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Flows] 전주천 국가하천 구간, 희망의 싹이 보이기 시작한다

김재병(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전주천은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모범으로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그건 전주시가 관리하는 지방하천 얘기일 뿐,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익산국토청)이 관리하는 국가하천 구간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표적인 차이는 국가하천 구간에는 5개의 거대한 취수보가 있다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208846"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장 하류에 위치한 화전보의 모습. 보 아래 거대한 거품 덩어리가 보인다. ⓒ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보에 가로막힌 전주천은 정체되어 악취가 풍기고, 바닥에 쌓인 오니는 부패가스에 떠밀려 여름엔 둥둥 떠오른다. 악조건이 겹치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caption id="attachment_208842" align="aligncenter" width="640"]
전주천 이성보 인근 물고기 떼죽음 사진 ⓒ전북일보[/caption]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012년부터 국가하천 구간의 자연화를 촉구하였고, 이 요구를 받아들여 전주시는 2015년에 이 구간 5개 취수보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였다. 만들어진 지 2~30년된 취수보가 지금도 원래 목표로 한 취수량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취수보를 헐거나 낮출 수는 없는지가 관심이었다. 그 결과 적게는 20cm에서 많게는 78cm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1.1미터 남짓 되는 신계보를 78cm 낮추고 돌붙임을 한다면, 30cm 높이의 낮은 여울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결론이었다.
하지만, 이곳의 관리주체는 익산국토청. 익산국토청은 전주시의 용역 보고서를 접수하고도 5년째 반응이 없더니, 드디어 올해 취수보 개선사업 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공사 내용은 기대와 전혀 다르게 기존 보의 높이를 유지한 채 여울형 보와 어도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보를 낮추지 않는 이유는 보의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가 반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취수보에서 취수한 물은 대부분 농업용수로 쓰인다.
이에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다른 환경단체 세 곳과 연합하여 3월 4일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취수보 개선 사업이 ‘수질개선을 못하고, 전주시민의 요구를 무시하며, 예산만 낭비할 사업’이기 때문에 공사를 일단 중단하고 사업 내용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8843" align="aligncenter" width="640"]
전주천 국가하천 취수보 개선사업 중단 요구 기자회견 ⓒ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총선에 나온 예비후보들도 이에 공감했다. 현직 국회의원인 정동영 후보, 전직 국회의원인 김성주 후보 모두 익산국토청에 사업 중단을 요구했고, 시민사회와 협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 두 후보와 함께 공사예정지인 신풍보 앞에서 정책 협약식을 가졌고, 대형펼침막을 들고 ‘흘러라, 전주천!’을 외쳤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신풍보와 신계보에 들어와 있던 공사 장비들은 일단 가물막이 공사만 마친 상태로 철수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8845" align="aligncenter" width="640"]
신풍보 위에서 펼친 ‘흘러라 전주천’ 캠페인 ⓒ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전주는 행정, 환경단체,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전주생태하천협의회’라는 협치기구를 통해 하천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를 협의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도심에 가까운 덕진보와 이수보를 철거했었고, 남고보와 삼천보는 높이를 낮춰 여울형 보로 만들었었다.
[caption id="attachment_208844" align="aligncenter" width="640"]
여울형 보로 탈바꿈한 전주천 상류 남고보의 모습 ⓒ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국가하천의 취수보는 여전히 농업용수를 쓰는 곳이기 때문에 이전 사례와는 상황이 다르다. 농업용수의 부족은 농민들의 생업과 직결되는 문제라 농민들은 민감하다. 5개 보 중 가장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농지에 물을 대는 금학보에 대해 농민들은 현재도 물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전주시와 환경단체, 농어촌공사와 농민회, 네 주체가 모여 협의를 시작했다. 첫 만남에서 농어촌공사와 농민회는 전주시와 환경단체에 강한 불신감을 보이며 협의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더러운 물은 시민에게뿐만 아니라 농민에게도 좋지 않고, 환경단체가 농민들 물을 빼앗아가려는 게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면서 협의는 이어지고 있다. 환경단체 역시 농민들의 구체적인 용수 사용 현황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 파악이 가장 중요하기에,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은 현장 조사를 하고, 그럴 수 없는 부분은 객관적인 조사용역을 통해 합의점을 찾기로 했다.
어떤 결론이 나올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2~30년 전보다 농경지의 면적이 축소되었기에 지금보다는 나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입장의 차이가 있어 서로 만나기 어렵던 네 주체가 한자리에 모여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방하천 구간에서만 전개되었던 협치의 경험이 국가하천으로 확대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전주천 국가하천 구간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을 보는 이유이다.










태풍 ‘카눈’ 이후 낙동강 중·하류 지역 탁수 현상 지속에 따라 녹조 가시화 약화와 심한 폭우로 현장 조사가 우려되었지만 일정대로 남천제방붕괴현장, 구미보, 상주보, 회룡포 방문을 강행했다.
현장 조사 첫날 방문한 남천 군위군은 얼마 전 제방이 붕괴하는 사고가 있었다. 현장 활동가에 따르면 보에 따른 수위 상승으로 하천의 물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는 상황이 제방에 영향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다음으로 구미보를 방문했다. 보로 인한 강물 체류시간이 길어지자 인해 낙동강 중하류에서 혐기성분해로 인한 메탄이 올라오는 것을 맨눈으로도 관찰할 수 있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더 강한 온실 효과를 지녔으며 강의 표면으로 올라오는 메탄의 기포 방울을 통해 강 아래의 심한 오염을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구미보 아래쪽과 그 주변을 들췄을 때 파낸 바닥은 펄이었다. 강은 본래의 순환에 지장을 받았고 오염물질들이 강바닥에 축적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악취를 내뿜는 구미보 인근의 펄은, 현장에서 수질의 상태를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상주보는 가까이 관찰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상주보 좌안 제방은 2011년 상주보를 건설할 때 무너져 내린 적이 있다. 이 때문에 그 주변을 콘크리트로 완전히 도배해야 했고 그 너비는 30m가 넘는다.
이렇게 견고한 콘크리트 제방은 2017년에 그 주변의 붕괴로 그 크기를 더욱 넓히게 되는데 그 길이가 200m정도이다. 그러나 원래 구부정한 컬을 그리며 내려오는 강의 성질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번 장마에 이 제방 위쪽으로 물이 차오르며 제방 전체가 무너질 뻔했던 것이다.
강물이 들어찬 높이까지 제방은 현재 출입 금지 테이프와 공사 중인 듯 보이는 덮개들로 뒤덮여 있었다. 또한 침식되었을 때 부식되어 휘거나 뽑혀 나간 부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4대강 보가 홍수를 예방한다는 것은 정부의 연구를 통해서도 거짓임이 밝혀졌다. 강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인위적인 보로 인해 거세진 물살로 제방에 부담이 가중되었고, 이로 인해 침식 등의 피해가 유발되었다는게 전문가의 설명이었다.
첫날의 마지막 현장조사 일정으로 회룡포를 방문했다. 이때부터는 앞을 보기 힘든 지경의 폭우와 천둥, 번개로 현장조사 자체가 가능할지 불확실했다. 그러나 기다림 끝에 서서히 게인 날씨 덕분에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234008" align="aligncenter" width="640"]
심한 육화 현상을 보이는 회룡포_2년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34009" align="aligncenter" width="640"]
기습 폭우로 일시적이나마 고운 모래톱을 회복한 회룡포_최근[/caption]
하천의 물은 낙동강 상주 지방 쪽을 돌아내려 온다. 그곳에서부터 물길이 시작되며 그 흐름에는 다양한 흙과 모래 등을 수반한다. 이러한 순환은 상류의 영주댐이 건설되며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고 회룡포 주변의 흙과 모래 또 그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caption id="attachment_233964" align="aligncenter" width="640"]
© 환경부 All rights reserved[/caption]
원래 고운 모래가 많은 하천이었지만 유수량의 변화로 모래 유입이 적어졌고 현재 육지화되어 풀이 자라는 형상을 띤다. 모래와 자갈로 구성된 하천 주변은 그곳에 서식하는 꼬마물떼새 등의 든든한 서식처였지만 모래밭이 육화되며 그들은 알을 낳을 곳조차 잃어버린 것이다.


사진 제공 :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caption]


그 전 일정에 방문한 남천 제방 붕괴 현장, 구미보, 상주보, 회룡포는 다른 흐르는 강과 보를 두고 안전과 수질 등을 비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주댐의 경우 흐르는 위아래의 강을 두고 갇혀있는 영주댐 구간을 비교할 수 있어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caption id="attachment_234027" align="aligncenter" width="640"]
녹색 빛을 띠는 댐 안의 물[/caption]
본래 댐을 통해 농업용수 등을 공급한다는 계획과는 다르게 현재 '녹조 저수지'가 된 영주댐 물은 득은커녕 악취와 환경오염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수위까지 차오르는 날짜가 많지 않고 위험한 수질과 악취로 농민들도 사용하기 꺼리는 물이 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234028" align="aligncenter" width="640"]
폭우 뒤에도 녹색을 띠는 댐 안의 강물[/caption]
낙동강 녹조 물이 공급된 농산물과 수돗물에서 유해 남세균 독소 검출됐으며,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해 낙동강 주변 지역 공기 중에서도 유해 남세균 검출되었다. 현재 낙동강 주변 주택 등 빗물이 흐르다 마른 곳에서 녹조 흔적이 확인되며 이런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국민 체감 녹조 조사단>은 영주댐 주변 2곳을 선정하여 에어로졸 포집기를 설치해 녹조로 인한 피해 조사를 추가로 진행했다.
현장 전문가는 '자연성 회복'이 삭제된 정부의 물관리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녹조에서 나오는 균을 호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현상은 갇혀있는, 흐르지 않는 구간에서만 발생하며 영주댐을 중심으로 현재 흐르고 있는 상류와 하류에서는 발생하지 않음을 꼬집었다. 즉 자연성을 회복한 강과 자연성이 억제된 강이 갖는 큰 차이를, 흐르는 강과 흐르지 못하는 강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7월 말 소양호 상류에서 녹조가 발생하자 환경부와 해당 지자체는 하류 상수원 보호지역과 수도권 상수원 영향을 우려해 총력 대응을 선언하고 녹조 제거선은 물론 인력까지 동원해 녹조를 제거했다.
그러나 전역이 상수원에 해당하는 낙동강에서 매년 대규모 녹조가 창궐하는 상황임에도 이제껏 정부의 긴급 조치를 볼 수 없으며 녹조현상과 그로 인한 피해를 부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댐을 통한 물 공급과 홍수 예방은 4대강 사업의 경우 해당하지 않는다. 4대 강 사업이 추진되던 당시, 지류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본류를 안전하게 공사했다고 했지만, 2020년 낙동강 제방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뿐만 아니라 2023년 이번 홍수로 인해 붕괴하고 침수된 현장 사진은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