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지난 17일(월), 심상철, 이민걸, 임성근, 신광렬, 조의연, 성창호, 방창현 판사 등 7명의 사법연구 발령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사법정책연구원 소속의 신광렬 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법관들은 3월 1일부로 재판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사법농단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중인 법관들이다. 4명의 판사들은 법리적 이유로 1심에서 무죄를 받긴 했으나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고, 3명은 아직 1심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재판 업무 배제 조치가 1년도 넘지 않았고,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복귀 조치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탄핵되어야 마땅함에도 현직을 유지하며 재판 받고 있는 판사들이 다른 이들을 재판한다면 그 판결을 누가 승복할 수 있겠는가.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번 복귀 결정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대법원은 해당 법관들의 “사법연구기간이 이미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형사판결이 확정되기까지 경우에 따라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는바, 이는 바람직하지 아니”하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보다 판사들의 권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이유이다. 사법농단에 관여한 법관들이 합당한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재판을 한다면 과연 국민들이 공정한 재판이라고 수긍하겠는가. 재판은 공정해야할 뿐만 아니라 외관상으로도 공정해보여야 한다. 재판개입 등 사법농단 연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법관들에게 다시 재판 업무를 맡긴다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의 회복은 결코 불가능하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원은 애초 기대와 달리 사법농단 사태 해결에 점점 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검찰이 사법농단에 관여된 법관 66명의 명단과 비위사실을 통보했음에도 그중 아주 일부만을 징계위에 회부했고, 관련된 문건들도 비공개했다. 1차로 징계에 회부된 법관들조차 최대 정직 6개월에 불과한 처분을 받았고, 추가로 징계위에 회부된 현직 법관 10명에 대해서도 징계가 이뤄졌는지조차 알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혐의가 중해 기소된 법관들을 재판 업무에 복귀시키는 조치는 대법원장과 대법원이 사법농단 사태의 책임자들에게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고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과 다름아니며, 향후 예정된 재판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원은 해당 법관들의 재판 업무 복귀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사법농단과 관련된 자료의 공개 및 관여법관들에 대한 철저한 징계, 재발방지를 위한 사법행정 개혁조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국회도 하루라도 빨리 사법농단에 관여한 현직 법관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탄핵과 처벌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결코 회복될 수 없다.
어제(10/28), 대법원이 참여연대가 제기했던 사법농단 문건 404건의 정보공개 비공개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을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했다(대법원 제3부 재판장 조희대 대법관, 주심 민유숙 대법관, 김재형 · 이동원 대법관, 2019두45555). 대법원은 1심과 2심 판단이 다른 상황에서, 사법농단 문건의 공개 여부에 대한 직접 판단을 포기한 것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한 대법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참여연대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1심(서울행정법원 행정6부 이성용 부장판사)이 정보비공개처분을 취소한다고 판단한 것과 달리, 2심(서울고등법원 행정3부 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 문주형 · 이수영 판사)는 법원의 비공개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법농단 관련 문건이 공개되면 당시 특별조사단의 조사만이 아닌 향후에 있을 수 있는 감사나, 정보공개 청구보다 훨씬 나중 시점에 시작된 형사재판까지 근거로 끌어와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는 등 추상적이고 납득하기 어려운 근거를 끌어와 비공개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행정청 내부의 의사결정과 관련된 문서의 경우 행정청의 대외적 공표행위가 있은 후에는 더 이상 비공개 정보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2000. 5. 30. 대법원 선고 99추85) 조차 외면한 판결이었다. 사법농단 문건 404건은 이미 김명수 대법원이 법원 내부 게시판인 ‘코트넷’ 및 언론에 공개한 문건인 만큼 더이상 비공개 정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에 확정된 소송의 항소심을 담당했던 문용선 부장판사는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농단 사건의 하나인 국회의원 재판청탁 사건의 당사자인 것이 2심 판결후 알려지면서 2심 판결에 대한 공정성이 의심받았기에 대법원의 심리와 판단이 요구됐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심리 한번 하지 않고,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참여연대가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에 사법농단 사태 주요 판결인 통합진보당 의원직 확인 소송의 재판장을 지냈던 이동원 대법관이 포함되어 있다며 기피신청을 했으나, 대법원은 이에 대해 지난 10/18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고 기각했고 이후 불과 10일 만에 본안소송에 대해서도 기각한 것이다. 대법원은 왜 사법농단 문건이 비공개에 해당하는지 이유를 직접 밝히지 않았다. 비공개 이유를 판결문으로 내놓지 조차 못하는 대법원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참여연대가 사법농단 문건 정보공개소송을 진행한 이유는 대법원 스스로 사법농단 사태의 진실을 국민 앞에 투명히 공개하는 것이 사법농단의 해결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공개소송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기각되었고,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들이 재판부에 소속되면서 공정성도 훼손되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농단에 관여된 법관들에 대해 솜방망이로 징계하거나 차일피일 미루고 있으며, 관련된 정보의 공개도 거부하고 있다. 그나마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그 외 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 또한 당사자들의 지연전략에 기약없이 장기화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이 사법농단 사태를 반성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참여연대는 이번 소송 결과와 상관 없이 ‘두눈부릅 사법농단 재판방청단’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재판을 모니터링하고, 사법개혁의 대안을 제시하는 등 사법농단 사태 해결과 법원개혁 촉구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법무부에 정보공개 소송의 비용 감면/면제, 편면적패소자부담제도 도입 등 공익소송비용 제도 개선 의견서 제출
오늘(10월 31일) 참여연대(공동대표 정강자, 하태훈)는 사드 배치 관련 정보공개소송의 패소비용 6,806,990원을 납부하라는 국방부의 통지에 대해 공익소송비용 관련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소송비용 납부를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국가소송의 대표 소송 수행자이자 행정청의 소송을 지휘하는 법무부에 공익소송의 편면적패소자부담제 도입, 정보공개소송 등 소가 대폭 하향 조정 등 제도 개선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 2016년 참여연대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함께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 관련 정보 일체를 비공개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8년 최종 패소했다. 이후 국방부는 법원에 소송 비용액 확정 신청을 하고, 대법원은 13,613,983원을 국방부에 상환하라고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참여연대와 민변에 각 6,806,990원을 10월 25일까지 납부하라고 통보해왔다.
그러나 권력 감시와 알 권리 실현을 위해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공익소송에서, 국가가 거액의 패소비용을 원고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형평과 정의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특히 정보공개소송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정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헌법상 알 권리 실현을 위한 주요 수단 중 하나이다. 공익소송을 통해 기존의 주류적 판례에서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새로운 법 해석을 이끌어냄으로써 사회 모순, 인권 개선 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이 과정에서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 참여를 촉발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시민단체가 사회 변화를 위해 공익소송을 활발히 제기하고 있다.
이번에 참여연대가 국방부를 상대로 진행한 정보공개소송 역시 폐쇄적인 국방·외교 분야의 정책 투명성 확보와 공론의 장 형성 등 민주적 통제를 위해 제기했던 공익소송이다. 이에 대해 공익소송의 취지를 고려하지 않고 패소자부담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국방부와 법원의 결정은 시민사회단체들에게 과도한 패소 부담을 안겨주어 국방·외교 분야의 정보공개를 개선하기 위한 소송을 원천 봉쇄하거나 위축시키는 것이다. 또한 행정 부처가 정보공개에 더욱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국방·외교 분야의 투명성 확보나 민주적 통제를 요원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드 배치 관련 정보공개 소송과 같이 국가가 공익을 위한 정보공개소송에 과도한 패소비용을 물리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와 정보공개를 통한 투명성 확보 시도에 반할 뿐 아니라 시민사회의 공익소송 자체를 위축시킨다. 이에 참여연대는 국방부에 소송비용 납부 유예를 통지하고, 국가소송의 대표 소송 수행자이자 행정청의 소송을 지휘하는 법무부장관(직무대행)에게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 시행령」을 개정을 통해 정보공개소송과 같이 행정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공익소송의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소송의 공익적 성격, 당사자의 사정, 정의와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소송비용을 감면/면제, ▶민사소송법개정안 등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정보공개청구 소송 패소시 소송비용을 면제하거나 (편면적패소자비용부담제),일률적으로 5,000만원의 소가를 대폭 하향 조정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의견서
공익소송의 소송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1. 참여연대-국방부 정보 비공개 취소소송을 통해 본 공익소송의 비용 부담 문제
1) 경과
2016년 10월 28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과 참여연대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사드 배치 협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운영결과보고서, 사드 배치 부지 가용성 평가 자료, 사드 배치 군사적 효용성의 근거 자료, 공동실무단의 전문가 자문 내용’ 등 사드 배치 관련 정보 일체를 비공개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음.
2016년 당시 박근혜 정부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는 관련 정보를 광범위하게 비공개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였음. 민변과 참여연대는 이러한 정보 비공개 처분이 한반도 평화와 시민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자체를 가로막은 부당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여 소송을 제기했음.
그러나 2017년 11월 10일 서울행정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고, 2018년 5월 31일 항소심도 같은 판결을 내렸음. 이후 국방부는 민변과 참여연대가 소송비용 20,828,200원을 상환해야 한다고 서울행정법원에 소송비용확정 신청함. 소송 비용액 확정 소송을 통해 법원은 민변과 참여연대가 13,613,983원을 국방부에 상환하라는 결정을 내림.
최근 국방부는 참여연대에 해당 금액의 1/2인 6,806,990원을 10월 25일까지 납부하라고 요구함.
2) 문제점
「정보공개법」의 입법 목적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자신이 보유, 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임. 정보 비공개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위로 그 요건과 절차가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함. 그러나 국방부가 사드 배치 관련 정보를 포괄적으로 비공개한 것은 이러한 「정보공개법」의 제정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임.
2016년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를 비민주적으로 강행했을 뿐 아니라 사드 배치 관련 정보 일체를 비공개하여 사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군사적 효용성이 있는 것인지,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주민들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방안이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할 기회 자체를 봉쇄함. 당시 국방부는 참여연대에 비공개한 자료의 상당수를 심지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도 비공개함. 이에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간사인 이철희 의원을 포함한 44인은 「사드 한국 배치 관련 정보 공개 및 절차 준수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여 ‘사드 배치에 관한 한미 간 합의 문서, 한미 공동실무단 운영 결과 보고서, 부지 평가 관련 제반 검토 보고서, 향후 계획 등 사드 배치 사업 진행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국회에 명확히 보고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음. 이는 사드 배치 사업에 있어 국방부의 비밀주의가 심각했다는 반증임.
국방·외교 분야의 정책 결정 과정은 오랫동안 민주적 통제의 사각지대였음. 이에 참여연대는 국방·외교 분야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공론장 형성, 시민의 민주적 통제를 가능하게 하고자 사드 배치 정보 비공개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이었음. 이는 헌법상 기본권인 알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공익소송이자 공익적인 활동이었음.
비록 패소했지만 소송 과정에서 국방부가 비공개 결정 근거로 제시했던 ‘한미 2급 비밀’이라는 분류는 「군사기밀보호법」에 규정된 군사 비밀의 분류가 아니며, 주한미군의 무기 체계인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적용할 수 없는 조항으로 부당한 것이라는 점이 밝혀짐. 또한 2017년 11월 한미 SOFA 합동위원회는 정보 공개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며 “한미가 SOFA 관련 정보 공개에 눈을 돌리게 된 데에는 주한미군 사드 부지와 관련한 민간의 정보 공개 청구가 접수된 일이 하나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하였음. 한미 SOFA 합동위원회 역시 투명한 정보 공개가 시민의 신뢰를 얻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임.
이러한 공익소송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패소자에게 기계적으로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한다면, 이는 공익소송을 위축하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재판 청구권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게됨. 알 권리 실현을 위한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소송비용 청구가 앞으로 다른 정보공개 운동이나 공익소송에 미칠 영향도 심각함. 그렇지 않아도 폐쇄적인 국방·외교 분야의 알 권리 실현과 민주적 통제는 점점 더 요원해질 것임.
2. 공익소송의 패소자부담주의 적용의 문제점
1) 과중한 소송비용 부담은 공익소송 위축효과 발생
공익소송은, 약자 및 소수자의 권익보호, 국가권력으로부터 침해된 시민의 권리구제 등을 통하여 불합리한 사회제도를 개선하고 국가 등의 권력 남용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소송을 통칭함.
특히 정부 정책의 투명성 확보와 헌법상 알 권리 실현을 위한 정보공개소송은 그 자체로 공익을 내포하고 있으며, 참여연대가 국방부를 상대로 진행한 이번 소송은 대표적인 공익소송임.
그럼에도 패소시 상대방의 패소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현행 민법상 패소자부담주의를 일률적으로 적용하여 비용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공익소송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현행 법령의 문제와 법원의 경직되고 소극적인 태도에 기인하며 이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함.
2) 패소비용 부담으로 시민사회의 활발한 권력감시 운동 위축
참여연대는 1994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사회변화를 위해 행정소송, 헌법소원 등을 적극 활용해 왔음. 그 중에서 참여연대가 제기한 대표적인 정보공개소송에서 원고가 소송비용을 부담한 내역은 아래와 같음.(표)
정보공개소송과 같은 공익소송 패소시에도 과도한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대다수 시민들에게 높은 문턱으로 작용하여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크게 제약하고, 궁극적으로 공익소송을 통한 인권개선과 제도개선 시도를 가로막는 것임.
공익소송의 비용은 크게 변호사 비용, 법원에 납부하는 인지대 등 사법절차 이용 비용으로 구성됨. 공익소송은 주로 무료변론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소송수행을 위해 납부하는 인지대, 송달료 등 사법절차 이용비용, 패소시 상대방의 소송비용임.
그런데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와 제도개선을 위하여 공익인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한 경우, 승소한 상대방이 거액의 소송비용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비용확정신청을 하는 일이 빈번함. 법원도 이를 기계적으로 수용하여 결국 공익소송을 제기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거액의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 이에 소규모 시민단체나 개인의 공익소송은 위축되고, 재정적으로 안정된 시민단체라고 하더라도 거액의 소송비용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음.
소송비용 패소자 부담주의를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소송비용을 공익소송 제기 원고인 패소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공익소송의 사회적 가치를 외면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공익소송을 주요한 활동방식으로 삼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음.
3) 사회적 비용 증대
공익소송은 기존의 주류적 판례에서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새로운 법해석을 이끌어냄으로써 사회모순, 인권개선 등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옴. 공익소송은 해당 사안에서 문제가 된 위법 제거, 위법한 행위 조정이라는 사회적 공익실현에 더해 법원의 판결을 통하여 확인된 공익이 사회 전체로 확산되는 데 기여해옴. 공익소송의 사회 변화에 기여한 순기능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다면, 우리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는데 공익소송이 기여한 만큼의 비용이 다른 방식으로 소요될 것임.
3. 제도 개선 요구 사항
1) 정보공개소송의 소송비용 면제/감면의 필요성
권력감시 활동을 해 온 참여연대는 행정의 투명성 감시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활용해왔음.
정보공개청구 제도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기관이 보유한 문서 및 정보를 일반시민에게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한 제도임.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알 권리를 구체화한 것으로, 국민은 누구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행정정보 공개를 청구할 권리가 있음.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광범위한 정치에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조건으로서 정보공개청구에 의한 정보의 입수가 불가결함. “정보가 없으면 참여도 없다” 라는 말처럼 ‘알 권리’의 보장 없이는 시민 참여에 의한 행정은 있을 수 없음.
무엇보다 정부 정책의 투명성 확보, 부패 감시, 민주적 통제 등을 위해 정보공개청구 제도는 필요함. 특히 부정부패와 그로 인해 초래되는 공공재정의 낭비는 대부분 시민의 감시가 미치지 않는 밀실정치가 구조적으로 기능한 데에서 기인함. 이에 참여연대는 권력 감시의 주요 수단으로서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활용해온 것이며 이번 국방부의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보공개청구도 폐쇄적인 국방·외교 분야 정책 결정의 투명성 확보, 민주적 통제를 위해 진행한 공익소송이었음.
정보공개청구소송의 소가는 일률적으로 5,000만 원으로 정해져 있고(민사소송등인지규칙 18조의2) 법원은 소가에 비례해서 소송비용 액수를 정하고 있음. 이에 따라 아무리 간단한 정보공개청구소송이라도 패소가 확정되면 한 심급당 소송비용(주로 변호사보수로 구성됨)이 최대 440만원(2018년 3월 개정된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에 이르고, 3심까지 진행하여 패소가 확정되는 경우는 소송비용으로 1,000만원 이상을 상대방에게 지급해야 함.
정보공개법에서 국민의 알 권리 보호 차원에서 국민 누구나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비공개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서도, 해당 소송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과도한 소가를 적용하여 패소시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함.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와 재판청구권을 크게 제약하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투명한 행정을 감시할 방법을 사실상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옴.
문제는 참여연대의 사례가 단발적이고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는 데 있음. 정보공개청구 제도 등을 통해 국정 운영, 정책결정과정의 투명성 확보, 행정 감시를 해온 많은 시민단체들이 동일하게 직면하고 있는 문제로 시민사회의 권력감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그 소송의 공익성을 고려해 소송비용을 전면 면제하거나, 감면하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함.
2) 법무부 소관 국가소송법시행령 개정
국가 또는 지방단체 등이 국민에게 거액의 소송비용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 또는 제한할 것 : 국가소송법시행령 제12조 제3항 “국가승소판결의 확정으로 패소자로부터 회수할 소송비용은 제1심 해당 고등검찰청 또는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법원의 소송비용 확정결정을 받아 소관 행정청의 장으로 하여금 회수하게 하여야 한다”에 따르면 국가승소판결 확정시 소송비용 확정결정을 통한 회수를 강제하고 있음.
정보공개소송과 같이 행정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공익소송의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소송의 공익적 성격, 당사자의 사정, 정의와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소송비용을 감면/면제할 수 있도록 법무부가 국가소송법시행령 개정에 나서야 함.
3) 민사소송법개정안 등 관련 법률 개정
정보공개청구 소송 패소시 소송비용을 면제하거나(편면적패소자비용부담제), 민사소송법을 개정하여 일률적으로 5,000만원의 소가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등 관련 법률의 개정이 필요함.
참여연대는 공익소송을 주요한 활동 방식으로 활용해 온 단체의 하나로 창립 당시부터 오랫동안 공익법 운동과 공익소송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고민해 왔음. 이에 공익소송법, 집단소송법 , 징벌적손해배상법, 편면적 패소자부담제 등을 4대 공익법제로 선언하고 제도화를 위한 활동을 해왔음. 이들 법제들이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시민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고, 법원이 적극적인 법해석을 한다면 우리 사회가 좀더 나은 사회로 변화할 수 있는 제도적 동인이라고 보았기 때문임.
이중 편면적 패소자비용부담제는 공익소송을 통해 사회에 유의미한 변화를 시도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소송비용의 부담 때문에 이를 활발히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고,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었음. 그러나 당시 우리 사회에서는 비교적 낯선 개념이었으며 대중적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아 본격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함.
그러나 이번 참여연대의 사례 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사회단체가 빈번하게 공익소송을 제기해 왔고, 패소한 경우 소송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이 누적되어 왔음. 더이상 개별 단체의 일회적 문제가 아닌 시민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음.
법무부는 정보공개청구 소송 패소시 소송비용을 면제하거나(편면적패소자비용부담제), 일률적으로 5,000만원의 소가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내용으로 민사소송법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여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임.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지 어느덧 3개월가량 지났습니다. LH에서 타오른 불꽃은 국회의원, 지방의원, 지방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에 이르기까지 공직자 전체의 문제로 번졌습니다. 발본색원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성난 민심을 마주한 국회는 공직자들의 투기와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8년 만에 이해충돌방지법을 통과시키고, LH법, 공공주택특별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개정했습니다.
매년 3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내역이 관보에 공개되는데요. LH 사태와 맞물려 이 재산공개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습니다. 특히 여러 언론사들이 재산공개 내역을 바탕으로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공직자 재산 검색은... 언론사 제작 사이트에서?
▲MBC가 제작한 '2021 국회의원 재산공개' 페이지에서 국회의원 이름으로 검색하면 의원별로 재산내역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 MBC
MBC는 재산내역이 공개된 당일 발빠르게 국회의원들의 재산내역을 검색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공개했습니다(2021 국회의원 재산공개). 국회의원들의 재산순위, 자산총액뿐 아니라 부동산과 주식 보유 세부 내역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이에 더해 정부 부처와 법원, 선관위까지 무려 2404명에 달하는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을 살펴볼 수 있는 '고위공직자 재산 정보 공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뉴스타파>는 2006년부터의 재산공개 데이터를 차곡차곡 모아놨기 때문에,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변화 추이를 좀 더 깊숙히 추적할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가 제작한 '농지에 빠진 공복들'. 공직자들이 소유한 농지를 지도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한국일보
<한국일보> 역시 재산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농지에 빠진 공복들'이라는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LH 사태를 촉발한 '농지'에 주목했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공직자들의 농지 소유 현황을 따로 모아서, 지역 순, 소유 면적 순, 가액 순으로 살펴볼 수 있는 페이지입니다.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 누가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한국일보>의 분석에 따르면 고위공직자 1885명 중 852명이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보유한 농지를 모두 합하면 상암 월드컵경기장 566개를 합친 것보다 넓다고 합니다.
이렇게 여러 언론사들이 공직자들의 재산공개 내역을 가공해 인터랙티브 페이지로 공개하면서 시민들은 쉽고 편리하게 공직자들의 재산을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활용하기엔 불편한 '재산공개'
▲대한민국 전자관보 사이트에 공개된 공직자 재산공개 목록. 100개가 넘는 파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 대한민국 전자관보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왜 인사혁신처는 공직자 재산을 공개할 때 언론사들이 하는 것처럼 편리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을까요? 재산을 공개한다는 것은 시민들이 이걸 들여다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인데, 정작 공개되는 방식은 시민들의 편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을까요?
현재 공직자들의 재산등록과 공개에 대한 사항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소관입니다. 그런데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중앙선거관리위원회·정부·지방자치단체 및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특별자치도교육청에 각각 설치되는 기구입니다. 따라서 공직자들의 재산이 공개 될 때도 그 정보를 한번에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따로, 국회 따로, 지방의회 따로 관보를 찾아봐야 하는 형편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 종로구 주민이 우리 동네 선출직 공직자들의 재산을 살펴보고 싶다면, 국회의원의 경우 국회 홈페이지로 접속해 국회 공보를, 서울시의회 의원의 경우 대한민국 전자관보 사이트에 올라온 정부 관보를, 종로구의회 의원의 경우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서울시보를 각각 찾아봐야 합니다. 정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일반 시민들이 접근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겨우 겨우 관보와 공보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문제는 계속 됩니다. 관보는 기본적으로 PDF 파일로 공개되는 데다가, 표 양식도 정렬이나 필터링을 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닙니다. 따라서 공직자들의 재산을 서로 비교하거나,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시각화 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료를 데이터 형태로 구조화하기 위해 파일을 변환하고, 가공과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에게도 쉽지 않은 작업이고, 설령 그러한 기술이 있다 하더라도 번거로운 일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공직자 재산 내역을 시민들이 살펴보기 편리하게 제공하려면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 정보공개센터
재산내역을 변환하고 정제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언론사들도 자신들이 관심을 가진 부분만 살펴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자료를 취합하기 위해서 광역시도 홈페이지를 뒤져야 하는 기초의원의 경우 언론사들이 만든 인터랙티브 페이지의 검색 대상에서도 빠져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재산공개제도의 공개 방식이 불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초의회 의원들의 재산 내역은 감시를 벗어나게 된 셈입니다.
만약 공직자 재산을 애초부터 데이터 형태로 공개한다면 이러한 불편이 훨씬 덜어질 수 있습니다. 언론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도, 시민들이 공직자들의 재산 형성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직접 감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지역 공직자들의 재산 내역도 더욱 손쉽게 살펴볼 수 있게 됩니다. 공직 사회의 투명성을 확대하겠다는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의 취지에 걸맞는 변화가 될 것입니다.
시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이 법이 필요하다
최근 야당은 세종시 공무원 특별 공급 아파트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여당은 이를 거부하며 거꾸로 국회의원 투기 의혹을 전수 조사하자고 합니다. 아마 '이런 걸로 싸우지 말고 그냥 둘 다 조사해라!'는 것이 지켜보는 시민들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공직자들의 투기와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개혁이 절실한데, 정쟁에 발목이 잡혀 진도가 나가지 않아 답답하기도 합니다.
그런 답답함 가운데에도 주목할 만한 소식도 있습니다. 지난 13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관보나 공보를 통해 공개된 공직자의 재산 관련 사항을 기계가 판독 및 검색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자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입니다. 그동안 공직자 재산내역을 데이터 형태로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지만, 이렇게 국회에서 법안 발의로까지 이어진 것은 처음입니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사진은 지난해 7월 25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오마이뉴스> 마당집에서 열린 '삶을 위한 수업'(오마이북) 16번째 독후수다에 참석한 모습. ⓒ 권우성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명단 등 법령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정보들이 있지만, 보통 공개 장소로 '정보통신망'이나 '홈페이지'를 정하고 있을 뿐 공개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경우는 적습니다.
따라서 공개된 정보라 할지라도, 데이터 형태가 아닌 단순한 전자문서 형태로 내용을 공개하고 있어 시민들은 잘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를 공개하기는 하지만, 활용의 편의성은 보장하지 않는 셈입니다.
이번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공공데이터법을 적용해 특정한 정보를 기계 판독 및 검색을 할 수 있는 형태로 공개하라고 구체적인 방식을 정한 몇 안 되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이 법안을 시작으로 앞으로 공공정보를 데이터 형태로 제공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법안들이 이어지리라 기대해 봅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와 감시를 통해 공직자의 투명성을 검증하는 것이야 말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PDF와 표 서식이 아닌, 데이터로 공개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관심을 두고, 통과될 수 있도록 지지를 보내야 할 이유입니다.
▲공공데이터법을 적용하여 기계 판독이 가능한 형태로 공직자 재산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이명박 정부 시기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광범위하게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을 진행한 정황과 사실이 정보공개를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당시 국정원은 '특명팀'을 만들어 최소한 민간인 38명 이상을 집중 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사찰 피해 당사자들의 정보공개 청구로 확인된 것만으로도 이미 심각한 수준이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국정원은 불법사찰이라는 과거를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와 단절하기 위해서라도 사찰 문건을 모두 공개하고, 불법사찰 문건을 왜 만들고, 어떻게 사용했는지 밝혀야 한다. 또한 국회는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국정조사 등을 통해 국정원의 불법사찰 규모와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다.
국정원은 곽노현 전 교육감 등이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취하 소송에서 대법원의 정보공개 판결(2020년 11월 12일) 이후, ‘내놔라 내파일(국정원 불법사찰 피해자들의 정보공개 운동)’ 당사자들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63건의 사찰문건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공개된 '종북좌파 연계 불순 활동 혐의자 목록'이라는 문건에는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명진 스님과 우희종 교수 등이 적혀 있으며 주요 명단 28번, 추가 명단 10번까지 순번이 매겨져 있어 최소 38명이 사찰 대상이었던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문건은 이명박 정부 원세훈 국정원 시절 만들어진 특명팀 내부문건으로, 특명팀은 산업스파이 등을 잡는 방첩 우수 요원들을 투입해 스마트폰 해킹 같은 첨단 기법으로 민간인들을 사찰했다고 한다.
이번에 공개된 특명팀 문건에는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관련 인사들도 지속적으로 사찰했던 것이 드러났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시기 '4대강과 세종시 사업 반대 등 반정부 활동'을 했다며 특명팀 리스트에 올라가 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등 가족과 측근 비리를 확인'한다는 이유로 故 박연차 전 태광실업 대표도 사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 역시 '노 전 대통령 가족 등 참여정부 비리 및 비도덕적 행위 추적' 명목으로 사찰 대상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 시기 국정원이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인사들을 사찰한데 이어 이전 정부 관련 인사들을 공격할 목적으로 국정원이 운영되었던 사실에 국민들은 경악할 수 밖에 없다.
대공관련 범죄혐의가 없는 민간인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그런 만큼 이명박 정부 시기 국정원이 누굴 상대로, 왜 사찰을 했는지, 누구에게 보고되었고,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 국정원은 대법원 판결 이후 정보공개 청구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밝혔으나 공개된 문건은 제3자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상당 부분 삭제되어 있고, 구체적으로 문건 명을 특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빈 껍데기 공개가 아닐 수 없다. 국정원이 불법사찰이라는 잘못된 과거와 단절할 의지가 있다면 현재까지 작성 보관 중인 모든 사찰 문건에 대한 별도의 정보공개가 없더라도 정보주체인 당사자들에게 사찰문서 존재를 알리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에 시일이 걸린다면 국내정보파트에서 작성된 문서목록이라도 즉각 공개해 사찰 피해자들이 자신의 사찰정보를 특정해 정보공개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국회 정보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정보위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국정원의 보고와 자료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개정된 국정원법 따라 국정원에 사찰정보 공개 요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국회는 국정원의 불법사찰 규모와 진상 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정조사를 비롯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끝.
국정원감시네트워크 민들레_국가폭력피해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한국진보연대
정보공개센터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회의원을 비롯한 국회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신고내역을 구글스프레드시트로 변환하여 공개합니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의 경우 매년 PDF파일로 공개되기 때문에 시민들이 쉽게 분석하거나 통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고위공직자의 재산을 매년 신고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이유는 고위공직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재산증식을 방지하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재산공개내역을 엑셀파일로만 공개해도 어떤 공직자가 어떻게 재산을 증식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어 공개만으로도 감시와 견제의 효과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매년 보기 불편한 표로 채워진 PDF파일의 공개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국회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내역을 엑셀파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국회가 공개한 PDF파일의 오류내역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김병관의원의 재산내역 총계 금액의 숫자 일부가 지워진채로 공개되어 세부재산내역과 총계가 일치되지 않는 오류 그대로 공개되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의 수준이 발전하는 그날까지! 시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엑셀형태의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내역을 공개하겠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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