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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579]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사이의 회색지대 '플랫폼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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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579]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사이의 회색지대 '플랫폼 노동'

admin | 수, 2021/06/16- 20:39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사이의 회색지대 '플랫폼 노동'

법의 존재 이유는 노동하는 시민의 권리 보장

 

김주호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정부는 현재 여당과의 공조 하에 소위 '플랫폼종사자보호 4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플랫폼 종사자 보호 대책'의 일환으로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권익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플랫폼종사자보호법'을 비롯해 '직업안정법', '고용정책기본법', '근로복지기본법'을 제정하는 것을 그 골자로 한다. 플랫폼 노동자에게 더 나은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는 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전국민 고용보험의 틀 속에서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공언한 바 있다. 플랫폼 노동자를 직접적 수혜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특례를 개정함으로써 플랫폼 노동자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서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였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노동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하다.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정부의 대책에 노동계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반발한다.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사이의 회색지대

 

논쟁의 핵심은 다수의 플랫폼 노동자가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다는 데 있다. 플랫폼 노동자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플랫폼 노동은 서비스 장소에 따라 크게 웹기반형과 지역기반형으로 구분되는데, 번역이나 디자인처럼 온라인으로 일감을 받아 작업하고 그 결과물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웹기반 플랫폼 노동자는 대체로 자영업자(프리랜서)에 속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온라인을 통해 얻은 일감을 오프라인의 특정 장소에서 수행하는 지역기반형 플랫폼 노동자, 그 중에서도 특히 교통 및 배달 직종의 플랫폼 노동자들이 회색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배달의 민족, 카카오드라이버 등을 통해 일상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바로 그들이다.

 

이들이 수행하는 노동 자체는 내용상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당 이름이 쓰인 철가방을 든 배달부와 플랫폼 기업의 이름이 쓰인 배달통을 가진 라이더는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원하는 장소에 직접 배달한다는 점에서 똑같은 일을 한다.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업무 수행 과정에서 통제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도 동일하다. 라이더는 식당 주인의 직접적 지시와 통제를 받지는 않지만 수락률과 평점 등을 통해 플랫폼 기업에게 평가받고 그에 따라 일감 배분에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가격 결정은 물론 가격 협상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라이더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의 다수는 공식적으로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이다.

 

지위의 회색지대에서 법의 사각지대로

 

회색지대에 있는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자로 볼 것인지 아니면 자영업자로 볼 것인지는 그 자체로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노동자의 성격을 강하게 띠는 플랫폼 노동자가 자영업자로 오분류됨에 따라 노동자에게 응당 주어진 기본적 권리와 사회적 보호에서 배제된다는 데 있다. 노동자는 노동법을 통해 기본적 근로조건과 노동3권을 보장받고 사회보장법을 통해 실업과 산재와 같은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일단 법적으로 근로자(노동자)임을 인정받아야 한다. 노동법의 양대 축을 이루는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은 법의 적용 대상인 근로자를 다소 상이하게 규정하지만 둘 다 일정 기준에 따라 근로자성을 판단하고 근로자로 인정받은 사람에게만 그에 수반하는 권리와 보호를 제공한다. 근로자성은 사회보장법, 특히 노동자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고용보험법과 산재보험법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두 법의 적용 대상이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규정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이 근로자성을 입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근로자성의 판단 기준이 전통적 산업사회에 일반적이었던 고용관계와 노동방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사용자와의 근로계약 없이 특정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에 매이지 않고 여러 플랫폼에서 일감을 얻어 건별로 일을 처리하고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 노동은 고용관계 다변화의 가장 극단적 형태다. 이런 노동을 하는 이들에게 예컨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의 주요 기준인 전속성(주로 하나의 사업에 노무를 제공해야 함)과 계속성(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해야 함)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행법은 기존의 전형적인 노동자와 동일한 잣대를 플랫폼 노동자에게 들이대어 근로자성을 판단한다. 다수의 플랫폼 노동자가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이유이다.

 

법의 존재 이유, 노동하는 시민의 권리 보장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 노동자를 보면서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의 존재 이유를 상기해 본다. 주지하듯 노동법은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필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은 각각 근로조건의 최저 기준과 노동3권을 보장한다. 사회보장법은 빈곤, 실업, 질병, 장애와 같은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사회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이 중 산재보험법과 고용보험법은 사회구성원의 다수인 노동자를 실업과 산재로부터 보호한다.

 

이러한 법들은 시민권(citizenship)의 토대 위에서 형성되었다. 시민권, 그것은 공동체의 성원에게 '응당' 주어진 지위이다. 잘 알려진 대로 마샬은 시민권을 공민적, 정치적, 사회적 요소로 구분하고 그것이 이 순서에 따라 단계적이고 누적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간명한 통찰에 가려 자주 놓치게 되지만 사실 마샬이 시민권의 발전 과정을 되짚은 것은 시민이라는 지위에 수반된 권리가 어떻게 계급 불평등과 경제적 불평등의 완화에 기여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자본주의에서 필연적인 이러한 불평등에 직접적으로 도전한 것은 단연 사회적 시민권이었다.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는 것이 사회권(social right)이라는 이름하에 시민의 정당한 권리로 정립됨에 따라 사회보장법제와 복지국가가 형성될 수 있었다. 마샬의 시민권 이론에서 주변화되어 있지만 산업적 시민권도 중요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노동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결사체를 조직하여 대등하게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는 권리 등이 노동하는 시민에게 주어진 것이라는 인식이 없었더라면 노동법은 필요하지도 형성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지체된 법과 침해된 시민의 권리

 

하지만 시민권과 노동법·사회보장법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이는 시민권이 기본적으로 지위인 데 반해,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은 이 지위에 수반된 권리에 대한 규정이기 때문이다. 시민의 지위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일단 시민이 누구인지, 그래서 이 지위를 부여받을 사람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규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배제될 수 있다. 노동하는 시민에게서도 마찬가지다. 열악한 근로조건, 사용자와의 불균등한 관계, 노동과정에서의 위험 등으로부터의 보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보호를 받을 대상이 누구인지가 규정되어야 하는데, 이 규정에 따라 실제 노동하는 시민임에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과거에는 시민권과 노동법·사회보장법의 간극이 그리 크게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다. 노동하는 시민, 즉 노동법과 일부 사회보장법의 적용 대상으로서 근로자를 규정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금의 대가로 노무를 제공하기로 특정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맺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오랫동안 같은 직장에서 특정 시간에 사용자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라 일하는 것이 '표준'이었다. 노동하는 시민이지만 법률상 근로자가 아닌 경우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고용관계는 다변화되었고 노동방식은 급변했다. 표준적 고용관계는 더이상 표준이 아니라 일부 노동자에게만 주어진 하나의 '특권'이 되었다. 노동시장의 다른 한편에서는 표준적 고용관계에서 벗어나거나 고용관계 자체가 없는, 그리하여 임금과 노동조건, 사회적 보호, 정치적 이해대변의 가능성 등 모든 면에서 훨씬 더 취약한 일군의 노동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법은 전통적 산업시대에 만들어진 잣대를 들이대며 이들을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 결과 법의 보호를 가장 필요로 하는 이들이 오히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이 발생한다.

 

플랫폼 노동자는 이 모순의 가장 극명한 예이다. 상당수의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열악한 근로조건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의 보호도 제한적이다. 합법 노조를 결성하여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쉽지 않다. 이는 단순히 노동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권의 문제다. 시민에게는 응당 주어진 지위가 있고, 그 지위에 수반된 권리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하지만 지체된 법에 의해 노동세계에서 시민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 노동하는 시민에게 응당 주어져야 할 지위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

 

근로자의 지위가 노동하는 시민의 지위인 시대는 끝났다. 하지만 법은 이 변화를 아직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법이라는 것이 현실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가 아니라 사후에 충분한 검토를 거쳐 개정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심도 있는 논의와 숙고가 필요한 일인 만큼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노동하는 시민의 지위를 판단할 새로운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시민권의 토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플랫폼 노동을 위한 대책들을 보면서 드는 단상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s://www.pressian.com/pages/author/10069" rel="nofollow">클릭https://www.pressian.com/pages/search?sort=1&search=%EC%8B%9C%EB%AF%BC%E... rel="nofollow">)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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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 노동의 확대와 복지국가 혁명1) 

 

백승호 |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970년대 이후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질적으로 변화해 왔다.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서비스 경제사회가 도래하였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인지혁명은 자본축적의 원천을 노동력에서 지식과 정보로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변화는 고용계약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표준적 고용관계(Standard Employment Relationship, SER)가 해체되었고, 비전형적이면서 유연한 고용이 확대되었다. 이들 일자리의 대부분은 여성, 노인, 청년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에 의해 충당되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경제, 사회구조의 변화는 삶의 불안정성을 일상화해왔다. 이러한 삶의 불안정성은 고용의 불안정성, 소득의 불안정성,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불안정성의 순환구조를 형성하고 있다(이승윤, 백승호, 김윤영, 2017).  

 

플랫폼 경제와 고용의 불안정성

불안정 노동과 관련하여 우선 주목해야할 것이 고용의 불안정성이다. 고용불안정성은 소득불안정성,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는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산업사회에서 정규 고용관계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안정적 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근간이었다. 기본적으로 정규 고용관계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이고, 전일제이며, 종속 고용이다. 또한 상당한 근로소득을 제공하고,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없는 고용관계이다(Eichhorst 등, 2012). 그러나 정규 고용관계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고, 동시에 정규 고용관계를 벗어난 비표준적 고용형태의 다각화가 심화되고 있다. 고용형태의 다각화 방식은 크게 근로기간을 제약하는 방식과 고용관계의 속성을 2자 고용관계에서 삼각 근로관계나 위장된 고용관계로 변형시키는 방식(가짜 자영업, 파견근로나 용역근로와 같은 삼각근로관계, 도급근로)이 있다(서정희, 백승호, 2017). 

 

고용의 불안정성 확대와 관련하여 최근에 플랫폼 노동이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이란 재화와 서비스가 거래되는 온라인상의 기반을 의미하며, 플랫폼 노동이란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처럼 거래되는 노동을 의미한다(황덕순 외, 2016). 플랫폼 경제에서의 근로관계 혹은 계약관계는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크라우드 노동(crowdwork)이고, 다른 하나는 주문형 앱 노동(on-demand work via app)이다. 먼저 주문형 앱 노동은 온라인 플랫폼이 수요공급의 중개역할을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대면접촉이 이루어지는 형태의 노동을 의미한다. 택시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 한국에서의 대리운전 및 퀵서비스 음식배달 앱 노동이 대표적인 예이다(황덕순 외, 2016). 반면에 크라우드 노동(crowdwork)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개되어 온라인으로 불특정 다수의 노동자들이 참여하여 이루어지는 군중노동을 의미한다.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Amazon Mechenical Turk, AMT)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는 작업 요청자가 플랫폼에 작업 내용을 등록하면, 다수의 군중들이 작업을 하고 작업한 양만큼 보상을 받는 서비스이다. 

 

이상과 같은 플랫폼 경제의 고용관계는 기존의 산업노동관계와 구분하여 ‘디지털 고용관계’로 명명되기도 한다(황덕순 외, 2016). 디지털 고용관계에서는 고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가 플랫폼을 통해 업무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경우 전형적인 삼각 계약 관계가 관찰된다. 한편으로는 고객(기업, 최종사용자, 클라이언트, 작업요구자)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재화와 서비스 제공자)가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이 이들을 중개함으로써 경제과정이 이루어진다. 온라인 플랫폼에 고객은 일감을 의뢰하고, 노동자는 그 일을 받아 가는데, 온라인 플랫폼 운영자는 웹사이트를 관리하고 개발하거나, 노동자와 고객의 계약관계를 중재하는 일종의 노동시장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에서는 누가 이용자인지, 누가 근로자인지 사전에 알기 어렵고, 고객이 특정인을 선택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가 근로자인지, 아니면 자영업자인지, 또한 사용자는 누구인지 규명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이들 플랫폼 경제에서의 고용관계는 표준적 고용관계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모호한 고용관계(이주희 등, 2015), 가짜자영업관계(서정희, 박경하, 2015)가 온라인 플랫폼 기반에서 훨씬 더 용이해진다. 불안정 고용의 확산과 관련하여 플랫폼 노동이 지목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까지 플랫폼 노동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는 거의 없다. 맥킨지글로벌 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는(Manyika et al., 2016) 독립노동자에 대한 현황조사를 통해 플랫폼 노동이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보고서는 독립노동자의 특성을 ‘높은 수준의 자율성, 업무나 판매량을 기반으로 한 보상, 소비자와의 단기간 계약관계’로 정의하고 영국 등의 독립노동자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30%, 미국 26%, 독일 25%, 스웨덴 28%, 스페인 31%가 독립노동자로서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의 프리랜서 유니온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노동인구의 34%가 긱 노동자(gig worker: 조직과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수입을 올리는 노동자), 일용직, 임시직, 우버 드라이버를 포함한 온/오프라인 인력업체 계약자 등 독립계약자와 자영업자라고 보고하고 있고, 회 계법인 Intuit는 2020년 전체 노동인구의 40%가 독립계약자, 프리랜서 등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Intuit, 2010). 한국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 온라인 플랫폼 노동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플랫폼 경제 소득 및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노동력의 활용은 기업의 이익극대화 논리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력을 착취하는 특별한 작업방식이 조장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회적 보호 수준이 매우 열악할 뿐 아니라, 대부분 최저소득 집단에 속해있으며,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황덕순, 2016). 먼저 한국의 경우 플랫폼 노동의 사회보험 배제 수준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의 사회보험 배제는 특수고용형태 노동자들의 사회보험 배제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플랫폼 노동은 특수형태고용의 조직방식 변화, 임금근로자의 특수형태고용 전환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황덕순, 2016), 플랫폼 노동에서도 특수고용형태와 동일한 논리도 사회보험의 법적 배제가 발생한다. 기존의 조사결과들을 살펴보면, 특수형태고용 노동자들의 사회보험 적용률은 불과 7%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사회보험적용 비율은 산재보험이 12%인 것을 제외하면, 고용보험, 공적연금, 국민건강보험에서의 적용률이 약 7% 수준에 불과했다(조돈문 외, 2015).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회보험 뿐 아니라 소득수준도 매우 낮다. 앱을 이용한 대리운전과 음식배달업에 대한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대리운전의 경우 프로그램 사용료, 대리운전보험료, 이동비용을 제외한 월 순수입은 평균 181.5만원이었고, 200만원 미만인 사람들의 비율이 60%에 달했다(황덕순, 2016). 앱음식 배달업의 경우에는 각종 비용을 제외한 월 순수입이 평균 230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는 조사대상 61% 이상이 10시간 이상 일하는 앱음식 배달업의 장시간 노동 관행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며, 시간당 임금은 8,79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황덕순, 2016). 

 

또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소득수준은 편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 ILO에서 실시한 미국과 인도의 크라우드 노동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노동자의 평균 소득은 1-5.5달러였지만,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 근로자의 10%는 시간당 10달러 이상의 수입을 유지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 업무의 90%는 시간당 2달러 이하의 업무였다(황덕순 외, 2016). 플랫폼 노동의 소득수준은 대부분의 저소득 노동자와 일부 고학력, 고숙련 중심의 고소득 노동자로 양극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질적인 변화와 복지국가 혁명

앞에서 고용, 소득,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이 순환되고 불안정 노동이 확산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고용형태의 다각화로 설명하였다. 복지국가에서 고용계약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전통적 복지국가의 사회정책이 유급노동에 대한 보호 특히 임금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주요한 목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적 산업사회에서의 표준적 고용관계가 해체되어 간다는 것은 전통적 복지국가의 설계도를 다시 그려야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고려해야할 것이 있다. 자본주의의 질적인 변화이다. 그 변화의 핵심은 산업자본주의에서 인지자본주의로의 전환이다. 현 단계 자본주의는 노동력에 의해서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에 의해서 가치가 창출된다. 지식과 정보의 조직화를 통해 가치가 창출된다는 것은 자본형성에서 사회적 성격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여기서 사회적 성격은 지식축적의 역사성, 집단성과 관련된다. 지식은 오랜 시간을 거쳐 축적되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식은 동시대 대중들의 집단적 활동에 의해 축적된다. 이는 인지혁명의 시대에 특히 더 그러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가치 창출 수단인 빅 데이터는 시민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자료를 검색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과정에서 생산된다. 심지어는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도 빅 데이터는 구축된다. 

 

이 빅 데이터는 알고리즘 기술의 혁신적 발달과 결합하며 자본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2) 과거와 달리 생산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노동자 뿐 아니라, 직접적 생산과정의 외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빅 데이터가 자본축적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기반 기업들도 빅 데이터를 광고 및 생산과정에서 활용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 프로슈머(prosumer)3)라는 개념은 이러한 현상들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초과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공개하여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그 알고리즘 속에서 활동함으로써 지대를 극대화하게 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이것이 이른바 플랫폼 경제 과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지대는 현재 지대 형성에 기여한 일반지성에게 분배되기보다는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통적 산업사회의 토지라는 공유지에 비견되는 인지자본주의 시대의 '가상 토지'라는 공유지에서 기업들은 새롭게 지대를 추구 하고 있고, 플랫폼 경제에서 이러한 지대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의 지대 독점에 대한 규제는 매우 제한적이다. 가이 스탠딩(Standing, 2016)은 지식특허에 과도한 독점권을 부여하고 지대 추구를 용인하는 현대 자본주의를 지대자본주의(rentier capitalism)라 명명하며 비판하고 있다.4) 

 

인지자본주의로의 전환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생산과정에 기여한 일반지성들에 대한 시장에서의 1차적 분배를 왜곡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재분배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통적 산업사회에 만들어진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체제는 노동을 전제로 한 재분배 시스템이다. 그러나 인지자본주의하에서의 노동시장은 ‘플랫폼 노동’, ‘모호한 고용’ 등이 확산되면서 전통적 사회보험 시스템에 포괄되지 못하는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체제는 더 이상 인지자본주의라는 생산체제의 질적인 변화를 반영하여 사회적 보호의 기능을 충분히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전통적 산업사회의 복지체제와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생산체제 사이의 제도적 부정합은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전략이나 사회보험 강화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국가에서 더 나아가 기본소득 중심의 새로운 복지국가 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본소득은 모두가 가치 창출에 참여하고 있지만, 일부 플랫폼 기업들에게 독점되고 있는 부를 공정하게 배당하는 방식의 1차적 분배 혁명이며, 노동 없는 미래의 도래에 대비하기 위한 2차적 복지국가 혁명이다. 

 

복지국가 제도들의 정합적 재구성

물론 여기서 언급하는 복지국가 혁명이라는 것이 현 시점에서 기본소득으로 사회보험을 대체해야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기본소득과 사회보험은 상호보완적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사회보장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보아도 사회변화에 의해서 새롭게 도입된 제도와 이전의 제도들 사이의 관계는 대체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였다. 서구에서 16세기 대량 빈곤이 발생하자 기존의 빈곤구제 방식이었던 자선은 대량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대량빈곤이라는 새로운 문제는 공공부조의 제도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공공부조 이전 시기 빈곤구제의 역할을 담당했던 자선은 사라지지 않고 공공부조와 상호보완적인 기능을 수행하였다. 

 

19세기 말 이후 빈곤을 넘어 실업, 질병, 노령으로 인한 소득상실의 문제가 새로운 사회문제도 등장하면서 기존의 공공부조 제도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이는 사회보험의 도입으로 이어졌고, 사회보험이 복지국가의 핵심적 제도로 안착되는 과정에서도, 이전의 공공부조 제도는 소멸되기는커녕 오히려 사회보험과의 상호보완적 관계 속에서 발전되어왔다. 현 시기 필요한 복지국가 혁명도 마찬가지다. 앞서 언급한 불공정한 분배의 문제 뿐 아니라, 기존의 사회보험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사회적 위험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기본소득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논의는 기본소득과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정합적 재구성 방식에 있다.

 

 


1) 이 글은 김교성, 백승호, 서정희, 이승윤(2018). 기본소득이 온다. 한국형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 사회평론 아카데미.(3월 발간)의 일부를 수정하였습니다.

2)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가치는 주로 빅데이터를 통해 창출된다. 2018년 1월 기준 기업 시가총액은 애플 927조원(1위), 구글 778조원(2위), 페이스북 547조원(5위)이다. 2017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1,600조였다. 
3)  프로슈머(prosumer)는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이 개념은 소비자가 소비 뿐 아니라 제품개발과 유통과정에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하기위해 사용되고 있다. 
4) 2016년 기준 구글이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 규모만 약 4조 5천 억 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이 매출의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플레이스토어 판매 수수료 수익만 1조 3천 억 원 규모이다. 이런 매출에 부과할 수 있는 세금이 부가가치세와 법인세이다. 부가가치세는 2015년부터 부과되었는데, 구글은 부과된 부가가치세 10% 만큼 앱 가격을 인상하여 과세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였다. 법인세의 경우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둔 기업에 부과할 수 있는데, 구글은 고정사업장이라 할 수 있는 ‘서버’를 싱가폴에 두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에 대해 국세청은 법인세를 부과하고 있지 못하다. 구글 뿐 아니라, 페이스북, 애플 등도 마찬가지이다.  

 


 

<참고문헌>

김교성, 백승호, 서정희, 이승윤(2018). 기본소득이 온다. 한국형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 사회평론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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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덕순 외(2016). 「고용관계 변화와 사회복지 패러다임 연구」. 한국노동연구원.

 

Eichhorst, Werner, and Paul Marx(2017). "Whatever Works: Dualization and the Service Economy in Bismarckian Welfare States." In The Age of Dualization: The Changing Face of Inequality in Deindustrializing Societies: Oxford University Press.

Intuit(2010). Twenty Trends That Will Shape The Next Decade. INTUIT 2020 Report. 

Manyika et al.(2016). Independent Work: Choice, Necessity, and The Gig Economy, McKinsey Global Institute.

Standing, G. (2016). The Corruption of Capitalism: Why Rentiers Thrive and Work Does Not Pay. Biteback Publishing.

 
목, 2018/03/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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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 노동의 시대

 

신광영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문제제기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불안정 고용이 새로운 시대의 키워드가 되었다. 취업을 통해서 임금소득을 얻어야 생존이 가능한 대다수 사람들에게 고용안정은 개인과 가족의 삶의 안정과 직결된다. 고용의 불안정은 삶의 불안정을 가져와 삶의 질을 낮추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비표준적인 고용형태는 정규직과는 다른 고용형태 일반을 지칭한다. 표준적인 고용은 지속적으로 고용이 보장이 되고(open ended), 전일제(full time)로 일을 하며, 직접(direct) 고용되어 고용주의 지시에 따라서 일을 하고, 고용주로부터 보수를 받는 고용관계를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형태에서 벗어난 고용형태는 과거에도 많이 있었다. 임시직이나 일일고용 형태는 지속적으로 고용이 보장되지 않았고, 전일제가 아닌 경우도 많다. 농업과 같이 노동력 수요가 계절적으로 변하거나, 건설업과 같이 사업 자체가 불규칙한 경우, 전통적으로 비정규직 고용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불안정 노동이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산업 이외에 새로운 산업 부문에서 비정규직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ILO, 2016: 69). 

 

오늘날 문제가 되는 불안정 고용은 정규직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을 대체하면서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정규직 고용은 줄어드는 반면, 비정규직 고용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자발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는 비정규직 취업은 고용불안정과 저임금뿐만 아니라 기술 숙련과 경력 축적이 불가능하게 되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 생애에 걸쳐서 빈곤층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즉, 일시적인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동안에 걸친 어려움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저임금 노동자들이 증가하면서, 내수 시장에서 소비력이 위축되어, 불안정 고용의 증가가 경제 불황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인정하면서 불평등을 줄이고, 가계소득을 늘려 성장을 회복하고자 하는 포용성장(inclusive growth) 논의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첨병이었던 IMF나 세계은행도 주도적으로 포용성장을 내세우고 있다.

 

불안정 고용의 귀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고용불안정과 저임금을 특징으로 하는 비정규직의 급증으로 비정규직 문제는 사회·정치적인 문제로 대두되었다. 1998년 노-사-정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노동시장 유연화’를 합의한 이후, 비정규직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2002년 비정규직 정의를 둘러싼 노사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 만들어지기 시작한 비정규직 통계는 2002년과 2004년 사이에 비정규직 비율이 27.4%에서 37%로 거의 10% 증가하였음을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비정규직 고용의 대폭발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급격한 증가였다. 

 

비정규직 고용의 증가는 한국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구한 모든 나라에서 비정규직이 증가하였다. 물론 비정규직의 경제적 지위와 사회적 안전망은 나라에 따라서 크게 다르기 때문에, 비정규직은 곧 근로빈곤과 생활불안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비정규직 고용은 대체로 사회경제적 지위의 하락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고용의 증가는 불평등 심화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비정규직과 관련하여 대두된 논의 중의 하나가 프레카리아트 논의이다. 프레카리아트는 2011년 영국의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은 그의 저서 <프레카리아트: 새로운 위험한 계급>(Precariat: The dangerous class)에서 제시한 신조어로, 불안정한(precarious)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를 의미한다. 그는 프레카리아트가 영국에서 가장 박탈된 하층 계급을 구성한다고 보았다. 프레카리아트는 불안정한 경제적 지위와 심리상태를 특징으로 하며,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등장한 새로운 계급이라는 것이다. 스탠딩의 논의는 고용이 안정되어 있고, 일정 수준의 임금이 보장되는 기존의 표준적 고용체제, 특히 단체교섭을 통해서 고용과 임금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고용계약과는 달리, 프레카리아트는 비표준적 고용 체제를 대표하며, 시장변화에 따라서 고용지위가 변화하고 임금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불안정성을 주된 특징으로 한다고 보았다. 

 

가이 스탠딩의 논의는 산업자본주의의 발달과 더불어 진화한 신자유주의적 변화가 일어나기 전과 후를 비교하면서, 2차 대전 이후에 형성된 고용관계가 오늘날 크게 변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2차 대전 이전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고용보호와 단체교섭이 제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용 보호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임금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미국 사회학자 마이클 뷰라오이(Michael Burawoy)(1983)는 이것을 시장전제주의(market despotism)라고 불렀다. 시장전제주의 하에서 노동에 대한 통제는 시장변화에 따른 노동력 수요와 임금 수준의 변화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개별 노동자들은 시장의 노동력 수요에 따라서 고용되거나 해고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개별 노동자들은 시장 논리에 근거한 자본의 전제적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이전 구자유주의 하에서 프롤레타리아트는 고용 불안정과 소득 불안정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런 점에서 가이 스탠딩이 새로운 위험한 계급이라고 주장한 프레카리아트는 역사적으로 새로운 계급은 아니다.

 

전후에 유럽에서 형성된 새로운 고용체제는 노사 타협을 통해서 노동과 자본의 이익을 서로 교환하는 사회적 조합주의(social corporatism)로 특징지어진다. 사회적 조합주의는 전국적인 수준에서 노동과 자본 간 교섭이 이루어지는 북유럽이나 산업별로 이루어지는 교섭이 이루어지는 독일같이 제도적인 수준에서 교섭의 수준이 나라마다 달라지만, 공통의 원리는 노동과 자본의 이해관계가 상호 대립적이면서 동시에 의존적이라는 특징을 제도화한 것이다. 노동과 자본은 이윤과 임금이라는 경제적 성과의 배분을 둘러싸고 이해를 달리한다. 과거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않았을 때에는 성과의 배분은 자본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저임금의 보편화였다. 비대칭적인 권력관계 속에서 노동자들은 저임금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그러나 저임금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이 조직화되고, 일방적인 임금 결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는 이윤의 배분을 둘러싼 이해갈등으로 나타났다. 민주주의가 발달하면서, 점차 노동자들도 참정권과 더불어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권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노동과 자본 간의 권력관계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이윤의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파업이 아니라 교섭을 통해서 해결하는 단체교섭제도가 도입되었다. 전후 서구에서 자리 잡은 ‘사회적 조합주의’는 노사 간 계급 타협의 성과이자, 민주적으로 이해 갈등을 조정하는 제도로서 기능하였다.

 

 

불안정 노동의 역학

역사적으로 비서구 사회에서는 두 가지 과정을 거쳐서 노동 형태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먼저,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점차 비공식 부문(informal sector)이 축소되고, 공식부문의 확대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비공식 부문의 절대 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비정규직 고용이 축소되는 과정이다.1)  

 

농업사회에서 관습적으로 이루어졌던 일과 보상에 관한 규범들이 산업화를 통해서 각종 법과 제도에 의해서 규제되기 시작했다. 국가가 최저임금, 노동시간, 노동환경, 건강, 산업재해와 퇴직금이나 연금 등과 관련된 법과 제도를 통해서 노동을 규제하는 방식으로의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표 1-1> A에서 D로의 변화를 지칭한다. 공식부문은 현대 산업사회에서와 같이 경제활동이 각종 제도에 의해 규제를 받는 영역을 지칭한다. 임금은 세금이나 연금과 관련되어 있고, 노동시간이나 산업재해는 법에 의해서 규제되며, 고용과 관련하여서도 차별금지와 같은 법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퇴직금과 연금도 법과 제도에 의해서 다루어진다. 이러한 법과 제도에 의해서 규제되는 영역이 공식부문이고, 그렇지 않는 나머지 경제활동 영역이 비공식 부문이다(Feige 2016). 아프리카, 남미와 동남아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산업화가 덜 진행되어 관련된 법과 제도가 없거나, 있더라도 법과 제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제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불안정 노동은 비공식 부문의 비정규직(<표 1-1>의 A)에서 공식부문의 비정규직으로 변화를 보였다. 산업화 초기엔 표준적인 고용체제가 발달하지 않았고, 노동에 대한 법적, 제도적 규제도 거의 없었다. 그러므로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산업화 초기의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억압적인 통제를 일상적으로 경험하였다. 국가가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보다는 기업의 이익을 옹호하면서, 각종 국가 기관을 동원하여 노동자들의 불만을 관리하고 노동자들의 조직화를 막았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나타나는 비정규직 고용은 대부분 비공식 부문에서 나타나는 고용형태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는 근대적인 생산방식과 고용관계를 촉진시켰다. 그리하여 근대사회에서 표준적인 고용의 확산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법과 제도에 의해서 규제되는 고용관계가 확산되고, 노동운동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권리가 증진되면서, 고용관계도 표준적인 형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산업화는 전체적으로 비공식 부문의 축소와 공식부문의 확대를 가져왔다. 이것은 고용과 해고, 임금과 각종 수당, 연금을 포함한 복지 등에서 예측 가능한 규칙들이 만들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고용이 이루어지면서 나타난 변화이다. 이것이 <표 1-1>에서 A에서 D로의 변화이다.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신자유주의의 확산은 표준적인 고용체제의 붕괴를 가져왔고, 공식부문 내에서도 비정규직(<표 1-1>의 C)이 양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노동시장 유연화로 비정규직 고용이 허용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비표준적인 노동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임시직이나 일일 고용과 같은 인력의 탄력적 활용에 초점을 맞춘 비표준적 고용 이외에도 용역이나 파견근로를 이용한 간접고용, 제한된 기간 동안만 일하는 기간제 고용이나 단시간 노동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많은 기업들이 수량적 유연화와 기능적 유연화를 추구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비정규직 고용을 이용하여 채용, 관리, 복지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필요한 노동자들을 용역회사나 하청기업을 통해서 조달할 수 있게 되었다(Kalleberg et al., 2003). 그렇게 <표 1-1>에서 C가 크게 증가하였다. 20세기 후반부터 비정규직 노동이 축소되는 추세가 약화되고, 오히려 표준적인 노동이 약화되고 비표준적 노동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불안정 노동의 성격과 규모는 나라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주로 비공식 부문에서 이루어지는 비표준적 노동이 불안정 노동을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2년 비공식 부문 노동자는 7,070만 명으로 전체 피고용자의 62.71%를 차지하였다. 공식 부문의 경우에도 기간제 고용이나 외주의 형태로 비표준적 노동을 활용하면서, 공식 부문의 70%가 불안정 노동 상태에 놓여 있다(ADB, 2014: 24). 대조적으로 일본의 경우는 통계적으로 비공식 부문은 거의 사라졌고, 공식 부문의 비정규직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  2015년 비정규직 고용 비율은 37.5%로 1997년 29.9%보다 크게 늘었다. 한국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여 2016년 644만 명에 달하였지만, 피고용자 중 비정규직의 비율은 2007년 35.9%로 정점에 도달했다가 2016년 32.8%로 비중은 약간 줄어들었다. 

 

먼저 불안정 노동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하여, 불안정 노동이 주로 자발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비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가를 구분할 수 있다. 불안정 노동이 자발적인 선택의 결과라면 그것은 노동보다 여가를 더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의 경우, 시간제 고용의 비율이 2016년 38.5%로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았다(OECD, 2016: 31. 참고로 한국은 10.6%). 네덜란드의 경우 자발적 비정규직의 비율도 대단히 높아서 2015년 시간제 노동의 50% 정도가 자발적 선택에 의한 노동이었다(OECD 2015: 31). 한국의 경우도 2016년 자발적 비정규직 비율이 시간제 고용의 42.2%를 차지하였다(통계청 2-16). 불가리아나 루마니아 같은 동유럽 국가들에서 자발적인 시간제 고용이 비율이 높아, 시간제 고용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터키에서는 93%에 달하였다. 스페인과 이태리의 시간제 고용의 경우도 50% 이상이 비자발적 비정규직이었지만, 미국의 비자발적 시간제 노동은 27%로 국가 간 차이가 대단히 컸다(OECD, 2015: 31).

 

그러나 자발적 시간제의 경우, 여성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과 가정을 고려한 선택의 결과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이 진정한 자발적 선택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불안정 노동의 증가는 고용계약과 사업계약의 성격을 모두 지니는 근로계약을 통해서도 이루어졌다. 사업계약을 통해서 일을 하지만, 일은 노동계약의 성격을 지니는 경우를 말한다.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도구나 기기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일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경제활동 수단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노동자와 다르다. 일반 노동자들의 경우는 전적으로 경제활동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일터에서 지급을 받는다. 그러나 일의 성격은 고용된 노동자와 동일한 경우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차를 가지고 화물을 운송하는 지입 차주나 택배기사는, 차를 소유하고 있고 사업계약을 통해서 특수 고용직으로 분류되며, 이들이 맺는 계약은 근로계약과 사업계약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피고용자도 고용주도 아니라는 점에서 자영업자에 속하지만, 임금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특정 계약주체(갑)와 종속적 관계를 맺는 계약주체(을)라는 점에서 종속적 자영업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정책적 대응

불안전 고용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것은 경제 주체인 개인, 기업과 국가 간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각 경제주체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고용문제에서 국가는 공공부문의 경우만 직접적으로 특정한 고용정책을 취할 수 있고, 민간 부문은 사기업이 고용정책이 주체이기 때문에, 노동, 자본과 국가 사이의 사회적 합의를 통한 해결책 모색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정책적 방향은 크게 4가지 요소를 포함하여야 한다. 첫째, 노동시장의 규제완화에서 규제강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동시간과 임금에서의 규제완화는 ‘저임금을 향한 경쟁’을 촉발시켜,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의 등장과 비정규직 차별을 정당화하는데 기여하였다. 고용과 관련된 차별과 배제를 막기 위하여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강화하여, 적어도 하는 일이 같은 경우에 발생하는 시간당 임금의 차별을 막아야 한다. 또한 시간제, 파견근로, 특수고용직과 같은 다양한 비정규직 보호를 위하여 노동시간과 노동조건에 규제가 더 강화되어야 한다. 산업이나 업무와 관련하여 비정규직의 남용을 막는 입법을 통하여 비정규직 남용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비정규직 고용은 비정규직의 업무 과다와 산업안전 소홀로 인하여 산재사망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규제강화는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둘째,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의 등장과 비정규직의 낮은 임금은 단체교섭에 영향을 받지 않는 노동자들의 확대로 인하여 더욱 확산되고 있고, 이는 근로 빈곤층의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 부문에서 이루어진 단체교섭이 미조직 부문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단체교섭 적용 범위의 확대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경우를 보면, 노조 조직률은 한국과 같이 낮은 수준이지만, 단체교섭의 적용률은 90% 이상에 달하고 있어서, ‘바닥을 향한 질주’가 제어되고 있다. 또한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법적으로 넓게 인정하는 입법을 통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조를 쉽게 조직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캐나다, 스페인, 독일의 경우처럼, 특수고용직과 같이 노동계약이 아닌 종속적인 개인 사업자들도 조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이 필요하다(ILO, 2016: 27).

 

셋째, 사회적 안전망의 강화가 필요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회적 안전망을 정규직 노동자들보다 더 강화시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도록 한다. 위험 수준이 높은 집단에게 더 강화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여, 비정규직 노동으로 인한 다양한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도록 한다. 실업수당을 받을 자격이 주어지는 노동기간과 노동시간을 축소시켜,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또한 노동시장 소득이 낮은 경우, 사회복지제도를 통하여 보완하는 제도적 상보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시장제도와 복지제도의 연계를 통하여 개인과 가족의 생활이 위협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예는 네덜란드나 덴마크의 유연안정(flexicurity) 모형에서 찾을 수 있다(조돈문 2016). 

 

넷째,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인적 자본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직업훈련과 경력개발 기회를 확대시켜야 한다. 비정규직 고용은 특수한 기술이나 새로운 역량의 축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노동시간이 불규칙할 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 은행 대출이나 융자를 받기도 힘들기 때문에, 특수한 직업교육이나 기술을 습득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실업 상태에 놓여 있거나 혹은 출산과 보육으로 오랫동안 직장을 떠나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역량 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재취업 역량강화 정책도 필요하다. 

 

 


1) 비공식 부문은 ‘비공식 경제’ 혹은 ‘그림자 경제(shadow economy)’라고도 불리며, 비공식 부문의 정의는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기본의 법과 제도에 의해서 포괄되지 않은 노동이 이루어지는 부문이나 경제를 지칭한다. 비공식 부문의 규모는 나라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비공식 부문 종사자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큰데, 이는 북유럽 국가들과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Feige(2016)을 볼 것.

 


<참고문헌>

조돈문. 2016. 노동시장의 유연성-안정성 균형을 위한 실험, 후마니타스. 

Asia Development Bank(ADB) (2014). Precarious Work in Asia-Pacific Region, Manila: ADB.

Asao, Yutaka. 2010. Overview of Non-regular Employment in Japan, JILPT  neth.

Burawoy, Michael. 1983. “Between the Labor Process and the State: The Changing Face of Factory Regimes Under Advanced Capitalism”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48, 5: 587-605.  

ILO. 2015. Non-standard forms of employment, Geneva: ILO.

______. 2016. Non-standard employment around the world: Understanding challenges, shaping prospects, Geneva: ILO.  

Feige, Edgar L. (2016). "Reflections on the Meaning and Measurement of Unobserved Economies: What do we really know about the "Shadow Economy"?". Journal of Tax Administration (30/1).

Kalleberg, Arne L. 2003. “Flexible Firms and Labor Market Segmentation: Effects of Workplace Restructuring on Jobs and Workers.” Work and Occupations 30:  154-175.

OECD. 2016. OECD Labor Force Statistics 2016, Paris: 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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