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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구를 함께 지켜야 합니다

지역

우리 지구를 함께 지켜야 합니다

admin | 수, 2020/12/23- 03:32
식물을 만지고 있는 하니 실바

식물을 만지고 있는 하니 실바

 

저는 콜롬비아에서 ‘캄페시나(캄페시노)’라고 불리는 소규모 농부, 하니 실바(Jani Silva)입니다. 올해 57세로, 푸투마요 남부 지역의 페를라 아마조니카 농업 보호 구역(Perla Amazónica Farming Reserve Area)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제가 확신하는 것을 따랐고, 저의 신념을 지켜왔습니다. 아마존과 이곳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최근 저는 우리의 영역과 환경을, 우리의 생활 방식을 지킨다는 이유로 살해 협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있는 무장단체들은 우리의 작물과 토지, 지역사회를 통제하려 합니다.

또한 석유 채굴 역시 우리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마존 생태계를 보호하는, 조심히 다뤄져야 할 생물학적 통로가 파괴되었고, 저희 캄페시노, 캄페시나의 생활 방식도 급격히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온갖 장애물과 난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이 투쟁이 올바르며 꼭 필요한 일이라고요. 우리 모두는 생명이고, 물 같은 존재들입니다. 아마존을 보호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 세대의 삶을 보호하는 것과 같습니다. 인류는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콜롬비아의 아마존 풍경

콜롬비아의 아마존 풍경

 
저희 캄페시노는 곧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우리가 가진 전부입니다. 이곳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곳이자 아이들을 기르는 곳이며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다시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곳입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생명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고, 캄페시노의 문화와 역사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이 지역의 숲과 습지에서 생산되는 산소로 숨을 쉬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막대한 책임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이 위협을 받는다면, 지역사회만 위험해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물과 나무, 생물종들도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우리 나라에 대해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과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져 지구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는 같은 땅과 자원, 환경을 공유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모두가 토지 활동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것들이 모든 생명에게 매우 중요한 것들임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대로 파괴되거나 오염되게 둘 수는 없습니다. 이 문제를 위해 세계적인 연대가 필요합니다. 모든 생명을 함께 보호해야 합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탐욕과 무관심입니다. 모든 것을 없애버리거나 우리 지역을 팜유, 쌀 농장으로만 가득 채울 생각만 해서는 안 됩니다. 이곳의 토양은 각양각색이라, 단일 재배로만 뒤덮여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양한 작물을 기르고 자연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싶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의 상황을 개선할 방법에 대해 단 하루라도 고민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밤 늦게까지 모든 사람들을 위해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이 무엇일지, 우리를 공격하는 기업에 맞설 방법이 무엇일지를 고민합니다. 정부는 우리를 잊어버린 채 우리의 영역을 착취하는 기업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받은 피해는 돈이나 일자리로 고칠 수 없으며, 오직 자연을 존중하는 방법으로만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하니 실바

아마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하니 실바

 

저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 변화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콜롬비아에서는 돈을 가진 사람, 힘을 가진 사람이 항상 이긴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석유 기업이 이곳에서 활동하는 것을 3년 동안 연기시키기도 했죠. 그러나 우리 지역사회는 더 이상 깨끗한 식수를 얻지 못합니다. 이제는 비가 내려서 빗물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강과 하천은 석유 기업에서 버린 폐기물로 오염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물로 목욕을 하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만지기만 해도 피부에 물집이 생깁니다. 더 이상 식수를 얻을 곳이 없어졌고, 목마름에 시달리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저를 향한 살해 위협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저를 암살해서 침묵시키려는 새로운 계획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제 의지를 짓밟고, 저를 불안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나 가장 힘든 것은 이런 위협이 아닙니다. 정말 힘든 것은 제가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저는 캄페시나로서 제 땅을 사랑하고, 제가 기르는 닭과 저희 집을 사랑합니다. 맨발로 다니는 것도 좋아합니다. 시골 풍경과 강의 모습도 좋아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가족들과 함께 일출을 보는 것이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를 향한 위협 때문에 이런 것들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위협 때문에 제 농장에서 더 이상 살지 못하게 되었고, 머물고 있는 집에서 최대한 나오지 않으려 합니다.

끊임없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사는 것은 삶이 아닙니다. 억압 속에서 사는 것은 삶이 아닙니다.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 줄 사람이 필요하며, 옹호자들을 지켜줄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그 사이 저는 계속해서 우리 지역과 내 가족, 예쁜 손주 일곱 명의 미래와 그들의 삶을 지킬 것입니다.

 

2020 Write for Rights
하니 실바와 연대해함께 아마존을 지켜주세요.
하니 실바가 보호 받을 수 있도록
콜롬비아 정부에 편지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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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 보도자료

"기후 비상선언 선포하라" 전국 수천 명 기후 시위

- 국제 기후행동 주간에 맞춰 서울을 비롯한 전국 10여개 지역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진행
- 서울 대학로에서만 수천 명이 집회와 행진 개최 "온실가스 배출 제로" 요구
- 330개 단체 등 참가자들이 직접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기후정의를 실현할 행동을 선언

2019년 9월 21일 -- 현재까지 60개국에서 약 400만 명이 참여한 사상 최대 기후 시위인 9월 20-27일 국제기후파업(Global Climate Strike) 주간에 맞춰, 한국에서도 오늘 서울 대학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의 기후행동이 진행되었다. 이번 행동은 9월23일 열리는 유엔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대응하여 각국의 정상들에게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맞선 시급한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서울 대학로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사전행사, 집회와 행진, 다이-인(die-in)퍼포먼스 등으로 진행되었다. 이 행사를 주최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기후위기에 침묵하는 정부와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 등을 비판하며, 이윤광 성장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하는 가치임을 선포하며, 화석연료 기반한 정치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위해 행동할 것을 선언하였다. 아울러 기후위기 진실 인정과 비상상황 선포, 온실가스 배출제로 계획 수립과 기후정의 실현, 범국가기구 건설 등을 정부에 요구하였다.

이날 행사 주최인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한국의 시민, 청소년, 인권, 노동, 과학, 농민, 환경, 에너지, 종교, 정당 등 사회 각계각층의 330개 단체와 함께 하는 시민들로 구성되었다. 지난 7월부터 오늘 열린 대규모 기후행동을 준비해 왔다. 이번 기후행동은 한국에서의 기후위기 관련 대중집회 중 가장 큰 규모의 단체들과 시민들이 참여하였다. 그만큼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9월 기후행동은 서울 대학로 외에도, 부산, 대구 등 전국 10여 개 지역에서 개최되었다. 또한 9월21일 까지 종교계(가톨릭, 기독교 등), 청년, 지식인 연구자, 여성계, 노동계(철도노조,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인권단체, 보건의료계, 대학교수계 등 사회 각계각층이 기후위기에 대한 입장과 선언들이 발표되었다.

[행사 내용]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사전행사로는 가톨릭기후행동의 미사, 종교환경회의의 기도회 같은 종교계 행사 외에 한살림연합과 녹색당의 사전 집회 등이 진행되었다.

오후3시부터는 진행된 집회에서는 기후위기에 대한 청소년과 과학계를 비롯한 각계 대표자들의 발언과 공연, 선언문 낭독이 진행되었다. 아울러 이날 참가자들의 입장과 결의를 밝힌 선언문을 낭독했다. 각 발언의 요지를 살펴보자면, 농민을 대표한 이백연 회장(한살림전국생산자연합회)은 “농업은 기상이변, 기후위기에 가장 민감하고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보게 된다"며 "그 누구보다도 농민이, 생산자가,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를 대표한 한문정 대표(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네트워크 ESC )는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이른바 ‘거대한 가속’이 일어났다”며 “기후변화의 시대에서는 ‘미래가 어떻게 될까?’를 걱정할 것을 넘어서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를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진 집행위원장(충남 노후석탄화력 범도민대책위)은, 국내 석탄발전의 절반이 밀집한 충남도민의 피해를 호소하며, 한국의 석탄발전이 온실가스 배출의 최대 주범임을 지적하면서 “정부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취소하고 석탄발전의 퇴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강조했다.

종교계를 대표한 김선명 교무(종교환경회의 공동대표)는 “종교는 인류의 역사에서 탐욕의 노예로 살아가는 무명중생(無明衆生)들의 무지와 욕망을 깨뜨려 주는 역할을 방기하여 왔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자본의 체제에 철저히 안주하고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며 공생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반성했다. 동시에 “전 세계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종교인들이 기후 재앙을 극복할 전지구적인 결의와 즉각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 후 4시 30분경부터 참가자들은 대학로를 출발하여 종로를 거쳐 종각 사거리까지 행진을 했다. 행진 마지막에 기후위기가 모든 인류와 지구 위 생명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종로거리에서 진행하였다. 한국에서 수천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최초의 다이-인 퍼포먼스였다.

기후위기 비상행동 총괄간사를 맡은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은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외면과 침묵이 시민과 사회를 더욱 큰 위협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21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적 연설이 아닌 기후위기를 대처할 정치적 의지와 정책 방안을 발표하기를 요구한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 시민들의 직접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735-7067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9.21 기후위기비상행동 선언문

오늘, 기후위기에 맞선 담대한 행동을 시작합니다

- 지금 말하고, 당장 행동하라.

우리 공동의 집이 불타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상상황입니다.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지구온도 상승이 1.5도를 넘어설 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남은 온도는 0.5도. 지금처럼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면 남은 시간은 10년에 불과합니다. 폭염과 혹한, 산불과 태풍, 생태계 붕괴와 식량위기. 기후재난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10년의 향방을 결정하는 각국의 계획이 2020년이면 유엔에 제출됩니다.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시간이 고작 1년 반 남았습니다.

시험 기간은 내년 말, 벼락치기는 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험지를 앞에 둔 이들은 지금 어떻습니까? 정부와 기업, 국회와 언론은 이미 알고 있는 해답을 외면합니다. 경제성장률이 조금만 내려가도 호들갑스럽던 그들은, 한 번도 꺾인 적 없는 이산화탄소에는 너무나도 태연합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은 무기한 유보해도 되는 것으로 여깁니다. 우리는 묻습니다. 성장과 이윤, 생존과 안전, 과연 무엇이 우리 삶에 중요한 가치입니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빙하 위 북극곰과 아스팔트 위 노동자는, 기후위기 앞에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뜨거워지는 지구에서 수많은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차오르는 섬나라 주민들은 난민이 되어 고향을 떠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멸종위기종이고 난민입니다. 뜨거워지는 온도 속으로 지구라는 섬이 잠길 때, 이곳을 떠나 우리가 도망칠 곳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행동입니다. 청소년들이 앞장서고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눈앞에 마주한 것은, 불에 타 언제 쓰러질지 모를 하나뿐인 집입니다. ‘도대체 이 지경이 되도록 무엇을 한 것이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슬픔과 두려움을 딛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당사자입니다.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맞춰 세계 각지의 시민들이 기후행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여기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선언합니다.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의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지구의 모든 생명들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진실을 직면하고자 합니다. 그럴 때만이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정치와 경제시스템은 기후위기 앞에 참으로 무기력합니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비상상황임을 선언합니다.

우리는 선언합니다. 성장이 아니라 정의, 이윤이 아니라 생존이 우선입니다.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과연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지, 과연 어떤 선택이 생명을 살리는 길인지를 묻습니다. 손 놓고 재앙을 재촉할지, 아니면 잘못된 시스템에 맞서 싸울지, 지금 선택해야 합니다. 끊임없는 경제성장, 욕망의 무한 충족은 불가능합니다. 인류의 생존과 지구의 안전 따위는 아랑곳없이, 화석연료를 펑펑 써대는 잘못된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선언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후정의입니다. 지구의 울음과 가난한 이들의 울음은 하나입니다. 기후위기에 책임이 없는 가장 약한 생명이, 가장 먼저 쓰러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정의와 인권의 위기입니다. 온실가스를 뿜어대는 기업, 이를 방관하고 편드는 정부, 눈앞의 이익에 매몰된 정치권, 진실에 무관심한 언론. 이제 이들이 마땅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우리는 선언합니다. 멈추지 않고 담대하게 행동할 것입니다. 전 세계시민들의 행동은 하나입니다. 그레타 툰베리는 먼 항해로 대서양을 가로질렀습니다. 우리도 아직 가지 않은 길, 멀지만 꼭 가야할 여정을 지금 시작합니다.

이제 정부가 응답할 때입니다.

첫째, 기후위기의 진실을 인정하고 비상상황을 선포하십시오. 이미 전 세계 10여개 국가와 1000여개 도시가 비상선포를 실시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때입니다. 둘째, 온실가스 배출 제로 계획을 수립하고, 기후정의에 입각한 대응을 시작하십시오. 석탄발전 중지, 내연기관차 금지, 재생에너지 확대, 농축산업과 먹거리의 전환 등 배출제로를 향한 과감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셋째, 기후위기에 맞설 범국가기구를 설치하십시오. 비상상황에 걸맞는 과감한 정책을 추진할 기구가 필요합니다.

역사의 어느 순간에서건 시민들이 먼저였습니다. 노예제와 인종차별, 노동착취와 성차별, 그리고 생물종차별까지, 이 모든 문제의 진실을 대면하고 시민들이 함께 행동할 때, 상식처럼 여기던 견고한 구조는 무너졌습니다. 오늘의 행동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첫 걸음입니다. 이 걸음이 기후위기를 너머 새로운 사회로 이끌 것이라는 희망, 바로 오늘의 행동이 그 희망의 시작입니다.

- 기후위기 진실을 직시하라

-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포하라

- 온실가스 배출제로 추진하라

- 지금당장 기후정의 실현하라

2019년 9월 21일

기후위기비상행동 참가자 일동

일, 2019/09/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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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는 지구를 지키기 위한 자전거 행동을 진행합니다.​
자동차 중심 서울,
이 도시에 자전거가 더욱 많아지는 그 날까지!
대중교통과 자전거가 어우러져
내연기관 자동차가 점차 줄어드는 서울을 상상하며
‘자전거어택! 지구특공대’가 출동합니다!​

현재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400ppm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상승, 폭염과 같은 기후재난을 막기 위해 요구되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350pm입니다.​
9월 21일, 전 세계 수백만명의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기후위기비상행동’ 을 외칩니다.
자전거 타고 함께 외쳐주세요!

토, 2019/09/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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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사태라고 하지만 우리 지구가 왜 기후위기인지 잘 모르시나요?
921 기후위기비상행동에서 알기 쉽게 과학적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과학적 배경은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목차 >
1. 인류 문명은 좋은 기후조건에서 탄생되었다.
2. 인류 문명은 왜 위기에 빠지게 되었나?
3. 기후 위기는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가?
4. 지구 기온 2도 상승, 왜 파국인가?
5. 기후 위기 대응,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답이다.
6. 기온 상승 1.5도, 어떻게 이 한계선을 지킬 수 있을까?
7. 왜 전 세계의 어린 세대들이 기후 위기 대응을 외칠까?
8. 1.5도 상승 막을 수 있나? 앞으로 1.5년이 관건이다.
9. 시민이 촉구하고,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원문 보러가기 : ESC_기후위기 과학적 사실

토, 2019/09/21-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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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8일 점심시간에 청계천 광통교에
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연합의 초록슈퍼맨이 출동했습니다!​
점심시간에 식사하러 나온 직장인,학생,시민들을 대상으로
9월21일에 시작하는 ‘기후위기비상행동’을 알리는 캠페인이 진행되었습니다.​
초록 망토를 두른 자전거 탄 슈퍼맨과
피켓을 든 인력거!​
청계천 일대를 달리며 시민들에게 9.21 행사를 알리고 독려하였습니다.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9월 21일은 무슨 날?”
“기후위기! 비상행동!”

“어디서 한다고요?”
“혜화역 1~2번출구!”

토, 2019/09/21-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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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앰네스티가 더이상 활동하지 않기를 바랄 겁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인권 침해에 맞서기 위해 글로벌 캠페인 “새로고침”을 시작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인권에 적대적인 정부의 공격은 나날이 커지고 있으며 앰네스티는 이러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는 앰네스티 뿐만아니라, 전 세계 인권옹호자들이 함께 겪고 있는 일입니다.

인도에서 터키, 중국에서 나이지리아에 이르기까지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들은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인권을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괴롭힘, 불법 사찰부터 체포, 구금, 고문 때로는 죽음을 당하기도 합니다.

앰네스티를 비롯한 인권단체가 처한 위기 5가지

1. 앰네스티 인도지부에 대한 “자금 동결”

2020년 9월, 인도 정부는 앰네스티의 핵심 인권활동을 중단시키려고 앰네스티 인도지부의 계좌를 동결시켰습니다.

2018년 12월 10일, 인도, 세계인권의 날을 기념 행진

델리에서 종교(특히 무슬림 반대)에 기반한 차별을 허용하는 시민 개정법에 반대하는 평화적인 시위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가 발생했고 앰네스티는 경찰과 정부에 책임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재무부 집행관리국과 같은 정부기관에서 앰네스티 사무실을 여러 차례 급습하는 등 감시가 이어졌습니다.

앰네스티 인도지부는 계좌가 동결됨에 따라 직원들을 떠나보내고 진행하던 모든 캠페인과 조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인도정부가 근거 없는 혐의로 인권단체를 끊임없이 마녀 사냥하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UN인권옹호자선언 제13조에는 ‘인권 활동을 위해 자원을 찾고, 받고, 사용할 권리’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국제적인 자원 활용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의 자금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제한적인 법안을 도입하고 시행함으로써 ‘결사의 자유’의 핵심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2. 앰네스티 헝가리지부에 대한 “음해”

앰네스티 헝가리지부는 이주노동자와 난민을 위한 인권 캠페인을 한다는 이유로 음해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위기대응국장과 유엔난민기구 대표가 헝가리 국경에 서 있는 모습

2018년 헝가리 의회는 “소로스 정지법”의 일환으로 이주노동자, 난민, 망명신청자를 지원하는 단체나 개인의 활동을 최대 1년간 불법화하는 법안 제출을 표결했습니다. 이 법안은 이주노동자와 난민 관련 ‘정보 자료’의 작성, 배포 혹은 위임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원 활동을 불법화하고 있습니다.

친정부 측이 매주 작성하는 “소로스의 용병들”이라는 리스트에 앰네스티 헝가리지부를 비롯한 여러 단체 사람들의 이름이 게시되었습니다. 피데즈Fidesz 여당 소속 청년단체 피델리타스Fidelitas의 대변인이 앰네스티 헝가리지부와 다른 단체들(헬싱키 위원회, 이주노동자 보호소 연합Menedek Association 본부)에 “이민 지원 단체”라고 쓰여진 스티커를 붙이며 비방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앰네스티와 같은 단체들이 국익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앰네스티를 비롯한 단체들에게 대응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은 전화, 이메일, 소셜미디어 메시지 등을 통해 살해 협박을 받았습니다. 시민사회단체를 향한 음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낙인 찍기와 음해는 인권옹호자들의 명예와 업적을 폄하하고, 적법한 지위를 빼앗기도 합니다. 국가나 권력자들은 인권옹호자들을 “테러리스트”로 만들고, 특히 범죄 옹호자, 반국민적이고 부패한, “외국인 요원”, “제5열”스파이, “반정부단체” 그리고 국가와 도덕적 가치에 반하는 사람이라고 거짓 고발합니다.

3. 앰네스티 나이지리아지부에 대한 “협박”

나이지리아 SARS에 의한 경찰의 만행에 항의하는 시민들

앰네스티는 협박을 당하기도 합니다. 2020년 11월, 앰네스티 나이지리아지부는 ‘정부는 레키 톨 게이트 대학살사건Lekki Toll Gate Massacre 조사 상황을 덮으려는 시도를 중단해야만 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습니다. 이후 정부관계자와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진 사람들에게 협박과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정체불명의 단체는 앰네스티에게 나이지리아에서 철수하라며 일주일 간 최후통첩을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의 대변인은 앰네스티 나이지리아지부 건물에서 불을 지르고 폭력을 행사하며 직원들과 지지자들을 협박했습니다. 또, 앰네스티 앞에서 시위하며 직원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며 앰네스티의 평판을 깎아내리려 했습니다.

4. 앰네스티 베네수엘라지부 활동가를 향한 “폭력”

2015년, 전직 앰네스티 베네수엘라지부 의장이자 저명한 대변인인 카를로스 루스버티Carlos Lusverti는 앰네스티 사무실 부근에서 신원미상 남자에게 총을 맞았습니다. 카를로스는 15개월 전에도 비슷한 일로 총상을 입어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인권옹호자들이 인권 활동으로 끔찍한 일을 당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불공정한 법에 항거하고 정부를 비판하거나 인권 침해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는 이유로 전 세계 인권옹호자들이 공격받고, 늦은 밤 집에서 납치되거나 살해당하고 있습니다. UN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1,535명의 인권옹호자들이 살해당했습니다.

5. 앰네스티 조사 활동에 대한 “방해”

라이스 아부 제야드Laith Abu Zeyad는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점령지역OPT의 앰네스티 캠페이너이자 웨스트 뱅크West Bank에서 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입니다. 그는 2019년 8월부터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공개할 수 없는 “보안상의 이유”로 여행을 금지 당했습니다. 이 여행금지조치는 라이스가 UN인권위원회 회의 등 중요한 해외 인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막았습니다. 앰네스티는 이 금지조치를 취소하기 위해 정부나 법적 노선을 통해 노력했지만 모두 거부당했습니다.

라이스 아부 제야드(Laith Abu Zeyad)

라이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조직적 차별과 인권 침해에 맞서 싸웠다는 이유로 처벌받았습니다. 2019년 1월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괴롭힘과 위협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앰네스티와 인권 단체들은 음해 공작뿐 아니라 엄격한 규제, 정부 정책 등을 통한 끊임없는 공격에 직면한 채 활동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인권 활동, 국제적 지원 수용, UN 등 지역/국가간 회의 참여를 막기 위한 국내외 여행제한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에는 거짓 기소로 인한 여행금지, 비자 거부, 비자 신청 과정에서의 어려움 등이 해당됩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비단 앰네스티만 겪는 일이 아닙니다.

앰네스티는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있고 신뢰받는 인권단체입니다. 만약 정부와 권력자들이 앰네스티를 쉽게 공격할 수 있다면, 다른 단체들과 작은 규모로 활동하는 단체 및 개인 인권옹호자들은 더욱 직접적으로 공격받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앰네스티가 새로고침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전세계 1,000만 회원 및 지지자들의 후원과 연대를 통해 앰네스티는 시민사회단체, 언론인, 변호사, 활동가 및 인권옹호자들이 탄압의 두려움 없이 인권 침해를 폭로하고, 인권옹호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캠페인
세상을 위한 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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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1/08/0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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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안전한 온라인 공간을 위해 디지털 시민성이 시급하다”

국제앰네스티 X 추적단불꽃

추적단불꽃과 국제앰네스티는 ‘n번방’으로 불리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공론화된 2020년 3월을 되돌아보며, 지난 3월부터 <‘n번방’ 대응 1년, 남은 질문들> 콘텐츠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 1년 간의 변화를 확인하고 디지털 성범죄의 매개가 되는 글로벌 플랫폼 및 기술 기업의 책임을 상기시켰으며, 이들의 불충분한 대처가 야기한 문제점을 짚었다. 마지막 4화는 계속해서 플랫폼 및 기술 기업의 의무를 강조하는 동시에, 온라인 공간 내 여성 인권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식과 제도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에 지난 6월 24일, 활동가, 연구가, 법률가와 대담을 진행했다. 주제는 ‘온·오프라인이 하나 되는 시대, 온라인이 여성들에게도 안전한 공간이 되기 위해 시작되어야 할 담론은 무엇일까?’. 대담 참가자들은 여성에 대한 성착취를 가능케 하는 고착화된 사회 구조를 지적하며 기업이 나서야 할 변화와 사회가 정립해 나가야 할 ‘디지털 시민성’을 이야기했다.

대담 참가자

신진희 성범죄피해 국선변호사
2012년부터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2013년부터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검찰에서 ‘n번방’ 피해자 법률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국선변호사로 선정되어 피해자 개명이나 주민등록번호 변경, 2차 피해 방지 등을 위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소라넷 고발 프로젝트’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7년 비영리 여성인권 운동단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를 창립했다. 2018년 웹하드 카르텔 추적, 불법 포르노 사이트 고발 등 사이버 공간 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며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김홍미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성평등정책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2년까지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활동가로 일했고 여성주의 연구 및 활동을 지속해왔다. 대표작으로는 『가정폭력: 여성 인권의 관점에서』,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 『페미니스트 모먼트』, 『우리 시대 혐오를 읽다』 등이 있다.

추적단불꽃: 지난 2020년은 ‘n번방’ 방지법으로 일컬어지는 여러 가지 법이 제정 혹은 개정되어 시행된 해였다. 법이 시행된 후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는지, 긍정적인 변화 혹은 여전히 바뀌지 않은 관행 등이 있는지 궁금하다.

신진희 성범죄피해전담 국선변호사이하 신진희 변호사 : 긍정적인 면이라고 한다면, (디지털성착취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 관련하여 기소되면 이전과 다르게 5배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있다. 조주빈 검거 이후로, 조주빈과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엔 못해도 20년부터 선고가 시작된다. 구매를 하거나 소지한 이들에 대한 형량도 높아졌다. 단, 디지털 성착취물을 소지, 구입, 저장했을 경우 이에 대한 범죄를 증명할 수는 있지만, ‘시청’ 부분은 여전히 증명하기가 어렵다. 특히 라이브 방송이 송출되는 경우는 시청한 사람이 자진 신고하지 않는 이상 확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즉, 영상을 구매하거나 촬영한 사람들에게는 이전보다 엄한 처벌이 주어지고 있지만, 시청한 가해자들은 유야무야되는 상황이다. 시청을 한 가해자들이 강하게 처벌되는 사례가 나와 언론에서도 크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이하 서승희 대표 : 그동안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있을 때 처리할 근거가 없는 입법 공백 상태를 마주한 적이 많았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있고 나서야 입법이 됐다는 건 아쉽지만, 늦게 나마 법이 제정된 것은 고무적이다. 성착취물 수요 행위를 처벌하는 것부터 상습 가중죄, 합성물, 협박, 강요 등의 법률이 제정됐다. 무엇보다 법률 용어상 ‘음란물’이 ‘성착취물’로 바뀐 것은 큰 진전이다. 이러한 인식이나 정책적 변화는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작동하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판결이 만들어지는가, 양형기준도 만들어졌지만 실 형량은 얼마나 나오는가 등을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김홍미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이하 김홍미리 연구위원 : 연구자로서 보기에 ‘n번방’ 방지법 등 디지털 성폭력 제도화의 경로와 후과들은 1980~90년대 반성폭력 운동의 제도화 경로와 그 이후 겪어온 문제들과 다르지 않다. 제도를 만들면 (가해자들은) 제도에서 벗어나는 수법들을 정교화 한다. 지난해 새로이 도입된 ‘n번방’ 방지법이 과연 가해자들에게 두려움을 안겼는가? 보호담론이나 피해다자움을 넘어섰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가해자들은 이미 안전하게 빠져나갈 구멍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추적단불꽃: 경찰청, 디지털성범죄삭제지원센터, 방심위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삭제 지원에 대한 한계를 여실히 느꼈다. 결국 최종적인 삭제 권한은 플랫폼 기업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의 경험을 돌이켜보았을 때 느꼈던 지점들을 말해달라.

서승희 대표: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이 기대에는 못 미치게 나마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기업 차원의) 상시 신고기능 마련, 연관 검색어 제한 및 필터링 조치 등 최소한의 규율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의 경우, 국내법의 효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 보니 여전히 무법천지인 상황이다. 구글과 같은 거대한 해외 사업자들의 경우 피해물이 크롤링crawling[1]되는 주요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다. 특히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연관 검색어, 피해촬영물 썸네일이 뜨는 문제에도 굉장히 비협조적으로 대처를 한다거나 안일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구글은 국제 기업으로써 이미지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여성인권에 무관심하고 회피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로 보인다.

신진희 변호사: 현재 지원하는 일부 피해자분들이 요청하시는 부분이 (구글에서 피해물) 연관 검색어를 지워달라는 것이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에는 연관 검색어 관련 신고기능이 있지만, 구글에는 없다. 피해물 유통과 연관검색어로 인한 한국인 피해자의 피해는 너무 강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 차원에서는 소수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 시장에서 불거지는 문제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인권단체가 나서서 대응을 촉구하는 인권적, 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김홍미리 연구위원: 구글이나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과연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기업의 본령이 이윤 추구라고 해도, 온라인 세상은 ‘누구에게나’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누구에게나 자기의 성적 욕망을 안전하게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리든 나이가 들었든, 여성이든 아니든, 성소수자이든 아니든, 인간은 성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표출할 수 있는 만큼 온라인 공간을 놀이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착취를 방치하는 구조에서는 불가능하다. 착취를 방치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지금과 같은 행태는 누구라도 착취 ‘당할 수 있는’ 구조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약자를 성적으로 착취하기 ‘안전한’ 장소를 만든다. 착취에 안전한 장소, 그 공간은 과연 누구에게 ‘안전한가.’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가 누구에게나 안전하려면 이들에게 보편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신진희 변호사: 글로벌 기업도 지사가 있는 나라별로 법 적용이 다르다. 온라인은 국경이 없기에 세계적으로 국제 공조와 협력이 이뤄져서, 온라인 문제에 대해서 하나의 통합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이게 시민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착취나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모든 나라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지금의 상황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다.

서승희 대표: 과거에는 웹하드를 통해, 지금도 지속적으로 불법포르노 사이트와 플랫폼 등에서 ‘음란물’로 불리는 영상에는 피해자의 피해촬영물이 섞인 경우가 많다. 피해촬영물이 끊임없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데, 삭제 요청을 할 경우 일부 기업들은 사업자의 권리침해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포르노그래피와 피해촬영물은 저작권 없이 유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작권이 없이 불법으로 유통되는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차단해달라는 조치가 사업자의 권리침해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저작권이 존재하며 유통허가를 받은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포털 사업자나 유통의 경로가 되는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이 폭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 차단조치를 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여전히 구글에서는 삭제 요청 신고가 접수됐을 때 담당하는 처리 부서가 별도로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렇다 보니 보통 시민들은 물론, 삭제를 요청하는 활동가들도 어디에 어떻게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온라인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해외 플랫폼 기업 또한 네이버 혹은 다음 같은 국내 포털처럼 안정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를 구축하고, 이 팀이 상시로 모니터링도 담당해야 한다.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신진희 변호사: 서 대표님이 말씀하신 저작권 접근법과 관련하여, 합법적인 것 이외는 모두 불법이라고 하더라도, 이 모든 불법을 다 찾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피해를 본 피해자에게 스스로임을 증명하라는 것이 문제다. 현재처럼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았다고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 가해자가 동의를 받았음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글로벌 플랫폼에 요구하는 것이 좋은 접근이라고 본다. 입증 방법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업로드 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피해물을 올리면) 바로 삭제된다”는 것을 선제적으로 안내하게 해야 한다. 해외 플랫폼 기업에 네이버와 같은 국내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신고 처리 체계 등을 보여주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추적단 불꽃: 플랫폼은 디지털 성범죄물을 신고하는 창구를 갖고는 있지만, 아동·청소년 피해물과 성인여성 피해물에 대한 대응속도나 인식 차원이 현저히 다른 실정이다. 특히 성인 피해자의 경우 피해물 속 인물이 본인임을 증명하는 과정이 더해지는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낀다.

신진희 변호사: 어떤 문제 의식에서 비롯된 지적인 지 알고 있다. 아동·청소년만 디지털성착취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성인여성도 디지털성착취의 대상이 되는데, 성인이라는 점 때문에 그 보호의 범위에서 배제되거나 간과된다는 점을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 다만 현행 형사법 체계를 보면,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아동·청소년의 동의여부를 불문하고 처벌하고 있고 성인에 대한 성착취 또한 2020년 5월 19일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에 따라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 강요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되었다. 성인에 대한 디지털성착취도 형사법 체계에 들어왔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아동·청소년과 성인은 위험에 대한 대처능력, 방어능력이 다르다는 전제에서 우리나라 형사법이 아동·청소년보호주의에 치우쳐져 있다고 폄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아동·청소년과 성인여성 피해자를 구분하기보다 이들 모두가 ‘피해자’임에 방점을 찍어 ‘범죄 피해자’ 로 이야기하는 게 더욱 생산적인 논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홍미리 연구위원: 문제는 성폭력을 ‘보호’의 문제로 접근하는 데에 있다고 본다. 이런 프레임에서는 보호받을 만한 피해자와 그렇지 않은 피해자를 나누게 된다. 아동·청소년이 성인보다 더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있지 않다. 다만 오랜 시간 성폭력을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의 문제’로 이야기해 왔음에도, 법은 성적자기결정권이 어떻게 침해 되었는지 보다 ‘누구를 보호할 것인지’에 방점을 두는 보호 프레임을 유지해왔다.. ‘누구의 성적자기결정권이 보호할 만 한가’ 라는 프레임은 ‘누구의 정조가 보호할 만 한가’ 라는 1980년대 정조 담론의 21세기 버전이라 할 수 있다. 피해자가 몸적 통합성bodily integrity에 대한 침해를 호소할 때 사람들은 피해자의 ‘자격’을 물었다. 이런 프레임에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도 오랫동안 ‘대상아동·청소년’이었고, 작년에야 이런 구분이 사라졌다. 성인 여성의 성착취에서도 이런 식의 프레임은 사라져야 한다.

추적단 불꽃: 디지털 성착취 문제에서 종종 불거지는 또 하나의 논의 지점은,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을권리’에 대한 것이다. 이 둘은 적절한 균형을 맞추어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가해자가 피해물을 업로드할 자유를 표현의 자유로 부르고 있는 듯 하다.

서승희 대표: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는 양립할 수 있다는 말에 깊은 공감을 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서양권에서 특히 중요시하는 가치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통적 의미의 프라이버시권을 넘어 다른 언어로 설득해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김홍미리 연구위원: n번방 이후 사람들이 디지털 성범죄를 ‘문제’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과, 이것을 ‘어떤’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를 대립구도로 설정하는 프레임으로는 디지털 성범죄를 설명할 수 없다. ‘표현의 자유’와 ‘여성의 안전권’을 분리해서 볼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사회의 오래된 분리 전략은 문제의 해결방안이 있음에도 마치 없는 것처럼 오인하게 하면서, 이를 말할 수 없는 문제로 만드는데 사용되어왔다. 이를 넘어서야 한다.

추적단 불꽃: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계기로 많은 변화가 이뤄졌지만, 그럼에도 디지털 공간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법과 제도를 넘어, 온라인상의 궁극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시민성’은 어떤 것이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디지털 세상에서 새로이 정립되어야 할 새로운 개념과 상식은 무엇일까?

서승희 대표: 디지털시민성 논의는 우리 사회에 부족하지만 매우 중요한 방향성임은 분명하다. ‘디지털 성착취’ ‘디지털 혁신’ 등 ‘디지털 000’ 이라는 조어나 새로운 개념이, 많은 이들에게 우리가 따라갈 수 없는 무엇이라는 막연한 압박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고도의 영역이라는 허망함을 느끼시는 듯하다. 이럴수록 디지털 ‘기술’이 아니라, ‘공간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 해결이 아니라 대중의 관심과 연대하는 시민의 힘으로 이 문제를 근절해낼 수 있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이것이 디지털 시민성일 것이다. 이를테면 탁틴내일에서 진행한,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청소년을 온·오프라인을 활용해 먼저 찾아가는 온라인 아웃리치 사업[2]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가깝게 다가갈 수 있고, 온라인 공간에서도 시민성을 만들 수 있고, 문화적 사회적으로 이 폭력을 근절하는 것에 대해 얘기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홍미리 연구위원: 온•오프라인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올 초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3] 사건 이 발생했을 때, 과연 이루다는 무엇을 학습했을까 싶었다. 대화상대의 성희롱에 친절함으로 응대하는 이루다는 성적 침해 상황에서도 친절함을 잃지 않는 젠더화된 사회를 ‘딥러닝’ 했다. 디지털 시민성은 비단 디지털 공간에서의 시민성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시민성의 내용을 묻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때 생각해야 할 것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사람들이 쉽게 연결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 무한 확장된다는 점일 것이다. 지금의 디지털 세상은 왜곡되게 다른 사람을 장악하는 방식, 오직 승자가 되는 것을 목표 삼은 현실이 그대로 학습 혹은 강화되었다고 보고, 그렇다면 이전과는 다른 관계를 맺는 새로운 컨셉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과 고통에 부분적으로 나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같은 문제를 생산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나의 역할을 찾고 실행하는 것, 다른 사람의 고통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살아내는 것이 디지털 시민성의 내용이 돼야 하지 않을까.

추적단 불꽃: 마지막으로,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 남은 입법 과제에 관해서도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다. 추적단불꽃과 인터뷰했던 피해자분 중에는 영상에 나온 얼굴과 본인의 얼굴을 바꾸기 위해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 성형 수술을 감행한 사례도 있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은 길거리에서 누군가 본인을 알아볼까 싶은 불안한 마음에 성형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지원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신진희 변호사: 범죄피해자지원 내 의료비 지원은 최대 5,0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고 대부분 정신과 치료로 쓰인다. 하지만 피해자 지원 관련 보도가 최대 금액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일부 비난이 일기도 했다. 성범죄만이 아니라 모든 범죄 피해자가 지원 대상에 해당됨에도, 언론 보도가 명확히 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성형 수술 비용에 대해서는 가해자에게 민사소송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민사소송의 특성상 이름과 주민번호를 알려주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피해자가 기껏 개명하고, 새로운 주민번호를 만들었는데 이를 다시 가해자에게 알려주는 격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층위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김홍미리 연구위원: 피해 후 일상의 회복은 삶에 대한 자기의 통제력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성형은 대중의 ‘시선’에서 오는 불안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상실 위험에 처한 삶에 대한 통제를 실천해가는 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며, 일상의 회복을 위해 어느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제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는 더 논의되어야 한다. 자율성을 연습할 수 있는 장소 또한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 삶에 대한 통제력의 상실, 무력감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회복될 수 있다.

서승희 대표: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피해자 스스로 회복력이 있어야 한다. (지원을 하는) 상상력이 마이너스(-)에서 0으로 가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것을 넘어 행복한 일상으로 가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닷페이스>가 진행했던 프로젝트 ‘우리가 만드는 하루’[4]도 같은 맥락이다.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소정의 금액, 법률지원과 다른 방식의 일상, 자율을 회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피해를 경험하고 나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어떤 상상력, 제도적 한계가 있는지 읽어내는 게 필요하다.


1. 컴퓨터에 분산되어 있는 자료들을 검색 대상의 색인으로 포함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2. 탁틴내일 아웃리치 사업 : ‘일탈계’, 그루밍, 성착취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노출될 수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사이버 상담 및 대면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피해 이전에 조기 개입하고 대피해 예방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3. 상대방과 나눈 카카오톡 파일을 전달하면 애정도를 분석해주는 어플리케이션 ‘연애의 과학’을 개발한 기업 스캐터랩이 사용자들로부터 제공받은 대화 파일을 바탕으로 만든 AI 챗봇. 이루다는 무엇이든 학습하는 딥러닝 기능으로 사용자가 내뱉는 음담패설들을 흡수해 학습해 나갔고, 이를 통해 일부 플랫폼 및 카페에서는 “이루다 성노예 만들기 방법” 등이 유행하기도 했다. 현재 해당 서비스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4. <우리가 만드는 하루>는 미디어 스타트업 기업 닷페이스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경험자가 자신이 원하는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피해자 일상 회복 프로젝트다.

수, 2021/06/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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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일상회복을 방해하는 자, 누구인가

국제앰네스티 X 추적단불꽃

‘n번방’ 사건 이후 입법·사법·행정적으로 여러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법촬영과 지인능욕, 온라인 성착취, 비동의 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경로는 피해 유형만큼이나 다양하다. 지인에게 ‘당신의 사진을 본 것 같다’는 메시지가 오는가 하면, 온라인상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가해자에게 “너의 사진이 여기 올라와 있다. 사진이 다른 곳에 유포되길 원치 않으면 내 말을 들어라”는 등의 협박성 메시지를 받는 경우도 있다.
본인의 피해사실을 인지하게 된 피해자들은 ‘n차’ 가해를 일으키는 텍스트와 사진, 영상 등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지우기를 원한다. 이들은 각종 온라인 검색으로 찾은 가능한 모든 경로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경찰청,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디성센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물론, 착취물이 게시되어 있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직접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한국여성의전화 및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나 추적단불꽃, 리셋 같은 단체의 도움을 얻어 삭제 및 신고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정부 기관 및 단체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물 삭제에 열과 성을 쏟는다 해도, 완벽한 삭제는 힘든 게 현실이다. 피해자들의 영상 삭제를, 일상회복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피해자의 삭제 여정을 따라가 보니 빠른 삭제를 매번 가로막는 벽을 마주하게 됐다. 바로 플랫폼 기업이었다.
피해자의 삭제 여정을 따라가 보니 빠른 삭제를 매번 가로막는 벽을 마주하게 됐다. 바로 플랫폼 기업이었다.
한사성 서승희 대표는 “일반적인 오프라인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성돼 있지만,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플랫폼이 존재한다”며 “폭력을 구성하는 주체인 플랫폼, 즉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온라인 성폭력에 있어 중요한 화두가 되어야 했음에도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그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지 못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플랫폼이 존재한다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서승희 대표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1월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구글,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국내외 플랫폼에 자율 규제를 요청한 디지털 성범죄 관련 정보 총 4,929건이 삭제됐다. 방심위는 플랫폼에서 자율 규제 요청에 대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중복 삭제 요청을 하므로 온라인상에 떠도는 디지털 성범죄 정보의 정확한 건수를 파악하는 건 사치인 수준이다. 최승호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이하 디성심의지원단 긴급대응팀장은 “전화, 이메일 등 삭제를 요청하기 위한 모든 창구를 동원해 자율 규제 조치를 하고 있고 한 번 요청하는 건 불안해 여러 번 요청한다”라며 “따라서 방심위가 해외 플랫폼에 자율규제를 요청한 건수는 삭제된 건보다 3배에서 10배 정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심위가 해외 플랫폼에 자율규제를 요청한 건수는 삭제된 건보다 3배에서 10배 정도 많을 것

— 최승호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 긴급대응팀장

피해물의 삭제 여정 = 무한 좌절의 연속

본인의 피해를 인식하게 되는 순간, 피해자 대부분은 가장 먼저 경찰을 떠올릴 것이다. 직접 경찰서를 방문하여 범죄 피해를 신고하거나, 사이버범죄신고시스템ECRM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경찰에서는 가해자 검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피해자가 피해영상물 삭제를 원할 경우 디성센터나 방심위를 통해 피해영상물 삭제 지원을 연계한다. 경찰이나 시민 단체 등을 통해 디성센터로 연계된 피해자는 본격적인 피해영상물 삭제지원 서비스를 받게 된다. 영상물 삭제를 위해선, 우선 해시값복사된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해 파일 특성을 축약한 수치, 디지털 지문이라고도 한다을 추출하기 위한 피해 원본 영상이 필요하다. 피해자가 피해 원본 영상과 대리삭제 동의서를 제출하면 디성센터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동시에 플랫폼에 피해 촬영물 삭제를 요청한다. 삭제 지원은 따로 기간 제한이 없다. 처음 3년 동안 지원받을 수 있으며 원할 경우 무제한 연장이 가능하다. 삭제 지원이 시작되면 한 달 주기로 3달간 삭제지원 결과보고서를 피해자에게 발송한다. 이후 1년 주기로 연간 결과보고서를 전달한다. 이외에도 디성센터는 수사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수사에 필요한 증거 자료를 작성하는 일을 돕거나, 피해자 거주 지역과 가까운 상담소의 의료 및 심리 치유 지원을 연계하거나 무료법률 도움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디성센터는 피해자 접수가 들어오면 유포 여부에 따라 대응을 하고 있다. 유포가 진행됐을 경우 삭제를 위해 플랫폼에 삭제 요청을 하고, 유포 불안일 경우 모니터링을 통해 현황을 확인한다. 이외에도 방심위에 사이트 차단 요청, 경찰 수사를 의뢰하기 위해 제출할 채증 자료 작성을 돕는다. (출처: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삭제지원 흐름도)

디성센터는 피해자 접수가 들어오면 유포 여부에 따라 대응을 하고 있다. 유포가 진행됐을 경우 삭제를 위해 플랫폼에 삭제 요청을 하고, 유포 불안일 경우 모니터링을 통해 현황을 확인한다. 이외에도 방심위에 사이트 차단 요청, 경찰 수사를 의뢰하기 위해 제출할 채증 자료 작성을 돕는다. (출처: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삭제지원 흐름도)

그러나 디성센터의 삭제지원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해외 플랫폼이 삭제 요청에 응답하지 않거나 삭제를 거부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디성센터는 방심위 측에 사이트 차단을 요청한다. 방심위는 신고 접수창구와 경찰청, 디성센터 등 유관기관 및 단체로부터 사이트 차단 요청이 들어오면 심의위원들이 심의를 거쳐 사이트에 강제 차단 조처를 내린다. 또한 방심위의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서도 디지털 성착취 관련 정보를 인지하고 심의를 진행해 문제가 되는 사이트는 국내 접속을 차단한다. 기관이나 단체가 아닌 일반인도 신고할 수 있다.삭제 방법은 플랫폼마다 상이하다. 플랫폼 내 신고 버튼이 있는 곳도 있으며, 방심위나 디성센터 같은 기관은 플랫폼 사와 핫라인 소통 창구를 구축해 신고가 들어올 경우 바로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전용 신고양식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해외플랫폼이 삭제 요청에 응답하지 않거나 애초에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가 없을 경우엔 요청 메일을 보낼 수조차 없다.

디성센터나 방심위, 경찰의 수사 지원을 받아도 플랫폼이 지금과 같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이상, 피해자들의 삭제 여정의 끝을 알 수 없는 긴 싸움이다. 각 기관과 활동가, 그리고 피해자의 노력 끝에 피해물이 삭제됐다고 해도, 가해자들이 피해물이 올라와 있던 시간 동안 본인 PC에 피해물을 저장하고 다른 플랫폼에 다시 올린다면 피해자가 경찰청과 디성센터, 방심위를 오가며 피해물을 지우고자 노력했던 삭제 여정이 무색해질 따름이다. 그렇게 다시 삭제 여정을 반복해야 하는 피해자는 언제 또다시 피해물을 마주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평생을 시달릴 수밖에 없다.

디성센터나 방심위, 경찰의 수사 지원을 받아도 플랫폼이 지금과 같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이상, 피해자들의 삭제 여정의 끝을 알 수 없는 긴 싸움이다.
피해자의 삭제 여정을 따라간 결과, 플랫폼의 불통으로 동일한 요청이 무한 반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피해자의 삭제 여정을 따라간 결과, 플랫폼의 불통으로 동일한 요청이 무한 반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렇게 다시 삭제 여정을 반복해야 하는 피해자는 언제 또다시 피해물을 마주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평생을 시달릴 수밖에 없다.
※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디성센터와 방심위의 삭제지원 및 경찰의 수사 지원 외에도, 각 지역의 여성의전화나 성폭력상담소, 해바라기센터 등을 통해 심리상담 및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무료법률구조공단, 대한 변호사협회 법률구조재단을 통해 법률지원 또한 가능합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의 증언:
피해물 대신 얼굴과 이름을 지울 수밖에 없던 이유

비동의 유포 및 재유포 피해자 P씨
“구글은 나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3년 전, 친구를 통해 내 영상이 온라인에서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엄마는 내게 성형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권했다. 처음에는 ‘내가 왜 가해자들 때문에 내 얼굴을 바꾸고 삶을 단절시켜야 하나’ 생각했다. 그러나 피해와 단절되지 못하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성형으로 내 얼굴을 바꾸고, 이름도 개명하는 일이었다.사이트에 올라온 내 사진을 삭제하려면, 먼저 사이트에 유포된 내 사진을 확인해야 했다. 사이트 내 유료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확인하고자, 유료 포인트를 구매해 사진을 확인해야 했다. 내 피해물을 판매하는 가해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 여태껏 쓴 결제한 포인트만 20만 원이 넘는다. 그렇게 내 피해 사진을 확인하고, 삭제를 요청해 왔다. 무려 3년 동안 말이다. 피해가 멈출 만도 한데 요즘도 나는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들락날락한다.

비동의 유포 및 재유포 피해자 P씨

처음에는 ‘내가 왜 가해자들 때문에 내 얼굴을 바꾸고 삶을 단절시켜야 하나’ 생각했다. 그러나 피해와 단절되지 못하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성형으로 내 얼굴을 바꾸고, 이름도 개명하는 일이었다.

사진 유포는 사이트에서 멈추지 않고 구글 드라이브로도 공유됐다. 몇백 장이 압축된 파일을 올리고 그 링크를 파는 것이다. 경찰에서는 내 신고를 받고 구글 측에 삭제 요청을 보냈다. 그러나 수사관이 전해준 말에 따르면, 나는 불법촬영을 당한 것도, 아동·청소년 피해자도 아니라 구글은 답을 줄 수 없다고 했다. 나는 내 사진을 유포한 것을 동의한 적 없는데도 불구하고, 구글은 나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으며 삭제 요청을 거부했다.피해가 계속되니 결국 나는 내 몸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옷 입을 때나 로션 바를 때, 심지어 공부를 할 때도 글씨를 쓰는 내 손을 볼 수가 없었다. 내 신체를 보면 피해가 생각이 나고. ‘내가 여자가 아니었으면, 내가 몸이 없었더라면’ 등 나의 몸을 피해를 야기한 매개체로 인지하게 됐다. 어느덧 학업을 중단한 지 1년이 넘어간다. 이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과는 모두 연을 끊었다.

사진 유포는 사이트에서 멈추지 않고 구글 드라이브로도 공유됐다.
나는 내 사진을 유포한 것을 동의한 적 없는데도 불구하고, 구글은 나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으며 삭제 요청을 거부했다.

사진 합성 및 유포 피해자 R씨의 언니 S씨
“플랫폼에 노출된 시간만큼 유포 불안 커져”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텀블러Tumblr라는 곳에 동생의 사진과 성적인 모욕 글이 함께 올라와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다. 대체 왜 내 동생이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동생의 피해 사진이 올라가 있는 가해 계정을 들어가 보니 수많은 일반인 피해자들의 사진과 성적인 글들이 1,000개 넘게 올라와 있었다. 하나하나 읽으며 더욱 화가 났고 이런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꼭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은 SNS 접속은 물론 스스로 피해물을 확인할 엄두를 못 내었기에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사진 합성 및 유포 피해자 R씨의 언니 S씨

동생은 SNS 접속은 물론 스스로 피해물을 확인할 엄두를 못 내었기에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 연대를 결성해 국민 청원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SNS 계정을 해킹당하기도 했고, 나와 동생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에 노출되기도 했다. 휴대폰 번호도 여러 번 바꿨고,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수시로 초기화했다. 전자기기의 카메라를 항상 가리고 사용했고 IP 우회 서버를 유료로 사용했다. 동생의 사진이 다른 어디에 퍼져있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에, 매일 밤 구글 등 검색엔진을 통해 동생의 이름, 신상정보를 검색했다. 발견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동생이 보면 어떡하나 싶은 불안한 마음과 함께, 사진을 올린 가해자들에 대한 증오가 솟구쳐올랐다. 사진과 정황을 채증해 경찰에 신고하는 동시에 삭제지원센터에도 삭제를 요청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증거가 삭제되면 수사에 차질이 생긴다는 경찰의 말에 혼란이 왔다. 결국 동생과 나는 사진 삭제와 수사 중 선택을 해야 했다. 신고해서 가해자를 잡고 싶은 마음과, 온라인상에서 하루라도 빨리 동생의 사진을 삭제하고 싶은 마음 중 무엇이 우선돼야 할지 혼란스러웠다.문제를 알게 된 이후 동생의 사진이 유포될 불안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 체중이 10kg 가까이 빠졌다. 평소에 없던 불안 장애가 생겨서 손을 계속 물어뜯기 시작했고, 우울증이 생겨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다. 동생에 대한 오해나 이상한 시선, 뒷얘기가 도는 것도, 공공장소를 가거나 버스, 기차를 타는 것도 힘들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다.

증거가 삭제되면 수사에 차질이 생긴다는 경찰의 말에 혼란이 왔다. 결국 동생과 나는 사진 삭제와 수사 중 선택을 해야 했다. 신고해서 가해자를 잡고 싶은 마음과, 온라인상에서 하루라도 빨리 동생의 사진을 삭제하고 싶은 마음 중 무엇이 우선돼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눈감고 귀 닫은 플랫폼:
공식 기관 요청에도 묵묵부답

디성센터와 방심위는 피해 접수가 들어오면 여러 플랫폼 및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한다. 네이버, 카카오처럼 국내 플랫폼일 경우엔 ‘n번방 방지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으로 제재가 가능하지만, 해외 플랫폼일 경우엔 공인된 기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최승호 방심위 디성심의지원단 긴급지원팀장은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게 자율 규제 요청을 보내도 바로 메일을 읽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은 조급한 마음에 메일을 읽을 때까지 여러 번 삭제 요청 메일을 보내며 재촉했다가 소통 계정을 차단당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이렇게 소통 창구가 막히게 되면 삭제가 지연되고 그만큼 피해 규모는 확산된다. 해외 플랫폼도 디지털 성착취물 관련 정보는 규제 대상에 해당되어 방심위의 자율 규제 요청이 내려지긴 하지만 해외 사업자의 경우 요청에 이행하지 않아도 국내법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결국 해외 플랫폼에는 제재가 아닌 협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텔레그램같이 본사가 어딘지 파악되지도 않는 경우엔 삭제 조치가 더욱더 어렵다. 겨우 연락처를 알아내 자율규제 요청을 한들, 플랫폼이 요청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 플랫폼일 경우엔 공인된 기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성인 비동의 피해물에 대한 플랫폼의 상이한 대응도 문제다.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이하 경기디성센터의 삭제지원 담당자는 “피해자가 성인일 때와 아동 청소년일 때 플랫폼에서 삭제 요청을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속도가 다르다”며 성인 피해자의 경우 피해 사실을 증명하려면 플랫폼에 제출할 서류도 많아 삭제가 더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백미연 경기디성센터장은 “아동·청소년과 성인 피해자에 대한 삭제 정책이 다른 것도 문제”라며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3년, 5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청소년이었던 피해자가 성인이 되기도 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로 입는 고통의 정도를 연령으로 가늠할 수 없음에도 많은 플랫폼이 성인 피해물의 경우 삭제 지원에 잘 협조하지 않고 있고, 재개정된 위장수사 역시 아동·청소년만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적용 범위가 확장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많은 플랫폼이 성인 피해물의 경우 삭제 지원에 잘 협조하지 않고 있고, 재개정된 위장수사 역시 아동·청소년만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적용 범위가 확장될 필요가 있다.

— 백미연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장
포털 사용자의 편리성을 돕는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가해로 작용한다. 디지털 성범죄는 직접적인 피해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의 URL이나 클라우드 링크가 삭제된다고 피해가 멈추지 않는다. 가해자들은 의도적으로 ‘ㅇㅇ대학교 ㅇㅇㅇ피해자 이름’, ‘n번방 ㅇㅇㅇ’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연달아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하는 것으로 2차 가해를 이어간다.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불법촬영 및 비동의 유포사건을 전담 수사하고 있는 수사관 A씨는 “구글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자동완성검색어’에 노출하고 있어 검색어 삭제를 요청했으나 수개월째 시정되지 않는다”며 “이를 본 피해자가 실시간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플랫폼은 ‘피해자 신상을 노출하지 말라’고 호소하는 피해자와 수사관의 요청에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가해로 작용

삭제 지연은 ‘n차 유포’의 또 다른 시작:
플랫폼 책임 더 크게 물어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모든 기관은 플랫폼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피해 사실에 노출되거나 곱씹는 일에서 멀어져야 한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이 방관하고 침묵하는 사이 거침없는 유포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국가기관과 민간기구, 피해 당사자의 삭제요청은 결국 무한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피해자가 직접 피해 영상을 찾아봐야 하는 지금의 현실은 너무도 암담하다. 피해자 P씨는 피해 이후 ‘1초를 견디기 어렵다’라고 했다. 피해를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싶은 무력함이 일상 속의 1초를 견디는 것조차 버겁게 만든 것이다.플랫폼이 삭제 요청에 응하지 않아 피해물 삭제가 지연될수록 또 다른 가해자들의 ‘n차 유포’ 기회는 늘어난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아무리 국내법 적용이 안 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일지라도 우리나라에서 수익을 내는 이상,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나 몰라라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승호 방심위 긴급대응팀장은 “현재 성착취물이 올라온 해외 사이트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런 사이트들이 클라우드 서버로 이동 중인 만큼 디지털 성범죄는 더이상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앞으로 디지털 성범죄물을 삭제 지원하는 일에 글로벌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함을 주장했다.

서승희 한사성 대표 역시 “디지털 성폭력 피해 지원을 하다가 막히는 건 결국 플랫폼의 대응”이라며 “플랫폼 사업자들의 협조가 없으면 피해물 삭제를 비롯한 형사 사건, 민사 사건 등 모든 사건 대응이 다 막혀 버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플랫폼이 삭제 및 수사 협조를 하지 않았을 경우 얼마나 큰 인권 침해가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들이 직시해야 한다”며 “사후적으로 피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사업자가 적극 협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랫폼이 우선적으로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운영 정책을 만드는 등 예방적 접근을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사업자들이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인지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있어 제도적 개선을 위한 중요한 구심체로서 기능하기 바란다”며 플랫폼 자체가 ‘장벽’이 아닌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체가 될 것을 촉구했다.

피해 당사자와 국가기관, 민간기구는 입을 모아 플랫폼의 책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유포’라는 가해가 일어나는 현장이 플랫폼이라는 점, 피해물을 삭제할 수 있는 힘이 플랫폼 기업에 있다는 점을 볼 때,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분명하다.

피해생존자들은 정작 지워져야 할 디지털 성착취 피해물 대신 자신의 기억과 정체성을 지우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추적단불꽃은, 지워져야 할 것은 성착취물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디지털 성폭력은 온라인에서 여성이 겪는 수많은 폭력 중 하나이며, 이러한 폭력들이 결국 온라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만든다. 여성이 안전하게 온라인 공간을 이용할 수 있으려면 어떤 새로운 상식과 논의가 필요할까. 오는 6월 말 공개할 <‘n번방’ 1년, 남은 질문들> 마지막화에서는 이에 대한 답변을 모색하며 총 4화의 콘텐츠를 마무리 짓는다.

금, 2021/06/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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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국지부 역시 오프라인 활동은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회원과 지지자들의 연대를 모으고, 대중에게 전 세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보았습니다. 2020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3개월 동안 많은 분들이 캠페인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에 있는 우리들이 함께 만들어나간 변화의 여정을 정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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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에서
모인 총 편지 수

포스트코로나 시대 속 아날로그: 편지

포스트코로나 시대, 디지털이 세상의 주요 소통 방식이 되고 있지만, 디지털만이 우리를 연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프라인 속 편지 역시 우리를 계속 연결해줍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보다는 조금 느리지만, 긴 역사 속에서 우리를 연결시켜 준 소중한 매개체죠. 앰네스티는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연대의 마음을 모으고, 각자의 집에서 사례자들을 위해 활동할 수 있도록 W4R 키트를 만들어 국제앰네스티 회원 분들에게 보내드렸습니다. 키트에는 W4R에 대한 소개지와 사례자들을 위한 편지 세트, 누구나 쉽게 만들어볼 수 있는 페이퍼토이가 들어 있었습니다.

2020 W4R 키트

2020 W4R 키트

회원분과 지지자분들이 작성해주신 키트는 한국지부로 모여 각 사례자들과 탄원 대상자들에게 전달됐습니다. 일러스트 그림부터 정성을 다해 쓴 편지까지 다양한 마음의 모양이 한국지부로 왔습니다. 한국지부는 모인 편지들을 정리해 지난 3월 각 탄원 대상과 사례자들에게 발송했습니다.

한국지부로 보내준 국제앰네스티 지지자들의 W4R 편지

한국지부로 보내준 국제앰네스티 지지자들의 W4R 편지

한국지부로 보내준 국제앰네스티 지지자들의 W4R 편지

한국지부로 보내준 국제앰네스티 지지자들의 W4R 편지

탄원 대상에 보낼 W4R 편지와 서한

탄원 대상에 보낼 W4R 편지와 서한

탄원 대상에 보낼 W4R 서한

탄원 대상에 보낼 W4R 서한

탄원 대상에 보낼 W4R 편지와 서한

탄원 대상에 보낼 W4R 편지와 서한

최초의 온라인 레터나잇

2020 W4R 온라인 레터나잇 모습

2020 W4R 온라인 레터나잇 모습

매년 함께 모여 편지를 쓰는 오프라인 레터나잇은 열리지 못했지만, 우리는 대신 온라인에서 새로운 만남의 장을 가졌습니다. 전국 각지, 각자의 자리에 편지지와 펜을 들고 있던 지지자와 회원 분들은 12월 10일 세계 인권 선언일에 줌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날 참여자 분들은 나시마 알 사다와 METU 프라이드 옹호자들의 사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응원을 전하며 편지를 썼습니다.
이번 온라인 레터나잇에는 특별히 임현주 아나운서님이 사회자로 참여해 함께 연대의 힘을 더하고 레터나잇이 잘 진행될 수 있게 행사를 이끌어주기도 했습니다.

2020 W4R 온라인 레터나잇에 참여한 지지자 분들

2020 W4R 온라인 레터나잇에 참여한 지지자 분들

한편 앰네스티의 온라인 레터나잇을 기념하여 나시마 알 사다의 아들 무사 알 사다는 직접 한국에 영상 편지를 보내주었습니다. 무사 알 사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아시아의 한 국가 한국에서 마음을 모아주는 지지자분들과 회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NEWNEEK X AMNESTY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늘 더 많은 연대의 힘이 필요합니다. 앰네스티는 뉴미디어 언론사 NEWNEEK (뉴닉)과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캠페인 참여를 요청하였습니다. 앰네스티는 뉴닉을 통해 수감되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인권옹호자 나시마 알 사다의 이야기와 칠레 시위에 참여했다가 눈을 잃은 구스타보 가티카의 사례를 쉽게 풀어 뉴닉 독자들에게 전하고 탄원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뉴닉 독자 분들이 두 사람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었습니다.

뉴닉 x Amnesty 캠페인 이미지

뉴닉 x Amnesty 캠페인 이미지

뉴닉 x Amnesty 캠페인 이미지

뉴닉 x Amnesty 캠페인 이미지

아래는 뉴닉에서 전해준 독자들의 피드백과 연대의 응원 메세지입니다.

엠네스티의 광고가 좋았습니다. 캠페인이 실제로 인권 구호에 역할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뉴닉의 광고에서 실제 예를 들어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서 좋았어요. 그래서 이번 편지 캠페인에 참여를 했고 앞으로도 참여할 것 같아요!

뉴닉의 공익광고가 좋아요 :)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도 해보고, 특히 여성인권을 위해 제 작고 소듕한 힘을 보태볼 수 있어 뜻 깊었습니다.

평소에 국제기구 활동에 관심없었는데 뉴닉 기사를 보면서 점점 관심이 많아졌고 몇 개는 참여했어!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다른 국가들에 도움 받는데 나도 참여해야겠더라고. 다 뉴닉의 친근함과 접근성 덕분이야 고마워!

W4R 일러스트

‘어둠을 탓하기 보다 한 자루의 촛불을 켜라’는 말처럼, 어떤 상황 속에서도 앰네스티는 인권 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촛불을 켜고 편지를 씁니다. 2020년 그 촛불의 흐름에 함께 해주신 35,000여 명의 회원과 지지자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연대는 여러분의 생각보다 더 강합니다. 앞으도도 함께 해 주시고 연대의 힘을 더 해 주세요.

금, 2021/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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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여덟 명의 여성에게 2018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이야기하고 싶은 여성 인물에 대해 글을 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문화평론가 손희정님은 ‘꽃할머니’ 심달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목소리가 들려오기까지: 꽃할머니 심달연과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MeToo 운동으로 한국 사회가 뜨겁다. 피해 사실에 대한 고발은 고통의 기록이지만,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혁명의 시간을 만들어내는 현장을 목격하는 흥분 역시 공존한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 그리고 바로 우리야말로 변화의 주체임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중요한 시기에 상징적이게도 3.8 여성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되었다. 이를 축하하며 오늘이 있기까지 우리의 역사를 쌓아온 선인들의 삶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리하여 오늘 기억하고 싶은 인물은 ‘꽃할머니 심달연’이다. 이전에도 꽃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꽃할머니’라고 불리는 심달연의 존재를 몰랐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리고 오랜 시간 생각하게 되었던 것은 권효 감독의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2012)을 보고 나서였다.

다큐멘터리는 2007년 한국, 중국, 일본의 작가들이 ‘평화’를 주제로 그림책으로 완성해 각 나라에서 동시 출판하기로 했던 ‘평화 그림책 프로젝트’를 따라간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그림책 작가 권윤덕은 위안부 피해 여성 심달연의 증언을 그림책에 담기로 한다. 권윤덕은 의미 있는 작품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지만, 작업은 생각처럼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책 작업을 방해한 것은 여러 가지였다. 무엇보다 13살에 일본군에 의해 강제 연행된 꽃할머니의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작가는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던 자신의 성폭행 피해 경험과 대면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묻어놓은 상처를 꺼내어 고스란히 대면하는 과정이었다. 결국 권윤덕은 위안부 문제를 식민지 약탈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닌 가부장제가 조장하는 여성 폭력의 문제로 그려야 한다는 고민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이런 고민은 남성 동료 작가들의 반발에 부딪힌다.

예컨대 남성 작가들은 왜 권윤덕이 그림책에서 욱일승천기를 강조하지 않는지 답답해한다. 민족주의적으로 더 선정적인 재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에 의한 조선 침탈이라는 비극적 역사의 소산이고 이는 재차 강조되어도 부족함이 없다. 일본이 전쟁 범죄인 위안부 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일본의 침탈로만 설명될 수는 없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가 보여주는 것처럼 피해 여성들의 고통은 위안소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을 역사와 사회에서 배제하여 지워버린 것은 해방 이후 한국의 가부장제와 국가권력이었다. 권윤덕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의 역사를 ‘일본’의 문제로만 국한시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전쟁 범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문제는 책의 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우경화 흐름 속에서 역사 인식은 치열한 정치공방의 장이 되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둘러싼 여론은 악화되었다. 상황이 그러하다보니 일본 쪽 출판사에서는 책의 출간을 무기한 연기해버린다. 결국 책은 2010년 중국과 한국에서 먼저 출간되었고, 일본판은 2018년에도 여전히 미출간 상태다. 다큐멘터리는 ‘평화그림책 프로젝트’를 따라가면서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복잡하고 다양한 층위의 문제를 세심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이제는 세상을 떠나신 심달연 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역시 감사한 일이다.

여성의 날을 기념하면서 심달연 할머니를 떠올린 것은 끊어지지 않는 기록을 통해 가능해지는 기억의 연결 때문이었다. 심달연은 용기 있는 증언으로서 침묵을 깨고 일제가 자행한 전쟁 범죄와 만행을 기록하고 그리하여 기억할 수 있게 했다. 그 기억을 권윤덕은 그림책의 형식으로 재기록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기록은 사실의 복기나 지워졌던 존재의 복원에 그친 것이 아니라, 아주 적극적인 해석을 통해 지금/여기의 가부장제 및 식민주의와 싸우는 투쟁의 과정이 되었다. 그 과정은 또 권효의 <그리고 싶은 것>으로 이어졌다. 잊지 않고 기록하려는 노력 위에 서있는 심달연의 이야기는 그렇게 나에게 도달했다. 마지막으로, 심달연의 ‘꽃그림’은 KBS에서 제작된 위안부 여성에 대한 드라마 <눈길>(2015)의 오프닝 크레딧 배경으로도 사용되어 많은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주었다.

심달연의 꽃이 아름다운 것은 그 꽃 안에 담긴 꺾이지 않는 자기표현의 의지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 의지를 배워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표현하겠다 생각해 본다.

글. 손희정
그림. 구자선

목, 2018/03/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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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정치적으로 개방되었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표현, 집회, 결사의 자유에 대한 억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가 쿠바 활동을 시작한 지 50주년을 맞아, 쿠바사람들이 겪고 있는 인권문제를 만화로 엮었습니다.

 

1화 그라시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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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시엘라, 2017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생긴 일

요즘 쿠바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요? 그라시엘라는 역도 챔피언이다. 경기가 끝난 후, 그라시엘라는 국영방송사와 인터뷰를 나눴다. 그라시엘라는 훈련할 때 정부 지원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그 인터뷰는 방송되지 않았다. 그 후 그라시엘라는 반 혁명세력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라시엘라는 더 이상 역도를 하는 것이 금지되었고 국가대표선수에서 영구제명 되었다. 그라시엘라는 20일 만에 새로운 직업을 구해야 했다. 이후에도 무직인 경우, ‘위험인물’로 고발당할 수 있고, 범죄자 또는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용의자로 취급받을 수 있다. 반역자 신분으로는 일을 구하기 어려웠고 기회도 별로 없었다. 유일한 일자리는 들판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일은 따분했다. 그라시엘라는 걱정이 되었다. 이 일로 버는 돈으로는 가족들을 부양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라시엘라는 다른 결정을 해야 했다. 결국 그라시엘라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쿠바를 떠났다.


그라시엘라의 이야기는 국가대표이자 챔피언였던 호르헤 루이스Jorge Luis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호르헤 루이스는 국영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부족했으나 가족들의 응원과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인터뷰는 방송되지 않았고, 선수 생활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호르헤 루이스는 국가대표에서 제명된 후, 20일 만에 새로운 일을 구해야 했습니다.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위험인물’로 고발당할 수 있습니다. 일을 구하러 가는 곳마다 호르헤를 ‘반역자’로 취급했고,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호르헤는 쿠바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수, 2017/11/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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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은밀하고 악랄하게
활개치는 가해자의 플랫폼 세상

n번방 1년, 변화 그리고 가해자들의 말 타임라인

‘n번방’ 1년, 굵직한 사회적 사건과 변화가 있을 때마다 온라인 내 가해자들은 술렁였다. 그러나 이내 고도화된 수법으로 법망과 기술을 따돌리며 끊임없이 성착취물을 재유통했다.

복수의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성착취물
: 텔레그램에서 디스코드, 유튜브, 트위터까지

1년 전 텔레그램 **방(불법촬영 및 유포물이 활발히 공유됐던 방, 1,000명 이상 상주)에서 확인했던 피해자 K씨의 불법유포 영상을 올해 3월 12일, ‘디스코드’에서 발견하고 말았다. 1년 전, 유포 피해 발생 후 K씨에게 가해자 재판에 필요한 채증본을 제공한 적이 있었다. 당시 피해자의 영상을 유포한 가해자는 검거 후 현재 복역 중이다. 하지만 피해자 K씨의 피해는 현재 진행 중이다. 가해자가 사라졌어도 피해 영상물이 여러 플랫폼에 남아 익명의 가해자들에 의해 유포되고 있으니 말이다.
당시 피해자의 영상을 유포한 가해자는 검거 후 현재 복역 중이다. 하지만 피해자 K씨의 피해는 현재 진행 중이다. 가해자가 사라졌어도 피해 영상물이 여러 플랫폼에 남아 익명의 가해자들에 의해 유포되고 있으니 말이다.
가해자들도, 성착취물도 여전히 플랫폼에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n번방’ 사건이 가장 큰 주목을 받던 지난해 3~4월에도 성착취물 판매자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갖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검색해보는 이들이 늘자 공급하겠다는 이도 늘었다. 텔레그램 뿐 아니라 트위터, 유튜브 그리고 디스코드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래가 오갔다.
채증 '샘플 보시고 구매의사가 있다면...'

2020년 3월, ‘박사’조주빈 검거 시점에 채증한 트위터 계정을 재구성했다.

조주빈이 잡힌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성착취물 판매 홍보글 하나가 트위터에 올라왔다. 이 계정은 해당 포스팅 이전에는 그 어떤 게시물도 올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오직 성착취물 판매를 목적으로 트위터에 가입한 것이다. 그를 팔로우하는 사람은 89명이었다.
채증,

2020년 3월, 유튜브 댓글에서 발견한 판매자 아이디로 연락을 취했던 라인 대화방을 재구성했다.

비슷한 시기 성착취물을 교환하자는 유튜브 영상을 목격했다. 영상에서는 “로리(아동 성착취) 영상 교환할 사람은 댓글에 아이디를 적어”라는 자막이 5초간 재생됐다. ‘n번방’ 판매를 홍보하는 또 다른 영상에도 같은 아이디를 적은 유저를 발견했다. 해당 아이디로 연락해 대화를 시도했다. 그는 문화상품권 3만원에 ‘n번방’ 3번, 4번방 링크를 보내주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지난 2월 중순, 페이스북 불특정 게시물 댓글에 디스코드 대화방 링크가 지속적으로 달리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디스코드에) 요 며칠 사이 갑자기 이런 방이 많아졌어요. 방 회원수는 기본 3,000명, 많게는 8,000명도 있어요” 이날 제보받은 디스코드 방 링크만 13개였다. 제보자는 가해자들이 상주하는 대화방에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은 범죄다”라며 채팅을 올렸지만, 회원들은 “너가 여가부냐? 왜 성욕도 마음대로 못 갖게 하느냐”라고 반박했다. 수십개의 디스코드방 운영자들은 피해 여성의 신상과 사진을 대화방 공지에 올려 홍보했고, 영상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돈을 받고 팔아 넘겼다.
(디스코드에) 요 며칠 사이 갑자기 이런 방이 많아졌어요. 방 회원수는 기본 3,000명, 많게는 8,000명도 있어요.
지난해 4월 29일 ‘n번방 방지법’의 일환으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은 고무적이었다. 불법 성적 촬영물에 대한 반포.판매.임대.제공만 처벌대상으로 삼던 기존법에서 나아가 ‘소지’와 ‘시청’까지 사법처리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오늘, 텔레그램은 물론 더욱 대중적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넘나들며 성착취물은 여전히 공유되고 있다. 2021년, 텔레그램은 성착취물 공유의 ‘허브’이며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성착취물의 충실한 ‘영업장’이자 ‘유통망’ 역할을 하고 있다.

몸사리는 가해자들, 돈 대신 성착취물 ‘물물교환’

텔레그램방 모니터링을 시작했던 2019년 7월, 당시 가해자들은 거침없는 언행으로 자신이 사는 지역이나 전과 기록을 채팅창에 흘렸다. 각종 정보를 모아보면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해당 정보를 경찰에 신고해 검거로 이어진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마저도 요원하다. 가해자들은 가벼운 개인정보조차 공유하기를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짐에 따라 거래는 더 은밀해졌다. 단체 대화방이 아닌 개인 대화방에서 성착취물 거래가 늘었다.
가해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짐에 따라 거래는 더 은밀해졌다. 단체 대화방이 아닌 개인 대화방에서 성착취물 거래가 늘었다. 예전 같으면 방에 들어가게 해 달라는 ‘구걸’ 몇 번으로 텔레그램 대화방 잠입 취재가 가능했지만 일년 사이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전 거래 대신, 서로가 보유한 성착취물을 교환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성착취물끼리 맞바꾸면 적어도 금전거래로 인해 경찰에 추적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성착취물은 일종의 화폐이자 상위방으로 이동하는 ‘입장권’으로 기능하고 있다. (‘상위방’이란 성착취물 공유 등 별도의 인증 절차를 거친 소수의 멤버만이 들어갈 수 있는, 본격적으로 불법이 판치는 대화방이다.)
금전 거래 대신, 서로가 보유한 성착취물을 교환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성착취물끼리 맞바꾸면 적어도 금전거래로 인해 경찰에 추적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상위방에 입장하기 위해 교환해야 하는 영상에도 이전보다 까다로운 기준이 붙었다. ‘아무거나 보내면 안 된다’는 뜻이다. 피해자 얼굴이 꼭 나와야 한다던가, 얼굴이 나오더라도 ‘신작’이 이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신작’이란, 널리 알려진 ‘n번방’이나 ‘박사방’ 사건 피해 영상이 아닌, 그 이후에 만들어진 새로운 성착취물을 말한다.

채증, 얼굴 나와야 한다. 신작이어야 한다

2021년 3월, 텔레그램 성착취방에서 오간 가해자들의 대화를 재구성했다. ‘길거리 업스’란 길거리에서 치마를 입은 여성의 하의 밑으로 카메라를 넣어 속옷이 보이도록 찍은 불법촬영물을 말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성착취물 시청자가 제작자로 변해 권력을 키워가는 악순환을 야기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착취물을 보려면 나부터 ‘레어 영상’을 소지해야 한다. ‘레어 영상’을 소유하기만 하면, 또 다른 성착취물과 교환을 활발하게 할 수 있고, 이를 미끼로 인기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수도 있다. 직접 운영하는 방의 규모가 커지면, 돈을 받고 되팔 수도 있어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이 흐름에서 기존에 공유 혹은 유포 범죄만 저지르던 가해자들은 새로운 피해자를 물색해 ‘레어’성착취물을 만드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성착취물 시청자가 제작자로 변해 권력을 키워가는 악순환을 야기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착취물을 보려면 나부터 ‘레어 영상’을 소지해야 한다.

한국 넘어 아시아 위협하는 디지털 성범죄
: 텔레그램 ‘중국방’ 속 전세계 피해 여성들만 수만명

우리나라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들은 국내 성착취 피해 영상을 찾기 어려워지자, 해외 성착취 피해 영상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이 모여있는 ‘해외방’ 수십 곳의 링크가 한국인들이 활동하는 ‘링크 모음’ 대화방에 수시로 올라왔다. 그중 가해자 대부분이 중국어를 사용하고, 올라온 성착취 영상은 중국인 피해자로 추정되는 일명 ‘중국방’이 가장 활발히 운영됐다. 3월 18일 낮 12시 기준, ‘중국방’에는 22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었으며, 이 방에서 공유된 성착취물 개수는 2만 2,694개였다.

‘중국방’에 올라오는 영상은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화장실 불법촬영물, 성관계 불법유포물,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에 해당하는 온갖 불법물을 망라한다. 전세계 가해자들이 모여 있는 방인 만큼, 업로드 되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아 시도때도 없이 새로운 영상이 올라온다. 놀라운 것은 22만 명이 들어있는 이 방의 개설시점이 2년 전이라는 것이다. 이 방은 2019년 3월 31일에 개설되어 현재까지 폭파되지 않고 운영되고 있다.

텔레그램 ‘중국방’은 지금도 계속해서 몸덩이가 불어나는 중이다. 3월 3일 참여자가 21만 7,000명이었는데 불과 2주만에 7,000 명이 늘어나 총 22만 4,000명이 되었다. 이 방 외에도 6만 명, 4만 명 등 엄청난 수를 자랑하는 대화방들이 계속해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이 방의 가해자들은 중국어와 태국어, 한국어를 사용한다. 단, 피해자는 아시아권에 국한되지 않았다. 아시아 말고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의 피해자가 등장하는 성착취물이 마구잡이로 업로드 된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더는 한국만의 문제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는 이미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경없는 인권 침해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생존자 A씨 이야기
신고한 지 3년, 여전히 돌아다니는 사진들
‘신상털기’에 얼굴도, 이름도, 학교도 바꿨어요.

“다음 주에 또 경찰서를 가야해요. 또 유포가 돼서. 계속해서 유포가 되고 또 지우지 않는 사이트도 있으니까. 걔네(가해자들)가 계속해서 재유포 할 수 있는 거니까요.”불법 유포 피해를 입은 피해자 A씨가 범죄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건, “미안한데 너 사진을 본 것 같다”며 지인들에게 연락이 오면서부터였다. 2019년 여름을 회고하던 A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사진은 다수의 불법 사이트에 유포 돼있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광범위하게 유포된 건 아니었다. 최초 유포자가 또 다른 가해자들과 피해 사진을 교환하고, 판매하면서 유포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최초 유포 시점은 모르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피해자가 계속해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3년째 유포 피해가 지속되는 것을 보아 A씨의 피해 사진을 소지한 가해자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짐작됐다.

다음 주에 또 경찰서를 가야해요. 또 유포가 돼서. 계속해서 유포가 되고 또 지우지 않는 사이트도 있으니까. 걔네(가해자들)가 계속해서 재유포 할 수 있는 거니까요.

A씨는 경찰에 신고해 가해자를 잡기 위해서는 어떤 사이트에, 무슨 내용으로 피해 사진이 유포됐는지 일시와 URL 주소를 함께 채증해둬야 한다는 걸 안다. 그렇기에 요즘도 매일 밤 불법 사이트를 뒤져가며 본인의 사진을 찾는다. “불법 사이트 중에서도 돈을 내야 볼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하는 곳이 있어요. 그런 게시판을 모니터링하려고 쓴 사비만 20만원이 넘어요.”A씨는 본인이 피해자라는 걸 알게 된 이후에도 피해에 맞서 당당하게 살고자 노력했다. “고소와 모니터링을 계속 하면서 학교도 다니고, 일도 하고,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 엄청 노력했어요. 사실 제정신은 아니었죠. 겉으로만 멀쩡했어요. 시간이 지나도 가해자들은 유포를 멈출 기미가 없고, 오히려 더 (유포 횟수가) 확대되는 것을 보고 모든 걸 버리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택했죠.” 그렇게 A씨는 성형수술을 했고, 이름을 바꾸고, 학교를 그만 두었다.

근래에는 A씨의 피해 사진뿐 아니라 신상을 유추하려는 댓글도 달린다고 한다. “처음엔 다 틀린 정보의 댓글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진짜 사실이 적혀 있는거죠.” 그저 텍스트라고 생각했던 위협들이 자신의 실제 신상 정보인 것을 확인하자 A씨의 두려움이 배가됐다. 이른바 ‘신상털기’였다. A씨가 불법 유포와 별개로 맞닥뜨린 또다른 명백한 디지털 성폭력이었다.

삭제했지만 삭제되지 않은 이유를
플랫폼에 묻다.

지난 1년 간 정부와 국회, 법원, 그리고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와 일부 미디어 등 여러 주체가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이야기했다. 정부는 수사 및 피해영상물 삭제 지원을 확대했고 국회는 처벌의 범주를 넓혔으며 법원은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약속했다. 여성단체는 이러한 약속이 실제로 이행되는지를 끊임없이 감시하며 누구보다 가까이서 피해생존자의 일상회복을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우리의 추적이 확인한 피해자들의 1년 후는 여전히 암흑이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검색어’를 각 종 사이트에 입력해보며 살아가고, 가해자들은 새로운 희생양을 찾아 온라인을 활보한다.

이것이 바로, 국제앰네스티와 추적단불꽃이 올해, 가해자들이 사실상 무법지대 삼은 이 ‘온라인 공간’에 주목하려는 이유다.

피해생존자 정의회복의 기본 전제는 결국 어딘가에서 돌아다닐 성착취물의 온전한 삭제에 있다. 피해생존자가 원하는 지원이란 ‘불법 사이트 차단’과 ‘유포자 강력 처벌’뿐 아니라 무엇보다 피해영상이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돌지 않는 것이다. 무엇이 가해를 영속화 하는지, 제도의 변화에도 왜 피해생존자의 고통이 멈추지 않고 삭제된 영상은 왜 되살아 나는지에 사회는 아직 뚜렷한 답을 하지 못했다.

우리는 질문한다. 이 모든 디지털 성범죄가 자행되는 실질적인 판으로 기능하는 온라인 공간에 대해 우리는 어떤 이해를 갖고 있을까? 온라인 공간을 운영해 이윤을 취하는 기업들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떤 응답을 갖고 있을까? 사진과 동영상 등의 시각 콘텐츠로 광고 수익을 얻는 소셜 플랫폼 기업 또는 수십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불법 성착취물을 압축한 대용량 파일 링크를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기업은 어떤 책무를 절감하고 있을까?

트위터에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화면

법적 책임이 가중되는 분위기에 따라 자체적인 예방 캠페인을 취한 기업도 있었지만 실효성은 미미했다. 트위터의 경우, 지난해 5월 당시 공론화된 텔레그램방 관련 키워드 입력 시 피해자가 도움받을 수있는 곳을 알리는 메시지를 띄웠다. 그러나 검색창에 ‘지인능욕’이라고 검색만 해도, 도움 안내 메시지 바로 밑에 지인을 능욕하는 검색 결과들이 성인인증 없이도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둘러싼 기존의 담론으로는 이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유엔 비즈니스와 인권 가이드라인[1]에 따르면, 모든 기업은 그들의 운영과 공급망 전체를 포함하여 그들이 운영하는 모든 곳에서 모든 인권을 존중할 책임이 있다. 기업은 자신의 활동이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기여하는 것을 방지해야 하며 그러한 영향이 발생할 때 이를 해결해야한다. 또한 기업이 직접 영향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기업의 영업 활동이나 제품 혹은 서비스 등과 연결된 관계에서 인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 이를 방지하고 완화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2017년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일반 권고 35호[2]에 따라 각국의 기업과 초국가적 기업 등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없애고 이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가능한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르면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는 성 고정관념 근절에 초점을 맞춘 메커니즘을 만들거나 강화해야 하고, 그들의 플랫폼에서 저질러지는 모든 성차별에 의한 폭력이 근절되도록 적극 장려해야 한다.

이를 둘러싼 플랫폼 기업 그리고 새로운 기술의 ‘책무responsibility’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시급하다. 오는 4월 말 게재되는 2번째 콘텐츠에서 우리는 그 책임의 주체를 따라가본 추적기를 이어간다. 피해생존자들의 정의를 가로막고 있는 눈 앞의 방해물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파헤쳐 본다.


목, 2021/03/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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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착취 사각지대 : 플랫폼 추적의 시작 #얼마나_바뀌었을까?

1년 전 3월, 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의 검거로 일명 ‘n번방’ 사건이 대대적인 눈길을 끌었다. 이는 여성에 대한 성착취와 폭력이 디지털기술을 만난 위험한 조합이 온라인을 타고 얼마나 최악으로 치닫을 수 있는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인권 유린 사건이자 한국을 넘어 전세계적 대응이 필요한 인권 과제라 부를만 했다. 검찰에 송치되던 25일 아침 포토라인에 선 조주빈의 모습은 일명 ‘n번방’ 사건으로 불려오던 디지털 성착취 사건의 척결을 상징하는 한 장면으로 남는 듯 했다. 경찰과 서울중앙지검은 각각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와 특별수사 TF를 구성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자 모두가 한 목소리로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의 연대와 투쟁이 두드러졌다. 익명의 여성 연대자들은 성 착취물을 채증, 신고하고, 경찰 수사에 공조했으며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모아 법원에 전달하거나 전국 성착취 재판을 단체로 방청했다.

“피해 여성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 정부는 불법 영상물 삭제뿐 아니라 법률, 의료 상담 등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다. ‘n번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_문재인 대통령

이런 기류를 타고 디지털 성범죄 법정형을 높이는 내용을 포함한 일명 ‘n번방 방지법’들이 국회를 통과했고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 양형 기준을 마련했다. 그러나 ‘박사방’ 조주빈이 1심에서 총 45년형이라는 비교적 높은 형량을 받는 와중에도, 여전히 ‘보는 눈’이 덜한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중 대다수는 집행유예나 낮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가해자들은 더욱 고도화된 수법으로 텔레그램에서 디스코드로, 새로운 플랫폼을 찾아 활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n번방’ 사건을 갈무리한 어느 특집 기사 속 피해생존자들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피해자가 엄청 많은데 아직 신고하지도 못하고, 엄벌 탄원서를 내는 것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아직도 고통스러워한다는 걸 사람들이 모른 채 사건이 끝나면 어떡하죠?”,“다 (삭제하지) 못했어요 분명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피해자가 엄청 많은데 아직 신고하지도 못하고, 엄벌 탄원서를 내는 것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아직도 고통스러워한다는 걸 사람들이 모른 채 사건이 끝나면 어떡하죠?

다 (삭제하지) 못했어요 분명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온라인은_모두에게_안전할까?

비대면 시대 한층 가까워진 온라인 공간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손쉬운 편리함과 무한한 연결성을 담보하는 한편,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성 착취물이 무방비 상태로 무한 공유되는 참담함을 안겨주었다. 온라인상 성 착취물을 감지하고 삭제하는 속도는 신규 파일을 업로드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불법 성 착취물을 감지하고 삭제하는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이를 업로드하고 공유, 저장하는 기술의 발전이 더 선호되었고 그래서 더 빨리 상용되었다. 피해생존자들은 젠더기반폭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살 권리, 표현의 자유와 정보에 접근할 권리,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를 보호받을 권리 등을 처참히 침해당했다. 이들의 정의 회복을 위해서는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모든 의무 담지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인권적 노력을 수행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가해자 처벌과 제도 개선뿐 아니라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이 되어준 플랫폼에도 더욱 책임을 촉구해야할 이유다.

2018년 유엔인권이사회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조장하는 온라인 여성 폭력의 대두와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유엔 여성폭력 특별보고관은 “공적 및 사생활 범주 모두에서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는 일은 여전히 글로벌 사회의 도전 과제로 남아있으며, 이러한 과제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SNS와 왓츠앱, 라인 등의 메신저앱에 해당하는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인터넷 중개자는 상호작용을 위한 디지털 공간을 제공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에 인권 보호에 대한 일정한 책임을 지닌다”고 명시했다. 특별보고관은 또한 ICT, 디지털 테크 기업으로 대표되는 비국가 행위자의 잠재력과 가능성에도 주목할 것을 언급했다.

#Stop_ONLINE_Violence_against_Women_2021

추적단 불꽃 x 국제앰네스티

추적단 불꽃 x 국제앰네스티

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려 한다. ‘n번방’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가해자들의 수법과 행위를 처벌하는 것 못지않게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는가? 충분한가?

이를 위해 국제앰네스티는 가장 오랜 시간 이 문제를 고민해온 추적단불꽃과 머리를 맞댄다. 지난 2020년 앰네스티 언론상의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추적단불꽃은 여전히 디지털 성범죄 생태계를 추척하며 취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앞서 2018년 트위터를 이용하는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 인종차별, 동성애혐오적 언어폭력 문제를 다룬 조사 보고서 를 발간하고 ‘누구나 두려움 없이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해온 바 있다. 그리고 그보다 앞선 2004년 3월 여성의 날에는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의 시급함을 알리는 글로벌 캠페인 ‘Stop Violence against Women and Girls’를 론칭해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여성 폭력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그리고 2021년, 국제앰네스티는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캠페인에 ‘온라인’이라는 키워드를 추가하려 한다. ‘Stop ONLINE Violence against Women and Girls’이라는 주제 아래,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한 콘텐츠 연재를 시작한다. 오는 3월 말, ‘n번방’ 대응 1년을 돌아보는 콘텐츠를 시작으로 디지털 성착취의 드넓은 사각지대인 ‘플랫폼’에 남은 질문을 던지는 생생한 추적기를 공유하려 한다. 그 어느때보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삶은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자 일상이 되었다. 더디지만 천천히 사회가 변화하듯 온라인 공간 속 질서와 사용 방식도 바로 잡을 수 있고 학습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여정에 함께할 시민들의 결코 사그러들지 않는 연대를 기대해본다.

N번방 영상 티져 대체 이미지
, 김을지로 (2021)

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디지털 성착취 근절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티저 영상 을 제작했다. 3D 아티스트 김을지로가 구현한 이번 티저 영상은, 현실(자연)과 가상(인공 큐브)을 상징하는 두 개의 공간성에서 디지털 성착취 문제를 바라본다. 두 세계를 아우르는 하늘 위 구름은 ‘망’ 혹은 ‘공유 기술’을 암시하며, 업로드와 다운로드로 끊임없이 연결된 온·오프라인 생태계를 조성한다. 한편, ‘n번방’ 사건 직후 떠들썩 했던 공직자들의 말과 1차, 2차 가해자들의 말이 맴도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불안은 여전히 남아있다. 가까이서 들여다본 가상의 세계는 섬뜩하게도 현실의 모습이 무한 반복된 집합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 디지털 성착취를 비롯해 온라인에서 만연한 여성 폭력 근절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추적단불꽃의 불길과 앰네스티의 촛불이 추적을 시작한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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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 들어주지 않겠다! 웃어주지 않겠다!

혐오표현 문제에 관심이 많은 10대와 20대 유스들이 국제앰네스티의 혐오대항 영상제작 워크숍에 모였습니다. 2020년 9월부터 11월, 국제앰네스티와 미디어오리가 함께 진행한 워크숍에서 참여 유스들은 영상을 통해 혐오표현 문제를 알고, 느끼고, 이에 대항하는 힘을 키웠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며 참여 유스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들을 만나보아요!

참여자제작영상① 일상의 우리

혐오에 노출되고 마주하는 것도, 대항하는 것도 바로 일상 속의 우리

일상의 우리1. 이관: 이(耳)와 이(異) by아현

나는 에이섹슈얼이에요.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럼에도 한 번쯤 죽었다가 일어나 울었던 시간들이 있어요
하지만 입을 열어 귀를 덮었어요. 당신도 함께 말해줘요

일상의 우리2. 우리 안에서만 우리는 by방만

집이 가장 안전하게 느껴져요.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
사실 집 밖으로 한 발짝만 나가도 숨이 막힐 때가 많죠.
‘정상’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저는 항상 긴장하고 있으니까.
정상과 비정상이 뒤집히는게 저를 편안하게 해요.
그러다 보면 정상이라는 게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드는거죠.
비정상은 나쁜 건가? 애초에 정상인 나, 비정상인 나,
이렇게 사람이 나뉠 수가 있는 걸까?

일상의 우리3. 우리를 봐요 by민

우리는 너와 나, 그 무엇으로만 규정하기 이전에
이다지도 많은 색깔, 다양한 면을 가진 사람입니다.

일상의 우리4. 틀린 존재는 없다 by금소영

“너 왜 이렇게 살쪘냐, 돼지냐? /
밤 늦게 짧은 옷 입고 다니고 성폭행 당한 여자의 잘못도 있어 /
동성애자? 비정상 아냐? / 여자는 결혼을 빨리 해야 돼 /
남자가 쪼잔하게 / 결정장애냐? /
여자애가 많이 배우면 남자를 이기려고만 들어 /
흑인은 까매서 밤에 잘 안 보이겠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다를 뿐이에요. 다름이 공격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참여자제작영상② 처방전

혐오퇴치 처방전 받아가세요~

처방전1. 웃어주지 않겠습니다 by서진희

없습니다, 재미.
혐오에 웃어주지 않겠습니다.

처방전2. 닫힌 마음에게 by마이나

우리는 닫힌 마음을 어떻게 열 수 있을까?
안전하게 나의 이야기를 말해주세요 들려주세요. 나는… , 나도!
나의 세계가 달라지는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고통의 경험과 치유에 관한 자기표현. 그리고 발견하는 회복 탄력성

처방전3. 위로의 폭력 by김예슬

위로. 그런데 어려워요. 위로 받는 것도, 해주는 것도.
상처를 인정하지 않는 말, 상처받은 사람을 탓하는 말들
“너만 힘든거 아니야. 너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어.
넌 너무 예민해. 약해서 그래. 네 잘못이야. 좋은 게 좋은 거지.
원래 그런거야.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이런 말 대신 듣고 싶었던, 받고 싶었던 건,
“넌 충분히 잘 하고 있어. 내가 여기 있어. 사랑해”
그리고 가만히 들어주기. 함께 울어주기. 맛있는 것 함께 먹기.
실없는 소리 주고받기. 말없이 안아주기.

참여자제작영상③ 왜냐하면

혐오에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시작하는 말, 왜냐하면.

왜냐하면1 We’re all human by서연

누군가를 바라볼 때 어떤 집단으로 분류하고 계속 라벨링하고 있지는 않나요
사실 각자의 이름과, 복합적인 개성을 가진 존재인데 말이에요.

왜냐하면2 군맹무상 by정효

편견이 담긴 고사성어. 차별이 담긴 말들에 대해서
새삼스럽고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바라봅니다

왜냐하면3 당신이 받아마신 말들은 무슨 색인가요 by진희

당신의 말들은 무슨 색인가요
내가 소수자로서 겪은 경험이 나를 사유하게 하고 깊어지게 합니다
당신의 말들엔 어떤 깊이가 있나요

#혐오표현대항챌린지 #영상콘텐츠제작 #요즘애들 #유스크리에이터 #유스액티비즘 #숏다큐 #청소년 #인권 #앰네스티 #미디어오리

수, 2021/03/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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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의 혐오대항챌린지

혐오에 대항하는 요즘 애들이 모였다!

혐오표현 문제에 관심이 많은 10대와 20대 유스들이 앰네스티의 혐오대항 영상제작 워크숍에 모였습니다. 2020년 9월부터 11월, 국제앰네스티와 미디어오리가 함께 진행한 워크숍에서 참여 유스들은 영상을 통해 혐오표현 문제를 알고, 느끼고, 이에 대항하는 힘을 키웠습니다.

직접 얼굴을 보며 인권X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려던 애초 계획은 8월 중순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에서 만나는 것으로 변경되었어요. 단순히 영상 제작에 대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겪었던 혐오에 대한 이야기, 해결점에 대한 고민 등을 나누는 시간이기도 했기 때문에 비대면 교육이 잘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참여자가 직접 만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온라인을 통해서 생각보다 깊은 울림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교육 참여자 갤러리 화면에서 번져갔던 눈물과 감동, 서로 오래 기억할 것 같아요.

혐오는 뭘까, 어떻게 대응하지? 함께 고민을 모으고, 서로 에너지를 나누고, 자신만의 혐오 대항 방법을 찾아나갔던 혐오대항 크리에이터들의 여정을 숏다큐로 만나보아요!

? 요즘 애들의 혐오대항 챌린지 숏다큐 보기

요즘 애들의 혐오 대항 챌린지는 계속됩니다!

  • © Amnesty InternationalCaption
  • 왜? 라고 질문하는 영화,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유스들은 어느 세대보다 평등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인권을 향상하고 혐오에 대항하는 활동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예슬

  • © Amnesty InternationalCaption
  • 제가 만들고 싶은 영상은 들리지 않았던 사회에 드러나지 않았던 목소리들, 얼굴들을 사회에 내보내는 그런 영상들을 만들고 싶은 것 같아요. 직접적인게 아니더라도 사회에서 통념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왔던 관점들을 보여주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 방만

  • © Amnesty InternationalCaption
  • 혐오표현에 있어서 ‘OO충’이라는 표현이 정말 해롭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것에 대한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나도 ‘진지충’이라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친한 친구들끼리 더 그런 거 같아요. 이 표현의 문제는 일차적으로 듣는 사람이 기분이 나쁘다는 점인데, 더 큰 문제는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막아버리는 점 같아요. 카프카의 책 ‘변신’을 인상깊게 읽었는데, 영상 콘티로 만들어서 바퀴벌레 탈을 구해서 찍어보고 싶어요.

    – 정효

  • © Amnesty InternationalCaption
  • 우리 세대는 온라인과 정말 밀접하잖아요. 사건에 대한 인지 속도도 빠르고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데도 빠르고 다양한 활동도 잘 기획할 수 있어요. 우리가 톱스타도 아니고 인지도가 높은 권위층도 아니지만, 우리가 행동함으로써 혐오표현의 몸집이 작아질 수 있다면 우리가 할 일 정말 멋지게 해내는 거라고 다른 유스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저 자신에게도 말해주고 싶고.

    – 진희

  • © Amnesty InternationalCaption
  • 아무래도 앰네스티를 구독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참여한 거니까 되게 인권에 대해 박학다식한 친구들이 모였더라구요. 다음에 앰네스티 활동이 또 있다면, 좀 더 바깥으로도 홍보해서 새로운 유스들이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유인

혐오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혐오를 일삼는 사람들에게 가닿았으면!

“정작 혐오를 일삼는 사람들은 이런 영상을 못보고, 이미 혐오 문제에 공감하는 사람들만 이런 영상을 보게 되는 현상이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우리 안에서 잘 숙성된 메시지들이 정말 이 메세지가 필요한 이들에게 가닿았으면 좋겠어요”

– 방만

? 교육 참여 유스가 직접 제작한 영상 보기

일상의 우리 By 아현, 방만, 민, 금소영

① 일상의 우리 By 아현, 방만, 민, 금소영

처방전 By 서진희, 마이나, 김예슬

② 처방전 By 서진희, 마이나, 김예슬

왜냐하면 By 서연, 송정효, 진희

③ 왜냐하면 By 서연, 송정효, 진희

#혐오대항챌린지 #영상콘텐츠제작 #요즘애들 #유스 #유스크리에이터 #유스액티비즘 #인권 #앰네스티 #미디어오리

수, 2021/03/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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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온라인 레터나잇 담당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성미 간사의 후기글입니다.

코로나19가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레터나잇이 열릴 때에는 무려 수도권 2.5단계로 격상되어 사무처 직원분들도 현장에서는 참여하지 못했는데요.

온라인으로 처음 시도된 2020 레터나잇은 회원들께서 오프라인 만큼이나 더 열정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운영진들이 감동의 눈물을 훔쳤다는 후문이 있었습니다.

뜨거웠던 온라인 레터나잇의 현장, 함께 보실까요?

 


Write for Rights 2020

 

리허설, 어디까지 해봤나요?

처음으로 하는 온라인 레터나잇인 만큼 기술적으로나 준비면에서나 오프라인 못지 않게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행사 전날 사전 리허설을 통해서 현장에 계신 디렉터 분과 화면구도, 조명, 음향조절 등은 물론이고 행사 큐시트에 따라 하나하나 보면서 점검에 점검을 해야 했습니다.

앰네스티 온라인 레터나잇을 기획한 모금팀 이성미 간사와 대관장소 스탭들

앰네스티 온라인 레터나잇을 기획한 모금팀 이성미 간사와 대관장소 스탭들

 

행사 당일에도 두 번의 리허설을 통해 큐시트와 사회자 분들의 큐카드의 내용대로 진행하면서 놓친 점이 있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하였습니다.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준비하려고 노력했고 참여하신 분들이 어색하지 않도록 모든 신경을 쏟았고,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대관장소에는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했습니다. 수어통역을 통해 소리접근이 어려운 분들도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사회자와 스텝, 그리고 수어통역사까지 각자 거리두기를 지키며 진행된 온라인 레터나잇 리허설 모습

 

특별한 인연

레터나잇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탄원과 연대의 편지를 쓰는 것이지만, 앰네스티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또 참여한 회원님들께서는 어떤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했는지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특별히 MBC 임현주 아나운서와 함께 레터나잇을 진행했는데요. 너무나 즐겁게 함께 하시면서 “뜻깊은 행사에 사회자로 제안해 주셔서 감사하고, 여기서 함께하시는 모든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라고 전하였습니다.

 

뜻깊은 행사에 사회자로 제안해 주셔서 감사하고,
여기서 함께하시는 모든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MBC 임현주 아나운서

 

참여한 많은 앰네스티 회원들을 증인으로 내년에도 함께 할 것을 약속(구두 계약)하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도 꼭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온라인 레터나잇  사회자 캠페인팀 양은선 팀장과 MBC 임현주 아나운서의 모습

온라인 레터나잇 사회자 캠페인팀 양은선 팀장과 MBC 임현주 아나운서의 모습

 

레디, 큐!

특히나 이번 레터나잇은 두 개의 플랫폼이 동시에 송출이 되었는데요. 앰네스티의 회원님들은 Zoom(줌)으로, 지지자 분들께서는 Youtube(유튜브) 로 함께 하셔서 실시간 댓글로 소통하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오프라인 레터나잇 때와는 다르게 오로지 화면으로 소통하며 진행해야 했기에 최대한 오디오가 빌 틈이 없도록, 열심히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요.

Write for Rights 캠페인 소개와 시간관계 상 올해 W4R 캠페인의 10가지 사례 중에 두 케이스만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사례자의 소개영상과 인터뷰한 영상을 보기도 하고, 가장 중요한 편지쓰기 시간도 가졌습니다.

편지를 쓰고 난 후 각자의 편지의 내용을 댓글로 알리며 읽기도 하고, 사회자 분들의 편지 내용도 공유하면서 뜨거운 연대의 물결속으로 점점 분위기가 차올랐습니다.

올해 10가지 사례 중 여성인권을 옹호하다가 수감 중인 나시마 알 사다의 아들과 인터뷰한 영상에서는 왜 편지쓰기 행사가 중요한지, 왜 우리들의 연대가 필요한지 절실히 말씀해 주시고 한국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영상을 남겨주셨는데요.

이(아래) 영상을 통해 레터나잇의 행사와 탄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편지쓰기 키트 중 하이라이트인 페이퍼토이도 직접 만들어 보면서 다시금 Write for Rights 캠페인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하나하나 정성껏 참여하시는 회원님들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보는 것이 왠지 뭉클하면서도 감사한 순간들이었습니다.

 

Write for Rights 캠페인 키트

Write for Rights 캠페인 키트

 

편지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레터나잇은 비록 하루의 행사로 끝났지만 앞으로 2월 말까지 지속될 Write for Rights 캠페인의 사례자들은 여러분들의 탄원과 연대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대통령, 법무부 장관, 검찰, 총리 등 각 사례에 맞춰 강력하게 촉구를 요청하는 대상자에게 우리는 끊임없이 탄원하고 연대할 것입니다.

 

인권을 위해 기꺼이 연대하는 멋진 분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어서 뜻깊고 감동적인 밤이었습니다!

온라인 레터나잇 참여한 앰네스티 회원(온라인 레터나잇 설문조사에 남긴 말)

 

우리의 감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자유를 위하여 건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된 포르투갈의 청년을 구하고자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연대의 편지를 요청한 故 피터 베넨슨 변호사의 시작으로 창립된 앰네스티.

우리의 시작은 작은 편지 한통이었지만 이제는 그 편지 한통이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고 억울하게 갇힌 인권옹호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강력한 힘과 감동이 되었고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우리 모두에게 힘들고 어려운 연말이 되었지만, 집에서 혹은 손 안의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의 강력한 연대의 힘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2020 Write for Rights
세상의 정의를 위해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
당신의 관심과 편지가 없다면,
그들은 곧 세상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편지쓰기

 

금, 2020/12/25-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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