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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미국증권)지수를 위해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죽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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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미국증권)지수를 위해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죽어야 하나?

admin | 월, 2020/05/25- 09:25

도날드 트럼프는 지난 1월부터 버티며 수 주간을 부인하더니, 결국은 3월 중순에 COVID-19가 심각한 전염병임을 인정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에 들어갔다.

심각한 현실의 인정을 지연시킨 배경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시를 추락시키는 위협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뒤따랐고, 이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왔다.

상황에 대한 부인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늦게나마 인정한 일은 그나마 다행이다. 미국행정부는 당분간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여러 대책들을 강구하면서 동시에 봉쇄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제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와 공화당 측근들은 상황에 대처하는 일반적 전략을 포기했다. 물론 이들은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자신들이 취하고 있는 조처에 대해 다양한 거짓말로 포장하여 설명한다. 그러나 핵심은 다음과 같다 ‘다우 지수의 유지를 위해 수만의 미국인들이 죽어야 한다.

트럼프가 포기한 전략이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나는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시행해서 성과를 보인 전략과 같은 것이라고 답변하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봉쇄조치를 취하여 확진자의 증가추세를 멈추고, 점차로 낮은 수준으로 낮추어 가는 작업이다. 그런 후에 확진자들을 가려내어 이들이 전염병을 확산시키지 못하도록 격리시킨 후, 광범한 테스트 역량을 갖추면서 점차로 격리조치를 완화해가는 일이다.

연장이 거듭되고 있는 경제의 봉쇄조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수입과 비즈니스 활동에 타격을 주는 일이며, 실제로 3월초부터 일자리를 잃어 수입이 끊긴 성인 가구수가 절반에 달한다. 따라서 봉쇄조치로 인한 타격을 견디어낼 만큼 실업보험과 중소기업중심의 도움을 제공하는 재난지원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연구조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재난지원은 매우 효과적이다.

우선, 실업보험을 취급하는 사무소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신청자들로 넘쳐났다. 그렇지만 이러한 소동은 곧바로 해결되면서 실직한 미국시민들은 당분간 통상임금의 상당부분에 해당하는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금지불에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중소기업들에게 제공된 대출방식의 지원금들도 초기에는 혼란을 겪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지원금을 수령하여 실제로 임금을 지급하는데 사용하였다.

요약하면, COVID-19로 급조된 사회안전망은 허점투성이지만 나름대로 많은 미국인들에게 최악의 상황에서 도움을 제공한 셈이다.

그러나 이만한 수준의 사회안전망조차도 연방의회와 백악관이 이를 지속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수개월내에 멈추게 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이 지원금으로 전용되는 것은 향후 8주 동안 유효할 뿐이어서, 많은 기업들은 해당기간 안에 노동자들을 해고시키기 시작할 것이며, 연장되어 시행되고 있는 실업보험 역시 7월 31일이면 종료된다.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워싱턴(중앙정부)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면, 담당지역 내의 학교교사들과 소방대원 그리고 경찰 공무원 등 수많은 공직자들이 실직을 당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공화당은 실업보험 기간의 연장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대신에 경제활동을 조속히 재개하는 일에 온갖 희망을 걸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의료 전문가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제2차 감염이 도래하고 수많은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왜 무리를 하면서 급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하려 하는가? 많은 공화당 의원들은 국가부채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사회안전망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경제를 모르는 무식한 자들이 하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한마디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정적자가 급증한 것은 세금인하를 시행한 탓일 뿐이다.

미국의 일반 노동자들이 일자리로 돌아오도록 경제활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다른 핑계는 이러한 요구가 풀뿌리 대중들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은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경제봉쇄 조치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제활동을 준비도 없이 쉽게 재개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의료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려는 것은 위로(트럼프)부터 오는 요구이다. 트럼프와 측근들은 자신들에 대한 지지는 대중들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에 대한 지도력에서 오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와 측근들은 왜 사망자가 늘어나는 데도 불구하고 경제를 재개하려고 하는 것일까? 답변은 자명하다, 이들은 상황을 팬데믹 초기상황 이전으로 둘리려 하는 것이다. 애초부터 트럼프와 우측 인사들은 주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팬데믹의 경고를 무시했다.  이들은 경제봉쇄를 조속히 해지하면 주식가격이 다시 오른다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라는 인물은 세상이 자신의 시계에 맞추어 잘 돌아간다고 주장하는 황당함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더구나 그의 재선은 주식의 시세가 보장해 준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따라서 트럼프와 공화당 측근들은 미국시민이 얼마나 죽을지 상관없이 가능한 신속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하고자 희망한다. 이들의 가식적인 입장은 나의 방식대로 말하자면 ‘미국시민들은 다우 지수를 위해서 죽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출처: NYT 20202-05-21.

Paul Krugman

뉴욕주립대 석좌교수 겸 NYT 칼럼리스트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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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강경아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결국 그래도 사람이더라”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언제 이 상황이 끝날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복지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곳곳에 변화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현재 복지관 휴관이 몇 개월 째 지속되고 있는 요즘, 내가 종사하고 있는 장애인복지관 또한 이용자와 대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에서는 멈춰있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어느 때 못지 않게 내부는 변화 흐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이용자에게 조금 더 정보가 피부로 닿을 수 있도록 그리고 만나고 있지 못하지만 항상 곁에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영상을 통한 정보 제공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방법 중 일부이지만 이용자 분들도 평소 대면으로 주고 받던 대화와 정보를 영상을 통해 접하는 새로운 경험에 그리고 직원들의 노력에 따뜻한 메시지로 그 수고로움을 위로해주고 있다.

현재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이번 학기가 비대면 강의로 확정되고 나서 캠퍼스를 누리지 못한 큰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이런 시기에 전공 대표가 되면서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번 학기에 새로 입학한 신입생들에 대해 환영회를 해줄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다못해 수강신청 정보부터 신입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하여 줌(ZOOM)을 통한 대면으로 인사를 나누고, 학교 정보를 공유하며 딱딱한 분위기를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고자 하였다. 또한 그래도 입학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학교 기념 굿즈를 구성하여 개별적으로 직장이건 자택으로 우편배송하여 환영의 마음을 전하기도 하였다.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닿게 할까라는 생각부터 어떤 존재에 대한 애틋함이 더욱 생기는 듯 하며 잔인한 코로나19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결국은 사람이라는걸 느끼게 해주는 듯하다.

현재 코로나19를 경험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마음을 담은 위로와 희망의 안부를 전합니다.

– 글: 강경아 님

월, 2020/06/1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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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를 앞두고 의료 리빙랩의 역할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 전 지역의 400개가 넘는 리빙랩이 모인 국제적 연합체인 유럽리빙랩네트워크(European Network of Living Lab,이하 ENoLL)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COVID-19: Current actions preparing our digital societies for a post-COVID future)와 관련해 연속적으로 웨비나(자세히 보기)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열린 웨비나에서는 ‘의료시스템을 혁신하는 지역사회: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무엇이 남을 것인가(Communities innovating around the health system: the reaction to the COVID-19 emergency and what will remain)’라는 주제에 따라 세 명의 발제자들이 각 나라의 의료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과 리빙랩을 통한 시민의 역할을 논했습니다.


https://enoll.org/covid19/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현재 많은 매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사회에 관한 경고와 준비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리빙랩에서는 시민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수요를 탐색해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주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있는 만큼 이번 웨비나에서 소개된 의료 리빙랩 사례(스페인 갈리시아 의료리빙랩, 이탈리아 마드리드공과대학의 EIT 의료리빙랩, 호주 모던 에이징 글로벌센터)를 세 번에 걸쳐 연재합니다.

환자의 주체성에 기반한 갈리시아 의료 리빙랩(Galician Health Living Labs)

갈리시아 의료 리빙랩은 스페인 북서쪽에 위치하고, 7개 의료 영역, 14개 병원, 500여 개 주요 치료센터, 3만 6천 명의 의료 전문가와 연구원을 잇는 최초 네트워크 의료 리빙랩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접근성 △효율성 △혁신 △지속가능성 등 4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민과 이해관계자를 연결하고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발제자인 호세 마리아 로메로(Galician Health Knowledge Agency ACIS – Galician Health Living Labs LABSAUDE)는 갈리시아 의료 리빙랩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응하는 리빙랩의 청사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혁신적인 솔루션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실, 공감각 가상공간, 케어가든, 공동작업 공간 등 다양하고, 필수적인 의료 장비와 기술을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호세 마리아 로메로는 갈리시아 지역의 의료서비스의 경우 환경에 점차 적응하면서 서비스를 제공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적절한 의료 기반과 의료 전문가 간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공영역에서는 쉽게 제공되지 않는 자원을 제공하는 등 지역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혁신적인 생태계(innovative ecosystem) 마련을 강조했습니다. 혁신적인 생태계는 비즈니스 확산의 기회와 사용자 중심의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현재 갈리시아 의료서비스와 그 외 이해관계자 간 공동작업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쿼드러플 헬릭스(산∙학∙연∙관 네 개 기관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함께하는 긴밀한 협력을 목표로 하는 접근법: quadruple helix)’를 시행 중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환자 혹은 현장에서 현장의 최종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업의 혁신 네트워크 협업과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1) 65세 이상의 환자 혹은 만성질환 중장년층
65세 이상의 환자 혹은 만성질환 중장년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이들이 의료서비스와 맺는 관계를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50년 전체 인구 중 25%는 65세 이상이고, 이들 4명 중 1명은 만성질환에 시달린다고 예측됐습니다(the guardian 기사, 2018). 현재 고령화 이슈가 자주 제기되면서 이에 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2) 환자의 역량 증진
환자가 스스로 건강 및 의료에 관련한 지식을 습득하고, 자기 관리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환자에게 주체성과 힘을 기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3)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ICT 기술을 활용해 원활하게 원격진료 및 원격치료를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경우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을 대비한 원격진료에 관한 법안이 마련돼있지 않으며 많은 의료진이 원격진료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The Conversation 기사, 2020). 특히 장애인, 노인 등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으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4) 로봇화와 가상현실
현재 환경에 맞춤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로봇화와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실험해야 합니다. 팬데믹에 따른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점 로봇의 사용 영역(The NewyYork Times 기사, 2020)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5) 입원 환경과 영향력
병원에 머무는 환자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치료를 더 용이하게 만드는 프로젝트가 필요합니다. 입원(거주)환자는 병원 서비스의 최종 이용자이므로, 의료체계에서 발견되는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이들의 경험과 참여는 필수적입니다.

6) 바이오 보안
동물이나 식물을 거친 질병의 확산을 막는 바이오보안을 비롯해 음식 등 다양한 영역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갈리시안 의료리빙랩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면서 각 주체들의 혁신적인 대안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자원을 연결하는 데 열려있으며 최종 이용자인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노년층의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혁신적인 대안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참고자료
ENoLL Webinar Series “Let us Tackle the COVID Together” https://enoll.org/covid19/

– 글: 정보라 경영지원실 연구원 [email protected]

목, 2020/06/1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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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7~8월을 새 보기 안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 일단 사람이 덥고, 갯벌을 뒤덮는 도요물떼새들도 본격적으로 남하하기 직전인데다, 녹음의 절정에 오른 숲에서는 번식을 마쳤거나 번식 중인 새들의 기막힌 은폐술 때문에 새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새도 없고, 보기도 쉽지 않은, 하필 이 시기에 탐조대회를 했다. 꽃 피고 새 우는 5월에 진행하려던 강화비비알이 코로나에 밀려 표류하다가, 이대로 넘어가기에 아쉬워 ‘비비알 외전(外典)’ 형식으로 치른 것이다. 이름하여 ‘2020코로나19비비알’. 

코로나 때문에 한자리에 모여서 하는 대회가 불가능하다면, 모이지 말고 자기 동네에서 탐조하자는 것이었다. 비비알 때문에 만난 인연으로 SNS를 이용한 소통공간이 있는 데다, 탐조 기록은 ‘갯벌키퍼스’라는 모니터링 플랫폼을 활용해 왔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었다. 

물론 문제 제기도 있었다. 한두 달만 지나면 더 많은 새들을 볼 수 있는데 왜 좋은 시기 다 놔두고 하필 이 시기냐는 것이다. 그런데 버드워처(Bird Watcher)들에게 ‘새 보는 때’와 ‘장소’가 따로 있지 않다. 수시로 보고, 수시로 찾아 나선다. 많이 볼 수 있으면 많이 보는 대로,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 대로 탐조를 즐긴다. 저어새는 저어새대로, 참새는 참새대로, 귀한 새, 흔한 새가 따로 없다. 우리는 새를 통해 미적 쾌감을 얻고, 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명에 대한 존중을 배운다. 탐조대회의 목적이 반드시 ‘많은 새를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시기, 어떤 종류이든 새들을 찾아나서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고 자연과 동화되는 희열을 준다. 함께 새를 관찰하고, 그 경이로운 기억을 함께 즐기고 공유하는 것, 그것이 우리 탐조대회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누구는 대회 이름에 굳이 코로나를 붙여야 하느냐고 했다. 많은 사람을 공포에 빠뜨린 부정적인 이름을 좋은 대회 이름에 붙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모두가 움츠리고 갇혀 지내는 시기에, 그럼에도 우린 새로운 방식으로 함께 즐기며 나눌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더불어 코로나는 ‘악’의 대명사가 아니라 ‘성찰’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그간의 생활방식을 돌아봐야 했고, 적지 않은 부분을 버리거나 바꾸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했고 이번 코로나비비알도 그 하나였다고 본다.

또 어떤 이는 공정한 대회와 심사가 가능하겠냐고 물었다. 나쁜 맘을 먹고 대회 기간 외에 촬영했던 사진을 업-로드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였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의 메타데이터나 EXIF 정보마저 쉽게 수정할 수 있는 마당에, 탐조대회의 공정성은 데이터의 진실성보다 참가자들의 진실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들은 기록을 가지고 평가하는 외국의 탐조대회에 비춰볼 때, 새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대회에서 경쟁과 공정은 상호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을 맡고 있기에 심사의 공정성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상 유래가 없이 길고 난폭한 장마가 이어졌고, 한 차례 연기한 끝에 지난 8월1일~2일 이틀간 탐조대회가 열렸다. 강화를 비롯해 서울, 경기, 경북, 전북 등 각지에서 16개 팀 80여 명(폭우로 포기한 7개 팀 40여 명 제외)이 참가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탐조를 이어가는 ‘투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날씨를 검색해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탐조를 이어간 팀도 있었다. 오히려 ‘우중탐조’가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소감도 이어졌다.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봤던 대회였다. 밴드의 라이브방송을 이용해 심사위원장의 인사말과 함께 개막식을 진행했고, 참가팀들의 짬짬이 라이브방송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이 자기 지역을 소개하고 인사를 나누는 라이브방송은 참신하고 재미있는 시도였다는 평가다. 물론 기술적으로 제한적이어서 보강해야 할 점도 많지만, 이후 공식 비비알을 진행하더라도 참가자들이 서로 교류하고 탐조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응용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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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 물이 불어나자 새벽에 텐트를 철거, 비가 오지 않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던 ‘강화도로가오리(경북)’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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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 열심히 새를 찾고 있는 참가자.

모니터링 플랫폼인 갯벌키퍼스도 진가를 발휘했다. 갯벌키퍼스는 생태지평이 ‘2016년 구글임팩트챌린지코리아(Google Impact Challenge Korea)’에서 우승해 제작한 시민모니터링 플랫폼이다. PC는 물론 스마트폰을 이용해 현장에서 직접 기록할 수 있도록 만든 갯벌키퍼스는, 표준화된 모니터링 항목들이 탑재되어 있어 관찰자들은 잘 찾고, 찾은 내용을 제대로 기록하기만 하면 된다. GPS수신기가 있는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찍은 경우에는 자동으로 관찰 장소의 좌표와 날짜가 기록되니 데이터의 기록, 관리도 무척 쉽다. 물론 멀리 있는 새를 관찰한 경우에는 새의 위치와 촬영자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다시 세부적인 위치 정보를 조정해야 한다. 갯벌키퍼스의 가장 탁월한 점은 자유로운 개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유의미한 과학적 데이터로 집적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소수 전문가들에게 독점되어 온 과학적 모니터링의 지평을 일반 시민들에게 확장시켜 준 것이 갯벌키퍼스다. 그런 점에서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개념인 ‘시민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일상적, 기술적 토대를 제공한 좋은 프로그램이다.


우여곡절 끝에 코로나비비알은 잘 끝났다. 계절도 계절인데다 폭우라는 악재까지 더해져 한 50여 종 보면 많이 보겠거니 했는데, 결과는 의외였다. 무려 103종. 2019년 5월에 열렸던 2019’강화비비알의 전체 기록 종수가 116종인 것에 비춰볼 때 놀라운 기록이다. 계절이나 상황과 무관하게 우리 주변에는 항상 많은 새가 존재한다는 것과 함께 4년째 접어들면서 비비알 참가자들의 스킬이 늘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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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키퍼스로 기록한 코로나비비알의 탐조 기록. 충청, 전남, 경남권이 빠져 있는 것이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다.

주춤하던 코로나가 다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일부 집단의 광기 때문이든, 오랜 스트레스로 인한 방심 때문이든,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지는 코로나 소식은  사람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페스트는 얼핏 보면 시민들에게 연대의식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동시에 전통적 군집 관계를 파괴하고 사람들을 저마다 고독에 잠기게 했다. 이로 인해 혼란이 초래되었다.(페스트, 알베르 까뮈)”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던 페스트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자 사람들은 환호했지만, 까뮈는 그것이 착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팬데믹이 만들어낸 혼란의 원인이 질병 자체라기보다는 공동체와 연대의식의 파괴에 있다고 보았다. 지금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까뮈의 진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공동체의 개념이 인간 사이를 넘어, 인간과 비인간, 인간사회와 자연계 사이의 개념으로 진화할 때, 연대의 개념 역시 그러한 개념으로 확장될 때, 팬데믹의 혼란과 공포는 근본적으로 사라지지 않을까. 강화비비알이 그 작은 발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너무 거창한 망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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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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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0/09/2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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