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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후위기에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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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후위기에 응답하라

admin | 목, 2020/10/22- 21:00

특별기고 | 더는 방관할 수 없는 기후위기, 그 심각성을 논하다

대체 1.5℃가 뭐길래

금요일이었던 9월 20일, 사상 최대의 ‘기후 파업’이 진행됐다. 세계적으로 160개국 이상에서 4백만 명이 거리로 나와서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했다. 21일 한국의 12개 도시에서도 ‘기후위기 비상행동’ 시위가 열렸고, 서울에서만 5천 명 이상이 행진에 참여해 최대 규모의 기후 시위를 나타냈다. 상당수는 청소년이었는데, 이들은 “미래가 없어질 상황이고, 정부가 미래를 구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왜 학교에 가야 하는가”라고 외쳤다. 지난해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금요일마다 등교 대신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벌인 뒤 청소년 기후 행동은 들불처럼 전 세계로 확산됐다. 기후 위기는 청소년의 책임이 아니라면서 어른들도 기후 파업에 동참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화석연료를 태우는 게 그렇게 나쁘고 우리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라면, 어째서 우린 똑같이 계속하는 걸까요? 왜 우리는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나요. 어째서, 실제로는 계속 늘어나는 걸까요?” 전 세계적인 청소년의 기후 시위를 촉발한 그레타 툰베리가 애초 던진 질문은 이렇게 단순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관심하거나 애써 외면했던 문제가 한 청소년의 순수하고 윤리적인 물음으로 환기됐고, 이것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우리 존재 자체를 위협한다는 말은 뭘까. 인간이 지구 생태계에 회복 불가능한 영향을 가하고 있는데, 지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강하지 않다.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오늘날 생물 멸종 속도는 과거보다 1만 배나 더 빨라졌는데, 이는 매일 200개 생물 종이 사라지는 수준이다. 토지 개발, 열대우림의 파괴, 유해한 대기오염, 곤충과 야생동물의 소멸, 해양 산성화와 같은 현상은 다가오는 재앙이 그저 SF영화의 소재가 아님을 말해준다. 과거 지구 역사상 다섯 번 있었던 대멸종은 자연적 기후 변화 때문이었는데,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여섯째 대멸종’을 인간이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기후변화는 당장 체감하기 어려운 문제일까. 시간이 갈수록 혹독한 영향은 분명해질 전망이다. 한국에서도 110년 동안의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치명적인 폭염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조차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가령 인위적인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열의 90%는 지금까지 해양으로 흡수됐다. 해양은 화석연료를 태워서 생긴 이산화탄소의 20~30%도 받아들였다. 일단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빙하가 녹는 속도가 서서히 빨라지면 태풍, 폭우,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 재난의 빈도와 강도는 더욱 세질 수밖에 없다.

탄소 배출이 계속 늘어난다? 이것도 사실이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오늘날 지구 평균온도는 1℃ 상승했다. 마지막 빙하기에서 간빙기에 도달하는 데 약 1만 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4~5℃ 올랐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무려 20배 빠른 속도다. 같은 기간 동안 280ppm 수준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 415ppm 수준으로 늘어났다. 과학계는 기후가 되돌아올 수 없는 ‘찜통 지구’ 상태로 빠지지 않고 안전한 상태로 유지되기 위한 상한선을 1.5℃로 제시했다. 이는 2015년 196개국이 합의한 파리 기후협정의 목표기도 하다.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협의체’(IPCC)에 따르면,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늦어도 2020년 이전부터 하향 곡선을 그려 10년 뒤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야 하고, 2050년까지 순 배출 제로(0)에 도달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 파리 기후협정이 발효됐지만,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1.7% 증가했고, 2018년 2.7%로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 배출량도 큰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어쩌다 ‘기후 악당’ 국가가 됐나

이 지경이 되도록 각국 정부는 무엇을 한 걸까. 과학자들의 경고가 거듭됐는데도 말이다. 196개국이 지구 온도 상승을 1.5℃까지 억제하자고 합의했지만, 각국이 제출한 기후변화 대책 목표를 모두 달성하더라도 지구 온도는 3.5℃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정부가 마련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매우 안일하고 미흡하다는 의미다. 지구적 기후 파업은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부의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를 두고 “기후 대책을 ‘논의’(talk)하기 위한 회담이 아니다. 논의는 충분했다. 기후와 관련해 ‘협상하는’(negotiation) 회담이 아니다. 자연은 협상하지 않는다. 이건 기후 ‘행동’ 회담이다”라고 강조한 이유다.

청소년을 비롯한 수백만 명이 시위를 벌이며 정부의 행동을 촉구했지만, 각국 정상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회의를 주재한 유엔 사무총장은 앞서 1.5℃ 목표 달성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2030년까지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 순 배출 제로(0)를 달성하는 수준의 계획을 수립해줄 것을 각국 정상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진전된 기후변화 대책을 제시한 국가는 소수에 불과했다. 정부가 기후위기에 대처할 의지도 능력도 결여됐음을 스스로 재증명한 셈이다.

3박 5일 일정으로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연설했다. 하지만 연설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대통령은 “한국은 파리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이 고공행진을 보이며 계속 증가해 과거 국제사회에 약속한 2020년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정부가 얼마 전 인정한 사실과는 상반됐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며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30%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2017년 현재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 톤을 넘어섰고, 이는 정부 목표보다도 15.4%나 초과한 실적이었다. 녹색성장을 내세웠지만 석탄발전소 건설과 디젤차 구매 촉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실제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가 수장으로서 이전 정부가 행한 정책 실패에 대해서도 솔직히 인정하고 적극적인 정책 의지를 표명했어야 했다.

게다가 한국이 정한 2030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1.5℃가 아닌 3℃ 수준의 온난화로 이어지는 목표라고 혹평한 바 있지만, 정부는 자화자찬에 빠져있다. 과감한 에너지 수요 억제와 효율 향상을 촉진하고, 재생에너지를 적극 확대하며 급증하는 석탄발전과 내연기관차의 조속한 퇴출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진전된 정책 의지가 담기길 기대했지만, 이번 대통령 연설은 기존 대책의 반복에 그쳤다. 심지어 한국이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에 앞장서 ‘기후 악당’으로까지 불리며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는 것을 정부는 정말 모르는 것일까.

한국의 정치는 기후위기에 대해 너무 조용하다. 한반도의 온도 상승은 지구 평균보다 두 배나 더 빠르다. 폭염일수는 1980년대 8.2일에서 2010년대 15.6일로 90% 증가했다. 이대로 가다간, 기온·습도가 일정 기준을 넘어 체온 조절 기능을 방해하고 생명에 위협을 주는 ‘살인폭염’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 한국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7위국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지구적 기후위기에 대한 한국의 책임이 낮다고 할 수도 없다. 한국은 에너지와 곡물 자급률이 각각 6%와 23%에 불과한, 에너지와 식량 안보 취약국가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 침묵은 직무유기를 넘어서 중대한 범죄다. 외부로부터 강한 충격을 통해 변화를 강제당하기 전에 기후위기에 대한 능동적 준비와 대응을 착수해야 할 때다.

기후 파업 “우리 미래를 태우지 마세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의 대통령 연설이 있은 뒤 한국의 청소년들도 기후 파업을 진행했다. “환경이 먼저다” “우리 미래를 태우지 마세요”와 같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청소년 500명이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벌이고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수능이나 중간시험보다 기후위기가 더 무섭다’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진심이었다. 정부와 국회가 청소년들의 절박한 외침에 응답할 수 있을까.

환경·인권·노동·청소년·농민·종교 등 시민사회로 구성된 ‘기후위기 비상행동’가 내세우는 요구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정부는 기후와 생태적 위기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하며, 언론과 협력해 상황의 시급성에 대해 제대로 알려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다루고 이에 역행하는 정책을 조속히 폐지해야 한다. 둘째,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제로(0)를 위한 구속력 있는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절반, 2050년 이전까지 ‘0’으로 감축하기 위한 정책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논의기구를 마련해야 한다. 위기의 양상이 광범위하고 복잡하면서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존 정부 정책결정이나 현행 국회 대의 방식에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정부 권한을 위임한 논의기구를 마련하고 사회적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불이 난 집에서 앉아있을 사람은 없다. 그런데 우리 ‘모두의 집’인 지구가 불타고 있는데도 정부 대책은 안일하기만 하다. 우리 세금은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데 쓰이고 기후 침묵의 정치가 우리를 더욱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투여해 행동할 때다.

이지언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기고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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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소식입니다. 청정 발전 계획(Clean Power Plan)은 지난해 6월 초안으로 발표됐는데,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2030년까지 30% 감축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올 여름까지 사회적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하겠다고 했고(굉장히 많은 의견이 취합됐다고 합니다), 미국시각으로 어제 공식 발표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목표는 32%로 더 강화됐습니다.


지난해 중국이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미국이 '기후변화와의 전쟁'을 선포한 셈인데요. 온실가스 배출 양대국이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입니다. 그 메시지를 보면, 단순히 온실가스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대기오염 질환과 사망을 낮춰 공중보건을 강화하는 한편 에너지 효율 등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국의 연방 정부가 각자 상황에 맞게 목표를 달성을 해나갈텐데, 특히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선 배출성능기준을 도입해 효과적인 규제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온갖 기후변화 대책의 무용론을 내세우는 '기후 회의론자'에 맞서 이런 대책을 견지했다는 것은 높이 사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미국의 기후 목표가 역사적 배출 책임에 맞게 보다 더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중국 역시도 배출 정점이 (중국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2030년 이전에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구요. 따라서 이번 목표는 '최대치'가 아니라 '최저치'로 삼아야 하며, 계속 강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북극 석유 탐사, 셰일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개발을 중단해야 하는 과제도 남았습니다.


이지언

화, 2015/08/0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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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후긴급행동이 1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코로나가 잦아들기는커녕 세계 곳곳에서 재확산되는 기세다. 미세먼지 농도를 수시로 체크하는 게 지난해까지의 일상이었다면, 이제는 매일 신규 확진자수를 확인하고 재난 문자에 피로감을 느끼는 세상에 산다. 시간이 흐를수록 감염병도 문제지만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더 무섭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공중보건 위기는 어느 덧 경제위기로 치환됐다.

사람의 이동과 물류가 멈추자, 맑은 공기와 자취를 감췄던 동물들이 돌아온 ‘코로나의 역설’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오래 지속될 것 같지 않다. 자연의 회복은 곧 경기 침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어떻게든 다시 굴러가도록 정부는 전례 없이 막대한 규모의 돈을 풀고 있다. 올해 세 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만 60조 원에 달한다. 국민재난지원금, 위기 기업 구제, 고용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확충과 같은 명목의 경기 부양책이 동원됐다. 

‘오늘날 만약 신이 있다면, 그것은 경제 성장일 것이다.’ 이 명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건재해 보인다. 적어도 한국의 상황은 그렇다. 정부의 위기 대응이나 재정 투입 방식은 생태적 위기를 불러온 기존의 방식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기업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명목으로 온실가스, 그린벨트,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며, 국익을 앞세워 해외 석탄발전 건설 사업에 공적 재정을 퍼붓는 것과 같은 방식 말이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은 이런 회색 성장주의에 도전하는 프로젝트인가. 유럽연합의 그린딜이나 대선 레이스가 진행 중인 미국 민주당이 제시한 그린뉴딜은 공통점이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한다고 대충 얼버무리지 않는다. 2050년 전까지 유럽과 미국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막대한 공적 재정을 투여해 경제 전반의 탈탄소 전환을 추동하겠다는 자금 계획도 동반됐다. 유럽은 그린딜에 향후 10년간 1조 유로(약 1,300조원) 투자하면서 친환경이나 유해를 끼치지 않는(‘do not harm’) 조건일 경우에만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런 조건에 따라 화석연료는 물론 핵발전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의 하나로 그린뉴딜이 제시됐지만, 녹색의 구체적 목표와 규모가 무엇인지는 불명확하다.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 없이 녹색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호는 공허하다. 회색 경제를 강하게 눌러 구조적 전환을 촉진하지 않은 상태에서 녹색을 아무리 덧칠해봤자 겉치레에 불과할 뿐이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대책은 대규모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산업계의 으름장을 핑계 삼아 정부는 소극적인 기후변화 대책을 정당화시킨다. 뚜렷한 개혁 조치도 없고 녹색 투자 규모도 어정쩡한 한국판 그린뉴딜은 그래서 왜소하다.

세계는 코로나로 인해 기존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일상을 맞았다. 위기의 시간 속에서 배운 게 있다면, 우리 사회가 마음만 먹는다면 집단적으로 방향을 바꾸고 이전과는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우리 사회가 현재 직면한 생태적 위기를 똑바로 바라볼 수만 있다면,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뉴딜이 새로운 사회적 계약이라면, 코로나 이후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는 행동하는 시민들의 몫이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 활동가

탈핵신문 2020년 7월호(79호) 칼럼

토, 2020/10/1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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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요금 개편 방향으로 그간 제시된 연료비 연동제, 원가주의, 외부비용의 내재화, 거버넌스 개편 등 과제는 왜 하나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가?
● 이런 방향에 대해서 시민사회는 공감 또는 촉구하는 입장이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비용 및 세금 이슈와 관련해 시민사회가 더 역할을 맡을 수 있고, 그럴 의지도 있다.
● 관건은 정부와 정치권의 태도와 의지다. 전기요금을 포함한 ‘에너지가격체계 개편’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였다. 에너지기본계획에서도 개편 필요성과 방향이 매번 제시됐다. 그럼에도, 해당 과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이유는 정부 의지와 원칙의 부재, 포퓰리즘에 기반한 정치권의 행태와 언론 보도의 책임이 가장 클 것이다.※교육용 전기요금 단가를 대폭 낮추는 ‘전기사업법’ 법안 발의(2020.09.01.)
● ‘전기요금 체계 개편 로드맵’은 주택용 누진제 개편으로 축소됐고,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없는 에너지 전환’ 프레임에 갇히게 됐다.
● 정부가 전기요금 개편 책임을 계속 유예한 뒤 오히려 공을 공론화 기구로 넘긴 대목도 마찬가지다. 우려스러운 상황이다.“전력 도매가격을 전기 소매요금에 반영하는 ‘도소매요금 연동제’와 에너지 전환에 따른 환경비용 부담금을 별도로 부과하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국민의 선택에 놓이게 됐다.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 9월 19~20일 이틀에 걸쳐 전기요금 합리화 등 8과제를 주제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 예비토론회를 개최하고, 분임당 10명으로 구성된 50개 분임에서 토론과 함께 1차 예비투표를 했다.전기요금 합리화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전기요금 인상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에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전폭적인 동의를 바탕으로 전기요금 합리화를 추진하려던 정부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전기요금 합리화 국민 선택에 달렸다’ <전기신문> (2020.10.04.)
● 연료비 연동제는 10년 전부터 실행을 검토하던 방안이다. 저유가 상황이니 도입에 유리할까. 반대로 유가가 오르면 다시 요금을 할인하자는 정책 판단이 나오지 않을까. 한전이 공언한 원가 공개, 2019년 수립된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외부비용 평가위원회’ 구성은 이행되었는가.

● 전기요금 개편 방향 관련 주로 합리적 시장 가격 마련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에너지 기본권의 보장에 대한 강조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과도한 할인과 필수사용보장제 대상의 불합리한 기준은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전기요금 개편이 곧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식되는 현 상황에서 에너지 복지와 기본권에 대한 원칙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 그린뉴딜이 단순한 에너지원의 전환이 아닌 막대한 공적 재정 투여를 통한 구조, 인프라 개혁과 일자리 창출, 사회 불평등 해소의 방향을 담은 대목이 기존의 녹색성장 정책과의 주요한 차별점일 것이다.
● 주택 에너지 효율과 단열 성능을 높이기 위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공공 건물만이 아닌 주택 등 민간 건물로 더욱 확장해 추진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이런 정책이 우선돼야 전기요금 개편의 영향이 에너지 성능이 취약해 더욱 전기를 많이 쓰는 저소득층에게 전가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 환경비용이 당장 계측이 용이한 재생에너지와 탄소 배출권 비용으로 이해되고 이를 고지서에 표기하거나 분리 부과하자고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매우 미흡한 수준인 환경 및 안전 관련 과세의 강화, 화석연료와 원전에 제공되는 다양한 보조금의 투명히 산정과 해체가 보다 더욱 강조되고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 전력산업기반기금을 개편해야 한다. 전기요금 개편이 이뤄지고 요금이 결과적으로 상승한다면, 기금 수입도 증가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금의 목적이 혼재되어 있고 에너지 전환과 충돌되는 사업에 대한 지원도 계속된다는 것이다. 전기요금 개편과 함께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에너지전환기금’으로 개편해야 한다.
●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 규제 체계 마련이 필요한데, 그간의 정책 관행과 전력 당국의 고질적 폐쇄성에 비추어보면, 투명성, 민주성, 공정성의 원칙을 확고히 한 독립된 거버넌스의 재구성이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

대한전기협회 10월19일 제3차 전력정책포럼 전기요금 개편 관련 토론회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활동가의 토론문

발표자료


전기요금 개편과 소비자 인식 변화(이서혜).pdf
2.33MB


그린뉴딜_활성화를_위한_전기요금정책이태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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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0/10/2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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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지구온난화 방지 달성을 위해 IPCC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의 필요성을 제시했고 이를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이하 전략)의 수립 배경으로 설명하면서도, 정부는 전략의 비전을 ‘2050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습니다’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회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 관련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가장 논란을 벌였고, 올해 유엔 제출 전에 수정될 것인지 주목됐던 2030년 감축 목표의 강화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이 실망스럽게 반복됐다. 회복 불가능한 기후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허용량(탄소예산)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당장 5년 내, 10년 내 확고한 탈탄소 경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5년 이후에서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적극 검토’라고 모호한 단서만 달았다.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앞서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목표보다 20% 수준 초과 배출한 상태다. 이런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한편 코로나 위기로 인한 배출 감소 효과와 그린뉴딜 등 신규 정책의 효과를 반영하는 과업을 정부는 계속 뒤로 미룬 채 30~40년 먼 미래의 목표만을 언급한다면, 공허한 선언의 재탕, 기존 기후변화 대응 실패의 반복일 뿐이다.

탄소중립은 분명 ‘도전적 목표’가 맞고, 어느 사회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례 없는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과제다. 정부는 1년 이상 전략 수립을 위한 의견수렴을 거쳤다고 하지만, 시민사회 요구에 대한 최소한의 피드백은 물론 어떠한 반영 없이 기존 정책 틀과 수단을 그대로 나열해 제시하는 데 그쳤다.

당장 5년, 10년 내 탈탄소 전환을 위한 정책 목표가 불분명한 만큼 이행 전략에서도 혁신적 정책 과제가 보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와 친환경차를 강조하지만, 현재 지배적인 석탄발전과 내연기관차의 퇴출 전략과 목표는 왜 없는가. 정부는 부족한 정책 의지를 ‘공론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국가기후환경회의라는 기구에 위임한 채 본연의 책임을 미루고 있다.

온실가스 다배출 인프라와 경제 구조를 뜯어고치는 대신 정부가 제시하는 전략은 온실가스 배출을 어떻게든 지속하면서 몇 가지 상용화되지도, 검증되지도 않은 기술 공학적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탄소포집활용저장CCUS/대기직접포집DAC). 현재 승용차 중심의 교통량 증가는 내버려둔 채 내연기관차를 친환경차로만 바꾸고 ‘자율주행차’를 도입하는 게 우리가 바라는 사회상인가. 공공 투자를 통한 대중교통의 인프라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공공교통의 강화하는 방안은 고려조차 없다.

기후위기 대응에서 정부 역할은 무엇인가. ‘사회 전 부문이 참여하는 과감하고 긴급한 기후행동 실천’을 위한 사회전환은 필요하다. 기후위기 대책을 본격 펴지고 않았는데도 당장 화석연료로 분류되는 여러 산업과 업종이 위기를 맞고 고용 문제가 발생되는 현실이다. 화석연료는 퇴출하되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새로운 양질의 녹색 일자리로 전환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위기가 가시화되고 대량 실직이 발생한 뒤는 늦다. 해당 산업의 노동자, 지역 공동체를 예상되는 피해자로만 규정할 게 아니라 전환의 주체로 바라보고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 공청회 자료 링크

금, 2020/11/2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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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경영센터가 발간하는 <비영리 거버넌스 인사이드 2020 겨울호>에 기고한 기후위기 대응 관련 2021 비영리 트렌드입니다.

2021 비영리 트렌드 | 가을호에 이어 겨울호에서도 비영리영역의 트렌드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코로나 19 이후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환경, 시민사회, 사회복지, 국제개별협력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점과 이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2021년의 변화에 대해 담았습니다.

생존의 위기로 다가온 기후위기

올해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가속화되는 생태적 위기와 기후위기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로 인해 화석연료 소비가 잠시 주춤해지자 사라진 동물과 맑은 공기가 돌아오는 ‘코로나의 역설’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배출되면 대기 중에 수백 년 지속되는 온실가스 농도는 꾸준히 최고치를 기록하는 추세입니다. 한국에서도 기록적인 장마와 폭우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겪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 온도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산업화 이전 대비 1.5℃는커녕 3℃ 이상 상승할 전망입니다.

불과 1년 사이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오른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앞서 국회도 만장일치에 가까운 합의로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을 가결했고, 최근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명시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사회 이행 기본법’이 발의되는 등 후속 법제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론 환경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겨레>는 지난 4월 종합일간지 최초로 기후변화팀을 신설했고, 언론사의 기후변화 관련 기획과 연재 보도가 크게 늘었습니다.

기후행동의 세 가지 흐름

물론 이런 변화는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청소년을 비롯한 다양한 시민사회의 행동이 만든 변화였습니다. 청소년 기후행동은 전 세계 청소년들과 함께 지난해부터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를 벌여왔고, 올해 3월 정부의 소극적 기후위기 대응이 위헌이라며 헌법 소원을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 운동을 위한 연대기구인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지난해 9월 세계 ‘기후 파업’을 맞아 출범한 이후 정부와 국회, 기업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행동을 벌여왔습니다. 

최근 기후위기 대응 운동은 기존 운동과 몇 가지 측면에서 다른 흐름을 나타냅니다. 첫째,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선 존재론적 위기이며, 사회와 정치 모든 영역의 행동과 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기후 운동의 대중화가 필요합니다. 둘째, 기존까지 정부에 대한 온건한 개입이 오늘날 기후위기 대응의 실패를 불러왔다는 반성 속에서 최근 기후운동은 급진화되는 추세입니다. 기후위기를 막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절박함 속에서 결석이나 파업부터 화석연료 개발 현장의 기습까지 직접 행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셋째, 기후위기 대응은 전례 없는 구조적 전환과 불평등 해소라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대의 확장을 요구합니다. 현재 기후운동 연대기구에 청소년, 환경, 인권, 노동, 농업, 종교, 과학 등 각계각층의 사회단체가 참여하며 열띤 토론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1년 ‘기후위기 대응’을 중점사업으로

파리기후협정이 본격 출범하는 2021년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해입니다. 정부에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설정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시민사회도 태세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2021년의 중점사업으로 정하고 주도적인 활동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체에 담당 인력과 예산을 배정하는 일도 필수입니다. 아울러 ‘기후위기 비상행동’과 같이 대중적 기후운동에 동참하고 연대하기를 기대합니다. 12월,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2021년 운동 목표와 전략을 논의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이지언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행위원장

금, 2020/12/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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