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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쳐 타인을 이롭게 하다

지역

나를 깨우쳐 타인을 이롭게 하다

admin | 화, 2020/01/07- 18:51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를 아시나요. 2019년으로 개교 10주년이 된 한국 최초의 모금가 양성기관인데요. 매 기수마다 많은 분이 알찬 강의와 모금실습으로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춘 모금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모금전문가학교에 모두를 놀라게 한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 수강생이 실습으로 무려 1억 원을 모금했기 때문인데요. 바로 정영창 님(㈜에드가 대표)입니다. 그렇게 모금한 1억 원은, 지역 비영리단체 상근자의 복지와 교육에 사용될 수 있는 종잣돈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정영창 님 역시 희망제작소에 1천 만원을 기부하고 1004클럽 후원회원이 되었는데요. 여러모로 궁금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 정영창 1004클럽 후원회원

 

모금전문가학교 수강생, 1억 원을 모금하다

1억 원 모금 소식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비영리단체에서 오래 모금을 하신 분이시겠구나”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 달리 정 후원회원은 모금 혹은 기부와 전혀 상관없는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오피스텔, 아파트 등의 시행 사업을 하다가 서울시의 역세권청년주택(이하 청년주택) 사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사실 사업자 입장에서 청년주택은 매력적이지 않아요. 임대가 끝나야 투자금을 환수할 수 있거든요. 긴 시간 동안 환수가 어렵다 보니 많은 시행사들이 쉽게 도전을 못하죠.”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은 시행된 지 3년이 넘었는데도, 실제 사업실적은 목표인 8만호의 4분의 1 수준인 2만호 선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시행사들이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영창 후원회원은 청년주택 사업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바로 서울에서 주거난을 겪고 있는 지역 청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라는데요.

“서울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요. 아직 기반을 갖추지 못한 청년들이 자리 잡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죠. 청년주택은 지하철역에서 350미터 이내에 있는데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남매나 친구들도 함께 살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있어요. 청년주택은 일반 신축 건물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합니다. 필요한 가전, 가구도 다 갖추고 있어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설치해서 들어오고 싶은 집, 살고 싶은 집으로 만들려 합니다.”

이미 포화된 서울에서 건물을 올릴 부지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에드가는 현재 쌍문, 휘경, 상계, 하월곡동, 천호동 등의 지역에 청년주택을 짓거나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1호인 쌍문 지역의 부지를 찾는 데는 무려 1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부지 확보가 정말 힘들었어요. 괜찮은 곳을 찾더라도 매입까지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관은 물론 지주들과도 여러 차례 만나야 했죠.”

 

주거난 겪고 있는 청년을 위해 청년주택 사업에 뛰어들다

여러 노력 끝에 청년주택은 하나씩 계속해서 층을 올리고 있습니다. 완공 후에는 SH서울주택공사(이하 SH공사)에서 우선 모집을 하게 되는데요. SH공사 임대기간 이후에는 ㈜에드가에서 지역 청년을 우선으로 하여 입주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거를 넘어 좀 더 다방면에서 청년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청년주택 단지 안에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공간 등을 만들 예정인데요. 이를 통해 청년들의 커뮤니티가 자라나길 바랍니다.”

여러 의미 있는 이야기가 오갔지만, 인터뷰 내내 정영창 후원회원과 ‘모금’ 혹은 ‘기부’와의 연결고리는 좀처럼 찾기 어려웠습니다.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습니다.

“고향인 목포에서 사업을 하면서 전남 서부 복지TV를 몇 년 운영했었던 적이 있어요. 제도권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또 하누리재단이라고,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지원하는 단체도 있었어요. 지역에서는 모금이 아무래도 서울보다 많이 어렵거든요. 그래서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예산으로 운영이 돼요. 하누리재단도 마찬가지였죠. 그러다 재정악화로 해체되었는데, 언젠가 읽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전 상임이사)님의 ‘지역재단’의 내용이 떠오르더라고요. 목포에도 그런 재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기부와 모금의 필요성으로 연결됐어요. 그래서 모금전문가학교에 입학하게 됐죠.”

화제가 됐던 1억 원을 모금할 수 있었던 배경은 모금전문가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기술을 적절히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기부의 의미를 설명하고, 기부자가 금액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네요.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기 위한 또 다른 도전

정영창 후원회원은 모금전문가학교 수업이 있는 날마다 늘 부채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희망제작소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1004의 벽’ 때문인데요. 1004클럽 회원의 기부 이야기를 볼 때마다 ‘나도 후원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평소 ‘나눔’에 관심이 많았기에 더욱 그랬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정영창 후원회원은 희망제작소의 1004클럽 후원회원이 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에 특별히 바라는 것은 없어요. 지금도 충분히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거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제 인생의 최대 목표는 ‘나를 깨우쳐서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에요.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서 함께 살고 있으니까요.”

정영창 후원회원은 현재 전남 최초의 기부클럽을 만드는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고향 목포의 어려운 비영리단체의 자립을 돕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자립과 성장’이라는 모금전문가학교의 교육 목표가 생각나 저도 모르게 뭉클해졌습니다.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 [email protected]
– 인터뷰 진행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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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의 방법으로 다양한 워크숍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워크숍은 다수의 참여자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활하게 토론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지방 행정에서도 주민의 의견을 고루 취합하고, 아이디어 발상을 돕는 도구로써 워크숍을 구성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워크숍 기법을 묶어 <희망드로잉 26+ 워크숍 활용설명서>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무료 PDF 내려받기)

시나리오 워크숍,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반영하는 도구 

숙의 과정에서도 주민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청취하고, 시민 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해 워크숍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숙의 유형(⓵시민배심원제, ⓶합의회의, ⓷시나리오 워크숍, ⓸공론조사, ⓹타운홀 미팅 방법 등) 중에서 시나리오 워크숍은 지역의 발전 계획 입안과 미래 전망을 평가하는 도구입니다.

시나리오 워크숍은 전문가와 과학자가 시나리오를 개발해 지역 시민에게 제시한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전통적인 시민참여 방식에서 유래했습니다. 갈등이 많은 현안을 다룰 때 상호 간 이해 및 신뢰를 쌓는 데 활용되는데 1990년대에 이르러 덴마크 도시 정책에 관한 결정에 시민의 능동적인 참여와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전했습니다.

 

사회적 역할 그룹에 따라 논의하고, 교류하고

시나리오 워크숍은 시민, 정책 결정자,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 역할에 따라 25명 내외로 참여자를 구성합니다. 시나리오를 작성하기 위해 공론화 주제와 관련한 학습 자료를 모든 참여자에게 제공합니다.

역할 그룹 별로 작성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모든 참여자들은 각자의 경험, 지식, 관점에 근거해 긍정적/부정적 측면에서 바라보며 시나리오의 공통된 주제를 도출합니다.

이어 역할 그룹을 섞은 뒤 주제 그룹으로 구성해 시나리오에 대한 의견과 비전을 함께 제시합니다. 역할 별로 구성한 그룹을 섞어서 다시 주제 그룹으로 구성하는 이유는 숙의 과정에 여러 주체의 관심사를 균형 있게 수렴하기 위함입니다.

각 시나리오 별 전체 토의를 통해 주요 비전을 확정하면, 마지막으로 현재 여건과 장애 요소를 고려한 실현 가능한 계획을 수립하고 구체화합니다.

위 과정으로 진행된 시나리오 워크숍은 사회적 역할 그룹 간에 개선된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정책적 의사결정에 시민의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 전문가, 정책결정자, 이해관계자, 시민 그룹 등 다양한 역할 그룹이 만든 가상의 시나리오가 지역과 각 단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과정에서 우려 지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함께 고민할 수 있습니다.


▲<희망드로잉26+워크숍활용설명서> 중 시나리오워크숍 시트 발췌

 

국내 시나리오 워크숍 사례 : 2022학년도 대입개편을 위한 공론화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대구광역시의 지역에너지계획 수립과 2018년 국가교육회의 주재로 2022학년도 대학 입시 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에서 시나리오 워크숍이 활용되었습니다. 이 중 2020학년도 대학입시제도개편 공론화 과정을 사례로 소개합니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론 수렴 절차를 추진했으나 개편 방향에 대한 교육 주체 간의 이견이 크고,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개편 과정을 1년 유예하되 대학입시제도 전반을 대통령 직속인 국가교육회의가 숙의 공론화를 통해 권고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18년에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추진했습니다.

국가교육회의는 공론화 의제를 선정하고, 시민참여형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와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이중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2018년 6월 16일부터 이틀 간 대입제도개편 공론화 의제 선정을 위한 시나리오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시나리오 워크숍에는 공론화 의제로 활용될 시나리오를 마련하기 위해 대입제도 개편의 이해관계자인 학생, 교원, 학부모, 시민단체, 대학관계자와 대입제도 전문가 등 5개 그룹 각 7명씩 총 35명이 참여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 국민제안 열린마당, 이해관계자·전문가 협의회, 좌담회 등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참여했던 관계자 중심으로 참여자를 선정했습니다.


‘대입제도개편’이라는 주제로 참여자 간 대화와 토론을 거쳐 의제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시나리오 워크숍에서는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비전을 공유 및 논의하고, 공유된 비전 및 공론화 범위 대상에 대한 입장을 반영해 시나리오(안)를 마련했습니다.

이어 그룹별 도출된 시나리오(안)를 공유하고 전체 논의를 통해 공론화 의제를 도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유된 비전 및 공론화 범위 대상에 대한 입장을 반영해 재구성된 집단 별 시나리오(안)를 전체 논의해 공론화 의제를 만들었습니다.

이틀에 걸친 시나리오 워크숍 결과 참여자들은 총 4개의 시나리오(공론화 의제)를 제안했습니다. 이후 공론화위원회에서는 국민 대토론회, 미래세대 토론회, TV 토론회 등을 통해 공론화 의제를 전 국민에게 확산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또 4개의 공론화 의제를 바탕으로 총 17일간 대국민 공론조사(전화조사)를 실시했습니다. 20,000명의 응답자 중 시민참여단에 참가 의향이 있는 6,63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550명의 시민참여단을 선정했고, 이들과 함께 이틀 간의 숙의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시나리오 워크숍과 공론조사를 거친  대입제도개편 공론화 과정은 이후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 발표로 이어졌습니다.

 

참여하는 시민의 노력으로 뒷받침되는 숙의

공론화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절차는 전문가의 주도로 이뤄질 수 있으나, 대학입시제도 개편처럼 전문가 간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는 참여자에 따라 공론화 과정이 편향되거나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가 균형 있게 구성해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절차로 진행됐습니다. 실제 시나리오 워크숍에서는 미래 가치를 중심으로 향후 예상되는 쟁점에 대한 미래상을 그렸다는 데 유의미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편 시나리오 워크숍을 통해 도출된 추상적인 미래비전과 구체적인 과제인 대입제도개편안이 직결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비전과 실제 개편안이 어떻게 하면 긴밀하게 맞물릴 수 있는지 참여자에게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이는 시나리오 워크숍에서 도출한 공론화 의제를 실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공론조사 및 숙의 토론회 등 후속 과정을 설계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다양한 숙의 유형은 사전에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충분한 학습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행정 및 기관의 노력 뿐 아니라 참여하는 시민의 노력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또 숙의의 결과가 어떻게 반영되고,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 지에 대한 안내가 지속적으로 공유돼야 시민의 참여가 단순 동원을 넘어 참여의 효능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숙의 유형이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시민의 주도적인 참여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글: 안영삼 미디어센터장·[email protected], 감수: 이규홍 대안연구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수, 2020/04/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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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정책에 참여하는 일은 일상처럼 가까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정보공개, 시민참여예산, 온라인 플랫폼 등 시민이 요구하고, 행정이 답하는 다양한 형태의 참여 통로가 꾸준히 마련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주도가 강화되고, 시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며, 깊이 생각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활용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숙의’입니다. 숙의 유형으로는 ⓵시민배심원제, ⓶합의회의, ⓷시나리오 워크숍, ⓸공론조사, ⓹타운홀 미팅 방법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숙의 유형들은 특정 정책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정책구상, 비전 제시, 의제 선정, 사회적 논의, 우선순위 결정, 구체적인 대안을 선택할 때 활용됩니다.

지난 글에서는 숙의 방법 중 시민배심원제 사례로 울산 북구(링크)의 사례를 전해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숙의 방법 중 두 번째, 합의회의 방법과 사례를 전해드립니다.

숙의를 위한 시민주도 학습과 토론

합의회의는 주로 가치 갈등적 공공 사안이나 공적규제가 요구되는 사회적 논쟁에 대해 전문가 패널과 시민 패널의 질의응답 및 토론 등을 거쳐 특정 주제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숙의적 문제해결 방식입니다. 즉, 갈등이 예상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시민과 학습하고, 시민 주도로 전문가에게 의견을 묻고 공론화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회의입니다.


1980년대 덴마크에서 유전 공학 분야에 대한 시민 의견을 모은 것을 시작으로 확산된 합의회의는 이후 의학뿐 아니라 과학기술, 사회, 윤리 등 사회적 이슈로 논의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참고기사: 링크)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과 생명윤리’를 주제로 합의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탐구형 합의방식 모델, 합의회의

합의회의는 기획 → 준비 → 시민 패널 선정 → 예비모임(사전회의) → 전문가 선정 → 본회의 → 결론 도출 순으로 진행됩니다. 먼저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를 배제하고 구성되는 시민패널은 일반 시민이 중심이 되어 주제에 대한 학습과 반복적으로 질문을 만드는 사전회의 시간을 갖습니다.

본회의에서는 시민이 준비한 질문에 대해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패널이 직접 응답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응답을 토대로 시민패널의 토론은 반복해서 진행되는데, 이때 시민패널과 전문가패널 사이의 논의 또한 진행되며, 시민 구성원의 합의로 최종적인 결론을 도출합니다.

합의회의는 사전에 제공된 자료를 통한 학습을 기본으로 주제에 대한 반복적인 질의응답을 통해 시민 주도로 탐구하는 동시에, 주제에 대한 시민의 기본 합의를 이끌어냅니다.

국내 첫 합의회의 주제, 유전자조작 식품(GMO)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1997년 제2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된 ‘인간게놈과 인권에 관한 보편선언’에 따라, 생명윤리에 관한 논의를 국내에 촉진하기 위해 1998년 생명윤리에 관한 국내 최초의 합의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유전자 조작 식품’을 주제로 선정했습니다.

사전준비, 예비모임, 본회의 순으로 진행된 합의회의는 사전준비 단계에서 3~5명으로 조정위원회가 구성되어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홍보와 시민패널 선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시민패널로 총 14명의 시민을 선발했는데 여기에는 주부, 회사원, 자영업자, 농민, 노동자, 학생, 연구원,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20~60대 연령층이 골고루 포함되었습니다. (참고자료: 시민패널보고서 보기)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전문 영역

예비모임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1차 예비모임에서는 시민패널이 전문가로부터 유전공학에 관한 기초지식을 학습하고, 본회의에서 제시할 질문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차 예비모임에서는 본회의에서 다룰 7가지 주요 질문을 선정했습니다.

최종 정리된 질문에 따라 조정위원회는 각 질문에 대답할 전문가패널(유전자조작 식품 개발자, 환경문제 전문가, 농업 전문가, 생명윤리학자, 식품안전규제 담당 공무원, 소비자 단체 및 기타 시민단체, 과학교육 전문가 등)을 구성했습니다.

본회의는 3일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언론과 입법 관련 공무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방청객까지 참여하는 열린 회의로 1일 차에는 시민패널이 선정한 7개 질문에 대한 전문가 패널의 주제발표가 진행됐습니다. 주제발표 후 시민패널이 추가 질문을 작성했습니다.

2일 차에는 시민패널이 전문가패널에 추가 질문을 하고, 청중도 질문할 수 있는 열린 토론을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시민패널이 합의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이어 국회의원, 정부 정책담당자, 시민사회단체인사, 생명공학 분야 인사, 시민 등이 참석해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첫 합의회의, 성과와 한계

유전자조작 식품에 관한 합의회의는 당시 사회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전자조작 식품 이슈를 공론화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시민이 수동적 객체가 아닌 바람직한 과학기술을 지향하는 쪽으로 발언하는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시민의 능동적 참여로 결과가 나왔음에도 정치권의 반응은 미온적이었습니다. 국회에서 1998년 국정감사 자료집을 통해 합의회의 개최 사실을 소개한 사례가 있으나, 정부 부처들은 시민이 참여하는 형태의 행사가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반대로만 여겨질까 우려했습니다.

합의회의에 정책결정자가 직접 참여하지 않은 것은 물론, 시민패널의 최종보고서를 관련 부처에 전달한 이후에도 어떤 반응과 사후조치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시민이 직접 도출한 합의를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의미가 퇴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합의회의 과정을 거쳐 도출된 결과를 어느 단위에서 어떻게 반영할 것 인지에 대한 설계도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시민참여의 통로가 점점 더 다양해지는 만큼 합의회의와 같은 숙의 방법에 참여한 시민이 가시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민과 함께 하는 숙의 과정이 단순 참여나 구색 맞추기가 아닌 정책이나 제도에 실질적인 반영과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 글: 안영삼 미디어센터장·[email protected], 이규홍 대안연구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화, 2020/04/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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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이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한민국 열린정부 포럼」(공동위원장: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윤종수 사단법인 코드 이사장)은 ‘제5차 열린정부 국가실행계획’ 수립을 위해 오는 4월 22일까지 국민을 대상으로 개방·반부패·시민참여 등 열린정부 구현에 필요한 과제를 제안받는다.

※ 대한민국 열린정부 포럼: 열린정부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공동 운영하는 민관협의체

열린정부 국가실행계획은 국제협의체 「열린정부파트너십(Open Government Partnership, 이하 OGP)」 권고사항에 따라 회원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2년마다 수립·이행하도록 되어 있다.

  • OGP는 2011년 UN 총회를 계기로 출범한 국제협의체로서 현재 미국·영국·남아공 등 78개 회원국과 국제투명성기구 등 수천 개 시민사회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 대한민국 정부는 2019년 10월부터 OGP의 정부 의장국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바, 국제사회에 모범이 되도록 도전적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제5차 열린정부 국가실행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열린정부에 관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오는 4월 22일까지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OGP Korea」 누리집(www.ogpkorea.org)에 제안을 제출하면 된다.
  • 제안 공모 부문은 1. 디지털·개방, 2. 반부패, 3. 재정 투명성, 4. 참여·사회적 가치, 총 4개 부문이다.

대한민국의 OGP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담당 기관과 제안자 간 협의를 거쳐 약 10~15개 과제를 최종 선정하고, 8월 OGP에 제출할 예정이다. 

※ 제5차 열린정부 국가실행계획 제안 공모(3~4월), 1차 선정(4월), 협의(4~7월), 대국민 의견조회(7월), 확정 및 발표(8월), 이행(’20.9월~‘22.8월, 2년)

  • 초안은 7월 중 동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며, 2주간 초안에 대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 동 계획은 「대한민국 열린정부 포럼」이 수립절차·일정·홍보계획을 함께 만들고 수립·이행·평가 전 과정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럼 정부위원장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은 “열린정부가 담은 개방, 반부패, 시민참여 가치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할 때 이룰 수 있는 것”이라며, “OGP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계획을 만들겠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럼 민간위원장 윤종수 사단법인 코드 이사장은 ”지난 실행계획 수립 때의 경험을 살려 보다 혁신적이고 실질적인 결과를 끌어내고 싶다. 시민사회와 정부 모두 아쉬움 없는 진정한 민관협업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20/04/0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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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6일은 세월호 6주기입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4월을 ‘추모의 달’로 선언하고 진상 규명과 추모 활동을 진행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역사회에서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진행한 연구사업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성과평가 연구> 내 일부를 발췌해 재가공한 인터뷰를 전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 신호성 군의 엄마 정부자 씨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과 4·16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을 안산에 품는 4.16생명안전공원 조성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통해 한국사회에 생명, 안전의 가치를 정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이를 먼저 보낸 엄마의 가슴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한다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상처받은 마음을 유가족들과 함께 달래는 것이 큰 힘이 되었고, 그렇게 다른 엄마들과 함께 4·16공방 활동을 시작했어요. 저에게는 ‘아이를 떠나보낸 엄마’라는 수식어가 드리워졌고, 많은 이들이 같이 아파하고 안타까워했죠. 그때는 사람들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워 땅만 보고 걸어 다녔어요. 처음 우리 아이들의 추억이 서려 있는 안산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내 자식의 고향인 안산에서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남겨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부터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Q. 2014년 참사 이후에는 거리에서 투쟁을 벌였죠.
당시 광화문을 중심으로 안산 밖 외부 투쟁을 다닐 땐 ‘국가란 무엇인가? 우리를 지켜주는 나라가 있는가’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렇게 장시간 지역을 돌아보기보다는 국가를 상대로 싸움만 계속했어요. 그러던 가운데 이웃 주민을 한번 만나게 됐고, 늘 곁에 있던 그분들이 어느 순간 ‘호성 엄마는 우리와 격이 안 맞고 권력 있는 높은 분들만 만난다’, 통장 모임에 갔더니 ‘보상금 받고 집을 고치고 있더라’라는 소문이 무성하더라고요. 그땐 울면서 분노를 표했죠. 정말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삐딱한 마음으로만 모든 걸 받아들였던 거 같아요. 아마 세월호 피로감을 강조하는 언론매체와 정치적인 발언들 때문에 잘못된 정보들이 만들어진 것인데, 주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오해했던 거 같아요.

Q. 안산에서의 첫 활동 어땠나요.
지역사회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계기로 15명 정도 안산지역 내 팀을 꾸렸어요. 참사와 관련해 분노에 차서만 이야기해선 안 되겠다 싶어 희망마을사업추진단 단장님, 안산시 담당 부서 팀장님을 만나서 교육을 받았는데요. 그게 교육이 잘 되질 않더라고요. 이웃을 만나면 눈물부터 나고 그래서요.

Q. 어떤 활동을 했나요.
지역사회로 가봐야겠다 싶어 고잔동에서 ‘엄마와 함께 하는 공방’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엄마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수를 놓거나 가방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열었어요. 아이들의 아픔을 알리고 싶었는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또 아이들에게 선생님 소리를 들으니까 조금씩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인가 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안산 주민들과 접점을 넓히는 시도를 했습니다.
2016년 외국 사례를 통해 아이들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곳에 두고 추모할 게 아니라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원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구시 지하철 참사 관련해 도심지 내 추모공원 설립을 두고 반대여론이 높았던 것처럼 지역주민의 동의가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초기엔 피케팅하고, 서명 캠페인을 벌이며 안산을 돌아다녔다면, 점차 마을 주민과 각을 세우는 방식보다 서로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소통했어요. 주민들이 처음엔 ‘뭐야’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나중에 ‘괜찮아요?’라고 물으시거든요. 천천히 가더라도 잘 가보자라는 마음이죠.

Q. 안산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4·16 생명안전공원)을 둘러싸고 갈등이 많았죠.
추모위원회에서 회의할 때마다 지쳤어요. 저도 모르게 말을 쏟아내기도 했는데, 서로가 상처가 되는 말들이 오고 갔죠.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 가요. 제가 아이를 먼저 보내지 않았다면 반대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반대하는 분들의 마음을 마꿀 정도로 용기는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추모공원이 잘 건립되어 안산에 선물 같은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역사회에 서로 만나고자 하는 욕구가 높은 만큼 이 공간이 안산 시민을 지켜주는 공간이 돼야죠.

Q. 세월호 가족과 이웃이 함께 만드는 페스티벌 ‘엄마랑 함께하장’을 열었죠.
세월호 추모공원이 건립 예정인 안산 화랑유원지가 활성화되지 않았어요. 일부 주민들이 아이들 사진이 있으니 무섭다고 하시기도 하고. 그래서 주민 누구나 참여하고, 수익금을 어르신을 지원하는 축제 ‘엄마랑 함께하장’을 열었어요. 안산 주민들도 ‘세월호’로 많이 아팠으니까 굳이 ‘세월호’를 꺼내지 않았어요. 주민들이 모여 자수를 놓고, 파우치, 냄비 받침을 만들었어요. 만들기를 통해서 소통하다 보면 주민 중 일부는 추모공원에 관심을 표하는 분이 생기고요.

Q.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게 있었나요.
사회에 관심 없었던 평범한 엄마가 사회에 눈을 뜬 것 같아요. ‘세상 바깥에는 아픈 사람이 있구나, ’상처가 병이 되어 세상과 닫힌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 있구나‘ 등 보는 시야가 달라졌어요. 제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시민들을 만날수록 새로운 걸 봐요. 같이 연대하는 분, 주민들이 먼저 간 우리 아이들 생일 상차림을 할 때 과일이나 조기를 사 오는데 그게 너무 좋아요.

Q. 유가족 입장에서 행정이나 시민사회에 아쉬운 점이 있나요.
세월호 관련해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많이 열리지만, ‘행사성’으로 열리는 경우도 잦아 메시지가 자라 전달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부분이 개선되면 좋겠고요. 지역사회에 필요한 곳에 돈이 쓰일 수 있도록, 누군가 소외되지 않고, 골고루 프로그램의 취지와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특히 안산시에서도 안산 시민을 두루 살펴 적극적으로 움직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2단계(2020-2022)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라는 점이 있나요.
공동체 회복이 무엇인지를 공부할 때 다른 국가가 아닌 안산에 가보면 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해요. 고잔동에는 단원고가 있고, 본오동에는 시를 쓰는 아이가, 반월동에는 엄마들이 아이를 봐주는 그런 곳이거든요. 내가 희생자 엄마가 되고 싶어 된 게 아니니까 안산이 아픈 도시가 되지 않고, 우리가 똘똘 뭉쳐서 안전한 공동체, 안전한 도시로 나아가는 밑바탕이 되길 바랍니다.

피해자와 시민의 심리적 안정, 공동체 회복을 위한
안산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연구했습니다.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대두된 유가족과 주민 간 갈등, 지역 내 유대감 상실 등 공동체 붕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안산시가 피해자와 시민의 심리적 안정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하도록 한 사업이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31조(‘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개발·시행’)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2017년부터 3년간 총 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내 최초 공동체 치유·회복 프로그램이다.

추진 주체는 전담기관인 안산시 자치행정과 산하 ‘희망마을사업추진단’이며, 비영리단체, 공익단체, 사회복지기관, 소셜벤처, 주민자치회 등 다양한 지역 단체들이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 참여자로서 함께했다. 핵심 방향은 ‘이해와 포용성 강화’, ‘대외적 가치 확산’, ‘미래세대 성장 지원’, ‘사회적 갈등 치유’, ‘지속 자립기반 마련’ 등 다섯 가지로, 매년 30여개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첫해인 2017년은 ‘공동체 회복 기반 마련기’, 2018년은 ‘프로그램 확산 및 주민 소통 확대기’, 2019년을 ‘주체역량 강화 및 성과 분석기’로 각각 정리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세월호 가족의 심리적 회복과 자립을 도운 ‘4.16희망목공소’, ‘세월호 엄마 공방’, 유가족과 주민 간 접점을 확대한 ‘마을공동체 기억찾기 구술사업’, ‘이웃과 함께 밥한 끼 합시다’ 프로그램이 있다. 또 지역 내 생명·안전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생활밀착형 안전교육 활성화 프로그램’, 지역 청소년과 청년을 응원하는 ‘꿈 드림 릴레이 프로젝트’, 주민들의 참여역량을 강화한 ‘주민참여 마을재생 아카데미’ 등도 진행했다.

희망제작소는 2019년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방향 수립을 위한 연구의 필요성과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운영 성과 평가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안산시는 지난 3년의 실행 경험을 기반으로 2020년부터 3년간 2단계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모델 정립’, ‘대외적 확산 및 공론화’를 핵심목표로 삼았다.

김현수 대안연구센터 연구원

수, 2020/04/0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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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스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으로 선포될 정도로 전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실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 사회, 문화적 영역에서는 큰 타격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언택트)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뿐 아니라 이에 기초한 스마트 오피스, 원격 교육, 화상회의 등의 필요성도 높아질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에 관해 전합니다.

코로나19, 희망제작소의 예방과 대응

희망제작소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예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기본적으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캠페인 △손 소독제 비치 등을 실시하되 운영 부문에서도 잠정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즉 희망제작소 내 강의 및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는 2층 누구나학교 대관을 잠정적으로 중지하고, 시민 누구나 들를 수 있도록 열어둔 1층 카페 공간도 출입을 금지하는 등 최대한 외부인 출입을 자제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근무일 중 양 일간 재택근무 및 출퇴근 자율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자율근무제는 연구원들이 리서치에 집중하거나 연구보고서를 집필해야 하는 경우, 사업 기획 및 구상하는 데 몰입이 필요한 경우 등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센터 또는 팀 내 사전에 일정을 공유한 연구원은 자율근무일 당일 오전에는 개인 일정을 보내고, 이날 야간 또는 심야에 연구보고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파만파 퍼질 당시인 지난 3월부터는 기존부터 실시해온 재택근무 및 자율근무제를 임시 확대했습니다.

지역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던 만큼 연구원 스스로 건강 상태가 의심될 경우 센터 내 승인을 통해 재택 자율근무 및 자가 격리 기간을 가져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했습니다. 연구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근무시간 내 센터, 팀원 간 원활한 온라인 소통을 전제하고 업무를 이어갔습니다.

이처럼 희망제작소에서는 예방적 차원으로 선제적으로 조치했지만, 내부에서는 다양한 연구와 사업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올 초부터 예정됐던 연구와 사업의 일정이 보류되거나 현장 위주 사업을 온라인 방식으로 대체해야 하는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대부분 연구와 사업의 핵심이 시민들과 직접 만나 워크숍을 진행하거나 대면 인터뷰를 벌이는 등 ‘시민참여형’을 앞세우고 있어 대안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유알못’의 고군분투…센터 간 협업하기

“이걸 꽂으니까 영상이 뒤틀렸어요.”
“아, 여기 화면에 얼굴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유튜브를 많이 봤어도 실제로 해본 적은 없는, 그야말로 유튜브를 잘 모르는 ‘유알못’인 연구원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지난 4월 세월호 6주기를 맞아 희망제작소가 연구한 ‘재난 후 공동체 회복’에 관한 연구보고서 읽기 모임을 앞둔 2주 전이었습니다.

평소라면 더 많은 시민과 후원회원이 참여하도록 온오프라인 홍보에 힘을 쏟았겠지만, 이번 모임은 ‘좌석 거리두기’를 위해 10명 이내로 참여인원을 제한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이를 준비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사전 리허설을 하면서 다양한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별도로 영상을 송출했을 때 깜빡임 현상을 바로잡아야 했고, 그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조명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구보고서 읽기를 맡은 김현수 대안연구센터 연구원은 현장에서 말하는 목소리와 영상으로 들리는 목소리의 톤이 다르다는 걸 체감하며 한층 목소리 톤을 높여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행사 당일 큰 사고 없이 방송을 송출했고, 행사를 주관한 이음센터, 연구를 맡은 대안연구센터, 방송을 지원한 미디어센터 간 협업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화상회의와 라이브중계 결합한 ‘온라인 포럼’으로 대체해

이어 희망제작소는 지난 4월 23일에 열린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책모임인 민선 7기 목민관클럽 제9차 정기포럼도 처음으로 ‘온라인 포럼’으로 대체해 개최했습니다.

목민관클럽 정기포럼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모임으로 자치분권 관련 이슈에 관해 사례를 발표하고,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지난 4월 23일에 열린 정기포럼에서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제도 개선’이라는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간 정기포럼은 여러 지역의 지자체단체장, 공무원,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현장 행사 형태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처음으로 화상회의 방식과 라이브 중계를 결합했는데요.

정기포럼에 참석하는 관계자들이 워낙 다양한 만큼 현장형 행사를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온라인 포럼’을 준비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온라인 정기포럼’을 원활하기 운영하기 위해 사전 큐시트를 공유해 ‘온라인 포럼’에 익숙하지 않은 지자체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했고, 포럼이 열리기 전에는 화상회의 리허설을 실시해 보완할 점을 메웠습니다.

그 결과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포럼에는 총 13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했고, 지방자치단체 17개 곳의 총 78명의 공무원 및 관계자들이 온라인 중계로 함께 했습니다.

지난 3월 22일부터 지난 5일까지 45일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됐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감염 예방과 차단 활동을 병행하고,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몫을 안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리면서 향후 조직 운영부터 연구 및 사업 활동까지 다각도로 점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며 이에 부응하는 대안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 글: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희망제작소

수, 2020/05/0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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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먹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우리의 몸과 세상이 만들어지고 달라집니다. 푸드마일리지를 아시나요? 식품이 생산된 곳에서 일반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를 나타내는 것인데요. 푸드마일리지가 높을수록 많은 양의 식품을 먼 지역에서 수입해왔음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식품의 안전성도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먹는 것은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메마른 땅에서 싹을 틔우기 힘들 듯, 아프고 병들어가는 지구에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것은 요원한 일인지 모릅니다. 지속가능한 먹을거리를 찾는 움직임 역시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겠지요. 이번에 만난 후원회원 역시 지속가능한 먹을거리를 위해 고민하고 움직이는 분입니다. 바로 김영준 후원회원(윈원농수산 대표)입니다.

노동운동에서 농업운동으로

“1985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시 농수산공사에서 근무했어요. 94년에 농안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파동을 겪으면서 농업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게 됐죠. 당시 노조 상근자로 있었는데, 농수산물 유통 대란을 보니 노동운동만큼이나 농업운동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농안법 파동은 농수산물 유통문제에 대해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농안법 재개정을 위한 농민・시민단체 연대회의’가 결성되기도 했는데요.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파동을 지켜본 김영준 후원회원도 직접 발 벗고 나섰습니다. 농수산공사 노조 상근자로 근무하면서 활동의 영역을 넓혔습니다.

“이때 농업, 유통 등에 대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아요. 법 시행이 유예된 6개월 동안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의해서 시민, 농민의 개정안을 만들었어요. 제안이 받아들여지고 시행되었는데, 함께했던 사람들과 헤어지기가 아쉽더라고요. 그렇게 사단법인 농수산물유통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김영준 후원회원은 농수산물유통연구소에서 ‘현실 공부’를 했다고 말합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을 비롯해 전국의 도매시장을 들러 인터뷰하고 자료조사를 하며 농촌, 농업, 농민의 현실과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건강과 환경에 좋은 먹을거리를 만들다

서울시 농수산공사 퇴사 후 김영준 후원회원은 작은 사업체 하나를 꾸렸습니다. 바로 윈윈농수산입니다. ‘윈윈’(win-win)이라는 이름에는 ‘소비자와 생산자, 유통종사자가 모두 윈윈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김영준 후원회원의 포부가 담겨있습니다.

“노동운동 할 때 생협운동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그분들을 보며 소비자생협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됐어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있기 아주 오래전부터 먹을거리 운동을 해 왔으니까요. 로컬산업의 확장을 위해서도 생협은 더 성장해야 합니다. 2015년 기준으로 생협 조합원 수가 155만 명이래요. 전체 인구의 10% 수준인 500만 명 정도까지 늘어나야 합니다. 생협이 수입을 배당하지 않는 조건으로 정부가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목민관클럽 회원 지자체장님들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테마파크 등의 자본집약형 산업이 아니라 생협과 같은 로컬산업이거든요.”

윈윈농수산은 홍합, 바지락, 새우살, 대구살, 당근, 버섯, 아스파라거스 등 다양한 농수산물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수산물, 그중에서도 새우살이 주력 상품입니다. 조금 비싸더라도 건강과 환경에 좋은 국산 수산물만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양식하지 않은 것, 불가피하게 양식하더라도 배합사료를 주지 않는 수산물을 취급하는데요. 최근에는 이유식을 위한 다짐농수산물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가공된 식품은 생협 등으로 납품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 1kg에서는 230g의 순살이 나오거든요. 고래회충 등과 가시 등을 발라내는 작업은 기계로 하기 힘들어요. 모두 수작업으로 합니다. 국내산 재료를 쓰는 데다가 가공 작업도 번거로워 완제품 가격이 싸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연과 사람이 상생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제공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2001년 창업했는데, 시작하고 2년간은 정말 힘들었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웃음) 저까지 총 19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거든요. 저는 여기도 작은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직원들과 함께 경제활동을 하며 먹고 산다는 것 자체가 보람찬 일 같습니다.”

 

시민의 삶에 더 와닿는 대안 만들어주길

김영준 후원회원은 농안법 개정 당시 알게 된 김완배 서울대 교수와의 인연으로 희망제작소와 인연이 닿았고 강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농업과 농촌의 방향성을 찾아본 단행본 ‘농업농촌 희망 설계도’의 종잣돈을 마련해주기도 했는데요. 후속 연구가 진행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농업농촌 희망 설계도’의 목차에 따라서 지침서 등을 만들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론을 넘어 좀 더 실질적인 내용을 담으면 농업 현장에 더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앞으로 희망제작소도 시민의 삶에 더 와닿는 디테일한 대안을 마련하는 활동을 하길 바랍니다.”

 

어떤 삶을 꿈꾸냐는 질문에 ‘믿을 수 있는 친구’ 되고 싶어

“큰 꿈은 없어요. 다만, 주위에 의미있는 일을 하는 분이 많은데요. 이분들이 힘들 때 언제든 찾아와 술 한 잔 기울이고 하소연할 수 있는 믿음직한 친구가 되고 싶어요.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친구 말이죠. 저와 그분들은 다른 환경과 조건을 가졌지만, 각자의 사정에 맞는 연대를 하는 거죠.”

앞으로 어떤 삶을 꿈꾸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분이 희망제작소의 후원회원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인터뷰 진행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 사진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 [email protected]

월, 2020/03/3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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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0년 세 번째 희망편지를 드립니다.

‘코로나19’ 재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신천지 증거장막성전 신도들의 집단 감염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은 일상이 되었지만, 누군가 위험이 나의 불안과 공포로 연결되는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재난을 겪는 와중에 우리 사회의 성숙한 시민 의식이 빛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생필품 사재기, 도시 봉쇄, 이동 통제뿐 아니라 미비한 방역 체계로 인한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도시의 강제 봉쇄 없이 빠르고 혁신적인 검사와 격리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나라보다 체계적인 확진자 추적과 조사,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와 시민의 협력이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풀어야 할 숙제도 있습니다. 재난 수준의 팬더믹에 들어서면서 공공의료의 부족한 병상 실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건강권은 공평할 뿐 아니라 형평성에 맞추는 쪽으로 발전돼야 합니다. 공평성은 동등한 자원의 물리적 배분을 추구한다면, 형평성은 개인의 상황과 격차에 따른 수요를 고려한 수준을 뜻합니다. 공공병원의 확충을 반대한 이들의 성찰이 뒤따라야 할 뿐 아니라 우리 보건의료체계가 사회적, 경제적, 인구학적, 지역적으로 구분된 사람들이 ‘불평등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맞춤형 지원이 가능한 체계로 개선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방역과 치료만이 아니라 사회 정책에서도 형평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추경 예산을 제출했습니다만, 간접 지원과 관행 편성을 넘어서지 못한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대출이자를 깎아줄 테니 빚을 내서 견뎌내거나 임대료를 인하한 건물주에게 재정 지원하는 등 과거를 답습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을 직접 지원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분들을 지원해 작금의 위기를 넘어서자는 식입니다.

안일한 중앙 정부와 달리 현장의 어려움을 잘 아는 자치 정부의 책임자들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예컨대 전주시는 취약 계층 5만 명에게 52만 7,000원을 지급하고, 화성시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줄어든 소상공인 3만 3000명에게 평균 200만 원의 긴급 생계비를 지급한다는 방침을 마련했습니다.

경상남도와 경기도는 전 국민에게 재난국민소득 100만 원을 지급하고, 고소득층에게는 다음 해 세금으로 환수하자며 총 51조 원의 추경을 제안했습니다. 대구시는 산업의 90% 이상이 멈춘 만큼 긴급생존자금 지급을, 경상북도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영세상인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안을 건의했습니다.

우리는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바라봐야 합니다. 소상공인, 일용직, 플랫폼 노동자, 문화예술인 등 일시적으로 소득을 줄어 생계가 위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상공인 79%가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프리랜서의 일자리는 더욱더 위태로워졌습니다. 항공사들은 노선 운휴와 감편으로 인해 외주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게 어렵다면 ‘재난 긴급 생활비 지원’을 주목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정부 지원에 포함되지 않은 중위소득 이하 전 가구를 대상으로 두 달간 30만 원씩 총 60만 원을 일시 지급하자는 안을 내놓았습니다. 기존 복지제도 내 수급자는 아니지만, 소득 감소를 겪고 있는 고용 보험에 미가입된 자영업자, 영세 소상공인, 비정규직 근로자, 아르바이트생, 문화예술인, 프리랜서, 시간강사 등을 지원해 긴급 생활 지원은 물론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총 재원도 4조 8000억 원으로 지금의 국가 재정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도 아닙니다.

한편으로는 무조건 정부를 비난하는 ‘비토 저널리즘’을 타개해야 합니다.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보도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감염병과 맞서 싸우는 시민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조장하는 일부 언론의 행태가 걱정스럽습니다. 불안과 공포를 키우고, 혐오, 차별, 배제를 일삼으며 무조건 거부하고 보자는 일부 언론의 행태를 시민의 힘으로 통제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겪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힘은 차별과 고립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일상의 소중함과 그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해서 연대라는 새로운 연결의 길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정부가 새로운 연대를 ‘재난 긴급 생활비 지원’을 통해 촉진하길 기대합니다. 공평성과 재정 건전성을 넘어서 형평성을 갖춘 추경, 건강의 형평성을 구현하는 전환을 촉구합니다.

늘 강건하시길 빕니다.

희망제작소
김제선 소장 드림

목, 2020/03/1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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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이나 시청, 도청 등 지방정부의 활동과 정책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민에게 가깝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정부의 대처로 공공기관의 정책과 조치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일상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행정의 정책 결정 과정이 공론화를 통해 진행되면서 많은 이슈가 있었습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과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과정의 경우 정책 결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한 사례로 언론을 통해 크게 조명받았던 일입니다. 우리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정책 방향에 시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행정에서도 절실한 시민참여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 국가, 정부의 역할에 대해 드러난 문제의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오일쇼크와 재정위기 상황에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관료제의 경직성과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문제의식이 나타났습니다. 후에 ‘신공공관리론’으로 불린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 운동 하에 공공서비스에 시장경쟁구조가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시민은 과거 ‘수혜자’에서 ‘소비자’로 인식되기 시작한거죠.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정부 지출 삭감, 규제 완화, 공무원 인원 감축 등으로 지방정부의 운영과 기능이 취약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로 복지 사각지대 등 우수한 소비자가 아닌 시민은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90년대 들어서는 시민의식이 고조되는 사회현상 속에서 정부와 민간(기업), 시민사회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새로운 거버넌스가 등장합니다. 고객 관점으로 치부되던 시민이 공공서비스 결정에 참여하고, 공공의 과제 해결에 시민참여가 중요해지는 계기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IMF로 인한 경제 위기 상황이 시민의 참여로 극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시민의식 또한 지속해서 성장하면서 정부와 민간(기업), 시민사회가 협력하는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최근에는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위기’, ‘경제적 빈곤 및 삶의 질 저하’,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가 안전망 부재’ 등 정부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복잡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면서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한 협력적 거버넌스, 즉 ‘협치’를 통해 대응하는 방식이 자리잡게 된 것이죠.

협치? 거버넌스? 숙의로!

숙의의 사전적 의미
‘숙의(熟議, Deliberation)’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논의함”, 또는 “한 주제에 대한 충분하고 깊은 고민”, “어떤 사건을 깊이 있게 고민하는 정규적인 토론”

지역주민 간 또는 이익집단 간 갈등을 해결하거나, 경제위기 극복과 삶의 질 향상과 같은 경제적, 사회적 과제를 극복하는 등 여러 상황 속에서 시민참여 방법으로 숙의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숙의를 활용하는 목적으로는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 모든 사람들의 상호작용과 함께 합의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요. Ecran과 Dryzek의 숙의민주주의 연구에서는 합의까지 도달하지는 않더라도 동등한 권리를 갖고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상호 이해를 추구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즉, 숙의민주주의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숙의 과정을 통해 시민 스스로 소통과 참여에 대한 학습과 의사결정의 합리성과 질을 높여 공동의 이익을 창조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됩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숙의는 시민의 권리와 책임에 바탕을 둔 논의를 촉진하여 정부와 소수의 전문가 위주가 아닌 시민의 주도로 시민주권의 시대를 열어가는데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죠.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주도가 강화되고, 시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며,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 숙의의 기능은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로 의사결정과정의 정당성을 찾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 권한을 가진 소수 정치인의 결정에 의하거나, 법적, 제도적 절차만으로는 더 이상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얻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숙의 방법을 소개합니다.

행정의 입장에서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로 의사결정과정의 정당성을 찾아가는 과정인 숙의 방법에는 여러 유형이 있고 각 유형마다 나름의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기본 구성은 ⓵기획·준비 단계(의제선정/학습, 숙의 유형 선택 및 과정 설계), ⓶진행 단계(참여자 모집 및 선정, 정보 공유 및 학습, 토의·토론), ⓷마무리 단계(결론 도출 및 공표, 피드백 & 모니터링)로 볼 수 있습니다.

행정이 숙의 방법을 활용하는 목적으로는 ▲특정 정책에 대한 문제해결, ▲정책구상, ▲비전 제시, ▲의제 선정, ▲사회적 논의, ▲우선순위 설정, ▲구체적 대안의 선택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숙의 방법으로는 ⓵시민배심원제, ⓶합의회의, ⓷시나리오 워크숍, ⓸공론조사, ⓹타운홀 미팅 방법 등이 있습니다.

최근 희망제작소에서는 시민참여,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고민하고 있는 춘천시와의 협업으로 숙의과정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앞으로 다섯 번의 연재를 통해 다양하게 정리된 주요 숙의 방법에 대한 설명과 사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숙의 방법은 시민배심원제로 음식물자원화시설 건립을 추진한 울산 북구의 사례입니다.

화, 2020/03/0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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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0년 두 번째 희망편지를 드립니다.
이번 희망편지에서는 2020년 희망제작소의 방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우리 사회가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독립연구소입니다. 희망제작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올해 감당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할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부딪히고 있는 문제를 살펴보면 과거의 방식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촘촘히 연결되고, 모든 정보는 손바닥에 놓인 디지털 도구를 통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상 속 변화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저성장과 경기침체의 현실은 성장 중심의 낙수효과로 풀어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대기업이 거둔 이익은 연관 산업의 순환으로 이어지지 않을 뿐더러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투자가 성사되더라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딪히는 문제의 본질은 각각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작용하고 있기에 문제해결의 중심을 무엇에 둘지는 과거보다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가 변한 것처럼 시민도 달라졌습니다. 시민은 생존을 위해 조직에 속박되거나 복종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자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며 존중을 받거나 복종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자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며 존중받기를 원합니다.

시민은 흩어진 개인이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끈끈하게 연결된 시민의 모습이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디지털 도구를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면서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도 달라졌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간 정부나 기업 주도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고수했다면, 이제 당사자로서 불편을 겪는 시민이 해결 주체로서 나서는 전환이 필요합니다. 각 영역에서는 시민에게 권한과 권력을 넘겨주고, 시민이 주도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이 주도하는 사회문제 해결의 길을 넓히는 데 힘쓰겠습니다. 대안의 현장으로서 지역에서 시민 주도 지역혁신의 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시민의 역량을 키우고, 시민과 시민이 연결되도록 네트워크를 넓혀가겠습니다. 거시적인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동시에 실제 수요자의 욕구와 문제 인식을 경청하고, 함께 대안을 만들어가는 실험이 활발해지도록 시민을 지원하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이어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지역혁신’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중앙집권과 불균형발전으로 말미암아 지역은 늘 피해자인 도시에 수동적인 위치에 놓여있었습니다. 지역에서는 이미 다양한 사회문제를 겪고 있고, 급변하는 환경으로 인해 새로운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고 있습니다. 더구나 중앙집권 위주의 방식이 거듭되면서 지역에서는 중앙보다 사회문제에 관한 체감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위 문제를 해결하려는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치는 상대를 거부할수록 차기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비토크라시’(Vetocracy) 국면에 놓여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만들 수도 없고,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집행할 수도 없습니다. 중앙 정부 관료체제도 ‘칸막이 행정’으로 이어지면서 혁신적 대안을 도외시하는 상황을 야기합니다.

이에 희망제작소는 ‘지역 사회’에서 새로운 ‘지역혁신’의 길을 만들고자 합니다. 자치정부는 상대적으로 ‘비토크라시’에 덜 빠져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역 시민은 문제의 당사자로서 지역 사회의 혁신을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 지역이든 한국 사회의 문제가 압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역소멸과 저성장의 현실을 지역 시민과 함께 타개하겠습니다. 문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공직자의 역량을 키우는 일을 지원하며, 지역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통합적 해결책을 찾는 데 협력하겠습니다.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지역혁신체제를 통해 해결하자는 오래된 미래를 실천하겠습니다.

희망제작소 운영의 전환도 필요합니다. 후원자와 시민이 후원과 응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하고 함께 실천하는 시민연구자 사업,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디지털 채널의 진화, 자기표현 가치를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가 전면에 나서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소통과 공감의 조직을 만드는 일도 착실히 준비하겠습니다.

시민 주도의 지역사회혁신체제를 꿈꾸는 희망제작소의 여정에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늘 강건하길 빕니다.

희망제작소
김제선 소장 드림

목, 2020/02/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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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혁신에서 청년은 주요 행위자로 고려돼왔다. 이에 따라 청년과 함께 하는 사회혁신 관련 사업이 다양한 기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들이 사회혁신의 여러 층위와 국내에서 발전해온 다양한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고, 주로 일자리, 창업, 취업 등의 목적을 띤 사업으로 경제적인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회혁신의 개념이 모호하게 남아있어 ‘모든’ 새로운 문제 해결방법을 사회혁신으로 등치시키는 문제로 귀결되는 것(정미나, 2016; 이승철·조문영, 2018에서 재인용)과 연관된다.

◯ 이에 희망이슈에서는 국내 사회혁신이 등장하고 발전해온 맥락을 통해 사회혁신을 개념화한 이승철·조문영(2018)과 사회혁신 행위자에 초점을 맞춰 개념화한 미우라 히로키(2018)의 문헌을 검토하여, 우리나라 사회혁신의 지형도를 그려보고자 했다. 이승철·조문하영은 우리나라 사회혁신이 기업, 정부, 시민사회 영역에서 각각의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구분했다. 세 영역이 교차하는 영역에서 형성된 사회혁신은 ‘통치합리성(governmental rationality)’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우라 히로키는 사회혁신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행위자를 개인수준에서 세 단계로 구분해 제시하고 각 단계의 행위자들 간의 생태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최근 우리나라에서 청년과 함께 하는 사회혁신 사업의 동향을 살펴보면 특히, 주관 기관의 성격이 다양한 점을 통해 기업, 공공, 시민사회 영역에서 각각의 동기를 가지고 발전해온 맥락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청년에게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이를 이한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나 지원사업에 치우쳐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 사회혁신은 ‘암묵적 지식’을 가진 당사자의 아이디어를 강조한다. 하지만, 청년 문제의 당사자로서의 청년은 구조적 성격을 갖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오히려, 아이디어를 취합하고 암묵적 지식을 명시적 지식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정책결정과정에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청년의 역할을 ‘아이디어 제공자’에서 ‘아이디어 가공자’로 확장하고,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미시적 사회혁신’을 ‘거시적 사회혁신’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스템적 사고를 갖춘 행위자로서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 아이디어를 가공하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관찰과 대화를 통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발견하고 분석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시작 이전에 지역 현안과 현장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 실습과정, 실질적 결과를 창출하는 지원방법을 세심하게 설계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상적 문제해결과 미시적 사회혁신을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청년이 구조적인 성격을 지니는 사회 문제와 청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아이디어 가공자의 역할을 해내는 것을 기대한다.

– 글: 유진 시민주권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목, 2020/02/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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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사회혁신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식이며 사회적 관계 형성, 협력을 통한 실천으로 사회 시스템의 변화까지 도모하는 활동이다.

◯ 사회혁신 활동 촉진을 위해서 시민 주체의 직접적인 필요에 의한 문제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문제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와 협업을 도모하며, 지속적인 협업 체계와 일상적인 정보, 자원 교류의 장을 형성해야 한다.

◯ 이러한 교류의 장을 플랫폼 형태로 구축하면 시민 주체가 해결하고 싶은 지역사회 문제를 상시로 모으고, 지역사회의 공공자원과 연계해 실질적 해결방안을 찾는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유럽의 소셜챌린지스, 혁신의 확산과 실험 풍토 조성을 위한 플랫폼을 추진한 핀란드의 코케일룬 파이카, 지역기반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고 연결하는 일본의 로컬굿 요코하마 플랫폼 사례를 통해 사회혁신 활동 촉진을 위한 플랫폼의 방향을 모색한다.

◯ 사회혁신 활동 촉진 및 지원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할 때 다음의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시민 주체가 발굴하는 지역사회의 문제와 공공자원, 데이터는 플랫폼을 통해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자원 정보를 통해 새로운 활동을 도모할 수 있다.

◯ 둘째, 플랫폼으로 다양한 주체의 참여와 자원을 모으기 위한 일상적인 활동을 추진하는 단위 운영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문제발굴 과정에 대한 지원과 컨설팅부터 자원 연계까지 자생적인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역할이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플랫폼에 참여하는 주체에게 명확한 성과와 보상을 전달해야 한다. 지역사회 문제해결 과정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가치, 사회적 성과에 대한 정리와 활동의 결과는 지역사회의 자산으로 안착해야 한다.

– 글: 안영삼 정책기획실연구원·[email protected]

목, 2020/01/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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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강산애’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으로 이루어진 산행 커뮤니티입니다.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소셜디자이너들이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는 산행을 하고, 셋째 주 일요일에는 역사문화 탐방과 트레킹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한 모임 강산애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서울 주변에서 숲과 계곡, 절, 공원 등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청계산.
청룡이 승천했던 곳이라 과거에는 청룡산으로도 불렸던 곳.
청계산은 서울시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 의왕, 성남시에 걸쳐 있습니다.
남북으로 흐르는 능선을 중심으로 펼쳐진 산세가 수려한 청계산 산행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산행 일정
– 일시 : 2020. 2. 1(토), 오전 10시
– 모이는 곳 : 청계산 입구역 2번 출구(신분당선) 앞

○ 산행 코스 안내
– 산행코스 : 청계산 입구역 – 원터골입구 – 진달래능선 – 매봉 – 원터골 하산(약 3시간 소요)
※ 산행코스는 현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회비 및 준비물
– 회비 : 15,000원
– 준비물 :과일, 간식, 물 및 겨울산행에 필요한 복장과 장비(아이젠)

○ 참가문의 및 신청
– 강산애 : 김석용 회장 010-8868-3600, 박성주 총무 010-8875-0976,
소홍섭 산행대장 010-2953-9563, 김관효 산행대장 010-9013-1470
– 희망제작소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010-3161-6137
※참가를 원하시는 분은 강산애 담당자 또는 제작소 한상규 센터장에게 신청해주세요.
※산행에 관심있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 보험 안내
– 안전사고를 대비해 레저보험에 가입하실 분들은 별도로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보험가입비는 개인부담입니다

수, 2020/01/2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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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의 궁극적인 목표는 많은 시민연구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것입니다. ‘시민연구자’라는 말이 다소 어려우신가요. 사실 알고보면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희망제작소가 말하는 시민연구자는 ‘좀 더 나은 일상을 만들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모든 시민’을 일컫습니다.

즉,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도 충분히 시민연구자의 자격을 갖고 계신 거죠. 오늘 만난 이경하 후원회원도 그렇습니다. 자신의 신념, 즉 옳다고 믿는 것을 생활과 삶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경하 후원회원

 

‘일로 만난 사이’, 희망제작소를 경험한다는 것

이경하 후원회원과 희망제작소의 만남은 ‘일’로 시작됐습니다. 희망제작소의 연구 프로젝트에 이경하 후원회원이 연구보조원으로 함께하게 된 것인데요. 밝고 인사하는 이 후원회원의 모습에서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업무를 넘어 편하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조직에서 일해봤는데요. 희망제작소는 조금 독특했어요. 연구원 모든 분이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대하고 계시더라고요. 저한테도 마찬가지셨고요. 어떤 상하관계 없이 모두가 평등하다보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안전지대 같았죠.”

이경하 후원회원과 함께 일하면서 자연스레 경하 님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이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를 하나씩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경하 님이 ‘산호뜨개 모임’을 직접 만들어 참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산호뜨개 모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보이지 않는 바닷 속 산호의 멸종위기를 알리는 시민참여형 공동체 아트워크입니다.

 

한 땀, 한 땀 산호뜨개 모임으로 시민을 만나다

산호뜨개 모임은 수학에서 시작됐습니다. 미국의 한 수학자가 쌍곡기하학의 쌍곡공간의 모형을 코바늘로 구현해 학회에 발표했고, 이러한 방식은 마가레트 웨르타임의 산호 뜨개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에 위치한 지상 최대의 연산호 군락지가 강정 미군 기지 건설로 파괴될 위기에 처하자 이를 알리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예전에는 ‘–운동’, ‘-주의’ 등의 단어를 듣기만 해도 옥죄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제 삶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었죠. 그런데 환경문제 등을 접하면서 지구상 모든 것들이 이어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죠. 그리고 우리 곁의 다양한 문제를 삶 속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됐어요. 산호뜨개 캠페인도 그 일환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희망제작소는 산호뜨개 캠페인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후원회원 프로그램으로 소개하면 어떨지 제안했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따라 일상에서 실천하고, 모임에 이끄는 이경하 후원회원과 시민과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특별할 거라 여겨졌고, 경하 님은 희망제작소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대학교 졸업 이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한 건 산호뜨개가 처음이었어요. 많이 긴장했죠.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것, 또 작지만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나눌 수 있어서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환경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잖아요.”

이경하 후원회원은 산호뜨개로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런 진심이 전해진 걸까요. 지난해 후원회원 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후원회원 프로그램 ‘하이 후원회원’은 많은 분들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 이경하 후원회원이 진행한 산호뜨개 모임 ‘하이 후원회원’ 현장 모습

 

일상 속 실천을 통해 나의 가치를 우리의 가치로

이경하 후원회원은 이날 모임 이후에도 시민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산호뜨개가 특정한 모양을 만드는 데 애쓰는 게 아니라 손이 가는대로 자유롭게 뜨는 것처럼 산호뜨개 모임도 산호뜨개에 공감하는 분들이 자발적이지만 느슨하게 모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은 산호뜨개에 쓰는 뜨개실을 기부하거나, 버리는 옷을 잘라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산호뜨개 모임 후기▶링크)

“산호뜨개 모임에 오시는 분들이 매번 지인과 함께 오세요. 그러다보니 모임 때마다 멤버 구성이 달라져요. 저는 저희 모임이 철저히 열린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단 한 번이라도 다양한 사람과 함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한 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거든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프로그램으로 많은 분이 감명을 받은 것처럼요.”

이후 이경하 후원회원의 삶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생각만 하던 채식을 실천에 옮긴 것인데요. 희망제작소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2회의 파일럿 프로그램과 후원회원을 대상으로 한 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육식이 환경에 굉장히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해요. 축산업 자체가 온실가스, 토양오염, 수질오염 등을 발생시키기 때문이죠. 사실 산호뜨개가 ‘환경’을 위한 것이잖아요. 이런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한편으로는 육식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는 제 자신이 이율배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채식을 하며 자존감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하는 이경하 후원회원. 삶의 사소한 부분이지만, 먹을거리에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투영하고, 또 그 방향으로 끌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누구나 다 알 수 있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생활 방식을 바꾸고, 이를 체화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세상의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뿐 아니라 사람과 자연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관계는 결국 자신을 살리는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이경하 후원회원은 산호뜨개 모임과 채식에 그치지 않고, 작물공동체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고구마, 토종콩, 토종오이 등을 경작하고, 토종씨앗수집단 등에 참여해 우리 땅과 생태계를 지키려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채식카페를 준비하고 있어요. 채식을 시작하니 메뉴와 식당 선택권이 많이 줄더라고요. 채식주의자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또 제가 먹는 것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많은 분이 ‘채식은 맛이 없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아니거든요. (웃음) 편견을 깨뜨리고 싶어요.”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변화를 꿈꾸다

희망제작소와 희망제작소의 활동이 더 많은 시민에게 알려지길 바란다는 이경하 후원회원. 실제 이 후원회원 역시 보조연구원으로 함께하기 전에는 희망제작소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정확하게 몰랐다고 합니다.

“실제 희망제작소에서 일하면서 희망제작소가 우리 사회에 굉장히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게다가 연구원들이 서로를, 시민을, 저를 대하는 태도를 보니 기부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사실을 더 많은 분이 아셨으면 좋겠어요.”

최근 이경하 후원회원은 ‘차별하지 않기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의도하지 않더라도 ‘모르기 때문에’ 차별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요. 배우고 신경 쓰며 자각하려 노력하다 보면 조금씩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 삶에서 저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가려고 해요. 이를 통해 제 중심과 가치관을 지키고, 나아가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 인터뷰 진행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 사진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email protected]

수, 2020/01/2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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