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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토론하지 않는 열세 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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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토론하지 않는 열세 가지 생각

admin | 월, 2019/12/23- 19:59

대학의 탄생과 변화

대학은 1000년전 지금과는 매우 다른 환경에서 탄생했다. 그때는 인구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기술도 거의 발달하지 않았으며, 인간은 신의 피조물이어서 지상에서의 존재란 영원한 삶으로 가는 중간단계라는 종교적 사고방식이 지배했다. 그때 이후 많은 것이 변했고 대학도 중세에서 현대, 후현대로의 역사적 변천으로 규정되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변화에 대응해 여러 차례의 중요한 변형을 겪었다. 현재 세계의 상태를 고려할 때 고등교육의 주요한 목적은 무엇일까? 중요한 전제 가운데 하나는 고등교육은 인간이 더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도록 함으로써, 그리고 사회적 정의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증진시키도록 도움으로써 이 세계를 더 나은 곳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대학은 이런 역할에 실패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 도덕적 헌신을 상실하고, 다른 면에서 잘못되고 파괴적인 사고방식에 헌신하며, 또 다른 면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아는 걸 어렵게 만들기조차 한다.

현대 대학은 복잡하고 모순적인 존재이다. 과거에는 기독교에 뿌리를 두었지만 이제 매우 세속적인 기관이 됐다. 한때는 엘리트 집단이었으나 이제 수백만의 학생들에게 열려있다. 이론을 모든 것의 우위에 놓는 동시에 지극히 실용적이어서 문학비평과 이론물리학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엔지니어링, 경영, 디자인과 나란히 존재한다. 대부분 학문분과들이 각자의 형이상학적 배경을 가졌지만, 대학의 전반적 구조는 통일된 세계관의 가능성을 갉아먹는다. 대학들은 경제성장에의 헌신이라는 지배적 문화에 긴밀하게 묶여있는 동시에 이성과 숙고의 삶을 증진시키는 것을 추구한다. 문화적 전통을 보존하려는 기관이면서도 이런 전통의 기본적 가정들이 타당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 세계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거나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현재 형식의 대학을 심각하게 재고할 이유가 없다. 현대 대학들은 세계가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하는데 공로를 세웠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에 공헌했으며 부분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기여했다. 그러나 최소한 진보의 길에 서지는 않았다. 현대 대학들은 나아지지 않았으며 자신의 목적과 바탕의 가정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대학은 산업과 정치의 지도자들, 계획가와 분석가들, 교사와 시민들을 교육하며 우리의 파괴적 관행을 떠받치는 세계에 대한 이해의 방식을 발전시키고 합법화한다. 현대 대학의 영향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환경위기가 가장 심각하고 사회적 부정의(이는 환경의 쇠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가 역사상 가장 증가한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공동체 해체와 환경 파괴에서 대학이 해온 역할은 크게 주목 받지 않는다. 환경위기에 대한 전통적인 설명은 과잉인구, 과소비, 대규모 산업, 공공정책, 생육하고 번성하고 정복하라는 성경의 가르침 등에 초점을 두었다. 대학은 대규모 산업, 정부, 종교의 이해와는 떨어져 있거나 거기에 적대적이라고 스스로를 이해했다. 전반적으로 대학구성원들의 입장은 자연세계의 파괴에 대한 비난이 다른 곳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공동체 붕괴에 있어서도 대학의 책임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현대 대학들이 도시화를 촉진하는 이동성과 개인주의를 교육한다는 사실은 대체로 간과돼왔다.

 

현대적 믿음에 대한 대학의 헌신

나는 현재 형식의 대학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데, 특히 학문분과, 철학적 유물론, 그리고 경제주의-무한한 경제성장이 가능하고 바람직하다는 믿음-에 대한 헌신 때문이다. 대학이 세계의 선을 위한 세력이 되려면 이 세 가지를 넘어서야 하며 인간의 삶이 갖는 의미, 지구와 모든 서식자의 내재적 가치, 생명이 갖는 상대적 속성을 긍정하는 세계관을 보증해야 한다.

학문분과는 매우 강력한 동시에 통일된 세계관의 가능성을 저해하는 특별한 방식의 구조적 사고이다. 대학이 분과 형식의 사고에 매진하는 한, 대학은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학문분과의 시각에서 보면 세계는 일관성과 통일성과 의미가 부족하다. 한 분과의 다양한 전제와 발견은 다른 분과의 전제와 발견에 의해 영향 받거나 점검되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은 무제한의 경제성장이 가능하고 바람직하다고 가정하는 반면 물리학자들은 지구의 파괴를 경고하는데, 이런 경고와 발견은 경제학자들에 의해 고려되지 않은 채 넘어간다. 마찬가지로 물리학자들은 모든 실재가 물질로 환원되고 그런 물질은 내재적 가치, 경험, 자유가 없다고 가정하는데 비해 (암묵적으로는 대다수 과학자들을 포함해서) 대학의 다른 학자들은 최소한 인간의 삶에는 의미가 있고 어느 정도까지 스스로의 행동과 믿음에 책임이 있다고 가정한다. 대학의 분과구조는 이런 모순적 관점이 어떻게 두 가지 모두 진리로 통용되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공존하는 것을 허용한다. 전반적으로 통일된 실재에 대한 관념을 공유하는 대신, 서로 정반대인 추상적 개념을 내놓는다.

이런 방식으로 현대 대학은 현대성의 한 버전인 철학적 유물론이라는 후현대적 입장을 보태놓는다. 이 견해에 따르면 실재하는 모든 것은 물질, 그리고 중력 같은 물질적 힘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것은 현대 대학에서 발견되는 근대적 세계관, 즉 오래 되고 이원론적인 세계관의 잔여일 뿐만 아니라 자연과학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세계관이다. 유물론은 초기의 이원론에 비해 더 큰 장점을 갖는다. 비이원론이기 때문에 형이상학적으로 분명한 실체들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데 따른 문제를 피해간다. 이렇게 설명되지 않는 것에는 경험(인간의 경험을 포함), 자유(인간의 자유를 포함), 내재적 가치(인간의 내재적 가치를 포함), 도덕적 미적 규범 등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세계는 생명이 없고 의미와 목적을 피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유물론이라는 세계관을 향유하는 개인의 존재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현대 대학은 또한 경제주의에 경도돼 있다. 경제주의에 따르면 세계의 대부분의 문제들은 돈으로 해결되며 돈은 은총처럼 무한하다. 세계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여섯 배나 팽창했는데도 세계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대다수가 더 나빠졌다는 사실, 전반적인 환경이 전지구적 부의 증가에도 불구하고(대개는 바로 그것 때문에) 심각하게 쇠퇴했다는 사실은 이런 믿음에 대한 반증이 되지 않는다. 세계의 경제활동이 무한히 팽창하며 모든 이들에게 이익을 주고 건강한 생태권역과 양립 가능하다는 믿음이 너무 깊은 나머지, 경제주의가 보편적 부라는 공공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에 설득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주의는 잘못되고 파괴적인 이데올로기로서 점점 큰 지구의 쇠퇴와 인간의 고통을 가져온다. 단순히 말해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경제성장은 가능하지 않다. 현대 대학들이 직간접적으로 경제주의를 지지하는 한, 환경적으로 건강하고 사회적으로 공정한 세계와 한편이 될 수 없다. 경제주의는 삶의 의미를 소비와 소득의 관점에서 정의하기 때문에 이런 목적을 수용한 대학은 자연세계의 파괴를 가속화하고 인간의 고통을 증진시킬 뿐이다.

 

대학이 토론하지 않는 열세 가지 생각

우리가 사는 세계를 파괴하고 있는데도 대학에서 공개적으로 토론하지 않는 열세 가지 생각이 있다. 더 나쁜 것은 이 모든 생각이 진리로 간주되며, 전 세계의 고등교육기관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인증됐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대학들은 세계를 파괴하고 있는 바로 그 생각들에 자신의 권위를 부여한다. 그 열세 가지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실재는 내재적 가치를 갖지 않는다.

2. 우주는 목적이 없다.

3. 진리, 정의, 아름다움은 완전히 주관적이어서 중요하지 않다.

4. 사회 전반의 건전도는 GDP로 측정될 수 있다.

5. 광범위한 경제적 불평등은 문제가 아니다.

6. 교육은 직업훈련과 출세에 관련된 것이다.

7. 공장식 농축산업은 효율적이고 필요하며 지속가능하다.

8. 모든 중요한 문제는 시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9. 개인이 사회보다 더 현실적이다.

10. 가능한 최선의 세계질서는 하나의 슈퍼파워만 존재하는 것이며, 이것은 미국이다.

11. 글로벌 경제는 필연적이고 지속 가능하다.

12. 전쟁과 부정의는 피할 수 없다.

13. 경제성장은 기후안정성이나 생물다양성만큼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

만약 한국과 미국이 지속 가능한 문명을 이루려면, 고등교육을 재발명하거나 현재 상태의 고등교육을 다른 종류의 고등교육으로 보완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세계를 파괴하는 생각에 도전하고 그것을 보다 진실에 가까운 생각으로 바꾸도록 해주는 형식의 고등교육이 필요하다.

나는 위에 제시한 열세 가지 생각에 대해 토론하고 이 목록에 다른 생각들이 추가되기를 바란다. 아마 내가 만든 목록은 의도하지 않고 의식하지 못했지만, 미국 중심적일 것이다. 그러나 내 요점은 대학들이 당대의 문화적 가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몇몇 중요한 생각들은 현재 구축된 고등교육의 맥락에서는 추호의 의심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형식의 대학이 세계를 파괴하는 생각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대학의 구조와 관련이 있고, 둘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형태 짓는 광범위한 문화적 가정과 관련이 있으며, 셋째는 정치적인 문제이다.

 

대학이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

오늘날 대학은 학문분과에 따라 조직돼 왔다. 과거에는 반드시 그렇지 않았고 미래에도 그럴 필요가 없다. 학문분과는 탐구분야, 기본적 가정의 세트, 방법론으로 구성된다. 학문분과에 맞지 않거나 현재 분과의 기본가정과 모순되는 생각은 오늘날 고등교육의 맥락 안에서는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내가 지구에서 인간이 영위하는 삶에 해롭다고 꼽았던 위의 모든 생각들은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만물은 그 자체로 가치를 갖는다는 생각을 예로 들어보자. 물리학과 화학이라는 분과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가정 위에 놓여있기 때문에 실재하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가능성을 음미하는데 닫혀있다. 이론상 철학 같은 다른 분과는 실재하는 모든 것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거나 이것이 실재에 대해 생각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는 생각을 출발점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현대 철학자들은 인간의 인식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세계에 대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없으며, 따라서 만물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말이 안 된다거나 우리는 물리학자들의 전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 초점은 실재하는 것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가정이 더 개연성이 있다고 설득하려는 게 아니다. 현재 대학이 구조화된 방식 때문에 이런 생각이 대학에서 타당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산업화된 농업은 산출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토양을 파괴하기 때문에 지속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들어보겠다. 농경제학이라는 분과는 그것이 바이오기술과 결합돼 있는데다 대규모 농화학제품 기업들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기 때문에 위의 생각이 사실이 아니라고 가정한다. 이런 생각이 잘못됐다고 증명하거나 토론하지도 않는다. 그냥 무시해버린다. 많은 대학에 있는 환경연구, 지속가능발전, 음식연구 관련 학과들이 현대 농업은 지속 가능하다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거부하지만, 이런 학과들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일반적으로 대학 안에서 낮은 지위를 차지한다. 이 학과들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농업정책과 관행을 만들어내는 농과대학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대학들이 위의 열세 가지 생각에 대해 진지하게 숙고하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대부분이 이미 “상식”이 되어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등교육의 목적은 개인의 성취라는 생각과 끝없는 경제성장이 가능하며 바람직하다는 쌍둥이 생각을 예로 들어보자. 모든 사람들이 경제성장은 끝없이 가능하며 대학에 가는 이유는 좋은 직업을 얻는 것, 즉 많은 돈을 버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한국의 경우 고등교육이 고강도 노동, 탁월한 경제정책과 함께 삶을 엄청나게 개선한 주역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런 생각에 도전하는 것은 상식을 배반한다. 그러나 전체 그림은 좀더 복잡하다. 한국의 삶이 모든 면에서 과거보다 나아진 것은 아니며, 10년마다 두 배가 되는 경제성장 역시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한강의 기적은 그림자를 드리웠으며 이것은 경제성장이 끝없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가정에 그 뿌리가 있다.

대학은 바깥 세계로부터 단절된 “상아탑”으로 불려왔다. 어떤 면에서는 사실이다. 그러나 더 깊은 진실은 대학이 사회적 구성물이며 문명의 상식이 교육과정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경영대학원과 경제학과는 경제학이 자연의 법칙과 사회의 도덕규범에 순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사실을 말하자면 이런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

대학, 최소한 미국 대학들이 “경제학은 자연의 법칙과 사회의 도덕규범에 순응해야 한다”는 것처럼 위험한 생각을 고려하는 게 지극히 어려운 세 번째 이유는 정치적인 것이다. 미국에는 대개 소규모인 사립대학들과 대개 대규모인 공립대학들이 섞여 있다. 미국의 대다수 학생들은 공립 대학에 다니고 있다. 공립대학 교수들은 각 주에 고용돼 있다. 일부는 종신직위를 보장받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현재는 70%의 교수들이 종신고용을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다.

공식적으로는 모든 교수들이 어느 정도의 학문적 자유를 누리지만, 매년 계약이 끝나는 비정규직 교수들에게 이런 자유는 다음 학년초에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는 열망에 의해 제한된다. 비정규직 교수들은 다시 고용되지 않을까 두려워서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생각들을 강의하는 게 결코 편안하지 않다. 슬프게도 정규직 교수들조차 종종 승진하지 못하거나 학생들의 평가에서 별점을 덜 받을까 두려워서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생각들을 피한다.

한국 대학들이 대개 사립이라고 하더라도, 내 짐작으로는 상식적 생각들에 도전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정치적 압력들이 존재할 것 같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전반적으로 대학들은 세계를 파괴하고 있는 바로 그 생각들에 대해 다루지 못한다. 이런 일반화에는 예외가 있으며 이런 예외를 축하해야 하지만, 이런 예외가 더 큰 진실을 가리도록 허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대학들은 상황을 호전시키지 않는다. 대체로 자신들의 상당한 권위를 공개적으로, 비공개적으로 잘못되고 파괴적인 생각에 부여함으로써, 그리고 지구를 파괴하는 “지식”을 재생산함으로써 상황을 점점 나쁘게 몰아간다.

 

대학을 변화시키는 두 가지 제안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통할 수 있는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런 두 가지 제안은 가능성의 전부가 아니며 얼마든지 다른 제안이 더해지길 바란다.

큰 대학의 교수들은 위에 제시된 위험한 생각들 가운데 하나 혹은 그 이상에 대해 탐구하는 독서그룹을 조직할 수 있다. 대여섯 명으로 구성된 독서그룹에서 한 학기 동안 한두 권의 책을 공들여 읽도록 한 다음, 이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자신들과 전공이 다른 동료들과 서너 번 만나도록 하면 된다.

우리는 애팔래치안 주립대학(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중간규모 주립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이것과 비슷한 강의를 시도했다. 주제는 기후변화와 그것의 사회적 함의였다. 결과는 희망적이었다. 많은 교수들이 같은 대학에서 가르치는 다른 교수들과 만나고, 자신들의 특수한 학문분과 바깥에서 중요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환영했다. 이런 위험한 생각을 가르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대학의 분과구조였다. 비록 임시적 토대에서 이뤄진 일이지만, 교수들이 자신의 전공을 넘어 함께 생각하도록 만든 것은 현재의 대학 구조를 변화시키는 한 가지 방법이다.

이 독서그룹이 거둔 눈에 띄는 성과는 어떤 생물학과 조교수가 학생들이 생물학 전공기초 강의에서 전지구적 기후변화의 생물학적 함의에 대해 배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기후변화의 생물학적 함의 부분은 선택강의이며 많은 강사들이 이 부분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 이후로 생물학과는 전공기초 강의에서 기후변화의 생물학적 함의를 필수강의로 지정했다. 이론상 다른 학과의 교수들도 전공기초를 정하면서 비슷한 결정을 할 수 있다.

이 강의에서 얻은 또 다른 결과는 약 100명의 교수들이 기후문제에 대해 자신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의 정보를 자신들의 강의에 넣겠다고 자발적으로 서약한 것이다. 이런 서약은 교수들에게 부과된 의무사항이 아니라 개인적 결정이었으나, 그들이 이 서약을 따르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현대 대학처럼 오래 되고 존경 받는 제도를 금방 뜯어고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함께 독서를 하는 것 같은 간단한 일들이 변화를 위한 맥락을 만들어내는데 놀라운 효과를 거두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종류의 분과를 횡단하는 노력들이 현대 대학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잠재력을 가질 것이다.

나의 두 번째 제안은 대학 바깥에 대규모로 존재하는 성인학습센터와 관련된 것이다. 1920년에 독일 철학자 프란츠 로젠츠바이그는 독일 대학들의 비인격적 교육에 맞서 레흐르하우스(Lehrhaus, 교육의 집)로 알려진 기관을 설립했다. (역자주: 당시 독일에서 제기된 평생교육의 필요성에 부응하면서도 유대의 전통에 기초한 성인교육기관으로, 회당(synagogue)을 학교(lehrhaus)로 바꾸되 거꾸로 하지 말라는 탈무드의 가르침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유대역사에서 첫번째 레흐르하우스는 제1차 바빌론 유수때 세워졌으며 혁신적 교육방법으로 신앙의 의무를 지켰다.) 레흐르하우스의 강조점은 전통적인 유대식 삶에 대한 현대성의 도전에 대응하고 비위계적인 교수법을 도입하는데 있었다. 1930년대에 나치에 의해 폐쇄될 때까지 레흐르하우스는 독일에서 가장 활기 있는 교육기관이었다. 1970년에 레흐르하우스 모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느 정도 부활했다.

1960년대에는 몇몇 “대안대학”들이 미국에 설립됐는데, 이는 그 시대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제도권 대학들이 실패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 건강한 공동체, 지속 가능한 경제학 같은 구체적인 문제 혹은 생태적이고 정의로운 문명을 증진시키는 발상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조직하는 성인학습센터 혹은 “대학”을 설립하는 게 가능하다. 이런 “대학” 혹은 성인학습센터는 위에 제시된 위험한 생각들을 얼마든지 탐구할 수 있다.

나의 주안점은 현재 형식의 대학들이 문제의 일부라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운영하는 대학들은 구조적으로,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지구를 파괴하는 생각들을 분석하고 평가하는데 무능력하다. 물론 문화 자체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고등교육을 변화시킨다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는 대학을 내부와 외부에서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하며, 동시에 현대 문화의 모든 다른 측면들까지 변화시키려고 힘써야 한다.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하나의 출발점은 없다. 그럼에도 새로운 종류의 문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식의 고등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마커스 피터 포드

철학자, 『현대 대학을 넘어: 구성적 후현대 대학을 향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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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말에 세계경제와 인구규모의 30%를 차지하는 동아시아 국가군들이 모여, 오는 11월에 정식으로 출범하는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에 공식적인 서명을 하여 이를 승인하였다. 이는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자유무역 협정이며, 2018년에 이미 체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를 완결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불행하게도 미국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 CPTPP를 탈퇴하면서, 매우 중요한 무역협정에서 배제되었고, RCEP 협상초기의 주요 국가였던 인도가 서명 직전에 탈퇴를 결정하였다. 이들 국가의 탈퇴는 동아시아 지역이 중심인 세계최대의 경제권에 대한 주도권을 중국에게 양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과연 중국이 1)중국의 이해를 우선하는 당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정책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2)국제적 상호존중과 규칙에 기반한 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인지, 초미의 과심이 되고 있다.

상기 질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향후 수년간 국제적인 정치와 경제의 지형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전문적인 예측조사에 따르면, 미중 간의 무역전쟁은 연간 3,010억불의 수익손실과 1조 억불 상당의 무역위축을 가져올 것이며, 트럼프-이전 시대와 대비하여 2030년경에는 환태평양 지역의 무역규모를 3/4 정도까지 축소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상기 두 개의 무역협상들이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는 전제하에, 해당 지역에 1,210억불의 수익이 증가하고 2,090억불의 무역규모가 증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증대효과는 역내의 무역과 생산을 촉진하면서, 당사자 국가들을 제외하고, 미중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감소분을 충분히 보상할 것이다 이들 협상합의는 관계국가들 간에 거래비용을 줄이고 기술개발과 제조 및 농업과 자원협력을 증진시킬 것이다. 또한 역내의 주요한 무역국가들인 중국과 일본과 한국의 경제관계를 더욱 심화시켜 나갈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BRI) 또한 관계증진을 강화시킬 것이다. BRI는 역내의 이웃 경제권을 연결하는 물류와 에너지 통신 및 사회간접시설 등에 1.4조 억불의 투자를 제안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 국무장관인 폼페이오는 미중 패권싸움 지역인 걸프 지역을 중심으로 1,113억불의 투자를 제사하고 있을 뿐이다. 과거의 미국은 시장을 접근하는 과정에서 선의적 지원을 원칙으로 삼아 왔는데, 현재는 장사꾼의 논리로 후퇴하고 있다.

RCEP와 CPTPP의 협정은 동아시아 전역을 중국 경제권에 편입시킬 것이고, 중국에게 기울어진 이익을 제공할 것이다. 중국은 RECEP을 통하여 1,000억불 규모의 이익을 얻고 일본은 460억불, 그리고 뒤이어 한국이 230억불의 수혜를 갖게 될 것으로 추산한다. 동남아시아 역시 190억불 규모의 혜택을 즐기게 되는데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RCEP체결 이전에 이미 ASEAN 국가들 간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양대 협정에서 탈퇴하면서 미국은 1,310억불, 인도는 600억불의 예상수혜를 각자 상실하는 셈이다.

핵심적인 질문은 ‘과연 중국이 맡은 새로운 경제적 역할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있다. 중국의 일부 지도자들은 필수적인 통상관계를 넘어서는 불필요한 내용들을 거래국가들에게 요구하고자 한다.  이들은 무역상대국들에게 중국을 지지하도록 강요하는 정책을 추구하는데, 애를 들어 코로나-19애 대한 중국조사를 지지하는 호주에 대한 보복조치(?)로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유학생들에게 떠나가도록 경고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중국 주요 지도부는 중국의 강압조치가 국제적인 심각한 거부에 직면하고 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중국의 역내정치에 대한 국제적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는데, 우려의 대상은 홍콩 사태와 남중국해의 분쟁 그리고 외교에 있어 협상보다는 배제를 우선하는 이랑전사(wolf-warrior) 정책들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전략을 추구하고 중국을 배제하는 외교언사를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로 경제적으로 굴기하는 중국의 역내 및 국제적 영향력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누구든 중국을 ‘증대하는 위협(폼페이오의 발언)’으로 간주하는 국가가 나올 수는 없다.

중국은 최근 수년 간 협력증진에 주력하면서 지역 내의 주요 이웃국가들과 대화와 협상을 가속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설립이 십 년을 넘긴 한중일의 삼국협력회의가 2018년에 다시 재개되었고, 당시에 2020년 4월에 시진핑 주석이 양국을 국가방문(state-visit)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협의하였으나, 이후 코로나-19의 위험과 홍콩의 국가안전법에 대한 항의로 인해, 무산의 위험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과 협력을 하는 것이 역내의 많은 지도자들에게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불리한 정치 지형 속에, 중국이 주도하는 새롭고 포용적인 지역협력의 모델은 경제적 이익을 동반하면서 유의미한 정치적 지지를 불러올 것이다. 상호적이며 가치있는 국제적 협력관계의 형성이 중국과 세계 모두에게 현재처럼 긴급한 과제가 되었던 적은 일찍이 없다.

ASEAN 중심주의가 수 년간의 협상을 어렵게 하였지만 RCEP과 CPTPP가 중국에게 적시에 긍정적으로 접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합의를 통하여 중국과 ASEAN국가들 간에 호의적인 실행과 협력을 추구하면서 정치적으로 오랫동안 다툼의 주제이었던 남중국해의 분쟁을 행동지침(Code of Conduct) 협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최근 Li Keqiang 중국수상이 CPTPP에도 적극적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추가적인 기회가 다가온다. 국제적인 규범을 수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중국이 CPTPP의 회원국이 되면, 자연스레 해당 회원국가들과 더불어 시장을 확대하면서 미래지향적 무역과 세계의 발전에 선구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CPTPP에 가입하면 세계경제 전체에 4,850억불의 수혜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하여 미가입국인 인도네시아 한국 필리핀 대만 그리고 태국 등이 함께하면 수혜의 규모는 1조 억불을 상회할 것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손실액의 3배에 해당한다.

CPTPP에 가입한다는 것은 중국이 선진적인 국제규범을 수용한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기업들과 산업정책을 국가전략으로 지원하는 기존의 방식을 전환(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Li 수상이 의심할 여지없이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협상의 여지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부의 경제에 대한 지원역할이 크게 중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조차 바이-아메리칸 정책이 부활하고 있으며, 무역과 투자에 대한 정부의 통제, 기술분야의 공공투자, 세계적 주도기업에 대한 정부지분과 역할증대 등이 제시되고 있다.

RCEP과 CPTPP는 중국에게 경제적 혜택을 부여하는 동시에 중국 지도부를 시험하고 있다. 날로 추락하고 있는 국제협력의 상황을 역전시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 East Asia Forum in ANU, Sydney on 2020-0812.

Peter A Petri & Michael G Plummer

Peter A Petr는 Brandeis 대학의 경영학 교수이자, 브루킹스 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이며,

Michael G Plummer는 Johns Hopkins 대학의 교수이자 East-West Center의 연구책임자이다

금, 2020/08/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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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아래의 좌담내용은 중국을 상대하는 미국 네오콘의 패권적 신냉전 이론과 전략을 제공하는 지식인(예건데 해리티지 재단, 아틀란트 카운실 등)과 현실적 정치를 중시하며 협상을 선호하는 정치비평가 간의 솔직한 좌담을 FP가 기록 공개한 것이다. 이들의 대담을 통해서 미국 우익진영의 지식인들과 폼페이오로 대표되는 정치세력들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절절히 느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EA(Emma Ashford, 카토연구소의 국방외교담당 책임연구원이자 FP 편집위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정책에 대결적 입장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7월말에 백악관은 휴스턴에 있는 중국영사관을 스파이 활동의 혐의가 있다는 구실로 폐쇄를 요구했다.

MK(Matthew Kroenig, 조지 워싱턴 대학의 정치외교학 교수이며 Atlantic council의 안보전략분야 부책임자): 미중 관계를 대결적 국면으로 몰아간 것은 오히려 시진핑 중국주석이다. 중국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민주주의 체제에 도전하는 힘을 과시해 왔으며, 수십 년간 지적재산권IP에 대해 도적질을 하면서 현대사에서 유례가 없는 부의 이전을 불법적으로 감행하여 왔다. 나는 미합중국이,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마침내 이런 행위를 차단시키고 중국을 몰아 부치는 것에 대단히 기뻐하고 있다.

EA: 잠깐. 중국이 휴스턴 영사관을 통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발표를 기본적으로 신뢰한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지적재산권IP의 절도행위에 대한 상당한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휴스턴이 석유산업의 중심지인 까닭에 에너지와 축출(세일가스)기술분야에 일하는 연구자들과 커넥션을 형성하여 스파이 활동을 하기에는 적격의 장소이기는 하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좀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닌데 갑자기 중대한 현안처럼 터져 나왔다. 워싱턴 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영사관을 폐쇄하여 기술의 절도행위를 중단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보복조치로 중국당국도 청도에 있는 미국영사관을 폐쇄했을 뿐만 아니라 몇몇 외교관들을 중국으로부터 추방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의 정보수집역량도 큰 타격을 입었다. 과연 이러한 악마대응적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가?

MK: 문제가 전혀 새롭지 않다는 지적 그리고 미국의 접근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에 대해 감사한다. 지난 수년간 미국 관리들은 절도행위 등을 묵인해 왔는데, 이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덩치가 큰 독일과 같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전략을 먹히질 않았다.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다루는 일에 전투적인 대결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EA: 독일을 언급하다니 흥미롭군요. 내게는 중국과 외교적 다툼이 마치 몇 년 전 미국 정보기관이 독일수상인 엥겔라 메르켈의 통화를 도청하여 격분을 일으킨 사건과 중첩되어 옵니다. 경쟁하는 국가 간에 스파이 활동은 늘상 있는 일이죠. 나는 차라리 도청활동을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도청을 통해서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피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저도 중국의 입장과 IP절도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다루는 방식에서 역으로 미국의 정보수집능력이 타격을 받은 점은 잘못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현 행정부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합시다. 영사관 폐쇄의 결정은 스파이 행위에 대한 우려를 핑계로 중국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한 것처럼 보이려는 정치적 의도(표를 의식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는 광범한 정치적 행태의 일부이죠.

MK: 나 역시 폐쇄조치는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트럼프의 대외전략에서 중국에게 강경노선을 추구하는 광범한 패턴의 하나라고 동의합니다. 지난 5월에 백악관은 중국에 관한 전략을 공식화 하면서 중국이 저지른 무역비밀의 절도와 경제적 스파이 행위를 중단시키겠다고 약속했지요. 이후 해당분야의 부처 책임인사 4명이 중국에 대한 강경발언들을 쏟아 냈는데, 지난 7월에 있었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연설이 압권이었습니다.

EA: 흥미로운 연설이었음은 분명합니다만, 저는 폼페이오가 중국을 과거로 역주행하듯이 ‘공산주의국가’라고 언급한 것은 잘못이라고 봅니다. 정치적 선전을 위해서 단지 ‘전체주의국가-authoritarian’으로 부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MK: ‘중국공산주의’라고 불렀던 과거 냉전시절의 관례가 잘못된 것인가요?

EA: 폼페이오는 냉전시대의 논리로 공산주의 위협에 대응하는 민주주의 이념 전선을 형성하려고 합니다만, 이 점에 대해서 브루킹스 연구소의 Tom Wright가 적절하게 지적하였습니다. “폼페이오의 표현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답게 매우 식상한 것이다. 그는 중국과 대항하기 위하여 과거식 민주주의 동맹을 소환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미 트럼프가 여러 번에 걸쳐서 유사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시주석은 마음대로 무엇이던 할 수 있다’고 불평해 왔다. 폼페이오의 주장은 새롭거나 심각한 내용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폼페이오 연설은 정책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재선을 위한)이라고 대부분 비평가들은 혹평합니다. 정치에 관계하는 사람들은 좋은 정책이 제시되면 이를 당연히 평가하고 지지합니다.

MK: 나는 반대로 그의 연설에 대한 비평이 정치적이라고 봅니다. 좌편향의 외교정책 비평가들, 상당부분이 바이든 팀과 일해온 이들로 부정적 혹평을 의도적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전파했습니다.

나는 정치비평가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알고 있으며, 폼페이오가 달변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국을 다루면서 자유세계의 힘을 조직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대단히 합리적이라고 평가합니다.

결국에는 바이든 자신도 민주주의를 위한 회합을 제안했지요. 아틀란트 Council의 동료들과 나는 자유국가들의 동맹이 상당기간 필요하다고 줄곧 제안하여 왔기에, 국무장관의 제시한 동맹안을 보면서 매우 흡족했습니다. 정치분야의 비평가들도 이를 훌륭한 정책으로 평가하고 환영해야 합니다.

EA: 저는 소위 자유진영에 대해 중국이 위협을 가한다고 하는 점에 대해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물론 IP의 절도와 온라인통신망의 침투 그리고 세3세계권을 일대일로BRI의 사업으로 포섭하는 등에 대한 서방진영의 문제제기를 근거가 있는 우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이슈를 동일하게 접근할 수는 없습니다. 일대일로 사업의 실패한 경우를 살펴봅시다 인도에 투자한 항만사업들은 모두 적자를 내고 있으며, 여러 제3세계국가들이 결국 베이징 당국에게 부채로 종속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소모하고 있죠.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에 놓인 BRI사업들이 민주주의를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MK: 저는 반대로 바라봅니다. 중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은 분명하며, 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유럽연합과 미국 그리고 일본 등 모두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에 불만을 표시하여 왔습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인도-태평양 연안국가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에 항의하여 유럽의 해군함들이 중국이 불법적으로 자신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 지역을 항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주국가들은 자유와 인권에 관한 중국당국의 협박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이념적 도전입니다. 자유진영은 중국의 독재적인 성향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내의 문제로 눈을 돌리면, 중국공산당은 위구르의 민족말살에 개입하고 있으며 홍콩이 지켜온 전통적인 자유를 억압하고 있습니다.

EA: 중국의 도전은 세력(힘)에 관한 것이지 결코 이념적인 것이 아닙니다. 중국의 굴기가 아시아를 지배한다거나 미국의 주요한 이익을 해치거나 전쟁을 획책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굴기는 굴기일 뿐이죠. 이것을 이념적인 대결로 몰아가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MK: 저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중국의 굴기는 이념적인 도전입니다. 되풀이하지만 자유진영은 중국의 독재적인 성향을 우려합니다.

대외적으로도, 중국공산당은 중국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을 위협하고 있고 안면인식기술을 수출하여 해당국가의 독재자들이 인민을 억압하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확산시키지 않더라도, 세계에 산재되어 있는 독재자들은 중국의 ‘국가주도형 자본주의’ 모델을 인용하여 독재적 권력과 경제적 개발이 병존할 수 있다고 강변합니다.

EA: 아닙니다. 지난 시절의 소비에트와 현재의 중국에는 명백한 주요 차이점들이 존재합니다. 중국의 도전은 지난 시절의 냉전 방식처럼 이념적인 것이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의 중국에는 이념조차 분명하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국공산당이라는 조직과 자본주의적 시장 그리고 소수 상층 엘리트들의 네트워크가 혼합된 형태로 존재합니다.

어쩌면 중국의 감시기술 체계가 독재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도 있지만 결코 초기의 소비에트처럼 주변국가들을 마르크스주의로 전복시키려는 코민테른 체제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중국지도자 들은 절대적 권력을 선호하지만, 그것은 분명합니다만, 그들은 사우디 같은 왕정 체제와도 함께하고 인도네시아처럼 민주제 국가와도 잘 어울립니다.

서로 다른 상황은 서로 다른 방식의 접근을 필요로 합니다. 과거 소비에트 연방의 방식은 국가전복과 침략이었지만, 중국은 전혀 다른 접근으로 다른 나라들을 상대합니다. 선호하는 나라들과 통상무역을 도모하지만 해당국가의 내정에는 간섭하지 않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MK: 새로운 자유진영의 연합은 단지 이념적인 것뿐만 아니라, 세력(힘)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자유연합은 통상과 기술 인권과 기타 현안에 있어서 매우 강력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서, 이들이 민주주의라는 국제적 연대를 형성하면, 중국을 협상의 테이블에서 구석으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이전에 같은 내용으로 포린풀리시FP에 기고도 하였습니다만, 중국은 독재국가군들과 대칭적 연합을 형성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 GDP의 75%를 차지하는 자유진영이 힘을 합치면 이와 대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EA: 당신은 현재 새로운 냉전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것입니까?

MK: 과거에는 열전(3차 대전)으로 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냉전이었을 뿐입니다. 불행하게도 국가방위 전략위원회가 심각하게 경고하였듯이, 이제 경쟁국과 열전은 실제적인 가능성이 되고 있습니다.

EA: 무례한 답변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제는 이런 유사사례의 비교를 증오합니다. 저는 러시아와 냉전2.0에 이미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만, 실제적인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냉전일 뿐이었다는 당신의 정의가 부분적으로만 맞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오랜 평화-long peace’라고 호칭했지요.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규정하고 부르던 소련과 냉전시기와 현재의 중국과는 전혀 다릅니다. 두 개 진영의 거대한 수퍼-파워 국가가 존재하였고 2차대전이 끝나면서 나머지 국가들이 이에 편승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유사-다극체제near-multipolarity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념적으로 말하자면, 중국의 전략은 자신의 국력을 강하게 만들고 체제를 유지하는 반면에 별도의 위성국가군을 만들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과거의 소련과 비교하는 것은 단순히 말장난에 지나지 않습니다.

MK: 당신이 말하는 대로 체제를 유지만 하려고 해도 이는 여전히 이념적입니다. 시진핑은 중국에 민주주의가 전파되면 자신이 쫓겨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따라서 자신의 독재권력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사례비교에 관해서 우리는 동의한 셈입니다(?). 마침 몇 년 전에 출간된 좋은 참고서적이 있습니다. 유사사례의 비교에 관하여, 사람들은 현상적인 유사점에 집착하고 내면적인 차이점을 간과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종종 다른 점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죠.

모든 것을 일시에 정리하여(요리하여-boiled down) 내년의 뮌헨 국제안보회의에서 결정할 수도 없으며, 또 다른 냉전을 전개하거나 혹은 누군가 선호하듯이 팰레폰네소스 전쟁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는 없죠.

EA: 예,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이론을 한번 들어 보았습니다만 저는 경악을 했습니다. 기본 개념은 과거의 역사적 그리스 지역에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경쟁에서 따온 것이죠.

간단히 요약하면 굴기하는 세력과 쇠퇴하는 국가는 결국 전쟁으로 종결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발안자인 하버드 대학의 Allison교수는 저희 같은 전문인들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대중들에게 자신의 개념을 직접 소개하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합니다만, 포린포리시FP에 다음날 기고한 Palmer는 그의 이론을 저주받을 방안이라고 비꼬았습니다.

뒷북을 치는 이야기입니다만, 결코 이념적인 것으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중국이던 러시아이던 민주적 체제를 기피하고 칼라-혁명에 저항하는 것은 그들 국가방위전략의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독재체제를 전파하고자 한다는 것은 그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전자는 방어적인 것이고 후자는 공격적인 것이죠.

당신의 주장은 단순히 미국의 목표가 그들에게 민주주의를 전파하고자 하는 것으로 들립니다만, 이런 경우에는 미국이 민주주의가 아닌 수정주의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닌가요?

MK: 그렇습니다. 미국이 지난 75년 동안 세상을 보다 평화롭고 번영하며 자유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지 못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이것을 방해하려는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유사사례에 지나치게 의존해서 말하는 것을 피하자면, 설령 냉전시기와는 다르다 하더라도 중국의 이념적 위협은 여전히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관련해서 이야기합시다. 저도 이러한 이론을 싫어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비유는 향후 워싱턴에서 북경으로 힘이 이전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나는 중국이 조만 간에 동력을 상실할 것이고, 미국과 동맹들이 국제적인 지도적 위치를 다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EA:. 가능한 경로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이야기하는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로운 세상’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이라크나 리비아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핵심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는데 군사력을 개입시키지 않아도 가능한 길이 열려 있습니다. 중국의 위구르 문제를 사례로 들어 봅시다. 시시각각으로 세계는 위구르의 어려운 상황을 소식으로 접하고 있으며, 아마도 점차 악화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군사적으로 해결해서는 안됩니다. 대신에 서방의 지도자들은 인권상황의 개선요구를 무역통상과 연계하는 창의적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는 중국에게 위그르 민족을 타국으로 이민시키는 것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해당지역에서 수입을 금지시킬 수도 있죠.

나의 요점은 미합중국이 중국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공개적이며 적대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정책이 실패라는 점은 현실적인 해결책도 없이 문제만 벌리고 그저 싸우려고만 한다는 것입니다.

 

출처 : 포린폴리시FP on 2020-07-31.

EA (Emma Ashford)

카토연구소의 국방외교담당 책임연구원이자 FP 편집위원

MK (Matthew Kroenig)

조지 워싱턴 대학의 정치외교학 교수이며 Atlantic council의 안보전략분야 부책임자

목, 2020/08/2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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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달에 있었던 폼페이오 장관의 반-중국 연설은 한마디로 극단적이고 단세포적이며 위험하다. 만약 ‘폼페이오’같은 성경맹신주의자(극우적 기독교인)가 대선 이후에도 현재의 자리를 지킨다면, 세계는 전쟁의 위기로 빠져들 텐데, 사실상 이들은 세계전쟁을 기대하면서 일을 꾸미고 있는지도 모른다.

뉴욕 – 미국에 있는 수많은 기독교 맹신주의자들은 하나님이 미국으로 하여금 세상을 구원하라는 소명을 받았다고 오랫동안 믿어 왔다. 이같은 십자군 정신의 영향으로 미국의 외교정책은 자주 외교의 정도를 벗어나 전쟁을 야기시켜 왔다. 지금이 바로 그런 위기의 시점이다.

지난 7월 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복음주의 십자군단의 출범을 선언하였는데, 이번에는 중국을 향해서 깃발을 올렸다. 그의 연설 내용은 극단적이며 단세포적이고 위험한 것으로, 결국 미국을 중국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길로 접어들게 만들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은 ‘수십 년 동안 세계패권이라는 야심을 품어 왔다’는 것이다. 황당무계한 이야기이다. 현재는 오직 한 국가, 즉 미합중국만이 방어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전세계를 압도하는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유럽 중동 그리고 남미 등 지역에 연합적인 지역균형의 물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은 방위백서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중국은 결단코 세계패권을 의도하는 군사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는 경제적 세계화와 정보사회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이 점차 다극적인muti-polar 방식으로 진전되면서, 세계평화와 발전 그리고 원-원의 협력이 불가역적인 시대의 추세가 되고 있다.”

기독교인이라면 예수의 질책을 명심해야 한다 “(마태복음 7:5), 외식하는 자들이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후에야 밝히 보면서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빼리라.”

2019년 기준으로 미국은 중국의 국방예산 2,610억불의 3배에 해당하는 7,320억불을 방위비로 지출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미군은 전 세계의 도처에 800여 개의 군사기지를 운용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은 동아프리카의 지부티 지역에 해군기자 하나를 달랑 가지고 있을 뿐이다. 미국은 중국 주변에 수백 개의 군사기지를 가지고 있는데 반하여, 중국은 미국의 주위에는 얼씬도 않고 있다.

미국은 이차대전 이후 수많은 전쟁을 야기시켜 왔지만, 중국은 한번도 전쟁을 주도하지 않았다(물론 몇 번에 걸쳐 국경에 대한 분쟁들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인도와 충돌도 있었지만, 단기적이며 국지적 규모에 머물렀다).

미국은 반복적으로 UN조약을 위반하였고 UN기구들에서 탈퇴를 반복하였다. 최근 들어서도 유네스코와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였고 팬데믹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철수한 반면에, 중국은 UN규정을 성실하게 준수하고 산하 기구들을 지원하였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국제형사기구의 직원들에게 제재를 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협박하기도 하였다. 폼페이오는 중국이 주로 무슬림 인구로 구성된 위구르를 탄압한다고 비난하였지만, 전직 백악관 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에 의하면, 트럼프는 사적으로 중국의 위구르 조치를 묵인하고 오히려 격려조차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세계는 폼페이오라는 존재를 무시하는 것인지, 그의 연설에 별로 주목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폼페이오는 중국이 세계패권의 야심을 품고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거부하는 것이 곧바로 중국자신이 패권을 추구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미국 이외 어느 나라도 중국이 세계패권을 노린다고 믿는 국가는 없는 듯하다. 중국은 국가의 목표를 ‘적정하게 번영하는(小康) 사회’라고 2021년 공산당(CPC)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명백하게 밝혔으며, 중국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온전히 성숙한(大同) 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더구나 2019년 기준 중국의 개인당 GDP가 10,098달러로 미국(65,112달러)의 1/6에 지나지 않는 여건에서 세계패권을 노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중국은 여전히 경제적 기본여건의 실현을 목전의 목표로 삼아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아마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할 것이라는 일반적 관측 때문에, 폼페이오 연설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듯하다. 민주당 역시 중국을 비난하고 있지만 폼페이오처럼 날을 세우지는 않는다.

그러나 만약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폼페이오의 연설은 재앙의 서막이 될 수 있다. 그의 복음주의는 진지하며, 극우(극단)적 복음주의자들이 현재의 공화당 지지기반이기 때문이다.

폼페이오의 편집광적인 집착의 배경은 미구역사에 뿌리를 갖고 있다. 내가 최근 저서 ‘A New Foreign Policy’에서 재차 언급하였듯이 미국땅을 밟은 영국의 청교도들은 자신들이 신의 축복과 소명으로 새로운 약속의 땅에서 새로운 이스라엘을 건설해야 한다고 믿었다.

1845년 당시 유명했던 저술가 John O’Sullivan은 ‘운명적 선언 Manifest Destiny’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북미대륙을 폭력으로 병합시키는 것이 정당하고 축복된 소명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이미 1839년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었다 “지구 상에 도덕적 권위와 인간의 구원, 불변의 진리와 하나님의 은총이 실현되는 것, 이 모든 것이 미국의 미래역사가 될 것이다. 축복된 소명을 온누리에 전파하기 위하여, 진리의 생명인 빛으로 탄생한 미국은 신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스스로 축복받았다는(선택받은) 고결한 관념을 기반으로, 미국은 시민전쟁(노예해방) 이전까지 대규모 노예제를 도입했고, 이후에도 무자비한 인종차별을 시행했다. 19세기 전반을 걸쳐 북미 원주민의 학살을 자행하여 드디어 그들을 굴종시켰으며, 서부개척이 완료되자 해외로 자신의 ‘운명적 선언’을 확장해 갔다.

이후 냉전이 시작되면서 반-공산주의라는 광기에 이끌려 1960-70년대에는 동남아에서 베트남과 라오스 그리고 캄보디아와 잔혹한 전쟁을 수행했고, 1980년에도 중남미에서 혈전을 치렀다.

2001년 11월11일에 있었던 테러공격 이후에는 복음주의적 광기가 ‘급진적 이슬람’ 혹은 ‘이슬람 파시스트’를 겨냥하면서 아프칸과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리비아 등과 4번의 전쟁을 치렀으며, 이들 4개국들은 현재까지도 아수라장 상태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현존하던 급진적 이슬람의 위협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갑자기 중국공산당CPC를 겨냥한 십자군단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폼페이오는 철저한 성경맹신론자로 종말을 확신하고 있으며 선과 악의 묵시(예언)적 전쟁이 곧 닥칠 것으로 믿고 있다. 그가 캔자스(그의 출신기반)주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자신의 황당한 믿음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미국은 유대인-크리스천의 나라로, 역사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이며, 주어진 임무는 재림의 순간까지 하나님의 성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자신처럼 크리스천으로 태어난 이들은 마지막 심판의 날에 영광스럽게 하늘로 올라간다.”

극단적인 복음주의자들은 미국 성인인구의 17% 정도를 차지하지만 유권자의 26%를 구성한다. 이들의 대다수는 공화당에게 투표하며(2018년의 경우- 81%), 가장 중요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자연히 이들은 공화당의 정책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특별히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원(외교조약의 비준권을 가지고 있음)을 지배하고 있을 경우에는 외교정책에 더욱 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공화당의 경우 99%가 기독교이며 그 중에 70%가 개신교도들인데,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극단적인 복음주의자들이 상당한 숫자를 차지한다.

물론 민주당 내에도 미국적 예외주의와 십자군의 성전을 수행해야 한다는 다수의 정치인들이 포진하여 있다(실례가 오바마 대통령시절, 시리아와 리비아 전쟁에 개입한 것). 그러나 대체로 민주당은 공화당처럼 극단적인 복음주의의 시각에서 미국의 패권을 강하게 주장하진 않는다.

중국을 향한 폼페이오의 적개심과 발언은, 대선 이전의 기간 동안 공화당의 지지를 선동하기 위하여, 극단적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 트럼프가 패배하면, 아마도 그럴 것이지만, 중국과 갈등의 위기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정당한 개표를 통해서든 아니면 선거조작 또는 쿠데타 등을 통하던 (모든 것이 가능한 상황이다), 폼페이오의 사악한 십자군은 아마도 행군을 개시하면서 세계를 전쟁의 위기로 몰고 갈 것이다. 폼페이오가 기대하고 의도해온 그런 전쟁의 모습으로 말이다.

 

출처 : syndicate project on 2020-08-05.

Jeffrey D. Sachs

컬럼비아 대학교 경제학 분야의 석좌교수로 빈곤과 경제개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지속가능 발전분야에 대하여 UN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

금, 2020/08/2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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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의 4개 주요도시에서 5월 중에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화폐가 지불수단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중국의 국내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중국의 중앙(인민)은행은 e-RMB(디지털-위안화폐)의 개발에 전력하여 왔으며, 이것이 도입되면 주요 경제권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일이 된다.

보도에 의하며, 심천Shenzhen과 소주SuZhou 성도Chengdu 등을 포함한 주요 도시들과 북경의 남부지역에 새로이 개발되어 2022년 국제동계 올림픽을 개최예정인 웅안신도시Xiong’an 등 지역에서 시험적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기관지인 China-Daily는 상기의 도시들에 e-RMB의 도입이 이미 공식화되었으며, 해당 지역의 공무원들과 공공기업들의 종업원들에게는 5월부터 봉급이 전자화폐로 지불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에 의하면, 소주지역SuZhou에서는 우선적으로 대중교통의 지불수단으로 전자화폐를 사용할 것이며, 웅안신도시Xiong’an에서는 먹거리와 소매거래에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지난 4월 중순부터 홍보동영상으로 상점에 필요한 APP을 설치하고 전자화폐의 사용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일부의 소식에 의하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의 매장들도 시험도입의 대상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타벅스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The Guadian에 밝혔고, 맥도날드는 확인 중에 있다.

전자화폐를 사용하는 결제플랫홈은 이미 중국에서 널리 확산되어 있으며, Alibaba가 소유하고 있는 Alipay, Tencent의 Wechat Pay 등이 대중화되어 있으나, 이들과 국가 차원에서 도입하는 전자화폐와는 서로 용도가 다르다.

북경대학교 국가발전연구센터의 조교수인 Xu Yuan은 CCTV에 출연하여 전자화폐의 도입배경을 설명하면서 현재처럼 지폐를 사용하는 거래는 지불의 데이타를 저장하는 플랫홈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있어서 중앙은행이 현금의 흐름을 적시에 파악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한다.

“전자화폐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자금의 흐름을 통제하는 중앙은행의 입장에서는 금융과 일반거래 기업활동과 사회의 가버넌스 등을 파악하는 일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지난 4월17일, e-RMB의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중국인민은행의 전자화폐연구소는 전자화폐가 예정대로 개발되고 있으며, 최종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확인 중에 있으며 디버거 문제도 마무리 단계에 왔다고 CCTV를 통하여 확인하였다.

Facebook이 독자적으로 자신의 전자화폐(Libra)를 오는 6월경 도입하겠다는 발표가 있자, 중국이 개발과 도입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Libra 도입에는 아직도 논란 중에 있다)

일반화폐와 연동된 주권(sovereign)전자화폐는 수년 간에 걸쳐 개발되어 왔으며 오는 8월경에 완성될 것이라고 은행측은 밝혔다. 그러나 인민은행장인 Yi Gang은 앞으로 수개월 내에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주권전자화폐가 도입되면 미국달러의 결제방식을 대체하는 기능을 갖게 되면서 국가단위와 기업차원에서 제재의 충격과 배제라는 협박에서 해방될 것이다”라고 China Daily는 보도한다. “또한 (미국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개입하거나 방해하는 위험을 줄이면서 국제무역의 결제시장을 더욱 통합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전자화폐를 통한 결제가 점차 보편화되는 가운데 현금의 사용이 일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직접 접촉을 회피하면서 더욱 급속히 확산될 것이다.

 

출처 : 영국 The Guadian 보도기사 on 2020-05-01.

Lillian Yang

목, 2020/09/0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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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새로운 기술개발 분야와 관련하여 중국인민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을 위하여 매우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 이야기할 때, 우리는 중국이 종이와 나침반, 화약과 인쇄기술을 발명해 왔다는 사실을 자주 언급하지만, 지폐를 최초로 만들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역사에서 종이화폐(紙錢)이 처음 등장한 것은 당나라(AD618-907) 시절이며, 당시에는 이미 제지기술이 상당히 발전하여 있었다. 이후 중국사회에서 종이화폐는 신용을 나타내는 어음과 교환수단인 수표로 민간에서 널리 이용되어 왔다, 반면에 유럽사회에서 지폐가 등장한 것은 17세기의 일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전되자, 이제 종이화폐는 가상의 디지털 화폐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진행과정에서 중국이 앞장서서 ‘현금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를 지향하며 ‘미래의 화폐’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중앙은행으로서, 소주 심천 성도 그리고 북경주변의 웅안신도시 등에 시험적으로 도입하였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였으며, 2022년 북경동계국제올림픽에 정부형(sovereign) 디지털화폐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신문은 소주지역에서는 공직자들에게 공공교통 지원금의 절반이 디지털화폐로 지급되고 있으며, 더구나 지원금 지급이 스마트폰의 프로그램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 방송은 베이징 서남부에 특별지구로 개발되고 있는 웅안Xiong’an신도시의 디지털화폐 프로그램에 19개의 외국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그리고 Subway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확인했다. 화북성에 속한 웅안신도시는 미래혁신경제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지갑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몇 종류의 화면샷screen-shot이 소개되고 있는데, 돈을 주고받는 것이 더욱 신속하고 편리해지고 있다. 소식통에 의하면, 중국정부 소유의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농업은행(ABC)가 디지털-지갑을 선보이며 디지털-위안(e-RMB)의 시험적 도입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인민은행이 주권-디지털화폐를 도입하면서 적용하는 핵심기술은 블록체인으로 기존의 상거래 관행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거래비용의 절감과 효율증대 그리고 완전한 보안시스템 등으로 금융서비스 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개발은 지난 해 시진핑 주선이 이를 언급하며 중국이 개발을 주도할 것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면서 중국정부의 주요 아젠다가 되었다.

이와 연관하여 중국상공은행(ICBC)가 지난 8월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백서를 상세한 내용을 곁들여 발표하였는데, 이는 금융분야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결제의 관리와 안전, 무역금융과 공급사슬의 재정지원 등에 해당기술을 적용하는 데서 오는 여러 이점들과 지원에 초점을 맞추어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터지면서 현금화폐의 사용에 따른 중대한 문제점들이 제기되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는 현금인 지폐와 동전 그리고 ATM 단말기에서 며칠 동안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역사적 시점에서 적시에 코로나-19까지 겹치자, 직접 현금과 접촉할 필요가 없는 디지털화폐가 선호되면서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개인생활에 도입되고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이미 오래 전부터 텐센트 사의 WeChat Pay와 알리바바 사의 Alipay 등 모바일을 이용한 결제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중국사회는 코로나-19가 발발하자,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곧바로 민간은행들에게 사용한 지폐를 소독하고 폐기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런 배경으로 중국사회는 온전한 디지털화폐로 이전하는 것이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스마트폰의 대중적 사용과 신기술의 대기업들이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방식이 일반화되면서, 현금사용이 없는 친환경시스템이 국내에 가속적으로 조성되고 있어,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매우 유리한 환경을 점하고 있다.

전통의 중국은 이미 유럽에 한참 앞서 상업거래에서 지폐를 사용하는 혁명을 이루었는데, 베네치안 출신인 마르코 폴로가 13세기 중국을 방문한 당시, 이 점에 대하여 깊은 감명을 받아 그의 여행기에 장황하게 기록하였다.

현대의 중국은 그들의 선조의 전통을 이어받아 미래화폐를 향한 혁신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출처 : CGTN on 2020-05.

Matteo Giovannini

북경에 있는 상공은행에서 금융전문가로 일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경제기획부처의 중국담당 TFT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금, 2020/09/0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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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3일, 중국 사회과학원의 책임연구원이자 인민은행PBOC의 전직 통화위원이었던 Yu Tongding이 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가 말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금융제재와 강압을 통하여, 미중 관계를 중단하거나, 이를 악용할 가능성 때문에 발생하는 최고조의 긴장을 의미한다.

그는 여러 경우를 예시하면서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설명하였는데, 우선 관련은행들을 거래중단의 리스트에 올리거나, 벌칙금을 부과한다거나, 자금의 흐름을 중단 또는 중국의 자산을 동결시키는 경우들로 나열하였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미중 관계에 비추어 보면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워싱턴의 대중국 적대심이 커져가면서, 위에 언급한 제재의 위험들은 매우 현실적인 내용이다. 지난 8월 7일, 트럼프 행정부는 홍콩의 공직자(행정수반인 캐리 람을 포함)들에게 ’도시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것을 빙자하여 금융제재를 가했다.

최근 연방의회에서 서명한 홍콩자치법은 미국당국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은행과 개인들에게 처벌조치로써 금융활동을 금지하고 벌금을 징수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미국의 제재조치의 충격이 단순히 미국과 이루어지는 거래행위로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달러의 헤게모니에 의해, 해당거래와 관계한 모든 금융기관에게도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합리적인 시각에서 보면, 미국의 달러체제에서 중국을 배제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이는 미국 자신과 세계경제에 재앙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TikTok에 대한 몰염치한 조치가 실제로 발생하면서, Yu의 경고가 명백하고 현실적인 위험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그가 말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려면,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다양한 대안을 준비하는 용기와 전략이 필요하다. 엄청난 일이기는 하지만, 중국당국의 책임자들은 Yu의 시나리오 내용을 참조하여 중국위안화의 국제적인 역할을 제고하고, 새로운 전자화폐를 도입하고, 가능한 국제간 무역에서 다른 통화를 사용해야 한다. 이미 시한폭탄이 재깍거리고 있는 셈이다.

우선, 중국의 은행들과 금융관련 조직들은 국제투자와 상품결제수단으로 위안화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마침 8월 14일 중국인민은행은 2020년 국제화-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적고 있다 “우리는 시장의 원칙에 기반하여 실물경제를 지원하도록 중국위안의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의 국내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이 보다 용이하도록 개선하고 해외에서도 위안을 사용하는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는 중앙은행(주권) 디지털-화폐 또는 e-RMB의 도입을 주도하려는 노력과 함께 진행하여야 하는데, 이미 천진 화북 양쯔강의 텔타지역 그리고 광동 등 여러 지역에서 시험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화폐의 도입은 국제금융시장의 게임법칙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이미 국제간 거래에서 미국달러의 비중을 최소화하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달러의 장벽을 넘어서려는 러시아의 진행형 노력과 더불어, 중러 간 무역에서 달러의 사용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달러의 비중이 2018년에는 87%이였는데, 2020년에는 33%로 축소되고 있으며 대신 유로화가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추가하여 지난 8월 초에는 12개국의 외국통화에 대하여 외환거래수수료를 면제하였는데 러시아의 루블, 싱가포르 달러, 한국의 원, 남아공의 랜드, 사우디의 리알, 태국의 바트 등이 대상이다. 외환거래의 책임부처는 상기의 조치가 일대일로BRI 개발전략과 적극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확인했다.

그럼에도 갈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은 높다. 미국은 국제금융과 자본시장 그리고 상품거래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지속하려 할 것이다. 중국 역시 현실적으로 국가적인 이해차원에서 달러가 주도하는 시장에 참여해야만 한다.

그러나, 워싱턴 당국은 자신들의 지위를 지나치게 악용하면 국제적인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대안의 노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Yu tongding도 경고했지만,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현재의 시스템을 강화하는 모든 카드를 손에 쥐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세계화를 위축시키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Yu의 경고내용이 현실에서 일어나기는 어렵지만, 트럼프 행정부하에서는 비현실적이라고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론은 명쾌하다 “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에 안전장치hedging를 준비해야 한다.” 한편에서는 이미 그러한 움직임과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출처: CGTN on 2020-08-16.

Tom Fowdy

영국인으로 Durham과 Oxford 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였으며, 현재 중국 영국 미국 그리고 북한에 대한 칼럼을 주로 CGTN, Asia Times 등에 기고하고 있다

목, 2020/09/1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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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달러의 급격한 약세는, 한편에서는 미국경제의 짧은 반등에 대한 희망이 되고 있는 반면에, 국제적 영향력의 퇴조라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견해는 각자 부분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전체적인 모습을 전달하지 못한다.

LAGUNA 해변에서 – 금년 3월이래 미국달러의 가치가 10% 가까이 절하되면서 두 개의 상반된 견해가 도출되고 있다. 첫 번째 견해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달러의 약세는 미국의 경제와 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기축통화로서 미국의 지위가 불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가지 견해 모두 부분적인 진실을 담고 있지만 이 문제를 놓고 전개되는 상황을 전체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린백(미달러 지폐의 애칭)이 중요 통화들에 비하여 평가가 절하되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뒤섞여 있는데, 문제는 평가 절하의 속도가 빨라 불과 몇 개월 만에 지난 10년간의 변동치를 보이고 있다.

미국연방 준비제도(실제적 중앙은행)은 부정적인 경기전망에 대응하여 실제적이며 과감하게 통화정책을 완화시키면서, 달러와 연동되어 가장 안전하다는 미정부채권의 수익률이 떨어졌다. 동시에 미국과 관련된 투자가 상대적인 매력을 상실해 가면서 개발국(EM) 시장과 재정통합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유럽연합으로 자본이 이동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미국으로 자본유입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표가 제시되었다. 미국이 자기우선주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통상을 무기화하며 제재를 강화하면서 외국자본들의 미국부동산 구매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자국통화의 극심한 평가절하를 경험한 레바논과 터어키 등 몇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주요 국가들의 통화들이 미국달러에 대하여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강세를 보인다고 해서 이러한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다.

일부 국가군들, 특히 개발도상의 나라들은 달러의 약세를 즐긴다. 왜냐하면 식량을 포함하여 수입품의 결제를 달러로 하는데 자국의 통화보다 달러가 강세이면 더욱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달러가 약세가 되면, 이들 국가군들은 자국의 경기를 살리기 위하여 경기촉진정책을 선택하고 화폐통화량을 늘릴 수 있도록 숨통을 열어 준다.

반면에 이러한 역전현상이 경제선진국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한다. 일본과 유럽연합의 가입국가들은 자국들의 통화가 강세가 되면 코로나-19 충격에서 경제가 회복되는 것에 위협을 받게 된다. 또한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양적완화)의 효과가 이제 한계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달러약세 때문에 자신들의 경제에 복합적인 충격과 예기치 못한 결과들을 야기할 수 있다.

반면에 미국 국내에서는 단기적 측면에서 경제의 회복에 긍정적인 것으로 크게 환영을 받는다. 기본적으로 경제학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약한 달러는 미국의 기업들에게 국제무역과 내수시장에서 외국기업들보다 경쟁력을 갖도록 도와주며, 외국 투자자와 관광객들에게 미국이 투자의 매력지역(달러 기준)으로 변신시켜 주며, 미국국적 기업들의 해외운용 수입을 증가시켜 준다. 동시에 이는 미국의 중권과 채권시장에 호재로 작동하고 외국통화로 표기되는 달러기준의 채권의 매력을 더해 준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결코 미국에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달러가 약세를 지속하면, 국제적인 지위가 약화된다 이미 지난 3년간의 (트럼프 행정부에 의한) 정책으로 지속적으로 약화되어 왔는데, 국제적인 기준과 규칙을 무시하면서 무기화된 제재의 남발과 보호무역주의가 대표적인 정책의 사례이다.

달러의 신용이 위축될수록, 기축통화로서 미국달러가 누려온 엄청난 특권을 상실하게 된다. 기축통화의 국가는 상대국가들이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자신이 발행하는 지폐와 디지털 통화(통화발행)로 맞교환 할 수 있다. 더하여 국제적으로 중요한 상호적인 결정과 기구들의 인사를 결정하는 과정에 비대칭적인 우위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상대국가들의 여유 자산을 운용하는데 자국(미국)의 기구들에 의존하는 (자산운용에 미채권의 선호 등) 유리한 이점이 있다.

사회적 정치적 합의들도 (부분적일지라도) 달러의 약세에 추가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경제활동의 재개는 이론적으로 당장 매우 긍정적이지만, 실제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오늘의 경제활동은, 정부의 규제뿐만 아니라, 개인과 개별기업들이 이전의 소비와 생산 패턴으로 복귀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현재 미국의 절반이 넘는 주 지역에서 경제활동의 재개를 중단하거나 다시 예전의 격리조치로 되돌아 가고 있다.

더구나 현재 나타나는 시장효과는 단순히 공공보건의 위기를 넘어서 질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제공한 유동성의 풍부함과 신뢰도 요구로 인하여, 대부분의 투자대상은 기존의 경제와 산업의 기준(기본)들과 격리되어 있다. 이러한 금융적 조건아래에서는 달러의 약세가 실물경제에 잠시의 반짝효과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에 대하여, 내가 학창시절 배웠던 단순한 이론을 다시 되새겨 본다 – ‘무엇인가 가치있는 것을 무용한 것과 바꾸는 것은 어렵다”. 현재 달러를 대신할 다른 결제수단이 아직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대신하여, 달러 주위에 여러 곁가지들이 생겨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으며, 이들이 달러를 대신할 만큼 충분히 강력하지 못하지만, 결국은 多岐化된 국제통화시스템을 만들어 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지난 시기에도 자주 있던 일이지만, 약세에도 불구하고 달러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기반은, 단기적인 상황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을 과장한 것으로, 별일이 아닌 듯 유지될 것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달러약세는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와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없는 반면에,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조만간 상실하는 전조도 아니다. 그러나 이는 국제경제 질서의 점차적이며 거대한 분열의 파편(계기)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세계적인 위기가 점차 모습을 들어내는 시점인데도 국제적인 정책의 협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출처 : Syndicate project on 2020-08-11.

Mohamed A. El-Erian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제개발 위원회의 의장을 지냈으며, PIMCO의 경영 및 투자 책임자(CEO & CIO)를 거쳐 모기업인 Allianz의 경제고문을 맡고 있다

금, 2020/09/1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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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19일은 남과 북이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합의서를 채택한 지 2년째 되는 날입니다. 앞서 남북 정상은 온 겨레와 국제사회의 관심 속에 만나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남북 정상은 한반도 문제의 ‘운전대’를 우리가 잡고 이 땅에 더 이상 전쟁이 없는 항구적인 평화의 시대를 열겠다고 전 세계에 선언했고, 온 겨레와 약속했습니다.

2020.09.14. 한반도 종전 평화 집중행동 기자회견 (사진=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출처: 참여연대>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이 촉매제가 되어 북미 정상은 싱가포르에서 만나 새로운 북미 관계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실현해나간다는 데 합의하고,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 속에서 남북 정상이 다시 9월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회담이 합의이행의 순서와 상응 조치에 대한 이견을 이유로 합의 없이 끝난 이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사실상 멈춰 섰습니다. 북미 간 협상이 교착되는 가운데 북한에 대한 미국 주도의 국제 제재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고, 남북 간의 최소한의 교류 협력조차 번번이 가로막히면서 남북 간에도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 현실을 둘러싸고 이견과 불신이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6월에는 일부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계기로 남과 북의 군사적 긴장이 충돌 직전까지 치달아 남과 북이 맺은 군사분야합의서의 효력마저도 위태로운 위기 상황이 초래되었으며,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현재 남북 간에는 대부분의 대화와 협력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심지어 코로나19,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 같이 함께 마주하고 있는 재난에 관한 협력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로 상황을 방치한다면 합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을 수 없으리라는 것이 불을 보듯 명확합니다. 단순히 과거로 회귀하는 수준을 넘어 한반도에는 새로운 차원의 군비경쟁과 위기가 일상화할 것입니다. 반목하고 대결하는 남과 북은 갈수록 심화되는 미중 간의 냉전적 대결의 대리전에 손쉽게 휘말리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한반도 주민들의 삶은 다시금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힘에 의해 크게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2017년의 위기를 넘어서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돌파구를 열었던 그 지혜와 결단력이 다시금 절실합니다.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주변국, 특히 미국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실현해나갈 것을 확인하면서도, 남과 북이 합의하여 추진할 수 있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교류 협력만큼은 남과 북, 스스로의 힘으로 전진시켜나갈 것을 천명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과연 이 합의와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남과 북의 교류와 협력은 우리 정부와 시민의 판단보다는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전달되는 미국의 제재 위주의 처방에 묶여 있습니다. 한미워킹그룹은 정작 미국 조야에 조성된 북한에 대한 근본주의적이고 강퍅한 입장을 변화시키고 조율하는 데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자극적인 대남비난을 불편해하면서도, 정작 남북 간의 불신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는 제대로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군은 9.19 군사합의 이후에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규모만 축소한 채 지속하고 있고, 북한의 총 GDP 이상의 규모에 도달한 지 오래된 군사비를 매년 대폭 인상하면서 미국으로부터 공격적 신무기를 연이어 도입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체제경쟁은 끝났다고 선언한 마당에, 코로나19와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토록 많은 재원을 공격적 군비 확장에 투입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직 남북, 북미 간 합의가 파기된 것은 아니고, 소통과 연락이 완전히 단절된 것도 아닙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희망을 살리자면 정부의 접근법과 정책이 지금과 달라져야 합니다.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주인이 되어 해결하겠다는 초심을 더욱 분명히 다지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남북 대화와 협력을 능동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여 일방주의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군사적 불신을 가중시키는 군사훈련이나 군비증강 정책은 자제하고 변경해야 합니다. 미국의 제재 일변도의 압박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미국의 논리와 주장을 관성적으로 따르기보다 불가피한 차이는 국민 앞에 과감히 드러내고 민주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합니다.

톱다운 방식으로 당국 간 진행하는 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야 할 한반도 주민 스스로 평화 만들기에 나서야 합니다. 냉전과 전쟁의 한가운데서 고통받는 것은 지난 70년으로도 충분합니다.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70년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함께 외칩시다. 우리의 평화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줍시다. 70년 이어온 한국전쟁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이 땅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올 평화협정을 조속히 체결할 것을 남북 정부와 미중 등 전쟁 당사국 정부에 촉구하는 한반도 평화 선언(Korea Peace Appeal) 서명운동에 함께 해 주십시오. 9월 평양공동선언 2년을 맞아, 오늘로부터 9월 26일까지 2주 동안을 한반도 종전 평화 집중 행동주간으로 정해 전쟁 종식과 한반도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열망을 내외에 드러내 보여주고자 합니다. 한반도와 전 세계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참여를 호소합니다.

2020년 9월 14일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공동대표

구중서(기지평화네트워크 운영위원장), 김경민(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김삼열(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 김영순(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문정현(신부), 백낙청(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윤정숙(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이기범(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 이부영(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이현숙((사)여성평화외교포럼 명예대표),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조성우(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정강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정기섭(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지은희(전 여성부 장관)

수, 2020/09/1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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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가 금융시장을 더욱 개방하고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완화한다면, 중국이 새롭게 도입하는 가상화폐e-RMB가 국제간 결제수단으로 기능하며 위안화의 저축통화로서 지위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기축통화라는 미국달러의 지위를 약화시키지는 못한다.

ITHACA – 수년 전부터 중국위안화가 국제적인 비중을 높여왔다. 실물경제의 국제결제과정에서 위안화는 5번째로 중요한 통화가 되었으며, 2016년에는 IMF가 특별인출권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통화 바스켓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후에 위안화의 비중은 정체를 보여왔으며 실물교역의 국제결제수단으로서 비중이 여전히 2% 미만에 머물고 있으며 국제통화교환기금에서의 비중 역시 2%선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금년 상반기에 중국은 중앙은행발행 디지털화폐를 출범시켰는데, 주요 경제권에서는 처음있는 일이다 소위 디지털화폐/전자결제(DCEP)를 4개 도시에서 시험적으로 적용하였고 연이어 북경과 천진 홍콩과 마카오 등에 도입할 것이라고 최근 중국중앙당국은 밝혔다. 그러나 DCEP 방식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역할을 증대시킬 만한 변화의 호재(game-changer)가 되지는 못한다.

중국이 소비시장의 결제수단에서 다른 선진국 경제권에 비하여 전자방식이라는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e-RMB가 중국통화의 국제금융시장에서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 역시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냉정하다. DCEP방식이 중국 내에서 보편적인 결제수단이 될 것이지만 이것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중국을 넘어 국제간 결제수단이 될 것이라는 것은 과다한 망상이다. 오히려 중국이 2015년에 도입한 국제은행간 결제시스템이 해외거래에서 위안화의 사용을 확대하는데 훨씬 주요한 디딤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상기의 결제시스템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결제시스템SWIFT을 우회할 수 있어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에게 매력을 제공한다. 이런 배경에서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의 에너지 생산국가들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  또한 위안화의 사용이 점차로 확산되면서 중국과 통상 및 금융적으로 깊이 연계되어 있는 경제적 소국들이 중국과 거래에서 위안화로 결제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서 DCEP방식이 결국에는 국제결제의 전자방식으로 도입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외국투자자들에게는 기존의 위안화와 새로운 DCEP방식 사이에 선택할 기금(기준)화폐로서 별다른 차이를 주지 못한다. 무엇보다 중국정부가, 자본입출의 흐름을 통제하고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환율을 관리하는 상황에서는, 결제방식의 차이가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다 주지 못한다.

위안화를 지지하는 측은 중국정부가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본계정을 완전히 개방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인민은행도 환율개입을 줄이면서 시장의 힘에 맡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자본흐름의 변화가 위안화에 부담을 주게 되면, 중국정부는 다시 통제와 규제의 과거 모드로 되돌아가고 환율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해외의 중앙은행 등 외국 투자자들은 중국당국이 자본흐름을 자유화하고 환율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견해에 대하여 매우 회의적이다.

어떤 경우에도 외국 투자자는 물론이고 국내투자자들조차 국제금융시장의 혼란 시기에 위안화가 안전자산의 기능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안전자산의 기능은 신뢰와 믿음을 요구하는데, 이는 어떤 상황에도 규칙을 고수하고 정치시스템에 있어 균형과 견제가 작동해야만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중국에도 규칙에 의한 법치가 작동하며, 자본시장이 요동칠 때에 정책입안자들의 개입을 저지하는데는 일당 지배의 정부체제와 자체수정기능이 더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체제의 배치는 미국 등에서 적용되는 균형과 견제, 즉 집행부과 입법권 그리고 사법권력이 실행의 권한을 제한하는 일반화된 제도를 대치할 만큼 신뢰할 수도 없으며 지속가능 하지도 않다.

현재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확립된 제도들을 약화시키고, 법치를 흔들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을 훼손시키려는 온갖 행위를 벌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 분야는 건재하다.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과 흔들림없이 유연한 흐름을 보이는 자본시장의 작동, 여전히 건실하게 작동하는 제도적 프레임 등은 아직까지도 세계를 주도하는 기축통화로서 미국달러를 대체할 다른 경제수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위안화가 최근 결제수단과 투자대상으로 보여준 국제적 비중과 지위는 달러의 희생이 아니라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퇴조에서 비롯되었다. IMF가 SDR바스켓에 위안화 비중의 가중치로 10.9%를 부여한 것은 유로화, 파운드 그리고 일본엔화의 조정에 따른 것이지 미국달러의 양보가 아니었다.

중국정부가 금융시장을 더욱 개방하고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완화한다면, 중국이 새롭게 도입하는 가상화폐e-RMB가 국제간 결제수단으로 기능하며 저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기축통화라는 미국달러의 지위를 약화시키지는 못한다.

 

출처: Syndicate Project on 2020-08-25.

Eswar Prasad

코넬 대학교의 실용경제학 및 경영학 교수이며, 브루킹스 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을 겸임하고 있으며 최근 “Gaining Currency: The Rise of the Renmini. 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목, 2020/09/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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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3주 동안 격변의 조짐을 보이는 국제금융질서와 기축통화로서 달러,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소개하여 왔다. 아래의 칼럼 ‘중국의 반격 – 미채권의 대량매각 가능성’을 끝으로 내용을 마감하면서 서구에서 바라보는 달러의 미래전망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예일대 Stephen S. Roach 교수는 최근 달러화의 약세현상은 오래 누적된 문제가 현재화하는 출발점으로 평가하는 한편, 최근 유럽연합이 어렵게 합의한 경제회복 재정기금(8930억불 규모)는 유로화 강세를 앞당기는 효과를 낸다고 바라본다. 반면에 유럽정치연구소의 Daniel Gros박사는 유로화의 강세는 유럽지역의 개방적 수출중심의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버드 대학의 Daniel Gros교수는 최근 금값의 급등은 미국달러를 대신하여 투자할 절대안전자산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당분간 국제기축 통화로서 달러와 경합할 대체통화는 없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 버클리대학의 Barry Eichengreen교수도 현재의 달러의 약세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바라본다.

뉴욕대학의 Dr.Doom로 유명한 Nouriel Roubini 교수는 달러의 평가절하는 현재의 거시경제적 흐름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미국의 패권이 위협을 받으면서 국제통화의 지위를 점차적으로 상실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알리안즈 보험의 경제분석가인 Mohamed A. El-Erian는 현재의 달러약세현상은 국제경제질서의 점차적인 분화라는 거대한 흐름의 파편으로, 향후 국제적인 상황의 변화에 대비한 정치적 대응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제질서와 경제현안에 대한 미중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세계최대의 경제권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연방채권을 대량으로 방출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형성되고 있다.

미연방채권을 1조 달러이상 보유하고 있는 북경당국이 상기의 기우처럼 행동한다면, 미국채권 가격이 폭락하고 이자율이 급상승하면서 미국 내의 투자가 막히고 내수소비가 격감할 것이다.

미국달러와 연동된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하면, 일본의 엔화에 대비한 달러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아시아 경제권의 성장동력인 수출 역시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고 외교관계자는 밝혔다.

중국이 미국에 보복을 가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미국채권을 매각하면, 양국의 관계는 회복할 수 없을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일본 외환거래소의 책임자인 Yuzo Sakai는 예측한다.

“만약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면, 시장의 참여자들은 위험자산을 처분하고 절대안전한(safety-heaven) 일본엔화를 매입하려고 몰려들면서 엔화의 가파른 강세를 가져올 염려가 있다.”

최근 미국이 홍콩에 본토의 국가안전법을 확대 적용한 것에 대하여 중국에 공세적인 조치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안전법의 확대적용은 홍콩인의 자유와 인권을 잠식하는 것이라고 심각하게 비난하였다.

지난 7월에 중국당국은 홍콩 내에서 외국의 세력과 연대하여 분리 전복 테러를 시도하고 시위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입법을 시행하였는데, 이는 명백하게 과거 영국의 식민지역에서 일고 있는 반정부 항의를 차단하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휴스턴에 있는 중국의 총영사관을 폐쇄하도록 명령을 지시하였고, 홍콩자치행정장관인 Carrie Lam을 포함하여 주요 행정 관리들에게 금융제재를 가하였다.

이에 대하여 중국당국은 상응한 보복조치를 취했으며, 이러한 대결상황이 금융전쟁으로 확산될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외교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트럼프가 결국에는 전세계에 작동되고 있는 달러의 결제시스템에서 중국을 추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도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지휘아래 중국도 미연방 채권의 상당량을 매각하는 위협을 가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가 2018년에 관세를 동원하여 보복조치(tit-for-tat)를 취하자, 이후 중국은 미국의 채권보유를 점차로 축소하기 시작하였다.

미국관리들의 정보에 의하면, 지난 6월에 중국은 미연방 채권과 어음 및 달러보유량을 합해서 93억불 상당을 줄이면서 미국채권 총량을 1조700억불로 인하조정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을 뒤로 하여 중국은 미연방채권의 최대보유국 자리를 일본에게 넘겨 주었다,

채권가격은 이자율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채권의 매각이 가속적으로 진행되면, 이자율이 인상될 것이고 이는 대출이자의 상승과 이에 따른 기업의 운영비용을 증가시키면서 미국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금융시장에서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어둡고 이에 따르는 위험의 분위기가 확산되면, 일본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본의 수출지향 경제부문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고 설명한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본산 제품이 비싸지면서 수출경쟁력이 감쇠되며, 일본이 해외에 투자한 자산들의 엔화가치가 떨어진다.

“일본경제는 지난 해 도입한 소비세의 2% 추가인상과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으로 상당하게 쇠약해진 상태이다. 이에 더하여 엔화까지 강세를 보이면 일본경제는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일본 국내경제에 밝은 전문인이 설명한다. 일본 경제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지난해 기준으로 27.8%가 축소되었는데 이는 통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심각한 수치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채권을 매각하면 오히려 북경당국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대량 매각 사태는 없을 것으로 단언한다.

“미국채권의 매각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경제에 타격을 주겠지만 결국에는 세계와 중국의 경제에도 심각한 불안정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라고 동경의 기독교대학 교수인 Stephen Nagy는 주장한다.

또한 동경불교대학의 아시아 연구소 소장인 Jeff Kingston 역시 견해를 같이하면서 “모든 금융의 유동자산을 어디에 투자할 것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위태로운 세계경제를 혼돈 속에 빠트리는 내기식 게임은 중국의 경제에게도 심각하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Kingston 소장은 “중국이 미국채권을 저가로 매각하면 다른 국가들 특히 일본이 이를 매력적인 기회로 판단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하여 할 것이다”라고 첨언한다.”

그러나 동경의 주요 증권시장에서 활동하는 제도권의 투자자들이 미국의 채권을 추가적으로 매입하면, 다른 국가들이 이를 일본의 환율조작 행위로 비난하고 나설 것이다.

 

출처 : 글로벌리서치 Global Research on 2020-09-04.

Tomoyuki Tachikawa

일본과 중국에서 활약하는 시장분석 전문가로 글로벌 리서치에 기고를 하고 있다

금, 2020/09/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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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수석전략가 출신인 스티브 배넌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을 분쇄시키자며 ‘전쟁-위원회’를 함께 구성하였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때마침, 지난 6월말부터 미국의 고위공직자들이 중국공산당에 대하여 직설적인 공격발언을 이어왔다. 안보보좌관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FBI 국장인 크리스토퍼 워레이, 법무장관 윌리엄 바 그리고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까지 가세하여 공산당을 전복시키라는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최악의 4인방” 발언이 연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양자관계를 단절하고자 구체적인 공세를 개시하면서, 휴스턴에 있는 중국 영사관을 폐쇄시켰고, 보건부 장관인 알렉스 아자르가 대만을 공적으로 방문하였으며, 중국의 온라인 매체인 Tiktok과 Wechat의 미국 내 운용을 중지시켰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미국에 대한 일대일 대응전략(tit for tat)과 보복전략인 이랑전사(wolf-warrior)방식 대신에, 중국의 실제반응은 놀랍게도 타협적이고 차분하였다.

지난 8월5일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외교부장인 왕이는 ‘신냉전’이라는 개념을 단호히 거부하였으며, 어떤 수준이든 언제 어디서라도 대화를 통해 양국 간의 긴장을 완화시키자는 제안을 역으로 제시하였다.

이틀 뒤에는 중국공산당 최고위직으로 외교관계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양제츠 상무위원은 기고를 통하여 “역사를 회상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미중의 우호적 관계를 확고히 지키고 안정시키자”는 내용을 전달하였다. 양 상무위원은 닉슨 행정부에서 시작된 미국의 중국 포용정책이라는 전례의 신화를 치세우면서 모든 방면에서 양국의 호혜적 협력을 촉구하였다.

문제는 중국의 우의적 외교정책이 너무나 늦게 내용도 없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누구도 이러한 제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북경당국의 대화제안은 ‘소귀에 경읽기’ 식으로 워싱턴은 어떠한 대화도 중국측의 외교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 외교정책은 너무나 단순하게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한다면 중국이 미국과 관계를 복원하기 위하여 다음의 3가지 사항을 전달하고자 의도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첫 째는, 중국은 미국과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은 과거의 소련이 아님을 분명히 했으며 패권국가인 미국을 대체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밝혔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희망을 담은 생각으로 양국이 함께 호흡을 맞추어 춤을 추어야 한다. 중국은 과거 미국과 소련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갔던 냉전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고 미국에게 조언하고 있다.

왕이 부장과 양제츠 상무위원은 닉슨 대통령이 1972년 중국을 방문하였던 과거의 호시절을 다시 조명하면서, 양국의 이념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협력하며 공존한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는 미국의 ‘4인방’이 던진 펀치를 태극권 방식으로 가볍게 피해가려는 대응이다.

두 번째의 메시지는 미국 독자적으로 냉전을 치를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5-eyes 국가들 즉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과 캐나다 등에게 중국은 미국과 새로운 냉전을 시작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알린 것이다. 놀라울 정도로 타협적인 언어를 구사하면서, 미국이 반-중국 동맹을 형성하려는 의도를 무마하려고 한다. 중국의 냉전거부 노력은 왕이 부장이 유럽의 주요 국가들의 순방에 나선 것으로도 확인된다.

미국의 동맹을 자처하는 국가들은 ‘4인방’이 제시한대로 냉전의 시대로 진입할 것인지, 반대로 ‘4 인방’의 제안이 망상에 불과한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단기간의 대결을 통해서 장기판 방식의 승부(장군!)를 거는 반면에, 중국의 지도자는 바둑 방식의 셈법에 따라 향후 자신들의 위상에 유리한 경로를 찾아가고 있다. 이를 통하여 단기간의 이익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당장의 커다란 위험을 회피하는 개임을 추구한다.

마지막 세 번째의 메시지는 미중 간의 잠재적인 대결이 가져다 주는 위험에 대하여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최근 미국대선을 앞둔 시기에 아시아-태평양에서 물리적 충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략적인 오판 혹은 군사적인 실수로 인하여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또는 대만해협 등에서 열전 또는 핵대결이라는 잠재적 위협이 존재한다.

중국 최고위직 외교관들은 중국이 가지는 인내의 한계선은 공산당의 규칙준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보사부장관인 아지르가 대만을 공식 방문하면서, 중국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하거나,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타격하는 미사일 시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편집자 주, 최근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유교적 전통에 의하면, 도덕적 기준(명분)을 상실하면 전쟁에서 패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팬데믹이 창궐하는 가운데, 국제적인 긴밀한 협력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중국은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자중지란에 빠져있다.

과연 중국이 상기 메시지들로써 미국의 공세를 저지할 수 있을까? 중국이 자신들이 의도하고자 하는 부드러운(점잖은) 방식으로 상황을 대응할 수 있을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미중 관계의 향후 진행에 매우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은 자칫 우발적 사고를 통해서 전쟁사태에 돌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 동아시아포럼EAF in ANU on 2020-09-01.

Kai He

호주 Griffith University의 국제정치학 교수이며, 당 대학의 아시아 센터 및 공공정책 연구소의 책임자이다

금, 2020/09/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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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에 타임 잡지를 설립하고 자매지인 Life & Fortune을 발간했던 Henry Luce는 “20세기는 미국의 세기”라는 유명한 선언을 하였다. 경쟁이 없는 강력한 세력을 갖추고 단호한 의지를 지닌 미합중국이 세계를 자유로서 방어하고 모두를 위한 성장과 더 나은 행복을 보장할 것으로 기대하였으며, 이런 바램이 국력과 명성이 함께 어우러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면서, 미국시민 모두에게 궁극적인 지혜와 궁극적인 물리력과 더불어 선의적 의지라는 거의-보편적 믿음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세기를 되돌아 보면 미국이 패권국가로서 때로는 잘한 일과 때로는 잘못한 일들이 뒤섞여 있었지만, 확실히 Luce의 선언처럼 지난 세기(최소한 반세기)는 ‘미국의 시대’이었다 그러나 2020년을 지나는 지금, 21세기는 <미패권 종말의 시대(Anti-American Century)>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팬데믹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형성되었지만, 팬데믹을 겪으면서 더욱 현재화되고 분명해졌다. <미패권종말의 시대>라는 표현이 미합중국에 매우 적대적인 의미로 해석될 지는 모르겠으나, 이는 ‘미국의 세기’에 대한 안티-테제(헤겔의 변증적)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미국의 패권에는 세가지 기둥이 있는데, 군사력과 경제력 그리고 정치(편집자 주: + 국제기구들과 거대언론매체)가 지난 세기를 규정지어 왔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이들 기둥들이 사라지고 있거나 혹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Robert Kagan이라는 작가는 최근 그의 저서에서 미국의 지도력이 없는 국제사회는 다시 정글의 시대로 돌아갈 것으로 염려한 바 있다.

그의 걱정대로 미국이 사라지면, 중국이 등장하여 자유의 질서에 퇴보가 있을지 모르겠다. 미국의 국내정치적 관점에서는 좌우파가 미국의 시대가 저문다는 것에 함께 연대하여 중국에 대응하고 있다. 좌파진영에서는 인종적 분열과 트럼프 행정부의 어리석음으로 미국이라는 실험이 실패로 끝나고 있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반면에, 우파진영에서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칼자루를 마구 흔들고 있다.

<미패권의 종말>이라는 출발점은 국제사회와 미국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78억의 인구가 사는 세계는 단일한 강대국의 지배 혹은 쟁탈하는 패권국가들의 싸움이 아니라 다면적인 협력을 추구할 것을 요구한다. 거대한 잠재력과 동시에 수많은 결함투성이인 미국은, 여전히 과거에 속박될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성공에 대한 보장은 없지만 투자자로서 지위를 수용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은 자신만이 유일한 강대국이며 역사적으로 선택을 받았으며 문화적으로 위대하다는 믿음은 곧바로 실패에 이르는 처방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21세기 시작되던 20년 전에는 미합중국은 영원할 것이라는 느낌이 지배적이었고, 자신과 세계에 대하여 민주주의를 성공시킬 유일한 해법을 미국만이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유일한 패권과 유연함 그리고 경제적 번영이 자신의 역할임을 자임하였다. 혁신과 개발, 교육 등 분야에서 모든 세계에 모범임을 과시하였다. 이러한 미국인들의 소망은 대부분 헛소리이었지만, 그러나 미국이 그 동안 세계에 미친 영향은 부정할 수 없었다.

팬데믹 상황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틈새의 결함을 노출시켰다. 동시에 중앙연방정부가 연방의 삼권분립뿐만 아니라 개별 주정부들의 자치권과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면서, 특히 전쟁이 아닌 위난의 상황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함을 드러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갈팡질팡하는 미국을 경멸과 조소로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은 사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이 벌려온 것에 대한 평가의 재판이다.

미국의 시대를 받쳐온 첫 번째 기둥으로 무너진 것은 군사력이다.

9/11사태 이후, 미국의 아프칸 개입은 알-콰이다와 빈-라덴의 근거지인 탈레반에 대하여 정당한 응징을 행한 것으로 국제사회에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뒤이어 2003년 봄에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국제여론을 악화시켰고, 서투른 점령정책과 십 수년에 걸친 게릴라와 맥없는 전투는 베트남 전쟁을 연상시켰다.

첫 단추를 잘못 채운 이라크와 관타나모에서 자행된 고문과 제재는 폭로와 더불어 문제를 크게 확대시켰는데, 이는 미국자신이 오랫동안 지지해온 제네바 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이었다. 이에 더하여 국가안보와 테러와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국내감시의 스파이 행위는 ‘미국은 위대하다’라는 경건한 믿음을 배반하였고, 2008년까지 미국이 이라크에 잔류하면서 보여준 온갖 혼란상은 미국의 위상을 규모와 능력 모든 면에서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두 번째 기둥으로서 무너진 것은 경제력이다.

미국의 시대라는 Luce의 핵심적인 자부심은 공산주의를 분쇄하기에 충분히 강력한 미국 경제시스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었다. 소비에트가 붕괴된 이후에도, 번창하는 미국의 경제는 지구상에 뛰어난 모든 재능을 불러모으고 혁신을 지속하면서, 1990년대의 인터넷 붐과 2000년대의 이차적 파급을 주도하여 왔다.

1980년대에 안착한 워싱턴-컨센서스는 1989년 이후 동유럽과 러시아의 재건에 청사진을 제시하며 자유시장경제를 이끌어 왔다. 동시에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이라는 간접적 기구를 이용하여 세계무역의 장벽을 낮추고, 공기업을 민영화하며, 자본의 국제적 흐름을 위하여 금융시장을 개방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러시아를 위시한 몇 개 국가들은 이런 처방에 심각하게 손상을 당했으며, 미국의 엄청난 경제력은 모든 국가에게 다른 대안을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은 대상에서 예외가 되었는데, 이는 국가의 규모가 거대하다는 배경도 있고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이후 결국은 미국의 모델을 따라할 것이라는 일반적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중국이 독자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것을 허용하였다.

이후 중국의 경제적 발전이 미국의 지배력을 잠식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력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2008-2009년간의 세계금융위기이었다, 지난 수년간 투자자들의 판단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굳게 자리 잡고 있었다 “중국의 국가부채와 부실채권이 언제쯤 중국을 붕괴시킬 것인가?” 그러나 실상은 중국의 은행들이 아니라 미국의 은행들이 ‘문제투성’이었다. 그리고 세계적인 재앙이 되었다. 미국정부의 구제조치로 금융시스템은 회복되었지만, 미국경제에 대한 명성, 즉 Luce가 미국패권의 핵심이라고 이해했던 경제의 위력은 형편없이 망가졌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기둥은 민주주의이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잘 짜인 자신들의 민주주의가 개인적인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공동체의 에너지를 잘 결합시키는 유일한 제도라고 자랑할 수 있었다. 일상적으로 동맹이나 경쟁국들에게 개방적인 민주화를 추천하기도하고 압박하기도 하였다. 독재자를 견제하는 길은 민주주의밖에 없으며, 전제정치를 방어하고 풍요를 보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 역시 민주주의이었다.

결함이 있더라도 모든 시민들이 권리로서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미국은 그러나 다양한 측면에서 최강의 민주주의 국가는 아니었다. 북유럽국가들이 최강의 제도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제도가 두 개의 기둥(군사력과 경제력)과 광범하고 활기차게 결합하면서 미국의 시대를 만들어 왔다. 그리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2016년 이전에 미국의 민주주의는 결함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와 참여도가 현저하게 쇠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더하여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의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면서, 새로이 태생하는 포플리즘과 전체주의적 압력을 그토록 비난해오면서, 세계에 과시해온 미국 자신이 무색해 졌다.

물론 트럼프가 비난을 받는만큼 정말 그가 미국에 손상을 가했는지, 아니면 미국 대통령이라는 주요한 권력을 남용해도 이를 견제하고 균형을 잡는 것이 지독히게 어려운 국내 정치제도의 결함에서 손상이 발생한 것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위력은 세계의 상징이자 희망이었고, 미국이 과시하고 키워온 기회를 잡기 위하여 재능을 갖춘 수많은 외국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잠식시켰다. 동시에 위대한 미국의 이미지는 이미 1970년대에 베트남 전쟁에서 수모를 당했고 제3세계에서 저지른 반민주적인(독재자-지원) 정책의 폭로로 인하여 퇴색되어왔다.

1980년의 경제적 번영이 없었다면 당시에 이미 미국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일은 당시에는 일어나지 않았고 이제 팬데믹이 닥쳐왔다.

중국의 수상이었던 주은래가 언급하여 유명해진 이야기 “프랑스 혁명의 전설은 너무나 일찍 너무나 높게 평가되었다”처럼, 현재 창궐하고 있는 팬데믹의 대응역량으로 국가들의 등급을 매기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미국의 강점으로 평가되어 왔던 개별 주정부 단위로 분산된 지배시스템과 경합이 치열한 정치제도, 지역과 주단위가 지닌 지나칠 정도의 다양성 등이 이제는 약점으로 둔갑한 듯하다. 전제주의와 정부의 지나친 간섭을 거부하는데 익숙해진 미국인들의 자유가 이제는 모두의 단결이 절실한 국가적 재난상황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에 발생한 팬데믹에 대처하는 미국의 모습이 민주제와 훌륭한 가버넌스의 전도사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박살내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의 시대라는 기둥을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 그리고 세계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미국의 시대가 끝나가는 것은 비극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미패권시대의 종말>과 <새로운 시대의 도래>는 세계와 미국 자신에게 현재의 구조적 문제들을 대처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이라는 국가가 평화와 개인적 권리 그리고 번영에 대한 독점권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78억의 인류 그리고 크고 작은 200여 개의 국가들이 미국만큼 자신들의 집단적 이해를 처리할 역량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면 국제적인 안정과 번영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오로지 ‘미패권 시대’의 영속적인 지속뿐이다.

자연히 중국이라는 새롭게 굴기하는 국제적인 세력의 위상에 질문을 던지게 된다. 미국이 퇴조하는 경우에는 특히 그러하다. 실제로 중국은 (개인적) 권리에 대하여 미국과 달리 규정하고 있으며, 중국의 외부인 시각에는 중국의 체제가 전혀 매력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중국의 체제는 자신들이 선전하듯이 지신들의 문제이며, 설령 중국이 자신의 힘을 국제적으로 과시하더라도 세계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기본 관심이다. 중국과 함께하는 미래를 구상한다 하더라도, 미국은 인류역사에서 매우 기이하고 예외적인 국가이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은 자신만이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예외적인 국가이며 미국의 시대가 끝나면 인류에게 퇴보가 올 것이라는 주문을 믿고 있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던 지난 수십 년 동안, 특히 지난 수 년간 자신의 국내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생활의 수준은 저하되었고 같은 수준의 다른 나라들에 비하여 한참 뒤떨어 졌다. 인종차별이 성행하고 교육과 공공의료 및 생활 수준에서 미국처럼 격차를 보이는 나라가 없으며, 자신의 시각으로 평가하여도 한때 스스로 성취한 기준에 한참을 뒤떨어져 있다. 교육과 사회시설 가난구제 공공의료 그리고 국방비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전혀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몇 가지 물리적 지표에서는 50년 전보다 개선된 점이 있기는 하다. 수명이 늘어났고, 먹거리가 나아졌고, 많은 사람들이 고등교육에 진학하고, 마을과 도시가 좀더 안전해 지긴 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미국인 이제 자신의 나팔을 불어댈 자격이 없다.

간단히 말하면 성공과 지위는, 군사력과 정치력 그리고 경제력 이에 문화적인 것을 추가하여, 천부적으로 부여된 것이 아니다. 현재의 미국은 과거에 행세하였듯이 더 이상 위대하지도 강력하지도 못하다. 다만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함께 도울 수는 있다.

이제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시대’에 진행되었던 흠결과 개입에 대하여 냉정하게 비판해야 할 시점이지만, 현재 미국의 모습과 미국인들이 익숙해져 있었던 모습이 너무나 달라서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현재의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의 예외주의라는 약속>이 아니라, <미국의 인본주의>이다 <미국의 시대>에서 벗어나 예외주의와 작별을 고하고 미국이 다른 국가들처럼 정상적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부유하면서 강력한 군사력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많은 허점들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미패권의 종말>은 현재 미국이 어떠한 궁지에 빠져 있으며, 결점들을 어떻게 고쳐나갈지 방법을 찾아가는 기회를 제공한다.

누가 알 것인가? 미국인들이 그러한 기회를 받아들일 지. 그것은 비극이 아니라, 새로움을 찾아가는 출발점이다.

 

출처 : 포린폴리시(ForeignPolicy) on  2020-07-13.

Zachary Karabell

콜롬비아와 옥스포드 대학을 거쳐 하버드에서 박사를 취득한 후, 투자회사의 책임자를 거쳐 역사와 경제 및 국제관계에 관한 여러 저명 저술을 출간했으며, 세계 유수 언론에 기고하고 있다. “Inside Money – American way of Power” 출간 준비 중

목, 2020/10/0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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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선일자가 점차로 다가오는 현재,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서 양국의 영사관들이 폐쇄되고 미국의 제재들이 남발하며, 미국의 항공모함들이 중국 주변바다를 항해하면서 위협행위들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긴장의 새로운 고조는 미국측이 유발하고 있음이 분명한데, 상대적으로 중국의 대응은 신중하고 선택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외교책임자인 왕이 부장은 미국에게 벼랑-끝 정책에서 물러나 상식적인 외교를 펼치자고 제안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비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오랜 사안으로, 위구르 소수민족의 현안 남중국해과 군도 관련 국경문제에서 시작하여 홍콩의 반중국시위와 불공정 무역관행에까지 걸쳐 있다. 문제는 왜 하필 지금 긴장을 고조시키는가?에 대한 답변으로 명백하게 미국대선과 관련되어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의 아시아 담당이자 국무부 관리이었던 Danny Russel은 영국방송BBC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새로운 긴장조성은 트럼프가 코로나-19에 대한 형편없는 대응으로 인하여 지지표가 빠져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미국유권자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하는 것이며, 이는 마치 강아지가 자신을 보라는 듯 꼬리를 흔드는 꼴이라고 말하였다.

다른 한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역시 트럼프와 호전주의자인 폼페이오의 대중국 강경입장에 조심스레 합류하면서, 대선 이후 누가 승리하든지 상황의 개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대선과는 별개로, 현재의 고조되는 갈등에는 두 가지의 힘이 작동하고 있는데 경제적인 것과 군사적인 것이 그것이다. 중국경제의 기적은 지난 수십 년 간에 수억 명의 중국인민들을 빈곤에서 해방시켰다. 중국경제가 크게 성장한 최근까지도 서구의 기업들은 노동규제가 없으며 환경을 무시한 대가로 제공되는 중국의 값싸고 거대한 인력을 활용하여 왔으며, 이러한 조건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동안, 서구의 지도자들이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면서 중국의 내정과 인권에 대하여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상황이 돌변했는가?

애플을 위시한 미국의 거대한 기술기업집단들은 미국내의 일자리를 하청이라는 형식을 통해 중국으로 이전시키면서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시켜 왔는데, 어느 순간 중국이 단순히 하청생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경쟁적인) 기술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였다. 이제 중국기업들은 고도로 숙련된 노동력으로 최첨단 산업의 일부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기 시작하고 있다.

5G라는 무선전화기술의 국제적 도입이 매우 주요한 현안이 되고 있는데, 실제의 문제점인 EMF반사에서 오는 높은 주파수가 사용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은 무시된 채, 화웨이와 ZTE등 중국기업들이 괄목하게 발전하면서 5G기반구축의 핵심적인 기술특허를 보유하게 되면서 실리콘 밸리의 미국기업들이 오히려 이들을 추격해야 하는 익숙하지 않은 역전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5G 기반이 미국기업인 AT&T 또는 Verizon기술이 아닌 화웨이와 ZTE제품으로 구축하게 되면,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뒷문기술back-door를 통하여 우리를 감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역으로 중국이 중국제품의 백-도어기술을 이용하여 우리를 감시할 수 있다는 추(억)측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문제에 관한 해답은 정작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또는 제3의 정부라도 애국법Patriot-act에 기반하여 어떤 기술이라도 우리들의 일상을 감시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중국은 전세계에 걸쳐 5G 기반구축에 투자하고 있다. 2020년 봄을 기준으로 138개 국가들이 중국의 일대일로BRI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거대한 사업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을 바다와 육지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다. 중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은 코로나-19 팬데믹의 해결과정에서 미국이 실패하고 중국이 성공을 거두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 오바마와 트럼프 행정부는 공히 중동의 교착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도 중국과 대결을 위한 ‘아시아로 이동 – pivot to Asia’ 전략을 추구하였다. 20년 가까이 군사작전을 수행하면서 성과도 없이 지속되는 소위 ‘끝없는 전쟁endless-War’에 여론과 시민들이 식상하여 있을 때, 군산복합체 세력들은 전쟁을 지속하고 국방예산을 더욱 증액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상대할 적국을 만들어 내야만 했다. 수십억 달러 상당의 수익성이 보장된 계약으로 전투기를 생산하는 록히드 마틴은 무기를 대신하여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판넬 생산으로 시설을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패권국가 미국이 7400억불의 국방예산과 800여 개의 해외군사기지의 운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핑계는 과거의 냉전시대의 적국인 러시아와 중국을 다시 목표로 불러내는 것이었다. 2011년 이래, 미국과 동맹국들이 아랍의 봄을 핑계삼아 군사력을 중동지역으로 은밀하게 이동시키고 리비아에서 대리전을 치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국방비를 일정하게 증액시켰다.

중국은 석유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러시아는 시리아와 오랜 동맹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나 이들의 국방비는 상대적인 것으로 2020년 중국의 국방예산 7400억불에 비하여 1/3인 수준인 2610억불에 지나지 않았다. 미국의 국방예산액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여, 후속순위 10개 국가들의 예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이다.

러시아와 중국 군사력은 대부분 방어전략중심이며, 항공모함과 전략전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현대적 미사일체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7대양을 누비면서 타격을 가하는 항모편성을 운용하지 않으며, 지구의 반대편 국가들을 공략하는 미군방식의 원정군단을 파견하지 않는다.

대신에 미국의 공격에 대응하여 자국의 국민과 영토를 방어하는데 필요한 군사력과 무기체계를 지니고 있으며, 핵무장을 포함하여 제2차 대전 이후 미군이 직면했던 어떤 전쟁보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의 방어에 대하여는 타협의 여지가 없이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지만, 이를 결코 다른 나라들을 침략할 의도에서 무기경쟁에 열중인 것으로 곡해해서는 안된다. 침략의 의도를 가진 편은 바로 미국이며 군사주의와 패권주의에 편승하여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소비에트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었다고 선언한 이후, 지난 30년의 슬픈 진실은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지신의 이미지를 냉전과 결별하기는커녕 ‘과거식-냉전’을 새롭게 부활시킨 ‘신냉전’으로 재구성하여 대체하면서도 자신들이 냉전에서 이겼다고 떠들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을 적국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적국으로 대결해서는 안된다. 불과 일년 전에 미국의 정계와 경제계를 대표하는 100여 명의 인사들이 “중국은 적이 아니다”라는 서신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면서 워싱턴-포스트에도 공개하였다. 그들은 다음과 주장하였다 “중국은 미국의 안보에 위협적 존재도 아니며 경제적인 적대국가도 아니다. 미국은 강압을 동원하여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중국의 기업들이 세계경제의 비중이 커질수록 국제적 현안에 대한 중국의 긍정적인 역할도 증대할 것이다.”

이들은 같은 서신에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미국이 중국을 적국으로 간주하고 세계경제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미합중국의 국제사회에서 역할과 명성이 훼손되고 지구상 모든 국가들의 경제적 이익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

일년 전에 지적했던 일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 지구상의 대부분 국가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고 있으며 해결책을 함께 공유하고자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위협하는 비생산적인 모든 노력을 중단해야 하며, 대신에 이 조그만 행성에서 모든 이웃 국가들과 현안을 위하여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

국제적 기구들을 통한 국가 간의 협력을 통해서만 우리는 팬데믹을 종식시킬 수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로 비틀거리는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고, 마주하고 있는 위협적 현안들을 함께 대응하여야 21세기를 번영으로 이끌 수 있다.

 

출처 : CommonDreams.Org on 2020-08-03.

Medea Benjamin

미국의 반전평화운동을 주도하는 운동가로 ‘Pink-Code’를 공동으로 창립하였으며, 반전평화 및 환경운동의 시위현장마다 앞장서는 인사로 유명하다. 사드배치 반대운동을 격려하고 국내의 반전평화그룹과 연대하기 위하여 2017년 방한한 바 있다

금, 2020/10/0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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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 국민을 걱정했지만, 전 국민은 그를 걱정했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을 맞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능력은 빛을 발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신뢰하는 기관으로 질병관리본부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정 청장의 머리카락은 점점 더 희끗희끗해져 갔고 얼굴은 까칠해졌다. 첫 브리핑 때 그는 깔끔한 재킷을 입었지만 이내 노란색 민방위복으로 바뀌었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국내에 발생한 1월19일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대개 오전 7시에 출근해서 밤 12시에 퇴근했다. 숙소는 질병관리청 옆 관사였다. 186일을 연달아 일한 뒤 7월24일 오후부터 25일까지 처음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그러나 다소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싶었던 코로나19는 8월 들어 또 다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졌다. “5월 연휴로부터 촉발된 2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며 경고한 정 청장의 말대로였다.

시민들은 다시 정 청장만 바라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 독립하면서 정 청장의 어깨도 더 무거워졌다. 정 청장은 취임사에서 “아직 우리는 태풍이 부는 바다 한가운데 있지만 질병관리청이라는 새로운 배의 선장이자 또 한명의 선원으로서 저는 여러분 모두와 끝까지 함께 이 항해를 마치는 동료가 되겠다”고 밝혔다.

 

메르스 때문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못 볼 뻔

정 청장은 1965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전남여고, 서울대 의대를 거쳐 서울대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의사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갈 수도 있었지만 정 청장은 공공의료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시작은 1994년 경기 양주시의 보건소였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그는 전염병 신고 기준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1998년에는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에 연구관으로 특채되면서 공직에 들어섰다.

2006년부터는 보건복지부로 옮겨 혈액장기팀장을 맡았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당시 노연홍 복지부 보건의료정책본부장(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삼고초려’ 끝에 데려왔다고 한다. 정 청장은 처음에 연구원에 남아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며 제안을 거부했다. 연구원에서 복지부로 넘어와 행정을 하려는 사람이 많았지만 정 청장은 반대였다. 막상 자리를 맡은 뒤 업무 처리 능력은 탁월했다. 노 전 수석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정 청장이 업무를 맡은 이후 “대형 혈액사고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2009년에는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을 맡아 신종플루 대응에 참여했다. 본격적으로 감염병 업무를 맡기 시작한 셈이다. 2014년부터는 다시 질병관리본부로 돌아왔다. 2015년에는 질병예방센터장을 맡았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정부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으로서 역학조사 과정을 지휘했다.

메르스는 정 청장에게 좋지 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2016년 감사원은 메르스 방역 실패의 책임을 물어 보건의료 분야 공무원 9명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정 청장은 이때 정직 처분을 받았다가 나중에 감봉으로 한 단계 낮은 징계를 받았다. 과도한 징계 처분에 공직사회를 떠난 보건·역학 전문가들도 있었다. 정 청장 역시 자리를 떠났다면 지금의 그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정 청장을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에 임명했다. 당시 국장급이었던 정 청장을 차관급인 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2단계를 뛰어넘는 파격 인사였다. 정 청장은 본부장으로 임명된 이후 역학조사관 충원, 진단 검사 및 동선 추적, 위기단계별 전략 등 신종 감염병 대응 전략을 착착 진행했다.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정 청장의 준비는 빛을 발했다.

전문가들도 정 청장의 능력에 신뢰감을 표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을 제안 받은 정 청장이 자신에게 “너무 책임이 큰 자리라 두렵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그때 놀랐습니다. 남자 공무원은 야망이 앞서서, 일단 수락하고 카리스마로 휘어잡는데… 이분은 책임질 생각부터 하시는구나. 정 본부장 리더십의 핵심은 ‘책임감’이에요. 그 자리에서 하루하루 책임의 기적을 이뤄가는 분이죠.”

박도준 전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정 청장에 대해 “이론과 경험을 겸비한 우리나라 최고 방역 전문가”라며 “차관급은 보통 2년 이상 자리를 보전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그는 올해로 본부장을 맡은 지 3년이 됐다. 대체할 만한 전문가가 없다는 방증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위기에 빛난 정은경의 브리핑

최근 한 현역 의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은경이 한 게 브리핑밖에 더 있냐”라고 비판해 논란이 됐다. 그럴 리도 없겠지만, 설사 ‘브리핑’밖에 없다고 해도 그 브리핑의 무게감은 컸다. 시민들은 정 청장의 말 하나하나를 무거운 신호로 받아들였다. 작가 김훈은 <한겨레>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그는 늘 현실의 구체성에 입각해 있었고, 당파성에 물들지 않았고, 들뜬 희망을 과장하지 않았으며, 낮은 목소리로 간절한 것들을 말했다. (…) 모두의 힘을 합쳐야 희망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거듭된 호소는 가야 할 방향을 설득했다. 그는 늘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말했는데,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말하기는 매우 희귀한 미덕이다. (…) 나는 날마다 정은경 청장이 하라는 대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같은 미증유의 상황은 종종 사람들이 이성적 판단을 하기 어렵도록 만든다. 방역의 최고 책임자가 우왕좌왕하거나, 팩트를 자꾸 바꾸거나, 상황에 따라 감정적인 기복을 보였다면 시민들은 더 불안에 빠졌을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한국의 방역 총 책임자가 정 청장이었다는 사실은 행운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렇게 평가했다. “사람들은 정 본부장이 그 사실을 믿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정 본부장의 말을 사실로 믿었다.”

무엇보다 정 청장 스스로의 자세가 신뢰감을 줬다.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됐던 지난 2월, 정 청장은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며 짧은 단발머리를 숏컷으로 다시 한 번 잘랐다. 브리핑 때 “1시간도 못 주무신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묻자 “한 시간보다는 더 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 세계가 정 청장과 한국의 방역에 찬사를 보낼 때도 자신의 치적에 대해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다. 인터뷰는 가급적 피하고 ‘국민에게 보고한다’는 원칙으로 브리핑에 집중했다.

지난 5월 <시사저널>이 정 청장의 100일간 브리핑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정 본부장에 사용한 단어는 대개 감정이 배제된 ‘중립적 표현’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 이를테면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코로나19 검사 건수를 축소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단호한 어조를 취했다.

대신 그의 말 속에는 정확한 수치들이 가득하다. 확진자가 급증했을 때도, 한 자리로 줄었을 때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냈다. 착오나 실수는 즉각 수정하고 모르는 부분은 ‘확인하고 알려드리겠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 발병 사태가 벌어졌을 때는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정 청장의 브리핑이 단순한 사실 전달만은 아니었다. 그는 “마스크 자국이 선명한 의료진의 얼굴을 떠올려달라”고 호소했고,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마음의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특집 브리핑도 열었다.

이인숙 ‘플랫폼9 3/4’ 이사는 정 청장에게 있는 것과 없는 것을 5가지로 정리했다. 없는 것 5가지는 이렇다. “① 정은경이 없다 ② 희망고문과 과장이 없다 ③ 전문용어가 없다 ④ 뜨거움과 차가움이 없다 ⑤ 정치색이 없다” 있는 것 5가지는 이렇다. “① 데이터와 팩트가 있다 ② 잘못과 한계가 있다 ③ 부탁과 당부가 있다 ④ 공감과 감사가 있다 ⑤ 원팀이 있다” 어쩌면 쉬워 보이는, 기본적인 원칙처럼 보이지만 아홉 달 가까이 일관성 있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 청장은 봉준호 감독과 함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오랜만에 확진자 수도 두 자리 수를 유지하는 추세가 계속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 청장은 감염 위험을 경고하는데 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 등장하는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라는 문구를 인용해 타임지에 직접 정 청장에 대한 소개를 썼다. “정 청장의 성실성이야말로 우리에게 남겨질 가치가 있는 이야기,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와 맞서는 수많은 ‘정은경’들에게,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인류 모두에 영감을 주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청장은 지난 7월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고 나면 무엇이 제일 하고 싶으냐는 당시 진행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일단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웃음) 국민들께서도 그러시는 것처럼 저희도 예전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는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그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기 위해, 아마 시민들은 오늘도 정 청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참고자료

[시사저널 2020. 5. 1] 정은경 100일 브리핑 분석 – 상황은 흔들려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중앙일보 2020. 9. 16] 돈 안되는 시골의사로 26년…’코로나 헌터’된 문학소녀 정은경

[동아일보 2020. 7. 30] 186일 연속근무후 첫 휴가… 정은경 “집근처서 안전하게”

[WSJ 2020. 4. 4] Thank God for Calm, Competent Deputies

[한겨레, 2020. 9. 14] 김훈 거리의 칼럼 – 정은경

[조선일보, 2020. 2. 25]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숏컷한 질본본부장

[조선일보, 2020. 9. 13]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 “희망 버려야 살 길 생겨, 코로나 2~3년 더…생활 태도 바꿔라”

[김현정의 뉴스쇼 2020. 7. 3] 정은경 “국민이 백신입니다. 이길 수 있습니다”

<이인숙의 새로운 발견19>‘닥터 코로나’ 정은경에게 없는 5가지, 있는 5가지

<신동아 2020. 3. 28> 정은경 본부장이 날마다 직접 브리핑하는 이유

 

황경상

토, 2020/10/1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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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온라인 미디어 업체들인 Tiktok과 Wechat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면서 전세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으나 이제 미국소비시장의 접근이 봉쇄될 위험에 처했다.

지난 8월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TikTok의 모회사(대주주)인 ByteDance에게 TikTok 지분을 90일 이내에 미국회사에게 매각하라고 명령하였다. 동시에 WeChat의 소유주인 Tencent의 미국 내 영업활동을 금지시켰다. 미행정부는 두 회사의 앱사용을 동시에 금지시켰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다.

TikTok의 경우에는 전세계에 이미 8억이라는 가입자를 가지고 있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을 포함하여, 미국계 기업들이 인수의향을 가질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시장의 가치 평가도 200-300억불에 달한다.

Wechat는 중국과 해외를 포괄하는 전방위적 앱-기능을 지니고 있어서, 떠다니는 농담과 확인 또는 미확인 뉴스, 온라인 결제 시스템, 그리고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국내에 있는 가족친구들과의 통신 등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WeChat 앱 기능에 의존하고 이를 이용하는 것에 악의적인 내용이 있다고 판단한다.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중국의 온라인 미디어 툴을 사용하면 엄청난 양의 개인정보들이 중국의 정보기관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해당 기업은 이러한 추정을 부인한다.

미행정당국은 미국의 안전에 위험을 가져오기 때문에 미국 내의 통신 네트워크에서 중국기업들의 기능을 봉쇄하는 것이 정당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민간단위의 조직에는 미국정부의 주장이 합당한 지를 판단할 전문분석가는 없으며, 미행정부 역시의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시킬 구체적인 정보를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다.

중국의 관리들은, 진행되고 있는 제재들이 중국기업이 보유한 첨단 기술을 지연시키고 미래의 사업적 기회를 차단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려는 거대한 기획의 일부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처하면서, 북경당국은 중국기업의 상업적 기술을 미국기업에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중국의 수출허가 승인을 보류함으로써, TikTok의 자산 판매를 금지시키겠다고 위협을 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상무부는 개인정보를 분석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조치를 공포하였다. 중국기업들은, 온라인 미디어와 e-commerce의 치열한 경쟁세계에서, 상황에 따른 입장선회는 정당한 게임이며 이를 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은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전쟁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양국 공히 국제적으로 디지털 산업의 관리체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분리시키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위 ‘청결한 네트워크, clean-network’의 계획을 선언하였는데 이는 전적으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하여 중국은 소위 ‘사이버 주권, cyber-sovereignty’에 기반한 자신들만의 제안인 데이터 안전기준을 공개하였다. 이로써 양국은 각자 자신들 방식으로 인터넷 사용에 관한 규제와 통제가 가능하게 되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협박조의 선언은 트럼프가 오랫동안 문제로 삼아왔던 무역불균형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물론 여전히 무역 불균형이 그의 메시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다. 지리하고 오랜 협상 끝에 양국은 지난 1월에 무역협상의 제1단계 합의에 서명하였고, 내용인즉 무역불균형을 보상하고자 중국이 미국의 농산물과 제조상품을 대규모로 수입하는 것을 의무화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트럼프는 협상을 통해 무역적자의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의 믿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일부는 코로나-19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역의 불균형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2018년에 일방적으로 시행한 새로운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역시 보복관세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트럼프는 추가의 관세 부과는 실제로는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들이 부담하면서 미국에게 이중의 부담을 전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를 인지할 능력도 없는 듯 하다.

투자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둡다. 중국의 대미투자액은 2016년에 절정을 이루었으나, 이후 다시 2010년 수준으로 추락하였다. 세계 양대 경제권이 상승하면서 통합되리라는 기대는 양국의 관계개선이라는 견고한 기반을 필요로 하는데, 상호의존 관계를 혐오하는 경제적 자국주의에 빠진 트럼프 정권에게는 전혀 해당사항이 되질 못했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행정부는 중국과 전략적인 분리와 경제적 단절을 추구한다. 특히 첨단 기술분야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면서, 통신장비와 5G분야에서 야심적으로 선두에 서있는 화웨이의 사례가 돌출하였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장비가 국가안보에 주요한 위협이며 상업적인 도전이라는 핑계로 이의 사용을 중단하거나 이와 연계되는 것을 차단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추가하여 미당국이 스마트폰 생산에 사용되는 미국산 칩의 판매를 새로이 금지시킴으로써, 화웨이는 단기적으로 현재 보유중인 칩의 재고가 소진되면서 경쟁력을 상실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중국으로 하여금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자신들 독자적인 기술로 첨단의 새로운 칩을 개발하도록 강력하게 자극하는 것이다.

현재의 미행정부에게는 처벌적 제제만이 유일한 추가수단인 셈이다. 그러나 제재조치는 중국의 고위 책임자들로 하여금 미국이 불법이라고 명명하는 정책과 상업적으로는 기술도용이라고 비난하는 행위들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며, 미국 내에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이 미국에게서 등을 돌리게 한다.

동시에 이러한 조치들이 중국에게 고통을 가하기도 하지만,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이 아닌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도록 촉진시킨다.

미행정부는 이러한 조치들로 인하여 중국이 장기적으로 취할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에 대하여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트럼프와 측근들은, 처벌적 제제의 정책으로 중국의 발전속도를 지체시키는 한편, 중국을 미국의 가장 주요한 위협으로 선동하면서 트럼프 재선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만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행정부는 북경과 적대적 관계가 가져올 다음의 결과에 대해서는 조금도 판단하지 않고 있으며, 국제 경제가 분절적으로 진행되면 중국이 자신만의 방식을 추구하면서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점은 아예 고려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나쁜 경험으로 중국의 지도부는 매우 깊은 판단을 갖게 되었다. 11월 대선에서 누가 당선이 되든 결과와 상관없이 중국은 미국과 의존관계를 줄여가면서 미국의 변덕스러움과 적대감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나가기 위하여 독자적인 기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새로이 들어서는 미행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단절이 오래 지속될수록 과연 누구에게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 사려깊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출처 : East Asia forum in SNU on 2020-09-13.

Jonathan D Pollack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 및 동아시아 센터의 비상근 책임연구원

목, 2020/10/1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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