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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서울 환경영화제 이야기①-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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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서울 환경영화제 이야기①- 변신]

admin | 목, 2020/09/10- 01:19

위기의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우리, 대변신을 해야 할 때

글_한명수 | 경기도 부천시


서울 환경영화제는

지난 7월 2일부터 15일까지 제 17회 서울 환경영화제가 열렸다. 2004년 처음 시작한 서울 환경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오늘의 환경을 이야기하는 장으로, 전 세계의 시급한 환경문제를 다룬 국내외 우수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영화를 통해 시민들의 환경감수성을 높이는데 기여해오고 있으며, 우리나라 유일의 환경영화제이자 아시아 최대의 환경영화제, 세계 3대 국제환경영화제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2017년 서울 환경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는 중국 정부의 ‘쓰레기 수입금지 조치’에 영향을 끼쳤고, 이는 2018년 대한민국에서 자원재활용법이 시행되는 계기가 되었다.
환경재단이 주축이 되어 개최해오고 있으며, 2020년에는 27개국 57편의 작품이 초청되었다. 이번에는 코로나 19속에서 온 오프라인(주로 온라인)으로 상영되었다.

나는 이번에 매우 오랜만에,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상영 덕택으로 서울 환경영화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환경담당 소임자로서, 정토회 회원들이 참여해보면 좋겠다고 전국에 추천을 했기에, 처음에는 어떤 영화들인지 알아보려고 몇 편만 보려고 시작한 관람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이내, 총 8편의 집중적인 영화 관람으로 이어졌다. 한편 한편 볼 때마다, 인식의 개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라는 생각이 더해져, 바쁜 중에도 최대한 시간을 내어 보게 되었다.

지구 온도상승의 마지노선은 1.5도. 지금대로라면 8년 남았다고 한다

이 영화들은 모두 최근의 실상을 다루고 있으며, 깊은 문제의식과 통찰, 그리고 대안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고 있었다. 영화들을 보며, 오랜만에 ‘생각’하게 되고, ‘마음의 눈’이 조금씩 뜨였다. 오랫동안 무거움에 눌려 눈을 거의 감고 있었구나. 지구 온도상승의 마지노선은 1.5도라고 한다. 그 이상은 큰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남은 기간은 고작 8년이라고 한다. 과거의 깨달음이나 정보에 머무르지 않고, 집단 지성들이 인식한 최근의 실상과 고민들을, 대안들을 부지런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일었다.

한 편의 좋은 영화는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 환경영화제 중 일부는 이후 ‘그린아카이브’나 다른 통로를 통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이후 다른 기회에라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처 보지 못한 더 많은 좋은 영화들이 있으니, 서울 환경영화제 홈피나 카탈로그를 통해 기본 정보를 얻기 바라며, 여기서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영화들 중에서 한편인 ‘변신’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변신’이 들려준 이야기]

나비와 나방의 변태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에 처해 진행된다고 한다. 즉, 변태가 유전자 자체의 속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아, 후성유전체의 조절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역사에서는 간혹 거의 불가피한 수준으로 변화에 직면해야 할 때가 있다. 지금 우리 상황이 그렇다.

우리는 기후 변화체제로 진입했다. 기후 변화는 우리 시대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심각한 기후 상황을 한 번도 안 겪은 나라는 없다. 베네치아는 수위 상승으로 1층에는 못살게 되어 인구가 많이 빠져나갔다. 바다는 단기간에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카리브 해 자연 암초 80%가 사라졌다. 오늘날 생물들의 멸종은 지질 시대 속도와 비교하면 매우 빠르다. 인간 문명은 다 종말을 맞이했다. 그리스, 로마, 이집트.. 수백, 수천년간 자기가 영원하리라 생각했지만, 영원하지 않았다.

우리 마음에는 공포가 진행 중

인간은 대개 평상시처럼 삶을 이어가고, 움직임을 멈추는 일도 없다. 하지만 우리 마음에는 공포 같은 것이 진행 중이다. 인류의 미래가 위협받는다는 두려움. 그런데, 이런 두려움을 억누를 수 있다. 이런 상태를 정신마비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그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의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은 위험한 정신마비에 빠져 있다. 나는 ‘현존(현재에 존재하기)’이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진정으로 ‘현재’에 존재한다면 주위에 지금처럼 해를 끼치지 못할 것이다.

대안만들기의 사례 – 물을 고갈시켰던 수영장을 생태계 창조의 장으로

LA 카운티에만 수영장이 4만 3천개. 수원에서 막대한 물을 끌어다 써서 수원을 고갈시키고 지금은 캘리포니아 가뭄으로 수영장 물이 다 빠져 있다. 그런데, 바로 문제가 시작된 이곳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수영장에 비를 가두고 수중 생물들과 탄소를 저감하는 식물들이 순환을 이루는, 자급자족하는 생태계를 창조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친환경 건축 마을 공동체 어스십 : 물, 화석연료 끌어오지 않고 살 수 있어

어스십(Earth Ship)은 친환경 건축 프로젝트로 1971년부터 시작되었다. 미국 뉴멕시코 사막 도시에서 어스십 120여 채를 짓고 200명의 주민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건축 재료는 50%는 세간에서 쓰레기라고 하는 유리병, 알루미늄 캔, 폐타이어 등과 진흙이다. 물, 에너지, 화석연료 없이도 편안한 주거, 하수처리, 식량,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모든 전기 충당. 눈과 비로 생활용수 충당. 지열, 태양열로 실내온도 유지 등) 이 건물에는 물이 별로 필요 없다. 한번 받으면 4번 쓰니까. 지붕에서 물을 받아 수조에 저장, 샤워를 하면 그 물이 식물 재배 용기로 가서 식량이 된다. 식물에 준 물은 다시 받아 변기 물을 내리는 때 쓴다. 물을 변기에 네 번째 사용 후 혐기성 공정을 거쳐 또 식량을 기르는데 쓴다. 물 한 방울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영화는 이외 아파트의 베란다와 옥상에 전부 나무를 심는 구조로 탄소 발생을 저감시킨 사례, 태양광을 이용한 도시 등, 여러 도시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를 형성해온 정체성 일부를 버려야 한다

거대한 설비가 없이도 대기에서 탄소 줄일 방법은 많다. 혜택도 다양하다. 그러려면 다른 생활방식을 확립해야 한다. 집을 덜 꾸미고, 차를 덜 꾸미고, 차를 없앤다고 불행하지 않다. 자유도 얻고 여유시간도 생길 것이다. 우리를 형성해온 정체성 일부를 버려야 한다. 세계 경제가 아예 다른 모습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그저 생활을 버티며 살며 낼 돈을 내는 식으로 살고 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틈이 없다. 만일 지구상 모든 인간이 사는데 필요한 것은 가지면서 중앙 집중 상태도 사라진다면 스트레스도 사라질 것이다.

인간은 변신을 선택할 수 있다

인간의 능력은 과소평가되어 왔다. 무상이란 자아를 구원하는 능력. 그런 유연함이 없으면 인간이 생존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기는 어렵다. 변화는 상실이다. 하지만 이 위기는 변신할 기회다. 진화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인간은 지금 애벌레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먹어치우는 애벌레. 하지만, 인간이 날개달린 아름다운 생물로 변신할 수 있다고 본다. 급선회. 불명확하며 예상하지 못한 변화, 거대하고 엄청난 변화. 인간은 선택할 수 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7·8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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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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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덕양법당


‘굿바이 나비장터’ 이후
잘 쓰이고 있는 물품의 현주소

박나현 | 인천경기서부 덕양지회


독립한 아이들이 잘 산다는 얘기를 들은 것처럼 반가운 마음

법당 정리가 큰 틀에서는 스님께서 말씀하신 얘기를 들은 것처럼 ‘버리는 것’에 해당한다면, 그것을 정리하는 과정은 뗏목을 분해하고 자르고 다듬어 함께 타고 온 사람들에게 쓸모와 필요에 맞게 골고루 ‘나누는 것’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새로운 쓰임을 위해 법당을 정리하며 나온 물품들의 사진을 찍고 법당 ‘굿바이 나비장터’에 진열을 마쳤을 때는 마치 제 아이들을 출가시키는 것처럼 마음이 두근두근 설레기도 했습니다.
20인용 큰 밥솥은 어디로 갈까? 접시들은? 정리방의 철제 앵글들은? 옷걸이들은 어디로 가지?

물품들을 정리하며 매긴 물품의 고유번호가 무려 270번을 넘어설 정도였기에 ‘과연 이 물품들이 다 정리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러저러한 우여곡절 끝에 모든 물품이 제자리를 찾아갔습니다. 분양된 물품들이 새로운 자리에서 잘 쓰이고 있다는 소식은 독립한 아이들이 잘 산다는 얘기처럼 반가운 마음입니다.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물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어떤 도반은 20인용 밥솥을 가져가 아이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잘 만들어 주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꼭 맞는 쓰임이라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다른 한 도반은 법당의 재활용품 분리함을 구입하며 이참에 재활용 분리수거를 법당에서 처럼 집에서도 꼼꼼히 하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하고 있다는 말씀도 전해주었습니다.

정토회에 다니는 어머니가 구입한 물품 운반을 도와주러 온 아들은 법당에 있던 카메라용 삼각대를 그 자리에서 구입했는데, 만족도 200%를 표하며(요즘 말로 득템했다며^^) 매우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왼쪽부터 재활용품 분리함, 카메라용 삼각대


‘나비장터’ 덕분에 안락해진 나만의 법당

한 도반은 나비장터에서 구입한 가림막, 책상과 책 받침대 등을 활용해 개인 법당으로 쓰는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어엿한 온라인 개인 법당을 갖추었습니다.

또한 나비장터에서 구입한 연꽃머리띠로 초파일 촛불 연등을 만들었다며 새활용한 작품 사진을 보내준 도반도 있습니다. 원래는 법당의 데스크톱 모니터 받침으로 쓰던 것을 온라인 개인 법당의 노트북 받침으로 요긴하게 쓰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주었습니다.



▲왼쪽부터 가림막, 책상과 책 받침대, 연꽃 머리띠와 노트북 나무받침

이렇듯 ‘해체된 뗏목’은 그 쓰임이나 용도가 살짝 바뀌거나 사용 장소가 달라졌을 뿐, 새로운 곳에서 잘 쓰이고 있다는 희소식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법당 물품의 현주소 소식을 접하며 저 또한 ‘뗏목’의 한 부분처럼 적절한 곳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올라왔습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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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6/2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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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뒤적이고, 꾸준히 하며 기다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너무 재미있어요.

차보경 | 경기도 부천시


퇴비화가 시작되었어요. 작년에 냉큼 신청했다가, 냄새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바로 취소했었는데, 그 후 법당 퇴비함에 가끔 코를 디밀어 보니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더라고요. 다음에는 꼭 참가하겠다고 마음먹은 참이었죠. 여는 모임에서 우리가 10%만 퇴비화해도 지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지만, 기왕 시작할 바에는 단단히 하고 싶었어요.

흰공팡이는 흙과 섞어주니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빨리 해보고 싶은 급한 마음에 첫 주의 여는 모임을 하기도 전에 내 멋대로 생쓰레기와 싱크대에 걸러진 음식물을 함께 통째로 발효제와 섞어버렸어요. 따뜻한 레인지 근처에 두었다가 5일 후 흙에 묻고 섞어줬지요. 일주일 후에 열어보니 가관이더라고요. 우선 표면에 흰곰팡이가 군데군데 피어있었어요. 당황했지만 보지 못한 것으로 하고 바로 흙과 섞어버렸는데 내내 아무 상관이 없더라고요. 하하. 근데 곳곳에 덩어리가 뭉쳐 있어 부삽으로 뒤집어보니 긴 대파 껍질과 자몽과 귤껍질이 생생히 살아 이리저리 구르더군요.

나만의 실험! 발효제 한 봉지를 몽땅 흙에 쏟아붓고 섞어주다!
알러뷰 미생물! 품어주는 흙도 땡큐!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작전 개시! 발효제 한 봉지를 몽땅 흙에 쏟아 붓고 흙과 골고루 섞어줬죠. 아무래도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애들(미생물)이 많아야 잘 먹어치우겠지? 그리고 마음먹었죠. 지금부터 다 부숴버릴 거야! 귤이나 사과 등 과일이나 채소는 즉시 손으로 뜯거나 칼질로 작게 해서 발효제와 골고루 섞어놓았다가 묻었어요. 주민센터에서 무료 배급하는 EM도 함께 사용했고요. 일주일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장갑을 끼고 덩어리를 전부 부숴 보니 대부분의 음식물 쓰레기는 모두 흙으로 돌아갔고, 조그만 알갱이들만 남아 있더라고요. 알러뷰 미생물! 품어주는 흙도 땡큐! 알갱이들은 따로 모아 발효균과 섞어 다시 묻었어요.

발효는 역시 온도구나!
한 번은 약간 냄새가 나는 듯하여 남편 눈치를 보느라 베란다에 내놓았던 것을 뒤적여보니 어머나? 그대로네요. 너무 추워서 애들이 먹지도 않나 봐요? 당장 들여왔지요. 실내 것은 형체도 없더구먼. 아! 발효는 역시 온도구나! 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죠. 목포 법당서 올린 사진을 해보니 판자로 구역을 나눠 시작하셨기에 따라쟁이가 되어 보니 구역이 헷갈리지 않아 좋기는 한데 좁아서 잘 섞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칸막이는 철거하고 종이에 표시했지요.

잘게 만들면 초스피드
음식물 쓰레기는 미생물과 접촉을 많이 할수록 미생물이 냠냠 잘 먹기 때문에, 잘게 자를수록 잘 되더라고요. 갈아서 넣어주면 초스피드! 그런데 이 방법은 전기를 사용하는 거라, 환경운동에 적당한가? 고민이네요. 하지만, 이 시도로 잘게 할수록 속도가 무척 빨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흙 속의 미생물은 섬유소를 분해하지 못해요
파 뿌리, 귤 꼭지, 생선 뼈 등은 원래 구성성분이 흙 속의 미생물이 먹는 유기물 성분은 엄청나게 적고 거의 분해하지 못하는 섬유소로 되어 있어 그냥 일반 쓰레기로 버렸어요.

촉촉한 덩어리는 미생물들이 이산화탄소와 물을 내보낸 반가운 증거!!
군데군데 촉촉한 덩어리들을 보면 반갑더라고요. 미생물들이 열심히 냠냠해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내보낸 증거라서요. 우리가 음식물을 먹고 오줌을 배출하는 것처럼 말이죠. 근데 겨울이라 귤껍질이 많이 나와 대기하는 통이 싸이는 것을 보니, 나라에서 어차피 퇴비화를 한다는데 내가 하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가 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퇴비화 시작부터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1장도 사용하지 않은 내가 자랑스러워서 오기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집착도 생겼죠.

부피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 퇴비화가 덜 진행되었다는 것!
공기 샤워를 시켜주면 흙과 미생물이 참 좋아해요

음식물 쓰레기를 묻은 후 늘어난 흙이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을 보니 퇴비화 속도가 좀 느리구나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미생물은 동식물을 이루는 유기물, 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먹고 똥을 싸는데, 그 똥 성분이 바로 흙 성분이거든요. 이렇게 똥 성분, 즉 흙 성분이 되면, 부피가 줄어들게 되지요. 미생물이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면 대부분을 살아가는 에너지로 쓰고 찌꺼기 중 어떤 것은 흙이 되고, 어떤 것은 공기 중으로 내보내거든요. 부피가 잘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음식물 쓰레기가 퇴비화 되지 않고, 아직 그대로 있다는 것이죠. 곰곰이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공기였어요. 발효제의 미생물 중 혐기성은 산소가 닿지 않는 곳에서 냠냠 잘 먹는데 호기성 미생물은 산소가 꼭 있어야 냠냠을 잘하거든요. 이걸 깜빡한 거죠. 이때부터 하루 한 번은 기본이고 어떤 날은 두 번도 뒤집어주고 있어요. 가끔 장갑을 끼고 비벼서 샤워도 시키고요. 여름이 오면 뚜껑도 잘 닫아야겠어요. 까딱하면 곤충 사육장이 되어버릴 테니까요. 남편이 나에게 화초도 그렇게 정성껏 키우지 않더니 퇴비 흙 장사를 할 거냐며 웃네요. 이제는 과일, 채소 다듬을 때는 되도록 얇게 깎고 반찬도 싹싹 먹어치우는 품목으로 하게 되었죠. 음식물 쓰레기 배출 원천 봉쇄를 위하여 아자!

매일 뒤적이고, 꾸준히 하며 기다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퇴비화도 수행과 같네요. 너무 재미있어요

퇴비화를 시작한 지 이제 거의 두 달이 다 되어 가네요. 이제는 알게 되었죠. 퇴비화도 수행과 같다는 것을요. 매일 뒤적이고, 꾸준히 하며 기다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다만 할 뿐이죠. 시간이 흐르면 자기도 모르게 향상되어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가 흙이 되어 있죠. 아! 너무 재미있어요. 수행도 퇴비화도.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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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1/02/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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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전국적으로 ‘가정 음식물 쓰레기 흙퇴비화 실험단’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한 쓰레기는 발효를 통해 흙으로 퇴비화함으로써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제로화(최소화)하는 실험을 함께 해보는 환경실천 체험단입니다. 2020년에 총 1214명이 116개 모둠으로 편성되어 진행, 1기는 마쳤고, 2기는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번에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제로에 성공한 이야기들 세 편을 싣습니다.


퇴비화에 대한 나의 선입견은, 직접 해보니 완전히 바뀌었어요.

장순민 | 충청북도 제천시


법당의 사활담당님으로부터 음식물 쓰레기 발효제 퇴비화 실험단에 참여해보라는 권유를 듣고는, 지렁이 퇴비화 때의 기억으로 조금 망설여졌다. 2년 전 지렁이 퇴비화 때는 어렵게 느껴져서 금방 포기했었다.
사활담당님으로부터 이번 발효제 퇴비화는 기존에 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가르쳐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존에 퇴비화에 성공한 분들이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고 머뭇거리고

퇴비흙과 발효제를 받아서 집에 가져다놓고 며칠을 그냥 지났다. 선뜻 실천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음식쓰레기가 흙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적어도 2개월은 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식쓰레기가 흙이 되지 않고 중간에 실패하여 그냥 갖다 버리게 된다면 번거롭고 또, 이 과정에서 냄새에 예민한 남편한테도 한소리 들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망설이고 있었다.


냄새 안날 것같은 귤껍질부터, 생쓰레기만 조심스레 시작

실험단의 단체톡에 다른 도반들이 퇴비화 실험을 시작했다는 사진과 함께 이야기가 올라오니 ‘나도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 하다가 또 며칠을 보내던 중 귤껍질이 한 그릇 정도 나왔다. 귤껍질이라면 냄새는 별로 안날 것 같았다. 그래~시작해보자~
겨울이라서 보온이 되는 스티로폼 박스가 좋을 것 같았다. 재활용분리수거 해놓은 곳에 갔더니 스티로폼 박스가 많이 정리되어 있었다. 그중 튼튼한 것을 가지고 와서 깨끗하게 씻고 말려서 그 위에 흙을 2센티 정도 깔았다. 다른 도반들은 저울에 음식쓰레기를 몇 그램, 발효제 몇 그램 측정하여 기록하고 사진도 찍어 올렸다. 하지만 나는 저울이 없으니 대충 눈으로 어림하여 귤껍질과 배추잎 몇장을 잘게 썰어 준비해놓은 스티로폼 박스에 넣었다. 그리고 발효제도 어림하여 대충 뿌려놓고 그 위에 다시 흙으로 덮어 놓았다. 기록하는 것도 귀찮아 그냥 며칠 있다가 열어 보았다. 습기가 차서 하루 정도 환기시켰다. 냄새는 귤냄새가 났다.
며칠만에 또 귤껍질이 생겼다. 이번에는 귤껍질을 잘게 썰어서 그냥 묻지 않고, 기존에 실천하고 있는 도반의 동영상을 본대로 작은 플라스틱 통에 담아 발효제를 뿌려 놓았다. 이틀 정도가 지나니 색이 변하고, 만져보니 물컹한 느낌으로 발효가 되는 듯이 보였다. 이렇게 1차 발효를 하면 퇴비화가 더 빨리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작은 통에서 1차 발효가 된 상태로 스티로폼 박스에 덮개 흙을 걷어내고 그 위에 넣고 덮개 흙으로 덮어놓았다.


갈등했던 마음이 도반과의 화상회의로 편안해져

이런 식으로 생쓰레기로만 실천해 보았다. 그런데 생쓰레기를 퇴비화 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고 일거리가 생긴 것 같은 마음으로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쯤 퇴비화 실험단 도반과의 화상회의가 잡혀 있었다. 화상회의를 해보니 함께 하는 도반들도 나와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먼저 해본 도반들의 응원과 위로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스티로폼 박스 중간쯤 채워질 무렵 바닥 부분에 처음 넣은 귤껍질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아주 아래쪽까지 파보니 처음 넣은 귤껍질은 2주도 되지 않았는데, 이미 거의 퇴비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빨리 퇴비화가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되니 조금 자신감이 생겼고, 퇴비화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퇴비용 주걱으로 밭을 갈듯이 아주 뒤집어서 환기를 시켰다. 퇴비 통이 햇빛 잘 드는 베란다에 있으니 베란다 문도 활짝 열고 환기를 시켰다.


싱크대 음식쓰레기 퇴비화에 도전해서 성공하고 나니 신이 났다

이때쯤 싱크대 음식쓰레기도 해도 된다는 동영상을 보고 싱크대 거름망의 음식쓰레기도 해도 되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그래, 역겨운 싱크대 음식쓰레기가 퇴비화가 되면 성공이다.’ 바로 싱크대 거름망 음식쓰레기의 물기를 빼고 작은 통에 발효제를 뿌려서 넣어놓았다. 3일 정도 지나서 열어보니 발효제와 섞여진 싱크대 음식쓰레기는 발효가 진행되면서 특유의 역겨운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것을 스티로폼 퇴비화통에 묻었다. 2일에 한번씩 환기를 시키면서 일주일 지나서 살짝 걷어 보았다. 음식쓰레기는 퇴비화 흙과 발효되어 검은 덩어리로 변했고 손으로 뭉구리면 뭉개졌다. 역겨운 냄새가 아닌 흙과 섞인 박하냄새 같기도 하고 어릴 때 퇴비장에서 나던 풀냄새가 났다. 성공했다!!
싱크대 음식쓰레기 퇴비화에 성공하고 나니 신이 났다. 신나게 할 수 있게 되니 싱크대 음식쓰레기를 만질 때면 저절로 인상 써지던 혐오감도 사라지고 손으로 편안하게 만질 수 있게 되었다.


생선이나 육류에도 도전!!

생선이나 육류도 도전해 보았다. 잘게 썰고 적정온도와 습기, 발효제만 있으면 어떤 음식물이든 퇴비화가 되었다.

① 음식물을 잘게 만든다. (싱크대 음식쓰레기는 대부분 작으니 그냥 한다.)
② 습기를 적당하게 만든다.
③ 투명한 작은 통에 발효제와 섞어서 넣어둔다. (밖으로 보이면 상태확인이 용이하다.)
④ 어림하여 20~25도정도의 적정온도에서 며칠동안 1차 발효한다.
⑤ 준비된 퇴비화통에 옮겨 묻는다. (기존 도반의 동영상을 참고함)
⑥ 환기를 자주한다. (싱크대 음식물 쓰레기는 물기가 많다.)
⑦ 퇴비화통이 가득차 있다면 밭갈듯이 뒤집어서 한번 환기를 해준다. (축소된 밭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퇴비화 실험단을 시작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때 성과다.
이제는 이 작업이 빨래를 돌리듯 익숙하여, 어림할 것도 없이 싱크대 음식쓰레기 나오는 것을 기준으로 자연스럽게 기존에 1차 발효 퇴비화통에 있는 것은 스티로폼 퇴비화통에 묻고, 그 통에 방금 나온 음식 쓰레기를 넣어서 발효시킨다.


기존의 내 선입견과는 전혀 다른 결과 – 음식물 쓰레기 제로로 뿌듯한 마음

실제로 퇴비화 과정을 실천해본 결과는 미리 이런 저런 생각으로 안 될 것 이라는 기존의 내 선입견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실험을 해보고 성공하고 나니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내 인식이 180도 변하였다. 음식물쓰레기 봉투는 시작하고 일주일쯤 하나만 사용하고 이후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음식물쓰레기 제로에 성공하고 퇴비화에 성공한 중요한 이유 중의 또 하나는 우리 집은 음식 먹는 양이 적다는 것이다. 음식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면 지금 정도의 퇴비화통으로 감당이 안 될 것이다.
이제 우리집(3인 가족)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는 모두 흙이 되어서 밖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실천으로 음식쓰레기를 흙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한 마음과 자랑스러움이 생긴다. 소중한 실천을 할 수 있게 함께 인연된 도반들에게 감사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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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1/02/1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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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여름을 준비하며

최광수 | (사)에코붓다 대표


겨울 추위가 가시자마자 봄의 문을 활짝 열고 불어오는 바람이 뜻밖에도 덥다. 따뜻함을 넘어서는 온도에 살짝 긴장감이 맴돈다. 올여름은 또 얼마나 더우려나? 3월이 가시기도 전에 차 안에서 에어컨을 틀고 싶은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매년 여름 뉴스를 달구었던 “기상 관측 이래 최고의 무더위”라는 제목이 올해도 반복되면 어쩌나 싶다.

2018년 우리는 큰 더위를 겪었다. 전국이 폭염주의보 아래 벌겋게 달아올랐다. 잠 못 드는 열대야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에어컨과 선풍기를 끌어안고 지냈던 기억이 멀지 않다. 2019년에는 역대 가장 따뜻했던 겨울을 보냈고, 2020년에는 역대 가장 긴 장마와 함께 여름을 보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겪는 무더위가 소리 소문 없이 우리의 삶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여름은 더워야 하고, 겨울은 추워야 한다. 자연의 생산성과 안정성, 순환성을 지켜보며 살아온 조상들의 지혜에서 나온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의 더위와 추위는 정상의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의 자연재난별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태풍이 472명, 집중호우가 325명, 온열 질환이 602명이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태풍이나 집중호우보다 생명을 위협하는 더 무서운 힘을 가진 게 온열 질환이다. 온열 질환이 더 무서운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용으로 인해 심각성을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온열 질환으로 인한 피해자는 저소득층 노인들이 많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자 유형과 판박이다. 지금의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를 오랫동안 배출해온 선진국들이 아니라, 기후변화의 책임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저개발국의 가난한 국민들이 가장 먼저, 가장 심각하게 피해를 본다. 여름철 이상 고온은 기후변화에 의한 것이고, 기후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배출된 이산화탄소에 의한 것이고, 이산화탄소는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한 사람들에 의해 배출되었다.

온열 질환으로 인해 소리 없이 죽어간 노인들은 이상 고온에도, 기후변화에도 큰 책임이 없다. 책임이 적은 사람도, 책임 많은 사람도 기후변화의 영향 앞에 똑같이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이상 고온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이 다르다. 책임이 적은 사람은 더 적은 에너지로 무더위를 버텨내고, 책임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에너지로 여름을 시원하게 지낸다. 에너지 소비와 기후변화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정의롭지 못하다. 더욱 정의로운 사회가 되려면,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여름을 조금 더 덥게 지내야 하고, 소비를 적게 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시원하게 지내야 한다.

국내에서만 비교할 것도 아니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나라다. 그렇다고 기후 위기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의 책임이 세계 4번째는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던 누적량을 따지면, 한국은 12번째 정도이다. 책임의 순서는, 미국, 유럽연합,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순으로 이어진다. 기업의 책임은 훨씬 크다. 2016년 BP, 코카콜라, 월마트 등 다국적기업의 공급망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세계 배출량의 1/5을 차지했다.

그렇다고 책임 많은 나라가, 책임이 큰 다국적 기업이 앞장서서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라고 등 떠민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그렇게 해결될 문제였으면 지금 여기까지 왔겠는가? 2018년 인천 송도에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이 모였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48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보고서’를 채택했다.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이미 1℃ 가까이 상승한 지금, 최대로 1.5℃는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아울러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고, 2050년까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순 제로(net-zero)’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해 우리 정부에서 발표한 ‘그린뉴딜’에 대해 시민단체가 반발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탄소 중립을 선언했지만, IPCC가 권고했던 ‘순 제로’를 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탄소포집기술 등을 이용한 상쇄량을 합쳐서 제로(0)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갈 길은 멀고 논쟁은 많다. 반대로 시간은 촉박하고, 수단도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7.5년의 세월이 남았다고 이야기한다. 더욱더 어려운 건 합의가 쉽지 않고, 꾸준한 실천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할수록 논쟁은 책임 추궁으로 흐르기 쉽다. 더 많이 배출한 나라에서 더 큰 책임을 져야 하고, 더 많이 배출하면서 돈과 기술을 더 많이 확보한 기업들이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국가와 기업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기도 하지만, 국가도 기업도 사람의 집합체다. 또한 시민, 국민, 세계시민과 끊임없이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시민이, 국민이, 세계시민이 깨어서/참여하고/실천하지 않으면 누구도 쉽게 등 떠밀리지 않는다.

최근 기후 위기 관련 매체와 교육, 회의 등에서 기업과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며 시민의 역할을 축소하는 모습을 가끔 만날 수 있다. 시민의 힘만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만큼이나 위험한 생각이다. 모두의 문제는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모두’의 시작은 언제나 ‘나’부터이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3·4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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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1/04/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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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서 마음 편하게 사는 법

글_편집부

뭔가 마음이 찜찜해서 불편한 것 보다 몸은 다소 불편하나 마음이 편한 걸 선택하고, 단순한 선택으로 머리가 복잡하지 않게 사는 이 분을 보면서, 새삼 행복은 단순하고 간소한데 있다는 말을 실감한다.

이영미님

▲이영미님

-요즘 내가 잘 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 있다면?
“일단 가장 잘하고 있는 건 음식물쓰레기를 집밖으로 내 보낸 적이 없어요. 음식물쓰레기가 안 나오게 음식을 하고 있고, 과일은 껍질째 먹고 있어요. 사과속이나 수박 겉만 버리고 파란부분은 장아찌나 절여서 생채로 먹고요, 수박은 여름에도 잘 안 사먹고 한 두통이면 여름납니다. 하하. 음식물쓰레기는 스티로폼 박스를 활용해서 흙으로 퇴비화하고 있어요.”

-배출하지 않기가 어려운데 100% 퇴비화가 어떻게 가능하신가요?
“애들은 집에서 잘 안 먹고 저 혼자 먹으니까요, 양을 적게 만들고 남은 건 냉동시켜서 다음에 먹고요, 반찬은 주로 시래기로 하고 감자는 껍질째 먹고 양파껍질은 말려서 버리고 고기반찬은 거의 안 먹게 되니까 별로 나올게 없더라고요, 고기를 먹을 때는 무국 미역국 육개장 등 국으로 먹고, 근데 국하고 생선을 잘 안 먹어요. 꽃게껍질은 말려서 버리고요.”

-그렇군요. 가령 대추를 끓이고 나면 그 대추들은 어떻게 하시나요? 잘 마르지 않던데요?
“저는 대추살은 다 먹어요 생강차도 몇 번 우려먹고 갈아서 양념으로 써요 유자차도 마찬가지고요. 가능하면 먹는 방향으로 활용하지요. 살이 찌는 부작용이 좀 있지만. 하하.”

-이건 따라 하기엔 좀 어렵겠네요. 하하.
어쨌든 최대한 먹자는 원칙이 있는 거네요. 요즘 사람들은 맛에 많이 좌우되는 측면이 있는데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혹시 안 드시는지요?
“그런 생각은 없고요. 저는 아이들이 떡볶이를 먹고 나면 당면을 넣는다든가 밥을 비벼먹는다거나 남는 건 냉장고에 넣어두고 이용해요. 자장면 짬뽕도 단무지나 춘장도 다 이용합니다. 들어오는 음식은 안 나가게 합니다.”

-이유가 있나요? 이렇게까지 하게 되는.
“엄마의 영향이 크죠. 음식 버리는 걸 죄악시하셨거든요. 정토회 만나고 환경실천하고 공양게송하고 제 3세계 어린이얘기도 듣고 하면서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마음이셨어요?
“공양게송 중에는 수고하신 많은 이들의 은혜가 떠오르고, 저희 아버지도 농사를 지으셨는데 마당에 떨어진 참깨 한 알까지 다 줍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해서 날 주시는구나’ 생각하니 ‘그릇에 있는 참깨 한 알도 먹어야겠다’ 는 마음이 들었어요.
또, 영상 속에 보이는 제 3세계 어린이들의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들을 보면 애처로운 마음도 들고 음식을 남겨서 버리면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3세계 아이들 이야기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영미님을 보며 맛이 있고 없고를 우선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이 비로소 마음으로 이해된다. 주어진 음식을 보며 저 멀리 제3세계 이웃과 부모의 은혜,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이들의 노고를 생각하는, 에어컨 없이 더위를 나고, 물도 받아서 재활용해서 다시 쓰고 가전제품도 15년 이상을 사용하는 그. 요즘 사람들이 보기에 ‘지독해 보이는’ 것들이 그에게는 오히려 마음 편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미래세대와 지구에서 함께 사는 생명들에게 빚지지 않고 살아가려는 그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온다.


*에코붓다 소식지 2019년 11-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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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0/01/2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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