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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후기] 6월 '시민의 숲에 해가 진다'

[모임후기] 6월 '시민의 숲에 해가 진다'

admin | 금, 2020/07/03- 20:54

<함께사는길> 6월호의 시작은 동물원 사진이었습니다. 입을 벌린 코끼리, 담요를 두르고 있는 새끼 침팬지, 고개를 기대고 있는 기린, 물속에 떠 있는 물범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 동물들이 있는 곳이 동물원이라는 사실을 잊고 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구에는 달성공원 동물원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소풍을 가던 추억의 장소가 이제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동물원에서 평생을 보내는 동물들에게 즐거움이란 어떤 것일까요? 우리와 함께 사는 반려동물이 지내는 곳은 동물원 우리와 다를까요? '동물원은 아직 정의를 내리지 못한 동물원 그 자체'라는 사진 작가님의 말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행복과 불행의 잣대마저 인간의 시각으로 재단되는 삶을 사는 동물원의 생명'. 인간이 중심에 있느 인간을 위한 지구는 이제 멈춰야겠습니다.

지난 5월, 인도 남부 도시 비사카파트남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LG폴리머스 공장에서 스티렌 가스가 누출되어 12명의 지역주민이 사망하고, 1천여 명이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통제로 이 사고에 대한 취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1984년에는 인도 중부 보팔에서 가스가 누출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의 수는 55만8125명입니다. 안전시스템과 규제가 마련되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옮기면 선진국은 자국의 환경규제를 피하고 싼 노동력을 얻어서 좋고, 개발도상국은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어 좋다는 논리는 저소득층을 위험으로 내몰았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를 보면 2019년 산재 사망자 수는 855명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의 세 배가 넘습니다. 반복되는 산재와 주민피해사고는 범죄이며 사망피해는 살인이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 외에도 고준위 핵폐기물,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도시공원 일몰제, 야생동물 로드킬, 화석 자본주의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처음 참여하는 분이 두 분이나 계셔서 더욱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누구나 함께해요~ 분과 모임!

다음 모임은 7월 17일(금) 11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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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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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참사 9년이 지났는데, 환경 당국의 후속 조치는 안일하다.”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 국장

 

[caption id="attachment_211196" align="aligncenter" width="640"] 출처 : 월간 함께사는길 이성수[/caption]

 

지난 10월 7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경부의 생활화학제품 부실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루 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가습기에 장착된 살균부품(살균필터, 항균필터, 살균볼, 항균볼 등)이 가습기 살균제에 해당하지만 아무런 안전성 검증 없이 유통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도 가습기 살균제로 수천 명의 피해자가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가습기 살균제’ 단어 하나에도 심장이 쿵 내려앉을 수밖에 없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같은 생활 속 화학사고가 반복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아보자는 우리 사회의 노력은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와있을까?

끊임없이 발생하는 화학물질 사고

 

하루라도 생활 속 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일상은 가능할까. 우리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노출되는 화학물질 종류와 양은 정말 다양하다. 보통 사람이 하루에 사용하는 화학제품만 해도 약 30가지 정도이고, 의류, 가구, 벽지 등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화학제품만 해도 4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화학물질 없이 생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커지면서, 식초, 베이킹소다 등 원재료로 직접 세제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노케미족(No-chemi)’, ‘노푸족(No-poo)’ 등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쓰지 않으려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추세였지만, 우리에게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 방역뿐만 아니라 개인 방역이 일상화되면서 살균, 소독 관련 위생 제품에 대한 판매와 수요가 급증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1월에는 일부 살균·소독제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고, 국내 2차 확산이 발생한 8월에는 손소독제 매출이 130%나 증가하기도 했다.

일상에서 화학제품 사용 증가에 따라 흡입, 화상 등 인체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가 손 소독제를 사용하려다 각막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고, 뿌리는 소독제 사용으로 인체에 화학물질이 흡입되면서 가슴 통증, 코피,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늘어났다. 급기야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방역 지침이 강화되면서 청소노동자가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사망한 사건도 발생했다. 게다가, 정부의 제품 안전기준 등을 지키지 않는 등 불법 살균 소독제도 판매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국내 불법 살균 소독제 적발이 15배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다시 생명과 안전을 망각한 채 화학물질에 대한 경각심 없이 이윤에 눈먼 기업들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화학제품 이외에도 잊힐 만하면 터지는 크고 작은 화학사고 소식에 시민들은 불안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 서산 대산공단의 롯데케미칼 폭발사고 발생에서부터, 5월 LG화학의 인도 공장의 스타이렌 가스 누출 사고, 8월 레바논 베이루트 질산암모늄 대형 폭발 사고 등 수많은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환경부와 언론 보도를 살펴만 봐도 10월까지 한 해 동안 발생한 국내 화학 사고만 해도 약 70건이 넘는다. 국내 화학단지 대부분은 1970년대 초에서 1980년대에 가동을 시작했다. 적게는 20년에서 많게는 50년 이상 가동되어 시설 노후화에 따른 위험성이 상존해 있다. 2014년에서 2020년 4월 사이에 발생한 화학사고 552건 중 취급시설 관리 소홀로 발생한 사고가 전체 화학사고 중 46%(214건)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화학물질 취급시설 안전 검사를 유예해주면서 화학사고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은 법적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취급시설 안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난 4월 정부는 코로나19의 대책으로 정기검사를 6개월 유예했지만,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지난 9월에 또다시 3개월을 유예, 연말까지 정기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이는 안전 검사에 따른 안전 설비 투자, 대응 인력 등에 대한 비용으로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경제단체들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다. 올 초 일어난 LG화학 인도 가스 누출사고는 코로나19 기간 중 업체의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의 안전관리 태만이 원인이었으며, 지난달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사고 역시 레바논 정부가 화학물질인 질산암모늄을 부실하게 관리한 것이 원인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코로나19 대책으로 화학물질 규제를 완화한 이후, 올해 6월까지 발생한 화학사고는 전년 동기 대비 14건이 증가해 33건이 발생했다. 대부분이 산업계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다. 정부와 기업이 또다시 생명과 안전을 비용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문제는 화학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화학물질 없이는 일상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우리는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에 매년 생산되는 화학물질의 양은 수백 톤에 이른다. 유럽 시장에서 유통되는 화학물질만 해도 10만 종이 넘으며 그중에서 약 3만 종의 화학물질만이 안전성이 평가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한 정보도 매우 단편적이다. 프랑스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3만여 종의 화학물질 가운데 3%만이 완전한 테스트를 거쳤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6년 환경부의 화학물질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4만 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다. 매년 400여 종의 새로운 신규화학물질이 제조되고 수입하는 등 화학물질 사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화학산업은 전 세계 2위 규모의 최대 수출 분야로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 하지만 화학물질 안전 관리는 소홀하다.

 

 

[caption id="attachment_211197" align="aligncenter" width="640"] 출처 : 환경운동연합[/caption]

 

우리나라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 2012년, 2013년 연속으로 발생한 구미불산 화학사고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화학물질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화학안전 3법으로 불리는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생활화학제품안전법’으로 화학물질을 관리하고 있다. 화평법을 통해 기업이 화학물질의 안전정보를 생산토록 하고, 화관법을 통해 노동자들과 지역주민이 화학사고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생활화학제품안전법을 통해 기업이 생활화학제품을 제조·판매할 경우 ‘모든 물질 성분 및 함량’을 정부 당국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같이 화평법-화관법-화학제품법 3법을 근간으로 원활하게 화학물질 정보가 전달되고, 소통된다면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같은 화학물질 안전사각지대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환경부는 발암성 물질을 비롯해 인체·환경 유해성이 높거나, 유통량이 많은 화학물질 순으로 화학물질 7000종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등록하려 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3년간 등록하기로 한 화학물질 510종 중 실제 등록률은 341종(66%) 수준에 그쳤다. 2030년까지 수천 종의 물질 등록은 요원할 따름이다.

게다가, 경총 등 경제단체들은 지속적으로 화학물질 법규에 매우 심각하게 태클을 걸고 있다. 2013년 화학안전 3법 제정 논의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법안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법이 제정된 지 거의 10년이 지나가지만, 여전히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화학물질 안전관리 제도를 이행할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 대응과 코로나19 대책이라는 명분으로 화학물질 안전규제를 완화해 주고 있다. 지난 4월 정부는 제4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수출 활력 제고 방안’으로 화학물질 관리 완화 적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 패스트트랙 품목 확대(159개→338개) 적용(2021.12, 화관법), ▲ 연(年) 1톤 미만으로 제조·수입되는 신규화학물질의 등록시 시험자료 제출 생략 품목을 한시 확대(159개→338개) 적용(2021.12, 화평법)하는 등 화학물질 안전망과 관련법을 무력화 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물질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적용 대상 화학물질 수 확대에 있어서도 규제완화의 적정성 및 타당성 등 실제 기업 경쟁력에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불필요한 생활화학제품은 감축해야

 

생활화학제품 안전정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생활화학제품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경우 소비자들이 흡입했을 때, 피부에 접촉할 때 등 인체 안전성 검증이 필수다. 하지만 화학물질 등록 과정에서 사전 안전점검이 미비한 만큼, 불안한 마음은 커지고 있다. 그나마 자발적 협약으로 몇몇 기업이 제품들의 전 성분을 공개했지만, 이는 시중에 판매되는 생활화학제품 중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의 생활화학제품에는 어떤 성분이, 얼마만큼 사용되고 있는지 소비자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환경단체들은 ‘전성분 공개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영업비밀이라 공개하지 못한다’, ‘대체 물질이 부족하다’, ‘화학물질 공급망으로부터 충분히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 등 여러 이유를 들며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생활화학제품 전성분 공개를 넘어 올해 말까지 생활화학제품 원료 안전성 평가까지 공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화학물질 안전 관리는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조금이라도 소홀함이 생기는 순간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화학물질 안전관리 시스템은 물론이고 정부와 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마저도 붕괴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칙임을 인지하고 화학물질 안전 관리를 후퇴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도 생활 속 불필요한 화학제품 사용을 줄이고, 화학물질의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생활수칙 및 제품의 안전한 사용법을 준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출처 : 월간 함께사는길 11월호,  http://ecoview.or.kr/

 

노란리본기금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금, 2020/11/2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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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난 화학물질 안전본분 망각한 환경부 차관

유해화학물질과 화학사고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데,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지키지 못하는 환경부

[caption id="attachment_206927"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부 차관이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환경부 적극행정지원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caption]

지난 12일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화학물질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최대 화학기업이자 전 세계 10대 화학기업인 LG화학의 유독가스 누출사고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책임감과 무거운 경각심을 가져야 할 환경부 차관이 산업계 대변인을 자처하는 발언을 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해 화학물질 규제를 완화한 지 일 년도 되지 않아, 4월 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출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 패스트트랙 품목을 159개에서 2배 이상 늘린 338개로 늘렸으며, 마찬가지로 신규 화학물질 시험자료 제출 생략 품목도 159개에서 338개로 확대했습니다. 정부조차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화학물질 안전장치를 불필요한 규제로 취급한 것인지 걱정됩니다.

[caption id="attachment_206930" align="aligncenter" width="640"] ▲제4차 비상경제회의 개최 「수출 활력 제고방안」 발표 (출처=산업통상자원부)[/caption]

 

게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화학물질 사안에 대해 환경부 차관이 제대로 알고 이러한 발언을 했는지 의문입니다. 지난 22일 감사원은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안전관리 실태’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감사결과로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의 규모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유해화학물질 운반 용기 안전 기준 및 화학사고를 판단하는 기준조차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환경부의 직무유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06928" align="aligncenter" width="693"]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안전관리실태Ⓒ감사원[/caption]

 

지난해 LG화학 등 여수산단 대기오염 배출 조작에 이어 올해 들어 서산 롯데케미칼 폭발 사고, 군산 화학 공장 사고 등 전국 곳곳에서 화학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510건 화학사고 원인 중 시설관리 미흡이 209건으로 40%를 차지했습니다.

공식적 확인된 화학 사고 숫자만 해도 경악스러운 상황에서, 환경부의 직무유기로 ‘화학사고 판단기준’조차 없어 드러나지 않은 화학 참사들이 얼마나 많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위험하고 빈번한 사고의 위험이 있는 산업단지 설비에 대한 안전관리 법 제도조차 없는 게 현실입니다.

게다가 경제단체들의 몽니로 국내 유통되는 화학물질 등록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2018년 6월 기준 환경부에 등록된 유해화학물질은 총 343종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가 화학물질 규제 완화 품목 선정에 있어 제대로 심의조차 진행했는지 의문입니다.

신규화학물질은 국내에 신규로 제조·수입되는 물질로, 유해성 정보조차 없는 미지의 물질입니다. 어떠한 안전성 검증도 되지 않는 미지의 물질에 대해 최소한의 독성 정보도 등록하지 않고 유통·판매하겠다는 것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라는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06931" align="aligncenter" width="620"] ▲지난해 여수에서 일어난 여수산단 유해물질 배출조작 사건에 대해 규탄하는 시민결의대회 Ⓒ여수환경운동연합[/caption]

 

또한, 지난해 일본 수출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화학물질 규제 완화한 결과로 기업의 경제력을 높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구체적인 자료나 효과성 검증 없이 ‘상설화’ 운운하는 것은, 사실상 화학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도전일 뿐입니다.

지금 환경부는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이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이 우선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책임을 망각하고 개발부처와 다름없는 행보를 보이는 환경부에게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떠한 상황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한다는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논평]

구멍 난 화학물질 안전본분 망각한 환경부 차관

유해화학물질과 화학사고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데,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지키지 못하는 환경부

[caption id="attachment_189749" align="aligncenter" width="640"] ⓒ 연합뉴스[/caption]

 

  •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자기 본분을 망각한 듯한 발언을 일삼고 있다지난 12일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화학물질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한국 최대 화학기업이자 전 세계 10대 화학기업인 LG화학의 유독가스 누출사고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2명이 목숨을 잃었고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이러한 와중에 책임감과 무거운 경각심을 가져야 할 환경부 차관이 산업계 대변인을 자처하는 발언을 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해 화학물질 규제를 완화한 지 일 년도 되지 않아, 4월 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출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주요 내용으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 패스트트랙 품목을 159개에서 2배 이상 늘린 338개로 늘렸으며마찬가지로 신규 화학물질 시험자료 제출 생략 품목도 159개에서 338개로 확대했다정부조차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화학물질 안전장치를 불필요한 규제로 취급한 것이다
     
  •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화학물질 사안에 대해 환경부 차관이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지 의문이다지난 22일 감사원은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안전관리 실태’ 보고서를 공개했다감사결과로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의 규모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유해화학물질 운반 용기 안전 기준 및 화학사고를 판단하는 기준조차 없다고 발표했다이는 환경부의 직무유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 지난해 LG화학 등 여수산단 대기오염 배출 조작에 이어 올해 들어 서산 롯데케미칼 폭발 사고군산 화학 공장 사고 등 전국 곳곳에서 화학 사고가 발생했다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510건 화학사고 원인 중 시설관리 미흡이 209건으로 40%를 차지했다공식적 확인된 화학 사고 숫자만 해도 경악스러운 상황에서환경부의 직무유기로 화학사고 판단기준조차 없어 드러나지 않은 화학 참사들이 얼마나 많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문제는 위험하고 빈번한 사고의 위험이 있는 산업단지 설비에 대한 안전관리 법 제도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 게다가 경제단체들의 몽니로 국내 유통되는 화학물질 등록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2018년 6월 기준 환경부에 등록된 유해화학물질은 총 343종에 불과하다이런 상황에서 환경부가 화학물질 규제 완화 품목 선정에 있어 제대로 심의조차 진행했는지 의문이다신규화학물질은 국내에 신규로 제조·수입되는 물질로유해성 정보조차 없는 미지의 물질이다어떠한 안전성 검증도 되지 않는 미지의 물질에 대해 최소한의 독성 정보도 등록하지 않고 유통·판매하겠다는 것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라는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또한지난해 일본 수출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화학물질 규제 완화한 결과로 기업의 경제력을 높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구체적인 자료나 효과성 검증 없이 상설화’ 운운하는 것은사실상 화학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도전일 뿐이다.
     
  • 지금 환경부는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이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이 우선이다그러나 이러한 책임을 망각하고 개발부처와 다름없는 행보를 보이는 환경부에게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어떠한 상황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한다는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노란리본기금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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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0/05/1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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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규제로 기업 부담 가중’ 주장 얼토당토 않아

[caption id="attachment_206137" align="aligncenter" width="560"] ⓒ전국경제인연합회[/caption]

화학물질 안전 규제가 또 한걸음 후퇴됐다. 지난해 일본 수출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규제 완화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완화됐다. 매번 국가적 위기를 틈타 기업과 보수언론들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화학물질 안전관리를 과잉규제라며 억지를 부린다. 이번에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와 보수경제지는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화학물질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경제단체의 요구에 휩쓸려, 정부는 지난 4월 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화학물질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 ▲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 단축 및 ▲ 신규화학물질 시험자료 제출 생략 대상 물질을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 품목(화학물질 159종)보다 2배 이상(338종) 확대, ▲ 배출권 보고 및 제출 의무 유예 등이다. 정부조차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화학물질 안전장치는 불필요한 규제로 취급한 것이다.

규제완화? 기업 몽니보다 국민 안전이 우선

이러한 조치의 배경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단체들이 있다. 경제단체와 기업들은 매번 국가적 위기를 틈타 화학물질 규제 완화를 적극 요구해왔다.

3월 23일 경총은 40개 입법 과제를 제안하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제정된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틀 후인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또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화학물질안전관리법안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의 '경제계 긴급 제언문'을 발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또한 '옥죄는 규제'라며 화학물질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이어 보수 언론과 경제지도 화학물질안전관리법의 흠집 내기에 동참했다.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당시에도 화학물질 관리법을 '망국법', '족쇄', '과잉규제' 등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여론을 호도했던 언론이었다. <동아일보>는 하루 동안 화학물질 관련 비슷한 기사(<화학물질 1개 등록에 수억>, <화학물질 배합 바꿀 때마다 신고…이래서 기술 개발하겠나>, <소재·부품 국산화 막는 '망국법'> 등) 연달아 보도했다.

<조선일보> 또한 <반도체 노하우 통째 中에 넘기나, 황당한 自害 산안법>, <반도체 소재 국산화, 환경규제로 골든타임 놓쳤다> 기사를 통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업계 주장을 인용했다. 거듭되는 환경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산업계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써줬다.

경제단체들과 보수언론이 앞 다퉈 무력화시키려는 법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10년간 화학물질 관리 방안의 허술함으로 인해 안방의 세월호라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겪었다. 이를 계기로 화평법이 2015년 1월 1일 제정되었다. 또한, 최악의 화학 사고인 2012년 구미 휴브글로벌, 2013년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 이후 만들어진 화관법 또한 같은 날 제정되었다.

법이 제정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화학물질 안전관리 제도를 이행할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들 법은 지난 몇 년 동안 전경련, 경총 등 산업계가 관련법 제·개정 과정에 직접 참여해 정부 관계부처와 시민사회, 전문가 등과 사회적 논의와 합의 끝에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본격 시행으로 첫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경제단체들이 경쟁력 운운하며 사회적 약속을 깨고 무력화시키려는 모습은 자가당착에 빠진 행태로 너무 무책임하다.

사실 경제단체가 화학물질 규제 완화에 발목잡아온 일은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 2013년에 제정된 화평법은 신규화학물질 또는 연간 1톤 이상 제조·수입되는 기존 화학물질에 대해 유해성 심사를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경제단체는 화평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곧바로 정부에 건의문을 제출했다. 경총은 "화평법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기업들은 제조·수입량에 관계없이 모든 화학물질에 대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등록 시 필요한 제출 자료의 준비에 상당한 시간(평균 8개월~11개월)과 비용(물질당 평균 5700만 원~1억 1200만 원)이 소요돼 행정적·경제적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도한 규제로 기업 부담 가중' 주장은 얼토당토않아

[caption id="attachment_201567" align="aligncenter" width="600"]  ▲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가습기넷)를 비롯해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한국환경회의,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등에 소속된 환경·시민단체들이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화학물질 관련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 등 소재산업 관련 규제 완화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다.[/caption]

과연 사실일까? 기업은 화학물질 1종 등록에 '수억'이 든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부에 등록된 유해화학물질은 총 343종(2018년 6월 기준)이다. 비용이 파악된 61종의 실제 등록비용을 분석해보니 1개 물질 등록에 평균 1200만 원이 소요됐다.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 업체는 전체 업종 405개 업체 중 3개 업체(0.7%)이며, 500만 원 이하는 전체 업체의 32%(130개 업체)로 조사됐다. 게다가 업체 간 공동등록 등 기업의 등록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2019년 화학물질 관련 사업 예산을 살펴보면 ▲ 중소업체 화평법 제도 이행 지원을 위한 사업비 111억4600만 원, ▲ 유해화학물질 지정/관리 및 화학물질 제조/수입 등 보고제도 이행을 위해 사업비 191억9100만 원으로 2018년 94억500만 원 대비 200% 증액을 상정했다.

2015년 고시 당시에도 정부는 산업계 지원사업(중소기업 대상 등록 컨설팅 2016년 300개소, 위해성 정보생산 및 협의체 운영지원 2016년 62개소)을 확대한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당시 논평을 통해 "산업계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환경부의 일방적인 지원으로 매년 예산을 투입하는 게 적절한지 등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나라 화평법이 EU보다 엄격하다고 할 수 없어

경제단체는 2017년에도 정부에 정책건의서를 제출했다. 2016년 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국정조사가 끝난 뒤였다. 당시에도 경총은 기업의 행정적·경제적 부담을 내세워 정부의 화평법 개정안을 반대했다.

경총은 "현행법상 신고대상인 유해화학물질(800여 종) 수준은 유럽에 비해 4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법 개정을 통해 신고 대상 물질을 더욱 확대하는 것은 유럽 등 선진 화학물질 관리제도 시행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규제"라고 했다.

일부 학자들과 보수 언론사 또한 정부 관리 대상 물질 개수로만 법체계를 단순 비교하면서 국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단편적인 정보로 국가별 화학물질 관리 체계를 서열화하거나 줄 세우기로 여론을 호도했다.

한 경제단체 쪽의 전문가는 "일본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환경부는 국가에서 지정 관리하는 화학물질 수(1940종)는 일본(2081종)이 더 많다고 반박했다. 국내 규제가 EU의 화학물질 규제보다 강하다는 주장 또한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국내 화학물질 규제 시행은 유럽의 화학물질 규제보다 10년이나 뒤처져 있으며, 이제야 화평법 시행으로 EU 정책을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화학물질을 등록할 경우 제출서류가 47개인데 반해 EU는 최대 60개로 더 많은 시험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모든 화학물질을 포함한 완제품에 대해서도 등록, 평가 및 허가 절차를 거쳐야만 제조 수입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 우리나라보다 더욱 엄격하게 관리 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도 "EU는 연간 1톤 이상 제조·수입되는 물질을 등록하는 화학물질 등록평가 규정 이외에 별도로 소량 물질의 유해성을 관리할 수 있는 규정이 있어 모든 신규·기존 화학물질의 유해성 분류정보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 화평법이 EU보다 엄격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경제단체 요구대로 '1톤 이상'만 규제할 경우... 대부분의 화학물질 관리 못해

화학물질의 안전한 관리와 사용을 위해서는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우선 확인해야 한다. 안전 정보 없이 유통, 판매되는 화학물질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화평법'이다. 화평법 제정 당시 신규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제조·수입량에 관계없이 등록키로 하였으나, 기업들의 거센 반발로 연간 0.1톤(100kg) 이상 신규화학물질만 등록하도록 대폭 완화됐다.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그마저도 못하겠다며, 신규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1톤 이상으로 상향해 달라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신규화학물질 가운데 0.1(100kg)톤 이상, 1톤 미만의 물질은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0%만이 1톤 이상이다. 즉, 1톤 이상만 규제할 경우 대부분 물질이 관리 대상에 제외된다.

신규화학물질은 국내에 신규로 제조·수입되는 물질로, 유해성 정보조차 없는 미지의 물질이다. 1톤 미만의 신규화학물질 등록할 경우 제출서류는 9개 실험자료(물리화학적특성 5개, 인체유해성 2개, 환경유해성 2개)에 불과하다. 이처럼 화학물질에 대해 최소한의 독성 정보도 등록하지 않고 유통, 판매하겠다면, 화학물질의 안전 체계에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존에 오랫동안 유통되고 사용되어 어느 정도 확인이 된 물질도 아니고, 국내 신규로 제조수입하는 물질에 대한 최소한의 독성 정보도 확인하지 않고 판매하겠다는 것은 국민 안전을 방기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원칙

[caption id="attachment_201436"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지난해 LG화학 등 여수산단 대기오염 배출 조작에 이어 올해 들어 서산 롯데케미칼 폭발 사고, 군산 화학 공장 사고 등 전국 곳곳에서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에서 화학사고가 발생했다. 정부가 더 촘촘히, 빈틈없이 화학물질 관리 감독을 시행해도 모자랄 마당에 오히려 규제 완화 조치를 단행하고 있어 국민은 불안하다.

전경련을 비롯해 경제단체들은 매번 국가적 위기를 기회로 삼아 '화학물질 규제 완화' 몽니를 부릴 게 아니라, 연일 터진 화학물질 사고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껴안고 있는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조금이라도 소홀함이 생기는 순간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화학물질 안전관리 시스템은 물론이고 사회적 신뢰도 붕괴할 수 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칙임을 정부와 기업은 잊지 말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함께사는 길> 5월 호에도 실렸습니다.

수, 2020/05/2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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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물질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나

[caption id="attachment_208258" align="aligncenter" width="640"] ⓒ포항환경운동연합[/caption]

우리나라는 2012년 ㈜휴브글로벌의 불산 가스 누출 사고와 2013년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의 불산 누출사고를 계기로 2013년 6월 기존의「유해화학물질 관리법」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이하 ‘화관법’)」으로 분리하여 관리하게 됐다.

화평법은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생산하고, 화관법은 화학사고 문제를 예측하고 대비함으로써 노동자들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 요소를 예방,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위의 화학 안전법(‘화평법’과 ‘화관법’) 시행 이후에도 사고는 여전히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감사원이 지적한 안전관리실태

환경부의 화학물질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2만여 개의 사업장에서 화학물질 5억 5천만 톤을 유통했다. 이는 2010년 4억 3천만 톤 대비 6년 만에 약 20%(1억 2천 만 톤) 이상 증가한 양이다.  2014년 유통량과 비교했을 때도 단 2년 만에 12.4% 증가했다.

우리나라 화학산업은 세계 2위 규모의 최대 수출 분야 중 하나로 매년 400여 종의 새로운 신규화학물질이 제조되고 수입될 만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반해 화학물질 취급시설은 점차 노후화되고 있다.

국내 화학단지 대부분은 1970년대 초에서 1980년대에 가동되기 시작한 산업단지로, 적게는 20년, 많게는 50년 이상 가동되어 시설 노후화에 따른 화학사고 위험성이 상존해 있다. 실제로 2014~2020년 4월 사이에 발생한 화학사고 522건 중 취급시설 관리를 소홀히 하여 발생한 사고가 전체 화학사고 중 46%(214건)을 차지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207936" align="aligncenter" width="640"] ▲ 화평법·화관법 시행 이후, 연도별 화학사고 발생 건수 ⓒ환경운동연합[/caption]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보고서는 더 암울하다. 지난4월 22일 감사원이 발표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안전관리실태”에 따르면,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운영 실태분석 미흡, 운반 용기 안전기준 미비, 화학사고 판단기준 미비, 수시검사 미실시, 폐사업장 관리 소홀 등  총 27건의 위법, 부당,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부는 화관법이 시행된 지 5년이 경과한 현재까지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의 전체 현황(취급시설 수, 규모, 업종 등)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관법 개정에 따라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모든 시설은 영업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정기검사나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기준 영업허가가 된 시설(1만 6210건)만 관리하고, 영업 허가가 면제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은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관법 제29조에 따라 기계나 장치에 내장되어 있는 유해화학물질을 영업하거나, 유해화학물질에 해당하는 시험용·연구용·검사용 시약 판매, 보관, 저장, 운반 또는 사용하거나(대학 실험실 등), 항만 등 일정한 구역 사업장에서 유해화학물질을 하역하거나 운반 등으로 영업할 경우 영업 허가를 면제한다.

감사원이 영업 허가 이력이 없는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160개의 정기검사 이행 여부를 확인한 결과 약 39%에 해당하는 41개 사업장이 검사를 하지 않았다.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정기검사를 받지 않고 영업하다가 적발된 곳도 총 63곳에 이른다. 사업자가 영업허가를 신청하지 않는 이상, 영업 허가가 면제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에 대해 정부뿐만 아니라 관할 지자체도 모른다.

결국, 이러한 시설은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시급히 감사원 지적대로 전국적인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점검을 통해 국민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화학사고 판단기준 조차 없어...공무원 재량껏 화학사고 결정

[caption id="attachment_208259" align="aligncenter" width="640"] ▲지난 3월 4일 새벽 서산시 롯데케미칼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노동자를 포함해 인근 주민들이 다치고 주변 상가와 주택이 일부 파손되었다ⓒ서산시청[/caption]

게다가, 감사원은 화학사고 해당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 기준도 없다고 지적했다. 화관법에 따르면 ‘화학사고’란 화학물질이 사람이나 환경에 유출·노출되어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말한다. 화학사고 정의만으로는 화학사고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화학사고를 판단할 객관적이고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장에서는 명확한 판단기준도 없이 현장 수습조사관의 주관에 따라 화학사고 또는 일반사고로 분류되고, 사고내용, 인명피해 정도 등이 각각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

감사원인 화학사고 827건의 사고정보와 사후조치 등을 검토한 결과,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사망자가 생긴 46건 중 31건은 일반사고로 분류되어 있었고, 유사한 화학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사고로 분류된 건은 464건(56%)이나 됐다.  그 결과, 사고 원인, 사고 물질, 피해 규모 등 화학사고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취급시설이 수시검사 대상에서 제외되어 사후 안전성을 확인하지도 못한 채 계속 사용되어 사고 재발이 될 수밖에 없다.

전체 화학사고 원인 중 세 번째로 지적된 요인으로 운반 차량 사고가 21%(133건)나 차지한다. 화학 사고와 마찬가지로 유해화학물질 운반 용기에 대한 세부 안전기준 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1개 운반 용기를 점검한 결과, 사용 연한이 경과한 용기를 폐기하지 않고 사용(7건)하거나, 안전검사(기밀시험) 여부를 알 수 없는 용기(23개), 안전검사기간인 2년 6개월 이상 사용한 용기(51개) 등 운반 용기에 대한 관리가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평법-화관법으로 화학사고 절반으로 줄어

‘화평법’과 ‘화관법’ 시행에 따른 실질적인 성과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2015년까지 매년 100건 이상 발생하던 화학사고가 2016년부터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이 법시행 이후 발생한 국내 화학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법시행 직후인 2015년 113건의 화학사고가 발생했으나 2017년 79건, 2018년 66건,  2019년 57건으로 줄어들었다.

[caption id="attachment_207935" align="aligncenter" width="640"] ▲ 화평법·화관법 시행 이후, 연도별 화학사고 발생 건수 ⓒ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5년 동안의 화학사고 감소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와 구미 불산 누출사고를 계기로 제정된 화학물질 안전규제인 화평법과 화관법이 2015년 본격적으로 시행한 덕분이다. 법시행 이전에는 정부 차원에서 화학 사고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했으며, 화학 사고가 발생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후관리 시스템도 부재했다. 그러나 2015년 본격적으로 법이 시행되면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화학물질 및 화학 사고의 안전관리가 가능하게 되었고, 화학물질 취급시설 안전기준 강화를 통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요소를 기업이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수출 규제, 코로나19 정국을 악용하여 전국경제인연합회과 한국경영자총회 등 경제단체들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화평법과 화관법이 산업경쟁력을 약화하는 요인이라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어 크게 우려스럽다. 기업이 주장하는 화학물질 규제가 ‘산업발전에 걸림돌’ 또는 ‘기업 죽이는 법률’이라는 주장에 대해 명확한 사실관계가 필요하다.

화평법과 화관법이 기업 죽이는 규제라는 주장과는 달리, 화학물질과 관련된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 추세이고, 국내 화학물질 유통량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국민의 불신을 없애려고  안전 규제를 지키며 노력해온 기업들은 경제단체의 주장으로 지금까지 구축한 기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다시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져야 할 환경부 장·차관이 산업계 대변인을 자처하는 발언을 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지난 5월 12일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화학물질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언을 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7515" align="aligncenter" width="555"] ⓒ연합뉴스[/caption]

차관 발언 이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산업계의 요구는 많지만, '화평법’, ‘화관법’의 기반을 흔들 정도의 규제완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기업별, 산업별) 맞춤형 규제 완화는 해나갈 예정”이라는 모호한 말로 상황을 대처했다.

결국,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 패스트트랙 품목 확대 및 취급시설 변경에 대해 우선 가동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는 등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화학물질 안전망을 무너뜨리고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규제 완화의 내용은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 단축’ 및 ‘신규화학물질 시험자료 제출 생략’ 대상 품목을 규제 품목(159개)보다 2배 이상 늘린 338개로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대상 품목의 규제 완화가 정말로 불가피했는지, 또한 적정성 및 타당성, 효과성 역시 제대로 검토되었는지 의문이다.

올해만도 서산 롯데케미칼 폭발 사고, 군산 화학 공장 사고 등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가 더 촘촘히, 빈틈없이 화학물질 관리 감독을 시행해도 부족한 상황인데 오히려 규제 완화 조치를 단행하고 있어 국민은 불안하다.

사회적 안전 흔드는 검은 손

[caption id="attachment_206137" align="aligncenter" width="560"] ⓒ전국경제인연합회[/caption]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로 ‘국민 건강을 지키는 생활 안전 강화’를 제시한 바 있다. 당시 환경운동연합은  "문재인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불산 누출 사고의 경험을 통해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환영의 논평을 나갔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계속되는 화학물질의 폭발·누출·화재 사고 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기업과 경제단체는 규제 흔들기로 사회적 안전이라는 법제도 원칙까지 흔들고 있고, 환경부는 또다시 힘없이 한 발 한 발 뒤로 물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걸까.

출처: 함께사는길 2020년 7월호

노란리본기금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화, 2020/07/0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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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1/08/1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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