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심장 용산, 주변으로는 한강이 있고, 또 남산, 매봉산 등이 자리하고 있어 훌륭한 그린 인프라를 갖추고 있을 것만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옛날 옛적부터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던 용산은 일제강점기부터 교통의 요충지로서 개발되었고 그로 인해 용산의 생태축은 점점 옅어지기 시작하였죠. 일본의 손길이 거둬진 후에도 다를 것은 없었습니다.
용산의 역사는 언제나 그렇듯 우리들의 관심사이고 더군다나 서울시민, 용산구민이라면 용산의 역사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허나 이런 용산에 우리들 누구도 모른 채 꼭꼭 숨겨져온 공원 부지가 있다는 것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77-1 일대에는 서울시청 광장의 두 배에 달하는 크기의 근린공원 부지가 있습니다. 1940년 3월 12일 조선총독부 고시 제208호를 통해 고시된 한남공원이 그것이지요.
한남공원은 삼청공원, 인왕공원, 사직공원, 효창공원 등과 함께 최초로 결정된 서울시의 도시계획시설공원 중 하나입니다만, 여러 사건들로 인하여 아직도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한 채 계획 상으로만 존재하고 있습니다. 남산과 한강을 있는 생태축에 자리하여 있고, 대한민국의 지리적인 특성상 찾아보기 굉장히 어려운 평지형 생활권 근린공원이라는 점에서 한남근린공원의 공원 조성 잠재력과 가치는 엄청납니다만, 바로 옆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도 이 땅이 1950년대부터 미군 기지의 부대시설로서 이용되어왔던 점으로 미루어 이 땅이 공원이 아니라 미군부지인 것으로만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 알만 하지요..
위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한남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선행과제는 한남공원의 존재를 인근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고, 공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힘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지난 11월 11일에는 용산구 의회에서 한남근린공원 보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며 공원이 반드시 조성되길 바라는 한남동 주민들의 뜻을 확인하기도 하였죠. 토론회 이후 서울환경연합과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을 비롯하여 한남공원의 조성을 바라는 시민단체들은 한남공원 조성을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기 위하여 한남공원 조성 촉구를 위한 시민문화제를 개최하였습니다.
한남공원 조성을 위해 용산구청의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참여하는 시민들이 직접 한마디씩 적은 피켓도 준비하고, 뜻을 모으기 위한 서명도 진행하였습니다. 계획상으로만 존재해오던 한남공원은 2015년 말, 도시공원일몰제에 인한 자동 실효가 적용될 시점 조성계획을 고시하지 않아 자동실효될 위기에 처해있었지만, 용산구는 예산을 핑계로 사업을 마다하였고, 서울시는 국비와 시비를 최대한 지원할 테니 조성계획을 고시하라는 공문을 발송하였습니다.
이에 용산구청이 공원 조성계획을 고시함으로써 한남공원은 당장의 위기는 모면하게 되지만, 16년, 17년, 18년을 거쳐 2배가 넘는 수준의 지가 상승을 통해 공원을 매입하는데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시의 대응 방침에 따라 사유지 매입 비용의 50%를 지원한다는 입장이지만, 용산구는 50%만 감당하려고 해도 15년 당시에 온전히 감당해야 했던 금액보다도 높은 금액이라며, 서울시가 전액 책임을 지고 공원을 조성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무려 80년에 달하는 시간을 숨겨졌던 땅, 소수의 고급 저층 주거시설로 인해 부자 동네라고 소문난 한남동이지만, 인근에 수십 년을 거주해온 주민들은 하나같이 주변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공원 한 곳 없다고 목놓아 얘기합니다. 도시공원일몰제에 대응하면서 수도 없이 해온 이야기 지만, 도시공원은 도시환경과 생물 다양성의 최후의 보루이자 최소한의 그린 인프라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생활권 공원임이 분명하죠. 그리고 한남공원은 생활권 근린공원임과 동시에 평지형 공원입니다. 산지형 공원과는 달리 부담 없이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수년 전부터 한남공원의 공원화를 외쳐온 용산구 의회의 설혜영 구의원은 이날 문화제에서 서울시청광장의 2배만 한 크기의 공원 부지가 이곳 한남동에 있다며, 생활권 공원이 있으면 살기가 너무 좋아지는데, 우리를 고생하게 만드는 여름철의 폭염과 겨울철의 미세먼지를 해결해주는 것도 공원이고 숲인데 이곳 한남동에는 공원 한 평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또 어르신들이 공원을 한 번 가려고 해도 남산 같은 산지형 공원들을 올라야 하는데, 이 한남공원은 서울에서도 몇 없는 평지형 공원이기에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며, 이촌동에 소공원을 매입하기 위해 12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은 것과 같이 한남공원을 꼭 만들기 위해 용산구청의 예산 확보를 꼭 함께 요청해야 한다고 발언하였습니다.
이날 문화제에 함께 한 허명희 한남동 주민은, 강을 건너려면 배를 타야 했을 정도로 옛날부터 한남동에서 살아왔지만, 나라가 발전하며 한남동의 땅에서 더 이상 흙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땅, 흙을 밟고 싶다고요. 인근 대부분의 주민이 흙을 밟기 위해 매봉산으로 남산으로 한강으로 가지만 여러 요인들을 곰곰이 살펴봤을 때 위험하거나 힘이 너무들어 쉽사리 갈 수가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이에 흙을 밟기 위해 성동구에 위치한 평지형 공원인 서울 숲까지 걸어갔지만, 물리적인 거리가 굉장히 멀어 자주 다니기엔 부담스럽다며 한남공원은 어떻게든 지켜내고 어떻게든 공원화 시켜야 할 땅임을 강조하며, 예산은 사용하고 다시 채울 수 있는 것이지만, 땅은 한 번 잃으면 복구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공원을 위해 마음을 모아줄 것은 간곡히 요청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몇 차례의 발언과 구호제창이 이어지고, 서울환경연합의 회원이자 그린 뮤직 챌린지에 참여한 뮤지션인 이매진 님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한강까지도 놀러 왔었다 전해지는 토종 돌고래 상괭이의 이야기 이후,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한 노래 숲. 숲. 숲, 그리고 캐럴송까지 3곡의 공연이 있은 후 본격적인 행진을 시작하였습니다.
지난번 가로수길 모니터링 후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가로수들은 석 건강하지 못합니다. 나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신경 쓰지 않고, 도로의 부속물로서 나무를 심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무의 수형과 개성을 존중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과도한 가지치기를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 특히 서울만큼 가로수가 많은 도시를 찾아보기도 힘들 겁니다. 80년대 급격한 도시화가 벌어질 무렵 엄청나게 많은 가로수를 식재했기 때문이죠.
성균관로에 자리 잡은 이 플라타너스를 찾아온 것은 다름이 아닙니다. 이 나무가 곧 베어질 위기라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방문하기 전 간단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 성균관로에는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그러니까 보행 특구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종로구청에 문의한 결과 플라타너스가 유달리 크기에 어쩔 수 없이 벨 수밖에 없다는 식의 답변을 받았는데요. 이유를 물어보니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가 내리면 나무가 쓰러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더군요. 그런데 나무에 적힌 업체 관계자에게 연락해 물어보니 도복 위험성에 대해 전문적인 조사는 하지 않았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겉보기에 멀쩡한 나무를 위험하다며 베겠다더니 정말 위험한지, 얼마나 위험한지 아무런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게 과연 어떻게 된 걸까요?
결과적으로 과도한 가지치기로 인해 뻗친 도장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노출된 뿌리 부분이 부식될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복원 전정과 안정성 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 수립 및 구조관리에 따라 위험도를 충분히 없앨 수 있으며, 이 정도 수준의 문제는 서울의 가로수들이 전반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특성이라고 덧붙여주셨습니다.
왜 그랬는지 이유가 짐작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 상가에서 민원이 들어왔을 수도 있고, 은행나무 가로수길이라는 ‘결’을 맞추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죠. ‘보행 특구’를 조성한다고 하면서 보행친화적인 가로수들을 베어버리겠다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로드뷰를 통해 주변을 살펴보다가 이런 일이 이미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같은 지역임에도 2016년과 2020년의 모습이 크게 다름을 알 수 있죠. 서울환경연합은 이 같은 상황이 우려됩니다. 원래는 성균관로에서도 위와 같이 모든 가로수들을 베어버릴 생각이었다고 하더군요.
가로수는 생활권에서 가장 가깝게 만나볼 수 있는 그린 인프라입니다. 우리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안전장치가 돼주기도 하며,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는데도 역할하고 있죠.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의 가로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가로수를 아끼는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쳐가려 합니다. 이에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공무원의 어림짐작으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성균관로의 플라타너스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고자 합니다.
이에 오늘 그러니까 4월 16일(금) 혜화 보행 특구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종로구청 도로과에 아보리스트의 진단 결과를 첨부하여 의견서를 송부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이 날아오는 데로 다시금 소식 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인왕산로는 인왕산을 찾은 이들이 반드시 지나야만 하는 도로입니다. 인왕산을 등산하기 위해서는 인왕산로 곳곳에 놓인 건널목을 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보행자들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인왕산로는 차량 중심으로 운영되며 비판받아왔습니다. 자동차가 일으키는 배기가스와 먼지는 인왕산로를 지나는 보행자들의 건강을 해쳐왔으며. 횡단보도 앞에서도 속도를 줄이거나 서지 않는 차량과 이륜차(모터바이크)로 인해 안전사고의 위험도 다분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시에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 것을 제안하기 위해 6월 1일(화) 오전 11시,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 장동서가 등의 서촌 지역 주민단체와 차 없는 인왕산로 만들기 활동에 참여해온 시민들과 함께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인왕산로 차량 제한 시민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서울환경연합과 서촌의 3개 주민단체들은 지난 3월 27일(토)부터 4월 24일(토)까지 5차례 걸쳐 인왕산로에서 주말 차량 통행 제한을 제안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1273명의 시민이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보행자 중심 도로로 전환하자는 데 동의하였습니다.
이날 사회와 활동 경과보고를 맡은 최영 활동가는 서명운동에 동참한 “1273명을 대표해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라며 기자회견의 서두를 열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3월 22일에도 서울시에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보안·긴급 상황 등의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주말 차량 통제가 어렵다 답변해왔습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이 지난 5월 13일, 국방부 시설기획과에 인왕산로의 주말 차량 통행 제한에 관한 건을 제안한 결과, “특정 경비지구의 경계 작전을 위하여 군 차량 통행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된다면 국방부도 이 제안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데 서울시의 결정만이 주요하게 남게 된 상황인 겁니다..
이날 지역주민으로서 마이크를 잡은 장민수 서촌주거공간연구회 공동대표는 인왕산로에 자리했던 대부분의 경비부대들이 철수한 상황이고, 청와대 앞을 지나는 것에도 큰 제한을 받지 않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잣대로 인왕산로의 이용이 제한되고 폭 1.5m의 도로에 많은 사람들이 옹색하게 다니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왕산로의 조속한 보행자 중심 도로화를 요구했습니다.
실제로 방문객이 급증하는 주말이면, 인왕산로의 좁은 보행로에는 사람이 넘쳐나고 넓은 차도에는 차량이 많지 않아 쌩쌩 달리는 불합리한 상황이 연출되어 왔습니다. 기후위기와 더불어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지친 시민들이 쉼을 찾아 자연공원에 왔음에도 좁은 도로의 벽으로 인해 불합리에 노출되어 온 것입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신민재 장동서가 공동대표도 인왕산로의 조속한 차량 통행 제한을 요구했습니다. 신 대표는 아이들과 함께 인왕산로를 산책하다 보면 차도 바로 옆에서 애사슴벌레나 하늘소, 도롱뇽, 가재 같은 다양한 야생생물을 발견하곤 한다며, 미래세대가 도심 속에서 생태적으로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임에도 서울시에서 일부 사람들의 편의만을 위해 인왕산로를 현재와 같이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신 대표의 발언과 같이 인왕산 자락 곳곳에는 도롱뇽이나 개구리, 가재와 같이 도심에서 보기 드문 다양한 야생생물들이 서식하는 서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군사 목적을 갖고 인왕산의 수계와 생태계를 단절하며 들어선 인왕산로로 인해 인왕산 생태계의 연결성은 단절된 상태입니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는 개구리와 같은 소생물들이 천천히 이동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단절된 인왕산의 생태계를 오가는 생물들에게 로드킬의 위험또한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서울시청 1층 열린 민원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앞으로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제안”을 접수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다가오는 6월 15일(화)까지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기후위기 시대,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서 수송부문 배출량이 19.2%에 달한다는 것을 상기할 때 차량 중심 도로를 보행자 중심 도로로 전환해 나가는 것은 앞으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또 필요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 도로가 존재만으로도 그린인프라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문제가 되고, 지역의 자연 생태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왔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캠페인 티셔츠를 들고 올라오는 오늘의 동지들! 대학교 졸업작품으로 도시숲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시던 중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해 알게 되어 이곳만은 지키자 캠페인에 신청해주셨다고 합니다! 그동안 열심히 공원들을 돌아다니며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소식을 전한 보람이 있네요!
아무래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산을 오르는 코스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파를 수밖에 없지요.. 그래도 큰 절이 있어 평일에도 오가는 시민들이 꽤 계실 것이라 생각했는데, 절을 찾으시는 분들은 전부 차를 타고 가셨습니다만.. 그럼에도 쉬엄쉬엄 올라가야지요, 오르다 보면 또 어떤 인연이 있을지 모르는 법이니까요!
수많은 계단을 거친 이후여서 그런지 고개만 돌리면 다른 봉우리들이 비칩니다. 울룩불룩 한 수락산 봉우리들의 모습! 산 좋기로 유명한 한국이지만 수락산만큼 멋들어진 산은 흔치 않을 게 분명합니다. 그동안 수락산이 위치한 곳과는 먼 곳에서 살아온 저는 그걸 알게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요.
그렇게 산을 오르고, 만나는 분들마다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해 설명을 드리며 리플렛을 나누어 드렸습니다. 도시공원일몰제를 알고 계신 분도 한 분 뵐 수 있었고요! 그동안 10여 개 공원에서 캠페인을 하는 동안 도시공원일몰제를 아는 분을 단 한 분도 마주친 적 없었건만..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어느덧 어둑어둑해진 하늘빛에, 이제 그만 하산하기로 마음먹고 주변에 이름 모를 봉우리에 올라갔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노원구의 풍경에 얼마나 높이 올라왔는지, 얼마나 멋진 도시자연공원에 있는지를 새삼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서울 강북의 산세는 북한산에서 시작하여 도봉산으로 이어지고 다시 수락산에서 불암산으로 이어집니다. 강북을 관통하는 서울의 중심적인 생태축에 도시공원일몰제라는 위기가 서서히 닥쳐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몰제와 비슷한 양상으로 개발제한구역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 부동산들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었죠. 우리네 소중한 무주 강산을 투기에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이제는 우리들이 땅에 대해, 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때인 것 같습니다.
그 내부는 위 사진보다도 적나라합니다.. 바싹 말라가는 헬스 약수터 하단 서식지! 물론 이 시기에는 유생에서 아성체 또 성체로 진화했을 시기이기 때문에 산란철 가뭄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양서류에게 수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는 분들은.. 이 상황에 같이 마음 아파해주실 것을 압니다..
평소에는 헬스 약수터에서 운동하시는 헬스장 회원분들께서 오며 가며 도롱뇽들 걱정도 해주시고 물이 없어 보이면 구청에 연락도 해주시고 하셨었는데. 캠페인 차 방문하니 단 한 분을 제외하곤 찾아뵐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안산에 더욱 자주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네요.
풍천 약수터 서식지는 가뭄은 아니었습니다만, 시기도 시기고.. 수초에 덮여 있어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는 없었습니다. 주변에는 생태체험을 나온 것으로 보이는 유치원생들과 시설을 점검하는 것 같은 공무원분들이 계셨는데, 도시공원일몰제를 아는지 질문하니 모른다 하십니다. 공무원도 모르는걸.. 시민들이 어찌 알리오.. 허탈하지만 일몰제 대응이란 이런 것이겠죠..?
그리고 다시금 길을 올라 무악정에서 일몰제 광역 홍보를 마친 후.. 평소 다니던 것처럼 옥천 약수터 근방으로 내려가려다. 아직 한 번도 안산 정상에 올라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수십 번을 다녔는데 정상을 안 올라 봤다니!! 이에 다소 즉흥적이었지만 정상을 한 번 확인하기로 하고 낯선 길로 접어 들었는데요.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안산에도 군부대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부대 인지, 그렇다면 하수는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주변 생태계에 끼칠 영향은 없을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 같아 보입니다.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봉수대! 봉수대는 높은 산봉우리에 봉화를 피울 수 있게 만들어 논 통신시설로, 안산의 봉수대는 한반도 어딘가에서 시작된 봉화(정보)가 남산으로 집결되기 바로 직전의 봉수대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이에 지난 1993년 9월 20일에는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13호로 지정되기도 하였죠.
봉수대에 올라서 본 서대문구의 모습! 저 멀리 북악산이 보이고 바로 앞으로는 인왕산과 인왕산 자락을 따라 줄짓듯이 들어선 아파트들이 보입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공원이 있었다니! 수십 번을 드나들며 자락길과 숲길을 오 다녔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도심 전경은 또 새로운 감동을 전달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상부에서 휴식 중이신 등산객들에게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해 얘기하고 리플렛도 나눠드렸습니다. 이런 훌륭한 공원의 정상부에서 일몰제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면 조금 더 극적으로 느껴지시지 않았을까요?
오늘 두 도시자연공원을 다녀온 이야기를 한데 묶어 전해드렸습니다. 서울시에서 사라지는 공원 116개 중 도시자연공원은 20여 개뿐이지만 실효 대상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도시자연공원입니다. ‘산’이라는 특성상 그 면적이 넓을 수밖에 없지요! 이렇게 소중한 도시공원 중에서도 특별히 더 소중한 도시자연공원들..! 이런 도시자연공원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아주세요!
서울시 구로구 구로 2동에 위치한 구로중앙 유통단지는 기계 공구, 산업용품, 전기, 전자, 컴퓨터 용품 및 부품을 유통하는 상인들의 주도로 건립된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유통단지입니다. 총 6개 동 건물에 4,148여 개의 상가가 모여 있고 국내 최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루 동안 유통단지를 오고 가는 차량은 약 2만 대, 유동 인구는 3만여 명에 달한다고 하죠.
지목상으로 전답에 해당되는지, 농사를 짓고 있다는 흔적들이 곳곳에서 더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히 사람의 출입도 있는 것 같고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시지만, 도시공원의 지목이 전답인 경우 토지주들은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이에 99년 헌재에서 도시계획법 제4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진행할 때도 임야나 전답은 원래의 용도대로 사용이 가능하니 헌법불합치라 볼 수 없다고 했었다지요. 물론 일몰제는 그런 거 다 무시하고 입법되었지만요.
그리고 이 부지와 구현 고등학교 운동장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자물쇠가 운동장 쪽으로 잠겨있는 것을 봐서는 토지주가 학교를 통해서 출입한다는 뜻이고, 어쩌면 학교와 이 공원 부지가 직접적인 연결성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후 알게 된 정보 몇 가지를 조합해 구로본공원의 항공뷰를 확인했는데, 제가 방문했을 때 보다 한참 전에 촬영한 사진인 듯 조금은 상이한 모습이었지만 녹지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습니다. 농사도 짓고 있는 것 같았고, 항공뷰로 봐도 녹색이고, 아무래도 전답일 것 같아 토지이용 규제정보 서비스를 통해 주소를 검색해보니
놀랍게도 나대지였습니다. 왼편으로는 안양천과 도로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구현 고등학교가 있죠. 공원 부지가 아니었다면 나대지가 아직까지 농경지로 남아있을리 없었겠지요..?
적용되고 있는 규제 중 공원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고, 그렇다면 왜 이 공원이 아직까지도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 것일까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선 서울시의 도시공원 일몰제 대책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합니다. 2020년 7월 서울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도시공원은 116개소, 그중 사유지 면적은 40.6㎢ 수준으로 여의도 면적(2.9㎢)의 약 14배에 달하는데요. 이 사유지 중 법정매수청구지, 소송패소지, 개발압력이 높은 나대지 등의 우선 보상 대상지를 먼저 보상하고, 이후 중장기적으로 보상을 이어간다는 것이 서울시의 대응 방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의 도시공원 관리체계에서는 공원의 면적에 따라 관리주체가 결정되는데요. 10만㎡이상의 공원은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그 이하의 공원은 관할 자치구에서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보상 방식도 달라지게 되죠. 서울시는 서울시 관리공원의 보상에 대해서는 온전히 책임을 지지만, 자치구 관할 공원의 보상은 자치구에서 보상 예산의 50%를 수립하고 시에 지원을 요청하면 그때 50%의 예산을 매칭하여 보상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런 체계 아래에서는 서울시가 단 한 평의 공원도 해제시키고 싶지 않아도, 자치구에서 예산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보상이 불가능한데요. 용산구 한남근린공원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보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고, 구로본공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듯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도시공원을 구하는 방법!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주변 공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해 주변에 알리는 것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우리 동네 사라지는 공원이 있는지를 찾아보고 주변에 널리 알려주세요!
네이버 국어사전을 빌어 찾아본 보통공원의 정의는 전 도시민이 다 같이 이용하는 중심적인 대공원입니다. 보통 도심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가장 좋은 예로는 뉴욕의 센트럴파크라고 명시하고 있네요. 실제로 뉴욕의 센트럴파크의 경우 뉴욕 시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도시공원이죠. 이 센트럴 파크는 19세기 중반, 맨해튼의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시민들의 공중보건을 위한 공공녹지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철저한 계획에 따라 설계된 도시공원입니다.
한남공원도 센트럴파크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계획되었던 공원입니다. 194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용산은 이미 서울의 대표적인 시가지로서 자리매김한 상태였습니다(지금이야 강남이 가장 큰 시가지라고 하지만 이는 1940년으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후의 일입니다). 과밀화되고 혼잡한 서울의 도시 환경에 의해 도심 공간 안에서 공공녹지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그중 시가지로서 이미 역할하고 있던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는 45,000㎡ 규모의 보통공원이 계획되었던 것이죠.
허나 센트럴파크와는 달리 한남공원은 공원으로 조성될 수 없었습니다. 1951년부터 한남공원의 부지는 주한미군 숙소의 부대시설로서 점용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남공원의 부지가 주한미군의 야구장, 농구장 등의 부대시설로서 점용된 지 26년이 지난 1977년 7월 9일, 현재 국토교통부의 전신인 건설부의 고시로 인해 보통공원으로 지정되었던 한남공원은 폐지되고 근린공원으로 재지정되게 되며 그로부터 약 2년 후인 1979년 4월 4일 45,000㎡에서 28,197㎡로 면적마저 감소되게 됩니다.
이런 모든 과정들을 거치고 주한미군 기지가 평택으로 이전되어 더 이상 부대시설로서 사용되고 있지 않은 현재까지도 한남공원의 부지는 미 8군에서 점용된 상태입니다. 이 때문일까요? 한남공원은 80년도 전에 공원으로 지정되었음에도, 시민들은 공원이 아닌 미군부지인 것으로만 인지하고 있는 가슴 아픈 상황입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한남공원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된 시민모임인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과 한남공원 지키기 주민대책회의, 용산시민연대 등의 시민단체, 모임과 함께 한남공원의 존재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한남공원이 하루빨리 조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시공원 일몰제 시간별 사건 정리 (박문호 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 연구원 연구교수 자료 발췌)
도위 그림은 도시공원 일몰제 문제를 둘러싼 주요한 사건들의 시간 순서를 나열한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미집행 공원에 대한 자동실효제가 적용된 2015년 10월 1일의 내용인데요. 도시공원은 도시를 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 요소, 도시계획시설에 포함되지만 다른 도시계획시설들이 장기 미집행으로 인해 실효(여기서 실효란 ‘효력을 잃음’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되기까지 20년의 기한이 주어지는 것과는 달리, 공원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고 난 후 10년 안에 사업 수행을 위한 공원 조성계획을 자치단체의 홈페이지 등에 고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효력을 잃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공원만 다른 도시계획시설과는 다른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는 뜻인데요.
사업 수행계획의 고시가 완료되지 않은 도시공원들의 자동실효가 예정되어 있던 2015년, 한남공원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채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었습니다.
*공원 · 녹지의 사무 구분(서울특별시 도시공원 조례 제30조 1항 관련)
구 분
서 울 특 별 시
자 치 구
공 원
면적 10만㎡ 이상의 근린·주제공원시장이 설치·관리하는 공원법 부칙 제6조 1항에 따라 기존 도시자연공원에서 변경된 공원
소공원어린이공원면적 10만㎡ 미만의 근린·주제공원
녹 지
국가 및 시 관리 시설 주변의 완충녹지 및 연결녹지
서울특별시 소관 사무를 제외한 완충녹지 및 연결녹지와 경관녹지
기 타
도시자연공원구역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전체 면적이 10만㎡ 미만인 도시공원들은 관할하는 자치구에서 관리하는 구 관리공원으로 분류되고 반대로 전체 면적이 10만㎡ 이상인 도시공원들은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시 관리공원으로 구분되죠. 서울시는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을 보상할 때 시 관리공원의 경우 시가 온전히 보상비를 책임지고, 구 관리공원을 보상할 때는 공원을 관리하는 자치구가 보상 예산의 50%를 마련하면 나머지 50%의 보상비를 지원하는 식으로 보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체 면적 28,197㎡로 자치구 관리 공원에 해당되는 한남공원은 공원이 위치한 주소에 따라 용산구청의 관할 사무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1951년부터 국가적인 목적을 띄고 주한미군에게 점용되어 온 한남공원은 자치구에서 관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고, 당연히 공원 조성계획이 고시되지도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자동실효의 카운트다운이 다가오던 2015년 7월 26일 용산구는 예산이 부족한 것을 이유로 한남공원의 자동실효(공원에서 해제되어 개발이 가능해짐)이 예상된다 공고하였습니다.
용산구의 자동실효가 예상된다는 공고가 올라가고 약 1달이 지난 2015년 8월 20일, 서울시는 용산구에게 국비와 시비를 최대한 지원할 방안을 마련할 테니 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여 고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시달합니다.
2015.08.20 용산구청에 시달된 공문 내용
이에 용산구청은 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여 고시하고 한남공원은 자동실효의 위기를 피해 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로 인해 새로운 어려움이 등장했습니다. 자동실효를 1년 앞두고 있던 2014년, (주)부영주택이 약 1,200억 원에 한남공원 부지를 매입하였던 것입니다. 한남공원의 토지는 저층 주거시설을 건축하는 것이 가능한 제1종 일반주거지역이기에, 공원 일몰제로 인해 공원에서 실효(해제) 되게 된다면 인근에 위치한 ‘한남 더 힐’, ‘나인원 한남’ 등의 초고급 주거시설이 들어서고 토지주인 (주)부영주택은 모든 시민의 공공재인 공원을 팔아 막대한 개발이익을 취할 것이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부영 홈페이지, 내실경영과 투명,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라 하는데..
용산구의 공원 조성계획 고시로 한남공원이 자동실효의 위기에서 벗어나자 (주)부영주택은 공원 조성계획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합니다. 1심에서 법원은 (주)부영주택 측의 손을 들어줍니다. 한차례 커다란 타격을 받은 서울시였지만, 이후 적극적으로 소송에 대응하며 2심, 그리고 3심 대법에서도 최종적으로 승소하며 2020년까지 한남공원을 지켜낼 시간을 벌게 되었죠.
그러나 소송을 거치는 동안 한남공원의 지가는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였습니다. 2015년 7월 26일 자동실효를 앞두고 실효를 예상하던 상황에서 한남공원의 지가는 1,70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18년 10월 25일, 대법원 승소 이후에는 3,400억 원으로 껑충 뛰어올라있던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서울시는 자치구 관리공원을 보상하는데 사유지 보상 비용의 50%를 지원합니다. 그러나 서울시가 50%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용산구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총 보상비 3,400억 원의 50%인 1,700억 원. 2015년 자동실효제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용산구가 홀로 부담해야 하는 재원과 같은 수준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용산구청은 자동실효를 앞두고 있던 2015년과 다를 게 없어진 상황에 서울시가 지원을 약속했던 공원인 만큼, 서울시가 공원 보상 비용의 100%를 부담할 것을 요청하고 있고 서울시는 시 방침대로 50%의 보상비를 용산구에서 마련하여 지원을 요청할 경우 50%를 지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서울환경연합과 용산시민연대, 한남공원지키기시민모임 등의 시민단체/모임들의 ‘서울시가 한남공원 보상에 더 적극적으로 책임질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에도 서울시는 다른 구 관리공원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들며 특별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용산구에 따르면 현재 한남공원의 토지보상 비용은 약 3,400억 원, 여러 요인들을 합쳐 생각했을 때 실 보상비는 이것보다 높을 것으로 사료되고 있습니다. 2015년 1,700억 원이었던 보상비가 불과 몇 년 사이에 두 배나 치솟을 것이라고 감히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2020년 현재 용산구의 전체 예산이 5,103억 원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자치구 예산의 3분의 1에 달하는 비용을 공원 한 개소를 보상하는데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입니다.
*2020년 서울시와 용산구 예산 비교
서 울 시
용 산 구
전체 예산
35조 2,808억
5,103억
공원 부서 예산 규모
7,364억 (푸른도시국)
81억 (공원녹지과)
지방세 수입
19조 5,524억
1370억
지방채 발행 한도
3조 263억
245억
전체 예산 규모가 5,103억 원 수준인 용산구에서 1,700억 원의 공원 보상비를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전체 예산 규모가 35조 2,808억 원 수준인 서울시에서 한남공원 부지 전체를 매입하기 위한 3,400억 원을 마련하는 것은 전체 예산의 1%도 되지 않는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는 일입니다. 서울시가 의지만 가진다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얘기이지요. 그러나 서울시는 용산구가 토지를 매입하기 위한 1,7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타 자치구 관리공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들며 용산구가 50%의 보상비를 마련하면 나머지 50%를 지원하겠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서울시는 한남공원이 실효되어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입장을 펼치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단 한 평의 공원도 해제시킬 수 없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제1종 일반주거지역인 한남공원 부지는 도시계획시설의 지위에서 해제되고 나면 초 고급 주거 시설로 개발될 것이 자명합니다. 시민들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도시공원을 대기업의 투기장으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서 서울시와 용산구의 핑퐁게임을 멈추고 이제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한남공원 부지는 1951년부터 국가적인 목적을 띄고 주한미군에게 점용되어 왔습니다. 주한미군 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한 지금까지도, 여전히 미 8군에게 완전히 반환받지 못한 상태이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되어야 할 부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간인의 출입마저 금기시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남공원의 부지 전경을 살펴보면 야구장 등 체육시설로 사용되던 흔적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가적인 목적을 띄고 장기간 점용되어 자치구에서 관여할 수가 없는 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타 자치구 공원들과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공원 · 녹지의 사무 구분(서울특별시 도시공원 조례 제30조 1항 관련)
구 분
서 울 특 별 시
자 치 구
공 원
면적 10만㎡ 이상의 근린·주제공원시장이 설치·관리하는 공원법 부칙 제6조 1항에 따라 기존 도시자연공원에서 변경된 공원
소공원어린이공원면적 10만㎡ 미만의 근린·주제공원
녹 지
국가 및 시 관리 시설 주변의 완충녹지 및 연결녹지
서울특별시 소관 사무를 제외한 완충녹지 및 연결녹지와 경관녹지
기 타
도시자연공원구역
앞서 보았던 서울시의 공원녹지 사무 구분을 다시 살펴보도록 하죠. 서울시는 도시공원 조례 제30조 공원 · 녹지의 사무 관할 구분 등의 규정에 따라 전체 면적 10만㎡ 미만의 공원은 구 관리공원으로 규정하지만, 10만㎡ 미만의 도시공원을 직접 조성한 적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중랑구 망우동 산 30-7번지 일대 나들이 근린공원은 전체 면적 32,000㎡임에도 서울시가 직접 사업을 추진한 공원이며, 강동구 올림픽로 702에 위치한 천호공원도 전체 면적 26,696㎡로 사무 구분 상으로는 구 관리 공원에 해당될 공원이지만 생활권 녹지 100만 평 늘리기 사업을 진행하며 서울시가 직접 조성한 도시공원입니다.
위와 같은 사례가 있는 상황에서 한남공원을 조성하는데 서울시가 더 책임 있게 나서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박원순 시장이 100년이 걸리더라도 서울의 공원은 모두 지키겠다고, 도시공원 조성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혔던 것처럼 한남근린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선 충분히 추가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실시 계획 인가로 시간을 벌어라? 한남공원 조성을 둘러싼 핑퐁게임
자치구 관리공원에 대한 서울시의 실시 계획 인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지난 2월 2일 매일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자치구 관리 공원에 대한 실시 계획 인가 조치를 통보했습니다. 공원 일몰 시점을 150일 앞두고 공원 실효를 막기 위한 별다른 대안이 없던 상황에서 서울시의 권고로 용산구 한남공원의 실효 시점을 최대 7년간 연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는 한남근린공원의 조성을 기다리는 서울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고, 또 환영할만한 일일 것입니다.
한남공원은 1951년부터 주한미군 숙소의 부대시설로서 점용되어 왔기에, 처음 공원으로 지정되었던 1940년부터 80년의 세월이 흐를 동안 주민들은 한차례도 이용하지 못한 채 실효될 위기에 처해있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서울시가 각 자치구들에 미집행 도시공원들의 실시 계획 인가를 권고하는 공문을 시달한 것은 서울시의 공원 조성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며 자치구 관리공원의 실효 문제를 자치구의 선택에만 맞기고 보지는 않겠다는 뜻을 보여준 매우 시기적절한 대응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실시 계획 인가 권고가 한남근린공원을 지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한남공원의 실효 위기는 시간의 문제가 아닌 예산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시가 용산구청에 권고한 실시 계획 인가는 사업시행을 앞두고 공원을 조성하는 절차에 돌입한다는 신호탄과 같은 행정절차입니다. 실시 계획 인가가 승인되면 본격적으로 사업이 수행이 시작되는 것이죠. 허나 관련 법률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88조 ⑤항에서는 “실시 계획 인가는 사업 수행에 필요한 설계도서, 자금계획, 시행 기간,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자세히 밝히거나 첨부하여야 한다.” 하여 자금계획을 포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남공원이 실효 위기에 처한 본질적인 이유는 전체 대지 28,197㎡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유지 보상 비용 3,400억 원의 50%를 마련하지 못한 데 있습니다. 용산구는 2015년 8월 21일 서울시에 재원 확보 방안을 수립해달라는 공문을 시작으로 총 7차례에 걸쳐 시비 지원을 요청해 왔습니다. 지난 5년간 해결되지 않은 예산 문제가 서울시의 실시 계획 인가 ‘권고’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입니다.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습니다. 2014년 ㈜부영주택이 한남근린공원을 매입했던 당시 1,200억 원이었던 한남공원의 지가는, 불과 몇 년 사이에 3,400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공공재정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며 하루라도 빨리 보상을 추진하는 것이 공익을 위한 선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만약 2015년부터 사유지 보상을 추진했더라면 도시공원 일몰을 150여 일 앞두고 있는 지금보다 절반가량 가까운 예산을 절약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 교훈을 되새겼을 때, 지금 필요한 것은 다양한 대안을 통한 공원 보상의 시급한 추진이지 용산구와 서울시 사이의 핑퐁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남근린공원 조성을 위해 결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남공원 조성을 위해 시민의 힘을 모읍시다.
시민의 공공재 한남공원, 우리가 함께 지켜요!
한남공원이 위치하고 있는 용산구 한남동 677-1일대는 걸어서 10분 안에 찾을 수 있는 생활권 녹지 한 평 조성되어 있지 못한 대표적인 공원 필요 지역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도시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을 9㎡ 이상으로 조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1인당 11㎡ 수준의 도시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치를 넘기는 것으로 보이지만, 각 지자체 별로 공원 조성률은 굉장히 상이합니다. 서울 안에서 가장 많은 도시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종로구의 경우 1인당 공원면적은 30㎡ 이상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반면, 한남공원이 위치한 용산구의 경우 1인당 공원 면적은 3㎡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남공원이 들어서야 할 용산구 한남동 677-1 일대가 강남과 북을 잇는 대중교통 환승 지역이라는 점, 남쪽으로 한강이 인접하여 교통이 혼잡하다는 점, 남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 축이라는 점 등을 생각했을 때도 한남공원이 조성되었을 때의 가치는 한남공원을 조성하는데 들어갈 3,400억보다도 훨씬 경제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한남공원이 완전한 시민의 공공재가 될 수 있도록, 서울을 대표하는 평지형 도시공원 또 기후 위기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시 숲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한남공원과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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