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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Ⅰ: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할 확률이 가장 높은 종, 양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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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Ⅰ: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할 확률이 가장 높은 종, 양서류

admin | 월, 2020/11/02- 22:33

미국 자연사 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홈페이지
©https://www.amnh.org/

1998년 미국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전 세계의 지식인들을 상대로 한 가지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의 주제는 “인류에게 다가올 위기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무엇인가?“. 하나의 밀레니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던 당시의 지식인들에게 박물관은 앞으로의 위기 중 무엇이 가장 심각할지를 질문한 겁니다.

당시 조사의 대상이 된 지식인들이 생물학자뿐만이 아니었음에도 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한 것은 ‘생물다양성의 고갈’이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seoulkfem/221385679301

<상단의 과거 최재천 교수님의 특강 후기에서 더 확인 가능합니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국가생물다양성전략 시행계획’, ‘생물다양성 협약 등등 이 생물다양성이라는 단어를 들어볼 일은 생각보다 꽤나 있지만 아마 생물다양성이 정확히 어떤 것을 뜻하는 건지는 많이들 모르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생물다양성
©한국식물학회

생물다양성이란 자연을 보전하고 생태계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 ‘종’, ‘생태계’, ‘분자’ 등으로 구분되는 모든 생명현상의 총칭적인 개념입니다.​

즉 앞서 언급한 ‘생물다양성이 고갈될 위기’라는 것은 지구상에서 모든 생명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설문 결과는 당시의 지식인들이 가장 우려한 것이 지구상에서 모든 생명이 영원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었단 걸 의미하는 것이죠.

갑자기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위기에 처했다!” 같은 소릴 들어도 “오늘부터 지구의 생명들을 위해 열심히 살겠어!”와 같은 급작스러운 변화는 어려울뿐더러.. 그런 각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생물다양성의 연관검색어, 이게 다 뭔소리여~
©네이버

조금(?) 방대하고 아주 조금(?) 거리감도 느껴지는 이 ‘생물다양성’이라는 개념, 사실은 우리의 삶과 그리 멀지 않은 주제이며 굉장히 중요한 가치지만 그걸 실감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가 마무리되고 난 후, 새로운 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 또 하나의 거대한 위기가 대중적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기후변화‘였지요.

https://blog.naver.com/seoulkfem/221827480287

<상단 카드 뉴스도 한 번 참조 바라고요~>

​오늘날 그 심각도를 깨닫고 걱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기후가 정말 위기라는 것을 실감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가을이면 태풍이 오는 빈도가 말도 안 되게 짧아졌고 비상식적으로 따듯한 겨울이 이어진다거나, 끔찍하게 뜨거운 여름 날씨 등이 우리에게 현 상황의 심각함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런 일상의 변화는 과소평가되는 부분이 다분하지만 우리에게 현재의 상황이 위기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여름철 늘어난 강우로 한강의 물고기들이 떠밀려왔다
©뉴스1

언론 보도에서도 이런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 사례나 영향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20년 여름의 말도 안 되는 장마로 한강에서 떠밀려온 어류들을 구조하는 한강사업본부 공무원들의 사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기후의 위기는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습니다.​

한강의 잉어나 백사실의 도롱뇽과 같이 현대적 도시환경에 적응이 어려운 생물들일수록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때문에 이런 기후 위기는 생물다양성의 고갈이라는 절망적 미래를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생명이 사라진 미래, 절망적이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기후 위기를 역전시키기 위해 그리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생명들을 지키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서 당장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생물은 대표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먹이사슬이란?
출처 : Britannica Visual Dictionary © QA International 2012.(www.ikonet.com) All rights reserved.

브리태니커 비주얼 사전에 의하면 무기물이나 태양에너지 등으로부터 스스로 먹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독립영양생물’부터 이들을 섭취하는 ‘1차 소비자’, 또 이들을 섭취하는 ‘2차 소비자’ 등 이 먹이사슬의 단계는 꼼꼼하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서울시 보호종인 무당개구리
©서울환경운동연합

이 먹이사슬은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생태계에서의 순환 구도를 보여주는 주요한 개념이지요. ​

이런 먹이사슬을 유지하는데 중간자적 입지에 서있는 생물종을 대표적으로 꼽자면 양서류와 파충류가 있습니다. 파충류는 몰라도 양서류는 오늘날 도심 등지의 공원이나 계곡가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생물종이기도 합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의 홈페이지에 띠워진 생물 종별 멸종 위기종 비율
©https://www.iucn.org/

허나 이런 양서류의 41%는 현재 국제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져 있습니다. ‘생물강’을 기준으로 했을 때 양서류는 전체 생물강 중 가장 많은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종입니다. ​

이런 특징 때문인지 파충류와 함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꼽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할 확률이 가장 높은 종’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대표적 멸종 위기종, 수원청개구리
©서울환경운동연합

양서류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원인은 다양합니다.​

첫 번째로는 양서류의 특징에 있습니다. ​

양서류(兩棲類)는 그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육지와 물속을 오가며 살아가는 생물들을 뜻합니다. ​

뭍과 물, ‘양쪽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이란 것이죠. 대부분의 양서류들이 유년기를 물속에서 보내고 이후에는 육지로 올라와 생활합니다.


남산 도시자연공원의 양서류 서식지 모습
©서울환경운동연합

뭍과 물이라는 서로 다른 환경의 서식지가 두 군데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처럼 대부분의 지역이 고밀도로 개발되어 인간의 간섭이 잦고 오염원이 유입될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이들이 오염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

오염(공해)이나 서식처의 변화에 민감해 곳곳에서 지표종으로 역할하는 양서류들에게 이런 영향들은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 서울행동 중
©서울환경운동연합

또한 양서류는 폐호흡과 더불어 피부로도 호흡을 합니다. ​

이런 특성 탓에 양서류는 원활한 호흡을 위해 습한 기후를 선호하지만, 기후 위기로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며 건기는 길어졌고 가뭄이 잦아졌습니다.


가뭄이란..?
©기상청 기상사진전

우리나라도 지난여름 비정상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수년간에 걸쳐 가뭄이 계속되고 있었죠.​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보니.. 양서류는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할 확률이 가장 높은 종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https://blog.naver.com/seoulkfem/221858272334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이런 양서류를 지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정기적으로 서식지를 관찰하고 환경 변화와 개체 수 등을 기록하며 문제적 요인을 찾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으로 연결하는 방식이죠.​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의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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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백사실계곡을 찾았을 때 비가 내렸던 것과는 반대로 해가 정말이지 쨍합니다. 최근 며칠간 서울의 기온은 35도 안팎을 아우르고 있는데요. 7월 16일 오전 10시,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백사실계곡을 찾았습니다.

하늘이 푸르고 또 맑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백사실계곡은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뛰어난 생태계와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보호 지역이죠. 그러나 지난 후기에서도 몇 차례 밝힌 바 있지만 보전 지역에 걸맞게 관리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무성히 자란 식물 옆으로 경계석, 야자 매트가 보인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도시민의 이용과 관심이 관리자의 실적이라도 되는 건지 백사실계곡의 실질적인 현장관리를 진행하는 구청에서는 이곳을 공원에 가깝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역 생태계와 어떤 연결성이 있는지 알 수조차 없는 조경수로 도배를 한다던가, 야자 매트로 탐방로를 깔아버린다던가 하는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신영동에서 백사실계곡으로 올라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은 보통 [종로구 신영동 -> 백사실계곡 하부 현통사 -> 별서터 -> 능금마을] 순으로 이동하며 모니터링을 진행하는데요. 이렇게 날이 더운데 평소엔 여기까지 물먹으러 오던 벌들이 어딜 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아마 너무 이른 시간에 찾았기 때문인 것 같네요.

올해 초 도롱뇽 난괴를 발견했던 장소 ©서울환경운동연합

올해 초에 산개구리, 도롱뇽 등의 산란을 확인했었던 구간엔 어린 물고기 몇 마리를 제외하면 딱히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아직 7월인지라 무당개구리들이 활발히 산란을 할 때인데 비가 너무 안 와서 걱정이네요.

양서류들은 다 무사히 부화했을까? ©서울환경운동연합

양서류들은 무사할까요? 기후가 점점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흔치 않은 양서류의 자연발생 서식지입니다. 따로 방사 사업 같은 것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서울시 보호종인 도롱뇽이나 무당개구리 등이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던 케이스에요. 2000년대 중반에는 도롱뇽 난괴 수만 개가 발견됐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음..

개 발자국 ©서울환경운동연합

뭔지 느낌이 오시나요? 아마도 개 발자국인 것 같은데요. 물기가 남아있는 걸 봐서는 물가에 발 좀 담갔나 봅니다. 아무래도 백사실계곡이 신영동과 부암동 등 주거지역과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보니 산책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분들도 많죠. 지금이야 모르겠지만 양서류 산란철에는 반려동물과 물가에 가깝게 다가가는 것도 조심해야 하긴 합니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백사실계곡 탐방로, 단풍나무 길을 만들고 싶나? ©서울환경운동연합

막혀있는 본류를 돌아 탐방로로 계곡을 올라갔는데요. 오른 편에 각목으로 받쳐진 나무들이 보이시나요? 놀랍게도 하나도 빠짐없이 단풍나무인데요. 대체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 고유의 생태계와 단풍나무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지난번에 계곡에서 만난 구청의 어떤 분은 예산들여서 단풍나무를 쫘~악 심었다고 자랑하듯 말씀하시던데.. 이런 부분들에서 구청이 백사실계곡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방시설이 보인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지속 가능한 보전과 관광이라는 두 단어에는 꽤나 거리감이 있죠. 물론 지속 가능한 관광이나 생태관광과 같은 개념들도 존재하지만, 백사실계곡을 종로구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구청의 마음, 예쁜 산책로를 상상하며 엄청나게 많은 단풍나무를 식재한 것을 그런데 빗댈 수는 없죠. 현존하는 지역 생태계의 고유성을 뒤흔드는 일은 엄밀히 말하면 훼손이니까요.

별서터에서 내려다보는 연못 ©서울환경운동연합

우려했던 것처럼 연못에는 물이 없습니다. 무당개구리들이 많이 산란하곤 하던 곳인데, 올해는 어떻게 될는지요.

별서터에서 상류로 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상류를 향해 위로 올라갑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단풍나무가 있네요. 대체 얼마나 심은 걸까요. 지금 생각해 보니 다음에는 얼마나 심었는지 직접 세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계절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면 이 나무들이 백사실계곡에서 어떻게 역할하는지도 유심히 관찰해봐야 할 것 같고요.

단풍나무 참 많기도 하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네, 어김없이 단풍나무입니다. 사실 숲은, 그리고 산림은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백사실계곡의 산림을 그대로 잘 보전하기만 했어도 숲은 알아서 진화했을 겁니다. 자신만의 고유성을 가지고 다양성을 꾸려나갔겠죠. 도시만큼 보전 지역 같은 그린 인프라가 필요한 곳도 없지만, 도시의 보전 지역을 관리하는 방식은 제고돼야 합니다.

백사실계곡에 언제까지 도롱뇽이 살 수 있을까 ©서울환경운동연합

상류에 다다르니 백사실계곡이 도롱뇽 서식처임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서있네요. 본래 도롱뇽 난괴가 정말 많이 발견됐었다고 하죠. 지금은 수십 개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생태계를 꾸준히 훼손시킨 것은 무엇일까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소모적인 방식의 보전 지역 이용으로 생태계가 고갈된 것 아닐까요?

토, 2021/07/17-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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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날이 참 이상합니다. 분명 아직 1월임에도 하루 중 최고기온을 보면 영상 10도를 넘기곤 합니다. 쌀쌀해야 할 겨울에 영상 10도라니.. 분명 북극에서 출발한 고기압이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단 증거일 테죠.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25일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찾았습니다. 지난 8일에 방문하고 불과 17일 만에 다시 계곡을 찾은 것은 생태계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에 백사실계곡을 안내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계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는 서울지역의 생태계보호지역(생태경관보전지역+야생생물보호구역+철새보호구역)을 대상으로 보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만든 네트워크입니다. 생태계보호지역의 과도한 공원화나 관광자원화, 보호 대상 생물종에게 가해지는 일상적인 위협까지 대부분의 생태계보호지역들이 앉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공통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시작된 이 네트워크는, 작년 우면산 야생생물보호구역 모니터링을 시작으로 난지 야생생물보호구역, 중랑천 야생생물보호구역, 진관 야생생물보호구역, 샛강 생태공원 등의 현장을 다니고 서울시와 생태계보호지역 현황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습니다.

올해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위주로 현장을 살펴보기로 했기에 지난 25일, 제한적인 인원으로나마 함께 백사실계곡을 찾은 겁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백사실계곡에 들어서고 별서터로 발걸음을 옮기는 길, 동행한 생태계보호지역시민넷의 선생님들이 여러 가지 우려되는 점들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과도한 조경식의 식재였습니다. 위 사진의 좌우로 새로 심겨진 나무들이 있는데. 이는 전부 단풍나무입니다. 아마도 단풍나무 길을 만들고 싶었던 것인지 계곡의 초입부터 능금마을까지 단풍나무가 쭉 심겨져 있는데요. 문제는 이 단풍나무가 백사실계곡의 생태계와 연결성이 없는 단순한 조경수일 뿐이라는 겁니다.

생태계보호지역임에도 지역의 생태계와 아무런 연결성이 없는 조경수를 식재하는 것은 작년에 방문했던 중랑천 야생생물보호구역에서도 보였던 모습입니다. 이는 생태계보호지역들이 공원으로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단풍나무 길을 지나 별서터에 올라서서 연못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여름철 큰 장마가 와야지만 물이 가득 차는 점, 대부분의 무당개구리 산란은 여기서 이뤄진다는 점 등과 백사실계곡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쉬다 간다는 점 등을 공유하고 잠시 숨을 돌렸는데요.

시민넷 선생님들은 이 별서터 앞 연못만 확실하게 보전하더라도 양서류 서식처로서 가치 있을 것 같다는 감상을 남겼습니다. 물론 몇 가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일단 이 연못이 계곡 본류와 연결되어 있지 않기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연못에 물이 차질 않는다는 게 대표적입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꽁꽁 얼어버린 본류를 보고, 무너져내렸다 다시 쌓아올린 사방시설에 대해 설명도 드렸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위 사진에서는 오른쪽 석축을 따라 시선을 위로 올리시다 보면 어딘가 이끼가 보이지 않는 지점이 있을 겁니다. 거기가 무너졌다 다시 쌓아올린 곳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결국 바위나 시멘트와 같은 강성 자재는 마모되고 부서집니다. 장마철처럼 수위가 갑자기 높아질 때에도 계곡 주변을 안전하게 유지하려면 강성 자재로 만들어진 사방시설보다는 근본적으로 물이 흐르는 길을 넓게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는 사유지가 많은 백사실계곡의 특성상 꽤나 실현하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능금마을과 최상류를 향해 다시 걸음을 돌렸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단풍나무가 식재된 것이 눈에 띕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능금마을에 거의 다다랐을 때 즘,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엄청나게 얼음이 얼어있는 곳이 나왔습니다. 물이 많아지면 이렇게 물이 넘치기도 하고 하는데, 작년에는 가을에도 비가 많이 내리는 등 수위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됐던 것이 이런 얼음이 만들어지는데 한몫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8일에 방문했을 때는 보도 위까지 전부 얼음이 뒤덮어서 통행이 불편했는데,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보도 위의 얼음은 전부 녹아있었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상류 부근에서 보이는 텃밭입니다.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의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능금마을은 옛날부터 임금께 진상하던 능금(토종 사과?)이란 과일을 농사지었다는 데서 능금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스토리와 함께 프리미엄이 붙은 과일이 꽤나 잘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능금의 꽃말이 유감이라고 하는데요. 선생님들께서도 이 풍경을 보고 유감을 금치 못하셨.. 죄송합니다.. 하지만 진짜로 유감을 금치 못하셨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런 농경 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은 해당 지역이 보호 지역이 아니거나, 사유지거나 뭐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일 텐데요. 아마 둘 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농사를 지으며 주는 퇴비 등이 토양에 유입되어 인근의 토양까지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이는 수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은 됩니다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은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다량의 사유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자치단체나 기초단체에서 매입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생태계보호지역에 배분되는 예산은 극히 제한적일뿐더러 그마저도 지역의 보전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드물기 때문입니다(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고, 그러지도 않죠..^^).


©서울환경운동연합

능금마을을 지나고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최상류 준보전지역의 사방시설까지 보고 난 후 걸음을 돌려 내려갔습니다. 해당 사방시설의 경우 ‘토낭식 옹벽’이라는 공법이 적용됐는데요 나름 생태친화적인 공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5월 경 최상류 사방시설이 무너져 보수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를 사용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이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서 이끌어낸 변화입니다.

이번 생태계보호지역시민넷의 백사실계곡 탐방은, 늘 이야기로만 소식을 전하던 백사실계곡의 실황을 함께 보고, 백사실계곡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강남에 위치한 헌인릉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방문해보기로 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는데요. 다음 시간에도 다른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 2021/01/2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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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사다리라는 말 들어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그간 지나가는 내용 정도로 언급을 했던 적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마 자세하게 알고 계신 분들은 없을 것 같은데요. 개구리사다리는 영국 로즈 디자인 서비스의 트레버 로즈 박사가 고안한 것으로 도심지의 우수관이나 하수로 등에 빠져 올라오지 못하는 양서류들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다리입니다.


백령도에 설치된 개구리사다리
©인천환경운동연합

반영구적인 스테인리스 제질의 강판이 사다리의 몸통이 되고, 그 위를 ‘앵카 매트’라고 하는 나일론 계열의 그물이 덮습니다. 그리고 못 등을 이용해서 사다리를 고정만 해주면 높은 곳을 올라갈 수 없어 말라서 또는 얼어서 죽던 개구리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런 개구리사다리는 도심지의 양서류를 구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주로 농경지 주변에서 설치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농수로가 흙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 안에는 양서류는 물론 미꾸라지와 같은 수생생물들도 살고 있었다 합니다. 이런 소생물들이 살고 있으니 이들을 잡아먹는 상위 개체들도 자연히 많았고 생물다양성의 수준도 높았었습니다. 그러나 편의 등을 이유로 시멘트 농수로가 들어서고 난 뒤에는 이런 광경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논과 산을 오가며 살아가는 개구리들만이 가운데에 들어선 깊은 농수로에 빠져 탈출하지 못한 채 말라죽거나 얼어 죽는 일들이 늘어났을 뿐입니다. 이에 농수로에 개구리사다리를 설치하여 이들이 무사히 서식지와 번식지를 오갈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 시작된 것이죠.


고성군청 앞 사거리 모습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1월 트레버 로즈 박사를 초빙해 진행했던 최초의 개구리사다리 워크숍 이후 경기도 연천, 서해 최북단 백령도 등지에서 개구리사다리를 설치하는 활동에 참여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한스자이델 재단과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등과 함께 강원도 고성으로 개구리사다리를 설치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사다리 설치 전 구조에 대해 논의 중인 사람들
©한스자이델 재단

사다리를 설치하기 위해 고성의 농경지를 찾았습니다. 지역의 계장님과 반장님들도 참여해서 몇 가지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시멘트 농수로의 특성상 매년 퇴적물을 걷어내는 준설을 진행하는데, 농수로의 바닥에 사다리가 닿는다면 준설과정에서 파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죠. 이에 강판을 잘라서 매트만 늘어뜨리는 형식, 강판도 매트도 걸리지 않도록 바닥과 거리를 두는 형식, 바닥까지 강판도 매트도 내려가도록 하는 세 가지 형식으로 설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설치 후 운영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설치 준비 중인 사람들
©한스자이델재단

미리 재단해온 판을 기준으로 매트를 재단했습니다. 설치 전에 숙지해야 할 간단한 내용들에 대한 공유도 이뤄졌습니다.


©한스자이델재단

황금빛 논을 지나 설치를 위해 개구리가 많이 발견되었다던 농수로로 이동합니다.


©한스자이델재단

수로에 들어서 본격적인 설치를 시작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속고양환경운동연합의 장석근 공동의장, 한스자이델 재단 한국사무소의 김영수 사무국장이 고성의 첫 개구리사다리를 설치했습니다.


©한스자이델재단

개구리사다리를 설치할 위치에 대해서는 중국 난징 대학의 교수이자 양서류 전문가인 아마엘 볼체 교수가 짚어주었습니다. 양서류의 행동양식에 대해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가 선정한 내용을 바탕으로 설치하다 보니 배워가는 점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그중 하나로 개구리의 시야에 대한 지점이 있었는데요. 산개구리류의 개구리들은 대부분 앞 밖에는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청개구리류의 개구리들은 대부분 위아래도 동시에 살핀다고 하네요.


설치된 개구리사다리
©서울환경운동연합

설치가 완료된 개구리사다리의 모습입니다. 당일에 총 14개의 사다리를 설치할 수 있었고 개구리가 직접 사다리를 이용해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참개구리 두 마리 정도가 농수로에 갇혀 올라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조만간 긍정적인 모니터링 소식이 들려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금까지 접경 지역의 농수로를 중심으로 설치되어온 개구리사다리를 도심지의 우수관이나 도시공원의 사방시설과 같은 곳에도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거쳐 도심에서도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도시생태계의 중간자적 위치에서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톡톡히 역할하는 양서류의 안녕을 위해, 서울환경연합과 서울환경연합의 양서류 보호 활동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목, 2020/10/1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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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생물다양성 풍부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하거나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큰 지역을 생태계보전지역으로서 정하여 보전하도록 하는 이 제도에 대해 내용을 찾아보다 보면, 자연환경을 체계적/효율적으로 보전하고 지역주민이 자율적으로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고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태 · 경관보전지역이란?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야생생물보호구역이라던가 하천보호구역, 생태경관보전구역과 같이 일정한 구역을 대상으로 하는 보호 제도가 효율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허나 동시에 지역의 관광자원처럼 소비되며 관리되는 체계 때문에 실질적으로 보전에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 드는 제도이기도 합니다. 이 말은 절대 생태경관보전지역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 생태경관보전지역이 관리되는 체계와 인식 등에서 아쉬움이 조금 있다는 것뿐이지요.


오후 4시 30분 경의 화랑로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동안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백사실계곡을 다니며 이런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었는데요. 오늘은 백사실뿐 아니라 다른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이야기도 조금 같이 나눠보고자 합니다.


삼육대학교 정문
©서울환경운동연합

지난 10월 20일, 제가 방문한 곳은 불암산에 있는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 익히 알려진 이곳은 중부지방의 극상수종인 서어나무림의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인데요. 입구를 찾아 들어가고자 물어물어 찾아오다 보니 삼육대학교 정문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정문을 지나 쭉 올라가야 한다고 하네요.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렇게 한참을 올라와서 낙엽으로 뒤덮인 길을 만났습니다. 친절하게도 ‘등산로 가는 길’, 혹은 ‘호수 가는 길’과 같은 안내판들이 곳곳에 있어서 길을 헤매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서울환경운동연합

절대 금연에 금주라고 하는데 이건 당연한 거고요.. 이륜차도 그렇다고 치는데 애완견 출입 금지는 조금 새롭습니다. 백사실 같은 경우 애완견 들의 대변이 물에 섞여들어가서 수질오염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점을 고려해서 애완견 출입을 금지한 것 같지는 않고요. 이 생태경관보전지역 일대 공간을 삼육대학교의 일원들이 명상과 산책의 공간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아마 이 때문에 이런 행위들을 전부 금지한다 써 붙여 놓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찾아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인공 암반들과 밧줄들로 산책로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런 애매모호한 말을 들으면 혼란스러우실 수도 있지만 숲의 기운이 참 좋았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녹음이 반겨주는 기분이랄까요?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 안내판
©서울환경운동연합

조금 더 걸음을 옮기다 보니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대한 안내판이 나왔습니다. 지정일은 2006년 7월 7일로 백사실계곡보다 3년은 먼저 지정된 곳이네요. 이 일대가 전부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 하고 보전 지역의 한가운데 제명호라는 인공 호수가 있다고 합니다.


인상적이었던 숲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잠시 뒤를 돌아서 지나온 길을 살펴봤습니다. 나무들이 참 높더군요. 사실 이 숲을 지나 화랑로를 건너면 바로 태릉골프장 그린벨트입니다. 불암산에서 태릉과 강릉으로, 또 태강릉의 연지로 이어지던 이런 멋들어진 숲이 있던 자리를 밀어버리고 화랑로가 들어선 것이라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썩은 나무가 모아져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제명호를 향하던 중 흥미로운 것들이 보여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바로 썩은 나무들이 한곳에 모아져 있는 것이었는데요.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저렇게 썩어있는 나무는 풍뎅이 등의 애벌레들에게 굉장히 좋은 먹이이자 안식처가 되어줍니다. 저 나무를 갉아먹고 굴을 파 안에 자리를 잡고 겨울을 나는 것이죠.


썩은 나무가 모아져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런 점에서 생태경관보전지역의 곳곳에 이런 나무들이 놓여 있다는 것은 숲이 가지고 있는 순환적인 기능들을 위해 숲에서 난 것들을 숲으로 돌아가게 하는 배려가 묻어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 살고 있을까?
©서울환경운동연합

커다란 나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과연 누군가가 들어서서 살고 있는 것일지..? 재밌는 상상을 하게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놓여있습니다.


나무 타는 청설모님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리고 호수에 거의 다다랐을 때 자주 보긴 하지만 사진 찍기는 참 어려운 그분! 청설모를 마주쳤습니다.

사실 청설모는 그리 만나기 어려운 동물은 아닙니다만, 서울에서 청설모를 만나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도 합니다. 경계심도 많고 워낙 날쌔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는 더 쉽지 않고 말이죠.


바닥에 도토리가 많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걸음을 다시 옮기며 바닥을 살피다 보니 청설모가 있을만한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도토리가 참 많이도 떨어져 있더군요. 여긴 괜찮은 것 같지만 보통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 나물을 캐시거나 도토리나 밤을 주워가거나 하는 경우들이 꽤 많습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이 숲에서 사는 야생동물들이 먹을 게 없어요.. 또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 자연물들을 채취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기도 하고요.


제명호 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청설모도 만나고 상수리나무도 만나고, 서어나무 군락도 지나 드디어 제명호에 다다랐습니다. 인공 호수라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물이 썩 맑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경관적으로는 참 우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랄까.. 서양 쪽 영화에 나오는 시골 호수 같은 느낌입니다.


호수 앞에 벤치가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아까 삼육대학교의 구성원들이 이곳을 명상과 산책의 공간으로 이용한다 했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래서인지 벤치가 놓여 있습니다. 뭔가..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 듯해 보이는 곳입니다.


벤치에서 바라본 호수의 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호수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지는… 않고 금세 일어났습니다. 전체적으로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좀 우아한 느낌이 듭니다. 지역의 자연 생태계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여전히 초점은 인간이 이용하기 위함에 맞춰져 있는 듯합니다.


상수리나무들이 호숫가를 둘러싸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호숫가를 한 바퀴 빙 둘러보았습니다. 곳곳에 호수와 숲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공간들이 만들어져 있고 아이들 몇 명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생태계보전지역과 마찬가지로 공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녹지활용계약으로 만들어진 주민쉼터?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러던 중 이런 안내판(?)을 발견했습니다. 녹지활용계약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공원으로서 개방 한 시설이라는 내용인듯합니다. 녹지활용계약이란, 해당 자치단체의 장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녹지 확충을 위해 도시 안에서 환경성이나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토지의 소유자와 계약을 맺는 것을 말합니다. 해당 토지를 시민들에게 공공재로서 개방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당 토지의 환경성을 유지하고 보존하고 이용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이죠. 이런 녹지활용계약은 지난 7월 대규모 실효를 불러일으킨 도시공원일몰제의 대안 중 하나로도 언급되던 제도입니다. 녹지라는 것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고 도심지에서 공공녹지로서 활용 가능한 토지는 제한적이니 이런 방식으로 도심 안의 공공녹지를 확대하는 것은 좋은 것 같긴 합니다. 다만 보전이 우선되어야 할 생태계보전지역이 공원으로서 기능하는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유아숲 체험원이라 합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호숫가 바로 옆에는 이런 시설도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태릉 유아숲 체험원이라고 하네요. 아이들이 자유롭게 숲을 체험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써져있었는데, 전 이런 걸 볼 때마다 의문입니다..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라면서 미끄럼틀을 만들고 그네를 매달아서 숲에서 노는 방식을 단일화 시키는 느낌.. 아이들은 언제나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서 놀기 마련이라지만 ‘숲 체험원’이란 이름을 붙일 거라면 정말 아이들이 숲을 느낄 수 있고 또 숲에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고민들을 할 수 있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청둥오리 한 쌍
©서울환경운동연합

돌아 나오는 길, 청둥오리 한 쌍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있다는 것은 뭔가 이 호수에도 먹을 것이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청둥오리가 원래 도시에서 보기 쉬운 새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이런 공원 둔치나 호수마다 청둥오리가 굉장히 많아진 것 같습니다. 생물종의 다양성이 점점 단일화되고 단순해지는 것이 이렇게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생태계보전지역들을 도시생태계의 보루로서 온전하게 남겨둘 수 있기 위한 노력들이 더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현통사 근방에서 바라본 인왕산의 모습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리고 다음 날, 종로구 부암동 백사실계곡을 찾았습니다. 현통사로 올라가는 길 바라보는 맞은편 인왕산의 모습 아래로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백사실계곡이 주거지역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생태계보전지역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주거지역이 가까우니 인근 주민들의 방문도 굉장히 잦은 편일 것이란 걸 유추할 수 있죠.


현통사 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종로구 신영동에서 백사실 하류인 현통사로 올라가는 길의 모습입니다. 원래 이런 모습은 아니었는데 최근에 야자 매트가 깔렸습니다. 곳곳의 생태계보전지역에서 문제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야자 매트인데, 다행이라면 계곡과 가까운 쪽에는 깔려있지 않다는 것일 겁니다. 이런 매트가 깔리는 대표적인 이유가 편안한 통행을 위해서라는 것인데, 생태계보전지역인 만큼 이런 불편함은 방문자가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긴 하지만 백사실계곡은 조금 복잡합니다. 최상류에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거지역이 형성되어 있거든요.


현통사와 계곡 하부
©서울환경운동연합

현통사와 계곡 하단부의 모습입니다.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며 수위는 많이 낮아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계곡의 하단부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의 핵심 보전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여름철에는 물놀이를 하러 온다거나 하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꽤나 많은 양서류가 산란하는 하단부의 모습
©서울환경운동연합

왜냐하면 현통사보다도 아래쪽에서 꽤나 많은 양서류들이 산란을 하기 때문입니다. 여름철이면 대부분이 산으로 갔을 때기도 하고 집중 산란시기에 비해 영향은 덜 가겠지만, 백사실계곡 안에서 살아가는 민물 어류들이나 물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홍제천의 어류들까지 생각하면 사람들이 와서 발을 담그고 음식을 먹고 하는 것들이 지역의 생태계에 좋은 영향은 아닐 거라는 생각입니다.


위로 올라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산책로를 살펴보는데 뭔가 왼편이 허전합니다. 가을이라 녹음이 조금 옅어진 것일까요? 뭔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곡 안, 벌래들 때문인지 사면의 풀들을 예초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계곡으로 진입해보니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벌래 때문이었을까요 사면의 풀들을 거의 전부 예초한 모습입니다. 지금은 백사실계곡의 생물들이 대부분 월동을 준비할 시기이긴 하지만 갑자기 큰 변화를 맞이한 계곡의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들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풀 때문에 지나가기 힘들던 길을 다니기 수월해졌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계곡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는 갑작스러운 변화일겁니다. 다행인 것은 지금이 양서류나 어류의 산란시기가 아니라는 것이겠죠? 무성하게 우거진 풀 때문에 통행이 어렵던 곳들을 지나기가 굉장히 수월해지긴 했습니다.


별서터에 다다라서
©서울환경운동연합

별서터에 다다라서 보니 조금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백사실 생태 지킴이 분들의 모습이 안 보이네요? 계곡에 들어가지 말라는 걸 알려주는 목책(?), 금(?) 같은 것들이 새롭게 만들어져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대적인 보수라도 하는 것인지..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별서터 연못
©서울환경운동연합

별서터 못에 가득 차 있던 물이 다 사라졌습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그득히 차있었는데 말이죠, 이제 이곳이 다시 꽉 찬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내년 장마철은 되어야 할 겁니다. 올해만 해도 꽤나 많은 무당개구리들이 이곳에 있는 걸 보았으니 내년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썩어있는 나무가 널브러져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계곡가에서 이렇게 썩어있는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 이야기를 하면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렇게 썩어있는 나무는 곤충 유충들에게 좋은 먹잇감이자 안식처입니다.


노랗게 물들어 가는 백사실계곡의 모습
©서울환경운동연합

역시 날이 날인지라 별다른 생물종들이 목격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본격적인 가을을 맞아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백사실의 모습은 참 멋집니다. 앞서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대해서 이야기를 간략하게 했었는데,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생태경관보전지역 중에는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보전해야 할 가치가 인정된 경우도 있습니다. 백사실계곡의 경우 뛰어난 생물상과 식생, 자연경관 등을 이유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

허나 보전구역으로 지정돼서 좋은 일만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보전 지역으로서 지정되었기에 이 정도로 보전될 수 있었던 걸 수도 있지만, 보전 지역 지정 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방문객들이 많아졌고, 이로 인해 백사실의 생태계가 점점 시름을 앓기 시작했거든요.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도, 백사실계곡도 우수한 임상과 경관, 식생 등을 앞으로도 길이 보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전구역에 걸맞은 보호 수단들이 마련이 되고 지켜져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 2020/10/2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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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눈’ 연관 검색 결과

지난 13일, 서울에 예년보다 늦은 첫눈이 내렸습니다. 18일(금)에 올해 마지막으로 백사실계곡에 다녀올 계획이었기에 눈 소식이 조금 걱정도 됐습니다.

작년에는 백사실을 잘 오지 않았었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눈 내린 백사실을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백사실계곡 올라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평소와 같이 신영동 자락에서부터 출발해 올라갑니다.


백사실계곡 올라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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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실계곡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따라 움직이다 보면


백사실계곡 올라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백사실계곡에 들어갈 수 있는 계단이 나옵니다.


백사실계곡 올라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계단 위에서 뒤를 돌아보면 건너편으로 인왕산이나 북한산 등이 보입니다.


백사실계곡 올라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올라가는 길에 새로운 걸 발견했습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새로 벤치가 생겼습니다. 계곡 안에 놓는 것보다야 났지만 왜 굳이 진입로에 벤치를 둬야 했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백사실계곡 현통사자락
©서울환경운동연합

야자 매트가 깔린 진입로를 지나 계곡에 들어서니 얼어붙은 백사실계곡이 반겨줍니다!


백사실계곡 하류부
©서울환경운동연합

계곡에 진입하려고 둘러보니 물이 애매하게 얼어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더군요.


백사실계곡 별서터로 가는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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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위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살피기로 했습니다.


백사실계곡에 설치된 목책(?)
©서울환경운동연합

이걸 목책이라고 해야 할까요? 지난 모니터링 당시 새로 설치되어 있는 걸 봤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눈이 내려서그런지 광이 번쩍거립니다.


백사실계곡 산책로에 설치된 목책(?)
©서울환경운동연합

똑같은 목책(?)이 길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어린 나무들에게 지지대를 만들어준 것도 눈에 띕니다.


백사실계곡
©서울환경운동연합

계곡 안쪽은 꽁꽁 얼어있습니다.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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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서터를 향해 올라가다 보니 생태경관보전지역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나왔는데 왠지 이것도 새로 설치한 것 같아 보입니다.


백사실계곡 본류
©서울환경운동연합

별서터가 가까워질수록 계곡 본류가 꽁꽁 얼어있습니다. 저 아래에 있는 돌이나 흙 밑에서는 다양한 소생물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백사실계곡
©서울환경운동연합

별서터에 가까워질수록 물이 꽁꽁 얼어있었는데 별서터에 다다르니 아직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백사실계곡
©서울환경운동연합

희미하게 보이는 수준이지만 사방시설에 낙차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백사실계곡 별서터 연못
©서울환경운동연합

별서터에 있는 무당개구리들의 집단 산란지인 연못에 물이 다 빠졌습니다. 올해는 장마도 워낙 길었고 가을비도 많이 내렸기에 물이 정말 많이 차있었는데.. 계절의 변화가 실감됩니다.​

혹시나 해서 설명을 조금 하자면 별서터는 별서가 있었던 터이기에 붙은 이름입니다. 조선시대의 별서가 자리하고 있던 곳이기에 붙은 것인데


백사실 별서터 검색결과

세속의 벼슬이나 당파싸움에 휩쓸리지 않고 자연에 귀의하고자 산속 깊숙한 곳에 지은 집을 별서라고 합니다. 조선시대판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눈 덮인 백사실계곡 본류
©서울환경운동연합

별서터의 모습을 확인하고 난 후 상류를 향해 걸음을 돌렸습니다.


눈 덮인 백사실계곡 본류
©서울환경운동연합

별서터를 지나 사방시설이 없는 상류에 오니 다시 얼음이 두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얼어붙은 백사실계곡 본류
©서울환경운동연합

심지어는 낙차도 있고 유속도 빠르던 이런 곳도 이렇게 두껍게 얼어붙었습니다.


능금마을 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산책로를 통해 올라오니 평소보다 몇 배는 빨리 상류부에 도착했습니다. 능금마을 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깨진 얼음 밑으로 물이 흐르는 게 보인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올라가다 보니 얼음이 깨져있는 곳이 눈에 띕니다. 누군가가 일부러 깬 것일까..? 싶기도 하고요. 얼음 아래서 겨울을 나는 생물들도 있을 텐데..


능금마을 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능금마을 부근까지 확인을 한 후에 발걸음을 돌려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눈 내린 백사실계곡에 와본 것은 처음인지라 저에게도 새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올해에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진행이 어려웠지만 내년에는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이나 도롱뇽과 같은 양서류나 백사실계곡의 생물종들에 관심 있는 시민분들과 함께 백사실 모니터링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고심하고 있습니다.

​평소 백사실계곡에 관심 있으셨던 분들은 서울환경연합의 백사실 모니터링에 대한소식에 귀를 계속 기울여주세요!

도롱뇽을 비롯한 백사실의 다양한 소생물들이 앞으로도 건강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그럼 내년에 만나요~!

화, 2020/12/2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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