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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과세를 위한 직접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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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과세를 위한 직접 민주주의

admin | 금, 2020/03/13- 19:42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공공 부채율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이렇게 부채로 치닫는 현상은 정당에 신임을 주어 선출하는 시민들의 암묵적인 동의로 인한 것이다. 더욱이 시민들은 경제 분야의 정치나 특히 공공 재정public finance 관련 모든 직접 참여에서 배제되어, 헌법에서조차 세금 관련 레퍼렌덤의 시행을 허용하지 않는다. 최근의 발전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런 조처는 정당한가?

 

공공 재정문제에서 목소리를 빼앗긴 시민들

공공 부채는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고 납세자들의 지갑에 영향을 준다.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마지막으로 청구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납세자들이지만 그들에게는 공공 재정의 결정에 대해 나름의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더욱이 시민들의 레퍼렌덤 권리 강화에 대해 토론할 때, 공공 재정의 문제는 가장 민감한 문제중의 하나다. 곧 시민들이 재정 및 세금 관련 결정에 연루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개 민주주의를 강화하면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고, 시민들은 공익을 책임져야 하는 정치인들과 달리 늘 세출은 늘이고 각자에게 돌아가는 세금은 줄이려 들 것이라는 우려에 겁을 먹는다. 실제 상황은 그 반대이다. 이탈리아에서 국가 세입 및 세금 관련 문제는 레퍼렌덤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고, 시민들은 그 어떤 정부 차원의 공공 예산문제에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현재 이탈리아는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다. 지배 정당들이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는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에서도 공공 지출과 세금 관련 문제들은 레퍼렌덤 권리에서 배제되어 있다. 재정에 관한 정치적 선택에 있어서 시민들을 모든 형태의 참여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무분별한 지출과 부채 의존을 부채질할 듯하다. 실제로 헌법(제75조 2항)은 예산과 세금 관련 법률에 대한 레퍼렌덤 투표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금지는 헌법 제정자들 사이에서 존재했고, 지금까지 기존 정당들에 널리 퍼져있는, 시민들은 국가 재정에 그 어떤 책임도 없다는 가정 때문이다.

시민들의 특성상 늘 더 낮은 세금에 더 큰 사회복지를 요청하는 경향이 있다고 가정하곤 한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현실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탈리아의 여러 지역을 보면 전반적으로 비교적 높은 세금을 지불하는 반면 공공 서비스의 질은 매우 낮은 상태이다. 불필요한 프로젝트에 공공 자금 낭비, 공공 사업 경영의 불찰, 횡행하는 파벌주의는 공공 재정의 불안에 기여했다. 시민들이 세금 관련 사항에 개입할 기회가 없는 곳에서는 정치인들이 부채를 엄청나게 조장해 심각한 공공 적자를 가져온다. 많은 유럽 국가들에서 축적된 공공 부채는 예를 들자면, 국민 레퍼렌덤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균형을 잃은 국가 재정 정책의 영향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 아무런 대책 없이 높은 세금을 감당할 수 밖에 없게 되며, 결국 지역사회에서 다수결로 요청된 바가 없는 공공 사업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이나 부채 이자로 인한 지출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지금이건 앞으로건 늘 납세자들이다. 정치 대의원들은 임기가 끝나면 임무가 바뀌고 종종 “연금 수당”의 부당이득을 누리고, 공공 예산의 균형을 바로잡을 책임은 그들의 후임자들에게 전가된다. 결국 공공 지출에 대한 책임의 논리는 뒤집혀야 한다. 지출과 수입 결정의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늘 시민들이니, 그와 관련한 최종 발언권은 시민들에게 주어져야 할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의 반증

실제로 공공 자금의 운용에서 시민들이 정치인들보다 책임감이나 장기적 안목이 부족하지는 않은 듯하다. 미국과 독일에서 수십 년 간 걸쳐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시민들 2/3가량의 다수가 단기적으로도 공공 예산이 균형을 이루는 것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늘 나왔다. 엄청난 공공 부채는 국민, 특히 그 부담을 떠 안게 될 젊은 세대들이 바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 정치의 결과이다. 공공 부채의 지속적인 증가는 사실 정당들의 전략적 선택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어 연구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드러난다.

▪ 다수 정당들의 연합 내에서 분열이 클수록, 부채 증가 경향이 더 크다.
▪ 정부가 다음 선거에서 질 가능성이 클수록, 부채 증가 경향이 더 크다.
▪ 한 정부의 지속 기간이 짧을수록, 부채 의존 경향성이 더 크다.

이로 미루어, 엘리트 정치인들의 단기적인 논리가 공공 부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표를 얻기 위해 부채에 의존한다.

다른 한편으로 재정 및 국가 세입 관련 문제에도 시민들이 개입할 권리를 지닌 나라들이 있다. 스위스에서 시민들은 확정적 레퍼렌덤을 갖추고 있어서 정치인들이 지나친 과세나 공공 지출로 공공 예산에 너무 큰 부채를 지우고 그 결과 미래의 납세자들인 젊은 세대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는 듯 여겨질 때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발안으로(이탈리아에서는 대개 ‘제안적 레퍼렌덤’이라고 정의한다)는 보다 균형 잡힌 국가 세입을 위한 시민들의 제안을 투표에 부침으로써 부채를 제한하고, 정치인들이 좀 더 공정하고 균형잡힌 지출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거부 수단으로써 긴급 제동을 걸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안 수단으로써 정치 계급과 정당들이 움직이지 않을 때 가속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위스의 거의 모든 칸톤과 많은 기초자치단체에는 재정관련 레퍼렌덤이 존재한다. 어떤 공공 프로젝트가 미리 정한 지출 한도(평균 2백 5십만 스위스 프랑 혹은 약 2백만 유로)를 넘어설 때 시민들은 의무적으로 레퍼렌덤을 통해 의사를 표명하도록 소집된다. 이런 직접민주주의 도구는 매우 단순한 원칙에 따라 작동한다. 곧 어떤 특정 공공 프로젝트를 위한 지출이 법으로 미리 정한 총액 한도를 넘어설 때 모든 유권자들은 이에 대해 결정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선택적 재정관련 레퍼렌덤은 최소 인원의 서명을 모은 시민들이 특정 지출의 승인과 관련하여 거부권으로서 레퍼렌덤을 요청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의무적 재정관련 레퍼렌덤은 가끔 어떤 공공 지출이 어떤 정해진 총액 한도를 넘기면, 국민투표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서 해당 칸톤이나 기초자치단체의 공공 지출을 승인하거나 거부한다는 뜻이다. 재정관련 레퍼렌덤은 국민들이 지출 승인에 반대하여 국민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조세나 지방세로 충당되는 지출을 통제하거나 억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스위스 시민들은 어쨌든 국민발안과 실행적 레퍼렌덤이라는 두 가지 오랜 도구로 국가 세입관련 법령과 세금 제도에 개입할 수 있다.

대부분 이 도구를 활용하려는 성향의 칸톤에서는 “재정관련 레퍼렌덤”이 없는 칸톤들에 비해 공공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스위스의 학자들(Kirchgassner, Feld, Savoiz, 1999년)은 131개의 스위스 도시와 칸톤에서 의무적 재정관련 레퍼렌덤의 영향을 분석했다.

기초자치단체들은 칸톤과는 달리 예산을 변경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 분석에 따르면, 재정관련 레퍼렌덤은 기초자치단체 예산의 적자를 줄이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게다가 세금과 과세에 대해 레퍼렌덤 투표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시민들은 그 결과 늘 세금 감면을 선택한다는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

1978년~1999년 사이 미국에서는 국세 관련 130건의 국민발안이 펼쳐졌는데 그중 86건이 감세를 목표로 한 것이었고, 27건은 증세, 17건은 과세와 관련하여 중립적인 것이었다. 증세 방향의 발안 중 39%가 승인된 반면, 감세를 위한 발안은 조사한 사례의40 %가 수용되었다.

그 외에도 스위스 사람들은 증세에 동의한 경우도 많았다. 1984년 국민발안으로 고속도로의 일반 통행새 징수를 위한 스티커가 도입되었다. 1993년에는 레퍼렌덤으로 석유 리터 당 0.2스위스 프랑의 새로운 추가세가 도입되었다. 1998년 스위스 사람들은 육상 화물 교통(중량급 화물)에 대해 세금을 도입하여 산고타르도San Gottardo의 새 터널을 만드는 데 든 지출을 충당했다. 2009년에 스위스 사람들은 일정 기간 동안 부가가치세의 일시 증액에 동의했다. 다른 한편으로 시민들 편에서 부가가치세의 도입을 세 차례 기각했다. 2001년 12월 스위스 사람들은 레퍼렌덤 투표로 “부채 동결”을 승인했다. 그 해부터 스위스 연방 공공 부채는 지속적으로 내려가서 2018년 국내 총생산GDP의 28.8%로 조정되었다. 2018년 3월에 스위스 시민들은 공영 라디오 텔레비전 방송 사업의 연방(국)세를 폐지하기 위한 국민발안을 기각했다.

산갈로San Gallo 칸톤을 예로 들 수 있을 텐데, 이곳에서는 현행법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새로운 지출 항목을 위해 일괄 지불로 1천 5백만 스위스 프랑 이상을 지출하거나, 혹은 여러 해에 걸쳐 1백 5십만 스위스 프랑의 지출을 결정할 때 의무적 재정관련 레퍼렌덤이 공고되어야 한다. 칸톤 예산 총액 50억 스위스 프랑(2018년)에 미루어, 위의 금액은 비교적 적다. 선택적 레퍼렌덤은 3백만 스위스 프랑 이상에 준하는 지출과 30만 스위스 프랑 이상의 현행 지출 심의를 위해 요청될 수 있다.

이를 목표로 40일 안에 4천 명의 서명을 모아야 한다. 약 30만 유권자 숫자를 고려하면 이 서명 기준점은 당연히 지나치지 않다. 다양한 조사에 따르면Kirchgassner(2001년), 재정관련 레퍼렌덤은 공공 지출을 제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도구를 갖춘 기초자치단체들은 시민들에게 이 권한을 주지 않는 기초자치단체에 비해 1인당 지출 수준이 더 낮은 양상을 보인다. 유권자들이 지역 법규에 대해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곳에서는 과세와 부채율, 탈세 또한 더 낮다.

재정관련 레퍼렌덤 외에도 바로 직접 민주주의의 매커니즘이 함께 작용하여 스위스를 공공 부채가 적고, 과세율이 더 낮으며, 공공 행정의 효율성이 높고 경제가 안정된 나라의 하나로 만들었다. 스위스만이 아니라 캘리포니아와 미국의 다른 연방 주들에서 실시한 수많은 연구에서도 이러한 역동성을 볼 수 있다. 곧 직접 민주주의 매커니즘이 잘 작동하는 곳에서는 다음 양상이 나타난다.

▪ 공공 행정을 위한 지출이 더 적고, 세금 부담 수준이 낮다.
▪ 더욱 공평한 소득 분배
▪ 세금에 대한 시민들의 책임감이 더 높다.

실제로 탈세에 맞선 싸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세금 문제에 대해 투표를 더 많이 하는 칸톤에서는 탈세가 더 낮았다. 이는 한가지 단순한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곧 시민들이 자신이 직접 선택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에도 공공 행정에 더 만족할수록, 더욱 기꺼이 의무로 부과된 세금을 납부하려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공익 사업에 대한 지출과 과세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을수록 더욱 공적인 책임 의식을 가지며, 공공 지출을 통제할 수 있을수록 더욱 기꺼이 국가의 세입 노력을 지원하고자 하게 된다.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순환고리이다.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인가?

다시 말해, 어째서 직접 민주주의가 더 발전한 체제들은 대개 이런 민주주의는 물론, 국가 재정과 경제적 안정에서도 건강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레퍼렌덤을 통한 시기적절한 개입으로 시민들은 단지 5년에 한 번씩 다음 선거에서 다시 과반수로 선출하여 무능한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대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입법 회기 중에도 개입하여 특정 지출, 과세, 대형 프로젝트, 낭비 등을 차단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전국 레퍼렌덤으로 핵발전의 선택이라는 엄청난 낭비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미 납세자들의 어깨를 무겁게 할 태세가 된 다른 많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있다.

▪ 시민들은 레퍼렌덤 덕분에 공공 지출이나 정책 전반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전달받는다. 시민들은 경험을 통해 자신들이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하고 책임감을 갖는다.

▪ 레퍼렌덤이 있는 시민들은 정치 비용 또한 조절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다른 유럽 국가 정치적 대의원들의 평균 지출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정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 정치인들의 바람과 시민들의 바람 사이의 단절이라는 커다란 문제를 직면한다. 잘 조직되고, 자금력이 있으며, 정확한 시기에 공공 지출과 정부 방침을 좌우하는 막강한 이익 집단들이 있다. 반대로 선거를 기하여 시민들은 보통 이념적인 이유로 한 정당에 “표몰이”를 하지만, 많은 현안에 대해서는 선거 이후 구성된 정부가 취한 선택과는 다른 견해를 지닌다.

과세 사안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민주주의의 혜택이 부족한 점이나 공공 지출에 대한 이 간단한 언급을 통해, 국가 재정 관련 결정에서 시민들을 배제시키는 것은, 아마도 ‘이탈리아 제헌 국회Assemblea Costituente’가 상상했던 것과는 반대 현상을 가져왔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탈리아에는 세금 압박이 (사회적 기부를 포함하여) 매우 크다. 공공서비스의 질은 그다지 좋지 않고, 전국적으로 탈세가 만연해있으며, 공공 부채가 기록적인 수치에 이르고, 공금 낭비의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시민과 납세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각각의 결정을 통제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저 더 많은 의사 결정력과 중앙 집권화 만이 국가 세입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만들 것이라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주권자들의 더 강력한 역할은 국가 재정을 회복시키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탈리아는 그리스 다음으로 가장 높은 국가부채율을 자랑하는데, 2017년 말 약 2조 3천 억 유로가 아직 GDP의 약 130%선에 머물러 있다. 동시에 가장 큰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유럽연합 가입국 첫 여섯나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43.3%(2017년 GDP 대비 세금과 사회복지 총액)에 달하는 재정적 압박을 호소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탈리아는 탈세율이 높은 편이다(2017년 1천 1백 억유로 추정). 반면 공공 서비스의 질은 떨어진다. 또한 지방 차원에서 국세-재정 관련 사안은 레퍼렌덤 사안에서 배제된다. 이탈리아에서 정치인들과 정당들은 일단 공공 지출을 운용할 수 있는 권력을 손에 넣으면, 공공 예산을 마치 셀프서비스 수퍼마켓처럼 여겼다. 2007년 40만명 이상이 직접 정치를 생업으로 삼았다(Salvi-Villone 2007년 참조).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심지어 이탈리아 취업자들 중 5%인 1백 10만명에 달한다(ILO 제3차 보고서-정치의 비용, 2013년 12월). 2018년 입법부만도 2017년에 비해 1.85%가 증가한 9천 6백 8십만 유로를 지출하게 될 것이다. 헌법 기관에 대해서는 2018년 이탈리아 중앙 정부는 총 24억 5천 8백 만 유로를 지출하게 될 것이다. 2012년 이탈리아 전역에서 지방의회에 약 10억 유로가 들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1117여 개의 지방의회 각각에 든 총 수당은 20만 유로를 조금 넘어선다. 한 의원의 지출 전체를 고려에 넣으면, 이탈리아 평균 연간 87만 5천 유로 정도이다. 대의 정치의 모든 간접 비용을 포함시키면, 총액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그 어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대의 정치 비용이 이탈리아만큼 높지는 않다. 여당은 납세자들의 모든 직접 개입을 배제함으로써 늘 이런 특권을 지켜낼 수 있었다.

전후 지금까지 수십 년간 산더미 같이 쌓인 부채를 이탈리아 시민들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다양한 사회경제적 이유도 있겠지만 여당들 사이에 만연한 무책임한 지출 경향을 호도해서는 안된다. 또한 시민들 쪽에서는 전혀 거부권이 없다는 정치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가끔 국민발안 법 제안들이 제출되지만(2015년 봄, CGIL 노동조합에서 추진한 “보다 공평한 세입을 위해” 제안) 거의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고, 이런 제안들은 국회에서 급속도로 잊혀지고 만다.

한편 레퍼렌덤이 가능한 사안에서 국가 세입 및 세금 관련 사안을 배제하는 것이 전혀 당연하게 여겨진 적이 없었던 스위스의 경우가 있다. 스위스 사람들 사이에서 국가 재정 현안은 가장 인기 높은 사안에 속한다. 그러므로 전통적으로 국가 재정의 운용에서 정치적 대의원들을 단속하는 것에 큰 관심이 뒤따른다. 이 목적으로 칸톤과 기초자치단체에 “재정관련 레퍼렌덤”이 도입되었다.

 

시민들의 권리가 더 많을 때 정치인들은 재정적으로 더욱 책임있게 행동한다

스위스의 사례는 레퍼렌덤 가능 사안에서 국가 재정 사안을 배제하는 것은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반대로 시민들이 공공 지출 심의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국민들 사이에서 책임의식도 더 커지고, 탈세도 더 줄어들고, 공공 자금낭비도 덜 생긴다. 민주주의와 공공 지출 사이의 관계는 단순하다. 시민들은 늦건 빠르건 자신들이 더 무거운 세금 압박을 통해 새로운 지출을 감당해야 할 것임을 알고 있으며, 그러므로 그들은 새로운 분야의 지출을 인가하는 것에 매우 조심스럽다.

어떻게 직접 민주주의로 공공 재정에 이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몇 가지 가능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 선거로 유권자들은 정치 대의원에게 일종의 백지수표를 발행하여, 단지 4, 5년 후에나 그것을 되찾을 수 있다. 레퍼렌덤 권한의 부재시, 시민들은 잘못된 투자나 공공 자금의 낭비, 불필요한 지출, 정당성 없는 세금 등을 막기 위해 개입할 수 없다.

▪ 만일 시민들이 공공 재정관련 사항에 투표할 수 있다면, 즉각 시민들 자신이 더욱 그 사안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얻게 된다. 결국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시민들이며, 이들은 보통 새로운 지출 요청 앞에서 더 조심스럽다. 이탈리아에서는 2011년 시민들이 핵발전소에 대항하는 투표로 엄청난 공공 자금 낭비를 피해갔다. 그러나 보통 이탈리아 시민들은 새로운 지출 요청 앞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권리가 없다.

▪ 확정적 레퍼렌덤으로 시민들은 지나친 정치 비용 또한 제한하고 정치적 족벌주의의 만연을 견제할 수 있다.

▪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는 아직 공공 행정상의 부패율이 높다. 지출 심의와 특정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는 시민들의 권리는 이런 위험을 제한한다.

▪ 시민들이 바라는 것과 대의원들이 바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 영향력 있는 이익 단체들과 여러 막강한 세력들은 늘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기호에 따라 공공 지출과 투자를 이끌어 가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이런 힘이 없다. “모든 것을 포괄하여” 한 정당에 투표하고, 모든 각각의 공공 자금 관련 결정은 정치인들의 몫으로 남겨지며, 시민들은 그에 대해 아무런 발언권이 없다.

이탈리아에 적용된 의무적 재정관련 레퍼렌덤은 미리 정한 기준치(가령, 5천만 유로)를 넘어서는 지출을 수반하는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 자동 국민투표를 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명을 모아야 하는 수고를 피하여, 시민들은 상당한 재정적 규모의 어떤 프로젝트가 가져올 영향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시민들이다. 그러므로 적어도 거대 프로젝트의 경우 미리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할 것이다. 다른 나라에 존재하는 이 권리는 오랫동안 이탈리아의 공공 재정을 괴롭혀온 무책임한 지출에 대해 효과적인 제동 장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금관련 레퍼렌덤 권한을 포함한 공공 재정에 대한 시민들의 직접 참여는, 세금에 대한 입법부의 권한이 좀 더 지방분권 방식으로 분산되고 관리된다면 더욱 합리적이 될 것이다. 한 가지 예는 또 다시 스위스의 연방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탈리아의 주와 기초자치단체들은 세금과 지방세 관련 법에서 더 많은 자치권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이탈리아의 주들은 과세 문제에 권한이 매우 적으며, 세입의 적은 일부만이 주 자체 내에서 부과한 세금으로 충당되고, 가장 큰 몫은 나라에서 보전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나친 지출을 막기 위한 목적의 재정관련 레퍼렌덤은 유용하겠지만, 세금에 개입하기에는 법적, 정치적 연결고리가 부족하다. 거의 모든 세금들이 국가의 권한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첫 단계는 재정적 연방제fiscal federalism라는 더 나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일 것이다. 다음으로 재정적 연방제를 직접 민주주의와 결합시키는 것이 낭비와 지나친 세율의 과세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정부의 모든 차원에서 진정한 납세자인 시민들이 회계 감사관 역할을 하는, 정치적 책임을 담당함으로써 공공 재정이 더욱 튼튼해지게 된다.

이탈리아에서─특히 돈을 헤프게 쓰는 정치인들이─종종 우려하는 것은 세금과 관세에 대한 직접 민주주의로 시민들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는 세금을 삭감하기만 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시민들, 곧 납세자들의 직접 참여는 국가 재정을 더욱 견고하고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스위스의 경험에 따르면 시민들은 공공 재정에 필요한 책임 의식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스위스 시민들이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나라는 사회적 기능이 원활하고, 질 높은 기간 시설, 적은 공공 부채 및 낮은 세율을 자랑한다.

이탈리아에서는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재정 운영에 대한 직접 통제 부족과 재정 시스템의 중앙 집중은 지나친 낭비, 잘못된 투자, 보스 정치 및 엄청난 공공 부채를 조장했다. 근래 수십 년 동안 뿌리내린 보스 정치를 지탱한 것은 바로 “돈-표-자리”라는 비정상적인 삼각지대에서 나타나는 표 거래 구조 덕분이다. 의무적 재정관련 레퍼렌덤이라는 열쇠로 이런 자동적인 악의 순환을 배양하는 음지를 밝은 곳으로 끌어내어 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재정 관련 레퍼렌덤과 세금 관련 법률과 법규는 물론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레퍼렌덤은 단순히 민주주의를 작동시켜 헌법에 규정된 “균형 예산”을 보완하며, 늘어나는 부채에 최선의 제동 장치를 제공할 것이다.


편집자 주:

다른백년 출범 3주년을 기념하며 자축하는 책을 발간하였습니다.

더 많은 권력을 시민에게” 제목으로 21세기 새로운 흐름인 직접민주주의를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현재의 한국정치로는 미래의 희망이 없습니다. 1%의 소수를 위한 정치에서 99%의 시민을 위한 정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비례성을 100% 강화하는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고 주권자인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비판하고 결정하고 통제하는 민치 – 시민권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이런 뜻에서 책의 내용을 격주를 통하여 약 10개월 간 연재하고자 합니다.  직접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시중의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을 통하여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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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베트남 북부와 가까이 위치한 하이난 섬의 총면적은 33만 평방킬로미터로 경상남북도를 합한 면적보다 조금 작고 제주도의 18배에 달하는 광활한 지역이다. 인구는 8-9 백만명으로 상대적으로 조밀하며, GDP는 일인당 2019년 기준 약 9천불 수준이다.


하이난 성의 수도인 하이코우 시의 모습

지난 주에 중국정부는 하이난(海南)성을 자유무역항(FTP) 지대로 만드는 종합계획안을 공개하면서 기존의 아열대 관광지역을 두바이와 싱가포르와 어깨를 겨누는 국제적 중심지로 개발하려는 60여 조치를 제시하였다.

특별정책들을 포함한 패키지는 3단계로 나뉘어, 2025년까지 무역과 투자의 자유항으로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2035년까지는 이를 완숙한 단계로 이끌며, 2050년에는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거점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 15년의 개발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이미 해당 지방정부의 관리책임자들을 두바이와 싱가포르에 파견하였고 이들을 성공시킨 자유무역의 규정들을 연구하도록 독려하였다.

하이난 지역을 중국의 새로운 자유무역과 물류의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정책으로 의료, 바이오텍, 교육, 오락 그리고 금융서비스의 혁신 등 분야에 외국투자자들의 문호를 즉각적으로 개방하는 조치를 가져올 것이다.

하이난 지역은 등소평 시절부터 중국지도부에 의해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고려되어 왔으며, 이미 1988년에 중국의 가장 작고 가장 남부에 위한 성省급 지역으로 선정되었고, 2018년 4월에 시진핑 주석은 이 섬지역을 중국의 최대자유무역지대(FTZ)으로 선언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에 발표된 FTP종합계획은 2018년의 FTZ의 구상보다 훨씬 규모가 크며 거대한 청사진의 포부를 담고 있으며, 수출입에 대한 관세의 면제를 넘어서 투자와 자본의 흐름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국제적 금융활동에 있어서, 세금은 투자와 자본의 흐름에 중추적 역할을 하며 지역을 소비와 인재, 투자와 사업에 매력적인 지역을 전환시키는 축으로 기능한다.

두바이와 싱가포르가 수십 년에 걸쳐 부유하고 번영한 지역으로 발전한 것에는 사업과 개인에게 적용되는 일반적인 소득세가 낮은 배경이 있으며, 이러한 배경의 연구를 통해 하이난 지역에 주거하기에 편하고 사업을 번창시키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능력있는 인재들의 개인소득세과 기업들의 법인세를 최대 15%로 제한하도록 결정한 것은 하이난을 국제적인 조세피난처에 견주는 지역으로 보장하려는 노력이다.

하이난의 전략적인 입지는, 한편에서는 광동성과 인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홍콩과 나란히 위치하여 중국의 접경지역을 확장하고 본토와 Greater Bay(광동-홍콩-마카오) 지역을 동남아 국가들과 연계하면서, 남반부의 여러 나라들과 무역 등 다양한 협력을 도모하는 관문關門으로 자연스러운 역할을 맡게 한다.

아열대적인 기후는 싱가포르를 대체하며 국제적인 정치 및 경제 이벤트를 개최하는 지역으로 매력을 가지게 할 것이다. 이미 지난 세월 유명 관광지로서 해변가 주변에 리조트와 5 성급의 호텔 등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다.

이런 의미에서, Dalian(대련)이 ‘여름의 다보스’로 불리듯이, 중국은 하이난 개발을 통하여 또 하나의 국제적인 지역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며, 주요한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것과 더불어 국제관광 도시로서 소비진작과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이미지와 영향력을 강화하는 게기를 마련하게 된다.

중국당국의 하이난 개발결정은 Greater Bay(광동-홍콩-마카오) 지역과 연계하여 국가의 경제를 더욱 확장시키는 현명한 방향의 움직임이다. 국가를 국제사회에 더욱 개방하려는 견지에 비추어, 하이난 지역을 경제와 정치가 하나로 융합되는 왕관의 보석으로 선정 개발하면, 이 지역을 외국투자가 자연히 이루어지는 국제적 센터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출처: CGTN, 2020-06-06.

Matteo Giovannini

이탈리아 경제개발부의 중국담당 주요 맴버이자 중국상업은행의 재정분야 전문상담가


보충자료 –

중앙정부의 지원과 다양한 정책을 구비한 개발제도의 도움으로 하이난 성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우선 무엇보다도 제조업, 수송차량, 원자재, 소비재 등 분야에 대한 수출입 무역에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이로서 자유무역이 상당한 수준으로 촉진될 전망이다.

다른 한편으로, 하이난 지역은 국제적인 관광과 하이테크를 위한 단지조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중앙정부의 정보분야 위원회(council info office)는 세계경제의 미래전망은 하이테크 개발에 맞추어 있다는 판단과 하이난 지역이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지역이 아니었다는 현실을 감안하여, 향후 개발은 관광과 서비스 산업, 그리고 하이텍 분야를 유치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분야에 우호적인 정책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상기에 언급한 산업분야의 기업들은 본토의 기업들에게 적용하는 법인세 중에 가장 낮은 15%의 세금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본토의 소비자들에게 적용되어온 면세금액 3만 위엔의 혜택을 10만 위엔까지 확대할 것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면세가 적용되어 국제적인 소비재가 저렴한 홍콩을 관광하며 소비를 맘껏 즐겨왔듯이, 이제 하이난 섬도 같은 매력을 갖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계획에 의하면 재능있는 국제적인 인재들에게도 혜택을 부여한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은 본토의 개인소득세 한도인 45%보다 30%를 낮춘 최대 15%의 한도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이는 홍콩보다도 2%가 더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자유무역지대는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뿐만 아니라, 재능과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재들을 불러모을 것이다.

하이난 자유항을 개발하면서 세계무역과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와 홍콩의 성공을 따라 배울 것이지만, 하이난은 자신의 독특한 입지와 구상을 통하여 두 도시들의 정책을 단순히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어 갈 것이다.

싱가포르와 홍콩이 성공한 배경은 단순히 지정학적 이점과 무관세정책 또는 매력적인 세금혜택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가 흉내낼 수 없는 역사적이고 제도적인 근거가 있다.  예를 들어 홍콩은 중국본토와 세계를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이라는 장점을 통하여 놀라운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 냈다.

따라서 하이난의 자유무역항 개발의 과정을 통하여 책임을 지고 있는 성省당국은 자신들의 입지와 중국의 사회경제적 현실과 조화를 이루어 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발계획서에서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중국적 특색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하이난이 앞선 두 도시보다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뜻은 아니며, 성공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사업하기에 매력적인 환경을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곳에서 사업하는 것이 매력적이고 편해야만 한다. 하이난이 이것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미래는 보장된 것이다.

일, 2020/06/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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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이 진행했던 ‘냉전-1.0’은 45년 간의 거대한 이념적 경제적 기술적 전쟁이 이었고, 세계를 핵전쟁의 위험(Armageddon)으로 몰아가며 지구상의 모든 국가뿐만 아니라 달나라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중간의 ‘냉전-2.0’은 기존의 냉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의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위험성과 영향력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인구의 규모 면에 있어서도 기술적 야심이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상대보다 훨씬 힘든 적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싸움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소련은 지구를 양분하여 분리된 형태로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하였지만,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서로 엉켜 의존하고 있다. 2018년 현재 중국은 미국이 최대 무역대상국이었으며,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사가 비디오 네트워크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TikTok은 비게임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앱(app) 프로그램이고, 2019년 현재 미국의 대학에 369,548 명의 중국학생이 등록한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따님이 2014년에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경쟁은 기존과는 달리 전혀 새롭고 결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과거의 ‘냉전-1.0’이 재래식 군사력과 핵위협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면, 현재의 ‘냉전-2.0’은 민간사회를 통한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혁신경쟁이라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인터넷은 단순히 통신수단이 아니라 통제의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 규모에서 사물인터넷(IOT)를 운용하면 수십 억의 장치를 연결하면서 지정학적 전략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바로 이 분야에서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적용하는 여부가 일종의 시금석이 된다. 흔히 미국과 중국의 대결적 상황은 성격이 전혀 다르며 어울리지 않는 두 국가의 지도자들 즉 트럼프와 시주석의 개인적 정치성향 때문이며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 내 중국분야 최고의 권위자중 한 사람인 Orville Schell은 보다 분석적이고 위협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에 의하면, 공화와 민주 양당이 8번을 교대로 집권해온 지난 50년 간 지속되었던,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용정책은 이제 끝장이 났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냉전이라는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른 것(종결)이 아니라 겨우 중턱 어디쯤에 머물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미국의 포용정책은 아래의 두 가지 전제에 기반하고 있었으나 모두 실패하였다고 결론짓는다. 한가지는 중국이 번영을 지속하고 개방화를 진행하면 점차로 민주적 사회로 전화할 것이라고 워싱턴은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터넷의 도입이 자유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중국이 인터넷을 차단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마치 ‘벽에다 껌을 부치는 격’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판연히 다르다. 중국은 공산당이 내부의 통제력을 전혀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였으며, 국제적 인터넷에 대한 중국내의 방어벽(firewall)을 강화시키는 한편, 다른 국가들의 사이버 공간에 혼란을 야기시킬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지난 주에만 중국과 연계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되는 23,750개의 내용물을 트워터에서 추려냈다.

“우리는 총격전을 벌릴 필요는 없지만 이에 필적하는 위험한 경쟁의 전쟁에 빠져 있다”고 미국의 전역장성은 경고를 보낸다. 위싱턴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 책임자인 Robert Atkinson은 중국이 이미 일부의 선도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였고 동시에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중국은 기술분야에서 강력하게 그리고 손쉽게 미국을 압도할 것이다”. 그는 미국이 긴급하고 강력하게 자국의 산업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자유시장과 사적재산권 그리고 기업가의 정신이면 성공을 보장한다’는 기존의 흔해빠진 신념은 비역사(비현실)적이며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Actkinson은, 냉전이 절정이었던 1963년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나머지 전세계의 정부 및 민간 분야의 모든 투자액보다 많은 예산을 R&D 분야에 투입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현재는 1955년에 이루어진 GDP 비중보다도 적은 예산이 미국의 R&D에 할당되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중국의 지도부들이 미국의 정치지도자들보다 과거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한 미국의 역사를 더 잘 숙지하고 있으며, 기술적 혁신이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출처 : 파이낸스 타임즈 on 2020-06-16.

John Thornhill

FT 혁신분야 편집책임자

금, 2020/07/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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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핵합의 JCPOA의 서명이 이루어진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미국이 제재를 다시 강화하고 이에 대응하여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면서, 합의의 실행여부가 위험에 처해 졌다. 이제 수십 년간의 모든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기 전에 관련된 모든 당사국들은 낭떠러지에서 발길을 되돌려야만 한다.

브뤼셀(EU본부) – 5년 전인 7월 중순에 비엔나에서 E3/EU+3 (프랑스 독일 영국 + 중국 러시아 미국과 더불어 EU외교안보 책임대표)가 ‘이란핵합의-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에 이란과 함께 서명을 하였다. 이제 5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냉정하고 정확히 인지하여야 한다: 이런 합의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란은 이미 핵무장을 하였을 것이며, 중동핵전쟁이라는 국제적 불안의 화약고를 앉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 ‘이란핵합의’는 여러 측면에서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으나, 이를 해결하는 것이 두 가지 이유에서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 매우 긴급한 상황이다.

첫째 이유는 합의가 국제사회와 이란이 12년 이상 노력을 들여가며 쌍방 간의 이견을 해소하여 만들어낸 내용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번 합의가 무산된다면, 이를 대체할 다른 대안과 효과적인 조치가 있을 수 없다.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2003년에 제시된 합의의 밑그림에 프랑스 독일 영국의 외부장관들과 더불어 EU 외교안보 책임자였던 Javier Solana가 결합하면서 협상테이블이 비로소 마련되었고, 책임자들이 여러 번 바뀌면서도 외교적 해법이라는 문을 항상 열어놓고 진행되어 왔다. 진행되는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마침내 JCPOA라는 형식으로 타결되었다.

이런 협상의 타결은 외교적인 노력의 일관성 없이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동시에 진행과정에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그리고 당사자인 이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었다. 따라서 타결된 내용 역시 탄탄한 구속력을 담고 있었다. 100페이지가 넘는 본문의 내용과 부속서류를 통해서 합의의 대가를 매우 상세하게 기술하였고, 이란은 핵과 관련된 경제 및 금융의 제재에서 벗어나는 반대급부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준수해야만 하였다.

‘이란핵합의’는 이를 온전히 보장하기 위한 유엔안보리의 결의2213호를 통하여 국제법으로서 인정되었다. 더구나 유럽연합의 외교적 성과로서 ‘규칙에 근거한 국제적 질서’가 다자간의 합의를 통하여 유효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매우 중요한 사례가 되었다. 이를 이끌어낸 과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고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는 유일한 기회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이란핵합의’는 단순히 ‘보여주기’식의 성공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약속과 더불어 이행의 효과를 확실하게 담고 있었다 전례없는 엄격한 실사를 통하여 국제원자력기구는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5차례에 걸친 조사보고서를 통하여 이란이 협상의 모든 의무사항을 이행하고 있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합의의 내용에 따라 관련 제재가 중단되었고 이란은 국제적 고립을 면하면서 열린 세계와 정상적인 경제와 통상관계를 회복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2018년 5월 소위 ‘최대의 압박’전략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이란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다시 강화하였다.

미국의 재개한 제재가 이란의 경제와 국민들 생활에 심각하게 부정적 영향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당국은 이후에도 14개월 동안 합의내용을 준수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라늄농축을 다시 시작하면서 핵개발의 노하우를 축적하려 한다. ‘이란핵합의’가 무효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지난 과거의 우려(중동의 핵전쟁)가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프랑스 독일 그리고 영국은 이란의 재개된 농축활동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합의의 준수를 촉구하여 왔다. 이란은 이에 대하여 제재의 해지를 통해 예상했던 경제적 혜택이 이루어 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 항의와 우려를 표시하였다.

‘이란핵합의’의 현직 중재자로서 필자는 미국을 제한 모든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5년 전에 이룬 성과의 내용을 견지하고 합의가 유효하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이란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철저한 감시하에 있으며, 이의 평화적인 성격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체계 덕분에 농축화를 재개한 현재의 환경에서도 현재까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진행 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있다. 만약 합의가 무산되어 이러한 감시를 계속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수십 년 전의 위기상항으로 되돌아 가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란핵합의’가 핵확산금지라는 국제적 구도에 매우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으며, 따라서 관련된 모든 국가들이 ‘이란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한 가능한 역할을 진행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자 한다.

이란의 경우, 핵규정 의무를 온전히 준수하도록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며, 동시에 합의에서 제시된 경제적 혜택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존재한다. 미국의 불법적인 제재에 대항하여, 이미 기업활동을 보호하는 조치를 이미 취하였지만 유럽국가들은 이란이 기대하는 합법적인 무역거래를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높여가야 한다.

유럽은 관계당사국 모두가 참여하는 가운데 이란과 벌어진 틈을 다시 좁히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필자는 ‘이란핵합의’가 준수되고 온전히 이행된다면, 이는 중동의 지역안보와 더불어 이해가 달린 관련국가들을 위하여 단단한 디딤돌 역할을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

유럽국가 모두는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황은 무르익고 있으며 우리는 합의를 단단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물론 ‘이란핵합의’를 지키는 첫걸음은 관련당사 국가들 모두가 전적으로 합의된 의무를 완벽하게 이행하는 것이다.

 

출처 : Syndicate Project 2020 on 2020-07-14.

Josep Borrell

유럽집행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외교안보 최고 책임자

화, 2020/08/0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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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작에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가 2020년에는 한층 기승을 부릴 것이다”라고 예측하였다. 불행하게도 나의 예감은 적중하였다. 현재 목격하듯이, 미중 간의 관계가 악화일로에 빠지면서 세계적인 지정학적 위기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대결국면이 향후 다음세대의 국제지정학적 지형을 결정할 것이다. 더욱이 위험한 것은 인류전체가 상황의 인지여부를 떠나 양대 강국의 전략적 대결을 자연스러운 국면으로 수용하면서 아예 체념하는 것이다.

북경과 워싱턴 당국의 전투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영역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 기술과 통상, 투자와 금융, 공급사슬과 생산거점, 미디어와 국내정치의 간섭, 코로나 상황 등. 과연 누가 이 상황을 조정할 수 있을까? 양대 당사국이 아닌 국제무대에 영향력있는 제 3자(global Players)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과연 누가 제 3자적 역할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전문가들 대부분이 거대한 두 개의 진영에 부분적으로 편입되어 있는 4개의 중심 국가들을 거론한다. 한쪽 진영에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존재한다.

이러한 사각 마름모꼴을 단순하게 보면, 현재 2:2의 스코어이다. 한 측의 골대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광범한 분야에서 협력을 유지하면서 미국이 가하는 제재와 압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다른 끝의 양상은 보다 복합하다. 유럽연합은 미국과 특별한 관계를 일차적으로 유지하지만,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과는 대립할 의사가 전혀 없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는 공개적으로 적재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미중의 대결을 중재할 입장이 못된다. 자연스레 미국-유럽연합-중국의 삼각관계를 살펴 보고자 한다.

미국과 중국의 현재적 관계는 모든 면에서 대립적이라는 것이 분명하며, 이를 다루는 연구보고서의 양은 트럭에 담을 만큼 방대하다. 따라서 나는 유럽연합과 미국 그리고 별도로 유럽연합과 중국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우선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미국 내부의 단합을 심각하게 해쳐 왔다. 유럽국가들은 트럼프가 미국의 국가이익을 새롭게 정립해가면서 동맹으로서 대서양 양안의 이해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는 전후 미국이 추구해온 전통적 외교정책과는 매우 동떨어진 내용이다.

유럽국가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은 특별히 안보분야에서 미국과 긴장이 형성되고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가 뇌사상태에 빠졌으며, 별도의 ‘진정한 유럽군’의 창설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마크롱의 요구를 트럼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메르켈 수상도 지지하면서 ‘현실적이며 진정한 유럽군’의 창설에 한술을 보태면서 지지를 표명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첨언했다 “ 유럽이 (안보를) 다른 나라에 의존했던 시절은 지났다.”

미국과 유럽이 마치 이혼을 앞둔 부부처럼 서로 으르렁대는 명백한 사실들은 수십 가지 존재한다. 한 가지 예로 G7 참여요청을 메르켈이 거부하자, 트럼프는 곧바로 독일에서 9,500명의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언하였다 (최근 12,000명 미군의 독일철수를 공식화하였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북부천연가스(Nord-Stream) 공사에도 전례없는 긴장이 조성되어 왔다. 독일연방의회의 경제에너지분야 책임자인 Klaus Ernst의원은 지난 6월 16일 기자회견에서 상기 공사에 미국이 제재를 가하면 독일은 상응하여 가능한 조처로 대응하겠다고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미국이 제재를 가하면 일대일(tit-for-tat)의 대응으로 미국의 LNG 수입에 징벌적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 유럽북부 두 개 노선의 가스공급 공사에 대해 미국 상원이 제재법안을 결의하면, 우리도 상응하는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 미국의 제재결의는 유럽의 법률체제에 대한 불법적인 개입이며 동시에 독일과 유럽의 주권에 대한 침해이다.”

나의 판단으로는 중국과 유럽연합이 우선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분야는 환경보호와 녹색발전(green development)의 영역이라고 본다. 특별히 미국이 국제적인 연대(파리기후협약)를 거부하고 탈퇴한 영역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 서로가 협력하기에 적격인 셈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팬데믹이 발생하고 확대되기 이전부터, 유럽연합은 환경보호 및 탄소제로의 촛점을 맞춘 인프라에 1.1조 달러를 투자하는 유럽-그린-딜(European-Green-Deal)을 속도감있게 추진하여 왔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유럽과 협력을 강화면서, 태양광 에너지와 수소생산 플랜트, 전기차량(EVs)와 배터리 생산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상호 간에 중요한 승수적 효과를 얻는 것이 어렵지 않다.

유럽연합 집행부 환경과 해양수산 분야의 책임자는 유럽과 중국 양측이 유사하게 환경보호라는 심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국제연대분야의 기후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인사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이상적 세상을 위하여 유럽과 중국은 탄소시장을 서로 통합하면서 세계기후문제에 대해 주도할 수 있다….. 배경에는 유럽 단독으로 (세계를 주도하기에) 충분히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협력을 해야만 한다.”

본 주제에 대한 결론으로 유럽연합과 중국 간에는 상호 상거래를 통한 거대한 이익이 존재한다. 중국에 있는 유럽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펜데믹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투자 기업들의 60%에 가까운 조직들이 계속적으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는 16,000 이상의 유럽기업들이 투자하고 있으며 투자의 누적 총액이 1,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만큼 47,000 여의 사업장이 운용되고 있다. 1+17(중국과 17개국의 유럽국가)라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서 이미 중국은 완숙한 유럽의 협력자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유럽집행부의 외교안보담당 최고책임자인 Josep Borrell 부집행위원장은 중국에 대항하는 환대서양-동맹(transatlantic-alliance)의 구상을 거부했으며, 북경당국과 체계적인 경쟁도 배제하였다. 그는 6월 14일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언급하였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국제정치의 중심축을 형성하면서, 양 진영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압력이 증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인들은 자신의 길’My-Way’을 걸어갈 것이며, 모든 도전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과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유럽의 역할을 점증될 것이다. 향후 수 개월에 진행될 미국-유럽연합-중국 간의 삼각관계가 향후 세계질서의 전반적인 지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유럽연합과 중국간의 FTA는 타결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오는 가을에 공식관계를 발표하는 대대적인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출처 : 중국국제방송 on 2020-06-21.

Djoomart Otorbaev

소련시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러시아 사회과학원 연구원을 거쳐 키르기스 공화국의 수상을 2년간 역임하고 현재는 중국인민대학의 Chongyang 연구소 초청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금, 2020/08/1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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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가 금융시장을 더욱 개방하고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완화한다면, 중국이 새롭게 도입하는 가상화폐e-RMB가 국제간 결제수단으로 기능하며 위안화의 저축통화로서 지위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기축통화라는 미국달러의 지위를 약화시키지는 못한다.

ITHACA – 수년 전부터 중국위안화가 국제적인 비중을 높여왔다. 실물경제의 국제결제과정에서 위안화는 5번째로 중요한 통화가 되었으며, 2016년에는 IMF가 특별인출권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통화 바스켓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후에 위안화의 비중은 정체를 보여왔으며 실물교역의 국제결제수단으로서 비중이 여전히 2% 미만에 머물고 있으며 국제통화교환기금에서의 비중 역시 2%선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금년 상반기에 중국은 중앙은행발행 디지털화폐를 출범시켰는데, 주요 경제권에서는 처음있는 일이다 소위 디지털화폐/전자결제(DCEP)를 4개 도시에서 시험적으로 적용하였고 연이어 북경과 천진 홍콩과 마카오 등에 도입할 것이라고 최근 중국중앙당국은 밝혔다. 그러나 DCEP 방식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역할을 증대시킬 만한 변화의 호재(game-changer)가 되지는 못한다.

중국이 소비시장의 결제수단에서 다른 선진국 경제권에 비하여 전자방식이라는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e-RMB가 중국통화의 국제금융시장에서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 역시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냉정하다. DCEP방식이 중국 내에서 보편적인 결제수단이 될 것이지만 이것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중국을 넘어 국제간 결제수단이 될 것이라는 것은 과다한 망상이다. 오히려 중국이 2015년에 도입한 국제은행간 결제시스템이 해외거래에서 위안화의 사용을 확대하는데 훨씬 주요한 디딤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상기의 결제시스템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결제시스템SWIFT을 우회할 수 있어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에게 매력을 제공한다. 이런 배경에서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의 에너지 생산국가들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  또한 위안화의 사용이 점차로 확산되면서 중국과 통상 및 금융적으로 깊이 연계되어 있는 경제적 소국들이 중국과 거래에서 위안화로 결제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서 DCEP방식이 결국에는 국제결제의 전자방식으로 도입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외국투자자들에게는 기존의 위안화와 새로운 DCEP방식 사이에 선택할 기금(기준)화폐로서 별다른 차이를 주지 못한다. 무엇보다 중국정부가, 자본입출의 흐름을 통제하고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환율을 관리하는 상황에서는, 결제방식의 차이가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다 주지 못한다.

위안화를 지지하는 측은 중국정부가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본계정을 완전히 개방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인민은행도 환율개입을 줄이면서 시장의 힘에 맡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자본흐름의 변화가 위안화에 부담을 주게 되면, 중국정부는 다시 통제와 규제의 과거 모드로 되돌아가고 환율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해외의 중앙은행 등 외국 투자자들은 중국당국이 자본흐름을 자유화하고 환율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견해에 대하여 매우 회의적이다.

어떤 경우에도 외국 투자자는 물론이고 국내투자자들조차 국제금융시장의 혼란 시기에 위안화가 안전자산의 기능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안전자산의 기능은 신뢰와 믿음을 요구하는데, 이는 어떤 상황에도 규칙을 고수하고 정치시스템에 있어 균형과 견제가 작동해야만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중국에도 규칙에 의한 법치가 작동하며, 자본시장이 요동칠 때에 정책입안자들의 개입을 저지하는데는 일당 지배의 정부체제와 자체수정기능이 더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체제의 배치는 미국 등에서 적용되는 균형과 견제, 즉 집행부과 입법권 그리고 사법권력이 실행의 권한을 제한하는 일반화된 제도를 대치할 만큼 신뢰할 수도 없으며 지속가능 하지도 않다.

현재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확립된 제도들을 약화시키고, 법치를 흔들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을 훼손시키려는 온갖 행위를 벌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 분야는 건재하다.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과 흔들림없이 유연한 흐름을 보이는 자본시장의 작동, 여전히 건실하게 작동하는 제도적 프레임 등은 아직까지도 세계를 주도하는 기축통화로서 미국달러를 대체할 다른 경제수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위안화가 최근 결제수단과 투자대상으로 보여준 국제적 비중과 지위는 달러의 희생이 아니라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퇴조에서 비롯되었다. IMF가 SDR바스켓에 위안화 비중의 가중치로 10.9%를 부여한 것은 유로화, 파운드 그리고 일본엔화의 조정에 따른 것이지 미국달러의 양보가 아니었다.

중국정부가 금융시장을 더욱 개방하고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완화한다면, 중국이 새롭게 도입하는 가상화폐e-RMB가 국제간 결제수단으로 기능하며 저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기축통화라는 미국달러의 지위를 약화시키지는 못한다.

 

출처: Syndicate Project on 2020-08-25.

Eswar Prasad

코넬 대학교의 실용경제학 및 경영학 교수이며, 브루킹스 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을 겸임하고 있으며 최근 “Gaining Currency: The Rise of the Renmini. 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목, 2020/09/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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