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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n번방 방지 법안의 문제점 – “n번방 방지법, 재발방지 가능한가?” 토론회 (202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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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n번방 방지 법안의 문제점 – “n번방 방지법, 재발방지 가능한가?” 토론회 (2020.04.28.)

admin | 목, 2020/04/30- 03:06
 

2020. 4. 28. 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n번방 방지법, 재발방지 가능한가?” 토론회에 오픈넷 김가연 변호사가 토론자로 참가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성범죄자에 대한 처벌강화와 함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대한 사전적 조치의무 등의 도입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 개정안이 다수 발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위 ‘n번방 방지법’이라 불리고 있는 관련 법률 개정안의 내용이 반복되는 디지털성범죄의 재발방지에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문제가 있다면 어떤 내용의 보완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올바른 논의방향을 제언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토론문] n번방 방지 법안의 문제점

글 |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

1. 불법촬영물
정의의 문제점

성폭력처벌법에 의하면[1]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촬영물과 이의
복제물이 불법촬영물이며, 불법촬영물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더라도 이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배포하면 처벌받게 되어 있음. 현재 발의된 n번방 방지 법안들은 이러한 불법촬영물의 정의에 근거하고
있음. 문제는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인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으며[2], 성폭력처벌법상 성범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해자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한데, 만약 피해자가 특정이 되지 않거나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촬영 당시 또는 배포 당시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했는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문제됨. 따라서 범죄행위의 결과인 “성착취물”에 대한 정의를 도입할 필요가 있음. 아동음란물의 경우에도 애니메이션 같은 가상아동 음란물과 실존아동 성착취물 구분이 필요함

2. 플랫폼
불법촬영물 유통방지 의무 신설 법안의 문제점

n번방 방지 법안 중 다수가 청소년성보호법 제17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의무와 유사하게 텔레그램과 같은 플랫폼이 불법촬영물을 발견하여 즉시 기술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하지 않을 시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3]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플랫폼에게 불법정보 유통방지 의무를 지나칠 정도로
많이 지우고 있음. 디지털 성범죄물 관련해서는 2011. 9. 15.
청소년보호법 개정을 통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아동음란물 발견 즉시 삭제 또는 전송 중단을 할 기술적 조치 의무가 도입되었고, 2015. 4. 14.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웹하드 사업자의 음란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 의무가
도입되었음. 그 밖에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유해매체물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관련 규제도 존재함. 이렇게 강력한 플랫폼 규제가 있는데도 소라넷, 웹하드 카르텔, n번방 같은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함

한편 플랫폼 사업자에게 디지털 성범죄물을 발견할 기술적 조치를 취할 의무, 즉 모니터링 의무를 지운다면 플랫폼을 이용하는 절대 다수의 선량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통신 비밀의
자유가 침해됨. 디지털 성범죄물을 발견하기 위해 사업자는 자신의 플랫폼상 오가는 통신 내용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해야 하기 때문. 대화방 모니터링의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도 있음. 또한 기업 차원에서는 엄청난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스타트업 같이 영세한 곳은 플랫폼 사업을 포기해야 할 것임

게다가 디지털 성범죄물만 100% 골라내는
기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음.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술적 조치는 키워드에 의한 필터링이나 동영상 해시값
기반 필터링인데 별로 효과적이지 못함. 해시값 기반 필터링의 경우에는 컴퓨터가 1차로 걸러낸 영상을 인간이 육안으로 보고 성범죄물인지 여부를 확인한 동영상의 해시값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하는데, 매일 엄청나게 쏟아지는 영상을 일일이 다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함. AI 기술도
완벽하지 않아서 합법적 성인물인지 디지털 성범죄물인지는 결국 인간의 판단이 필요함. 카카오그룹에서 아동음란물이
공유되었다는 이유로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가 청소년성보호법 제17조 위반으로 기소당했으나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례는 기술적 조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줌. 사업자에게
국가의 역할을 떠넘기지 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필터링에 필요한 성착취물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성착취물 모니터링 전담반을 설치해야 함

해외 사업자의 경우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아 단속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역외적용 규정을 도입한다 해도 집행력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매일 새롭게 생겨나는 해외 플랫폼의 이용을 막는 것은 중국처럼 만리방화벽을 쌓지 않는 한 불가능하며, 플랫폼의 합법적인 이용까지 차단하는 결과를 낳게 됨. 그리고 음란물에
대한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한국법을 적용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님. 아동 성착취물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극악무도한 범죄로 취급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수사 및 사법공조가 이미 잘 이루어지고 있음

결론적으로 실효성 없고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까지 침해하는 모니터링 의무나
기술적 조치 의무를 신설하기 보다는 디지털 성범죄 신고가 들어 왔을 때 바로 차단·삭제하도록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장려하고, 성착취물의 피해자를 빨리 찾아서 구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

3.
불법촬영물 소지죄 신설 법안의 문제점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중 일부는 불법촬영물과 복제물 소지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4]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물 소지죄가 도입된다면 한국은 성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성범죄 장면을 촬영한 영상물을 소지한 것만으로도 처벌받는
첫 국가가 될 것임. 전 세계적으로 심지어 실제 살인행위나 강간행위를 촬영한 영상물인 소위 스너프 필름에
대해서도, 살인행위나 강간행위 등 실제로 이루어진 범죄행위는 처벌되지만 영상을 소지했다고 처벌받는 소지죄는
존재하지 않음.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결과물을 의미하는 불법촬영물의 개념이 촬영과 배포의 전후 정황을 모르고 범하게
되는 소지행위에 적용될 경우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음. 연출된 영상과 진짜 범죄영상을 구분하지 못할
가능성에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하며, 성행위와 촬영이 모두 합의 하에 이루어진 후 유출만 의사에 반하게
된 경우에도 소지죄가 적용되어야 하는지도 세밀한 검토가 요구됨

따라서 소지의 처벌은 촬영된 행위가 범죄행위인 경우로 한정되어야 함은
물론 그 사정을 소지자가 알고 있는 경우로 한정되어야 함. 또한 고발 및 수사 목적의 소지는 일반인에
대해서도 허용되어야 함. 마지막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소지죄의 형량은 아동 성착취물 소지죄보다
높아서는 안될 것임

————————————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을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ㆍ상영(이하 “반포등”이라 한다)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생략

[2]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길에서 본 여성 A(23)씨를 뒤따라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동승한 뒤 스마트폰으로 A씨의 상반신 부분을 촬영하는 등의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기소된 유모(29)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5도16851). 재판부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1항의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는 카메라나 그 밖에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라며 “이는 피해자의 성적 자유와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하는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9820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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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이 접속가능한 웹페이지 만들어도 처벌되나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년 12월 29일 개정되어 올해 3월 30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24조가 아무런 지역적·내용적 제한없이 “전단 등 살포”를 통해 “국민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키면 3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원리에 심각한 균열을 가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함을 밝힌다.

소위 “대북전단금지법”의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4조(남북합의서 위반행위의 금지) ① 누구든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켜서는 아니 된다. 
1.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 
2.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시각매개물(게시물) 게시 
3. 전단등 살포
제4조(정의) 
5. “전단등”이라 함은 전단, 물품(광고선전물ㆍ인쇄물ㆍ보조기억장치 등을 포함한다), 금전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말한다. 
6. “살포”라 함은 . . .북한의 불특정 다수인에게 배부하거나 북한으로 이동(단순히 제3국을 거치는 전단등의 이동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현재 준전시 상황인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북한정권의 지도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가 초래하는 군사적 긴장 그리고 이에 따른 북한정권의 실제 군사적 공격 때문에 만들어진 법이다. 물론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군사적 의미의 적을 자극하는 전단 등의 살포를 막는 것은 올바른 일이다. 2008년부터 진보/보수 정부를 막론하고 이런 이유로 접경지에서 특정내용의 전단살포를 막아왔고 2016년 대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북전단금지법은 그와 같은 필요성을 초과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명백한 과잉입법이다. 법조문은 “전단 등 살포”를 그 내용이나 살포행위의 위치에 관계없이 금지하고 있다. 이를테면 남한의 문화예술을 담은 USB를 중국사람에게 부탁해 “북한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처벌대상이 된다. 물품이 아닌 ‘금전 또는 재산상 이익’도 처벌대상이니 재산상 가치를 가진 컴퓨터 파일이 인터넷으로 전달되는 것도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띄운 웹사이트에 북한 주민이 접속해도 남한의 서버에서 html파일이 북한 주민의 클라이언트로 전달되니 웹사이트 운영자 역시 풍선을 띄운 사람처럼 처벌될 수 있는 것이다. (인도적인 지원인 식료품, 의료품이나 이메일 보내기도 처벌대상이 되겠지만 이와 같은 실물교역이나 통신 및 접촉은 남북교류협력법이 어차피 통제하고 있으니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제24조 제1항 전체에 대해서 “도발행위” 등 내용적 제한이 필요하며, 제24조 제1항 제3호 ‘전단등 살포’에서는 “군사분계선 일대”와 같은 장소적 제한이 필요하다. 물론 아군이든 적군이든 지도자를 자극하거나 도발했다고 해서 우리 국민의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또다른 위헌적인 법이 될 것이다. 독일 형법도 이런 이유로 국가원수모독죄를 2018년에 폐지하였다. 그러나 군사분계선 일대와 같이 소규모 분쟁이 용이하게 발생할 수 있는 준전시 상황인 곳에서 상대방의 군사행동을 도발하는 언사를 금지하는 것은 일견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통과된 법은 처벌대상행위가 무엇인지에 관계없이 ‘(1) 접경지 확성기, 접경지 게시물 또는 전단을 통해 (2)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킨다는 (1) 방법과 (2) 결과만 존재하면 처벌하도록 되어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형법 제107조-제109조의 외국원수모독죄(스웨덴, 스위스 등에 남아있는 국왕모독죄)같은 제한요건도 없어 북한인권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조차도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킨다면 처벌대상이 된다. 특히 위에서 말했든 “전단(재산상 이익 포함)”에 대해서는 접경지와도 무관한 모든 정보의 대북흐름을 형사처벌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여겨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문들(예를 들어 모욕죄 합헌, 진실적시명예훼손죄 합헌)에서 도출되는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 보호 정도가 높지는 않지만 이렇게 명백히 과도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은 그 기준에서 비추어도 위헌성이 매우 높다.

국가보안법 제7조의 찬양·고무 조항도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제한이 있음에도 UN인권위원회로부터 수차례 폐지권고를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킨”다는 문구를 내세워 북한을 비판하는 언사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언사의 대북전달이 형사처벌되는 것은 국가보안법 제7조와 다를 바가 없다.

이미 외국의 많은 정부들이 위 법의 표현의 자유 침해를 지적하였지만 “자국민 생명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은 자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제한하라는 요구를 무시하는 동문서답이 아닐 수 없다. 통일이나 평화는 정권의 붕괴를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으나, 자유로운 정보의 교류는 허용되어 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이 진실된 정보에 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2021년 2월 2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1/02/2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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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2021. 2. 25. 재판관 5:4의 의견으로,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1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2017헌마1113, 2018헌바330(병합) 형법 제307조 제1항 위헌확인 등).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소원 및 폐지에 앞장서 온 오픈넷은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미투 운동 등 각종 사회 부조리 고발 활동을 위축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한 헌재의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결정요지에서 헌재의 다수의견은 ‘사회적으로 명예가 중시되나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입법례와 달리 우리나라의 민사적 구제방법만으로는 형벌과 같은 예방이나 위하효과를 확보하기 어려워, 입법목적을 동일하게 달성하면서도 덜 침익적인 수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공익적 목적이 있을 때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형법 제310조가 공적인물과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어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 ‘본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될 수 있는 점’, ‘타인으로부터 부당한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손해배상청구 또는 형사고소와 같은 민·형사상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채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가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것은 가해자의 책임에 부합하지 않는 사적 제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점’,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공연히 적시하는 것은 민주적 의사형성에 기여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본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시했다.

그러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없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부분은 헌재가 징벌적 손해배상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민사 손해배상의 대원칙을 넘어선 ‘징벌적’인 배상이 필요한 대상으로 전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명예 보호에만 치우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인이 당한 피해사실을 고발하는 것은 사법 절차에 따라야만 하고 사적 제재를 해서는 안 된다’거나,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공연히 적시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보장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설시 역시 ‘표현의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몰각하고 있다.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법적’ 처단을 받는 것과 ‘사회적’ 평가를 받는 것은 별개의 책임 영역이다. 또한 성희롱 등 법적 처단의 대상이 아니지만 비판받아 마땅한 부조리한 행위도 사회에 무수히 존재하고, 복잡한 사법 시스템을 활용할 여력이 없는 서민 피해자들도 많다. 타인의 잘못된 행위를 알리는 표현 활동은 행위자가 이로 인한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 자신의 행위를 시정하도록 하여 피해를 구제하거나 제3의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행위 역시 사회적 감시와 공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주어 사회구성원들이 공론장에서 좋은 사회적 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의 행동을 반성하고 교정하도록 만든다. 공적 인물과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뿐만이 아니라, 미투 운동이나 학교폭력 피해사실 고발과 같이 사인(私人)의 비위를 고발하는 행위도 중요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이유다. 민주주의 사회는 이렇듯 사회구성원들이 각자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는 공론의 과정을 통해 발전하고 이것이 바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목적이다. 

한편, 다수의견은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라는 위법성 조각사유가 위축효과를 막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전부 위헌으로 결정할 경우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하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본 조항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시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사생활의 비밀과 전혀 관련없는 사실을 고발한 경우에도 본 조항으로 처벌되어 과도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한 설시다. 

이번 헌재 결정의 4인의 반대의견에서는 본 조항의 위헌성이 명확히 지적되었다.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재판관 4인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위로 보기 어렵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것은 잘못되거나 과장된 사실에 기초한 허명에 불과하여 형사처벌이 정당화될 정도의 반(反)가치성이 없는 점’, ‘향후 재판절차에서 형법 제310조로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어 무죄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본 조항의 존재 및 공익성 입증의 불확실성으로 표현행위에 대한 위축효과를 막을 수 없는 점’, ‘진실한 사실을 토대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동체가 자유롭게 의사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진실한 사실이 가려진 채 형성된 허위·과장된 명예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를 야기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할 법익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본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에서 공통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해당 조항을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진실한 사실이더라도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을 공개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필요성이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국회가 헌재의 유력한 위헌 의견과 국제사회의 권고를 반영하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고 공익적 목적없이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을 공개한 경우에만 처벌하는 보완 입법을 통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폐해를 시정해나가길 바란다. 

 2021년 2월 2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010-5109-6846, [email protected]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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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오픈넷,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확인 헌법소원 청구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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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범죄화해야 (슬로우뉴스 201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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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법학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촉구 법률가 선언문> 발표 (2018.04.06.)
공익을 위한 함정, ‘사실적시 명예훼손’ (『인권』(2018년 3월호) 2018.04.04.)
금, 2021/02/26-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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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인권증진을 위해 노력해왔던 김기홍 활동가 그리고 변희수 하사가 세상을 떠났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두 분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헌신적인 삶에 감사드린다. 또한 더 이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속히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국회에 촉구한다.

두 분의 활동가가 세상을 등지기 직전까지 우리 사회는 성소수자에게 명백하게 차별을 조장하는 신호를 보냈다. 2월 15일 SBS는 설특집 프로그램으로 편성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며, 프레디 머큐리와 그의 파트너 사이의 키스신을 삭제했다. 2월 19일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예비후보 토론회에 나와 “그런 것(퀴어 퍼레이드)를 안 볼 권리”도 있으니 퀴어 퍼레이드는 “도심 이외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는 발언을 했다. 성적인 관계 맺음은 단지 누군가와의 내밀한 신체 접촉이 아니다. 성적 관계맺음은 그 누군가를 만나는 장소로 이동할 권리,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존중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확보할 권리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 신체가 불편하다거나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이들은 이 권리를 온전히 실현하기 어렵다. 성적인 관계 맺음은 쾌락을 추구하는 신체 접촉이 아니라 누구나 보장받아야 하는 인권과 직결된 문제이다. 그러므로 SBS의 동성간 키스신 삭제는 동성애자와 이성애자의 기본권을 위계화하여 동성애자의 기본권을 적극적으로 차별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 제21조는 모든 국민의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이 자유는 장소와 시간을 불문한다. 차별과 낙인으로 인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밝히지 못하거나 정체성을 드러내 차별과 폭력을 당하며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퀴어들에게 축제(집회)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대한 규모의 대항표현이다. 행사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행위 자체가 권리의 실현이라는 말이다. 사람들이 잘 볼 수 없는 외진 곳으로 가 축제를 열라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발언은 이를 무시했을 뿐더러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에 따라 어느 누구도, 어떤 이유에 의해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출신, 인종, 학력, 종교,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다른 누군가를 부당하게 대우하고 차별한다. 10년째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조속히 제정되어야 하는 이유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가 크다. 그러나 반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기인한다. 제21대 국회에서 재발의된 장혜영 의원 대표발의 차별금지법안은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국적,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및 가구의 형태와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學歷), 고용형태, 병력 또는 건강 상태, 사회적신분 등을 이유로 한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ㆍ예방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차별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함으로써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평등을 추구하는 헌법 이념을 실현하고, 실효적인 차별구제수단들을 도입하여 차별피해자의 다수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신속하고 실질적인 구제를 도모하”여 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영역에서 여전히 차별이 발생하는 실정을 타개하는 것이 법제정의 이유임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차별금지법을 통한 보호와 규율의 대상은 여성과 남성 혹은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라는 이분법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은 다양한 요인들이 씨줄과 날줄로 교직하면서 벌어진다. 그 누구도 차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성애자 남성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차별금지법의 제정으로 이성애자 남성 역시 보호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김기홍 활동가와 변희수 하사를 포함한 성소수자 활동가의 운동은 성소수자의 인권 향상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들의 활동의 진정한 의미는 낙인과 차별을 무릅쓰고 자신을 드러내 법이 보호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밝혀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처해있는 또 다른 누군가가 용기 낼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준 것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이들 덕분에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었다. 이런 분들이 더 이상 세상을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회는 하루빨리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2021년 3월 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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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1/03/0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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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스마트폰 통제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방송통신위원회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청소년의 스마트폰에 유해정보 차단수단으로 스마트폰 감시앱을 강제로 설치하게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7, 일명 “청소년 스마트폰 감시법”과 감시앱들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으며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도 있다. 오픈넷은 인권위원회의 권고를 환영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것을 촉구한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7은 이통사가 청소년과 전기통신서비스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청소년유해매체물 및 음란정보에 대한 차단수단을 제공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37조의8은 이통사가 계약 체결 시 차단수단의 종류와 내용 등을 고지하고 차단수단을 설치하도록 강제하고 있고, 계약 체결 후에는 차단수단이 삭제되거나 차단수단이 15일 이상 작동하지 아니할 경우 법정대리인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차단수단이라 함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감시앱’)을 말하며, 법정대리인은 다양한 종류의 유·무료 앱 중에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앱들에는 스마트폰 사용 실시간 모니터링, 위치추적, 메신저 및 문자메세지 내용 확인 등 부가기능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청소년의 스마트폰 감시를 용이하게 한다.

인권위원회의 권고는 부모에 의해 감시앱을 설치당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진정에 따른 결정에 수반되었는데, 진정 자체는 앱 개발사가 민간 기업이라는 이유 또는 국가의 부작위에 따른 인권침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각하·기각되었다. 그러나 인권위원회는 감시앱이 “스마트폰 사용 실시간 모니터링, 스마트폰 사용시간 제한, 해당 아동의 위치추적, 와이파이 차단,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 차단 및 내용 확인, 문자메세지(SMS) 내용 확인, 특정번호에 대한 수신·발신차단, QR코드를 이용한 본인 확인 제한 등의 부가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아동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자유 등 과도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정인들이 문제 삼는 앱을 제작한 업체를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음을 고려할 때, 해당 앱으로 인한 아동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고 권고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인권위원회는 부가기능이 “청소년의 사생활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부모 등 법정대리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정대리인은 해당 청소년의 일정한 통신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바, 이는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에 따라 아동이 가지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특정 웹사이트 차단 기능의 경우에도 청소년유해매체물 및 음란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이외에 뉴스, 스포츠, 여행 등에 관한 웹사이트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고 있는 바, 이는 아동의 학습권 내지 알 권리 또한 침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감시앱에 의해 아동·청소년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알 권리가 과도하게 침해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인권위원회는 이러한 기본권 침해에 대한 대책으로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에게 △관련 앱이 제한하는 부가기능 실태를 점검하고,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고 확인되면 해당 앱을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해 개인정보 침해행위 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 △청소년유해매체물 및 음란정보 차단수단 제공과 관련하여, 차단수단 이용에 대한 동의절차, 정보 보관 및 파기 절차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지침을 제작하여 배포·홍보할 것을 권고했다. 

오픈넷은 헌법재판소와 달리 청소년 스마트폰 감시법과 감시앱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아동·청소년의 기본권 침해 위험을 인정했다는 면에서는 이번 인권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하지만 위와 같은 종류의 앱의 설치를 강제하는 법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국가의 부작위’ 상황이라고 평가한 점은 아쉽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권고를 신속하게 이행하고 나아가 입법을 통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21년 3월 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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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1/03/0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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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3월 9일 인터넷 이용자인 청구인들을 대리하여 불법촬영물의 유통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정보매개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를 지워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 일명 “인터넷검열감시법”에 대해 헌법소원(2021헌마290)을 청구했다. 인터넷검열감시법은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를 금지하는 국제인권기준에 반해 네이버, 카카오톡, 구글, 페이스북 등 정보매개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이용자의 모든 통신 내용과 공유하는 정보를 사전에 일반적이고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게 하여 이용자의 통신의 비밀, 표현의 자유, 알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다.

2020년 20대 국회 막바지에 “N번방 방지법”이라는 명목으로 졸속입법된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1]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불법촬영물등의 유통 방지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사전조치의무”)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제92조의2 제1호의3). 그리고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은 제30조의6 제1항과 제2항[2]에서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자의 범위와 기술적·관리적 조치의 내용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사전조치의무를 지는 사업자는 웹하드사업자와 연매출 10억원 이상 또는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만명 이상의 SNS‧커뮤니티‧대화방, 인터넷개인방송, 검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이며, 이들에게 신고접수조치, 검색제한조치, 필터링조치, 경고조치의 네 가지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사전조치의무를 지는 SNS‧커뮤니티‧대화방, 인터넷개인방송, 검색, 웹하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들은 정보나 콘텐츠를 직접 제작·제공하는 자가 아닌 정보의 공유·유통을 매개하는 자로서 정보매개서비스제공자 또는 “정보매개자(intermediary)”라고 부른다. 현재 인터넷상의 각종 포털(네이버, 다음 등), 검색엔진(구글 등), 대화방서비스(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SNS서비스(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개인방송(아프리카TV 등) 모두 정보매개자라고 할 수 있다. 불법촬영물 등 불법정보의 유통에 대하여 정보가 유통되는 장을 마련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보매개자에게 광범위하고 과도한 법적 책임을 지운다면 정보매개자는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모든 게시글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검토하고 불법성을 판단하여 신속히 차단·삭제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설사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정보매개자가 과도한 사적 검열을 행하여 합법적인 정보의 유통도 차단하거나 정보매개자의 사전 검열을 거친 정보만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사전허가제로 운영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인터넷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 침해와 위축효과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통신의 자유, 프라이버시, 정보접근권 등 다른 기본권 침해로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 자명하다., 더 나아가 인터넷을 통해 가능해진 사회 혁신과 기술 발전에도 제동이 걸리게 되어, 결국 인터넷의 생명을 말살하고 인터넷의 문명사적 의의를 몰각시키게 될 것이다.

위와 같은 우려에 따라 오늘날 국제적으로 일반적 감시의무 금지 원칙이 확립되게 되었다. 즉, 정보매개자에게 불법정보의 유통을 막기 위해서 이용자가 공유하는 모든 정보를 일반적·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불법성을 판단하여 삭제·차단할 적극적 의무를 지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무를 부과하는 외국의 입법례는 찾아볼 수가 없으며, 심지어 아동성착취물 범죄를 매우 강력하게 처벌하는 미국의  형법조차도 정보매개자에게 감시의무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검열감시법에 따라 사업자가 취하게 되어 있는 검색제한조치와 필터링조치는 이러한 일반적 감시의무 금지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둘 다 기술적으로 키워드 또는 해시값/DNA값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필터링 조치로서 사업자가 필터링을 적용하여 특정 정보가 불법촬영물에 해당하는지 확정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공유하거나(검색제한조치의 경우) 공유하려는(필터링조치의 경우) 정보를 다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입법 취지대로 이러한 의무를 n번방의 온상이었던 텔레그램에 부과한다면 헌법 제18조가 보호하는 통신비밀에 대한 침해이자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의 녹음 또는 청취를 금지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며, 공개된 서비스에만 적용하더라도 정보매개자의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인터넷검열감시법의 “불법촬영물 등의 유포, 확산의 방지”라는 입법 목적은 정당하지만, 일반적 감시의무 부과라는 수단은 사업자에 의한 ‘사적 감시와 검열’을 강제하는 것으로서 기본권에 대한 침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적합한 수단이 아니다. 또한 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에 가담했다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나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성착취물유포죄뿐만 아니라 형법상 음화반포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죄로 처벌하면 되며, 유포된 불법촬영물은 신설된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1항 사후조치제도에 따라 삭제·차단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업자에게 기술적·관리적 조치의무를 지우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경우에는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자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은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상실한 것이다. 그리고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사이의 역차별 내지 자의적 법집행의 문제, 국내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부담, 실효성 없는 수단 등에 의해 당초의 입법 목적과 같은 공익을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반면, 이에 따른 이용자의 기본권 침해는 매우 중대하므로 법익 균형성도 인정될 수 없다.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며, 정보매개자에게 사전적으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할 의무를 지워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인터넷 이용자의 통신의 비밀, 표현의 자유,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인터넷검열감시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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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부가통신사업자의 불법촬영물 등 유통방지) ②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의무사업자는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

[2]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30조의6(불법촬영물등의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등) ① 법 제22조의5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의무사업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의무사업자(이하 “사전조치의무사업자”라 한다)를 말한다.
1.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 중 법 제2조제14호가목에 해당하는 자
2. 법 제22조제1항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을 신고한 자(같은 조 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포함한다)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요건에 해당하는 자
가. 부가통신서비스 부문 전년도(법인인 경우에는 전 사업연도를 말한다) 매출액이 10억원 이상이고 별표 3의2에 따른 부가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나.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이고 별표 3의2에 따른 부가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② 법 제22조의5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란 다음 각 호의 조치를 말한다.
1. 불법촬영물등으로 의심되는 정보를 발견한 자가 사전조치의무사업자에게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시적으로 신고ㆍ삭제요청을 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하는 조치
2. 이용자가 검색하려는 정보가 이전에 법 제22조의5제1항에 따라 신고ㆍ삭제요청을 받은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지를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와 그 불법촬영물등의 제목ㆍ명칭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식별하여 검색결과를 삭제하는 등 검색결과 송출을 제한하는 조치
3. 이용자가 게재하려는 정보의 특징을 분석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불법촬영물등으로 심의ㆍ의결한 정보에 해당하는지를 비교ㆍ식별 후 그 정보의 게재를 제한하는 조치. 이 경우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술을 사용하여 비교ㆍ식별해야 한다.
가. 국가기관이 개발하여 제공하는 기술
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기관ㆍ단체가 최근 2년 이내에 시행한 성능평가를 통과한 기술
4. 불법촬영물등을 유통할 경우 법 제22조의5제1항에 따른 삭제ㆍ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가 취해지며,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이용자에게 미리 알리는 조치

2021년 3월 1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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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헌법소원 청구인 모집 캠페인 
[논평] 제21대 국회는 위헌적인 N번방 방지법의 신속한 개정을 추진하라 (20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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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1/03/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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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불복종운동에 군부가 폭력진압을 하면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다. 지난 3월 14일에도 양곤의 공단 지역에서 수십 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는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한국 정부는 지난 3월 12일, 미얀마에 대한 조치를 발표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타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이례적이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모임(이하 ‘시민사회모임’)은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며 실질적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3. 한국 정부가 발표한 이번 조치의 요지는 ① 미얀마 군부, 경찰과의 교류 및 협력 중단, ② 군용물자 수출 중단, ③ 개발 협력 사업 재검토 등이다. 불복종운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짓밟고 학살하는 미얀마 군경과의 교류를 중단하고, 무기 수출을 중단한 것은 매우 합당한 조치이다. 더불어 미얀마 개발 협력 사업과 군부의 연계를 검토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조치이다. 시민사회모임은 한국 정부가 조치를 발표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관련 민간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하고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특히, 개발 협력 사업에 대한 재검토 과정에서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 개발협력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은 필수적이다. 

4. 한편, 정부가 발표한 이번 조치에는 미얀마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조치가 결여되어 있다. 미얀마 군부가 소유 및 운영하는 기업들과의 합작을 포함하여 사업 관계를 가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 군부의 인권유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는 쿠데타 이전에도 제기된 바 있다. 더구나 쿠데타 이후에는 미얀마에 대한 한국 기업 투자 전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3월 11일 UN 미얀마 인권특별보관은 미얀마에서의 가스를 포함한 자원개발사업이 군부에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조치를 요구하였다. 가스개발 사업에서부터 의류·봉제업까지 망라하는 한국 기업의 미얀마 투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5. 이에 시민사회모임은 한국 기업의 해외투자에 있어서 정부와 기업이 준수할 것을 약속한 『UN 기업과 인권이행원칙』과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한국 정부가 관련 대책을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러한 국제 기준은 기업의 투자가 현지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업에게 현지 사업에서 인권침해 요소를 식별하고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인권 실사(Human Rights Due Diligence)’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국제기준에 따라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미얀마 노동자들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거나 희생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지부터 조사해야 한다. 기업 또한 정부와 시민들이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적극 지지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6. 또한 시민사회모임은 한국 정부가 UN과 아세안 등을 통해 미얀마 군부의 학살 중단과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 아울러 국회도 정부가 발표한 조치의 구체적 이행과 보완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미얀마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책이 논의되고 실행되어야만 미얀마 결의안이 실질적 의미를 지닐 수 있다.

7. 무엇보다 명심해야 할 점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최우선에 놓고 일을 추진할 때만이 국제 사회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이익에만 급급하여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상황에 눈 감는다면, 그 대가는 반드시 우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2021년 3월 16일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모임

화, 2021/03/1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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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4. 5.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언론사에 게시판 이용자가 원하는 경우 실명인증을 받을 수 있는 기술적 조치 등을 의무화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병훈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9118)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의견서

본 개정안은 공직선거법상 인터넷언론사에 ① 게시판 이용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실명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할 것, ② 실명인증을 받지 않고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 등을 게시하려는 자에게 후보자 등에 관한 허위의 사실이 포함된 정보등을 게시할 경우 제250조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음을 미리 알리는 조치를 할 것, ③ 실명인증을 받지 않은 게시글의 경우 게시판 이용자들에게 해당 게시글이 실명인증을 받지 않은 자에 의하여 게시되었으며, 후보자 등에 관한 허위의 사실이 포함되어 있는 정보등을 공표하는 경우 제250조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음을 알리는 조치를 할 것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음.

본 개정안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인터넷언론사에 본인 운영의 게시판 등 서비스에 실명인증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인터넷언론사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음.

인터넷언론사를 비롯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이 서비스를 운영함에 있어 불특정 다수의 개별 이용자들이 원하는 모든 방식의 세부 서비스나 조치를 제공하여야 할 의무는 없으며, 이를 요구하는 것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임. 본 개정안은 게시판의 ‘일부’ 이용자들이 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명인증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인터넷언론사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보임. 또한 실명인증 방식에 있어 행정안전부장관이나 신용정보사업자가 제공하는 실명인증수단을 이용하도록 명시하여 일정한 기술기준에 따른 조치를 채용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과 비용을 감수하도록 강제하고 있는데, 기술적, 비용적 부담으로 인하여 실명확인 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려운 다수의 소규모 인터넷언론사가 선거운동기간 중에 댓글이나 게시판의 운영을 아예 중단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음. 이는 이용자의 참여율이나 독자의 반응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웹사이트의 트래픽도 감소하게 되는 실질적 불이익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바탕으로 이를 매개하여 여론을 형성‧전파하려는 이러한 인터넷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도 제한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함.

인터넷상에서 실명인증을 받고 정보를 게시하기를 원하는 이용자의 권리는 실명제를 취하고 있는 다른 인터넷 공간을 선택, 이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음. 또한 후보자 등에 관한 허위의 사실이 포함되어 있는 정보등을 공표하는 경우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익명 정보, 실명 정보를 막론하고 적용되는 주지의 사실임에도, 이를 실명인증을 받지 않은 경우에만 차별적으로 고지하도록 하고 위반시 과태료까지 예정하고 있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 고지의무를 부과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합리적 이유없이 불필요한 조치를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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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조의6(인터넷언론사 게시판·대화방 등의 실명확인)

①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운동기간 중 당해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문자·음성·화상 또는 동영상 등의 정보(이하 이 조에서 “정보등”이라 한다)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로서 정보등을 게시하려는 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행정안전부장관 또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5호가목에 따른 개인신용평가회사(이하 이 조에서 “개인신용평가회사”라 한다)가 제공하는 실명인증방법으로 실명을 확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② 인터넷언론사는 제1항에 따른 실명인증을 받지 않고 해당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등을 게시하려는 자에게는 후보자 등에 관한 허위의 사실이 포함된 정보등을 게시할 경우 제250조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음을 미리 알려야 한다.

⑥ 인터넷언론사는 제1항에 따른 실명인증을 받지 않은 자가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등을 게시한 경우에는 그 게시판·대화방 등을 이용하는 자에게 해당 정보등이 실명인증을 받지 않은 자에 의하여 게시되었으며, 후보자 등에 관한 허위의 사실이 포함되어 있는 정보등을 공표하는 경우 제250조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

제261조(과태료의 부과·징수 등)

⑥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3. 제82조의6제2항을 위반하여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등을 게시하려는 자에게 알려야 할 사실을 알리지 아니한 자
3의2. 제82조의6제6항을 위반하여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을 이용하는 자에게 알려야 할 사실을 알리지 아니한 자

월, 2021/04/0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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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4. 4. 조치의무사업자가 불법촬영물 유통방지의무 준수시 불법촬영물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조승래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9117)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의견서

1. 주요내용

  • 현행법은 부가통신사업자 및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 중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이하 “조치의무사업자”라 함)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불법촬영물이 유통되는 사정을 신고, 삭제요청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단체의 요청 등을 통하여 인식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정보의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음(제22조의5 제1항). 이에 해당 정보의 불법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조치의무사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불법촬영물 유통방지의무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하려는 것임(안 제22조의5제5항 및 제6항 신설).

2. 반대의견

  • 개정안 제22조의5 제5항 및 제6항은 신고, 삭제요청 등에도 불구하고 조치의무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하고 있음. 이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2항 및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임시조치” 제도와 유사함.
  • 개정안 제22조의5 제5항은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하여 마치 조치의무사업자에게 임시조치 여부에 대해 선택권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법 제95조의2 제1호의2에 따라 제22조의5 제1항에 따른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이하 “삭제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는 점에서 의무조항임.
    • 삭제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 벌칙조항도 함께 개정하지 않고 임시조치를 허용하는 것은 체계정합성에 어긋남. 조치의무사업자가 삭제조치를 취하지 않고 임시조치를 할 경우 벌칙조항의 적용으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임.
    • 그리고 신고나 삭제요청이 있으면 바로 삭제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업자가 불법촬영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삭제조치 또는 임시조치를 취할 선택권을 주는 것은 불법촬영물의 신속한 유통방지라는 입법취지에 반할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치의무사업자의 부담을 가중시킴.
    • 또한 현행법과 개정안은 신고,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표현물은 불법촬영물등이 아닌 합법정보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정보도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삭제하거나 임시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어 과도한 표현물 규제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음. 이러한 우려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보게시자에게 이의제기권이 보장되어야 할 것임.
  • 참고로 개정안 제22조의5 제5항 및 제6항은 방송통신위원회가 2020년 7월 27일 입법예고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제30조의5 제3항과 제4항과 대동소이한 내용임. (사)오픈넷은 해당 조항에 대해 반대의견을 낸 바 있으며, 이후 해당 조항이 입법 과정에서 삭제되어 법제화되지 않았음을 고려할 필요 있음.
화, 2021/04/0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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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적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비상사태에 대한 유언비어’ 금지

유신헌법 비판금지한 유신헌법 하 긴급조치 1호 및 9호와 유사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월 비상사태 및 의회해산을 선언한 이후 지난 3월 12일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과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유언비어’를 형사처벌하는 소위 “긴급조치 2호“를 선포하였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동남아시아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Southeast Freedom of Expression Network, SAFENET)와 함께 이 긴급조치가 현 말레이시아 정부에 의해 남용되어 현재의 초헌법적 상황을 장기화하는 시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이와 관련하여 오픈넷은 지난 3월 15일 아티클19(Article 19), ASEAN Parliamentarians for Human Rights(APHR)와 함께 말레이시아 표현의 자유 및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의 논평을 낸 바 있다. 

이 긴급조치는 비상사태에 대한 유언비어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일종의 ‘허위사실유포죄’이다. 국제인권법은 ‘허위사실유포죄’는 평화와 공익을 보호한다는 명분과는 달리 숱한 역사 속에서 권위주의 정부에 의해 시민들의 진실된 비판을 억압하는 데에 이용되므로 금지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확립되어 있다. 바로 이와 비슷한 이유로, 이번 긴급조치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법이 2018년 4월에 통과되었다가 국제사회의 반발로 개혁성향의 말레이시아 의회에 의해 2019년 10월에 폐기되었다. 그런데 2021년 긴급조치는 바로 그 법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긴급조치는 독일의 소위 네트워크법(NetzDG)을 모델로 삼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네트워크법에는 허위사실유포죄 자체가 없으며 기존 형법이 금지하는 표현에만 적용될 뿐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의회 통제 없이 법을 만들 수 있게 하고 바로 그 비상사태에 대한 토론을 막기 위해 이번 긴급조치를 통과시켰다. 이와 같은 ‘자기거래’는 1972년 우리나라 유신정권이 부정선거로 통과된 유신개정헌법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막기 위해 바로 그 헌법이 허용하는 긴급조치 1호와 9호를 통해 유신헌법에 대한 ‘유언비어’를 처벌하겠다고 나선 상황과 비슷하다. 한국에서는 이런 역사적 교훈 속에서 긴급조치 1호의 ‘유언비어유포죄’도 2009년 새롭게 집행되던 ‘허위사실유포죄’도 모두 위헌결정이 내려져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독립 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야당이 2018년 5월 선거를 통해 집권한 후 야당연합 내 개혁세력이 정권을 이양받기 직전에 보수세력 중심의 정계개편이 이루어졌으며, 보수세력이 다시 아슬아슬하게 우위를 점하던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지난 1월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이번 긴급조치는 비상사태 상황을 장기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긴급조치는 국제인권상의 다른 흠결도 가지고 있다. 독일의 네트워크법처럼 경찰이나 정보통신부처의 요청이 있는 게시물을 24시간 내에 차단하지 않으면 플랫폼 운영자에게 가혹한 벌금을 매기는데, 이와 같은 조항은 플랫폼이 인지하지 않은 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국제기준이 된 EU 전자상거래지침을 직접적으로 위반하지는 않으나, 플랫폼 운영자에게 경찰이나 정보통신부처의 모든 차단요청을 합법적인 게시물에까지 적용할 동기를 부여한다. 또, 모든 플랫폼 운영자에게 계정 비밀번호 등의 접근권한 및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영장이나 기타 사법적 통제 없이 수사기관에게 넘기도록 한 것 역시 문제이다. 

이번 ‘유언비어 퇴치’ 긴급조치는 이웃의 미얀마가 겪고 있는 위기를 생각할 때 더욱 걱정스럽다. 위에서 언급했듯 말레이시아는 2018년 4월에도 한 달 후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비슷한 내용의 법이 통과되었었다. 말레이시아의 민주주의 전통은 계속되어야 하며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긴급조치가 폐기되어 코로나 상황뿐 아니라 현재의 초헌법 상황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허용될 것을 요구한다. 

2021년 4월 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21/04/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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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비나] 여성의 SRHR(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과 정보접근권

2021년 4월 27일(화) 16시 – 18시 (RSVP only)

주최: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기획취지> 

지난 2019년 3월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위민 온 웹의 접속을 차단했다. 위민 온 웹은 여성의 재생산권과 관련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홈페이지이다. 그러나 방심위는 해당 웹사이트에서 ‘의약품 구매’ 행위가 벌어진다고 판단해 차단했다. 심의 과정에서 여성의 알 권리는 논의되지 않았고, 해당 웹사이트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되지 않았다. 

사회적 맥락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사이트를 차단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와 같은 행위는 다양한 문제와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다. 특히 위민 온 웹과 같은 해외 사이트의 경우 심의 과정에서 특정 사이트에 대한 차단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따져야 하고, 그 결과 차단이 이루어졌다면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이를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심위는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특히 2019년 도입된 SNI 차단 기술은 특정 url 차단이 아닌 홈페이지 전체를 차단하고 차단사실을 이용자가 제대로 인지할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더욱 문제적이다. 

‘낙태죄’가 폐지된 후 임신중단과 관련한 적절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재의 시점에서 여성들이 풍부하게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차단한 것은 바로 지금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여성의 현실을 방관하는 일이기에 긴급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에 우리는 위민 온 웹 차단으로 침해된 여성의 알권리와 현재 한국 여성이 마주하고 있는 성과 재생산권의 현실을 짚어보고 방심위의 일방적인 사이트 차단 행위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프로그램>

사회: 오경미(오픈넷 연구원)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이트 차단의 근원적인 문제와 해결책 | 미루(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2. 성과 재생산권의 전반적인 현실과 정보접근권의 중요성 | 류민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3. ‘낙태죄’ 폐지 후의 제도 공백과 위민 온 웹 사이트 차단의 문제점 | 윤정원(성적재생산 권리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기획운영위원)

토론:
박경신(사단법인 오픈넷 이사/고려대 교수)
이주영(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
김새롬(시민건강연구소 젠더와건강연구센터장)

  • 본 행사는 줌(Zoom)으로 진행되며, 참가신청을 하신 분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신청을 하신 분들께 행사 전 이메일로 웨비나 입장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 참석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주시고 신청하신 분은 꼭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가신청 후 참석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전에 참석을 취소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본 행사는 유튜브 오픈넷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됩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21/04/2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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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긴급기자회견 

쿠데타 주역 참석하는 아세안 정상회의 규탄한다

아세안은 미얀마 시민의 편에서 사태 해결에 나서라 

일시·장소 : 4. 22. (목) 오전 11시,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 앞

취지와 목적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군부의 폭력적인 유혈 진압에도 미얀마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외치며 목숨을 걸고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까지 군·경의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만 738명에 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얀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4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예정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특별 정상회담에 온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입니다.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는 최고책임자가 국제사회에서 국가수반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은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오는 4월 22일(목) 오전 11시,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아세안이 미얀마 시민들의 편에서 군부 쿠데타 문제에 개입할 것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기자회견 이후 한국의 331개 단체가 연명한 공개서한을 아세안 회원국의 주한 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개요

제목 :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 긴급 기자회견 <쿠데타 주역 참석하는 아세안 정상회의 규탄한다, 아세안은 미얀마 시민의 편에서 사태 해결에 나서라> 

일시·장소 : 2021년 4월 22일 (목) 오전 11시,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 앞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380) 

주최 :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프로그램> 

  •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희생된 미얀마 시민들을 위한 추모
  • 쿠데타 주역의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 규탄 발언
  • 미얀마 시민들의 희생과 저항에 대한 연대 발언
  •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보내는 공개서한 낭독
  •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및 주한 아세안 회원국 대사관에 공개서한 전달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21/04/2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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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4. 21. 형법상 모욕죄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최강욱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 2109360)에 대한 찬성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의견서

본 개정안은 형법상 ‘모욕죄(제311조)’를 삭제하는 내용임.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말함. 그러나 구체적인 사실이 아닌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경멸적 감정 표현’이란 기준은 지나치게 포괄적, 추상적, 불명확한 개념으로, 판단자의 주관에 따라 범죄의 성부가 달라질 수 있어 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높음. 모욕죄 판례들을 보아도 단순한 욕설은 물론이고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감정 표명에 대해서도 모욕죄를 인정한 사례가 많으며, 분명한 기준이나 일관성을 찾기가 어려움. 최근 헌재의 결정 중 3인의 반대의견에서도, “모욕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 외에도 타인에 대한 비판, 풍자·해학을 담은 문학적 표현, 인터넷상 널리 쓰이는 다소 거친 신조어 등도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음.

특정 개인에 대하여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여 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행위가 국가 형벌권의 개입이 필요할만큼 중대한 해악이나 권리 침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움. 또한 단순히 타인을 욕하는 경미하고 일상적인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모욕죄는 다수의 국민들을 피의자, 범죄자로 낙인찍을 수 있는 법으로, 국민의 법 감정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음. 헌재 결정의 반대의견에서도,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국가권력행사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고 대상자에게는 가혹한 강제력에 해당하므로 그 행사는 최소한의 행위에 국한되어야 한다. 단순한 모욕행위에 대하여는 시민사회의 자기 교정기능에 맡기거나 민사적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설시한 바 있음.

한편, 단순한 모욕적·비하적 표현일지라도 사안에 대한 거친 분노나 반대의 의사를 함축하고 있어 민주사회에서 일정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함. 헌재의 반대의견에서는 “모욕죄의 형사처벌은 다양한 의견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통하여 사회공동체의 문제를 제기하고 건전하게 해소할 가능성을 제한한다… 뿐만 아니라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이념적 기초로 하는 현대민주주의 사회에서 모욕이라는 광범위한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으로도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지적된바 있음. 즉, 모욕죄는 그 추상성, 포괄성을 이용하여 공인이나 기업이 고소를 남발하여 그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는 데에 남용될 위험이 큼. 실제로 국회의원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공인 등이 자신들의 기사에 비판적 댓글을 단 네티즌을 무더기로 고소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로 발견되고 있음.

2011년 UN 인권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에서 사실적 주장이 아닌 단순한 견해나 감정표현에 대한 형사처벌은 폐지할 것을 규약 당사국들에게 권고함. 이러한 국제인권기준과 헌법원칙을 고려하여 모욕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본 개정안에 찬성함.

목, 2021/04/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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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경찰은 대통령의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게시한 누리꾼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캡 열린 주사기로 주사약 뽑고 칸막이 뒤로 가더니 캡이 닫혀 있는 주사기가 나오노”라는 내용 등으로 ‘대통령 부부가 백신 접종 시 주사기를 바꿔치기했다’는 취지로 올라온 게시글들에 대해 질병관리청이 허위사실 유포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며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 역시 종로구 보건소에 백신과 관련한 항의전화와 백신 접종 취소 사례가 잇따르는 등 보건소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아 입건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이 공무와 관련하여 의혹을 제기하는 표현행위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함부로 적용하여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국가가 형벌권을 이용하여 정부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려는 반민주적 행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경찰이 백신 관련 의혹제기글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을 이유로 하여 진행중인 수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위계’란 그 상대방에게 오인이나 착각 등을 일으켜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 등 상대방이 직접 이러한 오인이나 착각을 일으켜 이에 따라 잘못된 행위나 처분을 하여야 성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를 집행하는 보건소 직원 등에 대한 위계가 없고, 이들의 오인이나 착각 및 이에 따른 잘못된 처분의 결과도 없는 이 사건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한 법적용이자 수사권의 남용이다.  더군다나 백신의 효과 자체에 대한 허위사실이 아닌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표현만으로 국민의 백신 거부나 방역공무의 현저한 방해로 이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것이 무리한 법적용일 가능성을 경찰 측도 의식한 것인지, 의료진 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있는지도 검토하겠다고 하였는데, 이 역시 투망식으로 혐의를 상정하고 일단 수사를 진행시켜 관련 행위를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의심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경찰은 ‘올린 글의 표현 내용이 단정적이고 악의적인 부분이 있는 데다, 명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하면서, 관련 보도를 한 방송사 2곳 영상물 등을 분석한 결과 당시 의료진 판단에 따라 오염 가능성에 대비해 ‘주사기 리캡(뚜껑 다시 씌우기)’을 한 것으로 확인했고, 또 방송 영상에서 당시 실제 백신 주사량, 간호사가 냉장고에서 백신을 꺼낼 때 빨간색 계열 보호 캡이 있었던 점 등을 들어 화이자 등 다른 백신과 바꿔치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 국민에게 이렇듯 경찰 수준의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 의무를 요구할 수는 없으며, 일반인으로서는 주사기 리캡 이미지만으로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의혹이라 할 수 있는데, 국가가 이렇듯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에게 사실확인이 없이 단정했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악의’를 덮어씌워 형사처벌의 위협을 주어서는 안 된다. 방역당국은 위와 같이 확인된 구체적인 정황을 국민에게 차분히 공표함으로써 불필요한 의혹을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성숙한 민주정부의 모습이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모든 공무에 대한 의혹제기를 공무의 원활한 집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공무집행방해죄,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를 씌우거나, 정부 인사의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고발, 수사한다면 국민이 정부의 공무 집행이나 국정 운영을 감시하고 비판할 표현의 자유는 크게 위축되고 억압될 것이다. 세월호 침몰과 관련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업무수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술을 받고 있었다는 의혹 제기, 해경이 구조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 당시 국정원이 세월호의 관리책임이 있어 이를 축소·은폐하려 하였다는 주장, 유병언 회장의 시신 사진을 기초로 각종 의혹을 제기했던 글들, 천안함 피로파괴설이나 사드(THAAD)의 유해성을 과장했던 글들 모두 시각에 따라서는 정부의 공무나 공익을 해하는 ‘가짜뉴스’로 단죄될 수도 있는 표현물들이지만, 이러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환경 속에서 진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시스템을 보강, 발전시키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방역 정책의 원활한 진행을 저해할 수 있는 허위정보나 국민의 반응에 대응할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이는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이 정부가 가진 막강한 미디어 자원을 활용하여 진실한 정보를 국민에게 더욱 널리 유통시켜 허위정보를 바로잡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방역당국과 경찰이 국민의 방역, 백신에 대한 의혹 제기에 대하여 형사처벌의 위협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방식의 대응을 중단하길 바란다. 

2021년 4월 22일

사단법인 오픈넷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21/04/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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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지원(오픈넷 변호사)

지난 2월 25일 헌법재판소는 사실을 공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하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이 위헌이라며 A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재판관 5(합헌) 대 4(일부 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실을 말했을 뿐임에도 민사상 손해배상이 아닌 국가에 의해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했을 때 훼손될 수 있는 ‘명예’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공공의 이익에 관할 때만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문에서 ‘공공의 이익’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등의 쟁점을 중심으로 손지원 변호사가 비평했습니다.

판결문 보기 / 다운로드

지난 2월 25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4의 의견으로, 진실한 사실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는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일명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1항)가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헌법재판소 2021. 2. 25. 결정, 2017헌마1113).  

헌재의 이번 결정은 미투 운동이나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명단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 사이트 같이,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위를 알리는 활동들마저 잘못을 저지른 이들의 명예 보호를 위해 ‘형사처벌’로 억제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그 의미가 더욱 주목되었다. 

이에 대해 헌재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명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진실한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형벌로써 예방, 위하, 억지할 필요가 있는 행위이고, 공익적 목적이 있을 때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형법 제310조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합헌이라고 판시했다. 

나쁜 놈이라도 명예는 지켜줘야 한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위헌인지를 판단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논점은 ‘진실을 말할 표현의 자유’와 그 진실이 밝혀짐으로 인해 침해되는 개인의 ‘명예’ 중 무엇이 더 보호가치가 있느냐일 것이다. 

이에 대해 헌재는 ‘명예는 사회에서 개인의 인격을 발현하기 위한 기본조건’이라며, ‘명예의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오히려 그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개인의 외적 명예는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더욱이 ‘명예와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로 피해를 입은 개인이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등 그 사회적 피해가 매우 심각’하고, ‘사회적으로 명예가 중시되나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명예’를 보호가치가 매우 높은 중요한 법익으로 보았다. 

그런데 이 법이 규율하는 행위는 타인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행위이므로, 과연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침해되는 ‘명예’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보아야 한다. 명예란 곧 한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한다. 한 개인에게 있어 자신의 명예란 당연히 절실히 중요한 것이겠지만, 사회구성원들이 각자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는 공론의 과정을 통해 발전하는 민주주의 사회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는 한 사람의 명예보다는 사람에 대한 평가가 자유롭게 교환될 수 있도록 하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개인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부당하게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데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형성되는 사회적 평가가 과연 그 사람에게 부당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까?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훼손되는 명예라 한다면, 이는 처음부터 그 사람이 가질 자격이 없었던 ‘허명’, 즉, 진실이 은폐됨으로 인해 형성되어 있던 허위의, 과장된 사회적 평가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헌재는 이러한 허명마저도 함부로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거의 절대적인 법익으로 본 것과 다름없는데, 이같은 판단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알리며 비판하는 행위를 모두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행위로 규정짓게 되고, 결국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켜 구성원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와 평가가 부재하는 사회를 만들 위험이 높다. 

나쁜 놈을 망신주는 게 더 나쁜 행위다?

만일 허명도 어느 정도의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이것이 진실을 말한 사람을 ‘형사처벌’로 다스려야 할만큼 소중한 법익인가, 진실을 말해서 허명을 훼손하는 행위는 ‘형사처벌’로 엄히 다스려야 할만큼 나쁜 행위인가에 대해서도, 헌재는 그렇다고 답했다. 즉, 위와 같이 명예 보호의 필요성은 매우 절실하므로,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것이 아니며, 민사적 구제 등으로는 형사처벌만큼 국민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의 예방, 위하 효과를 확보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형벌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이미 논한 바와 같이, 어떤 이에 대한 진실이 알려짐으로써 비로소 그 사람이 받게 되는 사회적 평가가 그 사람이 억울하게 받는 부당한 결과라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사회로서는 그 사람에 대한 진정한, 올바른 평가를 형성하게 하는 기능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행위를 원칙적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헌재의 소수 위헌의견에서도, 진실한 사실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형성하는데 기초가 되는 사실이므로 그 적시로 인해 외적 명예가 저해되는 것을 부당한 결과로 보기 어려우며, 진실한 사실이 가려진 채 형성된 허위·과장된 명예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를 야기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할 법익이라고 보기 어렵고, 형사처벌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행위’와 ‘결과’가 법질서적 가치에 반하는 정도가 커야 하는데,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위로 보기 어렵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것은 잘못되거나 과장된 사실에 기초한 허명에 불과하다고 하여 이 점을 명확히 지적했다.

공적 인물이나 국가기관 아닌 사인(使人)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다? 

대상이 누구든, 진실에 기반하여 타인을 비판할 표현의 자유는 모두 공익적이다

헌재는 또 형법 제310조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공적 인물과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여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을 유력한 합헌 근거로 제시했다. 

그런데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형법 제310조는 근본적으로 ‘공익성’이란 개념이 판단자의 주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보호하는 기능을 하지 못한다. 실제로 과거 미투 운동과 유사한 사례 등에서 같은 사안이라도 심급에 따라 공익 목적의 인정 여부가 달라지는 경우는 부지기수로 발견된다. 무엇보다 헌재의 소수 위헌의견에서도 지적된 것처럼, 최종적으로 공익 목적이 인정되어 무죄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러한 공익성 입증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표현행위에 대한 위축효과는 줄어들 수 없다. 

또 나아가 헌재는 ‘타인으로부터 어떤 부당한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해배상청구 또는 형사고소와 같은 민·형사상 절차에 따라 이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러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가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것은 가해자가 져야 할 책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사적 제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그러한 악용 가능성을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며, ‘공익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타인의 명예가 허명임을 드러내기 위해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공연히 적시하는 것은 자유로운 논쟁과 의견의 경합을 통해 민주적 의사형성에 기여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시도 덧붙였다. 

이같은 헌재의 법정의견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면, 공적 인물이나 국기기관을 비판하는 원대한 정치적 표현물은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는 표현물로써 보호될 것이고, 사인(使人)의 비위를 알리며 비판하는 것은 ‘사적 제재’ 혹은 ‘허물 들추기’에 불과하여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국가기관이나 공적 인물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사인을 향한 비판 역시 사회에서는 일정한 공익적 기능을 한다. 우선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법적’ 처단을 받는 것과 ‘사회적’ 평가를 받는 것은 별개의 책임 영역일뿐더러, 성희롱 등 법적 처단의 대상이 아닌 부조리한 행위도 많고, 복잡한 사법 시스템을 활용할 여력이 없는 서민 피해자들도 많기 때문에 사법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피해사실을 알리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설시는 불합리하다.  

무엇보다 타인의 잘못된 행위를 알리는 표현 활동은 행위자가 이로 인한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 자신의 행위를 시정하도록 하여 피해를 구제하거나 제3의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행위 역시 사회적 감시와 공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주어 사회구성원들이 공론장에서 좋은 사회적 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의 행동을 반성하고 교정하도록 만든다.

최근 미투 운동이나 양육비 미지급 부모 명단공개, 학교폭력 피해사실 고발과 같이 사인의 비위를 고발하는 행위들도 각자 동기가 되어 축적이 되면 하나의 운동이 될 수 있고,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의 변화를 이끄는 공익적 효과를 발휘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이렇듯 사회구성원들이 각자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는 공론의 과정을 통해 발전하고 이것이 바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목적이다. 즉, 잘못된 행태와 이를 저지른 이에 대한 비판을 통해 그들의 사회적 입지와 그러한 잘못된 행태를 사회에서 위축시키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목적이자 공익적 기능인데, 헌재는 오히려 이러한 결과를 우려하며 진실을 말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논지를 펴고 있는 것이다. 

사생활의 비밀 침해 행위 잡기 위해 모든 진실유포가 금지되어야 한다?   

헌재의 법정의견과 소수의견은 공통적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전부위헌으로 결정하면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은 비록 그것이 진실이라고 할지라도 함부로 공개되어서는 안 되고, 이는 ‘명예’를 넘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라는 또 다른 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는 행위는 비난의 정도가 높아 제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이를 넘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모든 사실을 말한 경우라면 모두 적용되고, 실제로도 임금 체불, 갑질 고발 등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무관한 사실을 고발한 경우에도 적용되고 있다. 즉,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공표하는 행위를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해 그 필요한 범위를 현저히 넘어 모든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를 과잉하게 제한하고 있는 본 조항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 그 중에서도 필요한 범위내에서 기본권의 제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남은 헌법소원 사건에서의 위헌 결정을 기대하며 

진실한 사실을 토대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동체가 자유롭게 의사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될 수 있도록 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각종 사회 부조리 고발 활동을 위축시켜 사회 진보의 기회를 박탈하는 병폐를 낳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당한 불합리한 일을 알리거나 타인을 비판하는 일상적인 행위마저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전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는 과잉한 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이번 헌재의 결정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적지 않은 수인 재판관 4인의 잘 정리된 위헌의견을 바탕으로,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인 남은 헌법소원 사건에서의 위헌 결정, 혹은 그 전에 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이 글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발간하는 ‘판결비평’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1.04.26.)

화, 2021/04/2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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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워마드 운영자를 부당한 형사처벌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워마드 지켜주기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8년 부산시경찰청은 워마드에 올라온 남자 목욕탕 몰카 사진 게시물이 문제되자, 워마드 운영자를 아동음란물 유포죄, 음란물 유포죄, 명예훼손죄 “방조”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하려 했습니다. 오픈넷은 이러한 경찰의 시도가 국제인권기준에 어긋난다고 비판하고, 워마드 운영자의 동의를 얻어 2019년 10월 28일 “워마드 지켜주기”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오픈넷은 캠페인의 일환으로 서명운동과 소송기금 모금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모금액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해 경찰청 출석시 동석하고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워마드 운영자에게 법률지원을 제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기도남부경찰청에서도 남성 성기 사진 게시물을 이유로 워마드 운영자를 음란물유포죄 방조 혐의로 입건했음이 밝혀졌고, 이 사건에 대해서도 법률지원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과 4월에 경기남부경찰청과 부산경찰청은 각 사건에 대해 불송치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로서 워마드 운영자는 형사처벌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워마드는 다양한 사람들이 익명으로 ‘미러링’ 전략에 입각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올리는 급진적 페미니즘 성향의 웹사이트이며, 워마드 운영자는 이 글들을 방문자들이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유지보수함으로써 공론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정보를 직접 제공하지 않고 제3자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제공하는 자를 강학상 ‘정보매개자(digital intermediary)’라고 부르며,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정보의 제공을 매개하는 자”가 이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정보매개자에는 워마드처럼 커뮤니티형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네이버, 다음, 구글, 유튜브,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과 같은 포털, 검색엔진, SNS, 메신저 등이 다 포함됩니다.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들이 무궁무진한 양과 내용의 정보를 유통시킬 수 있는 인터넷의 특성상, 합법정보뿐만 아니라 불법정보도 유통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불법정보를 직접 유통한 자가 아닌 정보매개자에게 정보가 유통되는 장을 마련했다는 이유로 불법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운다면, 정보매개자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모든 게시글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검토하고 불법성을 판단하여 신속히 차단·삭제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설사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정보매개자가 과도한 사적 검열을 행하여 합법적인 게시물도 삭제하거나 게시물을 올리기 전에 허가를 받도록 하는 사전허가제로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인터넷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결과가 됩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정보매개자책임제한(intermediary liability safe harbor) 원칙 즉, 정보매개자에게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올린 불법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마닐라 원칙을 확립한 바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인터넷 게시물 규제는 유례 없이 촘촘하고 과도한데, 이와 같은 강력한 규제는 튼실한 자본을 가진 거대 플랫폼보다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주류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소규모의 자본으로 힘겹게 운영하고 있는 워마드와 같은 웹사이트나 플랫폼에 더욱 치명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매개자책임제한 원칙이 준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워마드 운영자는  불법게시물을 인지하면 삭제해왔고, 인지하지 못한 불법게시물에 대해서는 삭제요청이 들어오면 성실하게 삭제해 왔습니다. 따라서 운영자는 책임이 없으며, 이번 부산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의 불송치 처분은 실무 차원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이번 경찰의 결정은 환영하지만,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의 불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정보매개자가 매번 수사대상이 되어 형사처벌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보매개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공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있는 정보는 차단·삭제할 것이고 이러한 관리가 현실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소규모 커뮤니티나 플랫폼은 결국 문을 닫아야 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공론의 장은 협소해지고 이로 인해 인터넷 이용자들, 특히 사회적 소수자들의 표현의 자유는 심각하게 위축될 것입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불법게시물을 올린 이용자에 대한 수사를 넘어 운영자를 방조 등의 혐의로 입건하는 데는 신중을 기해야 하며, 워마드 사건이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랍니다.

오픈넷은 자유, 공유, 개방의 인터넷을 지키기 위해 국제인권기준인 정보매개자책임제한 제도가 확립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워마드 지켜주기 캠페인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부산경찰청 변호인 의견서는 정보매개자책임제한과 관련 없는 쟁점이 많아 공개하지 않기로 합니다.

2021년 4월 2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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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1/04/2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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