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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환경부는 영주댐 시험 담수량을 즉각 방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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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환경부는 영주댐 시험 담수량을 즉각 방류하라.

admin | 월, 2020/09/28- 20:33

환경부는 영주댐 시험 담수량을 즉각 방류하라.

 

 빼어난 경관과 함께 흰수마자로 대표되는 우리 하천 고유의 생태계를 잘 간직한 내성천이 영주댐 건설로 크게 훼손되었지만, 환경부가 강 복원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대신 지난해 9월 시험담수를 강행한 데 이어 당시 국회에 제출한 시험담수 계획을 임의로 변경한 채 담수를 연장하고 있다. )생태지평은 시험담수량을 즉각 방류할 것을 환경부에 엄중히 요구한다.

 

1. 흰수마자 등 내성천 깃대종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환경부 시험담수

내성천은 2008년에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중 최우수하천으로 선정되었으나 영주댐사업이 4대강사업 중 낙동강사업의 핵심사업으로 포함되어 시행되면서 매우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댐 건설로 인한 회룡포 훼손 등의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흰수마자와 흰목물떼새, 먹황새 등 내성천을 대표하는 깃대종은 이미 사라졌거나 그 생존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멸종위기야생생물 급이며 고유종인 흰수마자는 영주댐 건설 전 어류조사에서 우점종에 버금가는 아우점종으로 분석될 만큼 내성천이 최적의 서식처였지만 댐 건설 후 3차례에 걸친 인공증식 방류에도 불구하고 2018년도 영주댐 사후환경영향조사에서 단 9개체만 확인되었다. 흰목물떼새(멸종위기 ) 또한 2016년도부터 계속된 시민공동조사로 내성천이 국내에서 매우 중요한 서식처로 확인되었지만 영주댐 건설 후 모래톱의 육역화가 진행되면서 그 서식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영주댐 상류에 가장 높은 밀도로 번식지가 확인된 가운데 시험담수가 강행되어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근래 우리나라에서는 내성천 등 극히 일부지역에서만 보였던 먹황새(멸종위기 , 천연기념물) 2018년 겨울부터 내성천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내성천의 주요 깃대종들이 모두 영주댐 건설 이후 서식처가 크게 훼손되는 등 내성천의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

 

환경부는 이런 상황에서 영주댐 시험담수를 강행하였는데, 흰수마자 등 내성천의 멸종위기종 야생생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검토는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사안임을 엄중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 국회에 제출한 시험담수 계획을 임의 변경한 시험담수, 당장 전량 방류해야

영주댐 시험담수 강행부터 협의체 운영과 모니터링 계획을 담당하는 주무부서는 환경부이다. 환경부가 당초 시험담수를 무리하게 강행한 주요 명분은 하자보수기간 만료 전에 댐 발전기 부하시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환경부는 정작 이 시험을 위한 목표수위에 도달해서는 수위를 변경·운영하려 시도하면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환경부가 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영주댐 처리방안 마련을 위한 모니터링 계획은 댐 안전성 검증계획, 영주댐 협의체 구성()과 함께 영주댐 시험담수 계획을 포함하고 있는데, 시험담수와 관련하여 발전설비 정격수위(154.7m)에 도달하고, 이후 점차 방류하여 9월초 시험담수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격수위는 지난 7월 말에 이미 도달했는데, 환경부가 이 목표수위를 상시만수위(EL.161.0m)로 변경·운영하려 시도하면서 환경부 스스로 제시했던 이행계획을 부정하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이는 사실상 지속적인 담수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번 장마로 160m 이상 담수된 이력이 있고, 현재 154m 161m까지 담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당초 목표수위에 도달한 이후 이미 많은 시간이 경과하였고 그동안 환경부가 시험담수 명분으로 내세운 발전설비 부하시험 등을 할 기회 또한 충분하였기 때문에 당장 담수량 전량을 방류해야 한다.

 

영주댐 협의체 역시 상시만수위로 목표수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한 부실한 운영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협의체가 단순히 이해관계자 간 주장을 늘어놓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 생태지평은 환경부가 협의체 운영에 불신을 초래하는 행위에 신중할 것을 요구하며, 계획대로 시험방수량을 전량 방류하고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협의체 운영을 정상화 할 것을 준엄하게 요구한다.

 

2020. 09. 20

 

)생태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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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는 지난 26일 보도를 통해 ‘2024년 환경부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민생과 함께하는 환경복지, 미래로 나아가는 녹색강국” 이라는 표어를 내세우며 녹색으로 대표되는 환경 문제와 복지를 함께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그 내용의 면면을 살펴보면 환경복지가 아닌 개발복지, 녹색이 아닌 회색을 염두에 둔 계획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나 윤석열 정부의 4대강사업을 비롯한 토건 중심적 하천관리에 대한 집착은 이번 주요정책 추진계획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환경운동연합은 그토록 많은 사람이 반대하고 녹조 독소를 포함한 수많은 환경 문제로써 증명된 4대강 보를 정상화라고 이름 붙이는 것도 모자라 적극 활용하겠다고 외치고, 시대에 역행하는 하천 관리 방향을 설정한 윤석열 정부 환경부의 정책 추진계획에 참담함을 느낀다. 윤석열 정부가 성과라고 주장하는 ‘치수 패러다임의 전환’은 오히려 ‘치수 패러다임의 퇴행’에 가깝다. 윤석열 정부의 2기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예정되었던 금강과 영산강 4대강 보에 대한 철거를 졸속으로 처리하였고, 환경부는 이를 두고 4대강 보를 정상화하였다며 성과로 얘기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은 정치적으로는 지난 1기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 보 처리방안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 즉 지난 정권 때리기에 지나지 않으며, 정책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자연에 기반한 하천 관리를 논의하는 흐름에도 맞지 않는 구시대적이고 퇴행적인 결정일 뿐이다. 기후와 생태의 위기에서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세계는 하천에 더 많은 공간을 내어주고, 물길을 막고 있던 보와 댐 등의 구조물을 철거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기존에 있던 불필요한 보와 댐을 철거하지는 못할망정, 10개소의 신규 댐 건설 계획까지 발표했다. 환경부는 녹조 현상을 심화시킨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해야 하면서도 녹조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외치는 자기모순에 빠졌다. 4대강에 16개 보가 들어선 이후 매년 여름이면 강은 녹조로 인해 초록빛으로 물들며, 가장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낙동강의 경우 곤죽에 가까울 정도로 녹조가 번성한다. 환경운동연합을 포함한 시민사회가 나서서 녹조의 위험성을 조사한 결과 4대강 유역 농작물에서 녹조 독소가 축적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도, 환경부는 농작물에 대한 전수조사나 녹조 저감을 위한 진정성 있는 해법을 하나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2024 환경부 추진계획에서 녹조에 대한 대책으로는 가축분뇨, 오수시설 등에 대한 관리 강화와 녹조 제거 장비 확충 등이 짤막하게 언급되었을 뿐, 유속을 감소시켜 녹조가 번성할 환경을 조성한 4대강 보에 대한 대책은 일언반구도 없다. 환경부는 시민사회와 민간 전문가가 분석한 결과를 부정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추어 조사와 검증만을 취사하여 선택하고 있다. 4대강 보 활용부터 신규 댐 건설, 준설에 이르기까지 환경부의 물관리 정책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발언들이 요소요소에 반영되어 있다. 여기에 장단 맞추듯 환경부가 발표한 추진계획에는 ‘패러다임의 전환’, ‘과학적 활용’ 등의 수식어로 치장된 정책들이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환경부의 물관리 정책 계획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아닌 퇴행이며, 과학적 검증의 결과가 아닌 미신적 믿음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국민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대통령의 입맛에 맞춘 정책은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기를 바란다.  
화, 2024/01/3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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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을 가로막고 있는 수문은 철옹성 같다.

낙동강은 영남권의 상수원이기 때문에 4대강 사업대상지 중 그 어느곳보다도 수문개방이 시급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역 기초지자체의 반대로 인해 여전히 수문을 열어서 강의 흐름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 15일부터 함안보 소문이 임시로 개방되었다. 26일 현재 함안보는 2.3m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환경부는 함안보 수문 임시 개방을 통해 농업용 양수시설에 대한 시설개선과 수문개방에 따른 낙동강 환경변화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26일 경남환경운동연합과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함안보에서 광려천 하구까지 2.4km 구간 을 답사했다. 수문이 개방되자 물속에 있던 녹조 저감장치와 쓰레기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caption id="attachment_202815"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중에 설치하였던 녹조저감장치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16" align="aligncenter" width="640"] 물밖으로 드러난 어도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14" align="aligncenter" width="640"] 소수력발전시설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26" align="aligncenter" width="640"] 함안보를 흐르는 물은 여전히 짙은 녹색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영남주민의 상수원 낙동강 바닥에 겹겹이 쌓인 쓰레기

멀리서는 보이지 않던 각종 쓰레기가 강바닥에 겹겹이 쌓여 강의 일부가 되어있었다. 특히 강가에 처박혀있는 곤포사일리지 7~8개는 충격적이다. 지난 태풍에 떠밀려온 쓰레기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영남주민의 상수원 낙동강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다. 버드나무 종들은 물을 좋아한다. 하지만 수위가 내려간 낙동강 강가에는 버드나무들이 고사해서 앙상한 가지만 뻗은채 서있는 버드나무 무덤더미가 흔하게 보인다. 생각없이 눈에 들어온 고사한 버드나무군락은 죽음의 늪에 들어온 듯 싶어 순간 무서울 정도다.

[caption id="attachment_202818"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남주민의 상수원 낙동강 바닥에 겹겹이 쌓인 쓰레기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20"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남주민의 상수원 낙동강 바닥에 겹겹이 쌓인 쓰레기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21"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남주민의 상수원 낙동강 바닥에 겹겹이 쌓인 쓰레기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17"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남주민의 상수원 낙동강 바닥에 겹겹이 쌓인 쓰레기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22"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남주민의 상수원 낙동강 바닥에 겹겹이 쌓인 쓰레기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10" align="aligncenter" width="640"] 곳곳에 드러난 버드나무의 고사무덤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11" align="aligncenter" width="640"] 곳곳에 드러난 버드나무의 고사무덤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조류, 원앙과 흰목물떼새 관찰

엄청나게 넓은 낙동강 모래톱도 드러났다. 모래톱에는 고라니, 너구리, 삵, 수달의 발자욱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수달과 삵 발자욱의 경우 어미와 아기가 함께 인 듯 싶은 발자욱도 있었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에서 관찰되지 않았던 천연기념물 원앙 20여마리가 함안보 상류 하중도 상류구간 수면에서 관찰되었다. 뿐만 아니라 주로 하천의 모래와 자갈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가 관찰되어 수문개방 이후 낙동강의 환경변화가 생물다양성을 가져올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함안보 상류 남지 철교 하류에 넓게 드러난 모래톱에는 철새이동시기를 맞아 철새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202812" align="aligncenter" width="640"] 멸종위기종 2급 흰목물떼새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02813" align="aligncenter" width="640"] 물가에 앉아서 쉬는 새들 ⓒ경남환경운동연합[/caption]

 

11월 중순이면 함안보 수문이 다시 닫힐 예정이다.

언제쯤 낙동강이 자유로이 흘러갈 수 있을까.

 

글/사진 경남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

정리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신재은

 

 

화, 2019/10/2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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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경운동연합, “2019년 금강 모니터링 결과, 멸종위기종 큰고니 급증”

 

[caption id="attachment_204918" align="aligncenter" width="800"] ⓒ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대전환경운동연합이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9년 겨울 세종시 조류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총 70종 4238개체를 확인했으며, 이 중 물새는 40개체 3433개체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 총 63종 2,717개체(물새는 35종 1,759개체), 2017년 총 55종 2,404개체(물새는 29종 1,532개체)와 비교하면 종과 개체수 모두 증가된 결과이다.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꾸준히 조류 종수와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2019년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201호로 보호받고 있는 큰고니의 급증이다. 큰고니 20개체가 금남대교 인근에서 월동중인 것을 확인했다. 4대강 사업이후 자취를 감췄던 큰고니는 2017년 수문이 개방된 이후 2018년 겨울 9개체가 처음 확인되었다.

4대강 사업 전 2,000~5,000개체까지 확인되던 멸종위기종 2급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도 사업 후 자취를 감추었지만, 2019년에는 개체수가 급증했다. 큰기러기 488개체, 쇠기러기 243개체 총 731개체가 확인된 것이다. 2018년 17마리(큰기러기 11개체, 쇠기러기 6개체)가 확인된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수치다.

4대강 사업 이전(2000~2008년) 300~500마리가 서식하던 황오리 역시 4대강사업 이후 서식을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2017년 7개체에서 2018년 61개체, 2019년 200개체로 증가되었다.

황오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큰고니는 모두 모래톱이 있는 낮은 수심의 하천을 좋아하는 서식습성을 갖고 있으며, 개체후 증가는 세종보 수문개방에 따른 서식처의 변화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수금류(오리류)중 청머리오리, 흰비오리, 댕기흰죽지는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확인되었다. 물새 중 특히 낮은 물을 선호하는 수면성 오리는 2016년 690개체 2017년 1,266개체에서 1,453 개체로 증가하였고 2019년에는 2401 개체로 급증했다. 이는 4대강 정비사업 이후 호소화되었던 금강이 수문개방 이후 모래톱과 하중도 등이 생겨나고 수심도 낮아진 것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수금류의 서식개체와 종수의 증가는 합강리와 공주보 등의 수문개방 이후 서식환경이 개선되면서 월동지로 다시 이 지역을 찾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문개방 이후 서식하는 월동조류의 서식밀도와 개체수가 증가하는 경향성이 나온 것으로 매우 유의미한 일이다.

이번 조사에서 맹금류를 포함해서 확인된 법적보호종은 모두 11종이다. 큰고니, 큰기러기, 황조롱이, 쇠황조롱이, 참매, 새매, 흰꼬리수리, 독수리, 큰말똥가리, 흑두루미, 흰목물떼새, 원앙 등이다. 2018년에 비하면 검은목두루미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1종이 감소되었다.

세종시 건설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 15종의 법적보호종 서식이 확인되었다. 합강리가 아직 보건설 이전의 완전한 모습을 찾고 있지는 못 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문개방에서 나아가 보가 해체된다면 지금보다도 자연성 회복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이종으로는 검은어깨매가 금남대교 상류지점에서 1개체가 확인되었다. 검은어깨매는 국내 미조(길잃은새)로 기록된 매우 희귀한 조류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사무처장은 “수문개방 이후에 3년에 걸친 겨울철새 조사결과는 서식지역의 회복과 복원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며, “조류의 개체수와 종수는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더 안정화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수문개방 이후 변화와 효과를 꾸준히 모니터링 하여 조류서식처를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정밀한 조류조사 등을 통해 향후 습지보호지역의 지정 등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2019년 겨울 조사는 지난 2020년 2월 6일에 진행 했으며 단안전수조사로 시행되었다. 조사지역은 세종시와 부강 경계지역에서부터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교각까지로 약 12km구간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세종보 상류의 철새들의 이동과 서식현황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 합강리(세종보 상류) 겨울철새 모니터링을 2015년 겨울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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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0/02/1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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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연합야생조류연구회 활동에 늦깎이로 참여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던 2018년 봄, 처음 내성천 흰목물떼새 조사를 접한 소감이자 어렸던 생각은 일곱 글자로 압축할 수 있다.  

흔하지 않은 기회.

탐조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흔한 종이나 멸종위기종이나 보는 개체마다 모두 신종이던 시절, 멸종위기종은 건빵 속 별사탕 보다는 음식점의 후식사탕에 가까웠다. 레몬 맛을 기대하고 노란 사탕을 집었지만 바나나 맛이고 노란색이 아니면 흰색인가 싶어 고르면 사과 맛이 나오는 그런 탐조 생활. 그 흔하다는 레몬 맛은 아직도 못 먹어봤는데 멋모르고 집어낸 파인애플 맛 사탕이 알고 보니 한 봉지에 두개 나오는 귀한 사탕이라 하고, 그런 줄도 모르고 깨물어서 급하게 삼키던 나날이 잦았다.
내 2017년 첫 봄섬 조사는 유부도였는데 그 때 본 도요새와 물떼새 종들은 도대체 뭘 본건지 아직도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멧비둘기가 어떻게 우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유부도를 가게 되면 그저 그 중에 동정이 쉬운 민물도요만 내내 쳐다보고 있다가 배나 신나게 타고 돌아오는 거다. 흥미와 사랑은 있지만 지식은 부족하고 이성적으로는 알지만 감정적으로 겪지 않았던 이름마저 귀해 보이는 멸종위기종. 제아무리 멸종위기종이라 한들 그 종을 목표로 조사하는 분들을 쫓아가면 적어도 한 마리는 보겠지 싶은 얕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조사가 올해로 3년째다. 

동아리에서는 활동 조건을 채운 사람들에게 닮은 새의 이름을 붙여주는 전통이 있었는데, 처음엔 그렇게도 낯설던 자기소개가 나중에는 사람 이름은 기억 못해도 새명은 기가 막히게 기억이 날 정도로 익숙해진다. 그 사이 어딘가 사람의 이름보다 새명부르는 게 조금 더 편안해질 때 쯤 흰목물떼새가 새명인 동생이랑 같은 연구실에 학부생 연구원으로 있게 됐다. 우리는 단지 우리의 사심을 채우러 내성천까지 날아가기로 결정했다. 
첫 날 내려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박형욱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은 아마 평생 못 잊겠지.

“이런 곳을 뭐하러 8만원을 내고 따라다녀요. 차라리 그 돈 모아서 쌍안경을 사세요.” 

박형욱 선생님께서는 개인 장비도 없는 학생이 열정만 가지고 조사를 참여하니 대견스러워하시면서도 농담으로 말씀하신 거였지만 사실 그랬다. 그때는 쌍안경도 없어서 동아리 쌍안경을 빌려서 탐조를 다녔었는데, 조사가 힘드니 짐을 가볍게 가져오면 좋다는 말을 듣고 나는 쌍안경의 무게를 줄여버린 것이었다. 그 때 들고 갔던 쌍안경은 스포츠 경기 보면 딱 좋을 쌍안경이었고 조사 내내 이럴 바에는 같은 가격의 뮤지컬을 보러 갔었어야 했다고 후회했었다. 이후 반납을 굉장히 늦게 했었는데 아무도 찾지 않던 그런 전설의 쌍안경. 그런 것을 들고 잘도 첫 조사를 따라다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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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조사 참가비는 이틀 참여에 8만원이었고 조사 참여가 처음이었던지라 당연히 조사에는 참가비가 있는 줄 알았다. 학교 앞 음식점 알바를 짬짬이 한달 해서 버는 30만원 중에 8만원을 선뜻 낼 만큼 흰목물떼새가 보고 싶었으면서도 10만원 하는 쌍안경을 사기는 주저하고 있었던 모순. 이것을 조사 이후로 뼈저리게 후회하고 쌍안경을 마련했다. 그러나 조사에 가면 쌍안경이 없었듯 쌍안경이 있으면 조사를 참여할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번식기를 바쁘게 보내게 되며 첫 조사를 마지막 조사로 더 이상 연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2019년 대학원에 입학하며 까치 연구를 시작했다. 탐조를 다닐 때조차 눈 여겨 보지 않고, 귀 기울여 듣지 않던 까치의 존재는 어느 순간 어느 조사를 가도 까치 소리만 듣고 까치의 움직임만 따라갈 정도로 크게 자리잡게 되었고 그렇게 까치의 생활사가 내 생활사가 되는 까접지몽의 삶을 살던 3월의 어느 날. ‘2018년 내성천 조사’ 단톡방에 2019년도 조사 일정에 대한 논의가 올라오고 있었다. 처음으로 흰목물떼새가 아니라 흰목물떼새의 번식에 관심이 생겼다. 알고 접하는 것과 모르고 접하는 것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차이가 있었다. 
 
꼬마물떼새와 외모도 비슷하지만 알도 비슷하다. 둥지를 짓는 위치도 비슷하다. 둘 다 보통 알을 4개 낳으며 4개부터 품는다. 참 비슷하다. 그런데 같지 않다. 같지 않음에서 오는 차이는 누군가를 1m 간격의 이웃과 살 수 있게 만들면서 동시에 다른 누군가를 멸종위기종으로 만들만큼 컸다. 개체의 생존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생존만큼 번식도 중요하다. 너무도 당연한 사실인데 가끔 우리는 당연한 사실의 중요성을 잊고 산다. 새를 단순히 관찰하던 순간과 새의 번식에 집중해 연구하는 순간의 관심은 다르기 마련이고 나는 그제서야 왜 흰목물떼새가 멸종위기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사는 서식지를 파괴하는 행동과 멸종위기종의 번식을 방해하는 것은 같은 맥락의 이야기인데 무게감이 다르다. 개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과 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음은 약간은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다는 것을 부끄럽게도 이 조사를 통해서야 깨닫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개체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번식 시도 빈도가 높을 수 있다. 그러나 개체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어도 번식이 보장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종이 절멸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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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를 다니다 보면 기가 막힐 때가 참 많다. 보통 꼬마물떼새의 알을 발견했을 때 그렇다. 앞서서 빠르게 걸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꼬마~~.” 비탈길의 달뿌리풀 틈바구니에서 목청을 틔운다. “꼬마 알 4개~~!!” 다가가보면 더 어이가 없다. 지금 이걸 둥지라고 지어 놓은 것 인지. 그럼에도 그 보잘것없는 둥지에서 알을 품고 품어 새끼를 키워낸다. 그렇다면 흰목물떼새는 어떤가. 영역도 넓어서 주변에 다른 새가 있으면 싫고, 다른 새가 없어도 마음에 드는 곳이 없으면 싫고, 심지어 영역도 괜찮아 보이고 모래톱도 넉넉해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싫단다. 그렇게 이것 저것 다 싫다며 번식을 거부하는 흰목물떼새를 보며 가끔씩은 멸종위기종이 멸종위기인 것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생각이었는지는 직접 새끼를 마주하고 나서 깨닫게 되었다. 까치의 번식 생태를 2년째 보고 있다. 만성조인 까치는 처음 부화하고 나서 눈도 못 뜨고 마냥 입을 벌린다. 아늑한 둥지 안에서 다가오는 존재라면 당연히 부모일 것이라 생각하는 안일함일까. 넣어줄 것 없는 상대를 향해 끊임없이 밥을 달라며 울부짖는다. 포식을 당한다면 도망칠 수 없기에 일방적인 살육의 현장이겠지만 평소엔 그저 평온한 일상의 연속이다. 사람의 접근을 지켜보는 부모만 속이 탈 뿐. 그러나 물떼새는 다르다. 아직 난치도 떨어지지 않았지만 달릴 수 있다. 도망갈 수 있다. 새끼 4마리가 모두 달리다 자갈에 숨었다. 숨도 쉬지 않는 것처럼 가만히 있는다. 과연 이런 존재를 두고 멸종할 만하다고 할 수 있을까?

처절한 귀여움. 이 매력에 나는 이 조사를 절대 멈출 수 없다. 체력이 남아도는 뽀빠이 타입은 아니다. 폐렴만 앓고 나면 될 것을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가 생겨서 초등학생 때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먹고 먹고 계속 먹는 행위를 통해 건강해지고 이제는 야외 조사도 무리없이 다닌다. 너무 잘 먹는게 탈일 정도로. 물론 올 해도 꾸준히 아팠다. 잔병치레는 여전히 많고 매 순간이 체력적 한계임을 느낀다. 그럼에도 주말에 쉴 수 없었다. 평소에도 주말 없이 일하다 돌아오는 황금 같은 휴일에 내성천을 갔다. 야외 조사 일정이 안 맞으면 일정을 비웠다. 어떻게든 참여할 수 있게 시간을 만들어냈다. 내가 절실한 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번식을 원하는 존재들이 있기에 지금 어떤 상태인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돌이켜보니 참여비가 회당 8만원하던 재작년이 가장 시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3년동안 조사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날은 손에 꼽는다. 하천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라 여전히 세발자국 걷고 새롭게 하나를 배운다. 지난 조사에 알려주신 내용은 한참 후에 다음 조사에 참여하면서 그대로 초기화된다. 하다못해 알고 있던 얕은 전공 지식 마저도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음을 조사 구역마다 새롭게 느낀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논문을 통해 접한 사실들은 심각하고 중요하지만 울림이 길지 않다. 지식은 쌓여가는데 적용 능력은 한없이 하락한다. 그래서 왜 옛말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 않나. 조사하는 내내 나는 내성천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10년전의 모습을 아는 선생님께선 이전만큼 아름답지 않음을 안타까워하시며 2016년부터 조사를 진행한 선생님께선 매년 강의 모습이 크게 변하였음을 속상해하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면 무얼하나, 나는 이전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을. 영주댐에 스러져간 흰목물떼새의 서식지를 더 이상 알 수 없는 것을. 조사를 다니다 보면 가슴 한 켠 어딘가 답답함을 지울 수 없다. 처음 조사에 참여할 때는 희망이 내 손에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물 속에 잠겨 있다. 단 2년만에. 8만원을 내고 따라오질 말았어야 했던 것인지, 모르고 살았어도 됐을 진실은 언제나 눅눅하다.
이에 번식에 성공한 둥지는 곱절의 기쁨으로 다가온다. 종종 내성천에서 물떼새 외 새의 유조를 만난다. 작년에는 이소 직전의 제비들이 둥지에 가득 차다 못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봤고 올 해는 멧새 유조를 만났다. 아직 덜 자란 새끼들을 부모가 챙기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기른 새끼도 아닌데 그게 그렇게 뿌듯하고 기쁠 수가 없다. 그것은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만나는 까치들도 예외는 아닌데 올 해 무엇이 문제인지 조사지의 까치들이 번식을 빠르게 시작했고 4월의 때아닌 추위에 많은 둥지의 새끼들이 전멸했다. 

그 중에 유독 번식을 이르게 시작한 짝이 있었는데 이소 직전에 둥지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새끼를 온전하게 이소 시키지 못했다. 둥지가 떨어진 것을 본 누군가의 신고로 야생동물보호센터를 거쳐 우리 집에 오게 된 새끼 2마리로 인해 요즘 육아의 어려움을 몸소 깨닫고 있는 중이다. 끊임없이 귀뚜라미와 밀웜을 들이밀어도 내키지 않으면 먹지 않는 까치를 보며 왜 멀쩡히 잘 살던 새끼가 어느 순간 갑자기 죽어버리는지 알 것도 같았다. 하필 덜 먹고 있을 때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그냥 그대로 죽는 거구나, 텅 비거나 사체가 고스란히 놓여있는 둥지들을 보며 마음 아파하던 어느 날 경상북도에 비가 그렇게나 많이 쏟아졌단다. 60mm가 넘는 비에 둥지들이 흔적도 없이 쓸려 내려갔다. 멍하니 둥지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면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힘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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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무력함은 무기력함과는 달라서 때로는 원동력이 된다. 인간 문명의 발달이 환경에 미시적으로나 거시적으로나 영향을 미치기에 간접적인 영향까지 모두를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악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않고 텀블러를 들고 다니지 않는가. 제대로 아는 것이 가장 어렵고 실천하는 것은 다음의 문제로 나는 지금 제대로 알아가는 단계에 있다. 내 옆의 누군가가 한명이라도 나로 인해 변한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이다. 

내성천 흰목물떼새 조사.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기를 바라며 두서 없는 글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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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검은꼬리사막딱새 조하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에코크리에이티브협동과정에서 까치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동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다가 뒤늦게 대학연합야생조류연구회 활동을 접하게 되어 새를 알기 시작했습니다. 새의 생활사에 맞춰 살다가 자아까지 의탁해서 살 것만 같아요.
화, 2020/07/2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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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생태원의 이상한 내성천 보고서 - 1

○ 흰수마자에 필요한 고운 모래가 급감했는데, 모래조립질 평균 입경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은 국립생태원


내성천 흰수마자 문제는 올해 국감을 통해 드러난 결과로 인해 더 이상 어떤 조사 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이미 심각함을 드러냈지만, 환경부가 영주댐 문제 처리여부를 검토할 때 유관전문기관들의 의견을 참고하려 할 테니 이 기관들이 내성천에 대해 보여주는 조사방법, 관점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2018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내성천에서 「생태·경관 우수지역 발굴조사」를 실시한 후 2019년 12월 26일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였다. JTBC 뉴스룸이 이와 관련하여 보도를 했는데 단도직입으로 흰수마자 문제부터 꺼냈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모래하천,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피난처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생물 1400여종이 사는 내성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살던 물고기 흰수마자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내성천에 이상이 생겼다는 걱정이 나옵니다..."

국립생태원에서 이 발굴조사를 수행한 보호지역연구팀장이 흰수마자 문제에 대해 답변했다. "영주댐 때문이라고 말을 하기는 힘들고요. 기본적인 모래 조립질의 평균 입경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요"

실제로 국립생태원 조사보고서는 맨 앞의 요약문에서 "내성천 일대 퇴적물의 입도는 평균 입경은 약 0.989mm로, 비교적 분급이 양호한 조립사로 구성되어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이 요약문은 이 입경이 흰수마자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분석하지는 않았다. 그냥 내성천 모래의 평균 입경이 어떻다고 했을 뿐이다. 요약문의 이 분석은 흰수마자와 관련된 분석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평균 입경의 변화가 어떻다는 분석도 없다. 그럼 흰수마자와 관련된 모래 입도조사는 어떻게 할까? 대구지방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가 2016년 4월 1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공동으로 조사 연구한 결과물인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내성천 생태건강성 조사연구/2017.1」 보고서에 담긴 내용 중 흰수마자 관련 분석을 살펴보자.

"흰수마자는 고운 모래입도 조성이 서식지 제한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1mm 미만과 2mm 미만 모래입도 조성 변화를 비교하였다...흰수마자의 거의 유일한 서식 제한요인인 모래입도 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모래가 유입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 분석한 표를 살펴보면 흰수마자와 관련된 입도조사는 1mm 미만, 1~2mm, 2mm이상으로 구분하여 매년의 변화추이를 보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단순한 전체평균 입경이 아니라 입도크기별로 모래비중의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립생태원이 조사보고서 요약문에서 다룬 분석은 흰수마자 서식지 제한요인과 관련된 분석이 아니다. 관련된 분석은 이 보고서의 <흰수마자 서식처 하상 구조분석 및 상관관계 분석>에서 다루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국립생태원은 흰수마자의 거의 유일한 서식 제한요인인 모래입도와 관련된 조사를 수행하지 않았고,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분석 자료를 참고하여 재분석했을 뿐이다. 그런데 국립생태원의 이 분석은 아주 단순한 추이만 나타냈을 뿐 실제 입도가 어떤 경향으로 변화했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한 예로 고평교가 구간 내에 있는 5구간을 살펴보자. 보고서는 이 구간에 대해 "5구간에서는 1mm 이하 모래입도 조성은 2017년도까지 증가경향을 나타냈고, 2018년도에는 감소경향을 나타냈으며"라고 분석하여 마치 2017년도가 모래입경 변화의 분기점인 듯 표현하였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정확하지도, 정직하지도 않다. 

대구지방환경청이 한국수자원공사가 흰수마자 서식현황 조사의 일환으로 실시한 내성천 모래입도 조사결과를 받아서 20대 국회 환노위 소속 이상돈 의원에게 제출한 내용 중 고평교 분석을 보면 다음 표와 같이 ‘14년 9월에 1mm 미만 입도가 90.8%였다가 ’16년도부터 급감한다. 가장 급감한 상태인 ‘16년 8월을 기준하면 국립생태원 분석대로 2017년까지 증가경향을 나타내고, 2018년부터 다시 감소한다. 국립생태원은 가장 좋았던 시기를 기준하지 않고, 가장 나빴던 시기를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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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2. 2020 1010 고평교 일대 DSC_7563s.jpg


영주댐 시험담수 기간 중 홍수기를 거친 고평교 일대 모래톱. 2020년 10월. <시민생태조사단>

이번에는 미호교가 포함된 4구간을 분석한 내용을 살펴보자. 국립생태원은 “4구간에서는 1,2mm 이하 모래입도 조성은 2016년도부터 감소하다가 2018년도에 약간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고”라고 분석했는데, 이를 21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국감 기간 중 발표한 보도자료와 비교해보자. 

보도자료는 흰수마자 치어 방류 관련 입도조사 자료 중 치어를 방류한 지점의 입도변화를 표시했는데, 미호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흰수마자 치어를 1차와 2차에 걸쳐 방류한 곳으로 치어가 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볼 수 있는 1mm 미만 입도가’14년 9월에는 90% 대였으나 불과 2년만인 ‘16년 8월에 30%대로 급감했다. 이것을 “1,2mm 이하 모래입도 조성은 2016년도부터 감소하다가 2018년도에 약간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고”라고 분석한 것은 정직하지 않다. 이 사안의 맨 앞으로 돌아가서 전문가로서 정부의 한 용역을 맡은 책임자인 국립생태원의 보호지역연구팀장이 jtbc 인터뷰에서 흰수마자 문제에 대해 "기본적인 모래 조립질의 평균 입경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요"라고 말한 까닭을 곰곰 생각해보게 된다. 이미 사후환경영향조사로 확인되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도 제출된 자료인데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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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수, 2021/03/3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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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조사·평가단과 영주댐 협의체

○ 같은 4대강사업인데 4대강 조사·평가단 목적에서 제외한 영주댐 문제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국정과제에 포함하였고, 대통령 훈령 제393호(‘18.8.17)로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두었다. 규정 1,2조는 다음과 같다.


이 규정의 제1조(목적)은 “이 훈령은 한강, 낙동강, 금강 및 영산강의 수질 개선, 수생태계의 건강성 회복과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물의 이용을 위하여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을 설치하고, 그 구성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 있으며, 제2조(설치 및 기능)은 ① 한강, 낙동강, 금강 및 영산강(이하 이 조에서 “4대강”이라 한다)의 다음 각 호의 보(이하 이 조에서 “보”라 한다) 개방에 따른 효과 영향에 대한 조사·평가와 보의 처리계획 수립 및 추진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환경부 소속으로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 평가단(이하 “조사 평가단”이라 한다)을 둔다. 


4대강 본류만 들어 있지 4대강사업에 포함하여 건설한 영주댐 문제를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2020년 6월 19일자로 규정 일부가 개정된 내용에 따르면 조사평가단이 수행하는 업무에 당초 “그 밖에 보 개방 관련 조사·평가 및 보 처리계획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에서 “그 밖에 4대강 자연성 회복 방안의 마련 및 추진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제2조 ②의 6.)으로 변경되었다.


낙동강의 주요 지천인 내성천에 건설한 영주댐은 당초 4대강사업 중 낙동강사업의 핵심사업으로 포함하여 1조1천여억원이 들어갔다. 4대강사업 중에서도 단일사업으로는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낙동강의 자연성회복을 염두에 둔다면 4대강사업 준설로 텅 비어버린 낙동강에 모래를 공급해야 하는데, 영주댐이 공급할 모래를 차단한다는 점에서도 당연히 조사·평가단에 포함되었어야 했고, 환경단체들도 이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외되었다. 조사·평가단을 구성하면서 영주댐을 제외한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강 자연성 회복과 관련된 문재인 정부의 철학을 피부로 느낄 수 없다.


○ 초대 장관은 전량 방류하고, 후임 장관은 댐 안전성 평가한다며 닫아걸고.

영주댐은 2016년 7월부터 시험담수를 시작하였다. 이때는 박근혜 정부 때이다. 문재인 정부로 바뀐 후 초대 장관이었던 김은경 전 장관이 재직 중이던 2018년 3월에 영주댐은 전량 방류되었는데, 후임인 조명래 장관이 2019년 9월에 다시 시험담수를 지시하여 댐에 물을 채웠다.


그러나 9월 시험담수 이전인 지난해 7월에 종교환경회의 소속 5개 종교단체와 환경운동연합 등 6개 환경단체 및 대한하천학회 그리고 이상돈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내성천과 낙동강을 살리기 위해 영주댐 해체 로드맵을 마련하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이 보도자료는 시험담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영주댐 처리에 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 없이 영주댐 시험 담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영주댐과 관련된 최근의 시험담수 논란은 영주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에 정부가 여전히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 때 댐 하류 낙동강 수질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이유로 댐 시험담수를 중단시킨 바 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영주댐 처리에 관한 확고한 청사진도 없이 수자원공사가 느닷없이 담수와 댐 가동을 거론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댐 공사 이후 강이 급격히 훼손되었기에, 지금은 멸종위기생물을 되살리는 등 내성천 생태계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환경부 본연의 역할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흰수마자 등 야생생물 서식환경에 대해 환경부의 전수조사가 시급하다. 이러한 정밀조사야말로 환경부와 수공이 내성천과 영주댐에 관하여 우선 취해야할 대책이라 할 것이다. 하천생태계의 건강성을 책임지고 있는 환경부는 강의 자연성 회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재확인하고, 내성천과 낙동강의 생태보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환경부는 제 사회단체의 댐 담수와 관련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험담수를 강행하면서 “하자보수기간 만료 전 시험담수를 통해 댐 안전성 평가 시행” 및 “내성천 생태·환경 종합진단을 통해 영주댐 처리방안 마련을 위한 정보 확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고 이후 국회에 「영주댐 처리방안 마련을 위한 모니터링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이 계획은 댐 안전성 검증을 포함하고 있으며, <영주댐 시험담수 계획>은 2020년 6월에 발전설비 정격수위인 EL. 154.7m에 도달하여 부하시험 후 점차 방류하여 9월초 시험담수 이전 상태로 회복하도록 하고 있다. 즉 국회에 제출한 모니터링계획에는 부하시험 후에는 바로 방류하도록 되어 있고, 방류 중 다른 모니터링을 하는 계획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환경부는 이 모니터링 계획과 크게 다르게 2020년 11월 중순이 되어서야 방류를 개시했는데, 이 방류 일정에 대해서 TBC(대구방송)는 ”농업용수 공급 가능 수위 149m, 저수율 34%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언론보도대로라면 당초 국회에 제출한 완전방류가 아닌 것인데, 환경부는 이 보도에 대한 해명보도 등을 하지 않았다. 


농업용수 사용 시비와 관련하여 뉴스타파는 위의 요약 글에서 ”농업용수 때문에 댐이 있어야 한다면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논에다 물을 대기 위해서는 다 댐이 필요하다 라는 논리가 된다. 댐 없이도 그냥 하천에 물만 흘러가면 거기다 양수시설만 하게 되면 농업용수 양수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 백경오 국립한경대 교수의 발언을 소개한 바 있다. 


한편 환경부는 이 방류 이전에 10월 15일 방류하기로 결정했지만, 지자체의 반대, 댐 바로 밑에서의 천막 농성 등이 있으면서 방류를 미뤄왔었다. 이 자리에 경북도지사까지 나서서 영주댐 조기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지역의 이런 영주댐과 관련된 기류는 지난해에 해당 지역에 일제히 붙은 현수막 등을 통해 이미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이기 때문에 담수를 강행했을 때는 당초 계획한대로의 전량방류를 이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있었어야 했다. 지역주민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정황인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앞서 소개한 공동기자회견 보도자료 내용처럼 영주댐 처리에 관한 확고한 청사진을 도출한 이후 그에 따라 결정했어도 될 시험담수를 환경부가 행정적 절차를 내세워 강행한 것에 대한 문제를 들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의지가 분명하면 행정 절차는 그에 맞게 운용할 방안을 찾으면 되는 일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환경부가 환경부 본연의 영역인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 문제를 제쳐둔 채 국토부에서 댐 업무가 이관된 후 영주댐 유지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현재 영주댐 처리 관련 사안은 국토부로부터 이관된 수자원정책국이 맡고 있다. 


○ 4대강 조사·평가단과 영주댐 협의체의 차이점

환경부는 영주댐 협의체를 구성하여 1차 회의를 ’20년 1월에 개최하였는데, 영주댐 처리방안 마련과 시험담수 모니터링 전반에 대한 자문 및 정책제언이 이 협의체의 역할이다. 댐 처리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부여한 것은 4대강 조사·평가단 기획위원회가 보 처리방안 등을 심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참고로 4대강사업 총 사업비 중 보 사업비는 집행액 기준으로 1조 4천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각각의 보를 기준하면 1천억원이 안 되는 수준이다. 반면 영주댐 총 사업비는 이미 1조1천억원 규모가 투입되었다. 같은 4대강사업에 대해서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된 4대강 조사·평가단이 다루는 각각의 보에 들어간 국가재정의 규모보다 영주댐 총사업비가 훨씬 큰 규모인데 이를 환경부가 임의기구를 만들어서 다루는 것이 격에 맞는가의 문제가 우선 제기된다. 


구성면에서 볼 때 영주댐 협의체는 공동대표와 간사를 맡고 있는 환경부를 포함하여 시민사회와 전문가, 지역대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4대강 조사·평가단이 ”분야별 대표성 및 전문성 등을 고려하여 전문·기획위원회를 구성“한 것과 다르다. 조사평가단은 지역 주민과 관련하여 ”단장이 요구할 경우 필요한 현지조사 및 주민 등 조사·평가단 업무와 관련된 지역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체계 운영 등에 협조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지역주민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보 처리와 관련된 결정을 전문가에게 맡기고 있다. 


금강에서는 보 처리 문제와 관련하여 정치인들이 현장을 찾아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지역에서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들이 등장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적지 않게 표출되고 보 처리과정이 난항을 겪었다. 이를테면 공주보의 공도교까지 철거한다는 유언비어가 주민들을 자극하였고, 공주보 개방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공주시 우성면 일대는 사실 확인 결과 농업용수 부족이 없거나 백제보 상류지역으로 공주보 영향이 아닌 지역 등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평가단은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여부를 결정한 바 있는데, 만약 지역주민들을 이해당사자라면서 관련 위원회에 포함하였다면 보 처리를 결정하는 일은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본질적으로 4대강 보 문제든 영주댐 문제든 국가 전체에 영향을 주는 국토 이용과 관련된 사안이다.


환경부는 보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이런 문제점을 익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당초 기획위원회 등에 지역주민을 포함하지 않은 배경이기도 할 것이다) 영주댐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지역주민들을 포함하였다. 이미 댐 지역에서는 2019년 시험담수 개시 전에 담수를 하라는 많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그중 무섬마을에 붙었던 현수막은 영주댐과 관련된 사안이 어떤 차원에서 다뤄지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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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섬마을에 부착된 댐 담수 주장 현수막. 2019년 7월. 


영주댐 하류 약 6km에 위치한 무섬마을은 영주댐 담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부산지방국토청이 펴낸 「내성천 중류권역 하천기본계획(2014)」에 의하면 영주댐으로 인한 연 유사량 감소는 무려 55%에 달한다. 이런 영향은 영주댐 가물막이를 설치한 2011년부터 나타난 바 있다. 영주댐을 담수하고 유지하면 마을의 모래톱 훼손을 피하기 어렵다. 무섬마을의 핵심 관광자원이 훼손되면 관광수입도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무섬마을은 댐과 관련된 실질적인 이해당사자이지만 마을 보존회 명의로 영주댐을 담수하자는 현수막이 붙은 것이다. 이는 영주댐 문제가 이미 지역에서 정치적인 사안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가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지역주민들을 포함한 것인데, 영주댐 협의체 운영규정의 제1조(목적)은 ”본 운영규정은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구성된 영주댐 협의체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적시되어 있다. 국가하천에 국가 명승이 있는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내세우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지자체의 지역주민들을 협의체에 포함하면 협의체 내에서의 충돌과 갈등표출은 처음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것이다. (물론 지역민이 모두 댐 유지를 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


댐 처리방안과 관련된 여러 전문적 검토와 논의가 필요한 자리에서 댐 방류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이 위원으로 참여하여 회의석상에서 댐 담수유지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 원만한 회의 진행과 깊이 있는 전문적 검토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협의체 회의가 이미 댐 방류문제를 두고 충돌하면서 반복하여 파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19년 담수 때 국회 제출 자료에 의하면 댐 방류는 분명한 기준에 의해 그 시기와 방법이 이미 결정된 내용이다) 협의체에 분명한 규칙과 상호 존중이 없다면 무늬만 거버넌스가 되기 십상이다.


한편 댐의 영향을 받는 내성천 유역으로 예천에 있는 명승인 회룡포와 선몽대일원이 댐 건설 이후 계속 훼손되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 예천 주민들은 주요 이해당사자이다. 내성천에서 취수하는 지역도 있다. 그렇지만 환경부는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예천주민을 지역민으로 포함하지 않았다. 거버넌스를 내세우면서 정작 중요한 이해당사자를 빼놓은 것이다.


4대강 조사·평가단과 영주댐 협의체가 근본적으로 다른 위상을 지녔다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조사·평가단은 회의록을 작성하면서 참여한 전문가의 주요 발언을 모두 기록하고 있지만 영주댐 협의체는 회의 결과만을 회의록으로 남기고 있다. 1조1천억원을 들인 댐의 처리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환경부가 맡긴 역할의 무게를 감안하면 이런 회의록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자칫 권한만 부여한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금이라도 여러 전문가로 구성된 4대강 조사·평가단에서 영주댐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격에 맞다고 할 것이다. 물론 영주와 예천 등 지역민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하고 고민하는 부분도 함께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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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화, 2021/07/2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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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참회도 사과도 없었다

●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정책이 힘을 얻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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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책임자를 고발하는 용지에 서명하는 시민들. 2013년 9월.


사과란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비는 행위이다. 잘못한 일이 있을 때 사과하지 않으면 관계를 새롭게 시작하기 어렵다. 같이 있어도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함께 나아가기 어렵다. 역사적으로는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사과, 일제의 앞잡이가 된 사람들의 국민에 대한 사과를 들 수 있다. 사과보다는 사죄가 더 적합할 수 있다. 참회하지 않으면 새 방향으로 새 걸음을 뗄 수 없다. 참회하여 사과하지 않으면 용서와 화해가 없고, 청산 또한 없어서 남은 불씨가 갈등의 씨가 되고 같은 일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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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4대강사업 중단촉구 전국사제단식기도회. 2010년 5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국정과제로 4대강 자연성 회복이 추진되었다. 자연성 회복은 곧 강의 종적, 횡적 연속성을 회복하는 일이어서 당연히 보 해체를 전제한다. 4대강사업이 우리 국토에 가한 질곡을 풀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부 부처가 아무런 명분 없이 이전과 반대되는 일을 할 수 없다. 국가재정으로 운영되는 공적 영역이기에 그에 대한 분명한 배경과 이유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4대강사업의 무엇이  잘못이었는지를 밝히고 그 일에 국토부와 환경부가 앞장선 것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래서 어떤 일을 왜 해야 하는지를 밝혔어야 했다. 


이로써 다수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동의를 얻어 강의 자연성 회복 정책을 추진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했다. 4대강 자연성회복 업무는 환경부가 중심이 되어서 추진되고 있는데, 4대강사업에 앞장섰던 환경부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아무런 사과 없이 언제 그랬냐는 듯 4대강사업을 정리하는 일을 한다면 힘 있게 추진하기 어렵다. 크게 잘못한 주체가 반성과 사과 없이 자연성회복을 반대하는 지자체 등을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4대강 조사평가단을 만들면서 기획위원회에 민·관을 구성하는 거버넌스의 형식을 취했지만, 그 이전에 환경부가 진심어린 사죄를 먼저 했어야 조사평가단의 위원회도 힘 있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굴레를 풀지 못하니 환경부가 2019년 3월 27일 개최한 자연성 회복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 저명한 해외 전문가를 초청해놓고도 보도자료 조차 내지 않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졌다. 급기야 2020년 10월 29일에 환경부가 4대강조사평가단 주최로 개최한 우리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는 페널 토론자로 참석한 공주대학교 장민호 교수가 보 구조물의 철거 문제와 관련하여 말하면서, 유량 변동 폭이 커지면 서식하는 생물도 어려움이 있으니까 쉽게 철거라는 단어를 쓰기는 어렵다고 언급하는 일까지 생겼다. 


자연하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역동성(dynamic)으로 이런 역동성이 앞서 소개한 순간서식처를 만들고, 하천의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갈 다양한 공간을 만든다. 하천 고유의 유황은 매우 중요해서 작은 물새들은 이른 봄부터 서둘러 번식을 시작하여 장마가 들기 전에 마치며, 물고기들은 1년 중 유량변동 폭이 가장 큰 시기인 장마를 기다려 범람원에 알을 낳곤 한다. 환경부가 초청한 전문가가 유량 변동에 따른 서식 생물의 어려움을 들면서 쉽게 철거라는 단어를 쓰기 어렵다고 말한 상황은 환경부가 강 자연성 회복 정책을 추진하면서 분명한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MXpqL9ZmaQ


지금의 추세로는 4대강자연성회복 앞에 놓인 높은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없다. 4대강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낙동강 문제를 기준으로 볼 때 환경부가 꼼짝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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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화, 2021/08/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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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의미

 

강이 여러분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산책공간? 캠핑장소?

강은 생명을 이루는 공간입니다. 사람만이 아닌,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는 공간. 우리는 종종 쉽게 잊곤 하지만, 강에는 무수한 생명이 살아가고 있으며 그 생명들이 균형을 이루며 강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강의 생태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고 무신경하게 있는 사이, 강의 생태계는 빠르게 악화되었습니다. 특히 강의 오염과 개발로 인한 하천의 단절 현상에 큰 영향을 받은 회유성 물고기들이 이러한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WWF가 발표한 지구생명지수 보고서(The Living Planet Index (LPI) for migratory freshwater fish: Technical Report, 이하 LPI 보고서)에 따르면, 회유성 어류는 전 세계적으로 1970년 대비 76%의 개체수 감소를 보였다고 합니다. 바다와 강을 오가는 전체 물고기 4마리 중 3마리가 사라진 것입니다. 오랫동안 강과 하천을 개발해 온 유럽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져 약 93%나 개체수가 줄었다고 합니다.

강에 살고있는 모든 생명이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플라스틱을 배설하는 한강의 수달

[caption id="attachment_218647"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달[/caption]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은 한국의 강가를 중심으로 넓게 서식하고 있습니다. 한국 강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수달이 그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은 하천의 개발과 함께합니다. 댐과 보와 같은 하천을 단절하는 구조물은 수달의 자유로운 이동을 차단하고 먹이활동을 제한합니다. 1974년 팔당댐이 생긴 뒤, 꽤 오랜 시간이 흐르기까지 한강에서  수달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8648"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달의 배설물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조각[/caption]

환경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강과 하천을 생태적으로 회복하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한강에도 수달이 차츰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수달은 여전히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사람의 편의를 위해 콘크리트로 개발한 강 주변에 수달이 몸을 숨길 은신처는 없고, 무분별하게 버린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한 수달이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의 강은, 여전히 수달에게는 어려운 곳입니다.

 

고향을 잃는 흰목물떼새

[caption id="attachment_218649" align="aligncenter" width="640"] 흰목물떼새[/caption]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는 지구에서 우리나라와 동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한 새입니다. 이 새는 특이하게도 하천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자갈밭이나 모래밭에 둥지를 틀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웁니다. 자연스럽게 하천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한국이 하천을 개발하면서 많은 서식처를 잃게 되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8650" align="aligncenter" width="640"] 모래밭에서 부화한 새끼 흰목물떼새[/caption]

보와 댐이 이들에게 특히 치명적인데, 하천의 수위 상승으로 모래톱과 같은 서식처가 잠기게 되면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살아갈 곳을 잃게 됩니다. 마치 댐이 지어지고 마을이 수몰되어 고향을 떠나게 되는 사람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계속해서 장벽에 가로막히는 연어

[caption id="attachment_218651" align="aligncenter" width="640"] 보를 뛰어넘으려 애쓰는 연어[/caption]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회유성 물고기 연어. 흔히 연어라 하면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나오는 외국의 일을 생각하기 쉽지만, 한국에도 연어가 회귀합니다. 한반도는 연어가 분포하는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어 해마다 남대천, 온천천 등지로 연어가 회귀하고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8652" align="aligncenter" width="640"] 보로 인해 막힌 강물[/caption]

하지만 대양을 해치고 돌아온 연어들은 다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합니다.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하천을 가로막고 있는 수많은 보들을 뛰어넘어야만 알을 낳을 수 있는 상류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물고기들이 상류로 올라가기 위해 설치한 어도 또한 전체 보 중 설치된 곳이 16%에 그치며, 이렇게 설치된 어도 또한 물고기들이 실질적으로는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하천의 연결, 회복을 위한 해체

앞서 전 세계적으로 민물 어류의 개체수 감소세가 심각하다고 얘기했습니다만, LPI 보고서는 북미지역의 예외적인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북미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28% 개체수 감소세를 보였는데, 북미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댐 철거 운동이 그 영향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댐, 보의 철거는 환경적으로도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자연회복 방법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은 7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댐 철거를 통해 강의 연결성을 회복하여 매년 약 100개 정도의 댐을 철거하고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8653" align="aligncenter" width="640"] 철거되는 Glines Canyon 댐[/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18654" align="aligncenter" width="640"] 댐이 철거 된 자연성을 회복 중인 Elwha 강[/caption]

한국 또한 하천의 생태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주시를 관통하는 전주천은 과거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다수의 보를 설치했지만, 도심 개발로 인해 용도가 다한 보는 하천의 물길을 막은 채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전주시는 환경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전주천의 자연적인 복원을 선택했고, 사용하지 않는 보를 철거하면서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가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남시의 탄천 또한 비슷한 복원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도심에 방치된 탄천의 보는 수질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봄이면 기온 상승으로 부유물질과 악취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로 민원이 급증했고, 이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졌습니다. 환경단체의 활동과 설득을 통해 성남시 또한 보 철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결국 2018년 미금보를 철거하게 되었습니다. 철거한 미금보에도 전주천과 마찬가지로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가 돌아오는 등 생태계가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8655" align="aligncenter" width="640"] 흐름이 막혀 녹조가 가득 낀 백제보 상류의 강물[/caption]

그동안 한국은 댐 공화국이라고 부를 정도로 많은 댐과 보를 지으며 강을 개발했습니다. 4대강 사업을 위해 강 바닥을 헤집으며 수많은 생명의 서식처를 유린하고, 거대한 보를 지어 물이 흐르지 못하게 한 아픈 역사는 아직 현재진행 중입니다. 이로 인해 보의 수문이 열리지 않은 강은 더 이상 강이라고 부르기 힘든, 저수지와 같은 모양이 되었습니다. 강을 인간의 편의로만 사용해왔던 것이 과거의 우리였다면, 이제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강, 모두를 위한 강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모두의 강을 위한 서명페이지 -> https://www.rivers4recovery.org/

 

토, 2021/09/1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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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최근 몇 년 사이 제주는 몰라 보게 달라졌다. 여행자들에게 여유로움과 위로를 주던...

금, 2019/11/0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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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_사진1 원본크기 _DSC2811s 내성천 중류 예천.jpg

내성천 중류 예천, 모래강은 아이들을 엄마처럼 품었다. 모래강은 다시 흘러야 한다. 박용훈

국토부가 아닌 환경부가 시험담수라는 이름을 내걸고 영주댐 수문을 닫았다. ‘종합진단’을 끼워 넣었지만 거대한 녹조를 재현하고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훼손하는 일이다. 4대강 보를 ‘자연성 회복’ 방향으로 열어 조사하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였다. ‘4대강 살리기는 생명 살리기’라고 홍보했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사라진 내성천과 영주댐 이야기, 지금 내성천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떠올려 글을 쓰기 위해 숨을 크게 돌려야 했다. 벌써 아마득한 시간이 되어버린 그때를 찾아가려면, 사라진 것들을 하나하나 불러보려면…
내성천이라는 모래집이 있었다 
내성천은 백두대간 고산준령에서 봉화, 영주, 예천, 문경 쪽 영남지역으로 쏟아낸 물길들이 대간에서 뻗은 문수지맥과 만나 모여 흐르는 강이다. 대간 아래로 중생대에 관입한 화강암층이 오랜 세월 풍화하여 봉화-영주 분지를 만들었고, 물길들이 이곳의 모래를 끌어다 내성천에 부려놓아 우리나라 최고의 모래강으로 만들었다. 강과 산맥이 함께 흐르며 굽이마다 펼쳐놓은 하얀 모래밭과 그 여백이 조화를 이뤄 한국 최고의 산수라는 평을 받는다. 명승 110곳 가운데 4곳이 내성천 유역에 있을 정도로 강의 경관이 매우 빼어났다. 명승 제16호인 회룡포와 제19호인 선몽대일원이 내성천 하류에 있으며, 하류의 하곡 폭은 평균 700미터에 이른다.
2009년 여름, 4대강 사업 종합계획이 나온 뒤 ‘생태지평’을 따라 낙동강 보 예정지로 가다가 낙동강 구담습지와 멀지 않은 예천 오천교에서 이 강을 처음 보았다. 비가 왔는지 물이 조금 불었고, 모래가 가득했다. 그해 여름휴가 때 낙동강을 기록하는 일정에 내성천을 넣었다. 그 뒤 내 좌표를 다시 설정하는데 이 강의 존재는 매우 중요했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됐고, 강 이곳저곳에서 ‘속전속결’이란 표현에 걸맞은 ‘전쟁터’ 같은 죽음의 모습들을 마주해야 했다. 그러다 찾은 백두대간 아래 평은의 마을들은 여느 산골 고향마을이었고, 그곳을 흐르는 강은 그저 평화롭고 잔잔했다. 어디나 넓고 판판한 강은 햇살에 반짝이며 은빛 여울로 흘렀다. 
그곳의 모래는 강에 들어가 찬찬히 보면 알갱이들이 쉬지 않고 흘러갔다. 강물은 바닥의 두툼한 모래 덕에 그 빠름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모래 위로 자신의 모습을 일부만 보여준 채 흘러갔다. 한여름 밤 내성천 강변에서 반딧불이가 생명의 춤을 추듯, 강 안을 걷다 보면 무언가 반가움에 몸을 비비는 듯 차가운 물길이 발을 감싸곤 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모래 속과 모래 위에서 물은 모였다 갈라지고 다시 모이면서 바다로 향했다. 생각해보면, 흐르는 것들은 그것을 바람이라 하든 시간이라 하든, 또는 비라 하든 강이라 말하든 모두 섭리의 발현이다. 작은 모래알 하나도 지구의 다른 시간들이 서로 만나야 할 곳에서 만나 모래가 되어 그곳에 다다른 것이다. 강물이 흘러가다가 무심히 내려놓은 곳에 상 없는 상을 새기다가 또 다른 강물을 만나 바다로 향했다. 그곳에 작은 언덕과 골을 이뤘다가 흩어지고, 다시 언덕이 생기고 골이 생겼다. 모든 생명이 다 인연을 따르는 것이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으며, 너무 얕지도 깊지도 않은 곳을 따라, 수줍은 듯 모래로 집을 삼는 흰수마자는 내성천이라는 모래집에 들어 뼈와 살과 비늘을 받은 내성천의 귀한 아이였다.
아름다운 지구 정원이 온갖 삶을 품었다 
비가 와서 큰물이 지면 수달과 고라니, 삵이 다녀간 모래들도 큰물을 따라 바다로 떠났다. 늘 그 자리를 지켜온 모래톱은 사실 그 자리를 지켜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모래톱이었다. 만약 늘 그 자리를 지켜왔다면 풀과 나무가 자라 땅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래톱이 모래톱으로 있어야 하는 소명은 기실 다른 데 있었다. 작은 물새들은 이른 봄부터 강변에 맑고 높은 소리를 남기다가 어느 순간부터 도통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알락할미새들이 쌍쌍으로 강물 위에서 날렵한 곡예를 뽐내지만, 그것은 너무 조용해진 강변의 지루함을 깨려는 작은 마법이거나 대를 잇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물새들을 응원하기 위한 장엄한 화음임에 틀림없다. 흰목물떼새가 흰 모래밭 위에 가장 먼저 알을 낳아 품으면 시간을 두고 꼬마물떼새가 슬금슬금 자리를 잡는다. 강에 붙은 산에서는 황조롱이나 수리부엉이가 모래톱을 주시하고, 한낮 달궈진 모래밭에서 물새들은 서서 그늘을 만들거나 강물을 몸에 적신 뒤 살금살금 돌아와 알의 체온을 낮춰준다. 강에서 장마기 홍수는 큰 변곡점이다. 때가 되면 강이 몸을 부풀려서 떠나야 할 것들을 데리고 떠나는데, 물새들은 그 시간이 되기 전 서둘러 새끼를 키워낸다. 
큰물이 지나간 자리, 강과 연결된 작은 물웅덩이에는 치어들이 줄지어 오가고, 새 모래톱에는 낯익은 흔적들이 다시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농사를 지어왔듯이, 그 강에서는 늘 그렇게 강물이 흘렀고, 흰수마자가 살아왔으며, 흰목물떼새가 해마다 온 힘을 다해 알을 품어왔다. 그 강에 들어서는 것은 수십억 년 동안 온갖 생명의 기운이 함께 빚어낸 아름다운 지구 정원의 문 하나를 여는 것이어서, 그것을 단박에 알아보는 아이들은 탄성을 지르며 강으로 뛰어가곤 했다. 
곶자왈에서 아이들이 내성천을 찾았다. 처음 강의 모래를 밟아본 아이들 표정에는 신기함이 가득했다. 몇 명의 어른과 10여 명의 아이들은 모래밭을 걷고, 모래 위에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함께 강을 건너고, 흠뻑 소나기를 맞고, 편을 나눠 꼬리잡기를 하고, 물 위에 둥둥 떠서 팔다리를 뻗은 채 눈을 감고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그렇게 내성천은 ‘아이들의 강’이 되었다. 그해 가을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수사님 한 분이 내성천을 찾았다. 비를 맞으면서도 동영상으로 강을 여러 날 기록한 그는 이 땅에서 피어날 여러 피카소의 싹을 영주댐이 없앨 것이라면서 탄식했다. 지난여름 회룡포는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아픈 상처를 드러냈다. 아이들은 여전히 찾아왔고, 내성천은 품에 안았다. 바다 같던 그 품이 볼품없이 작아지고 있다. 
적당한 봄날 산마루에 서서 물결치는 연록의 잎들을 보면서 교과서에 실렸던 <신록예찬>을 떠올렸던 적이 있다. 그리고 강변에도 이런 계절이 있다는 것을 그 강에서 처음 알았다. 덩치가 가장 큰 왕버들은 작은 버드나무들에게 먼저 오는 봄을 양보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한꺼번에 연록의 빛을 뿜어냈다. 이에 화답하듯 강을 따라 이어진 산 여기저기에서 산벚꽃이 일제히 분홍빛을 뽐냈다. 볕 좋은 봄날에 강이 굽이굽이 펼치는 한 편의 카드섹션이었다. 평은과 이산에는 굵은 왕버들이 큰 군락을 이뤘었는데, 이산이 물새들에게는 좀 더 아늑했던지 봄이면 원앙을 비롯한 여러 야생오리들이 모여 느긋하게 봄볕을 즐겼고, 저녁이면 아름드리 20여 그루의 왕버들 가지마다 멧비둘기들이 수없이 날아와 앉았다. 늦봄, 산 절벽 밑 물가에 핀 하얀 찔레꽃은 그냥 예쁘고 소박할 뿐이어서 장사익이 부른 것처럼 “너무 슬프고 서러워서 목 놓아 울어야 하는” 그런 하얀 꽃은 결코 아니었다. 한여름이면 왕버들 그늘 아래로 물고기가 모여들었고, 맞은편 절벽 숲의 나무들에는 백로와 왜가리들이 적당히 자리 잡은 채 해를 산 뒤로 보냈다. 강을 따라 넓고 긴 모래밭과 너무 일찍 베어진 왕버들 군락 밑으로 70년 세월의 녹물이 교각에 밴 송리원철교가 있었고, 그 아래로 금강마을 사람들이 불로산이라 부른 크고 깊은 계곡이 별유천지로 펼쳐졌다. 계곡 숲 여기저기에서 작은 산새들의 고운 울림이 얕고 맑게 흐르는 강물 위를 타고 퍼져나갔고, 계곡의 침입자를 끝까지 주시하는 물떼새들과 달리 할미새들은 호기심 반 무관심 반으로 사람을 대했다. 수달은 곳곳에 흔적을 남겼는데, 그 계곡을 여러 번 찾았어도 먹황새가 그곳에서 해마다 겨울을 나는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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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중류 예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흰수마자, 영주댐 건설로 자취를 감췄다.  박용훈
8년치 모래를 파낸 뒤 강은 숨을 멈췄다 
어느 날 많은 포클레인이 댐 상류의 평화로웠던 강으로 들어왔다. 흡사 4대강 준설현장을 다시 보는 듯했다. 영주시는 2012년 한 해에만 댐 상류에서 내려오는 8년치 양의 모래를 파냈다. 모래는 돈이 되는 골재였을 뿐, 환경부조차도 흰수마자의 서식처로 여기지 않은 듯했다. 4년 동안 모래를 파낸 뒤 2013년에는 다묵장어가 보이지 않았고, 2014년에는 흰수마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불로산 계곡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던, 큰 바위를 뿌리로 감싼 왕버드나무가 어느 날 베어져 강물에 던져졌다. 그해 겨울 계곡에서는 요란한 전기톱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영주댐에서 상류로 20킬로미터 일대 강 양쪽 산의 나무들이 베어졌다. 평은과 이산의 왕버들도 모두 사라졌다. 이십여 마리씩 한가롭게 떠 있던 원앙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400년 된 느티나무가 천수를 누리지 못했고, 무엇보다 영남의 전통문화를 잘 간직해온 400년 된 마을들이 전통을 살리자는 21세기 초입에 사라졌으며, 531세대가 고향땅을 등져야 했다. 귀한 손님인 먹황새는 해마다 겨울을 보내던 계곡을 나와 강 여기저기를 떠돌았는데, 지난해 겨울에는 이 새를 보았노라고 반갑게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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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상류 영주 금강마을 앞, 내성천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마음을 모았다.  박용훈

댐 하류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극심한 골재 채취와 댐 공사 뒤 모래가 하류로 흘러간 만큼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내성천은 점점 빈약해졌으며, 풀과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서 모래톱들은 더 이상 바다를 향해 나아가지 못했다. 여뀌에 이어 달뿌리풀과 버드나무가 모래톱을 차지할수록 작은 물새들의 번식지는 줄어들었다. 넓고 판판하던 물길이 좁아지고 빨라진 채 깊어졌으며, 강바닥은 더욱 거칠어졌다. 고운 모래가 급속히 줄어들었고, 2017년까지 영주댐 사후환경영향조사에서 180개체 넘게 나왔던 흰수마자가 2018년도에는 단 9개체만 확인됐다. 내성천 모든 구간에서 흰수마자가 멸종의 벼랑으로 내몰리는 것이 확인되자 환경부는 서식처 복원은 외면한 채 치어 방류에 급급했다. 한편 2016년도부터 내성천 흰목물떼새에 대한 시민공동조사가 이어졌고, 해마다 이십 몇 개씩 둥지가 확인되면서 내성천이 국내 최고 서식지임을 확인했는데, 그 가운데 댐 상류의 서식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흰수마자나 흰목물떼새 모두 서식지 보전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환경부는 오히려 지난 9월에 영주댐 시험담수를 강행했다. 
정부는 영주댐의 목적은 ‘갈수기에 낙동강에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백두대간의 물을 받아 두툼한 모래층에 저장하면서 낙동강에 보내온 내성천이 잘 해오던 일이었다. 2016년 1차 시험담수를 했으나 녹조가 심해 2018년 3월, 김은경 전 장관 재임 시절에 전량 방류했다. 그 뒤 1년 반 동안 아무 일도 안 하던 환경부는 국토부에서 넘어온 수자원공사가 발전기 부하시험 같은 이유를 내세워 시험담수를 요청하자 댐의 철거·존치에 대한 처리방안 마련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는 종합진단을 2년 동안 함께 하겠다면서 허가했다. 댐 착공 뒤 10년, 강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흰수마자는 절멸 직전인 긴박한 때에 2중대 소리를 듣던 환경부가 이제 하천유지용수 공급용 댐이라는 새로운 댐의 시대를 열며 무대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몇 해 전 대구의 어린이들과 함께 회룡포 전망대에 오른 적이 있다. 강이 곧장 가면 편할 것을 왜 이렇게 한 바퀴 빙 돌아가느냐고 물었는데, 아직 고사리 손인 지웅이가 “마을을 돌아서 물을 주려고요”라고 말했다. 아이들만 할 수 있는 답이었다. 지웅이는 강에 도착하자 모래성을 쌓고 풀잎 물고기를 그 안에 띄워 놀았다. 흰수마자와 흰목물떼새를 위해, 그리고 지웅이를 위해 내성천은 예전처럼 흘러야 한다. 뒤늦은 면피성 조사가 아니라, 복원과 보전을 위한 결단이 필요한 때다. 그 결단에 지금 당신의 응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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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 268호 '강'특별호 '우리 땅 우리 강의 말'에 실린 글을 옮겨 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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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운영위원인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이 전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화, 2020/03/24-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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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수몰마을에서 쫒겨난 사람들 아파트 하나 얻고, 삶은 송두리째 내줘

 개발사업으로 사라진 공동체 문화 자산, 삶의 근간 무너져

개발정책에 대한 윤리적 접근 필요

 

성장 중심의 국가주도 개발정책은 개발의 이익을 취하는 사람과 개발에 따른 부담을 떠안은 지역주민 사이에 불평등이 발생시켰고, 개발정책의 계획 수립 과정에서부터 실행과 평가에 이르기까지 공공의 참여가 배제되면서 심각한 사회갈등을 야기 시켜왔습니다. 개발정책으로 인한 지역간, 세대간 불평등과 사회갈등을 줄이고 환경훼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책수립 과정에서부터 균형 잡힌 정보의 제공과 충분한 검토와 숙의 과정을 거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점은 그동안의 수많은 개발 사업을 겪으면서 얻은 뼈아픈 교훈이었습니다.

환경정의연구소는 실제로 자연환경의 생태적 가치와 지역주민의 삶에 대한 고려 없이 개발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어 왔는지 영주댐 개발 지역 주민을 직접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사라진 댐 건설 계획, 4대강사업으로 부활

처음 댐 건설 계획의 시작은 1999년 송리원 다목적댐 건설 계획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낙동강수계 물관리 종합대책 수립 중 환경개선용수 공급을 위한 댐으로 계획되어 낙동강 하류 수질을 2등급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송리원댐’이라는 이름으로 계획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계획한 낙동강 하류 수질 개선을 위해서 댐을 개발하더라도 오염배출량이 획기적으로 감소되지 않는 한 신규 수자원이 모두 개발된다 하더라고 하류 수질의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이렇게 사라지는 가 싶었던 댐 건설계획은 4대강 마스터플랜에 포함되면서 부활하였습니다.

4대강사업을 밀어부치면서 댐 건설을 반대하던 지역주민을 설득하기 위하여 대세론과 개발이익, 지역경기 활성화 등을 주장하면서 주민간담회가 진행되었고,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에 건설이 계획된 댐은 ‘영주댐’으로 이름을 바꿔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이 추진되었습니다.

 


물문화관에서 바라본 영주댐

 

댐이 건설되면서 400년 이상 된 공동체 문화유산 사라져

영주댐 건설과정에 529세대가 이주하였고, 지정문화재 15점이 해체되었고, 댐 건설 사업비는 2009년 댐 건설 고시 당시 8,380억 원에서 약 11,030억 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영주댐이 건설되면서 유교문화와 관련 있는 중요 지정문화재도 수난을 겪었습니다. 장석우 가옥, 장씨고택, 만연헌, 의관댁, 성황당, 심원정, 금광리 까치구명집, 내림리 모은정, 신천리 경주 손씨 월춘정과 괴헌고택, 덕산고택, 도림서당 괴동재사, 충주 석씨 재사 및 이산서원 등이 해체되었고, 경북 북부지역 최초의 교회인 내매교회와 교회에서 1910년 설립한 영주지역 최조의 사립학교인 사립기독내명학교도 해체되었습니다. 이처럼 영주댐 건설로 인하여 문화적 자산이 그 본래 모습을 잃었을 뿐 아니라 400년 이상 전통적인 공동체를 이루며 전승해온 문화적 자산이 사라지면서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온 마을 주민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역사성을 부정한 보상비, 문화적 자산의 가치도 공동체 문화도 사라져

영주댐 건설로 수몰지에서 나와 이전한 내매교회를 찾아 목사님과 영주댐 건설과 지역 공동체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댐 건설이 시작되자, 수공에서는 내성천 수몰예정지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하고, 보상을 시작했습니다. 400년이 넘게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던 농촌의 공동체는 보상 앞에 형편없이 깨졌고, 수공이 던진 보상금이라는 작은 돌멩이는 가족들의 사이에도 파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수공의 보상금은 삶의 터전을 옮기기에 부족했고, 특히 가진 거 없는 사람들에게는 터무니없는 보상인데, 작은 보상마저도 수공에게 우호적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를 갈라 주민을 이간질 시켰다고 합니다.

 

수몰예정지에 있던 내매교회는 1909년에 지어진 사립기독내명학교(기독교사적지)를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건물이었지만 수공은 건물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오래된 건물이니 감가상각 이라며 오히려 보상이 작아져서 이천만원을 보상금으로 정하더라구요. 지금의 자리에 이사해, 건물을 복원하고 나니 교회는 오히려 빚더미에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돈만 던져주는 수공의 보상금 때문에 가족해체를 겪은 분들도 많아요. 수몰지 어느 노부부는 보상금을 받아 자녀들에게 모조리 나눠주고, 그 후에는 아무도 자신을 모시지 않아서 갈 곳이 없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또 수공이 제공해주는 이주단지에 입주하고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미려던 젊은 부부는 건설이 진행되면서 보상금으로는 도저히 이주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집이 아직 다 건설되지 못한 상황에서 오갈데 없어진 부부는 스스로 세상과 이별을 택했습니다. 아직 어린 자녀들이 남아있었지만, 궁지에 몰린 부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거죠

 

수공이 준 보상금이 그들의 삶을 막다른 길,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간 것입다. 수공의 보상금은 오랫동안 함께 살아간 마을 공동체를 깨지게 만들고, 가장 끈끈한 가족까지도 해체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기독교 사적11호 내명학교 이건작업 (사진제공: 내매교회)

한국기독교 사적11호 내명학교 이건작업 (사진제공: 내매교회)

수몰된 마을이 바라보이는 곳에 이전한 내매교회 (사진제공: 내매교회)

수몰된 마을이 바라보이는 곳에 이전한 내매교회
(사진제공: 내매교회)

 

힘없는 노인들에게 깡패 같았던 수공

댐건설과 관련한 정보를 빨리 접한 사람들은 그나마 보상을 더 받을 수 있었지만, 가난하고 못 배우고, 힘 없는 노인들은 눈을 뜨고도 적은 금액에 울며 겨자먹기로 이사를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자식이 보상금을 정할 때 함께 있었던 노인들의 형편이 좀 나았으나, 자식마저 가까이 없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의 손에 평생의 터전과 맞바꾼 쥐꼬리 보상금이 책정되었습니다.

 

수공은 마치 깡패처럼 힘없는 노인들의 평생 삶의 터전을 강제로 빼앗아 댐을 건설했어요.

보상금액이 정해지자, 수공에서는 이사를 아직 가지 못한 주민들의 집에 공탁을 걸었어요. 공탁금을 찾지 않은 가구에는 강제집행이 시작되었는데, 특히 힘없는 노인들은 갈 곳마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안동법원에서 온 집행관은 노인들의 집에서 집행문을 읽고, 붉은 점퍼를 입은 강제집행관들이 집을 에워싸고. 아직 장롱도, 냉장고도 차마 꺼내지 못한 집에서 노인들의 곡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겨우 교회가 나서 수공과 노인 사이를 중재해 시간을 벌어 한 달 여 남짓한 시간 안에 이사를 가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노인들이 갈 곳은 마땅치 않았어요. 수공에서는 보상이 끝나버린 노인들에게 빨리 이사를 가지 않는다고, 반말을 하는 등 거친 표현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겨우 이주단지 안에 있는 빌라에 세입자가 되거나, 운이 좋거나 땅이 조금 있다면 영주 시내 아파트로 이사를 갔지만, 그곳에서는 노인들이 할 일이 없었어요. 평생 땅을 일궈 살아왔는데, 아스팔트로 가득한 시내에서 노인들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이 말라갔어요.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없었고, 아파트 노인정이라도 가려했지만, 다른 곳에서 이사 온 외지 노인에게는 노인정에 가는 것조차도 기존 노인정 구성원들이 허락이 필요했다고 하더라구요.“

 

내매교회에서 만난 목사님은 보상을 둘러싼 가족 해체의 아픔은 자연을 죽이고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어둠의 힘 때문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이미 수몰지에 대한 보상은 끝났지만 수몰이후 주민들의 아픔을 달래주려는 노력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지적하며, 개발로 인해 이주를 할 수 밖에 없다면 주민을 위해 공동체를 유지하고 삶을 근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독일이었다면 국립공원이 되었을 내성천

내성천은 한국에서 모래가 가장 발달한 강으로 주목받는 곳입니다. 영주댐 인근 무섬마을에서 만난 독일의 생태 전문가는 독일에 내성천이 있었다면 어쩌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을 것이라고 하며 아쉬워 했습니다. 내성천은 백두대간의 맑은 물이 산지를 따라 흐르면서 많은 모래를 실어 나르고 모래는 강이 휘도는 자리마다 쌓여 백사장이 어우러지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2010년 한국을 방문해서 내성천을 둘러본 미국 버클리대학교 랜디 헤스터교수는 ‘은퇴하고 여생을 보내고 싶은 곳’이라 극찬을 한 곳 입니다.

영주댐은 건설 계획 초기부터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과 생태 훼손에 대한 문제가 큰 개발사업이었습니다. 하천에 만들어 논 유사조절지는 물과 모래의 흐름을 바꿔 놓았고, 유속이 빨라지고 모래 알갱이가 굵어지면서 멸종위기종이 살던 내성천은 영주댐 건설 이후 생태계 변화와 녹조피해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정의연구소는 영주를 찾아 댐 개발 이후 지역사회와 내성천의 변화, 주민의 삶의 변화를 들어보았습니다. 수질개선 용 댐이 정말 필요했을까? 개발정책 수립 당시로 돌아가 다시 질문한다면 우리는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개발이 이루어지는 현장의 환경파괴와 공동체 해체, 그리고 그 영향을 받는 주민의 삶의 문제까지 고려하는 개발계획에 대한 윤리적 접근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2020년 환경정의연구소

화, 2020/09/0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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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주댐을 살리면, 내성천은 죽는다. - 불가능한 공존


● 영주시가 결사반대했던 영주댐과 정상가동하라는 영주댐의 차이

○ 영주댐과 국내 유일한 모래강 중 어느 것이 지역에 더 보탬이 될까?

영주댐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99년 8월 기획예산처가 송리원댐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이다. 이후 1년간 경북 북부지역에서 거세게 반대한 후 2000년 8월에 기획예산처(이하, 기예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요청한 영주댐 타당성 조사용역비 27억원을 전액 삭감하였다. 기예처가 발표한 직후인 ’99년 9월초에 경북 북부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박시균(영주), 권오을(안동갑), 신영국(문경, 예천)의원이 공동으로 송리원댐 건설계획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으로 발표했다. (영주댐 문제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이상돈, 강은미, 심상정 의원 외에도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민주당 이미경 의원도 지적한 바 있다. 20여 년 간의 경과를 보면 현재의 여야 모두 영주댐건설사업을 반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주시의회가 두 번에 걸쳐서 영주댐 건설계획 백지화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경북북부권행정협의회, 봉화군의회 등도 댐사업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2009년 4대강사업 마스터플랜에 포함된 영주다목적댐건설사업은 ”낙동강사업의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하여 그해 12월에 착공하였다. 


영주시는 영주댐을 ”명품 관광댐“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왔다. 별다른 생계수단이 없는 이주단지 주민들 또한 관광으로 인한 수입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댐 밀도 세계 1위인 우리나라에는 낙동강유역만 해도 대형 댐으로 안동댐, 임하댐, 부항댐, 군위댐, 보현산댐, 영천댐, 합천댐, 운문댐, 밀양댐, 합천댐, 남강댐 등이 있다. 


이런 댐들이 관광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찾아가보면 쉽게 알 일이지만 내성천이 지닌 생태계 서비스 기능 중 사람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것만큼 지역주민들에게 소득을 줄 수는 없다. 아마도 한 주말에 위에서 언급한 모든 댐을 찾는 사람보다 내성천의 무섬마을을 찾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무섬마을에서 민박을 하는 한 사람은 지상파 방송에서 자연다큐 프로그램으로 내성천을 다루면서 무섬마을 강변을 보여주는 영상이 나왔을 때 전화통에 불이 났다고 말한 적이 있다. 댐 상류에서 굽이굽이 강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구간은 약 20km 정도인데, 이 공간이 지닌 잠재력은 무섬마을과 비교할 수 없다.  


영주시와 경상북도는 댐 관광보다 영주댐 건설 전 본류 길이 110km 중 80km를 걸어서 즐길 수 있었던 내성천 자체가 무한한 생태관광자원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내성천 중류의 영주 무섬마을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는 것은 전통마을 앞을 흐르는 맑은 강과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넓은 모래톱, 물속에서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얕은 모래강과 그 강에 놓인 외나무다리 등이 방송 영상을 통해 널리 알려진 덕분이다. 


만약 댐을 정상 가동하여 마을 앞 모래톱이 현재보다 더욱 거칠어지고 녹조로 오염된 댐에서 방류되는 탁수가 맑은 강물 대신 마을 앞을 흐른다면 관광자원으로서 무섬마을의 가치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명품 관광댐을 고집하다가 모래강이 품고 있는 명품마을마저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치유받기를 원하는 시대에 그 많은 댐 중의 하나인 영주댐이 주민에게 도움을 주는 관광자원이 될지,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이 마음껏 걸을 수 있는 유일한 모래강이 관광자원이 될 지는 굳이 계산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뉴스타파는 2020년 11월 6일 「문재인정부의 4대강-세계적 모래강 내성천,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다」 영상다큐를 방영했는데, 이를 요약 소개한 글에서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가 "내성천은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장거리 구간을 모래를 걸으며, 물을 밟으며 갈 수 있는 곳이다. 코로나 19시대 이후 자연을 사색하고 힐링하는 관광 트렌드에 맞는 매우 큰 관광적 가치가 있는 곳이다. 다른 데 없는 것을 관광자원화해야 하는데 어디서나 다 하는 댐관광 때문에 내성천의 생태를 희생시키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행위" 라고 비판한 내용을 소개했다.


2011년에 베네딕도 수도원의 한 수사님도 내성천을 3일간 살펴본 후 영주댐이 이 땅에 앞으로 태어날 여러 피카소를 없앨 것이라고 한탄하였다. 우리가 흔히 하천생태계 서비스 기능이라고 말하지만 내성천이 지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 지자체만 모르는 듯하다.


한편 2001년 8월, 영주시의회가 송리원댐(영주댐)건설에 반대하며 발표한 「송리원댐 건설 계획 백지화 촉구 결의문」에는 ”낙동강 수계 최대의 지류로서 가장 뛰어난 자생능력과 생태계를 보유한 내성천의 황폐화로 낙동강 수질은 오히려 악화될 것이다“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이 지적대로 영주댐을 착공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 내성천 곳곳이 황폐화되고 있으며, 영주댐 저수지가 매년 녹조를 생산하는 거대한 공장처럼 되면서 낙동강의 수질오염 또한 가중되고 있다. 영주댐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나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영주댐이 내세운 낙동강 하천환경개선 편익의 허구성

- 국가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의 영주댐 타당성 조사보고서가 초래한 재정 낭비와 국가의 귀중한 자연자산 훼손, 사회적 갈등 

영주댐 건설의 주요 목적은 하천유지용수 공급이다. 낙동강의 하천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인데, 이는 내성천이 그동안 잘 해오던 생태계서비스 기능이었다. 이 기능을 댐이 하겠다면서 내세운 하천유지용수 공급 비중은 댐 편익의 91.76%에 달한다. 사실상 낙동강에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 거의 유일한 목적인 댐이다. (이런 목적은 영주댐의 물이용과 관련한 이해당사자가 사실상 없는 구조임을 의미한다)


한편 영주댐이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지를 분석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영주댐 타당성 재조사 보고서」에 대해 20대 국회 이상돈 의원의 정책보고서  「내성천 생물다양성 보전」은 그 허구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영주댐 사업의 경제성 분석은 B/C가 1.015에 불과하지만, 댐 건설에는 전혀 사용된 적이 없는 「대체시설비용법을 사용하였다. 이 기법은 어떤 대체시설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B/C 추정 값이 큰 편차가 발생한다. 영주댐의 수질개선 편익 산정은 이 기법을 사용하면서 “댐의 환경개선용수 공급을 통한 수질개선 효과를 산정한 후, 이에 상당하는 효과를 환경기초시설에 의해 구현하고, 사업비를 추정하여 대체시설로 산정”하면서 “댐에 의한 하천유량 증가효과는 편익 산정에서 제외하고, 수질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편익산정”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시설별 수질개선효과 절차”그림에서는 “환경개선용수의 방류에 의한 수질개선”에서 댐방류의 BOD는 0mg/L로 설정하고, “환경기초시설의 오염물 제거에 의한 수질개선”과 관련하여 500mg의 BOD가 수체로부터 제거되는 효과와 같은 것으로 설정하였다.

수질개선편익_캡쳐.JPG


이와 관련하여 수질개선효과를 보여주는 환경기초시설로는 하수처리장과 하수관거를 대상으로 적용하여 하수처리장 시설용량 등을 결정한 후 하수처리장과 하수관거 총 건설비, 유지관리비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편익을 산정하였다. B/C분석을 하면서 댐과 내성천의 관계를 하수처리장과 그곳에 들어오는 하수의 관계로 설정하는 터무니없는 일을 벌인 것이다.






이러한 설정이 타당하기 위해서는 댐 방류수의 수질을 0mg/L로 설정한 것처럼 댐 방류수의 수질이 하천수 수질보다 월등하게 좋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한다. 댐 상류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이 댐에서 침전 및 자정작용에 의해 수체로부터 제거되어 방류되는 순간 하류의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영주댐 건설 이후에는 수질이 크게 악화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사진 14 2019 1012 DSC_4756s.jpg

10월에도 짙은 녹조를 방류하는 영주댐. 2019년 10월. <시민생태조사단>




이상돈 의원은 영주댐 수질악화와 관련하여 지난해 10월 22일자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면서 “낙동강에 맑은 물을 공급하겠다고 영주댐을 건설한 목적 자체가 완전히 허구임이 다시 한번 명백해진 셈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상돈 의원실이 국정감사 기간 중 영주댐 시험담수 현장을 점검한 결과, 두터운 녹조가 댐 상류 16km부터 내성천을 심각하게 오염시킨 것을 확인했다. 수자원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이 녹조로 댐 하류 영주댐교에서의 유해남조류 개체수는 지난 9월 30일에 146,710cells/mL까지 급증했다...영주댐은 실로 거대한 녹조 제조공장이 되고 말았으니, 영주댐이 존재하는 한, 어떤 개선대책도 녹조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이 확인된 셈이다. 강의 흐름을 막아 생긴 녹조문제는 강을 원래대로 흐르게 하면 저절로 해결될 일임은 금강의 여러 보를 개방하면서 확인한 바 있으니,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수자원정책은 국가재정만 낭비할 뿐이다>




뉴스타파는 앞서 언급한 「문재인정부의 4대강-세계적 모래강 내성천,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다」 영상다큐를 방영하면서 요약 글에서 녹조문제와 관련하여 환경독성 전문가로 한국의 녹조에 대한 연구를 해온 박호동 일본 신슈대 교수가 "영주댐을 그대로 두면 낙동강에 녹조를 공급하는 공급원이 될 것" "오랫동안 연구해온 일본의 한 호수 녹조를 정화하는데 40년이 걸렸고, 비용도 2천억엔(한화 2조원 가량)이 들었다" 고 지적한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또한 이 영상다큐에서 국립한경대 토목안전환경공학과 백경오 교수는 "내성천은 아주 뭐 깨끗하게 물을 어떻게 수질관리를 해서 낙동강에 주입시켜준다고 하더라도 겨우 20분의 1밖에 안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매우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거고, 더더욱 중요한 거는 낙동강 상류의 물은 본래부터 깨끗하고 그래서 낙동강 상류의 수질개선이 아니고,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이 영주댐 건설의 목적이예요. 그러니까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은 더더욱 어폐가 있는 얘기가 되는 거죠" 라고 지적했다.


영주댐 처리문제를 우리사회가 본격적으로 다룰 때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낸 타당성 조사 보고서의 적절성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내성천이 지닌 다양한 하천생태계 서비스 기능, 지역 전통문화의 해체와 복원, 대체 불가능한 우리나라 최고 하천경관, 녹조비용 등을 포함한 정밀한 타당성분석 보고서가 새롭게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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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수, 2021/05/26-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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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댐을 막고 장마가 지나자 회룡포가 자갈밭으로 변했다.

- ‘10년 한겨레 보도 “‘가을동화’찍은 회룡포, 동화 같은 풍경 위태”  현실로.

21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첫 국감에서 강은미 의원은 “명승 회룡포 등 내성천 곳곳 자갈밭으로 변해”라는 소제목이 붙은 보도자료를 내면서 영주댐 시험담수 1년 만에 흰수마자가 사라지고 모래가 거칠어진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내성천의 모래입도는 올해 여름 54일간의 장마를 거치면서 댐 상류와 하류 간에 극단적인 변화양상을 보여주었다. 댐 상류 20km 지점의 석포교 일대는 홍수기를 거치며 모래톱이 넓어지고 비교적 고운 입도의 모래로 이루어진 반면 댐 하류 회룡포는 자갈을 크게 드러낼 정도로 고운 모래가 사라졌다. 홍수기에 모래의 이동을 막는 댐의 영향을 뚜렷하게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2020년 10월, 회룡포는 우리가 알던 회룡포가 맞는지 눈을 의심하게 될 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배사문을 통해 모래를 전혀 내려 보내지 않은 영주댐 시험담수 1년 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런 변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영주댐 공사 초기부터 지적된 바 있다. 한겨레는 2010년 4월 12일자 보도에서 “‘가을동화’찍은 회룡포, 동화 같은 풍경 위태”라는 제목으로 하천 전문가들의 관련 주장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 바 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회룡포가 있는 내성천 상류에 영주댐이 건설되면 하류로의 모래 유출량이 크게 줄어들어 백사장이 사라지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박교수는 “2001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내성천 하천정비 기본계획’을 보면 이미 골재채취 등으로 인해 1984~2000년 최대 하상고 기준으로 0.13~1.91m나 강바닥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인제대 박재현 교수(토목공학)도 “안동댐과 임하댐의 경우로 미뤄볼 때 영주댐이 건설되면 하류쪽 모래밭이 풀밭으로 변하는 육(지)화 현상이 나타나 회룡포와 내성천이 기존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영주댐 건설에 앞서 댐 하류의 국가적 명승지인 회룡포와 생태계의 영향을 충분히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15-1 S11 21-1 24m 110904 회룡포 _DSC7656s.jpg명승 제16호 내성천 회룡포. 2011년 9월.

사진 15-2 S11 21-7 24m 201011 회룡포 DSC_7983s.jpg시험담수 1년 만에 크게 변한 회룡포. 2020년 10월. <시민생태조사단>

한편 앞서 소개한 정책보고서  「내성천 생물다양성 보전」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당초 영주댐 사업을 추진한 국토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2014년에 펴낸 「내성천 중류권역 하천기본계획」 중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 실시설계(2010)」를 인용하여 영주댐으로 인한 유사량 변화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댐 건설로 인한 주요지점 연 유사량 변화>에 의하면, 댐 상류의 모래는 영주댐에서 98.71%가 포착되어 내성천 종점(낙동강 합수부)에서는 연 유사량이 27% 감소하며, 회룡포 일대는 약 33%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영주댐 영주댐 환경영향평가서가 사실상 거짓으로 작성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무섬마을은 이 분석에 의할 때 연 유사량이 55%나 감소하는데, 이런 영향은 영주댐 공사 초기부터 나타난 바 있다...결과적으로 하상변동 예측 모형에 따른 공학적 분석이나 지질층을 유역별로 대입한 개념도이든 관계없이 댐이 내성천에 끼치는 악영향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상돈 의원이 정책보고서를 통해 댐이 내성천에 끼치는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 것처럼, 그리고 강은미 의원이 보도자료에서 영주댐의 상·하류 모래톱을 사진으로 제시하며 댐으로 인한 결과임을 지적한 것처럼, 영주댐으로 인한 내성천의 변화는 명확하며, 피할 수 없다. 

○ 내성천이라는 최고의 모래강이 이 땅에 선물로 보내진 배경

사진 16 2011 0721 B16_DSC9590.jpg강 어디든 한 폭의 산수를 연출하는 내성천.(하류) ‘11년 7월.

내성천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래강인 배경은 우선 내성천과 백두대간 사이에 넓게 자리 잡은 영주-봉화분지를 들 수 있다. 중생대 쥐라기에 내성천 유역에 관입된 화강암층이 오랜 세월을 거쳐 풍화하였고, 풍화토인 모래를 백두대간의 물줄기들이 내성천으로 보내면서 내성천이 모래의 바다가 된 것인데, 그 지질층의 가장 넓은 소유역은 영주댐 상류에 있다.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내성천 본류와 봉화의 가계천, 영주의 낙화암천, 안동을 거치는 토일천 등이 영주댐 상류로 들어와 낙동강으로 내려간다. 댐 상류유역의 유사공급 영향력이 매우 큰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산수”로 손꼽히는 배경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학가산을 만들고 회룡포 일대까지 뻗은 문수지맥 덕이다. 이 지맥은 내성천과 거리를 둔 채 내려가다가 영주댐 상류 평은면 일대에서 강에 바짝 붙은 이후 내성천과 함께 흐르는데, 이로 인해 산과 강과 모래톱이 어우러져 굽이마다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면서 옛 그림이 아닌 현실에서 ’산수‘를 접할 수 있는 최고의 강을 만들어냈다. 지도를 보면 내성천의 허리를 끊어 댐을 세운 것을 볼 수 있는데, 물을 많이 담는 것만 생각했지 내성천이라는 한국의 대표적인 모래강의 경관과 생태가 망가지는 것은 아예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 영주댐이 있는 한, 회룡포 등 내성천의 지형변화를 개선할 방법은 없다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정의당) 의원은 2020년 수공 국감과 관련된 보도자료에서 “댐 건설로 인한 모래 공급량 감소 및 하천 지형변화 등의 부정적 영향을 파악하고 문제점 발생시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토록 계획할 것”이라는 영주댐 환경영향평가 내용을 인용해 회룡포 모래밭 훼손과 관련한 개선방안을 묻자 수공은 “현재 개선방안이 없다”고 답변했음을 전했다. 문화재청이 회룡포를 정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주댐이 있는 한 이런 작업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회룡포를 포기하여 명승에서 해제하지 않는 한 그럴 것이다. 댐 아래에서 회룡포를 개선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 

영주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방안을 강구토록 계획할 것”이라고 답변하지 않고 “현재 개선 방안이 없다”고 한 것은 매우 중요하며 결정적인 답변이다. 이를 계기로 문제를 근본적인 자리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환경부와 문화재청은 수공 사장의 이 답변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명승인 회룡포와 선몽대일원 뿐 아니라 국가민속문화재인 무섬마을까지 댐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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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수, 2021/06/3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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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회의 성명서]
내성천 숨통 조이는 영주댐 담수 중단하라!
2019년  7월  시작한  영주댐  시험담수가  만  2년을  넘기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종료되는  영주댐  하자보수기간  중  시설  점검이  필요하다며, 시민 사회와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슬그머니 담수를 시작해버렸다. 당시 환경부 는 국회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2020년 7월까지 발전설비 부 하시험을 위해 정격수위까지 수위를 상승시킨 후 담수량을 전량 방류하여 2020년 9월까지 시험담수 이전으로 수위를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 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댐 처리방 안을 논의하겠다며 영주댐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한 것이다. 

하지만 약속한 방류 시기가 지나고, 두 번의 홍수기가 지나가고, 애초 목 표로 했던 시설 점검이 끝나도 환경부의 방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환 경부는  앞으로도  EL.150m이하로  수위를  낮춰서  방류할  계획이  없다.  영 주시에서  농업용수를  사용한다며  요구한  EL.149m이상을  맞추기  위해서 다. 이는  1조  4천억 원을 들여서  건설한  다목적댐을  상류  일부가구에  농 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로 쓰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담수량을 전량 방 류해서 시험담수 이전인 EL.125m수위로 돌아가겠다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환경부가 헌신짝처럼 내던진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악화될  본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상류에  남조류  가 득한 물을 모아두기 위한 코미디가 바로 영주댐이다. 영주댐의 수문이 굳 게 닫히자 상류 담수호는 지독한 녹조사태를 겪어야만했고, 하류는 육역화 되어  고운  모래강인  내성천의  고유성이  걷잡을  수  없이  훼손되고  있다. 


24일  피디수첩과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방영한  <4대강  10년의  기록  예고 된 죽음>에  따르면 남조류의 독성이 농작물에  축적되거나  유역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남조류 문제는 더 이상 수생태계 영 향 수준에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내성천  자연성  회복을  위해서  구성했다는  영주댐협의체에  참여하는  시민 사회의 최소한의 요구는 영주댐의 수위를 시험담수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 이다. 환경부가  협의체  구성조건으로  확약한  사항이다. 하지만  영주댐  수 위는 여전히 협의체의 논란거리다. 영주댐 협의체에서 극명한 입장차를 가 진 당사자들 간의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지고, 환경부는 민-민 갈등을 뒷짐 지고 지켜보며  내성천  자연성 회복에 대한  일말의 역할조차 포기한  것처 럼 보인다. 시민사회가 이런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2년여 간 협의체 에 참여해온  것은  환경부로 하여금  방류  약속을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할 책임 때문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가장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환경부를 믿고 영 주댐 처리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평가한다. 아름다운 강모래 와 흰수마자를 품고 있는 내성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보호받아야 하며, 복원되어야한다. 우리는 환경부가 환경의 이름을 내걸고 내성천에서 벌이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분명히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2021년 8월 29일
한 국 환 경 회 의

토, 2021/09/0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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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시작한 영주댐 시험담수가 만 2년을 넘기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종료되는 영주댐 하자보수기간 중 시설 점검이 필요하다며, 시민사회와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슬그머니 담수를 시작해버렸다. 당시 환경부는 국회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2020년 7월까지 발전설비 부하시험을 위해 정격수위까지 수위를 상승시킨 후 담수량을 전량 방류하여 2020년 9월까지 시험담수 이전으로 수위를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댐 처리방안을 논의하겠다며 영주댐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한 것이다.

하지만 약속한 방류 시기가 지나고, 두 번의 홍수기가 지나가고, 애초 목표로 했던 시설 점검이 끝나도 환경부의 방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환경부는 앞으로도 EL.150m이하로 수위를 낮춰서 방류할 계획이 없다. 영주시에서 농업용수를 사용한다며 요구한 EL.149m이상을 맞추기 위해서다. 이는 1조 4천억 원을 들여서 건설한 다목적댐을 상류 일부 가구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로 쓰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담수량을 전량 방류해서 시험담수 이전인 EL.125m수위로 돌아가겠다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환경부가 헌신짝처럼 내던진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악화될 본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상류에 남조류 가득한 물을 모아두기 위한 코미디가 바로 영주댐이다. 영주댐의 수문이 굳게 닫히자 상류 담수호는 지독한 녹조사태를 겪어야만 했고, 하류는 육역화되어 고운 모래강인 내성천의 고유성이 걷잡을 수 없이 훼손되고 있다. 24일 피디수첩과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방영한 <4대강 10년의 기록 예고된 죽음>에 따르면 남조류의 독성이 농작물에 축적되거나 유역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남조류 문제는 더 이상 수생태계 영향 수준에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내성천 자연성 회복을 위해서 구성했다는 영주댐협의체에 참여하는 시민사회의 최소한의 요구는 영주댐의 수위를 시험담수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환경부가 협의체 구성조건으로 확약한 사항이다. 하지만 영주댐 수위는 여전히 협의체의 논란거리다. 영주댐 협의체에서 극명한 입장차를 가진 당사자들 간의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지고, 환경부는 민-민 갈등을 뒷짐 지고 지켜보며 내성천 자연성 회복에 대한 일말의 역할조차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시민사회가 이런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2년여간 협의체에 참여해온 것은 환경부로 하여금 방류 약속을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할 책임 때문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가장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환경부를 믿고 영주댐 처리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평가한다. 아름다운 강모래와 흰수마자를 품고 있는 내성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보호받아야 하며, 복원되어야 한다. 우리는 환경부가 환경의 이름을 내걸고 내성천에서 벌이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분명히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2021년 8월 29일

한국환경회의

 

화, 2021/09/07-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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