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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정경유착] #2_‘정의로운 전환’에서 우리가 아직 말하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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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정경유착] #2_‘정의로운 전환’에서 우리가 아직 말하지 않는 것들

admin | 화, 2021/04/27- 22:16

'정경유착은 정치와 환경의 만남, '정(치와 환)경유착'을 꿈꾸는 조성주 회원님의 연재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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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Green New Deal)’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도, 시민사회도 이제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문제는 적어도 피할 수 없는 과제 중 하나라고 인식해가고 있는 듯 하다. 기업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 유행처럼 대두되는 ‘ESG(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경영에서도 강조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제도 역설적으로 그린뉴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다양한 그린뉴딜 사업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극복해나가고자 하는 각 나라 정부들의 의도도 작용할 것이다.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그린뉴딜’의 본래적 의미를 되짚어보고 원칙과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고자 하는 시도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 그린뉴딜이 말그대로 “모든 영역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며 경제의 탈탄소화를 넘어서 전체 경제 시스템을 재구성하거나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과정(김현우)”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체제로 가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지금의 경제 시스템, 일자리들이 가지는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것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개념은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적 이동이 있을 때 기존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고 새로운 녹색일자리로 안전하고 공정하게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기후변화가 우리 공동체 모두의 책임이고 이로 인한 일자리, 노동의 변화가 시급한 문제라면 이는 당연히 기존 노동자들의 피해없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서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렇게 전환되는 노동은 누구나 말하듯이 ‘적절한 임금’, ‘복지’, ‘고용안정’ 등이 전제되어야 함에도 이견이 있기는 어렵다. 전환되는 그린뉴딜 일자리가 비정규직, 저임금에 복지도 불충분한 그런 일자리라면 이는 체제전환을 핑계로 한 노동의 배제와 소외일 뿐일 것이다. 아마도 ‘정의로운 전환’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여기까지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진짜 문제는 지금 부터다. ‘대기업-공공부문-유노동조합- 정규직’과 ‘중소기업-무노동조합–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이중 노동시장’이라는 현실에서 ‘정의로운 전환’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그린뉴딜로 인해 만들어지는 ‘정의로운 전환’에 해당하는 일자리의 임금체계는 ‘연공급제 임금체계’인가? 정의로운 전환에서 말하는 ‘고용안정’은 ‘정년연장’을 의미하는가? ‘정의로운 전환’에서 보장되어야 하는 ‘복지’는 ‘기업복지’를 의미하는가? 앞서 우리는 그린뉴딜이 그리고 이어지는 정의로운 전환이 ‘경제의 탈탄소화’를 넘어 기존 경제시스템의 문제들을 극복하는 새로운 체제로의 이행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위에 던진 질문들은 사실 한국 노동시장에서 ‘정의로운 노동’을 둘러싼 핵심적이고 논쟁적인 질문들이며 기존 경제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는 주제들이다. 이 질문들에 대해서 ‘그린뉴딜’과 ‘정의로운 전환’은 어떤 답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자신이 하고 있는 노동이나 직무가 아닌 어떤 ‘기업’에 다니는가와 근속년수로 임금이 결정되는 한국 노동운동이 선호해왔던 ‘연공급 임금체계’는 결과적으로 ‘기업’ 이라는 성벽을 횡단하지 못함으로서 같은 노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다르다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실현하지 못했다. 오히려 대중소기업간 격차로 인해 불평등을 확대하고 여성과 청년 들에게 불리한 임금체계로 평가된다. 한편 직무나 숙련도에 상관없이 해당기업에만 있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임금이 상승되기에 기업에게 외주화, 하청화, 신규채용의 축소 등의 압력으로 작동하고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이를 묵인하기도 한다.  ‘연공급’의 대안으로 이야기되는 ‘직무급 임금체계’가 있지만 한국적 상황에서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그린뉴딜의 일자리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는 임금체계를 지향해야 불평등 완화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노동조건 격차의 가장 큰 원흉으로 지적되는 ‘기업복지’는 어떠해야 할까? 사회 전체의 복지제도 확대가 없이 R&D투자나 자본력에서 우위에 있는 재벌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그린뉴딜이 선행될 때 해당 일자리는 다시 대-중소기업간 기업복지의 격차가 그대로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린뉴딜 일자리의 창출에 앞서 복지제도의 설계가 깊이있게 고민되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연금의 세대간, 고용형태간 불평등성이 강하게 지적되는 가운데 ‘정년’은 어떤 의미일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제기된 질문들은 정부와 기업에게만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에게도 제기되는 질문들일 수 밖에 없다. 

그린뉴딜과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것이 현재 우리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가는 ‘전환’이라면 이것은 작금의 한국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그대로 확대하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 ‘전환’은 말그대로 기존의 낡은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이행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우리 노동시장과 경제시스템에서 ‘낡은 것’, ‘불평등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조금 더 냉정하게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낡고 불평등한 것은 화석연료 산업에만 있지 않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 위기가 우리 모두가 만들어 온 결과인 것처럼, 불평등한 노동시장과 일자리 역시 우리 모두가 함께 불평등에 공모해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전환은 우리들 스스로의 낡음도 함께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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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조성주 / 정치발전소 대표, 생태지평 회원
어릴적 천문학자를 꿈꾸다가 어느새 지구별의 사회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있다. 다양한 곳에서 노동문제를 주로 다루어왔고 현재 정치발전소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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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아띠] 제 780호

2020.05.18 환경운동연합 뉴스레터 제 780호
[탈핵] 10만 년 동안의 안전, 누가 책임질 수 있나요?

지금 이 순간에도 독성이 10만 년이나 지속되지만, 처리할 기술이 없어 임시로 쌓아두는 쓰레기, ‘핵폐기물이 경주에 쌓이고 있습니다. 위험한 핵폐기물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만들고, 지진 위험대에 있는 노후화된 경주 월성 원전. 이제 가동 중단을 선택해야 합니다. 1000인 선언에 함께해주세요!
[탈핵]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형식적인 의견 수렴을 중단하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하기 전에 “지역을 비롯한 다양한 관계자의 의견을 듣기 위한 설명회”를 실시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설명회에서 의견을 밝힐 수 있는 단체를 경제산업성이 지정하는 등 매우 제한적이고 편협한 의견 수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활환경] 구멍 난 화학물질 안전, 본분 망각한 환경부 차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510건 화학사고 원인 중 시설관리 미흡이 209건으로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경제단체들의 몽니로 국내 유통되는 화학물질을 제대로 등록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환경부 차관이 산업계 대변인마냥 “화학물질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생활환경] 인도 엘지화학 누출사고와 반복된 참사, 노후설비 안전관리특별법으로 막아야

7일 인도 남부 지역의 엘지화학 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유독가스인 스티렌모노머(SM, Styrene Monomer) 누출되어 지금까지 어린이 3명을 포함 20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1.000여명이 발생하는 화학사고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탱크에서 가스 누출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설비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원순환] 코로나19, 자원순환경제를 요구하다

코로나19 이후 위생과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습니다. 지난달 선거에서는 비닐장갑을 사용했고, 최근 카페나 식당에서는 일회용 식기를 사용하는 곳이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변형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매번 위생을 명분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에너지기후] 기후위기 외면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

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이 계획대로라면 석탄발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파리협정의 지구온난화 1.5°C 방지 목표를 3배 이상 초과하는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하고 2030년을 석탄발전의 종료 시점으로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

[에너지진짜뉴스 Q&A] 탈석탄 금고가 무엇인가요?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이 ‘탈석탄 투자’를 선언한 은행을 우대하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석탄 투자 철회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탈석탄 투자, 탈석탄 금고가 왜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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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문재인 대통령의 그린뉴딜 지시를 환영하며, 과감한 생태민주적 전환을 제안한다

13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뉴딜이 일자리를 만들 기회이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참모들이 여전히 환경을 그린워싱을 위한 액세서리나, 갈등관리 대상 수준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습니다.
[코로나19]⓵구도완 소장이 생태전환을 말하는 이유

구도완 환경사회연구소 소장은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 전염병이 퍼질 거라는 말은 들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3달 만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할지는 몰랐다고 말합니다. 코로나19를 보며 생태적 위기를 성찰하며, 인류세의 시스템을 바꾸려는 고민을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코로나19가 우리의 시스템을 바꿀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긴급 모금]
중국 어선에서 살아남은 선원을 안전한 집으로 보내주세요

환경운동연합, 공익법센터 어필,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정의재단의 노력으로 중국 어선의 상어 불법어업과 인도네시아 청년 선원들의 억울한 상황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부산으로 들어온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원양어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침해와 불법 어업에 많은 관심 바라며 긴급하게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구와 함께, 시민과 함께
[참여] *랜선플로킹* 우리동네 한바퀴
5월 31일 바다의날, 우리가 생활하는 동네에서 따로 또 같이 하는 랜선 플로킹. 몸은 따로 마음은 함께하는 깨끗한 지구를 위한 발걸음에 동참해주세요~
일시: 2020.5.31.(일) 09:20~11:20
장소: 각자 동네 어디나 원하는 곳
참가비: 무료
참가 방법: 신청 후 유튜브 라이브 청취

[참여] 동강댐 백지화 20주년 - 동강퐁당 2행시 이벤트

시원한 강물과 아름다운 자연이 그리워지는 계절. 아름다운 동강 2행시를 지어주세요.
<참여 방법>
1. 환경운동연합 페이스북 or 인스타그램 팔로우
2. 본 게시물에 좋아요 꾸~욱!
3. ‘동강’ 2행시를 댓글로 작성
이벤트 기간: 5월 18일 ~ 6월 3일

[모금] 바다의 수호자, 고래의 안전한 삶터를 만들어주세요

깊고 푸른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경이로운 생명체 고래는 이젠 멸종위기종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습니다. 고래의 수가 많이 감소하여 고래 포획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도 여전히 많은 고래가 혼획되어 고래고기로 유통되는 실정입니다. 또한 생태관광이라는 이름으로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죠.
고래의 안전한 삶을 위해 환경운동연합과 해양포유류 보호법 제정에 함께해주세요.
[해피빈 모금] 일본 방사능 식품으로부터 우리의 바다와 식탁을 지켜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 그곳에서 자란 농산물과 축산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우리의 바다와 식탁을 지키기 위해 매년 일본 식품 방사능 오염 실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후쿠시마 방사능으로부터 우리 삶을 지키기 위한 활동에 힘을 더해주세요!
[시상식] 제8회 임길진환경상
올해 확고한 신념, 비전 그리고 행동으로 풀뿌리 환경운동을 실천한 환경상 수상자는 누구일까요?
환경환경정의 실현을 위한 감동이 함께하는 자리에 여러분들의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일시 : 6월4일 오후 6시
장소 : NPO지원센터 1층 '품다'
문의 : 환경운동연합 조직운영국 02-735-7060
*상황에 따라 시상식이 약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행복한 지구와 당신의 사랑을 선물하세요! 5월 한달, 사랑하는 이의 이름으로 환경운동연합 회원가입을 한 모든 분들께 고래 굿즈를 드립니다. 회원가입시 성명란에 본인의 이름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예) 김지구(본인)♡이환경(사랑하는 이)

문자후원 #2540-1515 (건당 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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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0/05/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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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의 생태민주적 전환방안’라는 이름으로 환경운동연합의 내부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우리 사회, 그린뉴딜에 대한 담론, 생태민주적 삶과 환경운동의 방향 등 폭넓은 주제들이 다뤄진 토론회였다.

 

 

[caption id="attachment_207785" align="aligncenter" width="1014"] ⓒ환경운동연합[/caption]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은 이번 토론회는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권태선 대표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가 우리가 살아왔던 시간들 과는 굉장히 다를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시간, 변화를 꾀해야 하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며, 이번 토론회가 새로운 운동의 방향을 정하고 결의를 다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caption id="attachment_207772"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caption]

 

홍종호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회 위원장이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사회경제와 환경운동연합’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시작한 홍종호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의 환경생태지수를 묻는 것으로 첫 운을 떼었다. 홍 교수는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위원회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금강/영산강 처리 방안의 두 가지 사례를 겪으며 우리 국민의 생태환경 지수가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단 10%의 공정률에도 중도 포기를 주저하는 것, 생태계 훼손에 대한 내용보다 숫자로 대표되는 경제적 평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이것이 우리나라 국민의 환경생태지수의 현주소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추경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 또한 강조했다. 그는 3차 추경으로 인해 국가채무가 GDP 대비 50%에 육박하는 상황은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희생될 재정 건전성에 대비하고, 이렇게 마련된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가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가 그린뉴딜을 말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그러한 상황이다.”라는 말에서 그가 현재 상황과 그린뉴딜을 얼마나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린뉴딜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홍 교수는 그린뉴딜이 많은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와 기후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이면서, 공공성, 경기 활성화, 일자리 및 소득 창출 차원에서 재정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그린뉴딜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은 어떨까? 홍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세 개의 큰 문제로 경제위기, 사회위기, 기후위기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차원에서 다른 위기들보다 기후위기에 대한 수용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의 향후 과제는 기후 및 환경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더 높여야 함에 있다고 강조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7774"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caption]

 

두 번째로 하승수 변호사의 ‘코로나19 이후 국가/정치의 전환과 환경운동연합의 역할’ 발제가 이어졌다.

하 변호사는 지금의 상황에서 환경운동의 경로는 큰 틀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술적인 부분과 미시적인 논의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자원배분과 같은 큰 단위의 논의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에 대한 예시로, 교통부, 경제부 등의 행정구조를 탈피하여 기후부, 에너지전환부 등의 부처가 신설되고 통합적인 전환작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전환의 계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코로사19 사태는 세계적 위기이기는 하나, 지금이 기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후위기가 환경문제이자 정치문제, 경제문제임을 확실히 인식해야 함을 당부했다. 단순히 환경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만이 참여하는 현상을 넘어 모든 시민이 위기를 절실히 느끼고, 활동을 할 수 있는 시민이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기후위기를 정치인 이슈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고, 정치부 기자가 환경문제를 기사화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7784" align="aligncenter" width="1013"] ⓒ환경운동연합[/caption]

 

이어진 지정토론의 첫 번째 발제자로 김규원 한겨레 기자가 코로나19 이후 시대, 환경운동연합의 길에 대해 발제를 했다. 그는 환경운동의 미래는 적극적인 정치참여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참여야말로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며,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정치의 영역은 결국 기득권만의 세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도시와 교통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강화할 것을 강조하였다. 국토, 도시, 교통, 개발, 건축 등의 정부 정책은 에너지 전환, 4대강 사업 처리, 공원일몰제 등의 환경문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정책임에도, 단편적으로 보고 서로 관계가 없는 사안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주장이다. 덧붙여 각 단체 간의 연대 활동을 통해 국가 정책에 통합적으로 접근할 것을 얘기했다.

 

두 번째 지정토론으로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 활동가는 “세계적 위기 사태에서 국가와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하고 강력해진 상황이다. 정부와 산업계의 결탁이 공고해진 지금의 모습은 정부에 대한 시민사회의 개입 역량이 미흡하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라며 눈에 띄게 위축된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경운동연합을 돌아본 그의 시각은, 다양한 가치와 기조가 혼합, 또는 경합 중인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환경운동연합이 운동 플랫폼을 넘어 조직화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조직 안의 영역주의를 넘어서야 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같이 호흡하며, 같이 행동할 수 있는 운동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7775"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caption]

 

 

세 번째 지정토론은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이 발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 미칠 악영향에 대해 말했다. 정부의 역할과 권한이 확대되면서 시민들이 시민사회의 필요성을 잊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백 소장은 국가적 담론으로 그린뉴딜이 다루어지고 있는 지금이 환경단체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시민들의 생활에 더욱 밀착해서 바라보아야 하고, 구체적인 사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이를 위해서 현장 활동과 정책 단위의 적극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함을 얘기했다. 또한 활동가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에 대한 감시도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토론은 김은지 원주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팀장이 이어갔다. 김 팀장의 시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명받고 있는 환경이슈(인간의 경제활동 감소 이후 회복된 환경)들이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고 했다. 모두 환경운동연합이 지속해서 얘기했던 이슈라는 것이다. 단지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와 얽혀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얘기였다. 또한, 그로 인해 우리가 주장한 환경운동과 생태주의적 삶의 효과가 일부분 증명되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김 팀장은 시의성에 맞춘, 코로나19와 연관된 환경 컨텐츠를 개발할 것,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안, 그것을 위한 활동가의 시야 확장을 과제로 던지며 코로나19 사태로 확인한 변화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7773"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caption]

 

코로나19 사태는 위축된 사회적 분위기와 공공영역의 영향력 확대로 인해 시민사회 환경운동에 부정적인 상황이 예측되는 한편, 인간 활동의 축소로 인한 환경의 개선을 확인하는 등 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이자 기회인 지금의 상황에서, 위기에 주목하여 움츠러들기보다는, 기회에 집중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권태선 대표의 말을 끝으로 토론회가 마무리되었다.

 

 

화, 2020/06/1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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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그린 뉴딜 성공하려면, 목표와 과제 설정 제대로 보완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 58.2조원, 그린뉴딜, 73.4조원, 안전망 강화 28.4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정부가 탄소중립 사회를 지향하는 그린뉴딜 사업 계획 수립하고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세부 내용들을 살펴보면 탄소중립이나 생태계 복원 등의 과제들을 달성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침체에 시급한 대응을 위해 즉시 추진 가능한 사업들로 구성하다보니 기존 사업들을 확대해 나열한 것들이 많다. 또한 그린 뉴딜 사업 추진으로 기존 계획의 변경이나 필요한 제도개선 등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 그린뉴딜 사업에 42.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비가 투입되는 만큼 계획에 대한 시민사회와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통해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집행을 위한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

에너지 분야의 경우 공공시설의 제로에너지화, 스마트 그리드 구축,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설치 지원, 전기차/수소차 보급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필요한 사업들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대부분 제도개선이나 환경규제가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예산을 지원한 만큼만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전기차 보급의 경우에도 더 큰 효과를 내기위해서는 내연기관차 퇴출을 위한 구속력있는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나 내연기관차 등록금지 등의 법제화가 필요하며 경유세 인상 등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과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에 부합하는 목표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계획에서는 2025년 재생에너지를 42.7GW로 확대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기존 8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한 2026년 38.8GW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신규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7기 용량이 7.3GW에 달하는 상황과 비교해보면 이 정도의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그린 뉴딜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다. 더 과감한 재생에너지 확대로 목표 수정이 필요하며, 재생에너지 계획입지, 이익 공유화 제도 등 그동안 미뤄왔던 제도개선을 함께 서둘러야 한다.

유럽의 경우 그린딜의 일환으로 2030생물다양성 전략을 마련하고, 기후위기와 covid19 대유행으로 말미암아 자연을 보호하고 복원해야 할 필요성과 잠재적이고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2030 전략에 따라서 육지면적의 30%와 해역의 30%를 법적으로 엄격히 보호하고,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25,000㎞의 강을 흐르도록 복원하며, 혼획 등 해양의 생물다양성에 해로운 어구의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판 뉴딜은 생물다양성에 대한 큰 틀의 비전 없이 발표된 생태계, 도시숲 사업 등 기존에 추진되던 사업을 기계적으로 조합해놓은 수준이다. 도시숲 630ha 조성은 6.3㎢에 불과하며, 이는 7월 시작된 도시공원일몰로 인해 훼손위기에 처한 공원 158㎢, 3기 신도시로 인해 훼손될 327㎢,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개발제한구역 해제 149㎢에 견주어보면 얼마나 초라한 계획인지 알 수 있다. 생활밀착형 숲 216개소 등의 사업 역시 일몰공원 대상 4,421개에 견주어 생각하면 과연 그린 뉴딜이라고 할 만한 사업인지 의문이다. 보다 기본적인 원칙에 근거해서 보호구역 지정 및 관리, 복원 등의 방향설정이 필요하다.

물분야 역시 생물다양성 전략에 대한 기본적인 비전이 없다보니 국가하천 등의 원격제어, 스마트상수도/하수도, SOC 디지털화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2008년 4대강사업을 주력으로 추진했던 녹색성장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4대강 등 하천 생태계 복원에 대한 철학을 담았어야했다. 전국의 29,783㎞의 하천에 33,842개의 횡단 구조물이 강의 흐름을 막고 있고, 이 중 최소한 3,826개의 용도를 상실한 보 철거가 가능하지만 최소한의 하천복원 지향점조차도 담지 않은 것이다.

해양분야에서 유일하게 포함된 갯벌 4.5㎢복원 역시 전체 갯벌면적 대비 0.2%수준이며, 여전히 너무나 많은 갯벌이 매립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실망스러운 계획이다. 해양생태계의 전반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갯벌 전체에 약 2500만개의 폐막대기/폐그물 제거, 해양 침적쓰레기 수거, 아이치타겟 이행을 위한 해양 10%보호구역 설정, 연간 2천마리에 이르는 해양포유류 혼획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가와 시장 모두 더 많은 책임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생활 안전 강화와 직결된 유해화학물질과 탈플라스틱 포함 자원순환에 대해서는 단편적이거나 언급조차 하지 않아 매우 아쉽다. 반복되는 화학사고에 대책으로 「한국판 뉴딜」에서 유일하게 내놓은 계획이 A·I 드론 기반 유해화학물질 유·누출 원격모니터링 체계 구축(15개소)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반영했는지 의문”이라며, “사업의 타당성과 실제 효과성을 충분히 검토하여 반영한 계획이라고 보기어렵다”고 지적했다. 유해화학물질의 유·누출의 유동성을 보기 위한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A·I 드론으로 측정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유해화학물질의 유·누출에 따른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사람 키 높이에 맞게 하는 것이 공정한 시험법으로, 화학공장에 섣불리 드론을 투입했다가는 오히려 더 큰 화학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보고서에서 ‘특정대기유해화학물질 측정망 부족으로 측정 분석치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는 만큼, 유해화학물질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사업은 유해화학물질 측정망 인프라 구축 및 확대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사업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화학사고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장 인력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현장 안전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

더욱이, 한국판 뉴딜에 자원순환 또는 탈플라스틱 전략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아 매우 유감스럽다. 플라스틱 등으로 인한 위기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고, 쓰레기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매우 크다. 2018년부터 EU는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자원효율적인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순환경제 전략을 채택하고 탈플라스틱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자원순환과 탈플라스틱에 대한 정책 제시가 전혀 없다는 점은 정부의 환경 인식 부재의 심각성과 정책적 빈곤 및 철학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담긴 그린 뉴딜이 코로나 19 위기를 극복하면서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고 망가진 생태계를 제대로 복원하는 사업으로 잘 추진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목표와 비전부터 그린뉴딜에 부합하도록 더 과감하고 분명하게 보완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세부적인 과제 역시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들로 채울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 <끝>.

2020. 07. 14.

환경운동연합

수, 2020/07/1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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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

기자회견문

목표 없는 그린뉴딜로는 기후위기에 결코 대응할 수 없다

7월 14일, 정부가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을 중심으로 한 한국판 뉴딜의 세부계획을 발표하였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그린뉴딜에 대한 첫 언급 이후, 정부는 7월 중 중장기 세부계획을 발표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런데 어제 ‘국민보고대회’ 형식으로 드러난 그린뉴딜의 내용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은 현재의 정부 계획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경제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을 이루기에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바이다.

우선, 이번 그린뉴딜 계획에는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 비상행동은 그린뉴딜이 기후위기대응과 사회불평등 해결을 위한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무엇보다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제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정부 발표에는 지극히 추상적이고 막연한 방향만 담겨있을 뿐, 구체적인 목표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유엔 IPCC 과학자들이 제시하듯이, 지구온도상승 1.5도 제한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0년대비 절반 가까운 온실가스감축이 필요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한국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이러한 기준에 턱없이 못미친다. 게다가 이번 발표에서는 탄소배출제로를 위한 시한도 제시 못한채 ‘탄소중립 사회 지향’이라는 막연한 문구만 들어가 있다.

어제 정부는 한국판 뉴딜이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의 대한민국 ‘대전환선언’이며, 그린뉴딜은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급박한 기후위기 시대에 구체적인 목표시한도 제시하지 않은채, ‘탈탄소’도 아닌 ‘저탄소’를 이야기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기는커녕, 국제사회의 흐름에 한참 뒤쳐졌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지구와 인류 생존을 위한 탄소배출의 한도, 곧 탄소예산은, 화석연료 사용이 지속되는 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지금 대로면 10년도 되기 전에 이 탄소예산이 다 사라지고 만다. 얼마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국회에서 ‘탄소예산’을 모른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오늘 정부의 발표내용을 보면, 탄소예산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은 산자부장관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2030 감축목표 상향, 2050년 배출제로와 같은 과감한 목표를 위해 행동해야할 때, 정부의 계획은 너무나 안일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목표와 방법론 없는 ‘그린뉴딜’이 과연 진정한 ‘그린뉴딜’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번 정부의 계획에는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사회경제시스템 전환을 위한 전략을 찾기 힘들다. ‘전환’은 어떤 것으로부터 다른 것으로의 옮겨 가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원인이 된 시스템, 경제성장만을 최우선의 가치로 화석연료를 마구 사용해온 체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시민들과 지구생태계의 안전한 삶을 최우선으로 해서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난 새로운 사회경제 시스템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발표에는 석탄발전, 내연기관차량 생산과 같은 회색산업의 축소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이 아닌 친환경 사업들의 육성책만 나열되어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이번 계획은 농업, 먹거리와 같은 기후위기 시대 절실히 필요한 부문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사회경제 전반을 포괄하지 못한 제한된 정책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사회계약’이라고 말하지만, 그 사회계약은 누구와 맺고자 하는 것인지 묻고자 한다. 노동자, 농민, 여성 등 다양한 시민들이 그 계약의 주체가 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전환의 계획이 없으니, 노동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도 찾기 어렵다. 석탄발전의 재생에너지 전환과정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 자동차 산업 등 보다 광범위한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 계획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그린뉴딜은 사회의 각 주체들의 민주적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이번 발표형식만 봐도 실망스럽다. 국민보고회에 참석한 면면을 보면 기업 일색이다. 재벌기업 관계자가 국민보고대회에서 자사의 전기차를 소개하는 장면은 과연 누구를 위한 그린뉴딜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정부는 아직 기후위기를 위기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 지금의 그린뉴딜 계획은 기후위기 비상상황에 걸맞는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보기 힘들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목표도 없이 대규모 재정만을 투여한다면, 당장의 경기부양책은 될 수 있을지언정, 기후위기를 일으킨 사회경제시스템은 더욱 공고화될 위험이 크다. 어디로 가야할지 목표와 방향이 없는 ‘그린뉴딜’로는 닥쳐오는 기후재난에 맞서 국민들의 삶을 지킬 수 없다.

코로나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 이 사회의 방향타를 돌려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그린뉴딜의 목표와 방향을 다시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하루 속히 정부가 기후위기라는 비상상황에 걸맞는 전략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 앞에는 남아있는 시간도 기회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2020년 7월 15일

기후위기 비상행동

수, 2020/07/1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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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그린뉴딜 시대, 신규 석탄화력 사업 이대로 해도 좋은가?

일시: 2020년 7월 23일(목) 오후 4시 - 6시 30분
주최: 국회의원 이소영
주관: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프로그램 (좌장: 환경운동연합 권태선 공동대표)

(발제1) 파리협정에 따른 한국의 과학 기반 탈석탄 경로
우르술라 후엔테스 (클라이밋 애널리틱스)

(발제2) 석탄발전 사업의 경제성과 향후 전망
카트린 구트만 (비욘드콜 유럽)

(발제3) 신규 석탄화력 사업 추진 관련 공적 금융기관의 문제점
김주진 (기후솔루션)

(토론)
윤요한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
오일영 (환경부 기후전략과장)
류권홍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유경 (네덜란드공적연금운용공사 이사)
황인철 (녹색연합 팀장)

이번 토론회는 온라인 참여만 가능합니다. 온라인으로 토론회에 참여하실 수 있는 접속링크는 사전등록 신청하신 분들에게 개별적으로 전달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참가신청

문의: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02-735-7067

토, 2020/07/1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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