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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보전] 거제씨월드의 고래 학대에 이은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벨루가의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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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보전] 거제씨월드의 고래 학대에 이은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벨루가의 폐사

admin | 화, 2020/07/21- 08:24

거제씨월드의 고래 학대에 이은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벨루가의 폐사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수족관에 있던 벨루가 한 마리가 오늘 새벽에 폐사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거제씨월드의 동물 학대에 연대해 대응하고 있던 시민단체들의 마음이 침울해지는 소식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08542" align="aligncenter" width="800"] 좁은 소족관에 갇혀 평생을 살아야하는 벨루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오늘 사망한 벨루가는 겨우 12살입니다. 벨루가의 최대 수명이 80세 이상으로 연구돼있습니다. 평균 수명은 30~50세 정도라고 합니다. 오늘 사망한 벨루가는 자신이 살 수 있는 충분한 삶을 살지 못하고 이국 땅 좁은 수족관에서 사망한겁니다.

수심 천 미터를 잠수하고 만 킬로미터가 떨어진 해안에서도 발견되는 벨루가는 어린 나이에 연구용이라는 목적으로 러시아에서 잡혀 비싼 값에 팔립니다. 일생을 좁은 수족관에 갇혀 사는 벨루가는 삶의 시간을 제대로 채우지도 못하고 죽게 됩니다. 과연 자연에서 발생하는 위험으로 수족관이 더 안전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밖에서 떠도는 코로나가 위험해 사람을 독방에 가두고 감금한다고 해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난 10년간 수족관에서 사망한 고래류는 서른 마리가 됐습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인 맹성규 의원실이 해양수산부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수족관 돌고래의 고래류 사망은 총 29건입니다. 사망원인도 폐렴부터 감염 사망인 패혈증까지 다양합니다.

오늘 사망한 벨루가의 추가로 총 30마리의 고래류가 자연이 아닌 좁은 수족관에서 폐사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08541" align="aligncenter" width="500"] 10년간 고래류 증감 현황ⓒ농해수위 맹성규 의원실[/caption]

좁은 수족관의 스트레스에 사람과 접촉하고 등에 올라타는 곳도 변함없이 영업 중입니다. 이 비극은 고래를 좁은 수족관 안에서 다 죽이고서야 끝이 날까요?

고래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고래를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7개 수족관에 요청합니다. 고래가 있을 곳은 좁은 수족관이 아닙니다.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응 훈련을 준비하고 방류하길 촉구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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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만든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국내 수족관에서 사육 중이던 고래류 중 두 마리가 잇따라 폐사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먼저 7월 18일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고아롱’이 폐사했고, 다음으로 같은달 20일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벨루가(흰고래) 3마리 중 수컷 ‘루이’의 폐사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두 수족관은 이들 고래류의 죽음이 급작스러운 것이었다며 부검을 통해 사인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고아롱과 루이의 죽음은 수족관에서 고래류를 사육하고, 전시하는 것에 반대해온 동물보호단체,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고래류 사육 금지 및 사육 개체의 방류, 또는 바다쉼터 마련’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두 고래류의 폐사 소식은 이들이 죽음으로써 무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바로 우리 둘을 끝으로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좁은 수족관에서 생을 마치는 고래류가 없어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이들 두 개체가 폐사한 시기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비롯해 불법 포획된 후 돌고래쇼에 동원되다 방류된 돌고래들이 바다로 돌아간 7월 18일이 지난 지 며칠 안 된 때이기도 했습니다. 7월 18일은 일부 돌고래 연구자들과 동물보호단체·환경단체 활동가 들이 제돌이 방류를 기념해 ‘제돌절’이라고 부르는 날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거의 매년 이 시기에 제돌절을 기념해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얘기들을 기사로 소개해 왔습니다. 남방큰돌고래들이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부터 어떤 위협에 직면해 있는지, 또 제주에서 어디에 가면 돌고래들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지 등에 대한 기사들이었습니다. 올해에도 남방큰돌고래들에 대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7월 초 며칠 동안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다녀왔고, 운 좋게 제돌이와 춘삼이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 개체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암컷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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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남방큰돌고래 춘삼이와 다른 남방큰돌고래들의 모습. ©김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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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다른 남방큰돌고래의 모습. ©김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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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다른 남방큰돌고래들 앞에서 헤엄치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모습. ©김기범 기자

그리고 7월 17일을 시작으로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제돌이 방류 7주년, 한국의 돌고래들 안녕하십니까’라는 기획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첫번째는 ‘10년 간 절반이 죽어갔다···돌고래 수족관은 잔인한 수용소'라는 기사였습니다.

보통 기자들은 기획기사 첫회를 단독기사로 시작하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독자들은 물론 관련 시민단체, 정부 부처, 학계, 관련 기업 등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이번 돌고래 기획에서 어떤 내용으로 1회를 시작할까 고민하다 문득 최근 몇 년 간 수족관 돌고래의 폐사가 확인된 일이 많았고, 저 역시 폐사 소식을 알리는 기사를 쓴 적이 많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한 국회의원실을 통해 해양수산부가 집계한 국내 수족관 돌고래 현황을 받아보았는데 폐사율은 제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높았습니다. 해양수산부가 단순히 나열만 해놓은 사육 현황을 제가 직접 합산해 폐사율을 계산해 보니 절반에 가까운 수치가 나왔습니다. 2020년 7월 17일 현재 국내 수족관 8곳에서 전체 61개체 중 29개체가 폐사해  폐사율이 47.54%에 달했던 것입니다.

고기나 알, 가죽 등을 위해 농장에서 키우는 가축의 경우라도 만약 폐사율이 절반에 가깝다면 사육하기에 적합한 동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까요. 하물며 인간과 영장류 외에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확인된 유일한 동물인 돌고래처럼 매우 지능이 높은 동물의 폐사율이 이만큼 높다는 것에 대해 누구도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즉, 절반에 가까운 폐사율만 봐도 고래류는 수족관에서 키우기에 적합한 동물이 아님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수족관들은 돌고래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변명만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 말이 진실이라 해도 고래류를 수족관에서 키우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최선을 다해 보살펴도 절반이 죽어나가는 것이 수족관 돌고래의 현실이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수족관에서 죽어간 고래류들이 대체로 10~20세 안팎의 비교적 젊은 개체들인 점을 보아도 고래류의 수족관 사육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힘을 얻게 됩니다. 야생에서 돌고래와 벨루가의 수명이 상황마다 다르지만 30~50세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있는 것을 감안하면 수족관 사육이 이들의 수명을 크게 단축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가 보도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앞서 언급한 고아롱과 루이의 폐사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두 개체의 죽음으로 인해 해수부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폐사율은 50%를 넘어섰습니다. 전체 61개체 중 31개체가 죽으면서 폐사율이 50.82%로 증가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정을 바꿔 원래 기획기사에 쓰려던 기사들에 앞서 두 돌고래의 폐사에 대한 기사들을 먼저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에게 현재 어떤 위협이 존재하고, 또 어떤 위협은 해소되었는지, 어떤 이들이 돌고래들을 지키려 애쓰고 있는지,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기사를 게재하려 했으나 일단은 뒤로 미뤄놓은 상태입니다.

고아롱과 루이의 잇따른 폐사 소식을 접한 것은 기획기사 첫 회에서 주요하게 사용한 폐사율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고래류가 국내 수족관에 갇혀지내다 죽어갔는지 쉽게 전달하기 위해 폐사율이라는 수치를 사용했지만, 그 안타까운 죽음들을 단순히 수치로 정리해 버려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31차례에 달하는 죽음 중 어느 하나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있었을까요. 그리고 어느 죽음도 해당 고래류의 무한한 가능성을 끝내버리는 일이 아닌 경우가 있었을까요. 바다로 돌아가 잘 적응해 살고 있는 데다 출산 소식도 전해주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들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벨루가 루이의 폐사 소식이 알려지기 하루 전 기획기사 중 두번째로 게재한 ‘7마리가 돌아갔는데 9마리가 늘어났다,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기적'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바로 대부분의 방류된 개체가 야생에 잘 적응하고, 잘 지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을 간략하게만 소개해 드리면 7마리가 돌아갔다는 것은 제돌, 삼팔, 춘삼, 태산, 복순, 금등, 대포 등 모두 7마리가 방류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9마리가 늘어났다는 것은 방류한 개체들이 모두 4마리의 새끼를 낳은 것과 방류 후 모습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금등, 대포를 줄어든 것으로 잡아 계산한 결과입니다. 즉, 주 남방큰돌고래의 방류를 통한 개체 수 변화는 ‘7+4-2=9’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사 내용 중에도 들어있지만 7마리의 방류를 통해 9마리가 늘어나면서 제주의 남방큰돌고래 전체 개체 수의 10%에 가까운 수가 방류와 방류 개체의 출산을 통해 추가되는 성과를 낳은 것입니다.

사실 2013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방류를 시작으로 불법 포획된 뒤 돌고래쇼에 동원되어온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는 성과가 이어지면서 한국 사회의 동물권에 대한 인식, 특히 돌고래를 포함한 해양포유류에 대한 인식 역시 동시에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돌고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인지 돌고래와 벨루가를 수입해 쇼나 체험 프로그램 등에 이용하는 시설들이 잇따라 생겨난 것도 한국 사회의 현주소였습니다. 부당하게 갇혀있던 이들을 사회적응과정을 거쳐 석방할 정도로 인식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동시에 해외에서 죄수를 데려와 구경거리로 삼는 야만적인 문화가 상존하는 것도 현실이었던 것입니다.

부디 고아롱과 루이 두 개체의 죽음이 이런 야만의 시대를 끝내고, 국내 수족관에 있던 모든 고래류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족관들이 고래류 방류를 방해하는 세력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방류를 추진하고, 바다쉼터 마련에 나서면서 생태적인 기관으로 거듭나는 기회를 잡게 될 것도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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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의 사람과 자연>은 필자가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소개한 사람과 동물, 환경에 대한 이야기와 지면에 다 담지 못했지만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필자 소개>

김기범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 경향신문사 기자


2006년 경향신문 입사했고, 2013년 환경부를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동물면 담당을 맡고 있으며 환경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2020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에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화, 2020/07/2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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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김해숙님은 일곱 살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바다 일을 거들다 15살부터 본격적으로 물질을 시작해 47년 동안 바닷속을 드나들었다....

화, 2019/12/24-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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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근새근 자는 아기(사진: 이승은)

아기를 낳았다
2019년 2월부터 아기를 뱃속에 품고 열 달을 지내고 12월에 아기를 낳았다. 나는 임신 중에 입덧도 심하지 않고, 여름 더위도 힘들지 않게 지나가고, 막달에도 크게 힘든 줄 모르고 생활을 했다. 단, 예정일이 지나도록 아기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아서 마지막에는 고생을 조금 했다.
아기가 뱃속에 있는 열 달 동안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예비하는 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은 정말 떨리고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출산 후 며칠 동안 몸은 힘들었지만 쉴 새 없이 모유 수유를 하면서 아기를 만나는 시간은 너무 신비롭고 행복했다. 그리고 산후조리원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면서 임신,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아기와 같이 나는 엄마로 ‘태어났다’.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
엄마가 되고 보니 가장 많이 하게 되는 것이 ‘비교’였다. 우리 아기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아기들의 몸무게, 분유, 수유량, 잠드는 시간 등의 신체 상태는 물론이고, 무슨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지 어떤 침대에서 자는지 등이 모두 비교꺼리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교 대상은 바로 ‘엄마’이다. 나는 모유 수유를 길게 하지 못해서 100일, 6개월, 1년이 넘도록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들을 보면 부럽고 내가 더 노력했어야 하는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예쁜 아기의 모습을 찍어서 SNS에 올리고, 아기의 성장과정을 기록하는 엄마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내가 덜 해주는 것 같고 더 부지런히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지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아기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고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만족할 수 있게 돌봄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아기가 세상을 경험하는데 흥미롭고 즐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자꾸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로 존재하기 위하여
엄마가 되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기에서 수유를 한 뒤 잠든 아기를 품에 안고 가만히 얼굴을 보고 있을 때다. 자그마한 아기가 내 품에 쏙 들어오면 너무 따뜻하고 포근하고 소중하다. 아기도 배부르게 먹고 엄마 품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을 때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엄마는 품을 내어주고 존재하는 것으로 아기에게는 이미 충분하게 소중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아기에게 무엇을 남들만큼 더 해주지 못하는 걸 괴로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더 많이 안아주고 눈 맞춰주면서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주면 될 것이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건강하게 존재’하는 것이 어떤 엄마가 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존재하는 것은 아름답다
나에게 제주도에 살면서 주는 것과 관계없이 존재만으로 의지가 되는 것이 있다. 바로 한라산이다. 내가 산을 좋아하는 까닭도 있겠지만, 제주도에서는 어느 곳을 가던지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한라산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1,950m)이고, 1966년 천연보호구역으로, 1970년 천연보호구역 지정되었다. 2002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는 산이다. 한라산 국립공원은 매년 100만 명 가량의 등산객이 찾는다. 1월은 한라산에 가장 많은 등산객이 찾는 달로 한 달 동안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2014~2019년 탐방객 현황,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이 겨울 산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한라산에 오른다. 
한라산 고지대 중에서도 해발 1,500m 이상의 아고산대에는 고산식물 100여종(제주특산종 33종)이 살고 있어 그 가치가 더욱 크다(참고: 한라산의 고산식물, 국립산림과학원). 특산식물에는 한라꽃창포, 눈개쑥부쟁이, 한라솜다리, 애기솔나물, 섬잔대, 한라송이풀, 깔끔좁쌀풀, 좀향유, 제주사약채, 좀갈매나무, 두메대극, 제주황기, 한라개승마, 제주산버들, 붉은호장근, 한라장구채, 섬매발톱나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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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사진: 이승은)

2018년 8월 태풍 ‘솔릭’이 왔을 때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큰 피해가 날 것이 우려되었는데, 육지에 올라온 솔릭은 예상과 달리 세력이 급격하게 약해졌다. 태풍이 약해진 원인에 대해 기상청에서는 한라산이 방패막이로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솔릭이 제주도 부근에 오래 머물면서 한라산 인근에 1,000mm 넘는 많은 비를 쏟아서 에너지를 다 방출하고 수증기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이제 제주도민인 나에게 한라산의 가치는 위의 내용들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내가 늙어서 할머니가 되어도 한라산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나 한라산이 건강하게 제주도의 중심을 잡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기는 제주도가 고향이다. 
아기가 자라 육지에 올라가지 않는다면 제주도에 살면서 한라산을 계속 보며 자라게 될 것이다. 한라산이 인간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이 아니더라도 한라산을 바라보며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한라산처럼 아기와 오래오래 함께 하며, 아기가 자라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다시 포근한 품을 기억하고 언제든지 오고 싶을 때 돌아올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아기의 고향은 엄마의 품이다. 
::다음 이야기:: 제주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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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삶>은 필자가 제주에 내려와서 살고 정착하기까지 2년 동안 지내면서 겪은 제주의 환경, 생태, 생활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이승은 전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제주도민



생태지평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대학원에서 환경과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제주도로 내려와 살고 있습니다.

월, 2020/02/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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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우도에서 성산포로 돌아오는 길에 남방큰돌고래를 기적처럼 만났다. 선장은 포구로 돌아오다 말고 배 시동을 껐다. 바다가 집인 남방큰돌고래가...

금, 2020/03/1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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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모두 5개의 해양도립공원과 1개의 육상도립공원이 있다. 이중 가장 최근에 지정된 도립공원인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은 화산섬인 제주도에 존재하는 독특한 생태계이다. 곶자왈이란 대규모의 용암지대이면서 식생의 다양성을 높게 하는 함몰지 등 다양한 미소환경을 보여주고 있어서 제주도 곶자왈 식생의 가치는 더욱 크다. 또한 곶자왈은 과거에 제주도민들의 삶의 현장이 되었던 곳으로 중요하다. 버려진 땅이 아니고 숯가마터, 마소방목장 등으로 활용되어 왔기 때문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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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래곶자왈_조천·함덕곶자왈지역(2018년 10월)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은 2011년에 제주의 대표적인 자연자원인 곶자왈의 체계적인 보전 및 관리와 체험 및 학습의 장, 지속가능한 이용공간 마련을 위해 지정되었다. 위치는 서귀포시 대정읍 애듀시티로 178이며, 면적은 1,546,757㎡에 이른다. 


곶자왈 
제주도 곶자왈의 전체 면적은 110㎢로 제주도 면적의 약 6%를 차지한다. 곶자왈은 제주도의 동·서부지역에 비교적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크게 4부분으로 나눠진다. 서부지역에는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이 있는 한경·안덕곶자왈지역과 애월곶자왈지역 그리고 동부지역에는 비자림으로 유명한 구좌·성산곶자왈지역과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선흘곶자왈이 포함된 조천·함덕곶자왈지역으로 구분한다.

제주도는 2016년에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를 지정하여, 곶자왈 지역을 효과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곶자왈 지역의 자연환경적 자원과 역사·문화적 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 조례에 따르면 5년마다 곶자왈 보전을 위한 기본계획과 곶자왈의 자연생태 및 사회·경제적 현황조사를 실시하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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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_구좌·성산곶자왈지역(2015년 2월)


제주곶자왈도립공원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은 『자연공원법』  제4조 제1항에 근거하여 2011년 12월 30일 지정되었다. 이곳은 대정읍 신평리, 구억리, 보성리에 포함되어 있다. 공원은 공원자연보존지구(1,436,992㎡)와 공원자연환경지구(44,825㎡)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신평리마을회, 개인 소유로 되어 있다. 운영은 2015년부터 신평리마을회가 맡아서 하고 있다.


도립공원의 보전 및 관리
곶자왈도립공원에 있는 보호자원은 동식물자원과 역사문화자원으로 구분되며,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는 개가시나무, 애기뿔소똥구리, 물장군, 조롱이가 있다. 그리고 포유류는 노루, 오소리, 제주족제비 등 7종, 조류는 황조롱이, 꿩 등 7종, 양서·파충류는 줄장지뱀 등 6종, 곤충류는 무당벌레 등 106종이 보호자원으로 조사되어 있다. 역사문화자원으로는 석축시설 10기, 숯가마 1기, 천연동굴(궤) 4개소가 있다. 곶자왈도립공원에서는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월1회 모니터링단을 모집 및 운영하여 곶자왈 보전에 시민들의 침여를 독려하고 있다. 

정광중 교수에 따르면 전체 곶자왈 92.56㎢ 중 20.6㎢(22.3%)가 다른 형태로 이용되고 있으며, 영어교육도시 등 택지개발에 의한 곶자왈 파괴도 있다고 한다. 현재 곶자왈도립공원 주변으로 영어교육도시가 위치하고 있어 생태계 연결성, 생태계 교란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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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곶자왈도립공원_한경·안덕곶자왈지역(2018년 9월)


도립공원의 교육 및 이용
곶자왈도립공원에서는 정기적인 숲해설과 비정기적인 숲생태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정기적인 숲해설은 하루 2회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진행되며 20명 이내로 숲해설사가 동행하여 곶자왈 내부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다. 비정기적인 숲생태교육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또는 개인이나 부모와 같은 성인 대상으로 구분된다. 주요 교육은 생태미술과 생태놀이이며, 계절에 따라 ‘봄찾기’, ‘여름에 만나는 곤충들’, ‘가을숲’, ‘겨율 숲에도 생명이’ 등과 같이 내용을 구성하여 진행한다. 개인이나 부모들에게는 ‘산림치유’, ‘아이와 숲에서 노는 방법’ 등과 같이 대상의 특징과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 내용을 마련하여 진행한다. 2019년에는 곶자왈신평생태학교에서 진행되는 ‘숲놀이터’ 12회, 곶자왈 탐방코스에서 팀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이 미션을 해결해나가며 곶자왈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는 ‘에코엔티어링’이 4회 진행되었다. 

곶자왈도립공원에서 이용가능한 시설로는 탐방안내소, 곶자왈전망대, 휴게쉼터(5개소), 곶자왈탐방로, 주차장, 곶자왈신평생태학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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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공원_애월곶자왈지역(2018년 7월)


마치며
곶자왈은 이름처럼 나무가 빼곡히 우거진 숲, 울퉁불퉁 다니기 험한 숲이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제도적으로 보호받는 지역이자 제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지역이다. 

누군가 나에게 제주도에 살면서 가장 많이 가보고, 가장 좋아하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비자림, 노꼬메오름, 금산공원 정도를 답할 것 같은데 이곳들이 모두 ‘곶자왈’이다. 제주도에서 곶자왈이 정말 중요한 지역이고, 앞으로도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가 자료를 찾아보던 2018년에는 곶자왈도립공원 차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나 정기조사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는데, 2019년에 시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모니터링단을 운영하였다니 매우 반가웠다. 또한 제주도는 환경보전중기기본계획(2016~2020)을 통해 곶자왈 국·공유화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직접 애쓰는 시민단체들의 활동도 지지하고 있다.

여전히 우려스러운 점은 곶자왈도립공원 주변으로 영어교육도시가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곶자왈도 지역 개발계획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곶자왈 경계지역에 대한 생태계 교란, 주변 곶자왈 지역과의 연결성 문제,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영향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관심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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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본 글은 동국대학교 생태환경연구소에서 발행된 생태환경논집 제6권 제2호(2018)에 투고한 본인의 논문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의 보전 및 이용”을 바탕으로 재정리하였다. 
2) 환경부, 「곶자왈 보전 및 현명한 이용대책 마련 연구」, 2012
3) 정광중 제주대 교수, 발표 ‘곶자왈의 인문사회자원의 현황과 보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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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삶>은 필자가 제주에 내려와서 살고 정착하기까지 2년 동안 지내면서 겪은 제주의 환경, 생태, 생활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이승은 전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제주도민


생태지평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대학원에서 환경과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제주도로 내려와 살고 있습니다.

화, 2020/04/2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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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문섬 바닷속은 국내 최대의 천연기념물 ‘해송’ 집단 서식지 난대성 생물 지표종인 담홍말미잘에 의한 ‘해송’집단 폐사 진행 확인 문화재청,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보호종·보호구역’지정만 하고 관리 손 놓아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등 다양한 원인이 있어, 실태 조사 시급 녹색연합은 지난 4월과 5월 제주 서귀포 문섬 일대 바닷속에서 법정 보호종‘해송’과‘긴가지해송’의 집단 폐사를 확인하였다(*첨부한 사진과 영상 참고). […]

목, 2020/05/2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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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되고 푸르름이 깊어가는 요즘, 일 년 전 임신 6개월 차에 약간 부담이 되었지만 참여했던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당시에는 ‘지금 안가면 앞으로 언제 참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출산을 하고 보니 그때 다녀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2019년 7월에 화순곶자왈에서 진행되었던 ‘2019 곶자왈 생물다양성 탐사 프로젝트 곶자왈네이처링’이다. 여기서 두 가지를 설명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첫째는 생물다양성이고, 둘째는 네이처링이다. 
생물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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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시나무 멸종위기종 2급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은 1985년 미국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바이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 ‘생물학적 다양성의 위기’에서 이론적으로 처음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서명된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이란 “육상, 해상 및 그 밖의 수중생태계 및 생태학적 복합체를 포함하는 모든 자원으로부터의 생물 간의 변이성을 말하며, 종간 또는 종과 그 생태계 사이의 다양성을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즉, 생물다양성은 유전자다양성, 종다양성, 생태계다양성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내가 작년 7월에 화순곶자왈에서 참여한 행사는 종다양성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화순곶자왈에 얼마나 많은 생물종이 살고 있는지를 식물, 버섯, 새, 곤충 등으로 구분하여 조사하는 것이다.
네이처링

네이처링은 누구나 생물종을 관찰하고 기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온라인 기반 자연활동 공유 플랫폼’이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이다. 생물조사는 분명 전문적인 영역이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나 주변 환경에서 만날 수 있는 생물에 관심을 가지고 알기 위해 노력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네이처링에는 내가 관찰한 생물종의 이름, 관찰 장소, 관찰 시각, 사진 등을 올릴 수 있으며 이것은 해당 지역의 관찰활동으로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화순곶자왈 행사에도 전문가, 일반 시민, 가족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으며, 핸드폰만 있으면 사진을 찍어서 바로 앱을 통해 기록을 올릴 수 있었다. 주의사항으로는 사진을 찍을 때 생물종을 정확하게 확인 할 수 있도록 최소 3장을 찍어서 올리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무를 기록할 때에는 전체 모습(수형), 줄기(수피), 잎까지 최소 3장을 찍어주고, 특이사항으로 꽃이나 열매가 있으면 함께 찍어서 올려야 정확한 식물 기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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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화순곶자왈 일부

화순곶자왈

화순곶자왈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하고 있다. 화순곶자왈은 해발 473m의 병약(제주어로 골른오름)에서 시작된 용암류가 화순리 방향으로 총 9km에 걸쳐 흘러 만들어졌다. 병약곶자왈용암류는 평균 1.5km의 폭으로 산방산 근처의 해안지역까지 이어지고 있다. 

화순곶자왈이 포함되어 있는 병약곶자왈은 낙엽활엽수림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종가시나무, 조록나무, 생달나무, 센달나무, 육박나무, 새덕이, 개가시나무와 같은 상록수림이 군데군데 분포하지만 대체로 단풍나무, 무환자나무, 팽나무, 꾸지뽕나무, 예덕나무와 같은 낙엽수림이 많이 분포한다. 화순곶자왈은 내부에 목장이 있어서 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벌채도 계속 이뤄진 상태라서 숲생태계의 변화과정을 보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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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활동을 하며 식물을 관찰하고 있는 참가자들
탐사를 통한 곶자왈 살펴보기

화순곶자왈 탐사는 전문가 분이 동행해주셨다. 우리는 숲입구에서부터 본숲과 숲가장자리에서 자라는 식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본숲은 상록활엽수림이고, 가장자리는 키작은식물과 덩굴식물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가장자리 식물은 덩굴이나 가시가 많아서 가장자리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주변 침입으로부터 숲을 보호한다. 따라서 숲이 확장됨에 따라 가장자리 식물은 밖으로 밀려가게 된다. 가장자리 식물에는 탱자나무, 초피나무, 산초나무, 찔레, 쥐똥나무, 꾸지뽕나무, 마, 방기, 다래 등이 있다. 

화순곶자왈에서 몇 년 전 발견된 멸종위기종 개가시나무는 잎 뒤면에 갈색 털이 밀생하여 다른 가시나무와 구분이 잘 된다고 하였다. 제주도에 사는 네 종류의 가시나무 중에서 멸종위기종인 개가시나무는 분포의 99%가 곶자왈에 있다고 한다. 우리가 본 개가시나무는 꽤 큰나무였는데, 이렇게 큰 나무가 멸종위기라는 것은 숲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씀해주셨다.

한가지 더 기억에 남는 식물은 더부살이고사리였다. 잎이 두 가지 종류인데 길게 뻗어가며 싹이 자라는 잎과 일반 잎 두 가지 방식으로 번식한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후손을 빨리 퍼트릴 수 있고, 돌만 있고 토양이 적은 곶자왈 환경에 빨리 적응하여 장악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총 26종의 식물을 관찰할 수 있었다. 
마치며

2019년 화순곶자왈에서 진행된 생물종 탐사 프로젝트는 내가 참여한 7월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두 번의 탐사가 더 진행되었고, 그 중간에도 소규모 조사가 계속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통해 2019년 화순곶자왈 생물종 탐사 결과를 네이처링 홈페이지를 통해서 살펴보면 1,010건의 관찰기록과 226개의 생물종이 발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의 참여자도 나를 포함하여 91명이나 되었다. 

내가 식물 조사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나무만 보기에도 바빴고 공부해야 할 것이 많았다. 항상 나에게 가르침을 주셨던 분들은 나무를 통해 숲을 이야기해주셨던 분들이었다. 작년 탐사 때 화순곶자왈에서 관찰된 226개의 생물종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그 생물종이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식물 조사를 안 나간지도 1년이 되어간다. 식물을 많이 알고 공부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자꾸자꾸 보는 것이다. 그래야 잊어버리지 않는다. 너무 더워지기 전에 아기를 안고 곶자왈 숲으로 한번 다녀와야겠다.
 
[2019년 7월 화순곶자왈 관찰 식물종명(26종)]
참나무과 개가시나무(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종가시나무/ 녹나무과 녹나무, 참식나무, 새덕이/ 운향과 왕초피, 초피나무, 산초나무/ 산유자나무과 산유자나무/ 장미과 복분자딸기/ 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 보리수나무과 보리수나무/ 층층나무과 곰의말채나무/ 뽕나무과 꾸지뽕나무/ 산분꽃나무과 아왜나무/ 수국과 바위수국/ 다래나무과 개다래/ 오미자과 남오미자/ 쐐기풀과 왜모시풀, 개모시풀, 좀깨입나무/ 콩과 고삼/ 마과 단풍마/ 봉의꼬리과 큰봉의꼬리/ 관중과 더부살이고사리/ 고란초과 밤일엽
[참고자료]
김효철, 송시태, 김대신 지음, 『제주, 곶자왈』
생물다양성협약 공식 사이트 www.cbd.int
네이처링 사이트 www.naturing.net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가생물종목록) species.nibr.go.kr
2019년 화순곶자왈 생물종탐사 결과 보기 www.naturing.net/m/2947/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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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삶>은 필자가 제주에 내려와서 살고 정착하기까지 2년 동안 지내면서 겪은 제주의 환경, 생태, 생활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이승은 전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제주도민




생태지평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대학원에서 환경과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제주도로 내려와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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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0/08/3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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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충북연대회의 활동가 연수 다녀왔습니다.

충북연대회의 활동가 연수는 해마다 해외연수로 진행되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하여 부득이 국내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11.17(화)~11.20(금)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따로 또 가치”라는 주제로 제주도 역사탐방과 활동가 쉼 프로그램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충북연대회의 소속 단체 활동가 8명으로 구성된 연수팀은

4.3평화공원과 북촌마을, 넓은궤, 섣알오름 등 4.3의 아픈 역사의 흔적을 방문하고 기억하는 일정으로 첫째 날을 시작했습니다.

사라져가는 제주 해녀의 삶을 재현한 공연과 해녀들이 차려준 밥상으로 식사를 하는 귀한 시간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각자 오름도 오르고 걸으면서 활동가의 지친 몸과 마을 충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화, 2020/12/0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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