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기후위기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왜인지 모르겠지만 걱정이 3초 정도 들었다. ‘아/맞아/기후위기 중요하지/’ 하지만 3초 후, 당장 신경 쓰고 공부해야 할 것이 더 많은데, 라는 생각으로 그 걱정을 덮어 ‘버렸다.’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지구의 평균기온이 1도 올라갔다는 뉴스도 들었지만, 내가 살아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먼 미래의 이야기, 당장 급하지 않은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알기를 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
국민연금의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이 14일 오전, 국민연금 서울 북부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의 석탄발전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비판하며 ‘기후위기 책임투자’ 도입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9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약 10년 동안 9조 9,955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석탄발전에 투자했다. 이는 민간기관과 공공기관을 통틀어 국내 금융기관 중 단연 1위 규모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2019년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 중 환경·사회 분야에도 중점관리사안을 지정하여 이를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책임투자 방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2년이 다 되도록 중점관리사안 지정을 포함한 책임투자 방안 이행에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국민연금 바깥에서는 기후위기 대응과 탈석탄에 동참하는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올해 3월에는 112개 국내 금융기관(운용 자산 규모 5563조 5000억 원)이 ‘기후금융 지지선언식’을 열고 탈석탄을 선언했고, 국제적으로는 노르웨이 국부펀드 GPFG,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 연금 캘퍼스(CalPERS), 스웨덴 국민연금 AP 등 다수의 주요 연기금 등이 이미 석탄 투자를 중단하기도 했다.
한편, 작년 국회 국정감사부터 국책 금융기관들의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가 이슈화 되며 향후에는 국책 금융기관들의 해외 석탄 투자가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대부분의 자산을 국내 석탄발전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한 국민연금은 이마저도 해당사항이 없다.
환경연합은 “855조에 이르는 기금을 운용하는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이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면서 “국민연금의 경우 이미 투입된 자금을 철회하거나 석탄발전을 지속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원칙을 세우는 방식”으로 책임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연합은 국민연금이 ‘기후위기 책임투자’를 도입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 ESG 중점관리사안으로 ‘기후위기’ 지정, ▽ 석탄발전과 연계된 대상을 투자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도입, ▽TCFD 지지 및 CDP 서명기관 등재, ▽ [2030 석탄 투자 철회 로드맵] 수립을 제안했다. TCFD 지지와 CDP 등재를 통해 기후위기와 관련된 재무 정보 공개 인프라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 과정에서 석탄발전 등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산업을 배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환경연합은 제안서를 통해 석탄발전 투자배제를 위한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투자배제 대상은 ▽ 국내외 석탄발전 건설을 위한 모든 프로젝트, ▽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확장·유지를 위한 모든 프로젝트, ▽ 연간 석탄 사용량 2백만 톤 이상인 투자대상, ▽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5백만 톤 이상인 투자대상(또는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20개 기업) 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연합 안재훈 에너지기후국장은 “기업들의 탈석탄과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이 투자 의사 결정 단계에서 기후위기에 관한 구체적이고 강력한 기준을 설정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제안서에는 ▽ 책임투자 대상 자산군 확대 및 기준 강화, ▽ 투자 제한 방식 다변화 및 투자 제한 비중치 강화, ▽ 보유자산 처분을 포함한 장기적 투자 철회 로드맵 수립 등 국민연금의 ‘기후위기 책임투자’를 위한 장기 과제도 제시되어있다.
한편 환경연합은 [국민연금 ‘기후위기 책임투자’ 도입 제안]과 향후 계획에 대한 질의를 담은 공문을 국민연금, 보건복지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보냈으며 향후 답변 내용을 공개하고 지속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
아래 기자회견문
국민연금은 ‘기후위기 책임투자’ 즉각 도입하라
기후위기로 인한 파국이 목전에 닥쳐있다. 인류가 이대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할 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6년 8개월 정도다. 온실가스를 줄이지 못하고 남은 시간을 허투루 쓴다면 UN IPCC 특별보고서가 권고한 지구 온도 상승 1.5℃ 이하로 제한하는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만다. 기후위기 대응 목표 달성의 실패는 무수한 생명의 파괴, 터전의 붕괴를 의미한다. 곤충의 18%, 식물의 16%, 척추동물의 8%, 그리고 산호는 99%가 사실상 절멸한다. 10년에 한 번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게 될 것이고 육상의 13%가 전혀 다른 유형의 생태계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그 터전에 사는 무수한 생명이 위기에 놓이게 됨은 물론이다.
인류 또한 이 절멸의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산불, 폭염, 혹한, 태풍, 홍수 등 자연 재해가 대형화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는 더 이상 먼 타국에서 벌어지는 일들만이 아니다. 한국도 지난 몇 년 사이에 관측 이래 최대의 폭염, 폭우 등과 같은 대형 재난이 연이어 발생하며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 시민의 93%가 이러한 지구 온난화가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탐욕은 멈추지 않고 있다.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석탄발전은 국내 온실가스의 30% 가까이를 배출하고, 미세먼지는 15% 가량을 배출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지만 이 석탄발전소들은 여전히 국내에만 60기 가까이 가동중이며, 심지어 추가로 7기가 건설되고 있다.
그리고 국민연금은 이 위험한 산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할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이, 지난 10년 간 석탄발전에 투자한 돈은 10조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막대한 자금을 석탄발전에 제공하며 기후위기로 인한 파국을 앞당기고 있다.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적극 반영하겠다고는 했지만 환경 분야에서 ‘기후위기’가 아직도 중점관리 사안으로 지정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민연금의 무분별한 석탄발전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GPFG,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 연금 캘퍼스(CalPERS), 스웨덴 국민연금 AP 등 다수의 주요 연기금 등은 이미 기후위기의 주범인 석탄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을 선언했다. 지난 3월엔 국내 112개 금융기관이 ‘기후금융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묵묵부답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855조의 기금을 운용하는 국책 금융기관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겠다며 ‘탄소중립을 이행하겠다.’, ‘그린뉴딜을 시행하겠다.’, ‘해외 석탄 투자를 중단하겠다.’ 온갖 선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로 국책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석탄투자는 전혀 제어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환경운동연합은 국민연금이 책임있는 공적 연기금으로서 그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연금 ‘기후위기 책임투자’도입”을 제안한다. 국민연금은 지금이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후위기 책임투자’를 즉각 도입하라.
2021.04.14.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은 4월부터 '국민연금 석탄 투자 중단 촉구'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국민연금은 6월 열리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향후 투자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 회의에서 국민연금이 '석탄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선언하도록, 여러분의 많은 서명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극복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에 '그린 뉴딜'을 포함하기로 했다. 지난 5월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그린 뉴딜은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이 분명하다"며 "국제사회, 시민사회의 요구를 감안해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그린 뉴딜 기본법' 추진을 공약한 뒤 행정부도 이를 공식화한 셈이다.
'녹색성장의 모델 국가'에서 '기후악당 국가'로 추락
관건은 그린 뉴딜이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을 담보하느냐에 있다. 2017년 현재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 톤을 초과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전 정부가 표방한 '저탄소 녹색성장' 구호가 무색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상승했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때 '녹색성장의 모델 국가'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위상은 '기후악당 국가'로 추락했다.
기후변화와 일자리 창출은 결코 새롭지 않은 화두다. 2012년 리우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녹색성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체를 새로운 성장동력과 삶의 방식으로 삼는 역발상의 정책"이라고 소개하며 "글로벌 경제위기 타개를 겸해 실행된 그린 뉴딜정책에 힘입어 지난 3년간 창출된 일자리는 75만 명을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4년 유엔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로 인식하고 에너지 신산업에 적극 투자한다면, 세계는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의 청소년 기후 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하는 척'만 하고 실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정치인의 행태가 '진짜 위험'하다고 질타하지 않았던가. '녹색'을 표방하면서도 석탄발전소와 디젤차의 확대를 진흥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온실가스를 증가시키고 오히려 기후위기를 악화시켰다고 해야 정확하다. 실제로 지난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증가한 주요 요인을 새로 설치된 석탄발전의 탓으로 분석했다.
목표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석탄발전 전면 퇴출해야
2020년 9월 12일 서울역 인근 윤슬광장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활동가들이 '기후위기 우리는 살고 싶다'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이지언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과 회생 노력을 고통스럽게 진행 중이지만, 기후위기를 근본적으로 막지 못한다면 더 많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기후는 생명과 생태계를 지켜주는 가드레일과 같지만, 이대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돼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를 초과한다면 회복 불가능한 '기후 이탈'이 발생한다는 게 과학의 경고다. 생존과 멸종을 가로지르는 마지노선인 1.5℃는 곧 파리기후협정의 목표로 채택됐다.
과학의 계산은 의외로 단순하다. 1.5℃ 수준으로 지구 가열화를 안정화시키려면, 2018년 초를 기준으로 앞으로 허용된 탄소 배출량은 420Gt 가량이다. 전 세계의 한 해 배출량이 42Gt 가량이니, 뭔가 할 수 있는 시간은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조차 기후 과학의 불확실성 때문에 66.6퍼센트 확률로 계산된 수치다. 굳이 비유한다면 '비행기 사고가 매일 3만 건 발생하는 사실을 알면서 항공기에 타는 것'과 같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 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에 '무임승차'하겠다는 수준이다. 각국의 기후 정책을 분석한 <기후행동트래커>에 따르면,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매우 불충분'하며 "모든 국가가 한국처럼 대응하면 지구 온도는 3~4℃ 상승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문재인 정부가 구호만 요란한 그린 뉴딜이 아니라 석탄발전의 퇴출을 통한 야심 찬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할 것인가. 과학의 결론은 명확하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화석연료, 특히 최대의 단일 배출원인 석탄발전을 우선적으로 조속히 퇴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1.5℃ 목표를 달성하려면 석탄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2040년까지, 한국을 비롯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는 2030년까지 전면 퇴출돼야 한다. 앞서 탈원전과 에너지전환에 박차를 가하던 독일이 지난해 2038년까지 석탄발전을 모두 폐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석탄발전 종료 시점이 여전히 너무 늦다는 비판에 시달리는 이유다. 영국, 덴마크, 스페인, 네덜란드는 2030년 이전까지 석탄발전을 영구 폐지하고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추진하는 국가들이다.
과감한 감축 아닌 현상 유지에 가까워
한국 정부의 태도도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석탄발전의 과감한 감축'을 내세웠다. 당장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8~15기에 해당하는 석탄발전의 가동 중지를 통해 미세먼지가 예년에 비해 40퍼센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노후 석탄발전을 조기 폐쇄해 지난 3년간 미세먼지가 45퍼센트 이상 줄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요구로 보령화력1·2호기의 폐쇄 일정이 2022년에서 2020년으로 앞당겨진 성과도 나타났다.
석탄발전 감축 노력은 이 정도로 과연 충분한 걸까. 아니다. 사실 정부가 말하는 석탄발전의 '과감한 감축'이란 사실 '현상 유지'에 가깝다. 석탄발전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최근 감소를 나타내는 추세는 맞지만, 이는 이미 늘어날 데로 늘어난 '고공행진' 상태에서의 상대적 감소일 뿐이다. 그나마 대기오염물질은 어느 정도 저감이 가능하지만, 온실가스의 경우 감축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태다.
2020년 11월 18일 강원도 삼척 맹방해변에서 포스코 에너지 자회사인 포스파워가 석탄발전소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이지언
최근 공개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 2034) 초안에 따르면, 석탄발전은 당분간 더 늘어난다. 2019년 현재 36.8GW 규모인 석탄발전 설비는 2023년 40.4GW로 최대 정점을 나타낼 전망이다. 현재 건설 중인 7기의 신규 석탄발전소가 내년부터 차례로 준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10년 뒤, 한국의 석탄발전 비중은 선진국처럼 '퇴출'은커녕 여전히 제1 발전원의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다. 초안을 보면 2030년 석탄의 발전량 비중은 31.4퍼센트로, 현재 40퍼센트 수준보다는 다소 낮아지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인 20퍼센트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향후 15년을 내다보고 수립하는 발전과 송변전 설비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초안을 통해 석탄발전의 가동 수명을 30년으로 정하고 석탄발전을 순차적으로 폐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60기 중 2034년까지 석탄발전의 30기를 폐쇄한다고 하니, 기존보다는 과감한 결정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석탄발전의 가동 기간을 30년이나 보장해주며 매우 점진적으로 감축하고 2050년 넘어서까지 석탄발전을 유지하는 계획이다. 사실상 기후위기 대응 포기 선언과 같다. 게다가 30기의 석탄발전을 폐지하며 그중 대부분인 24기는 가스발전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싱크탱크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의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은 국내 60기에 달하는 석탄발전소를 현행 정부 지침대로 수명 30년까지 가동하고 7기의 신규 석탄발전 건설을 강행할 경우, 석탄발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1.5℃ 목표에 상응하는 배출 허용총량을 3.17배 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줄어드는 석탄발전을 풍력과 태양광이 아닌 또 다른 화석연료인 가스로 대거 대체하겠다는 방향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린 뉴딜'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정부의 그린 뉴딜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우선적으로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전면 퇴출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석탄발전 수명의 30년 보장이 아닌 조기 폐쇄가 반영돼야 한다. 물론 석탄발전의 퇴출에 앞서 노동자와 지역 공동체의 정의로운 전환이 담보돼야 한다.
아울러, 신규 석탄발전소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10년 이내에 급격히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7기의 신규 석탄발전소를 이대로 허용한다면, 30년간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이 고착화될 뿐 아니라 경제성도 없는 좌초자산이 될 게 분명하다. 석탄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투여될 막대한 비용을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돌리는 편이 일자리와 사회적 측면에서 편익이 훨씬 크다. 동해안 석탄발전소 전력을 수도권에 보내기 위한 장거리 송전망(HVDC) 건설 계획도 중단하고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석탄발전 사업자의 수익을 보장하는 한편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현행 전력시장의 부조리한 시스템의 수술도 피해선 안 된다. 총괄원가 보상주의를 개혁하는 한편 석탄발전의 환경비용을 온전히 반영해 '값싼 에너지원'이란 왜곡된 통념을 깨트려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이행할 '석탄발전 퇴출법'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caption id="attachment_217901" align="aligncenter" width="640"] ▲ 국내 온실가스 폐기물 분야 배출량. ⓒ한국환경공단[/caption]
국내 폐기물 분야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710만t으로 국가 총배출량의 2.3%에 해당한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폐기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미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증가세를 보면 가히 폭발적이다. 1990년 대비해서 보면 폐기물 온실가스 배출량은 64.7%(2018년 기준)나 증가했다. 특히, 폐기물 매립은 토양 오염, 악취, 침출수 등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매립지에서 발행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72배 이상 더 강력한 온실효과를 발생시킨다.
1990년 대비 폐기물 온실가스 배출량 397% 증가
정부는 매립에 있어 온실가스 배출량의 심각성을 깨닫고, 1997년부터 직매립 금지 등 매립 최소화 정책을 펼쳐 현재까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매립량이 줄어드는 대신 소각량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1990년 대비 2018년 배출량은 397% 증가했다. 매립, 소각, 재활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따져보면, 매립이 780만t, 소각이 710만t, 하·폐수 처리 등 기타 210만t이다.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이미 많은 나라에서는 기후-폐기물 관련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가장 탄소집약적인 생애주기를 갖는 폐기물인 플라스틱에 세금을 붙이는 것이다. '2019년부터 플라스틱 1kg당 약 1유로(한화 1300원)의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이탈리아'처럼 플라스틱 생산기업에 직접 페널티를 부과하는 '플라스틱세'가 세계적으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
자원순환에 대한 고민 없이는 기후위기 극복은 불가능하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2050 탄소배출 중립을 선언하면서 동시에 순환경제로의 산업 전략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 집행위원회가 2019년 12월 발표한 '유럽 그린딜' 달성에 있어 필요한 주요 정책으로 순환경제를 꼽았다. '생산-사용-폐기'라는 선형경제 구조를 '생산-사용-폐기-재활용·재사용'을 통해 자원을 순환시킴으로써 순환형 산업 구조를 이루는 것이 순환경제의 핵심이다. EU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서 자원의 재활용을 강조함과 동시에 산업의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제품 생산 과정에서 최대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게 재활용과 재사용을 염두에 두어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제품을 설계 및 생산하는 단계에서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 약 80%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국도 순환경제를 탄소 중립의 주요 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성장', '형평성', '지속가능성' 및 '회복성' 4개 원칙에 따라 건물, 에너지, 수송 및 폐기물에 중점을 두며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80%를 감축하는 실행계획을 이행 중이다. 워싱턴DC도 2032년까지 배출하는 온실가스 중 5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건축, 기후, 교통 및 폐기물 등 여러 방면에서 순환경제와 에너지전환에 입각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및 에너지전환에 있어 지속가능한 산업과 순환경제의 실현은 필수적인 과제가 된 상황이다.
한국형 '순환경제' 실상은
우리 정부와 국회의 기후 위기 해결 및 탄소 중립 논의에 있어 '자원 순환' 분야의 내용은 빈약하다. 한국 정부는 '2050년 탄소 중립 추진 전략' 10대 과제로 순환 경제가 포함시켰다. 올해 말까지 정부는 순환경제 실천전략을 구체화하는 '한국형 순환경제 혁신 이행계획안(로드맵)'을 만들 예정이다. 정부는 2050년 폐기물 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을 2018년 배출량 1710만t 대비 74% 감축한 440만t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해서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인지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 내용조차 '폐기물 감량 및 재활용 확대', '매립지 운영 개선', '바이오 플라스틱 대체' 등 폐기나 재활용에만 국한되어 있다. 산업생태계 비롯해 경제사회 구조를 순환 경제로 재편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는 여전히 맨 끄트머리만 잡고 다른 부분엔 눈을 감아버린 형국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을 순환경제 대책으로 삼는 것에도 우려가 있다.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바이오 플라스틱 사용이 일부 증가하고 있지만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해 신중한 견해를 보인다. 바이오 플라스틱 절반을 차지하는 생분해 플라스틱의 경우 생산과 처리 과정에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 원료 수집을 위한 대규모 경작의 문제, 유전자 조작 식물에 따른 위험, 재활용의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는 탓이다. 게다가 바이오 플라스틱 핵심은 '퇴비화'이지만 현실은 매립보다 소각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바이오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시스템에 대한 고려가 없어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정의당 모두 그린뉴딜 공약을 강조했지만, 폐기물 관련 정책 제안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지자체별 포장재 없는 가게(제로웨이스트샵) 설치'와 '해양쓰레기 저감을 위한 전주기 관리 강화'를 제시했다. 폐기물 배출 저감 및 관리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라 볼 수는 있지만, 단편적이고 사후 처리 중심에 그친 전략하다. 정의당은 '쓰레기 산·불법 투기·밀반입 근절을 위한 자원순환경제 시스템 구축', '폐기물 발생자 책임 원칙·생산자 책임 원칙 수립'과 같은 공약으로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았지만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의 강화에 불과하다. 거대 야당인 국민의힘은 자원순환 관련 정책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그린 뉴딜과 탄소 중립에 있어 순환경제 실현의 중요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원순환 산업구조 확보가 탄소중립의 길
자원순환 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순환경제'의 실현이다. 자원순환 문제 해결은 전 부문에 대한 총체적이고 다차원적인 접근이 이뤄질 때만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자원순환 전 과정에 대한 순환경제 관리방안 시나리오가 도출될 필요가 있다. 재활용, 퇴비화, 에너지화 등 폐자원을 또 다른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실행해야 한다. 물리적(열적) 재활용뿐만 아니라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폐자원을 에너지화하여 자원순환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그에 따른 2차 오염방지 및 안전성을 재고할 수 있는 재활용 환경성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특별히, 전체 폐기물 중 88%를 차지하는 산업폐기물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2019년 현재 국내 전체 폐기물 중 생활폐기물은 11.7% 불과하다. 나머지는 건설폐기물(44.5%), 사업장배출시설계폐기물(40.7%), 지정폐기물(3.1%) 순이다. 현재, 정부는 폐기물의 성격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고려 없이 온실가스 25% 일괄 감축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시급히 관리하고 감축해야 하는 폐기물은 산업폐기물인데, 현행법상 생활폐기물은 지방자치단체 즉 공공이 관리하고 책임지고 있으나 산업폐기물은 민간기업들이 처리하고 있다. 정부 의지가 있다고 해도 공적 관리를 하지 않은 이상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어 얼마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폐기물도 자원이라는 관점으로 민간이 아니라 공공이 관리해야 하고, 폐기물의 전반적인 투입, 생산, 배출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기후위기 해결에 있어 현재의 소비형 산업 구조 대한 시스템 재편과 혁신이라는 거시적 관점 없이 '순환경제'라는 용어만을 빌려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는 것은 또 다른 정부 주도의 '그린 워싱'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사)녹색교육센터는 2007년에 창립한 민간환경교육단체로서 교육 활동을 통하여 녹색의 가치를 사회에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녹색교육은 생명과 평화, 다양성 존중 등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건강한 철학과 생활 방식을 함께 만들어 가는 운동입니다. 배움과 나눔을 통해 녹색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멋진 활동가를 찾습니다. ○ 모집분야 • 녹색교육 프로그램 기획 및 실무 경력직 (O명) ○ 제출서류 • […]
‘녹색은 처음입니다만’이라는 제목 그대로, 제게 녹색연합은 처음이었습니다만, 울창한 호두나무를 끼고 아기자기한 소품과 손때 묻은 녹색연합 사무소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처럼 정감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은 녹색연합이 성과를 소개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제주바당 무사게?’라는 제목의 제주 바다에 지금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산호는 전체 바다 면적의 1퍼센트 미만에 불과하지만 해양생물의 25퍼센트의 거주지라고 합니다. 이는 산호를 보호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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