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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목물떼새가 사는 법] - 내성천과 낙동강 자연성 회복 소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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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목물떼새가 사는 법] - 내성천과 낙동강 자연성 회복 소고 #1-2

admin | 월, 2020/12/28- 23:04
● 순간서식처 – 무상無常하여 강에 사는 약자들의 피난처가 되는 자리

“그래서 내성천은 수 천 만년 동안에 여기 생겼다가 저기 생겼다가, 저기 생겼다가 여기 생겼다가 하는데 이런 장소를 뭐라고 얘기 하냐면 순간서식처라 합니다. 순간서식처를 학술적으로 ephemeral habitat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그 순간서식처의 의미가 뭐냐 하면 물의 disturbance, 물의 파괴작용에 의해서 주기적, 비주기적으로 서식처가 불안정한 상태로 변하는 것, 동적으로 변해가는 서식처, 그게 순간서식처인데 그런 순간서식처는 다년생 식물이 살겠습니까? 생명 환이 짧은 1년생이 살겠습니까? 1년생이죠. 그래서 1, 2년생 식물이 들어가는데 거기에 다년 생인 달뿌리풀이 들어오면 이미 끝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변화가 급진적으로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위성서식처(satellite habitat)가 매우 중요한데, 위성서식처를 중간에 징검다리 해주는 서식처가 있어요. 그 서식처들이 대부분 순간서식처입니다.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그걸 이용해서 가는 겁니다. 이게 피난처가 된다는 거예요. 가다가 위험에 처하면 어디에서 피신을 좀 해야 될 것 아닙니까? 피하려면 어딘가 가봐야 될 것 아닙니까? 그것을 순간서식처라 하는데, 있다가 없어지는 서식처가 생기는 거죠” (사람들이 자는 곳과 일하는 곳이 대부분 같지 않듯이 야생동물들도 그러하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공간이 다 서식처에 해당하는데, 이렇게 기능적으로 구분되는 각각의 서식처를 위성서식처라고 한다. 참여한 김윤전님이 현장 강의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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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지평 시민생태조사단 김종원 교수 현장 강의. 2020년 6월. <시민생태조사단>
생태지평에서 2016년도부터 내성천 흰목물떼새의 서식현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꾸린 시민생태조사단이 2020년도 생태조사를 하면서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현장으로 모셔서 강의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고, 그 첫 강사로 「한국식물생태보감」 저자이며 식생학과 생태학에 권위 있는 김종원 교수를 모셨다. 접하기 어려운 귀한 강의였다. 해질 무렵에야 강의가 끝났는데,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약한 야생동물에게 퇴로를 확보해주는 순간서식처를 가장 인상적인 내용으로 손꼽았다. 우리 강의 특징을 그대로 응축한 한마디이다. 
건강하게 흐르는 강에 존재하는 ‘순간서식처’는 그곳에 있되 늘 변화하는 까닭에 힘이 센 누군가가 움켜쥐는 독점적 전유물의 형태가 되지 않는 그 무엇이다. 하천이 늘 흐르고 움직이며 변동하는 상황에 적응하고 또 이를 이용하면서 살아온 강의 약자들에게는 이런 공간이 삶의 통로이면서 유사시 안전판 또는 퇴로가 되지만 강자들에게는 그래서 그 변화가 오히려 불편한 어떤 차별적인 공간이다. 
다년 생 식물이 아닌 1,2년생 식물이 들어와 산다는 ‘순간서식처’는 강이 만들어낸, 강에서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다년생인 달뿌리풀이나 왕버드나무 등은 순간서식처로 들어와 오래 머물면 안 되고 강과 육상의 경계에서 살아야 한다. 이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모래톱을 장악하는 순간 강에서 공존은 깨지고, 강에 의지해서 사는 작은 물새 등이 밀려나며, 그 영향은 결국 사람들에게까지 미쳐서 더 이상 강에 들어가서 물장구를 치거나 모래톱을 걷거나 앉아서 쉬며 즐길 수 없다. 
순간서식처를 우리사회에 비유하여 재구성해 본다면, 여러 삶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 사회의 사회적 안전망에 의해 유무형으로 제공된 어떤 안전시스템이 늘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사회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통로와 퇴로 또는 피난처를 제공하는 순간서식처는 물 위로 드러난 모래톱 뿐 아니라 물이 흐르는 강바닥에도 있는데, 김종원 교수는 강에서 약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종으로 다른 큰 물고기들이 활동하는 낮에는 모래 속에 숨어 있고 위기가 닥쳤을 때도 모래 속으로 숨는 흰수마자를 꼽았다. 흐르는 강물 따라 늘 움직이며 새로워지는 내성천의 고운 모래가 흰수마자의 서식처이면서 피난처인 것이다. 

늘 같은 모래로 보이지만 강이 본연의 에너지를 잃지 않고 흐른다면 있던 모래는 어느 틈에 내려가고 새 모래가 들어와 형상을 지우고 다시 만들고는 또 사라진다. 강은 본디 무형이고 무상의 강이다. 내성천이 막힘없이 흐르는 한 생태적 조건이 까다롭다고 알려진 흰수마자의 서식처는 늘 새롭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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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수마자가 살기에 적합한 내성천의 고운 모래와 맑은 물. 2012년 10월.
이날 현장 강의가 이어진 대부분의 모래톱에서 달뿌리풀이 크게 자리를 차지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김 교수님은 달뿌리풀이 모래톱을 잠식하는 현상을 강이 동맥경화에 걸린 것으로 비유했다. 혈관에 플라그가 낀 것과 마찬가지로 보는 것이다. 왕버드나무 군락 또한 여기저기에서 자리를 잡은 채 넓혀가는 것이 목격됐다. 이는 내성천에서 순간서식처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즉 내성천의 모래에 의지하여 살아온 고유종들이 밀려나는 것을 뜻한다. 
강의 공간이 ’육역화‘ 하는 것은 강 에너지가 주로 댐 등에 기인하는 인위적인 교란에 의해 크게 줄어 강안으로 들어온 육상식물을 제때 밀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댐으로 인해 모래가 내려오는 양이 줄어들고, 자유롭게 거침없는 모래의 이동 또한 위축된다. 순간서식처는 사라지고, 내성천의 모래에 의지하여 살아온 여러 종들이 밀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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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 제19호인 내성천 선몽대일원 일대의 모래톱이 습지로 변하는 모습. 
2020년 10월. <시민생태조사단>
댐에 의해 육역화가 일어나는 강에서는 강바닥에 또 다른 심각한 변화가 생긴다. 떠내려간 만큼의 모래가 상류로부터 내려오지 않는다. 고운 모래가 먼저 떠내려가고 남게 된 굵은 모래의 비중이 점점 높아진다. 이런 현상은 홍수기를 거치며 확연히 나타나는데, 주로 강물이 흐르는 하도를 중심으로 경계의 모래톱까지 또는 보다 넓은 범위에서 굵은 모래와 자갈이 광범위하게 드러난다. 고운 모래에서 살아가는 내성천의 흰수마자에게는 그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변화일 수밖에 없다. 54일간의 긴 장마 후 이런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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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 후 모래가 사라지고 자갈이 드러난 상태에서 정화능력이 떨어진 모습까지 보이는 내성천 중류 일대. 2020년 10월.<시민생태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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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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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금) 14시 "2020년 우리강 자연성 회복 포럼”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주최]
– 하천호수학회, 대한하천학회,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 [일시 및 장소]
– 일시: 2020년 9월 4일(금) 14시
– 장소: 모임공간국보 (대전 중구 대흥로 167)
– 온라인 중계(Zoom) : http://bit.ly/2020우리강

* [좌장]
– 박창근 대학하천학회 회장

* [발제]
1. 환경부의 우리강 자연성회복과 수생태 연결성 정책 방향
– 노희경 환경부 수생태보전과 과장
2. 자연성 회복을 위한 보 개선 방안 / 미국, 유럽 사례 중심
– 김원 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3. 내성천 자연성 회복을 위한 미래구상
– 김범철 강원대학교 교수

* [지정토론]
– 주기재 부산대학교 교수
– 옥기영 국립생태원 선임연구위원
– 백경오 한경대학교 교수
– 김경철 부산도시환경연구소 이사
– 송미영 경기연구원 부원장
– 김성환 (사)복원생태학회 부회장

* [문의]
–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이준경 010-2569-1748
– 환경운동연합 신재은 010-4643-1821

 

금, 2020/08/2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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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회의 성명서]
내성천 숨통 조이는 영주댐 담수 중단하라!
2019년  7월  시작한  영주댐  시험담수가  만  2년을  넘기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종료되는  영주댐  하자보수기간  중  시설  점검이  필요하다며, 시민 사회와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슬그머니 담수를 시작해버렸다. 당시 환경부 는 국회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2020년 7월까지 발전설비 부 하시험을 위해 정격수위까지 수위를 상승시킨 후 담수량을 전량 방류하여 2020년 9월까지 시험담수 이전으로 수위를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 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댐 처리방 안을 논의하겠다며 영주댐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한 것이다. 

하지만 약속한 방류 시기가 지나고, 두 번의 홍수기가 지나가고, 애초 목 표로 했던 시설 점검이 끝나도 환경부의 방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환 경부는  앞으로도  EL.150m이하로  수위를  낮춰서  방류할  계획이  없다.  영 주시에서  농업용수를  사용한다며  요구한  EL.149m이상을  맞추기  위해서 다. 이는  1조  4천억 원을 들여서  건설한  다목적댐을  상류  일부가구에  농 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로 쓰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담수량을 전량 방 류해서 시험담수 이전인 EL.125m수위로 돌아가겠다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환경부가 헌신짝처럼 내던진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악화될  본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상류에  남조류  가 득한 물을 모아두기 위한 코미디가 바로 영주댐이다. 영주댐의 수문이 굳 게 닫히자 상류 담수호는 지독한 녹조사태를 겪어야만했고, 하류는 육역화 되어  고운  모래강인  내성천의  고유성이  걷잡을  수  없이  훼손되고  있다. 


24일  피디수첩과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방영한  <4대강  10년의  기록  예고 된 죽음>에  따르면 남조류의 독성이 농작물에  축적되거나  유역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남조류 문제는 더 이상 수생태계 영 향 수준에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내성천  자연성  회복을  위해서  구성했다는  영주댐협의체에  참여하는  시민 사회의 최소한의 요구는 영주댐의 수위를 시험담수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 이다. 환경부가  협의체  구성조건으로  확약한  사항이다. 하지만  영주댐  수 위는 여전히 협의체의 논란거리다. 영주댐 협의체에서 극명한 입장차를 가 진 당사자들 간의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지고, 환경부는 민-민 갈등을 뒷짐 지고 지켜보며  내성천  자연성 회복에 대한  일말의 역할조차 포기한  것처 럼 보인다. 시민사회가 이런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2년여 간 협의체 에 참여해온  것은  환경부로 하여금  방류  약속을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할 책임 때문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가장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환경부를 믿고 영 주댐 처리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평가한다. 아름다운 강모래 와 흰수마자를 품고 있는 내성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보호받아야 하며, 복원되어야한다. 우리는 환경부가 환경의 이름을 내걸고 내성천에서 벌이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분명히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2021년 8월 29일
한 국 환 경 회 의

토, 2021/09/0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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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91225]_기부금영수증발급안내_배너.jpg



한 해 동안 정성을 보내주신 생태지평 회원님과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 



2019년도 기부금영수증 발급 관련 사항을 아래와 같이 안내드립니다. 





1. 개인정보 확인




회원님의 성함, 주민등록번호(13자리), 주소가 정확하게 기입돼있는지 확인해주세요.
* 2019년 12월 31일까지 기입된 정보로 기부금영수증이 발급됩니다.

- 개인정보 확인 및 변경 링크 






2. 기부금영수증 발급 방법




1-1.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이용
- 주민등록번호가 바르게 입력된 회원님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서비스 오픈예정일 : 2020년 1월 15일부터


*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웹사이트 https://www.hometax.go.kr 방문 →  본인 공인인증서 로그인 → 자료 조회/출력 클릭
  ※ 소득/세액공제 대상자만 가능합니다. 부양가족의 자료를 조회/출력하고자 할 경우 미리 자료제공 동의 신청을 해야 합니다.


1-2. 생태지평 홈페이지에서 출력
- 아이디가 있는 회원 : 로그인 --> 기부내역 출력 --> 연말정산용 영수증
- 아이디가 없는 회원 : '아이디 없이 로그인'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 서비스 오픈예정일 : 2020년 1월 15일부터
1-3. 우편발송
- 주민등록번호, 주소지가 등록되어 있고 우편수신을 체크해두신 회원님께 발송됩니다. 
- 발송예정일 : 2020년 1월 중순
3. 발급기준 및 기부금유형
2019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회비 및 후원금에 대해 기부회원 본인 명의로만 발급됩니다. 
- 기부금 유형 및 코드번호 : 지정기부금(코드번호 40번)
- 지정기부금 공제한도 범위 
   * 개인: 소득금액의 30%

    * 법인: 소득금액의 10%
    * 세액공제율 15%(기부금 1천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30%)
    * 공제한도 범위 및 세액공제율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3. 문의 



운영팀 02-338-9572~4 / [email protected]
목, 2019/12/26-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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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전세계를 멈춰 세웠다. 
WHO는 팬더믹을 선언했고, 전 세계가 국경을 막아섰고, 시민들은 집안에 감금당하였다. 
도시는 텅 비었고, 상점은 개점 휴업 상태이며, 학교는 개학을 계속 미루고 있다. 
공항 이용율이 평소의 1/10에 그치고 비행기는 하늘 대신 땅에 가득차 있다.

경제 상황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는 미국민 모두에게 1천 달러를 2번씩 나눠주기로 결정하였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은 혼돈 상태에 빠졌다. 병상과 의사가 부족하여 살아날 확률이 많은 경증 환자를 우선 돌보다보니 사망률이 치솟는다고 한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불과 3개월만에 전세계가 바이러스 공포에 뒤덮여 버렸다. 

인간세상이 멈춘 후 희망을 보았다. 우리는 분명히 확인하였다. 
인간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춰버린 지금 역설적으로 하늘과 땅, 물이 맑아지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대한민국, 이탈리아의 하늘이 파랗게 맑아졌고, 베네치아 운하에 물고기가 돌아오고, 사람이 사라진 해변에 80만 마리의 바다거북이 산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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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미국 플로리다의 주노해변에 바다거북 둥지가 증가했다.   

퓨마, 코요테, 리들리 바다거북, 듀공, 사슴, 염소떼, 야생 칠면조 등이 사람이 사라진 도시를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다. 자연의 복원력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가 인간에게 자연의 위대한 생명력을 깨우쳐 주고 있다. 그동안 인간이 얼마나 다른 동물들의 삶을 위협하고, 행동반경을 제약해 왔는지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도 잠시뿐, 인간의 활동이 멈추면서 경제도 멈췄고, 대량의 실직자가 발생하였고, 그 피해는 지구촌의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코로나 19가 문제냐! 
조금이라도 호전되는 기세가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경제활동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한가지 정확히 알려주고 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 하고, 특히 취약계층의 경우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 하나? 
백신과 치료제가 발견되면 돌아가도 되는 것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러스는 전체 200만종의 1%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만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 19가 번창하였다. 
오랜 지구의 역사속에서 인간과 닿지 않은 오지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바이러스가 인간의 무차별적인 자연파괴로 지구상에서 가장 개체수가 많은 인간을 숙주로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2005년 미 알래스카 영구동토층에 묻힌 여성 사체에서 스페인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되었고, 2016년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75년 전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사체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균이 퍼지면서 1명이 사망하고 순록 2천 마리 이상이 떼죽임 당했다”는 사실을 인용하며 YTN은 “코로나 19 사태가 일시적이길 바란다면 이산화탄소 줄이기는 절대 일시적이어선 안 됩니다.” 라고 보도하였다.  

“코로나 19는 생태위기 무시에 따른 자연의 대응이다”라는 교황의 말씀처럼, 기후위기, 6차 대멸종, 해양오염, 플라스틱 쓰레기, 초미세먼지, GMO, 유해 화학물질로 하늘과 땅, 물이 죽어가는 세상을 더 이상 두고 보아서는 안된다. 

이제 코로나 19 이전 그대로 돌아갈 수 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된다. 2, 3년에 한번씩 코로나 19에 버금가는 바이러스들이 창궐한다면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자연을 망가뜨리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화석연료를 태워서 성장하는 경제에서 탈출해야 한다. 지금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현대문명에서 땅과 지구, 사람을 돌보고 생명을 보장하는 경제체제로 대전환할 바로 그때이다.  

코로나로 미국에서 2200만명이 실직할 때 억만장자 8명은 1조 2300억원을 벌었다고 한다. 현재의 경제체계는 자연만을 착취하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상위 10% 부의 7%만으로도 지구적 빈곤을 영원히 끝낼 수 있다고 한다. 대전환의 또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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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호섭(한국DMZ평화생명동산 사무국장,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수, 2020/04/29-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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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수하암에 다녀왔다. 영종대교 중간쯤에 위치한 작은 바위섬인 수하암은 매년 수십 쌍의 저어새가 번식하는 곳이다. 저어새는 전 세계 생존 개체 수가 4,800마리 안팎인 국제적인 보호조로, 매년 3월 경 우리나라에 와서 번식을 하고 11월 경 월동지인 대만, 홍콩 등지로 돌아가는 여름철새이다. 우리는 매년 저어새들이 도착하기 직전에 번식지에 들어가 둥지자리를 정비하고, 둥지재료를 넣어주는 일을 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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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들이 새끼를 기르는 기간인 5~6월 사이에는 논에 들어가 먹이활동을 많이 한다. 아직 염분조절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어린 새끼에게 담수성 생물 먹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저어새는 갯벌이나 얕은 습지에서 부리를 휘휘~ 저어서 먹이를 잡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먹이 습성 탓에 갯벌과 습지가 발달한 지역을 선호한다. 또한 저어새는 바위틈이나 땅바닥에 나뭇가지를 엮어 둥지를 만들기 때문에, 육지를 통해 천적이 들어올 수 없는 고립된 섬을 번식지로 이용한다. 저어새가 주로 서해안, 그것도 갯벌이 많고 육지에서 떨어진 작은 바위섬에 둥지를 트는 이유이다. 문제는 이런 장소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갯벌 지역은 인간에게 점령당했다. 엄청난 규모의 갯벌이 개발을 위해 매립되거나 훼손되었고, 그나마 남아 있는 갯벌지역은 사람들의 간섭이 심각하다. 목이 좋은 갯벌에는 어김없이 그물이 쳐졌고, 저어새가 둥지를 틀 만한 바위섬들은 낚시꾼들이 선점했다. 볼음도 앞 수리봉처럼 저어새가 번식 중인 시기에 낚시꾼들이 함부로 들어가는 바람에 번식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군대가 사격장으로 사용하면서 새들의 번식이 위협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매향리 농섬이나 군산 앞바다 피음도, 강화군 서도면 비도 등이 그렇다. 100년 전까지만 해도 10,000마리 정도가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저어새는 이후 급격하게 감소해 1990년대 초에는 300마리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국 저어새는 한국에서 제일 살벌한 지역을 선택했다. 남과 북의 가장 첨예한 무력이 밀집되어 있는 DMZ1) 일원, 그래서 민간인의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 저어새의 주된 번식지가 되었다. 전남 영광 앞바다 칠산도를 제외한 나머지 번식지는 모두 인천만 일대에 집중되어 있다. 그중 남동유수지 인공섬 등 몇 군데를 제외하면 모두 민간인 출입이 쉽지 않은 곳이다.
대부분의 멸종위기종들이 그런 것처럼 저어새가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 역시 사람 탓이 제일 크다. 한국전쟁을 비롯해 20세기의 수많은 전쟁은 저어새의 서식지를 파괴했으며, 농약 사용량이 급증하고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생존의 토대도 피폐해졌다. 물고기를 통째로 잡아먹는 저어새에게 DDT, 수은, 납과 같은 중금속 농축은 심각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지금은 함부로 버린 낚싯줄과 바늘이 가장 큰 위협요인 중 하나다. 저어새는 눈으로 먹이를 포착하고 사냥하는 새가 아니다. 부리를 갯벌에 넣고 휘휘 젓다가 부리 끝에 느껴지는 감촉으로 물고기를 잡는데, 만약 갯벌에 낚싯바늘이 숨어 있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예민한 감각기인 저어새의 부리는 생각보다 약하기 때문에 날카로운 금속에 긁히고 찢기고 심지어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수하암에 인근 어민이 침입하여 알을 훔쳐가는 믿기지 않는 일도 있었다. 그 분에게는 불행한 일이겠지만, 모니터링을 위해 설치해 둔 카메라에 모든 ‘범행 현장’이 찍히고 말았다. 그깟 새알 몇 개 꺼내 먹었다고 뭐가 대수야? 할지 모르겠으나 그 분은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큰 벌금을 함께 드셔야 했다. 어린 시절 새 둥지 좀 털어봤던 철없는(?) 어르신들이야 그럴 수도 있겠지 이해한다 치자. 국가기관이 이런 일에 한 몫 거드는 일도 있었다. 몇 년 전, 해경이 수하암 상공에 헬기를 띄워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 강하훈련을 한 것이다. 세월호를 방관했던 해경이 이제 와서 웬 강하훈련인지 모르겠으나, 그 훈련의 목적이 생명 구조에 있었다면 번짓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셈이다. 그들이 로프를 타고 멋지게 내려갔던 그 수하암은 어린 저어새들이 힘겹게 알 껍질을 깨뜨리며 막 생명의 불꽃을 피워 올리는 현장이었다. 그들의 군홧발에 얼마나 많은 알과 새끼들이 짓밟혔는지는 알 수 없으나, 21세기 대한민국 국가기관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좌절할 수밖에 없다.
생태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먹이사슬의 운명이 저어새를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육지에서 가까운 번식지는 수리부엉이 같은 맹금류의 습격에 새끼들이 당하기도 한다. 2018년의 매도, 2019년의 남동유수지는 너구리가 그랬다. 두 곳 모두 어미들이 번식을 포기하고 말았다. 2009년에 처음 번식을 시작한 남동유수지는 매년 번식쌍이 증가해 지금은 200쌍 이상이 번식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저어새 번식지이다. 그런데 작년에 너구리가 침입하여 새끼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고, 15마리만이 살아남았다. 
뒤늦게나마 환경부에서 인공섬 주변에 전기 펜스를 설치했다. 엄청난 희생을 당한데다가, 주변에 낯선 구조물까지 생겼으니 저어새들이 그곳에 다시 자리를 잡을 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번식지가 워낙 부족한 상황을 고려하면 다시 이곳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절박한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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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인공섬의 전기 펜스
1916년 전남 직도에서 일본인 학자에 의한 번식 기록 이후 한국에서 사라진 종으로 여겨졌던 저어새는 1987년 북한 대동강 하구의 무인도 덕도에서 다시(?) 발견2) 되었다. 남한에서도 1991년 전남 칠산도에서 저어새 번식이 새롭게 확인되었고, 이후 저어새 번식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뜻있는 학자들과 환경단체들의 지속적인 보호 노력 덕분에 개체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300마리 선까지 떨어졌던 생존 개체 수가 조금씩 늘어나더니 2020년 1월 17~19일 사이에 진행된 동아시아 동시센서스 결과 4,864개체3)가 확인되었다. 고무적인 결과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7,000~10,000개체(최소존속개체군)는 되어야 다소나마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고려한다면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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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의 보존과 증식을 위해 필요한 일이 무척 많지만, 무엇보다 둥지터를 확대하는 것이 제일 시급하다. 개체 수는 늘어나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번식할 장소는 제한되어 있거나 여러 가지 간섭요인 때문에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번식지 경쟁이 심해지고, 결국 이 경쟁에서 밀린 놈들은 불안정하고 위험한 곳에 둥지를 틀게 된다. 강화도 남단의 각시암은 매년 30쌍 이상이 번식하는 곳인데, 둥지 경쟁에서 밀린 어린 새들이 각시암 바닥에 둥지를 튼다. 물높이가 9미터를 넘어가는 큰사리에는 여지없이 물에 잠기고 파도에 쓸려나가 이렇게 유실되는 알이 매년 10여개 이상이다. 멸종위기종 1급, 천연기념물 205호, 거기다 강화군을 상징하는 군조라면서 가장 기초적인 보호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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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2일 각시바위(68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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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4일 각시바위(972cm)
어떤 이들은 생태계의 변화에 사람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포식과 피식의 관계, 환경 변화에 따른 적응의 차이 등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생존경쟁에 따른 개체 수 조절기능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럴 듯한 주장이지만, 그 이야기가 맞으려면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모든 간섭을 먼저 중단해야 한다. 매립한 갯벌과 점거했던 바위섬을 다시 돌려주고,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약탈적 행위를 모두 중단한 상태라면 우리가 굳이 둥지터를 보수하러 번식지에 갈 필요도, 쓸려나갈 알 걱정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인간의 원죄가 없었다면 저어새에게 멸종위기종이라는 비극의 수식어를 붙일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강화도 교동도와 북한 연백군 사이에 역섬(요도)이라는 무인도가 있다. 저어새 번식지이다. 그런데 이곳의 모니터링 기록은 항상  반쪽짜리다. 북에서도 마찬가지다. 남쪽에서 관찰한 개체와 북쪽에서 관찰한 개체 수를 합쳐야 비로소 온전한 개체수를 파악할 수 있다. 남과 북이 협력하지 않으면 영영 반쪽짜리 모니터링 기록만 남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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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각시바위에서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한 어린 개체가 염하를 거슬러 건너편 북한 땅까지 가서 놀다 온 것이 확인됐다. 사실 이런 무단월북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저어새에게 인간이 그어놓은 경계는 큰 의미가 없다. 한반도의 저어새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남과 북의 협력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남과 북 사이에 평화 기운이 감돌 때면 항상 튀어나오는 이야기가 ‘한강하구 공동개발’이다. 제발 개발 좀 그만하고, 남과 북이 공동으로 한강하구 저어새 모니터링을 하면 좋겠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DMZ 생태계 보전방안에 대해서 먼저 얘기하면 정말 좋겠다. 인간 사이의 평화만큼 인간과 자연 사이의 평화도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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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DMZ는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북 각 2km의 구간을 이른다. 휴전선은 고성에서 출발해서 파주에서 끝나기 때문에 한강 하구부터 바다의 접경 구역은 엄밀한 의미에서 DMZ라 할 수 없지만 편의상 DMZ라 칭한다.

2) 북한에서는 저어새를 ‘검은낯저어새’라고 부르는데, 저어새가 많이 찾아오는 덕도 일대를 천연기념물 제37호(덕도바다새번식지)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3) 대만 2,785, 홍콩 센전 361, 중국 1,034, 일본 544, 마카오 40, 대한민국 24, 베트남 60, 필리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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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강화로 흘러들어와서 어쩌다 새를 보기 시작, 덕분에 심심치 않게 시간 보내며 남은 여생을 준비하고 있는...

화, 2020/05/2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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