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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민주주의 해치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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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민주주의 해치는 국회

admin | 목, 2020/05/14- 20:18

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와 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망 사용료’ 공방이 뜨겁다. ISP들은 트래픽이 많은 CP가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보는 반면 CP들은 ‘망 중립성’을 들며 납부에 반대하고 있다. 이 논란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을 13일과 15일자에 걸쳐 게재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전격적으로 ‘이용자 수’ 및 ‘트래픽 양’이 많은 인터넷회사들에 ‘서비스 안정 수단의 확보’ 의무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문맥상 인터넷 트래픽의 혼잡 의무를 지우겠다는 내용이지만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인터넷은 물리적으로는 컴퓨터들의 연결체일 뿐이지만 민주주의의 양태를 바꿔놓았다. 실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통신, 즉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자신의 주장을 알리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규모가 천지 차이다. 보통은 자신의 주장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려면 콘텐츠의 크기, 이용자 수, 이용자의 위치에 비례해 돈이 든다. 우표를 붙이든 국제전화비를 내든 받아줄지 알 수 없는 방송이나 신문에 제보하든 품이 무지하게 많이 든다.

하지만 콘텐츠가 인터넷에 들어가는 순간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비용은 제로다. 인터넷에 콘텐츠를 올려놓기만 하면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기의 비용으로 콘텐츠의 복사본을 가져간다. 콘텐츠 제공자는 자신이 있는 지역의 망사업자를 통해 콘텐츠 복사본을 올려놓는 비용만 부담하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복사본을 가져가도 비용이 늘지 않는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말이 인기 있다고 해서 경제적 부담을 지지 않으니 자유롭게 수많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이 ‘인류 최초로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구현할 수 있는 매체’라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과거 표현의 자유는 너무나 허약했다. 권력에 대항하려면 골방에서 먹물 등사기로 힘들게 만든 팸플릿을 가슴속 깊이 숨기고 1, 2장씩 나눠주는 것이 표현의 자유였다. 인터넷은 표현의 자유 행사 방식을 ‘규모화’시켰다. 이제 컴퓨터 앞에 텍스트든 영상이든 올리는 것만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말을 걸 수 있다.

최근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걸고 있는 싸움은 바로 이 인터넷의 규칙을 수정하자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아 수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끌어다보고 있으니 국내 망사업자인 자신에게 돈을 내라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주장이며 인터넷으로 규모화된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 이렇게 되면 좋은 콘텐츠를 인터넷에 올리기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에 올리는 순간 수많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데 그 수가 많아지면 이용자 소재지의 망사업자가 통신비를 청구하겠다니, 누가 좋은 글을 올리겠는가.

이 글은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5.13.)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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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 8. 24.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정청래, 2829, 신현영, 2613)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전용기, 2828)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요지로 국회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언론사에게 시정명령을 하고 이에 따르지 않은 경우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삼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정청래, 2829)은, 결국 국가기관이 ‘허위’와 ‘진실’을 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표현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써 민주국가에서 금기시되는 국가의 표현물 ‘검열’과 다름없다.

기사에 대한 열람차단청구권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신현영, 2613)은, 기사의 대상이 된 공적 인물들이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나 비판적 내용의 보도에 대하여 열람차단청구를 남발하여 언론중재법상 절차에 대응할 사실상의 의무가 있는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언론활동을 심대하게 저해·위축시키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이 높다.

‘상대방을 혐오·차별하거나 혐오·차별을 선동함으로써 상대방에게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제 및 처벌 대상으로 정의하고, 피해자가 자살에 이른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의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전용기, 2828)은, 추상적·상대적·불명확한 기준으로 규제 대상 표현을 정의하여 명확성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모욕적 표현(행위)과 상대방의 자살(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이 거의 불가능하고, 자살은 행위자가 합리적으로 예견가능한 결과라고도 보기 어려움에도 과중한 형벌을 예정하고 있는 위헌적인 법안이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0/08/2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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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역사는 항상 희극과 비극이 섞여 있는 회색 덩어리 같은 것이다.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말은 보통 역사의 비극에 초점을 두고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상징한다. 그런데 비극으로부터 배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면 비극에 갇혀 있을 수도 있다. 공산주의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만으로 가득 찬 사회는 자본주의의 착취로 나아갈 수 있고, 그 반대 벡터도 가능하며 양극단 사이에서의 진동이야말로 진정한 비극이 될 것이다. 비극의 관점에서만 역사를 볼 것이 아니라 비극이 실현되지 않은 경우의 수들, 즉 희극도 엄연히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칭했다고 하여 명예훼손 유죄가 선고되었다. 과거에 공산주의자라는 칭호가 국민들에게 씌웠던 누명과 천형을 생각하며 종북몰이에 대한 경계심을 갖는 것은 올바른 일이다. 필자도 수년 전 이정희 의원에게 ‘종북’이라고 불렀다고 해서 민사 손해배상 판결이 난 것에 대해서 ‘국가보안법의 역습’이라고 자위했다. 진보적인 인사들이나 독재에 순응하지 않은 사람들을 부당하게 처벌하고 심지어는 정치에 무관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엮었던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종북’ 칭호는 상대를 공공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며 맹목적인 반공 사회의 사법적 피해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라고 볼 수 있었다. 분단사회의 질곡이라는 역사로부터 배우려면 저런 판결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공산주의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역사의 비극으로부터 너무 많이 배우려다가 역사의 비극 속에 갇히는 사례가 될 것이다.

명예훼손 형사처벌은 세계 각국에서 사문화하거나 폐지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명예란 도대체 무엇인가? 불특정 다수가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평가의 집합, 곧 평판이다. 평판은 나를 고찰하는 사람의 사상과 의견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내가 통제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내가 아무리 천사처럼 살아도 아무런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할 수 있다. 그런데 내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해서 훼손의 씨앗이 된 말을 한 사람의 신체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비례성에 어긋난다. 민사 손해배상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더욱이 명예훼손이 형사처벌의 형태로 존재하면 기소와 압수수색만으로도 피의자들의 삶을 피폐화할 수 있는 검찰은 쉽게 권력 연장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역사의 희극은 더 이상 종북몰이가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민중은 완전히 승리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승리했다. 역사는 항상 그런 것이다. 그런데 역사의 비극, 즉 분단사회에서 진보 인사들이 받은 핍박에만 매몰되어 종북 발언, 공산주의자 발언을 형사처벌까지 하려고 든다면 그 역사의 다른 면에 갇힐 수밖에 없게 된다. 이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된다면 이제 문재인 정권을 ‘독재’라고 불러도 나를 포함한 문재인 정권 지지자들은 할 말이 없게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제 ‘공산주의’를 포함한 다른 진보적인 사상들, 즉 사회주의 등등은 우리 사회가 절대로 언급해서는 안 되는 극악의 지표로 남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판결을 절대로 진보적인 판결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이다.

명예훼손으로 법정 구속된 종편 출신 송아무개 기자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송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수위는 송의 디지털스토킹이 불러왔을 피해자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피해자가 송의 ‘만행’을 먼저 알렸다면 피해를 막지 못했을까? 혹시 알리지 못한 이유는 거꾸로 송으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할 위험 때문 아니었을까? 우리가 피해자가 겪은 비극으로부터 배우려는 자세에만 매몰되어 형사처벌을 통한 검열에만 심취한다면, 소비자들의 이용후기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죄 없는 기업들의 블랙컨슈머리즘에 대한 고발도 같이 위축될 것이다.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말은 항상 반만 옳다.

이 글은 한겨레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9.03.)

금, 2020/09/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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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수의 시위 현장에서 목격하게 되는 무기가 있다. 바로 ‘비살상 무기’다. 비살상 무기는 경찰이 사용하는 살상 무기 사용에 비해 사망의 위험이나 부상의 위험이 적은 진압 무기다.경찰 등의 법 집행 공무원은 여러 폭력 속에서 시민들을 보호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필요에 따라 비살상 무기를 사용해야 할 수 있다. 국제 법 집행 기준에 맞게만 사용한다면 비살상 무기는 시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법한 무기이다.

8월 30일, 시위를 위해 거리로 나온 벨라루스 시위대

8월 30일, 시위를 위해 거리로 나온 벨라루스 시위대

 

지난 8월 30일, 벨라루스에서는 벨라루스 현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개최됐다. 알렉산더 루카센코Alexander Lukashenko 대통령의 26년 장기 집권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수도 민스크Minsk를 비롯해 각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났고 최소 10만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정부가 벌인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는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

대통령 선거 이후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는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

벨라루스 시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지난 8월 9일, 벨라루스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26년간 장기 집권 중인 현 대통령 알렉산더 루카센코가 자신이 선거에서 압승했다고 주장하자,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판단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나?

시위는 평화적이었지만 벨라루스 정부는 광범위한 체포, 폭력으로 대응했다. 경찰들은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 섬광 수류탄, 최루가스, 물대포 등을 사용했다. 벨라루스 내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8월 9일부터 14일까지 무려 6,700명이 체포되었다. 50명 이상의 기자들이 구금되었으며 이외 다수의 기자들이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벨라루스에서 추방되었다. 8월 30일 당일에도 140명의 평화적인 시위대가 구금되었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시위 진압, 체포 과정에서 어떤 경찰 폭력이 있었나?

시위 시작 이후, 국제앰네스티는 민스크에서 이루어진 잔인한 진압 행위를 모니터링하고, 전 구금자를 만나 그들의 경험을 직접 들었다. 이들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민스크와 벨라루스의 각 도시에서 구금된 사람들은 경찰 버스에 끌려들어간 그 순간부터 구금 기간 내내 심하게 구타를 당했다. 이러한 폭행은 구금자들이 “분류”되는 경찰서에서도 계속되었으며, 석방 또는 재판 전까지 머무르는 임시 구금 시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신에 대한 자료는 다 갖고 있다.
여기서 다시 만나면 죽이겠다

카츠얄리나 노비카바를 풀어주며 경찰이 그에게 건넨 말

 

사례 1

카츠얄리나 노비카바Katsyaryna Novikava는 8월 10일 저녁 민스크 도심에서 수퍼마켓을 가던 도중 구금되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증언했다. 그는 범죄자격리시설TSIP에서 34시간을 보냈다. 카츠얄리나는 이 시설의 앞마당에는 체포된 남자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으며, 모두 흙바닥에 강제로 누워 있어야 하는 상태였다고 한다. 시설 내부에는 남성 수십 명이 알몸이 상태로 엎드리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경관들은 그들을 발로 걷어차고 경찰봉으로 폭행했다. 카츠얄리나 역시 강제로 무릎을 꿇어야 했으며, 다른 피해자들의 비명 소리를 들어야 했다.

카츠얄리나는 4인용 감방에서 다른 여성 20명과 함께 갇혔으며, 모두 바닥에서 잠을 잤다. 구금 기간 동안 물이나 음식은 전혀 제공되지 않았고, 의사의 진료도 받을 수 없었다. 함께 수감되었던 여성 중 여러 명은 경찰관에게 강간 위협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8월 12일 아침 석방되었다. 경찰관은 석방되는 카츠얄리나에게 “당신에 대한 자료는 다 갖고 있다. 여기서 다시 만나면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여권, 아파트 열쇠를 비롯한 소지품은 석방된 이후에도 돌려받지 못했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사례 2

러시아의 온라인 뉴스매체 Znak.com의 기자인 니키타 텔리졘코Nikita Telizhenko는 8월 10일 밤 체포되었다. 그는 기사를 통해 그날의 일을 이렇게 회상했다. “경찰 버스에서 사람들이 계속 구타 당하고 있었다. 문신을 했거나, 머리가 길다는 이유에서였다. “게이 자식, 교도소에서 제대로 된 인간으로 만들어주지!” 그들[경찰관]은 그렇게 소리쳤다.”

니키타는 마스코스키 내사 사무소에서 16시간을 보냈다. 그는 그곳에서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경찰은 구금자들에게 강제로 기도를 하고, 성서를 읽게 했다. 거부하는 사람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폭행했다. 강당에 앉아 있는데 아래층과 위층에서 사람들을 때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정말 무서웠다. 나도 온갖 일을 다 겪은 사람이지만,
그건 정말 무서운 광경이었다.

체포되었던 기자 막심 솔로포브의 증언

 

사례 3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있거나, 바닥에 다리를 펴고 앉아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 ] 정말 무서웠다. 나도 온갖 일을 다 겪은 사람이지만, 그건 정말 무서운 광경이었다.”

또 다른 기자인 막심 솔로포브Maksim Solopov도 매체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위와 같이 증언했다. 러시아 국적으로 라트비아의 온라인 매체 Meduza에서 일하는 막심은 8월 9일 밤 체포된 이후 40시간 동안 강제 실종됐다. 그는 여론의 압박과 러시아 대사관의 중재 끝에 석방되었으나, 눈에 띄게 몸에 멍이 든 상태였다.

인권단체 비아스나Viasna가 수집한 증거에 따르면, 일부 경찰서에서는 구금자들이 몇 시간 동안 바닥에 엎드려 있어야 했거나 복도 또는 마당에서 벽을 보고 서 있어야 했으며, 조금만 움직여도 폭행을 당했다. 이는 다수의 증언과 외부로 유출된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사례 4

구금자 수백 명의 행방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일부 구금 사례는 강제 실종에도 해당할 수 있다. 대부분 8월 9일부터 구금된 사람들이다. 구금자들의 가족과 변호인은 경찰서에 전화를 걸거나 ‘법률대리인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법원에 경고하는 등, 이들의 행방을 알아보려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8월 12일, 전경은 아크레츠냐 구금시설 앞에서 평화적으로 집회를 연 구금자 가족 200여 명을 무력을 동원해 강제 해산하기도 했다.

 

경찰 폭력을 겪고 눈물을 흘리는 시위대

경찰 폭력을 겪고 눈물을 흘리는 시위대

 

국제앰네스티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되어 구금된 평화적 시위대와 행인들은 독방에 구금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절차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들의 기본권이 전혀 보장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벨라루스 정부는 구금자들에 대한 고문 및 부당대우를 즉시 중단하고 자의적으로 체포한 사람들을 모두 석방해야 한다. 독립 감시단은 지금 즉시 아무런 방해 없이 모든 구금 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과도한 폭력을 사용한 경찰관, 인권침해를 명령하거나 방관한 지휘관 등 인권침해에 관여했거나 공모한 사람은 모두 처벌을 받아야 한다.

마리 스트러더스Mari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밝혔다.

“벨라루스 정부는 지금까지 시위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던 초기 며칠 동안 경찰이 자행한 대규모로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 관련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평화적인 시위대 수백 명을 잔인하게 고문했던 경찰에 대해서는 단 한 건의 형사기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면 시위대를 대상으로는 수십 건의 형사기소가 이루어졌다. 범법 행위가 있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벨라루스 시민들은 이처럼 (인권침해를 한 사람들이) 처벌받지 않는 위험한 문화를 막기 위해 평화적으로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위정자들과는 달리, 벨라루스 시민들은 이례적일 정도로 훌륭한 자제력을 보여줬으며 집회 역시 매우 평화적으로 진행했다. 수도 민스크를 비롯해 각 도시를 행진했던 수만 명의 시위대 모두가 거리의 쓰레기를 청소하고, 벤치 위로 올라갈 때는 신발을 벗고 올라갈 정도였다.”

국제앰네스티는 벨라루스 정부에 즉시 경찰의 폭력을 중단하고, 지난 1달 동안 벌어진 심각한 인권침해행위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목, 2020/09/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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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 9. 7. 부가통신사업자에 불법촬영물등 유통방지 조치의무 및 기술적·관리적 조치의무를 지우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명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시행령 개정령안에 대해 정부에 의견을 제출했다. 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개정령안 제30조의5 제3항 및 제4항에서는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와 유사한 차단조치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으므로 정보게시자에게 차단조치에 대한 이의제기권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개정령안 제30조의6의 모법인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은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지우고 있는데, 이는 헌법상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명백히 위배되는 조항이다. 따라서 개정령안 제30조의6에서 “조치의무사업자”의 범위와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규정한 것은 적절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모법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 않는 이상 모법의 위헌성이 치유될 수 없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한 의견서

1. 제30조의5 “차단조치등”에 대한 의견

  • 개정령안 제30조의5 제3항 및 제4항은 조치의무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임시적으로 해당 정보를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조치(“차단조치등”)를 할 수 있다고 하고 있음. 이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2항 및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임시조치” 제도와 유사함
    • 개정령안 제30조의5 제3항은 차단조치등을 “할 수 있다”고 하여 마치 조치의무사업자에게 차단 여부에 대해 선택권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법 제22조의5 제1항에 따른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무조항임
  • 신고,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표현물은 불법촬영물등이 아닌 합법 정보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정보도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차단하도록 하고 있어 과도한 표현물 규제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음. 이러한 우려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보게시자에게 차단조치에 대한 이의제기권을 보장해야 함 

2. 제30조의6에 대한 의견

가. 전제: 모법인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의 위헌성

  • 개정령안 제30조의6의 모법인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은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지우고 있음.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는 사업자는 법 제95조의2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법 제104조 제1항에 따라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됨
  • 법 제22조의5 제2항은 헌법상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명백히 위배됨
    •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라는 말로 표현되는 죄형법정주의는 이미 제정된 정의로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되지 아니한다는 원칙으로서 이는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가능한 형식으로 정해야 한다는 법치국가 형법의 기본원칙임
    • 한편 헌법 제75조는 대통령령에 의한 위임 입법을 허용하고 있지만, 위임을 하는 경우에도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처벌법규를 위임할 때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일 것이라고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백히 규정하여야 함
    • 그런데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라는 문언만 봐서는 어떤 부가통신사업자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전혀 예측을 할 수 없음. 즉 처벌 규정의 수범자와 처벌 대상인 행위의 내용을 전혀 알 수 없게 포괄위임을 하고 있어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반임
  • 모법 제22조의5 제2항이 헌법상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명백히 위배되어 위헌이기 때문에 그 시행령도 당연히 위헌이라는 점을 전제로, 개정령안 제30조의6의 세부 내용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시함 

나. “조치의무사업자” 범위에 대한 의견

  • 개정령안 제30조의6 제1항은 “조치의무사업자”를 웹하드사업자 및 일반에게 공개된 형태로 부호ㆍ문자ㆍ음성ㆍ음향ㆍ화상ㆍ동영상 등의 정보가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에 의해 유통되는 부가통신서비스를 기본적인 대상으로 하면서 일정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 또는 소규모 사업자라 할지라도 방심위로부터 불법촬영물등의 삭제요구를 받은 사업자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음
  • 조치의무사업자에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비공개 대화방 서비스도 포함된다면 이는 통신비밀의 침해이자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의 녹음 또는 청취를 금지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임. 다만 개정령안은 이러한 지적을 고려하여 “일반에게 공개된 형태”가 아닌 비공개 대화방 서비스는 제외한 것으로 보임. 또한 대상자와 그 서비스를 지정하도록 함으로써 사업자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에 대해 조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별로 조치의무 부과 여부를 달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임. 또한 방통위가 대상자를 지정하는 경우에도, 불법촬영물등의 유통가능성, 일반인에 의한 불법촬영물등의 접근 가능성 및 서비스의 목적‧유형을 고려하도록 하여 불필요하게 수범자의 범위를 확대하지 않도록 하고 있음
  • 개정령안에서 “조치의무사업자”의 범위를 위와 같이 제한적으로 규정한 것은 적절하다고 보이나, 이러한 내용을 모법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가.에서 언급한 위헌성을 치유할 수 있을 것임

다. “기술적·관리적 조치”에 대한 의견

  • 개정령안 제30조의6 제2항은 조치의무사업자가 취해야 할 기술적·관리적 조치로 1. 불법촬영물등을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2. 정보의 명칭 등을 비교하여 이용자의 검색 결과를 제한하는 조치, 3. 정보의 특징 등을 비교하여 이용자의 게재를 제한하는 조치, 4. 불법촬영물등을 게재할 경우 삭제ㆍ접속차단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으며, 관련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미리 알리는 조치 이상 네 가지를 나열하고 있음. 이 중 1. 상시적 신고 조치와 4. 경고 조치는 이용자나 게시물에 대한 감시·검열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나, 2. 검색 결과 제한 조치와 3. 방심위 불법촬영물등 DB에 기반한 필터링 조치는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있음
  • 개정령안 제30조의6 제2항 제2호의 검색 결과 제한 조치는 금칙어에 기반한 필터링 일명 키워드 필터링이고, 제3호의 필터링 조치는 해시값/DNA값 필터링임. 키워드 필터링은 정보의 제목이나 파일명 등이 특정 금칙어를 포함하는지를 비교하여 필터링하는 기술이고, 해시값/DNA값 필터링은 동영상의 해시값이나 DNA값 등 특징을 분석하여 만들어진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필터링 기술임
    • 키워드 필터링의 경우 불법촬영물등에만 사용되는 금칙어를 한정하기 쉽지 않고, 청소년유해매체물 금칙어처럼 광범위하게 설정할 경우 합법적인 정보까지 검색 제한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있음. 해시값/DNA값 필터링은 기존에 존재하는 DB에 기반한 필터링이기 때문에 새로운 불법촬영물등은 필터링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음
    • 그리고 어떤 방식의 필터링을 적용하든지 간에 사업자가 불법촬영물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공유하는 정보를 다 들여다봐야 한다는 문제가 있음. 비공개 대화방이 아닌 일반에 공개된 게시판이라도 정보매개자인 플랫폼에 이용자가 올리는 모든 콘텐츠를 일일이 확인하도록 하는 소위 “일반적인 모니터링(general monitoring)”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매개자 책임제한에 대한 국제적 인권 기준에 어긋남
  • 다만 개정령안은 제2호 조치의 경우 “법 제22조의5제1항에 따라 신고된 정보”를 바탕으로 금칙어를 설정하도록 제한하고 있고, 검색 결과만 제한할 뿐 게재 제한이 아니어서 정보를 올리기 전 사업자에 의한 사적 검열이 이루어질 우려는 없다고 보임. 제3호 조치의 경우 방심위가 불법촬영물등으로 심의·의결한 정보, 즉 방심위 불법촬영물등 DB에 기반하도록 하고 있어 조치의무사업자의 판단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음. 또한 개정령안 제30조의6 제7항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행정적 지원 및 협력체계 구축 권한을 부여하고, 규제영향분석서에서는 “과기부 R&D 사업을 통해 사업자들이 영상 필터링 시 활용할 수 있도록「(가칭) 표준 DNA DB」 기술을 개발·보급할 예정”이라고 하여 정부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바람직함
  • 결론적으로 개정령안에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규정한 것은 적절하다고 보이나, 나.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내용을 모법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가.에서 언급한 위헌성을 치유할 수 있을 것임
목, 2020/09/1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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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헌법재판소는 이른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1항)의 위헌확인 사건(2017헌마1113)에 대한 공개변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진실을 말해도 형사처벌할 수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미투 운동, 내부 고발, 소비자불만글 등 각종 사회 부조리를 알리고자 하는 이들을 역고소 위협과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시킴으로써 심각한 위축효과를 낳고 있으며, 이를 개정·폐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곧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헌 여부를 본격적으로 심리하고 판단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에 앞장서 온 사단법인 오픈넷과 사단법인 두루는 추가적인 헌법소원 및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진행하고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 결정 촉구 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 2020년 10월 8일(목)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정문 앞
  • 주최 : 사단법인 오픈넷, 사단법인 두루 
  •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이상현 변호사(두루), 이선민 변호사(두루), 엄선희 변호사(두루), 청구인(기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 참석 및 발언 예정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0/10/06-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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