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가 부당하게 폐쇄되었다고요? 에너지 진짜뉴스 Q&A 32편 (발행일 2020.10.23)
Q.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있던데요?
A.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상성 점검] 감사를 통해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전력 판매단가, 폐쇄에 따른 인건비 절감 등의 비용을 추정하면서 원전의 경제성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이 경제성 평가는 핵폐기물의 관리, 원전 사고 위험에 대비할 설비 개선 등의 사회적 비용 등이 반영되지 않은, 이미 충분히 후하게 평가된 경제성이었습니다.
Q. 감사원 감사결과는 월성1호기 폐쇄가 부당했다고 말하는 것인가요?
A. NO! 그렇다고 볼 수 없습니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은 경제성 외에도 안전성, 지역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것이므로 폐쇄 결정 자체가 부당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더구나 월성1호기는 이미 2012년 설계수명이 완료되어 운영이 정지되었어야 하는 노후원전입니다. 2015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시설의 개·보수를 마치고 연장 운영 승인을 받았지만, 이 허가 또한 2017년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취소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Q. 월성1호기가 재가동 될 여지가 있나요?
A. NO!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영구정지된 원전이 재가동에 들어간 경우는 없습니다. 또한 월성1호기 폐쇄의 여러 근거 중, 이번 감사 대상이었던 ‘경제성 평가’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미 월성 1호기는 법원 판결 하에 안전성 문제 등으로 연장허가 자체가 취소될 처지였습니다. 만에 하나, 재가동 수순에 들어간다고 해도 기존에 승인된 연장기한(2022년)까지 2년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가동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1.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금융노조, 한국노총은 30일(화) 오후 2시,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2021 주목해야 할 국민연금기금운용 전망과 과제: 국민신뢰 회복방안과 수탁자책임 활성화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2. 국민연금기금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세력에 의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용당하는 등 국민적 신뢰가 상당히 훼손된 바 있습니다. 이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기금운용체계 상설화 및 체계개편이 일부 추진된 바 있으나 여전히 개선되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는 상황입니다. 기금규모가 1,000조를 향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기금은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략적 자산배분 방식 개선 및 신규자산군 개발, 국내자본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조절하는 문제, 해외자산 및 대체투자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방안 마련, 수탁자책임 활성화의 기반이 되는 적극적 주주활동 강화 등 다양한 내용들이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3. 이에 국민연금기금운용의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노동시민사회진영이 함께 참여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수탁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들을 고민하는 자리로 토론회를 마련하였습니다. 기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끝.
⑴ 취지 및 배경
한국노총은 올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정책과제들을 묶어 ‘2021년 국민들이 주목해야할 정책개혁과제’ 연속토론회를 진행하려 함. 이 중 첫 번째 주제로 ‘국민연금기금운용의 전망과 과제’를 다루는 토론회를 추진하고자 함. 지난 2016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태 이후부터 제기된 국민연금기금운용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그동안 정부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국민연금기금운용의 상설화 및 체계개편 등을 추진한 바 있음.
하지만 여전히 개선되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는 상황임. 기금규모가 1000조를 향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기금운용의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략적 자산배분방식 개선 및 신규자산군 개발과 국내자본시장에 대한 파급효과를 조절하는 문제, 해외자산 확대 및 대체투자 확대 등 관련 리스크 관리 방안 마련, 수탁자책임 활성화로 소위 경영활동의 개선이 필요한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강화 등 다양한 영역의 개선방안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임.
상기된 내용을 다루고자 2021년 국민연금기금운용의 현재 상황을 전문가로 하여금 진단케하고 향후 노동시민사회진영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함.
⑵ 구성
ㅇ일시: 2021년 3월 30일(화) 14:00 ~ 16:30
ㅇ장소: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
ㅇ주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ㅇ공동주최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김성주, 정춘숙, 강선우, 김주영, 최혜영
ㅇ좌장 : 정용건│금융감시센터 대표
ㅇ발제
① 국민연금기금운용 현황과 과제: 원종현│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상근전문위원
② 국민신뢰 제고를 위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활성화 방향: 이상훈│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ㅇ토론
① 박기영│한국노총 사무처장
② 류제강│KB금융노조 위원장
③ 정해식│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④ 조윤남│대신경제연구소 대표이사
⑤ 최봉근│보건복지부 연금재정과장
철새들이 떠날 무렵, 3월 24일 저녁 겨우내 안양천철새보호구역을 조사하고 기록한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안양천철새호보구역시민조사단(이하 시민조사단)은 12월 11일부터 2월 27일까지 26 명이 참여해 총 48종 5710마리의 조류를 관찰하고 기록했다. 조사 구간은 안양천철새보호구역(오목교~목동교, 3.4km)과 그 상류구역(오목교~안양천철교,3.2km)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부득이 온라인으로 발표하고, 유투브로 중계했지만 저녁 시간임에도 30여명 이상이 두 시간 여 동안 꾸준히 접속해 경청했다. 최진우 시민조사단장이 활동취지와 경과보고를 하고, 이어 박정우 조사팀장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성민규 시민참여팀장은 시민인터뷰와 해외사례를 발표했다. 이어서 권양희 서울의새 부대표,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 안재하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이 토론을 맡았다.
안양천철새보호구역에 갈대숲을 무단으로 베어내고 호안정비 공사를 하던 것을 박정우 팀장이 발견하고 양천구청에 민원을 넣은 것은 10월 중순. 생명다양성재단 또한 공문을 발송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때 양천구청은 철새들이 도래할 즈음인 11월 중순까지 공사를 중단하기로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자, 서울환경운동연합과 함께 2차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때부터 논의를 시작해 시민조사단을 꾸리고, 12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1월 7일에는 중간조사 결과를 언론에 발표했고, 2월 10일에 조사결과를 포함 의견서를 서울시에 제출하였으나, 2월 24일 형식적인 회신을 받았고, 그 무렵 공사가 다시 시작됐다.
안양천철새보호구역이 호안정비 후 콘크리트로 덮인 모습이다.
철새보호구역임에도 취지에 맞게 관리되지 않고 포클레인을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파헤치는 행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환경연합 유투브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하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2월 24일 “생태도시 서울의 꿈! 환경정책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주요 후보들에게 정책제안서와 함께 질의서를 보냈다. 박영선 후보는 3월 15일, 오세훈 후보는 3월 19일 답변서를 회신했다. 그러나 답변이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한겨레>와 공동으로 기획, 추가 질의서를 보냈다. 박영선 후보한테는 답변서를 받았으나, 오세훈 후보한테는 받지 못했다. <한겨레> 4월 2일자 “박영선 ‘탄소감축’ 의욕에도 방안 모호…오세훈, 목표도 없어”라는 제목으로 보도되었다. 기사에 미처 담지 못한 내용과 답변서를 모두 공개한다.
박영선 후보는 탄소중립 목표를 5년 앞당겨 2045년에 달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주요 수단으로 “2040년 전기차, 수소차 전면 전환”을 내세웠다. 203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 등록을 제한하도록 하고, 서울 둘레길과 녹색길을 만들어 녹지면적을 2025년까지 40%로 늘이겠다고 했다. 2018년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공원녹지 생물다양성 지표 개발과 적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면적 대비 약 34.9%가 녹지다. 하천과 습지를 제외하면 녹지면적은 전체의 약 26.7% 수준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박 후보의 목표는 과감하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이런 과감한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한 실행수단을 제시하는 대신, 21분 도시와 수직정원을 강조한다. 수직정원에는 스마트팜과 1인가구 등이 들어간다.
박 후보는 왜 수직정원을 강조하는 것일까? 그는 서울의 녹지를 늘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말을 거듭했다. 그러면서도 녹지면적을 40%까지 늘이겠다고 한다. 서울의 현재 공원면적(168㎢)을 74㎢를 추가로 늘여야 가능한 목표다. 이는 강남구와 송파구를 합친 면적에 해당한다.
서울의 1인당 생활권 공원면적은 현재 5.35㎡이다. 박 후보는 1차 목표로 WHO권고수준(9㎡)을 상회하는 도시 숲을 만들 것이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도시 숲 면적은 대략 35㎢이고, 노원구 면적과 맞먹는다. 참고로, 문재인 정부가 3기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해제한 그린벨트 면적은 32.7㎢에 달한다.
과감하게 녹지를 확충한다면서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직정원을 지어야 한다는 말이 모순이 없으려면, 녹지 대신 수직정원을 통해 녹지 면적을 늘이는 효과를 보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2020년 8월, 50여일간의 장마로 물에잠긴 한강공원과 세빛섬 ⓒ서울환경연합
오세훈 후보는 <한겨레>의 추가 질의에는 응하지 않았다. 서울환경연합이 받은 답변서의 내용을 보면, 오 후보의 시장 시절, 서울의 시내버스 8천대를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하고 공원녹지 100만평 조성한 성과를 내세웠다. 또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한강공원 인근을 정비하고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는 등 한강에 대한 시민접근성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오세훈 후보는 추가로 녹지를 조성한다거나, 탄소저감을 위한 목표를 제시하진 않았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아래 답변서를 내려받을 수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2004년부터 백사실계곡을 보호하고 관찰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벌써 15년도 더 지난 일이니 자세히는 모르지만, 서울환경연합 홈페이지에서 ‘백사실계곡’이라는 검색어로 찾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게시물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4년 4월에 서울환경연합이 부암동 자락에서 도롱뇽의 집단 서식지를 발견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서울환경연합은 도심 속 도롱뇽들의 자연서식지인 백사실계곡이 오래도록 건강할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해왔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백사실계곡 생물상 조사를 진행하여 조사 보고서를 만들기도 했고 행정기관의 백사실계곡 관리 실태 개선을 요구하는 정책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의 역사에서 백사실계곡은 꽤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백사실계곡이 아니더라도 도시에서 양서류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곳들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양서류 서식지와는 달리 백사실계곡은 자연발생 서식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계곡에 별도의 방사 사업도 없이 기후 위기와 공해에 민감한 양서류의 집단 서식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 뜻깊은 일이니까요.
활동가들에게도 백사실계곡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계곡물을 따라 생긴 작은 웅덩이나 바위 밑, 돌 틈 같은 곳들을 위주로 살펴보다 보면 개구리나 도롱뇽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백사실계곡에서 살고 있는 양서류 대부분은 야행성이기에 성체를 보는 건 어렵습니다. 양서류 입장에선 인간과 마주쳐서 좋을 일이 딱히 없겠죠. 그러니 굳이 일부러 찾지는 않습니다.
계곡을 올라가 별서터에 도착했습니다. 별서는 조선시대의 별장과 같은 겁니다. 조선시대의 양반들이 속세나 정치와 같이 복잡한 것들로부터 벗어나 자연 속에서 쉬기 위해서 지었던 집이라고 하는데요. 오성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백사 이항복 선생의 별서가 있었던 터라는 설이 있지만 고증이 확실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냥 소문이라는 거죠.
다시 계곡의 본류를 훑으며 올라갑니다. 여기서부터 사방시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사방시설은 흙이나 모래, 자갈 등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 재해를 막거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입니다. 장마철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하면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이런 시설을 설치하곤 합니다.
주거지역과 붙어 있는 데다 탐방객도 많을 테니 안전을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백사실계곡에서 살아가는 도롱뇽이나 개구리들은 사방시설을 올라갈 수 없습니다. 특히나 사방시설이 무당개구리의 집중 산란처인 별서터 연못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에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올챙이를 뒤로하고 올라가다 보니 뭔가 부자연스러운 게 눈에 띕니다. 사방시설이 왠지 울퉁불퉁하죠? 이곳은 작년 이맘때쯤 비가 내릴 때 무너져 내렸던 곳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무리 튼튼한 재료로 사방시설을 짓는다 한들 강한 물살을 계속해서 맞다 보면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무너져 내렸다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사방시설 공사를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치수적인 관점을 완전히 배제하고 생각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공사를 진행하면서 백사실계곡이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는 것을 잊어버려서는 안됩니다. 시멘트 같은 강성 자재를 사용해서 공사하는 것만으로도 수생태계가 오염됩니다. 더군다나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하죠. 이에 대안처럼 나오게 된 것이 위의 토낭입니다. 흙주머니를 쌓아서 벽을 만드는 거죠. 다만 토낭으로 벽을 쌓을 때 스파이크 같은 것으로 제대로 고정하지 않으면 물살에 밀려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진처럼 말이죠.
이렇게 백사실계곡의 전 구간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올라오면서 특별히 눈에 띄는 걸 보지는 못했지만 15년 전에는 이곳에서 도롱뇽 난괴 수만 개가 발견됐었다고 합니다.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고, 공원화되면서 생태자원이 소모되기 시작했고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생태계보호지역의 지속 가능한 관리를 위해서 어쩌면 관리주체부터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의무적으로 보호 지역을 관리하는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역의 생태자원을 아끼는 주민들이 보호 지역들을 되찾아 왔을 때 지역에서 그린 뉴딜도 시작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현장에 올라가 마주한 모습은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종로구청에 가지치기를 의뢰받은 업체 직원들이 크레인에 올라 전기톱으로 나무들을 베어내고 있었고, 베어진 나무토막들은 한곳에 모아두고 다음 나무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면 다음에 따라오는 트럭에 담아가는 방식으로 작업이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현장 작업팀에게 ‘사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눈 대중으로 잘라야 할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를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눈 대중으로 즉흥적으로 가지치기할 나무를 고르던 그는 “△ 사장에 비하면 자신은 강하게 하는 편”이라고 하더군요.
그는 멀쩡해 보이는 나무를 절반 이상 잘라내기도 하고, 도로에서 먼 쪽에 있는 나무를 잘라내기도 했습니다. 아마 키 때문이었을 겁니다. 키가 큰 나무가 쓰러지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겠죠? 우리 사회가 나무를 대하는 수준에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건강하게 잘 관리된 나무는 키가 커도 비바람에 쉽사리 넘어지지 않습니다. 나무를 올바르게 관리하여 건강한 숲 생태계가 자리 잡게 해주지는 못하고, 기존에 하던 방식을 계속해 답습하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서울의 나무들이 공통적으로 처한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이제는 나무의 권리와 존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나무, 그중에서도 가로수는 우리들의 삶과 굉장히 가깝게 자리한 생활권의 그린인프라가 되었습니다. 이들과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청계천로를 따라 있는 자전거 도로를 가보셨나요? 자전거 전용도로(CRT)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왕복 11.88km의 전용도로로, 청계광장에서 동대문구 고산자교까지 연결되는 도로입니다. 이번에 만들어진 곳은 청계광장~고산자교에 이르는 청계천로 직선 구간 5.94km였는데요, 개통된 도로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서울환경연합이 확인해 봤습니다!
깨끗한 도로… 하지만?
이번에 간 곳은 청계천로 청계 2가~청계 7가의 남측 도로였습니다. 개통한 지 얼마 안 되어 깨끗하고 매끄러운 도로가 깔려있었는데요. 하지만 계속 지켜본 결과, 흥미로운 장면이 많이 보였습니다.
노면표시될 예정인 청계천로 자전거도로 ⓒ서울환경연합
1. 갈 길을 잃은 이용자들
청계천로는 전반적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청계천로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전용도로 구간으로 만들어져있습니다. 자전거 전용도로였지만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한데 섞여 다니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보행로는 주차장과 상가 앞의 물건을 적재하는 곳으로 쓰이고 있어 보도 폭이 좁아져있었습니다. 대신 자전거 도로가 보행로처럼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음에도 자전거 이용자들은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처럼 사람을 피해 타거나, 차로로 빠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자동차만 차로에서 달리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는 보행로, 자전거 도로, 차로를 함께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 수정합니다(2021.05.26)
청계천로 자전거 도로는 아직 정식 개통이 되지 않았고, 곧 노면표시가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식 개통은 5월 말이라고 합니다.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보행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보행자 ⓒ서울환경연합
차량이 주차되어있는 보행로와 차로를 이용하는 자전거 이용자 ⓒ서울환경연합
2. 보행로 대신 안전공간을 이용하는 보행자
청계천로에는 안전공간이 있습니다. 청계천 수위가 높아질 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자전거 도로 옆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북측 청계 5가~고산자교 구간은 안전공간이 있고, 남측의 청계 2가~청계 7가는 안전공간이 부분적으로 있습니다. 상가 앞에 있는 기존 보행로는 차량 주차, 상가의 물건 적재로 보행로가 넓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이 없었습니다. 대신 맞은편의 안전공간과 자전거 도로는 걷기 좋게 되어있으니 보행자는 자연스레 자전거 도로를 이용했습니다. 넓은 보행로가 가려진 모습을 볼 때마다 아쉽습니다.
※ 수정합니다(2021.05.26)
청계천로 자전거 도로 옆은 보행로가 아닌 안전공간입니다.
(왼) 남측도로의 안전공간 (오) 북측도로의 안전공간 ⓒ서울환경연합
이용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져야
자전거 도로 자체는 단차로 구분되어 차가 침범할 염려 없이 잘 만들어져 있었고, 자전거 이용자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행로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보니 여전히 섞여서 아슬아슬하게 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1. 자전거 도로가 있다는 사실보다는, 이용자가 도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할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2. 남측 도로 보행로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과 적재되어 있는 물건을 정리해 보행로는 보행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 자전거 도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차로를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넓게 만들어져야 하고, 자동차 통행량을 줄여야 자전거 이용자가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왕산로는 인왕산을 찾은 이들이 반드시 지나야만 하는 도로입니다. 인왕산을 등산하기 위해서는 인왕산로 곳곳에 놓인 건널목을 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보행자들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인왕산로는 차량 중심으로 운영되며 비판받아왔습니다. 자동차가 일으키는 배기가스와 먼지는 인왕산로를 지나는 보행자들의 건강을 해쳐왔으며. 횡단보도 앞에서도 속도를 줄이거나 서지 않는 차량과 이륜차(모터바이크)로 인해 안전사고의 위험도 다분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시에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 것을 제안하기 위해 6월 1일(화) 오전 11시,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 장동서가 등의 서촌 지역 주민단체와 차 없는 인왕산로 만들기 활동에 참여해온 시민들과 함께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인왕산로 차량 제한 시민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서울환경연합과 서촌의 3개 주민단체들은 지난 3월 27일(토)부터 4월 24일(토)까지 5차례 걸쳐 인왕산로에서 주말 차량 통행 제한을 제안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1273명의 시민이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보행자 중심 도로로 전환하자는 데 동의하였습니다.
이날 사회와 활동 경과보고를 맡은 최영 활동가는 서명운동에 동참한 “1273명을 대표해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라며 기자회견의 서두를 열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3월 22일에도 서울시에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보안·긴급 상황 등의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주말 차량 통제가 어렵다 답변해왔습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이 지난 5월 13일, 국방부 시설기획과에 인왕산로의 주말 차량 통행 제한에 관한 건을 제안한 결과, “특정 경비지구의 경계 작전을 위하여 군 차량 통행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된다면 국방부도 이 제안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데 서울시의 결정만이 주요하게 남게 된 상황인 겁니다..
이날 지역주민으로서 마이크를 잡은 장민수 서촌주거공간연구회 공동대표는 인왕산로에 자리했던 대부분의 경비부대들이 철수한 상황이고, 청와대 앞을 지나는 것에도 큰 제한을 받지 않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잣대로 인왕산로의 이용이 제한되고 폭 1.5m의 도로에 많은 사람들이 옹색하게 다니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왕산로의 조속한 보행자 중심 도로화를 요구했습니다.
실제로 방문객이 급증하는 주말이면, 인왕산로의 좁은 보행로에는 사람이 넘쳐나고 넓은 차도에는 차량이 많지 않아 쌩쌩 달리는 불합리한 상황이 연출되어 왔습니다. 기후위기와 더불어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지친 시민들이 쉼을 찾아 자연공원에 왔음에도 좁은 도로의 벽으로 인해 불합리에 노출되어 온 것입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신민재 장동서가 공동대표도 인왕산로의 조속한 차량 통행 제한을 요구했습니다. 신 대표는 아이들과 함께 인왕산로를 산책하다 보면 차도 바로 옆에서 애사슴벌레나 하늘소, 도롱뇽, 가재 같은 다양한 야생생물을 발견하곤 한다며, 미래세대가 도심 속에서 생태적으로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임에도 서울시에서 일부 사람들의 편의만을 위해 인왕산로를 현재와 같이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신 대표의 발언과 같이 인왕산 자락 곳곳에는 도롱뇽이나 개구리, 가재와 같이 도심에서 보기 드문 다양한 야생생물들이 서식하는 서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군사 목적을 갖고 인왕산의 수계와 생태계를 단절하며 들어선 인왕산로로 인해 인왕산 생태계의 연결성은 단절된 상태입니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는 개구리와 같은 소생물들이 천천히 이동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단절된 인왕산의 생태계를 오가는 생물들에게 로드킬의 위험또한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서울시청 1층 열린 민원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앞으로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제안”을 접수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다가오는 6월 15일(화)까지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기후위기 시대,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서 수송부문 배출량이 19.2%에 달한다는 것을 상기할 때 차량 중심 도로를 보행자 중심 도로로 전환해 나가는 것은 앞으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또 필요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 도로가 존재만으로도 그린인프라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문제가 되고, 지역의 자연 생태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왔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비가 유난히 잦았던 5월이 지나고 무더위가 시작될 무렵 6월 10일 오전, 안양천 철새보호구역 갈대숲 복원 활동에 여러 시민 분들이 함께 했다. 해마다 안양천에서 생태교란식물 관리활동을 해온 강서양천환경연합 회원분들과 안양천철새보호구역시민조사단 활동을 지원해온 생명다양성재단 회원들, 그리고 서울환경연합 자원봉사 활동으로 참여한 분들 약 20여 명이 참여했다.
가시박과 환삼덩굴, 그리고 단풍잎돼지풀이 무성히 자라기 시작했다. 안양천 철새보호구역 호안공사 이후 공사차량 진입로로 훼손된 곳을 일부 갈대를 심어 복원하려 했으나 갈대가 자라기 전에 이른 바 생태교란 식물이 덮치기 시작한 것이다.
불과 한 주 전만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날도 더워 두 시간만으론 벅찰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간단히 참여한 단체를 대표해 소개를 나눈 뒤, 안양천철새보호구역시민조사단 단장을 맡아주신 최진우 박사가 안양천 철새보호구역 시민조사단 활동을 하게 된 계기와 이날 생태교란식물 관리활동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만, 오늘 오후 비가 잠잠해진 틈을 타 인왕산로에 다녀왔습니다. ‘차 없는 인왕산로’로 제안한 구간을 활동가들과 둘러보고, 갑작스러운 비로 일정이 미뤄진 백사실계곡 모니터링을 위해서 말이죠. 인왕산 호랑이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인왕산이 멋스러웠습니다.
여차여차 인왕산로 약 2.4km 구간을 살펴보고 북악스카이웨이를 통해 백사실계곡에 가기 위해 차도로 내려갑니다. 북악스카이웨이는 자하문 – 북악산 – 정릉 – 신흥사북측 – 아리랑고개 – 미아리고개를 연결하는 총 길이 약 8km의 왕복 2차선 도로입니다. 1968년 9월 28일 개통된 이 도로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는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사건이 있는데요. 이 사건 이후 수도권과 청와대 경비 강화 등을 위해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된 도로입니다.
현재 서울환경연합이 ‘차 없는 도로’를 제안한 인왕산로는 이 북악스카이웨이의 연장 도로와 같은 개념으로 개통된 것입니다.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된 1968년 9월로부터 약 5개월 뒤인 1969년 2월에 착공하여 10월에 준공되었죠. 그렇기에 지금까지 시민들이 인왕산로를 이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왔는데요. 2018년 ‘열린 청와대’ 방침에 따라 인왕산 전 구간이 완전히 개방되며 많은 제약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차량 위주로 운영되는 불편 외에는요.
백사실계곡의 상류입니다. 인근에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구역이 있다 보니 사방공사가 되어있습니다. 백사실계곡에는 핵심 보호구역과 준 보호구역으로 구역이 나눠져있는데요. 최상류와 이곳, 그리고 현통사 자락은 준 보호구역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농경활동이 벌어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고, 생태경관보전지역 답지 않은 상황이 종종 목격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백사실계곡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인간 위주의 생태계보호지역 운영이 지역 생태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숲의 구성원들이 죽어서도 숲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도심 부나 공원보다는 생태계를 조금은 배려해 주는 듯한 지점인데요. 물가에 이상할 정도로 가지가 많이 떨어져 있어 위를 보니 나무에 버섯이 듬성듬성 피어있었습니다.
비도 왔겠다. 밖에서 계곡을 유심히 관찰하며 이동했습니다. 상류에서 뭔가를 발견하지는 못했는데요. 백사실계곡에서는 산개구리나 계곡산개구리, 도롱뇽, 무당개구리 같은 양서류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 알려드리자면 계곡가에서 살아가는 양서류들은 흐르는 물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폐가 작거나 없습니다. 폐에 공기가 차면 부력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죠.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니 종로구가 지난해 심은 조경수들이 눈에 띕니다. 단풍나무, 조팝나무 등등입니다. 봄에는 조팝나무 꽃이 예쁘게 피고, 가을에는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겠죠. 무슨 노림수인지 눈에 아주 잘 보입니다. 백사실계곡의 생태계에 이들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르겠는 조합이지만, 생태계보호지역을 바라보는 행정의 눈높이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주 잘 알 수 있습니다.
현통사 자락까지 내려오고 나니 위와 같은 안내가 붙어있는 걸 봤습니다. 종종 경작하는 모습이 보이더니 사유지였군요. 생태계보호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도시의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너무도 중요한 일입니다만, 무지막지하게 비싼 서울의 땅값과, 사유지 보상 문제 등이 맞물려서 몇 가지 어려움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서울의 특성에 알맞은 생태계보호지역 제도를 만들어 가거나, 자연 생태계를 위한 비용 투자에 아끼지 말거나, 어느 쪽이든 시급합니다.
그렇게 현통사를 뒤로 모니터링을 마쳤습니다. 양서류의 집중 산란철도 어느 정도 지났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기에 연못에 물도 없는 상황이긴 했습니다만, 갈수록 백사실계곡에서 양서류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보기 힘든 양서류의 자연서식지 백사실계곡을 보호하기 위해, 생태계보호지역에 걸맞은 관리가 무엇인지 이제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도시민의 이용과 관심이 관리자의 실적이라도 되는 건지 백사실계곡의 실질적인 현장관리를 진행하는 구청에서는 이곳을 공원에 가깝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역 생태계와 어떤 연결성이 있는지 알 수조차 없는 조경수로 도배를 한다던가, 야자 매트로 탐방로를 깔아버린다던가 하는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보통 [종로구 신영동 -> 백사실계곡 하부 현통사 -> 별서터 -> 능금마을] 순으로 이동하며 모니터링을 진행하는데요. 이렇게 날이 더운데 평소엔 여기까지 물먹으러 오던 벌들이 어딜 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아마 너무 이른 시간에 찾았기 때문인 것 같네요.
양서류들은 무사할까요? 기후가 점점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흔치 않은 양서류의 자연발생 서식지입니다. 따로 방사 사업 같은 것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서울시 보호종인 도롱뇽이나 무당개구리 등이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던 케이스에요. 2000년대 중반에는 도롱뇽 난괴 수만 개가 발견됐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음..
뭔지 느낌이 오시나요? 아마도 개 발자국인 것 같은데요. 물기가 남아있는 걸 봐서는 물가에 발 좀 담갔나 봅니다. 아무래도 백사실계곡이 신영동과 부암동 등 주거지역과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보니 산책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분들도 많죠. 지금이야 모르겠지만 양서류 산란철에는 반려동물과 물가에 가깝게 다가가는 것도 조심해야 하긴 합니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막혀있는 본류를 돌아 탐방로로 계곡을 올라갔는데요. 오른 편에 각목으로 받쳐진 나무들이 보이시나요? 놀랍게도 하나도 빠짐없이 단풍나무인데요. 대체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 고유의 생태계와 단풍나무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지난번에 계곡에서 만난 구청의 어떤 분은 예산들여서 단풍나무를 쫘~악 심었다고 자랑하듯 말씀하시던데.. 이런 부분들에서 구청이 백사실계곡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속 가능한 보전과 관광이라는 두 단어에는 꽤나 거리감이 있죠. 물론 지속 가능한 관광이나 생태관광과 같은 개념들도 존재하지만, 백사실계곡을 종로구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구청의 마음, 예쁜 산책로를 상상하며 엄청나게 많은 단풍나무를 식재한 것을 그런데 빗댈 수는 없죠. 현존하는 지역 생태계의 고유성을 뒤흔드는 일은 엄밀히 말하면 훼손이니까요.
상류를 향해 위로 올라갑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단풍나무가 있네요. 대체 얼마나 심은 걸까요. 지금 생각해 보니 다음에는 얼마나 심었는지 직접 세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계절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면 이 나무들이 백사실계곡에서 어떻게 역할하는지도 유심히 관찰해봐야 할 것 같고요.
네, 어김없이 단풍나무입니다. 사실 숲은, 그리고 산림은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백사실계곡의 산림을 그대로 잘 보전하기만 했어도 숲은 알아서 진화했을 겁니다. 자신만의 고유성을 가지고 다양성을 꾸려나갔겠죠. 도시만큼 보전 지역 같은 그린 인프라가 필요한 곳도 없지만, 도시의 보전 지역을 관리하는 방식은 제고돼야 합니다.
상류에 다다르니 백사실계곡이 도롱뇽 서식처임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서있네요. 본래 도롱뇽 난괴가 정말 많이 발견됐었다고 하죠. 지금은 수십 개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생태계를 꾸준히 훼손시킨 것은 무엇일까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소모적인 방식의 보전 지역 이용으로 생태계가 고갈된 것 아닐까요?
도심 하천에서 호안을 자연 상태 그대로 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콘크리트 호안이 낡아서 자연 호안으로 보이지만, 석축을 쌓던지 해서라도 둔치를 보호하려고 하죠. 최근엔 자연형 호안 사업을 많이 하지만, 기본은 토목사업입니다. 시간이 지나서 자연성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요.
중랑천엔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습니다. 또한, 멸종 위기의 다양한 동물들이 깃들어 살고 있기도 합니다. 아슬아슬하게 공존하며 도심 하천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게 어우러질 수 있을지, 늘 고민스럽습니다. 수달과 맹꽁이 그리고, 더위에 지쳐 쉼이 필요한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인왕산로(인왕스카이웨이)는 1968년 1월 21일 사태 이후로 청와대 일대의 경비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북악스카이웨이(1968.9.28. 개통)의 2차 확장도로입니다. 1969년에 착공하여 8개월 만에 개통되었죠. 당시 돈으로 무려 1억 2천3백만 원이 소요되었고, 도로를 놓기 위해 뚫어낸 암반만 10만 7천 세제곱미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인왕산 생태계의 연결성을 파괴한 것이죠.
인왕산로는 서울시 소유의 ‘시도’입니다. 그러나 이는 행정적인 분류일 뿐이죠. 청와대 경호 강화와 수도 방위라는 군사적 목적을 띄고 만들어진 도로에 서울시가 실질적으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을 겁니다. 실질적으로 도로의 사용/운영/관리 등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건 수도방위사령부 그러니까 국방부였죠.
그런데 2017년부터 인왕산로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열린 청와대 방침에 따라 인왕산의 전 구간이 개방되었고 그에 따라 인왕산로에 있던 군초소와 시설들도 철수한 것입니다. 군사시설이 아닌 시민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죠.
등산객들 사이로 인왕산로를 통과하는 자동차
그러나 인왕산로는 여전히 차량 중심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차량 통행을 위해 만들어진 도로가 떡하니 남아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인왕산을 등산하기 위해 찾은 등산객들, 산책을 위해 인왕산을 찾은 지역주민들이 인왕산로를 꾸준히 지나다 보니 좁은 보행로에는 많은 사람이, 넓은 차도에는 적은 차량이 다니는 불합리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 장동서가와 같은 서촌 지역 주민단체들과 함께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기 위한 활동들을 진행했습니다.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제한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을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방부 등 인왕산로와 관련이 있는 기관들에 제안하였죠.
그러나 청와대 경호처는 “현재 경호처는 경호 목적상 인왕산로를 관할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며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국방부와 수도방위사령부는 인왕산로는 ‘시도’라며 서울시로 답변을 이관했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구간의 보행로에는 산책, 등산하는 분들이 다니지만, 군부대가 인접하고 있어 작전 차량, 비상차량 통행 등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보안 · 긴급상황 등의 발생 가능성이 있기에 해당 지역은 차량 통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신 인왕산로를 이용하는 보행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해당 구청과 협의하여 안전사고 예방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서울시의 이야기에 따르면 인왕산로에 차량 통행을 제한할 수 없는 이유는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긴급상황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청와대, 국방부, 수도방위사령부는 책임을 회피하며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1일, 서울환경연합과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와 장동서가는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차 없는 인왕산로를 제안한다’ 기자회견을 열고 인왕산로 차량 통행 제한에 시민 서명을 전달하며 다시 한번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제안하였습니다. 물론 기존에 제안했던 내용을 그대로 다시 제안하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일시 제한하고 보행자 중심 도로를 조성하자는 서울환경연합의 기본적인 취지에 동감한다는 국방부의 응답을 추가하여 서울시에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적으로라도 실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방부는 ●군 차량을 위해 별도의 차도 유지, ●차량 통제시설 설치 시 일시적 제거 권한 보장, ●군 차량 통행 보장내용 조례 반영 등을 조건으로 인왕산로의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에 동의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지난 6월 1일 기자회견 후기를 보셨다면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차 없는 인왕산로에 대한 논의는 어디까지 왔을까요?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도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인왕산로 차 없는 거리 추진을 위해 관계 기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고, 8월 ~ 11월에는 주말 중으로 시범 운행을 해보는 ‘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죠.
그러나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다시 한번 제안한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실질적인 변화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청와대는 차 없는 거리 추진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나 자료가 확보한 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국방부는 군 차량 통행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단기간의 제한적인 시범운행에도 동의할 수 없다며 조례 재정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종로구는 인왕산로의 실제 교통량 정보 조사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하는데, 서울시는 폭염으로 무더운 여름철에 교통량 조사를 진행하면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보기 어려우니 가을철에 진행하면 어떨지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서울시 2050 온실가스 감축 전략’ 중 서울시의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량(2018년 기준)에 따르면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수송 분야가 차지하는 양은 무려 9.056천 톤 co2eq로 전체의 19.2%에 달합니다.
조례를 개정하는 것은 분명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교통량 조사도 객관적인 데이터 마련을 위해 당연히 필요하죠.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객관적인 지표, 자료도 당연히 필요하고요. 그러나 서울시에서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하면 인왕산로와 같은 여건이 갖춰진 도로의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인왕산로에서는 차량 통행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을 위한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머지않아 올해중으로 시범운행이 진행될 수도 있죠. 그러나 단순히 이 길이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되는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교통문화와 그린인프라 이용방식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과 전환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되찾기 위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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