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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일을 여는 역사』 2020년 봄 통권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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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일을 여는 역사』 2020년 봄 통권78호

admin | 월, 2020/04/06- 23:33

저자: 내일을여는역사재단·민족문제연구소ㅣ출판사: 민연ㅣ값 15,000원ㅣ303pageㅣ발행일: 2020.03.01.ㅣISSN 1228-8802ㅣ9771228880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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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04 여는 글
신종 감염병을 극복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 / 김용흠

11 쟁점으로 보는 역사
1910년대 식민통치 어떻게 볼 것인가 / 이형식 

25 지금 우리는?
미국의 이익을 재구성하자 / 정욱식
개성공단, 이제는 열자! / 김진향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과 과제 / 이정윤

67 인물로 보는 역사
일본인 변호사 후세 다쯔지(布施辰治)와 조선 / 이규수
자유와 평화를 꿈꾼 이소가야 스에지(磯谷季次) / 변은진
일본의 한국사학자 가지무라 히데끼(梶村秀樹)의 ‘따뜻한 역사학’/ 이홍락
[반독재민주화열전] 김병곤, 겨울공화국의 전설 / 김현서
[코민테른인명사전] 이탈리아어판 『코민테른인명사전』에 실린 한국인들 (3) 조동호, 김시현, 여운형, 홍범도 / 임경석

143 사실 체크
‘만주(滿洲)’라는 이름의 유래와 뜻의 전환 / 이명종

155 내일을 여는 책
식민지 조선 역사학의 방향 전환, 백남운의 『조선사회경제사』(1933) / 조형열

167 사료의 재발견
『경국대전』은 어떤 책인가? / 김용흠

197 예인열전
조선산수의 화종(畵宗) 겸재 정선 – 정선, 실경산수화의 동국제일명가 3 작품사(하) / 최열

225 역사와 공간
화성 융릉과 건릉 일대에서 수원의 옛 흔적을 찾다 / 정요근
문화와 서사의 힘 – 「춘향전」의 모태, 조선 전기 남원도호부를 찾아서 / 김창회 

275 북한의 이해
간추린 북한 과학기술정책 70년의 역사 / 강호제
북한 인권 현황과 대응 :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 장은하

<여는 글>

신종 신종 감염병을 극복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

감염병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병증 자체도 문제지만 빠른 전파력으로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가로막고 있어 더욱 심각한 위기를 낳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저성장의 늪에 빠져서 곡예 하듯 아슬아슬하게 연명해 온 자본주의 체제가 국가간 대륙간 교역이 단절되면서 대공황의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세계에서 무역의존도가 가장 높은 우리나라 경제 역시 파국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양상을 보여주었다. 국가가 신속하게 대응 조치를 마련하여 실천에 옮겼고, 국민들은 여기에 적극 호응하면서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헌신을 보여주었는데, 이것은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조차도 경이롭게 여기고 주목할 정도이다.

우리들로서는 생존을 위해 각자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세계의 주목을 받으니 좀 얼떨떨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은 국가 또는 공동체에 대해 우리들에게 잠재되어 있던 집단 무의식이 발현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집단 무의식은 어제 오늘 사이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서 단련되어 나온 것이었다.

우리에게 잠재되어 있는 생존을 향한 집단 무의식은 식민지와 분단, 그리고 전쟁을 거치면서 왜곡되고 부정되기도 하였지만 면면하게 이어져왔다. 『내일을 여는 역사』는 창간 이래 그러한 역사 전통에 주목하고, 그것이 긍정적으로 발현되는 것을 가로막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규명하는 작업에 매진해왔는데, 그것은 이번호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졌다.

‘지금 우리는?’에서는 우선 미국에 주목하였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남북간, 북미간 정상회담이 여러 차례 열렸지만 평화협정은 요원하고, 남북 분단으로 인한 냉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간의 과정을 통해서 남북간 교류와 협력을 미국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정욱식은 이러한 현실을 우리가 능동적으로 타개하기 위해 ‘미국의 이익을 재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사실 남한과 북한이 경제적으로 교류 협력하게 되면 그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누누이 지적해 온 일이다. 남북교류는 당연히 만주와 시베리아로까지 확장되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차원의 경제 협력을 활성화시켜서 침체 일로에 있는 세계 자본주의가 다시 불타오를 수 있는 폭발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세계 자본주의가 다시 활성화되어 발전하면 미국도 경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어 장기적으로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워싱턴 정가를 지배하고 있는 네오콘 등 군산복합체 세력이 이러한 새로운 정세 변화에는 눈을 감고 북한에 대한 근거 없는 적대감에 사로잡혀서 남북 교류를 가로막고 나서는 것은 미국 자신의 국익에도 맞지 않는다고 이 글은 설파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김진향은 개성공단을 즉시 열자고 주장한다. 개성공단이야말로 평화경제의 상징인데 역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으로 인해 다시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것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므로 한국 정부가 나서서 미국과 국제사회를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첫 단계로서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를 선언하라고 요구하면서, 이것은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북 제재를 위반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또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후유증도 심각해 보인다. 사고 발생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는 그 후유증을 투명하고 분명하게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아베 정권은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만약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한국과 중국은 물론 태평양 연안 국가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이정윤은 오염수 저장 비용이 한국과 중국의 협력을 통해서 해외 원조로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동북 아시아 지역에 원전이 밀집되어 있어서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동북 아시아 3국에 미국 등 태평양 연안국가가 추가된 ‘동북아시아 원자력 안전 감시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오늘날에는 세계 각국이 긴밀하게 상호 연관되어 있어서 우리만 열심히 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제국주의 침략에 직면했던 19세기 말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도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공동체를 신뢰하고 그것에 헌신하는 자세로 국가의 보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을 앞장서서 유도해내야 할 것인데, 국제 원자력 안전 감시기구의 창설은 그러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대응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관심 역시 이번호에서도 이어진다. 강호제는 북한의 과학기술정책 70년의 역사를 정리하였고, 장은하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북한의 인권 현황을 점검하였다. 분단으로 인한 정보 부족으로 북한에 대한 냉전적 편견을 고집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 방향과 일치되지 않으므로 북한의 현실을 사실에 입각하여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현실 인식의 산물이다.

‘인물로 보는 역사’는 우리 잡지의 간판 코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특히 일본인 가운데 우리에게 헌신했던 인물들을 발굴하여 소개한다. 일본인이면서도 한국의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을 받은 후세 다츠지[布施辰治], 일본 국가와 민족이 한반도 분단에 결정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한일 노동 연대의 선구자 이소가야 스에지[磯谷季次], 그리고 평생을 한국인의 입장에서 한국 역사 연구에 헌신한 가지무라 히데키[梶村秀樹] 등이 그들이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일본인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보다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탈리어판 『코민테른인명사전』에 실린 한국인에 대한 소개도 계속되어, 이번호에서는 조동호, 김시현, 여운형, 홍범도 등을 다룬다. 공동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이들에 대해 공산주의자라는 굴레를 씌워서 매도하는 냉전적 사고를 극복하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반독재민주화열전’에서는 1970년대 이후 유신체제와 그에 이은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하다가 30대의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나버린 김병곤의 불꽃같은 삶을 만날 수 있다.

역사 인식과 관련해서는 이형식이 1910년대 일본 제국주의 통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모색하였고, 이명종은 우리가 흔히 만주(滿洲)라고 부르는 지명의 유래와 의미를 천착하였다. 우리가 가진 통설적 이해의 허점을 교정해보려는 시도이다.

‘내일을 여는 책’으로서 조형렬은 백남운의 일련의 저술을 소개하였다. 필자는 백남운이 일제시대에 보편사의 의미를 강조하며 민족주의 역사학을 비판하였지만 ‘민족’에 대한 애정을 저버리지 않고 우리 역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길을 모색한 내재적 발전론의 선구자로 이해하였다.

‘사료의 재발견’에서 김용흠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국대전』을 비롯한 조선시기 법전 편찬의 역사를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서 우리 역사가 국가의 연속적 발전이라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법전 편찬이 지배층의 계급적 착취를 위한 도구에 그친 것이 아니라 직접 생산자인 민의 성장을 반영한 측면도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내려 하였다.

‘예인열전’에서 최열은 이번호로 겸재 정선에 대한 소개를 마친다. 필자는 정선이 조선 회화사에 혁명을 일으켜서 동방 산수의 화종(華宗)이 되었으며, 정선양식을 스스로 끝낸 화가라고 주장한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정선의 생애에 맞추어 제시한 그림에 대한 해설을 통해서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과 함께 조선화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직접 답사하여 소개하는 ‘역사와 공간’에서는 이번에 수원과 남원 주변을 다녀왔다. 정요근이 수원 주변을 답사한 이유는 그 지역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어 공사를 앞두고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화성의 융릉과 건릉의 옛터를 더듬어보고 독산성과 세람교 등 수원 옛 읍치 주변도 살폈다. 현대의 택지 개발이 불가피하더라도 유적지의 복원과 보존도 고려할 줄 아는 것이 김구 선생이 말한 문화민족이 되는 길일 것이다.

김창회는 원래 대구를 답사하려 했는데, 신종 감염병 때문에 포기하고 남원으로 갔다. 먼저 오수에 들러서 의견(義犬) 설화의 흔적을 찾아보고 남원읍성과 그 주변 및 광한루를 돌아보았으며 율림과 용담의 흔적도 추적해 보았다. 또한 남원역의 불합리한 위치와 부서진 황산대첩비를 통해서 일제 식민지 통치의 악랄함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이번호도 원래 기획한 내용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공동체에 대한 믿음과 헌신을 다져보려는 애초의 의도에 비추어 나름 체면치레는 한 것 같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그렇지만 편집위원으로 활동한 것이 10년이 넘어가니 다들 좀 지쳐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편집위원들로 거듭나려 한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편집위원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새로운 편집위원들이 보다 알차고 재미있는 『내일을 여는 역사』를 만들어 주시리라고 기대해 본다. 

편집위원장 김용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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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발자국]31. 충북 박달재 : ‘친일 문인의 두 얼굴’ – 반야월과 ‘종천(從天) 친일파’ 서정주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굽이마다

울었오 소리쳤오 이 가슴이 터지도록.

유명한 옛 유행가 ‘울고 넘는 박달재’ 가사다. 박달재는 충북의 충주에서 제천을 잇는 38번 국도를 따라 제천에 거의 다 이르면 있는 고개다. 특히 이 고개는 과거시험을 보러가던 경상도 청년 박달과 이 고개 아랫마을의 금봉이가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에 대한 전설을 가진 곳으로, 인기 작사가 반야월이 이 전설을 노래가사로 만들었다.

이 노래 덕에 이 고개가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고개 이름 박달재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 고개는 한 때는 많은 트럭들의 정체가 일어났던 곳이지만, 이제 박달재터널이 생긴 뒤 통행량이 한적해졌다.

이제는 거의 버려진 이곳이 한국현대사의 중요한 현장인 이유는 반야월 때문이다. 그는 작곡가 박시춘, 가수 이난영과 함께 ‘한국 가요계의 3대 보물’이라고 불린 탁월한 작사가로, ‘단장의 미아리고개’, ‘소양강 처녀’, ‘산장의 여인’ 등 한국 역사상 가장 많은 히트곡을 작사했고 그런 만큼 가장 많은 노래비를 가진 작사가로 알려졌다. 이 곳 박달재에도 박달과 금봉이의 사랑을 형상화한 커다란 조각 동상이외에 ‘박달재 노래비’라는 그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주목할 것은 이 노래비 옆에 세워져 있는 작은 팻말이다. 2016년 제천의병유족회와 민족문제연구소 제천단양지회가 설치한 하얀 이 팻말은 ‘반야월의 일제 하 협력 행위’라는 제목 아래 그의 친일 행각을 고발하고 있다. 나는 이 고개를 넘어가다 우연히 이를 발견했을 때 받았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 땅에 이 같은 친일 고발 기념물이 세워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친일군인 김백일의 ‘친일행위처단비’는 거제 포로수용소에 있는 김백일 동상 옆에 세워져 있다).

나아가자 결전이다. 일어나거라 / (…) / 민족의 진군이다 총력전이 / 피 뛰는 일억일심 함성을 쳐라 / 싸움터 먼저 나간 황군 장병아 / 총후는 튼튼하다 걱정 마시오 / 올려라 히노마루 빛나는 국기 (…) / 승리다 대일본은 만세 만만세.

그는 이 같은 가사로 ‘일억일심’을 작사하고 직접 노래 부르는 등 친일 행각을 벌였고,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었으며, 사망 2년 전인 2010년 국회 간담회에서 일제 지배 하의 친일 행각에 대해 사과했다는 사실을 자세히 기술해 놓았다.

▲ 박달재에 있는 작사가 반야월의 ‘박달재노래비’ 옆에는 그의 친일 행각을 고발하는 표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손호철
▲ 가수 반야월의 일제 하 협력 행위 고발판 ⓒ손호철

해방에도 불구하고 친일파가 계속 권력을 잡으면서 친일 문제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금기로 남아왔다. 임종국 교수가 1966년 발표한 역사적인 <친일문학론>을 발표해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지만, 그 이후에도 이 문제는 최근까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문학평론가 임헌영 등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1991년 임종국의 뜻을 살려 민족문제연구소를 만들어 친일파에 대한 조사연구 작업을 벌여 2009년 친일인명사전을 발표했다.

노무현 정부 들어 정부 차원에서도 2005년 뒤늦게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어 이에 대한 조사를 벌여 제1차 106명, 제2차 195명, 제3차 705명의 친일파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일왕에게 혈서로 충성을 맹세하고 일본 장교를 지원했던 박정희는 제외됐다. 이들 중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한 사람으로 유명한 친일 고문 경찰 노덕술 등 225명은 정부로부터 훈장 등 서훈을 받았는데, 2019년 현재 25명에 대한 서훈이 취소됐고 노덕술 등 200명에 대한 서훈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 천안에 설치되어 있는 친일문학 연구의 선구자 임종국 선생의 흉상 ⓒ손호철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겨울 설경으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한 곳이 전북 고창의 선운사다. 선운사에서 바다 쪽으로 올라가 기막힌 전망의 언덕 위에 폐교를 잘 정비한 건물 옥상에 서서 바다가 내려다보면, 누구나 다 아는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가 떠오른다. 이곳이 서정주 문학관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 시인’, ‘우리말 시인 중 가장 큰 시인’, ‘시의 정부(政府)’라는 칭송을 받지만, 친일인명사전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가 발표한 친일파 명단에도 오른 대표적인 친일 문인이다. 그는 그 이후에도 광주 학살의 주범인 전두환을 칭송했으며, 그래도 솔직하게 사과를 한 반야월과 달리 기이한 변명을 늘어놓는 등 ‘우리말 시인 중 가장 큰 곡학아세의 큰 어른’이었다. 아니, ‘학문을 왜곡해 아부를 한 것’이 아니라 ‘글을 왜곡해 아부를 한 것’이니 곡문아세(曲文阿世)의 큰 어른’이다.

우리의 몸뚱이를 어디에다가 던져야 할 것인가?

(…)

인제 겨우 스무 살인 벗아, 나도 너처럼 하고 싶구나.

나도 총을 메고 머언 남방과 북방을

포연과 탄우를 뚫고 가보고 싶구나.

그는 ‘우리말의 달인’답게 뛰어난 문장력으로 젊은이들에게 징병을 권유했다. 가미가제까지 찬양한 서정주는 민주화 이후인 1990년대에도 “국민총동원령의 강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징용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친일 문학을 썼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고 “이것이 하늘이 이 겨레에게 주는 팔자다”라고 생각해, 이 같은 하늘의 뜻을 따른 ‘종천(從天) 친일파’라는 기이한 변명을 펼쳤다. 그에 비하면 자신의 친일 행각을 솔직히 사과한 반야월은 최소한의 양심은 가진 것이다.

서정주의 ‘곡문아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광주 학살의 주범 전두환에게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 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 이여, 이 겨레의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라는 생일 축시를 바치기도 했다. 이렇게 찬양한 것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을 할 것인가?

이에 대해 서정주는 “하도 깡패같이 굴어서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 사람을 안 죽일 것 같아서 그랬다”고 변명했다고 한다. 그의 ‘후학’들도 마찬가지다. 그의 전집을 발간하면서 “생전에 시집으로 발표한 작품만 수록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웃기는 변명 아래 그의 친일시들을 뺀 것이다.

▲ 전북 고창에 있는 미당 서정주 문학관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서정주의 흉상 ⓒ손호철
▲ 서정주문학관에 쓰여 있는 서정주의 업적에 대한 설명 ⓒ손호철

나는 친일과 죽고 죽이는 이념 대립을 강요당했던 일제와 해방정국에 청년으로 살지 않았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일개 필부가 아니라 지도자나 지식인은 달라야 한다.

뤼시엥 골드만이란 프랑스의 철학자는, 한 인간은 연구할 때 그 시대가 불가피하게 한계지우는 ‘한계 의식’이 있고 그 시대에도 가능했던 ‘가능 의식’이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일제 강점기에 이광수가 친일 한 것을 평가할 때, 순수 가정으로 모두가 어쩔 수 없이 친일을 했다면 친일은 ‘한계 의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만해 한용운이나 장준하 등 반일 운동을 한 사람들이 많다면, 그것은 그 시대에도 가능한 ‘가능 의식’이지 한계 의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인훈의 소설 중 <서유기>라는 소설이 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 한국사 주요 인물을 만나는데, 이광수를 만나 친일 행각을 다그치자 이광수는 흐느끼며 “나에게 단파 라듸오만 있었다면” 하며 흐느낀다. ‘단파 라듸오’가 있어 미국이 내보내는 ‘미국의 소리’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면 미국이 이기고 있는 것을 알고 친일하지 않고 버티다가 민족적 영웅이 됐을 텐데, ‘단파 라듸오’가 없어 일본의 선전처럼 일본이 이기는 줄 알고 친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단파 라디오를 생각하며 고창을 떠났다.

<2021-05-17> 프레시안

☞ 기사원문: ‘친일’ 반야월‧서정주, 같지만 달랐다

월, 2021/05/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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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승 광복회 고문 변호사]

가정의 달 5월에 가장 흔하게 듣게 되는 노래가 있다.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누구나 귀에 익을 정겹고 뭉클한 선율의 이 노래의 제목은 “어머니의 마음”인데, 현제명 서울대 음대 초대학장과 더불어 일제강점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친일반역행위를 일삼았던 이흥렬 숙명여대 음대학장이 작곡한 노래다.

일제강점기에 음악인들이 어떻게 친일반민족행위를 했을까? 음악인들은 조선음악협회, 경성후생실내악단, 대화악단 등 친일활동을 위한 음악인단체를 조직하여 일본국민가요를 조선에 보급하여 일제의 황국신민화와 내선일체 정책을 도왔고, 각종 음악회를 개최하여 모금한 수익금을 일제의 전쟁군자금으로 헌납하였으며, 전쟁물자 생산을 위한 공장, 광산 등을 돌며 위문음악공연을 함으로써 생산을 독려하였을 뿐 아니라, 널리 이름이 알려진 자들은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국민과 학생들에게 징용 및 학병 지원을 독려하였고, 구로야 샤이민(현제명), 나오키 오키이찌오(이흥렬), 모리카와 준(홍난파) 등 일제의 창씨개명에 앞장서는 등 일제의 식민통치정책에 협력하였다.

위와 같은 각종 친일반민족행각을 가장 적극적 주도적으로 자행했던 음악계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현재명과 이흥렬인데, 이들은 해방 후에는 자신들의 미국 유학경력 등을 최대한 이용해서 친미반공으로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변신해서 서울대 음대학장, 숙대 음대학장, 예술원 종신회원, 대통령 문화훈장 등 음악계의 행정가, 교육자, 원로, 실력자로서 죽을 때까지 권위와 명예를 누렸고, 현재 음악계는 이들이 배출한 제자나 후진들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 어떠한 비판도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현제명과 이흥렬은 2001년부터 8년 동안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각 분야의 전문연구자 150여 명이 선정한 일제 강점기 친일반민족행위자 4389명에 포함되어 2009년 11월 8일에 출간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었고, 특히 현제명은 2009년 정부기관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705명에 포함되었음에도 이들의 후진들이 국내 문화예술계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그 명성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하는데, 그 예로 현재 서울대 음대건물에는 현제명의 흉상이 있다.

이들은 이처럼 해방 후 감쪽같이 변신하여 음악계 명사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수많은 학교, 기관으로부터 교가 등을 작곡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모양인데, 그 결과 전국 138개 학교들의 교가가 이흥렬 작곡이고, 14개 학교 교가가 현제명 작곡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학인 서울대학교의 교가부터가 현제명 작곡인데 그가 2009년 정부기관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705명의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발표된 지 1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서울대에서는 이를 바꾸자는 목소리조차 없다.

참고로, 위와 같이 친일 음악인이 작곡한 교가를 갖고 있는 대학들은 서울대 외에도 경북대, 성균관대, 국민대, 경희대, 홍익대, 동국대, 한국외대, 단국대, 인하대, 숭실대 등 전국 29개 학교에 이른다는 언론보도(YTN)가 있다.

심지어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수도 없이 불러봤을 군가 “진짜 사나이”도 위 대표적 친일파 이흥렬의 작곡이다. 이흥렬은 “진짜 사나이”를 작곡하면서 부끄럽지 않았을까?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라는 가사의 군가를 작곡하면서 말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제국주의와 군국주의, 파시즘 세력으로부터 식민지 또는 점령지에서 해방된 민족ㆍ국가들은 새나라를 재건하는 작업을“민족을 배반하고 국민을 학대한 자들”을 처단하는 일부터 시작하였다. 이들을 처벌하기 위하여 특별법을 제정하고 재판소 등 처벌기관을 설치한 나라는 22개국이고 이와 관련하여 제정한 법률은 총 63개에 이르는데, 아시아에서는 한국ㆍ중국ㆍ일본ㆍ북한ㆍ필리핀 등 5개국이고, 유럽은 독일ㆍ프랑스ㆍ오스트리아ㆍ네덜란드ㆍ벨기에ㆍ덴마크ㆍ루마니아ㆍ불가리아ㆍ노르웨이ㆍ그리스ㆍ이탈리아ㆍ폴란드ㆍ체코슬로바키아ㆍ헝가리ㆍ유고슬라비아ㆍ에스토니아ㆍ소련 등 17개 국가다.

위와 같은 반역자 처벌의 정신은 벨기에 정부가 1944년 5월 6일 공포한 <전시에 국가의 국외 안보에 반해 저지른 범죄로 인해 국적과 일정한 권리를 박탈하고 정지하는 사안에 관한 명령>에 잘 표현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조국을 배신한 자는 그가 절대로 다시 해를 끼치기 불가능하도록 완전히 그리고 신속히 처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도 1948년 제헌국회에서 친일반역자들을 단죄하기 위해 반민족행위처벌법(반민법)을 제정하고, 반민법을 집행할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까지 구성하였으나, 1949년 6월 친일파 세력의 반격으로 반민특위가 해체되면서 친일반역자 단죄는 실패하였고 단 한 명의 반역자도 처벌하지 못한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반민특위가 와해되어 친일반역세력의 단죄에서 실패한 지 72년이 되는 해다. 이미 일제강점기에 일제와 야합하여 조국을 배반하고 동족을 해친 친일반역자들 중 생존한 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반역자들에 대한 단죄는 미완의 역사로 묻어두게 되었다. 그러나, 어떤 자들이 어떤 반민족행위를 했는지는 분명하게 기억함으로써 그런 자들이 죽은 후까지 명예를 누리는 일만은 없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오늘날 가능한 최소한의 과거사 청산이 아닐까 싶다.

정철승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사법학과 ▷법무법인 THE FIRM 대표변호사 ▷광복회 고문변호사 ▷한국입법학회 회장

<2021-05-17> 아주경제

☞기사원문: [정철승 칼럼] 음악계의 친일반역자들

목, 2021/05/2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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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는 2017년 『항일음악 330곡집』을 발간한 이후 <항일음악회> 개최 등 항일음악 보급을 통한 독립정신 선양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YTN 라디오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자문을 받아 2020년 11월 ‘국치추념가’를 시작으로 <독립군가 복원 프로젝트 : 100년의 소리>를 방송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독립군가 복원 프로젝트 : 100년의 소리>

☞ 20편 : 영웅추도가 _ 김성태(오석 김혁 장군 증손자)

☞ 19편 : 선봉대가 _ 권현(권기옥 선생 후손)

☞ 18편 : 대한혼가 _ 김재홍 함경북도지사(규암 김약연 선생 증손자)

☞ 17편 : 희망가 _ 김수옥(우사 김규식 선생 손녀)

☞ 16편 : 목동가 _ 김정륙(독립운동가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아들)

☞ 15편 : 고려인 홀로아리랑 _ 안톤 강(독립운동가 유상돈 선생 증손자)

☞ 14편 : 여옥사_8호감방의노래 _ 김정애(유관순 열사 조카 며느리)

☞ 3·1절특집: 끝나지않은 노래’독립운동歌’

☞ 13편 : 기전사가 _ 정철승(독립운동가 규운 윤기섭 장손)

☞ 12편 : 최후의결전 _ 우원식 국회의원(임시정부 법무국 비서국장 김한 외손자)

☞ 11편 : 올드랭사인애국가 _ 김주(심산 김창숙 손녀)

☞ 10편 : 광복군아리랑 _ 장병화(광복군 장이호 지사 장남)

☞ 9편 : 앞으로행진곡 _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김의한, 정정화 외아들)

☞ 8편 : 독립군가(임청각이 복원되던 날)

☞ 7편 : 신흥학우단가 _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우당 이회영 손자)

☞ 6편 : 새야새야파랑새야 _ 정남기(동학농민군 비서 정백현 손자)

☞ 5편 : 격검가 _ 차영조(동암 차리석 아들)

☞ 4편 : 압록강행진곡 _ 광복군 김영관 지사

☞ 3편 : 신흥무관학교교가 _ 이항증(석주 이상룡 증손자)

☞ 2편 : 안중근옥중가 _ 함세웅 신부

☞ 1편 : 국치추념가 _ 이준식 독립기념관장(한국독립군 총사령관 지청천 장군 외손)

☞[출처] YTN Radio: 독립운동歌 복원 프로젝트, 100년의 소리

토, 2021/05/22-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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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작가 사진 52점 전시 해외 독립운동가 후손, 독립운동 사적지 담겨…온라인 또는 전화로 사전 예약 후 관람 가능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강북구(구청장 박겸수)가 8월18일까지 근현대사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사진전 ‘기억, 잃어버린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를 개최한다.

근현대사기념관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은 쿠바 이민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김동우 작가가 촬영한 52점의 사진이 준비됐다.

김 작가는 오랜 기간에 걸쳐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인터뷰해 왔다.

독립운동가들은 먼 타국의 땅에서 굶주림, 차별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대한인국민회 지방회, 한인교회, 한글학교 등을 세워 정체성을 유지하고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서도 자금 모집 등 활동을 해 왔다.

전시회에서는 쿠바 마나티 항구와 멕시코의 애니깽 농장 등 한인 이주 역사의 상징적인 장소와 3·1운동 2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던 미국의 타운홀,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의 인도 레드포트 훈련지, 네덜란드 헤이그의 이준 열사의 묘적지 등 여러 나라의 독립운동 사적지를 살펴 볼 수 있다. 쿠바와 멕시코,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들도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전시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관람 희망자는 근현대사기념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예약하거나 전화신청 후 이용할 수 있다. 비용은 무료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번 전시회가 세계 곳곳에서 광복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했던 숨은 독립운동가들을 찾아내고 기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관심 있는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021-05-21> 아시아경제

☞기사원문: 강북구 ‘쿠바 이민 100주년 기념 특별사진전’ 개최

화, 2021/05/25-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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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거래’ 의혹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이 박근혜 정권 당시 ‘재판거래’로 지연돼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씨와 피해자 고(故) 김규수씨의 배우자가 최근 국가를 상대로 1인당 1억원씩 총 2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이씨와 김씨를 비롯한 4명의 강제동원 피해자는 2005년 2월 신일본제철(현 일본제철)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1·2심에서는 패소했지만, 2012년 5월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피해자들의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도 2013년 대법원 판단대로 일본제철이 1인당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사실상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이 없는 재상고심에는 5년이란 시간이 소요됐고, 원고 4명 중 이씨를 제외한 3명은 세상을 떠났다. 대법원은 2018년 10월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검찰 수사에서 재판 지연이 박근혜 정권과 사법부의 재판거래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간부들이 정부 인사들과 강제동원 소송 재상고심 결과를 ‘피해자 패소’로 바꾸거나 진행을 미루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이에 이씨 등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재판거래 피해자들은 아직도 사건의 진상을 온전히 알지 못한다”며 “손해를 배상받지도 책임 있는 주체로부터 어떤 공식적 사과나 의사 표시를 받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권력 행사 중 가장 높은 독립성을 가져야 할 재판이 부정됐고 불법이었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어떤 절차로도 회복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보도자료를 내 “재판거래 혐의로 기소된 것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소수이며, 1심 판결도 선고되지 않았다”며 “불법행위자 각각을 피고로 삼기보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의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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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6> 연합뉴스 

☞기사원문: “재판거래로 피해”…日강제동원 피해자들 국가 상대 소송

※관련기사 

KBS: 강제징용 피해자, ‘불법 재판거래’ 국가배상 소송 제기

목, 2021/05/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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