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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토론회①] “코로나 이후 일자리 위기, 연대와 사회혁신으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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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토론회①] “코로나 이후 일자리 위기, 연대와 사회혁신으로 대응해야”

admin | 월, 2020/04/20- 18:24

희망제작소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자리 위기와 관련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일자리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는 월 1회 간격으로 연속 개최되며 전문가들이 모여 일자리 위기 대응을 논합니다. 2차 토론회에서는 지역혁신적 일자리 위기대응방안을 좀 더 면밀하게 짚어보는 한편, 고용보험의 혁신 등 근본적인 제도 변화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aster)를 가르는 기점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시민의 생활세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관심이 주로 방역문제에 쏠렸다면, 이제는 닥쳐오는 고용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14일 오후 전문가들과 함께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토론회 참여자들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고용안전망의 연대적 확대(solidaric expansion)와 사회혁신적 위기대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이하 토론자들의 주된 논의사항을 열쇳말 형태로 정리합니다.1)

대구‧경기‧서울‧인천, 자영업 중심으로 일자리 위기 심화

이상아 박사는 소상공인이 많은 도시와 제조업이 중심인 도시에서 코로나 위기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지난 3월 도매 및 상품중개업, 소매업(자동차 제외), 스포츠 및 오락 관련서비스, 음식점업, 숙박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등 소규모 자영업 위주인 업종의 폐업 규모를 살펴보면, 대구,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 소멸 사업장수가 급증했습니다. 울산, 경남 등 자동차나 조선 같은 제조업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당장 자영업 감소세가 눈에 띄지 않지만, 시차를 두고 충격받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지역별 고용보험 소멸 사업장수(2019년 2월과 2020년 2월 비교)2)

중앙정부의 대응, 불충분하고 빈틈 많아

중앙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자리 위기와 관련해 150조원 규모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여행, 관광, 공연업 등) △ 특별고용지원업종이나 프리랜서에 대한 긴급생활안정자금 지급(4월부터 두 달간 월50만원) △ 최대 90%까지 휴업수당을 보전해주도록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이 대표적입니다.

김윤영 박사와 이상아 박사는 중앙정부의 지원제도가 사각지대를 메우기에 부족하고, 기존 고용정책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긴급생활안정자금은 기간과 금액이 충분치 않고 지원대상도 너무 적고, 고용유지지원금은 전체 취업자의 절반 정도인 1380만 명의 고용보험 가입자만 대상인 데다가 그마저 기업들이 지원금 신청 대신 무급휴가나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입니다.

중소기업 고용지원 정책으로는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과 ‘청년 내일채움 공제’가 대표적입니다. 청년이 해당 지원을 계속 받으려면 고용유지가 전제조건이므로 회사의 무급휴가 권고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 특별고용지원업종과 프리랜서에게도 지급하기로 한 구직촉진수당(취업성공패키지, 3개월간 월 50만원)은 구인공고 자체가 감소한 상황에서 활용이 어렵다는 점, 군산 GM공장 폐쇄 이후 벌어진 하청업체와 자영업 붕괴현상이 인천 영종도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이런 위기지역 차원의 대응논의가 부재하다는 점 등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조혁진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 방과후강사처럼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직무 특성상 차량을 소유한 경우가 많아 특고나 프리랜서 지원의 혜택도 받기 힘든 대상들을 지방정부가 체계적으로 발굴해, 당사자가 알아서 지원제도를 찾아내야 하는 ‘신청주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지역연대와 사회혁신이라는 희망의 불씨

지역의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민정이 함께 연대의 길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발견되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채준호 전북대 교수는 그동안 임대료 낮추기 운동,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에서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전주시에서 최근 양대노총과 기업인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의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런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각 주체 간 연대방안을 모색하고, 부족한 재원도 함께 힘을 모아 마련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국가적 재난극복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주시의 움직임이 고용안전망의 연대적 확대(solidaric expansion)로 나타나기를 기대하면서, 이런 움직임이 지자체의 특성에 따라 소상공인자영업 중심 모델, 제조업 중심 모델 등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참여자들은 고용침체에 대응한 직접일자리사업에서도 사회혁신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단순히 돈을 푸는 방식을 지양하고, 낡은 상하수도관의 교체, 농촌 폐비닐 제거, 낡은 연립주택이나 소규모 아파트 환경개선처럼 필요하지만 그동안 못했던 일종의 생활SOC 사업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또 녹색뉴딜이나 스마트팩토리 지원과 같은 4차산업혁명 뉴딜을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취업절벽을 맞을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제안, 산재대국이라는 오명을 씻을 ‘친안전’ 뉴딜로써 관련 일자리를 만들자는 방안 등이 제안됐습니다.

– 글: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

각주
1)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채준호 전북대 교수,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소셜미디어를 통해 참여), 이상아 이화사회과학원 비상임연구원(사회복지학 박사),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김윤영 가톨릭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정창기 희망제작소 대안연구센터장 등이 함께했다.

2) 해당 월에 소멸한 사업장수로 일괄유기 및 일괄계속 사업장은 제외(출처: 고용행정통계(2020.4) https://eis.work.go.kr)

시민들의 의견

2019 후원의 밤 을 잘 마쳤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귀한 걸음으로 자리를 빛내주시고 후원과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날 개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응원의 마음을 전해주신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올해는 희망제작소가 새로운 터전인 성산동에 자리잡은 지 1년째 되는 해였습니다.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 함께 일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대안을 찾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회적 가치의 확산을 위해 보고, 듣고, 읽고, 썼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사회, 나아가 누구나 각자의 희망을 마음껏 그릴 수 있는 미래를 꿈꿨습니다.

이번 후원의 밤에서 여러분과 희망제작소가 함께 쓴 희망을 안고서 내년 한 해도 끊임없이 성장하겠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언어로, 시민의 방식으로 연구하는 시민 연구자들과 함께 일상의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19년 연말, 희망 가득한 나날이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금, 2019/11/0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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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의 2019 후원의 밤 <함께 쓰는 희망>이 열렸습니다. 지난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는 미소 가득한 분들이 자리했는데요. 희망제작소를 꾸준히 관심을 전한 후원회원뿐 아니라 이웃 단체 관계들이 오셔서 희망제작소의 오늘과 내일을 그리는 데 함께 해주셨습니다.

희망제작소가 평창동에서 마포구 성산동으로 터전을 옮긴 지 1년째가 되는 올해 시민들과 수많은 희망을 만들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후원회원과 이웃 단체들의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이에 희망제작소는 이번 후원의 밤 <함께 쓰는 희망>을 통해 올 한 해 어떤 사업으로 희망을 일궜는지 시민들의 목소리로 전하는 동시에 과연 내년에는 어떤 사업을 이어갈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019 후원의 밤, 희망제작소의 오늘과 내일

윤석인 부이사장은 “창립 13주년이 된 희망제작소는 여러 일을 겪어왔지만, 오늘 후원의 밤에 오신 분들을 포함해 후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고 보내주신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후원회원과 시민들을 환영했습니다.

희망제작소 초창기 시절을 이끈 전 상임이사 박원순 시장도 자리했는데요.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가 더 잘 되기란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내가 떠나고 나니 더 잘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희망제작소를 이끄는 소장을 비롯해 열심히 연구하고 일하는 연구원과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후원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희망제작소의 후원회원 두 분이 활동하고 있는 한가람남성합창단이 힘차고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축하공연을 선사해 행사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멋진 하모니를 들을 수 있는 만큼 후원회원과 시민들의 뜨거운 앵콜 요청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함께 쓰는 희망>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진행을 맡은 김정근 MBC 아나운서는 “지난 2010년에 희망제작소의 전 상임이사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희망제작소에 들렀고, 시민사회, 사회혁신의 취지에 공감해 그 이후로 후원회원의 한 명으로서 후원하고 있다”라고 말한 만큼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으로 꾸몄습니다.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본 희망제작소의 2019년

<함께 쓰는 희망>에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올 한 해 ‘함께 희망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것과 ‘함께 희망을 써주세요’라는 요청의 의미입니다. 먼저 전자의 희망은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데요.

광명시에서 진행된 <일상의 민주주의 재발견> 교육을 수료한 김영남 님은 ”평생 나 혼자 살기 바빠서 그렇게 살았는데 희망제작소가 마련해 준 자리를 통해 내 삶의 민주주의를 발견하게 되었다“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시민연구자를 지원하는 온갖문제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해 반려동물 재난 위기관리를 연구한 김동훈 님, 부천시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데 참여한 임재현 님까지 한국 사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민주주의, 청년, 독립연구 등을 통해 시민참여의 한 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희망제작소를 두고 “우리가 가보지 못한 길을 알려준다”, “크게 도전하면 좋겠다”라고 전한 메시지는 희망제작소가 앞으로 시민참여를 어떤 방식으로 넓혀나갈지를 고민해야야 할 지점입니다.

이어 <시민이 꿈꾸는 희망, 우리가 함께 만들 희망> 코너에서는 2020년 희망제작소의 사업을 소개했습니다. 대안연구센터, 시민주권센터, 정책기획실의 사업담당 연구원들이 무대에 올라 시민과 함께 꿈꾸는 희망을 전했는데요.

첫 주자로 나선 오지은 시민주권센터장은 “2020년에도 더 많은 시민이 자신의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찾고 행복할 수 있도록 일상의 민주주의 재발견을 지속, 발전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다현 대안연구센터 연구원은 “지역의 전문가는 그곳에 사는 주민이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민의 참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라며 “주민과 주민, 주민과 행정을 연결하는 지역의 협치문화를 강화는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마무리 발표에 나선 최수미 정책기획실장은 “시민연구자의 지원과 개발을 위해 지원, 소통, 연결이 가능한 혁신 아이디어거래소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겠다”라며 2020년 포부를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날 자리한 분들이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쓰는 시간으로 꾸려졌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이번 후원의 밤 행사 이전에 온라인 이벤트 <희망제작시(詩) 공모전>을 통해 시민이 꿈꾸는 희망의 메시지를 받았는데요.

“마음에서 막 꺼냈어요. 덕분입니다”, 여러분의 희망단어는

후원회원과 시민들은 이벤트에서 최종 선정된 문구 ‘마음에서 막 꺼냈어요. 덕분입니다’라는 문장이 새겨진 ‘희망펜’을 들고 ‘나는 희망제작소의 든든한 000이 되겠습니다’라는 문장에 어울리는 희망 단어를 찾아봤습니다. 친구, 후원자, 밀알, 참여자, 느티나무, 연탄 한 장에 이어 추위를 녹여줄 ‘패딩점퍼’가 되어주겠다는 메시지까지 힘을 얻는 단어들이었습니다.

김제선 소장은 “시민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희망제작소는 오늘날 더욱 필요한 시기에 있으며, 후원회원과 시민 앞에서 밝힌 2020년 희망제작소의 연구와 활동에 더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밝히며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내 손으로 직접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써보고, 사진을 찍는 포토월 부대행사를 마련했는데요.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 안부를 나누고, 웃는 모습에 더해 각양각색의 필체가 담긴 ‘희망’이라는 글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시민의 뜻을 담아 지역에서, 현장에서 바라는 희망을 만들 수 있도록 내년 한 해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자리해주신 모든 분, 정말 고맙습니다. 든든한 후원 메시지뿐 아니라 후원금을 증액하거나 후원금을 보내주며 힘을 실어준 분들 감사드립니다. 또 든든한 후원 메시지와 후원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희망제작소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더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글: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email protected]
– 사진: 손정혁 시민주권센터 연구원, 정지훈 사진작가

화, 2019/11/1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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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에서는 민관협치를 바탕으로 ‘행복드림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관협치는 주민의 자발성이 핵심인데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종로구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주민, 공무원, 전문가가 모인 ‘행복이끄미’를 구성했고, 이듬해에는 주민들이‘서울특별시 종로구 주민 행복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2017년 행복한 종로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생각을 나누는 <종로구행복드림아카데미 1기> 교육을 진행했는데요. 이 과정을 통해 주민 참여 및 협력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 종로구에서는 ‘2017년 서울시 주민참여 예산’으로 제안된 ‘종로 행복지표 개발 및 분석’ 연구를 통해 2018년 ‘종로 행복 10대 지표’를 개발했습니다. 같은 해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2018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행복지수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주민과 함께 행복을 찾는 종로구의 여정은 올해도 이어졌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2017년 이후 오랜만에 종로구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종로구행복드림아카데미 2기> 는 ‘행복이끄미’ 재교육 및 지역사회의 행복 구현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됐습니다.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5일까지 종로구청에서 총 6강에 걸쳐 진행된 교육에는 종로구민 50여 명이 자리했습니다.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나의 행복을 위한 디딤돌을 찾는 시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는 60세부터입니다. 60세쯤 되면 철이 들고 내가 나를 믿게 됩니다. 75세까지 성장하는 게 가능하고, 이후에도 본인의 노력에 따라 성취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환갑 이후에도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계속 일하고, 많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1강 ‘행복이란 무엇이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에서는 ‘행복 예습’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100세에도 왕성하게 강연과 저술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는 ‘사랑했으므로 행복했노라’라는 주제로 행복에 관한 묵중한 울림을 전했습니다.


임승수 작가

2강 ‘행복의 열쇠, 시간 그리고 노동’에서는 ‘시간과 행복’을 고민하는 자리였습니다.「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의 저자인 임승수 작가는 ‘돈 vs. 시간’이라는 대립적인 관점을 다시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실제 소유형 소비보다 체험형 소비가 만족도와 지속도가 높다는 사실을 통해 ‘1만원보다 1시간이 소중하다’라는 점을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개인과 행복을 다룬 마지막 3강 ‘행복한 관계’에서는 유시주 희망제작소 이사와 함께 했습니다. 유 이사는 관계 속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으로 ‘관계에도 생로병사가 있다’라는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는데요.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에서 1937년부터 75년 간 진행한 최장기 종단연구 결과인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는 점은 우리를 둘러싼 관계를 새삼 돌아보게 합니다.


유시주 희망제작소 이사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회, 그 안에서 행복 찾기

후반부 강의에서는 개인과 이어진 사회와 행복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개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고 화두를 던진 분, 바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입니다.

오 대표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조건이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삶의 질과 행복을 살폈는데요. 매년 세계행복지수 상위권에 드는 덴마크의 철학을 주목합니다. 덴마크에서는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찾아오는 즐거움이 창조와 창의력의 원천이고, 개인의 즐거움과 행복이 이어지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덴마크의 철학은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남겼습니다.

‘대한민국’에 던져진 행복의 화두는 자연스럽게 국가와 행복을 다룬 5강 ‘정부는 우리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로 이어졌습니다. 「부탄 행복의 비밀」의 저자인 박진도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이사장은 관점의 전환을 언급했습니다.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을 위한 나라’를 소개한 것인데요.

경제성장의 척도인 GDP(국내총생산)와 국민의 삶의 질은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경제성장지상주의에서 벗어나 ‘국민총행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보다 더 포용적이고, 공평하고, 균형잡힌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GDP보다 GNH(국민총행복지수)를 강조하는 부탄의 사례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6강 ‘행복지표와 행복정책을 넘어, 지역에서 행복하기’에서는 ‘손에 잡히는 행복’을 위해 ‘지역사회의 행복실현과 주민의 행복’에 관해 나눴습니다. 정건화 한신대학교 교수와 함께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지, 행복지표를 만드는 방법과 필요성을 살펴봤습니다.

500년 전 발명된 회계원리가 100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발전 및 개선돼 오늘날에 이른 것처럼 행복 또는 웰빙도 철학 범주의 개념에서 공공정책 범주로 도입해 측정해보는 것 자체가 유의미함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했습니다. 나아가 인간의 행복을 구성하는 세 영역인 ‘사람-사회(공동체)-환경(자연)’을 포함한 행복지표 구성도 제시됐습니다.

별이 빛나는 가을밤, 행복이 빛나는 우리의 밤

가을 저녁을 충만하게 물들인 <종로구행복드림아카데미> 6주간의 여정은 개인의 행복에 관한 인식을 환기할 뿐 아니라 사회에서 행복을 구현하는 관점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확장해 진행됐습니다. 아카데미에 참여한 분들의 행복에 관한 메시지는 또 다른 여정을 기대하게 합니다.

“최근 가장 행복했던 일이요. 현재 생활에서 행복을 느끼며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아, 얼마 전 돌 지난 손자가 민들레꽃을 꺾어서 할머니 선물이라고 건네준 일이 떠오르네요.”

“지금 이 순간 입니다. 좋은 지인과 행복에 대한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합니다.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그리고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입니다.”

이번 <종로구행복드림아카데미>에 참여한 종로구민들은 행복의 기원과 개인의 행복에 관해 이해를 바탕으로 종로구 행복지표를 높여서 개인과 공동체의 실질적 행복을 증진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종로구 행복원정대인 ‘행복이끄미’의 여정이 1~2기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향후 확대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합니다. 행복지표를 일상의 지표로 녹여내기 위한 우리들의 부단한 참여는 나의 행복뿐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사회의 행복을 일구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 글: 박선하 경영기획실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시민주권센터

수, 2019/11/1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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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후원회원님,
올해 희망제작소와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9년 기부금영수증 발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안내드립니다.

1. 개인정보 확인
회원님의 성함, 주민등록번호(13자리), 주소가 정확하게 기입돼있는지 확인해주세요.
* 2019년 12월 31일까지 기입된 정보로 기부금영수증이 발급됩니다.

개인정보 확인하기 ▶링크 클릭

2. 기부금영수증 발급 방법
1)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홈택스)
회원님의 성함과 주민등록번호(13자리)를 기입한 경우 홈택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홈택스에서는 2020년 1월 중순부터 확인 가능합니다.

홈택스 바로가기 ▶링크 클릭

2)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지 않은 경우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서 직접 기부영수증을 출력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로그인이 어렵다면, 이음센터(02-6395-1415)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서는 2020년 1월 15일부터 확인 가능합니다.

기부금영수증 확인하기 ▶링크 클릭

*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기입한 분은 국세청을 통해 영수증이 자동 발급됩니다.
* 환경보호를 위해 온라인 발급을 권장하고 있으니 종이영수증이 꼭 필요한 경우 이음센터(02-6395-1415)에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3. 기부금영수증 발급기준 및 세액공제 범위
-‘2019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후원한 기부금에 대해 ‘본인 명의’로 발급됩니다.
– 계좌이체를 통한 일시 후원금에 대해서도 기부금영수증 발급이 가능합니다.
– 희망제작소 기부금은 종교단체 외 지정기부금(코드40)에 해당됩니다.
– 공제한도
* 개인: 소득금액의 30%
* 법인: 소득금액의 10%
* 세액공제율 15%(기부금 1천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30%)
* 공제한도 범위 및 세액공제율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4. 증빙 서류
기부금 내역 증빙서류가 필요하신 분들은 하단 서류를 출력해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희망제작소 사업자등록증 ▶– 내려받기(클릭)
희망제작소 법인설립허가증 ▶– 내려받기(클릭)

5. 하나 더 알려드립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그간 매월 출금 안내 문자를 발송하였으나, 2020년부터 문자발송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온라인(홈페이지)을 통한 확인으로 변경됩니다.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서 상시적으로 회비 납부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납부내역 조회하기 ▶링크 클릭

6. 문의
이음센터 02-6395-1415 | [email protected]

수, 2019/12/0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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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교착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 국민이 갖는 국가 차원의 희망이 2017년 이래 가장 낮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비영리 민간연구소인 희망제작소가 전국 만 15세 이상 남녀 1천명을 상대로 개인·사회·국가·세계 차원의 희망지수를 조사한 ‘2019 시민희망지수’에 따르면 국가희망지수는 100점 만점에 46.5점으로 2017년 이후 2년 연속 하락해 4개 부문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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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12/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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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0년 두 번째 희망편지를 드립니다.
이번 희망편지에서는 2020년 희망제작소의 방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우리 사회가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독립연구소입니다. 희망제작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올해 감당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할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부딪히고 있는 문제를 살펴보면 과거의 방식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촘촘히 연결되고, 모든 정보는 손바닥에 놓인 디지털 도구를 통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상 속 변화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저성장과 경기침체의 현실은 성장 중심의 낙수효과로 풀어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대기업이 거둔 이익은 연관 산업의 순환으로 이어지지 않을 뿐더러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투자가 성사되더라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딪히는 문제의 본질은 각각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작용하고 있기에 문제해결의 중심을 무엇에 둘지는 과거보다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가 변한 것처럼 시민도 달라졌습니다. 시민은 생존을 위해 조직에 속박되거나 복종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자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며 존중을 받거나 복종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자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며 존중받기를 원합니다.

시민은 흩어진 개인이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끈끈하게 연결된 시민의 모습이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디지털 도구를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면서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도 달라졌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간 정부나 기업 주도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고수했다면, 이제 당사자로서 불편을 겪는 시민이 해결 주체로서 나서는 전환이 필요합니다. 각 영역에서는 시민에게 권한과 권력을 넘겨주고, 시민이 주도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이 주도하는 사회문제 해결의 길을 넓히는 데 힘쓰겠습니다. 대안의 현장으로서 지역에서 시민 주도 지역혁신의 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시민의 역량을 키우고, 시민과 시민이 연결되도록 네트워크를 넓혀가겠습니다. 거시적인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동시에 실제 수요자의 욕구와 문제 인식을 경청하고, 함께 대안을 만들어가는 실험이 활발해지도록 시민을 지원하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이어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지역혁신’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중앙집권과 불균형발전으로 말미암아 지역은 늘 피해자인 도시에 수동적인 위치에 놓여있었습니다. 지역에서는 이미 다양한 사회문제를 겪고 있고, 급변하는 환경으로 인해 새로운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고 있습니다. 더구나 중앙집권 위주의 방식이 거듭되면서 지역에서는 중앙보다 사회문제에 관한 체감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위 문제를 해결하려는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치는 상대를 거부할수록 차기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비토크라시’(Vetocracy) 국면에 놓여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만들 수도 없고,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집행할 수도 없습니다. 중앙 정부 관료체제도 ‘칸막이 행정’으로 이어지면서 혁신적 대안을 도외시하는 상황을 야기합니다.

이에 희망제작소는 ‘지역 사회’에서 새로운 ‘지역혁신’의 길을 만들고자 합니다. 자치정부는 상대적으로 ‘비토크라시’에 덜 빠져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역 시민은 문제의 당사자로서 지역 사회의 혁신을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 지역이든 한국 사회의 문제가 압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역소멸과 저성장의 현실을 지역 시민과 함께 타개하겠습니다. 문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공직자의 역량을 키우는 일을 지원하며, 지역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통합적 해결책을 찾는 데 협력하겠습니다.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지역혁신체제를 통해 해결하자는 오래된 미래를 실천하겠습니다.

희망제작소 운영의 전환도 필요합니다. 후원자와 시민이 후원과 응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하고 함께 실천하는 시민연구자 사업,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디지털 채널의 진화, 자기표현 가치를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가 전면에 나서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소통과 공감의 조직을 만드는 일도 착실히 준비하겠습니다.

시민 주도의 지역사회혁신체제를 꿈꾸는 희망제작소의 여정에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늘 강건하길 빕니다.

희망제작소
김제선 소장 드림

목, 2020/02/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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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선 희망제작소 소장이 ‘2019 정부혁신 유공 포상’으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19일 수상했습니다.

김 소장은 정부와 협력해 혁신을 이끌어냈을 뿐 아니라 정부혁신국민포럼 수석부대표로서 사회혁신, 시민주권 분야에서 국민참여 저변 확대를 위한 공적이 인정되어 동백장을 수상했습니다.

김 소장은 지난 2017년 희망제작소 소장으로 취임해 사회혁신과 시민주권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 및 사업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희망제작소는 지난 2018년 국민참여사회문제해결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일상 속 다양한 문제를 찾아내 ‘소셜리빙랩’ 형태로 대안을 찾는 프로젝트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한편 행정안전부에서는 정부혁신의 주요 성과 창출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를 발굴해 정부혁신 유공 포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 2020/05/2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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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의 2020년 기획강좌가 희망제작소 희망모울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 연구자와 현장 활동가의 네트워크인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사회적경제의 기본인 돈, 관계, 공존, 돌봄, 사회, 경영, 노동의 철학을 총 7강에 걸쳐 학습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기획강좌의 내용을 간추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희망제작소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풍성해지는 것”에 한 발짝 다가서고자 합니다.

1강 돈의 철학 | 관 주도형 지역화폐, 이대로 좋은가-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

공동체의 돈, 지역화폐

지역화폐란 “시민이 직접 만들고 일정 지역에서만 사용하는 무이자 또는 감가(마이너스 이자)하는 돈”을 뜻한다. “감가”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돈을 일정 기간 내에 쓰지 않을 때 가치가 떨어지도록 디자인하면 사람들이 돈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화폐는 공동체 안에서 돌도록 설계되어서 사람의 얼굴을 한 “공동체의 돈”이라고도 불린다. 지역화폐는 경제적 측면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순환형 경제의 확립을, 윤리적 측면에서는 호혜적 교환을 통해 서로 돕는 공동의 관계나 윤리 재건의 수단으로 작용한다.

지역화폐 시스템의 특성 및 사례

지역화폐는 가치 기준(노동시간, 특정 상품, 정책 등과 연계)과 발행방식(지폐, 계좌, 어음, 수표, 카드·모바일 등)에 따라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와 특징을 지닌다.

기존 화폐경제 시스템에서는 화폐가 외부에서 유입되고 개인들 사이를 왕래하다가 결과적으로 다시 외부로 빠져나간다. 반면 지역화폐 시스템에서는 재화와 서비스가 물물교환처럼 교환되니 적은 돈만 있으면 된다. 자원이 공동체 안에서 유지되므로 지역 주민은 지역화폐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돈이 없는 사람들조차 지역경제 시스템에 참가할 수 있으며 복지, 문화, 기본소득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프랑스 바스크지역 바욘(Bayonne)의 지역화폐 외스코(Eusko)는 지역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바스크어인 외스카라(Euskara)의 보존과 확산 역시 중요한 목적으로 삼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는 기본소득실험(B-MINCOME)으로 주민들에게 지급총액의 25%를 지역화폐 REC((Recurs Econòmic Ciutadà)로 나누어준다. REC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로 발행돼 모바일 앱, QR코드를 통해 거래된다.

국내 지역화폐 운동의 성과와 한계

우리나라 지역화폐 운동은 1996년 격월간지 ‘녹색평론’에 지역화폐 레츠(LETS)가 소개하면서 시작되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 56개 이상의 지역화폐 시스템이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 약 20년 역사를 가진 대전의 ‘한밭레츠’가 가장 성공한 지역화폐로 알려져 있다.

사실 좋은 모델로 평가받는 한밭레츠를 비롯한 소수의 지역화폐 운동 단체도 회원 수와 비교해 거래 규모나 내용 면에서 아주 성공한 경제조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건강한 이웃 관계 형성, 유휴 노동력 활용, 공동체와 생태계 원리를 따르는 지속 가능한 삶의 양식 창출 등 지역화폐 운동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볼 때 지역화폐는 풀뿌리 공동체 운동이라기보다는 지자체나 공공재단 주도 사업으로 추진되는 한계가 보인다. 전국의 지역화폐 운동 주체를 네트워크화한 연대조직과 연구기관의 부재로 정보교환이 원활하지 못했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관 주도로 탄생한 신유형 지역 상품권

지역사랑 상품권은 2020년 기준 199개 지자체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청와대에서 지역화폐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소득주도 성장”을 이끄는 해법이라 판단한 것이다. 행정안전부에서 2019년부터 지역 상품권 발행총액의 4%를 국비로 지원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지역 상품권은 단기간에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광역 및 기초 지자체에서는 지자체 예산을 사용하여 할인, 추가적립, 캐시백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화폐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신유형 지역 상품권의 문제점과 폐해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및 분석 없이 발행총액만 보고 인천시, 경기도(특히 성남, 시흥시 등) 사례만 벤치마킹하는 실정이다.

관 주도형 지역화폐는 현금으로 지역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는 중산층에게 캐시백 혜택 등으로 이익을 지원하는 방식이라 계층 간 불평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사행성 업종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문제점에 노출될 수도 있다. 실제로 어떤 지자체에서는 중고차와 귀금속 구매에 지역화폐로 결제한 금액이 수억 원이 넘었고, 유흥주점에서도 수천만 원 결제한 사례가 있었다.

정교하게 지역 상품권을 설계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홍보·판매에만 치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지역화폐 발행 규모가 차이 나면서 지역 간 불평등 및 양극화 또한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지자체에서는 연간 예상 결제액 예측의 잘못으로 상반기에만 이미 결제액 예상치에 육박했고, 캐시백에만 투입되는 국·시비(국비 4%, 시비 2%, 구·군비 2~4%)가 확보예산을 초과한 문제 또한 발생했다.

지역 상품권의 발행액이 조 단위로 증가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6~10% 싸게 발행하는 지류 상품권을 지역민이 사들인 후 다시 중개업자에게 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 깡”은 물론 부작용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 기획강좌 현장의 모습

관 주도형 지역화폐 문제점 개선방안

관 주도형 지역화폐는 지역 특성에 맞는 추진 방식을 창안하고 개발할 때 개선이 가능하다. 먼저, 청년취업희망카드, 출산장려금, 아동수당, 참전유공자 명예수당 등 사회복지기금과 연계된 지역화폐 시스템(정책발행)을 구축해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창의적인 지역화폐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공동체 기반 구축을 할 수 있다.

사회경제적 정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반적인 신유형 지역 상품권의 발행을 가능한 한 지양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계층 간 불평등 심화와 지방재정 건전성 훼손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도입하고자 할 때 지역사회에서 공개적인 논쟁을 거친 후 서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별도로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지역화폐 시스템의 운영 효율성 및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행·재정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세계 전역에서 지금까지 실험해 온 지역화폐 시스템이 경제적으로 성공한 조직이 없다는 사실을 깊게 인식하고 기본소득과 연계한 지역화폐 시스템 개발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경 보전(재활용), 에너지 문제, 사회복지 사업 등과 연계한 지역화폐 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예: 브라질의 에코엘치(ECOELCE) – 전력회사, 자치단체와 시민이 협력해 개발)

사실 관 주도형 지역사랑 상품권의 문제점을 당장 바로 잡긴 어렵다. 행정안전부에서 4%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든 현재 안고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일반발행이 꼭 필요하다면 행정안전부의 지원선을 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 사업을 끌고 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 본 내용은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의 주최로 진행된 기획강좌이며 희망제작소의 입장과 무관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연구공간인 희망모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글: 기은환 시민주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강의자료(박용남 제공),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

화, 2020/05/2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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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의 2020년 기획강좌가 희망제작소 희망모울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 연구자와 현장 활동가의 네트워크인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사회적경제의 기본인 돈, 관계, 공존, 돌봄, 사회, 경영, 노동의 철학을 총 7강에 걸쳐 학습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기획강좌의 내용을 간추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희망제작소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풍성해지는 것”에 한 발짝 다가서고자 합니다.

※ 본 포럼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손소독제 사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진행했습니다.

2강 돌봄의 철학 | 나는 돌본다, 고로 존재한다-나준식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원장

자신, 서로, 공동체를 돌본다는 것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민들레)의 여러 표어를 보면 ‘나로부터’, ‘나부터’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2001년, ‘민들레’라는 이름조차 없던 발기인 모임 단계에서도 우리는 홍보 현수막에 “자신을 돌보라, 서로를 돌보라, 그리고 공동체를 돌보라.”라는 말을 내걸었다.

‘자신을 돌보라’가 가장 먼저 나온 까닭은 일상에서 자신을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잘 준비되어 있으면 상대방이 힘들어해도 위로하고 지지할 수 있지만, 나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러한 상태가 일,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는 돌본다, 고로 존재한다

사전에서 돌봄은 “건강 여부를 막론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거나 증진하고, 건강의 회복을 돕는 행위”라고 적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규정에 따르면 건강은 “질병이나 허약한 상태가 아니라, 정신적·신체적·영적·사회적·생태적으로 안녕한 상태”라고 한다.

따라서 돌봄은 건강한 상태를 유지, 증진하고 회복을 돕는 행위이기에 상당히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돌봄이라고 하면 제도 속 서비스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이 생각에는 돌보는 주체의 문제-돌봄을 받거나 제공하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이 빠져 있다.

‘돌봄의 철학’은 “나는 돌본다, 고로 존재한다”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돌봄이라는 것이 이미 나의 존재를 정의한다. 내가 여기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 돌봄 없이 가능할까? 누군가가 나를 돌보고 있어서 숨 쉬고 있는 거다. 우리의 삶에서 돌봄 아닌 것이 없다. 나는 누군가로부터 돌봄 받고 있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동조, 공명, 동기화라고 부르는 현상이 있다. 대표적으로 반딧불이의 반짝거림이다. 반딧불 수천 마리는 처음엔 각자 반짝이다가 어느 순간부터 동시에 반짝이는데, 주변 불빛에 반응하면서 동시에 반짝임을 만들어내는 거다.

세계의 많은 존재가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의 주파수나 진동, 에너지를 주고받고 조율하며 살고 있다. 눈에 띄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우리가 잘 의식하지 못하는 것 뿐이다. 인간 역시 물질적이든 비물질적이든 무언가를 서로 주고받고 동조를 일으키며 살아가고 있다.

돌봄의 철학은 결국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인식하는 문제다. 돌봄은 단지 주고받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내가 다른 것들과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그러한 자각을 바탕으로 삶과 관계를 그 본성에 맞게 재구성하는 실천이 돌봄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삶의 방식과 리듬

돌봄의 사회적경제도 마찬가지다. 존재에 대한 자각이 기본이어야 한다. 나는 돌보는 사람 또는 돌봄 받는 사람이라는 한편의 입장에 서 있으면 사회적경제를 할 이유가 없다.

내 안에서 여러 장기가 서로 돌보는 것처럼, 관계 안에서도 나는 돌봄을 주기도 때로는 받기도 한다.

즉, 돌봄은 주고받는 것이다. 누군가 주기만 하는 사람, 받기만 하는 사람이라고 정확히 규정지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그러다 보면 결국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때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나는 ‘돌봄을 받는 존재지만 동시에 주기도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돌봄의 공급자와 수요자는 명확히 구별되지 않는다. 내가 돌봄을 받아야 할 경우에도, 나를 돌봐 줄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봐야 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게 되면 결국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일치하게 된다. 이것 또한 일종의 동조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없으면 만들어서 가지, 뭐!

노인요양보험제도 안의 요양 서비스는 해당 등급을 받으면 월 몇 시간 동안 요양사를 쓸 수 있다. 그런데 일상생활을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몇 시간의 돌봄으로 평가되기 어려운 영역이 매우 많다.

개인의 환경이나 조건, 욕구에 따라 필요한 것이 다 다른데, 서비스 제공자 중심으로 정해놓은 방식은 이런 차이들을 사실상 반영하지 못한다. 개인의 환경이나 조건, 욕구에 우선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필요한 부분이 많이 빠져 있거나, 불필요하지만 서비스 제공자 관점에서 돈이 되니까 제공하는 것들이 있다. 어떤 분은 꽤 건강해서 청소 같은 가사 지원만 2시간 해주면 되는데, 불필요하게 그 이상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식인 거다.

당사자의 욕구를 반영하려면 2시간만 재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머지 시간은 지역사회의 다른 활동을 연계하는 등 수요자 특성에 맞춘 서비스를 설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본 내용은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의 주최로 진행된 기획강좌이며 희망제작소의 입장과 무관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연구공간인 희망모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글: 기은환 시민주권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 사진: 강의자료(나준식 제공),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

목, 2020/06/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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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3일 희망제작소에서 진행된 <시민연구공유회-슬기로운 연구생활>은 모든 참가자의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손 소독제 사용 등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해 진행했습니다.

‘온갖문제 연구’는 궁금증이 탐구로, 탐구가 연구로 이어지는 모든 연구를 지원하는 희망제작소의 시민연구자 지원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13일 희망제작소에서 진행된 은 온갖문제연구에 참여했던 시민연구자 세 팀이 연구내용을 강연회-수다모임-워크숍 세 가지 형태로 구성해 시민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열렸습니다. 이 중 분노팀의 현장을 나눕니다.

시민연구자 분노팀과 함께 운동 경로를 살펴보는 워크숍

수다 모임 에서는 분노(분홍과노랑의질주)팀이 ‘페미시국광장’ 시위 참여자들이 어떻게 모이고 흩어지는 지를 연구한 내용을 워크숍으로 시민과 나누는 자리로 꾸려졌습니다. 연구 소개와 더불어 나의 운동 경로를 추적해보는 워크숍인데요.

시민연구자 정소정 님은 “계속해도 바뀌지 않는 현상에 무력감을 느끼다 페미시국광장에 참여했고 그곳에 참여한 사람들이 어떤 경로로 페미니즘 운동에 도달하는지 알고 싶어졌다”라며 연구 배경을 밝혔습니다.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점은 시위에 참여한 참여자 중 소모임 활동을 한 사람이 많았다는 점인데요. 소모임에서만 이뤄졌던 이유는 제도권에서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박재승 님의 말에 참여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연구 소개를 마치고 운동 경로를 추적하는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사회적 사건과 나의 사건을 연결해보며 어떤 계기로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확인해보고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페미니즘에 대해 알게 됐어요. 요즘은 아이가 페미니즘을 알고 성장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에요.”
“2016년에 강남역 살인사건을 접하고 이후 책 을 읽으며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여전히 사회에 동조 될 때가 많지만 계속해서 공부하려고 해요. 최근엔 성 착취물 제작 및 유포 사건(N번방 사건) 관련해서 스터디를 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학교에서 미투 대자보를 봤어요. 친구였던 사이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는 상황에 ‘나는 남성이구나, 나는 낄 자격이 안되는구나’ 생각했어요. 혜화역 시위 때도 갔다가 돌아왔어요. 적극 참여하기 보단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는 식으로 혼자서 활동한 것 같아요’”
“중립적으로 서 있을 때가 많았는데요, 미투가 터지고 2019년에 김용균씨가 죽었을 때는 생각했어요. ‘아 중립적인 위치를 선택하기보다 편을 들어주자’”

나와 타인의 운동 경로를 돌아보며 누군가는 뚜렷한 계기로, 누군가는 자생적으로 페미니즘과 사회이슈에 관심을 갖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 중요한 건 참여자 모두 같은 사건을 기억하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에서는 변하지 않는 듯한 세상에서 누군가는 페미니즘을 연구하고 누군가는 사건을 기억하고 감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연구보고서 바로보기: 분노팀 – ‘페미시국광장’의 프레이밍을 통해 본 페미니즘 운동의 미시동원맥락 네트워크 분석

-글: 손혜진 연구원 [email protected]

토, 2020/06/2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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