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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삶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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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삶 1

admin | 월, 2020/12/07- 12:57

지구가열의 서막

최광수 I (사)에코붓다 대표



2020년 최고의 뉴스는 단연 코로나19 바이러스이다. 코로나는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전 세계 하루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서서 전체 사망자가 12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올 연말까지 23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류는 비대면 사회라는 전대미문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낯선 상황 속에서 인간관계도, 사회생활도, 경제활동도, 산업활동도, 심지어 교육까지 위축되고 있다. 코로나 우울증까지 발생하면서 불안과 우울증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인류 문명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서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시대 – 감염병, 4차산업 기술, 지구온난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변화의 길목에 세 가지 이정표가 보인다. 감염병, 4차산업 기술, 지구온난화. 어느 것 하나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더구나 세 가지의 변화가 한꺼번에 닥쳐오니 그 파장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은 무엇일지, 새로운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그런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모호하다.

우리에겐 앞날을 예지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어느 정도 앞날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런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 내다볼 때 세 가지의 변화 중에서 인류의 삶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것은 기후변화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인류는 차츰 적응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삶의 양식을 전반적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기회도 생겨날 것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이 결합한 4차산업 기술도 우리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실직에 대한우려와 인간 정체성의 혼란 등을 걱정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동안 인류사회에 누적되어온 많은 문제를 해결할 기회로 받아들이는 이도 많다.


‘기회’없는 ‘위기’만 불러오는 기후변화

하지만 기후변화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앞의 두 가지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오는 것이라면, 기후변화는 오로지 ‘위기’만 동반한다. 또한 그 위기는 ‘인류 종말’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불러온다. 영국 〈가디언〉지는 그동안 ‘기후변화’로 불리던 단어를 이제는 ’기후위기’라 바꿔 부르고, ‘지구온난화라는 말도 ‘지구가열’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기후변화’ 또는 ‘기후위기‘는 지금껏 인류가 맞닥뜨렸던 어떤 재난과 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생산활동과 소비활동이 급증하면서, 지난 100년간 지구 온도는 약 1도가량 상승했다. 과거 1만 년 동안 4도 상승했던 것에 비추어보면 25배나 빠르게 증가했다. “이를 자동차에 비추어 설명하면,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가 2,500km로 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역임했던 조천호 교수의 설명이다. 광란의 질주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렇게 숨 쉬며 살 수 있는 것은, 지구생태계가 가진 자기조절 능력 덕택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꾸준히 축적되어 이 조절능력이 상실될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지구 기온 1.5도 상승, 고통의 일상화- 남은 시간 7.5년

과학자들의 진단에 의하면,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전 세계가 일상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고통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우리가 겪는 기록적인 기온상승과 추위, 태풍, 홍수, 가뭄, 산림화재 등은 일시적이고 간헐적인 현상일 분이다. 매년, 매일, 항상 기후변화의 고통을 겪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피폐해지겠는가? 그래서 1.5도 상승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문제는 1.5도 상승을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에 도달하는데 7.5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8년쯤이면 그동안 배출된 이산화탄소에 의해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시점은 2040년경으로 예측된다. 햇살이 가장 강한 건 한낮이지만, 기온이 제일 높은 시간은 오후 2〜3시쯤인 것과 같은 이치이다.

1.5도를 넘어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만약 2도 이상 상승하게 되면 지구생태계의 회복력이 완전히 상실되어 기온상승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내몰릴 것으로 예측된다. ‘돌이킬 수 없는 파국’.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 지금껏 인류가 겪어온 어떤 고난과 재앙도 그것을 극복하면서 인류문명은 새로운 단계로 진일보해왔다.

감염병을 극복하며 의료체계가 개선되고, 의학적 지식이 확대되고, 예방체계를 갖추어왔다. 하다못해 지긋지긋한 전쟁을 겪어오면서 드디어 전쟁 없는 세상을 다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합의와 실천을 만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지구 기온상승이 1.5도를 넘어 2도를 지나치게 된다면 인류는 두 번 다시 진보와 발전을 겪을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우리의 가슴과 이성과 손발이 무엇을 지향할지

“우리는 인간 활동이 야기한 지구 시스템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진 첫 번째 세대이며, 현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많은 변화에 영향을 끼칠 기회를 가진 마지막 세대이다.” 그렇다. 인류의 마지막 세대일 수도 있는 우리는 지금, 지구가 따뜻해지는 ‘지구온난화’의 과정을 지나, 지구가 뜨거워지는 ‘지구가열’의 과정을 겪기 시작했다. 우리의 가슴과 이성과 손발이 무엇을 지향할지는 오로지 우리만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11·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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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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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법회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무거운 마음이, 실천으로 조금씩 가벼워졌어요

한주연 | 독일 베를린


지난 6월~8월 동안 정토회 총 28개 법당에서 32회의 환경학교가 열려서 216명이 수료하였습니다. 9월에는 더 많은 법당들에서 환경학교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활기차게 열리고 있습니다. 그 중 이번에는 해외 사례와, 정토회 차원에서 진행한 서초정토회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휴가철을 어떻게 하면 보람되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환경학교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최근 법회에 나오시는 분들, 과거 불교대학에 다니다 만 학생분들 6명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소규모였지만 코로나 규제가 좀 느슨해진 때라서 만나서 진행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 활동이었습니다.

지난 8월 3주간 저희는 자기 쓰레기를 연구하며 살았습니다. 매일 자기가 내보내는 쓰레기를 살펴보며 자기 삶을 들여다보고 세계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생각하고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다른 생물들에게 어떤 해악을 끼치는가, 공장식 축산 산업의 폐해가 어떠한가를 동영상으로 접하며, 내 삶을 어떻게 간소하고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참가자 여러분들이 꿋꿋이 와 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소박한 나비장터를 열어 야채망, 베이킹파우더, 커피 필터대, 조미료통 등 소소한 물건을 나누었습니다.

다음은 3주간 환경학교 참여 소감문들 내용입니다.

– 나와 너무 먼 이야기 같았던 국내외의 환경문제를 내 이야기로 만들었던 시간

– 쓰레기를 의식해서 버리다 보니 평소보다 쓰레기양이 많이 줄었습니다. 쓰레기를
자주 버리지 않아도 되었고, 버릴 때마다 느끼던 죄책감도 조금 줄었습니다.

–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집에서 남은 음식으로 식사를 하다 보니 식비를 절감할 수 있었고, 음식의 소중함을 새삼 더 느꼈습니다.

– 환경학교를 통해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인류가
마지막 인류가 되지 않기 위해 지금 바로 모든 할 수 있는 것을 시도해야 한다는 각성을 했습니다.

– 다른 법우들에게 일상용품을 재활용하거나 쓰레기를 줄이는 부분에서 많은 영감과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어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지역주민들과 가족들과 환경을 위해 좋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환경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생활의 가장 작은 부분까지 돌아보고 반추할 수 있는 3주였습니다. 다큐멘터리로 접했을 때는 나와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 같았던 국내외의 환경 문제를, 환경학교를 통해 내 이야기로 만들고, 이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 저는 기후변화로 우리 인류가 겪는 재앙을 보면서 미래 세대에게 미안하고 무거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생활 속에서 하나씩 함께 실천하면서 그나마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지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두려움으로 위축되었지만 환경에는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해서 마음이 좀 혼란스럽습니다. 그래도 도반님들과 나눌 수 있어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 혼자서 이런 저런 다큐멘터리를 보며 걱정만 하는 것보다 다른 이와 함께 조금이라도 생활 속에서 실천을 하며 이 활동을 하니 내 삶에 보람이 생긴 느낌이 듭니다. 환경학교가 좀 더 확산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삶의 태도를 바꾸어 깨끗하고 아름다운 삶터를 꾸렸으면 좋겠습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9·10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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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2020/10/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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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여름을 준비하며

최광수 | (사)에코붓다 대표


겨울 추위가 가시자마자 봄의 문을 활짝 열고 불어오는 바람이 뜻밖에도 덥다. 따뜻함을 넘어서는 온도에 살짝 긴장감이 맴돈다. 올여름은 또 얼마나 더우려나? 3월이 가시기도 전에 차 안에서 에어컨을 틀고 싶은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매년 여름 뉴스를 달구었던 “기상 관측 이래 최고의 무더위”라는 제목이 올해도 반복되면 어쩌나 싶다.

2018년 우리는 큰 더위를 겪었다. 전국이 폭염주의보 아래 벌겋게 달아올랐다. 잠 못 드는 열대야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에어컨과 선풍기를 끌어안고 지냈던 기억이 멀지 않다. 2019년에는 역대 가장 따뜻했던 겨울을 보냈고, 2020년에는 역대 가장 긴 장마와 함께 여름을 보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겪는 무더위가 소리 소문 없이 우리의 삶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여름은 더워야 하고, 겨울은 추워야 한다. 자연의 생산성과 안정성, 순환성을 지켜보며 살아온 조상들의 지혜에서 나온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의 더위와 추위는 정상의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의 자연재난별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태풍이 472명, 집중호우가 325명, 온열 질환이 602명이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태풍이나 집중호우보다 생명을 위협하는 더 무서운 힘을 가진 게 온열 질환이다. 온열 질환이 더 무서운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용으로 인해 심각성을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온열 질환으로 인한 피해자는 저소득층 노인들이 많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자 유형과 판박이다. 지금의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를 오랫동안 배출해온 선진국들이 아니라, 기후변화의 책임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저개발국의 가난한 국민들이 가장 먼저, 가장 심각하게 피해를 본다. 여름철 이상 고온은 기후변화에 의한 것이고, 기후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배출된 이산화탄소에 의한 것이고, 이산화탄소는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한 사람들에 의해 배출되었다.

온열 질환으로 인해 소리 없이 죽어간 노인들은 이상 고온에도, 기후변화에도 큰 책임이 없다. 책임이 적은 사람도, 책임 많은 사람도 기후변화의 영향 앞에 똑같이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이상 고온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이 다르다. 책임이 적은 사람은 더 적은 에너지로 무더위를 버텨내고, 책임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에너지로 여름을 시원하게 지낸다. 에너지 소비와 기후변화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정의롭지 못하다. 더욱 정의로운 사회가 되려면,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여름을 조금 더 덥게 지내야 하고, 소비를 적게 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시원하게 지내야 한다.

국내에서만 비교할 것도 아니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나라다. 그렇다고 기후 위기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의 책임이 세계 4번째는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던 누적량을 따지면, 한국은 12번째 정도이다. 책임의 순서는, 미국, 유럽연합,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순으로 이어진다. 기업의 책임은 훨씬 크다. 2016년 BP, 코카콜라, 월마트 등 다국적기업의 공급망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세계 배출량의 1/5을 차지했다.

그렇다고 책임 많은 나라가, 책임이 큰 다국적 기업이 앞장서서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라고 등 떠민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그렇게 해결될 문제였으면 지금 여기까지 왔겠는가? 2018년 인천 송도에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이 모였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48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보고서’를 채택했다.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이미 1℃ 가까이 상승한 지금, 최대로 1.5℃는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아울러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고, 2050년까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순 제로(net-zero)’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해 우리 정부에서 발표한 ‘그린뉴딜’에 대해 시민단체가 반발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탄소 중립을 선언했지만, IPCC가 권고했던 ‘순 제로’를 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탄소포집기술 등을 이용한 상쇄량을 합쳐서 제로(0)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갈 길은 멀고 논쟁은 많다. 반대로 시간은 촉박하고, 수단도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7.5년의 세월이 남았다고 이야기한다. 더욱더 어려운 건 합의가 쉽지 않고, 꾸준한 실천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할수록 논쟁은 책임 추궁으로 흐르기 쉽다. 더 많이 배출한 나라에서 더 큰 책임을 져야 하고, 더 많이 배출하면서 돈과 기술을 더 많이 확보한 기업들이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국가와 기업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기도 하지만, 국가도 기업도 사람의 집합체다. 또한 시민, 국민, 세계시민과 끊임없이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시민이, 국민이, 세계시민이 깨어서/참여하고/실천하지 않으면 누구도 쉽게 등 떠밀리지 않는다.

최근 기후 위기 관련 매체와 교육, 회의 등에서 기업과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며 시민의 역할을 축소하는 모습을 가끔 만날 수 있다. 시민의 힘만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만큼이나 위험한 생각이다. 모두의 문제는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모두’의 시작은 언제나 ‘나’부터이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3·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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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4/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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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우리, 대변신을 해야 할 때

글_한명수 | 경기도 부천시


서울 환경영화제는

지난 7월 2일부터 15일까지 제 17회 서울 환경영화제가 열렸다. 2004년 처음 시작한 서울 환경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오늘의 환경을 이야기하는 장으로, 전 세계의 시급한 환경문제를 다룬 국내외 우수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영화를 통해 시민들의 환경감수성을 높이는데 기여해오고 있으며, 우리나라 유일의 환경영화제이자 아시아 최대의 환경영화제, 세계 3대 국제환경영화제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2017년 서울 환경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는 중국 정부의 ‘쓰레기 수입금지 조치’에 영향을 끼쳤고, 이는 2018년 대한민국에서 자원재활용법이 시행되는 계기가 되었다.
환경재단이 주축이 되어 개최해오고 있으며, 2020년에는 27개국 57편의 작품이 초청되었다. 이번에는 코로나 19속에서 온 오프라인(주로 온라인)으로 상영되었다.

나는 이번에 매우 오랜만에,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상영 덕택으로 서울 환경영화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환경담당 소임자로서, 정토회 회원들이 참여해보면 좋겠다고 전국에 추천을 했기에, 처음에는 어떤 영화들인지 알아보려고 몇 편만 보려고 시작한 관람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이내, 총 8편의 집중적인 영화 관람으로 이어졌다. 한편 한편 볼 때마다, 인식의 개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라는 생각이 더해져, 바쁜 중에도 최대한 시간을 내어 보게 되었다.

지구 온도상승의 마지노선은 1.5도. 지금대로라면 8년 남았다고 한다

이 영화들은 모두 최근의 실상을 다루고 있으며, 깊은 문제의식과 통찰, 그리고 대안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고 있었다. 영화들을 보며, 오랜만에 ‘생각’하게 되고, ‘마음의 눈’이 조금씩 뜨였다. 오랫동안 무거움에 눌려 눈을 거의 감고 있었구나. 지구 온도상승의 마지노선은 1.5도라고 한다. 그 이상은 큰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남은 기간은 고작 8년이라고 한다. 과거의 깨달음이나 정보에 머무르지 않고, 집단 지성들이 인식한 최근의 실상과 고민들을, 대안들을 부지런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일었다.

한 편의 좋은 영화는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 환경영화제 중 일부는 이후 ‘그린아카이브’나 다른 통로를 통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이후 다른 기회에라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처 보지 못한 더 많은 좋은 영화들이 있으니, 서울 환경영화제 홈피나 카탈로그를 통해 기본 정보를 얻기 바라며, 여기서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영화들 중에서 한편인 ‘변신’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변신’이 들려준 이야기]

나비와 나방의 변태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에 처해 진행된다고 한다. 즉, 변태가 유전자 자체의 속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아, 후성유전체의 조절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역사에서는 간혹 거의 불가피한 수준으로 변화에 직면해야 할 때가 있다. 지금 우리 상황이 그렇다.

우리는 기후 변화체제로 진입했다. 기후 변화는 우리 시대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심각한 기후 상황을 한 번도 안 겪은 나라는 없다. 베네치아는 수위 상승으로 1층에는 못살게 되어 인구가 많이 빠져나갔다. 바다는 단기간에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카리브 해 자연 암초 80%가 사라졌다. 오늘날 생물들의 멸종은 지질 시대 속도와 비교하면 매우 빠르다. 인간 문명은 다 종말을 맞이했다. 그리스, 로마, 이집트.. 수백, 수천년간 자기가 영원하리라 생각했지만, 영원하지 않았다.

우리 마음에는 공포가 진행 중

인간은 대개 평상시처럼 삶을 이어가고, 움직임을 멈추는 일도 없다. 하지만 우리 마음에는 공포 같은 것이 진행 중이다. 인류의 미래가 위협받는다는 두려움. 그런데, 이런 두려움을 억누를 수 있다. 이런 상태를 정신마비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그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의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은 위험한 정신마비에 빠져 있다. 나는 ‘현존(현재에 존재하기)’이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진정으로 ‘현재’에 존재한다면 주위에 지금처럼 해를 끼치지 못할 것이다.

대안만들기의 사례 – 물을 고갈시켰던 수영장을 생태계 창조의 장으로

LA 카운티에만 수영장이 4만 3천개. 수원에서 막대한 물을 끌어다 써서 수원을 고갈시키고 지금은 캘리포니아 가뭄으로 수영장 물이 다 빠져 있다. 그런데, 바로 문제가 시작된 이곳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수영장에 비를 가두고 수중 생물들과 탄소를 저감하는 식물들이 순환을 이루는, 자급자족하는 생태계를 창조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친환경 건축 마을 공동체 어스십 : 물, 화석연료 끌어오지 않고 살 수 있어

어스십(Earth Ship)은 친환경 건축 프로젝트로 1971년부터 시작되었다. 미국 뉴멕시코 사막 도시에서 어스십 120여 채를 짓고 200명의 주민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건축 재료는 50%는 세간에서 쓰레기라고 하는 유리병, 알루미늄 캔, 폐타이어 등과 진흙이다. 물, 에너지, 화석연료 없이도 편안한 주거, 하수처리, 식량,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모든 전기 충당. 눈과 비로 생활용수 충당. 지열, 태양열로 실내온도 유지 등) 이 건물에는 물이 별로 필요 없다. 한번 받으면 4번 쓰니까. 지붕에서 물을 받아 수조에 저장, 샤워를 하면 그 물이 식물 재배 용기로 가서 식량이 된다. 식물에 준 물은 다시 받아 변기 물을 내리는 때 쓴다. 물을 변기에 네 번째 사용 후 혐기성 공정을 거쳐 또 식량을 기르는데 쓴다. 물 한 방울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영화는 이외 아파트의 베란다와 옥상에 전부 나무를 심는 구조로 탄소 발생을 저감시킨 사례, 태양광을 이용한 도시 등, 여러 도시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를 형성해온 정체성 일부를 버려야 한다

거대한 설비가 없이도 대기에서 탄소 줄일 방법은 많다. 혜택도 다양하다. 그러려면 다른 생활방식을 확립해야 한다. 집을 덜 꾸미고, 차를 덜 꾸미고, 차를 없앤다고 불행하지 않다. 자유도 얻고 여유시간도 생길 것이다. 우리를 형성해온 정체성 일부를 버려야 한다. 세계 경제가 아예 다른 모습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그저 생활을 버티며 살며 낼 돈을 내는 식으로 살고 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틈이 없다. 만일 지구상 모든 인간이 사는데 필요한 것은 가지면서 중앙 집중 상태도 사라진다면 스트레스도 사라질 것이다.

인간은 변신을 선택할 수 있다

인간의 능력은 과소평가되어 왔다. 무상이란 자아를 구원하는 능력. 그런 유연함이 없으면 인간이 생존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기는 어렵다. 변화는 상실이다. 하지만 이 위기는 변신할 기회다. 진화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인간은 지금 애벌레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먹어치우는 애벌레. 하지만, 인간이 날개달린 아름다운 생물로 변신할 수 있다고 본다. 급선회. 불명확하며 예상하지 못한 변화, 거대하고 엄청난 변화. 인간은 선택할 수 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7·8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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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0/09/10-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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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건강과 지구 환경을 지키는 런던법회 거리 홍보

김세경/영국 런던


[ 작년 11월 23일 겨울을 재촉하는 차가운 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토요일(오전11시-오후4시)에 유럽 최대 한인타운이 있는 런던 뉴몰든(New Malden High Street)에서 한국과 영국의 문화를 잇는 첫 번째 김장 축제(Kimjang Festival)가 있었습니다.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축제가 열리는 뉴몰든 하이스트리트 한편에 처음으로 환경 주제로 길거리 홍보를 할 수 있는 부스를 배정받았습니다. 런던법회 학생들의 솜씨로 준비한 환경상품을 소개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


십시일반 손바느질
이혜숙 님과 김세경 님이 시장 조사를 통해 생리대 만들 천을 두차례 걸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다 자라서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새 기저귀천과 가제손수건을 모아 안감 덧댐 천으로 활용했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서 레인즈 파크 공동체 분들의 정성 가득한 손바느질로 면 생리대 (팬티라이너) 만들기가 한땀한땀 진행되었습니다(11월 15 ~ 17일).

▲런던법회의 이혜숙, 김세경, 이순조 님은 레인즈 파크(Raynes Park)에 있는 한 집에서 공간을 공유 (Share House)하며 ‘일과 수행의 일치’를 목표로 함께 살기 때문에 자칭 ‘레인즈 파크 (수행) 공동체’라 부르고 있습니다. 셰어하우스(Share house)는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공간이나 시설 따위를 공동으로 사용하며 같이 사는 것으로 각자 자신의 방은 따로 쓰며 거실이나 주방 화장실은 함께 사용합니다.

또 뉴몰던 경전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재료를 받아서 가정에서 각자의 손바느질 솜씨로 면 생리대를 십시일반 만들어가지고 왔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공정 하나만 빼고 90% 완성도로 팬티라인너 50개를 거리홍보 당일까지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화룡정점, 마지막 공정인 똑딱이 단추 붙이기는 환경활동 부스에 참여한 사람들이 직접 진행할 수 있도록 했고, 자신이 완성한 상품은 무료로 선물했습니다. 특히 김혜진 런던 불교대학 학생이 만든 환경 설문조사 판넬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일으키며 환경상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친환경 가치
춥고 보슬비가 오는 날씨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현지인들이 관심을 보이며 면생리대 마무리를 위한 손바느질에 참여하기도 하고 면생리대 사용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도 했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분들은 어린시절에사용했던 면생리대가 추억의 물건이라며 몸과 환경을 위한 면 생리대 만들기와 사용에 큰 응원을 보냈습니다. 특히 엄마와 함께 환경부스에 찾아온 어린 딸에게 작은 실천이 우리의 몸을 지키고 나아가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어 힘들게 이번 환경 활동을 준비한 분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했습니다. 심지어 남성분들도 가족이나 여자 친구에게 선물하겠다고 여성 건강과 지구 환경을 지키는 면생리대에 대해
배우고 환경상품을 받아갔습니다.

영국에서는 친환경 소비가 활기를 띠고 있어 텀블러 및 장바구니 사용도 이미 영국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려는 습관을 실천하는 가운데 젋은 소비층일수록 친환경 요소를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움이 많았던 런던법회의 첫 발걸음
그동안 길거리 홍보 기회가 없었던 런던법회에서는 이번 김장 페스티벌에 환경 부스를 할당 받으면서 좋은 아이디어와 세심한 준비로 첫 길거리 홍보활동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다음 기회에는 더욱 잘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2020년에도 한국인의 맛과 정을 나누는 김장 축제에 런던법회는 지구 환경 지킴이가 되어 참신하고 다양한 환경 상품을 소개 하겠습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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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0/02/2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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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프란시스코

마침내 제 1회 온라인 환경학교를 열다

정유창 | 미국 센프란시스코


2014년에 깨달음의 장을 제 발로 찾아가 정토회와 인연을 맺고 우여곡절 끝에 정회원이 되어 샌프란시스코 법당의 사회활동 담당을 맡은지도 어언 일년. 코비드-19 으로 인해 법당은 닫혔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기회도 함께 왔습니다. 북미서부 모둠활동 공유 밴드에 올라오는 다른 지역 법당들의 연이은 온라인 환경학교 소식을 접하며 “생각보다 쉽구나. 그래 우리도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평소에 환경에 관심이 많으신 정영진 도반님을 주축으로 임지원, 주근영, 최경선 도반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드디어 지난 1월, 제1회 샌프란시스코 법당 온라인 환경학교를 열었습니다.

알차게 꾸며진 환경학교 3번의 수업내용과 느낀점을 간단히 요약해 봅니다.

첫 수업은 환경문제로 고통받은 동물들과 친구를 맺고, 12가지의 환경실천들을 부담없이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해 보기로 다들 마음을 내셨습니다. 환경과 관련한 자신의 현실을 매일 나누며 안 그래도 친했던 도반님들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고,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이렇게 하면 서로에게 유익하구나” 하고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두번째 수업은 지난 한 주 동안 나눈 내용들과 환경실천 소감을 나누며 3가지 집중과제를 선정하여 함께 해보기로 다짐하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수업하며 다들 좋았는지 다음 2기에는 시간대를 잘 선정하고 홍보를 잘하여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들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함께 배우고 함께 방법을 찾으니 정겹고 좋았습니다.

마지막 수업은 그동안 나눔을 통해서 알게 된 각 도반님들의 특성에 맞게 정영진 도반님께서 정성껏 만드신 상장도 받고, 나눔과 비움을 실천하는 나비장터도 함께 해 보았습니다. 바지가 다 찢어지도록 알뜰하게 환경실천하시는 정영진 도반님, 아기돼지의 번뇌를 함께 나누며 환경실천하시는 임지원 도반님, 젊은이들에게 언제나 모범이 되시는 주근영 도반님, 뚜벅 뚜벅 먼 길도 마다 않고 걸어 다니시는 최경선 도반님, 그리고 저는 무엇이든 효율과 가치를 따지는 실용경제학 적용 환경실천상을 받았습니다. 나비장터에서는 서로에게 나눈 물건들을 유용하게 사용하며 기쁜 마음으로 JTS에 기부하는 소중한 경험도 했습니다.

이번 참가자들이 진행자가 되어 계속해서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지기를

3번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서로가 있었기에 할 수 있었고, 환경문제를 대하는 현재의 “나”를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북미서부 모둠활동 공유 밴드에도 수업 진행상황을 알리며 밴쿠버, 씨애틀, 엘에이, 오렌지카운티, 샌디에고, 라스베가스, 하와이 법당의 도반님들로부터 격려도 받았습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함께하는 정토행자님들이 고맙습니다. 우리가 배운대로 도반이 수행의 전부이구나 하고 느낍니다. 불교대학, 경전반 등 다른 온라인 활동으로 이번 환경학교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참여하신 분들이 진행자가 되어 2차, 3차 계속해서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지기를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환경학교를 코비드-19 의 상황에 맞게 온라인으로 전환해 주시고 3번의 수업을 가볍고 알차게 잘 꾸며주신 정토회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3·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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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4/0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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