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코로나-19로 타격을 받는 하위부문의 한국노동자들

지역

코로나-19로 타격을 받는 하위부문의 한국노동자들

admin | 수, 2020/08/19- 00:11

코로나-19는 한국경제와 노동시장을 여지없이 강타하였다. 노동자들은 일자리 기회를 잃어버리면서 크게 타격을 받았는데, 특별히 제조업과 서비스 관련분야에서 한국의 요소시장들이 심각하게 파열음을 내고 있다. 해당 부문에서 대규모의 실직이 발생하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과 경력에 맞는 새로운 직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3월 한달 동안에 여러 사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16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시적으로 휴직 또는 실직 상태에 빠졌다. 4월에도 추가로 47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83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실직상태 또는 임시직 상태에 빠지면서 실업률이 4.9%에 이르렀다. 한편에서는 수백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원하지 않는 자리로 이동하거나 임금이 깎이지 않으면 동결되는 처지에 몰렸다.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들과 경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의 정규직 종업원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어 하고 있으며, 임시직 일자리도 예년에 비하여 반으로 줄어든 상황이 되었다. 청년실업율이 9.3%로 높아졌고, 일자리를 구했다 하더라도 이의 17.3%가 불안정한 임시직(precarious jobs)이다.

적정한(좋은-decent) 일자리에 접근하기에는 구조적인 장애가 조성되어 있어, 여성과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재취업하는 일은 일종의 도전에 해당한다. 일단 열악한 조건으로 취업하면 잠재적인 노동능력이 약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장기간 어려운 상황을 견디어 내야만 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전체를 관통하며 경제적 지위가 양분되어 간다.

이러한 조건의 한국사회에 팬데믹이 겹치면서, 구조적인 결함과 취약점이 드러나고 상위(primary) 부문과 하위(secondary) 부문의 이중구조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상위 부문은 소위 재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거대기업 집단과 이들과 거래관계를 형성하는 제조업 등 산업 분야의 계열사들로 구성된다. 이들 집단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데, 풍부한 자금 여력과 중층적 소유구조 그리고 오랫동안 형성되어온 정부와 특수한 관계에서 보호받고 있다. 이들이 어려움에 빠지면 정부는 곧바로 예외적인 구제정책을 펼친다.

하위 부문은 중소규모(SMEs)의 기업들과 소위 자영업의 상인들로 차고 넘친다. 이들은 주로 소매업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시장과 재벌에 종속된 하청분야에 머물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제품의 품질에 의존하기보다는 생존조건 수준의 격심한 경쟁에 빠져 있기 때문에, 시장변동에 따른 혁신 또는 새로운 분야로 전업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을 따라가기도 버겁다. 이들은 시장의 사정에 매달려 그저 생존하고(at mercy) 있는 것이다.

상위 부문에 일하는 노동자는 불황이라는 폭풍우가 몰아쳐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은 채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는 반면에, 하위부문의 노동자 상당수는 수개월내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여러 가지 중층적 요인으로 유지되는데, 예건데 비합리적이며 일관성도 없이 강제되는 각종 규제들과 턱없이 부족한 사회안전망, 정규직의 철밥통 보호기준과 재벌과 하청업체 간의 종속구조 등이 받쳐주고 있다. 이러한 기준들은 유교적(가부장적) 문화와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노동의 생산성을 감추고 있는 구조적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또한 정부는 기업들을 압박(위임)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를 수용하고 조직에 통합하려는 일체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고용을 보호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이 결여되어 있어서, 하위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불안정한 상황은 영구적으로 지속된다.

팬데믹 위기가 심화되면서, 경제를 정상화하고 경기를 회복시키는 한편에 정부는 상기의 차별을 완화시키는 심대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재정지출을 통해서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이번 불황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구조적인 문제를 제거해야만 한다. 한국정부는 심려깊은 조치를 통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광범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물론 한국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대규모의 공공보건의 안전과 경제촉진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한국은행은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였고, GDP 14%에 해당하는 2,700조원규모의 경제촉진 팩키지로 담아냈다. 이에는 이미 대부분의 가구에 지급되는 40만-100만원 상당의 기본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프로그램은 너무나 포괄적이었고 누진(보충)성이 충분하지 못하며 소모적이었다. 대규모의 지원금은 중산계층에게 현존하는 소비수요를 단순히 대체하면서, 빈민계층의 필요를 충당하고 지원하는 일에는 실패하였다.

또한 시행된 지원금은 중소기업이 도산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취약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실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오랫동안 시행을 보류해온 개혁, 즉 기업과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투명성 그리고 건강한 경쟁관계를 도입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은 전통적인 시장영역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를 서로 잡으려 다투는 반면에, 새롭게 형성되는 산업에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 구조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 (편집자 주: 스웨덴의 렌-마이드너 전략과 적극적 노동정책을 참조할 것)

유사기본소득의 이전은 빈약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반쪽자리 시도일 뿐이다. 더욱 효과적인 정책은 혁신을 유발하고 잠재적인(충분히 발현되지 못한) 기업과 노동력에 신선한 투자를 유도하여 새로운 성장을 발화시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뉴딜정책이 추구하는 내용에는 정부와 관련단체가 중소기업들이 공급사슬의 병목구조를 극복하고 이들을 옥죄는 자금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며 노동자들에게 재교육을 제공하여 업무(기술)역량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이 담겨야 한다.

한국정부는 구조적 개혁을 통하여 노동시장의 통합과 형평성(integrtig & equalizing)을 제고하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출처: East Asia forum in ANU, Sydney on 2020-08-06.

Vladimir Hlasny

현재 이화여자대학의 경제학과 조교수. 미시간 대학에서 노동경제와 사회복지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유엔경제사회이사회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코로나 19가 전세계를 멈춰 세웠다. 
WHO는 팬더믹을 선언했고, 전 세계가 국경을 막아섰고, 시민들은 집안에 감금당하였다. 
도시는 텅 비었고, 상점은 개점 휴업 상태이며, 학교는 개학을 계속 미루고 있다. 
공항 이용율이 평소의 1/10에 그치고 비행기는 하늘 대신 땅에 가득차 있다.

경제 상황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는 미국민 모두에게 1천 달러를 2번씩 나눠주기로 결정하였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은 혼돈 상태에 빠졌다. 병상과 의사가 부족하여 살아날 확률이 많은 경증 환자를 우선 돌보다보니 사망률이 치솟는다고 한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불과 3개월만에 전세계가 바이러스 공포에 뒤덮여 버렸다. 

인간세상이 멈춘 후 희망을 보았다. 우리는 분명히 확인하였다. 
인간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춰버린 지금 역설적으로 하늘과 땅, 물이 맑아지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대한민국, 이탈리아의 하늘이 파랗게 맑아졌고, 베네치아 운하에 물고기가 돌아오고, 사람이 사라진 해변에 80만 마리의 바다거북이 산란했다고 한다. 

크기_loggerheadmarinelifecenter_Instagram_1200x630.jpg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미국 플로리다의 주노해변에 바다거북 둥지가 증가했다.   

퓨마, 코요테, 리들리 바다거북, 듀공, 사슴, 염소떼, 야생 칠면조 등이 사람이 사라진 도시를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다. 자연의 복원력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가 인간에게 자연의 위대한 생명력을 깨우쳐 주고 있다. 그동안 인간이 얼마나 다른 동물들의 삶을 위협하고, 행동반경을 제약해 왔는지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도 잠시뿐, 인간의 활동이 멈추면서 경제도 멈췄고, 대량의 실직자가 발생하였고, 그 피해는 지구촌의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코로나 19가 문제냐! 
조금이라도 호전되는 기세가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경제활동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한가지 정확히 알려주고 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 하고, 특히 취약계층의 경우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 하나? 
백신과 치료제가 발견되면 돌아가도 되는 것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러스는 전체 200만종의 1%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만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 19가 번창하였다. 
오랜 지구의 역사속에서 인간과 닿지 않은 오지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바이러스가 인간의 무차별적인 자연파괴로 지구상에서 가장 개체수가 많은 인간을 숙주로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2005년 미 알래스카 영구동토층에 묻힌 여성 사체에서 스페인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되었고, 2016년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75년 전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사체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균이 퍼지면서 1명이 사망하고 순록 2천 마리 이상이 떼죽임 당했다”는 사실을 인용하며 YTN은 “코로나 19 사태가 일시적이길 바란다면 이산화탄소 줄이기는 절대 일시적이어선 안 됩니다.” 라고 보도하였다.  

“코로나 19는 생태위기 무시에 따른 자연의 대응이다”라는 교황의 말씀처럼, 기후위기, 6차 대멸종, 해양오염, 플라스틱 쓰레기, 초미세먼지, GMO, 유해 화학물질로 하늘과 땅, 물이 죽어가는 세상을 더 이상 두고 보아서는 안된다. 

이제 코로나 19 이전 그대로 돌아갈 수 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된다. 2, 3년에 한번씩 코로나 19에 버금가는 바이러스들이 창궐한다면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자연을 망가뜨리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화석연료를 태워서 성장하는 경제에서 탈출해야 한다. 지금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현대문명에서 땅과 지구, 사람을 돌보고 생명을 보장하는 경제체제로 대전환할 바로 그때이다.  

코로나로 미국에서 2200만명이 실직할 때 억만장자 8명은 1조 2300억원을 벌었다고 한다. 현재의 경제체계는 자연만을 착취하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상위 10% 부의 7%만으로도 지구적 빈곤을 영원히 끝낼 수 있다고 한다. 대전환의 또하나의 이유다. 

-----
글 : 황호섭(한국DMZ평화생명동산 사무국장,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수, 2020/04/29- 01:31
0
0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역혁신을 실현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정책모임인 목민관클럽 정기포럼이 지난 23일 종로구청 본관에서 열렸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민선7기 제9차 정기포럼에서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제도 개선’이라는 주제를 다뤘습니다.

기존 목민관클럽 정기포럼은 전국 각지의 단체장, 공무원,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현장 행사로 이뤄졌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하고 있는 만큼 화상회의와 유튜브를 결합한 디지털 포럼으로 대체해 진행됐습니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포럼에는 총 13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했고, 지방자치단체 17개 곳 총 78명의 공무원, 관계자들이 온라인 중계로 함께 했습니다.

문석진 목민관클럽 상임대표(서대문구청장)는 “유례없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목민관클럽 정기포럼이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열게 됐다”라며 “이번 포럼에서 방역 체계에서 주요한 획을 긋고 있는 사례를 통해 향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을 통해 방역 체계를 만들어가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지역 간 협력을 통해 시민의 알 권리 보장

이날 포럼에는 종로구, 구로구, 경기 오산시 단체장이 자리해 코로나19 극복 과정과 개선과제를 발표했습니다. 먼저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은 “중앙정부가 코로나19 전반을 관리하되, 지역에서는 방역수칙보다 더 강화된 정책을 통해 지역 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입을 뗐습니다.

특히 김 구청장은 서울시 내 구청장 모임인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의장으로서 구청장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했는지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시민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 정책과 각 자치구의 정책을 일관성 있게 이어가기 위해 힘썼습니다.

예컨대 코로나19 사태 초기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자치구 간 정보와 동선이 공유되지 않아 중구난방으로 발표되며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서는 확진자 동선을 공개할 때, 사전에 확진자의 동선이 겹치는 인접 자치구 간 협의를 통해 공동으로 동선을 발표했습니다.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정보 부족에 따른 파장을 줄여나갔습니다.


▲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가 남긴 것, 그리고 시민과 함께한 ‘따숨마스크’

구로구에서는 지난 3월 신도림동 콜센터, 만민중앙성결교회 등 코로나19 수도권 주요 집단감염 사태를 겪었습니다. 특히 구로구콜센터 사례는 건물에 근무·거주·방문했던 1143명 중 97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책임저자(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코로나19 관련 논문에서는 구로구콜센터 역학조사와 방역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당시 구로구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을 딛고 상업·사무공간과 거주공간이 섞인 복합건물을 신속하게 폐쇄하고, 2~3차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 작업에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이성 구청장은 “골든타임으로 (확진자 발생한 지) 닷새 만에 1,121명에 대한 조사를 끝냈다”라며 “(근무자의) 가족까지도 전부 조사하고 격리하는 조치로 인해 자칫하면 수도권 일대 대규모 감염이 확대될 사태를 빠른 대응으로 확산을 막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오산시에서는 마스크를 통한 시민 운동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실제 전국 각지에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던 가운데 오산시에서는 ‘따스한 숨을 나누는 마스크’를 줄인 ‘따숨 마스크’를 두 장 씩 제공했습니다. 필터만 교체하고, 빨아서 쓸 수 있는 마스크를 사회적협동조합과 협업해 제작한 것인데요.

이어 ‘따숨 마스크 1+1’ 캠페인도 오산시 전역에서 벌였습니다. 시민이 마스크 하나는 시민이 갖고, 나머지 하나는 기부해 취약계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마스크와 시민운동을 통해 방역 활동은 물론이고, ‘사회적 거리 두기’까지 시민이 솔선수범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오산시에서는 지역 현장에서 진행한 드라이브스루 대여시스템과 화장실 전수조사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악기와 장난감을 빌려주는 방식을 직접 대면이 아닌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대여할 수 있도록 했고, 공용 화장실을 조사한 결과 약 60%가량의 화장실의 청결도를 높이기 위해 비누 대신 물비누를, 살균 소독수 생성장치를 설치했습니다.

이어 전문가들의 기조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박재희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감염병 재난 대응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박 부연구위원은 “감염병 발생 시 초기 신속하게 감염원 및 전파경로를 파악하고 의심환자 및 접촉자를 발견하는 게 핵심”이라며 “중앙정부 대응 주체와 연계해 대응역량을 갖춰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 이성 구로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곽상욱 오산시장(사진 좌측부터)

특히 △지역 내 환자감시 △지역 역학조사 △현장 방역 조치 및 환자 이송 △접촉자 파악지원 △ 환자 및 접촉자 관리 △지역 유관기관과 협력체계 강화 △지역주민 대상 교육 홍보 등 소통강화 △지역 내 격리시설 격리병상 관리 및 추가확보 계획마련 △방역업무 중심의 보건소 기능 개편 및 검사인력보강 등을 지방정부의 역할로 꼽았습니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기초자체단체에서 보건소의 역량을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되는 게 아니라 장기화 국면이 예측되는 만큼 각 지자체의 보건소 내 감염병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정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정에서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주민의 생명이 좌지우지될 정도로 피해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역학조사관을 채용하거나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등 기반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 글: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 사진: 김동명

수, 2020/04/29- 23:01
1
0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을 대응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소식과 코로나19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전문가의 시각을 시리즈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언택트’(Untact: 비대면)와 공동체에 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 속 깊숙이 스며든 가운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봅니다. 지역, 주민자치, 공동체 등의 키워드로 연구와 현장을 누비는 권선필 교수(목원대 행정학과)와 지난 4월 29일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를 전합니다.


▲지난 4월29일 화상회의를 통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권선필 교수

Q.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학계에 몸담은 교수로서 어떤 변화를 겪고 있나요.
가장 큰 변화는 물론 강의입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해서 비대면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비대면 강의 방식도 여러 형태로 실험 중입니다. 예컨대 화상회의 같이 실시간으로 하는 인터넷 강의, 파워포인트에 목소리를 입힌 발표자료 중심의 강의, 학생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설문과 강의영상을 병행하는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방식 등을 다양하게 실험을 해보고 있습니다. ‘줌’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구글 클래스룸’ ‘시스코 웹엑스’ 등 다양한 영상협업 툴과 웹켐, 마이크, 필기마우스 등 다양한 도구들도 실험해 보고 있습니다.

Q. 갈수록 비대면 강의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대학본부의 지침도 다양한 수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초기만 해도 수업시간에 해당하는 과제제출로 대치하다가, 강의 시간을 대치하는 멀티미디어 강의 파일을 업로드하면 되었는데, 이제는 강의 영상으로 제작하였고, 현재는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하는 방안까지 변화해왔습니다. 이전부터 구글 클래스룸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강의한 적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면서 여러 문제점과 대응 방안들도 눈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Q. 어떤 지점이 눈에 띄나요.
비대면 강의이다 보니 학생들이 얼마만큼 이해했는지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갈라지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교수가 어떻게 강의할지를 고민하는 입장에서 주로 이야기 하는데, 사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얼마큼 동기부여가 되고 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참여 학생 중 약 4분의 1은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구요, 또 다른 4분의 1은 참여해도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고요. 학생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결국 절반의 학생들만 온라인 강의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렇게 역량이나 조건 동기부여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상황에 있다는 현실을 어떻게 반영해서 온라인 수업을 할지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봅니다.

 

교육현장, 비대면 강의에 학생들의 다양성 반영이 관건

Q.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어떤 지점이 눈에 띄나요.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현상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evindence)를 만들고 이 근거를 가지고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이러한 근거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이나 해결책이 이야기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말 대전광역시노동자권익센터와 코로나19 이후에 소득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관해 노동자 36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정규직이 대다수인 55%는 소득의 변동이 없다고 답했지만, 나머지 45%는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고, 이 중 14%(프리랜서, 교육강사)는 수입이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사내용 보기)
이를 빗대어 보면 우리 사회의 10~15%가량 최악을 경험하고 있다는 건데 이런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이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도 내야하고 또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방역 중심으로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코로나19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현장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하고, 혁신적 정책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아직까진 기존의 생각하는 틀에 근거해서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Q. 코로나19가 일상에 미치는 여파가 큽니다. 코로나19는 본질적으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코로나19가 가져오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를 그려보면 ‘건강’에 대한 위협을 들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생명의 위협은 매우 근본적인 문제인데요. 현재로선 그 누구도 코로나19가 언제쯤 끝날 거라고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우리 스스로 보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호의 방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물리적 거리 두기’는 사람들 사이에 ‘무형적 관계’와 ‘유형적 거래’의 패턴을 모두 바꾸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에 ‘거리 두기’를 통해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관계 맺기를 하고 거래를 하는지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Q. ‘물리적 거리 두기’를 통한 새로운 관계 맺기를 좀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우리가 당장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으로 ‘물리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지만, 물리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해지기 지점이 있습니다. 자가격리를 해도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확진된 중환자가 되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요. 결국 물리적 거리두기와 사회적 관계맺기가 만나는 지점을 탐색하고 이 지점을 어떻게 바람직한 방식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를 살펴야 합니다. 기존처럼 ‘거리 두기’만 강조하므로 나타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견디는 방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적 관계 맺기’가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즉, 가족, 친구, 직장과 같은 가까운 사회부터 지역사회, 국가, 세계 차원과 연결되는 먼 사회의 구별이 재조정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물리적 거리두기와 사회적 관계맺기 탐색 필요해

Q. 시민사회에서는 줄곧 사람이 모이는 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해왔지만, ‘언택트’가 확산하면서 공동체의 의미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공동체 활동이 벌어졌지만 실제 공동체는 이미 파편화되거나 아주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거주하는 곳, 내가 일하는 곳, 내가 사람을 만나는 곳, 내가 문화를 향유하는 곳, 내가 여행하는 곳에서 각각 다른 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공동체들 간에 별다른 연결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시작된 거리두기 때문에 이러한 분절적 공동체들이 제 역할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과거처럼 자유로운 이동과 연결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공동체는 현재로선 불가능합니다. 대신 오히려 주로 활동하는 물리적 근거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점점 더 확인하고 있습니다. 내가 발을 딛고 있는 물리적 기반이 어디인지, 그리고 거기서 출발하여 누구와 어떠한 신뢰 관계를 맺어갈지를 짚어봐야 합니다.

Q. 물리적 기반으로부터 공동체를 바라본다는 건가요.
우리가 공동체를 말하는 이유는 삶의 기반이 되는 의식주, 교통, 에너지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원초적 이유입니다. 일례로 먹거리 문제를 떠올려보면 전염병으로 인한 사재기가 논란이 됐는데요. 사재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따져보면 내가 살고 있는 장소와 연관된 공동체로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멀리 있는 곳에서 물건을 가져올 수 없으니까요. 삶의 모든 문제는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해결할수록 비용도 적게 들고, 안전하며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자가격리자의 경우 가족이 도와줘야 버틸 수 있고, 만일 가족이 없다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웃이 함께 해줘야 견딜 수 있습니다. 지금껏 공동체를 말할 때 ‘물리적 거리(distance)’에 관해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거리두기(distancing)‘을 하면서 우리가 바라본 공동체가 거리 개념에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환기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시민은 향후 어떤 가치를 염두하면 좋을까요.
그간 지나치게 사회성과 네트워크 중심의 공동체를 강조해온 반면 ’물리적 거리‘ 혹은 ’물리적 관계‘에 관해선 덜 관심을 쏟았던 것 같습니다. 물리적 관계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관계도 물리적 관계이지요. 이렇게 보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영역 중 어느 특정 영역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체 영역 고루 균형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봅니다. 공동체가 갖는 자연과, 물질과 이웃과의 관계가 갖는 다양한 측면이 고려되어야 하고, 이 모든 영역에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해야합니다. 모든 영역에서 최하 수준 이하로 떨어져도 안되고, 그렇다고 어떤 영역이 최상 수준 이상으로 넘쳐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통합적이고 균형적인 관점으로 사회와 공동체 활동을 다시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통합과 균형적 관점이 반영된 공동체 사례를 알려주신다면요.
구체적으로 로컬푸드를 들 수 있습니다. 대전 지역에서 만든 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이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매출 50%가량 상승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거리 두기’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요리하는 분들이 늘었다는데요. 요리하는 사람이 단순히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끼리는 소비자협동조합이 왜 필요한지, 생산자협동조합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등 지역 내 믿을 수 네트워크를 새삼 확인하는 과정이 되고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이익 극대화에 치우쳐져 있다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안감을 겪은 사람들은 공동체성이 담긴 생협에서 누가 작물을 키웠는지, 어떻게 유통됐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 서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로컬푸드가 단순히 먹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통합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이후를 바라볼 때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코로나 19 이후 시대는 결국 가까운 주변의 사람과 신뢰를 쌓은 다음에 협력하는 방식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관계에 대한 새로운 측면을 발견해서 공동체로 연결하는 지점을 찾아가는 게 필요합니다.

– 인터뷰 진행: 안영삼 미디어센터 센터장
– 인터뷰 정리: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

수, 2020/05/06- 17:49
4
0

희망제작소는 지난 4월 28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경실련,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YMCA 등 535개 단체와 함께 ‘코로나19 사회경제 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원회’에 동참했습니다.

코로나19 사회경제 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원회(이하 ‘코로나19 시민사회대책위’)는 제1차 대표자회의 및 발족 기자회견을 열어 ‘재난극복’ 관련한 현황 및 정책을 살펴보면 특권층의 지위를 강화하고, 불평등과 위험을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코로나19 대응과 각종 지원이 미치지 않는 취약계층과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확대한 재정 지출을 낙오되거나 내몰리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위기 극복은 특정 집단이 아닌 모든 사람과 자연을 살리기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19 시민사회대책위는 기후 위기로 인해 더욱 잦아질 감염병 유행과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의 공적 기능 정비 △사회의 공공성 확대 △공공의료 체계 확충 및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시민사회대책위는 향후 △코로나 사회경제 위기 시기 생계보장을 위한 차별 없는 정부의 신속하고 충분한 지원 및 취약계층 맞춤형 추가지원 △코로나 경제 위기 시기 해고 금지 및 고용 유지를 위한 정부 지원과 관리 감독 강화 △인권원칙에 기반한 국가방역체계 및 공공의료 강화 △집중피해 집단 실태 종합 및 맞춤형 지원 실현 운동(사각지대 제로 운동) △농수축산물 가격 보장 및 임대료 감면 △강제철거 중단 △인권과 민주주의 확대 요구 △코로나 사회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협의(교섭) 추진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연대 및 남북협력 강화 △지속가능한 사회경제체제로의 패러다임 전화을 위한 대안 수립 등의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코로나19 시민사회대책위 활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참여하며, 다양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시민들과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모으고 공유하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 글: 박지호 기획팀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희망제작소

수, 2020/05/06- 18:13
2
0

코로나바이스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으로 선포될 정도로 전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실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 사회, 문화적 영역에서는 큰 타격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언택트)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뿐 아니라 이에 기초한 스마트 오피스, 원격 교육, 화상회의 등의 필요성도 높아질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에 관해 전합니다.

코로나19, 희망제작소의 예방과 대응

희망제작소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예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기본적으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캠페인 △손 소독제 비치 등을 실시하되 운영 부문에서도 잠정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즉 희망제작소 내 강의 및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는 2층 누구나학교 대관을 잠정적으로 중지하고, 시민 누구나 들를 수 있도록 열어둔 1층 카페 공간도 출입을 금지하는 등 최대한 외부인 출입을 자제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근무일 중 양 일간 재택근무 및 출퇴근 자율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자율근무제는 연구원들이 리서치에 집중하거나 연구보고서를 집필해야 하는 경우, 사업 기획 및 구상하는 데 몰입이 필요한 경우 등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센터 또는 팀 내 사전에 일정을 공유한 연구원은 자율근무일 당일 오전에는 개인 일정을 보내고, 이날 야간 또는 심야에 연구보고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파만파 퍼질 당시인 지난 3월부터는 기존부터 실시해온 재택근무 및 자율근무제를 임시 확대했습니다.

지역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던 만큼 연구원 스스로 건강 상태가 의심될 경우 센터 내 승인을 통해 재택 자율근무 및 자가 격리 기간을 가져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했습니다. 연구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근무시간 내 센터, 팀원 간 원활한 온라인 소통을 전제하고 업무를 이어갔습니다.

이처럼 희망제작소에서는 예방적 차원으로 선제적으로 조치했지만, 내부에서는 다양한 연구와 사업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올 초부터 예정됐던 연구와 사업의 일정이 보류되거나 현장 위주 사업을 온라인 방식으로 대체해야 하는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대부분 연구와 사업의 핵심이 시민들과 직접 만나 워크숍을 진행하거나 대면 인터뷰를 벌이는 등 ‘시민참여형’을 앞세우고 있어 대안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유알못’의 고군분투…센터 간 협업하기

“이걸 꽂으니까 영상이 뒤틀렸어요.”
“아, 여기 화면에 얼굴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유튜브를 많이 봤어도 실제로 해본 적은 없는, 그야말로 유튜브를 잘 모르는 ‘유알못’인 연구원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지난 4월 세월호 6주기를 맞아 희망제작소가 연구한 ‘재난 후 공동체 회복’에 관한 연구보고서 읽기 모임을 앞둔 2주 전이었습니다.

평소라면 더 많은 시민과 후원회원이 참여하도록 온오프라인 홍보에 힘을 쏟았겠지만, 이번 모임은 ‘좌석 거리두기’를 위해 10명 이내로 참여인원을 제한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이를 준비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사전 리허설을 하면서 다양한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별도로 영상을 송출했을 때 깜빡임 현상을 바로잡아야 했고, 그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조명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구보고서 읽기를 맡은 김현수 대안연구센터 연구원은 현장에서 말하는 목소리와 영상으로 들리는 목소리의 톤이 다르다는 걸 체감하며 한층 목소리 톤을 높여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행사 당일 큰 사고 없이 방송을 송출했고, 행사를 주관한 이음센터, 연구를 맡은 대안연구센터, 방송을 지원한 미디어센터 간 협업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화상회의와 라이브중계 결합한 ‘온라인 포럼’으로 대체해

이어 희망제작소는 지난 4월 23일에 열린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책모임인 민선 7기 목민관클럽 제9차 정기포럼도 처음으로 ‘온라인 포럼’으로 대체해 개최했습니다.

목민관클럽 정기포럼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모임으로 자치분권 관련 이슈에 관해 사례를 발표하고,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지난 4월 23일에 열린 정기포럼에서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제도 개선’이라는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간 정기포럼은 여러 지역의 지자체단체장, 공무원,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현장 행사 형태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처음으로 화상회의 방식과 라이브 중계를 결합했는데요.

정기포럼에 참석하는 관계자들이 워낙 다양한 만큼 현장형 행사를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온라인 포럼’을 준비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온라인 정기포럼’을 원활하기 운영하기 위해 사전 큐시트를 공유해 ‘온라인 포럼’에 익숙하지 않은 지자체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했고, 포럼이 열리기 전에는 화상회의 리허설을 실시해 보완할 점을 메웠습니다.

그 결과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포럼에는 총 13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했고, 지방자치단체 17개 곳의 총 78명의 공무원 및 관계자들이 온라인 중계로 함께 했습니다.

지난 3월 22일부터 지난 5일까지 45일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됐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감염 예방과 차단 활동을 병행하고,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몫을 안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리면서 향후 조직 운영부터 연구 및 사업 활동까지 다각도로 점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며 이에 부응하는 대안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 글: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희망제작소

수, 2020/05/06- 22:46
3
0

#에너지진짜뉴스 - 코로나19와 기후위기가 관련이 있다고요?

Q. 코로나19와 기후위기가 관련이 있다고요?

A. YES!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은 기후위기의 영향을 받습니다. 기온 상승과 그에 따른 기후위기는 병원균의 전파와 변형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또, 코로나19와 기후위기 모두 지나친 소비주의와 성장주의로 인한 결과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화석 연료 채굴과 토지와 물, 해양 파괴, 폐기물 배출은 기후위기를 악화시킵니다. 동시에, 생태계 및 자연 서식지를 파괴하여 인간이 인수공통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성을 더욱 증가시킵니다.

Q. 코로나19 이후로 온실가스가 감축되었다고요?

A. YES!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속히 줄어들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닙니다. 교통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었으나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또, 올해 하반기 경제가 회복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코로나19가 기후위기 시대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A. 코로나19로 인해 온실가스를 내뿜던 경제 활동을 잠시 멈추자, 맑은 공기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 돌아왔습니다. 이는 인간 활동이 얼마나 생태계와 기후에 거대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반증합니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에서는 개발과 소비주의를 멈추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사회로 전환을 시작해야 합니다.

토, 2020/05/09- 02:00
2
0

[성명서]

지금 필요한 것은 혐오와 차별의 조장이 아니라,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연대이다.

국민일보는 5월 7일 <[단독]이태원 게이클럽에 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갔다>, <[단독]“저의 잘못, 이태원 클럽 호기심에 방문했다”…코로나19 확진자 해명>라는 보도를 게재했다. ‘게이클럽’, ‘클럽 방문자 2000명’을 강조하면서 지역사회 2차 감염의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특히, 연령대와 주거지, 직업 등의 개인정보를 상세히 공개하며, 개인의 아우팅과 더불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코로나 19가 확산되자, <감염병보도준칙>을 발표했다. <감염병보도준칙>에는 감염병 기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원칙이 필요하고, ‘감염인’에 대해 취재만으로도 차별 및 낙인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감염인은 물론 가족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1년 제정된 <인권보도준칙>에서도 반드시 필요 하지 않을 경우,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일보의 보도와 이후 경쟁적으로 쏟아지는 후속 기사들은 개인 사생활 침해를 물론이고,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있으며 그 수위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미 코로나 19와 관련해 ‘언론 보도’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확진자 수를 강조하고 ‘창궐’, ‘쇼크’, ‘패닉’ 등 과도한 공포감을 조성했을 뿐 아니라, 특정한 ‘국가’나 ‘지역’, ‘종교인’, ‘확진자’ 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보도가 계속되었다. 언론의 보도는 또 하나의 낙인이 되었고, 그에 따른 피해 역시 심각하다. 이번 역시도 마찬가지다. 언론 보도로 인해 진료를 받는 것이 곧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되었고, 낙인과 아우팅의 위험은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이 더욱 존재를 드러낼 수 없게 만들었다. 과도한 언론 보도가 코로나 19 방역에 문제를 만든 것이다.

확진자에 대한 개인정보 공개에 있어서 방역 당국과 지자체에서 각기 다른 대응 역시 문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동선공개와 관련해서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확진자의 거주지의 구체적인 주소나 직장명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안양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진자가 사는 동과 아파트명까지 공개했다. 방역이라는 이유의 과도한 정보공개 문제는 여러 번 제기 했지만, 여전히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인천시는 한발 더 나아가 한 인권단체에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명단을 달라는 요청까지 하였다. 클럽 방문자의 검진 권고가 아니라 성소수자로만 초점이 맞춰진 이유는 성소수자들이면 누구나 잠재적 가해자, 관리가 필요한 대상 집단이란 인식을 드러낸 것이었다. 방역 차원이라고 하지만 지자체의 과도한 정보공개와 무리한 명단 공개 요청은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이, 더욱 존재를 드러낼 수 없게 만드는, 오히려 방역의 구멍이 되는 또 다른 공포와 혐오를 만들어내고 있다.

재난과 위기에 마주했을 때 중요한 것은 인권의 원칙과 기준을 기본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에서도, 언론의 보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해야만 누군가의 권리가 침해되고 박탈되는 과정 없이,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언론의 성급한 보도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코로나 19 방역에 문제를 만들었다. 언론은 이제라도 무분별하고 과도한 보도를 멈추고, 방역과 모두의 안전을 위한 보도를 하기를 바란다. 정부 역시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확진자, 접촉자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더욱 힘써주길 바란다. 우리가 마주했던 재난과 참사는 안전한 사회의 중요성과 그것을 위해 모두가 함께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혐오와 차별이 아니라, 모두의 안전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것을 위해 우리 모두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0년 5월 8일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인권지기활짝,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서울인권영화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언론개혁시민연대,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장애여성공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금, 2020/05/08- 22:06
2
0
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에세이 공모전은 5월 22일까지 상시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첫 번째 시민 에세이는 주부아빠 김준열 님이 아이들에게 띄우는 편지입니다.

안녕. 새삼스럽게 인사를 한다. 부족한 아빠랑 같이 놀아주고 밥도 먹어주고 화쟁이 아빠를 참아줘서 고마워. 겨리(12살)와 보리(7살)에게 이상한 세계를 물려주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해. 엄마랑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지 말지 고민을 했던 적이 있어. 왜 그랬을까. 십 여 년 전에도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자신이 없었거든.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도 되는 듯, 마구 자연을 파괴하고 사람이 사람을 학대하고 착취하는 사회가 싫고 무섭기도 했어.

아빠의 십대 시절은 대학을 가려고 온통 시간을 허비했었어. 돼지고기에 등급을 매기듯 학력, 학벌로 사람들을 계급을 매기는 것도 못할 짓이라고 생각했지.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고 충분히 의미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기도 해. 겨리랑 보리를 낳아도 좋겠다 결심했지.

사스, 메르스 심지어 코로나19까지 거치면서 너희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자꾸 커져. 사람이 사람을 피해야 하는 사회가 온 거지.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 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기도 힘들어졌어.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에게 해악을 끼치게 되는 게 미안해.

자연을 파괴해서 이윤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야생 동물이 살 곳이 사라지면서 코로나가 생겼잖아.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많이 어려운 문제이지만, 사람들의 지혜가 모이면 사람과 동물과 자연이 한데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길을 꼭 찾을 거라 믿어.

초등학교는 개학을 미루게 됐지. 혹시라도 잘못되면 많은 아이들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야. 겨리는 산울어린이학교라는 작은 대안학교를 다니잖아. 학교 앞 텃밭에서 씨를 뿌리며 농사 짓고, 수리산도립공원으로 올라가 등산하며 탐험하고, 학교 친구들이 어떤 정황에 있는지 알고 서로 살필 수 있어서 감사해.

교육을 넘어 서로 돌볼 수 있는 관계가 있는 학교가 있어서 좋다. 산울어린이학교처럼 작은 학교가 많아지면 참 좋겠다는 상상을 해. 학교가 돌봄이 있는 작은 공동체가 되는 거지. 코로나와 같은 재난을 계기로 공립학교도 좀더 작아지는 노력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주부아빠로 지낸 지도 횟수로 4년 차가 되는구나. 당연히 겨리는 학교가고 보리는 어린이집에 가는 게 자연스러웠는데, 함께 지내면서 자라는 모습을 보니깐 감회가 새롭다. 산업화되기 전에는 함께 일하고 밥을 먹었을 텐데 말이지. 엄마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일상을 공유할 수 있었어. 자전거를 타고 산으로, 갈치저수지로, 반월호수로 씽씽 달릴 수 있어서 좋았어.

코로나19가 겨리, 보리, 엄마, 아빠에게 황금 같은 시간을 주고 깨달음을 주었네. 옆집 송희와 품앗이를 하면서 아빠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 집 앞 통장님 댁에서 짓는 농사를 기웃거리고 못자리판을 실어드리기도 하고 가시오가피순을 따서 무쳐 먹기도 했지. 블루베리 묘목에 물도 주었고. 참 신나는 시간이었어.

코로나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웃과 자연이 이처럼 소중한가를 알려주고 싶었는가보다. 당장은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각자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보자. 5월 중순이 되면 산울어린이학교 이모, 삼촌들과 장 가르기를 해야 해. 된장과 간장을 가르는 거야. 건강한 음식과 몸 만들기를 손수 해보는 거야. 작지만 소중한 실천인데, 잘 깨닫지 못했을 뿐인 것 같아. 겨리, 보리야 지금처럼 잘 살아보자. 언젠가 마스크를 벗는 세상이 올 테지.

–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한 주부아빠 준열

월, 2020/05/11- 20:33
2
0

“인류세의 생태 전환이 가능하려면?”

 

[caption id="attachment_206855"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caption]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지난 27일 환경운동연합이 세미나를 열었다. 이 날의 연사는 구도완 환경사회연구소 소장이었다. 구 소장은 환경운동연합 전 정책위원장을 역임했고, 환경운동연합의 20주년 비전을 함께 설계한 바 있다. 그는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 전염병이 퍼질 거라는 말은 들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3달 만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할지는 몰랐다고 운을 뗐다.

“제 나이는 137억 58세라고 이야기합니다.”

그의 이야기는 시간을 거슬러 오랜 지구의 역사로 향했다. 그리고 인류세라는 개념이 따라왔다. 새로운 지질시대를 명명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처럼,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개념은 사회과학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인간과 지구의 관계에 대한 풍부한 담론들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덧 그는 거시적으로 인류사를 관통했다. 산업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인간의 근육에만 의존하던 과거가 지나갔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주된 생산을 맡게 되었고, 자본과의 결합으로 축적된 자본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금융자본주의가 인간사회를 통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신자유주의라고 불리던, 경제만능주의의 흐름은 계속 이어져왔다. 부작용도 상당했다. 경제 성장률은 높아졌지만, 부의 양극화와 빈곤문제는 더 심해졌다. 수익성의 잣대로 결정되는 세상에서, 생명들에 대한 존중과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는 이런 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137억년 지구의 역사 속에서, 우리사회의 공업과 자본시스템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이후를 조심스럽게 내다보았다. 일각의 전망처럼 V자급반등을 통해 경제가 살아날수도 있고, 성장개발주의와 국가주의 강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공공의료체계를 발전,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생태적 위기를 성찰하며, 인류세의 시스템을 바꾸려는 고민을 더 키워야한다고도 강조했다.

구 소장도 과거에는 급진적인 혁명이 중요하다고 여겼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권력을 바꾸면서 제도까지 한 번에 고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므로 지속가능한 장기적인 관점의 접근법도 필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시스템을 바꿀 계기가 될 수 있을까?

그는 울리히 백의 2015년 논문을 인용했다. (해방적 파국주의)는 근대사회가 너무 발전하다보니 기후변화라는 문제를 일으켰고, 이 때문에 예기치 않은 파국을 맞으며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그는 미국을 강타했던 태풍 카트리나를 예로 들었다. 가난한 이들이 더 큰 피해를 입고, 국가가 제 기능을 못하는 현실이 드러났던 것처럼, 재난을 통해 예기치 않은 변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미 붕괴된 과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대참사에 대한 해석과 의미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인류세에 대한 성찰을 통해 탈바꿈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는 Metamorphosis(탈바꿈)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이데올로기적 목적아래 사회를 뒤집는 혁명과 달리, 지속가능하게 이행하며 변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으로 코스모폴리탄 주의가 도래할지, 다른 대안이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인간들이 하는 일이기에, 시민들의 각성이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 성장론을 “GDP중심의 경제성장, 환경파괴 성장담론을 벗어나자는 것.”으로 정의했다. 공생공락의 사회, 더불어 가난한 사회. 지속가능한 발전개념 등을 설명하며, 등락을 반복하는 경제성장률 지표보다는, 생존과 소비를 최소화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를 발전시키자는 제안이다.

이제는 생태전환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자본과 인간중심을 넘어서는 변화의 과정은 체제 안에서 이뤄가는 전환이며, 다층적인 사회체계 안에서 만들어지는 동시적 전환이라고도 했다,

“나는 여신이 되기보다는 사이보그가 되겠다.”

그는 사이보그선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과학기술 자체를 공격하며 반문명과 생명살림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문명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며 변화를 이뤄나가는 유연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환을 위해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구 소장은 민주주의를 생태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통치구조,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는 개념이 좁다는 말이다. 생태의 개념까지 녹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다른 생명들에게도 더 많은 자유를 주는 생태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구상이었다.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도 잘 사는 사회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는 자본과 기업을 환경과 사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기업에는 상을 주고,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 반 환경 기업들(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옥시 같은)에게는 벌을 주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말이다. 또한 자본 이외의 요소로 움직일 수 있는 경제조직 발전시키기, 과학기술을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환경과 사회로 불러오기 등을 언급했다.

그는 담대한 전환이라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연대와 설득은 필수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패한 사랑을 넘어서자고 했다. 자기애와 가족애의 울타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커먼즈라고 부를 수 있는 사회의 영역, 우리 모두의 것을 키워야한다고도 당부했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구 소장의 세미나는 쏜살같이 지나갔다. 코로나19라는 뉴노멀의 여파속에, 우리사회에 필요한 생태전환이 무엇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환경연합은 어떻게 활동해야할까? 많은 질문이 남는 시간이었다. 강연에 이어 활동가들의 질의응답과 토론이 계속되었다.

수, 2020/05/13- 02:38
2
0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동시에 많은 것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도 일깨워주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것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역사의 변곡점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은 자명한 것 같습니다.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님들은 코로나19를 어떻게 맞이하고 또 바라보고 계실까요. 거센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이하고 있는 교육과 의료분야에 종사 중인 이승훈 후원회원(을지대학교 의료원장/을지대학교 의과대학장)을 만났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려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라는 단어를 꺼내기가 무섭게 돌아온 답변입니다. 이승훈 후원회원은 ‘우리가 당연한 상식만 지켰다면 팬데믹(pandemic)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프면 쉬거나 병원에 가야 하는데 우리는 학교나 회사부터 걱정해요. 교회나 사람이 밀집된 곳에도 스스럼 없이 가죠. 밥 먹기 전에 손 씻는 건 당연한데 그러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예요.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술잔을 돌리거나 찌개를 여러 사람이 같이 떠 먹는 문화도 위생에 좋지 않아요. 어려운 게 아닌데 우리는 간과하고 살았죠. 유럽의 경우는 볼키스 등의 인사문 화가 바이러스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것을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편의상 이유로 쉽게 무시하곤 했습니다. 코로나19가 이런 상황을 180도 뒤집어 놓은 것이지요.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이제는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 후원회원은 한국처럼 정의롭고 공평하게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은 드물다고 말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이 부분이 증명되었다는데요.

“우리의 의료시스템은 사회보장성은 물론 산업적 특성도 갖고 있는데요. 이게 미국과 유럽의 시스템을 적절히 혼합한 형태예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의 시스템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게 증명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미 해외 각국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법을 벤치마킹하고 있지 않나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고 봅니다.”

이승훈 후원회원은 병을 치료하는 의사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합니다. 을지대학교도 개강과 동시에 온라인 비대면 강의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온라인 강의가 시작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혼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유비쿼터스, 이러닝 등 온라인 교육의 환경은 10여 년 전부터 이미 구축되어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에 잘 활용하지 않은 거죠. 대면교육과 비대면교육이 적절히 섞여왔다면 지금 혼란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우리는 그동안 비대면교육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왔어요.”

문제는 대면과 비대면이 아니라 ‘콘텐츠의 질’에 있다고 말하는 이 후원회원. 그는 비대면교육으로 확장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라 말합니다. 학생들이 듣고 싶은 콘텐츠를 원할 때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막상 해보니까 학생들은 적응을 잘 하더라고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집에서 편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보니 좋아하는 학생들도 있어요. 학부모들도 저도 모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아요. 수단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준비가 안 된 시점에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합니다. 이 후원회원도 수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녹화된 영상을 모니터링 하면서 수업내용과 발음 등을 점검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수업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면 수업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죠. 많은 교수님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실 거예요. 이를 통해 우리 교육 수준도 한 단계 향상 될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어찌 보면 트리거가 된 셈이죠. 이런 기회를 잘 살려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언젠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것입니다. 안정이 찾아오겠죠. 하지만 이런 대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겁니다. 저는 팬데믹과 같은 상황을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은 인간에 대한 지구의 경고’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로 사회의 많은 것이 바뀌었고 또 바뀔 겁니다.

경제적 의미와 또다른 의미의 뉴노멀1)사회가 코로나19로 도래할 것이라 생각해요.* 새로운 생활자세와 생활기준이 요구될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생활습관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행동하는 게 필요한 거죠.”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 인터뷰 진행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email protected]
– 사진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email protected]

각주
1) 뉴노멀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나타난 세계경제의 특징을 통칭하는 말로 저성장, 규제 강화, 소비 위축, 미국 시장의 영향력 감소 등을 주요 흐름으로 꼽고 있다.

수, 2020/05/13- 01:56
1
0

인권을 침해한 방역의 결과는 모두의 피해로 돌아온다
‘방역과 인권은 양자택일의 선택지가 아니다’

지난 4월 말부터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관련 감염이 발생했다. 확진자 하강 국면에서 맞닥뜨린 또 한 번의 감염 확산 사태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온 대부분의 국민에게 허탈감을 안긴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다. 그런데 다시금 방역에 집중해야 하는 이때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선동과 낙인찍기가 효과적인 방역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방역에 경각심을 늦춘 개인의 태도에 지탄의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성적 지향을 비롯한 감염자의 고유한 특성을 이유로 개인을 차별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용인될 수는 없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방역 당국과 언론이 차별과 낙인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선별적인 조치를 신중히 취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특정 언론의 고의적 낙인찍기는 명백히 인권침해적이었다. 지난 7일 <국민일보>는 용인 한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에 성소수자성을 특정하는 제목을 단 기사를 내보내 방역의 본질과 관계없는 정보로 혐오와 낙인을 부추겼다. 이어 9일, 해당 언론사는 또 다른 성소수자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밝혀진 강남구의 유흥시설을 혐오적인 방식으로 묘사해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확진자의 나이와 지역, 동선뿐 아니라 직장의 위치와 직종 등 개인 정보를 노출했다. 이는 한국기자협회의 ‘코로나19 보도 준칙’에 반하는 ‘인권침해와 혐오 조장 표현’에 해당하며 ‘피해자들의 사생활 침해’ 보호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을 명시한 한국기자협회의 ‘감염병 보도 준칙’에도 어긋난다.

일부 지자체의 대응 방침도 위태롭다. 인천시의 경우 지난 7일, 방역을 이유로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명단을 수소문했다. 이는 확진자의 방문 동선과 시간에 기반한 역학 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명백한 낙인찍기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또한 지난 11일, 끝까지 연락이 닿지 않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의 경우, 경찰청과 협력해 자택 방문 추적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추적조치를 언급했다. 정부는 모든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적 조치는 감염자들이 질병을 숨기고 신속하게 치료받지 못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대대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ESCR 등 여러 국제인권규범 및 기준이 보장하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포함한다. 방역 당국은 성소수자를 비롯한 특정 개인과 집단에 대한 차별과 낙인을 방지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차별과 혐오, 적대감 또는 폭력을 야기하는 표현 방식이 언론 등을 통해 확산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공공 및 민간 주체의 행위를 규율해야 하며, 모든 개인을 부당대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전략과 정책 및 실행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당국과 언론에 재차 촉구한다. 질병 관리를 위한 방역과 검진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 보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방역과 인권 보장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차별과 낙인 없는 방역이 실현될 때 비로소 전 사회 구성원의 안전과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

화, 2020/05/12- 22:54
1
0

[caption id="attachment_206847" align="aligncenter" width="372"] ▲일회용비닐장갑과 일회용 마스크 Ⓒ함께사는길 이성수[/caption]

코로나19라는 신형 바이러스로 인해서 인류는 충격과 공포,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코로나19 이전의 세계와 다를 것이라고 모두들 입을 모은다. 그렇지만 그 세계가 어떠할지에 대해서는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쓰레기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단기적으로도 큰 충격을 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도 지금까지 세웠던 폐기물 정책의 방향과 전략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로켓 탄 1회용품 폐기물

코로나19로 인해서 우선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은 일회용품 규제정책이다.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도처에 일회용품이 사용되고 있다. 당장 매일 쓰고 버리는 일회용 마스크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 모두 일회용 비닐봉투를 끼고 투표를 해야 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사용된 일회용 비닐장갑은 5800만 장이다. 일회용 비닐봉투 두께를 0.2밀리미터라고 한다면 이번 선거에 사용된 비닐장갑을 쌓으면 1.2킬로미터 높이가 된다. 카페와 음식점에서는 일회용 컵 사용금지가 일시 해제되었다. 텀블러 사용이 금지된 곳도 있다. 2018년 폐비닐 수거대란 사태를 계기로 차곡차곡 쌓아온 일회용품 줄이기 성과가 코로나19로 한 방에 날아가게 생겼다. 총선이 끝나고 5월에 열리는 마지막 국회에서 일회용컵 보증금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까 실날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물 건너가지 않을까 싶다.

위생이 1회용품 면죄부?

[caption id="attachment_206868" align="aligncenter" width="640"] ⓒ freepik[/caption]

코로나19 이후 위생과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눈높이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생을 명분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나온다면 이것에 과연 대응할 수 있을까 우려된다. 당장 식당에서 사용하는 수저의 위생 상태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일회용품의 시작과 확산은 위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미국에서 일회용 종이컵이 최초로 개발된 것은 1907년이다. 식수대에 설치된 비위생적인 공용컵을 대체하기 위해서였다. 일회용 종이컵 문화가 확산되게 된 결정적 계기는 1918년 스페인 독감이다. 전염병이 휩쓸고 나면 일회용 사용 문화가 쑥쑥 자라난다. 위생이 마케팅이 되면 곳곳에서 새로운 일회용 문화가 생겨날 것이다. 일회용을 막기 위한 규제의 속도보다 일회용으로 대체되어 가는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일회용 컵 등 일회용품 사용규제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들은 일회용 사용규제 속도조절을 요구할 명분이 주어졌다.

정답은 다회용품 위생관리 강화

위생과 안전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모든 것을 잡아먹어 버리는 괴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일회용 범람이 환경파괴를 가속화하고 환경파괴가 새로운 전염병의 출현을 촉진하는 악순환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전환하는 작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다만 다회용품 사용에 대한 위생관리 기준과 매뉴얼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보건전문가와 환경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코로나19 사태를 복기하면서 전반적인 위기대응 매뉴얼도 만들 필요가 있다.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일시 허용의 시점과 종료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

감염성 폐기물 처리

코로나19가 야기한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시야를 넓혀서 정리해 보자. 우선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발생한 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다. 병원에서 환자의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기물은 의료폐기물로 분류된다. 전용 용기에 밀폐되어서 전용차량으로 운반된 후 전용 소각장에서 소각된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환자에게서 발생한 폐기물은 의료폐기물 중 격리의료폐기물로 분류된다. 가장 관리가 엄격한 폐기물이다. 탈지면 같은 일반의료폐기물은 종이박스에 밀폐되어 운반되는데 격리의료폐기물은 플라스틱 용기에 단단하게 밀폐되어 처리된다.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생활쓰레기로 분류가 되어 종량제봉투로 배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미처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는 확진자들이 가정에 격리되는 경우도 있어 확진자가 있는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격리의료폐기물로 분류하여 특별관리하고 있다.

경제체제 변화 필수적

[caption id="attachment_206852"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원시자원순환센터 야적장에 가득 찬 재활용 쓰레기 / ⓒ 연합뉴스[/caption]

코로나19는 쓰레기 발생량을 증가시켰을까? 사람들이 가정에 갇혀서 가족들끼리 정답게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확실하게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음식배달이나 온라인 주문 건수는 전년대비 20~30퍼센트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 집만 하더라도 치킨 주문이 몇 배는 뛴 것 같다. 반면 가정 밖 소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소비위축으로 인해서 음식점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나 카페의 일회용컵 소비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것은 통계가 발표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우리가 접하는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소비의 총량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환경이 오히려 깨끗해졌다고 환호하는데, 환경은 좋아진 반면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률 증가나 사회적 약자의 고통은 증가했다는 것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환경의 개선이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현 경제시스템의 문제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빨리 찾아야 한다.

쌍코피 터진 자원순환업계

코로나19와 유가하락이 겹치면서 재활용 시장은 시쳇말로 쌍코피가 터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위축되면서 재생원료 수요가 감소했다. 저유가로 인해서 신재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재생원료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역시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석유가격이 떨어지면 석유로 만드는 플라스틱 원료의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 신재와 재생원료는 대체관계에 있기 때문에 신재의 가격이 떨어지면 재생원료 가격도 떨어뜨려야 한다. 신재는 원료가격이 하락하는 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재생원료는 재활용 공정비용이 있기 때문에 신재의 가격하락률만큼 낮출 수 없다. 따라서 석유가격이 떨어지면 플라스틱 신재와 재생원료의 가격차이는 줄어들게 되고 재생원료의 가격경쟁력은 낮아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페트병을 솜으로 재활용을 많이 한다. 그런데 석유가격이 떨어지면 폴리에스터 섬유가격이 떨어지게 되니까 페트병으로 만든 재생솜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서 해외 수요가 감소하면서 재생솜을 만드는 업체에서 재생원료 구매량을 감소하였다. 이런 이유로 페트병 재생원료 가격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수요량도 줄어들면서 페트병 선별업체, 수거업체 등이 모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저격 당한 중고의류 시장

코로나19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비명이 나오고 있다. 중고의류 시장이다. 의류수거함으로 배출된 폐의류는 의류선별장에서 입을만한 것들이 선별된 후 여름의류는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로 수출되고 겨울의류는 중앙아시아 등으로 수출된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동남아시아 등에서 중고의류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현재 폐의류 재활용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의류는 종이와 함께 아파트 재활용품 가격을 받치고 있는 양대 축이다. 폐지가격 하락과 함께 의류재활용 시장까지 붕괴할 경우 아파트 재활용품 수거체계의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단독주택지역의 의류수거함 체계도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아름다운 가게 등 재사용 매장들의 경우에도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의류 중 60퍼센트가 폐의류 재활용 시장에서 처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재사용 매장도 동시에 영향을 받게 된다. 만약 동남아의 재사용의류 수입금지가 장시간 지속되거나 고착화될 경우 국내 재활용체계에 연쇄충격을 줄 수 있다.

바이러스도 쓰레기도 발생지 처리가 원칙

[caption id="attachment_206870" align="aligncenter" width="640"] ⓒ freepik[/caption]

사스부터 시작해서 코로나19까지 변형 바이러스가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변형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난 이후 차분히 복기하면서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쓰레기 문제에 한정시켜 생각하면 좀 더 힘들어지겠지만 일회용품 파도에 맞설 체력과 의지를 키워야 한다. 위생과 재사용이 조화를 이룰 지혜가 필요하다. 국내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감염 우려를 동반한 상품과 인력의 이동이 축소되고 있다. 하물며 국제적 재활용품 시장의 경기야 말할 것도 없다. 쓰레기의 이동은 병원균의 이동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진단 속에 답이 있다. 재활용을 명분으로 한 쓰레기의 국외 유출을 당연시하는 코로나19 유행 이전 시기의 폐기물 정책은 이제 ‘국내 발생 쓰레기는 국내에서 전량 재활용하는 체계’의 건설을 목표로 바꿔야 한다. 결국 ‘국내 재사용·업사이클링·재활용 분야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순환경제의 건설’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한 교훈이다.

※ 글: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 / 출처: <함께사는 길 5월 호> 원문 보기(클릭)

수, 2020/05/13- 22:51
1
0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 유감:

코로나 위기의 근원에 대한 성찰이 절실하다

권태선 /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caption id="attachment_206903" align="aligncenter" width="320"] 환경운동연합 권태선 공동대표ⓒ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아 특별연설을 한다기에 텔레비전으로 현장중계를 지켜봤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를 포함해 전세계가 겪고 있는 미증유의 위기상황에서 내놓는 특별연설이니만큼 이 위기에 대한 문대통령과 ‘촛불정부’의 성찰이 포함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연설 어디에도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근본원인에 대한 성찰은 보이지 않았다.

문대통령이 특별연설에서 남은 임기 2년의 핵심과제로 강조한 것은 코로나19 극복, 그리고 그로 인해 초래된 경제위기 극복이었다. 방역과 관련해선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고 감염병 대응기관을 확충하며 공공의료 체계를 개선해 방역 일등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모두 필요한 일이고 가야 할 길이다. 문제는 경제대책에 있다. 문대통령이 대공황에 비교된다고 한 현재의 경제위기를 타개할 방안으로 내세운 것은 선도형 경제, 고용안전망 확충, 한국형 뉴딜 그리고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 선도 등 네가지였다. 그리고 선도형 경제와 한국형 뉴딜의 중심에는 디지털을 위치시켰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디지털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디지털 분야를 새로운 경제의 중심으로 설정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방역능력 확충이나 디지털 전환 모두 위기로 초래된 현실에 대응하는 대증적 대책일 뿐, 위기를 초래한 근본원인을 해소하는 방안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문대통령도 지적했듯이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세계경제를 전례없는 위기에 몰아넣으며 각국의 경제사회 구조는 물론 국제질서에까지 거대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앞으로 세계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것으로 전망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해서 그 자체가 변화의 방향을 결정해주진 않는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고 그 구상을 현실화하느냐에 따라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더 나아질 수도 있고, 끔찍한 악몽으로 변할 수도 있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구상은 위기를 낳은 근본원인의 규명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근본원인에 대한 처방을 포함하지 않는 구상은 본질적으로 대증적일 수밖에 없어, 위기의 재연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1960년에서 2004년 사이에 부상했던 335개의 질병 가운데 적어도 60%가 동물에게서 유래한 것임을 밝혀낸 영국의 생태학자 케이트 존스(Kate Jones)는 환경 변화와 인간의 행동양식이 코로나19 같은 동물 유래 질병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끊임없는 개발과 급속한 도시화 그리고 인구 증가로 인해 서식지를 잃게 된 야생동물들이 인간에게 가까이 다가오게 됨에 따라 야생동물의 병이 쉽게 인간에게 전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존스는 이런 전염병을 “경제발전의 숨겨진 비용”이라고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존스를 비롯한 많은 생태학자들은 이런 생태위기를 낳을 수밖에 없는 현재의 경제발전 모델과 인간의 행동양식을 바꾸지 않는 한 코로나19가 낳은 지금과 같은 위기가 되풀이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를 위한 구상에는 반드시 생태위기를 해소하거나 적어도 완화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담겨야 한다. 전염병의 대유행을 가져온 기존의 경제발전 모델과 우리 삶의 양식을 깊이 성찰해 경제구조와 생활양식을 환경과 생태적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대통령의 연설에는 기존의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생태위기 해결의 필요성은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는 문재인정부가 현재 우리가 처한 생태적·환경적 위기의 깊이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여전히 낡은 경제문법에 매달려 있다는 방증이나 다름없다.

인간의 실존적 위험을 연구하는 토비 오드(Toby Ord)에 따르면, 아무리 전문가들이 전례없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고 경고해도, 실제로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 게 인간이라고 한다. 코로나19가 단적인 예다. 그동안 빌 게이츠(Bill Gates)와 많은 전염병 학자들이 ‘킬러 바이러스’의 출현을 경고했지만, 이 경고를 심각하게 여기고 대비한 정부도 사람도 거의 없었다.

인간의 실존을 위협하는 또다른 생태위기로 기후위기가 있다. 이미 여러해 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인간과 생물종의 절멸 가능성을 이야기해왔다. 최근에는 우리가 지금과 같이 온실가스를 계속 생산할 경우, 앞으로 50년 내에 지구 표면의 70%가 열대지방과 같은 상태로 변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기후위기 역시 먼 산의 불이 아니라 목전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태위기가 인간 실존의 위기로 부상한 이 순간에조차 그 절체절명의 문제 해결을 뒤로 미룬 채 시효가 지난 미봉책으로 현실을 땜질하려고 하는 지도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경제에 미친 심각한 악영향을 고려한다면, 기후변화의 문제를 잊지 않도록 서로 서로 격려해야만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기후위기 모두 인간이 초래한 생태적 위기이고, 이 위기를 극복하지 않고는 세계경제도 인류의 미래도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을 비롯한 많은 유럽연합 나라들은 그린뉴딜을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을 위한 중요한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유럽연합은 2020년을 그린뉴딜 타결의 원년으로 삼으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도시봉쇄 상태에서 푸른 하늘에 적응하게 된 오염됐던 도시의 시민들이 각국 정부에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강화를 주문하면서 그린뉴딜은 날개를 달게 됐다. 최근 유럽연합 내 14개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경제회복 과정에서 기후위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우리라고 크게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지난해 한국사회에서는 국가기후환경회의까지 신설해야 했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큰 문제가 됐다. 그러나 올 봄 미세먼지가 문제 된 날은 거의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재택근무가 확산되며 해외여행이 감소해 오염물질 배출이 대폭 줄어든 결과였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도 경제회복 과정을 기후위기 및 생태위기 해결과 연계해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이제라도 한국형 뉴딜에 그린뉴딜을 포함하고 산업구조를 생태친화적으로 바꿔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지는 까닭이다. 지난 7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일상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광재 국회의원 당선인 역시 그린뉴딜을 한국형 뉴딜의 일환으로 제안했다. 그린뉴딜을 통해서도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독일에선 에너지 전환법이 마련된 2002년 이후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250만개로 늘어났고, 전체 에너지의 절반 가까이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지금 전세계에서 재생에너지 분야의 일자리는 1천만개에 이른다. 특히 재생에너지 사업을 포함해 노후주택 단열 강화, 조력발전, 누수방지를 위한 상수도관 정비사업 등 그린뉴딜은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밀려나기 쉬운 중장년을 일자리로 다시 끌어들일 수 있다.

사실 지금처럼 정부의 공공정책이 기업과 일반시민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기는 드물다. 7일 정책간담회에서 바이러스가 바꾼 일상의 변화를 발표한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지난 4개월간 우리가 겪은 변화가 과거 10년간 겪은 변화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변화로 인해 일반 시민들의 가치관이 ‘액상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의 생활준칙이 변화하고 가치관이 유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정부가 정책을 통해 새로운 미래 방향과 가치를 심어줄 여지가 더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기간산업을 포함한 많은 산업들이 그들의 존속을 위해 국가를 바라보고 있다. 정부가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회색산업을 퇴출시키거나 청정산업 쪽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해나간다면, 기업도 정부의 정책방향을 따라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이야기이다.

시장에 권력을 빼앗겼던 국가와 정치가 우리 사회의 미래 비전을 만들고 실현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도래했다 이런 기회를 맞고서도, 여전히 낡은 경제발전 논리에 매달려 회색산업을 정리하지 못하고 기후악당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던지지 못한다면 이는 문재인정부를 위해서도 그리고 우리와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정부의 담대한 사고의 전환을 촉구한다.

 

※ 출처 : 2020.5.13. 창비주간논평  바로가기 https://magazine.changbi.com/200513-2/?cat=2466

목, 2020/05/14- 05:02
3
0
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에세이 공모전은 5월 22일까지 상시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첫 번째 시민 에세이는 다양한 국적의 컨설턴트와 일상을 나누는 김지혜 님의 이야기입니다.

코로나19는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했던 공통의 공포와 우려는 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 일과 성과만 이야기하던 업무 집단, 한 번도 만난 적 없이 각 국가에서 각자 맡은 일을 하던 집단이었다면, 이러한 서로 간 거리를 좁혀준 건 모두가 하는 공통의 일이 아니라 희한하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다.

나는 통신 네트워크 관련해 고객 경험 조사 한국 담당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일 년에 한두 달 프로젝트로 지정된 고객과 인터뷰를 하고 보고서를 쓰는 일이다. 국가마다 나와 같은 지역 담당 컨설턴트가 한 명씩 배치돼 있다. 페루에도, 인도에도, 영국에도, 이탈리아에도, 독일에도, 그리고 또 여러 다른 국가…

온라인으로 함께 교육 받고, 메일로 업무 이야기만 오고 가던 사이였는데 본사의 재택근무 통보와 함께 “How are you?”라는 제목으로 모든 컨설턴트에게 단체 메일이 왔다. 지금의 “How are you?” 안부 인사! 분명 평소보다 특별하다. 이후 국가별 메일이 이어졌다. 한 번도 각자의 삶이나 생활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던 우리는 갑자기 각 국가의 상황을 알려주는 지역 리포터가 되었다.

유럽에서는 국경 폐쇄 상황과 국경을 넘어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구 반대편은 두루마리 휴지가 동이 나고 있다는 이야기,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페루에서도 내일이면 지구상에 두루마리 휴지가 없어지는 것마냥 사람들이 휴지를 사고 있다고 했다. 밀라노에 사는 담당자는 전시 상황 같은 현지 상황을 전했다. 마트에는 한 번에 5명씩만 들어갈 수 있고, 계산대 앞에서는 서로 1.5미터 이상 떨어져 줄을 선단다.

한국보다 더 자유롭다고 생각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외출을 ‘금지’하고, 한정된 외출만 허락한다는 것도 놀라웠다. 우리는 ‘권고’만으로도 많은 시민이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실 내가 의심환자가 아니면 한국은 언제든 나갈 수 있는 자유는 있다.

또 유럽에서는 우리와 다르게 마스크를 여전히 잘 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비록 메일이지만 마스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쓰는 마스크는 ‘내가 감염될까 봐서’ 쓰는 경우가 많지만, 그 효과는 내가 확진자일 때 다른 사람의 감염을 막는 역할이 더 크다는 것! 열심히 설명했지만, 여전히 마스크는 두루마리 휴지보다 못한 듯하다.

영국에서는 학교가 휴교함으로써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작 의료진은 이런 사태에 지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놀랍다. 한국은 아이들이 휴교해 집에 있더라도 의료진은 당연히 코로나19 검사와 치료 지원을 하러 가는 것이라 여긴다. 분명 그들의 아이들은 그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여긴 것이다. 일반인인 우리는 정작 그들도 가정이 있고,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는 걸 생각지도 못했다.

한국에서 의료진이 집에 있는 아이를 돌보느라 의료 지원을 못 가겠다고 하면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까. 한 번도 개인적인 상황과 삶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온 세계가 함께 느끼는 공포와 어려움은 이렇게 일이 아닌 삶과 상황에 대해 서로 나누게 해주고 있다.

우리는 서로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일은 우리에게 공통의 목표와 이루어야 과제를 던져주고 함께 하게 했지만 충분한 연대감은 주지 못했다. 우리가 가진 공통의 두려움과 어려움은 서로에게 안부를 물어주고 염려하는 사이로 만들어주고 있다. 분명 어려움은 우리 모두에게서 많은 것을 가져가고 있다. 하지만 분명 우리에게 또 다른 가치를 가져다줄 것 같다.

– 김지혜 님

목, 2020/05/14- 19:44
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