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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달러를 국제공용화폐로 대치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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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달러를 국제공용화폐로 대치할 시점이다

admin | 월, 2020/08/03- 19:56

1944년 브레튼-우드 회의에서 케인즈는 Bancor라는 초국적의 화폐를 사용하는 국제관리기구(int’l clearing house)를 설립을 제안하였는데, Bancor라는 화폐개념은 연구동료인 슈마허 교수와 함께 1940-1952년간에 국제무역과 금융결제의 수단으로 정립한 것이다. 그러나 케인즈가 대표로 참석한 영국의 제안은 미국의 거부로 채택되지 못하였다.

“Greenback”은 미국달러 지폐에 대한 별칭이다

이는 미국이 강력한 대국으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또한 선진국가들의 경제력 절반을 차지하는 제1의 채권국가이면서 무역흑자를 가장 크게 내는 나라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은 미국이 제안하는 국제통화기금(IMF) 설립과 페그PEGG(주요 통화들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평균치를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한 고정환율제도가 도입되었다.

IMF는 국제간 거래를 관리하는 기구의 역할을 맡게 되었고, 미국은 17%(현재까지도)이상의 지분을 지닌 대주주국가가 되었다.

국가 간의 환율은 금과 연동된 달러에 기반하면서 이는 명시적으로 미국달러가 기축통화가 되는 것을 의미하면서, ‘Greenback은 금과 동일하다’는 국제적 지위를 확보했다.

이로써 모든 국가들은 미국달러(The Greenback)를 무역거래와 부채상환의 수단으로 받아들였고, 이후 상품을 선적하고 관리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국제무역과 해외투자의 효율은 제고되었고 경제성장의 촉진을 가져 왔다. 국제기축통화로서 달러를 보유한 미국은 국제적 강대국으로 지급 불이행의 염려가 없이 국제자본시장에서 원하는 만큼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정부의 채권은 국제금융자산 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상품이 되었는데, 이는 액면가치와 이자율을 미국달러로 상환하기 때문이며, 이로써 달러는 지구에서 가장 안전환 통화로 간주되었다(현재까지도).

만약 중국이 소유하고 있는 1조 달러어치 미국채권을 매각하고자 하면, 미국이 할 일은 채권을 구매하는 나라들에게 지급할 달러를 인쇄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의 후유증으로 미국의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이자율이 오르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는 국제 금융시장과 세계경제에 재앙이 되겠지만, 어찌하든 미국은 채무에서 해방되어 있는 국가인 셈이다. 반면에 중국은 평가절하된 Greenback을 손에 쥐게 되거나, 미국에 대한 채무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이기도 할 것이다.

이것이 1980년대에 일본의 엔화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으로 당시에 미국은 플라자합의라는 명분으로 일본 엔화를 절상시키도록 강압하여 달러로 이루어진 직접투자가치의 33%를 축소시켰다. 미국이 일본에 갚아야 할 부채 역시 같은 비율로 줄어들었고, 일본은 그만큼 가난해진 셈이다.

미국은 모든 정권을 통하여 제재대상 국가들에게 기축통화라는 수단을 특권으로 악용하여 왔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대통령인 미국은 자신이 제제의 대상으로 삼은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유럽의 기업들에게 SWIFT(국제결제창구)와 같은 달러기반의 결제 플랫홈을 통하여 성공적으로 위협하였다. 이러한 협박은 궁지에 몰린 이슬람공화국(이란)의 경제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였고 유럽 국가들의 사업기회를 잠식하였다.

최근 사례로는 중국인민은행과 홍콩자치행정부에 대한 제재를 둘 수 있다. 홍콩에 대한 중국본토의 국가안전법 확대적용에 대하여 홍콩자치행정부가 기축통화로서 달러를 사용하는 것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기축통화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미국의 달러를 기반으로 설립된 국제기구들(IMF와 세계은행 등)과 금융제도들을 통제하고 국제간의 금융거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더욱이 채무국가들에게 워싱턴 컨센서스(1989년에 영국경제학자인 J. Williamson이 명명했다)의 채무제공조건으로 경제불황에도 재정긴축을 강요하고, 무조건적인 자유무역을 강요하며, 공공자산의 민영화를 강제하였다.

이로 인하여 아시아에서 남아메리카 그라고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채무국가들의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IMF와 세계은행으로부터 빌린 채무부담이 오히려 증가하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채무국가들은 경제회복을 위하여 재정적자의 운용 또는 재정지출의 확대를 금지하면서 취약한 경제는 승수적으로 더욱 어려움에 빠져들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재정수입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현재의 채무를 갚기 위해서 더 많은 채무를 빌려야 하는 “채무의 함정” 순환에 손쉽게 빠져들게 된다 (편집자: 이에 더하여 채무상황은 반드시 평가절상된 달러로 해야만 하는 이중의 불평등이 작동한다).

이렇게 미국이 경제와 금융의 권력과 기축통화국의 특권을 악용하는 것에 대하여 중국의 전직 인민은행장(Zhou Xiaochuan)이 국제 기축통화로서 달러 대신에 IMF의 특별인출권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Zhou은행장의 제안은 미국이 개발국가들의 독자적인 경제개발과 외교정책의 권리에 제재를 가하는 미국의 횡포를 방지하자는 점에서 합리적이다.

그러나 미국이 여전히 IMF와 세계은행의 지분을 17% 이상 소유하면서, 현재의 정책 방향을 수정하는데 필요한 특별조항인 85% 이상의 결의조건을 요구하는데, 이를 저지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인출권이 새로운 기축통화의 후보가 될 수 없는 현실에 처해 있다.

따라서 중국과 주요 경제권은 함께 협력하여 달러와 미국의 영향아래 있는 IMF 및 세계은행과는 독립된 별도의 새로운 국제통화방식을 설정해야 한다. 새로운 통화의 가치는 협력하는 회원국가들의 가중치평균(페그방식)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회원국가들은 경제의 규모에 따라 무역과 금융의 결제를 위한 신용한도의 할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어느 회원국가의 상황이 신용한도를 넘어서는 자금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부채의 함정’을 방지하는 선에서 추가적인 채무제공이 가능해야 한다.

미국달러를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통화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과제이다. 이로써 미국의 간섭과 방해를 받지 않는 안정되고 자유로운 국제적 경제질서와 금융시스템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출처: Asia Times on 2020-07-10.

Ken Moak

지난 수십 년간 아시아의 여러 유수대학에서 경제이론과 국제정치에 관련하여 화제의 저명한 강연을 진행하였고, 현재 Asia Times의 편집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5년 ‘중국경제의 굴기와 국제사회의 충격’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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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총선기획 가라 뉴스 14호는 쪽지예산 추진 의원들입니다.

국회는 예산을 심의·확정합니다. 행정부의 예산안을 꼼꼼하게 평가하여 적정한 재정지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러나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심의 확정되어야 하는 과정을 회피하는 꼼수가 바로 쪽지예산입니다.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관련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을 회의 중 쪽지로 부탁한데서 나온 말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예산 심의와 배정의 전형으로 민주성과 투명성을 저해합니다.

쪽지예산을 많이 받아오는 국회의원이 오히려 능력이 있는 국회의원으로 지역구에서 인식되기도 했었습니다만, 이는 결국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 권한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올해의 512조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안에도 어김없이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쪽지예산이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467억원까지 나타났습니다. 이해찬(세종) 더불어민주당 대표 5억1천만원, 윤호중(경기구리) 의원 466억8천만원 등 여당의원부터, 김재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 62억원과 김관영(전북군산) 13억원, 조배숙(전북익산을) 의원 10억원 등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교섭단체 구성 정당의 간사들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조정소위원회내에 ‘소소위’ 등이 구성되어 ‘쪽지예산’ 등의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소소위 협의는 중단되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안신당 등 4+1 협의체를 통해 수정안이 마련되면서, 과거 쪽지예산의 기회를 갖지 못하던 소수정당들도 일종의 혜택을 보았습니다. 동아일보 기사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1212/98766319/1

구체적인 내용도 여전히 관광지 조성, 건물 외관 꾸미기 공사 등 당장 시급하지 않은 사업에 혈세가 투입되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쪽지예산은 오랫동안 문제가 되어 왔습니다. 지역구에 재정사업이 꼭 필요하다면, 정부나 지자체는 알맞은 예산을 올리고 해당 국회의원은 필요한 절차를 거쳐 예산을 심의 확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더 이상 쪽지예산이 매년 예산안 심의 확정 때마다 반복되어선 안됩니다. 이에 2019년 국회의장 직속 혁신자문위원회가 ‘쪽지예산’방지법 제정을 국회에 권고했지만 여야 의원들의 눈치만 보며 진전이 없었고, 최근 3월에서야 문희상 국회의장은 쪽지예산 근절 등의 제도 개선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 등 국회혁신패키지 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국회는 지역구 예산을 늘리기 위한 꼼수 예산 심의 확정을 중단해야 합니다. 예산안 의 확정이 더 민주적이고 투명성이 강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지역구 쪽지예산으로 늘어난 재정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쪽지예산 꼼수를 부렸던 국회의원들을 기억하여 21대 총선에서는 꼭 심판해야 합니다.

보도자료_쪽지예산 추진의원들

금, 2020/04/0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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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주요 4개 정당 농정 공약 평가]

전반적으로 농정 현실과 변화의 기대에

못 미치는 농정 공약

<더불어민주당> 개혁성과 적실성 낮고, 주요 농정 이슈에 대한 개혁의지 상실, 현 정부의 농정 답습 수준

<미래통합당> 구체성과 적실성에 한계, 농업 농촌문제 인식과 해결 의지 있지만 개혁성 부족

<정의당> 개혁성·구체성·적실성 높고, 현장의 목소리 다수 담은 공약으로 평가

<민중당> 개혁성·구체성 높고, 농업 농촌 현실을 잘 반영한 공약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는 21대 총선을 맞아 농정 공약을 발표한 주요 4개 정당의 공약을 평가하였다. 평가 대상 4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민중당이다. 국민의당은 총선 농정공약 부분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과거 안철수 대표의 대선 농정 공약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달라고 한 점, 그리고 민생당은 농정 공약 평가 당시까지 발표된 농정 공약이 없었기에 제외되었다. 양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농정 공약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노동자와 농민을 대변한다는 정의당과 민중당의 농정 공약은 전체적으로 의미 있는 내용이 많지만, 교섭단체 구성이나 다수 의원의 원내진입 등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 과제가 있어 적극적인 추진과 성과를 담보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농업은 ‘농자천하지대본’으로 함축되는 중요성이 경시되고 농업인력의 감소 등 국가적 국민적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농업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국토의 환경보전 등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여 건강한 먹거리 확보, 식량안보, 쾌적한 농촌환경,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 생태계 보전 등의 기반을 유지해야 한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는 공약평가 기준으로 6대 주요 과제를 선정하여 이를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1. 총평

○ 정당의 공약이 잘 이행된다는 가정하에, 다음의 6가지는 실행될 것으로 생각됨. ①채소가격 안정을 위한 계약생산물량 증가, ②청년농・후계농・여성농민 육성대책, ③경종・축산 순환농업(자원순환형 농업), ④농업통계부분 재정립, ⑤농업재해보험 개선, ⑥농어촌 의료 및 교통 개선 등임. 세부 영역에 대한 정당 간 차별성이 엿보이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농업 전반에 대한 비전 부분은 약해 보이며 국내 농업농촌이 나아가야 할 장기적인 계획이나 단계적 발전 전략에 대한 고민이 아쉽다고 평가됨.

○ 이번 총선공약에서 각 정당의 공약에서 공통된 점을 발견할 수 있음. 바로 농산물가격에 대한 공약을 모두 담고 있다는 것임. 더불어민주당은 ‘농산물 수급과 가격안정대책’ 추진, 미래통합당은 ‘농산물 가격하락에서 국가 책임 강화’, 정의당은 ‘생산과 판매 걱정 없이 소득 안정’, 민중당은 ‘농산물 공정가격 실현’이라는 공약임. 이전까지 농산물가격에 대해서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강했던 여당과 제1야당이 농산물가격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것은 큰 의미를 가지며 총선 이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함. 미래통합당의 ‘농어업인 연금제’, 정의당의 ‘농민기본소득’, 민중당의 ‘농민수당법’은 명칭은 다르게 제시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농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농민수당이 그 뿌리가 되고 있음.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만이 언급하고 있지 않은 것은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 태도임.

○ 농정 공약의 개혁성과 적실성 측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보수적이며, 정의당과 민중당이 가장 진보적임. 즉 정의당과 민중당의 공약이 현재의 농업 농촌 현실을 잘 반영한 것으로 판단됨.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20대 총선보다 더 보수적이며 7개 분야 38개 공약 등 다양하지만 혁신성이 많이 떨어짐. 특히 관측본부의 독립기관화는 통계 또는 관측업무의 발전과 큰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됨. 미래통합당은 공약이 부족하고 구체화되어 있지 않은 편임. 청년농 육성에 비중이 크게 나타나고 있음. 정의당과 민중당의 공약은 매우 혁신적이고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음.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한 타 정당의 설득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임.

○ 전반적으로 정의당과 민중당이 농업인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고 현실을 반영한 정책공약을 선보였다고 평가함. 정의당은 농지문제, 농민기본소득 등 주요 의제에 적극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에 비해 구체적이고 적실성 높은 정책 제시. 다만 품목별 가격변동직불제 실시 등 일부 공약의 경우 실현 가능성, 실천방안, 예산확보 등 적실성 부분의 검토 필요. 정의당의 경우 농지정의 실현과 직불제, 농민수당, 청년 후계농 이외에도 외국인 노동자 처우나 토종종자 관련 사업 등 기타 사업에 대한 고민이 엿보임. 민중당 역시 주요 의제에 적극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에 비해 구체적이고 적실성 높은 정책 제시. 민중당의 경우, 농지정의 실현, 농민수당, 청년 후계농, 여성농 지원 등 사업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며 사업 제안 역시 매우 혁신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음. 농업노동권 보장, 농업포기 통상정책 폐기, 통일농업 등의 공약은 정의당에 비해 개혁성이 높음. 다만 주요 농산물 공공수급제, 쌀 의무수입중단 등 공약의 경우 개혁의 상징성은 있으나 현실화를 위한 정교한 대안 제시가 필요함.

○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기존 정책과 사업을 답습하거나 20대 총선에서 약속했던 사항을 다시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함. 더불어민주당은 기존에 계획해 둔 정책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해당 부처의 업무계획과 유사. 여당에 걸맞는 새로운 정책 대안을 위한 고민이 없음. 농업 농촌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음. 미래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농업 농촌문제에 대한 인식과 해결에 대한 의지가 높지만, 구체성과 적실성에 한계를 보임. 특히 한국농업·농촌의 구조적이고 중대한 이슈인 농지정의, 직불제, 농민수당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공약이 없거나 개혁적이지 않고, 부정적 또는 소극적 태도를 보임, 미래통합당의 경우 농산물가격과 청년 후계농, 연금제와 관련해서는 여러 제안이 이루어짐.

세부내용은 첨부자료 참조

보도자료_21대 총선 정당별 농정공약 평가

월, 2020/04/0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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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민생희망본부는 오늘(4/09) 21대 총선을 앞두고 5개 정당(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정의당·국민의당·민생당)이 발표한 △재벌개혁, 공정경제, 금융 △중소상인 △주거부동산 △등록금·통신비 분야 공약을 분석한    <21대 총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민생경제 분야 공약 평가> 이슈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반적으로 후퇴”

미래통합당 “후퇴를 넘어 역행”

정의당 “우수하나 이행노력 중요”

국민의당 “20대 공약은 다 어디로”

민생당 “개혁과 반개혁의 어색한 동행”


 

[재벌개혁, 금융, 가계부채 분야]

-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대-중소기업간 양극화와 각 노동자간 임금격차 심화, 재벌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권 강화를 위한 불법편법 행위, 산업자본의 금융 진출과 관련된 규제완화 시도, 가계부채 심화와 금융소비자 피해 양산 등으로 인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는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여야가 앞다투어 '경제민주화'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던 2012년 대선 이후 여야 정당을 막론하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목소리는 전반적으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재벌개혁, 금융, 가계부채 분야의 공약은 대거 후퇴하거나 축소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야당 시절인 20대 총선에서 제시한 공약과 대동소이하나 20대 국회에서 인터넷은행특례법을 추진하거나 상법 개정에 대해 적극 나서지 않는 등 21대 공약을 실제로 어느 정도 추진할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래통합당은 20대 총선 공약에서 그나마 제시했던 내용도 모두 삭제하고 오히려 재벌대기업과 금융기관의 규제를 완화해주는 반개혁적인 공약들을 내놓았습니다. 정의당은 가장 개혁적이고 구체적인 공약들을 제시했으나 21대 국회에서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국민의당과 민생당은 20대 총선에서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의당의 일감몰아주기 공약 등을 아예 삭제하였고, 나아가 민생당은 혁신을 빌미로 금산분리와 재벌지배구조 규제를 완화하는 반개혁적인 공약을 제시합니다.

 

[공정경제와 하도급·중소상공인 분야]

- 적합업종특별법, 가맹대리점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20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입법적인 성과가 있었던 분야가 바로 '공정경제와 중소상공인 분야'입니다. 다만 20대 국회에서도 공정위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 중소상공인단체의 협의요청권 등 보다 근본적인 법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번 21대 총선공약에도 이러한 내용들이 많이 제시되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경우 특히 하도급 공정화 분야에서 구체적이고도 개혁적인 공약들이 많이 제시되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구조개혁보다는 현실가능한 지원정책을 중심으로 개혁성이 다소 후퇴하는 경향도 보였습니다. 미래통합당의 경우에도 다른 분야에 비해 그나마 많은 공약을 제시하긴 했지만 대체로 구체성이 떨어지고 방향성만을 제시하는데 그쳤습니다. 국민의당과 민생당은 공약이 종합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젠트리피케이션이나 코로나19 대책과 같은 단편적인 공약을 중심으로 제시되는 한계를 보입니다.

 

[주거 부동산 분야]

- 계속되는 집값 폭등, 자산양극화로 인해 '부동산 불평등'과 '주거 불안'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유세 인상 등을 통한 부동산 공평과세, 적극적인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과 저렴한 분양주택 공급, 세입자 보호 정책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이번 21대 총선 공약을 보면 5개 정당이 전체적으로 주거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공약보다는 청년, 신혼부부 등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에 집중하고 있음.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청년, 신혼부부 대책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내용을 제외하면 주거 정책이 전무할 정도로 크게 후퇴합니다. 미래통합당은 아예 주택을 취득하려 하거나 이미 주택을 소유한 계층만을 대상으로 한 규제완화, 세금 인하 등의 공약을 내놓고 있어 매우 반개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음. 정의당의 경우 종부세부터 세입자대책, 분양정책까지 가장 폭넚은 공약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국민의당은 청년 신혼부부만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을 뿐 보편적인 주거안정에 대한 공약이 없고, 민생당은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토지임대부 공공분양주택과 같은 개혁적인 공약과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부추길 수 있는 공약들이 혼재되어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대학교육, 가계통신비 등 민생경제 분야] 

- 국가장학금 제도 도입으로 고등교육비 부담이 일부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연 1천만원에 달하는 높은 등록금으로 인해 많은 대학생 및 학부모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선택약정할인 25%로 확대 등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지만 고가의 5G 서비스와 단말기 출시 등으로 가계통신비 지출이 점차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공약했던 소득연계형 등록금 도입을 다시 한번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국립대부터 반값등록금을 도입하겠다는 단계적 개선안을 제시합니다. 미래통합당은 지속적으로 고등교육비 관련 공약을 후퇴시키고 있으며, 국민의당도 지난 20대 총선에 비하면 대거 후퇴함. 정의당은 국공립대부터 단계적 무상교육, 민생당도 국공립대 무상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현방안은 보완되어야 합니다. 

- 가계통신비 공약과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은 기본료 폐지, 분리공시제 등 기존의 공약을 대거 제외하고 이미 각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공공WIFI 확대 정책만 제시하여 일관성과 책임성 면에서 크게 후퇴했고, 미래통합당과 민생당은 인가제 폐지와 같은 규제완화 정책만 내놓는데 그쳐 가계통신비 완화에 대한 정책이 부족합니다.

 

▣ 21대 총선 각 정당 공약 평가표


















































































































평가분야



평가기준



더불어

민주당



미래

통합당



정의당



국민의당



민생당



재벌의 특법승계, 일감몰아 주기와 경제력 집중 규제



개혁성



O



X



O



-



X



구체성





X



O



-



X



기업 이사회 지배구조 개선 및 소수주주권 강화



개혁성



O



-



O



-





구체성



O



-



O



-





가계부채 문제 해결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개혁성





-



O



-



-



구체성



O



-



O



-



-



대중소기업간 전속거래구조 개선과 하도급 거래 공정화



개혁성



O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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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재벌의 무분별한 진출 규제와 중소상인 보호·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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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부동산 불평등 해소와 안정적인 주거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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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비 부담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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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와 

통신공공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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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 [https://docs.google.com/document/d/1tq9YoArKhLlpDCY9U7hfUOPyZyjFT137PBaW...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 <21대 총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민생경제 분야 공약 평가> 이슈리포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o9Q0eFZ6gSsgP_-BaTfgZxh4c72AhTcnIoV3...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금, 2020/04/10-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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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3월 23일 현재 16개 주, 9개 현(county), 3개 도시의 1억 5천 8백만 명의 미국인이 이른바 자택격리 명령(shelter-in-place order)이 내려졌다. 이것은 긴급한 상황 이외의 모든 출입을 금지하며 집에만 머물러 있으라는 일종의 이동제한 명령(stay-at-home order)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대번에 다음 질문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집이 없는 사람들은 어찌하나? 이번 회에선 신종코로나 발 세계 경제의 대침체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미국에서 이들 취약계층이 어떠한 곤경 속에 처해있는지를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아울러 이런 서민들의 고통과는 아랑곳없이, 악재조차 호재로 혹은 호기로 삼아 승승장구하는 제국들에 대해 짚어보기로 한다.

 

억만장자들에게 신종코로나는 남의 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온 버니 샌더스는 “억만장자들에게 코로나 창궐, 이런 것은 그저 남의 일이다. 결국 코로나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서민들이다”라고 조 바이든과의 경선 토론장에서 이야기했다.(“Bernie Sanders: ‘If you’re a multimillionaire … you’re going to get through’ the coronavirus pandemic,” CNBC, March 16, 2020). 가장 비싼 의료보험 있고, 가지고 싶은 것 다 가진 대부호들이야 설사 신종코로나가 걸린다 한들 그게 문제나 되겠느냐면서. 문제는 국민 중 겨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이 태반인데 이런 이들에게 코로나는 정말로 재앙이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서 샌더스가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것은 바로 미국의 극심한 불평등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의 코로나의 창궐이 곧 서민들 삶 자체의 궤멸을 의미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진 캘리포니아 지역 사정을 알리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 1면 가판대 사진 <출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자택격리 명령의 허구 : 그럼 집 없는 사람은?

코로나 창궐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취약한 계층인 노숙자에게 내려진 명령은 “텐트서 꼼작 마!”이다. 여태껏 쏟아져 나오는 노숙자 퇴치를 위해 보통 낮에는 경찰과 노숙자들이 쫓고 쫓는 상황이 연출됐었다. 그러나 코로나 창궐이 염려되자 대부분의 지역에서 내려진 조치는 “노숙자는 텐트에서 머물라”이다.(“To combat virus, L.A. will let homeless encampments stay up throughout the day,” Los Angeles Times, March 17, 2020). 얼마나 웃기는가? 텐트가 자택인가? 언제는 텐트는 집이 아니라며 죽어라 쫓아내려 하더니만 이제는 텐트가 집이니 그냥 가만히 죽치고 거기만 있으란다. 이게 무슨 대책인가? 가뜩이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노숙자들이 코로나로부터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할 대상임을 인식하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들이 감염원의 인자로 간주해 텐트서 처박혀 나오지 말라 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방기(放棄)를 넘어 인권침해다. 게다가 자택격리 명령으로 주요 다중시설 이를테면 공공도서관, 빌딩 등이 폐쇄되었다. 그나마 그곳은 노숙자들이 손과 얼굴을 씻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그런 곳들마저 폐쇄된 마당에 이들이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이것뿐이리라. “(코로나?) 걸리면 죽는 거지 뭐.(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If I get it, I die’: homeless residents say inhumane shelter conditions will spread coronavirus,” The Guardian, March 19, 2020. ; “For the homeless, coronavirus is a new menace in a perilous life,” Washington Post, March 21, 2020). 현재 미국엔 약 50만 명의 노숙자들이 있으며, 그들 중 약 65%가 노숙자 대피소에서 밤이슬을 피하고 있으나 약 20만 명의 나머지 노숙자들은 길거리에서 비유가 아닌 문자 그대로 풍찬노숙을 하고 있다.(“‘Wash your hands’ is tough advice for Americans without soap or water,” The Guardian, March 23, 2020).

샌프란시스코 노숙자에게 꽃을 건네는 시민 <출처: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종코로나 염려는 차라리 호사

그렇다. 이런 그들에겐 건강염려는 호사(豪奢)일 런지도 모른다. 정녕 그들에겐 그것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놓여 있으니 말이다. 당장 먹고 살 문제. 그것에 비하면 잠복기가 2주나 걸리는 코로나 같은 것은 그들에겐 문제 축에도 들지 않으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인 까닭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노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서민들도 지금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왜냐면 코로나로 일들이 끊겨서.

현재 미국의 학교도 우리처럼 폐쇄했다. 그러나 학교가 아니면 삶을 이어나가기 힘든 이들이 있어 점심시간에만 잠시 여는 학교가 미국에 많다. 아이들의 돌봄이 필요해서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뉴욕타임스는 텍사스주 브렌햄(Brenham)의 6명의 자녀를 둔 부부 이야기를 소개했다. 엄마는 33세의 상이용사, 남편은 목수. 그러나 코로나 창궐로 남편의 일거리는 없어지고 6명의 자녀를 도저히 먹일 방법이 없어 한 끼의 식사는 무료급식으로 때운다. 학교는 코로나로 폐쇄됐으나 무료급식이 필요한 아동들이 많아 점심 무료급식을 학교 운동장에서 드라이브스루(차에서 내리지 않게 하고 음식을 주는 방법)로 제공하고 있다. 그나마 엄마는 아이들 먹이느라 식사는 굶기 일쑤. 만일 학교의 무료급식이 없었다면 “스트레스로 멘탈이 완전히 붕괴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굶주림은 외려 문제가 아니란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딱한 사정은 단지 이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폐쇄 중에도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학교는 텍사스를 비롯해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리곤 등 여러 주에서 시행 중이다. 또 점심 한 끼뿐만 아니라 다음 날 아침 두 끼까지 가져가는 아동들이 계속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학군에서는 거의 1만 1천 명의 학생들이 두 끼의 식사를 무료로 가져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하루 동안 아이들이 먹는 식사의 전부다. 미시간대학의 사회사업학과 쉐퍼(H. Luke Saefer)교수는 “[코로나사태처럼] 일이 잘못됐을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이들이 바로 서민들이며 또한 회복되는 데에도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층이 바로 그들이다.”라고 말했다.(“Coronavirus and Poverty: A Mother Skips Meals So Her Children Can Eat,” New York Times, March 20, 2020).

 

서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다음 달 임대료

그런데 먹을거리 걱정이 저런 식으로라도 해결이 된다면 서민들에게 그다음 가장 큰 걱정거리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임대료다. 위에서 소개한 6명의 자녀를 둔 여성도 가장 큰 걱정거리가 매달 어김없이 돌아오는 1,000달러(약 120만 원)의 임대료라 말했다. 당장 수입이 없으니 그렇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재 시점(2020년 3월)에서 대다수 미국인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임박한 다음 달(4월) 임대료라고 보도했다.(“Many Americans’s Biggest Worry Right Now is April 1 Rent and Mortgage Payments,” Washington Post, March 22, 2020). 물론 임차인이 아니고 집을 소유한 서민들이라 해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대부분의 집값을 은행에서 대여해서 집을 소유한 것이라 매달 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하는데 지금 일거리가 갑자기 뚝 끊겨 소득이 없으니 그렇다. 소득이 끊겨도 단 한 달 만이라도 버틸 여유 자금이 미국인들 대다수가 없다.

3월 현재 많은 미국인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다음 달(4월) 임대료와 주택할부금이라는 워싱턴포스트의 기사 제목. 정부가 주는 1200달러짜리 수표가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많은 이들은 그것은 임대료를 충당하지도 않을 것이고 또 설사 그렇다 해도 그들이 돈을 지불하기 전에는 도착하지 않을 것이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부연설명이 달려있다. <출처: 워싱턴포스트>

 

미국 경제는 전인미답의 영역으로: 그 와중 빠르게 급증하는 실업률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경제가 지금 전인미답의 영역(uncharted waters)로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Coronavirus Recession Looms, Its Course ‘Unrecognizable’,” New York Time s, March 21, 2020). 즉 과거 전례가 없던 대혼란 속으로 진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올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30.1%가 될 것으로, 그리고 불라드(James Bullard) 연준 세인트 루이스 은행장은 50% 하강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Morgan Stanley, Goldman See Virus Causing Greater Economic Pain,” Bloomberg, March 23, 2020). 옥스퍼드 경제연구소(Oxford Economics)의 미국경제팀장인 다코(Greg Daco)는 “이것이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이전에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을 겪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왜냐면 이런 급작스러운 경기 하강은 선진국에선 유례가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심지어 10년 전의 금융위기와 1920년대 대공황 때조차도 사람들에게 집 밖으로 나가지 마라거나 여러 사람과 모이지 말라 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경제는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고 그것은 사람들이 만나 교류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뉴욕타임스는 이를 ‘전시적 곤경’(wartime privation)이라 말한다.(New York Times, March 21, 2020).

이번이 ‘전시적 곤경’이라 불리는 이유는 바로 그 직접적 타격을 서민들이 최초로 입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강력하게. 2008년 금융위기가 월가에서 시작되어 서민들에게 미치기까지는 그래도 시간이 조금 걸렸다. 직장에서의 해고는 월가의 은행들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나머지 직종의 해고와 실물경제 하강은 그것과는 시차가 조금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신종코로나는 그 경우가 완전히 딴 판이다. 사람들의 이동이 멈추니 영세자영업자들이 먼저 그 타격을 고스란히 맞는다. 식당, 이발소, 선술집 등의 업종이 줄줄이 타격이다. 이를 두고 매씨(Gabriel Mathy) 아메리칸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침체는 아마도 서비스 부분에서 시작된 세계에서 유례없는 최초의 경기침체다”라고 지적한다. 소상공인들과 영세자영업자들은 현금보유도 얼마 없고 신용도 제한적이다. 다른 큰 회사들처럼 채권을 발행할 수도 없다. 따라서 손님이 끊기면 바로 존폐의 기로에 놓이며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폐업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거기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벌써 이들의 대량 해고가 시작되었다.(New York Times, March 21, 2020).

3월 19일 미 노동부는 실업수당 신청자가 28만 1천 명으로 전주와 비교해 3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Unemployment Spikes 33% Amid Coronavirus Pandemic,” US News and World Report, March 19, 2020). 그러나 이 수치는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가 전망한 그다음 주 수치 225만 명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그러나 한 주가 지나 이런 전망은 완전히 빗나간 것으로 판명됐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3월 셋째 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는 328만 3천 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 주 만에 신규 실업자 수가 300만 명이 늘었다.(“Coronavirus Live Updates: U.S. Jobless Claims Are Highest Ever; House to Take Up $2 Trillion Stimulus,” New York Times, March 26, 2020).

옥스퍼드 경제연구소의 다코는 4월 미국의 실업률을 10%로, 재무부 장관 스티븐 무누신(Steven Mnuchin)은 효과적인 개입이 없다면 실업률이 20%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연준의 불라드(James Bullard)는 30%까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New York Times, March 21, 2020; Bloomberg, March 23, 2020; “As layoffs skyrocket, the holes in America’s safety net are becoming apparent,” Washington Post, March 19, 2020).

 

2008년 금융위기 회복은 허상: 실업률 폭증이 그 증거

볼 스테이트 대학 경제학과 힉스(Michael Hicks)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3월이 미국 역사상 가장 최악의 해고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Washington Post, March 19, 2020).

이렇다면 이러한 대량 해고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떤 이들은 이런 실업대란 사태가 단순히 코로나로 발생했다며 코로나 탓을 돌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어떤 촉발요인은 되었지만, 이러한 급작스러운 실업대란은 미국이 그동안 말해주지 않는 미국 경제의 실체 때문이라고 본다. 코로나 사태는 단지 그것을 들춰내 미국 경제의 민낯을 보여주는 역할만 했을 뿐이다. 이 말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번 실업대란은 바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미국의 경제가 회복되었다고 선언하며 우쭐댔던 것이 모두 허상이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동안 미국은 경제 회복의 증거로 고용률의 증가, 즉 실업률(2019년 10월 현재, 3.6%)의 저하를 내세웠다. 그런데 그것은 허드레 일자리의 증가로 뚝딱뚝딱 만든 숫자 놀음에 불과했다는 것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여실히 드러났다. 즉, 그것은 튼실한 일자리가 아니었다. “눈 가리고 아웅”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정부가 나서서 실업률이 최저치로 낮아졌다며 “이것 봐라. 실업률이 얼마나 낮은가. 그래서 미국인은 행복하다!”라며 미국의 경제 회복을 아무리 발표를 해도 공허하기만 했던 것이다. 왜냐면 서민들의 삶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전혀 개선된 것이 없었으니까.

만약 미국 정부의 발표대로 국가 경제가 그리고 서민들의 삶이 나아진 것이 사실이었다면 이런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서민들이 이처럼 추풍낙엽처럼 일시에 대량 해고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왜냐면 아무리 해고가 밥 먹듯이 쉬운 미국이라 해도 그래도 좋은 직장이라면 그렇게 쉽게 근로자를 내보내지 않을 테니까. 어느 정도는 뜸을 들일 테니까. 그래도 큰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단 한 두 달이라도)는 버틸 능력이 있으니까. 다시 말해 진정한 경제 회복은 뭐니 뭐니 해도 서민들의 직업 안정성의 보장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그래서 신종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을 일터에서 대거 몰아내고 있으니 실업률이 갑자기 높아진 것이다. 애초에 서민들이 취업했다는 직장이 번듯한 직장이 아니었다. 파트타임, 기간제,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등의 일자리 채운 것으로 정부가 고용률의 증가와 실업률의 하락이라고 얼버무렸다. 그런데 어찌 되었든 그런 허드레 일자리에서조차 밀려나 이렇게 실업률이 높아지면 그것은 곧 금융위기 이전으로 곧장 회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미국 경제가 아무것도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것도 나아진 것도 없다는 것을 이번 대량 해고 사태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탕발림한 실업률과 고용률 지표에서 사탕을 싹 제거하자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즉 지표들은 그저 숫자 장난이었고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그 와중 서민들은 두서너 개의 아르바이트로 연명하고 있었을 뿐이다. 코로나 사태로 하루아침에 이런 짓거리가 들통 난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다가오는 침체의 폭풍이 밀려오고 있다는 기사 제목에 달린 뉴욕타임스의 일러스트레이션 <출처: 뉴욕타임스/아담 심슨(Adam Simpson)

 

모래로 쌓은 성

그렇다면 금융위기 이후에 전 세계가 그 깊은 신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미국 홀로 시쳇말로 “잘 나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미국 홀로 경기가 좋았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축제의 판이었던 것일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속도가 더디더라도 잘못된 것들을 시정 해 기초 체력을 다져서 튼실한 경제를 재건하기보다는 임시방편으로 구멍 난 곳을 돈을 찍어 처발라 메우고 그 열매는 모두 극소수의 가진 자들, 즉 제국이 취했다. 그리고 그 돈들은 죄다 돈 놓고 돈 먹는 놀이인 금융자본으로 치환되어 금융화(financialization: 산업에서 금융 부분이 비대해지는 것: 필자의 『부자는 어떻게 가난을 만드는가?』참조)는 더욱더 박차를 가하였다. 그 결과는 주식시장의 활황과 부동산의 폭등, 즉 이들 시장에 잔뜩 낀 거품이었다. 그리고 그 주역은 대형금융회사가 아닌 사모펀드였다. 그러나 이들은 초록이 동색. 사모펀드조차 월가에 속한 것이니까. 우리의 비례 정당만이 ‘위성’이 아니다. 미국의 사모펀드 또한 월가의 위성 투자사이다. 겉으로만 보면 얼마나 그럴듯한가? 한없이 오르는 주식과 부동산. 특히 미국 외부에서 보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금융위기 이후에 쏟아부은 돈 때문인 것은 쉽게 간과했다.

 

2년 전부터 예견되었던 거품 붕괴와 침체: 터트리기 위해 만들어진 거품

그러나 그러한 눈부신 금융화의 진전이 모래로 쌓은 성이었다는 것이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렇게 부풀려진 자산시장의 거품이 완전히 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기 전에 미국의 거품 붕괴의 위험성은 이미 2년 전부터 예견되었다. 이런 예견은 단지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다. 왜냐면 거품은 언젠가는 반드시 꺼지게 마련이니까. 필자도 강연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이것을 줄곧 알렸었다. 물론 귀담아듣는 이가 별로 없어 문제지만.(“Economists Think the Next U.S. Recession Could Begin in 2020,” Wall Street Journal, May 10, 2018.; “U.S. Economy Flashes Signs It’s Downhill From Here,” Wall Street Journal, Oct. 29, 2018.; “The Economy Faces Big Risks in 2019. Markets Are Only Now Facing Up to Them.”, New York Times, Dec. 7, 2018). 비유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자신의 거대한 몸 때문에 바로 서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거인이 돌부리에 발이 걸려 완전히 넘어가듯, 바로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그런 돌부리 역할을 한 것일 뿐이다. 코로나는 방아쇠 역할은 했지만 이미 거인은 쓰러지고있는 중이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Coronavirus Could Spark a Global Recession,” U.S. News &World Report, March 16, 2020).

 

코로나: 월가가 바라마지 않던 책임 전가의 호재

어쩌면 월가를 주축으로 한 제국들은 오히려 코로나가 무척 반가울 수도 있겠다. 왜냐면 거품은 반드시 꺼질 텐데 그 책임을 다른 데(코로나)로 돌릴 수 있을 테니까. 2008년엔 금융위기 주범으로 몰려 얼마나 호된 뭇매를 맞았었는가? 그렇게 보면 코로나 사태 같은 악재는 제국들엔 확실히 호재! 마치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과 같다(쓰러지는 제국들의 기업은 어찌하고 이런 소리를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은 조금만 기다려 주기를 바란다. 곧 뒤에서 그 답이 나온다). 이것저것 떠나 제국들은 악재든 호재든 모두 자신들의 호재로 만드는 데 귀재다. 보라. 어떤 제국은 경기하강에 내기를 해서 떼돈을 벌고 있지 않은가? 2천 7백만 달러(약 329억 원) 가지고 단숨에 100배를 번 펀드 회장도 있다.(“Bill Ackman claims firm made $2.6bn betting on coronavirus outbreak,” The Guardian, March 25, 2020). 거품이 이는 동안 재미를 톡톡히 본 제국 중 그것이 꺼질 것을 감지한 이들은 이미 정리할 것들은 다 팔아 곳간을 두둑이 채워두었다. 그리곤 악재에 베팅까지 해 또 한 번 재미를 보는 것이다. 제국에게는 어려운 장사란 없다. 그들에겐 모든 장사가 다 누워 떡 먹는, 그렇게 쉬운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일까?

 

가재는 게 편: 트럼프는 대기업이 우선!’

전례가 없는 코로나 사태 폭탄으로 미국 경제가 위기에 몰렸다며 트럼프 발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었다. 미국의 한 해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물경 2조 2천억 원(약 2천 7백조 원)의 현금이 시중에 쏟아진다. 그러나 그중 성인 한 명당 1,200달러(약 146만 원) 지원되는 2,500억 달러(약 304조 원)와 실업급여 등에 사용될 2,500억 달러를 빼면 나머지는 모두 기업을 위한 돈 들이다. 이것이 바로 코로나 재난으로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기업을 우선하는 정책을 편다고 트럼프가 비난받는 이유이다. 확실히 가재는 게 편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앞서 “왜 쓰러지는 제국의 기업이 있는데 코로나 같은 악재가 호재가 될 수 있느냐”는 의문에 대한 답이다. 제국의 기업은 악재에 아무리 손해를 보아도 그것을 벌충해줄 든든한 뒷배가 있다. 곧 친기업 정책을 펴는 제국의 친구, 아니 그들의 하수인인 든든한 정치인과 지도자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제국의 친구들이라고 해도 정치인들이 맨입으로 제국을 위해 돈을 풀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가재가 게 편을 그냥 들어주지는 않는다. 제국은 그의 하수인들이 움직일 만큼 기름칠을 한다. 나랏돈을 받아내기 위해서 사활을 건 대 정치권 로비전을 벌이면서. 가디언지는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이 수십억 달러의 코로나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광란의 전쟁에 너도나도 앞다퉈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Washington lobbyists in frenzied battle to secure billion-dollar coronavirus bailouts,” The Guardian, March 20, 2020). 이 때문에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나왔던 엘리자베스 워런이 일찌감치 코로나 사태 구제금융은 기업이 아닌 노동자들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Any Coronavirus bailout must put workers first: Sen. Elizabeth Warren,” USA Today, March 20, 2020). 그런데 이런 말 하는 사람들은 다 ‘아웃’이다. 미국 정치계 물 사정이 다 그렇다.

 

노동자 우선인 구제금융주장하는 샌더스

물론 기업이 도산하면 거기의 근로자들이 대량 해고되니 기업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조건을 달아야 한다. 근로자의 해고 금지라든지 급여의 삭감 금지 등의 전제조건 말이다. 그런데 그런 단서 조항 없이 기업에 무작정 돈을 살포하면 그다음은 어찌 될지 뻔하다. 결국 그 모든 돈은 최고위 임원진들의 보너스와 주식을 보유한 부자들의 호주머니 속으로만 홀랑 흘러가게 된다. 근로자들은 나 몰라라 내칠 것이 분명하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구조조정이 필수라면서. 이런 모든 일은 이미 2008년 금융위기 때 겪었던 터라 예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선수도, 게임의 룰도 그때와 바뀌지 않았고 유사한 게임은 계속되고 있다. 한 번 승자는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게임, 게다가 계속해서 승자가 되는 이상한 게임. 그렇다면 이런 게임에서 감히 제국을 상대하는 서민들의 운명은? 그들의 승률은 백전백패.(Callahan, The Cheating Culture; Giridharads, Winners Take Al; Milanovic, Global Inequality 참조).

그래서 샌더스가 경기 부양 구제금융이 대기업이 아닌 노동자에게 먼저 제공되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부득이하게 대기업에 제공될 경우 근로자를 위한 전제조건을 달아 지급되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거의 모든 주요 언론이 왜 샌더스는 실질적으로 결판이 난 것과 진배없는데 경선을 포기하지 않고 저런 딴죽을 거냐면서 비아냥거린다. 소위 진보언론이라는 뉴욕타임스조차. 심지어 워싱턴 포스트는 코로나로 많은 미국인이 피해를 보고 있는 이때 단 한 사람 유일하게 샌더스만 수혜를 입고 있다고 빈정댄다. 소위 진보언론이라는 것들이 코로나의 유일한 승자가 될 제국들은 놔두고 외려 이것을 지적하는 샌더스를 공격하다니!(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밝히기로 한다).(“As Coronavirus Crisis Unfolds, Sanders Sees a Moment That Matches His Ideas,” New York Times, March 26, 2020. ;The coronavirus is hurting millions of people. But there’s one person who could benefit. Washington Post, March 26, 2020).

샌더스의 말대로 구제금융이 서민에게 먼저 맞추어져야 하는 이유는 거품 붕괴의 모든 덤터기를 결국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 온전히 뒤집어쓰게 되니 그렇다.(“The Middle Class Faces Its Greatest Threat Since the 1930s,” Brookings, March 20, 2020). 이렇게 악재가 왔을 때 제국들은 유유히 손 털고 장을 떠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 경기 하강의 직접적인 타격은 아무 죄 없는 서민들에게 가해진다. 따져 보라. 그들이 거품을 끼게 했는가? 그들이 금융화를 가져왔는가? 그들이 사모펀드를 했는가? 그들이 집을 마구 사들였는가? 그들이 주식을 했는가? 그들이 한 일이라곤 어려움 속에서도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이일 저일, 두 서너 개의 허드렛일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한 죄밖에 없다.

“보통사람은 못 받는 코로나 테스트를 어떻게 부자들과 명망가들은 받는가?”란 제목의 영국 매체 가디언 기사 캡처

 

코로나 위험 속 퇴거 위험에 놓인 임차인들

그리고 일이 끊기고 실업자가 되고, 그래서 수입이 없으면 사는 곳에서 나가야 하는 압박과 처지로 내몰리게 되는 게 서민들이다. 지금쯤 그들은 다음 달 임대료 지급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아마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이 어떤 때인가. 코로나 사태로 밖에 나가면 걸린다고 집에 머무르라 하지 않는가. 이른바 ‘쉘터 인 플레이스’ 명령! 그런데 방세를 못 내면 당장 방을 빼란다. 임대차 보호법은 거의 사문화 되었다. 특히 사모펀드가 집주인으로 등극한 이후에는 더더욱. 악덕 집주인들에겐 피도 눈물도 없다.(“’No heart. No understanding’: During coronavirus, renters face eviction uncertainty,” MSNBCNews, March 20, 2020).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 사태로 뒤숭숭한 이 시점에 집주인에게서 가차 없이 방을 빼라는 퇴거통지를 받은 위스콘신주 밀워키(Milwaukee)에 사는 66세의 할머니를 소개하고 있다. 만성기관지염과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이 할머니는 밖에 나가면 자기 같은 기저 질환자의 경우 특히나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지금 공포에 떨고 있다.(“Facing eviction as millions shelter in place,” Washington Post, March 22, 2020).

트럼프는 3월 17일 “미국주택도시개발부(HUD)가 주택소유자와 임차인이 주택 압류와 퇴거하는 것을 4월 말까지 유예하는 즉각적인 조치를 곧 취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것은 허언이었다. 적어도 임차인들에게는. 전국적으로 3,000만 명에 이르는 주택소유자들은 돈을 못 내 쫓겨나는 것에서 60일간의 유예기간을 주었지만, 임차인들은 아니었다. 이렇게 지금 코로나 사태 속에서 퇴거명령 처지에 처한 임차인들은 전국적으로 4,000만 명. 그러나 이들을 위한 보호책은 아무것도 없다.(Washington Post, March 22, 2020; “Most renters won’t receive eviction protections amid coronavirus pandemic under Trump proposal,” Fortune, March 20, 2020).

이제 임차인들에게 고작 남은 유일한 희망은 정부가 경기부양 패키지로 쏜다는 현금 1200 달러. 그러나 이전 회에서 이야기했듯이 대도시의 임대료는 사모펀드의 장난질로 엄청나게 올랐다. 그 돈 가지고는 턱도 없다. 설사 준다 해도 임대료 지급 날짜를 맞출지도 의문이다.(Washington Post, March 22, 2020). 그래서 트럼프가 쏜다는 현금은 기껏해야 언 발에 오줌 누기다. 그리고 소상공인들에게 대출해 준다는 돈들도 그림의 떡이다. 그것도 대출인데 이 사태가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닌데 또 빚을 져서 어떻게 갚는단 말인가. 그들이 이 시점에서 원하는 것은 대출 그 이상의 생명줄이다.(“Small Businesses Seek a Crisis Lifeline Beyond Loans,” New York Times, March 23, 2020; “Checks to Americans will ease the coronavirus slump, but they may not be much of an economic stimulus,” Los Angeles Times, March 18, 2020). 그러나 그것은 철저히 외면되고 오로지 구제금융의 혜택은 또다시 제국으로만 향하고 있다.

도표: 미국인 평균 수명은 소득 상위 1%의 남성이 하위 1%의 속한 남성보다 15년 더 오래 살며, 여성의 경우 기대수명이 10년 차이가 난다 <출처: 가디언>

 

코로나는 누구나 걸릴 수 있으니 공평하다?

코로나는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걸릴 수 있어 공평하다는 말이 나온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존슨 총리도 걸렸으며, 배우 톰 행크스와 그의 부인도 걸렸으니 말이다. 그런 거 보면 코로나가 신분을 안 가리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하긴 코로나바이러스에 눈이라도 달렸겠는가.

하지만 그 공평하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왜냐면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 자는 지체 높은 고관대작들이었으니까. 제국들이었으니까. 그들은 테스트를 받아 확진 판정을 받는 것조차 대서특필된다. 어떤 이들은 그런 테스트를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데 말이다. 이들은 조명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제국은 이들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다. 서민들이야 죽든 말든 아무런 관심이 없다. 오직 자신들만 오케이면 된다. 자기들만 조명받으면 된다. 자기들만 병원 가서 테스트받고, 걸리더라도 병원 치료하고, 이제 다 나았네 하며 언론의 플래시를 받으면 된다. 자신들만 이 난국은 잠시 피하면 된다. 아니다. 제국은 이 난국을 또다시 자신들의 배를 불릴 절호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 벌써 그런 시도는 시동을 걸었다.

그래도 사태가 사태인지라 뒤통수가 몹시 따가웠는지 미국의 제국들이 서민들을 위해 고작 만들었다는 것이 테스트는 무료로 검사해주겠다는 조치였다. 그러나 걸렸으면 치료는 돈 내고 하란다.(“Coronavirus Tests Are Now Free, but Treatment Could Still Cost You,” New York Times, March 19, 2020). 몇천만 원이 나올지 모르는 병원비를 어찌하라고. 누가 감히 그렇게 하겠는가? 그것은 오히려 서민들을 두 번 울리고 완전히 절망에 빠트리는 것과 같다.(“Why are the rich and famous getting coronavirus tests while we aren’t?,” The Guardian, March 21, 2020). 그리고 그렇게 사태는 늘 과거처럼 변함없이 흘러가면서 미국인의 경제적 불평등은 수명의 불평등으로 고대로 이어진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부자와 빈자의 평균 수명은 10년 이상(남자는 15년, 여자는 10년) 차이가 난다.(“If Americans are better off than a decade ago, why doesn’t it feel that way?,” The Guardian, Nov. 5, 2019). 이것은 어김없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슬프게도 돈 앞에서는 수명조차 불공평하다.

 

참고자료

김광기, 『부자는 어떻게 가난을 만드는가?』(파주: 21세기북스), 2016.

Callahan, David, The Cheating Culture: Why More Americans Are Doing Wrong to Get Ahead (New York: NY: Havest Book, 2004).

Giridharads, Anand, Winners Take All: The Elite Charade of Changing the World (New York, NY: Alfred A. Knopf, 2018).

Milanovic, Branko, Global Inequality: A New Approach for the Age of Globalization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2016).

“The coronavirus is hurting millions of people. But there’s one person who could benefit,”Washington Post, March 26, 2020.

“As Coronavirus Crisis Unfolds, Sanders Sees a Moment That Matches His Ideas,” New York Times, March 26, 2020.

“’The universe is collapsing’: Bernie Sanders mocks Republicans over coronavirus aid – video,” The Guardian, March 26, 2020.

“Bill Ackman claims firm made $2.6bn betting on coronavirus outbreak,” The Guardian, March 25, 2020.

“Coronavirus Live Updates: U.S. Jobless Claims Are Highest Ever; House to Take Up $2 Trillion Stimulus,” New York Times, March 26, 2020.

“Coronavirus Could Spark a Global Recession,” U.S. News &World Report, March 16, 2020.

“Bernie Sanders: ‘If you’re a multimillionaire … you’re going to get through’ the coronavirus pandemic,” CNBC, March 16, 2020.

“To combat virus, L.A. will let homeless encampments stay up throughout the day,” Los Angeles Times, March 17, 2020.

“‘If I get it, I die’: homeless residents say inhumane shelter conditions will spread coronavirus,” The Guardian, March 19, 2020.

“‘Wash your hands’ is tough advice for Americans without soap or water,” The Guardian, March 23, 2020.

“Coronavirus and Poverty: A Mother Skips Meals So Her Children Can Eat,” New York Times, March 20, 2020.

“For the homeless, coronavirus is a new menace in a perilous life,” Washington Post, March 21, 2020.

“Many Americans’s Biggest Worry Right Now is April 1 Rent and Mortgage Payments,” Washington Post, March 22, 2020.

“Coronavirus Recession Looms, Its Course ‘Unrecognizable’,” New York Times, March 21, 2020.

“Morgan Stanley, Goldman See Virus Causing Greater Economic Pain,” Bloomberg, March 23, 2020.

“As layoffs skyrocket, the holes in America’s safety net are becoming apparent,” Washington Post, March 19, 2020.

“Economists Think the Next U.S. Recession Could Begin in 2020,” Wall Street Journal, May 10, 2018.

“U.S. Economy Flashes Signs It’s Downhill From Here,” Wall Street Journal, Oct. 29, 2018.

“The Economy Faces Big Risks in 2019. Markets Are Only Now Facing Up to Them.”, New York Times, Dec. 7, 2018.

“Any Coronavirus bailout must put workers first: Sen. Elizabeth Warren,” USA Today, March 20, 2020.

“Washington lobbyists in frenzied battle to secure billion-dollar coronavirus bailouts,” The Guardian, March 20, 2020.

“Most renters won’t receive eviction protections amid coronavirus pandemic under Trump proposal,” Fortune, March 20, 2020.

“’No heart. No understanding’: During coronavirus, renters face eviction uncertainty,” MSNBCNews, March 20, 2020.

“Small Businesses Seek a Crisis Lifeline Beyond Loans,” New York Times, March 23, 2020.

“Checks to Americans will ease the coronavirus slump, but they may not be much of an economic stimulus,” Los Angeles Times, March 18, 2020.

“Unemployment Spikes 33% Amid Coronavirus Pandemic,” US News and World Report, March 19, 2020.

“Why are the rich and famous getting coronavirus tests while we aren’t?,” The Guardian, March 21, 2020.

“Coronavirus Tests Are Now Free, but Treatment Could Still Cost You,” New York Times, March 19, 2020.

“If Americans are better off than a decade ago, why doesn’t it feel that way?,” The Guardian, Nov. 5, 2019.

“The Middle Class Faces Its Greatest Threat Since the 1930s,” Brookings, March 20, 2020.

“As Coronavirus Crisis Unfolds, Sanders Sees a Moment That Matches His Ideas,” New York Times, March 26, 2020.

“Coronavirus Tests Are Now Free, but Treatment Could Still Cost You,” New York Times, March 19, 2020.

“Facing eviction as millions shelter in place,” Washington Post, March 22, 2020.

 

김광기 경북대 교수의 연재 ‘인사이드 아메리카’는 <프레시안>에 동시 게재됩니다.

토, 2020/04/1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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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돌출하자 첫 번째로 확인해야 할 작업은 역사적 유사성을 검색하는 것이었다 – 1914년, 1929년 아니면 1942년? 현재까지 몇 주가 지나면서, 그리고 앞으로도 몇 주 또는 몇 개월 겪겠지만, 역사적으로 전혀 새로운 충격을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일단 당장의 충격으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25% 수준의 위축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것은 대공황 시기와 비슷한 규모이지만, 차이는 대공황 시기에는 충격이 몇 년에 걸쳐서 나타났지만, 이번 경우에는 불과 수개월 사이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하늘아래 처음으로 겪는 돌발적 상황이다, 정말 공포스럽다.

지난 3월 초만해도 미국의 실업률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나, 겨우 4주가 지난 3월 말에는 13%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더구나 실업률 통계시스템이 실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충격의 첫 주차에는 3.3백만에서 2주 차에는 6.6백만 명이 그리고 연속해서 3주 차에도 6.6백만 명이 실업보험을 신청했다. 이러한 통계에 기반하여 뉴욕타임즈의 경제분석가인 Justin Wolfers는 매일 0.5%로 실업률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속도의 증가라면 이번 여름에 30.0%의 실업률에 도달하리라는 추정이 비현실적인 것만도 아니다.

서구(유럽)의 경제권도 자신들이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잔인하고 심각한 경제적 충격에 직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충격은 경기변동에 예민한 부동산과 건설업에서 시작하여 투자에 의존하는 산업엔지니어링 그리고 국제적 경쟁이 심한 자동차 산업 등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이들 분야의 고용 비중은 대충 25%선 미만이지만, 이들의 위축은 경제영역 전반에 점차적으로 확산되게 마련된다.

코로나 방역봉쇄 조치는 서비스 분야에 직격탄을 날린다 – 소매업, 부동산 임대, 교육, 여가산업 그리고 요식업 등 – 이는 미국인의 80%가 직업으로 일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결과는 매우 즉각적이고 재앙적 일수 밖에 없다. 특히 소매업 분야는 이미 온라인 판매로 인해 심한 압박을 받아온 영역으로 임시적인 휴업은 치명적이다. 아마도 상당수의 가게들은 다시 문을 열기 어려울 것이고, 이에 고용된 수백만의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이들 가족들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충격은 다만 미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사회안전망으로 잠시의 휴직에 수당을 지급하면서 하강국면을 완화시키겠지만, 경제 전반에 걸친 붕괴를 감당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북부 이탈리아는 단순히 고급스런 관광지역일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독일의 GDP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면서 미국의 충격이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OECD의 최근 예측은 전(全)회원국에게 재앙적이며, 특히 바이러스 충격이 이제 시작단계인 일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임을 암시한다. 그래도 부유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일단 충격의 수준을 대충 가늠할 수 있다.

중국은 가장 먼저 지난 1월23일 격리봉쇄를 시행하였으며, 최근의 공식보도로는 약 6.2%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다. 중국 당국은 줄곧 실업은 자본주의 국가들에게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주장해 왔던 터라, 상기의 수치는 중국내의 위기상황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비공식적으로는 임시직 2억 5천만 명의 노동자들이 휴직상태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중국 노동자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인도의 경우, 모디 수상의 갑작스런 21일간의 봉쇄명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누가 감히 측량할 수 있겠는가? 인도의 4억7천만 명의 공식 노동자 중에 겨우 19%만이 사회안전망에 보호를 받으며, 3분의 2에 해당하는 노동자는 취업계약서조차 없으며, 1억명 수준이 임시직에 해당한다. 이들 대부분은 기약도 없이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는 인도가 분할된 1947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렇게 거대하게 펼쳐지는 경제의 대추락이라는 인류의 드라마는 추산(推算)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제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올해부터 전세계의 GDP를 신뢰도있게 집계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emerging market)가 그저 위축되고 있다는 통계 이외에는 별다른 내용을 내놓을 수 없는 처지에 빠졌다. 한 마디로 전세계 경제가 한 순간에 멈추어 섰다.

이러한 붕괴는 금융위기의 결과도 아니고, 팬데믹이 직접적으로 초래한 것도 아니며, 심사숙고한 정책적인 선택의 결과인 점이 전혀 새롭고 급진적인 사태인 것이다. 선택의 내용은 경제를 촉진하는 것보다 멈추어 세워야만 (팬데믹의)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인류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미국의 연방의회가, 사회봉쇄를 결정한 수 일만에, 평화시기에 있었던 최대규모의 재난지원책을 결정하면서 연이어 전세계에 걸쳐 유사한 조처들이 뒤따랐다. 국가재정에 매우 보수적인 독일조차 공공부채에 대한 제한을 철회하였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연대적 재정구제의 노력을 목격하고 있으며, 조처의 효과는 수 주 내지는 수개월 뒤에 판명될 것이다.

이미 한가지는 분명해졌다. 우선 당장 급한 것은 거대한 금융위기가 도래하기 전에 추세를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연방준비위원회의 제롬 파웰의장이 2008년에 준비된 매뉴엘에 따라 조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며, 금융시장의 모든 영역을 지원하기 위해 매일 새로운 구제 프로그램이 발표되고 있다. 핵심은 연방준비위의 개입 규모에 있다. 봉쇄조치에 따른 광범한 충격에 대처하기 위하여, 이에 응당한 거대한 규모의 유동성이 파도처럼 제공되고 있다.

3월말 경에는 매일 900억 달러의 금융자산이 매입되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규모보다 큰 것이다. 평소에는 연방준비위는 초단위로 백만 달러 정도의 연방채권과 담보성 유가증권을 현금으로 스왑(교환)하여 왔다.  그런데 공포스러운 실업숫자(6.6백만 명)가 발표되던 날인 4월 9일 아침에, 연방준비위는 2.3조 달러어치 금융자산의 구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신속하고 거대한 대응조처 덕분에 즉각적인 세계금융의 위기를 당장에는 방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장기간 지속될 수요와 투자의 격감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3월에만 미국 가구의 73%가 가계의 수입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수입이 끊기면 당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필품 부족과 고통 그리고 파산으로 몰린다. 금융채무자들의 부채 불이행이 치솟을 것이고, 금융산업의 손실을 가져올 것이다. 불요불급한 지출은 미루어 질 것이고, 유럽에서는 이미 석유소비가 88% 격감되었다 한다. 신규 자동차 수요는 돌같이 동결되었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자동차 업체들은 재고가 쌓여 있는 거대한 주차장에 앉아 있는 꼴이다.

봉쇄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에 미치는 상처는 깊어지고 회복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중국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접근하고 있지만, 제2, 제3 돌출의 위험이 도사린 가운데 언제 어느 속도로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아 갈 수 있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극적인 의료사고를 차단한다는 것은 봉쇄조치가 수시로 취해지고 해당지역의 통행이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경우에는 V자형의 힘찬 회복보다는 장기간 지루하게 지연되는 양상이 예상된다.

더구나 현재의 생산과 고용이 재가동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수 년간은 금융의 불안이 계속될 것이다. 당장은 재정정책에 논란의 여지는 없을 것이고 급한대로 돈을 푸는 것에 쉽게 동의가 이루어질 테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논쟁은 싸움처럼 변할 것이다. 위에 언급하였듯이 평화시절에 유례가 없는 대규모의 공공부채를 발생시켰고 중앙은행의 재무제표에 부채를 주차시켜 놓은 꼴이다. 중앙은행들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발생한 공공부채를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니겠지만, 문제는 향후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보수적인 입장에 따르면 향후 재정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늘려서 갚아나가야 한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에 따르면, 좀더 급진적인 대안들이 존재한다. 하나는 인플레를 발생시키면서 현재의 경제조건을 과감하게 재편해가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전망은 분명하지 않다. 다른 대안은 국가부채의 면제인데 이는 공공의 파산을 점잖게 표현한 것으로 실제로 중앙은행의 재무표상에 부채로 기재하는 것처럼 그렇게 충격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의 의견은 중앙은행이 정부발행 채권의 구입을 중단하고 거대한 규모의 화폐발행으로 직접적으로 정부에 신용을 제공하는 것이 오히려 단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지난 4월9일 영국은행이 선언한 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어떤 목적과 의도와 상관없이, 돈을 찍어내는 것이다. 보수적인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것은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보여 준다. 재미있는 것은 금융시장의 반응으로 이에 대해 심하게 항의하거나 곧바로 공황적 투매를 진행하지 않고 그저 어깨만 들썩인(little more than a shrug) 것이다. 이들은 중앙은행들이 취하고 있는 묘기행진에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절제된 태도는 위기를 극복하는 입장에서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침묵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아니 된다. 뚜껑이 열리는 시점이 되면, ‘국가부채의 적정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치적 공격과 논쟁이 재개될 것이다. 더구나 누적된 국가부채의 거대한 규모를 감안하면, 논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여기서 다시 돌이켜 볼 것은 우리가 알듯이 과거 이미 경제와 금융이 급진적인 혼란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2008년의 금융위기 시절,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에 대해 수많은 논의와 필요한 조처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고 이를 수확적 확률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도 경험하였다. 솔직히 전문적 예측에 의존하는 것은 오만함과 만능이라는 환상을 부추기는 것이다.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등장이라는 충격으로 포플리즘이라는 변덕스러운 정치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회자되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통상정책과 중국과 벌이는 세계주도권 경쟁은 세계화의 미래에 대한 안이한 전망을 뒤흔들었다. 2019년까지 이러한 불확실성은 투자를 주저하게 하고 불황의 위험을 높이는 수준에 머물렀다.

중앙은행들은, 2008년 이후 극적인 개입을 정상화하고 통화량을 줄어가면서 정상적 궤도로 진입하는 와중에, 이제 경로를 급변경하며 초저금리로 회귀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결국은 다시 중앙은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시기로 진입하는 절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정말로 괴이한 것으로 우리는 돌출적인 불안정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인류의 상당수가 일상에 필수적 것을 수급받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누구도 언제 팬데믹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지 못한다. 불과 수주전인 지난 1월에는 모든 것이 정상적이었다 이전에는 돌출적인 상황이 예외적인 염려의 대상이었으나, 이제는 일상적인 것이 되었고, 모든 독감(flu)발생에 지극히 조심해야만 한다. 의학적인 비유로 말하자면 우리가 스스로 완치를 선언하려면 얼마나 더 기대려야 하는가?

봉쇄가 끝나면 지출의 규모가 반등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얼마나 지속되겠는가?  이러한 충격에 대한 우리 경험상 분명한 반응은 위축이다. 2008년 이후 미국에서 나타난 현저한 추이의 하나가 가계 비중이 축소된 것이다. 세계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인들의 소비가 확실하게 침체되었고, 이에 따라 투자도 줄고 생산성도 정체되었다. 이러한 침체는 서구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개발도상의 시장들도 함께 침체되었다. 우리는 이를 전반적 침체(scular stagnation)라고 불러왔다.

전례없던 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에 대한 기업과 가계의 반응이 안전에 대한 싸움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복합적인 침체를 가져올 것이다. 이번 위기로 인해 발생한 공공부채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재정축소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반대로 미래를 내다보는 정부라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욱 주도적으로 행동해야 합리적이고 상식에 맞다.  이 지점에서 핵심은 어떤 정책적 조처를 취하고 누구를 위한 정치세력이 이를 통제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2020.04.09.

Adam Tooze

콜롬비아 대학교의 역사학 교수이자 유럽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의 최근 저서로는 “Crashed: How a Decade of Financial Crises Changed the World,”가 있고 기후위기에 대한 역사를 집필하고 있다.

토, 2020/04/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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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이 어디서 출현했는가를 둘러싸고 미중 간에 정치적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역병의 발원지를 둘러싼 논쟁은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을 밝히는데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코로나19는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에 의해 황폐화된 자연이 인간과 사회에 대해 복수하기 위해 일으킨 전염병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Tielt, Citizens of Tournai bury Black Plague Deaths와 Oh Father, Why have you abandoned me?입니다. 14세기 이태리에서 흑사병으로 죽은 시체를 묻는 장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칼 폴라니 (K. Polanyi)는 20세기 명저인 [거대한 전환 Great Transformation, 1944]에서 고삐풀린 시장의 운동이 인간과 그 주위의 자연환경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자, 시장운동으로 고통을 받는 인간과 자연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반시장운동(counter-movement)에 나서게 되었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노동의 상품화에 저항하면서 자본에 대해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국가에 공장입법과 사회입법을 요구하였다. 농민들은 곡물의 자유무역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주의적 곡물법 제정을 요구하였다. 자연도 반시장운동에 동참하여 환경을 파괴하는 시장경제에 환경재앙으로 복수하였다.

칼 폴라니의 딸인 캐리 폴라니 레빗 교수 (97)는 환경재앙은 자연의 복수라는 아버지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시장경제가 자연을 과잉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한 결과 생태계가 무너지고, 기후변화로 지구온난화가 일어나 해수면이 상승하여 해안 도시들을 물에 잠기게 하고, 후쿠시마 쓰나미가 원전을 강타하여 일본 동북해를 죽음의 바다로 오염시켰다. 시장은 이윤극대화를 위해 대기, 물, 땅, 숲을 과잉개발하고, 유전자 조작으로 곡물과 가축의 생산 극대화를 꾀한다. 이러한 자연을 과잉착취하고 황폐화시키는 시장의 운동에 대해 자연은 환경재앙과 전염병의 창궐로 역습하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장에 대한 자연의 복수라는 폴라니적인 설명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된 지역이 모두 시장사회가 저발전한 가난한 남반구가 아니라, 시장사회가 발전하여 자연과 자원을 과잉개발하고 착취하고 있는 부유한 북반구 자본주의 국가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북반구 자본주의 국가들 내에서도 시장사회의 특성에 따라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는 방식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같은 자유시장(liberal market) 자본주의 국가들은 시장이 적정 수준의 공급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공공재인 환경오염처리, 질병관리, 의료서비스 등을 시장에 맡겨버렸다. 시장이 공공재의 최적 공급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국가가 아닌 시장에 맡겨야한다는 시장주의의 신조(creed)를 믿고서 코로나 팬데믹이 상륙했을 때 국가는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을 때 자유시장 국가들은 팬데믹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해 줄 공적 의료시설 질병관리시스템, 공적의료보험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의료진과 시설을 갖춘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의 광풍에 국민들을 무방비상태로 내버려두고 있는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자유시장 자본주의 국가에서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시장주의적 대응은 코로나19의 치료에서도 계급적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보카치오가 데카메론 도입부에서 보통 부자들은 집안에 콕 박혀 명품 와인과 음악을 듣고 있고, 거부(巨富)들은 시골에 있는 안락한 장원에 은둔하면서 성안에서 벌어지고 흑사병의 재앙에 오불관언하고 있고, 성안에 남은 대다수의 중산층과 도시빈민은 좁은 아파트에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14세기 데카메론의 21세기 버전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에서 일어나고 있다. 뉴욕의 거부들은 멀리 떨어진 전원별장으로 피신하여 자신의 안전과 안락을 즐기고 있으나 뉴욕시에 남은 도시빈민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매일 수백명, 수천명이 죽어 나가고 있다. 코로나질병은 사람들을 계급적으로 차별하고 있다.

지금 코로나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 독일은 모두 조정시장 (coordinated market) 자본주의 국가들이다. 특히 오랜 중앙집권적 국가주의의 전통이 있는 한국의 국가는 조정, 지원, 산파(midwife)의 역할을 통해 시민사회와 경제사회 내에 ‘내장된 자율성’(embedded autonomy)을 확보하였고, 내장된 자율성을 바탕으로 국가는 의료계, 시민단체, 지방정부와 협력하여 협업적인 방역, 검사,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들의 자발적 협력을 유도하여 ‘사회적 격리’를 효과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었다.

한국의 국가는 코로나 팬데믹의 공격을 ‘고삐풀린’ 시장에 방임하지 않고 시장, 시민사회, 의료사회와의 조정과 협력을 통해 코로나와의 전쟁을 주도함으로써 코로나 판데믹의 재앙을 막은 모범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유교적 국가주의 전통에 따라 국가의 권위를 신뢰하는 정치문화를 내면화한 한국시민들의 빛나는 팔로워십(followership)이 한국을 방역 선진국으로 부상하게 한 주 동력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조정시장 자본주의국가의 전형으로 거론되었던 일본은 코로나 팬데믹의 대응에서는 전 조정시장적이지 않았다. 일본의 아베수상은 올림픽을 개최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코로나가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은폐하였고, 이를 위해 코로나 감염자들을 의도적으로 검사하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실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올림픽 성화봉송행사와 벚꽃놀이도 허용하여 코로나의 확산을 방치하였다. 일본답지 않은 자유방임과 ‘무결정의 결정’이 아베의 코로나 대응정책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전투에서 지도자 아베가 보이지 않았고, 일본의 국가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베의 코로나 은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반시민들의 호흡기 내에서 이미 발효, 배양되고 있었다.

그 결과 올림픽이 취소된 후 코로나의 집단감염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이미 한국의 확진자수를 능가하였고 유럽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아베의 정치적인 야심이 조정시장 자본주의국가인 일본에서 자유시장 자본주의국가인 미국과 영국에 버금가는 희생자를 낳게 한 핵심 요인이다. 아베의 코로나 방역실패는 최악의 코로나 팬데믹 대응실패로 기록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엄청난 실수를 연발하였으나 봉쇄와 격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의 확산을 막은 중국도 어느 정도 성공적인 대응 사례로 거론되고 있으나, 중국이 다른 나라들이 본받아야할 코로나 대응모델을 제시했는가에 대해서 필자는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중국은 비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감시국가 방식으로 코로나의 침공에 대응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디지털 경찰국가를 구축하여 우한시를 완전 봉쇄하고 우한 시민 개인을 디지털 원형감옥(digital panopticon)에 집어넣어 감시하고 모니터링하여 사회적 격리를 실현함으로써 코로나가 타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으면서 동시에 우한의 코로나 병마를 잡을 수 있었다.

중국이 시민적 자유의 희생 위에 팬데믹을 극복하려는 권위주의 모델을 채택한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를 유지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권위주의 감시국가 모델보다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유지하면서 국가가 시장과 시민사회와의 조정과 협력을 통해 판데믹을 극복하려는 조정시장 자본주의 국가모델이 소망스러운 팬데믹 극복모델이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지스트 석좌교수

토, 2020/05/1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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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다음의 글은 김상현 교수가 직접 번역하여 기획칼럼에 참여하고 계신 김화순 박사를 통하여 다른백년에 전달되었습니다. 내용이 소중하여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아래와 같이 게재합니다.


5월 13일 CEST(중앙유럽표준시) 10시(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에 발표된,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그 이후의 미래를 위한 사회·생태적 전환의 경로로서 ‘탈성장’을 요구하는 국제적 공개서한의 보도자료입니다. 이번 공개서한은 탈성장 연구자·활동가 국제 네트워크에서 활동해온 유럽의 젊은 생태경제학자, 사회과학자,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처음 제안되었으며, 60여 개국에서 1,170여 명의 개인들과 70여 개의 단체들이 서명했습니다. 국내에도 번역 소개된 “탈성장 개념어 사전”의 편집자 페데리코 데마리아 (Federico Demaria)와 히오르고스 칼리스 (Giorgos Kallis) 외에도 딱히 ‘탈성장론’의 흐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포스트발전주의’(postdevelopmentalism), ‘부엔 비비르’(Buen Vivir), ‘가난한 이들의 환경주의’(environmentalism of the poor), ‘생태적 스와라지’(ecological Swaraj) 운동 등의 입장에서 ‘성장’과 ‘발전’에 대한 주류적 인식에 문제를 제기해온 진보적 생태경제학자 조안 마르티네즈-알리에(Joan Martinez-Alier), 발전 인류학 및 라틴아메리카 탈식민담론 연구로 잘 알려진 아르투로 에스코바르(Arturo Escobar), 인도의 환경운동가 아쉬쉬 코트하리(Ashish Kothari) 등이 서명에 참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1. 보도자료

1,000여 명의 전문가들이 포스트-코로나19의 경로로 ‘탈성장’을 요구하다.

“경제를 위한 새로운 근간”: 전 세계의 학자, 전문가, 예술가, 활동가와 사회운동 단체들이 더 이상의 위기를 피하기 위해 경제체제의 성장 의존성에 작별을 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2020년 5월 13일: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향후 더 이상의 위기를 막고 보다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탈성장(Degrowth)’을 촉구하는, 60여 개국 1,100여 명의 전문가와 70여 개 단체가 서명한 공개서한이 오늘 발표되었다. 서한의 전문은 openDemocracy (영국), Mediapart (프랑스), The Wire (인도), HGV (헝가리), Pagina 12 (아르헨티나), L’Echo (벨기에) 등의 온라인 매체에 게재되었다.

공개서한은 시민사회와 경제 행위자들 뿐 아니라 국가 및 국제 기관들이 현재의 사회적·경제적 위기에 맞서기 위한 노력을 기울임에 있어 사회적·환경적 병폐들을 고려하는 다섯 가지 원칙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서한의 서명자들은 ‘탈성장(Degrowth)’, 즉 민주적으로 계획되고 변화에 적응력을 지니며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방식으로 경제의 규모를 축소시킴으로써 덜 가지고도 더 잘 살 수 있는 미래로 나아갈 것을 요구했다. 탈성장은 자본주의 체제의 대대적인 개편을 필요로 한다. 공개서한의 저자들은 시장에 대한 맹신에 반대하면서 ‘녹색성장’과 탈동조화(decoupling)가 사회적·환경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주된 전략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공개서한을 준비한 이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촉발된 위기는 성장에 집착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많은 약점들을 이미 폭로하고 있다. 다수의 삶은 불안정해졌고, 보건의료 시스템은 다년간의 긴축재정에 의해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으며, 가장 필수적인 직종조차 경시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착취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 같은 경제체제는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지만, 이른바 ‘정상성’이 이미 위기였던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위기에 대응하는 지배적인 전략은 경제적 분배를 시장에 맡기고 탈동조화(decoupling)와 녹색성장을 통해 생태적 파괴를 줄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효과가 없었고, 앞으로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서한의 서명자들은 경제의 회복과 정의로운 사회 건설의 기초를 위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1) 경제체제의 중심에 생명을 위치시켜야 한다.

2) 모두를 위한 좋은 삶을 위해 어떠한 노동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

3) 핵심적인 재화와 서비스의 제공을 중심으로 사회를 조직해야 한다.

4) 사회를 민주화해야 한다.

5) 정치경제체제를 연대의 원칙에 기초하여 구축해야 한다.

서한을 제안한 이들은 또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현재의 경기침체는 일부에서 잘못 부르고 있는 것과는 달리 ‘탈성장’이 아니다. ‘탈성장’은 경제의 성장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이들의 기본적 필요가 충족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적절한 정책들이 실행된다면, 경제의 많은 부분이 수개월에 걸쳐 중단된다 할지라도 모든 이들에게 충분한 식량, 주거와 보건의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경제를 재지역화(relocalized)하는 탈성장 사회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유행이 덜 일어나게 될 것이고, 일어나도 덜 확산될 것이며 고통을 덜 유발할 것이다. 감염병 대유행으로 촉발된 위기는 우리의 ‘성장’ 의존성과 연결된 것이다.”

공개서한을 준비한 이들은 관심 있는 개인들과 단체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에 직면하여 경제와 사회를 새롭게 상상하는 열린 토론에 참여하도록 초대했다. 2020년 5월 29일~6월 1일에는 비엔나에서 국제회의 “탈성장 비엔나 2020: 사회-생태적 전환을 위한 전략”가 개최될 계획이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추가 정보>

– 공개서한 링크: https://www.degrowth.info/en/open-letter/

– ‘탈성장’에 대한 정보: https://www.degrowth.info/en/what-is-degrowth/

– “탈성장 비엔나 2020”에 대한 정보: https://www.degrowthvienna2020.org/en/

 

2. 공개서한 탈성장 : 경제의 새로운 근간

코로나 위기 이후의 미래를 새롭게 상상하기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은 이미 수많은 생명을 앗아 갔으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 불확실합니다. 보건의료 및 기본적인 사회적 물자조달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은 병자들을 돌보고 사회 유지에 필수적인 작업들을 수행하면서 바이러스의 확산에 맞서 싸우고 있지만, 경제의 상당 부분은 멈춰 선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많은 이들에게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일으키는 암울하고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집합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촉발된 위기는 성장에 사로잡힌 자본주의 경제의 많은 약점들을 이미 폭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제 하에서 다수의 삶은 불안정해졌고, 보건의료 시스템은 다년간의 긴축재정에 의해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으며, 가장 필수적인 직종의 일부조차 경시되고 있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착취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제체제는 위기에 매우 취약함에도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생산하고 있지만, 인간과 지구를 돌보는데 실패하고 있으며 부의 축적과 지구의 황폐화로 이어지고 있을 뿐입니다. 매년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예방 가능한 원인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고, 8억2천만 명에 이르는 이들이 영양부족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는 훼손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은 계속 치솟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가 극심해짐에 따라 여러 지역들을 소실시킬 수 있는 해수면 상승, 파괴적인 폭풍, 가뭄, 화재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러한 병폐들에 대응하는 지배적인 전략은 경제적 분배를 시장에 맡기고 탈동조화(decoupling)와 녹색성장을 통해 생태적 파괴를 줄이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협력과 연대 활성화로부터 보건의료, 돌봄노동, 식료품 공급, 폐기물 수거 등 기본적 사회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확산에 이르는 코로나 위기의 경험을 토대로 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염병의 대유행은 또한 대대적인 예산의 재정비, 자금의 동원과 재분배, 사회보장 체계와 홈리스를 위한 주택의 급속한 확대 등 근대의 평화 시기에 전례를 찾기 어려운 정부의 조치들로 이어지면서 행동할 의지가 있다면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동시에 대규모 감시와 사생활 침해 기술, 국경 폐쇄, 집회의 권리 제한, 위기를 기회로 삼는 재난자본주의 등 문제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와 같은 흐름에 단호히 저항해야 하지만, 그에 멈춰서는 안 됩니다. 파괴적인 성장 기제를 다시 가동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사회로의 전환을 시작하기 위해 우리는 과거의 교훈과 지난 수개월 동안 세계 곳곳에서 싹트기 시작한 풍부한 사회연대 기획들을 발판으로 삼을 것을 제안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와는 달리 우리는 기업을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지구를 구해야 하며, 긴축이 아닌 자족(sufficiency)에 기반한 대응으로 위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서한에 서명한 우리들은 우리 경제의 회복과 정의로운 사회 건설의 기초를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모두를 위한 경제의 새로운 근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1) 경제체제의 중심에 생명을 위치시켜야 합니다

경제성장과 낭비적인 생산 대신 생명과 복지가 우리 노력의 중심에 자리해야 합니다. 화석연료 생산, 군수 및 광고와 같은 경제의 일부 부문은 가능한 한 빠르게 단계적으로 폐지되어야 하지만, 보건의료, 교육, 재생가능에너지, 생태농업과 같은 다른 부문들은 육성되어야 합니다.

2) 모두를 위한 좋은 삶을 위해 어떠한 노동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해야 합니다

우리는 돌봄노동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하며 코로나 위기 동안 필수적인 것으로 입증된 직종들에 대해 적절하게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파괴적인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보다 재생적(regenerative)이고 깨끗한 새로운 유형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제공하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 나누기(work-sharing)를 위한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3) 핵심적인 재화와 서비스의 제공을 중심으로 사회를 조직해야 합니다

낭비적인 소비와 여행은 줄여야 하지만, 식량, 주택과 교육에 대한 권리를 포함한 인간의 기본적 필요는 보편적 기본서비스(universal basic services) 혹은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등을 통해 모든 이들에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최저 및 최대 소득이 민주적으로 정의되고 도입되어야 합니다.

4) 사회를 민주화해야 합니다

이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특히 소외된 사회 집단의 참여가 확대되어야 하며 페미니즘의 원칙이 정치와 경제체제에 적용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글로벌 기업과 금융 부문의 권력은 민주적 소유와 통제를 통해 대폭 축소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식량, 주택, 보건의료, 교육 등 기본적 필요와 관련된 부문은 탈상품화되고 탈금융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노동자협동조합과 같이 협력에 기초한 경제 활동이 육성되어야 합니다.

5) 정치경제체제를 연대의 원칙에 기초하여 구축해야 합니다

현재와 미래 세대 간, 국가 내 사회 집단 간, 그리고 남반구(Global South)와 북반구(Global South) 간의 화해는 초국적(transnational), 교차적(intersectional), 그리고 세대상호간(intergenerational)의 재분배와 정의에 기초해야 합니다. 특히 북반구는 현재 형태의 착취를 중단하고 과거의 착취에 대해 보상해야 합니다. 급속한 사회-생태적 전환을 인도하는 원칙은 ‘기후정의’가 되어야 합니다.

 

성장에 의존하는 경제체제가 지속되는 한 경기침체는 치명적일 것입니다.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탈성장’(Degrowth)입니다. 즉 계획적이지만 변화에 적응하는,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방식으로 경제의 규모를 축소시킴으로써 덜 가지고도 더 잘 살 수 있는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현재의 위기는 많은 이들에게 잔혹하며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더욱 심한 타격을 입히고 있지만, 우리에게 성찰하고 다시 생각할 기회를 주고 있기도 합니다. 위기는 우리로 하여금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줄 수 있으며, 발판으로 삼아야 할 수많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운동이자 개념으로서의 탈성장은 10년 이상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성찰해왔고, 지속가능성, 연대, 평등, 공생(conviviality), 직접민주주의, 삶의 즐거움과 같은 다른 가치들에 기반한 사회를 다시 생각하기 위한 일관된 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장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해방적 출구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탈성장 비엔나 2020’과 ‘세계 탈성장의 날’(Global Degrowth Day)에 계속될 토론에 참여하고 여러분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해주십시오!

연대의 인사를 보내며,

공개서한 워킹그룹: Nathan Barlow, Ekaterina Chertkovskaya, Manuel Grebenjak, Vincent Liegey, François Schneider, Tone Smith, Sam Bliss, Constanza Hepp, Max Hollweg, Christian Kerschner, Andro Rilović, Pierre Smith Khanna, Joëlle Saey-Volckrick

이 서한은 탈성장 국제 네트워크 내 협력 과정의 결과입니다. 현재까지 60여 개 국 1,100여 명의 전문가와 70여 개의 단체가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일, 2020/05/1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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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러 측면에서 지난 수십 년을 통해 인류가 처한 가장 최악의 한 해가 될 것 같다. 우리는 팬데믹 진행의 과정에 있으며 이미 삼십만 명이 희생당하고 수백만 인구가 질병에 시달리고 있고, 상황이 종결되기 전에 추가로 수백만 명이 괴로움을 당할 것 같다. 세계경제는 수직으로 추락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극적으로 상승하고, 통상과 생산 활동은 급속히 위축되는 등 단기적으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에 들어 메뚜기 떼의 창궐이 아프리카에 두 번째 나타나고 있고, 미국에서는 치명적인 독을 지닌 말벌들이 일벌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모래 속에 머리를 처박은(무지한) 미국 대통령은 치사를 가져올 약품을 만병통치라고 떠벌리면서 과학적인 조언들을 묵살하고 있다. 설령 상기에 언급한 일들이 마법처럼 내일 사라진다 해도 – 사라질 턱이 없지만 – 우리는 여전히 기후위기라는 장기적인 위협을 직면하고 있다.

더 이상 무엇이 나빠질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한가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 – 전쟁.

따라서 우리는 팬데믹과 경제불황이 겹쳐지면서 과연 전쟁을 불러일으킬 것인지 질문을 던져야 하며, 역사와 이론이 우리에게 어떤 답변을 줄 것인지 살펴볼 가치가 있다.

우선적으로 질병과 불황이 발생하면 전쟁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1차 대전은 세계를 황폐화시킨 독감이 막 시작될 무렵인 1918-19연간에 막을 내렸지만, 팬데믹은 러시아의 시민전쟁 (혁명)도, 러시아와 폴란드 간의 전쟁도, 여러 국가 간의 물리적 충돌을 중단시키지는 않았다.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이 1931년에 있었던 일본의 만주침략을 저지하지 못했고, 오히려 파시즘의 등장을 부추기면서 결국 세계2차 대전을 일으켰다. 따라서 단지 COVID-19와 동반하는 세계적 불황 때문에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판이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MIT의 Barry Posen교수는 이미 현재 팬데믹의 충격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검토하였으며 그는 COVID-19가 전쟁 대신 평화를 증진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의 팬데믹은 주요 세력들에게 심각하게 타격을 주어 취약하고 붕괴되기 쉬운 상대 국가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도발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반면에 모든 국가들의 정부는 중단기적으로 매우 비관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쟁은, 대부분의 경우, 침략국가들이 과신 속에 잘못된 판단을 하면서 일어나게 되는데, 이런 맥락에서 팬데믹이 가져오는 비관주의는 오히려 평화를 유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쟁은 본질적으로 훈련소와 군사기지, 집결장소, 바다 위의 전함 등에 사람들 다수가 집결해야 하는데, 팬데믹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러한 집결을 좋아할 시민들은 없다는 것이다.

여러 이유로 어려움에 처한 정부들은 자신들이 최소한 당분간은 최선을 다해 질병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해 주고 있다고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상기의 사항들이 매우 충동적이며 전쟁광인 사우디 황세자 모하메드조차 예멘에서 혈투를 벌리고 있는 실패한 전쟁에서 철수하는 것을 고려하게 만드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Posen 교수는 CVID-19으로 인해 중단기적으로 국제통상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 추가적인 설명을 한다. 경제적 상호의존이 전쟁을 방지하는 중요한 장벽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통상이 줄어드는 상황에 대해서 (전쟁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놀라겠지만, 그는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마찰의 주요 원인이 통상이라는 주제였음을 강조하면서, 양국 간에 형성되는 통상 단절의 수준에 따라 긴장이 줄어들고, 전쟁의 가능성을 퇴조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유들을 들어보면, 팬데믹이 평화를 유도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쟁가능성과 경제적 조건 간의 넓은 관계성은 어떻게 작용할까? 일부 독자들은 위기를 조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이익을 증진시키거나 또는 집권자의 정치적 기회를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깊고 장기간 지속되는 경제적 불경기가 심각한 국제적인 분쟁을 일으키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의 이론 중에 익숙한 논쟁의 하나가 소위 관심돌리기 (희생양) 이야기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정치지도자가 국민적 지지를 잃을까 염려가 되면 자신의 실패로부터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외국과 위기를 조장하고, 심한 경우에는 물리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오는 대선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란 또는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들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 미국시민들은 염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기 이론 자체가 지닌 논리와 경험의 결함을 무시한다 하더라도, 나는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한다. 전쟁은 하나의 게임이며, 조그만 잘못되면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트럼프의 기울어가는 운명의 관짝(coffin)에 마지막 못질을 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트럼프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할 만한 나라가 실재하지 않으며,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조차도,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수천 수만 명이 (팬데믹으로) 죽어가는 와중에, 이란 또는 베네수엘라를 공격하면서 돈과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

더구나 전쟁행위가 성공을 거둔다 해도, 미국시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지 않을 것이며 농력있는 국가들의 백신개발을 지원하고 촉진할 수 있는 시험과 추척의 레짐(testing & tracing regime) 분위기를 형성시켜 주지도 않을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동맹이 될만한 다른 지도국가의 지도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전쟁에 관해 비슷한 류의 다른 이론은 “군사적 케인즈론”이다. 전쟁은 경제적 수요를 촉발시켜 불황에 빠진 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내어 번영과 완전고용으로 이끈다는 논리이다. 세계2차 대전의 경우가 그러했고, 미국을 대공항의 모래수렁에서 구해냈다. 거대한 권력들이 전쟁을 일으켜 대규모 기업체(군수산업)을 지원한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은 이런 류의 논리에 동조하면서, 정부가 황량한 경제전망을 갖게 되면 군사적 모험을 통하여 경제를 재가동시킬 것으로 염려한다.

나는 대규모 전쟁이 과연 유의미하게 경제를 촉진시키는지 의심을 가지고 있다. 부채가 과중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수반되는 모든 위험을 감당하면서 대규모 전쟁을 시작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더욱 중요한 점은 전쟁을 하지 않고도 경제를 촉진시킬 수단이 많이 있으며, 예건데 간접 인프라의 투자, 실업보험 확충, 헬리콥터-모니(비정상적 화폐발행) 등, 전쟁은 선택할 수 있는 수단 중에 가장 비효율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통상 전쟁의 위협은 투자자들을 위축시키는데, 이는 주식시장 부양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정치인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일이다.

경제적 불경기가 전쟁을 부추는 것은 매우 특별한 환경 속에서 일어난다. 특히 매우 즉각적이고 중대한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경우에 전쟁이 가능하다. 1990년 이라크의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점령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당시 이라크는 아란과 오랜 전쟁 끝에 경제가 엉망인 상태에서, 치솟는 실업률이 사담 후세인의 국내정치적 위상을 위태롭게 하였고, 쿠웨이트의 풍부한 유전이 이를 보상할 대상이었으며, 경무장한 상대국을 점령하는 것이 매우 용이한 상태이었다.

또한 이라크는 쿠웨이트에게 큰 부채를 지고 있었기에, 바그다그의 적대적 권력이 쿠웨이트를 장악하면 모든 빚을 하루아침에 청산할 수 있었다. 이런 경우, 이라크가 처한 일촉즉발의 경제적 조건이 전쟁을 발발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에는 지구상에 어느 나라도 이라크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지 않다. 당장 러시아가 원한다 해도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한다거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매우 약하고 방어능력이 없는 나라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백신을 갑자기 성공적으로 개발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는 일을 가상할 수 있지만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긴 시각에서 본다면, 경제적 불황이 지속되면 파시즘이 형성되고 민족혐오 운동을 야기하면서 자국 보호주의와 초국가주의를 부추기면서 국가들 간에 상호 수용할만한 협상이 점차 어려워 지면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비록 경제적 공황이 국제정치를 파국으로 몰아간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1930년대의 역사가 그러한 추이를 형성해 왔다.

현재시점에도 국가주의, 민족혐오 그리고 전체주의적 지배가 COVID-19가 발발하기 전에 이미 부활하고 있었고 이러한 경향이 전세계적 규모로 경제적 비참함이 전개되면서 이러한 추이가 강해지고 있어, 바이러스의 공포가 사라지면 전쟁을 일으킬 조건으로 우리를 몰아갈 수도 있다.

균형적으로 검토해 보더라도, 오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전례가 없는 경제적 조건이 전쟁을 추동할 만큼 충격을 지니고 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선 불황이 전쟁의 원인이라면, 우리의 역사에서 훨씬 많은 전쟁들이 일어났어야 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미국은 건국이래 40여 차례 이상의 불황을 겪어왔지만, 그동안 주정부 단위의 소규모 전투가 20여 차례가 있었을 뿐이고, 이들 대부분도 경제와는 무관한 전쟁들이었다.

경제학자인 Paul Samuelson의 주식시장과 관련한 유명한 빈정댐을 인용해 본다 ‘만약 불황이 전쟁의 강력한 원인이었다면, 이들 전쟁의 다섯(혹은 더 적은)경우에서 최소한 아홉 번은 미리 예측했을 것이다.’

두 번째, 국가들은 빠르고 상대적으로 쉽게 승리를 쟁취할 수 없으면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다.

John Mearsheimer가 지신의 저서 ‘고전적 전쟁억지(conventional deterrence)’에서 언급하였듯이, 전쟁이 길어지고 피비린내 나고 희생의 부담이 큰 반면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면,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회피한다. 전쟁을 선택하려면, 쉽고 빠르고 적은 희생으로 확실한 승리 또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1914년 유럽이 전쟁에 돌입한 것은 쌍방이 손쉽고 빠르게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며, 나치의 독일은 적국을 속이면서 손쉽고 적은 희생으로 이길 수 있는 blitzkrieg((전격) 전략을 개발했기 때문이었다. 이라크가 1980년에 이란을 공략한 것은 사담이 이슬람 공화국이 내부분열로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오판한 탓이었고, 조지 W. 부시가 2003년에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전쟁을 시작하면 신속한 승리가 확실했으며, 그만한 대가를 보상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 정치 지도자들이 결정적으로 오판했다는 사실이 핵심이 아니다. 요점은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재빨리 손쉽고 적은 희생으로 성공할 합리적인 가능성이 없다면, 지도자들은 전쟁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세 번째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동기는 안전보장에 관한 것이지 결코 경제적 이익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배경으로 장기적인 힘의 균형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고, 지난한 상황이 쉽게 변하지 않으며 이를 수용하기 어려울 때, 그리고 자신들이 지금 공격하면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켜 안전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에 전쟁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역사학자인 A.J.P Taylor는 일찍이 다음과 같은 사실을 관찰하였고 이는 대부분 전쟁에서 여전히 진실로 남아 있다 “1848에서 1918년 간에 있었던 강대국들 간의 모든 전쟁은 예방적 성격을 지녔으며 정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결론이다.  경제적 환경 즉 불황은 전쟁과 평화를 선택하는 광범한 정치적 환경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는 여러 요인들 중의 하나이며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COVID-19 팬데믹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은 길고 크며 부정적임에도 불구하고, 또한 그럴 공산이 매우 크지만, 특별히 단기적으로 전쟁의 가능성으로 작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최근 몇 달 간에 우리가 지켜보는 (트럼프의) 어리석음이 전쟁을 야기할 강력한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배제할 수는 없다. 못난 지도자들이 저지르는 어리석음 때문에 피를 부르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역사의 특별한 순간(트럼프의 재직기간)에는 햇살을 즐기는 것이 어렵다는 전제하에, 본 주제에 대한 나의 견해가 옳다는 것을 희망한다.

 

출처 : 포린 폴리시. 2020-05-13.

Stephen M. Walt

하버드 대학의 국제관계학 석좌교수

목, 2020/05/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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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코로나 폐렴역병이 왜 세계를 개변시키는가? 이는 현실문제일 뿐 아니라 더욱더 이론의 문제이기도 하다. 현대 국제관계 이론과 역사 서술 중에서, 바이러스 전염병의 각도에서, 역병이 도대체 인류의 기본 사회생활, 국가사이의 권력경쟁 및 이익분배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총결산하는(总结) 글은 거의 없다(少有).

그렇지만, 이번 신코로나 역병은 민족, 국적, 성별, 피부색, 연령 등을 구분하지 않고, 이미 세계 200여 국가와 지역에 확산되었다. 이로써 인류의 위기와 재난의 서술을 새롭게 다시 쓰게 되었고, 우리의 세계정치이론 인식과 역사경험을 변화 및 개선시켰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신코로나 역병은 다음의 4가지 방면에서(从以下四方面) “전대미문”적으로 세계를 개변시키고 있다.

첫째, 신코로나 폐렴역병이 인류의 경제질서와 경제활동에 가져온 충격은 전례가 없을 정도이다(前所未有的). 이 전염병 때문에, 세계 절대 다수 국가가 자가격리를(居家隔离) 경험하고, 또 사회적 거리두기를(社交距离) 유지하고, 심지어는 도시봉쇄까지(封城) 해서, 경제활동 중의 소비수요는 압축을 받아(被压缩到了) 생활필수품 공급에 그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산업과 제조업은 모두 정상적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자본도 역시 명확한 투자방향을 제대로 못 잡고 있다. 이는 경제활동의 모든 요소가 정지상태(停摆)에 놓여 있음을 말한다.

신코로나 역병이 궁극적으로 어떠한 전 지구적 경제쇠퇴를 가져올지에 대해, 어떤 사람은 앞으로 1929-1933년 대공황(大萧条)이후 최대의 세계 경제위기가 될 것이고, 심지어 어떤 이는 대공황시기에 비해 더 엄중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둘째, 신코로나 폐렴역병은 대국간 전략경쟁을 모든 요소의 대결시대로 진입하도록 만들고 있고, 현재의 중·미관계 악화는 이의 전형적인 보기이다. 우리들이 과거에 인식한 중·미관계의 경험적 사실은 “좋긴 하지만 좋아 보았자 얼마나 좋아지겠는가? 또 나쁘긴 하지만 나빠 보았자 얼마나 나빠지겠는가?”였다(“好也好不到哪里,坏也坏不到哪里”). 그렇지만 오늘날의 중·미관계에는 이미 거대한 “범주적(파라다임의, paradigm) 변화(范式变化)”가 발생해버렸다. 정말로 총체적 대결의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경제나 군사뿐 아니라 과학기술협력, 인문교류, 각자 국내시장과 경제관리체계 등의 방면에까지 포괄하여, 모두 충돌과 대결의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중·미관계가 오늘날 악화되는 과정 중에 가장 위험한 요인은 감정화와 정치화이다(情绪化和政治化). 특히 미국정부는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기(甩锅)”위해 끊임없이 중국의 거동에 대해 “낙인찍기(污名化)”를 해왔다. 중·미관계는 “최악은 아니지만, 단지 더욱 악화될(没有最坏,只有更坏)” 가능성이 높다.

셋째, 신코로나 폐렴역병이 냉전종식 근 30년래 전대미문의 정치와 사회 사조에 새로운 격동과 기복을(激荡起伏) 가져왔다. 냉전종식은 자유주의 가치관과 그 실천의 세계화를 가져오도록 했고, 구체적으로 시장에 그 요소를 배치하고, 가치 및 산업의 연계구조의 배치를 통해 세계화를 구현했다. 더 나아가 각국 정치, 사회의 협치 프레임과 중대한 초국가적 의제설정과 협치(관리, 거버넌스 governance) 기제의 세계화도 가져왔다.

신코로나 역병이 폭발하면서, 유럽연합(EU)과 같은 지역 협치(거버넌스) 기제가 엄중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더욱더 “미국우선주의”의 협애한 대중영합주의(狭隘民粹主义, 포퓰리즘) 때문에 국제제도의 규칙을 기초로 하는 전 세계적 협치(글로벌 거버넌스, global governance) 역시 심각하게 쇠약해지고 있다. 역병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사회 및 개인의 관계는 중대한 역사적 조정을 겪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정부의 개입과 자원배치 능력을 강화시키는 “신국가주의”가 전 세계 각지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넷째, 신코로나 폐렴역병이 전세계의 여론방향을 재(再)설정하고(다시 빗고, 重塑) 있다. 전대미문의 여론 “히스테리화”를 조성하고, 민족주의, 인종주의, 배외주의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 세계화 시대의 자유 및 상호개방과 국가와 지역을 넘어선 사회적 교류왕래는, 신코로나 사태 이후, 엄중한 타격과 제한에 직면해 있다.

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의 중요 경제체 사이에 상호 방어 장벽을 유발하고, 전략경쟁은 경제, 사회 및 여론 등 영역에까지 전면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래서 각국이 가치와 관념에서 상호 경계와 장벽을 치는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서방 매체의 영향을 받아 “중국차별론”으로 대응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서방매체는 더 나아가서 도발의 기회를 잡고 중국에게 아프리카 국가의 채무를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일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정체를 강요당하고 있기도 하다.

신코로나 폐렴역병은 전 세계적으로 4단계의 “충격효과”를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각각은 “공공위생위기” “경제와 민생위기” “사회위기” 그리고 일부 국가에 나타나는 “정치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충격은 제1, 제2 단계에 처해 있었고, 지금은 제3단계로 향해 건너가고 있는 이행기다. 제4단계는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신코로나 역병은 어떻게 세계를 개변시킬까? 필자는 다음 3개 방면의 개변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본다.

하나의 방면은 세계가 “신 전국시대”로 진입해서, 국가 간 경쟁, 방어, 경계 등의 전선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장기화(持续拉宽和拉长)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 우리는 언제나 “단극” 또는 “다극”을 이야기 해왔지만, 신코로나 폐렴역병은 앞으로 “극”의 개념을 전례가 없을 정도로 공허하게(空前虚化) 만들 것이다.

국제구도는(国际格局) 더 이상 간단하게 “극”이란 개념을 주체의 권력분배 구조로 삼을 수가 없다. 오히려 이해관계의 경계, 방어, 충돌 등이 더욱 세밀해 지고, 전면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 결과 국제구도는 앞으로 국제질서의 주도적 영도 역량이(리더십, leadership) 부족해지고, 국가 간 다(多)영역, 다(多)전선, 다(多)차원의 “옥신각신 다투는(明争暗斗)” 신시대가 열릴 것이다.

우리가 본래 적극적으로 만들었던 브릭스(BRICS)국가협력기제, 상하이협력조직기제, 신흥경제체협력기제 등 모두가 앞으로 매우 많은 새로운 도전과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국제역량에서 “동승서강东升西降—동양은 상승하고 서양은 하강하는” 구도(格局) 또한 중대 시련을 겪을 것이다. 브릭스국가와 신흥경제체제는 역병발생으로 비교적 큰 충격을 받았고, 남아프리카, 브라질, 인도의 화폐는 지난 2개월 동안 대폭 평가절하 되어 사람들이 우려하게 되었다.

미래의 세계 권력과 이익구조는 다시 재조직될 것인가? 우리는 이 “신(新)전국(戰國)시대”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 이러한 도전은 전대미문이다.

또 하나의 방면은 대국의 전략경쟁이 더욱더 엄준한 신단계로 진입한다는 점이다. 이미 중국과 미국은 “신냉전” 진입을 시작한 바와 다름없는 것 같다. 이 문제는 여전히 논쟁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현재의 추세를 두고 볼 때, 중·미관계는 “신냉전”으로부터 아마 한 걸음 떨어진 정도로 다가 와 있는 것 같다(只有一步之遥). 만약 미국 트럼프정부가 역병 방역의 실패를 덮고 또 선거에서 경쟁하기 위해, 중국 “낙인찍기”를 계속한다면, 중·미는 역병 이후 시대에도 아마 “신냉전”이라는 악마의 그림자에서(魅影) 벗어나기는 힘들(难以摆脱) 것이다.

“신(新) 냉전”과 구(舊) 냉전의 최대 차이는 국제체계가 다시는 간단하게 새로운 진영 편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과 미국은 경제와 상업에서 여전히 서로 뒤얽혀(交集, 교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적대는 아마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在所难免). “신냉전”은 중국이 원하는 바가 결코 아니고, 더욱이나 중국굴기의 전략이익에 부합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트럼프정부가 만약 “신냉전”을 한사코(硬要) 중국에 강압하면(强加于中国), 우리로서도 물러날 길이 없게 된다(无路可退)!

또 다른 하나의 방면은 세계 경제 질서가 대규모로 새로 짜질 수 있고(重组), 세계화 진행의 조정 또한 피할 수 없는 추세(势在必行)라는 점이다. 1990년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빈곤인구 수는 끊임없이 내려가고 있다. 그렇지만 신코로나 폐렴역병은 세계적으로 4-6억 빈곤인구를 새로이 증가시킬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숫자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

게다가(再加上) 새로운 세계적 가뭄과 신코로나 폐렴역병의 반복 출현 가능성으로, 전 세계적으로 근 40개 국가에 엄중한 경제후퇴가 나타날 것이다. 신코로나 역병은 전 세계 발전의 현존 구도를(现有格局) 개변시킬 것이다.

신코로나 폐렴역병에 의한 세계의 개변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이에 우리들은 사상, 심리, 지식 등에서 충분한 준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출처: 新冠疫情会如何改变世界 (환구시보 게재)

역자: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중국 환구시보에 실린 글을 강정구 동국대 명예교수가 번역하여 통일뉴스(20.05.09)에 실린 글로 역자의 동의를 얻어 본지에 실린 것임.

저자: 주펑(朱锋)

난징대학 국제관계연구원 원장 / 난징대학 중국남해공동혁신연구센터 소장

토, 2020/05/30-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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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의 경제적 충격은 세계적 규모로 정치경제 분야의 거대한 격변을 불러올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번 위기가 앞으로 진행될 변화를 긍정적으로 가속시킬 것인지, 이에 부정적으로 작동할 것인지, 구체적인 사항에 들어가면 서로 입장이 갈라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전망이 대표적인 예이다.

현재 중국의 정치경제 상황에 있어서 가장 심오하게 진행되고 있는 핵심적인 변화는 1990년대를 이끌었던 ‘수출주도형 성장정책’에서 국내소비와 독자적인 기술개발 그리고 도시화를 추구하는 ‘국내자족형 경제모델’로 신속하게 이동하고 있는 점이다.

국내자족형 경제에 대한 방점은 이미 2010년에 시작되었지만, 팬데믹이 주는 충격에 의해 이동의 변화가 보다 분명하고 단호하게 진행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으며, 중국의 정치경제에 근본적인 전환이 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 열린 전국인민대표자회의NPC에서 시진핑 주석은 새로운 모델에 대하여 소상히 설명하였는데, 다가오는 미래에는 국내의 수요를 기점으로 하여 이를 발판삼아 온전한 국내소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립적 과학기술과 기타 분야에 스스로 혁신을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발생초기 경제활동의 중단과 세계수요가 격감하는 이중적 어려움을 동반하면서, 팬데믹은 중국의 경제에 커다란 어려움을 안겨 주었다. 수출분야가 여전히 중국 GDP의 30%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탓에, 해외에서 발생하는 충격에서 중국을 방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제는 내수가 성장의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수출의존을 대신하여 국내수요가 성장의 일차적 동력이 된 것은 이미 십 년 전부터 일이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이러한 경향을 분명하게 가속시키고 있다. 팬데믹이 불러온 세계적 규모의 경제적 충격으로 인하여 중국의 수출에 대한 해외수요는 향후 2-3년간 회복되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더하여 중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미국이 가하는 통상과 기술 전쟁 역시 장기적인 위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로 인하여 중국의 지도부는 세계경제가 사분오열되고 반세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어둡게 전망한다.

중국이 무역의존형 경제에서 오는 딜레마를 탈구하는 길은 2020년대를 통하여 ‘국내자족형 개발모델’을 추구하는 것이며, 최근 발표한 중국정부의 정책은 정확히 이러한 궤도수정을 반영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첨단기술 역량의 배양에 경제촉진정책(stimulus package)을 집중한다는 점이다. 향후 6년간 1.4조 달러를 투자하여 주요 기술분야에서 미국으로부터 독립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수립된 촉진정책에 따르면, 가능한 모든 부문을 무선네트워크와 빅테이타로 연결하고 인공지능과 시물인터넷을 공급 확대하는 동시에, 초전압 그리드망, 바이오기술, 초고속철도, 무인자동차 및 도시스마트화 등 첨단기술의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미국회사들의 협력없이 중국 내 주요한 민간기술의 거대 기업들인 Huawei, Alibaba, Tencent 그리고 SenseTime 등이 상기 혁신에 필요한 새로운 인프라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토목 위주의 간접자본 건설에 집중하였던 과거 방식와는 달리,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 계획은 최첨단 기술의 개발과 세계최고의 기술수준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인민대표자회의에서 승인하였듯이, 과거 형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 건에 관한 것이다. 중국 중앙당국이 준비한 계획에 따르면, 중부와 서부지역에 투자를 집중하여 신재생 에너지, 사천성-티벳 연결철도, 원유와 가스의 지하저장시설, 새로운 산업단지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서부개척(GO-West)정책을 실현하면서 핵심기술의 자급도를 향상시키고, 식량생산과 소비수요를 확장한다. 이는 시주석이 주도한 일대일로(BRI)정책이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기도 하다. 중국의 자금지원으로 진행되어온 많은 해외 사업의 수혜국가들이 심각한 경제적 불황에 직면하여 자금의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현재로써는 BRI사업을 추가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부개발의 재개는 국제지정학적 고립이라는 위기를 상쇄시키는 여유를 제공한다. 중국의 서부국경의 개발은 국내의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BRI사업의 동쪽 연결지점으로 유럽과 남동아시아 지역 등과 물류의 수송통로를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결국 코로나 팬데믹과 미국과 점증하는 대결상황이 중국으로 하여금 정치경제적 변혁을 신속하게 가속하는 촉진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중국이 경제와 기술의 자급을 추구하면서 발생하는 변화는 세계정치와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던진 경제의 돌출적 위험을 경험하면서 향후 예후적 상황을 사전에 식별할 수 있게 되었고, 국내 고유의 자원과 수요에 의존하고 독자적인 혁신을 추구하면서, 중국은 향후 점점 심화될 탈세계화와 경제적 의존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국제적인 가치(공급)사슬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에 대한 근본적인 논쟁을 유발한다. 만약 의도한대로 새로운 발전모델에 성공한다면,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으로 역할의 비중을 낮추고, 서구 장상꾼들이 200년 이상 꿈꾸어 온 것처럼, ‘거대한 대륙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꿈을 깨라. 새로운 모델의 주요 목표는 외부의존의 위험성(취약성)을 줄이는 것에 있다. 지난 청조 말처럼 지구상에 가장 거대한 시장으로 변모하는 것은 실현될 수 있겠지만, 외국의 세력(장사꾼)들은 중국의 국경 밖으로 밀려날 것이다.

 

출처 : East Asia Forum in Sydney on 2020-07-02

Christopher A McNally

호놀룰루 Chaminade University 의 정치경제학 교수출신이며, East-West 연구센터의 책임연구원이다

금, 2020/08/14-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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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달러의 급격한 약세는, 한편에서는 미국경제의 짧은 반등에 대한 희망이 되고 있는 반면에, 국제적 영향력의 퇴조라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견해는 각자 부분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전체적인 모습을 전달하지 못한다.

LAGUNA 해변에서 – 금년 3월이래 미국달러의 가치가 10% 가까이 절하되면서 두 개의 상반된 견해가 도출되고 있다. 첫 번째 견해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달러의 약세는 미국의 경제와 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기축통화로서 미국의 지위가 불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가지 견해 모두 부분적인 진실을 담고 있지만 이 문제를 놓고 전개되는 상황을 전체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린백(미달러 지폐의 애칭)이 중요 통화들에 비하여 평가가 절하되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뒤섞여 있는데, 문제는 평가 절하의 속도가 빨라 불과 몇 개월 만에 지난 10년간의 변동치를 보이고 있다.

미국연방 준비제도(실제적 중앙은행)은 부정적인 경기전망에 대응하여 실제적이며 과감하게 통화정책을 완화시키면서, 달러와 연동되어 가장 안전하다는 미정부채권의 수익률이 떨어졌다. 동시에 미국과 관련된 투자가 상대적인 매력을 상실해 가면서 개발국(EM) 시장과 재정통합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유럽연합으로 자본이 이동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미국으로 자본유입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표가 제시되었다. 미국이 자기우선주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통상을 무기화하며 제재를 강화하면서 외국자본들의 미국부동산 구매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자국통화의 극심한 평가절하를 경험한 레바논과 터어키 등 몇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주요 국가들의 통화들이 미국달러에 대하여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강세를 보인다고 해서 이러한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다.

일부 국가군들, 특히 개발도상의 나라들은 달러의 약세를 즐긴다. 왜냐하면 식량을 포함하여 수입품의 결제를 달러로 하는데 자국의 통화보다 달러가 강세이면 더욱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달러가 약세가 되면, 이들 국가군들은 자국의 경기를 살리기 위하여 경기촉진정책을 선택하고 화폐통화량을 늘릴 수 있도록 숨통을 열어 준다.

반면에 이러한 역전현상이 경제선진국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한다. 일본과 유럽연합의 가입국가들은 자국들의 통화가 강세가 되면 코로나-19 충격에서 경제가 회복되는 것에 위협을 받게 된다. 또한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양적완화)의 효과가 이제 한계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달러약세 때문에 자신들의 경제에 복합적인 충격과 예기치 못한 결과들을 야기할 수 있다.

반면에 미국 국내에서는 단기적 측면에서 경제의 회복에 긍정적인 것으로 크게 환영을 받는다. 기본적으로 경제학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약한 달러는 미국의 기업들에게 국제무역과 내수시장에서 외국기업들보다 경쟁력을 갖도록 도와주며, 외국 투자자와 관광객들에게 미국이 투자의 매력지역(달러 기준)으로 변신시켜 주며, 미국국적 기업들의 해외운용 수입을 증가시켜 준다. 동시에 이는 미국의 중권과 채권시장에 호재로 작동하고 외국통화로 표기되는 달러기준의 채권의 매력을 더해 준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결코 미국에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달러가 약세를 지속하면, 국제적인 지위가 약화된다 이미 지난 3년간의 (트럼프 행정부에 의한) 정책으로 지속적으로 약화되어 왔는데, 국제적인 기준과 규칙을 무시하면서 무기화된 제재의 남발과 보호무역주의가 대표적인 정책의 사례이다.

달러의 신용이 위축될수록, 기축통화로서 미국달러가 누려온 엄청난 특권을 상실하게 된다. 기축통화의 국가는 상대국가들이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자신이 발행하는 지폐와 디지털 통화(통화발행)로 맞교환 할 수 있다. 더하여 국제적으로 중요한 상호적인 결정과 기구들의 인사를 결정하는 과정에 비대칭적인 우위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상대국가들의 여유 자산을 운용하는데 자국(미국)의 기구들에 의존하는 (자산운용에 미채권의 선호 등) 유리한 이점이 있다.

사회적 정치적 합의들도 (부분적일지라도) 달러의 약세에 추가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경제활동의 재개는 이론적으로 당장 매우 긍정적이지만, 실제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오늘의 경제활동은, 정부의 규제뿐만 아니라, 개인과 개별기업들이 이전의 소비와 생산 패턴으로 복귀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현재 미국의 절반이 넘는 주 지역에서 경제활동의 재개를 중단하거나 다시 예전의 격리조치로 되돌아 가고 있다.

더구나 현재 나타나는 시장효과는 단순히 공공보건의 위기를 넘어서 질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제공한 유동성의 풍부함과 신뢰도 요구로 인하여, 대부분의 투자대상은 기존의 경제와 산업의 기준(기본)들과 격리되어 있다. 이러한 금융적 조건아래에서는 달러의 약세가 실물경제에 잠시의 반짝효과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에 대하여, 내가 학창시절 배웠던 단순한 이론을 다시 되새겨 본다 – ‘무엇인가 가치있는 것을 무용한 것과 바꾸는 것은 어렵다”. 현재 달러를 대신할 다른 결제수단이 아직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대신하여, 달러 주위에 여러 곁가지들이 생겨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으며, 이들이 달러를 대신할 만큼 충분히 강력하지 못하지만, 결국은 多岐化된 국제통화시스템을 만들어 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지난 시기에도 자주 있던 일이지만, 약세에도 불구하고 달러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기반은, 단기적인 상황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을 과장한 것으로, 별일이 아닌 듯 유지될 것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달러약세는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와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없는 반면에,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조만간 상실하는 전조도 아니다. 그러나 이는 국제경제 질서의 점차적이며 거대한 분열의 파편(계기)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세계적인 위기가 점차 모습을 들어내는 시점인데도 국제적인 정책의 협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출처 : Syndicate project on 2020-08-11.

Mohamed A. El-Erian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제개발 위원회의 의장을 지냈으며, PIMCO의 경영 및 투자 책임자(CEO & CIO)를 거쳐 모기업인 Allianz의 경제고문을 맡고 있다

금, 2020/09/1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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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3주 동안 격변의 조짐을 보이는 국제금융질서와 기축통화로서 달러,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소개하여 왔다. 아래의 칼럼 ‘중국의 반격 – 미채권의 대량매각 가능성’을 끝으로 내용을 마감하면서 서구에서 바라보는 달러의 미래전망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예일대 Stephen S. Roach 교수는 최근 달러화의 약세현상은 오래 누적된 문제가 현재화하는 출발점으로 평가하는 한편, 최근 유럽연합이 어렵게 합의한 경제회복 재정기금(8930억불 규모)는 유로화 강세를 앞당기는 효과를 낸다고 바라본다. 반면에 유럽정치연구소의 Daniel Gros박사는 유로화의 강세는 유럽지역의 개방적 수출중심의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버드 대학의 Daniel Gros교수는 최근 금값의 급등은 미국달러를 대신하여 투자할 절대안전자산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당분간 국제기축 통화로서 달러와 경합할 대체통화는 없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 버클리대학의 Barry Eichengreen교수도 현재의 달러의 약세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바라본다.

뉴욕대학의 Dr.Doom로 유명한 Nouriel Roubini 교수는 달러의 평가절하는 현재의 거시경제적 흐름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미국의 패권이 위협을 받으면서 국제통화의 지위를 점차적으로 상실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알리안즈 보험의 경제분석가인 Mohamed A. El-Erian는 현재의 달러약세현상은 국제경제질서의 점차적인 분화라는 거대한 흐름의 파편으로, 향후 국제적인 상황의 변화에 대비한 정치적 대응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제질서와 경제현안에 대한 미중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세계최대의 경제권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연방채권을 대량으로 방출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형성되고 있다.

미연방채권을 1조 달러이상 보유하고 있는 북경당국이 상기의 기우처럼 행동한다면, 미국채권 가격이 폭락하고 이자율이 급상승하면서 미국 내의 투자가 막히고 내수소비가 격감할 것이다.

미국달러와 연동된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하면, 일본의 엔화에 대비한 달러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아시아 경제권의 성장동력인 수출 역시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고 외교관계자는 밝혔다.

중국이 미국에 보복을 가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미국채권을 매각하면, 양국의 관계는 회복할 수 없을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일본 외환거래소의 책임자인 Yuzo Sakai는 예측한다.

“만약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면, 시장의 참여자들은 위험자산을 처분하고 절대안전한(safety-heaven) 일본엔화를 매입하려고 몰려들면서 엔화의 가파른 강세를 가져올 염려가 있다.”

최근 미국이 홍콩에 본토의 국가안전법을 확대 적용한 것에 대하여 중국에 공세적인 조치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안전법의 확대적용은 홍콩인의 자유와 인권을 잠식하는 것이라고 심각하게 비난하였다.

지난 7월에 중국당국은 홍콩 내에서 외국의 세력과 연대하여 분리 전복 테러를 시도하고 시위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입법을 시행하였는데, 이는 명백하게 과거 영국의 식민지역에서 일고 있는 반정부 항의를 차단하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휴스턴에 있는 중국의 총영사관을 폐쇄하도록 명령을 지시하였고, 홍콩자치행정장관인 Carrie Lam을 포함하여 주요 행정 관리들에게 금융제재를 가하였다.

이에 대하여 중국당국은 상응한 보복조치를 취했으며, 이러한 대결상황이 금융전쟁으로 확산될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외교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트럼프가 결국에는 전세계에 작동되고 있는 달러의 결제시스템에서 중국을 추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도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지휘아래 중국도 미연방 채권의 상당량을 매각하는 위협을 가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가 2018년에 관세를 동원하여 보복조치(tit-for-tat)를 취하자, 이후 중국은 미국의 채권보유를 점차로 축소하기 시작하였다.

미국관리들의 정보에 의하면, 지난 6월에 중국은 미연방 채권과 어음 및 달러보유량을 합해서 93억불 상당을 줄이면서 미국채권 총량을 1조700억불로 인하조정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을 뒤로 하여 중국은 미연방채권의 최대보유국 자리를 일본에게 넘겨 주었다,

채권가격은 이자율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채권의 매각이 가속적으로 진행되면, 이자율이 인상될 것이고 이는 대출이자의 상승과 이에 따른 기업의 운영비용을 증가시키면서 미국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금융시장에서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어둡고 이에 따르는 위험의 분위기가 확산되면, 일본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본의 수출지향 경제부문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고 설명한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본산 제품이 비싸지면서 수출경쟁력이 감쇠되며, 일본이 해외에 투자한 자산들의 엔화가치가 떨어진다.

“일본경제는 지난 해 도입한 소비세의 2% 추가인상과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으로 상당하게 쇠약해진 상태이다. 이에 더하여 엔화까지 강세를 보이면 일본경제는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일본 국내경제에 밝은 전문인이 설명한다. 일본 경제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지난해 기준으로 27.8%가 축소되었는데 이는 통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심각한 수치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채권을 매각하면 오히려 북경당국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대량 매각 사태는 없을 것으로 단언한다.

“미국채권의 매각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경제에 타격을 주겠지만 결국에는 세계와 중국의 경제에도 심각한 불안정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라고 동경의 기독교대학 교수인 Stephen Nagy는 주장한다.

또한 동경불교대학의 아시아 연구소 소장인 Jeff Kingston 역시 견해를 같이하면서 “모든 금융의 유동자산을 어디에 투자할 것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위태로운 세계경제를 혼돈 속에 빠트리는 내기식 게임은 중국의 경제에게도 심각하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Kingston 소장은 “중국이 미국채권을 저가로 매각하면 다른 국가들 특히 일본이 이를 매력적인 기회로 판단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하여 할 것이다”라고 첨언한다.”

그러나 동경의 주요 증권시장에서 활동하는 제도권의 투자자들이 미국의 채권을 추가적으로 매입하면, 다른 국가들이 이를 일본의 환율조작 행위로 비난하고 나설 것이다.

 

출처 : 글로벌리서치 Global Research on 2020-09-04.

Tomoyuki Tachikawa

일본과 중국에서 활약하는 시장분석 전문가로 글로벌 리서치에 기고를 하고 있다

금, 2020/09/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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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무너진 세계경제 ‘한국’ 만은 예외 – 한국, 코로나 시국 속 보건과 경제 모두 완화하는 모범국 – OECD 전망 2020 GDP 감소율 단지 1% 불과 중국 이어 두 번째 – 재난지원금 은행 예금하는 미국, 쓸 수 있게 만드는 한국 대조 – 수출 의존국으로서 앞으로의 한국 경제, 세계 경제 회복이 숙제   포린폴리시가 지난 9월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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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0/09/2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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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I, 문대통령 “한국 경제 빠르게 회복, 내년엔 예년 수준 낙관“ – 생산 · 소비 · 투자 한 달간 2. 3% 트리플 증가 – 10월 소비자 신뢰지수 91. 6포인트 두자릿수 증가 – 코로나 안심 못해, 방역단계 세분화해 철저히 관리 UPI통신이 11월 2일자 Moon: South Korea on pace for economic recovery after Q3 growth (문 대통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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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0/11/0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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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로마트, 바이든 체제 한국 경제에 득 될까 – FTA에서 TPP 가입까지 중대한 변화 예상 – 안정과 협력 강조, 한국 경제에 긍정적 전망 – 미중 경쟁, 자국 우선 경제 공약은 넘어야 할 산 <더 디플로마트>는 What Does Biden’s Election Win Mean for the South Korean Economy?(바이든의 대선 승리는 한국 경제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기사를 통해 미국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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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0/11/1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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