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흡입노출위험 생활화학제품, 여전한 사각지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좌담회,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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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caption]
29일 흡입노출위험 생활화학제품의 사각지대를 점검하는 좌담회가 열렸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안전사회소위원회가 준비한 행사였다. 동 위원회 안종주 위원이 좌장을 맡았다. 발제자로는 양원호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정미란 국장(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 이종현 소장(EH R&C), 한준욱 과장(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이 참여했고 사각지대 현안을 점검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안전사회소위원회 이태흥 위워장은 인사말을 통해 “흡입노출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사고재발을 위해 많은 제도를 고민을 하고 있다며, 전수/실태조사가 미흡하다는 문제제기도 있는 만큼 좌담회를 통해 사각지대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발제자는 양원호 교수였다. 그는 여전히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의 발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야기한 주요성분 관리가 잘되고 있는지에 초첨을 맞추었다.
“현대중공업조차 담당자가 한명이고,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호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학물질 관리는 기업에 1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그는 어조는 확고했다. 환경부의 화학제품 모니터링에도 불구하고, 가습기살균제 주요성분이 아직도 유통되고 있으며, 해외직구와 DIY제품 등으로 화학물질에 노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프레이형 제품에 여전히 해당성분들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개선이 필요한 지점으로 기업의 인식과 책임이 부족한 점, 화학물질 정보공개 및 공유를 위한 대국민 정보전달 체계가 부족한 점,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과 기업에 대한 유인책을 병행되어야 하는 점 등을 꼽았다.
그는 국가적으로 화학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화학물질의 유해성 시험자료 생산기능을 통합하고,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위해성 관점에서 유해성 정보와 함께 노출정보의 확보를 위한 노출계수 확보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또한 독성정보센터를 구축해 운영할것과 체계적인 화학물질관리방안을 주문했으며 산업계와 NGO,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들의 알 권리와 안전을 위해 전성분 공개 및 전성분 표시제가 필요합니다.”
정미란 국장은 시장에 유통 중인 흡입노출 생활화학제품의 실태를 발표했다. 정 국장은 시장에서 유통‧판매되는 스프레이 제품의 현황파악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성분‧용도‧유해성현황‧인체안전정보‧안전기준 점검현황 등이었다.
지난해 2월 환경부에 따르면 생활화학제품 중 19년 안전확인대상 화학제품은 16,589개이고, 이중 분사형 제품은 8,073개이다. 정 국장은 이 중 함유성분 확인이 가능한 220개를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말했다. 모든 성분이 공개된 제품이 10%에 불과하다는 것부터 문제로 보였다.
정 국장은 용도정보가 표준화되지 않아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써야하고, 구분도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220개 스프레이형 제품들은 적게는 하나부터 최대 46개까지 복합성분을 가지고 있었다. 전체물질 3,441개 중 용도정보가 있는 3,098종을 분석한 결과 향료, 계면활성제, 탈취제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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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유해성분류는 화평법과 화안법상의 분류방식을 따랐다고 했다. 알레르기반응 물질 20종이 136개 제품에 사용되었다. 나노물질 1종이 19개 제품에 사용되었다. 살생물 물질 98종이 220개 제품에 사용되었다. 이 중 위해성평가와 사전검토를 거친 비율이 18종(18%)에 불과하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했다. 나머지는 승인유예대상으로 지정된 물질(741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유예기간에 따라 최소 3년에서 길게는 10년이나, 시민들의 알권리가 침해될 상황을 염려했다.
정 국장은 성분별로 인체 안전정보 현황을 분석하기도 했다. 흡입 안전값이 확인된 물질은 48종(10%)에 불과했다. 피부 안전값이 확인된 물질은 66종(14%)에 불과했다. 경구 안전값은 68종(15%)에 불과했다. 흡입/경피/경구 값이 공통으로 확인되지 않은 물질이 8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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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국장은 정부의 안전기준에 따른 현황도 분석했다. 함유금지물질, 함유물질 함량기준, 사용물질 함량기준, 사용가능 보존용 물질, 사용가능 주성분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분석된 220개 제품에 사용된 466종(중복제외)의 화학물질 중 단 32종(7%)에만 반영되어있었다. 무려 93%가 안전기준 조차 없다는 말이었다. 흡입/경피/경구 값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정부 안전기준도 없는 물질은 무려 398종에 달했다고 한다.
정 국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재차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강조했다. 이에 더해 함량기준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업들이 중구난방으로 표기하는 성분용도 표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비교적 안전한 대체물질 사용유도를 위해서라도 기준이 표준화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발제는 이종현 소장(RH R&C)이 맡았다. 그는 가습기살균제 전후 화학물질 관리제도 변화상을 설명했다.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이 화평법으로 변화한 양상이 (대량사용 산업용으로 특화된) 유럽의 리치와 유사하며, 사각지대를 해소하자는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용도는 여전히 빈틈이, 부족한 사전안전관리제도
문제는 산업용 기반 관리에는 진척이 있는데, 소비자용도는 여전히 빈틈이 보인다고했다. 사전안전관리제도가 미비하다는 뜻이었다. 현행 생활화학제품안전법은 사후관리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했다. 특점물질 안전규격만 준수되면,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이 때문에 사후관리 뿐 아니라, 사전관리도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체위해 우려되는 제품의 등록제를 도입할 것을 강조했다. 흡입독성자료가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제품자체 위해성을 근거로 사전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제품자체 특성상 인체우려 가능성이 충분하다면, 안전이 입증되지 않는 한 규제가 필요하다 말했다. 사전허가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현재는 살생물제 정도에 국한 되었는데, 위해우려가 예상되는 제품에 한해 흡입독성, 인체침습까지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네거티브 리스트가 아닌, 포지티브 방식으로의 변경도 주문했다.
한준욱 과장은 다른 발제자들이 제기한 현안들에 대한 답변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손소독제 수요가 폭증해 불법업체 단속에 정신이 없었다며, 좌담회에 나온 내용들을 검토하고 반영해 챙기겠다고 운을 떼었다.
흡입독성 제품관리 실태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연말까지 살생물 741종 신고를 받았고, 올해까지 유해성정보를 획득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500여종이 확보되었으며, 나머지 물질도 올해 안에 완료해 위해성정보DB를 구축할 예정이라는 말이다. 화평법상의 위해성정보 DB(1만 7천여 종)도 구축중이며 향후 통합해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흡입독성자료 정보생성과, 독성정보가 없는 흡입독성정보를 준비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예산으로 독성자료를 생산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11일 오전 서울 AK플라자 구로본점 앞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과 가습기넷 회원들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살인기업 처벌촉구 시리즈캠페인 23차 기자회견'을 열고 애경산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 가습기넷[/caption]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가족이 "내 아이와 내 아내가 하늘에서 보고 있다" 손피켓을 들고 있다.ⓒ 가습기넷[/caption]
천식을 앓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매서운 칼바람에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피해자가 들고 있는 제품은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 제품이다. ⓒ 가습기넷[/caption]















▲ 지난해 환경부가 크림하우스의 ‘유아용 매트’에서 디메탈아세트아미드(DMAc)라는 금지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이유로 친환경 인증을 취소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크림하우스[/caption]
▲ 지난해 11월 환경부는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따라 크림하우스 유아매트 제품에 대한 환경표지 인증을 취소했다 ⓒ 환경부 제공[/caption]
▲ 업체는 정부의 재조사 중인 9월에도 홈쇼핑 판매 방송을 통해 더욱더 판매를 늘렸다. ⓒ CJ오쇼핑[/caption]
▲ 환경부 청문위원회는 "DMAc의 농도가 100ppm을 초과한 사항은 원료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송옥주의원실 제공[/caption]
▲국제 기준에 따르면 DMAc은 생식독성이 의심되며, 태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흡입 또는 피부접촉시 시 위해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 송옥주의원실 제공[/caption]
▲ 업체는 ‘유아용 매트 스노우파레트 네이처 라인’을 출시하며 업계 최초로 국가 인증 ‘친환경 마크’를 받았다고 홍보했다. ⓒ 크림하우스[/caption]
▲크림하우스 유아용 매트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환불과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jtbc 방송화면 캡처[/caption]

▲ 8일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여의도에 위치한 옥시RB 본사를 찾았다. 이들은 가해기업들의 책임을 촉구하며 올해들어 첫 시리즈캠페인을 이어갔다.ⓒ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caption]
▲ 이들은 옥시RB 본사를 시작으로 SK케미칼, 애경산업, LG생활건강 등 매월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 처벌 시리즈 캠페인’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caption]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어떻게 통과시킨 법인데...” ⓒ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caption]

▲UN GHS 공식 문건(EU Regulation No.1272/2008 부속서)을 확인한 결과 DMAc 물질(CAS no.127-19-5)을 확인할 수 있었다.[/caption]
유럽은 2008년부터 ‘DMAc’를 생식독성 위험(H360D), 흡입 시 유해(H332), 피부 접촉 시 유해(H312)한 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또한, 환경부는 이를 적용해 ‘사용금지원료’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업체측이 환경연합에 보내온 EU REACH의 보고서 EU REACH: SVHCs Authorization Candidate List (as of Dec. 2014)에서 DMAc 물질(CAS no.127-19-5)이 고 위험성 물질(SVHC)의 후보목록(Candidate List)으로 분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caption]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실에서 받은 환경부의 ‘기업 견해, 교신문서, 회의록 등’의 자료 인용 ⓒ 송옥주의원실 제공[/caption]
또한 업체는 환경부가 단지 서류로만 친환경 인증을 심사하고 있다고 환경부 검증방식을 문제 제기 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업체가 지적한 것처럼, 현재 환경부의 친환경 심사는 서류로만 심사하고 있어 분명 한계가 있고 개선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지금 논란이 되는 크림하우스 ‘유아매트’도 지난해 4월 현행법상 서류심사만으로 환경부의 ‘환경표지 인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같은해 9월, 크림하우스 ‘유아매트’에서 사용금지 물질이 사용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환경부는 ‘DMAc 함량 시험·분석 및 환경관련기준 전 항목 추가 검사’를 국제공인시험기관(FITI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재조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실험 결과, 유아매트 2종류에서 친환경 인증 사용금지물질인 ’DMAc’가 기준치(100ppm)를 초과한 157ppm과 243ppm씩 검출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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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DMAc 함량 시험·분석(‘17.9) 및 환경관련기준 전 항목을 추가 검사(시험분석기관 : FITI시험연구원)를 진행한 결과 친환경 인증 사용금지물질 ’DMAc’가 비의도적인 혼입 기준치(0.01%) 이상 검출됨. ⓒ 환경부[/caption]
위와 같은 이유로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논란의 상황에서, 기업은 친환경 인증과는 무관하게 안전한 제품을 판매할 책임이 있고, 안전성을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크림하우스는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의 분석방법, 국내 기준 등을 빌미로 기업의 안전성 입증 책임을 방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크림하우스는 해명과 주장만이 아니라, 제품의 인체 유해성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됩니다.

▲ 크림하우스 공식까페(
▲ EU REACH: SVHCs Authorization Candidate List (as of Dec. 2014)에서 DMAc 물질(CAS no.127-19-5)이 고 위험성 물질(SVHC)의 후보목록(Candidate List)으로 분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EU REACH[/caption]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실에서 받은 환경부의 ‘기업 견해, 교신문서, 회의록 등’의 자료 인용 ⓒ 송옥주의원실 제공[/caption]

[2018년 환경연합 생활환경 캠페인 시민과 회원에게 듣습니다]


각종 즉석조리식품에 포함된 플라스틱 트레이 (사진 출처 - 한국일보)[/caption]


(출처: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caption]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추운 날씨에 지난달 16일부터 매일 국회 앞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특조위 발족일인 2월 9일까지 1인 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다.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미세먼지 대책으로 황사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환경부[/caption]
천동설의 우주모형[/caption]
'서울시 미세먼지 발암물질과 돌연변이원성' 학위논문 언론보도 기사 (사진 1988년 한겨레 신문 캡처)[/caption]
비공개 대기오염 측정자료를 입수해 서울시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밝힌 글 (1986년 과학동아 캡처)[/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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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측정 자료 공개 촉구 운동 (사진 1989년 한겨레 신문 캡처)[/caption]
미세먼지 환경기준 강화를 촉구하는 칼럼 (사진 2005년 서울신문 캡처)[/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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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환경기준 다음 단계로의 강화를 촉구하는 칼럼 (사진 2016년 서울신문 기사 캡처)[/caption]

▲ 추워도 너무 추운 날씨지만, 지난 9일 필운동 홍건익 가옥에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참석한 김애경 씨는 “정작 화학물질에 취약한 아이들은 화학물질 안전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8개월 아기와 함께한 한숙영 씨는 “전성분 공개가 법제화하기 그렇게 힘들다면, 시민들이 나서서 청와대 국민 청원을 해서라도 요구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 유럽에 살다가 최근 한국에 들어와 살게된 최아름 씨는 “근본적으로 일반 시민들이 동네 슈퍼에서도 저렴하고 안전한 생활화학제품을 살 수 있도록 규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어 이야기 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미세먼지 오염 변화 설문조사 응답 결과[/caption]
정치인과 언론 심지어는 일부 환경전문 기자나 학자들까지 공공연하게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가 역대 최악,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국민들을 겁주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인식 상태가 무리도 아니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오래 살았다면 하루만 지나도 와이셔츠가 새까맣게 되거나 손과 얼굴이 심하게 더렵혀지던 생활상의 경험을 한 경우도 상당수 있을법한데, 그런 답변은 3%라는 극소수에 그쳤다.
과거에는 공기가 깨끗한 지역에서 살다가, 지금은 공기가 나쁜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더 예민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객관적 사실과 상관없이 과거보다 지금이 미세먼지 오염도가 심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오염도 변화와 상관없이 과거에 비해 미세먼지 오염이 나빠졌다는 여론이 높다는 것은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정부가 미세먼지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절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이라고 해도, 그것이 사실이 아니면 과학적인 사실을 대치하거나 부정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천동설을 믿는다고 해서 태양이 지구 주변을 공전하는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서울, 부산, 대구의 미세먼지 (PM10, 호흡성먼지) 연변화[/caption]
인천과 광주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가, 2012년 이후로는 오르내리고 있지만 10년 전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된 수준이다. 울산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이고, 대전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2012년 이후 다소 악화되는 추세지만 그래도 10년 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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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도시의 미세먼지(PM10, 호흡성먼지) 연변화[/caption]
정부 통계의 신뢰성 자체를 전면 부정하려는 극단적인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지만,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많은 역학 연구 결과들이 바로 이 통계 자료를 사용해서 입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그런 막무가내 주장을 펼치지는 못할 것이다.
평균값은 낮아졌지만 중국 때문에 오염도가 매우 높아지는 특수한 날이 많아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오염도가 높은 날의 수치 역시 과거가 지금보다 훨씬 많다.
인터넷에 모두 공개되어 있는 미세먼지 측정값이나 그에 관한 연구 자료나 통계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미세먼지 오염도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에서 지금이 최악이 아니며 장기간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왔음은 쉽게 알 수 있다. 아직도 도달해야 할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최악의 대기오염 상태에서 빠져나온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집집마다 사용하던 연탄(석탄)이 거의 사라지고, 석유 등 연료의 품질이 크게 개선되고, 자동차와 산업체 연소시설에는 저감장치가 부착되고, 천연가스 사용 비율이 증가하고, 경유 가격 조정을 통한 경유 승합차 수요가 억제되는 등 대기오염 관리 정책의 효과 덕분이다.
미세먼지 오염 상승 위험 도시들[/caption]
과거에는 서울은 오염된 도시, 제주는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2010년경 서울시 보도자료에 의하면 대기질 개선 목표가 2014년까지 제주도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도가 2012년까지는 개선되면서 차이가 계속 줄어들다가 그 후로는 오히려 악화돼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듯 했다.
그런데 그 후 제주시의 미세먼지 오염도가 서울시보다도 훨씬 가파르게 악화되면서, 2014년에는 진짜로 서울시 미세먼지 오염도가 제주시보다 좋아졌다. 서울시 미세먼지가 개선돼서 목표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제주시 미세먼지가 악화돼서 역전이 된 것이다. 서울시 목표가 달성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례는 최근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의 변화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염이 심했던 대도시는 어느 정도 개선됐으나, 청정지역은 사라지고 오히려 지방이 미세먼지 오염이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수도권 대기질’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국 대기질 특별조치’를위해 중앙정부가 노력하고 세금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대다수 지역은 역대 최악인 것 사실 아니고, 청정지역은 역대 최악의 수준이 된 거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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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기질 개선 목표는 제주도 공기 수준이었다(2011년 서울시 보도자료 중에서)[/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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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준 역전이 일어나려고 하는 서울과 제주[/caption]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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