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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적인 코로나19 백신을 위한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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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적인 코로나19 백신을 위한 5가지

admin | 수, 2020/12/23- 02:54

*본 글은 국제앰네스티의 코로나19 백신 정책 권고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주사를 들고 있는 의료진

주사를 들고 있는 의료진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제야 기나긴 터널 끝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이는 느낌이다. 그러나 ‘백신이 생산된다’라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이해 관계 속에서, 백신이 필요한 사람들의 손에 전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모든 사람이 코로나19 백신을 이용하는 데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이를 요구해야 한다.
 

지쳐 쉬고 있는 의료 종사자

지쳐 쉬고 있는 의료 종사자

 

하나. 인권을 고려해 우선 접종 대상을 결정해야 한다

누구나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누가 먼저 백신을 접종 받을 것이냐’라는 문제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다. 초기 공급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사람들부터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의료 종사자, 노약자, 기저질환 보유자 등이 우선 접종 대상자로 고려되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다른 인권적 요소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팬데믹은 기존의 불평등을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소외되고 차별받아 온 사람들에게 더 과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신 배분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는 근무 및 생활 환경, 위생 시설 접근성과 같은 위험/노출 요소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위험을 좁은 의미로 정의하면 백신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채 방치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의료 종사자들에게 백신을 조기 할당하는 경우에는 운전사, 행정 직원, 요양원, 간병인 등 다른 필수 노동자들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계 보건 기구의 백신 접종을 위한 전략 자문 전문가 그룹(WHO SAGE)’은 사회적 소수자, 장애를 가진 사람, 극심한 빈곤 속에 있는 사람, 노숙인 등 사회 경제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집단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과밀한 난민 캠프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역시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더 크다. 게다가, 이주민 및 난민은 백신 등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선주민 공동체는 식수와 식량 자원, 의약품, 의료 서비스, 코로나19 검사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큰 위험에 처하곤 한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인 WHO 관계자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인 WHO 관계자들

 

둘. 국가간에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

국제인권규범에 따라, 국가는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는 자원이 부족한 국가를 지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

옥스팜(Oxfam)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3퍼센트만을 차지하는 부유한 국가들이 개발 예정인 백신의 절반 이상을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주요 백신 개발사 5곳에서 약속한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이미 부유한 국가들이 가져갔다는 뜻이다. 2020년 11월 현재, 화이자-바이오N테크(Pfizer-BioNTech)와 모더나(Moderna)에서 2021년 공급할 예정인 백신 중 80% 이상이 이미 부유한 국가들에게 판매된 상태다.

“백신 국가주의”는 수백만 명의 인권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매우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집단 면역에 도달하기 위해 세계 인구의 대략 70%가 백신을 접종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특권층만을 위해 백신을 끌어모으는 것으로는 팬데믹은 끝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각국 정부는 모든 사람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 부유한 국가는 제약회사와의 대규모 쌍방 계약 체결을 자제해야 하며 모든 국가의 공정한 백신 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 계획에 참여하고 이를 지지해야 한다.

 

백신을 손에 들고 있는 의료 연구자

백신을 손에 들고 있는 의료 연구자

 

셋. 기업은 특허보다는 사람을 우선해야 한다

새로운 약이 개발되면, 이 약을 개발한 회사는 보통 지적재산권을 소유하게 된다. 즉 일정 기간 동안에는 단 한 곳의 회사만 약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 회사가 가격 책정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적재산권법은 연구 및 개발에 관련된 자료 공유를 제한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어떤 제약회사가 성공적인 코로나19 백신을 발견했다면, 이 회사는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권리를 갖게 된다.

지적재산권은 분명 중요한 권리다. 그러나 국제인권기준의 입장은 명확한다. 공중보건의 문제는 지적재산권을 보호받을 기업의 권리보다 우선한다.

WHO는 기업들의 노하우 공유를 장려하기 위해, 코로나19 기술 접근 풀(C-TAP)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기업은 자사의 혁신과 관련된 자료 및 특허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 기업들이 C-TAP에 참여하면, 코로나19에 관한 연구량이 대폭 상승하고, 생산 규모가 확대되어 백신 가격이 하락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C-TAP에 참여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Oxford/AstraZeneca)는 팬데믹 기간 중 수익 없이 백신을 판매하겠다고 약속한 유일한 업체다. 다른 업체들 역시 이에 따라 공개 및 비독점 라이선스를 발행하고 코로나19 백신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시민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시민

 

넷. 백신 접종 과정에 장벽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인권 의무의 일환으로, 사람들이 건강권 접근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비용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기업 역시 인권적 책임이 있다. 2008년, 건강권 분야의 UN 전문가는 제약 회사가 인권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충족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합당할 만한 가격 책정을 고려하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다.
비용의 문제는 소외된 사람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오늘날 세계 인구의 최소 절반 이상은 필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금전적 여유가 없는 상태다. 백신이 제공 시점에서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다면 세계 인구의 절반은 백신을 접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러한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자할 가치 역시 충분하다. 백신은 가장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건강 개입 방식이며, 코로나19 백신은 초기 감염자들 사이의 연쇄적인 전파를 막음으로써 추가적인 보건 및 사회경제적 영향을 피하게 할 수 있다.
 

방문자의 체온을 재고 있는 정부 관계자

방문자의 체온을 재고 있는 정부 관계자

 

다섯. 백신은 안전하고 문화적으로 수용 가능해야 한다

백신은 안전성과 효율성에 관한 과학계의 최신 기준을 따라야 한다. 안전이 속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백신으로 얻는 이익에 대해 명확하게 공개하고, 잘못된 정보를 반박하고, 백신 개발의 모든 단계를 투명하게 유지해야 한다. 백신을 통해 얻는 과학적인 이익은, 모든 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및 매체를 통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전달해야 한다. 이 점은 건강권의 필수적인 요소이자 백신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열쇠이다. 사람은 정확한 정보와 적시에 제공된 정보를 얻었을 때에만 자신의 건강에 대해 잘 알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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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한국경제와 노동시장을 여지없이 강타하였다. 노동자들은 일자리 기회를 잃어버리면서 크게 타격을 받았는데, 특별히 제조업과 서비스 관련분야에서 한국의 요소시장들이 심각하게 파열음을 내고 있다. 해당 부문에서 대규모의 실직이 발생하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과 경력에 맞는 새로운 직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3월 한달 동안에 여러 사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16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시적으로 휴직 또는 실직 상태에 빠졌다. 4월에도 추가로 47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83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실직상태 또는 임시직 상태에 빠지면서 실업률이 4.9%에 이르렀다. 한편에서는 수백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원하지 않는 자리로 이동하거나 임금이 깎이지 않으면 동결되는 처지에 몰렸다.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들과 경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의 정규직 종업원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어 하고 있으며, 임시직 일자리도 예년에 비하여 반으로 줄어든 상황이 되었다. 청년실업율이 9.3%로 높아졌고, 일자리를 구했다 하더라도 이의 17.3%가 불안정한 임시직(precarious jobs)이다.

적정한(좋은-decent) 일자리에 접근하기에는 구조적인 장애가 조성되어 있어, 여성과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재취업하는 일은 일종의 도전에 해당한다. 일단 열악한 조건으로 취업하면 잠재적인 노동능력이 약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장기간 어려운 상황을 견디어 내야만 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전체를 관통하며 경제적 지위가 양분되어 간다.

이러한 조건의 한국사회에 팬데믹이 겹치면서, 구조적인 결함과 취약점이 드러나고 상위(primary) 부문과 하위(secondary) 부문의 이중구조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상위 부문은 소위 재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거대기업 집단과 이들과 거래관계를 형성하는 제조업 등 산업 분야의 계열사들로 구성된다. 이들 집단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데, 풍부한 자금 여력과 중층적 소유구조 그리고 오랫동안 형성되어온 정부와 특수한 관계에서 보호받고 있다. 이들이 어려움에 빠지면 정부는 곧바로 예외적인 구제정책을 펼친다.

하위 부문은 중소규모(SMEs)의 기업들과 소위 자영업의 상인들로 차고 넘친다. 이들은 주로 소매업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시장과 재벌에 종속된 하청분야에 머물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제품의 품질에 의존하기보다는 생존조건 수준의 격심한 경쟁에 빠져 있기 때문에, 시장변동에 따른 혁신 또는 새로운 분야로 전업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을 따라가기도 버겁다. 이들은 시장의 사정에 매달려 그저 생존하고(at mercy) 있는 것이다.

상위 부문에 일하는 노동자는 불황이라는 폭풍우가 몰아쳐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은 채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는 반면에, 하위부문의 노동자 상당수는 수개월내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여러 가지 중층적 요인으로 유지되는데, 예건데 비합리적이며 일관성도 없이 강제되는 각종 규제들과 턱없이 부족한 사회안전망, 정규직의 철밥통 보호기준과 재벌과 하청업체 간의 종속구조 등이 받쳐주고 있다. 이러한 기준들은 유교적(가부장적) 문화와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노동의 생산성을 감추고 있는 구조적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또한 정부는 기업들을 압박(위임)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를 수용하고 조직에 통합하려는 일체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고용을 보호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이 결여되어 있어서, 하위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불안정한 상황은 영구적으로 지속된다.

팬데믹 위기가 심화되면서, 경제를 정상화하고 경기를 회복시키는 한편에 정부는 상기의 차별을 완화시키는 심대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재정지출을 통해서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이번 불황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구조적인 문제를 제거해야만 한다. 한국정부는 심려깊은 조치를 통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광범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물론 한국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대규모의 공공보건의 안전과 경제촉진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한국은행은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였고, GDP 14%에 해당하는 2,700조원규모의 경제촉진 팩키지로 담아냈다. 이에는 이미 대부분의 가구에 지급되는 40만-100만원 상당의 기본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프로그램은 너무나 포괄적이었고 누진(보충)성이 충분하지 못하며 소모적이었다. 대규모의 지원금은 중산계층에게 현존하는 소비수요를 단순히 대체하면서, 빈민계층의 필요를 충당하고 지원하는 일에는 실패하였다.

또한 시행된 지원금은 중소기업이 도산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취약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실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오랫동안 시행을 보류해온 개혁, 즉 기업과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투명성 그리고 건강한 경쟁관계를 도입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은 전통적인 시장영역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를 서로 잡으려 다투는 반면에, 새롭게 형성되는 산업에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 구조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 (편집자 주: 스웨덴의 렌-마이드너 전략과 적극적 노동정책을 참조할 것)

유사기본소득의 이전은 빈약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반쪽자리 시도일 뿐이다. 더욱 효과적인 정책은 혁신을 유발하고 잠재적인(충분히 발현되지 못한) 기업과 노동력에 신선한 투자를 유도하여 새로운 성장을 발화시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뉴딜정책이 추구하는 내용에는 정부와 관련단체가 중소기업들이 공급사슬의 병목구조를 극복하고 이들을 옥죄는 자금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며 노동자들에게 재교육을 제공하여 업무(기술)역량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이 담겨야 한다.

한국정부는 구조적 개혁을 통하여 노동시장의 통합과 형평성(integrtig & equalizing)을 제고하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출처: East Asia forum in ANU, Sydney on 2020-08-06.

Vladimir Hlasny

현재 이화여자대학의 경제학과 조교수. 미시간 대학에서 노동경제와 사회복지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유엔경제사회이사회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수, 2020/08/1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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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출현 이후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앞으로의 의료체계는 지역차원의 복지와 연계돼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인천공공의료포럼과 인천공공성플랫폼이 주최하고, 인천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주관하는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한 인천 보건의료체계 강화 방안 모색 소토론회’가 14일 인천YWCA 강당에서 개최됐다.
 

< 관련 소식 >

#인천투데이 : ‘선택 아닌 필수’ 인천 공공의료···'지역사회 케어' 수반해야 http://www.incheon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901

 

#경인일보 : 인천공공의료포럼 등 토론회… 코로나19 토착화 대비 목소리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00817010003279

 

금, 2020/08/2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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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일자리 위기대응 포럼,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지역일자리 위기대응 포럼을 진행하고 있는 부소장님께 직접 여쭤보았습니다.
▶ 희망제작소 유튜브 https://youtu.be/H_LMTUiuQUc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따른 사회의 곳곳에서 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일상을 지탱하는 일자리의 위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제를 제시하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난 6월부터 매월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고용안정망의 연대적 확산을 위해 여러 지자체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 중인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이하 임)과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1차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 현장 보기(링크)
2차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 현장 보기 (링크)

Q.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개최한 배경을 설명해주세요.

임: 올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마주하면서 얼마나 더 고용 일자리에 깊은 충격을 안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전과 후는 분명 다르고, 전환점을 맞이할 거라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 일자리를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에서부터 포럼을 기획했습니다. 공식적으로 포럼을 열기 전 사전 토론회를 거쳤는데, 코로나19 이후 일자리 위기 문제를 풀 때 사회혁신의 관점과 연대의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6월과 7월 각각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열었고, 9월에는 거제시에서 3차 포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어느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나요.

임: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초기 논의를 시작했는데, 주로 전주시, 대전시 대덕구, 경남 거제시, 서울시 구로구 등이 참여했으며, 향후 부산 진구, 경북 구미시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자료사진)

Q. 여러 지자체가 포럼에 참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임: 현재 포럼에 참여하는 지자체는 희망제작소가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장 모임인 목민관클럽 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 지자체에서 코로나19 이후 지역 차원에서 일자리 창문과 관련해 큰 도전을 해오셨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정책을 발굴하는 단체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방역에 관한 위기를 겪었다면 장기적으로는 고용 위기를 피할 수 없기에 추후 여러 지자체가 참여하는 쪽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Q. 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위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임: 코로나19가 터진 초기에는 관광업, 항공, 운수업, 직접 산업과 자영업과 같은 특수고용직 위주로 피해가 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대료 낮추기’, ‘재난지원금 지급’처럼 연대적 지원이 이어졌고, 특수고용직에게 긴급 생활 안정자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고용 부문 관련해서는 평균임금의 90%까지 보장하는 유급 휴직 지원 제도도 있었는데요. 그러나 ‘이걸로 충분한가’라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내수 위주의 타격을 완화했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제조업도 충격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전자, 조선 등 국내에서 많은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폭풍전야’ 상황에 놓여있는 셈입니다.

Q. 일자리 위기 관련해 대표적인 지역 사례를 말씀해주세요.

임: 2차 포럼 때 함께 한 전주시 사례를 전하겠습니다. 전주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인 지자체로 손꼽힙니다. 전주시는 음식, 숙박, 여행업 위주의 소상공인 중심의 도시인데요.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을 당시 ‘임대료 낮추기’, ‘재난기본지원급’ 등의 정책을 시의적절하게 발표하고, 집행하는 와중에 ‘노사민정 대화’라는 협의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현장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주민의 의견을 청취했고요. 평균임금의 70% 수준으로 보장하는 유급 휴직의 경우 국가가 90%, 사업주가 10%를 부담해야 하는데, 전주시가 사업주 대신 부담하면서 행정 주체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전주시는 근로자의 교육 훈련을 설계하는 등 여러 정책을 수정 및 보완하는 과정이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Q. 앞서 언급한 제조업 관련 일자리 사례도 있나요.

임: 제조업 중 조선업의 메카인 거제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조선업은 일종의 호황과 불황 사이클을 타는 산업인데, 지난 2010년 이후 경기를 보면 불황에 가까웠습니다. 조선업은 특이하게도 노동집약적, 기술집약적, 자본집약적 복합산업입니다. 거제시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조선업의 산업적 특성을 반영해 거버넌스를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현재 꾸려진 상생협의체를 통해 일자리 위기와 관련해 다양한 대화를 진행되고 있는데요. 거제시 관계자와 여러 주체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교육 훈련을 통한 ‘일자리 지키기’로 방향을 잡은 상황입니다.

Q. 일종의 특화 교육인가요.

임: 네. 거제시의 일자리는 앞서 언급한 전주시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배를 제조할 때, 표준화된 제작보다 선주의 요구, 설계 방식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제조하기 때문에 노동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이미 상선(여객선·화물선·화객선), 벌크선, 특수선 제조를 둘러싸고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데, 제조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해양 플랜트 산업에도 뛰어들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둔화로 인해 해당 산업에서도 대규모 해고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업 자체가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사이클이 있기에 미래를 대비하는 특화된 교육 훈련을 설계하는 게 중요합니다. 조선업에서는 숙련이 해체되면 호황을 누릴 때 과실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에 거제시에서는 조선업 관련 특화 교육 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Q. 향후 일자리 위기 포럼의 방향을 말씀해주세요.

임: 중앙 정부 중심의 일자리 위기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희망적인 부분을 찾아본다면, 그간 일자리 부문과 관련해 소극적이었던 지자체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1997년 IMF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지방정부의 역할은 미미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지자체는 지역 맞춤형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대안을 내고 있습니다. 이 근간에는 중앙정부의 정책이 연관돼 다채롭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자체 위주로 말했지만, ‘사회적 대화’를 마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회적 대화’라는 약속의 틀 안에서 정책을 집행해야 효과를 담보할 수 있기에 이 지점을 함께 가져갈 예정입니다.

Q. 9월 예정된 3차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임: 거제시의 위기 상황과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 건지에 관한 추진 방향을 논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거제시 조선업의 과거와 미래 전망을 나눌 예정입니다. 더불어 다른 지자체에서는 고용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지 지혜를 나누고, 상생형 일자리 등 중앙정부가 실행하는 공모사업을 어떻게 고용위기에 활용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나누려고 합니다. 더불어 소득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역 내 주민들의 사회적 일자리인 교육과 보육 분야에 관한 일자리까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 인터뷰 진행: 안영삼 미디어센터 센터장·[email protected]
– 정리: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월, 2020/08/3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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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전국 5개 권역 14곳 해안가 시민참여 해양쓰레기 조사 결과 발표

[caption id="attachment_209436" align="aligncenter" width="435"] 2020 해양 플로킹 성상조사 인포그래픽  ⓒ환경운동연합[/caption]

오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동서남 해양 쓰레기를 수거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동서남해안 해양쓰레기 조사 결과, 가장 많이 수거된 쓰레기는 미세플라스틱 주원인인 ‘담배꽁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비닐봉지와 포장지’, ‘어구’,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음료수병’ 순이었으며,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 ‘폭죽’도 다수 발견되었다. 이번 조사는 올해 7월 11일부터 8월 8일까지 전국 5개 권역별 14곳의 해안가에서 진행되었으며, 66명의 시민이 참여해 총 3,879점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류했다.

‘담배꽁초’는 서해안 8곳과 남해안 5곳 등 대부분의 해안가에서 가장 많이 수거된 쓰레기였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5월 진행했던 전국 생활 속 쓰레기 조사에서도 담배꽁초가 전체 쓰레기 중 54%에 달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담배꽁초의 필터는 9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바다로 떠내려갈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자연 분해되어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먹이사슬에 따라 결국 사람의 몸에도 축적된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담배회사들은 플라스틱 담배 필터를 대체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는 해변과 해역에서의 흡연행위와 담배꽁초 투기에 대해 제대로 규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해수부는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해수욕장법)’을 개정해 백사장 흡연행위 금지규정을 폐지한 바 있다. 대신,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백사장 금연 대책을 지자체 각자 재량에 따라 조례를 만들도록 했다. 법개정 5년이 지난 현재, 전역이 아닌 일부 지자체만 해수욕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고, 실제 과태료부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 않아 단속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해수욕장 내 불꽃놀이 행위 역시 ‘해수욕장법(제22조)’에 따라 규제되고 있지만, 실제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해양쓰레기 조사에서도 서해에서만 고무 캡(꼭지), 탄피, 막대기 등 232개의 폭죽 쓰레기를 발견했다. 해변 곳곳에서 쏘아대는 폭죽은 해양 생태계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해안가에 방치된 플라스틱 소재의 폭죽 파편들은 일반 쓰레기를 줍는 방식으로 수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물고기와 새들이 알록달록한 폭죽 미세 조각들을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불꽃놀이는 화재 위험성과 폭죽 파편으로 인한 부상 등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caption id="attachment_209444" align="aligncenter" width="360"] 바다에서 발견된 폭죽 쓰레기들  ⓒ환경운동연합[/caption]

특이하게도 서해에서는 다른 해안가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쓰레기를 다수 발견되었다. 바로 일회용 비닐장갑이다. 일회용 비닐장갑은 서해에서 무려 260개가 발견되었는데, 서해 관광지의 특성상 조개구이 등 야외에서의 취식 행위가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사용된 일회용 장갑이 무단투기 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회용 비닐장갑은 쉽게 찢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람을 통해서 쉽게 멀리 날아갈 수 있어 수거도 쉽지 않아 더욱 문제가 된다. 일회용 비닐장갑과 함께 동서남해안에서는 각종 비닐봉지 및 포장재가 담배꽁초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발견되었다. 바다로 흘러간 일회용 장갑과 비닐은 해양 생물들에게 마치 ‘해파리’처럼 보여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기 쉽다. 각종 비닐봉지가 해양 생물들의 뱃속에서 나오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caption id="attachment_209446" align="aligncenter" width="480"] 일회용 마스크 쓰레기도 어김없이 발견되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회용 마스크는 환경오염의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국내 해양쓰레기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쓰레기는 ‘일회용 마스크(총 81개)’ 였다. 코로나19 전파 우려에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의 해수욕장 방문이 이어지면서 기존에는 거의 발견할 수 없었던 일회용 마스크 쓰레기의 상당량이 발견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의 경우 한 달에 최대 6천만 장의 일회용 마스크가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의 일회용 마스크는 아주 가는 실(원사)의 형태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소재의 필터로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버려질 경우 심해를 떠돌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한다. 게다가, 착용했던 일회용 마스크는 또 다른 2차 감염원이 될 위험이 있어 올바르게 접어서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폐기 방법이다.

수거한 쓰레기 중 기업 분류 가능한 쓰레기(▲플라스틱 ▲캔 ▲유리 음료 용기, ▲소 포장지)의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1위를 차지한 기업은 바로 ‘롯데(총 209점 중 40점)’였다. 이는 지난 5월 환경운동연합에서 진행한 전국 생활 쓰레기 성상 조사 결과와 같은 결과로, 두 번 연속 ‘롯데’가 쓰레기가 가장 많이 수거된 불명예 기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 3위는 ‘웅진(18점)’과 ‘코카콜라(17점)’가 차지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9447" align="aligncenter" width="640"] 성상조사를 위해 분류한 쓰레기들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 백나윤 자원순환 담당자는“코로나19 이전에는 해안가에 볼 수 없었던 일회용 마스크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해 동서남해안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이번 조사에서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주원인 중 하나인 담배꽁초가 가장 많이 발견된 만큼, 전국 해수욕장 금연구역 지정 포함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해수욕장법률 재개정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환경운동연합은 올해 하반기에도 전국 시민들과 함께 전국 쓰레기 분류, 조사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연말에 최악의 쓰레기 배출 품목과 불명예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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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0/09/0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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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9,10월호 – 우리들이야기(2)]

‘삼시 세끼’보다 ‘함께 한 끼’를 하자!

 

박만규 아주대 불문과 교수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소위 ‘방콕족’이 되었다. 이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이 말은 방에 콕 처박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뜻하는 약어이다. 그런데 이보다는 약간 더 활동 범위가 넓은 사람은 ‘동남아족’이다. 이는 동네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방콕이건 동남아건 ‘삼시 세끼’를 집에서 먹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다.
그런데 왜 ‘삼시 세끼’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는 하루에 세 끼를 다 챙겨 먹는다는 뜻으로, 본래 우리 민족이 두 끼를 먹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여 나타난 말로 추정된다.
기록에 보면 과거에 한국인은 아침과 저녁, 두 끼를 먹었다. 1123년 고려 중기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보면 고려 사람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18세기 후반 조선 후기에 이덕무가 쓴 문집인 『청장관전서』에도 우리 선조들은 두 끼를 먹었던 것으로 나와 있다. 물론 여러 끼를 먹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게 하는 몇몇 문헌들을 볼 수도 있으나 이들은 간식의 개념들로서 오늘날의 주식의 개념이 아니므로 논외가 된다.
사실 우리말에 식사를 가리키는 단어로 고유어로 된 말은 ‘아침’과 ‘저녁’밖에 없다. ‘점심(點心)’이라는 말은 한자어이다. 이는 점심이 아침과 저녁 식사의 두 끼 체계 이후에 도입된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리고 그나마도 처음에는 정식의 식사가 아니었다. 선불교(禪佛敎)에서 ‘마음에 점을 찍는’ 혹은 ‘마음을 점검하는’ 수준으로 먹는 ‘간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점심(點心)’을 북경어에서는 ‘디엔신(diǎn-xin)’이라고 하지만, 중국 남부의 광동어에서는 ‘딤섬(dim-sum)’이라 하는데, 홍콩이나 대만에 가면 흔히 먹을 수 있는, 만두 같이 생긴 간식이다. 지금은 그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지만, 원래는 주로 점심경에 먹었다.
이제 ‘끼니’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자. ‘끼니’는 ‘끼’에 접미사 ‘니’가 붙어 나온 말인데, ‘끼’는 본래 ‘때’, 즉 시(時)를 뜻하던 말이다. 이렇게 보면 ‘삼시 세끼’는 ‘그때 당시’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겹말’이 된다(‘그때’가 한자어로 ‘당시(當時)‘이니까).
그러니까 본래 ‘시간’을 뜻하는 말이 ‘밥’을 뜻하는 말이 된 것인데, 이는 ‘아침’, ‘저녁’과 똑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와 “저녁에 날이 쌀쌀하다”에서 볼 수 있듯이 본래 ‘아침’과 ‘저녁’은 하루 중의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던 것이 “아침 먹었니?”나 “저녁이 참 맛있었어” 할 때처럼, ‘아침’과 ‘저녁’이 각각 ‘아침밥’과 ‘저녁밥’이라는 끼니를 뜻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 민족은 ‘시간’으로부터 ‘끼니’를 곧잘 끌어낸다.
물론 ‘점심’의 경우는 이들과 반대로 ‘끼니’에서 ‘시간’으로 간 반대의 행보를 보이지만, 이는 대세를 따라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고, 시간과 끼니가 서로 잘 동조화되는 개념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흥미로운 사실은 동반을 뜻하는 부사 ‘함께’도 ‘끼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끼’가 본래 ‘때’를 뜻하므로 ‘한 끼’는 ‘한 때’를 뜻하였다. ‘한 때’란 ‘한 순간’, 즉 ‘동시(同時)에’라는 뜻이 된다. 이 ‘한 끼’가 음운 변화를 거쳐 현대 국어의 ‘함께’가 되었다. 일을 ‘함께’하는 것이나, 뜻을 ‘함께’하는 것은 ‘한 끼’에, 즉 ‘한 때’에 하는 것이다.
요컨대, ‘시간’에서 ‘끼니’가 나왔고, ‘한 끼’에서 ‘함께’가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민족은 ‘시간’에서 ‘밥’을 끄집어내고, 또 시간에서 ‘동반’과 ‘협동’도 추출한 셈이다.
그런데 내게 흥미로운 것은 이 ‘시간’을 매개로 하여 ‘밥’과 ‘협동’이 다시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에 사람의 친소관계를 알아보려면 밥을 같이 먹는 사이인지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빠른 것 같다. 일은 같이 하여도 밥은 굳이 같이 먹고 싶지 않은 사이가 있다. 밥은 정말 가깝고 편한 사이라야만 함께 먹고 싶어진다. 친하지 않은 사람과 밥을 먹으면, 밥맛도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소화도 잘 안 될 수 있다.
프랑스어에는 ‘매우 친한 친구’를 뜻하는 단어로, 그러니까 우리말로 ‘절친’에 해당하는 단어로 copain(꼬뺑)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co(함께)와 pain(빵)이 결합한 단어로, 함께 빵, 즉 밥을 먹는 사이라는 뜻이다. 우리말에도 ‘한솥밥을 먹다’라는 관용표현이 있다. 함께 생활하며 집안 식구처럼 가깝게 지낸다는 뜻이다. 여기서도 먹는 행위가 인간에게 얼마나 친밀함을 전제로 하는 행위인지를 알 수 있다.
‘식구(食口)‘라는 말도 그러하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한국식 한자어로서, 지금은 일본식 한자어인 ‘가족(家族)‘에 밀려 일부 구어에서만 쓰이고 있지만,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가족을 가리키는 기본적인 말이었다. ‘식구(食口)‘라는 한자어의 구성을 보면 밥을 먹는 입이라는 뜻인데 이것이 환유적으로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사실 우리 민족에게 가족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혈연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끼니를 함께하는 공동체로 개념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한 끼’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은 어원적으로도 겹말일 뿐 아니라 인간관계의 관점에서도 동어반복인 것이다.
요즘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여야 하므로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삼시 세끼’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밖에서 친한 사람과 ‘함께’ ‘한 끼’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 그 사람도 식구가 된다!

금, 2020/09/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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