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나쁜 놈을 나쁜 놈이라 부른 자, 모두 유죄

지역

나쁜 놈을 나쁜 놈이라 부른 자, 모두 유죄

admin | 화, 2021/04/27- 22:04

글 | 손지원(오픈넷 변호사)

지난 2월 25일 헌법재판소는 사실을 공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하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이 위헌이라며 A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재판관 5(합헌) 대 4(일부 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실을 말했을 뿐임에도 민사상 손해배상이 아닌 국가에 의해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했을 때 훼손될 수 있는 ‘명예’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공공의 이익에 관할 때만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문에서 ‘공공의 이익’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등의 쟁점을 중심으로 손지원 변호사가 비평했습니다.

판결문 보기 / 다운로드

지난 2월 25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4의 의견으로, 진실한 사실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는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일명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1항)가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헌법재판소 2021. 2. 25. 결정, 2017헌마1113).  

헌재의 이번 결정은 미투 운동이나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명단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 사이트 같이,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위를 알리는 활동들마저 잘못을 저지른 이들의 명예 보호를 위해 ‘형사처벌’로 억제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그 의미가 더욱 주목되었다. 

이에 대해 헌재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명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진실한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형벌로써 예방, 위하, 억지할 필요가 있는 행위이고, 공익적 목적이 있을 때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형법 제310조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합헌이라고 판시했다. 

나쁜 놈이라도 명예는 지켜줘야 한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위헌인지를 판단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논점은 ‘진실을 말할 표현의 자유’와 그 진실이 밝혀짐으로 인해 침해되는 개인의 ‘명예’ 중 무엇이 더 보호가치가 있느냐일 것이다. 

이에 대해 헌재는 ‘명예는 사회에서 개인의 인격을 발현하기 위한 기본조건’이라며, ‘명예의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오히려 그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개인의 외적 명예는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더욱이 ‘명예와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로 피해를 입은 개인이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등 그 사회적 피해가 매우 심각’하고, ‘사회적으로 명예가 중시되나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명예’를 보호가치가 매우 높은 중요한 법익으로 보았다. 

그런데 이 법이 규율하는 행위는 타인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행위이므로, 과연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침해되는 ‘명예’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보아야 한다. 명예란 곧 한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한다. 한 개인에게 있어 자신의 명예란 당연히 절실히 중요한 것이겠지만, 사회구성원들이 각자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는 공론의 과정을 통해 발전하는 민주주의 사회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는 한 사람의 명예보다는 사람에 대한 평가가 자유롭게 교환될 수 있도록 하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개인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부당하게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데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형성되는 사회적 평가가 과연 그 사람에게 부당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까?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훼손되는 명예라 한다면, 이는 처음부터 그 사람이 가질 자격이 없었던 ‘허명’, 즉, 진실이 은폐됨으로 인해 형성되어 있던 허위의, 과장된 사회적 평가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헌재는 이러한 허명마저도 함부로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거의 절대적인 법익으로 본 것과 다름없는데, 이같은 판단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알리며 비판하는 행위를 모두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행위로 규정짓게 되고, 결국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켜 구성원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와 평가가 부재하는 사회를 만들 위험이 높다. 

나쁜 놈을 망신주는 게 더 나쁜 행위다?

만일 허명도 어느 정도의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이것이 진실을 말한 사람을 ‘형사처벌’로 다스려야 할만큼 소중한 법익인가, 진실을 말해서 허명을 훼손하는 행위는 ‘형사처벌’로 엄히 다스려야 할만큼 나쁜 행위인가에 대해서도, 헌재는 그렇다고 답했다. 즉, 위와 같이 명예 보호의 필요성은 매우 절실하므로,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것이 아니며, 민사적 구제 등으로는 형사처벌만큼 국민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의 예방, 위하 효과를 확보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형벌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이미 논한 바와 같이, 어떤 이에 대한 진실이 알려짐으로써 비로소 그 사람이 받게 되는 사회적 평가가 그 사람이 억울하게 받는 부당한 결과라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사회로서는 그 사람에 대한 진정한, 올바른 평가를 형성하게 하는 기능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행위를 원칙적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헌재의 소수 위헌의견에서도, 진실한 사실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형성하는데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그 적시로 인해 외적 명예가 저해되는 것을 부당한 결과로 보기 어려우며, 진실한 사실이 가려진 채 형성된 허위·과장된 명예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를 야기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할 법익이라고 보기 어렵고, 형사처벌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행위’와 ‘결과’가 법질서적 가치에 반하는 정도가 커야 하는데,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위로 보기 어렵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것은 잘못되거나 과장된 사실에 기초한 허명에 불과하다고 하여 이 점을 명확히 지적했다.

공적 인물이나 국가기관 아닌 사인(使人)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다? 

대상이 누구든, 진실에 기반하여 타인을 비판할 표현의 자유는 모두 공익적이다

헌재는 또 형법 제310조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공적 인물과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여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을 유력한 합헌 근거로 제시했다. 

그런데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형법 제310조는 근본적으로 ‘공익성’이란 개념이 판단자의 주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보호하는 기능을 하지 못한다. 실제로 과거 미투 운동과 유사한 사례 등에서 같은 사안이라도 심급에 따라 공익 목적의 인정 여부가 달라지는 경우는 부지기수로 발견된다. 무엇보다 헌재의 소수 위헌의견에서도 지적된 것처럼, 최종적으로 공익 목적이 인정되어 무죄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러한 공익성 입증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표현행위에 대한 위축효과는 줄어들 수 없다. 

또 나아가 헌재는 ‘타인으로부터 어떤 부당한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해배상청구 또는 형사고소와 같은 민·형사상 절차에 따라 이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러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가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것은 가해자가 져야 할 책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사적 제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그러한 악용 가능성을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며, ‘공익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타인의 명예가 허명임을 드러내기 위해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공연히 적시하는 것은 자유로운 논쟁과 의견의 경합을 통해 민주적 의사형성에 기여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시도 덧붙였다. 

이같은 헌재의 법정의견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면, 공적 인물이나 국기기관을 비판하는 원대한 정치적 표현물은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는 표현물로써 보호될 것이고, 사인(使人)의 비위를 알리며 비판하는 것은 ‘사적 제재’ 혹은 ‘허물 들추기’에 불과하여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국가기관이나 공적 인물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사인을 향한 비판 역시 사회에서는 일정한 공익적 기능을 한다. 우선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법적’ 처단을 받는 것과 ‘사회적’ 평가를 받는 것은 별개의 책임 영역일뿐더러, 성희롱 등 법적 처단의 대상이 아닌 부조리한 행위도 많고, 복잡한 사법 시스템을 활용할 여력이 없는 서민 피해자들도 많기 때문에 사법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피해사실을 알리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설시는 불합리하다.  

무엇보다 타인의 잘못된 행위를 알리는 표현 활동은 행위자가 이로 인한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 자신의 행위를 시정하도록 하여 피해를 구제하거나 제3의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행위 역시 사회적 감시와 공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주어 사회구성원들이 공론장에서 좋은 사회적 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의 행동을 반성하고 교정하도록 만든다.

최근 미투 운동이나 양육비 미지급 부모 명단공개, 학교폭력 피해사실 고발과 같이 사인의 비위를 고발하는 행위들도 각자 동기가 되어 축적이 되면 하나의 운동이 될 수 있고,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의 변화를 이끄는 공익적 효과를 발휘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이렇듯 사회구성원들이 각자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는 공론의 과정을 통해 발전하고 이것이 바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목적이다. 즉, 잘못된 행태와 이를 저지른 이에 대한 비판을 통해 그들의 사회적 입지와 그러한 잘못된 행태를 사회에서 위축시키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목적이자 공익적 기능인데, 헌재는 오히려 이러한 결과를 우려하며 진실을 말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논지를 펴고 있는 것이다. 

사생활의 비밀 침해 행위 잡기 위해 모든 진실유포가 금지되어야 한다?   

헌재의 법정의견과 소수의견은 공통적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전부위헌으로 결정하면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은 비록 그것이 진실이라고 할지라도 함부로 공개되어서는 안 되고, 이는 ‘명예’를 넘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라는 또 다른 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는 행위는 비난의 정도가 높아 제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이를 넘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모든 사실을 말한 경우라면 모두 적용되고, 실제로도 임금 체불, 갑질 고발 등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무관한 사실을 고발한 경우에도 적용되고 있다. 즉,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공표하는 행위를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해 그 필요한 범위를 현저히 넘어 모든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를 과잉하게 제한하고 있는 본 조항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 그 중에서도 필요한 범위내에서 기본권의 제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남은 헌법소원 사건에서의 위헌 결정을 기대하며 

진실한 사실을 토대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동체가 자유롭게 의사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될 수 있도록 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각종 사회 부조리 고발 활동을 위축시켜 사회 진보의 기회를 박탈하는 병폐를 낳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당한 불합리한 일을 알리거나 타인을 비판하는 일상적인 행위마저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전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는 과잉한 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이번 헌재의 결정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적지 않은 수인 재판관 4인의 잘 정리된 위헌의견을 바탕으로,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인 남은 헌법소원 사건에서의 위헌 결정, 혹은 그 전에 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이 글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발간하는 ‘판결비평’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1.04.26.)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이 글은 2020.1.16에 있었던 이재웅 박경신 대담https://opennet.or.kr/17287에서 박경신의 답변을 정리한 것입니다. 앞서 “타다는 공유경제여야만 영업이 허용되는가” https://opennet.or.kr/17523, “공유경제 vs. 구 산업 갈등에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https://opennet.or.kr/17526 에 이어 세번째 글입니다.

7) 노동자들의 처우 문제와 함께 공유경제에서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저임금 노동자의 급증입니다. 일각에서는 공유경제가 저임금노동자를 양산하는 주요인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요,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근로기준법, 노동법상의 노동자와 근로자개념은 공유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자를 노동자로 포괄하기 어려워 공유경제가 저임금 “노동자”를 양산한다는 주장은 과도한 비약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실제로 시간당 임금을 따져보면 택시 등에 비해 “저임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현재 우버드라이버들의 60%가 넘게 노동자가 되는 것보다 현재 상황을 선호한다고 설문에 답하였다. 이들은 원할 때만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는 자유를 훨씬 더 선호하면 운전할 때의 시간만 따지자면 틀림없이 택시보다는 더 많은 돈을 번다. 

  하지만 이들 자율적인 사업자는 풀타임 노동자들에 비해 혜택은 적으니 저임금 노동자는 아니더라도 “저혜택인구”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8) 저임금노동자 양산은 하지 않더라도 일자리들이 일거리로 대체되면서 초단기파트타임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원래 정규직 노동자들이 누리던 각종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타당한 지적아닐까?

  한편으로는 택시노동자들의 처우를 매우 열악하게 방치해놓고 이를 조금이라도 더 열악하게 하는 비즈니스모델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질문해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나라의 복지시스템이 그다지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더 위협받는 것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버금지, 카풀금지, 타다금지가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10개의 풀타임 직장이 1만개의 초단기파트타임 일거리로 대체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자리가 아니라 일거리를 통해서 보호받는 방법은 없을까? 일거리에 혜택을 붙이는 방법은 없을까? 고용보험은 어렵겠지만 산재 정도는 붙일 수 있지 않을까? 플랫폼노동자의 노동특성을 보면 시간, 장소는 스스로 통제하지만 방법은 플랫폼에 의해 더욱 강하게 통제된다는 특성이 있고 산재는 노동의 방법 통제여부와 더 큰 관련을 맺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배달앱노동자에 대한 최근 산재인정결정에서 법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를 위한 특별규정을 둔 취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나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원심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전속성을 판단하면서 제시한 기준은 결국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기준에 따를 경우 위와 같은 법의 취지를 몰각시키게 된다”고 하였다.  

  국가가 일자리가 일거리로 대체되는 상황 자체를 막으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일자리가 일거리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일거리 자체도 없어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운송업만 보더라도 전에는 직접 움직여야 되는 일이 이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교통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택시산업의 보호를 목표로 삼는 것은 근시안적이다. 양극화가 더 심해지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하고 이를 통해 공공재의 수익자부담원칙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도로를 더 많이 이용한 사람이 있다면 돈을 더 내도록 해야 하고 이것이 소득세를 통해서 관철될 수 있다. 

9) 캘리포니아에서 얼마 전 AB5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버금지법이 통과되었고 지금 타다금지법 통과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 법률안의 시의적절성과 유효성에 관해서 법학자이신 박경신 교수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국내에서도 법원이 플랫폼 노동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판례들이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요기요플러스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의 요건은 다음과 같다: 

대법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 1) 사용자가 업무의 내용을 결정하고 업무 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 2)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는지; 3) 사용자가 근무시간·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4) 노무제공자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지; 5) 보수의 노무대가성 유무와 기본급·고정급 유무; 6) 노무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상대방에의 전속성 유무와 정도; 7)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와 사회보장법상 근로자 지위의 인정 여부

대리운전기사 노동조합법 상 노동자 인정(부산지법 동부지원 2019가합100867): 동업계약서에 주로 대리운전 기사들의 의무사항을 정하면서 수수료 변경 권한은 업체에만 있는 점, 업체가 시행하는 정책이나 규칙 등을 대리운전 기사들이 따르도록 한 점, 특정 시간 동안 일정 횟수이상의 대리운전을 의무적으로 수행하도록 한 점 등 어느 정도 업체가 운전기사들을 지휘·감독한 것으로 보인다. . . 최씨 등과 업체 사이의 노무제공관계의 실질과 업무 수행 방식, 보수 수수 방식 등을 볼 업체 사업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하면서 업체와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는 최씨 등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

AB5법은 미국의 “우버금지법”으로 불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버에 더많은 운전자들이 참가하도록 하는 반대효과를 내고 있다. AB5법은 (1) 회사의 통제를 받지 않고 (2) 회사의 핵심서비스 제공을 하지 않고 있으며 (3) 독립적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 즉 3가지를 다 충족해야만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우버는 회사의 통제를 줄이기 위해 일감을 맡기 전에 보수를 볼 수 있도록 하였다.  https://www.sfchronicle.com/business/article/Uber-makes-major-changes-to-California-rides-as-14957326.php

그런데 바로 이것이 우버운전자들이 전부터 원했던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일감 자체에 혜택을 붙이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즉 전통적인 노동자로 만들지 않더라도 일감 자체에 품위를 지켜주는 것이다. 더많은 운전자들이 우버에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 중요한 것은 AB5법은 도리어 우버나 리프트보다는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고 일하도록 하는 다른 업종 특히 파견직 노동자들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렇게 앱을 통해 앱참여자들에게 더 자유를 줄 수가 없는 일반노동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노동자-독립계약자 분류법이 노동착취의 방식이었음은 이미 잘 알려져있고 노동자인정범위를 넓히는 것은 노동계의 숙원사업이었다. 예를 들어 AB5법이 한국에서 통과된다면 2번 3번에서 수많은 파견직 노동자들이 사업장주의 노동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AB5법이 하루빨리 통과되어 택시업계에도 적용되고 여러 업계에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공유경제업계에도 절대로 나쁜 소식이 아니다. 

목, 2020/02/13- 22:11
3
0

2019. 1. 11.-12. 이틀에 걸쳐 Digital Asia Hub가 주최하고 The Ethics and Governance of AI Initiative 와 the Konrad-Adenauer-Stiftung가 후원하는 FAT/Asia Hong Kong 2019에 김가연 변호사가 참석했습니다. FAT는 Fairness, Accountability, Transparency를 의미하며 머신러닝과 알고리즘의 공정성, 책임성, 투명성에 대해 논의하는 이니셔티브입니다. 김가연 변호사는 첫날 오프닝 세션에서 한국과 일본의 AI 윤리 동향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세션 1의 사회를 맡았습니다.

오프닝 세션 Taking Stock of Trends and Challenges: Perspectives from Multiple Disciplines 메모

  • In Korea, AI ethics, or Roboethics has a relatively long history of 12 years.
  • In 2007, the Ministry of Industry and Energy (Ministry of Commerce) disclosed the draft of the Robot Ethics Charter. It included not only robot ethics but also researcher ethics and user ethics, which we boast as the first in the world. However, the draft is yet to be finalized.
    • Not really different from Asimov’s robot principles
  • The Intelligent Robots Act 2008 was amended in 2016 to mandate the government to enact the AI Ethics Charter.
    • At the end of last year, the Ministry of Science and ICT announced that it will finalize the charter.
    • In 2016, in terms of accountability, the draft made it designers, manufacturers, and users’ responsibility if a robot causes any damage or harm.  
  • Kakao published “Kakao Algorithm Ethics” in January 2018:
  1. enhance mankind’s benefit and wellbeing and keep all efforts for algorithm development within the ethical framework of society;
  2. ensure that algorithms shall not generate biased results;
  3. collect and manage data for algorithm learning in accordance with social-ethical norms;
  4. ensure that algorithm shall not be manipulated internally or externally; and
  5. provide explanations on algorithm to strengthen users’ trust to the extent that it does not compromise corporate competitiveness. 
  • KAIST Killer Robot controversy in April 2018:
    • More than 50 leading academics from nearly 30 countries signed the letter calling for a boycott of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KAIST) and its partner, defense manufacturer Hanwha Systems. The researchers said they would not collaborate with the university or host visitors from KAIST over fears it sought to “accelerate the arms race to develop” autonomous weapons.

Japan:

  • 2004 World Robot Declaration
  • 2017 Japan Society for AI Ethical Guideline
  • 2018 Japan Ministry of Internal Affairs and Communications AI R&D Guideline draft

FAT/Asia 2019 참석자들

수, 2020/03/11- 05:27
3
0

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제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잠정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일명 ‘매크로금지법’, ‘실검 조작 방지법’ 등으로 불리운다. 이용자가 부당한 목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로부터 조작되지 않도록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해야한다는 내용이다.

본 개정안은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여론 조작’, 즉, 실시간 검색어 순위나 댓글 등이 매크로 프로그램이나 타인 계정을 이용하여 조작되는 결과를 방지한다는 것이 가장 큰 명분이다. 그러나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글을 게시하거나, 게시물에 대한 호불호를 표시하는 행위와 이를 실현함에 있어서 직접 수동으로 행할 것인지, 매크로 등의 자동화된 기술을 이용할 것인지, 혹은 익명‧가명으로 표현할 것인지, 타인의 허락하에 타인의 계정으로 표현할 것인지의 여부는 모두 원칙적으로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 행사의 영역이다. 따라서 이러한 행위를 제한하는 법은 모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로서 엄격한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 제한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즉, 판단주체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표현행위의 제한 여부가 남용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과, 표현 행위가 단지 장래에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추상적 해악의 발생 가능성만을 이유로 제한해서는 안 되고, 중대한 해악을 초래한 명백하고도 현실적인 위험성이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다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본 법안은 명확성 원칙에 위반할 소지가 높다. ‘부당한 목적’이란 매우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 용어로 사용될 수 없다. 최소한의 예시 개념도 없이, ‘목적’이라는 누군가의 주관적인 내심의 의사가 ‘정당’(이치에 맞아 올바르고 마땅함)한지, ‘부당’(이치에 맞지 아니함)한지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확인할 것인가. 본 법안의 모태였던 개정법안들, 즉, ‘여론 조작 금지’를 목적으로 드루킹과 같은 행위를 방지해야 한다며 발의된 개정법안들 역시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등의 불명확한 기준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정치적 이익을 목적하는 행위라면 본조의 ‘부당한 목적’으로 포섭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만일 기업이 본인들의 비리를 폭로하고 있는 불리한 기사를 밀어내기 위한 각종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 사실이 대중에게 꼭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해당 검색어 순위나 기사를 상위에 노출하기 위해서 매크로를 이용한 행위는 ‘부당한 목적’인가? 또 만약 장애인단체가 정당이나 정치인의 장애인 혐오발언 사실을 알리고 그들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단체 구성원들의 포털 계정의 포괄적 이용 허락을 받아 게시글, 댓글을 올리거나, 추천을 누르는 집단행위를 도모하였고, 장애인인 운영진이 그 과정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매크로 기술을 사용하였다면, 이는 ‘정치적 이익’을 위한 ‘여론 왜곡’ 행위인가, 아닌가?

또한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다. 입법 의도상 실검이나 댓글의 추천수, 조회수 등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이에 포함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협의안의 배경이 된 소위 회의록을 보면 “안 제48조 4항 서비스를 조작하여서는 아니된다의 내용에 ‘게시판에 부호, 문자, 음성, 음향, 화상, 동영상 등의 정보를 반복적으로 게재, 입력하거나 게시판에 게재된 정보의 조회수, 추천수, 또는 실검 순위를 변경, 조작하여서는 아니된다’라는 등으로 ‘변경’의 의미도 포함된다는 것을 명시해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다. 그렇다면 ‘변경’의 대상이 될 ‘본래’의 서비스란 무엇인가? 한 사람이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직접 행한 1회의 의사표시를 반영한 결과를 제공하는 것을 본래의 서비스로 해석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생각건대 크라우드 소싱을 본질로 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들의 다양한 이용행태를 반영함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 프로그램 자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단지 그 프로그램의 기계적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서비스 결과에 영향을 미친 행위는 서비스의 ‘이용’ 그 자체로 보아야하지, 이를 ‘변경’이나 ‘조작’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결국 위와 같은 개념들을 사용하고 있는 본 법안은 법률의 수범자인 일반 국민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나아가 법의 집행자에게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여 판단자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남용될 위험이 높은 위헌적 법안인 것이다.

한편, 본 법안이 규제하고자 하는 행위가 과연 강제 규제나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있는 행위인지, 즉,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는 표현행위로써 이를 규제하는 것이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매크로를 이용하거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표현행위를 하는 것이 서비스 제공 약관에 어긋나는 이용행태라 할지라도, 즉, 이용자들이 서비스제공자가 기대하는 방식대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일부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 프로그램 자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단지 그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서비스 결과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위험은 크라우드 소싱을 본질로 하는 서비스 내에 이미 내포되어 있는 것이며, 서비스제공자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율적 선택에 따라 일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작 가능성을 포착하고 더 나은 서비스로 개선할지, 관련 서비스를 중단할지 여부도 서비스제공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해결하여야 할 문제다. 만일 서비스 제공자의 영업상 이익의 침해가 발생했다면 이용약관 위반의 책임을 물음으로써 민사적으로 해결하거나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면 되지, 국가의 형벌권이 개입하여 많은 인터넷 이용자를 함부로 형사 수사 및 처벌의 위험으로 몰아넣을 일이 아니다.

또한 타인의 용인, 위임 하에 타인의 계정이나 정보를 이용하거나, 매크로와 같은 기술을 이용하는 등 각종 방법을 통해 ‘소수의 의견이 실제보다 다수의 의견처럼 보였다’는 것만으로, 이러한 행위를 법으로 규제할만큼 타인의 권리나 사회적 법익에 어떠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각종 캠페인이나 집회, 시위 등 모든 형태의 표현행위는 실제보다 더 큰 위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함으로써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기 마련이며, 정치활동의 본질이 바로 자신이 더 많은 사람들을 대표하고 있음을 내세우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여론’이란 일의적으로 정의되거나 보여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왜곡’, ‘조작’이라는 것도 증명할 수 없으며, ‘순수한 여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본연의 업무라고도 할 수 없다.

즉, 이와 같은 방식의 표현행위가 실질적으로 어떤 중대하고 명백한 해악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충분한 입증과 근거없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남용될 수 있는 불명확한 기준을 내세워 국민의 일반적인 표현 행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거나 형사처벌 등을 무분별하게 규정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및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매크로 사용이나 여론 조작을 금지하는 법이 다른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로부터 조작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적, 관리적 조치’와 같이 추상적이고도 세세한 조치의무를 과도하게 부과하는 것 역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선택에 따라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서비스 이용 환경을 보장할 권리를 침해하고,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이용자들의 행태를 상시적으로 감시, 검열하게 함으로써 일반 국민인 이용자들의 인터넷상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인터넷 서비스가 순수한 여론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신화에 기반한 인터넷 서비스 규제는 곧 인터넷 실명제와 같이 표현의 자유와 통신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는 규제의 도입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안 제48조 제4항은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 서비스가 실명제 혹은 준실명제에 기반하여 제공되어야 함을 이미 전제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나아가 소위 회의록을 보면 “본조의 개인정보 ‘이용’에는 ‘도용’뿐만 아니라 ‘매매나 대여’하는 경우 등까지 포함되도록 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실명제를 넘어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표현행위에 대한 대리권을 수여‧행사하는 행위까지 형사처벌하겠다는 것이어서 매우 과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여론 조작’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부당한 목적’의 ‘서비스 조작’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이용한 위헌적 법안을 남발하는 것은,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손쉽게 국민의 자유로운 공론장을 재단하고 통제하려는 시도는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새로 구성될 제21대 국회는 헌법에 위반하여 국민의 자유로운 인터넷 이용을 위축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유사 법안을 발의하지 않기를 바란다. <끝>

토, 2020/05/23- 01:50
3
0

사단법인 오픈넷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법촬영물 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지우고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사업자를 형사처벌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인터넷 검열감시법”)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인을 모집한다.

“인터넷 검열감시법” 헌법소원 청구인 모집 캠페인

제20대 국회 막바지에 인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었음에도 n번방 방지를 빙자해 성급하게 통과된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은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불법촬영물, 딥페이크 영상, 아동·청소년이용성착취물(이하 “불법촬영물”)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지우고,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는 사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이에 더해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검열감시법”은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며, 정보매개자(플랫폼)에게 사전적으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할 의무를 지워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통신 비밀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다.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라는 말로 표현되는 죄형법정주의는 이미 제정된 정의로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되지 아니한다는 원칙으로서 이는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가능한 형식으로 정해야 한다는 법치국가 형법의 기본원칙이다. 한편 헌법 제75조는 대통령령에 의한 위임 입법을 허용하고 있지만, 위임을 하는 경우에도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처벌법규를 위임할 때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이라고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백히 규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은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그 사업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어떤 부가통신사업자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문언만 봐서는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이렇게 처벌 규정의 수범자와 처벌 대상인 행위의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 형벌 조항은 명백한 죄형법정주의 위반이다.

더욱이 유통방지 의무가 부과되는 “불법촬영물”이란 성폭력처벌법에 의하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촬영물과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더라도 이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배포된 촬영물을 말한다. 문제는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인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으며, 피해자가 특정이 되지 않거나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촬영 당시 또는 배포 당시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했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는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다행히도 “조치의무사업자”의 범위와“기술적·관리적 조치”를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규정해 모법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해소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모법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했어야 하며, 시행령이 모법의 위헌성을 치유할 수는 없다. 또한 시행령안에서는 기술적·관리적 조치에 금칙어(키워드) 필터링과 불법촬영물 DB 필터링을 포함하고 있는데, 어떤 방식의 필터링을 적용하든지 간에 사업자가 불법촬영물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공유하는 정보를 다 들여다봐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비공개 대화방이 아닌 일반에 공개된 게시판이라도 정보매개자인 플랫폼에 이용자가 올리는 모든 콘텐츠를 일일이 확인하도록 하는 소위 “일반적인 모니터링(general monitoring)”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매개자 책임제한에 대한 국제적 인권 기준에 어긋난다는 것은 오픈넷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바이다.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며, 정보매개자에게 사전적으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할 의무를 지워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통신 비밀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인터넷 검열감시법”에 대한 헌법소원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

“인터넷 검열감시법” 헌법소원 청구인 모집 캠페인

  • 마감 시한: 모집시까지
  • 참가 자격: 부가통신사업자 및 인터넷 이용자
  • 문의: 전화 02-581-1643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청구인 참가를 원하는 분은 [email protected]로 성함과 연락처(이메일 또는 휴대폰 번호)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논평] 부가통신사업자에 불법촬영물 유통방지 의무 지우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령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2020.09.16.)
[논평] n번방 방지법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는 프랑스 헌법재판소의 인터넷 혐오표현 금지법(아비아법) 위헌 결정을 환영한다 (2020.07.30.)
[논평] 제21대 국회는 위헌적인 N번방 방지법의 신속한 개정을 추진하라 (2020.06.11.)
[기자회견] 오픈넷, 전기통신사업법 각종 쟁점 해설 기자설명회 개최 (2020.05.18.)
[공동논평] 스타트업·소비자시민단체, 국회·정부에 방송통신3법 관련 공동의견서 제출 (2020.05.17.)
[논평] 국민의 기본권 침해 우려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을 중단하라 (2020.05.13.)
[논평] n번방 재발방지, 처벌과 함께 인식변화 병행되어야 (2020.04.16.)
[논평] 디지털 성범죄의 강력한 처벌을 위해서는 음란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의 명확한 구분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물 양형기준 신설 필요 (2020.04.06.)
화, 2020/09/22- 21:43
3
0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의 균형적 보호를 위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개정방향’ 토론회

2020. 7. 28.(화) 오전 10:00 – 11:30 /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수진 (동작)의원실,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7월 28일(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의 균형적 보호를 위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개정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현행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은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진실 여부를 불문하는 명예훼손 법제는 정치적·사회적으로 악용되어 미투 운동, 내부 고발, 소비자불만글 등을 비롯한 각종 사회 고발 활동 및 언론 활동을 심대하게 위축시키는 폐단을 낳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침해하여 사회의 감시·비판 기능을 마비시키고 사회 진보의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과거 성이력과 같이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제재할 필요가 있으며, 통신기술의 발달로 프라이버시 침해가 가져올 수 있는 폐해는 커진 반면 형법에 일반적인 프라이버시 보호 조항은 없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필요도 있다.

이에 본 토론회에서는, 명예훼손 법제가 헌법 및 국제인권기준을 준수하고 표현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개인의 프라이버시도 균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개정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이번 토론회는 황성기 교수(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가 좌장을, 손지원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가 주제발표를 맡고, 토론자로는 윤해성 박사(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장철준 교수(단국대학교 법과대학), 정성민 판사(사법정책연구원), 김한규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가 참여할 예정이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0/07/21- 01:08
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