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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①] ‘생태적 전환’을 위한 예산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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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①] ‘생태적 전환’을 위한 예산 실험

admin | 금, 2021/01/29- 00:46

코로나19는 기후위기 대응의 시험대이자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 위기는 기후위기와 특징이 유사합니다. 국경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영향을 미치며 지구적 차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개발국가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는 기후 부정의가 발생하듯 코로나19도 빈곤층,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민 등이 생계 위협에 처해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불평등을 심화한 사회적 재난이기도 합니다.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는 코로나19를 두고 “치명적인 불평등을 드러낸 위기”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기부양책을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경제 전환 전략으로 활용하는 그린뉴딜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생태적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고재경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나눈 ‘기후위기와 그린뉴딜’ 발제(참고자료)중 사례를 중심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기후 관련 지출을 측정하는 ‘기후예산 태깅’

생태적 전환이 화두인 만큼 기후변화 목표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기구와 여러 국가에서는 기후변화 목표를 정책통합 수단으로 예산에 반영하는 실험을 벌이는 사례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개발계획(UNDP) 등은 기후변화 목표와 예산을 통합하기 위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OECD는 2017년 ‘녹색예산에 대한 파리 협력’을 시작했으며, UNDP는 지난 2011년부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기후예산 태깅’(Climate Budget Tagging)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후예산 태깅은 예산에 태그 또는 계정 코드와 같은 기후예산 마커를 표시하여 기후 관련 지출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부의 재정 및 지출을 관리할 때 기후변화 목표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모니터링하는 방식입니다.

UNDP의 지원을 받은 네팔과 캄보디아에서는 지난해 3월 포럼을 통해 ‘기후예산 태깅’ 사업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17년 기후 관련 공공 지출 예산을 검토한 결과를 담은 ‘시민 기후 예산’을 발행했는데, 정부 지출의 30 %는 기후 변화를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다룬 만큼 향후 나머지 지출도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지출을 편성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나타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 변화로 인해 캄보디아의 국내 총생산(GDP)에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홍수, 폭풍, 가뭄 등 극심한 기후 변화로 인해 국민의 일상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기사보기)

이러한 ‘시민기후예산서’는 시민사회 뿐 아니라 정부의 유관 부처, 의회, 지방자치단체, 주요 이해관계자 그룹에도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즉, 기후예산 태깅을 도입한 결과 정책 담당자의 인식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효과적인 자원 배분 및 다양한 정책 목표의 통합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이 밖에 OECD에서는 녹색 예산의 5가지 도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예산 태깅과 유사한 환경과 기후 영향을 코드화하여 전체 예산 중 관련 부문을 분류하는 ‘녹색예산 태깅’ △새로운 예산 수단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는 ‘환경영향평가’ △환경의 외부효과에 대해 탄소거래제와 같이 세금이나 거래 시스템으로 가격을 매겨 각 국가가 환경·기후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탄소배출 생태계서비스 가격 설정’ △예산안 평가 기준에 효율성뿐 아니라 국가‧환경 기후 목표를 포함하는 ‘녹색관점에서 지출 검토’ △국가 성과 목표를 설정할 때 기후, 환경에 관해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녹색관점에서 관점 목표 설정’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모니터링하는 ‘기후렌즈평가’

국제기구의 지원으로 이뤄지는 방식과 더불어 각 국가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 정합성을 높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지난 2018년부터 기후렌즈평가(Climate Lens Assessment)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크게 두 부문을 평가하는데요. 공공부문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을 측정합니다. 또 사업을 실행했을 때 기후변화와 관련된 잠재적 위험이나 기후 회복 탄력성을 종합적으로평가하고, 이러한 결과를 정부 투자 결정에 반영하고 있습니다.(참고자료)

노르웨이 오슬로 시는 지난 2016년 6월 시의회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거버넌스 툴로 기후예산제(Climate Budget)를 도입해 2017년 예산부터 적용하고 있습니다. 오슬로 시는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수준과 비교해 2022년까지 50%, 2030년까지 95%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감축 목표를 에너지, 건축, 교통 등 세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분화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주차 공간이 적어지고, 재생가능에너지로 버스에 전원을 공급하고, 자전거 사용을 늘리고, 가정과 사무실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예산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태적 전환의 성공 조건, 탄소인지예산

국내에서는 저탄소로 전환하기 위한 탄소인지예산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탄소인지예산이란 예산이 투입되는 각종 정책을 추진할 때 온실가스 배출 영향도를 별도로 평가하고 이를 예산 편성에 반영하는 것인데요.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기후예산’, ‘탄소예산’ 등과 유사합니다.

이처럼 국제기구와 각 국에서 실시하는 예산 실험은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국가 예산이 일관성을 가지고 집행 되는 지를 파악하기 위함인데요. 고재경 연구위원에 따르면 기후변화 목표에 기반한 예산 배분 기준과 규칙은 유해 보조금과 세금을 줄이는 대신 기후변화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예산 비중을 높이고 경제적 인센티브를 재설계하여 시장에 장기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는 ‘생태적 전환’을 위한 실험이 필요합니다.

실제 국내에서는 대전시 대덕구가 탄소인지예산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탄소감축 가능한 사업을 선정해 2022년부터 탄소인지예산제를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전환 정책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 정리: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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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해 첫 희망편지를 드립니다.

수도권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국토 면적의 10%에 불과한 서울·경기·인천 세 곳에서 전체 인구의 2명 중 1명이 거주하는 셈입니다. 1960년 20.8% 수준이었던 수도권 인구 비중은 1980년 35.5%, 1990년 42.8%까지 치솟더니 지난해 사상 처음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반면 광주, 대구, 대전, 부산과 같은 지역 대도시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방소멸’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대로 가다가 살아남을 지역이 없고, 국가도 위기에 처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살릴 지역은 살리고, 버릴 지역은 버리자는 선택과 집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소멸’ 공포 속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의 자치정부를 통합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구 감소는 ‘지방’과 ‘농촌’ 탓이 아닙니다. 출생률을 따져보면 지역이 수도권보다 높습니다. 과밀 도시의 출생률이 낮은 추세를 보였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방에서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 지방소멸이 생긴 게 아니라 수도권 집중으로 지역의 인구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일자리와 문화·교육·의료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현실은 새롭지 않습니다. 청년들이 대도시의 치열한 경쟁을 치르며 생활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출산과 육아는 먼 얘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 집중과 이에 따른 인구 감소는 절실한 사회문제입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좋은 곳’이고, 지방이라 불리는 지역은 ‘좋지 않은 곳’으로 취급하는 사회 구조가 지방소멸의 주된 원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는 것은 단순히 사람만 집중되는 게 아니라 돈, 기업 등 경제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지방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라며 “지역 인구가 줄면서 인구 요건에 미달하는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돼야 하는 상황에 처한 곳이 많다”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더 강력한 균형발전혁신도시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문재인 대통령 집권 2년 간 수도권 인구는 0.4%가 늘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집권 시기인 7년 간 증가한 수치와 동일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서울 집값의 안정화를 위해 경기도에 3기 신도시를 개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수도권 광역철도망을 건설도 발표했습니다.

심각한 수도권 집중으로 국가의 위기가 성큼 다가왔는데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현실적으로 많은 인구가 사는 수도권의 인프라를 발전시키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 문제를 마냥 손 놓고 있다가 국가적 위기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먼저 지방소멸의 문제를 수도권 집중의 문제로 바꿔야 합니다. 언어가 야기하는 인식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인구 감소는 지방의 탓이 아니라 수도권 집중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지방소멸이라는 언어가 반복될수록 지역에 책임을 전가하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또 선택과 집중을 위한 자치정부의 통폐합, 지역 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줄세우기식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인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스스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시민에게 더 많은 권한을 지역에 부여하는 ‘지방분권’과 더 많은 자원을 지역에 분산하자는 ‘균형발전’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지역적 특성에 걸맞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서는 더 많은 권한과 자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 결정은 중앙정부와 국회를 거쳐야 합니다. 지역이 하향식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시책의 수혜자로만 머문다면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은 중앙의 수혜자가 아닌 문제의 해결자로 나서기 위한 지역혁신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관료가 결정하고 주민은 수혜자에 그치는 지방자치의 흐름을 끝내야 합니다. 오히려 주민이 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체제로 바꿔야 합니다. 중앙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을 자치정부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역은 기업 또는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데 목 매는 게 아니라 지역 자원 중심으로 순환 경제를 만들고, 학습과 교육을 통한 지역혁신역량을 강화하며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지역혁신체제를 만드는 길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길입니다. 희망제작소도 시민 주도로 지역혁신체제를 만드는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목, 2020/01/1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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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파업 참가자들이 도보 행진을 하고 보수 정당들이 퇴조하고 있는 가운데 진정한 시스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확실한 기회를 손에 얻었다.

미국의 패권적 강짜, 브렉시트라는 암초, 이민자의 강제수용소, 환경 파괴와 같이 매일 계속되는 악재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위기와 뿌리가 같은 또 다른 조짐이라는 사실을 쉽게 망각한다.

기실 유럽과 미국 활동가들은 인간과 지구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로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이라는 총체적인 해결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성 경제학자는 이러한 요구 사항을 거부하며 기존의 부당한 이해에만 힘을 실었다. 과거 불황의 모든 심각한 징후가 오늘날 다시 나타나고 있지만, 오래된 해결책은 더 이상 효과가 없으며, 진행되는 위기에 처방전은 이미 약효가 다한 항생제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뻔히 이렇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냐며 다그칠 때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거대한 규모의 자본이 축적되는 반면에, 여유 자본이 인간의 건강 및 주거 환경을 위한 투자가 이렇듯 비참하게 실패한 적도 없었다. 그린 뉴딜은 오래 전에 시행되었어야 한다.

지난 2008년 평론가들은 금융에서 촉발된 자본주의의 종말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앨런 그린스펀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금융시장 자율화에 대한 자신의 과신을 사과하기 위해 의회에서 변론했다. 운동가들은 오클랜드에서 마드리드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광장을 점령했고 심지어 골드만 삭스 CEO도 “후회 할 이유”가 있음을 인정했다. 당시에는 급진적인 변화가 코앞에 다가온 것 같았다.

그러나 변화는 오지 않았다. 골드만 삭스와 같은 은행이 무너지기는커녕 기록적인 수익을 기록하고 염치없이 엄청난 상여금을 지급하며 대침체를 촉발했던 위험한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

현재 월가 붕괴의 원인인 모기지 부채는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 시기보다 높은 수준이다. 2008년 이후 유럽과 미국의 BBB-급 채권 주식이 4배 증가하고, 공채가 급등해왔다. 그리고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대출채권담보부 증권(collateralised loan obligations, CLO)이 3조 달러 이상으로 급증하며 ‘자산담보부 증권의 급부상을 암시’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재발한 것일까? 금융업자들은 어떻게 파산 직전에 부를 강탈하는데 성공했을까? 한 세기 동안 가장 심각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붕괴된 금융질서가 여전히 되살아나 건재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은행산업의)지원과 (인민대중의)처벌이라는 조합의 속임수로 가능했다.

지원과 처벌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은행들은 각자 지원을 받았다. 미국과 유럽연합 정부는 파산한 사채업자들을 구제하여 부채 대부분을 공공 대차대조표로 전환했다.

반면에 대중들은 손해를 얻게 된 것이다. 정부는 금융위기 관련 무책임한 담당자들을 처벌하는 대신에 연금 수급자, 빈곤 계층과 이들에게 지불될 지원금에 도입된 역누진적 삭감에 반대하며 들고 일어선 모든 이들을 처벌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금융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경기 부양책 대한 재정수요를 막기 위해 은밀한 계책을 진행해온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왑 거래, 교환, 특별 수단(special vehicles purposes)과 같은 많은 정책 중에서 양적완화가 가장 뚜렷했고, 유해했다.

양적완화를 이해하려면 은행이 이자을 받지 못하는 장부 자산을 은행강도보다도 싫어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2008년 실패 이후 투자가 물거품이 되면서 중앙은행은 투자 촉진을 위해 금리를 거의 제로 또는 때론 제로 아래로 내몰았다. 그러나 은행가는 대출자산에 이자를 부과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한때 난관에 처했다.

중앙은행은 은행가들을 돕기 위해 막주조된 현금을 활용하여 은행으로부터 엄청난 자산을 매수했다. 혹자는 영란은행이 맥도날드(McDonald)가 발행한 차용증(IOU)을 구입하면서 일어난 우스꽝스러운 일을 알고 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속임수가 통했다. 중앙은행의 자금 유입으로 불경기를 종결했고 실업률을 낮췄으며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마저 2008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은행은 평상시와 같은 영업을 통해 다시 우위를 찾았고, 신뢰도 되찾았다.

그러나 내막적으로는 위기가 악화되고 있었다. 임금 상승과 신규 창업 장려는커녕 양적완화와 금리 인하에 의해 생겨난 대출이 용이한 환경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기업의 부유한 주주들에게 더 많은 돈을 넘겨주는 과정 속에서 기업이 빚더미에 올라앉게 했다. 2018년에는 자사주매입액이 전년대비 55% 증가하여 사상 최고치인 806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영란은행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양적완화의 전반적인 효과는 영국 내 하위 10%의 개별적 부를 겨우 약 3,000 파운드 정도 상승시킨데 반하여, 상위 10%의 개별적 부를 35만 파운드 증가시켰다.

한편 실물경제에 대한 투자는 급감해왔다. 미국 내 공공투자는 75년 만에 최저 수준인 GDP의 1.4%로 떨어졌다. 유로존에서는 남부 유럽 국가 내 인프라 투자가 위기 이전보다 30% 이상 낮은 수준으로 행해지면서 공공 부문 순투자가 거의 10년 동안 제로에 머물렀다. 그리고 이런 현상과는 별개로 지구가 따뜻해지고, 환경이 붕괴되며 생물종들이 멸종해갔다.

오늘날 우리는 불경기로 되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오래된 속임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금리가 인하되고, 유동성이 증가했지만 경제는 여전히 침체 상태이다. 매리너 에클스(Marriner Eccles)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중앙은행들이 단지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딜 제안이 2008년에 처음 제의된 점으로 보아 이제 2020년은 그린 뉴딜을 활용할 시기이다. 즉 오래된 전략의 담당자들의 주머니가 비어서 더 이상 제안을 변호할 수 없을 시기라는 것이다. 드라기 전(前)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의견이 만장일치였다”면서” 재정정책이 주된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 속는 것은 우리들 자신의 잘못이다. 과거의 위기를 허비했던 우리는 인류 멸종에 맞서 드라기가 뒷받침한 완화된 케인스 자극에 다시 속을 수 없다. 대신에 우리는 다가오는 불경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합리적인 대응책인 그린 뉴딜에 결집해야 한다.

현재 상황을 하나의 교차로처럼 생각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는 그린 뉴딜을 제대로 성취하지 못하면 잘못된 에코파시즘으로 빠져들 것이다. 지난 경기 침체의 여파는 우리가 공유된 수요(그린 뉴딜)로 과감하게 전환하지 못하면 단지 현 상황과 다를 것 없는 허망한 결과를 얻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 물론 주변 지역은 약간 녹색화가 되겠지만 권력 및 자원의 분포는 대략적으로 비슷할 것이다. 유럽에서는 이러한 계획을 이미 진행 중인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현재 그린 뉴딜 의제에서 바뀐 내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과거형의 ‘그린 딜’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 파업 참가자들이 도보 행진을 하고 보수 정당들이 퇴진하는 가운데 진정한 시스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확실한 기회를 손에 얻었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에게 과감한 그린 뉴딜 없이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며 확실히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Yanis Varoufakis

2015년 7월 6일 그리스의 급진좌파가 이끄는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사임한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세계의 미노타우로스(The Global Minotaur)’의 저자이자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대학교의 방문 교수이다.

 

David Adler

데이비드 애들러는 국제 경영대학원 (EUI)의 정책 선임연구원이자 유럽 민주주의 운동(DiEM25)의 정책 코디네이터이다.

출처: 가디언즈

화, 2020/01/2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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