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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대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무효 판결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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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대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무효 판결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판단

admin | 금, 2020/09/04- 03:10

대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무효 판결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판단

– 소모적인 논쟁을 넘어,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보장하도록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야 –

오늘 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정부의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처분은 무효임을 밝히는 취지에 파기환송 판결을 하였다. 경실련은 이번 판결은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행해진 비정상의 행정이 정상화되는 당연한 결과로 판단한다.

이번 사건은 근거가 부족한 노조법 시행령으로 노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가 가능하도록 한 관련 법령의 문제가 크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관련 법령의 개정에 나서야 한다. 지난한 송사로 얼룩졌지만, 대법원이 명확하게 노조법 시행령상 법외노조 통보를 가능하게 했던 조항들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했음은 물론이고 헌법이 예정하는 노동3권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회의 다수의 의석을 여당에게 준 국민의 뜻이 있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체없이 해당 법령에 개정에 착수해야 한다.

그 동안 국내의 노동현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왔지만, 여전히 핵심적인 내용들이 부족한 것이 많다. ILO핵심협약 비준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중요 핵심 근로기준법 조항의 확대 적용 문제도 제대로 논의조차 되고 있지 못 한 실정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조의 구성과 역할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넘어서 실제적인 노동현장의 개선과 노동 3권 보장을 위한 노력에 함께 해야한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라며 산화한지 50주년 되는 해이다. 뜻 깊은 변화의 시작이 되길 희망한다.

9월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논평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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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 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노동존중 시대의 민낯

 

박준성 금속노조 법률원 노무사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감축 및 처우개선',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되었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노동존중 특별시'를 표방하고 있다. 직장 갑질은 당연한 사회적 공분의 대상이 된다. 어느새 노동존중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 된 것만 같다. 어떤 이들은 노동존중을 넘어 '귀족노조의 세상'이 되었다고 걱정하기까지 할 정도니 말이다.

 

바야흐로 '노동존중의 시대'에 공인노무사로서의 첫 발을 노동조합에서 떼게 되었다. 그러나 공인노무사로서 첫 출근을 하고, 지난 한 주 간 본 노동자의 세상은 여전히 '아수라장(阿修羅場)'이다. 회사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새로 노동조합을 결성했으나 회사 측이 기본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타임오프' 체결조차 차일피일 미루어, 스스로 자신의 임금을 깎아가며 무급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고 있는 노동조합 대표자. 평생을 연구직으로 살아왔으나, 노동조합에서 열심히 활동했다는 이유로 퇴출을 위해 한순간에 설비 설치ㆍ회수 업무로 부당전보된 노동자. 노동조합에 가입한 후 고강도ㆍ과잉감사의 대상이 되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하루하루 자신의 기억마저 잃어가고 있는 노동자. 모두 출근 일주일 만에 내가 맞닥뜨린 노동존중 사회의 모습이다.

 

업무를 시작하고 살펴 본 사건 기록 하나하나에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노동을 대하는 인식과 태도가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었다. 사용자는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를 공공연히 혹은 교묘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이러한 혐오인식 하에서 노동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고, 표적감사, 부당전보 등 불이익을 주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는 이러한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여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90조는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본 기록상 그 누구도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두려워하지 않으니, 이를 지키는 자만 바보가 되는 세상이라고 기록은 말하고 있었다. 노동존중의 시대에 노동을 존중하는 자는 바보인 것이다. 웹툰 <송곳>에서 구고신 소장이 말했듯, "대한민국에서는 그래도 되니까", 그래도 처벌받지 않고 떵떵대며 더 잘 살 수 있으니까 아무도 노동을 존중하지 않는다.

 

오늘도 세 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과연 이는 '나쁜 사용자'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일까. 지난 해 11월 21일, <경향신문> 1면은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중 주요 5대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 1200여 명의 이름으로 가득 채워졌다. 해당 기사의 제목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노동존중사회는 오늘도 매일 세 명이 퇴근하지 못하는 사회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8일, 2019년 산재사고 사망자가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2018년 971명 → 2019년 855명)했다며 자화자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고용노동부의 산재통계 산정의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한 해 '단 855명만' 사망한 것이 보도자료를 내어 자축해야 하는 일이 된 것이 오늘 날 노동존중 사회의 민낯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주52시간제'(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은 원래 주40시간제를 채택하고 있다!) 도입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공약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근로기준법상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에 업무량 증가 등 '경영상 이유'를 추가하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을 공포ㆍ시행하고, 노동계를 압박해 탄력근로제를 확대시행하려는 시도를 지속함으로써 스스로의 공약을 무력화시키고 장시간 노동을 유지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여전히 미비한 산업안전관련 제 규정에 더해 이처럼 장시간 노동시스템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한, 내년에도 우리는 '단 수백 명'의 사망을 자축하는 사회에 살고 있을 것이다.

 

아수라장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한국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고 모두가 말하고 있다. 시민들 앞에 자유롭고 평등하며, 더불어 사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이들이 앞장서 각자 부동산 투기와 자녀의 명문대 진학만이 이 사회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몸소 입증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면, 그것만이 이 아수라장에서 살아남을 방법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되묻는다. 과연 서로를 짓밟고 올라서는 것만이 정말 우리가 살아남는 유일한 길인가.산업재해가 개인에게 닥친 우연하고 불행한 일이 아니라고 외치며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이끌어냈던 김용균재단 김미숙 이사장,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한 반올림의 투쟁, 노동조합을 세우고 노동3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수많은 노동자들은 현실과 제도를 함께 바꾸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다른 길이 있음을 자신의 몸으로 증명해왔다.

 

올해 수습 교육을 받고 있는 공인노무사 130여 명은 얼마 전 '노동자의 벗'이라는 단체를 꾸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노동조합 연대활동 등을 시작했다. 노동법 전문가로 발 딛기에 앞서, 노동하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변화와 연대, 더불어 사는 노동존중 사회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고민이 이 아수라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느리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증명하며 살아 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월, 2020/03/0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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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부터는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의 칼럼 '정경유착'이 연재됩니다. 정치와 환경의 만남, '정(치와 환)경유착'을 꿈꾸는 조성주 회원님의 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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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동조합’은 환경과 기후변화, 지구에 관심이 별로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서구의 노동조합들이 일찌감치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산업적 생존의 문제로 접근해온 절박함에 비하면 한국의 노동조합들의 관심도는 낮았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세상이 조금씩은 변하고 있는 듯 하다. 언제부턴가 노동조합들이 ‘환경’, ‘복지’ 등의 주제들을 ‘명분’으로 삼고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서울시에서 노사관계와 노동정책을 담당하는 일을 할 때였다. 해당 사업장의 전통적인 민원성 요구를 들고 온 지하철노동조합은 ‘지하철’이야 말로 ‘친환경 교통수단’이며, 저탄소(실제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버스노동조합은 ‘버스’가 노인, 여성,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가장 좋은 교통수단이며 사실상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유지되고 또 확장되어야 하는 교통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철도노동조합 역시 국제적으로도 중요해진 친환경, 저탄소 시대에 가장 유용한 ‘국가전략’ 차원의 교통수단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물론 그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의 특성대로 ‘친환경’, ‘복지’, ‘저탄소’의 중요한 교통수단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지금보다 더 상승되어야 한다고 요구안을 내밀곤 했다. 


사실 노동조합들의 주장대로 ‘친환경’, ‘저탄소’라는 ‘대의명분’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 임금수준에서 상위 20% 내에 들어가는 공공부문 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당장의 추가적인 ‘임금인상’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해당 산업 종사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높아지는 것과 해당 산업이 친환경, 저탄소 지향으로 변화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때로는 해당 산업 종사 노동자들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명분은 보통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명분 그 자체로 존재이유가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노동조합들의 이러한 시도들이 반갑다. 그것이 결국 현장에서 더 높은 임금과 노동조건을 향한 개별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이익추구를 위한 ‘위장된 명분’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명분’의 장점은 반복해서 활용되다보면 그것이 자신도 모르게 애초의 ‘목적’과 구분하기 어렵도록 녹아들어 섞여버린다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명분’이라는 것의 존재이유는 오히려 이런 데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한국의 노동조합은 ‘개별기업’별로 쪼개져 있는 기업별노동조합 형태여서 ‘산업’적 변화에 조응하기 힘들뿐더러 더 나아가 ‘환경’이나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의제에는 더 민감도가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이나 ‘기후변화’라는 주제가 노동조합의 당장의 이익을 위한 ‘명분’으로라도 활용된다면 오히려 그것은 그것대로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서는 오히려 ‘정치’의 역할이 더 필요한 순간이다. 


사실은 ‘이기적 의도’마저 ‘공적인 효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정치’라는 것이 가진 중요한 ‘효과’라 할 수 있다. ‘명예욕’, ‘권력감’, ‘더 많은 부와 이익’ 등이 정치를 구성하는 본질적 힘이다. ‘이익교환의 정치’라는 측면에서도 정치는 훨씬 거대한 이익을 보장하거나 뺏고 또 명분을 끌어내거나 위장시킬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노동조합들이 개별 사업장의 담 속에서 임금인상과 보장된 정년, 기업복지라는 안락한 일상에 만족하고 있는 현실에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새로운 ‘긴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노동을 향한 녹색정치의 역할’이 특별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치’가 역할을 하지 않으면 결국 시민단체들이 그 역할을 떠맡게 되는데 이것은 명확하게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재정의 몇 십 배는 넘는 규모를 자랑하는 주요 산업의 대규모 노동조합들 입장에서는 ‘감사패’ 몇 장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쟁점이 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시민단체는 명분을 잃을 수 없고 노동조합은 이익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러니 어쩌면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각종 기후변화, 환경문제와 밀접한 산업의 대규모 노동조합들이 ‘정의로운 전환’에 나서고 ‘녹색’과 연대하는데 필요한 것은 ‘명분’이 아니라 정치가 치밀하게 구성시킨 ‘명분으로 위장된 이익’일지도 모른다. 


정치는 필요성을 강변할 것이 아니라 거래하고 타협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현실은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예쁘장한 담론이 아닌 현실의 ‘적록연대’나 ‘정의로운 전환’은 결코 ‘산뜻’하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변화하지 않을 수 없기에 타협하고 조율해 갈 뿐이다. 생각해보면 그것이 결국 지구생명체들이 생존해가는 방법이 아니던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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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조성주 / 정치발전소 대표, 생태지평 회원
어릴적 천문학자를 꿈꾸다가 어느새 지구별의 사회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있다. 다양한 곳에서 노동문제를 주로 다루어왔고 현재 정치발전소 대표를 맡고 있다
화, 2021/02/2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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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

- 전면적이고 온전한 ILO 핵심협약의 비준을 촉구한다 !

 

1.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 때부터 ILO 핵심협약 중 비준하지 않은 기본협약 제87(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및 제98(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보호), 29호 및 제105(강제근로 금지) 협약을 비준하고, 핵심협약 비준에 따른 국내법 개정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리고 2020630, 정부는 국제노동기구의 핵심협약인 결사의 자유에 관한 협약의 비준을 추진하면서 해당 협약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하고 근로자의 단결권 보장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제안이유를 설명하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이번 정부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과연 정부가 ILO 핵심협약 비준과 그 정신에 부합한 법 개정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2.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해고자·특수고용노동자·공무원에게 제약되어온 노동3권을 부여하고,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수차례 우리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정부안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조합 할 권리, 하청·간접고용 노동자의 원청 사용자와 교섭할 권리 등 ILO로부터 권고받아 온 내용의 핵심인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조합 할 권리에 대해서는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오래도록 권고받아 온 노조설립 신고제도 개선, 공익사업장의 파업권 보장, 파업의 민·형사책임에 관한 내용은 모두 누락되어 있다.

 

3. 해고자·실업자에 대해서는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면서도 조합원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해서는 극도로 제한하였다. 정부는 해고자에 대해서도 노동조합 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개정하였다고 하나 정부안에서는 사업장 출입과 임원 피선거권 등 조합원의 핵심적인 권리는 제한해 놓고 어떤 권리를 보장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노동조합 임원의 피선거권에 대해 사업장 소속을 요구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완전히 자유로운 대표 선출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ILO 전문가 위원회 역시 노동조합이 자유롭게 정한 규약에 따라 사업장에 소속된 노동자가 아닌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미 20061230일 노조법 개정을 통해 노사 당사자나 상급단체 이외의 제3자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에 간여하는 것을 처벌하도록 하는 규정을 ILO 기준에 따라 폐지한 바 있다. 정부안은 2006년에 이미 ILO 기준에 따라 폐지하였던 것을 훨씬 더 제한하는 방식으로 부활시킨 것이다. 이는 노조법 개악에 다름 아니다.

 

4. 정부안에서는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행 복수노조 체제에서 소수노조는 종전 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교섭을 위한 활동을 아무것도 못하고 고사될 위험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한편, 소수노조가 조직 활동을 통해 조합원이 늘더라도 새로운 교섭이 열리기까지 타임오프 확대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게 되면 단순히 노사 간 평화의무 유지기간을 연장하는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과도하게 제약하게 되는 효과도 함께 가져올 수 있다.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늘리라고 한 적이 없고, 오히려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장기간으로 설정하는 것은 노동자의 이익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였다.

 

5. 정부안에서는 생산 및 그 밖의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과 대통령령이 정한 시설에서는 그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점거를 할 수 없도록 하였다. 이는 쟁의행위권의 보호 취지에 따라 허용되어 왔던 부분적·병존적 점거조차 불허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업장 내 평화로운 피케팅, 현장 순회, 위법한 대체인력 투입 감시 등도 불허하게 되어 단체행동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ILO 핵심협약 비준과는 전혀 관계도 없을 뿐만 아니라 부분적병존적 점거를 인정하고 있는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6. 정부의 이번 개정안은 ILO 핵심협약에 우리 노조법이 부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ILO의 권고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ILO의 권고와는 상관도 없는 내용이 개악안으로 포함되어 있다. 현재의 정부안은 절대 ILO 핵심협약에 부합한다고 할 수 없다. 정부의 개정안이 진정으로 ILO 핵심협약에 부합하도록 하려는 것이라면 즉시 정부안을 철회하고 전면 재검토하여야 한다. .

 

 

2020. 10. 29.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목, 2020/10/2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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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9,10월호 – 우리들이야기(3)]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소송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을 읽고

 

최윤석 기획연대국 간사

1. 개요
9월 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 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소송(2016두32992)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에 환송한다”고 판결했다. 이어서 고용노동부는 판결의 취지에 따라 전교조에 대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통보(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처분)’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전교조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에 따른 노동조합의 지위를 회복하게 되었다. 전교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법외노조화 과정은 ‘민주주의 파괴 종합판’으로, 전교조의 법외노조 투쟁의 과정은 ‘민주주의 승리’의 역사로 오롯이 기록될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2. 경과
고용노동부 장관은 2013년 9월 23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1) 및 시행령 제9조 제2항2) 등에 근거하여, 전교조가 △해직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허용하는 규약을 보유하고 있고 △실제로 해직 교원 9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로 시정을 요구, 이를 이행하지 않자 2013년 10월 24일 전교조에게 ‘교원노조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였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교원노조법에 의한 노동조합에게 인정되는 제반 권리(‘노동조합’ 명칭 사용, 노동쟁의 조정신청,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등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하게 되었다.
전교조는 위 통보가 위법함을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제1심과 제2심은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하다고 판단하며 고용노동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법부와 행정부 간 재판거래 정황이 드러나며 이 사건 처분과 판결의 정당성이 크게 훼손되었다.
한편 제2심 관할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은 심리에 앞서 노조 가입 자격이 있는 교원을 재직 중인 교원에 한정하는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는데,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합헌 결정을 했다. 이후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고, 대법원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서 판단하기로 결정했다.

3. 판결 요지
대법원은 이 사건 통보가 △처분 상대방의 권리·의무를 변동시키는 ‘형성적 행정처분’이며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제약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러한 처분의 전제가 되는 법적 근거인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법률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위임도 없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에 대한 본질적인 제한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유보원칙3)에 반하여 행정입법의 한계를 벗어났으므로 그 자체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가 그 법적 근거를 상실하여 위법함을 설시했다.

4. 판결의 의의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의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를 행정권의 남용으로 판단함으로써, 부당하게 침해당한 노동조합법상의 권리를 구제하고자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즉, 시행령을 무효화함으로 인해 생기는 입법 공백을 감안하더라도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자의적인 행정권의 발동을 방지하는 데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이 사건 통보의 적법성 판단에 핵심이 되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규정상 ‘보지 아니한다’는 문언의 효과를 제한하는 적용례를 제시하고 이를 시행령에 가중함으로써 행정입법의 적법성 요건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이를 통해 노동3권이 부당하게 침해당하지 않고 최대한 보장되도록 하는 법의 취지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

5. 판결의 한계
그러나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우선 위 법률 및 시행령 조항 각각의 효과 판단에 대한 부분이다. 이는 판결문에서도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이 공히 지적하고 있는데, 요지는 문제가 되는 시행령 조항은 관련 법률 조항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일종의 절차조항일 뿐 그 자체로 새로운 법률효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분의 위법성 판단에 있어 핵심은 시행령의 위법성이 아니라 법 집행의 위법성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정작 쟁점이 되었던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문언 자체의 해석 및 적용에 대한 판단을 유보함으로써 사건의 본질을 벗어났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별개의견에서 김재형 대법관은 위 조항이 ‘조합원으로 활동하다가 해직된 교원의 조합원 자격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까지 금하는 것은 아니라며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해석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안철상 대법관은 ILO 등 국제기준과 사회적 변화에 비추어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부정하는 위 조항 자체의 시대적 정합성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6. 나가며
우선 대법원의 ‘판결’을 지지한다. 다만 법 이론에 정통하지 않은 보통 시민의 눈으로 보았을 때 대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는 수긍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구체적으로, 법에서 특정 조건에 해당하는 노동조합을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간주’하고 있음이 명징함에도 불구하고 그 ‘보지 아니함’을 알리는 구체적인 절차를 규정한 데에 불과한 시행령이 어떤 독자적인 효과를 갖는다는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그러한 시행령이 없더라도 법률상 간주규정에 의해 당연히 해당 노조에 대한 행정청의 고지의무가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처럼 이론의 여지를 찾기 힘든 이 사건 관련 법률 조항과 시행령 간의 관계에 대해 다소 예외적인 해석을 설시한 대법원의 태도는, 미리 결과를 정하고 이에 맞춰 법리를 형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대법원이 법 관계나 구조와 같은 형이상학적 논의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당해 노동조합의 규약이나 운영상 하자에 비해 그로 인한 침익적 법률효과가 과도하진 않은지 △1988년 처음 도입된 이래 30여 년간 실제로 법외노조 통보가 이루어진 사례가 이 사건을 포함해 2건에 불과하다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6만여 명의 조합원 중에 단 9명의 해직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전체의 지위를 부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기존에 조합원이었다가 해직된 것이므로 노동조합 자주성 저해의 우려와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자들의 조합원 자격까지 부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등 상식적 시선에서 도출되는 반감 혹은 의문에 대해 사회 관념에 부합하는 법리를 제시하고 이에 근거한 판단을 행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 판결로 전교조는 법외노조의 지위에서 구제되었지만,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유지하고 있는 다른 노동조합들은 여전히 법외노조로 간주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된 채로 남게 되었다. 물론 이를 계기로 해직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제한하지 않도록 하는 법 개정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개정 이전에 현행법 내에서 법 적용의 구체적 타당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는 놓친 셈이다.
그와 같은 아쉬움은 결국 상식에 기반하고 이해하기 쉬운 판결이 많아지기를 원하는, 새삼스럽지 않은 바람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마뜩하게도 대법관 김재형이 필부의 이러한 심정을 잘 대변해주었기에, 법원의 공적 역할에 대한 그의 의견으로 결어를 갈음하고자 한다.

“법률은 법률규정의 문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나 그 예외를 인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중략) 법 규정의 의미와 본질을 바꾸는 정도가 아닌 한도에서 이를 합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뒤처진 법률을 앞서가는 사회현상에 적응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그 뒤처진 법 규정의 전통적 해석·적용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법률 개정이라는 입법기관의 조치가 있을 때까지는 이를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체념해서는 안 된다.”

참고 : 2016두32992 법외노조통보처분취소소송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
1)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규정
2)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설립신고서의 반려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행정관청은 30일의 기간을 정하여 시정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해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여야 한다는 규정
3)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작용에는 반드시 국회가 제정한 법률의 근거가 필요하다는 원칙

금, 2020/09/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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