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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시민의 인권을 중심에 두지 않은 ‘전자 팔찌’ 도입 검토 등 정부의 강경대응정책 추진에 우려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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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시민의 인권을 중심에 두지 않은 ‘전자 팔찌’ 도입 검토 등 정부의 강경대응정책 추진에 우려를 표한다

admin | 금, 2020/04/10- 20:15

시민의 인권을 중심에 두지 않은 ‘전자 팔찌’ 도입 검토 등 정부의 강경대응정책 추진에 우려를 표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최근 감염병 예방이라는 명목 아래 자가격리 이탈자 등에 대한 엄벌주의 원칙 수립, 생계지원금 환수 및 지급 배제 등의 강경 대응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최근 전자 팔찌의 도입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난 2020. 4. 6. 정례브리핑을 통해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전자 팔찌 부착이 이탈을 막는 효과적인 수단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이래 전자 팔찌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전자 팔찌의 구체적 도입 방안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2020. 4. 7.  주재한 비공개 관계 장관 회의에서 주요 의제로서 논의되기도 했다. 그리고 김강립 보건복지부차관은 2020. 4. 8.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전자 팔찌의 도입에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부처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인권단체들은 소수의 자가격리 이탈자의 지침 미준수를 근거로 모든 자가격리 대상자와 감염 피해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를 부추기고 나아가 사회구성원 전체의 자발성과 기본적 인권을 훼손하는 전자 팔찌의 도입 검토, 처벌강화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강경대응대책 추진에 유감을 표한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전자 팔찌는 신체에 부착하는 형태의 기기로 휴대폰에 설치된 자가격리 앱과 연결되어 착용자의 위치 정보를 방역당국에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전자 팔찌를 착용하는 자가격리 대상자가 앱이 설치된 휴대폰으로부터 20m 이상 떨어지면 전자 팔찌는 경보음을 울리며, 자가격리 대상자는 그 즉시 격리 이탈자로서 조사를 받게 된다. 이처럼 정부가 도입하려는 전자 팔찌는 자가격리 대상자를 핸드폰으로부터 20m라는 좁은 공간에 구속하고, 실시간으로 감시함으로써 자가격리 대상자가 가지는 신체의 자유, 이동의 자유 및 사생활의 권리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예정하고 있다.

 

정부는 자가격리 대상자의 동의를 받아 전자 팔찌를 부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초래되는 기본권 제한을 정당화하려 한다. 하지만 신체의 자유, 이동의 자유 및 사생활의 권리의 중대한 제한을 동의가 가능한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정부는 전자 팔찌의 부착을 거부하는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해 입국거부 등의 불이익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부착에 대한 동의를 자발적 동의라 평가하기도 어렵다. 이처럼 전자 팔찌의 부착은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강제적 성격을 가진 수단일 수밖에 없다. 전자 팔찌의 도입은 그 본질이 신체를 구속하고, 이동을 제한하며, 사생활을 감시하는 것으로서 그 기본권 침해의 광범위성과 중대성으로 인해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예외적으로 그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법률이 규정하는 엄격한 요건 아래 비례적인 제한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전자 팔찌의 도입은 이러한 예외에 해당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먼저 전자 팔찌 도입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2항 제2호는 감염병의 증상 유무 확인을 위한 기기의 이용만을 허용하고 있을 뿐, 기기를 이용한 격리의 이탈 등의 조사 및 감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즉 전자 팔찌의 도입은 법률상 근거 없는 기본권 제한 행위이고, 이는 모든 자유와 권리의 제한은 법률에 근거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제2항에 명백히 위배된다.

 

정부는 자가격리 대상자의 무단이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전자 팔찌 도입 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국 3만 7,248명의 자가격리 대상자 중 무단이탈로 적발된 사람은 총 137명으로(2020. 4. 4. 기준) 그 이탈률은 0.36%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부분의 자가격리자가 지침을 지키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단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만으로는 전자 팔찌를 도입해야 할 객관적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더불어 전자 팔찌가 자가격리 대상자들의 이탈을 방지하는 실효적 수단이라 보기도 어렵다. 정기·불시 점검 등 대체 수단을 통해 소규모 무단이탈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자 팔찌의 오작동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자가격리 대상자들에게 일률적으로 전자 팔찌를 부착하여 감시하는 것은 실효성 없는 수단을 통해 불필요한 기본권 침해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비례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무엇보다 전자 팔찌의 도입은 감염병에 대한 위험과 공포를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로 변화시키는 매개가 될 수 있다. 전자 팔찌의 도입은 자가격리 대상자를 감염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 아닌 통제되어야 할 잠재적 위험으로 취급하는 것을 전제한다. 즉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가격리된 사람들을 범죄를 저지를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자 팔찌의 도입은 자가격리 대상자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부추길 수 있고, 이는 또한 감염 피해자들에 대한 더욱 큰 공포와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자가격리 대상자와 감염인에 대한 혐오는 감염 사실과 접촉사실을 숨기게 만든다는 점에서 방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부가 전자 팔찌를 도입한다면, 정부는 자가격리자 및 감염피해자들에 대한 불필요한 낙인과 혐오를 주도했다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성범죄자 사후 감시 등을 이유로 개인에 대한 전자기기 부착을 합리화해왔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젠더기반 폭력을 가능하게 한 문화에는 대응하지 않으며 성범죄자 개인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왔다.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전자 팔찌 도입 역시 감염병 확산의 원인과 책임을 오로지 개인에게만 전가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우리는 우려한다. 전자 기기의 부착은 원칙적으로 과거 삼청교육대, 현재의 보호관찰 등과 더불어 자의적, 이중적 처벌의 위험을 갖는 제도로서 결코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 인신 구속·통제가 대내외에 마치 선진적인 정책인 것처럼 홍보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방역의 효율성 그 이상으로 위 흐름이 가져올 수 있는 개인의 인권침해 상황이 방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전자 팔찌의 도입은 그 법적 근거가 부재하고, 초래되는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가 비례적이지 못하며 그 침해를 정당화할 객관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전자 팔찌의 도입을 더 이상 추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감염병 예방이라는 명목아래 수립하고 있는 강경대응 대책은 본질적으로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 등 기본권의 제약에 중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강경대응 정책의 추진은 감염병 상황의 피해자이기도 한 자가격리 대상자를 사회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절박한 상황에서도 우리사회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기본적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권단체들은 앞서 살펴본 정부의 전자 팔찌 도입 검토를 비롯하여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는 기조 아래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큰 우려를 표명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의 수립 시 감염병 상황에서 시민들의 기본권을 어떻게 제한할지가 아닌 어떻게 보장할지를 고민하길 바란다. 

 

원문https://drive.google.com/open?id=11MN7F3GnXfvsUNZ4cTkmpzFgfs1CBUmeI7VHDQ... rel="nofollow">보기/다운로드

2020년 4월 10일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인권지기활짝,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서울인권영화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언론개혁시민연대,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장애여성공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국제민주연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난민인권센터, 노동건강연대,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 무지개예수,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성별이분법에저항하는사람들의모임 여행자,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SHARE, 언니네트워크,  움직이는청소년센터EXIT, 원불교인권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라북도성소수자모임 열린문,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트랜스해방전선,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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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4월초부터 진행해온 기획특집 <코로나 이후 세계는?>은 이번주 다음 세 개의 글을 소개하면서 일단의 매듭을 짓는다.
1)피켓티 교수와 가디언지의 인터뷰 내용
2)글로벌 남반부의 지성을 대표하는 필리핀 상원의원 출신 벨로의 칼럼
3)동국대 강정구 명예교수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며 과제상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글

개별화된 공유적 사회주의를 제창하며 <21세기 자본론>에 이어 <자본과 이데올로기>를 출간하여 또다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토마 피켓티는 제도와 시장보다 이를 강제하는 이념과 정치의 중요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 역시 핵심적인 주제로 탈세계화에 우선하여 불평등의 폭력성을 제거하고 부의 재분배를 위한 노력(거대 기업과 자산에 대한 획기적인 누진과세)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Piketty는 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작금의 팬데믹 사태가 더욱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한다.

 

이번 팬데믹 선언은 과거의 팬데믹과 어떻게 다른가?

대다수의 부정적인 모델링에서는 이번 판데믹 사태에 적절히 개입하지 못하는 경우, 전세계 희생자 수가 결국 4천만명 내외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인구수를 조정해서 해석하면 1918년 스페인독감 대유행 당시 사망자 수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다만 이러한 수학적 모델링은 불평등이라는 요소를 놓치고 있다. 즉 모든 사회 그룹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충격을 받는 것이 아니며, 더욱이 부유한 국가와 빈곤한 국가가 받는 충격도 다르다는 점은 간과하는 것이다.

신작인 자본과 이데올로기(Capital and Ideology by Thomas Piketty)에서는 불평등이 불합리함을 알면서 왜 줄이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는 1918년 스페인독감 대유행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인구의 0.5%에서 1%가 희생된 반면, 인도의 희생자는 6%에 달했다. 이러한 전염병은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지만 그로 인해 드러나는 불평등도 충격적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불평등의 폭력성까지 마주하게 되었다. 넓은 아파트에서 겪는 봉쇄가 노숙인이 겪는 봉쇄와 같을 리 없기 때문이다.

 

서구 사회는 1918년보다 더욱 불평등해진 것인가?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불평등의 수준은 10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낮아졌다. 이는 어느 정도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낙관론자로서 나는 장기적인 배움과 발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발전은 사회 보장 제도와 누진세 제도를 확립하고, 재산 시스템을 탈바꿈한 정치적, 지식 운동을 바탕으로 일어났다.

19세기의 재산은 극히 신성한 것이었지만, 그 신성한 지위는 점차 사라졌다. 현재 우리는 훨씬 안정적으로 소유자, 노동자, 소비자, 지방 정부의 권한 사이의 균형을 갖추었다. 이는 재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고, 이제는 재산을 건강 및 교육의 증대와 연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1980년대보다 불평등은 커졌다. 교정이 필요한 것일까?

그렇다. 지금의 위기에 적절한 대응은 북반구 선진국의 사회국가를 복구하는 동시에, 남반구 개발도상국의 발전은 가속화하는 것일 것이다. 새로운 사회국가는 공정한 조세 제도를 요구할 것이며, 해당제도로 세계의 가장 거대하고 부유한 기업들을 유도할 수 있는 국제금융 등록제(international financial register)를 탄생시킬 것이다. 오늘날의 자유로운 자본순환 체제는 1980년대와 90년대 가장 부유한 국가,특히 유럽의 영향력 하에 확립된 후, 여러 부호와 다국적 기업의 탈세를 조장하고 있다. 이는 빈곤 국가의 공정한 조세 제도 수립을 방해하고, 결국 사회 국가를 이룩할 능력을 저해하게 된다.

 

자본과 이데올로기(Capital and Ideology)에서는 전쟁이나 팬데믹 같은 충격이 어떻게 위에 언급한 교정의 원동력이 되는지 설명한다. 극단적인 불평등으로 그러한 충격이 유발될 수도 있을까? 다시 말해, 그런 불평등이 장기적으로 스스로 교정하는 것은 아닐까?

어느 정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나는 두 번의 세계대전은 세계1차 대전 이전 유럽 사회에 존재하고 있던 극단적 불평등에 크게 기인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식민시대의 자산이 축적된 결과, 유럽과 국제사회에 팽배한 불평등이었다.

지속이 불가능했던 이 불평등은 결국 해당 사회들의 폭발을 초래했는데, 세계1차 대전, 러시아 혁명, 1918년 스페인독감 등 그 방식은 각기 달랐다. 스페인독감 대유행은 상대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회의 취약 계층을 노렸고, 상황은 전쟁으로 더욱 악화되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쌓인 불평등은 이러한 충격들을 압축한 결과이다.

 

책에서 팬데믹이 교정을 주도한 주요사례로 14세기의 흑사병을 언급했다. 흑사병 이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오랫동안 농노의 폐지는 흑사병의 결과라는 이론이 주장되어 왔다. 일부 지역에서 흑사병으로 인구의 절반 가량이 사라지자 일손이 크게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노동자는 스스로 더 큰 권리와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보다 복잡했다. 오히려 흑사병이 농노제를 부추긴 지역도 있었다.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바로 그 이유로 지주들이 농노를 강제할 동기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팬데믹, 전쟁 또는 금융위기 등 강력한 충격은 사회에 영향을 끼치지만, 그러한 영향의 성격은 당대 사람들이 역사와 사회, 힘의 균형을 보는 이론, 즉 각 사회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결정되며,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는 점이다. 사회가 평등한 방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본격적인 사회적, 정치적 동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번 팬데믹 이후 당신이 추천하는 참여형 사회주의(participatory socialism)에 다가갈 수 있을까?

아직은 무어라 말하기 이르다. 팬데믹은 정치적 동원과 사고에 상반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의료 부문에 대한 공공투자의 타당성은 힘을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완전히 다른 유형의 영향도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팬데믹은 외국인 혐오와 함께 국가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게 만든 바 있다. 프랑스의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Marine Le Pen)은 유럽연합 내 국가 간 자유 이동을 너무 빨리 재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유럽 내 최종 사망자 수가 다른 지역 대비 너무 높을 때에는 트럼프와 르펜의 반(反)유럽주의가 동인을 얻게 될 위험이 있다.

 

이번 팬데믹 때문에 치솟는 공공부채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정부는 부채를 통제하기 위해 행동을 취하지 않겠는가?

아마 그래야 할 것이다. 유럽연합과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공공부채가 너무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 상환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느리기 때문에, 정부는 색다른 해결책을 도모할 필요에 직면한다. 역사를 보면 수많은 예시를 찾을 수 있다. 19세기 영국은 나폴레옹 시대의 부채를 상환해야 했는데, 기본적으로 당시 정부는 상류층 채권자의 돈을 갚기 위해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세금을 부과했다. 19세기 초까지는 부자들만 투표할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오늘날에는 불가능할 것이라 본다. 한편 세계2차 대전 이후 독일과 일본은 다른, 그리고 개인적으로 과거보다 낫다고 판단되는 해결책을 찾았다. 이들은 일시적으로 부자들에게 세금을 매겼는데, 결과로 1950년대 중반부터 공공부채 없는 국가 재건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필요가 발명을 만드는 법이다. 예컨대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 유럽중앙은행이 회원국의 부채 중 더 많은 부분을 책임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좀 더 지켜보자.

 

팬데믹이 유럽연합도 바꿀 수 있다는 말인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위기에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위기가 변화의 자극제가 될 수는 있다. 브렉시트를 기점으로 EU의 분열은 시작되었다. 가난한 자들이 국수주의에 빠진다는 주장만으로는 브렉시트를 설명하기 부족하다. 문제는 사회적 목적 없이 자유 무역과 단일 통화만 있을 때에는 가장 자유롭고 부유한 시민들이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을 독점하고,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고립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자본 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보건 및 교육에 대한 공동 투자를 비롯, 공동의 과세와 사회정책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도 역사는 교훈을 준다. 민족국가 체제에서 복지국가를 세우는 일은예부터 쉽지 않았다. 부유층과 빈곤층이 하나의 합의를 도출해야 했고, 엄청난 정치 싸움이 필요했다. 국가 간이라면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다만 우선 소수의 국가 간에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나중에 해당 이데올로기에 믿음이 생긴다면 다른 국가들도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EU를 깨지 않고 이러한 작업이 이뤄지길, 언젠가 영국이 돌아오길 바란다.

 

이번 위기 후 탈세계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실현될 것으로 보는가?

다음 팬데믹을 더 잘 준비해야 한다는 단순한 이유로 의약용품 등 일부 전략 부문에서는 탈세계화가 올 것으로 본다. 전반적인 탈세계화를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관세를 한번 올리기 시작하면 어디에서 멈춰야할 지 모르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국제무역에 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바로 현재 우리의 이데올로기적 선택이다. 이는 19세기 부의 재분배 논의와 유시하다. 사람들은 부를 일부 재분배하는 것보다는 그것이 노예소유라 할지라도 재산소유의 극단적인 불평등을 지키는 쪽을 선호했다.

일단 부의 재분배가 시작되면 결국에는 모든 재산이 몰수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유사 이래 보수주의자들이 견지해온 전형적인 논리의 비약이다. 이제는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 세계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 무관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관세를 멈추는 지점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역사에서 보듯이 해결책이 항상 단 하나인 것만은 아니다.

 

출처: Guardian

Thomas Piketty

21세기에 마르크스에 비견되는 진보적 경제학자, 베스트셀러인 21세기 자본론(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 (2013))의 저자로 최근에는 불평등의 역사를 다룬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Capital and Ideology (2019))를 발표하여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목, 2020/06/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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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4월초부터 진행해온 기획특집 <코로나 이후 세계는?>은 이번주 다음 세 개의 글을 소개하면서 일단의 매듭을 짓는다.
1)피켓티 교수와 가디언지의 인터뷰 내용
2)글로벌 남반부의 지성을 대표하는 필리핀 상원의원 출신 벨로의 칼럼
3)동국대 강정구 명예교수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며 과제상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글

해외칼럼의 마지막은 교수이자 상원의원 출신이며 시민사회 활동가로 세계의 주목을 받아온 벨로박사의 글이다.
벨로박사는 북반구 지식인들의 한계를 지적하며 코로나이후의 세계는 남반부의 시각을 담아낸 좌파적 입장을 대변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사재기로 텅 비어 버린 호주슈퍼마켓의 화장지 선반

코로나 바이러스가 촉발한 대혼란을 보는 여러 의견 중, 특히 세 개의 관점이 주목을 받았다.

그 첫 번째는 비상사태에는 특별대책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생산과 소비의 구조는 견고하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것이 언제고 “정상”으로 돌아갈 것인가를 판단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얘기는 정계와 재계 엘리트 사이에서만 설득력이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올해 3월 중순, 유명한 골드만삭스 후원 아래 개최된 한 화상회의에서 이러한 전망이 대표적으로 주장되었다. 수많은 증권시장 당사자들이 참여한 해당 회의의 결론은 “시스템 리스크는 없다. 아무도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정부는 시장개입을 통해 시장안정화를 꾀하고, 금융시장은 적절히 자본화 되어 있어 안정적이다. 현재의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는 9/11사태 때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 우리는 이제 “뉴-노멀”에 접어들었고, 세계경제 시스템이 심각하게 망가진 것은 아니지만, 일부 경제요소에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를테면 직장을 사회적 거리두기에 용이하도록 재설계하거나 공중보건시스템을 강화하거나 (심지어 Boris Johnson도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 덕분에 목숨을 구하자 이를 옹호하고 있다), 나아가 “보편적 기본소득 (universal basic income)”을 지향하자는 것이다.

세 번째로 이번 팬데믹은 뿌리깊은 경제적, 정치적 불평등으로 점철되어 있는 사회 생태계를 흔들어 기존 시스템을 바꿀 기회라는 주장이 있다. 단순히 “뉴-노멀”의 수용이나 사회안전망의 확대만 떠들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향한 결단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선진산업국 중심의 글로벌 북반부(global North)에 필요한 변화를 흔히 “그린 뉴딜”이라 표현한다.경제의 “친환경화”와 동시에 생산과 투자의 사회화, 경제적 의사결정의 민주화, 소득 불평등의 과감한 축소 등을 추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개발도상국 중심의 글로벌 남반부(global South)에서는 기후 위기의 타파와 함께 팬데믹을 통해 고질적인 경제, 사회, 정치 불평등을 해소할 기회를 강조하는 전략들이 제안되었다. 그 좋은 예가 바로 필리핀의 라반 응 마사(Laban ng Masa) 시민연대가 발표한 “코로나 19이후 필리핀을 위한 사회주의 선언”이다. 해당 선언문은 장단기 이니셔티브를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도입부에 다음과 같이 공포한다.

현재의 위기에 대응하는 패권주의자들의 방식과 무질서를 통해서는 과거의 체제는 회복될 수 없고, 집권층은 더 이상 기존의 방식으로 사회를 통제할 수 없음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 19로 암울하고 막막한 혼란과 불확실, 두려움 등이 생겨났지만, 한편으로는 이 위기가 우리 사회와 그에 수반하는 정치, 경제, 사회적 요소를 조직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여 대중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회와 과제를 잉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사회주의자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지적하였듯이 “우리가 문제를 야기한 것과 똑같은 사고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생각은 과격한 변화의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 대중의 반응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할 것, 즉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겠지만 큰 변화, 특히 과격한 변화는 더더욱 원하지 않을 것이라 내다본다. 이 생각은 2008년 그리고 현재의 위기를 겪으며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를 동일시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위기가 언제나 본격적인 변화로 귀결되진 않는다. 변화는 객관적인 것, 즉 시스템 위기와 주관적인 것, 즉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결정적 심리반응 간의 상호작용 또는 시너지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심각한 자본주의의 위기였지만, 주관적 요소, 즉 대중의 자본주의 시스템 이탈이 임계량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20여 년간 빚을 내어 소비지출을 했고, 그 결과 호황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닥치자 크게 놀랐지만, 금융위기 중에도 그리고 이후 여파에서도 자본주의를 이탈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북반부에서는 코로나의 발발 전부터 이미 신자유주의에 대한 불만과 소외감이 꽤 깊었다.금융위기 이후의 암울한 10년 내내 기성 엘리트들은 무너지는 삶의 질과 치솟는 불평등을 반전시키기 못했기 때문이다. 해당기간 동안 미국의 지도층은 수백만 명의 파산자들을 구하거나 대규모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대형은행을 살리기 바빴고, 대다수 유럽국가들, 특히 남부 유럽에서는 지난 10년간 사람들의 머리 속에 긴축이라는 단어 하나만 각인되었다.

대부분의 글로벌 남반부에서는 이미 주변부 자본주의론에 의한 저개발이라는 만성적 위기가 있었고, 1980년대부터 신자유주의적 “개혁”에 의해 더욱 악화되었다. 이는 2008년 위기가 오기 전에 이미 세계화의 주요 기관인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국제무역기구 등의 정통성을 갉아먹었다.

짧게 말해,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은 이미 깊은 정통성 위기에 봉착해 불안정한 상태였던 글로벌 경제시스템 사이로 터져 나온 것이다. 우선 모든 것이 전통적인 정치적, 경제적 관리를 벗어나 통제 불가라는 충격적 현실 자각이 다가왔다. 지도층의 개탄스러운 무능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이제 금융위기 이후 끓어오른 분개와 분노의 감정으로 이어진다.

주관적인 요소, 즉 심리적 임계치가 바로 여기 있다. 정치세력의 포획을 기다리는 회오리 바람같은 것이다. 문제는 -누가 성공적으로 이 힘을 활용할 것인가- 이다.

물론 세계의 기득권은 “올드노멀(old normal)”을 복원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분노와 분개, 불안이 터져버렸다. 마술사 지니를 그냥 요술램프로 밀어 넣을 힘이 없다. 자본주의 국가의 모든 분야가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중에서도 지난 몇 주간의 대규모 재정 통화 개입은 다른 우선순위와 가치를 가진 또 다른 시스템에서는 무엇이 가능한지 분명히 보여줄 뿐이었다.

신자유주의는 죽어가고 있다. 다만 대니 로드릭(Dani Rodrik)의 설명처럼 그 소멸이 “빠를 것인가”, “느릴 것인가”의 문제이다.

 

호랑이 등에 올라탈 자 누구인가?

오직 좌파와 우파만이 또다른 시스템을 불러오기 위한 이 경주에 진지하다.

진보주의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진정한 시스템 변화를 지향하기 위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패러다임을 내놓았으며, 이들은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와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등 좌파의 기술관료적 케인즈 학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렇게 급진적인 대안 중에는 이미 언급한 그린 뉴딜이나 민주 사회주의, 탈성장, 탈세계화, 에코페미니즘, 식량주권, “웰빙”을 뜻하는 “BuenVivir”등이 있다.

문제는 이런 전략들이 현장에서 아직 충분한 임계량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통 그 이유를 설명할 때 사람들이 “아직 준비가 안됐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좌파의 이러한 역동적 움직임을 중도좌파와 연결하고 있다는 설명도 빼먹을 수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현장인데, 현장의 대중은 아직 이러한 전략과 옹호자들을 유럽의 사회민주당이나 미국의 민주당과 구분하기 어렵다.

이들은 한때 “진보의” 얼굴이 필요하다며 불신한 신자유주의 시스템에 연루되었다. 독일의 사회민주당(SPD), 프랑스의 사회당, 미국의 민주당 등은 여전히 대다수 시민에게 좌파의 얼굴로 각인되어 있는데, 이들이 걸어온 길은 아무리 좋게 봐도 그다지 고무적이지 않다.

글로벌 남반부에서는 좌파정당들이 “구조적 조정”의 미명 아래 신자유주의적 조치를 채택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정부의 리더십 또는 정부참여를 통해 이들 정당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로 남미의 “핑크 타이드”정권조차 자기모순에 빠졌고, 동아시아의 공산주의 국가들은 신자유주의를 적극 수용하여 국가자본주의를 확립했다. 한때 과거의 청산으로 여겨지던 칠레의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 브라질의 노동당,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주의(Chavismo), 일명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는 이제 과거의 일부로 여겨진다.

요약하자면, 중도좌파는 글로벌 남반부에서 신자유주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채택한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글로벌 북반부에서는 진보정당 및 그에 동조하는 국가들과 함께 신자유주의에 완전히 타협했고, 이는 진보의 전全영역을 변색시켰다. 다만 이들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비판을 처음 시작한 비주류 좌파였다.

이는 진보진영이 대중의 끓어넘치는 분노와 울분을 긍정적이고 해방적인 힘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반드시 없애야 할 암흑의 유산이다.

 

유리한 입지는 우파에 있다

불행히도 극우파가 전세계적으로 쏟아지는 불만을 이용하기에 가장 좋은 입장에 서있다. 이미 이번 팬데믹 이전부터 극우정당은 기회주의자처럼 반신자유주의적 요소와 독립 좌파 프로그램의 요소만 골라 줍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세계화 비판, “복지국가”의 확대, 국가의 적극적 경제개입 등을 우파 게슈탈트 안에 담은 것이다.

그래서 유럽에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의 국민전선(National Front), 덴마크의 사회인민당(People’s Party), 오스트리아의 자유당(Freedom Party),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이 이끄는 헝가리의 시민동맹(Fidesz Party) 등의 급진적 우익 정당이 있는 것이다. 이들은 과거의 신자유주의 일부를 버리면서 자유주의를 옹호하고, 과거 자신들이 지지했던 세금의 감세를 요구한다. 이들은 이러한 조치가 복지국가를 위한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자국경제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말하지만,사실 이는 “적절한 피부색”, “적절한 문화”, “적절한 민족”, “적적한 종교”를 가진 자들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구태의연한 “국가사회주의적” 계급차별주의다. 다만 인종적, 문화적으로 배타적인 성분을 가졌다. 현재 이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자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다. 그런데 불행히도 어려운 시기에는 이들이 힘을 얻는다. 극우 정당이 사회민주주의의 노동자 계층을 난도질하고도 예상을 뒤엎고 선거에서 성공하는 걸 보면 잘 알 수 있다.

동기간 글로벌 남반부에서는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등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들이 계층을 넘어선 인기를 얻었다. 이들은 독재 프로젝트를 위해 자유민주주의 정권을 향한대중의 불만을 이용했다. 과거 정권에서 탄생한 심각한 사회구조 불평등이 해당정권의 민주주의적 허세를 드러냈고, 신자유주의와의 타협을 방관한 진보정당은 “포퓰리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계급주의적 패러다임에 갇히거나, 종파 간 갈등으로 와해되었다. 이제 독재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핑계로 매우 열렬한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은 채 더욱 억압적인 정치시스템 통제권을 손에 쥐었다.

 

그래도 좌파를 배제하지 말라

좌파를 배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역사는 복잡한 변증법적 이동을 보여주고, 종종 예상치 못한 전개로 과감하게 도전하는 자,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자, 집권을 위한 예측불가의 길에 기꺼이 호랑이의 등에 올라탈 수 있는 자들에게 기회를 열어주었다. 이들 중 많은 이가 우리 편에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 많다.

하지만 역사는 자비롭지 않다. 두 번의 같은 실수는 여간해서 용납하지 않는다. 만약 진보 진영이 또다시 이미 신뢰를 잃은 유럽의 사회 민주주의 정당이나 미국의 오바마나 바이든 타입의 민주당 인사를 허용한다면, 그래서 진보 정치를 죽어가는 신자유주의와의 협상테이블로 다시금 끌고 간다면, 그 결과는 참으로 참혹할 것이다.

그런 불상사가 생긴다면영화 카바레(Cabaret)에서 젊은 나치에 이끌린 평범한 사람들이 ”내일은 나의 것”을 부른 과거의 소름끼치는 장면이 또 한번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CommonDreams.org, 2020-05-16.

Walden Bello(월든 벨로)

필리핀 전前상원의원이며 이론가이자 시민활동가. 제3세계 출신으로 전全세계의 예외적인 주목을 받는다. 현재 방콕소재 비정부기구인 Focus on the Global South의 공동창립자로 활동 중이고, 뉴욕 주립대학교의 사회학과 국제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3년에는 일명 대안노벨상이라 불리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국제정치학회의 우수 공공연구학자(Outstanding Public Scholar)로 선정되었다

금, 2020/06/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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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세계화의 특성=인류와 지구 전체의 위기

1. 위협의 원천

1) “9.11”, 1-2차 세계대전 등 특정 사람들의 의식적인 계획에서 발생

2) 코로나 위기는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변천에서, 곧 자연생태계 파괴로 인한 동물로부터 기원

2. 전파와 확산의 쾌속성

: 국경을 초월한 자본축적을 위해 전 지구적 생산·공급·소비 연계라는 세계화로 인해 쾌속, 전 세계 확산

3. 확산의 범위

1) 폭발적 세계화 곧, 민족·국가·성별·피부색·연령 등을 초월한 확산(5월말 확진 600만 사망 34만)

2) 그럼에도 빈부에 따른 개별적 차이심화: 발병과 역병창궐로 인한 피해의 측면에서

4. 위협의 지속성

1) 특효약이나 백신까지 약 2년 정도(1918-1920년의 스페인독감이나 중세기 흑사병은 한정적)

2) 고도로 상호의존적인 세계화와 자연생태계 파괴로 인류와 바이러스의 장기적 공존 불가피

5. 총결

1) 인류에게 처음으로 들이닥친 지구와 인류 전체의 총체적 위기로 자리 잡음

2) 미래 기후변화로 초래될 전체 지구의 중대위기에 대한 1차적 여행연습(?)

6. 해결

1) 전 지구적 재앙이므로 모든 나라, 동·서, 빈·부, 중·미 사이, 곧 국제적 공동협력 긴요

2) 장기적으로 인간사회의 공동체성과 인간과 자연과의 생태공동체성 높이기가 관건

 

. 문제제기와 방법론: 시야를 넓고 멀리 하면서 국가 비교를 통해 근본적 의문제기 필요

1. 왜 가장 “선진적”이고 “민주적”이라는 미국과 서구가 최악의 창궐인가?

(5월말 미국 확진180만 사망10만5천으로 절대 1위, 영국 확진27만 5위 사망 3만8천으로 2위)

2. 왜 한·중·베트남·대만 등 동양은 서구에 비해, 방역과 퇴치에 성공적인가?

3. 왜 사회주의 역사를 가진 동구는 자본주의 서구에 비해, 성공적인가?

4. 왜 복지국가인 북유럽은 구제금융에 몰렸던 남유럽에 비해, 성공적인가?

5. 또 왜 세계보건안전지수(미·영 개발 2019년) 세계 1,2 위 미국과 영국이 세계 최악이고, 9위 51위인 한국과 중국이 가장 성공적인가? : 잘못된 가치관과 표준의 잣대로 측정한 근본적 오류가 아닌가?

6. “비민주”라고 하는 중국은 왜 조기에 성공했나?

7. “독재” “권위주의” 때문에 중국이 성공했다면, 최악독재인 사우디와 권위주의 러시아는 왜 실패했나?

8. 한국이 민주주의라서 조기진화에 성공했다면, 왜 대표적 “선진과 민주”라는 미국과 유럽은 최악인가?

9. 중국의 우한과 허베이성 봉쇄가 반민주적이면 이태리나 프랑스 스페인 등의 전면적 이동금지 및 국경봉쇄는 더 반민주적이 아닌가?

10. 과연 대의민주제의 “민주”가 방역의 결정적 요인이고 민주의 전형인가?

11. 한국은 코로나 세계화를 계기로 자부심은 좋지만, 헬조선은 여전히 그대로가 아닌가?

“바이러스엄습의 근본요인인 지구오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증가율과 1인당 에너지 소비량 선두군.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선진국 두 배. 자살·청년사망·산업재해 최악. 출산율(0.98/0.92)은 인류사 초유.”

 

. 코로나 창궐의 차이 관련 핵심 요인들

1. 공동체주의 대 개인자유 지상주의

1) 동양의 공동체·공민 중심과 개인자유를 앞세운 서구의 개인·시민 중심의 차이

① 한·중·일·베·대만·싱가포르 대 유럽과 미주

② 동양의 중압집권주의 전통 대 서양의 봉건분권주의 전통에 기원

2) 사회주의의 공공이익 우선주의와 대 자본주의의 사적이익 우선주의: 동유럽 대 서유럽

3) 공동체문화 대 개인자유 절대주의 문화형성의 결과

① 마스크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이동금지 및 격리 등에 자발적 동참 대 자유침해로 여겨 저항

② “자유가 공포보다 우선한다”, “사회주의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낫다”며 총 들고 저항하는 미국

③ 자가 격리 이탈자에 안심밴드착용을 개인 사생활 인권침해라고 반대하는 자유인권 “수호자”

④ 극소수의 일시적 자책에 대한 감시라는 일시적 자유제약 때문에 대중의 건강생명권 위협이라는 큰 인권이 침해되는 것을 방치하는 게, 이런 개인자유 지상주의가 올바른 인권 접근인가?

⑤ 초기 중국의 우한·허베이성 봉쇄를 개인 자유와 인권침해로 비난하던 서구가 왜 전국 봉쇄단행?

2. 공익공공성 중시 대 사익성과 개인주의화 중시

1) 생산수단 공유 중심의 사회주의 대 생산수단 사적 소유 절대인 자본주의 사이의 본질적 차이

2) 동양 대 서양: 천하위공(天下爲公) 대 사유재산 신성시; 공민(公民) 대 시민(市民)의 대립 개념

3) 토지공개념 대 사적 재산권 “신성불가침”,

4) 미·유럽의 생필품 사재기 대 한·중 등의 사재기 부재

5) 예방중심 의료체계 대 치료중심 의료체계: 북조선과 미국

6) 공적비영리 대 사적영리 보건의료체계구조

① 대처-레이건 이후 신자유주의 확산으로 자본주의 국가 전반에서 공적의료 약화

② 그럼에도 한국은 공적의료 강화

③ 구제금융 때문에 이태리, 스페인은 재정긴축과 공적보건의료 부문 집중 약화

④ 한국 중국 코로나 검사비용과 입원 치료 행위 공적부담 대 미국 등의 초기 사적 부담

⑤ 한국: 19일간 음압 병동 1인실 총금액 약1천만원 본인 부담 4만원

⑥ 초기(3월18일 입법화 이전) 미국: 보험 없는 검사비 약429만원, 보험 있는 경우 약 150만원

7) 미국의 양면성

① 세계보건안전지수(미·영개발 2019년) 1위, 최첨단 치료중심 의료수준 대(對) 코로나 특등 창궐

② 의료양극화: 사적치료중심 의료 최상위 대 공적예방중심 의료수준 열악(오바마케어 폐기 진척 중)

③ 사적의료보험 의존도 최상 대 공적의료보험 불구화

④ 영리병원–>의료비 폭등, 민영보험 활성화, 의료양극화, 공공의료 및 공적보험 불구화

8) 샌더스의 미국진단

① 코로나로 “국민 4천만 명이 빈곤층이고, 8천7백만 명이 건강보험 사각지대인 미국 모순” 표출

② “우리에겐 보건의료 시스템이란 건 없다. 영리를 추구하는 보험사 및 제약사들이 지배하는 의료기관 의 복잡한 네트워크가 있을 뿐”

③ “단 3명이 하위 소득계층 절반이 가진 것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이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의 길을 정말로 계속해서 걸어갈 것이냐” “그것을 해내기 전에는 항상 불가능해 보인다” 만델라 말 인용

3. 국가 자율성(대對 시민·공민사회)의 높고 낮음

1) 중국, 베트남, 북조선, 러시아 등의 사회주의 국가의 국가 자율성과 통제력 높음

2) 한국, 중국, 베트남, 북조선, 싱가포르, 일본, 대만 등 동양이 서구보다 높음

3) 마르크스의 지적처럼 유럽, 미주 등의 자본주의 국가=시민사회의 집행기구 정도로 자율성이 낮음

4) 구·미: 시민사회의 사적경제 이익집단인 자본가의 목소리가 국가를 압도해 국가의 지도·통제력 한계

5) 미국의 봉쇄해제 요구 시위에 총까지 등장할 정도로 시민사회 집단들에 대한 국가 통제력 약화

6) 국가의 공적 통제력이 약한 구조에서 국가 등이 공적 지도력 발휘하기 어려움

4. 코로나 관련 지도자 리더십

1) 문재인의 리더십: 개방·투명·민주적 리더십

① 신천지사태로 초기 세계 2위의 감염 불명예에서 3개월 만에 세계 최고의 방역과 통제로 격상

② 5월18일 WHO 총회(WHA) 기조연설에서 성공요인: 개방성·투명성·민주성의 3대 원칙하에 적극적 추적, 선제적이고 투명한 방역, 국민들의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협조 제시; 국제 협력·연대 강조

③ 국경·지역의 전면봉쇄나 이동금지 없이 국민의 자발적 협조로 기본·경제생활 유지 속 방역·통제 성공

④ 진단키트 7일내 승인, 진단의 전면화, 승차진료, 생활치료센터, 마스크 5부제, 사회적·생활속 거리두기

⑤ 국경·지역 전면봉쇄 없는 통제로 경제 악영향 최소화로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경제충격이 작음

⑥ 취약계층 위한 재정·통화·금융 조치 등 경제정책과 코로나이후 한국판뉴딜 전략 제시

⑦ 지지율 70%안팎으로 상승, 총선 압도적 승리, 세계적 찬사 집중 대상, 한국 중견국으로 격상

2) 시진핑의 리더십: 인민지상, 생명지상 이념 체현

① “인민대중의 생명안전과 신체건강을 무엇보다 첫 번째 과제로 두기”지침으로 건강생명권 최 역점

② “당원과 간부들이…군중의 훌륭한 심부름꾼과 버팀목(群众的贴心人和主心骨) 되기”로 공산당 선도

③ 후베이성 80살+ 3600여명 치유, 우한 108살 최고령과 100살+ 7명 치유, 80살+ 치유 성공률 70%.

④ 4만2천여 의사·간호사 자발적 봉사, 인민과 타지역 봉사로 화신산의원, 뇌신산의원 10일 만에 건설

⑤ 조기진화로 4차산업중심 신기지건설과 서부대개발 제시로 경제 복구와 체질개선 기회로 활용

⑥ 인류명운공동체를 주창하며 국제협력과 공동대응 호소

3) 트럼프의 무능과 훼방꾼의 리더십

① 2월26일 “미국인의 감염 위험은 매우 낮다. 독감과 비교할 때 코로나19가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

② 최악의 상황이 되자 중국에 책임 떠넘기기

③ 선거 전략으로 근거 없는 중국 때리기(4월17일 작성된 선거전략 비망록에 의거)

: 공화당상원전국위의 Brett 오도넬의 “트럼프 코로나 책임론 대응 비책”이라는 비망록의 각본

④ 전 세계적 협력과 공동대응을 이끌어야 할 G1를 포기하고 훼방꾼 역할과 신냉전 공공연화

4) 아베의 소아병적 업적 쌓기 리더십

① 올림픽 밀고나가기로 코로나 뒷전밀치기와 숨기기로 일관

② 동양 전통의 높은 공동체성 등에도 불구하고 상황 악화시키기 일관

③ 국제적 불신으로 일본 코로나통계는 불인정되어 분석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음

5. 정보통신 하부구조의 선진성

1) 한·중의 경우 초기부터 홍보, 추적, 감시체계 등에 인터넷, 휴대전화, 신용카드, CCTV, GPS, 안면·홍채 인식, 빅 데이트(Big Data) 등의 공익 활용

2) 유럽은 하부구조 선진성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성 약화와 높은 개인자유지상주의 등으로 활용 제약

3) 북조선,베트남,그리스 정보통신 구조 약하지만 초기부터 공항통제, 거리두기, 대비책준비 등으로 극복

 

. 코로나세계화와 각종 변환 추이

1. 비(非)대면 접촉과(untact) 생활 강화

1) 로봇, AI, 무인상거래, 무인기계, 온라인 회의·강의, 영상식별, 원격의료, 사물인터넷, 디지털화 부상

2) 과학기술지능의 확대, 네트워커를 통한 쾌속한 정보능력, 업무처리 강화 추세

3) 비대면(가상)과 대면(실제)의 역전 심화

① 중국 네트워커 접속시간 4시간–>8시간(2019년6월~20년2월)으로 10년 앞당기기

② 수면과 네트워커 각각 8시간, 대면세계 활동시간 8시간으로 비대면 생활이 1/3차지

③ 노년층 네트워커 접속 강요와 부적응

4) 빅 데이터, AI, 네트워커 등은 Big Brother 통제우려, 사생활보호, 정보 투명기제 등 강화필요

2. 인종주의, 배외주의, 배타적 민족주의 재등장

1) 세계화 시대의 상호개방과 국가와 지역을 넘어선 자유로운 사회적 교류왕래에 대한 제한

2) 국경과 지역의 격리 및 봉쇄로 국가 간의 상호 경계와 장벽치기 강화

3) 역병에 대한 구실과 희생양 찾기와 몰아가기

4) 미국의 중국 책임론과 중국희생양 삼기, EU간 국경 재등장 및 협치(governance) 약화

3. 국가 자율성 강화(“국가되찾기” “신국가주의” 확산?)

1) 역병 방역과 퇴치를 위한 국가의 개입과 자원동원능력 강화

2) 국경을 초월한 자본축적을 핵으로 하는 세계화와 자유주의 가치관 약화: “주권적 세계화 등장(?)

3) 단극과 독과점 중심의 기존 국제질서 주도국 약화로 다극체제 형성과 한국 등 중견국 입지 강화

4. 경제침체와 실업 급증

1) 독일 금융사 알리안츠 2020년5월3일 ‘세계의 재개’ 보고서

① 세계 경제성장률–3.3%, GDP 손실액 9조$(2018년 독일(3조9천억)과 일본(4조9천9억) 규모

② 미국(-2.7%), 유로존(-9.3%), 일본(-5.7%) 역성장, 중국(1.8%)과 인도(1.1%)는 플러스 성장

③ 실업률 전망: 미국9.4%, 유로존9.5%, 영국6.0%, 스페인18.5% 이탈리아11.8%, 프랑스10.5%

2) 한국대외경제연구원 경제성장률

: 미국-6.0%, 중국2.2%, EU-7.3%, 영국-6.7%, 일본-6.2%, 인도2.0% 러시아-4.5%, 브라질-5.3%

5. 세계적 범위에서 산업 새 판짜기(产业重组 산업재조정)

1) 제조업 회귀: 4대 교역주체 중 미국, EU, 일본 제조업 공장의 탈(脫)중국 방침을 발표 또는 검토

2) 일본 22억$ 투입해 중국 내 일본기업의 본국 또는 동남아 등 다른 나라 이전 지원 계획

3) 미 의회는 공급사슬의 대중국 의존도 축소를 의무화한 법안 지난달 통과

4) 미국은 반(反)중국 산업·안보동맹인 ‘경제번영 네트워크(EPN)’ 추진

5) 낮은 수준의 토속화나 현지화를(本地化) 통한 해결 방안 모색

6) 세계 1위 제조업 기지에 세계 1위의 소비자인 중국 시장 포기 업체 많지 않을 것

7) 중국은 5월말 양회에서 서부개발, 질적 경제개선, 4차산업 중심 신기지건설 등 내수확장으로 돌파계획

6. 신냉전의 서막과 중미 세력교체 가속화

1) 미국의 신냉전 촉진화

① 중·미관계는 총체적 대결시대로 진입: 경제, 군사, 과학기술협력, 인문교류, 국내시장과 경제관리체계 등까지 포괄한 모두 충돌과 대결의 추세

② 미·소 냉전 경우 이념적대를 기본으로 모든 부문 단절과 대결이었지만; 신냉전 경우 세계화 전면 및 완결적 대립은 불성립

③ 미 공화당 가을 선거에서 방역 실패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려는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급진전됨

④ 코로나 대비 중국의 뛰어난 위기처리 능력과 공업생산 능력에 미국 정치엘리트 위기감 한층 증폭

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보고서: 한국 포함 일본, ASEAN, 인도 등 역내 협력 관계 강화

⑥ 반(反)중국 산업·안보동맹인 ‘경제번영 네트워크(EPN)’ 추진

⑦ 크라크 미국무부경제차관 5월20일 “EPN은 세계에서 생각을 같이하는 국가, 기업, 시민사회들로 구성된다”며 한국동참 촉구

⑧ 중거리 핵전력조약(INF) 2019년 파기,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정찰비행 허용의 군사조약으로 러시아, EU등 34개국 참여) 탈퇴 예정으로 러시아와도 신냉전 격발

⑨ 한국: 미국의 안보 영향력 절대적, 중국의 경제 영향력 절대적, 양국의 북조선 개입력 높음, 어떻게?

 

. 코로나세계화와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가치관

1. 가치관과 세계질서 변화의 요구

1) 전 지구적 재앙인 코로나 충격으로 위의 ”나“ 같이 기존의 질서, 가치관, 표준 설정에서 문제점 심화

2) 신냉전 본격화로 미국 주도 세계질서가 중국주도로 이행하면서 기존질서의 근본적 새판짜기 불가피

3) 대의제 민주를 내세워 자본주의를 핵으로 하는 기존 세계구도가 구조적 변화의 계기를 맞음

4) 자연생태계 파괴, 기후변화 등으로 초래된 전 세계적 재앙이란 인식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사이 생태 공동체 지향적 삶 모색의 절박성 대두

2. 보편적 가치관 새판짜기와 새로운 세상

1) 개인자유 지상주의에서 공동체주의로

2) 사적 이익과 개인주의화에서 공공성 강화와 공적이익 우선주의로

3) 국가 자율성과 지도력 제고와 중시로

4) 자본주의의 사적이익 중심주의 비판과 사회주의의 공공성 중시로

5) 자본주의·사회주의 대립에서 벗어나 혼합경제체제 지향, 중심문제는 사회역사적 조건에 따라 중국특색 사회주의처럼 사회주의에, 또는 스웨덴처럼 자본주의에, 무게를 두는 혼합경제체제

6) 국제인권규약 등에서 자유권 중심에서 건강·평화 생명권 중심으로

7) 대의제민주를 민주의 전형이 아니라 진정한 민의 주체와 통제가 관철·향상되는 참민주 모색으로

8) 국경을 초월한 자본축적을 핵으로 하는 세계화에서 인류의 평화·건강 중심의 인류운명공동체주의로

9) 극(極)을 형성하는 독과점 세계지배체계가 다극체계와 공동체중심체계로

10) 인간과 인간 사이를 넘어 인간과 자연 사이에 생태공동체주의 삶의 틀 구축으로

 

. 코로나세계화와 한반도

1. 코로나 방역 세계 제1의 모범국가로 위상 정립

1) 혼란과 비상사태 선포 없이, 국경·지역의 전면봉쇄나 이동금지 없이, 국민의 자발적 협조, 공공의료의 체계적 작동으로 기본·경제생활 유지 속 방역·통제 성공

2) 초기 세계에서 두 번째로 1등 감염국가에서 3개월 만에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한 사례가 됨

3) 대조적으로 “선진” “민주”의 대표 국가로, 또 “선망”의 대상이었던 미국, 영국, 유럽의 최악의 창궐과 극명대조

4) 대외적 위상 격상과 대내적 자부심과 자신감 “충만”

5) 한국의 대외적 위상이 중견국으로 격상해서 국제적 발언권 상승

6)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70%대로 급상승과 총선압승 및 정치지형 변화

2. 코로나 성공적 방역으로 4·15 총선 압승

1) 정치지형 변화로 보수 세력의 수구성 약화

2) 촛불혁명 과제인 수구청산과 사회개혁 등 탄력받기

3) 수구세력의 약화로 남북관계 개선 대내적 발목잡기 구조 약화

4) 대외적 위상의 상승과 대내적 수구세력의 약화로 대미·대일 자주권 상승 기반 강화

3. 사회·경제적 충격 격화로 인한 국제인권규약A인 사회경제권 새판짜기 서막

1) 문재인 대통령이 준전시 경제로 규정할 정도로 경제 충격의 격화

2) 실업 등 취약 계층에 집중되는 경제충격의 시련에 대한 전 국가적 대처의 긴요

3) 한국판 뉴딜 경제정책은 단순한 경기부양을 넘어 국제인권규약A인 인민의 사회경제권의 근본적 새판짜기 필요

4)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기본소득, 전국민고용보험 등 민중의 사회경제권 향상의 금기 영역 허물기 시작

5) 건강생명권의 중요성 부각으로 공적의료체계의 지속적 강화 기조 정착

6) 기존 사회경제권 금기영역 허물기의 주체로서 노동계급의 역할 긴요

4. 신냉전과 한반도

1) 중·장기 전망(2025-45년): 중・미세력교체완결기=평화통일최적기

① 한반도 분단‧냉전‧적대체제를 만들고, 강제・강화하고, 끊임없이 재생산해 온 미국의 패권상실

② 새로 부흥하는 신흥외세인 중국은 아직 한계가 있는 다극체제 속의 지도국에 불과

③ 이들 외세의 한반도 개입 역량이 낮고, 남측의 중견국 상승으로 남북이 자주적으로 평화・통일 공간을 확대할 수 있어 평화통일 최적기를 맞음

2) 중‧단기 전망(2020-35년): 세력교체이행기=신냉전=한반도 경제·안보위기 국면과 자주돌파기

① 미국이 “우아한 퇴조”보다 패권 망상에 사로잡혀 역사를 역류시키려고 발악하는 시기

② 한미일 통합 MD체계 구축을 위한 사드 한국 배치와 한미일 3각군사동맹 등 한반도 전쟁위기의 구조화로 미국의 신냉전전략의 첨병과 전초기지화 요구 거셈

③ 미국의 반(反)중국 인도·태평양구상, 산업·안보동맹인 ‘경제번영 네트워크(EPN)’ 가입 강요로 안보와 경제 양면의 위기

④ 중국의 대북 영향력 절대적이고 지정학적으로 거의 핵심이익 영역에 속함

⑤ 남한 경제 중국의존도 거의 절대적: 수출의 약 1/3, 중국의 최대 수입시장

⑥ 허구적 남한 안보위기: 남과 북의 군사력 및 전쟁역량 절대적으로 남에 유리, 한반도 전쟁위기의 주범은 미국으로 남북 사이 전쟁위기 원초적으로 전무

: 미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파워(GFP) ‘2020년 세계 군사력 순위’: 미, 러, 중, 인도, 일본, 한국, 프랑스, 영국, 이집트, 브라질로 세계6위, 북조선 25위(실제 노후 무기 고려않아 과대평가)

⑦ 명·청 세력교체기에 병자호란(1636), 중화질서 붕괴와 근대사회 이행기에 청일전쟁(1894), 미‧소 냉전 속에서 한국전쟁(1950) 등을 구조적으로 강제 당했던 과거사와 유사

3) 민족자주와 평화통일 이행기

① 중·미 세력교체기의 자주역량 고조기

② 한국의 경제-군사 역량 상승기([2019년 명목GDP(IMF 2020.5.27): 미 21조4277억$, 중 14조3429억, 일 5조818억, 독일 3조8462억, 한국 1조6421억(OECD 10위, 세계 12위)]

③ 코로나 계기로 중견국 발돋움, 국제사회 위상 격상으로 자주권 발휘력 상승

④ 4·27판문점선언, 9·19군사분야합의서 등으로 남북 간의 기본적 평화기조 합의

⑤ 코로나 이후 문재인 정권 대내외 역량고조로 남북관계 돌파구 열기 역량 고조

 

. 위기를 전진의 기회로

1) 대공황 위기를 맞은 미국이 뉴딜로 새판짜기 기회 삼기의 역사적 선례 거울삼기

2) 새로운 가치관: 공동체주의, 공공공익성, 탈(脫)개인주의, 건강·평화생명권, 평화, 연대 중시 등등

3) 새로운 세상1

: 서구식 대의제 민주를 민주의 전형이 아니라 진정한 민의 주체와 통제가 상승 및 관철될 참민주 모색

4) 새로운 세상2

: 서구식 민주에 대한 만능적·맹목적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치 가운데(평화, 생명, 평등, 연대, 참여, 인권, 주권, 인민주체, 인민통제, 자주, 생태주의, 민족통일, 성 억압과 성차별 철폐, 공동체, 자아실현 등) 하나로 위상 재정립, 그 우선순위는 주어진 사회역사적 조건에 따라 결정.

5) 새로운 세상3

: 자본주의·사회주의 대립에서 벗어나 혼합경제체제 지향, 중심문제는 사회역사적 조건에 따라 중국특색 사회주의처럼 사회주의에, 또는 스웨덴처럼 자본주의에, 무게를 두는 혼합경제체제

6) 새로운 세상4

: 국경을 초월한 자본축적을 핵으로 하는 세계화에서 인류의 평화·건강 중심의 인류운명공동체주의로

7) 새로운 세상5

: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공동체를 넘어 인간과 자연 사이에 생태공동체주의 삶의 틀 구축으로

 

강정구

동국대 명예교수

금, 2020/06/1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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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주:

한국에는 ‘백년의 급진’이란 저서로 알려져 있는, 중국의 삼농三農문제 최고 전문가 원톄쥔溫鐵軍 (전)인민대학교 교수가 중국 인터넷 신문 포털 ‘오늘의 헤드라인今日頭條’에서 2월중순부터 매주 1회 세차례에 걸쳐 “팬데믹 영향하의 글로벌라이제션 위기”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강연을 행했다. 매 강연은 수백만명의 시민, 청년 대학생, 지식인들이 시청하는 등,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강연자의 동의하에 이를 녹취 번역해 ‘월간 공공정책 4월호’에 게재된 것을 ‘공공정책’지의 허락으로 ‘다른백년’에도 옮겨싣는다.


나는 우선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를 역사적으로 삼단계로 구분하고자 한다. 그 첫번째는 전자본주의 식민지시기, 두번째는 자본주의의 산업자본발전시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1970~80년대부터 시작된 금융자본주의시기이다.

전자본주의 식민지시기에 유럽사회에 존재하던 초기산업자본은 세계의 여타 대륙, 즉 남북미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를 1차산업의 원재료 생산지, 그리고 노예노동 공급원으로 삼아서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수행하였다. 식민화 과정에서 벌인 그들의 반인륜적인 행위의 대가는 주로, 근대민족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 부락에 거주하는, 피식민지의 원주민과 ‘생태환경’이 지불하게 하였다. 즉, 이 시기의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는 유럽식민주의자들이 아니라, 이들 제3세계 민중들에게 닥친 것이었다.

제2차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산업자본 중심이었는데, 대부분 지역성을 갖고 있었고, 공업화 열강국들에 집중됐다. 즉, 자본은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노동자에게는 조국이 없고, 노동계급은 국경을 초월하여 노동잉여를 착취하는 전세계의 자본가계급에 무장투쟁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1921년 창당한 중국 공산당도 마르크스의 국제주의를 받아들여, 강령과 그 실행에 반영하였다. 그런데, 산업/공업자본이 과잉생산을 하게 될 때, 그 생산에 참여한 무산계급은 구매여력이 부족하여,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경제위기가 오는데 이것을 자본주의의 기본모순이라고 하고, 이런 내적 모순에 의한 충돌은 전쟁으로 발전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 초기에 독일은, 주로 해상을 통해 영역을 넓혀 나간 영국인들의 식민주의 전략을 본받아서, 대륙진출을 시도했다. 철도를 깔아, 터키,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그리고 동아시아로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즉, 산업자본이 생산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소비시장을 개척하려 한 것인데, 이것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하였고, 제1차 세계대전 발발의 계기가 됐던 장소인 세르비아, 즉 발칸반도가 바로 독일이 터키로 진입하기 위한 철도를 놓는 출발점인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내부의, 즉 다른 국적을 가진 산업자본간의 갈등에서 비롯한 충돌이다. 레닌이 말한 제국주의의 전쟁인 것이다.

서방세계에서 벌어진 두번째 생산과잉은 1929-33년의 대공황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유럽에서는 전쟁이 일어난 반면, ‘국가자본주의’옹를 채택한 미국과 소련은 위기를 적절히 넘길 수 있었다.

미국은 루즈벨트의 뉴딜정책, 즉 신국가주의를 내걸고, 과잉생산능력을 초대형 국가인 북미대륙의 내부 인프라 건설에 사용했다. 만일, 역으로 독일이 일차대전 발발전에 의도했던대로 유라시아 철도를 건설하면서, 자국의 과잉생산능력을 해소했다면, 전쟁과 패망에 이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루즈벨트는 철도를 놓고, 고속도로를 깔고, 댐을 건설하면서 미국의 위기를 극복했다.

소련의 경우 레닌이 인정하고 스탈린이 계승한 국가자본주의 발전경로를 따르게 되는데, 이러한 국가주의적 발전정책을 통해서, 산업자본의 내부 충돌과 전쟁을 면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제2차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는 산업자본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고, 자본주의 발전 원칙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야기되는 생산과잉이 역시 내부 충돌과ᅠ전쟁의 반복으로 귀결되게 된다. 2차대전 이후, 미소의 냉전시대가 열리면서,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한반도 전쟁이라든가 베트남전쟁 등, 국지전이 반복되면서, 해당지역은 역시 산업자본의 내부모순과 충돌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미소가 진영을 나눠, 미국의 경우, 40년대의 마셜플랜을 통해 서유럽을 개발하고, 소련은 동유럽을 개발했다. 그리고 한반도 전쟁과 그 이후의 회복과정을 통해, 미국은 전쟁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본의 공업화를 추진하고, 소련은 전후에 중국으로 대량의 공업설비를 이동시켜 중국을 공업화시켰다.

이렇게 굴기한 미국, 유럽, 일본이 1960~70년대에 다시 생산과잉위기를 맞게 되는데, 주로 노동집약형 산업을 위주로, 새로운 생산기지를 찾게 된다. 서방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의 라틴아메리카 국가, 아시아의 일본은, 소위 네마리 용/ 호랑이에게 산업을 대규모로 이전하게 된다. 한편, 서방은 산업이전후, 사회모순과 갈등, 대립이 점차 약화되는 가운데, 인권과 사회의 발전, 복지 등의 가치를 추구하게 되고, 북구의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모델, 그리고 북구의 정도에는 못미치지만, 역시 지나치게 약탈적이지 않은, 서유럽의 ‘라인모델’이 만들어지게 된다. 일본 역시 산업구조가 장비제조업 및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전체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모델이 완성된다.  즉 대영제국 식민주의 시절에 시작되고 미국이 계승한 앵글로-아메리칸 모델이 지역별로 서로 다른 자본주의의 세가지 모델을 파생시키게 된 것이다.

서방이 산업자본을 이동시키면서, 선택한 지역은 모두 권위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60년대에 산업이전이 시작되고, 70년대에 대규모 이전, 80년대에 규모를 달성하는데, 서방세계의 산업을 인수한 중남미 국가 모두 군사독재정권이었다. 동아시아는 한국의 박정희 정권, 계엄을 유지한 대만 장제스의 국민당 정권, 싱가폴, 태국,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역시 모두 권위주의 혹은 군사독재국가였다. 제1세계가 이전시킨 노동집약형 산업은 일반적으로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 격렬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아직 노동운동 역량이 형성되지 않았거나, 형성이 쉽지 않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선호된 것이다. 역으로, 사회적 갈등이 줄어든  서구사회는 인권과 사회복지, 공공윤리 등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이러한 갈등과 모순이 함께 국외로 이전된 덕으로 볼 수도 있다. 발전된 사회와 낙후된 사회의 제도차이는 이런 역사적 맥락을 갖는다. 앵겔스는 낭만적 국제주의에 머물렀던 마르크스와 달리, 이런 자본의 국적과 그에 따른 국가별 차이를 인식했고, 영국의 노동계급이 식민지에서 착취한 초과 잉여를 분배받음으로써 귀족화한점을 정확히 지적했다. 앵겔스는 마르크스보다 오래 살았기 때문에, 국제 사회의 변화를 더 장기간 관찰한 결과로 얻게된 통찰이다.

그래서, 서구사회의 어떤 이념으로 어떻게 포장을 하든, 우리가 객관적으로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보며 이해하게 되는 것은, 세계체제의 변화과정에서 ‘비용’이 국가간에 이전 혹은 전가된다는 것이다.

산업자본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을 달성한 80년대 이후, 서방과 그 우두머리격인, 앵글로아메리칸 국가인 미국과 영국은  금융자본에 의한 글로벌라이제이션 시기로 이행하게 된다. 특히, 미국은 국제통화인 ‘달러’를 찍어내서, 산업자본을 인수한 개발도상국이 생산한 물품을 소비하고, 대금을 결제한다. 또, 모든 산업생산국가들은 이렇게 얻은 외화, 즉 국제통화를 비축해 놓아야만, 원재료, 상품과 서비스의 국제교역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영미가 자국 GDP의 80%를 금융서비스업으로 구조전환하는 경제고도화를 달성하면서, 역시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도 독점하게 되는데, 이것이 금융자본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인 것이다. 그래서, 서방의 산업이 이전된 국가들에게는 역시 자본수출국가의 금융자본과 이에 수반한 제도의 도입이 요구된다. 제도 도입 과정에서 사람이 파견돼, 지도, 감독, 조정이 필요하고, 이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요구 받게 된다. 이렇게 산업자본의 글로벌 재배치국면에서 금융자본은 막대한 초과수익을 달성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산업자본은 최저가의 생산요소를 제공하는 국가를 찾아 나서게 되고, 가치사슬내에서 국제적 분업이 이뤄지면서, 어떠한 국가도 더 이상, 하나의 제품을 엔드-투-엔드end-to-end로 생산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서방국가는 노동생산요소가 값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들을 찾아 생산기지를 이동하는데, 이를테면, 패션과 같은 경공업 제품이라면, 서방세계는 브랜드를 갖고, 생산은 개발도상국이 담당한다. IT산업이라면, 저부가가치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그래머 역할은, 영어가 가능하고, 값싼 고급인력이 풍부한 인도로 이전되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적 재산권은 여전히 서방국가에 귀속된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이상이 생기면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거는데, 전화를 받아드는 것은 역시 아웃소싱된 인도의 서비스 회사, 콜센터에 위치한 인력들이다.

이제 금융자본주도하에 가상자본주의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이뤄지고, 자본주의는 한층 더 고도화를 달성한다.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도 이렇게 전세계적인 국제분업에 동참하고, 각 가치사슬의 고리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그중 하나의 고리만 유실되어도, 글로벌 위기상황을 맞게 된다. 오늘 강의 내용은 이처럼 어떠한 가치판단도 배제한, 자본주의의 발전 역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서술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 이것은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 중국의 많은 생산현장에 여전히 노동자들이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데, 복귀율은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2020년 2월17일 당시). 선진국들 대부분이 중국에 대한 높은 산업의존도를 갖고 있는데, 미국만해도 30%에 이른다. 중국에 대한 산업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경제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중국은 국가의 적극적인 교육투자로, 노동자들의 수준이 높고, 거의 대부분 산업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으며, 주로 중간재 부품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의 부품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 모든 국가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럼 다음 단계로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이 줄도산하고,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한다. 기업대출금은 불량채권이 되고,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 전체 경제상황 악화에 따라서, 금융권 부실이 이어지고, 이미 상당한 적자수준을 보이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재정이 악화한다. 올해 구직시장에 나올 800만 대졸자들도 일자리를 얻을 수 없게 된다. 중국에 연결된 산업의 가치사슬에 위치한 다른 국가들이 영향을 받게 되고, 그들이 입는 타격은 다시 중국에 되돌아온다. 그래서, 중앙정부는 전심전력을 다해서, 방역대책에 나서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일터 복귀를 독려하는 것이다. 중국의 생산이 멈추면, 전세계적 경제위기가 발생한다.

금융자본은 이럴 때 어떻게 움직이는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상황을 복기해보자.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당시에 QE(Quantitive Easing), 양적완화라는 개념을 미국에서 만들어냈다. 사실은 대량으로 화폐를 찍어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다. 당시의 위기는 실물경제가 아니라 금융자본이 초래한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돈을 찍어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에 나눠줬고, 이들이 석유나, 식량, 원자재와 같은 commodity시장에 투자하게 해서 위기를 넘겼다. 미국은 국제통화인 달러를 발행하고, 금융자본으로 세계경제를 지배한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이렇게 전가된 금융자본 비용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갑자기 늘어난 달러 때문에, 당시 석유선물은 가격이 네배 이상 뛰었고, 밀과 같은 식량은 두배 이상 뛰었다. 당시 무려 30여개국이 기아 문제를  겪게 됐는데, 이는 역사적 식민화와도 관계가 있다. 미주나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대륙 등이 식민지 시절 밀가루를 주식으로 삼는 유럽 식문화를 받아들였고, 한편으로 이 지역의 농업은 다국적 농산업 기업이 지배하게 됐다. 그래서, 이들 지역의 많은 후진국과 개발도상국가들은, 자국의 식량대신, 커피, 사탕수수, 목화 등을 플랜테이션 재배하고, 밀과 같은 식량은 다시 수입해서 공급해야 하는데, 넘치는 달러 유동성 때문에, 갑자기 폭등한 밀의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굶주림에 처하게 된 것이다. 석유는 또 어떤가, 중국은 70%이상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고, 역시 유가변동에 의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이 뿌린 달러 때문에,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고, 중국과 같은 큰 나라는, 겉으로 보기에는 이를 무난히 소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속병이 들었다. 치솟는 에너지와 원재료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역시 인민폐를 대량으로 발행하고, 이렇게 공급된 유동성이 중국 경제를 실물경제에서 가상경제, 즉 거품경제로 이행하게 만들었다. 2009~2010년을 전후하여, 부동산, 주식투기열풍이 전국을 뒤덮은 것이 그 결과적 현상이다. 특히, 농촌에서 마을단위로 부패한 기층간부와 범죄집단이 결탁하여, 살인, 폭력, 사기 등의 수단으로 축재하고, 이러한 투기에 참여한 사례가 많다. 일단, 거품이 발생하면, 조정은 쉽지 않다.

미국은 QE1~ QE4를 거쳐 2013~2014년에 들어서야 양적완화를 멈추고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렇다면, 국제금융자본 외에 누가 인플레이션으로 예기치 않은 이익을 봤나 ? 에너지 생산국인 러시아의 푸틴이 전성기를 맞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스타가 됐다. 차베스는 국유화된 석유를 팔아 얻은 초과수익으로 빈민들을 위한 각종 포퓰리스트 정책을 펼쳤고, 심지어, 라틴아메리카의 쿠바와 같은 이웃 나라들을 지원하여 반미국전선을 형성했다. 이란도 석유주권을 사용해서 상당한 이익을 봤다. 그래서 이 나라들은 미국의 주적이 된다. 반면, 중국은 자국 경제에 발생한 거품을 떠안으면서, 미국을 도와준 덕에, 적으로 지목되는 시기를 늦출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당시에는 차이메리카나 G2로 불리며 미국의 파트너 대접을 받고, 경제발전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야기한 국제수요의 지속적 하락속에 생산과잉 문제가 고질병이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신농촌건설이나 향촌진흥과 같은 중국내의 인프라건설이고, 이는 중국판 뉴딜정책에 해당한다. 당연히 대부분 국유기업이 이를 주도하게 되고, 투자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농촌과 저개발된 내륙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는 근본적으로 단기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고, 사기업이 뛰어들 리 없다는 점에서, 이는 공리공론의 교과서적 비판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중국 농촌 99% 마을에 포장도로가 깔리고 100% 전기가 보급됐다. 이는 농담삼아 케인즈식 정책을 설명하는, 땅을 파고 다시 이를 묻는 식으로 만든 GDP가 아니라, 인민의 실제적 복리가 되는 인프라건설이다. 농민들은, 도시처럼, 수치상의 경제적 효과를 위해서, 자원을 낭비해가며, 밤에 전등을 켜놓지 않는다. 또, 고속도로가 아닌, 농촌의 도로에서 통행비라도 걷지않는 이상, 어떻게 투자수익을 바로 회수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미국이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한 인플레이션을 중국은 고통스럽게 감내했고, 이제 2014년부터 다시 미국이 수출한 디플레이션도 소화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살아남았고, 전세계 산업자본은 여전히 큰 문제없이 돌아간다. 여기서 부품을 만들고, 밖으로 보내져 완성돼, 브랜드가 붙여진다. 이것이 오늘날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실제 시스템이다.

지난번 세계금융위기를 겪어내며, 중국은 ‘신농촌건설’을 통해서, 현급 이하의 농촌을 발전시키고, 성진화城鎮化 이뤄냈다 (역자주: 중국의 행정단위는 성省-시市-현縣/구區로 내려가는데, 농촌의 현은 우리의 군郡에 해당하지만, 인구나 면적으로 따지면, 도道규모에 더 가깝다. 중국에서는 흔히 도시화城市化 대신에 성진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도시화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대도시에 집중되는 도시화 보다는 농촌지역의 읍면, 소도시의 인프라 확충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러한 별도의 표현을 사용한다) 인프라가 갖춰져서 중소기업이 농촌에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위기를 통해, ‘향촌진흥정책’을 관철시켜야 한다. 농촌에 다양한 산업이 자리잡을 수 있게 하고, 생태적인 개발을 추진하며, 가난을 구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시 국가의 투자가 필요하고, 당연히 단기 투자회수는 기대할 수 없다. 중국과 같은 대국만이, 거대한 국토안의 농촌에서 이런 내부투자를 받아 안을 수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중국이 무너진다면, 전세계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이번에도 전세계에 배치된 산업자본시스템을 떠받쳐야 하고 동시에 글로벌화한 금융자본도 지탱해야 한다.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 미국은 2018년부터 끊임없이 중국에 무역전쟁을 도발하고 있는데, 목적이 무엇인가? 70년대 브래튼우즈협약을 포기한 이후, 미국 달러는 전세계 결제화폐의 70%를 차지하고, 외화준비금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금융자본의 핵심대국으로서, 금융을 통해 돈을 벌고, 3D업종을 포함한 제조업은 다른 나라에 떠넘긴지 오래이다. 하지만, 금융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는 쉽지 않다. 월스트리트가 고용하는 인력은 고작 3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산업이 국외로 이동하면서, 실업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실업으로 잡히지 않는 비정규직은 훨씬 더 많다. 당연히 소득세를 포함한 세수가 줄고,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서 재정을 메워야 한다. 그러려면 다시 금융에 의존하면서 금융산업만을 키워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금융자본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은 더욱 심화한다.

오바마가 문제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금융자본이 배경인 민주당 정권하에서, 한계만 절감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와 그에 앞선 산업공동화는, 두 전직 대통령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니, 오바마를 탓해도 소용없다. 장기 호황을 누리던, 클린턴의 신경제 이후, 2001년 닷컴버블의 붕괴로, 글로벌 산업자본은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금융화 진전, 투기적 파생상품 시장의 비대화로, 2008년 금융위기의 기반이 마련됐고, 산업자본은 국외로 이동했다. 마침, 장쩌민, 후진타오 집권하의 중국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산업기반을 강화했고, 저임금에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이 이들에게 선호된 것은 (늘 중국 정치 체제를 비판하는) 정치적 판단과는 상관 없이, 저비용, 고효율,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본의 속성일 뿐이다. 이렇게 중국이 세계 최대의 산업자본국가가 된 것이다. 중국은 이제 역사상으로도 공업생산총량과 수출입량이 최대이고, 금융자본총량마저도 최대인 국가인데, 이것은 중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의 의도가 아닌, 글로벌 자본의 성과물이다. 대분류상 중국 산업의 2/3는 외자가 지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외자가 아니라, 중국이 발행한 채권을 통해, 국유기업을 강화하고, 내륙건설에 힘을 쏟아, 현재 위치를 유지하려고 한다. 이때 등장한 트럼프가, 미국 노동자, 농민을 대변하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외친다. 하지만, 실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자본의 강화이고, 이를 지탱하는 것이 군사패권주의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 다시 군수산업, 우주항공산업과 같은 주요 장비제조산업이 도사리고 있다. 여기서, 첨단무기 등의 주요부품은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제조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일반 부품은 해외에서 수입할 수도 있는데, 만일, 미국의 이런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시 금융 재제를 통해 생산국가를 협박한다. 물론, 이도 안되면, 다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원재료 시대의 식민지 글로벌라이제이션, 산업화 시대의 산업자본 글로벌라이제이션, 그리고 금융화 시대의 금융자본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이어지면서, 변함없이 자본주의의 내부적 모순에 의해 위기가 반복되게 된다. 그러므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새로운 위기를 촉발하는 것은 객관적인 역사발전법칙에 다름아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움직임들이 발생할까? ‘종속이론’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중심국가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독립적인 주권을 확보하려면 단절(de-linking)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명한ᅠ’세계체제론’ 4인방 학자중 한명인 사미르 아민의 견해이다. 중국 현대사에서 여러번의 이와같은 단절이 발생하는데, 1949년, 1960년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 최근 우리 연구팀은 1949년의 사태를 분석한 ‘탈종속去依附’이라는 저서를 출간하기도했다.

‘단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팬데믹 상황을 겪고 난후 정말로 주의깊게 들여다 봐야 할 곳은 어디인가? 그것은 바로 농촌이다. 모두가 정부의 방역대책만을 이야기 한다. 전쟁의 최전선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농촌에서 벌어진 일들을 회고해봐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농촌 기층 간부들이 무식하고, 어처구니없다고 비판한다. 황당한 정부선전이나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정부시책을 로보트처럼 실행한다고. 하지만, 중국이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데 최대의 숨은 공신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들이 마을을 효과적으로 봉쇄했기 때문이다.

방역을 위한 의료자원이 가장 부족한 곳이 어디였나? 바로 농촌이다. 도시에서 일하는, 수억의 중국 노동자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또한 농촌이다. 그들이 설을 맞아 인산인해가 되어 고향에 돌아갔지만, 농촌은 코로나-19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대부분의 농촌 마을에서 단 한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2003년 사스SARS사태가 발생했을 때, 마침 우리 그룹은 농촌에서 향촌학교를 운영하고 있었기에 상황을 분석해볼 기회가 있었다. 농촌 마을의 생산 역량은 아직 파괴되지 않았고, 완전한 단절, 봉쇄 속에서도 자급자족, 자립생존이 가능하다. 이는 바꿔 말하면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맞서는 서구 지식인과 활동가들이 외치는 행동강령인 ‘로컬라이제이션’이 이미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 위기에 맞서는 중국 사회의 진정한 역량은, 여전히 외부에서 기인한 리스크를 저비용으로 차단할 수 있는, ‘로컬’ 향촌사회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향촌진흥정책, 생태문명건설 정책을 치열하게 살펴봐야 한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21세기의 발전전략을 다시 숙고해야 한다. 단지 거버넌스 능력뿐아니라 발전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화, 2020/06/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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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시아의 경제대국 일본에 근무 중이던 미국대사는 본국 국무부장관에게 다음의 노골적 전보를 보냈다. “일본을 완전히 끊어내진 말라. 이들에게 ‘경제적 운신의 폭’을 주지 않으면 무력으로 자체 경제제국을 세우려 할 것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역사적 경기불황과 싸우는 경제 국수주의에 사로잡혀 조셉 그루(Joseph Grew)대사가 1935년 일본에서 보내온 간청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몇 년 지나지 않아 미국은 대일 경제압박을 확대했고, 이는 통상금지령과 석유수출금지령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루 대사가 위의 전보를 보낸 날로부터 6년 후, 두 나라는 전면전에 나섰다.

오늘의 미국 정계는 또 다른 아시아 대국과의 경제적, 지정학적 갈등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1930년대에 그랬듯이 ‘경제-탈동조화’라는 주제가 대유행 중이다.

트럼프정부 내 강경파는 언제나 그랬듯이, 지난 20년간 친밀하게 지속된 양국의 경제관계를 끝내고, 중국의 공장과 기업의 투자에 대한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야 말로 끝이 안 보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결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사태가 경쟁국 중국과의 위험한 동행을 벗어나고 싶은 미국의 욕구를 자극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생각은 전부터 확고했다. 현재 미 의회와 행정부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두 나라를 떼어놓기 위해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출 금지, 중국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미국 기업의 강제 본국이전, 심지어는 WTO 탈퇴 등 여러 조치들을 강구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것이 되려 중국의 소위 경제 제국주의를 조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경제 관계만 위험에 빠진 게 아니다. 유럽 내에서도 중국과 최근 수십 년간 쌓아온 교역 및 투자 관계를 축소하고자 하는 논의가 늘고 있다 (물론 유럽은 영국의 EU탈퇴와 함께 이웃 유럽국가와의 관계도 축소하고 있기는 하다). 다른 나라들 역시 작금의 유례없는 경제통합이 너무 멀리 간 나머지,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불안감에 점차 빗장을 걸어 잠그려 한다.

이렇게 본격적인 탈동조화의 위협은 1914년 갑자기 터져 나온 제1차 세계전쟁에 버금 갈 역사적 단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당시 영국과 독일, 그리고 나중에는 미국까지, 서로 밀접하게 뒤얽힌 경제국들은 스스로 자기 파괴와 경제 제국주의의 포탄 속으로 몸을 던졌고, 이 행태는 이후 30년간 이어졌다. 이번 탈동조화는 전쟁이 아닌 포퓰리즘적 충동이 원인이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대유행이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계경제가 수십 년 간 쌓아온 공급망의 지혜와 미덕을 흔들어 대고 있다.

다른 나라들 역시 작금의 유례없는 경제 통합이 너무 멀리 간 나머지,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불안감에 점차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 ‘탈동조화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이다. 미-중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지난 목요일 Fox News인터뷰에서 “전면적 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고 말하며 근래 가장 신랄한 협박을 가했다. 이런 생각이 현실적으로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사실 상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그의 언급만으로 글로벌 경제에는 유례없는 충격파가 될 것이다.

실제 대다수 전문가와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이 한층 고조되면서 여러 다국적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함께 공급망을 미국에 가깝게 재조정할 것이라 내다봤다. 국내 정치상황이 꽤나 복잡한 미국 안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한 목소리로 중국과의 교역관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팬데믹의 여파가 빠르게 지나가고, 거기에11월 선거에서 트럼프와 그의 “미국 제일주의” 보호무역 어젠다가 재선에 실패한다면, 정치인들은 곧 세계 2대 경제대국들을 분리하는 것이 얼마나 까다로운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고, 중국과의 탈동조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사그라지기 시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미국채 1조 달러 이상을 보유한 2대 채권국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세계 경제의 구조가 바뀌면 비즈니스 모델의 해체부터 산업 전반의 개조까지 엄청난 파급효과가 뒤따를 것이다. 예측불허의 지정학적 결과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 40년간 촘촘한 글로벌경제 시스템 안에서 서방사회와 교역 및 투자 관계를 발전시키며 피라미에서 고래로 거듭났다. 이 고래를 해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근 동향을 보면 미-중 관계에 대한 그간의 가정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암시하는 증거가 충분하다. 기존의 미-중 관계는 1970년대 덩 샤오핑(Deng Xiaoping)이 지도부에 복귀해 중국의 40년 미래를 재시동한 당시 성립된 것이었다”. 전 호주 총리이자 유명 중국학 학자인 케빈 러드 (Kevin Rudd)가 Foreign Policy에 전한 말이다.

그는 핵무기 경쟁과 대리전으로 얼룩졌던 1차 냉전의 도돌이표까지는 아니더라도 냉전 1.5는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 “지금 그런 변곡점에 와 있다.”

이는 과거 냉전 시대와 같은 경쟁 구도의 재등장을 의미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자체 경제권 조성 이니셔티브인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에 푹 빠져 있다. 이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물론 일부 유럽 국가와의 경제 연결을 꾀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경쟁적으로 다음 경제 대변환을 이끌 기술 개발, 특히 휴대전화 기술 개발을 착착 진행 중이다.

현재 트럼프정부는 뜻을 모은 국가와 단체 그리고 기업을 잇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 Economic Prosperity Network)”논의를 시작했다. 그간 미국경제의 중국의존이 주요한 국가안보 취약성으로 지적된 바, 미국의 대중 경제의존도를 줄이고자 미국 기업이 중국 땅을 떠나 네트워크 구성원과 협력하도록 유도하는 목적도 있다. 예컨대 미국 제조기업이 중국을 떠나 미국 본토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베트남이나 인도 등 미국 친화적인 국가로 일자리를 옮길 수 있다.

미 국무부에서 경제 성장, 에너지, 환경 등을 전담하는 키스 크라크 (Keith Krach)차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자산보호가 핵심인데, 그 중에서도 공급망(supply-chain)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공급망은 워낙 복잡해 경우에 따라서는 10단계, 20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그 중 정말 중요한 영역과 방해물이 있는 영역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반응은 어떨까? 신(新)미국안보센터의 애슐리 펭(Ashley Feng)연구원의 말을 빌리면 중국은 발전된 기술을 직접 개발해 미국과 여타 서방기업에 대한 의존을 낮추자는 운동에 착수한 이래, 어찌보면 10년 이상을 자체적 탈동조화에 힘써온 셈이다. 실제로 다수의 중국 기업이 미국과의 불화 속에서도 무리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화웨이(Huawei)는 스마트폰 부품 때문에 미국기업에 의지했던 과거가 있으나, 이제는 미국 없이도 건재하다. 다만 이들이 스스로 혁신을 도모하고 기술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여전히 전세계 기업과 연구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므로, 중국은 서방사회와의 완전한 단절은 원치 않는다. 게다가 올해는 이미 팬데믹으로 경제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지난 1월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 준수에 매진하며 트럼프를 달래는 등, 일단 미국과의 경제적 긴장을 늦추기 위해 노력할 공산이 크다.

러드는 “코로나 이전에 이미 무역전쟁으로 다소 상처를 입은 경제가 코로나 위기로 큰 손실을 입게 됐다”면서 “아직은 중국이 홀로 설 만큼 강하지는 않아서 당장은 경제관계를 안정시키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탈동조화는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공급망을 고의적으로 해체한 후, 결국 다른 구성원들과 재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공급망은 세계화와 최근의 미-중 관계를 정의하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컨셉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건 중국의 과도한 달러 의존과 미국의 고급기술을 걱정한 1990년대 중국 정치인들이었다.

오랫동안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노동자의 희생을 발판 삼아 미국경제를 착취하여 부를 창출했으며, 경제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부분적 경제 탈동조화를 추구해왔다. 처음에는 높은 관세를 통해 중국제품의 미국수입을 줄였고, 나중에는 주요 분야에 대한 중국의 자본투자를 더욱 제한적으로 심사했다.

최근에는 잠재적 첨단기술의 중국수출에도 통제를 확대했으며, 이번 주에는 연방퇴직연금의 중국 주식투자를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중국이 보유하는 미국국채의 상환을 거부(defaulting)하는 방안이 언급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글로벌 공급망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반도체, 희토류원소, 또는 코로나 팬데믹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의약품과 개인보호장비 등 가리지 않고 탄력을 얻고 있다.

상윈의원(공화당, 미주리) 조쉬 하울리 (Josh Hawley)에 따르면 “이번 팬데믹은 우리가 메이드-인-차이나, 나아가 해외생산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특히 주요 분야가 중국제조업과 중국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 공급망의 귀환과 WTO탈퇴를 위한 입법활동에 매진 중으로 “최대한 많은 제조업이 다시 미국본토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팬데믹은 미국이 메이드-인-차이나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미국동맹국들도 미국을 뒤따르기 위해 길을 모색 중이다. 중국의 무역위협에 발끈한 호주는 중국 외 수출시장 및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유럽은 그 어느 때보다 친밀했던 중국과의 무역투자 협력을 재검토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일부 유럽국가는 항구에서 전력망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핵심인프라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크게 당황했다. 중국이 해당 국가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중국외교부는 일부 서구권에 저돌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코로나 대유행 중 네덜란드와 관계가 틀어지자 제재나 기타 강압 등 완곡한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많은 나라가 이들의 이런 저돌적 전술을 알아차리고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망가진 국가평판은 회복불가다.” 크라크 미 국무부 차관의 말이다.

독일 주류 언론사인 악셀 스프링거(Axel Springer)의 CEO 마티아스 되프너(Mathias Döpfner)는 최근 유럽의 상황을 바탕으로 “(중국이) 넘어서는 안될 선을 긋고”, 미국을 따라 대중 경제협력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고문에 “유럽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지키지 않으면, 천천히 중국 식민지가 되는 아프리카와 같은 운명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썼다.

이러한 동향은 정치를 초월한다. 즉, 트럼프 정부가 끝나도 탈동조화는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트럼프의 대항마로 떠오른 민주당의 조 바이든(Joe Biden)은 무역 및 외교정책의 중도파이지만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 지지자들을 포함, 그의 경제무역정책에 좌회전을 촉구하는 진보진영 포퓰리즘의 압박이 거세다. 이번 주 바이든은 자신의 최측근과 샌더스 지지자들을 한데 모은 민주당 단일 플랫폼을 구성하고자 “단일화” 공동 태스크포스를 발표했다. 샌더스는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회복과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 중국과의 전면적 무역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그 사이 공화당에서는 부통령 시절 바이든이 중국에 너무 너그러웠다고 공격하며 향후 논쟁을 대비한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이번 대선기간의 화두는 중국과 코로나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현재의 탈동조화 경쟁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상승한 중국 경제력의 결과이다. 트럼프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제조업 등 서방국가 내 주요 산업의 공백을 중국 탓이라 한다. 중국 국영 기업은 흔히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과 경쟁사 지적재산의 무단사용을 바탕으로 운영되기에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래 미국 및 기타 선진국과 불공정한 경쟁을 해왔다는 것이다.

하버드 케네디스쿨(Harvard University’s Kennedy School) 대니 로드릭(Dani Rodrik)국제정치학 교수에 따르면, “과거에는 중국이 언젠가 경제 운용방식을 바꿔 미국과 유럽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에기존 상황을 지속할 수 없었다.” 또한 “그 가정은 처음부터 인정하기 어려웠고, 틀렸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우려가 타당하다”면서,“ 중국이 자국정책을 지키고 싶듯이 우리도 우리의 노동시장과 혁신 그리고 기술을 적절히 지키고 싶은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WTO 가입을 선진국과 중국 간 경제 관계의 원죄로 지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는 주장을 견지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이 이미 미국 시장 안에 진입한 상황이었음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이 포기한 건 없다. WTO 가입을 위해 양보를 한 건 중국이다.” 중국의 WTO 가입 당시 조지 W. 부시 (George W. Bush) 정부 통상대표를 맡은 로버트 졸릭(Robert Zoellick)의 주장이다.

그는 “국제협력이 실패했다는 생각이 하나의 주제, 새로운 통념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런 가정은 모두 오해”라면서 “핵 확산, 글로벌 금융위기, 환경, 안보 등 국제 협력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 경우도 아주 많다”고 말한다.

“국제협력이 실패했다는 생각이 하나의 주제, 새로운 통념이 되어버렸지만, 그건 모두 오해다.”

이런 주장이 중국의 자유 무역이 결국 미국의 발목을 잡았다는 트럼프의 오랜 믿음에 닿을 리 없다. 그는 2017년 대통령 당선 이전,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이런 생각을 고수했다. 실제 2015년 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너무 엮여 있기 때문에 중국이 잘못되면 우리도 무너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은 문제가 많으니, 나라면 지금 중국과 결별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겠다.”

이미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득이 될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이 만연한 와중에,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중국과의 결별 욕구를 증폭시켰다. 중국은 그간 세계 여러 공급망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올해 초 세계경제가 멈추자 파급효과가 아시아, 유럽, 북미 전역에 퍼졌다.

현재 미국 통상대표를 역임 중인 로버트 라이츠시저(Robert Lighthizer)는 이번 주New York Times에서 미국 일자리의 해외이전은 “잘못된 실험”이었고, 이번 팬데믹으로 극명히 대조되는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팬데믹은 새로운 방식으로 트럼프 무역정책의 정당성을 보여준다. 핵심 약품과 의료기기, 개인보호장비 등의 원료를 외국에 너무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썼다.

그런데 전염병의 여파가 의료품에만 미친 것은 아니다. 자동차업계와 전자업계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공장들이 연초에 중국이 경제활동의 동면에 들어가면서 운영이 힘들어졌다.

베아타 자보르칙(Beata Javorcik)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성(province)을 하나 봉쇄했더니 갑자기 전세계 공장들에 재료공급이 막혔다”면서 그 결과 우리는 “얼마나 중국에 의지하고 있는 지와 글로벌 공급망에 대안이 없음을 자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과 발생을 은폐하려는 시진핑 (Xi Jinping) 주석의 시도는 미국이 그동안 너무 저들의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정치제도에 너그러웠던 것 아니냐는 중국혐오만 부채질할 뿐이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2대 경제대국 간의 결별을 가속화하기 위해 팬데믹 사태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와 국가안보 간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여 국가경제안보전략(Economic National Security Strategy)의 초안을 작성 중이었는데, 팬데믹 선언 이후 해당업무의 긴급성을 배가됐다. 이번 사태로 주요 인프라기술에서 필수의료장비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지정학적 라이벌과 상호 의존하고 있었음이 탄로났기 때문이다.

(계속)

출처: Foreign Policy, 2020년 5월 14일

키스 존슨 (Keith Johnson)로비 그레이머 (Robbie Gramer)

두 기자는 Foreign Policy에서 외교 및 국가 안보를 담당하고 있다

금, 2020/06/26-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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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팬데믹이 세계 경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기회를 주는 이유는 하나다. 미국과 그 외 대부분의 국가가 올해 상반기 경제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이는 충격적일지 언정, 백지에서 새로 시작할 절호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다트머스 대학교의 무역 역사와 정책 전문가인 더글라스 어윈(Douglas Irwin) 교수는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실업률이 낮을 때 세계 경제를 분리한다면 그 고통을 바로 느끼겠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상황이기 때문에 분리가 쉬워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런 인위적인 위축으로 과거로 돌아가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계화와 함께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글로벌 공급망이었다.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도 있었지만 제조회사에게는 저비용 고효율이, 거의 전세계 모든 곳의 소비자에게는 이득이 허락되었다.많은 기업이 단순한 글로벌 생산 원천이 아닌 세계 최대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투자를 지속했다. 중국 시장에 전기차를 대량공급 중인 테슬라(Tesla)의 상하이 공장을 보라.

각 정부는 근본적인 사업 논리를 뒤집기 위해 정책을 통해 특정분야 기업들이 제조설비를 이전하도록, 또는 투자자들이 중국투자를 재고하도록 독려하거나 강제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공장이전 강제의 일환으로 중국제 등 수입품의 관세를 인상하고자 국가안보 논의를 이용해왔다.앞으로는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등 정부가 민간 분야의 일부 생산 관련 결정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에도 손을 뻗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정부는 중국의 첨단기술 탈취를 막기 위해 중국자본의 미국기업 투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다.

다만 미 의회와 행정부는 여전히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할 때 정치와 평판에 미치는 위험, 중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은폐가 초래한 경제적 손실, 그리고 조금 구태의연하지만 애국심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깨닫고 기존의 사업 관행을 정비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 정부 당국자는 실제로 중국 철수를 위해 단기적인 재정적 충격은 감수할 의향이 있음을 표한 기업이 있었다고 밝혔다.다만 구체적인 이름 언급은 거절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얘기가 나오면 ‘절대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웃는다. 그런데 제조업은 획일적이지 않다.”

다른 기업들도 정부에 협조하는 모양새이다. 대형 반도체회사 인텔(Intel) 등은 정부와 민간부문 소비자를 위해 첨단제조시설을 미국에 다시 세우는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다. 이번 셧다운(shutdown) 기간 중 멕시코처럼 인접한 국가의 공급마저 중단되면서 다른 기업들도 생산활동을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자와 제조사,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은 중국과 다른 공급망 등 너무 많은 외부요인에 지쳤다.이제 직접 생산을 통제하고 싶어한다.” 조쉬 하울리 상원의원(미주리)의 말이다.

해당 정부는 단호하게 정책을 추진할 준비를 마쳤지만, 이들은 사실 허술한 문에 기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포퓰리즘이나 팬데믹 사태만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화 이면의 사업 논리를 재확립하고 있는 게 아니다. 2011년 일본 쓰나미와 말레이시아 홍수처럼 기후변화와 극단적 기상사태로 일회성 외부 충격처럼 보이지만 글로벌 생산을 뒤흔드는 사건의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자보르칙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팬데믹과 그 여파로 단순히 저렴한 게 아닌 견실한 공급망의 가치가 회복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신용평가기관과 주주가 기업을 평가할 때 앞으로는 회복력이 그 잣대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기업에게는 공급망을 변화시키는 것, 중복이 될지라도 지리적 다양성을 가지는 것이 강력한 보상이 될 것이다”라 전했다.

탈동조화의 첫 물결은 아마도 의료공급망에서 일어날 것이다. 이번 팬데믹 대응과정에서 마스크와 장갑은 물론 호흡기 조달조차 어려워 그 취약성을 드러냈다. 통신에서 반도체에 이르는 여러 첨단기술의 공급망 역시 안보를 이유로 재구성되고 있다. 하울리 의원처럼 탈동조화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현재의 트렌드가 더 넓은 제조분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

하울리 의원은 “전문가들은 제조업 얘기가 나오면 ‘절대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웃지만 제조업은 그렇게 획일적이지 않다.”면서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정밀 기기와 첨단기술 제조가 진행 중이다. 그런 기술이 필요한 제품은 거의 대부분 미국이 디자인하지만, 실제 그 기기와 완제품은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미국이 디자인과 생산을 모두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생산기지를 베트남 등 아시아국가나 미국으로 옮기기 시작했다.컨설팅회사 커니(Kearney)가 최근 발표한 제조업회귀지수(Reshoring Index)에 의하면 실제 점점 더 많은 제조회사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위험을 느끼면서 중국을 떠나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회복력과 공급망의 분산을 기준으로 기업평가를 시작하는 대형 투자자와 자산운용사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목전에 있는 듯한 이 탈동조화에는 비용이 따른다. 미국 등 고비용 국가로 생산을 이전하는 회사들은 최근 10여 년간 달성한 효율을 다소 잃을 것이다. 아무리 미국 정부가 수많은 인센티브와 경고를 쏟아내도 보호주의적 압력은 많은 산업에서 회사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괴로움에 발버둥치며 결국 중국을 떠나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산업도 있을 것이다.”

투자자에게 중국 경제 관련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플랫폼인 차이나 베이지-북(China Beige Book)의 쉐자드 H.카지(Shehzad H. Qazi)는“대체로 기업은 주가에 손상을 주는 요인이라면 놀라울 만큼 강한 저항력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비용측면에서 전혀 말이 안되기 때문에, 예컨대 나이키(Nike)가 생산기지 전체를 미국으로 옮겨서 모든 신발과 운동복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걸 가능하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세제혜택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다른 산업에 비해 탈동조화의 규모가 작은 일부 산업의 경우, 그 과정이 더 쉽거나 최소한 덜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탈동조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산업도 있을 것”이지만“괴로움에 발버둥치며 결국 중국을 떠나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산업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한 국가가 경제적 자급을 추구하면 이는 십중팔구 다른 국가들도 가담하여 향후 투자기회를 박탈하고 교역의 감소를 초래할 것이다.

전 미국 통상 대표 졸릭은 “1980년대 적시(just-in-time) 생산방식과 관련하여 얻은 교훈도 일부 수정될 것이며, 그게 자연스럽고 적절”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탈동조화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므로 우리는 어디서 그 대가를 치룰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모든 생산을 미국 내에서 처리하면 그 자체에도 대가가 있을 것이고, 무역장벽이 날로 높아지는 세상에서 고군분투해야 할 미국의 수출기업들에게도 대가가 있을 것이다.”

2018년 3월 23일 중국 주식은 개장과 동시에 폭락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수십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가능한 보복조치 목록을 작성한 직후였다.

대규모 탈동조화가 이리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세계가 지난 80여 년간 미국의 주도 하에 의도적으로 각국의 경제통합을 (약화가 아닌)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개방적, 상호연결 세계경제를 전후 사회의 주요 구성 요소로 삼았는데, 이는 미래의 글로벌 분쟁을 모면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세계2차대전이 끝나기도 전인 1944년에 브레턴우즈(Bretton Woods)체제가 탄생했고, 그 결과 WTO의 전신인 관세무역일반협정(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가 도입되어 경제적 상호의존을 평화와 연결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세계2차대전이 끝나고 몇 년 후에는 전쟁으로 얼룩진 유럽 대륙의 경제안보적 유대의 초석으로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의 창설이 뒤를 이었고, 이는 향후 유럽연합(EU) 결성의 근간이 되었다. 이후 수십 년간 일시적인 하락이나 퇴보가 있었을 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및WTO창설에서 EU회원국 간긴밀한 경제통합과 확대에 이르기까지 그 추세가 계속되었다.

전반적인 과정은 가장 최근 겪은 거대 탈동조화, 즉 격동의 세계1차대전에 대한 반작용 그 자체였다. 세계1차대전으로 첫번 째 세계화시대가 막을 내렸고, 이후의 10년은 대공황과 무역장벽, 자국경제주의, 세계화의 전면적 퇴보로 점철되었다.

그 결과로 국가 간 경제경쟁은 경제문제가 안보위협이 되는 제로섬, 근린궁핍화(beggar-thy-neighbor)경쟁으로 변질되었다. 원자재가 필요했던 일본은 만주를 점령했고, 이는 1930년대 그루 대사가 우려한 바 있는 “대동아공영권(Greater East Asia Co-Prosperity Sphere)”이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자원이 풍부한 동남아를 공격했고, 진주만에서는 선제공격을 강행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되었던 나치 독일은 독일팽창주의 개념인 레벤스라움(Lebensraum)의 경제적 동의어로 거대한 경제권이라는 뜻의 Großwirtschaftsraum의 창설을 꾀했고, 결국엔 힘으로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WTO에서는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의 경험에서 도출할 수 있는 주요 교훈은 국제적 정치협력과 항구적 평화는 근본적으로 국제경제협력에 의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교훈을 가장 잘 흡수한 나라가 미국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이 작금의 의도적 세계화 퇴보를 고민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하버드 경제학자 로드릭 교수는 “탈동조화의 파급력은 2008-2009 금융위기 이후 십여 년 간 완만하게 축소된 글로벌교역과 글로벌공급망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한다. “포지티브-섬보다는 중상(重商)주의와 제로-섬에 가까운 무역 접근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로드릭 교수는 중국과 관련하여 “탈동조화 논의 시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은 경제를 채찍으로 활용하여 경제관계를 지정학적 경쟁의 인질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 누렸던 세계화는 없어질 것이다. 세계화를 뒤집기 위해 어디 수준까지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다면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탈동조화가 가속화될수록 세계는 다시 1930년대에 가까워진다는 의미인가?

다트머스의 어윈 교수는 “미국에는 실제 그런 지경까지 가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는 반면, 좀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나라들도 있다”는 입장이다. “특정 국가가 탈동조화의 길을 걷게 되면 이들은 다른 나라들에게도 탈동조화에 동참하고, 개방과 통합이 주는 이익을 일부 포기하도록 강요할 것이다. 그러면 상황이 급변할수 있고, 이는 정히 1930년대와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하면 이러한 역사의 되풀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세계화, 무역, 역외투자 등이 대공황 당시보다 훨씬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반론을 제기하자면 오늘날에는 경제의 통합정도가 높으므로 호주와 캐나다, EU는 미국이 원하는 만큼 탈동조화에 따라주지 않거나, 미국처럼 본격적으로 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 결과도 어둠의 골짜기에 또다시 빠지는 것이 아닌, 통합의 축소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과거에 누렸던 세계화는 없어질 것이다. 세계화를 뒤집기 위해 어느 수준까지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졸릭 전 통상대표는 공급망의 재조정, 수출 통제, 무역금융 제한, 전통적 보호주의의 부활 등 이번 팬데믹과 국가봉쇄가 야기한 효과를 언급했다.

“이들 현상이 결국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확신할 수 없지만, 방향이 분명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다고 1930년대로 돌아간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팬데믹 리스크로 기존의 경제침체가 악화되어 경제자급주의로 간다면, 정말 끔찍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면서 “매사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당부했다.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을 이용해 경제적 탈동조화를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 앞으로의 미-중 관계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은 이미 중국과의 전략적 제휴 카드를 버렸고, 공공연히 중국을 주요 지정학적 라이벌로 취급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팬데믹을 대만에 대한 압박증대의 기회로 삼았다. 이들은 대만을 반란에 의해 떨어진 영토로 여긴다. 연간 6천5백억 달러 이상의 상호 교역, 수백억 달러 이상의 투자,중국이 보유 중인 조 단위 미국 국채 등으로 결속된 미국과 중국의 경제관계를 약화시킬수록 양국 간 대립은 극도로 악화될 것이다.

러드 전前호주 총리는 “현재 우리는 경제 탈동조화의 시작과 함께 미-중간 경제적 완충재의 상실을 보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이 완충재를 통해 냉전시대 미국-소련 관계와는 차별성이 있었다”고 말한다.

“또 다른 팬데믹이나 기후 문제, 금융 문제, 이란 또는 북한 문제가 터졌을 때, 중국과 협력관계가 없다면 얼마나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중국과 관계가 틀어지면 날로 적대성과 공격성을 띄는 중국 외교정책의 완화는 고사하고,미국이 수년간 중국을 상대로 추진해온 개혁 관철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졸릭 전 통상대표는 “경제협력의 쇠퇴가 마찰 증가로 이어질 것이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면서 “탈동조화가 중국이 파괴적 행동을 멈추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탈동조화 이전에 미국이 밀어붙였을 기준에 신경을 끄게 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즉,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중국에 글로벌체제의 “책임감 있는 당사자”가 되도록 호소를 해놓고,실제로 졸릭 전 통상대표가 국무부 차관의 자격으로 지난2005년 발표한 연설처럼 일부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결국 미국은 패배를 인정하게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세계최대 인구, 제2의 경제대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의 관계를 포기하는 것은 글로벌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이해관계를 전반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또다른 팬데믹이나 기후 문제, 금융 문제, 이란 또는 북한 문제가 터졌을 때, 중국과 협력관계가 없다면 얼마나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중국 인민대표대회 위원들이 2018년 3월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인민대표대회 폐회식에서 시진핑중국 주석의 연설을 듣고 있다. 중국 정책입안자들의 연례회의인 인민대표회의는시 주석의 국수주의적 연설로 막을 내린다. 시 주석은 해당 연설을 통해 세계속에서 국가의 위상을 찾겠다는 중국의 결의를 당당히 표현했다.

그리고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등 트럼프 정부의 다른 외교정책 과제와는 달리, 중국과의 갈등 문제는 내년에 민주당이 백악관 주인이 된다 한들 크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닉슨(Richard Nixon) 시대에 처음 중국비밀 방문의 문을 연 후, 전략적 제휴는 실질적으로 후속 정부들의 길잡이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과거 오바마 정부에 속했던 이들조차 이에 대한 사망선고를 내렸다. 사상최대 실업률과 경제침체로 그 누구도, 특히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실시되는 바이든(Biden)도 중국에 호락호락하지 않을 태세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 개혁에서 외국인 투자 통제, 중국 수입품에 대한 유지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펼치는 다수의 경제정책은 펜 한번 굴려 번복하기엔 정치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신미국안보센터 의 펭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당을 초월해 중국에 더욱 강경하게 맞서야 한다는 강경화법이 진행 중이고, 이번 팬데믹 사태는 기름을 부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이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한 세계화의 한 축, 즉 글로벌공급망과 무역을 줄이겠다는 건 아무리 잘 말해봐야 불완전한 해결책이며, 다른 문제들을 악화시킬 것이다. 졸릭 전 통상대표는 오늘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경제적 탈동조화를 택하는 것은 미래의 또 다른 골칫거리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화의 관성으로, 한 지역의 시스템을 방해하려 든다면 그것이 팬데믹이든 이민이든,그 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무역체제를 망가뜨리면 개발도상국의 성장 기회도 죽이게 된다. 저성장은 더 많은 이민으로 이어진다. 이민이 늘어나면 선진국의 정치적 긴장은 더 높아진다. 그는 현 상황을 두고 “풍선을 쥐어짜는 셈”이라고 말했다.

출처: Foreign Policy, 2020년 5월 14일

키스 존슨 (Keith Johnson)로비 그레이머 (Robbie Gramer)

키스 존슨(Keith Johnson)은 Foreign Policy에서 선임기고가로 활동 중이고, 로비 그레이머(Robbie Gramer)는Foreign Policy의 외교 및 국가 안보 기자이다

금, 2020/06/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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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합중국은 코로나 팬테믹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봉쇄정책과 인종차별의 폭력이 발생하면서 합법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의 살해, 그리고 확인되지 않은 몇 건의 경찰에 의한 흑인사망 사건이 즉각적인 시민들의 항의시위를 불러왔으며, 일련의 사태는 지속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의 확산방지를 위한 봉쇄가 일상화되는 것을 거부하는 운동이 집단화의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경찰의 인종차별적 조치에 저항하는 시위가 광범한 지지를 받으면서 겉잡을 수 없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이라는 국가의 합법성에 대한 위기는 여러 상황적 조건과 얽혀 있다. 이제 수백 수천만의 미국인들은 실직을 당해도 자신이 당하는 고통에 대하여 스스로를 탓하지도 않고 이웃과 하나님을 탓하지 않을지 모른다. 반면에 이들은 1930년대와 1960년대에 분노가 저항과 폭동으로 표출되었듯이, 이를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볼지 모른다. 그 동안 익숙했던 일상적 과소비의 습관이 중단된 현재의 상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아야 한다. 더구나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어려움에 처해지고 대중이 열광하던 스포츠가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 (스트레스에 쌓인) 일반시민들에게 자신이 처한 세상을 비관적으로 판단하게 만들지 모른다.

그간 미국의 정치질서는 단지 강압에만 기초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강압과 더불어 선거를 통해 합의를 용이하게 만들어가는 기제들로 이루어져 왔으며, 이러한 과정들로 인해 국가전복이 가능하지 않도록 작동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많은 영역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면서 권위에 대한 합법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이라는 합중국은 군조직, 경찰, 법원, 정치와 행정시스템 등 기구들을 갖추고 있는데 이중에 시민들은 경찰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행정부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했다. 경찰력은 군대와 마찬가지로 정부에게 반드시 필요한 (강제력의) 무기이다. 인종과 계급 그리고 젠더 위에 군림하는 지배구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정치질서를 유지하고 방어하는 임무를 지닌다.

현재 일어나고 있듯이, 권위에 대한 합법적인 동의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에, 정부는 국가의 강화된 강제력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국가강제력은 평시에도 결코 방관의 휴식상태에 있지 않다). 이것이 조지 플로이드 살해에 대한 항의시위를 진압하기 위해서 무장경찰과 국가수비대가 동원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군대조직이 대기한 이유이다.

미국이라는 국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억압기구로써 물리적 폭력에 의존하고 있다.

소위 미국의 위대함에는 인종차별이 필수적이었다. 트럼프가 외치는 ‘위대함’속에 인종차별이 내재되어 있으나, 경제적인 성공이라는 구호 속에 묻혀 있었다. 논쟁의 여지는 있겠지만, 건국의 시절부터 미국의 인종차별은 국가가 후견하는 정책이었고, 그동안 북아메리카의 원주민 학살과 노예제도 그리고 실제적인 인종분리를 진행하여 왔다. 역사를 통해 멕시코 땅을 남서부에 합병시켰고, 쿠바와 필리핀 푸에토리코, 하와이, 괌, 알래스카의 침략 및 정복을 진행하여 왔으며, 이 과정에서 물리적 폭력을 자행하고 종종 잔인한 학살(carnage)의 트라우마를 남겼다.

물리력은 침략과 억압 그리고 폭동에 항상 개입하지는 않지만, 폭력은 억압받는 사회와 지역의 높은 실업률, 가난, 경찰의 잔악함 그리고 감금 등 동반한다. 동시에 폭력의 결과는 개인과 사회의 파괴라는 현상으로 발전하는데, 자살과 심한 음주, 마약복용 등으로 표출된다. 이것이 자본주의가 갖는 제국주의적 성격의 한 측면이며, 자본주의가 정착되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피와 먼지를 쏟아 붓게 된다’고 마르크스가 논평한 배경이기도 한다.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외국에서 자원을 약탈하고 시장을 장악하고 지배하기 위해서 군사력에 의존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저임수준에서 일을 해야 하는 숙달된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소수의 혜택을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비참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체제를 정당화시키는 이념과 상응하는 물리력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Chris Parenti(1999)에 의하면, 어쩔 수 없는 모순이 자본주의 심장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으며, 산업예비군을 유지하기 위해 가난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빈민들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위협을 받게 된다. 이런 배경으로 발생하는 모순을 관리하기 위하여 경찰과 감옥 그리고 범죄처벌법 등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1960년대에 항의시위와 폭동이 폭발한 결과로 경찰에 이들 새로운 범죄를 다루는 부서가 팽창하고, 1979년대 중반에 이르러 투옥의 비중이 절정에 이르게 된다. ‘마약과 전쟁’정책을 입안한 Glenn Tonry는 이 정책의 시행으로 미국도시들의 주변(소수인)지역에 집중되면서 많은 흑인들과 라틴계 인종들이 투옥되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금지지역(ghetto)이 설정되고 마약의 전쟁은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수행되면서 이 제도는 폐쇄와 폭력이라는 수단을 사용하여 해당 인구들을 부정직하고 위험하며, 격리와 감시대상으로 만들었다.

Pamala Oliver에 의하며, 2004년에 일어난 흑인파워운동에 대해 흑인남성들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대규모의 투옥을 강제 도입하였으며, 억압받는 사람들이 상황에 저항하는 것뿐만 아니라 혁명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는 이들을 ‘위험인물’이라는 범죄의 이름으로 억압했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대부분의 경우, 기업독점국가의 형태로) 사적소유권과 이익 그리고 경쟁에 기초하고 있다. 창출되는 부는 사회가 공유하지 않는다. 단지 소수가 소유하며 보상과 명예가 집중되는 상황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념이 필요하다.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노동을 통해서 발생하며 토지와 자원을 이용해서 발생하는 것이 분명하지 않는가?

경찰의 효시는 1829년에 영국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당시 영국정부는 산업자본주의의 새로운 경제질서를 지원하고 정치적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제력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따라서 경찰의 역할은 애초부터 부유한 유산계층을 폭도들로부터 보호하고 자본주의가 야기하는 무질서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동시에 당시 아일랜드를 식민지로 점령하면서 발생하는 폭동과 정치적 반란을 혁신적으로 제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였다.

Alex S Vitale는 미국의 경찰은 본질적으로 인종과 계급의 불평등을 통제하는 것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자들을 억압하고 흑인과 황색인종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경찰의 핵심적 역할이라는 것이다 사적재산권을 보호하고, 폭동을 진압하고, 파업 등 산업의 쟁위행위들을 억제하는 일이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노예제도와 필리핀의 식민지화를 지원하고, 텍사스 원주민을 억압하고 미국의 영토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텍사스 원주민을 억압하고 무력화시켜 왔다.

현재 미국경찰력의 목표는 자동화와 탈산업화 및 탈규제화 등으로 빈민층과 소수인종의 집단에서 발생하는 노동의 잉여인구를 관리하는 것이다. Parenti가 지적하였듯이, ‘마약과의 전쟁’은 바로 이러한 정책 목표를 가장한 트로이의 목마였다.

경찰조직과 국가강제력은 항상 정치적 중립이라는 문제를 야기하여 왔다. Charles Tilly의 연구는 강제력과 합법성의 변증적 관계를 잘 보여준다. 그는 사회계약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국가의 성격이 무엇이던 간에, 국가는 가능한 모든 것을 조직하고 폭력을 독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민간적인 단체들과 비교하여 공식적인 기구들과 협력을 도모하며 적용대상인 시민들의 광범한 동의 하에 보다 효과적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광범위하게 폭력을 조직하는 과정을 통하여 국가의 합법성이 획득된다고 설명한다.

Stephanie Kent 와 David Jacobs는 가장 권위적인 정치인이 이를 독점한다 하더라도 강제력만으로는 사회가 유지될 없으며, 다른 수단들과 결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연구를 보면, 경찰력이 갑자기 시위 등 진압 과정에서 무기력해지고 대응을 못하는 경우들을 열거하면서, 빈민들이 더 이상 불평등을 수용하지 않고 부의 재분배를 요구한 여러 사례들을 증거하고 있다. 때때로 저항하는 시위대는 설정된 금지선을 넘어서 행동하는데, 이는 폭력에 항거하여 즉흥적으로 진행되곤 한다.

다시 말하면, 시위자는 자신의 뜻에 따라서 금지선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구타를 당하거나 타의로 저지당하면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질서의 확립과 유지를 위해서는 핵심적인 요소가 강제력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민주사회에서 보듯이 자원의 분배가 불평등하여 소수만이 실제적 자유와 권리 그리고 안전을 누린다면, 해당사회는 불안정하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유색인종이 범죄를 다루는 것이 법질서의 목표가 되었고, 이에 따라 비대칭적인 처벌을 받으면서 이들 개인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불평등한 관계는 12백만의 경찰 및 군대조직에 의해 유지되고 있으며, 수십 수백 억불의 예산이 이러한 강제력의 기구에 투입되고 있는데, 경찰조직에서 시작하여, 교도관, 국가수비대 그리고 일부 군대조직에 이른다. 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미국이라는 국가를 유지하고 세계 속에서 헤게모니를 행사하는 국내외 정책을 받쳐주는 기능을 한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데 미국 국내에만 7백만 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세계의 경찰력을 유지하는 목적으로 형편없는 조건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해외에 배치되어 있다.

현재 미국인구의 12%가 흑인이며 15%가 라틴계이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이들 2개 그룹에서 구속 수감된 사람들의 60%를 차지한다. 2012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수감된 흑인 숫자는 2,841 명이고 라틴계는 1,158 명에 달하는 반면에 백인의 경우에는 463 명이다. 이렇듯 인종별로 편차를 보이는 수치는 범죄를 다루는 법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수감자 수치는 산업화된 국가군에서 가장 높으며, 인종별로 분류하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다중(mass) 수감 상태는 사회의 주변층에 대한 봉쇄를 의미하며, 흑인과 유색인 그리고 원주민과 빈민층에게 비대칭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사회적 특권과 부유함과는 담을 쌓고 있는 이들 그룹은 동시에 정치적 질서를 가장 위협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인종적 접근을 통해 분석해보면 왜 소수인종들이 범죄를 야기하는지 잘 설명해 준다.

경찰력의 집행이 빈민과 소수인종의 집단에 편중되면서, 이들이 다수인 일부 주 단위에서 시민들의 요구에 응하지 못하고 권리를 보호하지 못하면, 범죄는 국가를 무시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이들의 시위는 주정부의 합법적인 권위를 붕괴시키고 항거와 폭동과 조건을 형성한다.

조지 플로이드의 살해에 대한 전국적인 시위가 폭발하면서, 그동안 경찰에 의해서 살해된 알려지지 않은 많은 흑인들의 죽임에 대해서도 분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것 역시 비상식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죽임이었고 이에 대해 경찰은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법집행의 일방강행은 흑인, 라틴계, 원주민 그리고 빈민사회를 격분하게 하고 있다.

이제 문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게 되었다. 매일 항의와 폭동이 일어나면서, 그동안 비무장의 흑인과 시민들을 반복적으로 살해한 경찰에 대하여 모든 시민들이 주목을 한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의하며 경찰에 의해 사살 또는 죽임을 당한 시민의 상당수가 백인이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흑인들은 비대칭적으로 사살당하였다. 흑인의 인구 비중이 13%에 불과한데, 경찰에 의해 살해당한 수치는 백인의 두 배에 해당한다. 라틴계에도 같은 경우가 적용되며, 미국에서 경찰에 의해 살해당하는 수치 역시 산업국가군에서 압도적으로 높다.

살해의 배경은 비무장 상태와 무장상태, 범죄가 확인된 사례와 단지 혐의를 받고 있던 경우, 그리고 인종적 차별 등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일치하는 것은 법집행 과정의 살해가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에 핸드폰의 카메라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강제로 수색을 당하지 않았으면, 시민들은 경찰의 요구에 순응하였을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상대가 흑인이거나 유색인종인 경우, 경찰이 더욱 무자비하게 취급했으며, 이런 행동이 일부 예외적인 경찰과 소수의 조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국가의 권위가 위기에 봉착하면서 기존의 주류 매체들은 흑인들의 항의가 제한된 지역에서만 일어난 것으로 묵살할 수 없게 되었다. BLM(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운동이 성공하게 된 배경에는 운동을 조직한 중심에 흑인들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이 함께 결합한 것이다. 경찰의 잔혹함을 경험한 흑인들과 유색 사회의 자연발생적인 항거와 폭동이 BLM운동을 계기로 하여 이러한 부정의不正義한 행동들이 미국전역과 국제사회에 알려지게 되었다.

다문화의 다양한 지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유명인사들과 스포츠 선수들까지 응원을 보냈다. 갑자기 모든 시민들이 인종차별의 반대운동을 벌리고 있다. 동시에 이번 사건이 기회주의적인 양대 정당의 독점적인 정치시스템, 그리고 잘못된(거대기업이 소유한) 대중매체를 손볼 계기라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게 되었다.

반면에 양당의 정치지도자들과 대중매체의 기업들이 그들에 의해 반쯤 불신을 당해온 정치질서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정치인들과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새로운 앵커들은 조지 플로이드의 살해를 비난하는 동안에도 미국의 현재라는 현상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이들은 논쟁의 초점을 경찰력 행사과정에 대한 훈련, 책임의 당사자에 대한 기소와 해고, 인종문제에 대한 교육, 그리고 현재의 분노를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해소하는 등으로 유도한다. 불행하게도 이들은 극심한 불평등의 미국사회에서 경찰이 수행해야 하는 근본적인 역할과 임부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고 못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조지 플로이드의 살해에 따른 분노를 폭력적이며 불복종적이고 약탈과 방화라는 측면과 결합시키면서,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항거의 다양한 수단이 시민불복종과 파괴와 기업재산과 국기의 훼손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과 경찰이라는 조직이 문제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위자들을 도적, 테러리스트 또는 러시아나 Antifa(반파시즘)의 외부세력에 조종당하는 자들로 폄하하는 것은 ‘미국이 바로 문제 그 자체’라는 사실을 회피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수백 수천만 명의 시민들은 미국에 대한 신뢰를 포기하였고, 정치인 자신들만을 위해 지속되는 정치의 과정에서 소외를 당하고 있었다. 유명한 아나키스트가 다음과 같이 외친 것처럼 말이다 “선거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이는 불법적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오랜 관행인 착취적인 시스템이 더욱 급진화되었다. 실제로 2011년에 있었던 점령시위와 2013년에도 있었던 BLM운동 역시 정치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면서 발생하였던 것이다. 현재의 운동이 시민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상기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치 지도자들은 이들을 전혀 대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3년 Ferguson의 경찰살해 등 여러 사건들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더구나 양당 체제하에서 이러한 사건들은 정치적으로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합법성의 위기는 정치권이 경찰살해 사건에 무관심하면서도 당시 금융위기 당시 월가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대비하면서 발생한다. 현재 COVID-19 상황에서도 양대 정당들은 기업구제에 우선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양대 정당들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입안되었던 폭력범죄 법안 등 범죄에 대한 가혹한 입법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법안들은 일부 다중의 수감과 소수인종을 대상으로 하는 가혹한 법집행의 조항을 담고 있었다. 양대 정당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빈민층과 일반시민들에게 경제적 고통과 불안정을 야기시킨 책임을 지고 있다.  이들은 클린턴 시절 사회안전망을 악화시키는 데도 공조하였다.

또한 오바마 시절에는 월가 구제에 온갖 정성을 다 쏟으면서도, 일반건강보험의 도입 대신에 부담자원칙의 건강보험을 채택하였고, 2014년에는 푸드뱅크의 예산을 삭감하는 Farm 법안을 도입하였다.

양대 정당은 미국의 잘못된 현상을 유지시키는 양측의 날개일 뿐이다. Glen Ford는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비록 백악관에 흑인이 주인으로 들어갔어도 인종차별적 자본제 국가는 흔들림없이 지속되었다고 지적하며, 마치 인종차별의 시대가 지나간 것처럼 각색하는 동안에, 기업의 파워는 강화되었고 제국주의적 아젠다는 계속되었다고 비판한다.

1960년대에는 다양한 국가정책이 도입되어, 도시에서 폭동이 줄어들고 정치적 지위와 시장직 등에 유색인들이 참여하고 선출될 수 있는 입법조치가 이루어 졌지만, 이는 사회심리적인 것인 환상에 불과한 것이었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자본제국주의라는 성격을 변화시키지 않고, 형식적인 조직 개혁에만 안주하면서 현재의 정치적 질서를 고집하는 한 경찰조직의 성격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이번에 겪는 합법성의 위기는 행정부를 포함한 양대 정당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으며, 경찰력은 단지 문제가 많은 국가의 유지 수단이라고 지적하는 것이 옳다. 현재 길거리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항의와 지속적인 시위들이 이를 입증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경찰조직의 책임자로부터 시위현장병력까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침묵의 푸른 선 밖에 숨어 있는 진실로, 시민들을 경찰과 대치하게 만드는 것은 푸른 저지선과 경찰을 대치하는 시민들의 태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가 지니고 있는 불평등과 불의不義인 것이다.

출처 : Global Research on 2020-06-11.

Vince Montes

사회학 교수이자 의사. 뉴멕시코 대학에서 의학과 사회학을 전공하였고 워싱턴대학 등에서 연구생활을 하였다

수, 2020/07/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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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에 시작된 미중 간의 통상전쟁을 중단하고자, 1단계 경제 및 통상에 대한 합의가 지난 2020년 1월 15일에 체결되었다. 미국이 추가적인 관세의 인상을 보류하는 대신,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수입량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약속했다. 싸움은 일시 중단되었지만 수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품에 가하는 추가적인 관세를 완전히 철폐할 것이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래에 있을 협상에 거래할 게임의 칩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기의 협정에서 약속하였듯이, 미국의 고관세 정책과 중국의 수입확대는 무역불균형을 줄일 뿐만 아니라, COVID-19의 충격으로 영향을 받은 중국경제의 성장속도를 낮추는 압력으로 작동할 것이다.

그러나 협상 내용에는 ‘중국제조MadeinChina-2025’의 산업정책이나 중국공기업(SOE)의 지원에 대한 제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사실 이것들이 미국의 주요한 관심이었다. 이들 사항은 추가적인 협상과정의 주요의제에서 배제되었기에, ‘중국의 국가자본주의’ 기둥으로서 이들 주제가 향후 협상과정에서 추가적인 양보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채결된 협상내용이 2001년 WTO 가입 당시 취해졌던 경제개혁과 유사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여전히 희망하지만, 당시의 상황과는 확연하게 다른 점들이 존재한다.

WTO시스템은 다자간의 합의체제로 회원국들 간에 가장-선호하는-국가의 원칙(most-favored-nation principle)을 적용한다. 이와는 반대로 미중 간 통상합의 조치는 양자간에 이루어진 것으로 제3국에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의 WTO가입은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낮추어 자유통상을 촉진하는 것인 반면에, 양자간의 합의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수량적 확대를 위하여 관리적 통상조치를 담고 있다. 미국에 대해 유리한 조치는 가장-선호적-국가의 원칙을 위배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통상에서 기술이라는 주제로 확산되었다. 미국은 ‘화웨이’같은 중국의 첨단기술기업의 활동을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금지하고 있고 미국의 첨단기술기업을 중국이 매수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더구나 동맹국들에게 같은 조치를 강요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속도는 이미 인구의 노령화와 농촌노동력(農工)의 고갈로 늦추어 지고 있다. 성장속도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수입하지 못하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이 굴기를 지속하는 동안에는 미국이 이를 전략적 경쟁자로 견제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분명하게 중국의 포용정책에서 단절(decoupling)정책으로 전환하였고, 통상과 투자 기술과 인적 교류 등 흐름을 제한하면서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차단하였다.

이러한 전략은 즉시 효과를 나타내면서 미국과 교역대상 국가 순위가 2018년에는 1위였으나 2019년에는 3위로 내려 앉았다. 미국의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투자는 현저하게 줄어들어(금지되어) 중단상태에 이르렀다.

거대한 경제대국 간의 단절이라는 흐름은 현재 진행중인 COVID-19 팬데믹으로 더욱 격화될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염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미국은 단순히 소비재만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기계제품과 의료기자재 역시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여 미대통령의 경제고문인 Larry Kudlow는 미국기업이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정부재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4월30일 트럼프는 COVID-19가 우한에서 시작되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는 핑계로 관세를 높이겠다고 협박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단절은 세계경제를 양단으로 해체하여 지난 시기에 대공황을 초래한 블록화를 형성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샬 플랜을 실제적으로 설계한 Charles Kindleberger는 대공황은 미국이, 영국을 대체한 국제사회의 지도국가로서, 주요한 공공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금융시스템을 개방적으로 운용하지 못한 실패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한세기가 지난 후, 세계는 다시 ‘Kidlerberger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주도권의 전환시기에 국제사회를 이끌어 갈 지도력의 부재로 국제질서가 붕괴되고 혼란이 다시 야기될 조짐이다.

퇴조하는 패권국가인 미국은 외교정책를 고립주의로 퇴각시키고, 합의로 구축된 국제기구들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킨다. 팬데믹이 한창인 가운데 트럼프는 WHO가 중국편을 든다고 비난을 하면서 지원금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반면에 굴기하는 중국은 명목상(nominal) GDP기준으로 미국의 2/3수준으로, 미국이 떠난 국제사회의 공백을 채울만한 힘을 갖추지 못했다.

국제적 질서가 혼란한 상태에서 COVID-19가 발발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COVID-19의 위기와 ‘Kindleberger의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의 갈등을 협력으로 전환하고 특히 두 개의 거대 세력간에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출처 : East Asia Forum of ANU, 2020-05-05.

C H Kwan

노무라 증권의 자본시장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금, 2020/07/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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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팬데믹 상황은 모두의 협력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으며, 기존의 불평등과 부정의한 사회구조를 변혁할 일대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세계 10위 권의 경제규모에서 시간당 임금 1만원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여건과 상황의 문제가 아니고(핑계일 뿐), 경제개발 시대 이후 수탈에 의존해온 지난 수십 년간의 산업구조의 관행에 기인한 것이며 이를 돌파할 강력한 의지와 실천적 정책을 마련할 실력이 현정권에는 없는 탓이다. 최저임금의 이슈를 을과 을 간의 싸움으로 몰고 가는 것은 수구 집단들의 간계이며, 문재인 정부가 무능하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개혁정부의 모습이 아니다.


미국 전역에 있는 주요 도시와 주 단위에서 최저임금인상의 운동이 전개되자, 기업들은 정치권과 의회 그라고 사법적 투쟁을 통해 이를 저지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로비의 활동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들은 이제 자체적인 혁신작업 착수하기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기업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처지에 빠질 것이라’는 이들의 구호는 ‘최저임금인상이 코로나 위기가 노동자와 중산계층의 시민들에게 가하는 충격에 대응하는 정책을 무산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만큼이나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쾌쾌묵은 경제학 신조의 새로운 변형으로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줄고 기업의 매출도 감소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는 노동시장의 기본적인 성격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수요와 공급의 거래를 통해서 예측이 가능한 비용이라는 관성적인 요소(entities) 또는 단순한 대상이 아니다. 노동자들은 기업과 시장에 참여하여 변화를 만들어 내는 주체적인 행위자들이다.

노동자들은 일상적으로 경영상황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여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이며,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누구보다도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일터라는 공간을 떠나, 노동자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하여 다양한 상품들에 대해 자신의 수입을 어떻게 지출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노동에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의 수요가 상응하게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정책 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의 David Cooper 연구원은 이러한 논점을 다음과 같이 명확히 정리한다.

“점포의 임대로가 오르면 오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하여 상품의 가격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임대료를 인상한 소유주의 수입이 증가한다 해서 점포의 상품을 추가로 구매할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지역 내에 최저 임금이 인상되면, 해당기업은 자신의 상품가격을 인상할 것이지만, 점포의 주인은 지역경제에 임금이 많이 풀린 만큼 상품을 추가로 소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수십 년간의 연구결과는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해 주고 있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증권형태로 고도로 유동화 되어 있어서, 노동자들을 단기 수익을 위해 착취해야 하는 자산 정도로 취급하고자 한다.”

환경기준을 강화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듯이,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과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적정한 기준을 강제하여도 전체적인 경제의 흐름에는 영향이 없다, 일부 기업들은 문을 닫겠지만, 강제된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기업들이 활발하게 탄생한다.

새로운 기준을 따르는 기업들이 나타나는 것과 더불어,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른 몇 가지 추가적인 이점利點들이 존재한다. 적정생활을 보장하는 임금의 일자리는 향상된 업무의 성과를 가져오며, 노동자 자신들의 현재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을 가져다 준다. 이에 따라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며, 오히려 (노동에 대한) 감독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왜? 기업경영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임금인상 정책을 선택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 자연스레 발생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미국 자본주의 경우에는 극도로 증권으로 유동화 되어 있어서, 노동자들을 단기 수익을 위해 착취해야 하는 자산 정도로 취급하고자 한다. 이에 더하여 금융기관과 자본가들이 민주적인 일터를 기피하는 경우에 부채비중이 큰 기업에게는 임금인상 정책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편집자: 한국의 경우는 생산공급지로서 민주적 노동운동을 통제하는 법제와 행정조직과 더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종속적 거래관행, 직종과 규모 및 성별에 따른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수직적 빨대라는 사슬구조가 최저임금의 인상을 어렵게 한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위기를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최저임금의 인상이라는 입장을 방어하고자 한다면 이것이 가져다 줄 좋은 점(virtues)에 대하여 제대로 정리하여 멋지게 대응하여야 한다. 대선을 앞둔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서는 새로운 임금기준의 도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 추가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적정한 임금의 인상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지만 일부 게으른 소수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다 주는 일반적 이점들을 감안한다면 게으른 소수 집단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낮출 수 있다.

최저임금을 옹호하는 활동가들은 단지 자신들의 주장을 방어하는 영역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임금의 적정 수준을 조정하는 것에 과거의 정부들은 수년 간을 허비하여 왔다. 그렇게 세월을 허비하는 동안 발생하는 인플레 때문에 임금인상의 효과는 상쇄되어 왔다. 따라서 최저임금은 반드시 매년 적정생계비와 연동되어야 한다.

경제정책연구소는 다음 사항을 지적한다 “1960년 이후, 입법의원들은 수입의 실제가치를 평가해 왔다….. 2018년의 연방최저 임금 7.25달러는 2009년에 이를 처음 도입한 시점으로 평가하면 14.*%가 감소된 것이고 최저임금의 가치가 가장 높았던 1968년에 비교하면 28.6%가 깎인 것이다. 1968년의 최저임금의 가치는 2018년으로 환산하면, 10.15달러에 해당한다. (편집자: 만약에 1968-2018년의 지난 50년간 일인당 경제성장이 2배로 이루어 졌다면 2018년 기준 최저 임금은 50% 인상된 20.30 달러 이어야 합리적이다)

지구적으로 유행하는 팬데믹이 우리사회의 가장 가난한 계층을 공격하는 구실로 작동하여서는 안된다. 오히려 새로운 적정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은 전염병의 창궐에 대응하여 보다 나은 사회, 보다 평등한 사회를 향해가는 주요한 정책으로 역할을 하여야 한다.

출처 : CommonDreams.org on 2020-06-29.

John Buell

정치학 박사이며 아틀란타 대학에서 10년 간 강의를 맡고 있으면서 ‘10년 간의 진보-The progressive for 10 years’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주로 노동과 환경에 관한 글을 여러 곳에 기고하고 있다

월, 2020/07/0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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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난 일년 반 동안 연속적으로 세 번의 경제적 충격을 겪고 있다. 첫 번째 것은 미중 간의 통상전쟁으로 일본의 제조업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면서 경제성장 속도를 낮추었다. 이러한 충격은 소비세를 2019년 10월1일 기준으로 8%에서 10%로 인상하면서 소비수요의 축소라는 두번 째 요인에 의해 더욱 악화되었고, 세 번째 충격은 가장 악성적인 것으로 Covid-19에 의해 일본은 완전한 수렁( full-blown)을 뜻하는 불황에 진입했다.

올림픽을 주최하면서 외국관광객의 목표를 의욕적으로 40백만 명으로 설정하였고 낮은 이자율을 유지하여 전국적으로 도시개발을 진행하여 왔다. 외국의 투자가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과 REIT(부동산투지신탁)지수가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였고, 국내은행들도 부동산 영역과 REIT관련 부문에 대출을 늘려 왔다.

관광과 건설 그리고 부동산 개발 등 분야가, 상기에 언급하였듯이, 2019년 제조업에 불어 닥친 불황을 보상하는 과정에서 잠재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는데, 즉 경제성장이 건설과 부동산 개발과 외국인 관광에 과다하게 의존하게 된 것이다.

팬데믹이 발생하기 이전에도 올림픽이 끝나면, 경기가 위축되면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제기되었다. 대부분의 개발 프로젝트는 2020년 초에 완료되었고 과잉공급에 따라 부동산의 실제가격이 부풀려져 있었다. 이제 막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현안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2020년 2월에 접어 들면서 숙박업과 음식업 그리고 소매업 분야에서 파산이 발생하였다. REIT 지수는 상당하게 떨어졌고 경제와 사회 활동은 팬데믹의 긴급한 상황이 종결되는 6월이 지나야 재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회복의 속도는 여전히 느릴 것으로 전망하는데, 근거에는 COVID-19 봉쇄를 지속해야 한다는 일반여론과 더불어 감염테스트 능력의 한계가 존재한다.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파산이 늘어나고 은행대출은 악성부채로 전환될 전망이다.

일본의 경제규모는 지난 2분기 동안 축소를 거듭하여 왔는데 연율年率기준으로 지난 4/4분기에는 -7.3%이었고, 올해 1/4분기는 지난 분기 대비하여 -3.4%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2/4분기에는 -20%로 더욱 악화될 것이 예상된다.

제공하는 구제지원 금액은 대동소이한 반면에, 미국과 유럽에 비교하여 일본정부의 조치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어 왔다. 지난 4월초 정부는 명목 GDP대비 21%에 달하는 구제의 지원책을 발표하였다.

지원책은 세금유예와 사회안전망의 지원에 우선순위를 두고 대출수수료 인하와 은행대출에 대한 보증 등으로 이루어졌다.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기업의 임금지원이 지원책에 포함되었지만, 신청절차의 까다로움과 승인의 과정이 지연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신청을 기피하기도 하였다. GDP의 3% 정도가 기업과 개인에게 현금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되었지만,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게 추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애초에 대상 가구당 2800 달러를 현금으로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가구에 대한 자격심사의 까다로움으로 인하여 개인당 935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 조치하였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일본의회에서 관련법안의 통과가 지연되어 4월말에나 이루어졌다. 이번 위기를 통하여 공공서비스 즉 연금과 수당, 세금 및 복지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수적인 주민등록번호(ID)인증에 결함이 있는 것과 더불어 정부의 기능이 부적격한 것이 밝혀졌다.

일본중앙은행(BOJ)의 역할이 미국과 유업의 중앙은행에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다. 지난 5월 초, BOJ는 일반시중은행들에게 일시적인 유동성을 제공하였는데, 9월까지 지불(담보)요구를 늦춘다는 조건으로 최대 1년간(대부분은 3개월이었지만) 0% 금리를 적용하였다. 그러나 BOJ는 인하율의 기준치를 단지 10(10/100%)로 낮추었을 뿐, 이자수수료를 조정하지 않았다. 이에 반하여 유럽중앙은행은 일반은행에게 3년간의 유동성 대여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대폭적인 이자수수료도 제공하였다.

BOJ는 기업의 채권과 상업어음의 매집을 확대하였지만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이미 충분한 현금과 제예금을 확보하고 있고 비상적인 상황을 대비하여 추가로 채권과 어음을 발행한 상태이었다.

전체적인 기업들의 재무사정에 비해 상기의 매집 행위는 전체 GDP의 11% 수준으로 시장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 기업에 제공된 은행의 대출규모는 GDP 대비 60%에 달한다. 중앙은행은 EFT(지수연동펀드)를 구입하는 액수를 늘렸지만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며, 이는 가계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의 비중은 전체 금융자산의 10%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BOJ 제무표상 부채는 2020년 3월에 비해 겨우 5%정도가 늘어났다. 이러한 증가는 미국연방제도에게 차입을 통해 일반은행에 미국달러를 공급한 결과이었다. 물론 이것이 대형 은행이 외국환시장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돕기는 하겠지만, 국내의 수많은 중소규모 은행과 신용금고들과는 무관한 것이다.

지난 4월 말 BOJ는 다시 기업채권과 상업어음의 매수액수를 확대하였다. 이것으로 자격을 갖춘 대부업체와 금융회사들에게 일시적인 유동성을 부여하겠지만, 이런 조치는 COVID-19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에게 은행이 대출을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자, 중앙은행은 5월에 긴급회의를 개최하여 해당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적은 이자수수료만을 받는 신용을 확대하는 자금지원의 프로그램을 추가하였다.

물론 이러한 확대조치는 환영할만한 것이지만, 2013년 이래로 지속된 QE 정책 때문에, 더 이상의 통화운용에 한계가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BOJ가 주식시장에서 ETF(증권연동펀드)의 상당한 매입을 통해 이미 상당한 위험을 감수한 마당에 더 이상의 위험을 감당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다.

팬데믹은 일본정부와 BOJ의 역량을 시험하면서, 동시에 이들에게 경제의 지원에 필요한 만큼 혁신적이며 유연성을 지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 EAF in Sydney on 2020-06-15.

Sayuri Shirai

Keio 대학교 고수이자 일본중앙은행의 기획담당 전직 임원

화, 2020/07/0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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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하계국제올림픽 개최여부는 혼선과 귀환 이상의 대사건이다. 이미 일본에게는 1940년에 동경에서 개최하기로 예정되었던 올림픽이 전쟁으로 취소된 경험이 있다. 1896년 국제올림픽이 출범한 이래, 1916, 1940, 1944년 등 세 번의 취소 사례가 있었는데 모두 세계대전 때문이었다. 국제경기행사는 때때로 정치적인 보이콧과 테러 등으로 얼룩지기도 했지만, 팬데믹을 이유로 일단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4년에 올림픽이 동경에서 처음 개최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 있던 역사적 이벤트이었고, 이를 계기로 일본은 전후 국제적인 무대에 평화를 존중하고 기술적으로 앞서나간 나라의 모습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당시의 구호는 ‘행복한 올림픽-Happy Olympic’ 이었다.

2011년 세가지 재앙을 동시에 겪은 일본은 이번 2020 이벤트를 ‘돌아온(회복의) 올림픽-Recovery Olympic’이라고 명명했는데 이에 대한 속내는 복합적이다.

일본은 이러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하면서 한편으로 관광과 여행 스포츠와 교육 건강과 은퇴 등 영역에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1년에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다면, 명실공히 ‘Recovery Olympic’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그러나 성공 여부는 전세계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가운데 COVID-19의 대응에 대한 일본의 정치적 역량에 우선적으로 달려 있다.

팬데믹에 대한 판단지연과 공공보건보다 올림픽 유치를 우선했다는 일본의 정치적 판단에 대하여 국제적으로 광범한 비난이 일어났었다. 이런 배경으로 지난 3월24일 IOC(국제올림픽연맹)과 동경 조직위원회는 공동으로 행사의 연기를 선언하였다. 이런 와중에 최종적인 결정권을 쥐고 있던 일본이 마지막까지 연기를 거부하려고 했다는 점에 국제적 여론이 의구심을 던진 가운데, 참여 예정인 선수들과 경기연맹 그리고 각국의 올림픽조직위원회들이 영향을 미치면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이 이루어졌다.

이런 의구심은 올림픽 개최의 이해를 가지는 다수의 관계자들 사이에 복잡한 상황을 재조명하게 한다.

우선 IOC는 세계보건기구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개최국인 일본과 협력하여 결국 어려운 결정을 해냈다. 개최국가로서 행사를 준비해온 해당도시 그리고 관련 경기연맹과 조직들과 함께 일해온 지난 7년간의 노력을 뒤로 하고 일본과 IOC는 공동으로 2020년 이벤트의 진행 가부를 결정해야만 했다.

6월 23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9백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50만 명이 사망한 가운데, 경기를 연기한 것은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연기되었다는 것이 동경에 주는 신호는 (연기인지 축소인지 취소인지) 불분명해 보인다.

2021년에 행사를 치를 것인지 여부는 IOC-동경 간의 합동운영위원회가 관리하는데, 각자의 조직들은 나름대로 고유의 역할을 가진다. IOC팀은 “여기 우리가 간다-Here We go”라는 팀을, 동경은 “새로운 출발-New Lauch”라는 팀을 각자 구성하였다.

원래의 계획대로 진행했다면, 206개 국가들에서, 33개의 경기항목에 339개의 행사를 통하여 11만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7천 명의 수행단과 25천 명의 취재단, 8만 명의 자원종사자들 그리고 매일 90만 명의 관객으로 치렀을 것이었고, 전세계에서 10백만 명이 일본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일본인들은 총7.8백만 좌석표 중에 4.5백만 표를 이미 구매하였다. 국내에 43개의 경기시설들이 완비되었고, 수십 만의 숙박시설이 예약되어 있었다. 행사관련 조직들이 투자한 비용도 126-252억불에 달한다. 올림픽의 국제중계 수수료 역시 수십 억불에 이르는데 이는 IOC의 수입에 2/3에 해당한다. 한 예로 미국의 NBC사가 미국의 단독 중계권으로 14억불을 지불할 예정이었다.

행사의 연기로 발생하는 일본의 손실액은 27-58억불에 이르고, 만약 취소를 할 경우에는 액수가 415억불에 달할 것이다. 한편, 지난 몇 년 간, 일본을 찾는 외국관광객은 급격한 증가를 보였다. 2019년 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만 9백만을 헤아렸다.

COVOD-19의 충격은 일본에게 단순히 동경올림픽2020에 제한된 것이 아니다. 올림픽의 시설과 인프라에 이루어진 투자는 장기간에 걸쳐 회수될 것이며, 환경의 지속성을 위한 결정이라는 특징과 더불어, 1964년 동경올림픽 경험에서 보듯이 투자된 시설들은 지금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듯이, 행사 이후 시설운용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2021년에 행사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여부는 우선 국내적으로 COVID-19에 대한 일본의 대응력에 달려있다. 현재의 확진자(17,916명?)와 사망자 숫자(953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나, 정책결정권자들은 이에 대한 회의론과 비판을 씻어내야 하며, 향후 있을 수 있는 재차 유행의 발발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내야 한다.

또한 2021년 개최여부는 국제적으로 팬데믹이 관리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데, 특히 올림픽의 주요 참가국(big hitters)인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2016년 리오 올림픽에서 메달순위 10위권에 있던 국가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불행하게도 이들 대부분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심각하게 감염되어 있는 가운데, 이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 여부에 달려있다.

주요 국가들의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열리는 ‘축소올림픽’은 한마디로 인기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동경도지사인 Yuriko Koike는 일본정부와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축소된 경기-Simplified Games’를 검토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만약 일본이 2021년 7월까지 전염병을 통제하고 해외유입의 검역을 엄격히 해낸다면, 그나마 행사는 통제된 가운데 제한된 관중으로 치러낼 수 있을 것이다.

마침 2019년에 치른 세계 럭비월드컵 대회의 경험이 소중한데, 토너멘트가 한창 중에 불어 닥친 태풍에도 모든 경기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그러나 팬데믹의 경우에는 이와 달리 새로운 도전일 수 있다. ‘

ToKyo-2020’의 올림픽 행사가 취소가 되던 혹은 축소가 되던, 이는 향후 있을 국제적 대규모의 스포츠 행사들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좌표가 될 것이다. 연기될 ‘ToKyo-2020” 이후 수개월 뒤에 예정된 동계올림픽’Beijing-2022’와 다시 2년 뒤에 열릴 ‘Paris-2024’에 일본의 경험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처: EAF in Sydney on 2020-06-24.

Helen Macnaughtan

런던 SOAS대학교 부설 국제기업경영 및 일본연구소 소장

수, 2020/07/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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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북미에 이어 남미로, 이제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다.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으니 크게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멕시코는 물론이거니와 브라질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거침없이 퍼져가는 이 전염병보다 더 무서운 건 생존의 기회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분명한 현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는 빈곤하지 않다. 살인적인 사회적 불평등이 뿌리 깊은 똬리를 틀고 있는 곳일 뿐, 결코 ‘가난’ 한 대륙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풍부한 지하자원을 가진 덕분에 일찌감치 주변 강대국의 먹이사슬에 저항할 틈도 없이 예속되어 버린 탓에, 외국자본과 소수 매판 자본가 계급이 주축이 되어 형성한 ‘신식민지’가 지금의 라틴아메리카이다.

형식적인 정치적 독립은 중요하지 않다. 자본의 힘이라면 정치 권력쯤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저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지개혁이라도 할라치면 어김없이 쿠데타가 일어났고, 혹독한 독재자에게 저항하여 민중 정부라도 세우면 어김없이 외세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득세하는가 하면, 선거를 통해 집권한다 한들 기득권층인 자본가 계급의 맘에 들지 않으면 ‘우매한’ 대중이 선동에 이끌러 선택한 ‘합법적’이지 않은 정권이 된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20세기 내내 반복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는 여전히 진해 중이다. 유럽의 식민지로 시작해 미국의 ‘신’식민지로 전락한 이 대륙의 운명은 소위 자본주의 시스템이 무엇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여지없이 보여주는 곳이다. 이성과 합리가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라, 소수 독점자본의 이해를 보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회를 해체하여 개인 각자도생의 길만을 열어놓았으니,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외면당하는 수많은 라틴아메리카 국민의 설 자리는 벼랑 끝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전 세계가 전염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사회로 외면당한 이들에게 남은 것은 코로나19의 위험을 애써 외면하는 일일 것이다. 당장 생계를 해결하는 것이 막막한 사람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지켜야 할 수칙을 이야기한 들 공허한 소리일 뿐이다. 이를 개인의 문제나 책임으로 치부해 버리지 말자. 자신의 하루 일 노동이 나와 가족 생계의 전부가 되는 사람들에게 중산층의 경제적 여유와 안정을 갖춘 이들에게나 가능할 법한 전염병 대처나 위기 인식 등을 요구하는 것은 더욱 혹독하다. 그렇다. 현재 그들에게 하루의 생계보다 중요한 것은 없지 않은가.

멕시코, 페루, 칠레, 콜롬비아, 브라질 등 소위 라틴아메리카 대부분 국가의 비공식 경제부문은 거의 50%에 육박하고, 이는 구조적으로 국가와 사회시스템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에게 삶이란 사회적 공존의 영역이 아니라 원자화된 개인의 치열한 생존의 투쟁이다. 계층의 이동이라는 것은 존재한 적도 없다. 그렇게 차곡차곡 만들어진 라틴아메리카의 이른바 사회질서는 공고하다.

얼마 전 에콰도르 과야낄(Guayaquil)이라는 도시에서 코로나 감염 사망자들의 시신이 길거리에 방치되는 것이 국내에 보도되자, 많은 이들은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브라질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사망자를 매장하는 모습이 소개되기도 했다. 외신의 ‘선택’을 받은 극적인 장면들만 국내 포털을 통해 전달될 뿐이다. 미국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제1세계와 제3세계의 기층민중들의 운명은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 국가와 사회의 시스템이 어떻게 다수의 국민 혹은 사회의 구성원들을 소외시키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낼 수 있었는가이다. 현재 라틴아메리카 전역으로 확산되는 코로나19는 분명 ‘계급’에 따른 ‘선별적’ 감염이 두드러질 것이다. 유명인 몇몇이 감염되고 정치인들이 감염되었다고 해서, 이 전염병의 계급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첨단 기술을 갖춘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고 완치될 수 가능성이 있지만, 사회보장은커녕 의료보험도 없는 다수 기층민중에게는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테니까. 코로나19의 급습은 유럽은 물론 미국과 같은 자칭 제1세계가 구축한 체제가 양산한 사회의 배제시스템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지금, 멕시코에서는 코로나19 감염으로 병원을 찾으면 고통 없이 빨리 죽을 수 있도록 주사를 놓는다는 괴담에 가까운 이야기가 SNS와 Facebook을 통해 번지고 있는 모양이다. 이 같은 문제의 본질은 결국 그 소문의 진위보다는 평소 멕시코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과 공중보건 시스템의 부재가 낳은 불안과 공포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당뇨나 심장병과 같은 만성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질병의 70%에 이르지만, 현재 멕시코의 공공의료 시스템으로는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적다. 그렇다고 민영의료 시스템이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멕시코 전체 인구의 약 천 육백만 명이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정치와 시장경제가 정착했다고 알려진 칠레도 별반 다르지 않다. 1973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피노쳇 군부 정권은 일찌감치 미국 시카고 대학 출신의 경제관료들을 앞세워 가장 ‘모범적’인 신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 역내 가장 불평등한 민영 의료시스템을 구축했고, 가장 비싼 약값을 치러야 하는 국가이다. 참고로 최상위 1%가 전체 국부의 26.5%를 소유하고, 반면 취약계층의 50%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2.1%에 불과하다. 2019년 10월부터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구조적 원인인 셈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지금까지 구축되어 온 의료체계의 붕괴, 의료 민영화, 의료의 공공성 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비판,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병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방치되고 산소 호흡기가 부족했다는 사실보다 정작 문제의 본질은 과연 바이러스라는 공동의 적으로부터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가이다. 단순히 의료시스템만의 문제로만 좁혀서 다루어질 수 있을까. 국가 예산을 들여 병상을 확보하고 호흡기를 대량 구매하는 것이 위기를 대처하는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으려면 말이다. 얼마 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볼리비아의 과도기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장비 구매 과정에서 불거진 부패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지만달라진 것은 없다.

상점과 마트에 풍부하게 진열된 손소독제나 마스크는 그것을 구매할 수 있는 이들에게나 해당한다. 그리고, 여전히 라틴아메리카의 상당수 국민은 상점에 즐비하게 진열된 손 세정제를 사는 것이 부담스럽다. 반면, 쿠바에는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 돈만 있다면 흔하게 살 수 있는 잘 포장된 손 소독제 따위는 없다. 이 팬더믹으로 더욱 좁혀오는 경제봉쇄를 차치하더라도, 턱없는 물자 부족은 쿠바인들의 일상이 되었다. 이를 사회주의의 ‘저주’라고 속단하지 않기 바란다. 그 이면에는 반세기가 넘도록 미국의 경제봉쇄를 버텨온 저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니까.

쿠바에서 팬더믹이 시작되고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지역사회 중심으로 시작된 공동행동이다. 쿠바의 모든 의료진과 의대생들이 각 지역으로 파견되고, 노인과 감염 취약계층을 파악하는 특별전담의료진들도 구성이 된다. 이 같은 사회적 행동의 목적은 하나다. 코로나19의 급습으로부터 함께 생존할 수 있는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려는 사회의 빠른 대처였고, 소외 계층이 없도록 하려는 부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그래서 쿠바는 여전히 옳다. 적어도 코로나19의 급습을 받는 지금.

수, 2020/07/0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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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신 저작 “정치에서 도덕이 필요한가? Do Marals Matter?”을 위하여 1945년 이후 14명의 미국 대통령을 연구하는 동안에, 미국인들은 외교정책이 기본적으로 도덕적이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진정 의미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본 적(대가를 치른 적)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미국인들은 종종 자신들의 나라를 ‘예외적인 국가’로 여기면서, 민족적 단위가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자유에 기반한 사회의 개방적 사고와 방식으로서 자신들이 미국인이라는 것을 확인해 왔다. 그런데 현재의 대통령인 트럼프는 이러한 전통에서 벗어나고 있다.

물론 미국인들의 ‘예외주의’는 건국 시기부터 모순에 직면했다. 자유에 대한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건국 헌법에 노예제도의 원죄를 삽입함으로써 남과 북이 연합하는 타협을 이루었다.

동시에 미국인들간에 외교정책에 있어 자유를 해석하는 입장이 서로 다르다. 일부에게는 미국의 ‘예외주의’는 때때로 국제법규를 무시하며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다른 민족을 지배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반대로 어떤 이들에게는 ‘미국의 예외주의’란 자유진영에 노력을 고양하여 세계를 보다 자유롭고 평화롭게 만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외부 침략의 위협에서 각국의 자유를 방어하는 국제적 법규와 조직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취임연설에서 분명하게 ‘미국우선주의’를 선언하였다 “우리는 세계 다른 나라들과 함께 우정과 선의를 추구할 것이지만, 이는 각자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 모든 국가의 권리라는 것을 확인하는 바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미국의 방식을 타국에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타국에게 모범을 보이는 방식으로 추구해 갈 것이다.” 그는 요점을 잘 정리했다. 즉 미국은 스스로 모범을 세워서 다른 나라들에게 영향력을 증대한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 외교정책에는 개입과 성전수행(crusading)의 전통이 있다. 윌슨 대통령은 세계에 민주주의를 안전하게 구축하기 위해 외교를 추구했다. 케네디는 세계의 다원화에 미국이 기여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베트남에 1.6만 명의 군대를 투입하여 개입을 시작했고 그의 후임자인 존슨은 이를 56.5만 명으로 늘렸다. 같은 방식으로 조지 W. 부시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국가안보전략의 명분을 내세워 이라크에 대한 침략과 점령을 정당화하였다.

냉전이 종결된 이후에도 미국은 7번의 전쟁과 군사적 개입을 진행하였다. 그러면서도 레이건은 1982년의 연설을 통해 “총포로 건설된 제국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는 스스로 모순된 주장했다.

상기와 같은 모순을 기피하는 것이 트럼프가 선호하는 정책의 특징이 되었다. 그는 시리아에서 군대의 개입을 제한했으며, 오는 대선 당일까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를 희망한다.

미국은 두 개의 대양大洋과 상대적으로 약한 이웃들에게 둘러 쌓여 있으면서, 19세기 동안은 주로 서부개척에 집중하여 왔으며, 유럽이 중심이 되어 전개되는 국제적 분쟁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경제적으로 세계제일의 대국이 되었고 힘의 균형을 깨뜨리는 제1차 세계대전에 개입하게 되었다.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인들은 유럽의 분쟁에 개입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믿으면서 귀에는 거슬리는 표현이지만 전통적인 고립주의로 다시 돌아섰다. 그러나 다시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졌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후계자인 트루먼 등은 고립주의를 고수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대신 지도자들은 미국과 같은 거대한 국가는 ‘예외주의’라는 두 번째의 선택지가 있다는 것과 미국과 같은 거대한 경제대국이 국제적 공공선을 만드는데 앞장서지 않으면 누구도 이를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전후의 미국대통령들은 안보동맹, 다국적 기구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경제정책들을 수립했다. 70년이 지난 오늘 현재까지 미국정책의 기본이 되어온 ‘자유국제 질서’가, 중국 같은 새로운 강대국이 등장하고 민주주의 진영 내에 포플리즘이라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면서, 과연 타당한 것인지 회의가 생겨났다.

트럼프는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2016년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고, 1945년 이후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질서에 반대하고 이에 함께하는 동맹을 무시하는 입장을 취하여 대통령 직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적 이슈에 대한 시카고의 단체가 조사한 여론에 의하면, 미국인들의 2/3 이상이 대외지향적인 외교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민들의 주류는 군사적 개입을 반대하는 것이지 동맹들과 다자적 협력을 포기하라는 것은 아니다. 즉, 시민들의 여론은 1930대 식의 고립주의로 복귀하라는 것이 아닌 것이다.

핵심적인 질문은 미국인이 직면하고 있는 ‘예외주의’의 모순된 양면의 얼굴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지에 관한 것이다 – 무력개입이 없는 민주주의 확산과 국제적 기구들의 지원.

미국인들은 과연 군사적 개입과 성전을 수행하지 않고 민주주의의 가치와 인권을 확산시키는 것과 국제적 위협이 되고 있는 기후위기, 팬데믹, 사이버-공격, 테러리즘, 그리고 경제적 불안정 등을 대처하기 위한 국제적 규칙과 기구들을 만들어 가는 것을 동시에 해낼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트럼프의 미국은 2개의 전선 모두에서 실패하고 있다. COVID-19를 대처하는 싸움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핑계로 중국을 비난하고 WHO의 탈퇴를 거론하며 세계를 협박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많은 답변을 가지고 있겠지만, 특히 트럼프가 중국을 비난하는 이유를 다가오는 국내정치게임인 미국대선의 이슈로 악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팬데믹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향후 COVID-19를 넘어서는 새로운 전염병의 발발도 예상해야 한다. 더구나 미국과 중국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온실가스의 40%를 배출하는 책임을 갖고 있으며, 누구도 독자적으로 국가안보의 위협을 해결할 수 없는 처지이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으로서, 미국과 중국은 경쟁과 동시에 협력의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저주스런 운명이다. 미국으로서는 예외주의라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포용하면서 국제적인 공공선을 함께 만들어 가야하고 인권 등 주요한 가치를 옹호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대선을 치르기 전에 미국인들은 도덕이라는 가치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출처 : Project Syndicate, 2020.

Joseph S. Nye

하버드 대학의 석좌교수이자 소프트-파워의 개념을 도입한 저명한 학자이디. 최근 미국정치에 “정치에서 도덕이 필요한가? Do Moral Matter?’라는 저서를 출간하여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금, 2020/07/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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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코로나 팬데믹은 제2의 단계로 접어들면서, 많은 국가들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거리두기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거나 일부에서는 통제조차 거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일반적인 치료법이나 백신의 개발이 지연되면서, 정상 상태로 복귀하는 것은 현실보다는 희망사항으로 남아 있다. 더구나 좁은 범위이던 광역단위이던 또는 훨씬 확대된 대륙 또는 지구적 규모로 제2차 대유행이 발발할 위험이 존재한다.

첫번째 대유행으로 펜데믹이 지구를 덮친 현재, 정책결정권자와 의료관련 전문가들, 과학자들과 공공분야의 종사자들 모두 엄청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따라서 두번째의 대유행이 발발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긴 하지만, 첫번의 감염 때보다는 잘 대응해 나갈 것이다.

모든 경제활동을 중단시키고 사회전반을 격리시키는 대신,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온라인 업무와 영상회의 등을 활용하여 봉쇄대상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가 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대유행의 진행 정도에 따라, 심한 경우에는 해당지역 내지는 광역단위의 봉쇄가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팬데믹의 첫번째 대유행에서 경험한 것처럼, 두번째 상황이 닥치면 세가지 위기가 동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우선 지구적 규모로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지 못하면,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경제와 사회적 어려움에 부담을 더하게 되면서 국제정치적 와해가 가속될 것이다. 국제적으로 경제가 깊은 불황 속으로 빠져들어가 회복이 쉽지 않게 되면서 미중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특히 미국의 대선이 예정된 11월 이전의 몇 달 간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다. 공공보건의 위기와 사회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국제정치적 격변이 상호 결합되면서 안정을 되찾지 못하는 가운데, 우리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한가지는 바로 트럼프라는 변수이다. 만약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현재 겪는 지구적 혼란은 극적으로 더욱 혼란해질 것이고, 다행히 그의 경쟁자이자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던이 이긴다면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을 찾아갈 것이다. 미국의 대선이 갖는 비중이 국제적으로 현재보다 더욱 중요한 적은 없었다.

세계적 규모로 위기가 가중되어 가면서 이제 인류는 중대한 교차점(고비)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경제상황이 가혹한 불황 속으로 진입할 것인지 여부는 이번 겨울이 오기 전에 판명이 날것이고, 만약 예상된 불황이 닥친다면 이는 또 다른 충격을 던질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심리적으로나 실제적인 의미에서도 오로지 지속적인 성장에만 익숙해져 왔기 때문에, 이처럼 극적으로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을 감당할 경험을 일찍이 갖지 못했다. 서구와 동아시아의 부유한 국가들이 이렇게 깊고 광범하며 끝이 보이는 않는 불황 아니 공황을 극복해 낼 수 있을까? 현재 완전한 붕괴를 방어하기 위해 충분하리만큼 수조 달러의 구제지원금을 풀고 있지만, 문제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님)에, 트럼프가 재선되고 팬데믹의 제2차 대유행이 지구 전체를 덮치고 각국의 경제적 이해가 서로 충돌하면서 동아시아의 냉전이 열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기에 언급한 삼중의 위기는 새로운 시대를 촉발하면서, 개별국가 단위의 정치경제 시스템 그리고 현재의 다자간 국제기구가 재구성될 수도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과거의 구태의연한 체제가 다시 돌아 오지 않을 것이다. 과거는 과거대로 흘러간 것이고 이제 우리는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미리 결정해서는 안된다. 팬데믹이 불러온 위기는 너무나 깊고 넓게 퍼져서 세계적 규모로 권력power과 재력wealth의 급격한 재편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미리 예비하여 필요한 에너지와 노하우를 비축하고 투자를 진행해온 사회는 승자가 될 것이고, 미래를 읽어내지 못한 사회는 패자로 전락할 것이다.

사실 팬데믹이 발발하기 오래 전부터, 디지털의 시대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기술과 과거의 주도적 산업들 그리고 권력과 재력 등 영역에서 전환transition이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에 더하여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세계적 위기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위기는 우리가 겪은 어떤 것보다 깊고 심각하며, 백신이라는 해법조차 없다.

때마침 코로나 팬데믹이 전환점으로 작동하고 있다. 지난 몇 세기 동안 우리는 주권국가라는 자기이해에 갇힌 정치경제의 시스템과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막론하고 화석에너지에 의존해온 산업구조, 한정된 지구자원을 무절제하게 낭비한 소비행태 등에 의존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급격히 한계를 드러내면서 어쩔 수 없이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삼중 위기의 첫번째 대유행으로부터 가능한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경제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나 (미국에 비하여) 많이 뒤쳐져 있으나, 이제 명백한 약점을 보완하여 대응할 계기가 뜻하지 않은 기회로 다가온 것이다.

유럽 사회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민주주의, 법치, 사회적 평등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유럽자신과 넓게는 인류전체의 규범과 목적을 위하여 결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노하우와 투자능력을 가지고 있다. 남는 유일한 문제는 유럽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출처 : Project Syndicate 2020 on 2020-06-28.

Joschka Fischer

1998-2005년 간 독일의 외무장관을 역임하였고 지난 20년간 둑일녹색당의 지도적 역할을 맡아 왔다

일, 2020/07/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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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죽은 경제학자들의 삶에 얽매여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인간의 시스템을 변화시키려면 시간과 노력,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힘을 얻고 지배력을 갖추면서 굳어진다. 기득권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한다. 그러나 복잡한 시스템은 가만히 멈추어 있지 않는다. 현 상태를 더 길게, 더 강하게 유지할수록 시스템은 더 심하게 뒤틀리다가 결국에는 부서지고 변한다.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이다.

기존의 ‘무제약-고삐풀린’ 자본주의’가 바로 이러한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자본주의는 수년간 손이 닿는 모든 것을 움켜쥐었다. 천연자원을 착취하고 생태계를 망가뜨렸다. 우리의 시간, 노력, 심지어는 희망과 꿈까지 앗아갔다. 자본주의는 이것들을 마치 극소수 기득권의 체계적 시스템 속 자신들만의 소유물처럼 여겼다.

오늘날 자본주의의 토대를 이루는 생각은 맹목적일 정도로 단순하다. 이익 극대화, 이 한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그러한 이익 추구가 다수의 이익이라는 거짓말 하나만 받아들이면 된다. 믿기 어려울지 몰라도 비판도 없이 따르다 보면 나의 이익이 곧 선의인 것처럼 믿게 되는 속임수가 하나 숨어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기꺼이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은 업턴 싱클레어(Upton Sinclair)의 유명한 농담 한 구절에 잘 드러난다.

“고용주가 자신의 이익을 이해하지 못하면, 종업원들에게 월급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도 어렵다.”

이러한 생각들이 터무니없는 재물숭배(cargo cult)를 낳았다. 사람들에게는 마치 하늘에서 만나가 떨어질 것이리라 말하면서도 가진 자들은 늘 더 많은 것을 가져가려 한다. 환경파괴의 시대에도 여전히 성장이 정답이라 한다. 그러나 성장은 현재 목격하듯이 코로나 대유행과 함께 무너져 내리고 있는 불안정한 시스템이다. 우리의 식량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팬데믹 초기부터 도축공장의 상태가 강력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문제는 일어나고 있었다. 2020년 4월 말에는 노동자 5,000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고 도축장 십여 곳이 문을 닫았다. 가축 수백만 마리는 식용이 아닌 목적으로 도살 당했다. 재무적 손실을 경감하기 위해서였다. 가난의 배고픔이 만연하고 있을 때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스템은 재무적 수치 외의 문제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팬데믹 이전, 미국의 식량부족에 처한 인구는 어린이 1천1백만명을 포함, 총 3천7백만명이었다. 다시 말해 이들은 건강한 음식을 살만한 형편이 아니었다. 미국 전역의 푸드뱅크들을 아우르는 피딩 어메리카(Feeding America)의 2020년 6월 추정에 따르면 추가로 1천7백만명이 식량부족의 그룹에 편입될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4월 12세 이하 아동을 키우는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음식이 떨어져 간다고 응답한 비율 및 음식을 살 돈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40%에 달했다. 기존에도 15-20%로 심각한 수준이었는데 훨씬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준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수백만 마리의 동물는 헛되이 죽어 가고, 수백만 명의 사람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됐다. ‘훌륭한(수익성있는) 기업 결정’의 결과였다.

가계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2019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무언가를 팔거나 대출을 받지 않으면 500 달러도 벌지 못하는 미국인이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했다.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9%가 월급에 의지해 근근이 살아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실업수당 청구가 4천6백만 건을 넘어서기 전의 수치다. 그 사이 미국 부유층의 총 자산 가치는 6천억 달러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240억 달러를 벌었다.

이를 인종으로 분류해보면 상황이 더욱 골치 아프다. 흑인 가정과 히스패닉 가정의 저축 규모는 백인 가정에 비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주거형태에서도 이들은 주택구입자가 누리는 법적 보호장치에서 소외된 세입자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 공동체에는 징역형 선고 만큼이나 퇴거명령의 바람도 유독 가혹하다. 그 와중에도 월세 날짜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2020년 4월에는 3분의 1에 가까운 세입자가 제때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했다. 2019년 대비 상당한 증가세다. 대량 실업의 여파로 각 주 정부는 퇴거 유예 조치를 도입했으나, 이러한 보호장치의 유효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글로벌 팬데믹과 함께 수백만명이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인가?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외치는 미국의 현재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불평등은 선택된 재앙이자 피할 수 없는 실패이다.

답은 간단하다. 현재와 다른 상황은 자본주의의 핵심적 전제인 이익 추구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더 많은 이익, 그 한가지 재주 밖에 부릴 줄 모르는 광대이다.

오랫동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돈을 못 버는 것은 개인의 탓이라고 말하는 경제 시스템의 늪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일했다. 이제는 그것이 거짓임을 안다.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외치는 이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불평등은 선택된 재앙이자 피할 수 없는 실패이다.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다.

기존의 시스템은 죽어가고 있다. 다만 조용히 죽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가 계속 이곳 저곳 들쑤시며 더욱 어두운 사회를 만들도록 내버려 둘 수 있다. 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싸울수도 있다. 정의와 평등을 향한 움직임이 지역사회에서 시작되고 있다. 현실은 심각하지만 그 안에도 새로움의 기회는 있다.

케네스 볼딩(Kenneth Boulding)은 “유한한 환경에서 무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믿는 자는 미친 사람이거나 경제학자”라 주장한 바 있다. 암스테르담은 생태계의 법칙 안에 살면서 모든 이의 기본적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방식을 보여준 케이트 레이워스(Kate Raworth)의 “도넛 경제학(doughnut economy)”을 수용하여 그런 미친 생각에서 벗어나고 있다.

인간이 지구의 한계 내에서 살 수 없다면 인류라는 프로젝트는 실패다. 모두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하면 인류는 의미가 없다. 이 둘은 정말 중요한 문제다. 레이워스의 생태위기적 생각은 필자의 새 책 “팬데믹 자본주의(Pandemic Capitalism)”과 검토해 볼만한 대안을 근본적으로 관통한다.

봉쇄조치의 맥락에서도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대다수가 집에서 일해야 할 때는 음식을 가져다주고 쓰레기를 처리해주는 사람들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기존의 자본주의가 오랫동안 이들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경제 시스템을 다시 생각해본다면 무엇을 귀하게 여기고 무엇에 대해 보상할 것인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적어도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먹고 살 만큼 돈을 벌어야 하지 않을까?

미국 바이오 제약회사 길리어드(Gilead) 사의 코로나 19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생각해보자. 렘데시비르는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로 날로 그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연구 결과, 해당 약품을 투여한 후 입원 기간이 약 4일 단축되었으며 입원환자의 사망률과 심각한 부작용 역시 약 5-6% 감소했다.

그런데 길리어드가 일반적 투여량에 대한 가격을 $2,340으로 책정하자 소비자는 격분했다. 이에 길리어드 사의 회장은 공개 편지를 통해 해당가격의 결정이 공익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약으로 미국 환자들은 대략 12,000달러의 병원비를 아낄 수 있게 되었고, 평소라면 “약이 제공하는 가치에 맞게 가격을 매겼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업튼 싱클레어와 같은 작가의 눈으로 보았다면 끔찍한 발상이었을 테지만 말이다.

길리어스 사의 방침을 조나스 소크(Jonas Salk)와 앨버트 세이빈(Albert Sabin)에 비교해보자. 이들은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하여 평범한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혜택이 돌아가게 했고 그 결과는 소아마비의 근절로 이어졌다.

소크와 세이빈은 개인의 부를 마다했다. 반면 길리어드 사는 신약 개발을 위해 세금 7천만 달러를 지원받아놓고, 납세자가 그 약을 쓸 때에는 수천 달러를 청구하고 있다. 그 와중에 설정된 가격은 현재의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가능한 ‘할인가격’이라고 말한다.

알다시피 이는 자본주의가 가져온 ‘일반적인’ 그러나 이상한 결과물이다. 필수 서비스와 연구 분야를 기업의 통제에서 분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별개로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s)은 모두가 확실한 수익흐름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한다. 위와 같은 대안을 기초로 경제 시스템을 구동할 수 있다면 이익 경쟁의 감소가 더 많은 소크와 세이빈의 육성을 도울 것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팬데믹을 계기로 경제 시스템의 폭압은 더욱 날카로운 시선을 받게 되었다. 우리에겐 선택권이 있다. 인간의 존엄과 독립성을 되찾을 것인가?

 

출처: CommonDreams.Org on 2020-07-07.

크리스 오스테라이치(Chris Oestereich)

탐마삿대학교(Thammasat University)에서 사회혁신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인류의 가장 큰 문제들에 주목하는 언론인 단체인 Wicked Problems Collaborative를 설립했으며 co-founded the 시스템 디자인 실험실 Circular Design Lab을 공동 설립했다. 최근 저서로는팬데믹 자본주의(Pandemic Capitalism)가 있다

화, 2020/07/2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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