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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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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유감

admin | 화, 2021/02/09- 23:02

[월간경실련 2021년 1,2월호 – 시사포커스(1)]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유감

– 향후 제대로 된 법률 개정을 바라며 –

 

오세형 경제정책국 팀장

작년 봄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각계 각층의 노력이 있었고, 많은 노동자들과 재해사망 유가족 등의 간절한 단식투쟁 등으로 마침내 지난 1월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그 내용을 확인해 보면 그 취지에 맞는 법률안 제정이었는지 의문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취지는 2017년 현대중공업 아르곤 가스 질식 사망사고, 2018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압사사고, 2020년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건설현장 화재사고나, 세월호 참사, 가습기살균제 사고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관련 사업주, 경영책임자, 법인 및 공무원 등의 처벌과 손해배상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제정된 법률안의 내용은 핵심 내용이 빠진 누더기 법률안에 불과했다.

근로기준법의 주요 내용도 5인 미만 사업장의 적용이 유보되어 있어, 전면적용 추진도 노동계의 주요 현안이다. 노동자의 생명이 직결된 문제인 만큼, 해당 법률의 적용 대상은 당연히 전체 사업장이었어야 했다. 5인 미만 사업체가 거의 80%에 가까운 현실에서,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제외는 생명의 소중함을 차별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50인 미만 사업장(건설업의 경우 50억 원 미만의 공사)은 3년간 적용이 유예되었다. 중대산업재해의 경우에는 경영책임자의 적용도 없다. 중대산업재해는 발주회사의 무리한 요구 등을 맞추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다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발주를 해당 법률의 적용에서 제외했다.

공무원의 책임 부분이 삭제된 것도 매우 아쉽다. 중대재해의 경우, 관련 사업과 관련하여 기본적인 관리감독의 의무가 있거나 인허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공무원의 임무해태가 직간접으로 연관된 경우가 많다. 그러한 경우 공무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관련된 내용이 모두 제외되었다. 국가가 지는 최소한의 재해예방의무조차 실행하지 않고 방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영책임자나 법인에 대한 처벌수위도 매우 낮아졌다. 경영책임자 등에 대한 형량도 최초 논의되었던 3~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1년 이상으로 낮춰졌고, 법인에 대한 벌금형도 하한이 없어지고 매출액의 일정 범위 내의 금액으로 가중이 가능하도록 했던 조항도 삭제되었다. 최소한의 하한을 통한 솜방망이 처벌의 위험을 막고자 한 내용도 없어진 것이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금액으로만 평가될 순 없지만, 상당한 손해배상액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도입된 징벌적 손해배상액은 하한이 없는 것으로 되었고, 그 상한인 손해액의 5배 범위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강한 금전적 손해배상에 대한 부담을 통해서라도 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노력조차 강제하지 못할 수준인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도 있었고, 이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도 있었다. 아주 느린 속도지만, 노동자의 생명 보호와 안전한 작업현장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확인해 보면 더 교묘하게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막고 있는 것 아닌가 답답할 때가 많다. 개정을 위한 지난한 싸움이 또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많은 노동자 시민들이 기꺼이 힘을 모을 것이다. 몇 해 전 보았던 한 일간신문의 1면이 머릿속에서 늘 떠나지 않는다. “오늘도 3명이 퇴근하지 못했다”는 글과 함께 빼곡히 적힌 1,200명의 산재사망사고 노동자들의 이름이었다. 더 이상 출근한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은 없기를, 매우 적어지기를 희망해본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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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9,10월호 – 우리들이야기(1)]

‘전태일 3법’은 통과될까?

 

이광택 한국ILO협회장(국민대 명예교수)

<전태일 평전> 개정판과 판소리 <전태일>
1970년 11월 13일 오후 1시 30분 청계천 6가에 위치한 평화시장에서 재단사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작업장 부근에서 온몸에 석유를 뿌리고 산화한 지 50년이 지났다.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고 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이 새롭게 선보인다. 1983년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이란 제목으로 초판이 나온 뒤 1991, 2001, 2009년 세 차례 개정을 거쳐 이번이 네 번째 개정판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글 표기법 등이 변했기에 문장을 다듬었다. 전태일의 일기와 수기를 별색으로 처리했고,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용어(특히 일본식 외래어)나 젊은 세대에게 생소한 사건에는 주를 달았다. 연표에는 역사적 배경이 되는 사건과 사후 이소선 어머니와 동료들의 활동과 관련한 사항을 보강했다.
한편,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고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를 판소리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 9월 14일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 최종태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지부장, 이수호 전태일 50주기 범국민행사추진위원회 상임대표, 임진택 창작판소리연구원 원장은 창작 판소리 <전태일>을 제작하기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가졌다. 이들은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전태일 정신이 오래도록 기억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창작 판소리 <전태일> 제작 사업에 착수하며 “전태일 정신을 공평, 정의 등 현재의 시대정신으로 계승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판소리 <전태일> 창작과 공연의 총감독은 임진택 명창이 맡았다. 창작 판소리 <전태일>은 열사 50주기인 11월 13일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개된다.

근로시간의 연장?
근로기준법은 1953년에 제정되었는데 17년이 지난 1970년 전태일은 이 법을 지키라고 외치며 몸을 불살랐다. 그러면 법 제정 후 67년, 전태일 산화 후 50년이 지난 지금은 근로기준법이 잘 지켜지고 있는가? 먼저 근로시간부터 살펴보자.
근로시간에 관해서는 법 제정 당시 주 48시간제를 기준으로 하고 당사자 합의에 의하여 주 60시간을 한도로 근로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미 2001년 8월 24일 노동부는 “주 5일 근무, 새 시대가 열립니다”라고 홍보하였고, 2003년 9월 15일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기업 규모별로 주 40시간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하여 ‘주 5일 근무 시대’가 열렸다고 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11월 주 40시간 근로 원칙을 승인하는 ILO 제47호 협약을 비준까지 하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2018년 3월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주 68시간’에서 ‘주 52시간’으로 단축하여 ‘주 52시간제’를 실시한다고 온통 난리를 쳤다. 그동안 노동부는 행정해석(근기 682855, 2000-09-19)을 통하여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당시) 제49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규정에서 연장 근로시간에는 휴일 근로시간이 포함되지 아니 한다”고 하여 사실상 1주일=5 working days로 근로시간을 운영하였던 것이다. 이것을 바로 잡는 방법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1주일은 “휴일을 포함한 7일”(제2조 제1항 7호 신설)로 정의하는 촌극을 빚은 것이다. 그동안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노동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멕시코(2,137시간), 코스타리카(2,060시간)에 이어 3위(1,967시간)(2018년)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회원국 평균은 1,726시간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고용노동부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개선’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이 1월 31일부터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주 52시간제 시행, 노동시간 특례업종(연장 근로 한도 미적용) 축소 등으로 불가피하게 연장 근로 한도를 초과할 수밖에 없는 예외적 상황이 증가한다고 보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해 추가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법 제53조 제4항)를 극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 다시 주 40+12+12=64시간까지 허용하는 것이다.
종전에는 ❶“재해·재난 및 이에 준하는 사고 수습”의 경우에만 허용하던 것을 그 사고의 ❶-1“예방을 위한 긴급한 조치 필요”뿐만 아니라 ❷“인명 보호 또는 안전 확보를 위한 긴급한 조치 필요” ❸“시설·설비 고장 등 돌발상황 발생 수습을 위한 긴급한 조치 필요” ❹“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 폭증 + 단기간 내 미처리 시 사업에 중대한 지장·손해” ❺“고용노동부 장관이 국가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연구개발” 등으로 거의 모든 경우에 허용하도록 하였다.
정부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 이후 6월 30일까지 총 1,665건을 인가하여 전년 동기(181건) 대비 인가 건 무려 9배가 증가하였다. 사유별로 보면 제1호 834건(50.1%)와 제4호 638건(38.3%) 로 코로나 등 “재난 예방 긴급 조치”에 못지 않게 단순한 “업무량 폭증” 관련한 업무가 압도적으로 많다. 2001년 ‘5일 근무’를 선언한 정부는 19년 후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를 틈타 ‘주 64시간’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이 있어도 시행규칙으로 이를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태일 3법’
‘전태일 3법’은 △근로기준법 제11조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 제2조 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기처벌법) 제정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의 600만 노동자들에까지 확대 적용하고,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230만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의 노동 3권 보장, 중대 재해 발생 시 원청 사업주에게도 책임을 묻는 법의 제정을 말한다.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추진된 ‘전태일 3법’ 법안은 9월 하순 각각 국회의 국민동의청원에서 성립 조건인 10만 명의 동의를 채웠다. 이제 국회가 법안을 논의하게 된다. 국회는 올해 1월부터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청원 중 30일간 1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소관 상임위에 넘겨 심사토록 하였다.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기관에 청원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청원에 대하여 심사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는 헌법 26조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주 40시간’ 규정은 커녕 근로기준법을 아예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적용을 받는 노동자보다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청원은 근로기준법의 경우 그 적용 범위를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제한하는 제11조를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바꾸자는 내용이다. “전체 60%에 달하는 5인 미만 사업장들은 대부분 영세한 규모”라며 “이곳의 노동자들은 법정 최저기준도 보장받지 못한 채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한다”고 했다.
5인 미만의 작은 사업장에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이유로, 단시간 노동자라는 이유로 1일 8시간 노동원칙을 비롯한 초과근로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및 연차유급휴가, 부당해고로부터의 보호, 휴업수당, 주휴수당,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의 주요 조항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노조법 제2조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로 정의한다. 택배기사·대리운전 기사·학습지 교사 등을 말하는 특수고용·플랫폼 고용 노동자까지 근로자에 포함하도록 명확히 하기 위해 이 조항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업무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해당 사업주 또는 노무수령자로부터 대가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으로 확대하자는 게 청원 내용이다.
사용자의 정의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는데, 이 부분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 또는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를 포함하도록 바꿔 간접고용노동자 등 원청사용자의 사용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처벌법은 노동자의 중대 재해에 대해 기업의 경영책임자, 원청, 발주처 등 실질적인 책임자를 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이다. 중기처벌법 제정을 위한 청원에는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사망한 김용균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대표 청원인으로 나섰다.

산업재해 – 중대 재해
정부의 공식 통계에 의하면 2019년 한해 사고 재해자 수는 94,047명이고, 질병 재해자 수는 15,195명이다. 산업재해 사망자는 2,020명이며, 이 중 사고 사망자는 855명(42%), 질병 사망자는 1,165명(58%)이다. 사고는 주로 제조업에서의 끼임 사고, 건설업의 추락사고 등이 의한 것이 많고, 질병 사망자가 더 많은 것은 탄광에서 일하다가 오랜 요양 기간 끝에 사망하는 진폐 사망자가 많기(2019년 402명) 때문이다. 사망사고만인율이 0.46으로 유럽, 미국, 일본, 독일 등에 비해 4배 정도 높은 수치이다. 산재보험 미가입자, 일용직, 단시간 근로자 등을 포함하면 재해자 수는 훨씬 많다. 이들을 포함하면 국내 산재 사망자는 한 해 2,400명, 하루 평균 7명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거래가 급증하면서 택배 노동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올해 상반기에만 7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 업무 관련으로 사망한 우편집배원이 무려 46명이라는 5월 1일 KBS 방송 보도는 충격적이다. 집배부하량시스템에서 집배원 휴식시간이 시간당 1.8분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2019년 12월 산업안전보건법 제9조의2에 따라 중대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사업장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확인된 사업장 1,420개소의 명단을 공표했다.
연간 사망 재해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제2호에 해당)은 대우조선해양(주) 김해장유복합문화센터현장, 현대엔지니어링㈜ 남양주공동주택현장 등 20개소이며, 사망만인율이 규모별 같은 업종의 평균 사망만인율 보다 높은 사업장(제2의2호)은 롯데건설㈜ 산성터널공사현장, 코오롱글로벌(주) 인천공장 신축공사현장 등 총 643개소이다. 2019년 처음으로 ㈜케이엠에스, 포트엘(주), ㈜한일 등 산재은폐 사업장(제2의3호) 7개소가 공표 대상에 포함됐으며, 최근 3년 내 2회 이상 산업재해 발생 미보고 사업장(제2의3호)은 한국철도공사, 삼성전기(주) 부산공장 등 73개소이다.
도급인의 경우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산안법 제29조제3항)으로 처벌 받은 경우 수급인 사업장과 함께 공표되는데, 이에 해당하는 도급인 사업장은 현대엘리베이터(주) 동아일보 대전사옥 공사현장, 신세계건설(주) 천마산터널 공사현장 등 총 448개소이다.
‘산재 미보고(은폐) 적발현황’을 보면 연평균 930여 건의 산재 은폐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노동부가 근로감독 등으로 적발해낸 건수는 평균 10%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는 ’건강보험 부당이득금 환수‘, ’119 구급대 신고‘ 등 건강보험공단이나 소방서 등에서 산재 은폐 의심사업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산재 은폐 사업주의 ’자진신고‘ 또는 노동자의 ’요양신청서 반려‘ 등 외부요인 힘을 빌려 적발했다.
김용균 씨 죽음을 계기로 2020년 1월부터 새로운 산업안전보건법(일명 ‘김용균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산재 사망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입법 과정에서 사용자 단체들의 요구가 반영되면서 ‘김용균법’이 유명무실해진 탓이 크다. 노동계가 요구해온 ‘위험작업 2인1조’가 법제화되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기처벌법은 안전관리 소홀로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는 경우 경영책임자와 기업의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법안에서 ‘종사자’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임대, 용역, 도급 등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그 사업의 수행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자”와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는 각 단계의 수급인 및 수급인과 나목(그 사업의 수행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의 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하였다. ‘사업주’에는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 타인의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하는 자”가 포함된다.
정의당이 법안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고 노회찬 의원이 발의했던 법안을 21대 국회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당 1호 법안으로 이어받았다. 기업 책임은 구체화됐고 처벌 강도는 높아졌다. 법원 판결의 보수성을 넘으려 별도 양형위원회를 두게 했고 민사상 입증책임을 사업주가 지게 했다.

갈 길은 아직 먼가?
전태일 사후 50년이 지나도록 근로기준법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1935년에 채택된 주 40시간 근로 원칙을 승인하는 제47호 ILO 협약을 2011년에 비준하고서도 아직도 ‘주 64시간’을 인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직 비준하지 않고 있는 ILO 핵심협약 중 강제노동금지협약(제29호)은 1930년에,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제87호)은 1948년에,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제98호)은 1949년에 채택된 것이다. 전태일 사후 50년에 이들의 비준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인가?

금, 2020/09/2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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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1,2월호 시사포커스(4)]

제28회 좋은기업상·제5회 좋은사회적기업상 시상식

김건희 재벌개혁본부 간사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는 2019년 12월 16일 월요일 경실련 강당에서 ‘제28회 좋은기업상’과 ‘제5회 좋은사회적기업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임세은 경제정의연구소 기업평가위원이 사회를 맡아 진행된 이번 시상식은 정미화 경실련 공동대표의 인사말과 이광택 한국ILO협회 이사장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제28회 좋은기업상 수상기업은 서울도시가스(주)(비제조·서비스업 최우수기업)와 휴켐스(주)(금속·비금속·화학업 최우수기업)였다. 제5회 좋은사회적기업상 일자리부문 최우수기업에는 사임당푸드(영)가 선정됐고, 지역사회공헌·사회서비스 제공부문 최우수기업은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 우수기업은 ㈜희망하우징이 선정됐다.

제28회 경실련 좋은기업상은 2018년 한국거래소 코스피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6개 평가항목에 의한 정량평가 및 정성평가 후 정밀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기업을 선정했다. 이번 평가대상기업은 총 383개사로, 비제조·서비스업 부문에는 서울도시가스(주)가, 금속·비금속·화학업 부문에는 휴켐스(주)가 최종 수상기업으로 결정되었다.

좋은기업상 평가지표는 건전성·공정성·사회공헌·환경경영·소비자보호·직원만족의 6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항목별 세부 평가항목들을 평점화해 점수를 산정한다. 이번 수상기업들의 경우 서울도시가스(주)는 건전성 16.18점, 공정성 16.86점, 사회공헌 10.77점, 소비자보호 10.00점, 환경경영 5.60점, 직원만족 10.69점으로 총점 70.08점을 받았다. 특히, 사회공헌과 직원만족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서울도시가스(주)는 가정 및 산업용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해외자원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는 등 대표적인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국민의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과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서울도시가스 장학회를 설립하여 꾸준히 지역 봉사활동을 해오는 등 기업의 공익적 활동 또한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기업이다.

휴켐스(주)는 건전성 18.07점, 공정성 16.35점, 사회공헌 6.08점, 소비자보호 10.25점, 환경경영 7.00점, 직원만족 10.97점으로 총점 67.72점을 받아 금속·비금속·화학업 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휴켐스(주)는 특히 건전성과 환경경영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정밀화학 핵심소재 전문기업인 휴켐스(주)는 질산을 기반으로 폴리우레탄 핵심재료 및 산업용 화약연료와 매연저감 촉매제를 공급하고 있다. 환경 관련 인증을 획득하고 연구개발을 포함한 생산 전 과정에 걸쳐 환경친화적 경영방침을 실천하고 있다. 2004년 윤리경영을 선포한 이후 기업윤리에 근거해 경영활동을 수행하며 후원활동 또한 지속적으로 이어 오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영역 확장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경실련 좋은사회적기업상은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도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2015년 처음 제정하여 시상해 오고 있다. 좋은사회적기업상 평가대상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자율경영공시를 하는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3년 이상 공시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제5회 경실련 좋은사회적기업상은 공익적가치, 경제적가치, 윤리적가치 항목의 평가점수에 따라 일자리제공과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제공 2가지 부문에서 수상기업을 선정했다. 일자리제공부문 최우수기업으로는 사임당푸드(영)가 선정됐고,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 제공부문 최우수기업은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 우수기업은 ㈜희망하우징이었다.

일자리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사임당푸드(영)의 평가 총점은 64.33점으로 공익적가치 26.01점, 윤리적가치 27.80점, 경제적가치 10.52점이었다. 특히, 평가항목 중 공익적가치와 윤리적가치 항목에서는 최상위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전통한과와 떡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사임당푸드(영)는 총 매출의 5% 이상을 기부활동에 사용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를 제공하며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재정지원사업 우수업체로 선정되기도 하며 제품의 경쟁력 강화뿐만이 아닌 지역발전 공헌을 위해서도 노력해 오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는 공익적가치 20.19점, 윤리적가치 27.80점, 경제적가치 14.18점, 총점 62.17점으로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 제공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평가항목 중 윤리적가치 및 경제적가치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건축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는 희망나래는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형 주간보호시설을 위탁운영하는 등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희망하우징은 공익적가치 23.39점, 윤리적가치 24.05점, 경제적가치 13.17점, 총점 60.61점으로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 제공부문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특히, 공익적가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내건축 전문기업인 ㈜희망하우징은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집수리공사와 노후주택 개선 등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경실련 제1회 좋은사회적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한 ㈜희망하우징은 기업을 설립한 당시의 신념을 가지고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변함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 향상 및 사회적기업의 정착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다. 또한 추후 기업평가에 있어 유효한 방향으로의 평가지표 개선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을 발굴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화, 2020/02/0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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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5,6월호 – 시사포커스(2)]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단상

 

오세형 경제정책국 팀장

 
“저는 오늘 삼성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안고 가겠습니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제기한 삼성그룹의 비자금 관련 의혹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삼성그룹의 지배권 승계와 관련된 수사 및 재판 과정에 있어서 각종 불법행위, 불법로비를 위한 불법비자금 조성, 그리고 일명 ‘떡검’을 탄생시킨 검사들에 대한 뇌물 제공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목적으로 한 특검법이 통과되었던 것이다.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여론이 매우 악화되자, 2008년 4월 당시 삼성 이건희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며 한 말이다. 그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한 대법원까지의 재판을 거쳐 결국 집행유예 3년을 만들어내어 제대로 된 법의 심판을 비껴가게 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건희)의 범죄행위가 크긴 하나,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점, 한국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점, 그리고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고령인 점을 감안’하여 판결한다고 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표현되는 사법현실은 또 한 번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보여주기식 대국민 사과는 십여 년이 흐른 뒤, 아들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된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범죄행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또 다시 반복된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월 6일, 본인의 최종적인 판결을 앞두고 형량 감량을 위해 재판부의 주문으로 급조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대단한 결심과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본인의 형량 감경을 위한 고도의 기획에 다름없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사과처럼 보여주기식 사과로 보인다. 자녀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고, 무노조 경영을 탈피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밝혔지만 이러한 언급은 언제든지 손바닥 뒤집듯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를 위한 집요한 욕망은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을 낳았고, 당연히 법적 책임을 져야함에도 그는 또 한 번 ‘재벌총수 봐주기’로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건을 조금 더 복기하자면, 대법원이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해당 사건에 대해 파기환송하면서, 항소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승마지원 관련 말의 비용이나 영재스포츠센터 지원 금액 역시 유죄로 보았다. 이는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뇌물과 부정한 청탁이라는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항소심에서 인정되지 못한 것을 다시 정의롭게 판정하도록 하는 취지의 파기환송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재용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형량 감량을 위해서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라는 주문을 하더니, ‘준법감시위원회의 설치가 재판의 진행이나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하였음에도 ‘이 제도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용된다면 양형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입장을 번복하였다. 재판부의 제안에 호응하여 급조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그룹의 내부조직에 불과함에도 이재용 변호인단은 ‘준법감시위원회의 설치를 근거로 이 부회장의 형량을 깎는 데 반영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급기야 준법감사위원회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주문한 사과를 진행한 것이다. 준범감시위원회 설치를 두고 진행된 재판부의 제안과 이 부회장 변호인단의 호응은 이 부회장이 형량을 축소하려는 ‘짜고 치는’ 법경유착임이 명확해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진정한 반성을 하겠다면 재판에 공정하게 임하여 본인의 범죄행위에 대한 정당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순서다. 그리고 나서 본인의 말처럼 소유 및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순리에 맞고 진정성 있게 느껴질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내외 경제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더 이상 경제를 살리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엄벌에 처해져야 할 재벌의 범죄행위에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져서는 안 된다. 재판부는 지금이라도 대법원의 취지에 맞게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운영을 통해 중대 범죄에 맞는 판결을 하여야 한다. 재벌체제의 혁신과 정경유착의 근절을 이끌어 낼 판결로 사법 정의를 세워야 하는 것이다. 정경유착을 용인하는 ‘재벌총수 봐주기’ 재판결과를 또 다시 국민들이 보게 된다면 이는 해당 재판부를 넘어 사법부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문재인 정부 역시 엄중한 경제위기를 핑계로 재벌과의 또 다른 정경유착을 기도한다면, 이 또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재벌개혁을 통해서 공정경제의 기반을 다지고 혁신성장의 유인을 마련해야 경제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정경유착을 근절하고 중단없는 재벌개혁에 나서야 한다.

‘저는 삼성그룹 승계를 위한 불법행위들을 반성하며…’라고 20년 후에 이재용 부회장의 자녀가 기자회견에 나서서 발언하게 되지 않기를 정말 바란다. 이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에 맡길 것이 아니라, 관련 제도를 정비하여 재벌개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가능할 것이다.

금, 2020/06/05-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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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0 대책 효과 못 볼 것…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 ‘조작’된다고 생각”
■ “부동산은 MB가 가장 잘해… 집값 급등 주범인 현 정부가 국민에 세금 전가”
■ “대통령이 임명한 1만여 고위공직자가 얼마나 부동산을 가졌는지 밝혀낼 것”
■ “시민운동가가 정치권에 기웃거리니 정치도 망하고 시민운동도 망해”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끝까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 위선을 파헤치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을 12%까지 떨어뜨린 사람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70%에서 40%대까지 내렸는데 더 떨어져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이 나올 것이다.”

김헌동(6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부동산 건설개혁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본부장은 집권층의 ‘급소’를 정밀하게 저격했다. 청와대 등 고위공직자와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민낯을 까발리자 시민들은 경악했다. ‘다주택자들이 정책을 짜는데 집값이 잡힐 턱이 있겠느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그 여파로 이들은 부랴부랴 ‘한 채만 남기고 집을 팔겠다’는 촌극을 빚었다. 그러나 강남 집만 남기고 매각하는 행태에 여론은 폭발 직전으로 치달았다.

‘일개’ 시민단체 경실련의 존재감은 103석 야당 미래통합당을 사실상 압도한다. 경실련이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52%(3억1400만원) 올랐다’고 터뜨리자 바로 다음 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14.2% 올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은 작동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변명은 4·15 총선 압승 이후 치솟던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트리거가 됐다. 민심이 흔들리자 정부는 6·17 대책, 7·10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7월 13일 경실련에서 만난 김 본부장은 여전히 정부 부동산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이 정부는 집값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어느덧 부동산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문재인 정부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靑 1급 이상 공직자 아파트 40%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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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다주택 공직자의 주택 처분을 촉구하는 경실련의 집회.

Q : 사실상의 증세 정책인 7·10 부동산 대책을 접한 시장은 벌써 냉소적이다.

“당장 내놓을 만한 게 없으니 세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집값 잡는 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가 가장 좋다는 건 이정우(노무현 정부 정책실장) 등 (토지공개념을 주장한) 헨리 조지파들이다. 이들이 종합토지세를 없애고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라고 이름을 바꿨는데 계속 ‘세금폭탄’ 논쟁 유발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Q :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어찌 된 일일까?

“노무현 정부도 정확히 임기 절반인 2005년, 8·31대책을 내놨다. ‘노 대통령 임기 30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값 7%, 전국적으로 3.5% 올랐다’는 말도 안 되는 보고서를 가지고 대책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내놓은 진단을 보면 ‘상승률이 높지 않다. 국지적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국토의 12%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오르면 전국적으로 70%가 오르는 것이다.”

Q : 어떻게 실상을 대통령에게 알리겠다고 판단했나?

“청와대 1급 이상 공직자들을 경실련이 분석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 아파트가 40% 올랐다. 한 사람당 평균 3억원이었다. 그중 10명은 평균 10억원, 57%가 올랐다. 다주택자는 37%였다. 이어 20대 국회 전국에 퍼져 있는 국회의원 아파트를 보니까 평균 42% 올랐다. 서울시의원 110명 중 102명이 여당이다. 5명이 81채 주택을 갖고 있었다. 혼자 31채, 20채를 보유한 이들도 있었다. 그런 발표를 경실련이 계속했다. 그 이유는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가 ‘조작’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Q : 김수현 정책실장만 청와대에 들어오면 부동산값이 폭등했다.

“(정책실장에서 물러난 뒤 2019년 12월) JTBC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미안하다’고 사과 한마디 할 줄 알았다. 뻔뻔하게 ‘OECD 평균에 비하면 안정적이고 오르지 않았다. 정책을 잘 관리했다’고 하더라. 이걸 보고 땅값 상승률을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30개월 동안 2054조가 올랐다. (‘1076조만 올랐다’는 국토부 반박에 대해) 관료들이 대통령과 국회를 속인 것이다. 이대로 놔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文 대통령, 부동산 정책 관련자들 다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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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017년 8월 임대사업자 제도를 장려했다. 이는 부동산 정책의 치명적 패착이 됐다.

Q : 경실련의 고발 이후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은 이 정부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면 된다’고 사람들이 믿게 됐다.

“왜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재산을 조사했느냐,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돼 재산을 축소 신고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시세로 신고해서 재산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난 3년 서울 아파트값을 52% 오르게 한 건 정부~청와대~여당 세 축이다. 이 사람들 중에 다주택자가 많으니 이런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집을 팔라고 한 적 없다. 20번 넘게 화살을 쐈는데 과녁을 다 비켜갔다. 바꿔야 한다. 제대로 임명해야 한다.”

Q : 정부나 여당에서 경실련에 조언을 청하진 않나?

“만나자고 해도 안 만난다. 경실련이 주장하는 정책을 100% 받는다는 전제 없인 어렵다. 찔끔찔끔해서는 절대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 집값은 대통령과 정부가 ‘정말 잡을 거 같다’고 느낄 때 진정된다. 그런 믿음이 이 정부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니 사람들이 돈을 빌려서라도 집을 산다.”

Q : 시늉만 내는 정책만 남발하는 의도는 ‘처음부터 잡을 생각이 없었다’로 해석해야 그나마 납득이라도 간다. 정부가 집값 잡는 방법을 정말 몰라서 이러는 건 아닐 텐데.

“경기부양이다. 토건 사업, 부동산 투기로 경제를 띄우지 않으면 지탱할 길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미 (노동·산업 분야의) 모든 게 다 실패했다. 재벌들은 설비투자를 안 한다. 해외로 나가고 있다. 서울, 수도권 알짜 땅을 산업단지 등의 명목으로 재벌기업이 원가에 사들이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도 재벌의 먹잇감이다.”

Q : 무늬만 부동산 대책이고, 진짜 목적은 증세라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세금은 얼마 안 된다. 재산세 12조, 종부세 2~3조다. 거래가 되면 양도세가 나온다. 그 외에는 별로 없다. 그보다 대통령이 뉴딜정책 한다고 하지 않나? 전부 토건이다.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까지 무시해가면서. 이 정부는 성장률을 지탱하기 위해선 오로지 토건 사업, 부동산밖에 대안이 없는 것이다.”

Q : 집값을 안정화하는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사다리를 끊고 편을 가르는 부동산 정치가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이러는 건 아닌가?

“(여당이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야당이 무능해서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여당의 부동산 실패라는) 황금 같은 기회가 왔는데 자살골을 차고 있다. 토건 업자 출신 국토위 위원, 건설업자들이 만든 연구원 출신, 그런 사람들이 완전히 당을 망가뜨리고 있다. 지난 총선 때 오세훈 후보와 유튜브 토론도 했다. 황교안 대표 들으라고. 그런데 안 듣더라.”

Q :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호평했다.

“나는 잘한 건 잘했다고 한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때까지 분양가가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지시하자 관료들이 말을 안 들었다. 그러자 현대건설 직장 동료를 LH토지 사장으로 앉혔다. 해봤으니까 아는 거다. 그전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2006년 9월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공개, 후분양제를 선언하자 노무현 대통령도 2007년 4월 주택법을 개정했다. 집값이 안 올랐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법을 만들어서 10년 분납 분양 등 서민을 위한 다양한 주택정책을 내놨다. 2010년 강남 서초구 평당 970만원, 경기도는 평당 700만원으로 분양했다. 전 정부 때 5억5000만원에 분양했던 용인 아파트가 3년 만에 2억으로 떨어졌다. 왕십리 뉴타운 아파트는 평당 1800만원에 분양하려 했는데 900세대 중 2세대만 신청했다.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를 반으로 줄였다. 종부세로 아파트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재건축, 재개발 조합들이 해산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최경환 부총리가 ‘빚내서 집 사라’고 할 정도였다. 집을 사기만 하면 손해 보고, 분양받기만 하면 집값이 내려가는데 누가 사겠나. 혹자는 (MB 정부 집값 안정을) 2008년 금융위기 탓이라 하는데 잘못된 진단이다.”

“이 정부는 부동산 정책 MB한테 배워야”

Q : 분양가상한제가 집값 안정에 특효약이라고 믿는 듯하다.

“분양가상한제를 안 한 기간에 집값이 올랐다. 노무현 5년, 박근혜 1년, 문재인 3년 총 9년 동안 집값이 올랐다. ‘이낙연 아파트(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를 보면 된다. 1999년 2월 이낙연 의원이 2억대에 산 아파트는 2007년 14억이 됐다가 2006년 12억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019년 20억이 됐다. 이낙연이 19억원대에 팔았으니 국회의원 하는 동안 아파트에서만 17억원을 번 것이다. 국회의장 박병석이 40년 살았다는 반포주공 1단지는 지금 57억원(호가)이다. 더 중요한 건 노무현 때 17억,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23억이 올랐다. 여당 의원일 때, 자기 집값만 오른 셈이다.”

Q : 현 정부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를 배워야겠다.

“절대 배우지 않는다. MB의 22조원 들인 4대강 사업을 그렇게 비판했던 사람들이 자기들은 50조원짜리 도시재생 뉴딜을 예타도 하지 않고 추진한다. 보수 언론도, 야당도 제대로 비판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두 달 동안 경실련이 대통령 지지율 20%, 민주당 지지율 10%를 뺐다.”

기사원문 :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020219?lfrom=kakao

금, 2020/07/2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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