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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의 비밀과 자유 및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 보호의 쟁점과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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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의 비밀과 자유 및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 보호의 쟁점과 개선방안

admin | 수, 2020/08/12- 01:00

본 보고서는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하고 오픈넷이 참여한 ‘2019년도 국가인권위원회의 정보인권 보고서 개정 발간 연구용역보고서’의 일부분입니다.

본 보고서는 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연구참여자: 김가연,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제1절 통신의 비밀과 자유의 보호 현황과 쟁점
1. 통신의 비밀과 자유의 의의와 최근 침해 양상
(1) 통신의 비밀과 자유의 헌법적 의미
(2) 통신의 비밀의 보호대상
(3) 최근 침해 양상
2. 국제 동향 및 기준
(1) UN
(2) EU
(3) 각국의 법제 동향
(4) 시민사회
3. 국내 법·제도 현황
(1) 관련 법제 현황
(2) 헌법재판소 주요 결정례
(3) 국가인권위원회 주요 결정례
4. 주요 쟁점 사례
(1) 통신자료 제공 남용 사례
(2) 기무사의 세월호참사 유가족 사찰 및 불법감청 사건
(3) 전교조 서버 압수·수색 사건
(4) 국가정보원의 이탈리아 해킹팀 RCS 프로그램 구입 및 실행 사건
(5) 사인간 감시 사례

제2절 통신의 비밀과 자유 증진을 위한 개선방안
1.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1) 통신제한조치(감청) 제도 개선
(2)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제도 개선
2. 통신자료 제공 제도 개선
3.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제도 개선
4. 정보수사기관 개혁
5. 사인간 감시 문제

제3절 온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 보호 현황과 쟁점
1. 온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의 의의와 제한
(1)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의 의의와 제한 원리
(2)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의 제한 유형
2. 국제 동향 및 기준
(1) UN 자유권규약위원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
(2)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라 뤼의 한국보고서
(3) 유럽평의회의 인터넷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자유를 위한 7원칙
(4)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데이비드 케이의 기업 책임에 대한 보고서
(5) 정보매개자 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
(6) FOC의 인터넷의 자유와 인권 보호에 관한 정책 및 관행 수립을 위한 탈린 의정서
3. 국내 법·제도 현황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제도
(2) 선관위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 명령 제도
(3) 정보통신망법 임시조치 제도
(4)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5)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모욕죄
4. 주요 쟁점 사례
(1) 혐오표현 규제
(2) 허위정보 규제

제4절 온라인 표현의 자유 증진을 위한 개선방안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제도의 폐지 혹은 개정
2. 임시조치 제도의 개정
3. 공직선거법상의 실명제와 선거관리위원회 삭제명령제도 폐지
4.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폐지
5. 혐오표현에 대한 대응
6. 허위정보에 대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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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인터넷은 원래 ‘쓴만큼 내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었다. 마치 거울들을 세워놓고 그 사이에서 빛이 왔다갔다 하면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 것처럼 단말들이 접속된 상태에서 전자기신호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단지 접속을 유지하는 비용만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내면 되는 것인지 그 접속지점을 통해 얼마나 많은 신호가 오고 갔는지는 마치 거울에 빛이 얼마나 반사되었는지 따지는 것처럼 무의미한 일이다. 어차피 모두가 서로의 신호들을 전달해주는 체계라서 돈을 낼 사람과 받을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선인터넷에서도 일찌감치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바로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때문이다. 즉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발신자종량제’ 원칙에 따라 정보전달료를 주고 받도록 요구하였다.

그 결과, 망사업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자신의 네트워크에 유치하기를 꺼려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좋은 콘텐츠를 유치하게 되면 다른 망사업자 소속 이용자들이 그 콘텐츠에 접근하면서 자신의 망에서 외부 망으로 ‘발신’하는 데이터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비례하여 정산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망사업자들 사이에 경쟁이 없어지면서 인터넷접속료가 엄청나게 비싸지게 되었다. 2017년 3사분기 1Mbps 중간값 기준 서울에서 인터넷에서 접속하면 $3.77 인데 파리의 8.3배, 런던의 6.2배, 뉴욕의 4.8배, LA의 4.3배, 싱가폴의 2.1배, 동경의 1.7배이다. 서울은 시드니처럼 지리적 소외성이 없음에도 그러하다.

위의 표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계산되는 접속료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망사업자들은 콘텐츠제공자들에게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을 떠넘기기도 한다. 즉 콘텐츠제공자에게 직접 종량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콘텐츠제공자 입장에서는 인터넷에 어차피 정액제로 해도 위에 표에 나온 것처럼 비싸니 종량제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그러다보니 아프리카TV같은 곳은 1년 영업이익(약 150억)을 몽땅 인터넷접속료로 망사업자에게 지불한다.

네이버 (2016년 영업이익 1조에 인터넷접속료 734억), 카카오 (같은 해 영업이익 1000억에 인터넷접속료 약 300억)도 인터넷접속료 부담이 상당한데 이들도 아프리카TV처럼 우리에게 공짜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비싼 국제전화 대신 쓸 수 있는 보이스톡이 우리에게 무료인데 이에 대해서 카카오가 종량제로 인터넷접속료를 망사업자에게 낸다고 생각해보자. 카카오는 보이스톡을 무료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콘텐츠제공자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종량제를 적용할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는 2011-12년에 대형망사업자들이 자신의 망을 통해서 가정이나 기업에게 인터넷접속을 제공하는 중소망사업자들에게 부과하는 망이용대가를 종량제로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돼버리면 중소망사업자들도 어쩔 수 없이 종량제를 이용자들에게 부과할 수밖에 없게 되어 이용자들 70만 명이 서명운동을 벌여 대형망사업자들의 계획을 패퇴시킨 바 있었다. 캐나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열심히 싸운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볼 때마다 또는 정보를 업로드할 때마다 그 양에 비례해서 돈을 내는 것은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캐나다의 소비자들은 자신이 직접 내는 접속료가 높아질까봐 싸운 것이다. 우리나라는 가정용 인터넷접속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모여서 살기 때문에 배선비용이 적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용 인터넷접속료가 높아지면 그 기업들이 더 이상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당장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동선을 제공하는 “민간 앱의 경우 언제 서비스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 초창기 서비스를 개발했던 많은 코로나앱들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실정이다. . . . 망 이용료, 수익 모델 등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걸림돌로 꼽힌다.. . . 코백측 관계자는 “이 추세대로라면 10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경우 월간 망 이용료는 1억 5000만원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화, 2020/04/1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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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문가 초청 국제 컨퍼런스

“인공지능의 윤리와 데이터 거버넌스

– 국제적 흐름에서 데이터3법까지”

** 참가신청하기: https://forms.gle/cZT5xBC9Fviy7QLg9

강력한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기술이 상용화됨에 따라, 윤리와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핵심 이슈의 기준을 어떻게 마련하고 합의할 것인지에 대해 세계적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 구글은 현재 자연어처리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이용자들의 이메일을 ‘읽고’ 짧은 답장을 추천하거나 아동포르노 유통자들을 포착해서 고발한다. 하지만 이메일에 관련된 광고주 추천 기능 – 예를 들어 멕시칸 식당에서 저녁을 먹자는 내용의 메일에는 멕시칸 식당 광고를 띄우는 것 – 에 이용하는 것은 중단하였다. 만약 인간이 아닌 기계가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는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여길 것인가, 아닌가? 이 차이는 업로드필터나 정보매개자 책임제한에 관한 가치평가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수사기관들에 보행자들의 얼굴을 인식하는 모니터링 장비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동일한 장비를 훨씬 적은 숫자의 얼굴 피사체를 인식하는 중국의 교정 시설에는 제공했다. 이 차이는 비교에 대한 동의와 수집에 대한 동의 사이의 차이 때문인가? 아니면 둘 사이에 차이가 있기는 한가? 동의에 기반한 체계는 국경검문에 얼굴인식기술을 사용하려는 미국 정부의 계획에 대해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는가?
  • 아마존은 자체 알고리즘이 여성 채용 지원자를 공정하게 평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사용을 중단했다. 하지만 훈련용 데이터 베이스에 더 많은 여성들을 추가하는 것이 해결책일까? 그렇다면 나중에 익명으로 처리되더라도 적어도 수집 단계에서는 여성들의 프라이버시가 더 제약됨에도 불구하고? 얼굴인식기술은 소수인종을 식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비판받아 왔지만 어떤 이들은 그것이 “오류가 아니라 기능”이라며 반겼다. 형평성을 위해 소수자 혹은 사회적 약자에 관한 데이터를 더 많이 추가하는, 즉 포용적인 AI가 필연적으로 선함을 의미하는가? 우리들은 어떻게 “선하면서도” 포용적인 AI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인터넷사회연구센터 국제네트워크(NoC)는 ‘AI와 포용’이라는 주제로 연속 컨퍼런스와 세미나를 주최해왔다. 디지털아시아허브(DAH)는 아시아의 관점에서 북반구(Global North)와 남반구(Global South)를 연결하고자 노력해왔다. 2020년 1월 고려대학교 미국법센터와 정보인권에 관한 활동을 해 온 시민단체 오픈넷은 하버드대학교의 버크맨클레인 센터와 협력해 한국 서울에 NoC와 디지털아시아허브를 초청하여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은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발표되는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사이버법 클리닉의 제시카 필드 교수가 중요한 AI 윤리 원칙을 매핑하는 백서와 데이터 시각화의 결과물인 “원칙에 입각한 AI 프로젝트(Principled AI Project)”일 것이다. 

또한 데이터 거버넌스와 AI는 물론이고 개인정보보호법과 오픈데이터 이니셔티브가 어떻게 AI의 포용성에 영향을 미치는지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다. 현재진행형으로 발전 중인 AI가 머신러닝의 노선을 따르고 있는 한, 머신러닝을 위해 제공되어야 하는 트레이닝 데이터에 관한 규범은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AI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1월 9일 통과된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이 한국에서의 AI와 데이터 거버넌스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데이터3법은 가명처리를 거친 가명정보를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등의 목적일 경우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본 세미나에서는 동시통역 및 중식이 제공되며, 참가신청은 아래 링크를 통해 할 수 있다. 

** 참가신청하기: https://forms.gle/cZT5xBC9Fviy7QLg9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20/01/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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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비나] 혐오에 맞서는 대항표현

2021년 2월 24일(수) 13:00 – 15:30 (RSVP only)

주최: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웨비나 참가신청하기

○ 기획취지: 

차별을 근거로 소수자 집단을 겁박하고 소수자 스스로 차별을 내면화하도록 하여 사회적 참여를 억압해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혐오표현은 그렇기에 자체로 해악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에서 혐오표현에 관한 담론은 소수자나 피해자의 개념 정의와 범주가 주관적 판단에 의해 좌우되어 피해자의 대항표현을 가해자가 혐오표현으로 몰아세우거나, 혐오표현을 불쾌한 표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특정 단어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연결되고 있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혐오표현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으로 인해 법적인 규제의 필요성 역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누가 사회적 약자인지, 혐오표현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법적 규제는 검열과 사상검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대항표현은 혐오표현의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렇지만 대항표현에 대한 국내의 논의는 기초적인 수준이다. 이번 웨비나를 통해 대항표현의 가능성과 다양한 형식의 대항표현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프로그램:

  • 사회: 오경미(오픈넷 연구원)
  1. 대항표현이란 무엇인가 | 유민석(서울시립대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2. 대항표현을 위해 보장되어야 하는 선결조건 | 박한희(희망을 만드는 법 변호사)
  3. 성공적인 대항표현을 위한 몇 가지 전략 | 캐시 버거 Cathy Buerger (Dangerous Speech Project[위험한 표현 프로젝트] 연구팀장) (*동시통역 제공)
  4. 기술적 조치를 통한 혐오표현 대응: 악성댓글 처리 알고리즘을 활용한 댓글 시각화 | 박지현(랜덤웍스 테크 디렉터)
  • 참가신청: https://forms.gle/hrFpUZYGsJuJgbxC7
  • 본 행사는 줌(Zoom)으로 진행되며, 참가신청을 하신 분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신청을 하신 분들께 행사 전 이메일로 웨비나 입장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 참석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주시고 신청하신 분은 꼭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가신청 후 참석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전에 참석을 취소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1/02/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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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지원(오픈넷 변호사)

허위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다수의 사람들이 악의적 허위보도를 하는 ‘나쁜’ 언론을 징벌하겠다는 정의로운 법안을 왜 반대하냐고 의문을 품는 듯하다. 하지만 이 ‘징벌’의 칼날은 누구나 휘두를 수 있고, 누구의 목에나 겨눠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마디로 이 법안은 악의적 허위보도를 하는 나쁜 언론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언론 활동마저 크게 위축시켜 언론의 자유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국민의 알 권리까지 침해할 수 있는,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은 규제다. 개정안은 허위성을 명백히 인식하고 악의적으로 보도한 경우뿐 아니라, ‘중과실’에 의한 허위보도, 즉, ‘오보’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취재원 일방의 주장만을 듣고 당사자의 주장을 듣지 않았다거나, 추가취재 없이 받아쓰기만 했다거나, 확실한 증거가 없이 공표했다는 이유만으로 중과실이 인정되어 징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허위보도’란 것도 마치 누구나 똑같이 명확하고 정의롭게 구분할 수 있는 개념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 문장에서 사용된 단어 하나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고, 판단자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문장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으며, 실제로 같은 사건이라도 법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는 사례도 많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기사는 모호한 표현 하나를 꼬투리 잡으면 ‘허위보도’로 쉽게 프레임 씌워져 소송이 제기될 수 있고, 지금도 여기저기서 가짜뉴스라며 언론을 상대로 한 소송이 난무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은 법원이 결과적으로 상식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기에 정상적인 언론 활동이 침해될 일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표현행위의 위법성 판단은 매우 추상적이고 애매한 분야라 누구도 법적 결론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소송이 ‘제기’되는 것만으로도 언론으로서는 큰 부담과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보도 대상이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와 함께 기사열람차단 청구로 압박하면, 불안한 언론은 억울해도 기사를 내려주거나, 해당 언론은 물론 다른 언론도 앞으로 그 사안에 대한 후속, 추가 보도는 자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 법안은 많은 경우에 언론의 고의, 중과실을 ‘추정’하도록 규정하여, 언론 소송에서 언론사가 불리한 위치에 있음을 명시하고, 소 제기는 더욱 쉽게 만들어 놓았다. 이는 언론보도의 주요 대상인 공인과 기업 등 정치적, 경제적 권력자들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기 위해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남발하는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도 더욱 부추겨, 대다수의 언론이 소송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전반적인 언론의 자유가 크게 위협받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불보듯 뻔하다.

민주당은 다시 공직자나 대기업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법으로 규정된 공직자나 대기업은 매우 한정적이고, 여기에 포함되지 않지만 언론의 폭넓은 감시와 의혹 제기가 보장되어야 하는 권력자는 너무나 많다. 또 측근 비리 보도처럼 그 공인과 측근이 함께 보도 대상인 경우에는 피해주장자(원고)를 측근으로 하여 얼마든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일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법은 헌법적 정당성도 인정받기 어려워 후에 위헌으로 판단되어 삭제될 소지도 높다. 즉, 이 조항은 비판 무마용 장식적 조항에 불과한 것이다.

‘진실임을 확실히 증명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 함부로 보도하지 말라’는 것이 최대한 선해할 수 있는 이 법안의 메시지일 것이다. 그런데 세상의 대부분의 사건은 진실임이 명백히 증명되기 어려운 것들이며, 이러한 사건이 오히려 더 세상에 알려질 필요가 있는, 보도가치가 높은 것들이다. 명백한 증거가 부족한 단계에서 대중의 관심을 촉발시켜 은폐되고 있는 진실을 발견하는 데 힘을 실을 수 있는 신속한 초기 의혹 보도는, 곧 언론의 존재 이유라고 할만큼 중요하며 사회 변혁의 중대한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법안은 무엇보다 이런 초기 의혹 보도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다.

모든 법안은 좋은 목적을 지향하며, 물론 이 폭넓은 규제법으로 억울한 언론 피해자가 큰 보상을 받고 저질 언론이 징벌을 받는 정의로운 결과도 나올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소수의 사례를 위해 너무나 많은, 가치있는 언론 활동마저 위축, 포기되어야 할 것이고, 이는 언론의 자유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하는 국민의 알 권리, 사회가 진실을 발견할 기회, 세상을 진보시킬 기회도 희생됨을 의미한다.

언론 피해 구제가 부족했다는 문제는 법원이 구체적, 개별적 사건에서 판결로 손해액 자체를 높게 인정하도록 함으로써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법원이 실무상 위자료를 적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법원도 그런 비판을 받아들여 2016년에 대폭 상향된 위자료 산정기준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듯 기존 제도를 보완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특수한, 큰 부작용이 예상되는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해결할 이유는 없다.

찬성 측은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에 다수의 국민이 찬성하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나쁜’ 행위에 대한 엄벌주의는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로, 어떤 분야든 징벌적 손해배상제 적용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다면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올 것이다. 그런데 왜 유독 언론 분야만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구체적,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언론이 정치적 이슈, 정치적 이해와 직결된 분야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권은 늘 언론에 민감하고 비판적인 언론을 통제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입법자인 국회의원들도 언론과 소송전을 치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 언론,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강한 규제는 진영을 불문하고 언론의 주요 감시, 비판 대상인 모든 정치권력의 공통된 염원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가짜뉴스 규제 논의는 주로 선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언론의 유해성을 강조하며 가짜뉴스를 엄벌해야 한다는 것은 트럼프가 강력히 내세웠던 기조이기도 했다. 한편 대중들도 보통 자신과 관점이 다른 언론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고, 정치권은 이를 ‘국민적 합의’로 이용한다. 그래서 언론, 표현 분야는 강한 규제가 쉽게 논의되고 도입되는 분야다.

언론을 위한 나라는 없다. 언론의 자유를 밑거름으로 성장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주인인 국민이 언론의 자유를 지켜줘야 한다. 미운 언론도 물론 있지만, 위험을 무릅쓴 언론 활동 덕에 사회는 진보해왔다. 언론이 부담해야 할 위험이 커지면 위험을 무릅쓰는 언론도 줄어들고, 언론의 사회 감시, 비판, 견제 기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사회의 손해로 돌아온다. 결국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규제의 가장 큰 수혜자는 언론의 주요한 감시, 비판 대상인 정치적, 경제적 권력자들이며 피해자는 국민이라는 점을 늘 되새기고, 규제의 적정성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1.08.17.)

월, 2021/08/2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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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부무 장관은 2018년 3월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때 자신에 대한 비난글을 블로그에 쓴 70대 노인 등을 직접 고소하였으며, 관련 재판에서 1심 유죄판결이 났다고 한다. 글의 내용은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법고시 이력 및 국정원 재판과 관련된 민정수석 활동에 대한 것이었다. 

명예훼손 형사처벌에 대해 UN 자유권위원회를 포함한 각종 인권기구들은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해서 그 훼손의 단서가 된 발언을 한 사람을 인신구속까지 하는 것은 비례성(“not a proportional remedy”)이 없으며 민사손해배상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반대권고를 계속 내려왔다.1 사람의 평판은 그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을 인지하는 타인들의 정신 속에 있음을 고려하면 일리있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명예훼손 형사처벌제도는 검찰이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한 당대의 권력의 평판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남용될 위험이 너무 높다. 이러한 이유로 공인의 명예 보호를 위한 명예훼손 형사처벌은 OECD 국가에서는 거의 사문화되었고 영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은 위헌결정2 또는 입법을 통해 폐지되었다.3 오픈넷도 국내에서 공인의 평판 보호를 위한 형사처벌 움직임에 대해 계속 반대표명을 해왔다.4 그런데 위 사건은 검찰 및 경찰 정책에 있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위치에 있는 민정수석이 자신의 평판 보호를 위해 명예훼손 형사고소를 한 것으로서 인권의 차원에서 두 겹, 세 겹 문제가 되는데, 특히 자신의 영향력이 매우 크게 미치는 검찰 및 경찰을 동원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면에서 더욱더 문제가 된다. 

게다가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되었다. 물론 유무죄 판단은 중립적인 법원이 하지만, 그가 공소유지와 공판 업무를 수행하는 검찰에 더욱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조국 법무부장관은 표현의 자유, 특히 일반인이 현직 고위공무원을 비판할 자유를 조금이라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불벌의사를 밝혀 더 이상 재판이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픈넷은 조국 법무부장관이 인권보호의 수장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1. “General comment No. 34”, U.N. Human Rights Committee, 102nd session, published 12 September 2011, www.ohchr.org/english/bodies/hrc/docs/GC34.pdf ; Joint Declaration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the Administration of Justice, Commercialisation and Freedom of Expression, and Criminal Defamation (2002), available at 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87&lID=1; Tenth Anniversary Joint Declaration: Ten Key Challenges to Freedom Of Expression in the Next Decade (2010), http://www.oas.org/en/iachr/expression/showarticle.asp?artID=784&lID=1;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cases, Cumpănă and Mazăre v. Romania, no. 33348/96 (2004), Affaire Belpietro c. Italie, no. 43612/10 (2013), Affaire Mika c. Grèce, no. 10347/10 (2013), Mariapori v. Finland, no. 37751/07 (2013)
  2. 2016.2.3. 짐바브웨, NEVANJI MADANHIRE, NQABA MATSHAZI V. ATTORNEY-GENERAL; 2016.2.21 도미니카 공화국 case of Miguel Franjul of Listín Diario, Oswaldo Santana of elCaribe and Rafael Molina of El Día – and the Foundation for Press and Law; 2017.2.6 케냐, Jacqueline Okuta & another v Attorney General & 2 others; 2018.5.18 레소토 BASILDON PETA v The Minister of Law Constitutional Affairs and Human rights, Attorney General, and the Director of Public Prosecutions.
  3. Armenia, Bosnia and Herzegovina, Cyprus, Estonia, Georgia, Ireland, Kyrgyzstan, Moldova, Montenegro, Norway, Romania, Tajikistan, the former Yugoslav Republic of Macedonia, the United Kingdom and Ukraine는 최근 형사명예훼손을 폐지함.
  4. 2019.5.17. 오픈넷, 사이버 모욕죄 가중처벌 법안(박완수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9.3.12. 오픈넷,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처벌 범위 좁히는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김병기 의원안)에 대한 찬성의견 제출, 2019.2.11. 오픈넷,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18.12.26.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해야, 2018.11.1.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제인권기구 아티클 19, 한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포함한 형사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성명 발표, 2018.7.13. 미투 운동의 걸림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쟁점과 개선 방안, 2018.4.6. 법학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법률가 선언문> 발표, 2018.4.18. 공익을 위한 함정, ‘사실적시 명예훼손’   

2019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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