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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주권 시대의 정치경제론” 다른백년 출판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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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주권 시대의 정치경제론” 다른백년 출판도서 소개

admin | 목, 2020/04/16- 21:17

책소개

다른백년 이래경 이사장의 ‘시민주권 시대의 정치경제론’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권력의 정치경제를 위하여

한국사회의 새로운 전환을 위한 담론을 실천하고 있는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이래경 이사장이 다른백년 홈페이지에 ‘기획칼럼-이래경의 제3섹터 경제론’이라는 이름으로 1년 반 동안 연재한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책 『시민주권 시대의 정치경제론』은 촛불혁명 이후 한국 사회의 로드맵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격변과 전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탐욕적 시장경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참여와 혁신 그리고 연대에 기초한 시민경제로 전환하는 로드맵은 저자 나름의 ‘해방과 자유의 논리’이다.

저자가 2018년에서 2019년 동안 연재한 ‘제3섹터 경제론’의 토대는 촛불혁명이었다. 촛불혁명은 기득권에 포획되어 박제화 된 형식적 민주 제도와 절차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민주권과 시민권력의 새로운 시대를 요구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사회의 성찰과 새로운 좌표’라는 주제를 ‘제3섹터 경제론’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하면서 저자는 촛불혁명의 의미를 반추하고, 시장과 공공의 영역에서만 바라보고 해석해 왔던 기존의 경제론을 시민의 영역,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시민주권과 시민권력’의 관점에서 재구성을 시도했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 해결의 핵심은 제2섹터인 시장을 중심으로 제1섹터인 공공영역과 제3섹터 부문을 종속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각각의 역할로 분리시켜 상호보완적이며 병렬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맡도록 하면서 궁극적으로 제3섹터의 몸집을 키워나가는 데 있다. 정부는 축적된 과학기술과 지식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산출된 시장경제의 성과를 제3섹터의 영역으로 적정하게 옮겨 나르는 양수(PUMPING)의 몫을 담당해야 한다. 즉 미래의 무한한 일자리의 보고인 제3섹터 영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을 함축한 ‘제3섹터 경제론’의 핵심이다.

 

출판사 서평

촛불혁명 이후 정치적 영역에서 직접민주주의를 통한 시민권력의 실현은 한국사회의 역사적 이정표이다. 저자는 책에서 시민권력을 위한 물적 기반의 재구성을 위하여 조세정책의 양수역할과 사회적 경제의 실천을 통한 삼투막 기능을 제안한다. ‘정부에 의한 양수와 삼투막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며 강화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12장 ‘조세개혁과 사회적 상속에 대하여’, 13장 ‘사회적 혁신과 전환을 위한 로드맵’, 14장 ‘협력과 공유의 사회를 꿈꾸며’ 등에 잘 나타나 있다.

한편 저자는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모든 시민의 존엄과 탁월성을 구현하는 기본소득과 기본자산 및 선택적 복지청구권 도입을 주장한다. 나아가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라는 기존 경제학의 이론적 허구를 폭로하면서, 역사적 사회적 선택적 그리고 시천주의 존재로서 인간이 지닌 가능성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인간 본연의 모습에 기초한 사회주의를 시원적으로 고민했던 사를 푸리에와 이를 실현하려 했던 로버트 오웬, 그리고 20세기 일본 시민사회의 전설로 남아 있는 가가와 도요히코라는 인물 등을 2장 ‘인간품성에 대한 재발견’, 4장 ‘형제애적 실천에 대하여’ 등에서 살펴보고, 한국인들의 혈통 속에 흐르는 공동체적 유전인자 밈과 풍속을 5장 ‘한국역사에서 배우는 향촌의 자치운동’에서 조명하고 있다. 또한 명백하게 한계에 도달한 자본제적 시장경제의 문제점과 성격을 고발하고 대안을 담은 내용을 3장 ‘자유주의에 대한 성찰과 비판’, 6장 ‘사유재, 공유재 및 관계재 그리고 행복’, 7장 ‘길 잃은 자본주의 위기에 대응하는 다양한 흐름’, 8장 ‘자본의 탐욕에 갇혀 있는 기업사회 비판’ 그리고 9장 ‘시장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을 위하여’에 담았다.

모든 것은 정치로 통하고 정치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듯이, 현재 한국사회 현안의 모든 근원은 정치제도와 절차적 과정의 결함에 있으며, 이를 직업적으로 다루고 있는 정치인들이 일차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11장 ’한국사회,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 15장 ‘행정사법관료는 공복인가 관비인가’는 적폐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적 한계와 제도의 결함 뒤에 숨어 기회주의적 행위를 일상적 관행으로 삼아온 행정사법 관료제의 폐해를 지적하는 글이다. 저자는 국회 구성에 있어서 100% 연동비례제, 시민소환제 및 시민발안과 연동된 국민투표 등 직접민주제 도입은 촛불시민혁명 이후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정신이 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인간다움을 보장하는 최저임금제와 노동시간 제한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며, 한국 경제 규모에 걸맞는 사회안전망이 구축되어야 마땅하다. 이는 현대국가에 있어 정언적 의무사항에 해당한다. 핵심은 시행의 여부가 아니라 의지를 담아내는 해당 정책의 정합성과 현실성, 일관성의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1장 ‘시대의 현안’과 17장 ‘스핀햄랜드 및 노동자기금의 경험에 대한 성찰’에 담았다.

 

저자소개

저자 : 이래경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부 입학 후, 1975년 서울대생 김상진 할복자살 사건과 1980년 광주민주항쟁과 관련된 일련의 시위로 두 번 제적을 당했다. 서울대학교 공대생으로서는 처음으로 1996년에 명예졸업장을 취득했다. 다양한 사회 경험 후 독일의 대표적 기계공업사와 합자한 (주)호이트한국 대표이사를 27년간 역임했다. 민청련 발기인 및 초대 상임위원, 민주기업가회의 회장, 한반도재단 이사 및 운영위원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를 지냈으며 지역 시민사회 중심의 보살핌 운동을 지향하는 사단법인 일촌공동체를 설립했다.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공동대표를 지낸 후 현재 사단법인 다른백년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 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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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칸에서 미국이 철수하면서, 서남아 지역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수많은 논평들이 촉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광범위한 지정학적 이득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상당한 우려를 지니면서 탈레반의 등장을 관찰할 것입니다.

대략적인 논평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철수는 중국이 아프칸이 매장하고 있는 광물자원을장악하고 소진하거나 혹은 탈레반과 제휴를 통하여 아프칸을 중국의 일대일로 BRI사업의 중심지대로 전환시킬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예측하건데, 혹은 아프칸 상황이 중국으로 하여금 가까운 시일 내에 ‘대만과 관련된 국가이익을 추진하도록(점령?) 부추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기의 가설들은 지나친 과장입니다. 이러한 입장은 1990년대에 이미 아프가니스탄 대부분을 장악했던 탈레반과 중국의 대립적 관계에 대한 당시의 기록과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이 지닌 중층적 이익구조를 모두 무시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아프칸의 안보위협이 신장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국의 방어적 이해관계(defensive interests)에서 일차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적 투자라는 관점에서부터 상하이 협력기구(SCO)에 대한 역할을 추진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이에 상응하는 많은 이해관계는 차후의 주제일 뿐입니다.

많은 분석가들은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라는 왜곡된 렌즈를 선호하면서, 상기에 언급한 요소들을 무시합니다. 예를 들어, 호주전략정책 연구소의 책임자인 피터 제닝스는 “아프칸에서 일어난 상황을 아마도 베이징 당국은 절대적인 기쁨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타격은 인도-태평양 전체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아프간에서 미국의 ‘패배’에 대하여 중국 관료와 언론들은 이를 오히려 ‘불길한 승리 –Schadenfreude’ 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Wang Yi 외무장관은 An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아래 내용을 가볍게 언급하고 넘어갔습니다 “아프칸의 정권교체라는 개입에 대하여 미국은 너무 쉽게 판단하였으며, 아프칸의 상황은 자국 국민의 지지없이는 어느 정권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이에 더하여 중국정부의 강경한 대변지인 Global Times 는 워싱턴의 아프칸 실패는 ‘다른 나라를 변화시키려는 미국의 오만함’과 ‘세계질서에 대한 상호주의라는 중국의 가치’를 대비시킨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수사학적 표현은 중국 또한 아프칸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에 대한 주의 및 우려와 상호 결합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방어적 이해관계(defensive interests)라는 주제는 아프칸 상황에서도 여전히 전략적 우선순위입니다.

칭화 대학의 Qian Feng 교수는 아프칸이 제공하는 상황을 ‘중국이 마주해야 하는 강대국의 파워게임’과 ‘아프칸의 재건에 참여라는 이익의 잠재력’이라는 위험과 기회의 混在로 파악합니다. 그의 평가는 베이징 당국이 경험한 장구한 이해관계의 중층적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신장에 대한 위협과 관련하여 Qian은 1990년대에 중국이 견지한 것과 거의 동일한 용어로 ‘아프칸의 혼란이 북쪽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로, 남쪽으로 파키스탄 및 기타 국가로, 다음에는 중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누가 아프칸을 통치하는지에 관계없이 중국의 핵심관심은 카불 당국이 테러리즘의 격퇴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흥강대국으로서 영향력의 게임과 관련하여, Qian은 아프칸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하여 중국,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요한 이해관계자들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최근에 중국은 상해협력기구SCO를 활용하여 회원국가 그룹들이 아프칸과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해 관계를 중재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결국 비생산적인 상해기구SCO를 포기하고, 현재 타지키스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과 중국+C5 그룹(중국 및 중앙아시아 공화국)이라는 지역다자적 형식으로 4자협력 및 조정기구를 형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배경에는 여전히 아프칸의 ‘테러리스트’ 감염으로부터 신장을 보호하려는 노력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China+C5와 같은 소규모 비밀회의(추기경 선출방식과 같은)를 통해 중국은 러시아 및 인도와 같은 지역 강자들과 타협하지 않고 의제를 설정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하여 또한 중국의 중층적 이익 관계를 명확하게 드러내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서 지난 5월에 있었던 중국+C5의 공동서명은 ‘새로운 경제 및 인프라건설의 이니셔티브’뿐만 아니라, 예건데 아프칸 등과 이해의 충돌에 대비한 ‘정치적 합의’에 대한 희망을 애매모호한 용어로 발표하였습니다. 다른 표현을 쓰자면, Wang Yi는 ‘연착륙’을 위하여 아프칸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요컨대, 중국은 아프칸이 1990년대와 같이 다시 지역불안정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바라는 이상적인 결과는 탈레반이 독자적으로 완전한 승리를 달성하는 것보다는 역내의 다른 정치세력과 타협하는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절망적인 희망’으로 보입니다만, 이것이 중국이 불안정의 파급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양자 및 지역다자적 노력을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파키스탄에서 있었던 중국의 시민과 자산에 대한 테러공격은 중국을 공격목표로 삼는 무장단체들이 아프칸을 피난처로 삼는 상황을 중국이 감당할 여유가 없음을 보여줍니다.

단기적으로, 중국은 미국의 철수 이후 탈레반이 지배하는 아프칸에 대처하는 길을 모색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방어적 이익을 우선시해야 하는 매우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East Asia Forum on 2021-08-26.

Michael Clarke

시드니 공과대학(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의 호주-중국관계 연구소(Australia-China Relations Institute)와 호주국립대학(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의 전략 및 국방연구센터(Strategic and Defense Studies Center)의 객원연구원이다

수, 2021/09/0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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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미국 부시 행정부는 반테러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오사마 빈-라덴과 알-카이다를 징벌하기 위해 아프칸을 침공하였다. 20년이 지난 후, 이제 미국은 아프칸을 몹쓸 땅으로 황폐화시킨 채, 매우 성급하고 불명예스러운 방식으로 군대를 철수시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회복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집권했지만, 곧바로 아프칸에서 난관(Waterloo-돌파할 수 없는)에 봉착하였다. 돌이킬 수 없는 자기맹신이라는 패착으로, 미국은 아시아의 한구석에서 스스로 갇히는 비극을 연출하였고, 그의 후유증은 향후 수십 년 지속될 것이다.

 

패악 1 : 전쟁 미치광이

2021년 미국의 브라운 대학에서 발간한 보고서는 미국이 아프칸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발생한 인명의 희생을 대략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17만 4천명이 희생되었는데 이것에는 7만 명의 아프칸 정부군과 경찰 그리고 4만7천 명으로 추산되는 시민들이 포함되었고, 추가로 수십 만 명이 부상을 당하였으며, 아프칸 전체인구의 1/3 정도가 피난을 가야 했다. 전쟁을 통하여 아프칸은 기나긴 불황의 나락 속에 빠져들면서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군으로 전락하였으며, 총인구의 절반이상이 절대빈곤선 이하에서 생존을 유지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미국 역시 이번 전쟁에서 얻은 이익이 전무한 상태에서, 2.26조 달러의 천문학적 비용을 소진하였고 미군 2,442명과 용병(주로 Black-water를 통한) 3,846명이 죽임을 당하는 비극을 맞이하였다.

 

패악 2: 음모주의(Machiavellian)

미국은 상대방을 소모품으로 희생시키면서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음모의 기술에 익숙하여 왔으며, 아프칸은 다만 최근의 희생양이 된 것뿐이다.

냉전시기에 미국은 소비에트의 남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아프칸 내의 지하드 그룹을 지원하였다. 그러나 소비에트가 철군하자마자, 곧바로 이 지역을 포기하면서 아프칸이 이슬람 테러리즘의 근거지로 발전하는 것을 방치하였다.

금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은 아프칸이 갖는 지정학적 가치를 이용하려고 이미 내전으로 분열된 나라에 군사력을 파견하여 탈레반의 지배력을 저지하고 친미적인 민주정권을 세우고자 Karzai와 Ghani를 대통령을 앞세워 후견하면서, 서남아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란의 영향력을 봉쇄하는 교두보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이후 미국의 전략적 중심추가 인도-태평양으로 급속히 전환하면서 아프칸의 지정학적 가치를 상실하게 되었다. 아프칸의 예는 미국이라는 패권은 필요하면 일시 지원했다가도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게 되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등을 돌린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트럼프 시절에 이루어진 탈레반과 회합을 통해 궁극적으로 미군을 철수시키는 협상이 없었더라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미군을 아프칸에서 철수시켰을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이 재차 확인한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패악 3: 인권의 남용

미국은 자신을 “언덕 위에 있는 신성한 도시’로 묘사하면서 자연권적인 인권과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는 국가로서 다른 국가들이 본받을 모범이라고 자찬하고 있지만, 아프칸에서는 상기의 수사가 헛된 것을 보여주는 수많은 배신의 행위들을 노출하였다. 한마디로 아프칸에서 미국의 주둔은 대량살상기계의 배치와 다를 바 없었다.

2010년에 미군은 잘 알려진 5인조 ‘사살팀-Kill Team’을 편성하여 질주하는 아프칸 시민들에게 재미삼아 마구잡이로 총격을 가하였다.

2012년에는 악명높은 살인자 Robert Bales가 자신의 주둔기지에 가까운 민간촌락을 습격하여 대부분이 여성과 아동들인 16명의 민간인을 죽였다. 더구나 믿기지 않는 사실은 그가 재판과정에서 협상제도(Plea Deal)를 이용하여 사형을 면했다는 것이다.

같은 해, 미해병 전투복장의 4명의 병사가 탈레반 전사의 사체에 오줌을 누면서 조롱하는 혐오스러운 장면이 미국 내에서 비디오 온라인으로 버젓이 방영되고 있었다.

2020년에는 국제형사재판소 ICC의 책임검사가 수백 병의 아프칸인 죄수들이 미군 정보기관들의 심문과정에서 고문과 인신공격 그리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믿을만한 증거들을 공개하였다. 이는 9/11 테러공격의 혐의자들을 수감하려고 세워진 악명높은 관타나모 수용소의 끔찍한 사례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패악 4 : 테러집단을 지원하다

미국은 반테러에 대하여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2002년 9월 유엔은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을 테러집단으로 자명하였다. 이에 대하여 미국무부는 다음과 같이 언명하였다 “우리는 유엔이 ETIM를 테러집단으로 지명한 것을 환영한다. 이는 아프칸과 키르기즈스칸 미국과 중국 등 정부의 요청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서남아 지역를 테러의 위협에서 방어하는 일에 대한 공동적인 협력을 향한 매우 중요한 포석이다.”

그런데 트럼프 정권의 말기 워싱턴 당국은 유엔이 ETIM을 테러집단으로 비난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의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무부 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 미국의 반대 결정은 지난 수십 년 동안 ETIM이 계속 테러 활동하였다는 믿을만한 증거가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진실을 다음과 같다 “여전히 아프칸 지역 여러 곳에 분산되어 수백 수천 명의 ETIM 민병대가 활약하고 있다”는 ETIM의 홍보비디오가 무기로 무장한 그룹들이 Badakhshan 지역에서 언제든지 전투에 투입될 훈련받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도 기록되어 있는 사실이다.

유엔의 분명한 증거가 확실하게 보여 주듯이, 미국은 아프칸 정부의 반테러 노력을 지원하는 것을 거부하여 왔다. 미국은 ISIL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들이 포위하고 있던 Nangarhar 지역을 목표로 아무런 소탕작전을 전개하지 않았다. 더구나 이 지역으로 ISIL의 전사들이 충원되는 것을 공공연히 묵인하면서 오히려 이들에게 무기와 군수품을 제공하여 왔다.

러시아 외무성의 여성대변인은 2018년 8월 브리핑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러시아는 불명의 핼리콥터들이 아프칸 내 탈레반과 ISIL집단들에게 무기를 공급해준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당시에는 미군이 아프칸의 모든 공중비행을 철저히 통제했기 때문에 이들의 허락없이 아프칸 지역에서 불명의 헬리콥터들이 운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단연코 미국의 지원으로 2001년에는 10개 남짓하였던 테러집단이 이후 20개 이상을 증가하였다.”

 

패악 5: 헤로인(마약)의 밀매

아편밀매는 아프칸의 전쟁와중에 깊숙이 뿌리를 내렸다. 전쟁으로 인한 광범한 시설파괴와 실직 그리고 외국지원의 급작스런 중단은 아프칸 국내의 경제와 인권상황에 위기의 불을 지폈고 빈곤한 아프칸 시민들은 결국 자신들의 생존을 마약거래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미군들은 양귀비를 완벽한 전쟁의 작물로 간주하였다. 미정보기관의 간부들은 관할 지역내 아프칸들에게 양귀비재배의 기술을 암암리에 제공하였고 양귀비 종자를 공급해주고 이의 재배를 지원하면서 불법거래를 조장하여 왔다.

2017년 유엔산하의 마약범죄관할기구는 당시 아프칸 내 12만 핵타르에 달하는 지역에 양귀비가 재배되고 있다고 공개하였다. 미군이 침공하기 전 아편의 생산량은 180톤에 불과했으나, 침공이후 곧바로 3000 톤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2020년에는 10,000 톤에 달했다. 아프칸은 미군의 침공이후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에 양귀비를 재배하면서 전세계 생산량의 85%에 달하는 아편을 생산하고 있다.

 

패악 6: (이슬람)신에 대한 불경

미국은 아프칸인들의 종교적 자유를 지지한다고 주장하면서, 현실은 오히려 이슬람 신앙에 대한 전통적 관습을 완전히 묵살하고 있었다.

2005년 ‘Date Line’이라는 탐사전문 뉴스프로그램이 제공한 영상에 따르면, 미군 병사들이 탈레반 반군의 사체를 태우면서 주변의 이슬람 민병대를 향해 그을리고 연기가 나는 시체를 조롱거리로 삼고 있었다. 이들의 소름끼치는 행위는 사체의 화장을 금하는 이슬람의 전통적인 매장관습에 대한 심각한 신성모독으로, 이슬람 전역에 매우 강력한 증오감을 불러 일으켰다.

2012년에는 Bagram 공군기지에 중무장한 미군병사 몇 명이 코란을 포함한 이슬람 종교서적들을 불태웠다. 이에 수천 명의 현지인들이 공군기지의 외곽을 둘러 쌓고 항의를 벌렸으며, 이 와중에 충돌이 벌여져 8명의 아프칸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하였다.

 

패악 7 : 환경의 파괴

다른 국가들을 침략하고 주둔하면서 현지인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과정에서, 미군이 군사적 작전을 전개하면서도 환경을 보호할 것으로 기대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2017년, 미군은 MC-130 공수기를 이용하여 GBU-43이라는 대량포격으로 “포탄의 어머니, the mother of all bombs” 라고 불리는 폭탄을 투하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파키스탄에 인접한 Bagram 주 일대의 환경이 심각하게 손상을 당하였다.

미군이 Bagram 공군기지를 떠나기 몇 개월 전부터 치명적인 화학물질을 다량 담은 수십 만개의 용기를 방치하고 파괴하여, 지역의 토양과 자연수를 오염시키고 손상시켰다.

상기에 언급한 7가지 사례의 패악들은 미군이 지난 20년간 아프칸에 주둔하면서 범한 수많은 범죄행위들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는 최고의 가르침을 남긴다. 아프칸에서 미군이 행한 모든 일들은 ‘미국우선”과 “백인우월”이 혼합된 맹종(mndset)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들이 아프칸에서 행한 임무는 결코 “(친미적) 국가를 건설하는” 따위가 아니었다고 바이든은 솔직하게 언명했다. 미군이 발자국을 남기는 지역은, 이라크와 시리아 혹은 그곳이 우연히 아프칸이었지만, 피비린내와 온갖 혼란, 기근과 가난, 그리고 피신 등으로 점철된 전설을 예외없이 남겼다.

미국의 아프칸 실패는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 할 많은 교훈을 담고 있다. 이제 미국은 자신들이 저지른 온갖 죄상에 속죄하고 스스로 자신의 영혼을 되찾는 일들을 실천해야 한다. 세계는, 특히 개발도상국가들은, 미국의 패권과 군사적 개입과 소위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는 칼러-혁명에 경각심을 단단히 세워야 한다. 아프칸의 비극이 절대로 결코 되풀이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

 

출처: CGTN 편집부 2021-08-25.

목, 2021/09/0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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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를 늦추거나 줄일 수 있을까? 기후변화는 단순한 자연재해의 증가가 아니다. 기후변화를 인간들의 만들어 낸 공업문명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말한다면 기후변화를 늦추거나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과연 그러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2021년 7월은 지구표면 온도 역시 뜨겁고 더운 기록의 연속이었다. 특히 유럽은 1880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후덥지근하고 무더운 온도를 나타내 보였다(https://www.ytn.co.kr/_ln/0134_202108150718517976).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기상이변의 상당한 사례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일어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예전과 달리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양상은 폭염과 폭우가 나타나는 등 극한기후의 모습을 띠고 있다. 지표면이 가열되면서 산불도 늘어나고 있고 그 피해면적도 더욱 넓어지고 있다. 지구 한편에서는 오랜 가뭄으로 지하수 고갈과 농작물 작황 피해로 고생하고 있는 가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폭우와 홍수 등으로 물난리를 겪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막아보려고 인류는 모든 나라 대표들이 나서서 앞으로 50년 동안 지구온도 1.5~2.0 °C를 낮추자고 약속했다. 지난 8월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기후물리편)은 최근 기후변화가 광범하며 급속히 가속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즉 산업화(1850~1900년) 이전보다 섭씨 1.5도 상승 시기가 10년 정도 앞당겨졌다.

<그림> 기후변화의 다양한 영향들 <출처: IPCC 제6차 평가보고서(2021)>

190개국 대표들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합의하여 지구온난화를 가져오는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목표 달성을 약속했다. 파리협정문에는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 및 1.5℃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공동 목표를 명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 배출국가이면서도 미국은 경제대국으로써의 자기 의무조차 준수하지 않는 데 앞장섰다. 각국 정부가 제출한 이행계획은 아무런 강제나 페널티가 없었기 때문에 이를 준수하여도 그만, 이행하지 않아도 그만인 것이었다.

2018년 IPCC 제5차 평가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추계했다 : “인간 활동으로 인해 산업화 이전 대비 현재 약 1.0℃의 지구 온난화가 유발됐다. 현재 속도로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2030~2052년 사이에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은 1.5℃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10년마다 약 0.2℃ 상승하는 꼴이다.”

많은 국가들은 이런 추계를 바탕으로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 시행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국가 차원의 중장기 계획을 서둘러 수립하고 시행에 돌입했다. 이 IPCC 2018 보고서에서 밝힌 기후 회복적 경로들은 적응과 적응, 지속가능한 발전(Climate-Resilient Pathways : ADAPTATION, MITIGATION,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이다. 2050년까지 기후변화 대책을 수립, 시행해 오던 인류 앞에 기후변화 적응과 저감, 지속가능한 발전은 더욱 화급한 정책목표가 된 것이다.

 

기후변화 적응과 저감, 지속가능한 발전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대량 폐기물배출이라는 기존 생활양식을 폐기해야 한다. 이 어려운 과제들을 한꺼번에 수행하기에 인류는 너무 많은 인공물의 세계에 길들여져 있고 쉽게 살아 온 이 편한 길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기후변화 저감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거나 감축하기 위한 획기적 전환정책을 도입, 시행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미래세대가 그들의 욕구들(needs)를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세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의미한다. 이 발전 개념 역시 인류의 오랜 경험과 지식,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여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한 상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 아래 정초된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국가들은 국제연합의 안내에 따라 국가지속가능발전전략들(National Strategies of Sustainable Development)을 수립, 시행해 오고 있다.

즉 과도한 성장으로 인한 생태적 안정성 저하, 개발중심의 경제성장, 배타적인 커뮤니티의 형성에 따른 사회적 부정의 심화라는 지속불가능한 발전상태에서 생태적 안정성과 사회적 형평성을 추구하면서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표 1> IPCC 제1실무그룸 2013년 및 2021 보고서 요약

<그림> 생태적 안정성 + 사회적 형평성 +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출처: https://isd.snu.ac.kr/isd/SustainableDevelopment.php>

국제연합은 새천년개발목표들(Millenium Developmnet Goals, 2000-2015) 시행을 종료하면서 다음 15년 계획을 제안했다. 2015년 9월 국제연합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것으로써 인류 보편의 문제, 지구환경문제, 경제사회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의제들을 모두 망라하였다. 즉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들(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을 설정, 시행할 것을 각 국가에 제안했다.

<그림 > 17가지 지속가능발전 목표들(SDGs)

1992년 6월, 세계환경개발정상회의에서 발표한 「리우선언」이후 UN은 의제21 실천계획 수립 및 이행평가를 위하여 각 국에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NCSD) 설치를 권고했다. 한국은 환경운동가들로부터 기후악당국가라는 지적을 당하면서도 어떻게 하든지 이런 국제적 요구와 주문에 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

2000년 9월, 김대중 대통령은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발족시켜 각종 국가환경계획과 지속가능발전전략 모색에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했다. 국가계획 수립에 민간인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상을 높이고 정부 정책의 지속가능성 보장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국가지속가능발전전략연구를 수행하였다.[1]  마침내 정부차원에서 국가지속가능발전전략을 수립, 시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8월에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을 제정하여 2008년부터 시행하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이런 국제규범 이행은 근본부터 무너졌다. 녹색성장을 들고 나온 것이었다. 애초에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과 4대강사업, 원자력 발전 등을 두루 망라한 기본법 제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게 대두하자 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에서 환경부 장관 아래로 그 위상이 떨어졌고, 녹색성장은 지속가능한 발전 그 위에 위치하는 황당한 위상이 세워졌다. 개발도상국에 적용할만한 정책을 세계 유수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국가정책 기조로 못을 꽝꽝 박은 것이었다.

<그림> 녹색성장 : 환경과 경제의 선순환

“지속가능한 발전”은 “환경과 경제, 사회와 문화의 동시 추진과 통합”을 의미한다면 녹색성장은 말 그대로 ‘경제와 환경의 선순환’을 뜻한다. 이명박 정권의 녹색성장 정책은 한국 정부가 추구해 온 지속가능한 발전의 이행결함을 자초하면서 엄청난 정책 후퇴를 낳았다. 이 시절 한국에서는 원자력발전을 기후변화 대책의 가장 유용한 수단이라고 강조되었다. 심지어 원자력발전의 해외 수출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설 정도였다. 이렇게 한 번 뒤집어진 정책과 제도를 바로 잡으려면 법률 개정과 제도 개혁이 불가피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탄소중립 2050 시나리오를 발표하여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과 건의를 수렴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일부 기업에서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Environment and Society, Governance)” 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흐름으로는 기업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는 모두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RE100).

이에 비해 녹색세척(green wash), 녹색분식이라고 불리는 악덕 기업행동 역시 지적받고 있다. 겉으로는 환경보호나 녹색 중시라고 하나 따지고 보면 그것들과 무관한 기업행동을 함으로써 빈축을 사고 있는 경우가 등장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역시 기후변화 저감을 위한 제도적 변화의 하나이다. 그런데 일부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한편으로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팔아 이윤을 보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https://www.youtube.com/watch?v=rmPfaPhz63g&t=63s)

모두 지구 생태계의 한계 용량(carrying capacity) 범위 이내에서 우리 모두 숙고해야 할 일들이 아닐 수 없다.

한국정부가 발표하고 많은 나라에서 추구하고 있는 “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이 상쇄되어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말한다. 일명 넷제로 (net-zero) 또는 배출제로라고 부른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물리적으로 계속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배출이 되더라도 그 배출량을 제거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순배출량을 0 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표> 2050 탄소중립 3개 시나리오

* 수송부문 배출량 일부는 차량의 대체연료(e-fuel 등)로 인한 배출량(9.4백만톤)이나, 동 배출량만큼을 대체연료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포집, 상쇄 가정.

**CCUS : CCUS기술은 이산화탄소가 생산되는 근원지에서부터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을 막고(Carbon Capture) 필요한 곳에서 사용(Utilization)하거나 지하에 저장(Storage)하는 기술로써 국제에너지기구에서는 탄소배출제로를 가능하게 할 유일한 기술로 평가.[2]

한국은 제조업·에너지소비 업종의 비중, 주요국 대비 석탄발전 비중*이 높아 전반적인 구조 전환이 없이는 획기적 감축이 곤란하다. 주요국 석탄발전 비중(‘19, %)을 보면 미국 24%, 일본 32%, 독일 30%, 영국 2%, 프랑스 1%에 비해 한국은 무려 40.4%에 이르고 있다.

<그림> 주요국 제조업·에너지다소비업종 비중(‘19)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교해 볼 때 압도적으로 높은 제조업 비중(28.4%), 에너지 다소비 업중 비중(8.4%)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한국 경제는 이런 높은 제조업 및 에너지 다소비업종 비중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2050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엄청난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림> 주요국 GDP 대비 수출 비중

한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2010-2014년까지 독일보다도 앞선 세계 1위였다. 2019년 현재 한국은 독일에 이어 여전히 2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한국의 GDP대비 수출비중은 32.9%였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50년 이후 “2050 탄소중립 사회의 모습”(2021)을 보면 신재생 에너지의 대폭 확대, 친환경차 보급, 연료 및 원료 등 생산공정의 스마트화,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건축, 그린 건축, 메탄가스 발생 최소화, 쓰레기 배출 최소화와 분해 가능한 가소성 물질 이용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림 > 2050 탄소중립 사회의 모습

 

[1] 허상수 외 2005 『국가지속가능발전전략연구』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376쪽.

[2]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허상수

목, 2021/09/0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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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기후위기가 올 여름 내내 뉴스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서부해안을 따라 기록적인 폭염이 있었습니다. 중부유럽과 중국의 양쯔강을 따라 집중호우와 홍수(및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남부, 북아프리카, 심지어 시베리아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후과학자들은 이번 달에 서유럽의 기후를 온화하게 유지시켜 왔던 대서양의 해류가 느슨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더욱이 이번 여름의 이상기후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6차 평가보고서(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되어 왔음)를 발표했습니다. 세계최고의 기후과학자 단체는 과거보다 훨씬 단호한 언어로 인류 특히 선진국과 대규모의 신흥경제국들이 지구온난화의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또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도(그러나 바람직하게는 섭씨 1.5도) 상승을 제한하는 파리기후 협정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합니다. IPCC는 이것이 여전히 가능하기는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특히 이산화탄소)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불행하게도 기대하는 것만큼 일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파리의 목표는 기후위기를 결정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기후위기를 늦추는 최소한의 목표라는 것입니다. 2015년 12월에 협정에 서명한 국가들은 당시 각자 자발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개별단위에서 스스로 공헌의 목표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일부 서명국가들은 기후위기가 지금보다 천천히 그리고 덜 강렬하게 전개되기를 은근히 희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와 내기는 희망과 ​​기회를 잃었고, 이제 행동할 시간이 매우 촉박한 상황에 처해져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핵심적 수수께끼(어려움)는, 개별단위 국가의 이기주의에 기반을 둔 채, 글로벌 시스템의 구조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류 모두를 위하여 목전에 닥친 위협을 막기 위한 공동의 행동이 시대에 낡고 국가단위에 기반한 개별주권의 좁은 개념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류의 공동생존을 위한 기반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구적 책임의 개념은 개별국가 중심의 주권시스템과는 매우 이질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이질적인 단절을 극복하는 것은 21세기의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기후재앙에 대한 예측에서 IPCC는 반드시 10년 안에 세계경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함을 암시합니다. 기술적이며 경제적인 장애물은 엄청나지만 동시에 정치적 도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기후위기의 재앙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점차 현실화되면서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는 것은 더욱 분명해질 것입니다. 이제 이러한 현안이 점점 국제정치의 흐름을 주도할 것이며, 전통적인 지정학에서 벗어나 지구라는 행성에 대한 공동책임이라는 새로운 재편성을 강요할 것입니다. 결국 하나의 국가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개별국가 단위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과업을 수행하는데는 인류 전체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불행하게도, 인류라는 종의 과거 역사는 포괄적인 글로벌협력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제 시간의 압박 속에서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강대국들이 함께 모여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21세기의 두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 인도 등이 포함됩니다.

현재 기후위기를 해결하는데 특히 중요한 기술분야에서 불행하게도 미국과 중국의 대결적 경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류가 행성의 책임을 진다는 생각은 인간이 생물권을 통제할 수 있는 지식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집적 및 공유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포괄적인 구조를 구축해야 합니다.

확실히 서구사회는 지난 과거의 시대를 통하여 중국에게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실수를 되풀이하면서 과거의 실수를 확대하고 증폭시켜서는 안됩니다. 서구는 과거처럼 결함을 지닌 중국정책으로 돌아가서는 안 되며, 기후위기에 대한 인류적 공동대응이 금세기 국제정치의 전략적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인류가 리더십의 실패라는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전통적인 패권적 권력정치를 추구할 때가 아닙니다. 오늘날의 강대국은 지구라는 행성을 구출해야 하는 책임을 수용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공을 위한 여러 단계의 작업을 인류전체가 함께 수행해야 합니다.

 

출처: Project Syndicate on 2021-08-21.

Joschka Fischer

독일 녹색당을 20년 이상 이끌어 오고 있으며 사민당과 연정시절인 1998년에서 2005년까지 7년 동안 외무부장관 겸 부총리를 지냈다

금, 2021/09/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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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중국과 미국 공히 아프칸 과도정부가 미국과 유엔 등에서 제재하고 있는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하여 국제관계를 뒤로 하고 국내 상황의 장악과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환구시보는 테러의 확산과 근거지에 대한 우려를 견지하면서 중국의 지원에 부웅한 반-테러 정책의 희망을 피력하는 반면에, 미국의 CNN은 과도정부의 공식성을 부인하고 여성인권 등을 구실로 제2차 전쟁 – 경제적 압박을 통한 탈레반의 실패와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은 화요일 새로운 과도정부의 핵심 구성원을 발표했는데, 기본구조는 탈레반이 국가에서 정치적 지배와 절대적인 통제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현단계에서 탈레반이 여전히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보다 내부 문제해결을 우선시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한편, 과도정부의 핵심 직위는 탈레반 지도부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일부 풀뿌리 직위는 탈레반이 아닌 세력과 공유할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 고위직들 중 일부는 유엔의 제재명단에 포함돼 있어 이 점이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남아 있으며, 동시에 과도정부가 외부에 널리 인정받고 정상적인 국제교류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중국분석가들은 바라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상황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탈레반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라고 촉구하는 입장을 견지할 것입니다.

아프칸 새정부의 총리로 물라 하산 아쿤드(Mulla Hasan Akhund)가, 부총리 대행에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Mulla Abdul Ghani Baradar)와 압둘 살람 하나피(Abdul Salam Hanafi) 두 사람이 임명됐다고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Haqqani 네트워크의 설립자의 아들인 Sarajuddin Haqqani가 내무장관 대행이 될 것이며 탈레반 창시자인 고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의 아들 물라 모하마드 야쿱이 국방장관 대행으로 임명됐다고 탈레반의 대변인 Zabihullah Mujahid가 카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이에 대하여 Mujahid는 상기의 임명은 과도정부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하였습니다.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인 물라 하이바툴라 아쿤자다 Mullah Haibatullah Akhundzada가 과도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로이터는 지난 달 서방의 지원을 받는 친미정부가 무너지고 카불을 장악한 이후로, 그가 아직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보거나 직접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새 정부의 구조는 탈레반이 모든 핵심위치를 장악할 것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들은 온전한 통제를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세계에 포용적인 이미지를 제시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과 반-탈레반 모두를 참여시키는 정치구조를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 과도정부 구성의 발표를 반복해서 연기한 배경임에 분명하다”고 상하이 국제연구대학의 중동연구 연구소의 류종민 교수는 분석합니다.

탈레반은 공식적으로 온건한 접근방식으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부를 건설할 것이며 테러 조직의 피난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아프칸의 복잡한 역사와 상황을 감안할 때 오랜 동맹집단들과 결별이 가능한지 여부는 여전히 큰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란저우 대학의 아프칸 연구센터 소장인 주영뱌오(Zhu Yongbiao)는 탈레반 집단이 핵심직책을 맡았기 때문에 과도정부가 미리 주장한 것처럼 “포괄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합니다.

Haqqani와 관계 외에도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자다 Haibatullah Akhundzada 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의 에미르(Emir: 최고의 통치권자)가 될 것이라고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Zhu는 에미르 Emir의 임명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새로운 정치시스템이 이전과 유사하게 에미르 자신과는 별도로 총리를 포함한 고위관리들이 국가의 행정 업무를 분담하며 카불이 아닌 칸다하르에 거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대테러 및 아프칸 전문가는 “이전 카불공항 테러공격을 행하였던 IS-K라는 테러단체와는 탈레반이 결별을 분명히 하겠지만, 아프칸 내의 모든 테러리스트들을 같은 기준으로 다룰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합니다. “탈레반은 다른 이웃국가 및 전세계 주요 강대국과 거래하기 위한 협상의 칩으로 일부 테러리스트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현재 과도정부가 아프칸 내의 모든 테러리스트와 단호하고 절대적인 단절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탈레반 정권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은 중국의 주요 관심사이며, 동시에 중국이 아프칸의 지속가능한 통치를 위한 유의미한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임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ETIM의 문제에 대해 몇 가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문가는 전망합니다.

노스웨스트 대학교 중동연구소 부교수인 Wang Jin은 과도정부의 임명이 어느 정도 포용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탈레반이 새로운 정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부처 장관의 직위를 포함하여 다른 정치단체와 상당히 공유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물라 하산 아쿤드(Mulla Hasan Akhund)가 총리에 임명된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고 덧붙였습니다. 새 과도정부의 총리인 아쿤드는 유엔의 제재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입니다.

아프칸의 탈레반은 유엔가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유엔제재의 명단에 있는 인사를 과도정부의 주요 요직 고위관리로 임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제사회와 소통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Wang은 Zhu와 마찬가지로 새 과도정부의 다른 고위관리들이 UN 제재의 목록에 포함되어 있어 국제사회와 서방을 다루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직책에 대한 지명은 또한 아프칸의 탈레반이 먼저 국내 정치상황을 공고히 하고 나중에 점차적으로 국제관계를 증진하기 시작하기를 희망하는 현실적인 정치적 견해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Wang은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프칸의 탈레반은 국내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있어서나 국제관계를 처리하는 것에서나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Global Times- 환구시보 on 2021-09-07.


탈레반이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집권했을 때보다 온건한 형태의 이슬람 통치와 포용적 정부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칸의 축출된 지도부 출신과 여성을 과도내각의 대행이나 자문 역할로 지명되지 않았습니다.

탈레반은 고(故) 모하마드 오마르(Mohammad Omar)의 측근인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Mohammad Hassan Akhund)를 총리대행으로 지명했고, 탈레반의 공동설립자 중 한 명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Abdul Ghani Baradar)를 부총리로 임명했르며, 오마르의 아들인 모하메드 야쿱이 국방장관 대행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탈레반이 국제적 인정과 절실히 필요한 지원이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상기의 선택은 외국정부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메시지와 비전을 전달합니다.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동결한 자금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접근할 수 없는 아프칸은 악화되는 인도주의적, 경제적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글로벌 기구와 대출기관은 탈레반이 야당, 여성, 소수 종교 및 소수 민족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여전히 관망하고 있습니다.

이란 외무장관은 화요일 하미드 카르자이 전 아프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그룹 간의 대화에 기반한 아프칸 정부를 촉구하고 국가의 다양한 인종구성을 반영하는 포용적인 정부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아프칸 전체를 대표하고 아프칸 전체의 수준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며, 우리의 투쟁은 아프칸 전역을 기반으로 진행했다. 우리는 한 부족이나 하나의 민족사람들이 아니며 이러한 개별단위를 신뢰하지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대변인인 자비훌라는 성명에서 새정부가 “국가의 최고이익”을 보호하고 탈레반이 해석한 샤리아 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장단체는 조만간 공식적인 지도부를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관타나모 수감자와 미국이 지정한 테러단체의 구성원 그리고 국제제재의 대상인사들이 포함된 고위직의 라인업은 아프칸에 대한 탈레반의 지도력이 어떻게 형성될 것인지에 대한 첫 번째 스냅샷을 보여줍니다.

탈레반의 새 내각의 주요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임시총리는 현재 유엔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탈레반의 고참 회원으로 그는 약 20년 동안 슈라(Shura) 또는 중앙지도위원회의 리더였습니다.

일부 분석가는 원래 Abdul Ghani Baradar가 최고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Baradar는 카타르 도하의 탈레반 정치국에서 근무했으며 미국과의 탈레반 평화회담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20년간의 망명생활을 마치고 아프칸에 돌아와 CIA국장인 William J. Burns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탈레반 및 알카에다와 연계되어 있고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Haqqani 네트워크의 고위구성원 2명도 과도정부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둘 다 유엔과 미국의 수배를 받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리더인 Sirajuddin Haqqani가 내무장관 대행이 됩니다. Haqqani는 2016년부터 탈레반의 부수장 중 한 명이었습니다. FBI의 “수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현상금 1천만 달러를 걸고 있습니다. Sirajuddin의 삼촌인 칼릴 하카니(Khalil Haqqani)는 난민담당 장관대행으로 임명됐습니다. 그 역시 과거 알카에다와 관계로 현상금 500만 달러가 걸려 있습니다.

정부 고위직을 맡은 4명의 남성은 이전에 관타나모 수용소에 억류되어 있었다가 2014년 포로교환으로 풀려난 인물들입니다: 탈레반은 Noorullah Noori를 국경 및 부족 장관대행으로, Abdul Haq Wasiq을 정보부장대행으로, Khairullah Khair를 정보문화부 장관대행으로, Mohammad Fazil Mazloom을 국방부차관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탈레반에 따르면 2014년 포로교환으로 석방된 다섯 번째 수감자인 모하메드 나비 오마리가 지난달 남동부 Khost 주의 주지사로 임명됐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2001년 집권한 탈레반 정권의 중·고위급 관리들이었으며, 아프칸 전쟁 초기에 억류됐었습니다.

화요일 발표는 탈레반이 마지막으로 버티고 있는 지역의 장악을 주장한 지 하루 만에, 그리고 무장단체가 8월 중순에 아프가니스탄 통제를 장악하고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단 한 발의 총도 발사하지 않고 대통령 궁을 점거한 이후, 처음으로 규모있는 거리시위가 벌어 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수백 명의 시위대 중에는 탈레반 통치하의 평등권과 정치 생활에 대한 완전한 참여를 요구하는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시위는 탈레반에 의해 해산되었으며 일부 시위대는 폭력적으로 구타되고 다른 일부는 구금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탈레반 지도자들은 여성들이 아프가니스탄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여성도 정부구성을 위한 회합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신호를 보냈고, 어떤 경우에는 무장세력이 여성들에게 직장을 떠나라고 명령했습니다.

화요일 발표에서 여성의 인권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대변인은 탈레반 지도부가 그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오늘 탈레반이 발표한 새정부에서 여성이 배제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아프칸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려는 최근 탈레반의 약속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실망과 의구심을 표합니다”라고 말하면서 프라밀라 패튼 UN 여성대표 대행은 탈레반이 모든 시민의 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헌법조항과 국제조약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나는 또한 카불당국이 자신들의 권리를 평등하게 향유할 것을 요구하는 평화로운 시위대, 주로 여성에 대해 보고된 무력사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주목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공공 및 정치 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포함하여 여성인권에 대한 제한조치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정당화합니다”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대변인인 Zabihullah는 시위대에 대한 탈레반 탄압의 항의에 대하여 불법시위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짧게 말했습니다.

 

출처: CNN- The US.

월, 2021/09/1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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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을 쓰는 과정에서 영화에 대한 중요한 아이디어와 논의를 해주신 인제대학교 통일학부의 안지영 박사님에게 감사드린다. 이 글은 북한영화전공자인 안지영 박사님과 농민의 직업세습과 영화를 주제로 한 공동논문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영화관련 글에 안지영 박사님의 커멘트를 가져온 부분이 있음을 밝힌다.

최근 수년간 조선영화 제작은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유튜브에 올리는 조선영화들은 전례없이 많다. 빈곤 속의 풍요다. 김정일시대와 달리 김정은 시대에는 영화의 제작편수가 대폭 줄어들어 한 편 한 편이 더없이 귀한 상황에서, 유튜브에만 조선영화 풍년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제작되는 영화는 한 해에 한편이나 예술영화를 만들까말까 한다. 영화제작 편수가 대폭 줄었으니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인민에게 꼭 전달해야 할 메시지만 영화에 담을 것이다. 이 척박한 문화현실에서 당첨된 그야말로 ‘올해의 영화’다. 여러분도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접근 가능하다. 최근 10년간 북한 김정은시대 포전담당제를 중심으로 한 농업개혁의 흐름을 배경으로 한 두 편의 농민영화를 소개한다. ‘분조의 주인’과 ‘벼꽃’이다. 김정은식 개혁국면이 막 시작하던 2012년도에 “분조의 주인(2012)”이 제작되었고, 개혁이 곤경에 부딪혀 개혁이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한 게 대략 2016년이후이니 2015년에 제작한 벼꽃(2015)은 개혁의 끝자락 쯤에 있다.

이 영화에서 농장을 이끌어가는 간부인 작업반장이나 분조장과 같은 말단 농촌관료들의 일태도는 외부자가 보기에도 상당한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농촌관료를 대신할 누가 있을까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 것인가? 조선의 존망을 지고 가는 식량생산문제를 걸머질 주체가 없다면 개혁은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농민들이나 선동원이 책임을 지고 솔선수범으로 나서 당과 수령이 원하는 과학영농을 이루고 식량증산의 주체로 그려진다. 이게 북한당국의 꿈이자 속마음일 거다. 수많은 간부들보다 한 사람의 농꾼이 귀할 게다. 우리 조선영화 속 세상으로 한 번 들어가 보자.


사회주의를 향해 달리는 제 2 고난의 행군

김정은이 집권이래 처음으로 행한 대중연설은 2012년 4.15일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탄생 100주년 기념 열병식이었다. 그는 이 연설에서 인민들에게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겠다고 선포했다.【1】 이러한 결심은 2012년 6.28 조치와 2014년 5.30 담화를 통해 농업분야에서는 <포전담당책임제>, 공업분야에서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로 경제개혁의 두 축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17년 대북제제강화를 필두로 9년이 지난 지금, 북미회담 결렬에 이어, 핵문제, 코로나, 북한관련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그간 분분하게 논의되었던 우리식경제관리방식이나 포전담당책임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등 북한경제개혁에 대한 논의와 기대, 희망섞인 관측과 평론은 사라졌고 지난 4월에는 세포비서 대회에서 제 2의 고난의 행군이 선언되었다. 8월 현재 2000년대 시장화 이후 가장 강력한 봉쇄와 고립의 사회주의 국면이 전개되는 중이다.

현재는 수령과 당, 인민들이 하나로 뭉쳐 다시 천리마 시대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구호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사회주의건설에 총력을 다하자는 식의 전쟁터로 휘몰아쳐가는 새로운 코로나/제재의 봉쇄국면이다. 김정은이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했던 시기는 불과 5년전으로 2012년~ 2015년도에 짧은 개혁기를 경과하였으며, 2017~ 2019년까지는 관리와 시장통제의 국면에 들어선데 이어 2020년부터 엄혹한 코로나 봉쇄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왜 이렇게 개혁은 사라졌을까?

 

포전담당책임제 개혁은 실종되었나?

오늘날 봉쇄와 사회주의 회귀의 국면에 당시 4년간(2012~2015년)의 개혁국면을 다시 한번 복기해보자. 김정은이 내세운 ‘우리식 경제관리의 핵심은 한마디로 하면 현장에 경영권한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박형중, 2013: 2)’【2】 김정은 시기에 가장 큰 갈등 중의 하나가 농업개혁, 즉 분조관리제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둘러싼 기득권세력과의 투쟁이었다. 식량배정에서 우선순위를 가진 정권 특권기관 그리고 농촌관료들의 저항에 부딪히면서 농민들에게 생산의욕을 북돋우고자 한 개혁시도는 주춤해졌다. 2012년도에 시작하여 2013년도 약 1년간 엄청난 저항에 직면하면서 가족단위의 분조관리제(포전책임담당제)의 도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으며, 농민:국가의 3:7제나 분조의 규모를 줄여 가족영농책임제 도입 등 당초 계획했던 원안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결국 농촌관료들의 기득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형되어갔다. 심지어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높이고자 했던 포전책임담당제가 오히려 부자농민을 위한 제도로 변질되었다는 평들이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자유아시아방송, 2020, 3월 4일 보도). 【3】 “돈 있고 뒷배 있는 농민들에게 농경지가 집중 분여되면서 대부분의 가난한 농민들은 더 가난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필자 역시 직접 농장간부 출신 탈북민과의 면담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포전담당제 실시를 했다고 하면 뭐 더 잘 살 수 있지 않느냐? 하는데 (농장원은)오히려 더 힘든 거죠. 국가에서 하라는 건 해마다 더 많아지고 그렇다고 해서 비료나 씨앗이나 뭐 살초제를 더 충분히 주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그럼 기일 안에…농장에서 비료를 주는데 씨앗도 주는데 다 빠듯하게 줘요. 그러면 잘 사는 집은 또 추가를 해서 넣을 거란 말이죠. 비료랑 또 이만큼 넣을 걸 이 사람들이 이만큼씩 넣으면 당연히 이 사람들(잘사는 집)이 더 크죠. 그런데 못 사는 집들은 주면 준대로만큼 넣어요. 그러면 이삭이 이만해요. 그러면 땅이 4 정보면 예를 들어서 수확물을 석톤 200kg을 바쳐야 된다면 이 집은 그게 안 돼요. 다 까보고 해도 안 돼요. 그러면 사는 집은 그나마 사는데, 못 사는 사람들은 더 못살게 되는 거죠. ” (농장원, 2017년 탈북, 2021년 4월 25일 필자면접)

한 여성 농장원이 전하는 포전담당책임제 이후의 농장의 현실은 한마디로 농촌에서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들간의 격차가 더 커졌으며 간부들의 힘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포전담당책임제 이후 잘사는 집(가구)들은 비료를 농장에서 제공하는 량에 추가로 더 사서 수확고를 올리지만, 못 사는 집(가구)들은 농장에서 주는 것만 넣는 바람에 수확량이 종전보다 줄어들었다. 돈이 많은 가구에 더 많은 땅을 분배하는 지역도 생겨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었다.

 

식량 분배투쟁의 격화

물론 북한당국이 개혁을 통해 양극화라는 결과를 내고자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박형중에 의하면, 북한 당국이 애초에 실시하고자 했던 분조관리제【4】의 개념은 두 가지 극단의 어느 한 지점에 있었다(박형중, 2013: 25). 한 극단은 가족단위 분조를 도입하여 수확물을 국가와 농민이 7: 3으로 나누는 약정하에서 농사의 자율을 분조에게 맡기는 것이다. 이는 협동농장의 해체에 준한다. 다른 한 극단은 기존에 존재하는 협동농장 관료체계 간부의 기득권을 최대한 존중하고 농민통제를 손상시키지 않는 차원에서 분조규모만 축소하여 국가 대 농민의 분할비율을 7대 3으로 나눌 것을 약속한다. 두 개의 청사진 사이에서 분조관리제는 지역에 따라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편차를 가지고 시행되었다. 대체로 첫 번째 방향, 즉 협동농장의 해체 형태로 가기보다는 두 번째 방향, 즉 분조규모만 축소하는 형태로 점차 진행되어갔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김정은시대에 농업개혁은 분조규모만 축소하는데 그쳤고 그 이상의 개혁으로 나아가지 못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결국 기존질서에서 상대적으로 이득을 얻어왔던 중간간부층이 자신들의 특권적 지위와 분배권 등을 없애는 분조관리제로의 개혁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간부들의 반대를 넘어서는 일이야말로 포전담당제로의 농업개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고비였으나 김정은정권은 이를 넘어서지 못했던게【5】 아닌가 생각된다. 원래 공장이고 농장이고 할 것없이 간부들은 노동자나 농장원 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농장의 경우, 농장원 수가 200명이라면 초급당 비서를 비롯한 정치일꾼과 행정간부, 분조장 등만 40~50명에 달할 정도로 간부들의 비중이 컸다(박형중, 2013). 농업개혁을 완수하고 알곡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간부 중 상당수를 줄이고 일하는 노동자의 수를 늘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으나 농촌관료들은 순순히 이를 수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 조직체계에서 권리를 행사해온 농장관리위원회나 농촌경영위원회 간부들 모두 분조관리제 도입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했고, 애초 농민의 생산의욕을 자극하여 수확량을 증가시키려는 농업개혁의 방향은 시작부터 관료집단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6】

요약하자면, 포전책임담당제가 당초 국가가 목표한 개혁을 달성하지 못한 이유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농이나 가족농 중심으로 농업개혁이 이루어질 때 자신들의 직위가 없어질 것을 우려한 농촌관료층의 반대. 둘째, 농민 통제의 어려움이다. 농작물에 대해 개인의 처분권이 늘게 되면 간부들의 권한은 축소된다. 따라서 간부들이 농민들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중앙의 지시나 방침들이 더 이상 농민들에게 먹혀들지 않는 사태를 예상할 수 있다. 셋째, 생산물 통제 문제. 농민들이 생산량을 속이고 빼돌리는 현상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 등. 이같은 세가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농업개혁은 2013년 말부터 제동에 걸렸고(박형중, 2013). 그 결과, 식량증산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전국적으로 힘차게 추진해야 할 포전담당책임제는 2014년에 이르면, 현장에 맞추어 진행되는식으로 축소되었다. 2021년 현재 포전담당책임제가 어떤 상황까지 왔는지 그 정확한 실상을 아는 사람은 없다. 지역에 따라 포전담당책임제 추진의 편차가 워낙 크고 실태도 다르기 때문이다.【7】

 

올해의 영화?

위에서 서술한 북한 김정은시대 포전담당제를 중심으로 한 농업개혁의 흐름을 배경지식으로 깔고 김정은시대에 제작된 두 개의 농민영화를 감상해보자. 개혁국면이 막 시작하던 2012년도에 제작한 분조의 주인(2012)과 개혁이 어려움에 부딪혀 개혁이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한 2015년에 제작한 벼꽃(2015)의 작업반장이나 분조장과 같은 말단 농촌관료들의 일태도가 안일하기 그지 없다. 과학영농을 기피하고, 기존의 하던 방식으로만 한다는 등의 비판이 영화에 나온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하겠다. 문제는 대안인데, 기존의 농촌관료를 대체하여 누구를 호명했는지가 관전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하겠다. 김정일시대와 달리 김정은 시대에는 영화의 제작편수가 대폭 줄어들어 한 편 한 편이 더없이 귀한 상황에서 당국에서는 인민을 대상으로 꼭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담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 해에 한편이나 영화를 만들까말까한 척박한 문화현실에서 당첨된 그야말로 ‘올해의 영화’인 셈이다. 여러분도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접근 가능하니 한 번쯤 감상해보자. 우선 2012년에 제작한 ‘분조의 주인’을 살펴보자.

충수염으로 쓰러진 분조장은 자신을 대리할 농장원을 주위를 둘러싼 농장원 중 찾다가 그만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된다.

영상 1. ‘분조의 주인’ 중 충수염으로 쓰러진 분조장과 이를 바라보는 소영. <출처: [조선영화] 분조의 주인, 유튜브 영상>
2012년에 제작한 <분조의 주인>의 제작은 분조장이 과거의 관행에만 매여 형식주의, 허풍주의로 일관하다가, 도시에서 시집온 신참농삿꾼 소영이와 갈등을 빚는 단순한 프레임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평농장원인 소영이 쌀로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서 분조의 주체로 나서서 무력하고 관행에만 젖었던 분조의 분위기를 혁신하는 이야기가 중심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분조의 주인(2012)’의 줄거리

도시에서 자란 제대군인 출신의 소영(여주인공)은 농촌 작업반 기술원과 결혼을 하여 농장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사실 도시 처녀가 농촌에 시집간다는 이런 설정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고 볼 수 있겠으나, 연애결혼 끝에 도시 처녀가 농촌으로 결혼하러 간 사례를 필자도 2021년 올해 면접했으니 전혀 없는 일은 아니다. 기술원인 남편은 아리따운 아내가 농사짓기가 어려우리라 생각하여 분조장에게 부인을 특별히 배려해줄 것을 부탁(?)하고 이에 분조장은 호응하여 퇴비 만들기 목표에서 미달한 소영을 2톤의 목표를 완료한 것으로 배려한다. 소영은 사업총화에서 거짓을 했다는 죄책감에 밤늦게까지 일을 한다. 나아가 니탄을 퇴비로 사용하여 후민산 액체비료 원액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등 당과 수령의 뜻을 받들어 식량증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러나, 남편과 분조장은 이런 소영의 행동을 모르는 것도 아는 척 하는 사람,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 앉을 자리 설 자리 못 가리는 사람으로 비난하며 소영과 분조장은 갈수록 사사건건 어긋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분조장은 아침 회의 중 갑자기 급성중수염(복막염)을 일으켜 구급차에 실려 가게 된다. 그 와중에서도 분조장은 분조의 일을 걱정하여 대리 분조장 직책을 뜻밖에도 소영에게 맡긴다.분조장이 병원에 있는 동안 소영은 군농기계사업소의 도움으로 무동력삭도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후민산 액체 비료원액을 만드는데 쓸 수 있는 니탄을 쉽게 옮겨온다. 이것을 본 분조장은 새로운 기술개발에 게을렀던 자신을 반성하며 소영과 손잡고 일하게 된다.

 

분조의 주인(2012)’의 주제의식

낡은 방식을 고수하는 구세대 농촌관료(분조장)을 비판하고 신세대 청년 농장원이 과학영농으로 식량증산의 주체이자 분조의 주인이 될 것을 촉구하는 세대교체 요구가 담겨 있다.

북한당국이 2012년에 ‘분조의 주인’을 제작했던 의도는 무엇일까? 부정인물과 긍정인물을 통해 의도의 일단을 추적해볼 수 있다. 농장에 소영이라는 제대군인 출신의 도시 처녀로 기술원과 결혼하여 농장에 들어오게 된다. 그녀는 농사는 처음이지만, 그녀는 열정적으로 식량증산을 위해 후미산 비료를 만들고자 하며, 이것은 수령과 당의 숙원인 과학영농사업의 실현이다. 소영은 긍정인물인 반면에,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농장을 이끌어온 강 삼 분조장은 부정인물로서 대립각에 서 있다. 강삼 분조장은 나름대로 성실한 인물이지만 기존의 방식만을 고집하다 시대와 당의 요구를 외면하는 부정적 인물이다. 반면에, 도시 처녀로 갓 농삿꾼이 된 청년 소영은 대극점에 선 긍정인물로 과학영농을 통해 당과 수령의 명령을 실현하고자 한다. 긍정인물인 소영은 부정인물인 분조장과 대립하다가 결국 분조장의 반대를 물리치고 비료의 원료인 니탄을 기계적인 방식으로 나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함으로서 즉 과학영농을 통해 비료증산을 성공시키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강 삼은 분조의 주인이란 농사경험이 아니라 당과 수령의 명령을 받드는데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현실세계인 농업개혁의 현장에서 기득권을 가진 농촌관료들과 평농장원 간의 갈등은 대단히 컸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영화에서는 이러한 갈등은 당과 수령의 명령에 따른다는 사상기조하에 쉽게 봉합된다. 두 사람의 갈등과 대립은 분조장의 반성과 분조장 충수염으로 쓰러진 상태에서 주위 농장원들을 둘러보던 중 분조장은 이제까지 나서기 좋아한다고 못마땅하게 여겼던 소영을 자신을 대리하는 분조장으로 세우는 사건을 통해 극적 계기를 맞이한다. 하필 왜 분조장이 병원에 실려가면서 하필이면 소영을 선택했을까? 그 이유는 소영이 당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나선다는 것을 강삼 분조장 자신이 알고 인정했기 때문이고, 영화 마무리에서 강삼 분조장의 입을 빌어 “농사경험이 많다고 해서 주인이 아니라 당정책을 심장으로 받아들여 관철하는 사람이야말로 분조의 주인”이라고 선언을 통해 분조의 주인을 정의한다.

아마 현실에서는 알곡 수확물의 분배와 경작권을 중심으로 날카롭게 대립되었던 간부와 농민간의 갈등은 이 영화에서처럼 아름답고 단순하게 봉합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포전책임담당제를 계기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평농장원들에 대처하여 간부그룹의 기득권이 개혁의 파고를 이기고 이들을 압도하고 제압했을 것이라고 상상해볼 수 있다. 갓 들어온 새댁 농꾼에게 밀려 분조장의 위신은 추락하고 반성하는 장면을 통해, 분조장으로 대표되는 농촌관료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준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농업개혁을 추진해왔던 당국의 의지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농장운영의 기존 질서를 비판하되, 수령과 당의 명령을 받들어 식량증산의 지상과제를 농민에게 주고 쌀로 사회주의를 지킬 것을 강하게 요구하며, 농민들을 사상을 통해 통제하고자 하는 당국의 의지는 영화를 통해 전달된다.

<계속>

 

【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행한 대중 연설이다. 이 대목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 만난 시련을 이겨내며 당을 충직하게 받들어온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입니다.”에서 가져온 것이다.

【2】 박형중, 2013. <6.28 방침> 1년의 내용과 경과. 통일연구원 온라인 시리즈. 2p.

【3】 rfa, 2020, 3,4, 북 포전담당제, 부자 농민들을 위한 제도로 변질, “당에서는 분조관리제를 융통성 있게 실시해 알곡수확량을 늘이도록 농장간부들이 자율적으로 포전담당책임제를 실행토록 허용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돈 있고 뒷배 있는 농민들에게 농경지가 집중 분여되면서 대부분의 가난한 농민들은 더 가난에 빠지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https://www.rfa.org/korean/in_focus/food_international_org/agriculturenk-03042020085343.html

【4】 분조관리제, 협동농장의 기층조직인 분조 단위에 기초한 협동농장의 내부관리 운영형태.분조관리제는 김일성(金日成)이 1965년 5월 강원도 회양군 포천협동농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처음으로 제시하였으며, 1966년부터 북한의 각 협동농장에서 실시되고 있다.북한은 분조관리제가 “농민들을 집단경리의 관리운영에 적극 참여시키는 훌륭한 생산조직 형태”라고 설명하면서 분조관리제를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농업생산의 특성을 감안해 농민들의 자각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농업에 대한 국가의 기업적 지도를 철저히 하며, 사회주의 분배원칙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분조란 일정한 조직체에서 기층조직이나 기본조직의 아래에 조직하는 작은 단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통상 협동농장에서 작업반 밑에 조직되어 있는 하부조직을 말한다.분조관리제는 협동농장의 각 분조(10∼25명)들에게 일정한 면적의 부침땅과 농기구, 부림소, 생산도구 등을 할당하고 이들에게 국가 생산계획에 준하여 수확고 계획과 노력일 투하계획을 설정해 준 다음 계획 수행 정도에 따라 노력일수를 평가해 주고, 이에 근거하여 분배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5】 정정현(2018). 북한의 협동농장 생산체제에 있어 분조관리제의 변화와 농업협력방안에 관한 연구. 협동조합경영연구 48: 130

【6】 한 중국 대북전문가는 김정은정권이 실시하는 분조관리제를 통한 농업개혁에 대해 협동농장 경영위원회와 관리위원회 전임간부들은 개혁을 방해할 것이라고 내다 보았다. 자리의 축소를 우려하는 반면, 농장원들은 전임간부들이 줄지 않으면 자신들의 실제 분배 몫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였다.

【7】 일부 농장들의 소식이 내부 소식통을 통해 흘러나오거나 농장에서 일하던 탈북민들을 통해 짐작해보는 수준으로, 아직 김정은시대의 농업개혁의 실태와 수준을 전국규모에서 명확하게 규명한 연구논문은 부재한 실정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본 글 역시 마찬가지이다.

 

김화순

화, 2021/09/1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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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이 일어난 지 20년을 맞이하는 올해에 탈레반이 아프칸의 권력을 재장악한 현실은 미국과 나토 그리고 많은 아프칸인들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2001년 미국은 알-카이다를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당시 아프칸을 장악했던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켰으며 당시에는 대부분의 목표를 성취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또한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키면서 다종족적이고 인권을 존중하며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친미적 국가를 아프간 지역에 남기려 했지만, 그러한 목표는 실패했습니다. 국제적인 노력의 과정에는 많은 실수와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자신이 아프칸에 제대로된 장권의 수립을 유도하지 못했으며 파키스탄이 탈레반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을 중단하도록 설득하는 데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프칸 정부 지도자(미국이 내세운)들은 대체로 자신들의 편협하고 부패한 이해를 국가이익보다 우선시하려 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지배구조와 부패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탈레반 반군은 미국이 20년 동안 약 1조 달러를 투입해 가면서 지원한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순식간에 무너뜨렸습니다.

이제 과연 탈레반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대답은 탈레반의 통치에 반대하는 무장의 저항세력을 어떻게 처리하고 국가경제와 외부세계와 관계를 여하히 관리하는 지에 달려 있습니다.

 

탈레반의 내부갈등

탈레반 정권에 대한 가장 중대한 위협은 아프칸의 내부에서 올 수 있습니다. 반군으로서 탈레반의 성공은 이들을 분열시키려는 미국과 NATO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응집력을 유지하는 능력에 달려 있었습니다.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편차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탈레반 내의 파벌들 사이에서 응집력을 유지해야 하는 탈레반의 도전과제는 권력을 장악한 지금이 더욱 심각합니다.

새정권 내부의 파벌은 통치조직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포용성 여부, 외국인 전사에 대한 처우, 경제 및 대외관계 등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젊고 국제적인 지하디 네트워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1990년대 잘못된 통치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이 없는 중간층의 지도부는 상층부의 지휘관 그리고 지역의 지도자들보다 강경한 입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책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이해를 조정해내는 것 외에도 탈레반은 핵심 사령관과 일반 병사들이 서로 분열되지 않도록 적정하게 경제적 수입을 배분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번 여름에 있었던 탈레반 전격전의 핵심사항은 지역의 민병대 및 권력의 중개인들과 협상이었으며, 탈레반은 이들에게 Badakhshan의 광업 및 Kunar의 벌목과 같은 지역경제에 대한 이익의 일부를 유지하도록 약속하였습니다.

탈레반 내부에 파벌이나 외국인 전사들과 갈등이 발생하면 오랫동안 서로 싸움을 지속해온 탈레반의 주요 라이벌인 IS-K(the Islamic State Khorasan)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IS-K는 현재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미래에 있을 수 있는 붕괴의 씨앗이 될 수는 있습니다. IS-K의 핵심 지도부 인사들은 Mullah Akhtar Muhammad Mansour(미군의 폭격으로 사망)를 포함하여 이전에 탈레반의 지휘관 출신들로 이들은 너무 잔인하고 너무 종파적이고, 너무 독단적이어서 탈레반의 그룹에서 추방되었습니다.

 

IS-K라는 존재

최근 몇 년 동안 그리고 1990년대 집권시기 동안 탈레반은 자신들이 장악한 지역에서 성과라는 기반(이데올로기 기반이 아닌)의 정당성에 의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범죄와 갈등을 억제하는 능력을 보여 왔으며 범죄와 반란군에 대하여는 잔인하지만 상황에 합당하는 엄격한 명령을 집행하였습니다. 최근의 8월 26일에 있었던 13명의 미군병사와 160명 이상의 아프간인을 살해한 유혈테러(IS-K가 저질렀지만)가 재발하는 것을 막지못하면, 텔레반의 주장(입지)은 약화될 것입니다.

또한 지난 10년처럼 부패와 함께 테러라는 폭력이 지속되면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경제적 투자를 주저할 것 입니다. 현재 탈레반은 중국의 투자를 원하고 매우 필요로 합니다.

과거 IS-K는 자주  소수그룹인 시아파를 공격하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니파-시아파 전쟁을 일으키고자 했으나 지도자인 Mullah Mansour는 이를 억제하여 왔습니다. 탈레반이 이러한 공격을 통제하지 못하면 이란과의 개선된 관계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싸움이 탈레반 내부의 파벌 갈등을 촉발한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탈레반이 반-시아파의 테러리즘과 탈레반 내부파벌 및 외국인 전사 간의 갈등, 그리고 IS-K의 이란유입을 막지 못한다면, 이란은 아프칸의 Fatimiyoun 집단을 활성화시키려 할 수도 있습니다. Fatimiyoun 집단은 수만 명에 달하는 아프칸의 시아파 전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란이 훈련시켜 시리아와 리비아에서 싸우도록 배치해 왔습니다. 아프칸으로 되돌아온 이들은 탈레반의 통치에 맞서 싸울 수 있습니다.

현재 전투가 진행되고 있는 Panjshir계곡 Ahmad Massoud와 Amrullah Saleh의 적고 미약하며 분열된 반-탈레반 집단의 저항(탈레반은 이를 진압했다고 발표)보다, 상기에 언급된 잠재적 위험들이 미래에 훨씬 강력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통치의 어려움

임시의 점령체제에서 탈레반은 질서를 효과적으로 유지하고자 학교를 운영하기 위하여 교사들이출근하는 것을 보장하고 정부와 공무원들이 부정하게 물품을 훔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하였습니다. 탈레반은 또한 신속하고 청렴하며 강제적인 방식으로 현안의 분쟁을 해결하고 마약경제를 보호하면서 정치적 신뢰를 얻고자 합니다. 또한 NATO가 제공하는 물품공급의 배급에서부터 정부지원 프로그램의 시행과 마약 및 벌목에 이르기까지 합법 및 불법적인 경제활동에 세금을 부과하는 데 탁월함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거시경제정책을 수립하거나 가뭄을 해결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고사하고, 전기나 물의 공급과 같은 사회기본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유지하는 경험이나 기술관료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회기본 서비스의 제공을 유지하고 최소한 다단계적인 정책과제를 헤쳐나가려면 기술관료들의 도움과 인도주의적 NGO의 형태 등 외국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탈레반의 통치가 숙청과 ​​복수에 중점을 둔다면, 필요한 기술관료들은 계속 해외로 도망칠 것입니다. 물론 탈레반은 이들에게 압력을 가하면서 업무의 지속을 강요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탈레반이 계속 잔인하게 통치한다면 국제사회는 이들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고 강화할 것입니다. 탈레반이 통치하는 아프칸과 합법적인 관계 를 맺고자 하는 국가와 기업들이 탈레반이 잘못하는 것을 저지할 것입니다. 제재의 사항에서 인도적 예외가 보장되지 않으면, NGO 활동도 중단될 수 있습니다.

 

경제와 주변의 현안

현재 탈레반 정권의 아프칸에 할당된 수십억 달러(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미국, 유럽연합)가 정지된 한편에 더하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아프칸의 중앙은행 준비금이 미국정부에 의해 동결되었습니다.

불법적이고 비공식적인 경제로는 상기 손실의 일부만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탈레반은 양귀비 경제를 단순히 두 배로 늘릴 수 없습니다. 세계의 마약시장은 이미 오피오이드 등으로 포화상태입니다. 양귀비의 재배를 금지시키고 아프칸을 마약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약속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것입니다. COVID-19, 가뭄 및 경제위축이라는 타격은 이미 절망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90%의 사람들이 빈곤 속에 살고 있고 ,30%는 심각한 식량불안정을 겪고 있습니다. 마약의 금지조치는 탈레반의 중급 지휘관들과 일반병사의 수입을 격감시킬 것입니다.

마약금지령이 아니더라도 탈레반 정권은 그간 미국이 급여를 지급한 아프간 정부군들이 실직상태로 빠지면서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입니다. 명목상 이들 병력의 절반이 ‘유령병’이거나 이미 전사했고 실제로 15만 명 미만의 군인이 싸웠다고 해도 이들은 이제 자신과 가족을 위한 수입이 없는 집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수입이 없는 상태로 계속 방치되면 이들은 도둑질에 의지하거나 경제적 수입을 얻기 위해서라면 탈레반에 저항하는 민병대에 합류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탈레반이 그동안 이란, 중국, 중앙아시아와 교역하여 얻은 수입을 계속하여 확보하고 수억 달러 의 비공식 세금을 유지하려면, 테헤란, 베이징, 모스크바가 요구하는 반-테러의 입장을 수용해야 합니다. 이란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는 텔레반의 반-테러 입장을 아프가니스탄이 제공하는 어떤 경제적 기회보다 훨씬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서남아 지역에 테러가 광범하게 확산된다면, 이들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며, 오로지 파키스탄과 무역만으로 살아남아야 합니다.

게다가, 서구 이외의 지역에서는 중국과 걸프 국가들만이 인도적 지원을 넘어선 유의미하고 실제적인 원조의 주머니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파산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그동안 텔레반에게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제공하였던 파키스탄의 경제는 심각한 곤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의 승리에 대하여 일시적으로 만족하겠지만 승리감은 빠르게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집권한 탈레반은 파키스탄의 멍에를 풀고 대외관계의 다양화를 심화하기를 열망할 것입니다. 주변의 국가들은 파키스탄이 탈레반의 행동을 기대하는 방향으로 중재하길 기대하지만 이슬라마바드가 성공하지 못할 때 심각한 불만을 터트릴 것입니다.

 

서양의 개입여부

앞으로의 탈레반에게 놓여진 다양한 도전들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서방이 손쉽게 제재를 통해 탈레반 정권을 쉽게 전복시키거나, 지난 20년 동안 형식적으로는 존재했던 정치적 다원주의와 인권 및 여성의 권리 를 보존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국제사회와 깊은 분열이 발생하여 경제가 산산조각난 경우에도, 잔인한 정권은 불법 및 비공식 경제에 의해 뒷받침되면서 몇 년 동안 버틸 수 있습니다.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또는 미얀마에서 보듯이, 전면적인 서방의 제재와 고립은 아프간 사람들의 끔찍한 고통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그 대신, 서방은 탈레반과 교섭과 개입을 진행하되 다음과 같은 특정 요구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즉 잔인한 억압을 줄이고, 매사 신중하고 사안적인 처벌의 방식을 안착시키고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유도하는 길고도 복잡하며 성패가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야 할 것입니다.

 

출처: Brookings 연구소 on 2021-08-31.

Vanda Felbab-Brown

Brookings 연구소의 21세기 외교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이며, 국내 및 국제범죄와 테러조직에 대한 전문가이다


<참조할 보충의 칼럼>

아프칸 탈레반과 ISIS-K 간의 가교불가능한 분열

아프칸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지난 달부터 미군이 철수한 후 패권국이 되었지만, 여전히 두 개의 주요 세력에 의해 저항을 받고 있습니다. Ahmad Massoud와 아프간정부 Amrullah Saleh 전 부통령의 저항 그리고 ISIS-K(이라크와 Lvant-Khorasan 지방의 이슬람 국가)로 불리는 집단들이 탈레반과 국가의 지배권을 놓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상기 Panjshir의 지역군(이미 진압된 것으로 알려짐)과 Nangarhar의 ISIS-K 두 세력 모두 아프간 탈레반의 권위를 거부하지만 이 두 세력의 차이점은 현저합니다.

Panjshir는 전정부 지지자들과 군대가 주요 구성이며, 이들 군대와 아프간 탈레반 간의 갈등은 정치적 대화와 협상을 통해 미래에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ISIS-K와 아프간 탈레반 사이의 분열은 너무 적대적이어서 서로 협상을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카불 국제공항에서 미군과 민간인에 대한 테러 공격은 미국에 굴욕을 줄 뿐만 아니라 탈레반의 권위에 도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첫째, 아프간 탈레반과 ISIS-K의 법적 기반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둘 다 샤리아 법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국가로 아프가니스탄을 건설하기를 희망하지만 두 그룹의 법적 지위는 다릅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종교세력이 이끄는 이슬람 토후국에 정당성을 두고 있습니다. ISIS-K는 ISIS 지도부에 대한 정당성을 기반으로 하며 스스로 “칼리프국”의 지역지부 또는 전세계 모든 무슬림의 자칭 이슬람 최고지도자로 인식합니다. 따라서 탈레반과 ISIS-K는 서로의 정당성을 거부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의 정당성에 대한 도전을 용인하지 않습니다.

둘째, 두 그룹의 구성원이 적대적입니다. ISIS-K의 많은 구성원들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가담했지만 아프가니스탄 남부와 동부에서는 두 그룹 사이에 격렬한 갈등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서로에 대한 증오가 커졌습니다. 카불을 점령한 후 탈레반은 즉시 카불 감옥에 갇힌 ISIS-K 회원들을 처형했습니다.

셋째, 두 집단의 전망은 정반대입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포용적인” 정부를 수립하고 여성과 소수자를 보호함으로써 국제적 지원을 얻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반면, ISIS-K는 ISIS와 유사하게 여성의 권리를 억압하고 다른 종교나 민족집단을 억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탈레반을 포함한 적대단체를 “불충한” 또는 “불충실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두 그룹 사이의 가교불가능한 분열을 감안할 때, 그들의 갈등으로 미래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출처 : CGTN(중국국제방송) on 2021-09-04.

화, 2021/09/1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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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을 쓰는 과정에서 영화에 대한 중요한 아이디어와 논의를 해주신 인제대학교 통일학부의 안지영 박사님에게 감사드린다. 이 글은 북한영화전공자인 안지영 박사님과 농민의 직업세습과 영화를 주제로 한 공동논문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영화관련 글에 안지영 박사님의 커멘트를 가져온 부분이 있음을 밝힌다.


벼꽃(2015)의 주제의식: 형식주의에 빠진 간부층을 비판하고 열성당원이 해야 할 일을 제시

작업반장으로 대표되는 낡은 농촌관료층의 농장관리행태를 비판하고, 선동원의 벼꽃 리더십을 중심으로 새로이 농장원들이 식량증산을 위해 하나로 뭉쳐가는 과정을 제시

2012년에 6.28 조치로 농업개혁의 모양을 구체화하기 시작였지만 개혁의 진전은 더뎠다. 2013년에는 외부관측자들에게는 거의 농업개혁이 중단되는게 아닌가 할 정도인 상황이었으나, 2021년 현재 안에서 흘러 나오는 이야기로는 관료들과의 타협 속에서 기득권은 인정되면서 농장은 계속 포전담당책임제가 형태를 달리하면서 실시되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영상 2> 벼꽃의 타이틀 롤. <출처: 유튜브 영상>

북한에서 개혁은 2012~2015년에 추진되었는데, 2015년에 제작된 유일한 예술영화이다.【8】 당연히 이 시나리오는 많은 영화 시나리오 중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에 대해 당의 수많은 검토를 거쳐 선정되었을 것이다. 농장에는 청년 동팔, 미경이, 비료를 연구하여 인정받고자 하는 광민이, 시장적인 마인드를 지닌 선화 등 각자의 욕망을 지닌 다양한 인물들이 농장공동체를 구성한다. 선동원 정임은 농사에 의욕을 잃은 농장원들과 신세대들의 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모아 쌀로 사회주의를 지키자는 당의 목표로 이끌어가는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벼꽃(2015)의 인물과 줄거리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선동원 정임이다. 마치 붉은 선동원 리신자를 모델로 삼은 듯한 정임은 전국분조평가에서 제 1작업반을 우수분조로 이끈 열성적인 선동원이다. 그러나, 명예를 버리고 제일 뒤떨어지는 제3작업반의 선동원으로 스스로 배치를 원한다. 제3작업반에는 농장일보다 개인의 실리를 앞세워 과수생산에만 열을 올리는 비사회주의적인 선화, 장기간의 식물성 농약개발연구에도 별 성과가 없어 엉터리박사라 무시당하는 광민, 축구에 푹 빠져 작업반 꼴찌를 하는 청년 동팔이가 속해 있다. 정임은 이들의 애환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집단노동에 충성을 다하고 쌀로 사회주의를 지키고 분조장과 분조원의 임무를 다하자고 선동하는 정임과 대립되는 인물은 기존 농업운영체계의 간부들과 선화와 같은 부정인물들이다. 특히 작업반장은 분조의 집단노동을 빠지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일을 하는 선화의 뒷배를 봐주는 역할을 하는 부정적 인물이다. 둘 사이에는 모종의 돈거래가 존재한다. 분조장은 이도 저도 아닌 무력한 존재이다. 당비서는 농사짓는 아바이로 이 모든 것을 알지만 묵묵히 지켜보는 인물로 그려진다.

선동원 정임은 혼자 동분서주하면서 농장원들의 생산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는 헌신을 통해 농장원들의 마음을 사게 된다. 정임은 선화의 다친 아들에게 급히 수혈을 해주고 동팔에게는 축구와 관련한 책을 구해주고 그의 뛰어난 축구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마련하여 미경과의 연인관계를 인정받도록 미경의 아버지 작업반장을 설득한다. 비료를 연구하느라 가짜 박사라는 비웃음을 사는 광민에게도 연구에 적합한 실험환경을 마련해주어 비료발명을 성공시킨다. 정임은 그 소식을 별거 중이던 광민의 아내에게 전해 아내는 딸과 함께 집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해체위기에 내몰렸던 광민의 가정도 다시 회복된다. 농장은 이같은 농장원 한명 한명에 대한 돌봄과 노력을 다하는 정임의 헌신을 밑걸음으로 해서 분조원들은 다시 하나가 되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을 통해 변화해간다. 마침내 영화는 제 3작업반은 우수분조로 표창장을 받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기존 농장운영 방식과 기득권을 상징하던 작업반장조차 이제는 정임이 벼꽃과 같은 사람이라며 칭찬한다. 모든 사람들의 축복과 함께 동팔과 미경이 결혼하며 이를 통해 젊은 처녀 총각이 농사에 마음을 정착한다.

 

벼꽃 리더십: 천리마 시대 붉은 선동원【9】의 후신

일견 벼꽃의 선동원 정임은 천리마 시대에 리현리의 천리마영웅인 리신자의 분신이 소환한 것으로 보인다. 천리마시대에 리현리에서 활동했던 리신자는 붉은 선동원이라는 영화와 연극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뛰어난 업적으로 갓 22살의 나이에 관리위원장으로까지 고속승진했고, 평양 농업국 경영위원장까지 올라갔다. 2021년 현재 북한 당국은 그를 살아있는 신화로 소환하고 있다. 반면 2021년에 새로 소환되는 선동원은 모든 농장원들을 섬기고 그들을 알아주되 자신은 죽이는 벼꽃같은 존재로 형상화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천리마정신은 집단주의를 향한 인간개조운동이자 생산량 증대운동이었다. 전체를 위한 하나가 어떻게 하나의 씨앗으로 자신을 희생함으로서 전체를 위할 수 있고 그러한 노력이 전체 인민들의 정신을 각성시키고 당시 대중을 격동시켜 생산의 열기에 나서게 한 대중운동이었다.

그러나, 1960~70년대의 천리마운동시기가 당시 감동적이었다고 할지라도 50년 전의 영광을 다시 불러낸다고 해서 과연 대중들의 심장을 뜨겁게 뛰게 할 수 있을까? 주인공 정임은 천리마 시대의 붉은 선동원을 소환한 캐릭터로 유명한 공훈 배우 윤수경이 주역인 선동원을 연기하였다. 북한당국의 속내는 두 가지로 추정된다. 먼저, 농업개혁이 농촌관료와 농장원, 그 외 관련자들에 의해 가능한 부드러운 방식으로 원만하게 진행되길 바랐을 것이다. 이를 위해 영화는 벼꽃 이미지를 농촌사회의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완화하는 온건하고 통합적인 리더십으로 내세운 것이다.

<영상 3> <분조장의 임무>카드를 분조장에게 전하는 선동원 정임. <출처: 유튜브 영상 “벼꽃”>

그러나, 2015년 당시 격동기 농업개혁기 농장사회에서 들끓는 농촌공동체를 구심이 되어 끌어가는 리더십으로는 무기력해 보였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인물은 자신의 이익을 창출해가고 작업반장과 모종의 거래를 통해 다른 농장원들의 질시와 선망을 받는 선화라는 인물이다.

<영상 4> 붉은 선동원 리신자를 형상화한 예술영화. <출처: 조선중앙TV 특집 천리마시대의 녀성영웅들- 붉은 선동원 리신자 유튜브 영상>【10】

<영상 5> 영화 벼꽃: 비닐하우스 딸기소출을 계산하는데 골몰한 농장원 선화. <출처: 영화 ‘벼꽃’의 선화, 유튜브>

“뭐니뭐니 해도 지금 계절엔 딸기가 확실히 나아!” 주택의 온실에서 수확한 딸기가 얼마나 소득이 될지를 소형계산기를 두드리면서 계산에 골몰한 모습을 담았다. 김소영(2019)에 의하면 농장원들의 개인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비닐하우스 딸기를 도시의 상층들에게 공급 된다.【11】

농장원 선화는 집단농사에는 슬슬 빠지면서 자신의 텃밭에서 재배하는 딸기에 더 열을 올힌다. 작업반장은 이같은 선화의 뒤를 봐주고 교류하는 관계이다. 선화는 농장원이지만 자신의 주택 텃밭에 온실을 설치하여 딸기와 수박을 재배해 소득을 올리는 일을 한다. 선화가 재배하는 딸기는 그림과 같은 경로를 거쳐 도시 상층에게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화에서 선화는 시장화와 개인주의에 물든 농촌의 새로운 계층을 대변하며, 작업반장이 선화가 집단노력 동원에 빠지는 것을 노골적으로 봐주는 장면은 농촌관료와 농촌 시장행위자들의 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음을 암시한다. 북한영화의 체제선전 속성상 이런 비사회주의 행위장면을 담아냈다는 점, 영화에서 집단에서 벗어난 개인주의 행위에 대해 어떤 인과응보 처리없이 지나친다는 점도 의외의 지점으로 관전 포인트이다. 동팔 등의 다른 농장원들은 선화를 뒤에서 비난하면서도 마치 그녀를 선망하는 것처럼 보이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처럼 영화는 선화라는 농촌 시장화를 대변하는 인물에 대해 시종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연애와 축구에만 열을 올리고 농사일은 슬슬 빠지는 신세대 전형적 인물인 동팔은 연모하던 처녀 미경과 결혼에 성공하면서 농사일에 마음을 주는 결말로 끝난다.

 

분배순위에서 밀린 농민들의 절박한 식량사정은 배제

영화 벼꽃(2015)은 개인 농사를 지어 시장에 파는 선화나 나 자유주의 분자 동팔과 같은 현실적인 인물을 담아내는 등 현실에 근접하려는 여러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영화가 과거에 인민대중들에게 가졌던 호소력을 잃어버렸다. 이는 시장화 현실은 물론 김정은 정권에서 시도한 개혁이나 농장의 현실을 영화가 전혀 담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에서 시도한 개혁의 속내나 군량미로 대부분의 식량을 빼앗기고 굶주리는 농민들의 절박한 현실은 철저히 배제된다. 과거 구시대 천리마 노력영웅들은 언제나 앞장서 놀라운 생산능력은 물론, 분조원 개개인의 욕구나 형편을 마치 형제처럼 돌보는 따스한 폭넓은 인품의 소유자들이었다. 정임의 벼꽃 리더십은 형태 면에서는 이런 천리마노력영웅들의 행태와 유사하다. 그러나 왜 오늘날은 호소력을 얻지 못하는가?

이는 시대적 배경 변화가 영화에서 도려내고 천리마정신만 강조되는데 그 이유가 있다. 2010년 이후 시장화와 계층의 분화가 진행되면서 시장화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행위자들이 등장하고 농촌관료층들이 기득권층으로 고착화되었다. 무엇보다 고난의 행군 이래 농촌의 농민들은 군대나 특수기관 등의 군량미 우선원칙에 밀려 농민들은 분배순위에서 ‘군-> 기업소-> 농민’의 순위를 차지하게 되었고(그림 2 참조), 농민의 희생에 기초한 분배구조의 문제로 생산의욕을 상실하였다.

<그림 1> 농산물 수확후 농산물 처리흐름도

이같이 북한 농민들의 억울한 현실이나 농가 가계는 외면한 채 수령님의 뜻만 주장하는한, 영화 속 선동원 정임이 농장원에게 보여주는 헌신과 보살핌, 진정성의 리더십은 무기력하지 않을 수 없다. 생산능력과 인품으로 대중을 감화하고자 하는 희생적 벼꽃 리더십만으로는 농촌사회나 농민들의 근본적인 생존문제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국가의 일방적 메시지 전달과 길잃은 조선영화의 향방

과거에는 영화에 대해 안목이 높고 열정적이었던 김정일에 힘입어 북한사회가 직면한 현실의 문제를 영화에서 일부나마 드러내기도 하였다. “줄기는 뿌리에서 자란다”. “한 여학생의 일기” 등에서는 인민대중들의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 그러나, 최고권력자의 비호가 사라진 현재, 영화는 좀더 조심스러워졌다. 분조의 주인이나 벼꽃에서 몇몇 농장간부들, 즉 분조장이나 작업반장 등과 같은 말단간부의 무기력한 태도를 온건하게 비판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모든 일을 수령님 뜻에 따라 하는 영화의 문법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필자가 면담한 결과에 의하면 포전담당책임제이후 농민의 식량문제는 오히려 절실해졌다.【12】 분배의 순위에서 농민에게 정권기관이나 군량미 등이 분배순위에서 우선되고 농민 자신의 분배는 하위로 밀리기 때문인데 그 문제는 다음에 다루고자 한다.

농민 자신의 절실한 고민 예를 들어 ‘농민들이 어떻게 먹고 사느냐?’의 질문은 여전히 영화에서 철저하게 배제됨은 물론, 개혁시기 포전담당제를 둘러싼 갈등이나 현실의 구조적 문제는 은폐된다.

기층 노동자인 농장원의 식량문제는 해결의 전망이 보이지 않으며, 분배의 정의는 세워지지 않는다. 농촌사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는 여전히 막막하다. 지역별 포전담당책임제의 적용이라는 미명 하에 농촌관료들의 힘은 여전히 견고하며 이들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된다. 포전담당책임제 하에서 이제 비료와 영농자금, 노력을 댈 수 있는 부유한 가구는 더 많은 토지를 받아 더 많은 수확을 얻게 된 반면에, 가난한 이들은 먹을 식량도 없는 현실에서 절망한다. 이러한 와중에서 수확물 분배의 권한을 대행하는 작업반장 등의 농촌관료들과 이들과 유착된 농장원들의 권력은 더 커진다. 포전담당책임제가 농촌 양극화의 문을 연 것이다.

한 평양의 명문대학 출신 청년은 과거 대중들의 마음을 샀고 감동을 주었던 북한영화가 이제는 길을 잃었다고 말한다.【13】 조선영화와 현실간의 간극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그러기에 기층대중들은 영화에 갈수록 무관심해지고 있다. 농민이 ‘식량의 주인’으로 인정받을 때 비로소 진정한 ‘분조의 주인’ 이 될 것이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본령은 체제 선전이 아니라 현실에 토대를 둘 때 살아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해주고 있다.

 

(예술영화) 분조의 주인(2012)

평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제작진/연출, 공훈예술가 전종팔 ; 촬영, 공훈예술가 류승철 ; 미술, 최영식 ; 작곡, 전봉덕 ; 연주, 평양영화음악록음소 ; 후원, 평양시 순안구역 택암협동농장

연주자와 배역진/김은향(소영 역), 한용팔(강삼 역), 리성광(문일 역), 리웅관(기사장 역)

 

(예술영화) 벼꽃(2015)

정임-공훈배우 윤수경, 선화(중학교 동창, 딱친구)-김경애, 광민(초순아버지)-김성철, 반장-한성훈, 동팔-김룡만, 초순어머니(미용사)-박윤

영화문학-김송림, 김서휘, 연출- 선우훈

책임연출-백현구, 촬영-심영학, 정복남, 미술-김학철, 작곡-허준모,

1부 연출-윤창수, 1부 촬영-권형철, 분장-변애경, 리향희, 편집-최옥별

후원-황해남도 신천군인민위원회

<끝>

 

【8】 이영애. “김정은 집권이후 예술영화에 나타난 갈등에 관한 연구: 2015년 발표된 벼꽃의 내용분석을 중심으로”. 한국동북아논총 23(4). 2018.12.

【9】 붉은 선동원, 북한에서 ‘천리마 시기’를 배경으로 협동농장을 둘러싼 갈등을 보여주는 영화이다.962년 조백령의 영화문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민청원 선동원 선자를 주인공으로 천리마 작업반과 농업혁명화를 이야기한다. 민청원 선동원인 선자는 남강을 사이에 둔 이웃 청룡리는 매년 풍년을 맞는데 비해 자기 마을은 사람들이 땅만 탓하면서 패배감에 젖어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6.25전쟁 당시 가족을 모두 잃고 장사를 해 생계를 유지하던 복선은 농사에 취미를 붙이지 못하여 자기 포전을 돌보지 않고, 영애와의 결혼 문제로 선자를 오해한 관필 역시 평양에 가 공장에 취직할 궁리만 한다. 관필의 아버지 진오는 원래 농사꾼이지만 새로운 방식의 협동 농사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공명심 때문에 나선다는 사람들의 오해를 받으면서도 선자는 복선, 관필, 진오를 작업반의 일원으로 만들어 결국 청룡리 만큼 잘 사는 농촌마을로 만든다. ‘천리마 시기’ 농촌에서 협동농장을 만들며 사람들 사이에 생긴 갈등을 보여주며 청산리 농법을 보여준 영화로 평가받는다. 동명의 연극으로도 제작되었다. 1961년 국립연극단이 제작한 연극은 인민상계관작품상을 받았다. 2006년에 영화배우 김윤홍이 각색하여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10】 지난 2018년 11월에는 조선중앙tv에서는 그 손녀가 농촌에 선동원으로 들어가 리신자의 뒤를 계승하여 활동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하였다.

【11】김소영, “북한 농업부문의 시장화:협동농장과 ‘장마당’을 중심으로”, KDI북한 경제리뷰 2019.10.p. 61.

【12】 “김일성 때 같으면 그래도 암행어사 식으로 현실적으로 농장에 내려와서 37제로 70%는 농민이 먹고 30%는 국가에 바쳐라. 지금은 아예 반대로 된 거잖아요. 말이 37제지 어떤 사람들은 100% 다 바쳐도 수매곡이 안 돼요. 이런 식으로 갔다가는… 제가 살고 있는 그 농장 사람들은 몇 년도 못 버틸 것 같아요, 진짜. 획기적인 게 없이 그런 상태로 그냥 유지가 된다면 진짜 막 몇 년을 못 넘길 것 같아요.” 2021.4.25.일 필자면담, 2017년 탈북 농장원.

【13】 필자면담, 2021년 6월 16일, 2019년 탈북.

 

김화순

화, 2021/09/1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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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아프칸 실패와 더불어 미국의 일방적 철수결정으로 충격을 받은 유럽연합은 독자적 전략과 군사운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여전히 나토 등 기존의 대서양동맹을 유지 강화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신속대응군의 편성을 넘어서 독자적인 유럽군의 창설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은 무엇보다도 아프가니스탄 인들에게 비극입니다. 필사적으로 나라를 떠나려고 하는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을 걱정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또한 서구에게도 큰 타격입니다. 유럽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20년 간 그 어느 때보다 하나가 되었습니다. 모든 회원국이 서로를 방어할 것을 약속한 NATO의 5조가 발동된 것은 아프가니스탄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수년 동안 유럽인들은 총 172억 유로 또는 203억 달러에 달하는 강력한 군사적 실행과 중요한 경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철수시기와 성격은 일방적으로 워싱턴에 의해 정해졌습니다. 유럽인들은 미국의 결정에 따라 카불 공항에서 대피했을 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유럽인 자신의 위상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대서양 동맹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은 당연히 모든 것을 혼자하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유능한 동맹이 되려면 유럽이 스스로 안보역량에 더 많이 투자하고 전략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사건은 참혹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우리와 미국 간의 동맹이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심화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대서양의 협력을 강화하려면 이제 유럽이 나서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우리가 직면한 위협과 이를 가장 잘 해결하는 방법, 즉 공통의 전략적 문화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유럽연합은 향후 5~10년 동안 안보와 방위에 대한 우리의 야망을 정확하게 정의할 문서인 유럽전략나침반(European Strategic Compass )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회원국들은 이런 활동에 전적으로 참여합니다. 예를 들어, 일부는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약 5,000명의 군대로 구성된 유럽의 “최초 진입부대-신속대응군”의 창설을 제안했습니다. 카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공항의 거점을 확보하는 것을 미래목표에 대한 하나의 유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협력의 정신과 잠재력을 담아 2022년 봄에 발행될 문서가 우리의 공동미래에 대한 지침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이버 공간, 바다 및 우주 공간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위협으로 가득찬 불확실한 미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NATO, UN 또는 EU에 있든 유럽인들이 국방분야에 더욱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수 및 급유, 지휘 및 통제, 전략적 정찰 및 우주 기반자산과 같은 중추적인 군사능력의 증가와 함께 우리는 더욱 능력있고, 신속한 배치가 가능하고, 상호운용이 가능한 독자적 군대가 필요합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다양한 이니셔티브의 형태로 이미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욱 멀리 아주 빨리 가야 합니다. 유럽연합의 방위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유럽방위기금( European Defense Fund )은 향후 6년 동안 거의 80억 유로(94억 달러)에 달할 것입니다. 이는 공동연구와 필요한 국방기술개발을 크게 지원하는 데 사용될 것입니다.

보다 전략적으로 자율적이고 군사적으로 유능한 EU는 유럽의 이웃과 지역너머에서 닥칠 도전과제를 보다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미국과 대서양 동맹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결국 모든 파트너십에는 유능한 동맹과 정치적 신뢰가 필요합니다.

이보다 시급한 일은 없습니다. 탈레반의 집권은 다시 테러공격의 위험, 마약밀매의 증가, 대량의 피난민 이주의 위험을 수반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위협에 대처하고 변화하는 지역환경에 대응하는 데 단호해야 합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이 관련 지역에서 더욱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며 파키스탄, 인도, 터키, 걸프 군주국들은 모두 역할의 자리를 바꿀 것입니다. 우리만이 서방의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과의 유일한 대화상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유럽은 미국과 함께 참여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적어도 탈레반이라는 단독의 현안은 아닙니다만, 이들이 아프칸을 재장악하는 것을 막지 못한 후에 우리는 이제 선택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조정된 국제적 접근을 위해 노력하면서 탈레반에 대하여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들의 행동, 특히 인권존중에 대한 명확한 조건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특히 소수민족과 여성과 소녀들을 계속 지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미 올해 인도적 지원을 2억 유로(2억 3600만 달러)로 4배 늘리고 개발원조를 보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도전적 과제가 되겠지만, 우리는 인도적 지원을 진행하고 이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임박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안전한 탈출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사건은 유럽이 국제적 도전에서 물러나라는 메시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유럽연합은 대담하게 동맹을 강화하고 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약속과 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출처 : 뉴욕타임즈(NYT) on 2021-09-01.

Josep Borrell Fontelles

유럽연합 집행위의 부위원장이자 외교안보분야 최고위직을 맡고 있다


<보충자료>

유럽연맹의 탈레반 정부 승인에 대한 5가지 원칙

유럽연합(EU)은 탈레반과 타협할 수 엄격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새정부에 대한 승인여부의 기준선을 마련하였습니다. 요제프 보렐 EU 외교정책 최고위직은 금요일 EU외무장관 회의 후 “아프간 국민을 지원하려면 아프가니스탄 새정부와 협력해야 한다”며 지원과 참여의 수준은 탈레반의 행동에 따라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무장관들은 관용을 선언한 탈레반의 약속을 평가하기 위한 여러 기준에 동의했습니다.

여기에는 1) 여성의 권리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존중, 2) 포괄적 대표성을 지닌 과도정부 수립, 3) 테러리스트 수출국이 되지 않도록 보장, 4) 외국인과 취약한 아프간인의 철수 허용, 5) 인도적 지원의 자유로운 접근허용이 포함됩니다. Borrell은 “우리의 지원과 참여는 상기 조건의 충족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라고 천명하였습니다.

그는 논의를 촉진하고 8월 31일 모든 미군과 나토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후, 서방에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의 안전한 철수를 보장하기 위해 EU는 “안보조건이 충족된다면” 카불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Borrell은 또한 아프가니스탄에서 EU의 인도적 지원을 늘리고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여 “해당지역을 안정시키려면 매우 필요한” “지역정치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유럽에서 심각한 인도적 상황과 아프간 경제의 지속적인 붕괴가 피난민의 이주물결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15년에 전쟁으로 피폐해진 시리아 및 기타 지역을 피해 유럽으로 건너온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럽으로 건너온 난민 위기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입니다. 이로 인하여 유럽은 6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미해결의 깊은 사회적, 정치적 분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Borrell은 유럽연합이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해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만, 일부의 유럽연합회원국들은 워싱턴에 대한 의존도를 벗어나도록 유럽연합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철수에 대해 유럽연합과 협의하지 않은 후, 2급 동맹국으로 취급받은 분노가 유럽연합 전체에 만연해 있습니다.

미국주도의 조급한 철수 이후, EU의 국방장관들은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미래의 위기에 배치될 수 있는 유럽의 “신속한 대응군”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강화했습니다. 슬로베니아 국방부장관은 병력이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007년에도 EU는 작은 규모의 군대를 창설에 합의했지만, 자금지원의 규모와 군대배치에 대한 회원국 간의 합의부족으로 인해 실제로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수, 2021/09/1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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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탈레반의 집권에서 도피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비행기에 매달리는 비디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IS-K의 자살폭탄 테러로 인하여 미군 13명을 포함하여 최소 170명이 사망한 사건에 또다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유엔 산하기구들이 아프칸 국민들이 겪을 인도주의적 위기를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재무부는 아프칸 중앙은행의 94억 달러 외화보유 예치금을 모두 동결하여 향후 몇 달 동안 아프칸 국민들에게 공급할 식량과 기본적인 서비스의 기회를 탈레반의 새정부에게서 박탈했습니다.

미국과 동맹국은 탈레반과 아프칸 국민들을 2차적인 경제전쟁으로 위협함으로써 전쟁의 패배에 대하여 보복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압력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보낼 예정인 4억5000만 달러의 자금까지 실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과 함께 서방 국가들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8월 24일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G7정상회의를 주재한 후, 새정부에 대한 원조와 승인을 보류한 것이 탈레반에 대하여 “경제적, 외교적, 정치적으로 매우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서방 정치인들은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은 자신들과 동맹국들이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서방의 영향력과 이해를 상실하지 않기 위하여 무척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레버리지의 수단으로 달러, 파운드 및 유로라는 화폐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는 아프칸 사람들의 생명이 달린 문제입니다.

서구 분석가의 말을 읽거나 들으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20년의 전쟁을 통하여 아프칸이라는 국가를 현대화하고 역내의 여성을 해방하며 의료, 교육 및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온건하고 유익한 노력들을 기울여 왔으나, 이러한 상황들이 이제 잔인한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모두 휩쓸려갔다고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며 이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단순합니다. 미국은 아프칸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2조 2600억 달러를 지출 했습니다. 이런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면 대부분의 국가들의 경우,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났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약 1조 5000억 달러(75% 수준)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오로지 미군의 점령을 유지하면서 아프칸에 8만개 이상의 폭탄과 미사일을 투하하고 민간계약자들에게 비용을 지불하며, 군대, 무기 및 군사장비를 밤낮없이 수송하기 위한 터무니없는 군사용 지출에 사용되었습니다.

미국이 국가채무의 비용으로 전쟁을 치르는 동안, 이자지급에만 5,000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아프칸에서 부상당한 미군의 의료 및 장애의 비용은 이미 1,750억 달러 이상이 지출되었고 이들 부상군인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증가할 것입니다. 이라크와 아프칸에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한 대가의 의료 및 장애 비용은 결국 1조 달러를 넘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엄청난 비용을 치른 “아프칸의 재건”은 제대로 이루졌을까요? 의회는 2001년 이후 아프칸의 재건을 위해 1,440억 달러를 책정했지만 그 중 880억 달러는 아프간 “정부군”을 모집, 무장, 훈련 및 급여를 지불하는 것에 사용되었는데, 결국 이들 정부군들은 모두 해체되어 고향으로 돌아갔거나 오히려 텔레반 진영에 가담하였습니다. 2008년에서 2017년 사이에 지출된 별도의 155억 달러는 아프칸의 재건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미국 특별감찰관들이 “낭비, 사기 및 남용”한 것으로 문서화되었습니다.

아프칸에 대한 미국 총지출액의 2% 미만인 남은 부스러기는 약 400억 달러 정도로, 그나마 경제개발, 의료, 교육, 기반시설 및 인도적 지원에 지출되면서 아프칸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혜택을 제공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아프칸에서 미국이 지원하여 수립된 정부는 부패하기로 악명이 높았으며 부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공고해지고 조직화되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TI)는 미국이 점령한 아프칸을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정부의 하나로 일관되게 선정 발표했습니다.

서방의 독자들은 이러한 부패가 미국점령에 따른 특정한 특징과는 무관하게 별개로 아프칸의 오랜 문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투명성기구는 “2001년 이후 아프칸 정부의 부패규모가 이전수준에 비해 매우 증가한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의 2009년 보고서도 “부패가 이전의 행정부에서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경고했습니다.

2001년 미국침공으로 권력에서 물러난 탈레반 정부와 1980년대에 미국이 지원한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선구자들에 의해 전복된 소련과 연합사회주의 정부도 부패한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당시 소련의 연합정부가 붕괴하면서 그들이 이루어 놓은 교육, 의료 및 여성의 권리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레이건 정부에서 국방부 관리를 지낸 Anthony H. Cordesman이 출간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어떻게 타락시켰는가”라는 제목의 2010년 보고서는 사실상 아무런 책임감도 없이 아프칸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은 미국정부를 질책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2013년에 “정기적으로 CIA는 달러를 담은 가방과 배낭 그리고 플라스틱 가방을 뇌물로 아프칸 대통령에 전달하면서 군벌과 정치인들을 매수하도록 지원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한 부패는 서구 정치인들이 현재 아프칸 점령의 구실로 주장하는 교육 및 의료와 같은 분야, 바로 그런 영역에서 발생하였습니다. 교육 시스템은 종이로만 존재하는 학교, 교사, 학생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아프칸의 약국에는 가짜이거나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품질낮은 의약품들이 가득했으며, 대부분이 이웃 파키스탄에서 공급된 밀수품이었습니다. 개인적 차원의 부패는 외국의 NGO 및 계약업체에서 일하는 운좋은 아프칸인 급여의 10분 의 1에 불과한 교사들과 공무원들에 의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부패를 근절하고 아프간인의 삶을 개선하는 일은, 탈레반과 싸우고 꼭두각시 정부의 통제를 유지하거나 확장하려는 미국의 주요 목표에 비하여, 항상 부차적인 주제이었습니다. 투명성기구가 보도한 바와 같이, “미국은 협력 또는 정보를 보장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밀리에 다양한 무장단체들과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했으며, 부패에 찌들은 주지사들과도 협력했습니다. 부패라는 고리를 통하여 아프칸 정부는 점차 무기력해지고 미국의 임무는 시험에 부딪치게 되었으며 정부에 제공한 물적 자원은 반군들에게 흘러들어 갔습니다.

미군의 점령지역에서 발생하는 끝없는 폭력과 미국이 지원하는 정부의 부패는 특히 아프간 인구 4분의 3이 살고 있는 농촌지역에서 탈레반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강화했습니다. 미군이 점령한 지역에 해결할 수 없는 빈곤도 탈레반의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미국과 서방동맹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의 점령이 자신들을 그토록 비참한 빈곤에 빠뜨릴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위기가 있기 훨씬 전부터 빈곤선의 소득으로 생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프칸인의 수가 2008년 60%에서 2018년 90%로 증가했습니다. 2018년 Gallup이 자체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칸의 “복지” 수준이 전세계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Gallup의 조사내용은 아프간인들에 대하여 기록적인 수준의 비참함을 보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지닌 미래에 대한 전례없는 절망감을 담고 있었습니다.

소녀들을 위한 교육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의 3분의 1만이 초등학교에 다녔고, 십대 소녀들의 37%만이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프칸에서 학교를 다니는 어린이가 적은 이유 중 하나는 6세에서 14세 사이 2백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빈곤에 시달리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하루 종일 일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프칸 국민들을 빈곤에 빠뜨린 자신들의 역할을 속죄하는 대신, 서방지도자들은 이제 아프칸 공공부문 지원금의 4분의 3을 차지하며 GDP의 40%를 구성하는 필수적이며 절절한 경제 및 인도주의적 지원을 중단시키고 있습니다.

사실상 미국과 동맹국은 전쟁에서 패하자 탈레반과 아프칸 국민을 “2차적-경제전쟁”으로 위협함으로써 자신들의 패배에 대하여 보복하고 있습니다.  아프간의 탈레반 새정부가 그들의 “지렛대”에 굴복하지 않고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않는다면, 미국은 자신이 벌린 경제전쟁의 희생자들을 핑계로 이란과 쿠바의 정부를 악마화하고 비난하는 것처럼, 서방 지도자들은 아프칸의 국민을 굶주리게 하고 뒤이은 기근과 인도주의적 위기를 탓하며 탈레반의 정부를 비난할 것입니다.

아프칸의 끝없는 전쟁에 수조 달러를 쏟아 부은 뒤, 미국의 진정한 임무는 이제 그들이 가한 전쟁으로 끔찍한 상처와 외상을 당한 4천만의 (조국을 버리지 않은) 아프칸 인들의 치유와 더불어 가뭄으로 올해 곡물생산량의 40%나 격감하고 코로나-19의 세번 쨰 타격에서 벗어나도록 신속한 회복을 돕는 일입니다.

미국은 미국은행들에 예치되어 있는 아프칸의 자금인 94억 달러의 동결을 즉시 해제해야 합니다.현재는 해체되었지만, 아프칸 정부군을 지원하고자 할당되었던 60억 달러의 군사지원금을 이제는 인도적 지원금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각종 지원금을 보류시킨 유럽과 IMF를 독려하여 UN 2021 조항에 따라 준비되었던 인도적 긴급지원금 13억 달러(아프칸에 40%를 할당했던)를 곧바로 시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과거 미합중국은 영국과 소련의 동맹국들과 힘을 합쳐 독일과 일본을 물리칠 수 있었고, 전쟁이 끝난 후 연합국과 패전국 공히 건강하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국가로 재건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식민시대의 인종차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의 반인도적 범죄(핵무기 투하), 가난한 나라들과 신식민지 관계수립 등 미국의 심각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전세계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미국을 본받고 따르고자 하는 번영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미국이 결국 아프칸에서 보여준 것이 전쟁과 부패 그리고 빈곤뿐이라면, 세계는 이제 미국의 이러한 방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서구 민주주의와 사회 민주주의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성찰, 국가주권과 국제법에 대한 새로운 강조, 국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물리적 군사력을 대체하는 대안,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및 기후재앙와 같은 글로벌 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지구적 협력을 조직하는 보다 공정한 국제기구 등.

미국은 군국주의와 강압으로 세계를 통제하려는 무익한 시도에 걸려 여전히 허우적대거나, 아니면 이번을 계기로 세계 속에서 자신의 위상을 ​​재고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미국의 시민으로서 세계패권국가의 사라져가는 역할에 종지부를 찍을(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또다시 세계를 군사력으로 지배하려는 야심을 대신하여, 지구촌 미래의 의미있는 새로운 건설에 협력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출처 : WorldBeyondWar(전쟁없는 세상) on 2021-08-30.

벤자민

미국 반전평화운동의 상징적 여성운동가로 Global Exchange 와 CODEPINK: Women for Peace를 공동설립하였으며 “Inside Iran: The Real History and Politics of the Islamic Republic of Iran”을 저술함

데이비스

독립적인 언론인으로서 CODEPINK의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으며 “Bloods on our hands: The Americans invasion and destruction of Iraq”의 저자

목, 2021/09/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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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역사적으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미국과 서구 그리고 현재로서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중국이 선도국가군으로서 상호적으로 협력하여 기후위기에 함께 대응하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에는 희망이 없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기후위기의 대응이라는 주제를 자신의 패권을 강화하려는 지정학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11월 영국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6 UN Climate Change Conference)를 앞두고 중국을 방문하여 시전화(Xie Zhenhua) 중국대표를 만났습니다. 케리는 올해 미국 기후특사로서 두 번째 중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케리 특사의 중국방문은 미국이 중국과 손을 잡고 긴급한 글로벌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케리 특사는 미국이 중국과 협력하여 기후변화의 시급한 도전 에 대응하여 대화를 강화하고, 목표를 공동으로 설정하며, 리더십을 발휘하고, 파리협정 목표달성을 위한 모범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그는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미중 협력이 미중 관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기후변화에 진지하게 대처하고 환경적 책임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케리의 방문은 기후변화를 정치적 구실로 삼아 중국의 개발속도를 억제하고자 하는 의도를 반복해서 표출하고 있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가을 중국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정점으로,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케리는 중국의 현재적 탄소중립 약속이 충분히 빠르지 않다고 여러 차례 불평했습니다. 당연히 가능한 모든 국가들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050년 또는 그 이전까지 순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합니다.

케리의 방문은 국제사회에서 진행되는 석탄화력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에 대하여 중국이 공개적으로 이의 전면중단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도록 자극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른 한편 미국은 반복적으로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공식화하고 싶어합니다. 케리 특사와 바이든 행정부는 발전단계에 기반하여 기후변화의 온실가스 배출을 완화하기 위한 상당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국의 무단한 노력을 단순히 무시하고자 합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효과적인 중미의 협력은 파리기후 변화협정의 목표를 실현하려는 “공통적이며 동시에 차별화된” 원칙에 기초해야 합니다.

기후변화는 인류에 대한 전세계적으로 공유되는 실존적 위협이며 전세계적인 협력과 공동행동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각 당사자의 성실한 대응은 각 당사자의 발전단계에 따라 달라야 합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근거는 개발도상국이 개발을 시작하기 훨씬 전에 선진국이 자연생태에 엄청난 양의 탄소가스를 이미 방출했기 때문입니다.

서구에서 탈산업화가 일어나고 많은 제조업이 개발도상국으로 이전됨에 따라, 탄소의 해외소비는 개발도상국이 배출하는 탄소수치에 크게 의존합니다.

시 주석이 설정한 배출량 감축목표는 파리협정을 확고히 이행하고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인류의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의 건설을 추진하는 책임있는 국가임을 보여주는 중국의 행동과 결의를 반영합니다.

탄소중립에 대한 공약을 존중하고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신선한 공기, 환경을 녹색화하고 자연자원의 현명한 사용을 국가부흥에 연결하는 “녹색변혁”을 요구했습니다. 녹색산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었으며 고품질 개발의 개념 하에 중국은 전통적인 부문이 녹색개발을 추구하도록 하고 수많은 녹색산업이 출현하도록 했습니다.

중국의 자동차 공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광경. 2019

중국은 말 그대로 국가발전의 전략초점을 화석연료 에너지기반 인프라와 경제를 청정에너지 기반 및 기후회복력의 미래로 전환하기 위해 “재편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청정기술의 R&D 및 혁신, 중심축을 지원하는 청정기술, 청정에너지 및 인프라에 대한 투자,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장 잘 수용할 수 있는 공급망을 개선하는 방법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태양광과 풍력 외에 신소재, 스마트 그리드, 배터리, 전기차 등 핵심 분야에서 역량과 경쟁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중국은 글로벌 기후혁신과 공급망의 중심에 우뚝 서 있습니다.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과 후속조치로 중국은 녹색개발의 선구자이자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선도적인 핵심국가로 부상했습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전략 및 국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세계최대 풍력 및 태양 에너지 생산국이자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내 및 해외의 최대투자자입니다.

실제로 탄소배출량으로 보면 미국의 1인당 탄소배출량이 중국보다 훨씬 높습니다(2.5-3.0배). 현재는 2025년로 일정을 순연하였지만, 파리협정에서 요구한대로 미국이 2020년 이전에 1000억 달러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오히려 나쁜 본보기가 되어 글로벌기후 거버넌스 진행의 일정을 후퇴시켰습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등 미국의 이중 잣대는 기후위기의 대응에 대한 타격이며 기후변화의 글로벌 리더라는 미국의 주장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케리의 중국방문은 중국과의 협력에 대한 환영의 의사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글로벌 리더십의 연합 또는 양측의 솔직한 협력은 솔루션과 개발단계의 다양성과 공동번영에 대한 열망이 상호 간에 충분히 인식되고 존중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원문>

On Meeting The US and China on Green Cooperation dated 21-09-03

China and the US are making a somewhat bumpy journey toward climate cooperation, with Chinese officials and experts still calling for partnership between the two countries to tackle climate change, but urged the US to change its hostile attitude toward China and treat China-US cooperation more sincerely.

They made the call shortly after the two countries’ tense relations had spilled over into their climate talks, with a certain US government official blaming China for not doing enough on climate issues, although the blame is more like an unpleasant sound rather than an interruption of the two countries’ ongoing climate talks.

Vice Minister of Commerce Wang Shouwen on Wednesday called on China and the US to play an “ensemble” of low-carbon cooperation. He made the comment during the China Provinces-US States Green & Low-carbon Cooperation Seminar and Matchmaking in Xiamen, East China’s Fujian Province.

“China and the US share common ground in advancing low-carbon development, and that cooperation will not only serve each other’s goal of cutting carbon emissions but also contribute to strengthening bilateral economic and trade cooperation,” Wang said.

According to information provided by the Fujian Provincial Department of Commerce, the event, which focuses on enhancing climate cooperation between Chinese provinces and US states, has attracted about 260 local government representatives and businesspeople from the two countries, including representatives from US industrial giants like Dell, DuPont and General Motors.

Officials from several US states including Ohio and Washington also said during the fair that they hope China and the US can carry out more pragmatic cooperation in green areas to cope with climate change challenges together.

The conditions for China-US climate cooperation are becoming increasingly ripe not only as China is going to great lengths to meet its carbon neutrality goals, but as the US has seemingly reemerged on the global stage of climate cooperation, with moves like rejoining the Paris Agreement and US President Joe Biden’s reported attendance of the 26th UN Climate Change Conference.

Experts stressed that China will always open its door to cooperation and dialogue in green development, but they criticized the US for showing an “insincere” attitude, placing the two countries’ low-carbon partnership, which could be carried out “in any aspects” theoretically, under much uncertainty.

US climate envoy John Kerry reportedly said recently that China can do more in terms of tackling climate change, implying that China’s efforts are insufficient as long as it continues to build coal-fired power plants.

“The US has shown hypocrisy and short-sightedness on the issue of climate cooperation with China. It has politicized the climate issue and taken it as a diplomatic tool against China, and yet tried to shift the blame to China,” Li Haidong, a professor at the Institute of International Relations at the China Foreign Affairs University, told the Global Times.

He Weiwen, a former economic and commercial counselor at the Chinese consulate general in San Francisco and New York, also criticized the US for “finding fault” with China, as blaming China for not doing enough in tackling carbon emissions does not hold water.

“Power generation using coal, petroleum and natural gas accounts for about 60 percent of overall power generation almost same as in China and The US, while Power generation using recyclable energy accounts for 29 percent in China, compared with the US’ 20 percent. But this does not include carbon emissions from California wildfires and wars the US launched,” he said.

He also said that compared with the US, the UK shows more sincerity in conducting climate cooperation with China.

Shortly after Kerry wrapped up climate talks with Chinese officials earlier this month, Britain’s senior climate change official Alok Sharma also arrived in Tianjin to meet his Chinese counterpart Xie Zhenhua. Sharma was later quoted by Reuters as saying that he “welcomes China’s commitment to climate neutrality by 2060 and looks forward to discussing China’s policy proposals towards this goal.”

 

출처: CGTN(중국국제방송) on 2021-09-08.

황용푸

전문적인 경제평론가이며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사회경력을 시작했으며 UN기구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그는 경제학과 관련된 많은 논문과 책의 저자로 현재 관심은 글로벌 개발 및 중미 연결, 특히 무역, 금융 및 기술문제에 있다

금, 2021/09/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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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개혁을 방해하는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민중이므로 개혁을 지체시키고 있는 기본 원인은 외적인 객관적 조건보다는 민중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개혁을 성과적으로 추진하려면 그 무엇보다 민중이 어떤 이유 때문에 개혁에 소극적인가 혹은 개혁에 반대하는가를 알아야 하고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민중이 개혁의 주체가 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밝히고 기본소득이 그것을 없애는데 기여함으로써 개혁을 뒷받침한다는 점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정치적 무관심과 기본소득

민중을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고통이다. <풍요중독사회>를 비롯한 저서들을 통해서 줄기차게 강조해왔듯이 한국인들은 심각한 수준의 생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쉽게 말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생존 불안은 돈과 관련된 근심걱정을 끊임없이 유발하고 그 결과 돈에 대한 병적인 욕망을 강제한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삶을 위협하는 생존 불안은 그 자체로서 끔찍한 고통이다. 고통스러운 사람은 자신의 고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보여주듯이 배고픔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아름다운 풍경에 눈길을 주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생존 불안이라는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사회개혁, 더 나은 미래 등에 관심을 갖기 힘들다.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의 한국 젊은이들은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고 절규하며 취직준비에만 골몰하고 자그마한 돈이라도 손에 쥐게 되면 소위 영끌투자를 하는 반면 정치에는 무관심하다. 이들에게 ‘사회 개혁’이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심각한 생존 불안은 한국인들에게 정치적 무관심을 강요한다. 생존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 고통스러운 사람은 정치가 어찌 되든, 나라가 어찌 되든, 지구촌이 어찌 되든 간에 일단은 자기부터 살려고 발버둥치기 마련이다. 생존 불안과 민중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비례관계에 있다. 민중은 기본소득 – 최소한 최저생계비를 상회하는 수준의 기본소득 – 을 통해 심각한 생존 불안에서 해방되면 자연히 사회개혁, 더 나은 미래에 대해 눈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즉 생존 불안을 크게 줄여주는 기본소득은 민중이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정치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고립과 무저항

“억압과 착취가 있는 곳에는 저항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은 이 명제를 의심하게 만든다. 1대 99의 사회라는 말이 웅변하듯, 오늘날의 한국인들은 심각한 불평등 사회 속에서 여전히 억압과 착취를 당하고 있지만 민중의 저항은 과거에 비해 약화되었다. 왜 민중은 저항하지 않는 것일까? 오늘날의 한국인들이 거의 개인 단위로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어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는 학교 공동체, 직장 공동체, 마을 공동체 등 각종 공동체가 존재했다.

민중이 공동체, 집단으로 묶여서 살아가는 경우에는 억압과 착취를 받으면 반드시 저항을 한다 –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 고 말할 수 있다. 어떤 농촌마을 사람들이 공동체로 묶여서 살아간다고 가정해보자. 만일 지주가 마을 사람들 중에서 일부를 폭행하거나 가혹하게 착취한다면 모든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여 분노할 것이다. 그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마을 사람들은 농민봉기에 떨쳐나설 것이다. 그런데 만일 그 마을 사람들이 개인 단위로 고립되어 살아가고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면 어떨까? 지주가 마을 사람들 중에서 일부를 폭행하거나 가혹하게 착취하더라도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그 장면을 보면서 더 겁을 먹고 더 무력해질 수도 있다. 물론 폭행과 착취를 당한 당사자들은 분노할 것이다. 그러나 그 분노는 개인적 분노에 그칠 뿐 마을 사람들 모두의 분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분노감정이 건강하게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노감정이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되면 마을 사람들은 우울증을 앓게 될 것이고 그것이 외부로 향하게 되면 타인을 학대하거나 범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억압과 착취가 있는 곳에는 저항이 있다’는 명제에는 전제조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전제조건은 민중이 흩어져서가 아니라 공동체로 묶여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인들이 온갖 학대, 갑질, 성희롱 등에 시달리는 데도 저항을 잘 하지 못하고 개혁에 미온적인 것은 한국 사회에서 공동체가 전멸했다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인 단위로 고립되어 살아가는 민중은 억압과 착취를 당하면 정신병에 걸리거나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게 될 뿐 저항을 하지 못하며 개혁의 주체가 될 수도 없다. 이것은 한국 사회의 개혁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민중이 하나로 단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동체와 기본소득

기본소득은 뿔뿔이 흩어져 있는 한국인들을 단합시키고 공동체를 복원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기본소득은 한국인들을 공동의 이해관계로 묶음으로써 민중적 단결과 공동체 복원을 촉진할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고 단결하려면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인들은 공동의 이해관계를 발견하기가 어렵고 많은 경우에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민주노총이 개혁적인 부동산정책을 주장하기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중에 주택보유자도 있고 무주택자도 있어서다.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는 주택보유자와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무주택자를 하나로 묶기는 힘들다. 물론 한국인들은 근본적인 사회대개혁이라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인들의 의식 수준은 그것을 당면한 자기 문제로 받아들일 정도가 아니므로 근본적인 사회대개혁은 현실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역할을 하기 힘들다. 반면에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제공할 수 있는 기본소득은 절대다수의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내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기본소득은 이웃과 사회 나아가 기본소득을 추진하거나 실시하는 정부에 대한 한국인들의 우호적 태도와 친사회적 심리를 강화할 것이다. 상당수의 한국인들은 이웃과 사회가 자기한테 피해를 주면 주지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웃을 경쟁대상으로 간주하여 경계하고 적대적으로 대하며 사회에 등을 돌린 채 살아간다. 한국인들은 정부에게 뜯기기만 할뿐 받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금저항 심리가 강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의심부터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차 어떤 정부가 집권하더라도 한국은 미래로 나아가기 힘들다. 지금까지 이웃, 사회, 국가는 생존 불안으로 신음하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을 외면해왔다. 즉 한국인들은 이웃, 사회, 국가가 자신을 사랑해주고 보호해주는 경험, 위기에 빠진 자신을 도와주는 경험을 거의 해보지 못했다. 이런 조건에서 기본소득은 이웃, 사회, 국가가 자신을 위해 존재하며 활동한다는 믿음을 갖게 해줌으로써 이웃, 사회, 국가에 대한 신뢰를 가능하게 해주고 친사회적인 심리를 강화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민중적 단결과 공동체 복원으로 이어질 것이다.

 

의식개혁과 기본소득

반복적으로 강조하건대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개혁의 성패는 민중적 단결과 공동체의 복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립된 개인의 처지에서 벗어나 공동체로 묶여야만 개인들은 비로소 개인중심적 사고가 아닌 집단중심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고, ‘우리는 모두가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인들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면 나의 고통이 곧 이웃의 고통이자 세상의 고통임을 깨닫게 되고 나의 행복만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을 바라게 될 것이다.

기본소득이 촉진하는 민중적 공동체의 복원은 우선 의식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절대다수의 한국인들은 개인으로 고립되어 살아왔기에 생존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도생의 생존전략에 기초해 각개약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각자도생이 아닌 다른 방법, 집단적 힘으로 사회를 개혁함으로써 생존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즉 기본소득은 한국인들에게 ‘이웃과 미친 듯이 경쟁하고 싸워야만 이 끔찍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서로 단결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도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겠구나’라는 통찰과 자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각개약진이 아닌 모두가 힘을 합쳐 세상을 바꾸는 방식이 있으며 그것만이 살길임을 깨닫게 해주는 의식혁명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기본소득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 기본소득의 실시는 한국인들의 의식개혁을 촉진함으로써 개혁의 분위기를 크게 강화할 것이다.

기본소득이 촉진하는 민중적 공동체의 복원은 또한 개혁에 대한 민중의 자신감을 강화할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 사회가 부정의하고 불평등한 사회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려고 하기보다는 각자도생에 매몰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믿어서다. 단결된 집단의 힘은 무한대이지만 고립된 개인은 무력하다. 개인의 힘이 제아무리 크다 한들 개인의 힘만으로는 사회를 개혁할 수 없다. 개인이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경쟁에서 승리해 떼돈을 벌거나 출세하는 것뿐이다. 고립되어 살아가는 개인은 무력감으로 인해 사회 개혁에 대해서는 꿈조차 꾸기 힘들다. 따라서 고립된 개인은 개혁의 청사진이 아무리 멋져도 그것을 냉소적으로 대한다. 이런 조건에서 기본소득은 개개인의 생존 불안을 없애고 공동체 복원을 촉진하여 한국인들을 무력감의 깊은 늪에서 구출해냄으로써 개혁을 힘차게 떠밀어나갈 수 있다. 고립된 개인들이 공동체로 묶이면 묶일수록 민중의 자신감은 백배해질 것이고 개혁에는 가속도가 붙기 마련이다.

 

국민통합과 기본소득

오늘날 한국인들 사이의 관계는 유사 이래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악화되어 있다. 이것은 사회적 관계 영역에서 한국이 OECD 회원국 중에서 꼴찌를 차지한 사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최악이라는 것은 특정한 사회집단에게 이익이 되는 개혁과제에 나머지 사회집단이 박수를 쳐주기보다는 배 아파하거나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타깝지만 한국인들은 서로에게 그다지 너그럽지 않다. 상당수의 한국인들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시기와 질투가 심하다. 이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는 특정한 집단에게만 이익이 되는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찬성률이 낮은 편이다. 예를 들면 노동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은 사실 자영업자들에게도 이익 – 노동자들의 수입이 올라가면 소비를 많이 할 테니까 – 임에도 그들은 그 제도를 반대한다. 청년들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은 사실 그들의 아버지뻘인 중장년층에게도 이익임에도 그들은 그 제도를 반대한다. 이런 식으로 악화된 인간관계는 택시 기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개혁과제를 버스 기사들은 싫어하고 노인세대에게 도움이 되는 개혁과제를 청년세대는 반대하게 만들 수 있다.

민중이 다종다양한 집단으로 분열되어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갈등하는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개혁의 추진은 불가능하다. 사회가 분열되면 국가적 개혁과제를 제기하기도 힘들고 추진하기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특히 어떤 개혁과제가 특정한 사회집단의 생존 불안을 자극할 경우 그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게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그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과감한 부동산 개혁, 토지개혁이 일부 집단의 생존 불안을 건드린다면 그들은 결사반대할 것이다. 최소한 생존 불안에서는 해방되어야 사람들은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고 설사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보더라도 그것이 전체 사회에 이익이 된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본소득은 고질적인 사회 분열과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하며 개혁 추진에 유리한 사회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사회 개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기본소득은 개혁의 마중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생존 불안을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평등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평등 수준이 높아져야 ‘너와 나는 다르다’가 아니라 ‘우리는 하나’라는 동질감이나 일체감이 형성될 수 있다. 또한 위계 간 학대 현상이 근절됨으로써 연대의식이나 공동체 의식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개혁을 위해서도, 즉 격차를 줄이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도 기본소득부터 실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앞에서 계속 강조했듯이 기본소득으로 생존 불안이 약화되어야 민중의 의식이 깨어나고 정치참여가 가속화되며 민중적 단합이 실현됨으로써 한국 사회가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거대한 방향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기본소득과 인권>이라는 글에서 강조했듯이, 기본소득은 민중의 저항 의지와 권리를 든든히 뒷받침해주고 강화할 것이다. 위계 관계나 조직 내에서 사람들이 저항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해고나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즉 생존 불안이다. 직장상사가 갑질을 하거나 성희롱을 해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참는 것은 해고를 당해 생존이 위태로워질 것을 두려워해서다. 기본소득은 사람들을 생존 불안에서 해방시킴으로써 불의에 저항할 용기를 내도록 고무하고 격려해줄 것이다. 생존 불안에서 해방된 민중이 조직이나 직장에서 불의에 저항하기 시작하면 한국의 조직 문화, 직장 문화, 사회 문화는 민주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즉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문화가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에서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로 바뀌어나가고 각종 조직이나 직장은 조직 구성원들을 더 우대하고 존중해주는 쪽으로 변화해나갈 것이고 그 결과 민주화, 개혁이 촉진될 것이다.

기본소득이 개혁의 마중물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최소한 최저생계비 이상의 기본소득이 지급되어야 한다. 현재 여당의 대권 주자인 이재명 도지사는 기본소득의 최종목표를 1인당 월 50만 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한 정도로 개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본소득이 되기 위해서는 또 기본소득의 거대한 의의가 충분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월 지급액의 목표치를 더 높이 잡아야 할 것이다. 만일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민중은 그의 기본소득 정책을 지지하면서 그것의 목표치를 더 상향조정하도록 요구해야 할 것이다.

 

김태형

토, 2021/09/18-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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