출할 때에는 여권 없이 탈출했어요. 저는 탈출을 위해 작업반장 앞에서 연출을 하며 사전 준비를 해야 했어요. 몇 번의 시도 끝에 마침내 탈출할 날이 왔어요. 그날 아침 식사 후 작업반장에게 이동을 보고하고 숙소에 있던 여러 개의 출입구 중 한 곳에서 저와 함께 다니던 사람을 만나기로 했죠. 하지만 그날 저는 다른 출입구로 숙소를 빠져나왔어요. 만약 그 사람을 만나면 온종일 같이 다녀야 했을 테니까요. 저는 곧장 시내로 들어가 한국 대사관으로 향했어요. 그렇게 한국 대사관에 도착할 수 있었고 며칠 후 한국으로 올 수 있었죠.

저는 최근에도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를 관찰하고 있어요. 북한에서, 그리고 한국에서도 소련(러시아) 등지로 벌목공으로 나간 북한 사람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사람들은 정말 심각한 수준의 인권침해를 경험한 것 같더군요. 시베리아 수림 속 누가 죽어도 모르는 그런 곳에서 북한 노동자들은 쌀 같은 기본적인 것 외에는 모두 다 자급자족해서 살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추운 곳에서 힘든 일을 하는데 받는 것은 없지, 그런데 북한에 있는 주민들과 동일하게 사상 학습, 생활 총화, 당으로의 상납 압박과 같은 스트레스는 똑같이 받다 보니 아무래도 인권 상황이 더 열악할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해요.

기자회견에서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인권 실태를 증언하는 림일(왼쪽에서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인권 실태를 증언하는 림일(왼쪽에서 두 번째)

사실 저는 쿠웨이트에서 노동자로 일하면서 흔히 사람들이 북한의 인권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구타, 고문과 같은 것은 경험한 적 없어요. 혼자서 숙소나 현장을 마음대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감금으로도 볼 수 있겠으나 강압적인 구금까지는 아니었다고 봐요. 어쨌든 제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그래요. 하지만 저는 말 그대로 노동 착취를 경험했어요. 5개월간 제가 일한 것에 대해 단 한 푼도 못 받고 하루 14~15시간씩 제대로 된 휴일도 없이 노동한 것,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의 노동 착취이거든요. 하지만 이런 것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몰랐어요. 인권이라는 말도 제가 한국에 와서야 들었으니까요. 북한 사람들은 인권이 무엇인지도 잘 몰라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북한의 노동권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내에 있든, 해외에 있든 기본적으로 북한 사람들을 먼저 깨우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방법은 정보를 전하는 것이죠. 시간을 거꾸로 돌려 25년 전의 제가 쿠웨이트 현장에 있다고 가정하고 생각해 보면, 현장의 외국 노동자들을 통해 접한 정보로 제가 처한 부당한 노동 환경을 알게 되었듯이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도 여러 방식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접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해요. 외부의 정보라는 게 특별한 것은 아니고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노동 시간이 부당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되면 충분할 것이에요. 북한 사람들은 그런 정보를 접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제가 5개월간 쿠웨이트에서 일하며 깨달은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북한 사람은 세상 어디를 나가도 똑같은 북한 사람’이라는 것이에요. 외국이라고 해도 결국 북한 당국의 통제 속에 있는 현장과 숙소라는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야 했으니까요. 그곳에서는 말하는 것, 보는 것, 생활하는 것 모두 북한에 있을 때와 다를 바 없었어요. 우리는 현지 TV를 볼 수 없었어요. TV라고 하나 있는 것도 전부 김일성 녹화물만 틀어 주더라고요. 새로운 정보를 보고, 들을 방법이 없다 보니 북한과 마찬가지로 억압받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문제는 지금 해외에 파견나가 있는 대부분의 북한 노동자들도 과거의 저와 비슷하게 정보가 차단된 상황에 놓여 있을 것이란 거예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북한 당국이 노동자를 통제할 수 없을 테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해외의 북한 노동자들이 외부 정보를 접할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자신들의 빼앗긴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통제된 정보 속 인권의 퇴보

공장 현지지도 중 노동자들에 둘러싸여 환영받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공장 현지지도 중 노동자들에 둘러싸여 환영받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림일이 쿠웨이트의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로 근무한 것은 약 25년 전의 일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25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하고도 남을 오래전이다. 하지만,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세계 각지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는 직종과 직무에 따라 경험 내용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노동 착취에 있어서만큼은 과거와 별반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비참한 수준에 처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북한 내 노동자가 처해 있는 열악한 노동 환경과 북한 당국의 강화된 주민 통제 방식을 고려할 때, 몇몇 측면에서는 오히려 이들의 노동 환경이 과거보다 퇴보했다고도 추론해 볼 수 있다.
 

[보고서] 통제된 사회,단절된 삶: 북한 내 휴대폰 사용 및 외부세계 정보 제한 실태

보러가기 >

 

결국, 이는 정보의 제한이 인권의 증진을 저해한다는 말로 귀결될 수 있다. 그의 말처럼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해외의 북한 노동자들은 제한된 정보 접근으로 인해 세상 밖과 만나지 못한 채 지금도 여전히 울타리 속에 갇힌 노예와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가 특히 문제 되는 점은 이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본국으로부터 착취당하고, 파견국으로부터도 외면받은 채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이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도 북한 당국이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북한 사람이다. 국가에 의해 임금과 노동력 착취를 포함한 다양한 인권 침해의 굴레에 놓여 있으나, 그곳에서조차 울타리 속에 갇혀 자신들이 처한 비참한 현실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는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인권은 북한 내 노동자의 인권과 함께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북한 당국은 모두가 접근 가능한 방식을 통해 누구나 적절한 수준의 노동권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자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금, 2021/02/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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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이사회 회기에 열리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의 상호 대화 현장

유엔 인권이사회 회기에 열리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의 상호 대화 현장

국제앰네스티는 올해 2월 22일부터 3월 23일까지 약 한 달간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제46회 유엔 인권이사회’ 회기 기간에 열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인권 상황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이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의 상호 대화’에서 북한인권에 관한 구두 성명을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구두 성명에서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북한군의 한국 국적 민간인 사살, 제한된 정보 접근권, 구금시설 내 인권 상황, 강제실종 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어, 국제앰네스티는 북한 당국에 국제사회와의 협조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임기 연장을 각각 촉구했다.

아래는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영문 구두 성명을 한국어로 번역한 내용이다.

구두 성명
항목 4: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의 상호 대화

북한에 갇혀 있는 진실: 코로나19 기간 인권 개선 전무

유엔 인권이사회
제46차
2021년 2월 22일 ~ 3월 23일

인권이사회 의장님,

2020년은 많은 국가에게 이례적인 해였지만, 북한에는 세계로부터의 고립이 더욱 심화된 한 해였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북한은 모든 인원과 물품에 대해 국경을 넘나드는 이동을 금지했으며, 국경경비대는 국경으로 접근하는 인원에 대해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년 9월, 북한군은 자국 해역에서 발견된 한국 국적의 민간인을 사살했습니다. 우리는 북한 당국에 해당 사살 사건에 대한 독립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조사 결과를 국제사회에 전달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인터넷이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동안, 북한은 인터넷과 외부 언론에 접근하려는 사람에 대한 엄격한 제한과 함께 외부와의 통신에 대해 폐쇄적인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1]

정보 교류의 차단은 고문, 강제 노동 또는 기타 부당한 대우의 위험에 처한 수많은 사람이 억류된 구금 시설 내 상황과 코로나19 현황을 파악하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강제실종 피해자로 알려진 외국 국적자에 관한 새로운 소식은 없었습니다. [2]

인권이사회 의장님,

우리는 북한에 모든 유엔 특별절차, NGO를 포함한 국제 인권 감시단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을 제공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우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임기를 갱신할 것을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HRC46 – INTERACTIVE DIALOGUE WITH THE SPECIAL RAPPORTEUR ON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영문 구두 성명 바로가기 >


1. 국제앰네스티, 통제된 사회, 단절된 삶: 북한 내 휴대폰 사용 및 외부세계 정보 제한 실태 (문서번호: ASA-24/3373/2016, 바로가기)
2. 국제앰네스티, 대한민국: TV 프로듀서, 50년째 북한에 억류되다 / 황원 (문서번호: ASA-25/9751/2019, 바로가기)
목, 2021/03/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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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아래의 칼럼내용은 사실상 북한이 싱가포르와 하노이의 두 번에 걸친 북미정상회담에서 일관되게 요구했던 사항이라는 점에서, 이를 미국 내 주요 인사가 공개적인 기고를 통하여 제기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하다. 다만 지난 70여 년 북한을 끊임없이 위협하여 결국은 핵무장에 이르게 만든 패권적 전쟁국가인 미국에 대한 자기비판이 빠져있는 점이 못내 아쉽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에 대하여 단지 강압적 억지력만으로는 실수에 의한 핵사용의 위험을 확실하게 예방하거나 관리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다른 세계와 고립되면 이에 따르는 특별한 위험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부는 김정은 정권과 외교관계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로스앤젤레스 – 최근 북한이 새로운 대륙간 및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공개적으로 과시하면서 평양정권이 미국 본토에 가하는 위험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부는 지난 4년 동안 미국의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진행하였던 핵-정상회담의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무기통제의 접근방식을 고려해야 합니다.

트럼프의 노력이 실패로 끝난 점에 대하여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북미협상 – 빌 클린턴 시절의 “제네바 일반합의(프레임 워크)”,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6자회담”, 버락 오바마의 “Leap Day?”를 포함하여 결국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려는 이전 미국 행정부의 모든 시도들은 실패하였습니다. 반대로, 북한은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고, 한반도를 비핵화하겠다는 1992년 한국과의 협정을 준수하지 못했습니다.

상기에 언급한 과거의 외교활동들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과연 핵무기 통제(압박)로 한반도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실제적 의미가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일부 인사(예로서, 존 볼튼과 폼페이오 류)들이 요구한 것처럼, 핵무기를 폐지하거나 검증이 가능한 핵동결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늘날 모든 핵무장 국가들에서 불 수 있듯이, 핵무기는 김정은 정권의 궁극적인 안보를 보장하여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핵무장은 한국에 대하여 북한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도와줍니다. 따라서 현재에서 핵심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전적인 억지력를 뛰어넘는 새로운 외교적 사고, 특별히 북미 관계의 정상화가 필요합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대한 해상항공(항공모함) 및 핵우산을 통해 한반도에 전쟁억지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30,000명 수준의 미국 지상 및 공군 부대가 50만 명의 현역과 예비군을 포함한 잠재적인 3백만 명의 한국군 병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억지력만으로는 실수로 인한 위험을 확실히 예방하거나 관리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다른 세계와 고립되면서 통제할 수 없는 독특한 위험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격리와 고립은 오해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병리학적 불안정을 조장합니다. 문제가 꼬이기 시작하면, 김정은은 의도적 과시와 군사적 위협 그리고 기습 등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억지력을 뛰어넘는 정상적인 외교관계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포함하여 대립하던 적대적 사이를 평화의 관계로 전환시켰습니다. 오늘날의 북한보다, 냉전 시대의 중국은 모택동의 주도아래 중국은 미국의 이익에 더욱 심각한 위협을 가했습니다. 모택동 정권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 대항하여 개입했고, 1950년대 후반에 대만해협의 위기를 조장했으며, 서구열강에 대항하는 민족해방전쟁을 독려했습니다. 1961년 존 F. 케네디 행정부가 집권했을 때 미국은 중국을 떠오르는 악마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고려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폭격을 가하지 않았으며 뒤를 이아 집권한 Richard Nixon은 오히려 중국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결국 지미 카터 대통령 재임기간에 이루어진 미중의 관계정상화는 미국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었습니다. 양국 간에 소련과 맺은 핵무기제한조약 같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군사력은 현재의 갈등속에서도 대체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미소간의 대화를 통한 외교관계 역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그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미국이 소련에게 쿠바에서 핵미사일을 철수하도록 강제하기 위해 군사적 준비를 강화하는 한편, 워싱턴에 상주한 소련외교관과 미국관리 간의 막후적인 상호역할이 전쟁직전의 교착상태를 종식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마찬가지로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영향력과 인도와의 관계는 1999년 Kargil 분쟁과 2001년 인도의회에 대한 Jaish-e-Mohammed 테러공격의 여파로 인한 핵전쟁의 가능성을 늦추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김정은 정권의 안전과 생존을 보장하는 핵보유의 중요성으로 인하여, 외교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정이 매우 복잡할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하면 북미간에 외교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방법을 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의 출발이 양국간의 대사관 개설로 시작될 수 있을까요? 이것이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고 양국이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니면 협상 당사자들이 양국의 정상화를 위한 세부사항의 협상에 즉시 착수할 수 있을까요?

어느 경로를 택하든, 두 가지의 우선순위가 존재합니다. 1) 북한은 국제적인 대북제재의 해제가 필요하고, 2)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공격능력을 제거해야 합니다.

김정은 자신이 인정하였듯이, 북한경제는 국제적 재제와 국내적 관리실책 그리고 코로나-19 등으로 매우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효과적인 탄도미사일 방어능력MD이 부족한 미국의 경우에는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을 용인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 즉 미국의 대북재제 해제와 북한의 핵공격능력 제거가 상호간에 협상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협상은 미국의 대북선제공격의 위험을 줄이면서, 북한의 과시적 핵무장에 손대지 않은 채, 북한경제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미국에 대한 ICBM 공격가능성을 배제하고, 한국과 일본의 안보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유리할 것입니다. 그리고 양국 간에 외교적 대표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상호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관리할 신뢰의 채널을 갖게 합니다.

김정은 정권이 진지하게 협상에 호응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우선 소위 트랙 II 외교 (미국정부 관계자들과 북한 관리들이 재3국에서 비공식적으로 만나는 외교방식)를 승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이러한 시도가 평양당국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면 공식적인 회담의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만약 비공식 접촉이 실패하면, 과거의 방식처럼 북한이 무장해제를 하도록 설득하는 시도를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요점은 양국간의 외교적 정상화가 ICBM과 대북제재를 상호적 교환방식으로 매듭짓는 최선의 길이라는 점을 양국 지도자에게 설득하는 것입니다.

 

출처 : Project syndicate on 2021-03-09.

Bennett Ramberg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국무부 산하 정치군사 현안부서의 상황분석가로 재직하였으며, 이후 “Destruction of Nuclear Energy Facilities in War”와 “Nuclear Power Plants as Weapons for the Enemy”라는 두 개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월, 2021/03/2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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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가 일상인 삶

망원경으로 김일성광장을 내려다보는 김정은 위원장

망원경으로 김일성광장을 내려다보는 김정은 위원장

조지 오웰의 저서 『1984』는 감시가 일상이 된 독재 국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가상의 국가 ‘오세아니아’에서는 당과 최고지도자의 권력을 위해 개인의 삶이 철저히 통제된다. 감시는 사회통제의 핵심수단으로 작용한다. 개인을 대상으로 물 샐 틈 없이 이뤄지는 감시는 완벽한 수준의 ‘통제된 사회’를 구현해 냈다. 이 점에서 『1984』가 묘사하는 일상생활 속 감시의 모습은 북한의 그것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북한의 감시는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 감시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지속된다. 감시가 일상에 밀접하게 침투하면서 이들의 사생활은 더이상 사적인 영역이 아닌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는 해도 24시간 관찰되고 있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엄청난 공포심이나 두려움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감시에 대해 의문을 품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그것에 순응하여 따를 뿐이다.

북한의 주민 감시 체계는 체제의 안보를 위협할 만한 잠재적 근원을 사전에 포착하고 위험 발생을 차단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당국에게는 핵심적인 사회통제 기제로 인식된다. 문제는 주민들을 향한 무분별한 사찰과 검열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억압[1] 뿐만 아니라 사생활 침해[2] 등 다양한 인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집단의 안녕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개인의 권리가 억압되는 그곳. 감시를 일상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북한이야말로 바로 ‘통제된 사회’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북한의 대민(對民) 감시 기구 – 국가보위성

2012년 보위기관창립절을 맞아 국가보위성(당시 국가안전보위부)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2012년 보위기관창립절을 맞아 국가보위성(당시 국가안전보위부)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

북한의 감시제도는 현존하는 그 어떤 나라보다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다. 북한의 정보기관인 국가보위성은 대표적인 대민 감시 기구이기도 하다. 국가보위성은 사회 질서와 치안 유지 목적을 가진 기관인 사회안전성에서 감시 조직이 분리되어 설립되었다. 이후 반국가, 반당, 반사회주의 세력에 대한 정치사찰 기능 및 방첩에 특화된 초법적 정보기관으로 발전했다.

각 도(道), 시(市), 군(郡)에는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국가보위성이 있다. 하부 행정 구역인 읍(邑), 동(洞), 리(里) 단위까지도 국가보위성 보위지도원이 상주하며 일상생활에서 주민과의 접촉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직장, 학교 등과 같이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보위지도원의 감시망에 포함된다.

보위지도원은 직접 사찰(査察)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담당구역 내 일반 주민 중 신뢰할 만한 자를 매수, 포섭해 그들에게 주민 동향을 파악하고 불순분자를 발견해 보고하도록 지시한다. 국가보위성에 포섭된 주민은 자신의 주변인을 공개적으로, 또는 비공개적으로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주변인의 사생활을 몰래 살피는 자 – ‘정보원’

미행과 감시

미행과 감시

2021년 3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앰네스티’는 북한에서 국가보위성에 포섭된 후 지시를 받고 비밀리에 정보원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한 탈북인을 만났다. 그는 약 10년간의 비밀 정보원 활동 기간 자신이 거주하던 지역의 주민 동향을 몰래 살피고 이를 정기적으로 국가보위성에 보고했다. 그가 10년 가까이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했던 것에 대해 자신의 가족도 탈북 후에야 알게 되었을 정도로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감시 활동이 이뤄졌다. 그는 앰네스티에 자신의 비밀 정보원 활동을 낱낱이 밝혔다. 그는 면담에서 감시 활동을 하면서 접한 정보를 통해 북한의 모순된 모습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 주요한 탈북의 이유가 되었다고 증언했다.

아래는 앰네스티가 그와 면담한 내용을 대화체로 재구성한 것이다. 면담자의 요청으로 개인 신상을 추측할 수 있는 민감한 정보와 일부 상세한 설명은 제외하고 편집한 내용임을 미리 밝혀 둔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서 북한의 주민 감시 체계를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앰네스티, 면담자: A

앰네스티: 북한에서 특이한 활동을 했다고 했는데?
A: 주민 동향을 수집, 제공하는 일을 했다.

앰네스티: 주민 동향 정보는 무슨 목적으로, 누구를 위해 수집했는가?
A: 나는 보위부국가보위성 지시를 받아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했다. 아무도 모르게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했다. 나쁜 말로 하자면 스파이다.

“아무도 모르게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했다.”

앰네스티: 비밀 정보원으로 선택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먼저, 우리 집안이 괜찮았다. 내 직계 가족 중 한국이나 중국으로 간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타지방에서 건너온 사람이었다. 이사 후 탈북 전까지 10년 넘게 살던 곳에서 주변 관계도 깨끗했다. 또, 나는 식품 도매업을 했다. 도매 집이다 보니 만나는 사람이 많을 것이지 않나? 사람 관계가 많다는 말은 들을 수 있는 정보가 많다는 말이다. 그리고 내 남편은 집에서 잡화를 수리하기도 했다. 집으로 사람들이 매일 찾아왔다. 그렇다 보니 우리 집은 매일 북적북적했다. 나는 인민반에서 인민반장도 하면서 여러 일을 겸직했다. 여러모로 사람들을 접하기 수월한 위치였다.

앰네스티: 어떻게 정보원이 되었는가?
A: 보위지도원과 따로 만나서 상담 후 정보원이 되었다. 북한에는 구역마다 담당 보위지도원이 있다. 어느 날 담당 보위지도원이 나에게 만나자고 하더라. 단 둘이, 남편 없이. 나는 뭔가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담당 보위지도원, 보안원과 같은 사람들과 관계가 좋아야 한다. 특히 나 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은 더 그렇다. 어디 다른 지역을 가자고 하면 여행 증명서가 필요한데 인맥이 좋아야 수월하게 발급받을 수 있다. 그래서 담당 보위지도원이 만나자고 했을 때 무슨 이야기인지나 들어보자고 생각해서 만났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보위지도원이 같이 좀 일하자고 말하더라. 사람이 살면서 본의 아니게 죄를 지을 수 있지 않나? 그런데 같이 일하면 내가 죄를 지어도 면제받을 수 있고, 내가 장사꾼이다 보니 많이 다니곤 했는데 여행 증명서도 임의로 떼어 줄 수 있다고 하더라. 한국은 돈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지 않나? 북한은 여행 증명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무튼, 그런 것이 조건이었다. 나는 장사꾼 입장에서 조건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동의를 했다. 이후 어떻게 활동하는지에 관한 방법을 배웠다. 1년 지나니까 대호(隊號)정식 이름 대신 사용하는 암호를 따로 주더라. 다른 사람들 모르게 활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앰네스티: 정보원으로 오래 활동했는가?
A: 2010년쯤 비밀 정보원 활동을 시작했다. 탈북하기 전까지, 10년 가까이 계속 활동했다. 우리 딸도 내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을 한국에 오기 전까지 몰랐다. 북한에서는 누가 누구를 감시하는지 모른다. 주변 사람 그 누구도 내가 다른 사람을 감시하는지 몰랐다. 내 존재가 밝혀지는 날에는 내 삶은 끝이라고 보면 된다. 가족도 감시하고, 친구도 감시하고, 주변 사람 다 감시했으니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인간관계가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했다. 아무도 모르게 행동해야 했다. 보위부는 비밀 정보원 외에도 공개적으로 사람들을 감시하는 사람인 ‘통보원’도 거느리고 있다. 물론 이 사람도 일반 주민이다.

“북한에서는 누가 누구를 감시하는지 모른다. 주변 사람 그 누구도 내가 다른 사람을 감시하는지 몰랐다.”

앰네스티: 혹시 다른 비밀 정보원이 누가 있었는지도 알고 있었나?
A: 이런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직감이란 게 있다. ‘아, 쟤도 비밀 정보원이구나’하는 감이 온다. 그렇게 의심되는 사람도 나처럼 집에 다른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었다. 그리고 보통 어디 갈 때 일반 사람들은 다른 지역 이동을 잘 안 하다 보니 지역을 이동할 때 거쳐야 하는 절차도 잘 모르기도 하고 여행 증명서 발급받는 것도 힘들다. 사무소를 거쳐야 하고 지역 반장, 담당 보안원 등등 다 거쳐야 한다. 물론 돈 주고 여행 증명서를 바로 뗄 수 있기도 하지만 돈 안 주고 떼려면 정말 복잡하다. 그런데 비밀 정보원으로 의심되던 사람은 나처럼 쉽게 여행 증명서를 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따금 보위지도원이 우리 집을 방문할 때처럼 그 사람 집에 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런 것을 하나씩 보다 보니까 ‘나하고 같은 일을 하는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앰네스티: 국가보위성으로부터 감시 방법에 대해서도 배웠나?
A: 먼저, 활동 전에 선서를 써야 했다. 그러고 나서 자료를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방법을 배웠다. 장소, 시간, 인원, 사건 내용 등과 관련한 정보를 어떻게 기록하고 제출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보위부에서는 나에게 A4 용지와 비슷한 것을 주기적으로 줬다. 내가 장사를 하다 보니 자주는 아니었지만 다른 먼 곳으로 가는 것처럼 꾸미고 보위부 건물 안에 몇 번 들어가서 교육도 받고 그랬다.

앰네스티: 국가보위성으로부터 지시는 어떻게 받았나?
A: 보위지도원을 직접 만나서 구두로 지시를 받는다. 우리 집에는 집 전화와 휴대전화가 있었다. 보통 보위지도원은 집 전화로 연락했다. 언제, 어디서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 담당 보위지도원 방은 우리 집에서 3~5분 거리에 있었다. 인민병원 안에 보위지도원 방이 있다. 병원 건물 내부에 보위지도원 방이 자리 잡고 있어서 나는 환자처럼 위장하고 보위지도원을 만나러 가고는 했다. 장소 자체를 그렇게 묘하게 만들어 놨다. 보위지도원들은 보위부 건물이 아닌 일반 공공장소나 기관에 별도로 방을 가지고 있다. 내 담당 보위지도원은 병원 안에 방이 있었고 나와 같은 비밀 정보원들만 그런 것에 대해 알고 있었다. 나는 매달 그곳으로 가서 담당 보위지도원으로부터 지시 사항을 전달받았다. 급하게 정보를 제출해야 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보위지도원 방 근처 용지를 넣는 함에 정보를 담은 종이를 몰래 탁 던져 놓고 오곤 했다.

“나는 매달 그곳으로 가서 담당 보위지도원으로부터 지시 사항을 전달받았다.”

앰네스티: 지시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A: 연도마다, 때마다 다르다. 만약에 4·15김일성 생일가 다가온다고 하면, 이와 관련한 주민 동향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2·16김정일 생일이라면 또 그 시기 주민들의 동향 자료를 요구한다. 장성택이 처형되었을 때도 이와 관련한 주민 동향을 보고하라고 해서 주변 사람들을 감시하고 관련 동향을 정리해 제출했다. 당시 수집된 정보를 총체적으로 봤더니 ‘잘 죽었다’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당이나 지도자에 대해 나쁜 말이 나오는 것을 포착하고 이를 살피는 것이 내 임무였는데 그건 안 나왔다.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군(郡)급 조직인 농근맹조선농업근로자동맹, 여맹조선사회주의녀성동맹, 청년동맹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건물이 있었다. 그 앞에는 식당이 있었는데 이곳 사람들이 식당에 드나들면서 들리는 소문 중에 비리 사건과 관련 있을 만한 정보를 별도로 수집하라고 해서 하기도 했다. 그리고 대체로 명절을 전후로 주민 동향 자료 수집 지시가 내려온다. 그런데 요구 내용은 매번 다르다. 예를 들어 1·8김정은 생일에 명절을 쇠는데 사람들이 이와 관련해 불평, 불만이 없는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영도자(김정은)가 젊은데 생일을 쇠나?’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런 것을 전부 기록하고 보고하는 것이다. 그런 자료를 보위부에서 요구했다.

2015년도인가? 보위부에서 별도의 자료집이 새로 내려왔다. 우리가 활동하는데 필요한 내용이 지침으로 나와 있는 자료집이다. 우리는 항시적으로 그런 내용을 알고 있어야 했다. ‘해외 파견자의 주민 동향 보고’ 라든지 무슨 자료, 무슨 자료 등등 엄청 많은 내용이 있었다. 자료집에 나온 내용을 계속 읽다 보니까 결국엔 내 주변에 모든 사람을 다 감시해야 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 자료를 본 이후 어느 때부터 인가 마음속에서 살며시 비밀 정보원 일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그 자료집에 따르면 내 남편도 감시 대상자였다. 지인, 친지를 감시하는 것은 응당했다. 이게 할 짓이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감시 대상은 전부 다 잡아넣어야 하는 체포 대상이었다.

“자료집에 나온 내용을 계속 읽다 보니까 결국엔 내 주변에 모든 사람을 다 감시해야 하는 것으로 보였다.”

앰네스티: 가족이 감시 대상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충격받았을 것 같은데?
A: 자료집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따로 있었다. 자료집에는 ‘일반 주민들 중 공화국에 대해 쇄국 정치, 독재 정치라고 불평,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있는지 잘 감시하라’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읽고 나니까 ‘아니, 그렇다면 자기네들이 스스로 쇄국 정치, 독재 정치를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2015년 그 자료집을 받고 나서부터 많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혼란스러웠다.

앰네스티: 최근 북한 지도부에 대한 일반 주민들의 인식은 어떤가?
A: 김정은에 대한 불만은 없다. 응당 그러려니 생각하는 것 같다. 북한 사람은 어릴 때부터 ‘김씨 가문에서 대를 이어야 한다’, ‘그 사람들은 위인들이다’라고 세뇌가 되어 있다. 김정은이 권력을 이어받은 것에 대한 불만 표시는 없었다. 대신, 사람들은 ‘아, 우리도 개혁해야 하는데’, ‘우리도 달라져야 하는데’,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식으로 많이 표현하기는 했다. 그런데 나라에서는 힘든 상황이 모두 미국과 한국 때문에 그렇다고 말해왔다. 나라에서 계속 그렇게 말하다 보니 일반 사람들도 지금의 어려움을 모두 미국과 한국 탓으로 생각하게 되어 당국에 대해서는 별 불만이 없었다. 그런데 나는 감시 활동을 하면서 여러 정보를 접하다 보니 자꾸 다른 식으로 생각이 되더라. 나중에는 ‘자기네들이 독재 정치를 해서 그런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밀 정보원 일을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까 많은 생각과 의문이 생기면서 나라에 대한 내 생각도 변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게 계기가 되어 결국 탈북했다.

“비밀 정보원 일을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까 많은 생각과 의문이 생기면서 나라에 대한 내 생각도 변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1. 세계인권선언 제19조: 모든 사람은 의사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이 권리에는 간섭받지 않고 자기 의견을 지닐 수 있는 자유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과 상관없이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된다.

2. 세계인권선언 제12조: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사생활, 가족관계, 가정, 또는 타인과의 연락에 대해 외부의 자의적인 간섭을 받지 않으며, 자신의 명예와 평판에 대해 침해를 받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그러한 간섭과 침해에 대해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월, 2021/03/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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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아래의 칼럼내용은 북한이 지난 3월25일 동해를 향해 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의도의 배경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한반도 프로세스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을 실제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대북제제의 완화/해제 그리고 북미평화협정 체결의 로드맵을 협상테이블에 먼저 제시하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2012년 3월 당시의 리용호 북한 외무장관은 미국 전문가들과 전직 관리들에게 미국이 북한에 가하는 ‘위협’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북한이 결코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기 위협의 내용으로 한미동맹, 주한미군의 주둔, 그리고 한국과 일본에 적용하는 미국의 핵우산 정책이라고 정의했다.

“상기의 위협이 제거되고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끼면, 10 ~ 20 년 안에 비핵화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리 장관은 말했다. 그런 동안 북한은 핵보유국의 당사자로서 북미간 군비통제의 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고 그는 선언했다.

리 장관의 당시 발언은 북한의 전략과 목표에 대하여 매우 귀중한 정보의 단초를 제공한다. 그의 발언은 현재의 시점에서 북한의 김정은 지도자가 핵보유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재차 강조한 배경을 재조명하게 만든다.

대북정책이 불분명한 미국의 신임 대통령을 직시하면서, 김정은은 비핵화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대신에 핵과 미사일 능력을 확대함으로써 현재 진행중인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에 대하여 선제적 과제를 던진 셈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미국이 북한의 핵프로그램 속도를 늦추고자 한다면, 먼저 ‘무기통제의 회담’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연설에는 미-북 대화의 주요 주제를 비핵화에서 군비통제로 바꾸려는 김정은의 의도가 분명하게 숨어 있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이 국가의 전략적이며 우선적 목표임과 동시에 한반도의 역사에서 이것이 차지하는 매우 중대한 의의와 활용가치를 설명하고 있었다.

북한이 책임있는 핵보유국임을 선언하는 그의 메시지에는, 이제 자신의 정권이 영구적인 핵무력 국가이며 워싱턴 당국은 이에 응당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었다.

덜 중요한 내용이지만 ‘초현대적 전술핵무기’로 다중탄두 미사일, 고체연료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여 핵과 미사일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김위원장의 발표도 있었다. 이러한 김의 발언은 북한을 미국이 평가하는 이상으로 위험하고 강력한 위협으로 만들겠다는 결의에 찬 신호였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거론되고 있다. 반면에 노동당 대회에서 행한 김정은의 발언은 북한의 미국정책을 이미 수립되었으며, 이의 내용은 이제 막 출범한 미국의 행정부에 주요한 도전(위협)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이다.

상기같이 고비용이 드는 대량살상무기의 현대화 움직임은 북한이 경제적 위기에 처한 와중에도 진행되었다. COVID-19 대유행은 정권의 경제적 생명선인 중국과의 무역을 극도로 축소시켰다.

즉, 국가계획의 시스템이 무너지고 외환보유량이 감소하고 국가재정의 수입이 감소하고 성장이 감소하며 국제 제재와 악천후가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핵보유와 미사일개발의 이익이 경제적 위험을 능가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앞서 나간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의 한가지 기대는 제재완화에 대한 것이다. 요점은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면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제한하기 위해 미국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이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정상회담 에서 이를 시도하였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워싱턴의 핵 위협에 대한 인식을 점차로 높여가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비록 낡은 전략에 뿌리를 두었지만, 북한의 새로운 접근방식은 미국과 대화의 초점을 비핵화에서 새로운 의제(무기통제)로 이동시킨다. 북한이 사실상의 핵무기 국가로서 지위를 획득하면, 미국이 과연 북한과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이러한 접근방식을 추구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실현할 수 없다’는 많은 미국 전문가와 관리들의 견해를 김정은은 활용하고자 희망한다. “대신에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을 적절히 ‘관리’하고 핵역량의 강화를 억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 – 이러한 입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하는지 여부 가 아니라 어느 수준에서 보유를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화로 미국을 끌어들일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게는 분명히 매력적(음악적)이다.

과연 바이든 정권이 상기의 미끼를 취하고 평양과의 군비통제라는 접근을 추진할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만약 그렇게 접근하려는 입장이 있다면,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결코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수락’하지 않고 오히려 양적, 질적으로 제한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설명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북한의 모니터링과 검증에 대한 회피 때문에 1994년, 2005년, 2007년의 비핵화 협정이 핵프로그램을 동결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편집자 주. 북한이 비핵화를 파기한 과거에 대한 주요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게 있다). 실제적인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은 아마도 현재시점 이후 임의적 강제사찰을 받아들이기를 더욱 완강하게 거부할 것이다.

비핵화의 가능성이라는 문을 닫으면서, 김정은은 북한을 영구적이며 사실적인 핵무장국가로 이끌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평양과의 군비통제회담으로 이어지는 미끄럼틀을 타기로 결정한다면, 김정은은 자신이 열망하는 ‘파트너’을 제대로 찾은 셈이다.

 

출처 : EastAsiaForum(동아시아포럼) in ANU on 2021-03-22.

Evans JR Revere

Brookings Institution의 동아시아정책 연구센터의 외래 선임 연구원

토, 2021/04/0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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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2020/21 국제앰네스티 연례인권보고서 발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평등, 방치, 학대에 갇힌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 입어

  • 코로나19가 조직적 불평등을 수면 위로 드러내…보건의료인, 소수민족, 여성이 가장 큰 피해 입어
  • 세계 각국 지도자들, 코로나19를 무기로 인권 유린 정책 자행…국제공조 대신 자국 이익 우선
  • 대한민국, 코로나19로 교정시설, 택배노동자, 성소수자 등 취약한 상황에 노출…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여성을 향한 폭력 만연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 “오랫동안 묵과해온 공고한 차별과 혐오, 그리고 여성을 향한 만연한 폭력에 맞서 싸우는 것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
  • 신임 사무총장에 세계적인 인권전문가 아녜스 칼라마르 임명, 국제앰네스티 60년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사무총장…”코로나19가 전 세계 불평등을 무참하게 드러내고 심화시켰으며, 세계 지도자들이 인류애를 얼마나 노골적으로 무시하는지 보여주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시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시위

(2021-04-07 서울) 세계 최대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이 포함된 149개국의 인권 현황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이 담긴 ‘2020/21 국제앰네스티 연례인권보고서: 세계 인권 현황’(이하 보고서)을 발표하며 작년 한 해 동안의 세계 인권 현황을 알렸다. 이번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분열적이고 파괴적인 정책의 유산을 수면 위로 드러냈고 불평등과 차별, 그리고 억압을 지속적으로 초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수십년간 시행해 온 차별적인 정책으로 여성과 난민 등 기존에도 이미 가장 취약했던 사람들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보았으며, 코로나19 최전선의 보건의료인, 이주노동자, 비공식 경제노동자는 방치된 의료보건체계와 산발적인 경제사회적 지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를 무자비하게 이용하고 이를 무기로 삼아 새롭게 인권을 공격하기 시작한 각국 지도자들로 전세계 코로나19 대응에 차질을 빚어왔다.

대한민국 인권 현황

2019년 3.31 ‘낙태죄’ 행진

2019년 3.31 ‘낙태죄’ 행진

이번 보고서에서 국제앰네스티는 이른바 ‘n번방’ 사건처럼 한국사회의 여성 폭력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되었음에 주목했다. 아울러 선출직 공무원들의 직권남용과 성폭력을 언급했다. 또한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사회구조적 차별과 배제가 증폭된 문제에도 집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택배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였지만, 택배노동자는 감염에 취약한 상황에 노출된 채 일하였다. 그 결과 물류센터의 집단 감염뿐 아니라 최소 16명의 택배 노동자가 작년에 과로로 사망했다. 한국 사회에서 차별받고 소외된 집단 일수록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했다. 작년 12월 서울동부구치소에서는 최소 77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이는 수감자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으로 과밀수용 문제가 지속됨에 따라 교정시설 수감자와 직원은 코로나19 감염에 더 큰 위험에 처했다. 또한,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과 성적지향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근거 없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이러한 차별적 언론 보도는 LGBTI(성소수자)에 대한 낙인 찍기로 이어졌고, 이들 중 다수가 ‘아우팅(outing)’을 우려해 코로나19 검사를 꺼리는 결과를 낳았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은 “작년 코로나19는 명백한 보건위기였지만, 우리 사회의 구조적 차별과 혐오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 인권 위기이기도 했다”며 “‘낙태죄’ 폐지,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 등 몇 가지 진전이 있었지만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한다. 오랫동안 묵과해온 공고한 차별과 혐오, 그리고 여성을 향한 만연한 폭력에 맞서 싸우는 것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북한 인권 현황

국제앰네스티는 코로나19로 더욱 접근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북한의 인권 상황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신속하게 국경을 봉쇄하는 과정에서 그 어느 때 보다 엄격하게 이동 및 표현의 자유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남한에 정착한 북한 사람의 수는 2000년대 이후 집계된 입국자 수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7년 유엔의 대북 제재에 더해 코로나19라는 세계적 보건 위기가 겹치며 의약품 부족 사태가 심화됐다. 또한 국경 폐쇄로 식량 수입이 크게 줄며 북한 주민들의 식량권이 크게 위협받았다. 북한 정부는 자의적 구금과 만연한 여성 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언론보도가 나오는 와중에도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의 입국을 계속 거부했다.

북한 인권 현황과 관련하여 윤지현 사무처장은 “지난해 전세계적 보건위기는 정확한 정보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나라 안팎에서 정보 교환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북한의 태도는 단순히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뿐 아니라 건강권의 침해와도 연관된다”며 “북한 당국은 모든 정보를 차단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주민들의 건강과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세계 인권 현황 개요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기형아 낙태' 위헌 결정을 반대하는 시위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기형아 낙태’ 위헌 결정을 반대하는 시위

이번 보고서는 전세계적으로 불평등과 공공 인프라 약화 현상이 코로나19로 극대화되었음을 강조한다. 특히, 기존의 불평등으로 소수민족, 난민, 노인, 여성이 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 코로나19는 이미 위험한 상태에 있던 난민과 이주민의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난민과 이주민 중 일부는 비위생적인 캠프나 구금시설에 갇혔고, 국경이 봉쇄되어 갈 길을 잃게 됐다. 국제앰네스티가 모니터링한 149개국 중 42개국에서는 난민 및 이주민을 강제송환 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동 자유의 제한, 가해자와 격리된 상태에서 피해자가 폭력을 비밀리에 신고할 수 있는 방법의 부재, 공공 인프라의 중단 그리고 역량 결여 등의 이유로 여성과 성소수자는 보호와 지원을 받기 어려워졌고, 젠더 기반 폭력과 가정 폭력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한, 보고서는 기회주의적이거나 인권에 대한 공격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한 세계 지도자들의 참담한 실패를 지적했다.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의견 개진을 불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추세가 확인되었으며, 일부 지도자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혼란 속 세계 언론의 집중이 분산된 것을 이용해 정부에 대한 비판과 비판하는 사람들을 엄중히 단속하고 인권을 유린했다. 또한, 세계 지도자들은 국제공조를 가로막거나 저해하여 코로나19 공동 대응 노력을 약화시키면서 국제사회에 재앙을 몰고 왔다. 부유한 국가들은 사실상 백신 공급을 독점하여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은 공중보건 위기와 인권 위기를 마주했다. 세계 백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제약회사의 지식 및 기술 공유를 유도하는데도 실패했다.

구조적 권력 남용의 치명적인 결과들이 팬데믹의 시대에 극명하게 나타났으며, 시민들은 다시 한번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불평등에 대항하고 흑인, 소수자, 빈곤층, 노숙인을 대상으로 과도하게 일어나는 경찰 폭력을 규탄했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와 미투 운동(#MeToo), 온라인 기후 시위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보고서는 작년 한 해 인권운동가들이 이뤄낸 주요 성과 또한 포함했다. 특히 젠더 기반 폭력 관련 성과가 두드러졌다. 쿠웨이트, 대한민국, 수단에서 여성과 소녀를 향한 폭력에 대항하기 위한 신규 법안이 통과되었고, 아르헨티나, 북아일랜드, 대한민국에서는 임신중지를 비범죄화하는 진일보를 일궈냈다.

신임 사무총장에 아녜스 칼라마르 임명

국제앰네스티 아녜스 칼라마르 신임 사무총장

국제앰네스티 아녜스 칼라마르 신임 사무총장

올해 3월 31일 국제앰네스티는 신임 사무총장에 세계적인 인권전문가 아녜스 칼라마르 박사(Dr. Agnès Callamard)를 임명했다. 사무총장은 국제앰네스티의 국제이사회에서 임명하여 4년의 임기를 수행한다. 사무총장으로 임명되기 전, 칼라마르 신임 사무총장은 비사법적, 약식 또는 자의적 처형과 같은 주제를 담당하는 유엔 특별보고관으로 역임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의 살인 사건 조사와 같은 업적을 남긴 바 있으며, 칼라마르 신임 사무총장은 1995년에서 2001년까지 국제앰네스티에서 근무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신임 사무총장은 국제앰네스티의 60년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사무총장이다.

국제앰네스티 아녜스 칼라마르 신임 사무총장은 “코로나19는 국가 내, 국가 간 불평등을 무참하게 드러내고 심화시켰으며, 세계 지도자들이 인류애를 얼마나 노골적으로 무시하는지 보여주었다”며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어떤 지도자든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지금 우리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며 “정부와 기업이 인권침해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진실을 왜곡하며 인권 규범을 무너뜨리거나 거부하는 상황 속에서 국제앰네스티의 철저한 조사와 단호한 캠페인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2020/21 국제앰네스티 연례인권보고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보고서 원문을 영/한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 2021/04/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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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보수성향의 미외교전문 싱크탱크인 CSIS(전략국제연구센타)조차도 이제는 북한의 핵보유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비핵화에 앞서 핵무장력의 동결 내지는 감축을 위하여 단계적 협상을 통한 제재의 완화내지 양보를 제안하고 나서는 모양새이다. 다만 이들은 여전히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된 결정적 배경으로, 미국의 일방적 오만함과 대북위협이 아니라,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불량국가 또는 악의 축으로 행동하였다는 견강부회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핵무장의 모든 책임은 일차적으로 미패권주의에게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실험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의 김정은이 매우 다루기 힘든 외교정책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바이든의 전임자들은 전쟁만 빼고 북한에 대한 모든 접근을 시도해왔다. 수십 년 동안, 전임 대통령들은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포함하여 다양한 제재를 점차로 강화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외교의 문을 열어 두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화재와 분노fire & fury’라는 수사를 통해 군사행동의 위협을 증폭시킨 이후, 2018년과 2019년에 세 차례의 정상 회담을 열어 김정은을 설득하고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시도하였으나, 이에 실패했다.

이러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빠른 속도로 핵무기의 생산을 지속하여 왔다. 이에 대한 추정치라는 견해들은 다양하지만, 북한은 연간 12개의 새로운 핵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하며, 현재 총 6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일본과 한국을 타격할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 외에도 미국본토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다. 북한이 혹시 완성된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미국인들은 더 이상 북한의 핵공격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더구나 북한의 핵능력은 신속히 발사할 수 있고, 탐지하기 어렵고, 미사일 방어체계로 멈추기 어려운 운반체의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트럼프가 2017년에 계획했던 것으로, 북한에 대한 예방적 선제공격을 시도하는 것은 끔찍한 구상이다. 그러한 타격으로 북한의 전체 무기고를 제거할 가능성도 낮지만, 동아시아에 지역전쟁을 촉발시킬 가능성은 거의 확실하며, 잠재적으로는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의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강수의 모험적 외교는 커다란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지만 2018년과 2019년에 진행된 트럼프의 시도보다 성공적일 것 같지는 않다.

이달 초 바이든 행정부가 비공식 접근을 시도하였지만 북한은 이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평양은 공식적인 포용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제재를 계속 시행하는 고립전략은 전쟁이나 외교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하겠지만, 이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더욱 확장하는 것을 방치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접근할 수 있는 제3의 다른 방법이 있다. 제한적 선택이라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다. 김정은에게 완전히 핵의 무장을 해제하도록 설득하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추가적인 핵무기의 개발을 늦추며 전쟁의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다.

다시 말해 미국은 김정은의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보다 북한의 핵능력을 동결하거나 부분적으로 철회시켜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 미국은 장기적인 비핵화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되지만,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현실적인 협상을 시도하면서 위협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워싱턴은 제한된 핵무기의 통제라는 접근이 효과가 있는지 테스트해야 한다. 물론 그러한 전략은 무조건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낡은 방식이긴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달성하고자 기대하는 바를 분명히 한다면, 현재의 시점에서 다른 선택보다 현실적이다.

일본이나 한국의 안보를 해치지 않으면서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명백한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면, 북한에 새로운 양보를 하지 않는 핵무기 통제협정은 현재의 교착상태에 비해 상황을 호전시킨다. 다만, 혹시나 잘못된 합의에 이르면 지금의 현상유지보다 나쁠 수도 있다.

 

주고받기’ 협상 GIVE AND TAKE

미국이 추구하는 핵무기통제의 범위는 북한의 영변 핵연구소 폐쇄부터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생산 중단까지 다양한 규제를 설정할 수 있다. 미국은 또한 북한과 전략적 대화를 통하여 부주의로 인한 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아마도 일방적이겠지만) 조치를 추구할 수도 있다.

워싱턴 당국은 미국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북한의 핵능력을 제한하고 북한이 아직 실현하지 못한 기술의 습득을 포기하는 것에 초기의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것은 핵탄두 자체보다는 주로 운반시스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바이든 행정부는 장거리 고체연료 미사일, 다중 재진입의 수단 및 ICBM탄두의 개발, 테스트, 생산 및 배치에 대한 제한 또는 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상기에 언급한 능력에 도달하면, 북한은 짧은 시간의 경고로 신속하게 미사일을 발사하여 미국 본토를 성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잠재적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또한 김정은이 쉽게 “사용가능”하다 간주하고 따라서 미래의 위기에 매우 큰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는 전술적 핵무기의 개발을 금지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핵분열성 물질의 생산을 동결시켜 북한이 핵무기의 규모를 늘리는 것을 막는 것도 매우 가치있는 검토대상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평양의 핵무기 규모만이 아니라 무기의 성능 즉 품질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바이든 행정부는 실질적인 양보에 대한 대가로서 북한의 핵무기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과 더불어 핵탄두 운반시스템의 개선을 멈추는 합의에 이르도록 체결의 내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북한의 역량을 제한하는 실제적이며 검증이 가능한 합의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일방적 제재의 해제 또는 북한의 수출 또는 석유수입에 대한 유엔 제재의 일부 철폐와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협상조항을 남용한 탓에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속이는 경우를 대비하여 2015년 이란핵협정 조항에 포함된 것과 유사한 “스냅-백 메커니즘(위반시 원천무효)”조항을 고집해야 한다.

제재완화에 더해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전쟁의 종전을 선언하고, 쌍방의 연락사무소(트럼프가 하노이에서 열린 2019년 김정일과 정상회담에서 거론했던)를 설치하고 남북간의 공동 프로젝트를 재개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북한은 제재완화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조건없이 핵무기통제의 거래를 추구해서는 안된다. 김정은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빠르고 정확하게 타격하는 능력을 제한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해, 이를 즉각 거부하지 않는다면, 의심할 여지없이 매우 강경한 태도로 협상에 임할 것이다. 북한의 검증가능한 양보에 대하여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김정은이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게 제안한 내용은 나쁜 거래였으며, 이는 작은 합의라도 도달하기에는 미국과 북한이 얼마나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지 상기시키는 좋은 경험이다.

당시 북한은 2016년과 2017년에 통과된 5개항의 유엔결의안에 따른 북한의 수출에 대한 심각한 제재를 완화시키는 대가로 영변 핵연구시설 (핵무기 재료의 유일한 공급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오래된 단지)의 영구해체를 제안했다. 철과 석탄뿐만 아니라 석유 수입의 철폐, 김정은은 이것이“ 부분적인” 제재완화 라고 주장했지만, 이러한 제재의 철폐는 북한이 미국이 중단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에 다시 투입할 수 있는 수십억 달러의 수입을 창출할 것이다. 트럼프가 이러한 제안을 거부한 것이 옳았으며, 바이든도 이런 식의 일방적인 거래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동맹을 유지해야 KEEPING ALLIES ONSIDE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핵무기 통제협상을 추진하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지역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과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본과 한국의 일부 관리들은 장거리 미사일에 초점을 맞춘 일단의 제한적 거래가 북한의 핵보유 상태를 영구적으로 용인하고, 양국에게 특히 위협적인 단거리 능력을 제자리에 남겨둘 것이라고 걱정한다.

김정일의 요구에 따라 한미연합군의 군사력과 태세를 축소 조정하고 북한의 취약성을 보완하여 일본과 한국이 북한의 공격에 노출되도록 허용한다면 지역안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예를 들어, Biden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제한을 추구하면서, 김정은 이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한일 동맹국과 심지어 미국국토를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미사일 방어의 축소를 요구할 수 있다.

핵공격 능력을 지닌 미군 폭격기와 미사일 및 항공모함의 ​​지역 배치 제한 또는 한국의 급증하는 미사일 프로그램 또는 “킬 체인”전략에 대한 제한, 즉 임박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북한의 포병과 미사일에 대한 선제공격능력의 축소를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북한이 회담을 통해 국제적으로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국과 동맹국 간의 간격을 형성하려는 전략과 일치한다. 따라서 바이든은 협상과정에서 지역의 억지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평가하고, 동맹국에게 어떤 양보를 야기하는지 확인하고, 북한의 호혜적 행동이 과연 그에 상응하며 검증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그러한 조치가 중국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반대의 경우도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을 이 지역에 배치하면 북한과 핵무기의 통제회담이 거의 확실하게 무산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과 합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동맹국의 우려가 아니라 검증에 대한 북한의 저항이다. 북한과 협상은 어렵지만, 지난 역사는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북한은 자의적 강제검증 조치, 특히 국제사찰단의 파견에 대해 강하게 저항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군사공격을 위해 미리 핵시설을 파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북한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와 플루토늄 생산을 중단하기 위한 기본협정에 서명한 후 국제사찰단이 영변시설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8년이 지난 후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는 사실(켈리 보고서)을 발견한 후 합의가 붕괴되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의회 특히 공화당의 동의를 얻으려면 검증이 강력해야 한다. 2015년 이란핵협정은 주요 핵시설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국제조사관에게 신고되지 않은 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의원들과 심지어 소수의 민주당 의원들도 협정이 불충분하게 투명하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이란 수준의 검증에 한번도 동의한 적이 없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핵연료의 제조에 관련된 특정 장소에 초점을 맞춘 협상인 경우, 검증에 대한 동의는 쉬울 것이다. 국제조사단이 해당 유형의 작업에 경험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두 또는 미사일 생산과 관련된 시설을 다루는 지역의 조사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정보역량이 미진한 내용을 채울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현지조사는 불가피하다.

 

가치가 있는 시도 WORTH A SHOT

핵무기통제라는 접근법은 실패한 미국의 다른 대북 전략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 수도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여전히 그것이 작동가능한지 테스트해야 한다. 작년은 1990년대의 대기근 이후 북한이 가장 힘든 해였다. 김정은 정권이 중국과 국경을 폐쇄하는 등 코로나-19로부터 국가를 구하기 위해 취한 조치는 제재보다 더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 북한은 과거의 ​​경제적 압력에 쉽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현재의 핵 및 미사일 능력에 대해 충분히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제재를 완화시키기 위해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일부 규제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접근의 전략은 핵무기통제가 비핵화에 비하여 사소한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해서 위험이 없다거나 달성하기가 쉬울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먼 목표와는 달리, 제한된 핵무기 통제협정은 미국의 다른 정책목표들과 단기간에 긴요한 절충안을 강요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접근법들이 실패한 것을 감안할 때, 핵무기통제라는 접근은 적어도 한번 시도할 가치가 있다. 바이든이 북한의 공허한(이행하지 않을) 약속에 대한 대가로 조기제재라는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최악의 경우라도 현재의 격리 체제라는 출발점의 상황으로 되돌아오는 것뿐이다.

 

출처 : Foreign Affairs(포린어페어) on 2021-03-25.

Eric Brewer & Sue Mi Terry

양인 모두 전략국제연구센터의 선임연구원으로 국가안보위원회와 국가정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월, 2021/04/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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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은퇴한 공화당 상원의원 Bob Corker가 2017년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를 보류했을 때, 당시 백악관의 무역고문인 Peter Navarro는 “중동의 무기판매가 보류되어 실업이 임박하다”이라는 메모를 작성했습니다. 보류를 해지하려고 트럼프 행정부가 진행한 후속의 결정과 더불어 상기의 메모는 종종 “미국산 군사장비 수십억 달러 가치가 예멘의 인도적 위기를 조장하기도 하지만 수천 개의 미국 일자리를 지원한다”는 상업적 뒷거래의 실례로 조롱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노동자의 일자리와 해외의 인권 사이에 결정을 요구받은 트럼프 행정부는 결국 “미국을 우선”하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무기판매와 상대폭격이 미국노동자가 중동을 위해 일할 수 유일한 선택은 아닙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걸프만에 대한 무기판매액을 늘리는 동시에, 모순적으로 이란의 핵협정을 파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란핵합의의 주요 내용은 경제적 사항이었습니다.

제재가 해제되면 서방기업들이 이란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재개함으로써, 이란의 노후화된 민간 인프라를 재건하는 것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이란이 서명한 최초 계약내용의 하나는 미국 항공우주 제조업체인 보잉사가 이란의 민간항공운용을 되살리기 위해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110대의 점보 제트기를 제작 공급하도록 요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상기의 민간계약이 성사되었으면, 약 20,000개의 미국내 제조업 일자리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었고, 이는 우연하게 사우디와 무기거래에서 발생하는 일자리의 숫자와 유사하게 일치합니다만, 트럼프가 이란과 협정을 파기하고 제재를 부과하면서 중단되었습니다.

상기의 에피소드는 미국 외교정책의 전환점에 대한 경험을 강조합니다. 트럼프와 도전자 바이든 양자 모두 미국제조업을 활성화하고 해외에서 미군의 개입을 줄이겠다는 약속으로 대선을 향한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트럼프와 그를 비판한 인사 양측 모두 미국외교가 지닌 경제적 이해를 간과함으로써 외교적 노력의 잘못된 상호적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그의 행정부는 잘못 설정된 절충안을 받아들이거나 국내 및 대외외교의 의제를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정책을 설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가장 주요한 외교정책 과제 중 하나는 서구진영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추구해온 2 개의 국가 즉 이란과 북한을 다시 포용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제재에 따라 이란과 북한의 인프라가 파괴되고 천연자원 부문의 개발이 낙후되었으며 이들 인민들의 경제활동이 서구진영과 완전히 차단되었습니다. 그러나 제재가 해지되면, 서방 기업은 석유 및 광물 채굴, 운송 및 항만 인프라 와 같은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의 기회를 추구할 수 있으며, 상당수 사업들이 미국노동자들이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산업장비를 필요로 합니다.

외교와 국내경제를 연계하면, 핵의 비확산협정에 대한 과거의 치명적인 결함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과거 미국의 외교공약을 이행하는데 관여한 인사들 면면에는 외교정책과 상당한 이해를 지니고 있는 실질적 관계자들의 참여가 부족했습니다.

이란협상의 경우를 들여다 보면,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의 핵위기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정치적 자산을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임의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포기하는데 정치적 대가를 거의 치르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또 하나 낙관적이었던 비확산협상이었던 북한과 핵프로그램 중단의 조치을 실질적으로 망친 것은1994년의 일반합의라는 프레임(General Frame)을 적대적인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집권하여 일방적으로 무시하면서, 이란 경우와 비슷한 경로의 운명을 겪었습니다. 두 경우 모두, 미국 협상가들은 상대방의 속임수를 막기 위해 엄격한 핵의 제약을 강요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지만, 미국의 약속이행을 ​​보장하거나 차기의 미국 행정부로부터 외교적 성과를 보호하는 일은 완전히 등한시했습니다.

상기의 합의들이 국내의 경제적 이익과 더 잘 연계되었더라면 변화하는 정치적 조류에 맞추어 강력하게 추진되었을 것입니다. 현재 미국의 비확산외교에 대한 세계의 신뢰성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내에서 외교 전문가들을 양성하여 미국의 약정을 미래에도 보장할 수 있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과연 개별국가의 경제발전이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역사는 그렇다는 것을 시사하며, 북한과 합의된 일반합의의 프레임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상기의 일반합의에 기반하여, 북한은 서방의 민간용 원자로 건설약속과 교환하여 플루토늄생산 원자로를 해체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협상가들은 민간의 원자로 프로젝트를 “미국의 선의적 표시”이자 미국정부가 북한과 “적대적 정책”을 끝낼 수 있다는 명시적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민간의 원자로건설이 시작되면서 북한정권은 약속대로 플루토늄 기반을 폭파했습니다. 이것은 쌍방 간의 경제적 참여가 해당국가가 핵무기에 매달리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포용정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국제사회가 이미 준수하는 비확산 규범을 단순히 이행하는 것만으로 해당국가에 보상하는 정책을 거부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외교의 요점을 놓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란과 북한의 핵확산 위기를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이들 국가들과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오랫동안 조언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의 함정은 수십 년간의 적대감과 예측할 수 없는 정책대결의 끝에 미국협상가들이 단순히 기존의 관계를 바꾸겠다고 말로만 떠들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 미국정부는 단순한 대화와 서면합의를 넘어서는 지속적인 행동의 실천을 직접 보여야 합니다.

1994년 일반합의라는 프레임의 경우, 약속의 확실한 이행은 북한에 민간용 원자로를 건설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협상에 관계한 미국외교관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원자로는 “적국에게 선물로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중언하고 있으며, 원자로가 온전히 건설되었다면 미국과 동아시아 지역의 동맹국들은 북한정권과 해당 원자로를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경제적 관계로 서로 얽혔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원자로의 건설이라는 단계는, 일반합의라는 프레임-워크가 실행되면서, 미국이 결국 북한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일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며, 바로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철회하는데 필요한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1990년대에 이란의 Rafsanjani 대통령이 석유개발 인프라를 위해 미국의 석유 회사인 Conoco와 협력하려 했지만 안타깝게 기회를 놓쳤습니다. Rafsanjani의 정치적 목표는 폭넓은 화해의 길을 닦기 위해 이란-미국 간의 지속적인 형태의 개입을 촉진하는 것이었으나, 이란과 화해에 대한 미국의 반대론자들은 이를 재빨리 좌절시켰습니다. 만약 상기의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오늘날 미국-이란 관계는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실제적이며 경제적인 투자는 적절하게 설계되고 수행된다면, 워싱턴의 당파정치와 테헤란 및 평양의 정권Regime정치를 초월하면서, 보다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상호의 이해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핵무력의 감축에 대하여 상호간에 신뢰할만한 신호를 보내고, 미국이 이전에 약속한 비확산의 보상적 외교캠페인이 실천되면서 안전하고 번영을 향한 미래가 전개될 수 있습니다.

바이든은 이란 그리고 북한과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자신의 정권보다 오래 지속되는 경제와 외교의 관계를 수립해야 합니다. 그리되면 비확산목표와 미국의 일자리 모두를 촉진하는 인프라가 형성되어 마침내 불신의 함정을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외교정책과 제조업을 연결하는 완벽한 도구인 미국 수출입은행의 부활을 바이든에게 선물하고 떠났습니다. 트럼프가 중국의 일대일로BRI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수출입은행의 역할을 재승인하면서, 비확산외교와 미국의 제조업을 연계할 수 있는 돌파의 열쇠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란과 합의가 체결되고 서방기업들이 이란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으려 했을 때, 직면한 주요한 장벽은 관련한 주요 거래은행들이 미국의 제재조치가 다시 부과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상기에 언급한 보잉사의 계약 역시 이러한 이유로 연기된 계약의 하나였습니다. 당시에 진행되었던 거래들의 일부를 촉진하는 것이 이란핵협상을 재개하는데 중요한 부분이 될 것 입니다. 한편, 미국의 수출입은행의 기능은 미국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국제거래의 인수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이란에서 투자하고 개발해야 하는 분야에서 미국의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했던 오랜 경험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포용정책과 관련하여,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신경제라는 제목으로 북한을 향하여 야심찬 일련의 개발 프로젝트들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상기의 프로젝트 제안은 현재 대북제재 때문에 중단되어 있습니다. 새로이 북미협상이 전개되면 바이든 행정부는 제재완화를 테이블에 올려놓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무장 감축단계에 대한 대가로 이러한 프로젝트 중 일부에 대해 미국 수출입은행의 자금을 지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자금이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을 활용하기 위한 광산채굴의 인프라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북한이 핵무기에 의존하지 않고 세계의 무대에서 스스로 새롭고 영향력있게 자신의 역할을 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동시에 미국 행정부는 이러한 프로젝트의 완료단계를 북한핵무력의 감축일정과 연계할 수 있습니다.

이란과 북한의 경우 모두, 비확산의 외교와 미국의 일자리를 연계하는 ‘경제적 참여라는 방식’이 핵 프로그램을 철회하고, 미국의 미래정권들이 외교성과를 낭비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패착을 피하면서, 상호간 합의의 기반을 계속 구축하며 확대하는 가장 유망한 길을 제공합니다.

 

출처 : Foreign Policy(포린폴리시) on 2021-03-25.

CHRISTOPHER LAWRENCE

조지워싱턴 대학교의 국제외교정책을 위한 Walsh school 조교수

수, 2021/04/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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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동맹을 앞세운 패권전략’에 한국을 편입시켜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중 간의 전례없는 하이브리드 전면적이라는 대결상황에서, 미국은 가치동맹이라는 달콤한 독배의 제안을 들고 한국측을 설득하려고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형국이다. 아래의 내용은 이렇듯 가식적이지만 화려한 논리를 갖춘 독배를 한국에 강요하는 전형적인 칼럼의 전형이다. 조심해야 한다! 한국의 미래는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소란할수록 민족역사의 복원을 통한 세계무대의 재등장이다.


조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시절에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과 위치를 ​​재조정하기 시작하는 한편에, 문재인 한국대통령은 5년 임기의 마지막 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대통령이 바이든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보다 중요한 질문은 문대통령이 미-북회담을 다시 촉발시키려는 노력에 대해 바이든대통령이 얼마나 수용적일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미국이 북한과 공식회담을 재개하길 기대하는 한국정부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은 북한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집중할 것 같지 않습니다.

한국정부의 주요한 입장은 북한과의 획기적인 핵협상에 도달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으로 한국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핵심적 중간국가(middle-power)로서의 국제적 역할(발자국)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한미동맹의 과거와는 달리, 한국은 기후 변화, 팬데믹에 대한 다자대응, 자유무역체제의 구조조정, 이른바 민주주의 주도국가로서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에 대한 국제적 역할을 강화할 때가 되었습니다. 상기의 현안들에 대해 미국이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동맹국으로부터 도움과 협력이 필요로 할 때, 한국은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조선, 가전제품, 컴퓨터칩과 같이 한국이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온 대부분의 제조업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한국이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보다 혁신적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미국과 탄탄한 동맹을 맺은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로서 동맹의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문대통령이 직면한 실제의 문제는 바이든정권이 중국의 권력과 영향력을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동맹으로서 재편되는 전략적 역할의 폭을 넓힐 것인지 아니면 북한과 협상의 돌파구를 계속 강조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바이든 당선자는 완성된 외교정책의 구상을 가지고 취임했으며, 대북관계는 철저하고 전반적인 외교정책의 검토를 거치면서 자신의 구상에 추가할 것입니다. 당분간 바이든의 주요한 관심사는 점점 험난해지는 미중관계, 이란핵협정의 재개여부 및 모스크바와의 관계재설정에 대한 장애물 등에 집중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미 잘 알려진 슬로건으로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라는 확고한 확신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의 대통령직은 미국의 패권을 과거처럼 완전히 회복하는 방식으로 세계권력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상원의원이자 부통령으로서 수십 년간의 경험을 감안할 때, 바이든의 북한에 대한 최소적 역할은 도널드 트럼프 임기 동안의 불규칙하고 위험하며 이기적이었던 북한의 잘못된 모험을 억제시키고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문대통령은 바이든이 김정은과 새로운 접촉을 시도함에 있어 기존에 이루어진 성과의 중간지점에서 시작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트럼프조차도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 회담에서 반쯤 성사된 협상을 거절하였습니다. 당시 트럼프의 국가안보고문이었던 존 볼턴은 이후 북한과의 비핵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생각을 ‘정신분열증’과 ‘논리가 결여된’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한국의 신임 외무장관이자 전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정의용은 당연히 안보공약이 보장된다면 북한의 비핵화가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정 장관은 2018년 남북정상 회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지난 2월 장관인사 청문회에서 ‘김정은은 한반도 안보의 확실한 보장에 따라 비핵화를 추구하는 데 진심을 다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또한 한미의 대규모 군사 합동훈련 재개에 대한 문대통령의 혐오감을 재확인했습니다.

한반도에 영구평화체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문대통령의 집착은 그가 2022년 5월에 퇴임 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긴박합니다. 대부분 대통령들은 자신의 임기 이후 오래 지속될 업적을 남기고 싶어하며 문재인 대통령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가 한세기 만에 최악의 전염병과 씨름하는 와중에,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을 결정하는 요소로 북한문제를 넘어서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은 한국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증강되는 북한핵무력과 비대칭적 위협에 직면하여 최고수준의 경계와 방어준비를 유지해야 하는 것에는 합당한 많은 근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현안을 압도하는 미중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기후위기가 악화되며, AI가 주도하는 전례없는 기술적 혼란이 발생하는 가운데, 서울당국은 북한에만 집중하는 편집성에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한 지속적인 길은 한국이 국제적 주요 현안들에 대한 기여를 강화하여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할 때만 달성될 수 있습니다. 북한정부의 심각한 인권침해를 고려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체제에만 근시적으로 초점을 맞추거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향한 현실적인 로드맵을 작성하지 않는다면 평화와 번영은 실현될 수 없습니다.  또한 미국이 동맹국들의 결정적인 지원을 필요로 할 때,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칠 것입니다.

북한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한국이 미국과의 글로벌 협력분야에 집중하고 일본과 심각하게 긴장된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상당한 배당금(국가이익)을 얻는 일입니다. 한국 외교정책의 국제화는 초당 적인 지지를 배경으로 해야 합니다.

전례없는 진영 간의 분리 및 뒤섞임(decoupling & entanglement)의 시대에 한국이 전형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 점차 두드러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의 시간으로 퇴보하면서 한국이 지역 및 국제사회에 대한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할 소중한 기회를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출처 : EastAsiaForum(동아시아포럼) in Sydney on 2021-04-05.

Chung Min Lee

국제평화를 위한 카네기 기부재단의 아시아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이자 해당분야의 국제자문위원회 및 국제전략 연구소의 의장이다

수, 2021/04/2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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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고 사법 기관인 중앙재판소 전경

북한의 최고 사법 기관인 중앙재판소 전경

2020년 북한의 사형 관련 정보

2021년 4월 21일 국제앰네스티는 전 세계 사형 현황을 담은 국제앰네스티 연례사형보고서- 2020 사형선고와 사형집행>이하 ‘2020 사형보고서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사형 집행 건수가 6년 연속 감소세를 띄고 있으며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중국, 이란 등 주요 사형 집행 국가에서는 여전히 사형 관련 정보가 기밀로 취급되었기에 해당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자료로의 접근이 제한되어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 역시 사형 관련 정보 접근이 심각하게 제한된 국가 중 하나에 포함되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집행된 사형선고 및 사형집행과 관련한 상세한 정보가 외부에 공개된 적은 거의 없다. 외부에 알려진 정보 중 상당량은 탈북인 증언 또는 북한 내 소식통이 전하는 내용에 기반하고 있으며,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러 정황상 있으리라 추측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이후 북한 내부 정보로의 접근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 글에서는 2020 사형보고서 내 북한에 관한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의 최근 사형 현황에 관해 한국지부의 자체 분석을 짧게 정리해 보았다. 여기에는 사형과 관련한 북한 당국의 공식 자료와 함께 한국지부가 2020~2021년 탈북인 수십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 조사 자료가 활용되었다. 참고로 면접 조사에 참여한 탈북인은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2년 내 탈북해 한국에 정착했으며, 출신 지역과 연령대가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

‘+’의 의미와 북한의 사형

2020년 전 세계에서 기록된 사형선고와 사형집행

2020년 전 세계에서 기록된 사형선고와 사형집행

국제앰네스티는 2020 사형보고서에서는 북한의 사형선고와 사형집행 현황과 관련해 숫자가 아닌 ‘+’ 기호로만 표기했다. 이는 북한이 사형제도를 여전히 운용하고는 있는 것은 확인했으나 선고와 집행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북한은 사형제 존치 국가(Retentionist countries)로 분류된 55개국에 포함되었다.

북한의 법령에서는 사형제도와 관련한 기본적인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북한의 형법2015년 7월 22일 수정보충은 형벌의 종류를 총 9가지로 나누는데, 사형은 여기에 포함된다. 형법 제29조는 “사형은 범죄자의 육체적생명을 박탈하는 최고의 형벌이다. 범죄를 저지를 당시 18살에 이르지 못한자에 대하여서는 사형을 줄수 없으며 임신녀성에 대하여서는 사형을 집행할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 행위로는 ‘국가전복음모죄(제60조)’, ‘테로죄(제61조)’, ‘조국반역죄(제63조)’, ‘파괴, 암해해죄(제65조)’, ‘민족반역죄(제68조)’, ‘비법아편재배 마약제조죄(제206조)’, ‘마약 밀수, 거래죄(제208조)’, ‘고의적중살인죄(제266조)’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일반범죄에 관한 형법부칙2010년 10월 26일 수정보충을 통해 몇몇 특정 범죄 행위의 정상이 극히 무거운 경우 또는 개준성(改悛性)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바르게 고쳐먹는 특성이 전혀 없는 자에 대해서는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법령에 규정된 바와 같이 북한은 공식적으로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이다. 북한 당국은 자국의 사형제도와 관련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엄격한 검토를 거쳐 사형 판결과 집행이 이뤄진다고 강조해왔으나 여러 경로를 통해 외부에 알려진 내용은 이와 상반되는 경우가 많다.

사형 집행 방법

2013년 12월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前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행정부장

2013년 12월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前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행정부장(중앙 검은색 옷)

2020 사형보고서는 참수형, 전기의자형, 교수형, 독극물 주사, 총살형 등 5가지의 사형 집행 방법에 따라 국가를 분류했다. 북한은 총살형을 집행하는 국가에 포함되었다. 사형의 집행 절차와 방법에 관해 북한의 법령을 살펴보면, 판결, 판정 집행법1998년 11월 19일 수정보충 제32조는 “사형에 처할데 대한 판결의 집행은 재판소가 발급한 판결서등본, 사형집행지휘 문건을 받은 다음 총살 같은 방법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북한의 사형 집행과 관련하여 외부에 알려진 대부분의 사례는 총살형이다. 북한의 총살형은 일반적으로 처형 대상자의 목, 가슴, 다리 부분을 기둥에 묶은 뒤 신체 상단에서 하단 순으로 각 부분을 세 발씩 조준, 총 아홉 발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다수의 증언과 조사에 따르면 위에 기술된 일반적인 총살형 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극단적이고 잔인한 방식으로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북한의 사형이 그 무엇보다 반인륜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종종 대중이 참관하는 상태에서 공개처형 방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공개처형의 집행 경향

공개처형은 보는 이들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가져다준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탈북인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발병은 북한에서의 공개처형 목격 경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북한에서 공개처형은 전국 각지에서 집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지역 내 공터, 광장, 비행장 등 넓고 탁 트인 장소에 주민들을 집합시킨 뒤 총살과 같은 방식으로 처형이 집행된다. 처형장에 모인 주민들은 처형 장면을 목격할 수밖에 없다. 북한 당국은 공개처형을 통해 주민들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주입함으로써 국가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 자에게는 죽음뿐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국제앰네스티가 만난 증언자 대다수는 북한에 거주할 당시 인민재판 현장에 참석해 사형 선고와 공개처형 집행 과정을 목격한 경험이 있었다. 국제앰네스티가 수집한 자료 중 2020년에 일어난 공개처형과 관련된 정보는 2020년 미신을 믿은 사람에 대한 공개처형이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증언자의 다수가 공통적으로 201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점차 공개처형의 빈도가 줄어들었으며, 일부는 최근 소문만 들었을 뿐 본인이 살던 지역에서는 보지 못했다고 밝힌 점이다.

하지만 이들을 포함한 증언자 모두는 북한에서 여전히 비공개적으로 사형이 집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었다. 증언자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주민들이 참관하는 공개처형 방식의 사형이 최근 전보다 줄어들었을 뿐, 날로 강화되는 사회통제 및 억압 정책을 고려할 때 여전히 사형은 존재한다.” 즉, 공개처형의 감소가 결코 사형 집행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들은 모두 북한의 사법 체계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나타냈는데, 최근 뇌물의 만연으로 인해 법기관이 공정하지 않다고 진술했다.

사형에 대한 북한의 공식 입장

제3차 북한에 대한 UPR 심의에서 발언 중인 북한 당국자

2019년 5월 북한에 대한 제3차 UPR 심의에서 발언 중인 북한 당국자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사형제도에 관해 언급한 적은 거의 없다. 북한은 정치범수용소 운영, 표현의 자유 억압, 고문과 같은 자국의 주요 인권 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자국의 체제전복을 목적으로 한 적대국의 반공화국 모략 선전에 의한 날조된 사실’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거나 철저히 무시하는 등 부정해 왔다. 공개처형 또한 국제사회가 그동안 목소리를 높여 온 북한의 주요 인권 문제이지만 북한은 이를 부정하며 별도로 언급하는 것을 꺼려왔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 북한은 당국이 집행하는 공개처형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2019년 5월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북한에 대한 제3차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이하 ‘UPR’ 심의 중 북한 당국자는 자국의 사형제도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극히 드문 경우에 피해자들과 주민들이 공개 사형하여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경우에 그들의 의사를 심중히 고려하여 공개 사형을 하는 적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공개처형 집행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북한, 그리고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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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행위로 보는 북한의 인권 경시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국경 지역을 순찰 중인 북한 국경경비대

국경 지역을 순찰 중인 북한 국경경비대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이유로 사형을 집행하기도 했다. 2020년 11월 한국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그해 8월 북한 당국이 방역 규정을 어기고 국외로부터 물자를 반입한 핵심 간부를 처형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접경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중순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북한의 경찰기구인 사회안전성은 2020년 8월부터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이유로 국경 경비대에 북-중 접경 지역 1km 내 접근하는 비인가자에 대해서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9월 로버트 에이브럼스Robert B. Abrams 주한 미군 사령관 역시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에 1~2km의 완충지대를 설정 후 특수부대를 배치했으며, 월경자 적발 시 현장에서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언론을 통해서 중국 국적 민간인과 북한 주민이 북-중 접경 지역에 들어섰다가 사살된 사건이 여러 건 보도된 바 있다.

위와 관련한 사건은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도 발생했다. 2020년 9월 22일 북한군은 북한 영해에서 부유물에 의지해 표류하던 한국인 공무원을 먼 거리에서 신문한 후 사살했다. 3일 후 북한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로 한국 대통령에게 사과를 표하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왔으나 피격 전 수사 또는 사법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당국이 보여준 대처 방식은 재판 등 사법절차 없이 이뤄지는 즉결 처분의 방식을 통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에 대한 비사법적 사형, 즉 살인을 자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인륜에 반하는 극악무도하고 야만적인 행위이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사형제가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

국제사회의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에도 북한 당국은 개선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외부에 알려진 내용을 종합해 보면 북한은 사형을 범죄인의 생명을 박탈해 사회로부터 영구히 제거하는 반인권적 형벌로서뿐만 아니라 공포정치, 즉 체제 유지를 위한 사회통제의 수단으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사형제를 없애거나 유예한다는 것은 주요한 사회통제 기제를 하나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지도층의 권력과 사회 통제력 약화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사형제도가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알려진 사법제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사법제도는 심각한 불공정성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수없이 많은 개선 권고를 받은 바 있다. 당국의 자의적인 판단과 결정에 의해 누구든지 사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그 어느 나라보다 북한에서 시급히 사형제가 유예되거나 폐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준 태도를 볼 때 북한 당국이 이른 시일 내에 ‘사형집행 모라토리엄(유예)’ Moratorium on the use of the death penalty으로 돌아서거나 폐지 선언을 할 것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북한의 사형제 옹호 입장은 위에 언급된 2019년 5월 북한 UPR 심의 과정에서 공개처형을 애써 합리화하며 사형제를 두둔하는 북한 당국자의 태도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60년간 모든 국가에서의 사형제 폐지를 위해 지금까지 묵묵히 걸어왔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전 세계곳곳에서 사형제 폐지와 관련한 긍정적인 움직임은 계속 관찰되고 있다. 이는 2020년 사형보고서에도 볼 수 있듯이 전체적인 사형 감소 추세로도 나타났다. 북한을 포함한 모든 사형제 존치 국가가 사형집행 유예를 넘어 최종적으로 사형제를 폐지할 때까지 국제앰네스티는 이와 관련된 자료를 끊임없이 수집, 조사,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형제 존치 국가에 폐지 촉구를 이어갈 것이다.

토, 2021/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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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비난 후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옆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비난 후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옆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

대북전단금지법

2020년 12월 14일 한국의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약칭 ‘남북관계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었다. 국회에서 의결된 이 법은 같은 달 29일에 공포되었으며, 공포일을 기준으로 3개월이 지난 2021년 3월 30일부터 법의 효력이 발생했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은 이 특별법은 일명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또는 ‘대북전단금지법’으로 대중에 잘 알려져 있다. (이하 ‘대북전단금지법’)

논란, 그리고 상반된 입장

그러나 대북전단금지법은 입법 단계부터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국내외에서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법안 도입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설 만큼 양 측 모두 자신의 주장에 대한 나름의 명확한 근거와 이유를 가지고 있다.

법안에 찬성하는 측은 안전평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법안에 반대하는 측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의 접근법

양측이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가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위해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거나 무시되어서는 안 되는 주요한 인권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권적 측면에서 국제앰네스티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60여 년간 세계인권선언을 비롯한 국제인권규범에 근거해 독립된 활동을 펼치며 개별 사안을 다루는 데 있어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불편부당성不偏不黨性, Impartiality’을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다.[1] 이번 대북전단금지법 논란을 바라보는 국제앰네스티의 입장 역시 그동안 일관되게 유지해 온 기준을 바탕으로 한다. 아래 글에서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아놀드 팡Arnold Fang 동아시아 조사관이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국제앰네스티의 접근법을 간명하게 정리해 보았다.

우리는 대북전단금지법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에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먼저, ‘시민사회단체는 대북 전단을 살포해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단체의 활동을 제한해야 하는지’이다. 전자는 이들 단체에 의해 다른 이들, 특히 남·북한 사람들이 어떤 위험에 맞닥뜨리게 되는지와 관련이 있다. 후자는 정부가 정당한 이유를 내세워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제한하는지와 관련이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을 포함한 수많은 나라의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이슈를 다뤄왔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 우리의 입장은 국제인권법과 일치한다. 바로 ‘모든 사람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과 상관없이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과 상관없이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권리 행사에는 특정한 의무와 책임이 함께 한다는 것도 인정한다. 국제앰네스티는 ‘무위해성의 원칙The principle of ‘Do No Harm’’에 따라 개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활동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현재 북한의 상황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표현의 자유가 여전히 심각하게 제한돼 있다. 북한 당국의 사전 승인 없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인쇄물이나 시·청각 자료를 소지한 북한 사람은 자의적 구금, 고문 또는 기타 부당한 대우와 같은 다양한 인권 침해의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전단, USB 드라이브, 또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형태로 북한에 정보를 보내는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북한 사람들과 외부 간 의사소통이 현재와 같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정보 교류 방식을 추구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남·북한 경계를 넘나드는 정보 교류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계속해서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한다. 현재의 표현의 자유 제한이 한국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와 같은 제한을 결코 북한 당국의 위협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는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분리된 이산가족을 포함해 남·북한 사람들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허용하는 합법적인 경로를 개설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의 표현의 자유 제한이 한국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와 같은 제한을 결코 북한 당국의 위협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1. Amnesty International (1978) Impartiality and the Defence of Human Rights, London: Garden House Press.

월, 2021/05/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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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코로나19 격리기간 연장 보도

북한의 코로나19 격리기간 연장 보도

코로나19와 그 영향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취해진 북한의 국경 봉쇄가 어느덧 17개월을 넘어섰다. 북한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기간 외부와의 단절을 유지한 채 국경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다.

북한 내부로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제한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다수의 전문가는 장기간의 국경 봉쇄로 인한 여파가 다양한 형태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과 인권 감수성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작년 한 해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를 다룬 글을 통해 코로나19로 악화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조명한 바 있다. 특히, 과거 북한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방식을 통해 보여준 태도를 살펴보면서 북한의 방역 대책에서는 실질적으로 인권 감수성이 거의 고려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의 코로나19와 인권을 다룬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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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부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이후 베일에 감춰져 있던 북한의 인권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탈북인 수십 명을 대상으로 개별 심층 면접을 실시해 왔다. 대다수 증언자는 한국에 정착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사람들로 북한 내부의 상황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된 격리

북한의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특히 눈 여겨 볼 부분은 주민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격리 조치 간 발생하는 인권 문제다. 북한의 격리는 다른 나라의 그것과 유사하면서도 구별되는 점이 있다. 격리의 목적이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공통된 부분으로 꼽힌다. 반면, 목적에만 집중하다 보니 인간의 존엄성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주민들이 극한의 환경에 내몰리게 되는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북한에서의 격리는 사실상 구금과 동일한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격리 대상자는 강제적으로 실내에 구금되어 방치 상태에 놓인다. 격리 과정에서 국가의 지원이나 세심한 보살핌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격리 기간이 얼마가 되었든 격리 대상자는 스스로 살 궁리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격리 기간 발생한 인권 침해는 언제나 그랬듯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격리자를 확인하는 북한의 위생방역 일꾼

격리자를 확인하는 북한의 위생방역 일꾼

비참한 격리 환경

아래는 한국지부가 수집한 탈북인 증언 중 최근까지 북한에서 감염병 대응의 일환으로 취해진 격리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와 관련된 진술을 추려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이다. 고향, 연령, 직업 등 살아온 환경이 각기 달랐던 증언자들이지만 당국의 격리 조치에 대해서는 대체로 일관되게 진술했다. 특히,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본 욕구조차 제한되는 모습을 통해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격리 대상이 된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에 마주하고 있을 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격리는 고상한 표현이고 사실 북한에서는 따로 가둬 놓고 방치하는 것에 가깝다. 다른 나라의 격리처럼 식량이나 여러 지원을 해 주는 것이 아닌, 한 곳에 몰아 놓고 아무런 지원도 없이 그냥 죽으면 죽는 대로, 자기들끼리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사람들을 방치한다.

그냥 죽으면 죽는 대로, 자기들끼리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사람들을 방치한다.

탈북인 A

감염병 돌면 사람들을 집 안에 격리하고 소등하게 한 뒤 아예 밖으로 못 나오게 해서 병이 못 퍼지게 하는 식으로 한다. 백신 같은 것으로 치료하고 그렇게 하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국가에 돈도, 약도 없다 보니 격리된 사람들은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고 그런 식이다. 만약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격리되어 있다면 그 사람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냥 격리나 시켜서 경과를 보다가 죽으면 내다 파묻고 그렇게 처리한다. 거기서 어떻게 살아난다는 말인가?

그냥 격리나 시켜서 경과를 보다가 죽으면 내다 파묻고 그렇게 처리한다.

탈북인 B

사람들은 격리 중에 먹을 것 떨어지면 그냥 굶어야 한다. 나라에서 따로 챙겨주거나 그런 것은 없다. 먹을 게 없으면 그냥 굶는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 없이 자기가 알아서 살아야 한다.

사람들은 격리 중에 먹을 것 떨어지면 그냥 굶어야 한다.

탈북인 C

조그마한 씨앗이라도 생기면 그것을 아예 절단해 버리고 없애 버린다. 없애 버린다는 것은 사람들을 강제로 집 안에 가둬서 1~2달 정도 밖에 못 나가게 하는 것을 말한다. 집 안에 강제로 오랫동안 가둬 놓아서 굶어 죽는 사람도 나오곤 한다. 최근 북한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2021년 초에도 그렇게 죽은 사람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격리되었다가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었다고 하더라.

집 안에 강제로 오랫동안 가둬 놓아서 굶어 죽는 사람도 나오곤 한다.

탈북인 D

2021년 2월 코로나19 방역때문에 △△시에서 20일 정도 사람들을 집 안에 격리했다고 전해 들었다. 당시 음력 설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집 안에 있었다고 하더라. 도로 자체를 다니지 못하게 막았다. 코로나19 때문에 봉쇄되어서 먹을 게 없다 보니 엄청 힘들게 보내야 했다고 하더라.

먹을 게 없다 보니 엄청 힘들게 보내야 했다고 하더라.

탈북인 E

인민반장이 돌아다니면서 먹을 것을 나눠 주기도 한다. 격리되었다고 해서 굶어 죽거나 그런 것은 드물다. 하지만 사람 사는 것이 아닐 정도였기에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2020년 11월 2일부터 20일까지 ◇◇시를 완전히 봉쇄한 적이 있다. 일체 집 밖으로 못 나온다고 공문을 발표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화장실이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 북한 사람들은 보통 주택에 사는데 주택의 경우 화장실이 없는 집도 많다. 그래서 공동변소를 이용한다. 내가 살던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학교 화장실을 이용하곤 했다. 그러자면, 부득이하게 큰 길로 나가야 하는데 그런 것을 모두 차단해 버렸다. 용변을 보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못 가게 막는 것이다. 임시로 집 구석에 땅을 파서 용변을 해결하고 그래야 한다. 사람들이 더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다.

용변을 보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못 가게 막는 것이다.

탈북인 F

월, 2021/05/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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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민들은 고난의 행군 이후 지난 30여년 동안 생존하기 위해 필사의 투쟁을 계속해왔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생존의 기술을 체득하였고 최소한 굶어죽지는 않는다. 이런 평가가 정설로 굳어져왔다. 그러나, 2017년 대북제재 강화와 2019년 코로나봉쇄 이후 북한의 극단적인 봉쇄가 식량위기를 더욱 강화하면서 북한인민들의 생존상황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는 ㅌ`가운데, 김정은총비서는 지난 2021년 4월에 있었던 제 6차 당세포비서 대회에서 제 2 고난의 행군선언을 선언하였다.

“나는 당중앙위원회로부터 시작하여 각급 당조직들, 전당의 세포비서들이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하였습니다.”

왜 부정했던 고난의 행군을 김정은 총비서는 다시 언급하게 되었을까?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김정은총비서의 고난의 행군 선언을 “사생결단의 배짱과 공격전의 정신, 전화위복의 전략”이라고 정의하였지만 이는 수사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관측은 제 2고난의 행군언급은 김정은 정권의 ‘대중적 공포정치’의 예고판이라고 보고 있다. 기실 제 2 고난의 행군 이야기가 외부에서 나오기 시작한 시기는 2018년부터이며 국정원은 2018년도부터 제 2의 고난의 행군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안보리 결의 2375호(2017년 9월 )과 2397호(2017,12월22일)의 효과이다. UN 안보리 대북결의에서 대북원유공급을 전보다 75%나 줄이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북한경제가 어려워지면서 2018년 신년사에서 이를 엄혹한 도전에 부닥쳤다고 표현한 바가 있다.

이번 고난의 행군선언은 북조선 역사상 세 번째의 고난의 행군이다. 첫 번째 고난의 행군은 김일성이 1938년 말~1939년 초 지독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면서 항일투쟁을 했던 역사적 경험을 말하고, 그 이후 북한 권력층이 고난의 행군 언급시는 사상과 정신력으로 강인하게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의미가 되었다. 두 번째 고난의 행군은 1996년 1월 1일 김정일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고난의 행군을 말한다.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은 백두밀림에서 창조된 고난의 행군정신으로 살며 싸워 나가야 한다”. 이는 1990년대 계속되는 국제적 고립과 자연재해, 경제난, 기아를 극복하고 사회적 이탈을 막으며 체제 수호를 하자는 정신을 의미한다. 반면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고난의 행군의 기억은 1990년대 중반 북한사회가 경험한 대규모의 ‘기아와 아사(餓死)’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을 통해 감지되는 최근 북한에서 들려오는 몇 가지 현지소식은 다음과 같다.

 

과거와는 달라진 북한사회 죽음의 양상: 조용한 고독사나 소리없는 아사가 늘어난다

지난 2020년에도 독거노인들의 고독사가 함경북도에서 30여명 발생하여 북한 당국에서 인민반이 이러한 노인들을 장악해서 돌봐주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었다. 데일리NK소식통에 의하면, “최근에 함경북도 인민위원회는 이번 태풍 기간에만 36명의 노인들이 집에서 홀로 사망했다는 통계자료를 통보하면서 이에 대한 조치로 동사무소들에서 노인들을 책임지고 돌봐줄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도에 북한을 떠난 북한출신 주민들은 배급을 못 받아 쓰러져 죽는 사람들은 없어졌으나, 식량과 땔감이 없어서 죽어가는 조용한 고독사는 꽤 있다고 전한다. 과거 고난의 행군시절 대규모 배급의 일제 미공급사태로 죽던 것과는 달리 소리없이 조용히 죽는다는 것이다. 음독, 가족단위의 자살 등 생활고로 인한 죽음들은 그냥 병으로 죽었다고 포장된다. 공화국인민은 자살을 할 수 없다는 불문율이 마지막 가는 길에도 그들을 옭아매고 있는 것이다. 북한사회에서 기아로 인한 죽음은 남부끄러운 일이기에 그들은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죽는 길을 선택한다.

 

20214월의 평양, 배급이 끊기다

평양은 배급을 준다는 점에서 특권적 지위를 점해왔고, 평양시민이 되는 것은 북한인민들의 로망이었다. 왜 평양은 로망인가? 평양을 제외한 다른 도시지역에서 배급은 이미 주지 않은지 수십년이 되었지만, 평양은 배급을 주었다. 그런데, 이변이 발생했다. 2021년 4월 이후 현재까지 평양시에서 공민에게 배급이 전혀 없었다고 보도되었다. 10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2021년 4월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 즈음 열흘치 배급이 나온 후 두 달 동안 평양 배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평양 시내 배급소에 보관돼 있는 식량도 없는 상태다. 최근에는 일반 시민들에게 배급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교화소 등 구금시설 출소자로 당장 생계 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지방에서 평양으로 근무지를 이전한 안전원(경찰)과 군인들조차 배급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로나 방역과 아사의 기로 사이: 삭주군 봉쇄령 해제 사례

자신의 국민들이 굶주려죽는 것을 좋아할 지도자는 없을 것이다. 삭주군에서 밀수로 인해 내렸던 봉쇄령이 아사자로 인해 풀린 사례는 기아와 방역봉쇄 사이에서 인민들의 생존을 위해 봉쇄를 푼 사례이다. 코로나 봉쇄를 어기고 밀수를 해서 군 전역에 봉쇄령을 내렸던 삭주군은 봉쇄로 인해 아사자들이 속출하자 삭주군의 인민반장들은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세대가 늘어나던 찰나에 굶어 죽는 사례까지 나타나자 동사무소와 동 담당 주재원(안전원)들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는 주민 내부 동향을 보고하고 봉쇄 해제를 건의했다.

이 같은 동향 보고는 동당비서를 통해 군당에도 전달됐고, 군당은 곧바로 “이러다가는 주민들이 다 굶어 죽을 판이다. 지금 노인이나 어린이가 있는 집들이 특히 어렵다. 배급을 주던지 열어야(봉쇄를 풀어야) 한다”면서 중앙비상방역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중앙비상방역위원회는 삭주군 주민들의 어려운 사정을 참작해 봉쇄령을 해제했다.

 

북한 송금: 다급한 탈북자들과 수척해진 가족사진

지금 탈북민들의 마음은 굶주리고 있을 북한 가족들로 인해 마음이 그 어느때보다 다급하다. 탈북민들이 자신들이 북한에 돈을 들여보낸 후에 가족들의 사진을 한 장 받게 된다. 가족들은 그들이 보낸 돈을 들고 있고 수척한 기색으로 서있다. 탈북민들은 수심에 찬 얼굴로 가족들의 사진을 가리키며 그들의 얼굴이 얼마나 상했는지를 설명한다. 물론 나야 원래의 얼굴을 모르니 얼마나 상했는지 알 길은 없으나 말랐다는 것은 알겠다. 어찌 모든 북한인들은 그렇게 작고 말랐나.

지난 20여년간 탈북민들이 북한의 가족에게 돈을 보낼 때 보안관련 북한 내부 감시자들은 은근히 협조적이었다. 대한민국에 온 탈북자들이 가족에게 돈을 보내면 그 돈의 일부를 감시자들과 나누어 먹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0년 1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전원회의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새로 채택하고 주민들이 남한을 비롯한 외부 문화에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고 나서면서 외부 특히 대한민국과의 불법전화 일제단속이 유례없이 강화되었고, 탈북민들은 돈을 북한 내부 가족에 보내는 데 있어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당국이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또 다시 불법 손전화기(중국 휴대전화)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되었으며, 불법 손전화기로 한국과 연계하거나 내부 정보를 유출할 경우 최고 사형에 처한다는 엄중한 경고가 있었다.

”지난 2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불법 손전화기로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과 연계하거나 돈을 받아쓰는 행위를 ‘반사회주의, 반국가적인 범죄행위’로 규정한데 이어 이를 철저히 대책할 데 대한 최고지도자의 지시가 5월초에 내려졌다”면서 ”이 지시에 따라 당, 보위성, 사회안전성 합동검열조가 편성되고 불법 손전화를 가지고 한국과 연계하거나 한국에 있는 가족, 친척들로부터 돈을 받는 행위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이번처럼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한국과 통화하거나 송금을 받는 행위를 거론하며 완전 차단할 데 대해 지시하기는 처음이어서 분위기가 살벌하다.”

최근 한국에 사는 탈북민들의 심정은 가족들 생각에 초조하기 이를데 없다. 요즘 북조선 전 인민이 유례없는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으며 특히, 대한민국에 가장 많이 오는 혜산시 주민들의 경우에도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어 코로나감염증 사태로 국경이 원천 봉쇄되어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북한내부로 송금을 보내려면 50%정도를 송금수수료로 내거나 아예 송금이 전해지지 않아도 좋다는 각오로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게 탈북민들의 전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온 탈북민들일수록 일을 가리지 않고 일감을 찾아 전국을 떠돌다시피 하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으고 있다. 북한 내부의 가족들의 생계는 막연하고 자신으로 인해 탈북자 가족이라는 낙인이 찍힌 가족들을 위해 돈을 보내려고 한다. 현재 나 자신의 앞날이나 육체보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 소액이나마 북한 가족에게 보내야만 한다는 절박성이 이들의 여윈 육체를 오늘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 민중들의 생계의 어려움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재난은 2017년 이후 강화된 대북제재로부터 비롯되었다. 북한당국과 미국, 핵을 가지고 밀고 밀리는 과정에서 북한의 인민들은 더욱 극단적인 생존의 위기로 몰리고 있다. 무력한 방관자인 우리역시 상황으로 몰고 가는 데에는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2020년부터 코로나 방역봉쇄 조치가 겹쳐지면서 더욱 갈수록 북한인민들의 생존은 악화일로를 위태롭게 걸어가고 있다. 북한당국이 코로나 봉쇄를 풀수 있는 보건환경을 만들도록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그도 저도 어렵다면 북한내부의 엄중한 상황에서 더 이상 굶주려 죽는 사람이 없도록 일단 쌀이라도 보내야 한다. 북측 민중의 궁핍과 고통에 대한 시민적 연대 없이 한반도의 일상의 평화는 가능한가? 우리 자신을 뒤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북한의 1990년대 중반 기아(飢餓)를 떠올리는 평가들이 대두되고 있다. 북한의 “고난의 행군”은 기본적으로 일상적 삶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을 전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권의 입장’과 ‘주민의 입장’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석된다.

지난 30여년 동안 이미 북한민중들은 생존을 위해 지난한 식량투쟁을 벌여왔기에 고난의 행군이 선포된 이후에 앞으로 어느 정도의 궁핍과 굶주림이 기다릴지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김화순

화, 2021/06/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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