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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시민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 검찰개혁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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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시민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 검찰개혁을 외치다!”

admin | 토, 2019/12/07- 00:58

오늘 11시, 국회정문 앞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공직선거법과 공수처설치 내용을 담은 공수처설치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기자회견에는 경실련이 지난 11월 13일부터 진행한 서명운동에 참여한 시민들도 함께 했다.

국회정문 앞에 도착했을 때 국회 앞에서 수많은 집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가 기자회견을 준비하자, 한 언론매체가 다가와 “왜 이렇게 많은 집회가 열리고 있을까요?”라며 인터뷰를 요청해왔다. “1월에 합의되었던 선거제도 개혁도 아직까지 정당들의 이해득실로 합의가 요원한데, 다른 개혁법안은 오죽하겠어요,”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민생에 직결된 법안들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11시가 다가오자 시민들이 하나 둘 도착했다. “아유~ 추운데 와주셨어요~”라는 말에, “당연히 와야지. 이렇게 조직해주니 오히려 내가 고맙지”라고  말하셨다.

기자회견에서 신철영 경실련 대표는 “조금이라도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 있다면,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의영 경실련 의장은 “선거법, 공수처 설치법 통과로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철한 경실련 실장도 “국회의원들이 당리당략버리고, 개혁법안을 처리하라”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개혁법안을 촉구하는 기차 퍼포먼스’에서 경실련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의 의견을 기차에 올라 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상근 활동가들은 각자 “선거제도 개혁하고! 검찰개혁 하고!” “먹고살기 바쁜데 언제까지 촛불 들어야 하나”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등 마음에 드는 시민 의견들을 골랐다.

끝으로 자발적으로 기자회견에 참여해주신 시민 두 명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이어졌다. 다른 시민들의 개혁 열망을 담아 김동현 님, 김은수 님이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공수처 설치는 보다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개혁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이번에는 기필코 정치개혁, 검찰개혁을 이뤄내기를 강력히 바랍니다. 이제는 20대 국회가 개혁을 완성해야 합니다.”라고 선언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우리는 소중한 시민 1,000명의 서명을 전달하러 국회 본청으로 갔다. 서명을 전달하러가는 길에 농성 중인 정의당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리고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 당직자에게 민주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민심을 왜곡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당부의 메세지를 전하며 서명지를 전달했다. 이후 서명지는 이해찬 당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끝으로, 추운날 대전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김은수 학생과 공수처 설치를 염원하는 김현수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실명을 밝히지 않고 기자회견에 참석해주신 다른 시민분들, 그리고 “작은 힘을 보탠다”며 서명에 참여해주신 1,000명의 시민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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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청년좌담회]

“청년의 대표자가 아닌,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말합니다”

청년이 말하는 2021 한국사회

문규경 회원미디어국 간사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2030 청년의 목소리’입니다. 4.7 보궐선거를 비롯하여 청년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청년층 지지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형국입니다. 경실련은 한국사회에서 청년들이 경험하고 있는 진짜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취업 불안, 젠더 이슈, 주거 문제 등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주제들은 다양합니다. 그래서 이번 2030 청년 좌담회에서 최윤석 경실련 간사, 이효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활동가, 조은총 미디어눈 대표, 이경택 한성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들어보았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좌담회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보겠습니다.

조은총: 안녕하세요. 저는 미디어눈의 대표 조은총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설립한 지 4년차가 되는 비영리 청년 미디어 단체입니다. 청년들과 함께 컨텐츠를 만드는 눈랩이라고 하는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탈북청년, 이주청년, 에코청년,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들을 취재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무거운 의제들이지만, 오늘 좌담회에서는 청년의 대표자가 아닌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청년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이효진: 안녕하세요. 저는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에서 활동하고 이효진이라고 합니다. 저희 여.세.연은 정치에서의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지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여성 청년 정치인들입니다. 저희는 여성의 정치 활동을 어렵게 하고, 방해하는 요인들을 연구합니다. 그것을 통해 활동이나 운동으로 풀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좌담회에는 여성 청년으로서 삶에 맞닿는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최윤석: 안녕하세요. 경실련에서 4년째 활동하고 있는 최윤석입니다. 경실련은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해서 활동하는 단체이고, 현재 화두가 되는 공정과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정책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2030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주위에선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 지와 저의 시각은 어떤 지에 대해서 전달도 드리면서 많이 경청하려고 합니다.

이경택: 한성대학교 총학생회장 이경택입니다. 오늘 좌담회에 최선을 다해서 임하려고 합니다. 또한 20대 청년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정치권에서 2030을 정치에 참여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효진: 사실 정치권에서 청년을 호명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 반값 등록금 정책, 2011년 안철수 대표의 청춘 콘서트, 19대 총선을 비롯하여 그 뒤로도 청년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2030을 계속 정치권에서 주목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주로, 보수정당들이 청년 이슈를 꺼내 들고 나옵니다. 이번에도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가 청년의제를 적극적으로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번 상황을 보면, 보수정당에서 청년과 진보정당 간의 균열을 목격했다고 봅니다. 진보정당 지자체 단체장들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처가 미흡한 것을 보고 진보정당의 가치에 대해서 의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조국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의 사건을 보면서 진보가치를 말하면서 실제 삶에서 그것을 구현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2030세대를 정치에 참여시킨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이용하려는 부분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또한, 정치의제가 비단 청년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청년을 정치에 참여시키려고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윤석: 저는 3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전형적인 토크니즘의 형태입니다. 보여주기식으로 2030이라는 물리적인 세대를 나눴고, 이것이 계속해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선출 등도 이런 것들에 대한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청년들이 일을 신속하게 한다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정치권에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일 것입니다.

조은총: 앞선, 두 분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저는 좀 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2030을 정치권에서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라, 2030 자체가 정치화된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같은 경우엔 스스로가 정치화돼서 선출된 사람이고, 박성민 비서관 같은 경우에는, 민주당이 현 상황을 이용해서 청년을 정치에 참여시키려고 했던 사례라고 봅니다. 세월호, 촛불시위 때는 진보와 청년들이 연대할 수 있는 비슷한 카테고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 소위 말하는 ‘이대남’들이 돌아서기도 했고 기존의 태극기 부대나 산업화 세대들은 청년들이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능력주의나 공정의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봅니다. 기존의 운동권 정치인들은 Class Politic이라고 하는 계층 기반의 정치를 했지만, 지금 2030 청년들은 Identity Politic이라고 하는 정체성 위주의 정치화 된 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젠더, 환경, 소수자 이슈, 주거 문제 등 다양하게 섹터화 된 정치를 구상하고 있고 이에 따라 진보세력과 접점으로 만나는 지점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보수세력과 접점으로 만나는 지점이 있는 것입니다. 애초에 다른 정치화된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30 청년들은 기존 정치와는 다른 노선을 추구하고 있고, 연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세력이라고 봅니다.

이경택: 앞서 말씀하신 세 분의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저는 정치적인 발언보다도, 현재 대학생으로서, 20대 남자 학생으로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저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선출을 보면서, 젊은 청년들이 많은 꿈을 키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청년을 정치에 참여시키려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앞서서, 여자대통령이 나왔을 때도 많은 여성들이 더 많은 참여를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처럼,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보면서 꿈을 키우게 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우리 사회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공정과 능력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은총: 공정이라는 키워드는 사적인 영역보다 공공의 영역에서 중요했던 것들입니다. 점점 사적이라고 생각했던 영역들이 공공의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기업의 채용과정에서 공정이 강조되는 것을 보면, 청년들이 공정이라는 가치관을 적용하는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생각하는 공정을 단순하게 능력주의에 기반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결과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얼만큼 참여하는 가 그리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나의 목소리와 의견이 대변되는 가가 주요 화두라고 봅니다. 기성 정치권에서는 청년 정책을 몇 개 더 만들어주면 되겠다는 마인드로 접근을 합니다. 공정이라는 문제를 다룰 때, 청년을 얼마나 참여시키고, 그 과정이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고 누구를 참여시켜서 이것들을 함께 만들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것이 청년들이 원하는 공정과 정의의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이경택: ‘공정’과 ‘능력주의’ 라는 두 개의 단어를 보고, 떠오르는 제 생각을 학내정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생회장에 선출되는 과정에서 공정하냐 능력이 있느냐부터 살펴보게 됩니다. 인맥이나, 술 먹기를 잘한다고 해서 학생회장에 당선되었다고 말하는데, 저는 이것 또한 능력의 한 축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학생회에 시간 투자를 하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을 알렸기 때문에 선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익명의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공정과 능력주의라는 키워드가 손상을 입고 있는 현상을 주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효진: 저는 ‘공정’과 ‘능력주의’를 노동의 관점에서 생각해봤습니다. 공정을 보통 기여에 대한 보상 정도로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공정을 사고하는 기저에 보상의 배분 자체가 노력의 결과를 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로 보상은 개인이 투입하지 않은 여러 조건들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여성 할당제 폐지는 합당한 논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의 의회 내 여성 비율이 아시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19%이고, 21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여성할당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지역구에 공천을 준 여성이 10%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할당제가 능력주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그동안 여성이 능력이 없어 정치를 하지 못했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준석 대표의 성차별 정책에 응답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공정과 능력주의가 지금의 불평등한 체계를 정당화해주는 방식으로 작동했다고 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 노력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이 누구인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본인들이 말하는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이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면, 비장애인 남성 전일제 노동자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구의 목소리로, 누구의 얼굴로, 공정과 능력주의라는 단어가 등장하는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최윤석: 공정이라는 단어가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공정이라는 정의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기존 정치인들이 갖고 있던 공정이라는 뜻과 지금의 2030이 생각하는 뜻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공정이라는 의미가 정리가 안되었으면 그것에 대해서 열심히 토론을 하고 합의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것이 능력주의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것 중에 하나가, 자전거를 타다 보면 앞에서 바람이 와서 역풍이 부는 것은 매우 힘들고, 뒤에서 밀어주는 것은 힘들지 않습니다. 그 순간에 본인은 빠르게 가고 있다, 자신의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말하는 공정과 능력주의는 현재 정치권의 모든 화두보다도 위험하다고 보여집니다. 지금의 결과들이 능력의 결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가진 자들은 좀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 능력주의라는 것이 더 커지게 될 것입니다.

이경택: 제가 취업현장에 있는 당사자로서 말씀드리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아버지 세대 때는 취업이 잘됐다고 하지만, 저는 아버지 세대처럼 치열하게 살아봤는가에 대해서 저희 세대들이 돌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한, 노력하지 않으면서 현 상황 탓만 하기도 합니다.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해서든 좋은 곳을 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이 능력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버지 세대 때 살아보지도 않았으면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Q. ‘이대남’이라는 키워드가 부각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효진: 저는 ‘이대남’이라고 대표되는 이들이 누구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공정’과 ‘능력주의’라는 말을 쉽게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를 확대 재생산 해주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질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의 청년들은 동질적인 세대가 아닙니다. 소득, 자산에서도 차이가 나고 젠더이슈 등 청년세대 내에서도 이질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도권 청년과 비수도권 청년의 삶은 완전히 다른데, 어떻게 이들을 한 데 묶어서 청년이라는 동질적인 집단으로 고정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그런데 정치권 및 언론이 설정한 이른바 ‘이대남’들이 분노한다는 이슈가 비정규의 정규직화, 군가산점제 폐지, 페미니즘 정책 등인데, 이것을 통해서 봤을 때, ‘이대남’의 대상이 명확해진다고 봅니다. 비장애인이고, 이성애자고 4년제 대학 나온 전일제 노동자 청년일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청년을 호명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층을 호명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청년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계속 어려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젠더갈등만을 초점으로 삼고, 마치 20대 여성들이 이 수많은 갈등들을 촉발시킨 당사자로서 갑자기 등장하였습니다. 불평등한 구조에 신음하는 청년들의 무력감을 여성을 희생양 삼아서 해결하고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윤석: ‘이대남’ 키워드가 이슈몰이가 되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주목한다고 봅니다. 이대남과 이준석 대표 서로가 도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대남 입장에서는 이준석이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하게 해준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고, 이준석 입장에서도 갈등을 조장해서 한 쪽을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대남’ 이라는 키워드가 금방 없어질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이슈몰이를 할 수 있는 마케팅 섹터로 이용하기 위해 용어를 사용했다고 보고, 앞으로 그 이상 이하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고 봅니다.

조은총: 저는 ‘이대남’이라는 키워드는 앞으로 더 심화되고 부각되는 주의 깊게 봐야 할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현상이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되거나, 프랑스의 르펜같은 극우정치인들이 메인 정치로 뛰어들게 된 포퓰리즘과 파시즘의 전조증상이라고 봅니다. 이전에는 일베라고 하는 소수의 여성혐오하는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이것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조직화 되고 세력화된 것입니다. 이것에 대한 배경으로 저는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IMF 이후로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청년층 전체가 기성정치인이나 사회시스템에 불만을 갖고 있는 세력으로 점점 커졌습니다. 둘째, 남성이 젠더적인 기득권을 상실해가면서 백래시라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성들이 군대에 복무하는 공통된 상황을 갖게 되면서 노동시장에 여성보다 더 늦게 진입하게 되고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군대에서 배우는 가장 큰 가치관인 반공주의는 극우층에서 기반을 두는 이데올로기인데, 그것을 학습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군대를 전역하고,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지면서 이들이 연대하고 뭉쳐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표출하고 싶은 세력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그것이 ‘이대남’ 현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경택: 저는 작은 정치가 항상 학교에서 먼저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버지 세대 때는 학생회라고 하면, 학생운동을 떠올리실 거고 그 다음 세대에는 비리를 많이 저지르고, 정치권과 결탁해서 특정 정당을 응원하는 그런 곳이 학생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현시점에서 자리 잡고 있는 정책을 하는 곳이 바로 대학교 학생회들입니다. 대학교 학생회 모임을 가보면 10명 중 8명은 여성 분들입니다. 그리고 대학교 등록금 반환 시위를 가보면 8~90%가 여성 분들이었습니다. 대학교 학생회들도 정치권의 변화에 따른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권의 표본이 청년 남성이라고 하셨는데, 제가 그 표본으로서 느끼는 바를 말씀드리면, 저는 딱히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계속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것에 분노하고 이슈화시키려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효진: 앞서 표본에 해당하지만, 혜택을 못 받고 있다고 하신 말씀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정치권이 해결을 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표본에도 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20대 남성의 구조에서 오는 불합리함은 충분히 문제적이라고 인지하지만, 정작 20대 여성의 불안함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있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20대 여성의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고, 20대 남성의 분노를 왜 20대 여성에 초점을 맞춰서 풀려고 하는가에 대해서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군대 문제도 사실 국가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인데 왜 이것이 여성할당제, 페미니즘과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이 백래시 현상이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조은총: 아까 드렸던 말씀에서 첨언을 하자면, 파시즘을 연구한 학자 팩스턴은 나치즘이 히틀러 한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히틀러에게 동조해준 시민사회가 협력했기 때문에 파시즘이 탄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치즘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히틀러가 아니라 시민사회가 왜 히틀러를 선출했는 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대남’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트럼프 지지층을 분석한 연구를 살펴보면, 백인 중산층의 정체성이 발현되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기존에 정체성이라는 것은 주류사회에 속하지 못한 흑인, 유색인종, 이민자, 여성 등에만 국한되어서 나도 나만의 정체성이 있다고 펼쳤던 전략 중에 하나였는데, 이것이 백인 중산층들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대남’에 대한 연구결과를 분석해보면, 남성 정체성이 발현되고 있고 남성 스스로를 사회적 소수자로 정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무시하게 되면 포퓰리스트에 의해서 이용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어려움과 불만들을 사전에 이해하고 끌어안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최근, 부동산 가격 거품 등 주거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경택: 작년에 부모님이 내 집마련에 성공하셨습니다. 저는 집을 갖기 어렵다는 것을 몸소 느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몇 년 전부터 청년주택 같은 청약을 많이 들어야한다고 해서 많은 학생들이 들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이 있으면 나중에 잘 지켜져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울권에서 자취하는 친구들이 많이 힘들다고 알고 있습니다. 시대적으로 계속 이어져 오던 청년 주택에 대한 걱정이 없어질 수 있도록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효진: 20~34세 청년들의 월소득대비 월임대료 비율이 20% 가까이 됩니다. 근데 거기서 20대 1인 가구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 비율이 더 높아져서 주거빈곤의 상태에 대부분 놓여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1인 가구에 사는 사람으로서, 사회가 1인 가구에 대해서 너무나 한정적으로 생각하고, 삶에 있어서 필요한 것들에서 비물적인 것들은 다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년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관계입니다. 근데 1인 가구를 보면, 1인 감옥을 짓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계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점차 비혼을 선택하는 여성 청년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데, 혼자 사는 여성들은 정말 혼자만 살고 싶어하는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공유할 커뮤니티나 공동체를 굉장히 필요로 하는데, 사회는 1인 가구를 관계가 단절된 삶으로 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가 생겨나는 기저에는 1인 가구를 언젠가, 나중에, 반드시 꼭 결혼을 할 임시 가구나 혹은 이혼하거나 사별을 한 가구로 상정하기 때문입니다. 가구의 중심을 이성애 커플로 이루어진 정상가족으로 놓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계속 함께 사는 삶을 상상할 수 있는 집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공통주택이나 여성 커뮤니티가 잘 이루어진 지역 사회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 하나는, 여성 청년 주거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안전에 관한 이슈일 것입니다. 여성들에게 있어서 안전의 이슈는 삶의 이슈입니다. 대부분의 삶을 보내는 집에서도 불법 촬영을 걱정해야된다는 것이 굉장히 말이 안되는 상황인데, 이것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내가 당장 먹고 자는 내 집 뿐만이 아니라, 여성들이 다니는 모든 공간이 안전해야 합니다. 이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냈으면 합니다.

최윤석: 저는 내집 마련에 대한 고민을 포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경실련을 4년 째, 다니면서 왕복 4시간 정도를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당장 1년 정도 월급을 모으면 깰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다가 관계성 측면에서도 고향에 머무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현재는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동산 정책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서 나오는 말이 공정인데, 부동산 문제도 룰과 관련된 폐착이 컸던 것 같습니다. 커다란 정책적 변화를 일으키려고 하면 반대세력과 부딪혀야 하는데, 지금 하는 정책들을 보면 반대세력의 힘을 계속 키우고 있다고 봅니다. 세부적인 정책들의 내용들을 떠나서 계속해서 룰을 바꾸는 것 자체를 살펴보면, 첫 번째 룰에 맞췄던 세력들은 룰이 바뀌면서 다시 반대세력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반대세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큰 정책 변화는 이루어지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깊게 생각하고 정교하게 정책을 구상해서 부동산 측면에서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은총: 저는 청년 주거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주거 자체가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고, 이것을 인권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미디어나 정치권에서 주거 이야기를 할 때, 주거를 기본권으로 돌리려는 움직임 보다는 청년들에게 조금 더 저렴하게 공급하면 된다는 식으로 주거를 여전히 상품 취급하는 인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주거 문제를 풀려면 점차적으로 주거를 기본권으로 인식하게 하고 그런 식으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청년 주거에 대한 이슈가 나올 때, 결국은 수도권에 사는 청년들의 주거 이야기를 합니다. 그 이유는 청년들이 서울로 공부를 하러 오고, 서울로 일하러 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좁은 곳에 많은 청년들이 살고 싶으니까 당연히 집값이 올라가고 집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방 균형에 대한 문제인식이 필요하고, 청년 일자리에 대한 인식도 필요할 것입니다. 전반적인 지역 균형 문제라든지, 청년 일자리 문제를 같이 해결해야 청년의 주거 문제와 나아가, 국민의 주거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경택: 제가 첨언을 하자면, 청년들이 자취방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고 제가 쓰던 방도 되게 좁아서 슬리퍼를 신고 설거지했고, 방 면적이 침대 하나만 들어가는 크기였어서 그 침대 안에 있는 옷장에서 옷을 꺼내는 식이었습니다. 비록 그런 삶이었지만, 함께 살았던 룸메이트와는 행복했던 기억만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좌담회를 통해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기본권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평불만 하지 않고, 낙천적으로만 살지 않았나 하고 돌이켜보게 됩니다. 저처럼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아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효진: 청년 주거에 대해서 도시 문제를 언급해주셔서 첨언하자면, 지역을 살펴보면 20대 여성 청년들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가장 낮은 인구집단입니다. 그런 현실들을 봤을 때, 20대 여성들이 왜 지역을 떠나느냐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지역에서 여성 정책을 한다고 했을 때, 말은 여성친화도시라고 하면서 하는 것이 여성벽화 그리기 같은 것을 합니다. 이런 지역에서 과연 여성들이 살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삶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같이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시 문제를 이야기할 때, 지역으로 이주하면 보조금을 주는 정책들을 하는데 사실 이것은 지역균형이 아니라, 지역끼리 싸우는 정책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개발을 멈추고 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것인데, 우리 도시만 잘 살면 된다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Q. 오늘 좌담회의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효진: 제가 활동하고 있는 분야가 정치이다 보니, 논의나 고민들이 나올 때 이것을 어떻게 바꿔야할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 논의 지점을 실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 늘 생각하게 되고, 그것이 내 눈앞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동안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제 자신의 삶의 언어들을 정리해볼 시간이 많이 없었습니다. 이번 좌담회를 준비하면서, 언어들을 정리해보고 내가 무의식적으로 스쳐 지나갔던 고민들을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고민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의 고민도 경청하면서, 이것들을 정치에서 어떻게 풀어갈지가 저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경택: 이번 좌담회에 참석해서,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과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자리였습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언론에서 하는 말들을 보면, 특정 정치세력으로 프레임을 씌워서 말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정치색을 가지고 바라보기보단, 중립적 위치에서 저만의 올바른 시각을 가진 국민으로 살 생각입니다.

조은총: 저는 두 가지 이야기를 드리면서 끝내려고 합니다. 제가 최근에 연구를 진행하면서, 청년 시민단체를 하시는 대표 몇 분을 만났습니다. 그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기존 정당에서 그 분들을 불러서 다녀오면 화가 난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이미 다 구색을 맞춰놓고, 청년을 끼워넣는 식의 행사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가 처음에 정치권에서 2030을 정치에 참여시키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 데, 이렇게 청년을 끼워넣는 식의 방식은 청년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청년들을 끌어안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지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는 제가 좌담회를 하면서, 남의 일처럼 이야기를 했는 데 사실 이것이 저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당장 주거를 시작해서 공정과 능력주의 모두 제가 살고 있는 삶의 이야기입니다. 청년들이 왜 정치화 되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답답하니까 뭉친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사회가 청년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윤석: 지금 현 사회를 보면, 내 언어가 멀리 사는 누구에게 쉽게 닿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상태입니다. 그 힘에 대해 인지하고 책임을 가졌으면 좋겠고, 인터넷상에서는 공격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다른 곳에서는 표출하지 못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고 봅니다. 서로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끼리 연대해서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청년들이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 이런 자리가 많이 생겨서 충분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꼽은 현 한국 사회에 필요한 키워드에는 ‘인정’, ‘연대’와 ‘변화’, ‘돌봄’, ‘멈춰’ 가 있었습니다. ‘인정’ 키워드에서는 전반적으로 예민해져 있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가 서로를 인정할 수 있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연대’와 ‘변화’ 키워드에서는 청년들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자리가 늘어나고, 서로의 생각이 합쳐진 접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돌봄’ 키워드에서는 청년들이 자신을 돌보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함께, 관계성에 기반한 돌봄을 사회 문화 전반으로 확장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끝으로, ‘멈춰’ 키워드에서는 도가 지나친 악플과 비난보다는 포용력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청년들이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자유롭게 한국사회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실련은 작금의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며, 함께 연대해나갈 것입니다. 아름다운 청춘의 시기가 가장 빛날 수 있도록, 경실련이 함께 하겠습니다.

수, 2021/07/2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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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우리들이야기(3)][활동가가 주목하는 이슈]

가로막힌 민주화, 기로에 선 미얀마

 

최윤석 기획연대국 간사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대지, 위를 뒤덮은 낮은 풀과 쇠한 나무들, 그 사이 전설처럼 서 있던 수많은 파고다. 오후 내 은근한 낯으로 활강하던 해가 마침내 지평선에 접하면, 석양을 정면으로 마주한 파고다들은 일제히 발갛게 혈기를 내비치며 되살아난다. 매일 하루만큼의 전설이 만들어지는 순간. 사람들은 하나둘씩 황홀경에 압도되어갔다. 복작대던 이야기 소리도 시나브로 잠잠해지고, 대기 중인 늙은 말들의 발굽 소리만이 사방을 채울 때쯤, 나는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가 있었다.

매일 보면서도 늘 새로운 것이 해 질 녘의 풍경이지만, 2014년 12월 바간1)의 한 이름 없는 파고다 위에서 마주했던 그 풍경은 유독 특별하다. 시선에 비친 장엄한 풍경도 풍경이지만, 미얀마라는 나라가 주는 분위기에 흠뻑 취해 있었기 때문이리라. ‘황금의 땅’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미얀마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매력을 지닌 나라다. 그랬기에 지금껏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이상향으로 기억 속에 보존되어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런 미얀마로부터 요사이 하루가 멀다 하고 끔찍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쿠데타가 발발한 지 달 수로 벌써 여섯 달째. 다른 경우였으면 반갑기 짝이 없었을 국명과 함께 ‘희생’, ‘고통’, ‘탄압’과 같은 단어가 뒤섞인 기사를 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미얀마인들이 겪고 있는 비극은 어디서 온 것이며, 그 끝이 어디일지 궁금해졌다. 몇 년간 황금빛 희망에 부풀어 있던 미얀마, 그러나 빛에 가려져 있던 수심은 생각보다 더 깊었다.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하는 군부

지난 2월 1일,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이 쿠데타를 공식 선언했다.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에 부정이 있었다는 이유였다. 군부는 1년 후 재선거를 주장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구금하고 의회를 해산시켰다.

이튿날 이에 대한 시위가 최대도시 양곤에서부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쿠데타에 반발한 시민들은 평화주의를 고수하며 시위를 전개해나갔다. 그러나 군경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인해 사상자가 속출하자 이들의 움직임은 점차 조직적·물리적인 형태로 진화해나갔다.

한편 총선에서 당선되었으나 의회 해산 조치로 강제로 직을 박탈당한 민주주의민족동맹 등 민주진영 소속 의원들 또한 군부 정권의 정당성을 부정하며 4월 1일 임시정부 형태의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세운 정부가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미얀마의 복잡한 국내 갈등 구조

이처럼 현재 미얀마 내의 대치 상황은 군부에 대한 반군부진영의 투쟁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그런데 반군부진영은 다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중심으로 한 민주진영, 독자적인 힘을 보유하고 있던 소수민족 세력으로 나뉜다. 이들은 현재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논리로 느슨한 연대를 유지하며 군부에 대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미얀마인들이 겪고 있는 현재의 비극은 식민지 시절부터 내려오는 이들 간의 반목과 갈등의 역사 위에 자리하고 있다.

우선 민주진영과 군부 간에는 민주화에 대한 군의 권력 유지가 주요 갈등 요소이다. 민주진영은 아래로부터의 민주화 열망을 점차 국정에 반영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군부는 헌법상의 독립적인 지위2) 및 개헌저지선인 25%의 의회 고정 의석을 바탕으로 세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소수민족 세력들은 민족 갈등의 구도 속에서 군부에는 폭력적인 탄압에 맞서 왔으며, 버마족 중심 정부에는 차별적 정책 등에 반감을 갖고 자치권 확보를 위한 투쟁을 이어왔다. 이들 소수민족들은 독자적인 군과 유사 정부조직을 갖고 있으며, 군부에 대항해 민주진영과 연대하는 과정에서도 꾸준히 연방제를 주장하고 있다.

미얀마인들이 직면한 혹독한 현실

선량한 미얀마인들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민주화 운동이 성공하여 군부를 권좌에서 몰아내고 민주정부를 수립하는 한편 민족 간 평화를 되찾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군부는 결코 민주주의나 평화와 같은 이상적 명분에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불리한 총선 결과에 위기를 느끼고 무력으로 정권을 찬탈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고 반군부진영이 실력으로 군부를 억누르는 상황도 기대하기 힘들다. 반군부진영이 기대고 있는 소수민족의 군사력은 군부가 통솔하는 정규군을 겨우 방어하기도 벅찬 수준이다.

주변국도 별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다. 미얀마와 국경을 마주하며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ASEAN 국가들은 오랫동안 암묵적으로 지켜온 불간섭 원칙을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군부 쿠데타를 막후에서 지원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설사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수민족 정책 및 경제적인 측면에서 유사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군부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는 더더욱 주변국들의 개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결국 반군부진영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작년 총선에서 민주진영에 압도적 승리를 가져다준 국민의 절대적 지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조직적 저항일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선거 이후에는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 군부가 재선거를 실시하는 데 성공한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그들은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여 더 큰 힘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가며

다시 볼 수 있을까. 타나카3) 를 바른 여인들의 수줍은 미소와 맨발로 마차 뒤를 따라오던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 꽁야4)를 씹으며 이를 환하게 드러내던 청년들의 웃음을.

5,500만 미얀마인들의 안타까움에 공감하는 세계인들이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말처럼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군부에 보내는 일’일 것이다. 그러한 메시지는 군부가 더 나쁜 쪽으로 향하지 않도록 만들 저지선이자 끝이 보이지 않는 힘겨운 싸움에 목숨을 걸고 임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하는 지지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이 순간에도 수많은 미얀마인들이 다양한 채널에서 세계를 향해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하루빨리 그들의 얼굴에서 다시 황금빛 미소를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1) 미얀마 중북부에 위치한 고대도시. 앙코르 와트(캄보디아), 보로부두르(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상좌부 불교 3대 성지 중 한 곳. 역사지구인 ‘올드 바간’ 지구에 약 2,200여 개의 파고다가 보존되어 있다.
2) 미얀마는 국가수반이 아닌 군의 총사령관이 군 통수권을 갖는다
3) 미얀마 여성들이 피부 보호와 미용을 위해 바르는 황토 성분의 천연 자외선 차단제
4) 미얀마 노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씹는 형태의 기호품

목, 2021/07/29-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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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우리들이야기(4)][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

코로나19 확산과 서점, 그리고 여행

 

조진석 나와우리+책방이음 대표

거리두기 4단계가 발령되고 나서 일주일째 재택근무 중입니다. 우선 연일 1000명이 넘는 확진 환자가 나오는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미 친족 중에 확진자가 나왔기에 더욱 주의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또 대면 영업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위험 정도를 낮추기 위해서입니다. 작년 혜화동 매장을 정리한 뒤 옮긴 서촌 공간에는 대체로 예약한 손님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번 주 특별한 예약이 없습니다. 그래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주문은 온라인으로 받아 처리하고, 업무는 단톡방에서 논의하고 회의는 디지털플랫폼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특별한 어려움 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며칠 만에 찾을 것이 있어 외출 나온 김에, 지금 상황에서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곳은 어떤가 싶어서 몇 곳을 들러보았습니다. 역시나 평소보다 현저히 방문객이 줄었거나 어떤 곳은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문을 열 수밖에 없는 책방지기는 너나없이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임대료와 공과금과 인건비를 낼 매달 수입이 필요한 책방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면 소득 역시 없습니다. 물론, 공공기관과 기업에 도서 납품 위주로 운영하는 곳은 이런 상황에서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동네책방은 손님 개개인이 들러서 책을 매만져보고 구입하는 형태로 대부분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방지기의 심정은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가뭄을 맞아서 하늘만 쳐다보는 농사꾼의 마음과 진배없습니다. 어서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기를, 사람들이 찾아와서 꼭 책 사 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 곳이 한두 곳이 아닐 텐데, 정부의 대처는 미온적이기 이를 데 없습니다. 관심도 의지도 전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2년째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하고, 최고 수위인 거리두기 4단계가 발령되고 있는데, 책방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현장 실사조차 한 번 없었습니다. 조사의 의지조차 없는 정부하에서 현장에 필요하고 긴요한 정책이 무엇이며 당장의 지원은 무엇이며 제도적 보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책의 순서를 어떤 과정으로 밟아야 하는지 도대체 방안이라고 나온 것이 없습니다. 책방만이 그렇겠습니까. 대개의 자영업이 이런 상황에서 개인적인 노력으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고, 홀로 사생결단을 강요받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것이 무정부 상황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개개인의 삶도 팍팍하기는 매한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실업이 다반사인 상황이고 일자리를 지켜내고 하루의 일상을 버텨나가는 것조차 힘든 현실에서 어떻게 주변의 어려움을 살피고 자영업자의 생활을, 책방지기의 살림을 나서서 챙길 수 있겠습니까. 이런 현실을 타개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나만이 아니라 이웃의 사는 모습과 세상을 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알게 되면 당장 곤경에 처한 것이 나 혼자만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고 이들에 관한 관심과 함께 무엇인가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고 실천할 어떠한 방법이 있다면 이를 시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매일 발행하는 신문 읽기를 하면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문을 매일 구해서 읽는 것부터 현재 쉽지 않고 정치·경제·사회·생활·세계·칼럼까지 매일 읽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신문 읽기는 차후로 미루고 매일 아침 시사주간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을 10명 남짓의 사람과 함께 읽고 있습니다. 을 선택한 이유는 시민들의 삶을 참 꼼꼼히 살펴서 보도하는 잡지이자, 2021년 상반기 시민독서프로그램 ‘읽는당신 x 동네책방’을 책방이음을 포함해서 28개 동네책방, 327명의 독자와 함께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잡지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고 신뢰가 높아서 3개월짜리 프로그램으로 주 5회 매일 아침 9시 이전에, 한 번씩 인증하는 독자클럽을 7월 12일부터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8시 즈음이 되면 각자 그날 읽은 기사와 의견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누구는 델타변이바이러스 관련 기사를 올리고, 다른 이는 퀴어퍼레이드를 쓰고, 어떤 사람은 미중관계를 읽고서 글을 쓰지만, 타인의 관심과 의견을 단톡방에서 공유하면서 서로 배우고 있습니다. 간혹 토론이 벌어지곤 합니다. 이 또한 배우는 과정의 일환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 아래 문장을 마음에 새기면서 독자클럽 같은 북클럽을 연속해서 열고 있습니다. “(지금)기본적인 지식을 기초로 한 올바른 좌표축이 필요합니다(…) (또) 필요한 것은 오타쿠적 정보가 아니라, 나날이 등장하는 새로운 용어가 아니라(…) 종합하는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재는 어떤 시대이고 자신들은 어떤 곳에 서 있으며, 여기에서 어떤 생존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가, 탐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 글은 2012년 3월, 후쿠시마원전사고 1주년 즈음 신문사인 아사히신문사(朝日新聞社)와 출판사 슈에이샤(集英社)가 창설하고 각 분야의 제1인자가 연속으로 강의하는 의 강의록에서 만난 문장입니다. 골간이 되는 지식과 이를 아울러서 종합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대학, 본연의 목적이라고 웅변하는 문장으로 읽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사는 시대, 대학이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현재의 대학이 하지 않고, 못 하고 있다면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일본에서 신문사와 출판사가 대학을 만들었듯이.

많은 사람이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 이어져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즈음 마치 떠나지 못하는 마음을 알아서인지, 국내외 서점으로 떠난 여행을 펴낸 책이 하나둘씩 나왔습니다. “아이 둘을 낳고 결혼 생활에 지쳐 있었고 맘먹은 대로 살아지지 않는 인생살이가 지겹고 따분했다. 가슴속에 울화가 차오르던 시절, 때마침 베이징 미세먼지까지 연일 최악을 갱신하던 터라 베이징 아닌 곳이라면 어디라도 행복할 것 같았다. (…) 그즈음 알게 된 곳이 바로 알래스카. 베이징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호시노 미치오의 『영원의 시간을 여행하다』를 만나고부터 나는 알래스카를 사랑하게 되었다. (…) 스무 살 호시노는 도쿄의 어느 헌책방에서 『알래스카』라는 영문 사진집을 우연히 만났고, 시슈머레프라는 작은 마을의 항공사진에 마음이 출렁였다. 그가 인생의 ‘빛’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북극해에 있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마을을 보면서 ‘세계의 끝에도 인류가 살고 있는 이유가 몹시 궁금해진’ 호시노는 그 마을 촌장에게 편지를 썼다.” 이렇게 시작한 호시노의 알래스카 여행은 불의의 사고로 죽을 때까지 이어졌고, 이 글을 쓴 의 작가 박현숙에게 빛을 선사했다. 중국의 서점 기행을 엮은 책으로 떠나는 여행이, 우리 모두의 오늘에 빛을 선사할지도 모르지 않는가. 또 지금 외국 여행을 나갈 수 없으니, 여름휴가로 국내 서점 여행은 어떨까요.


[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은 책방이음의 조진석 대표가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책방이음은 시민단체 나와우리에서 비영리 공익 목적으로 운영하는 서점입니다.

목, 2021/07/2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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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우리들이야기(5)][같이 연뮤 볼래요?]

뮤지컬 <팬텀>
그대는 나의 음악이자 빛, 그대는 나의 인생

 

효겸

아홉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 [같이 연뮤볼래요?]의 효겸입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첫 번째 이야기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편1) 말미에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른 뮤지컬인 <팬텀>에 대해서 언급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 서울 공연을 성료하고 지방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스통 르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작품의 개괄적인 내용은 유사하지만, 필자는 두 작품이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뮤지컬 <팬텀>은 <오페라의 유령>과 달리 팬텀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에릭이라는 한 인간으로서의 팬텀에 집중합니다.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팬텀이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지만, <팬텀>에서는 에릭이 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오페라 극장 지하에 살 수밖에 없었는지, 그에게는 부모가 있었는지, 끝없는 어둠 속 그의 외로움의 깊이는 얼마였는지 감히 가늠하게 하고.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보다는 조금 더 어릴 듯한, 조금 더 유약한 에릭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화려한 무대 위 천장에 걸려 있는 샹들리에에 불이 켜지고 웅장한 서곡과 함께 1막이 시작되는데요. 에릭은 무대 옆 기둥 높은 곳에서 첫 넘버인 ‘서곡-비극적인 이야기’를 부르며 관객들을 자신의 이야기로 인도합니다. 막이 올라가고 크리스틴이 오페라 극장 앞 광장에서 악보를 팔며 등장합니다. 크리스틴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매료된 샹동 백작이 극장에 노래 레슨을 얘기해 둘 테니 찾아가 보라고 말을 전하고 떠납니다. 한편 오페라 극장에서는 새로운 극장 감독이 들이닥치고 기존 극장 감독인 카리에르는 해고당하고 마는데요. 카리에르는 극장을 관리하는 감독이자 에릭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윽고, 팬텀이 어둠 속에서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는 다르게 <팬텀>에서는 하얀 반가면 이외에도 에릭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가면들이 있습니다. 극 중에서 에릭의 감정이 변화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가면을 바꿔 쓰면서 극의 긴장감을 한껏 끌어 올립니다. 특히, 눈물이 그려진 반가면과 태양 가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 시즌까지는 반가면이 아니라, 얼굴을 전부 가리는 가면을 썼었는데요. 필자는 반가면을 통해 에릭의 감정을 좀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뮤지컬 <팬텀>의 무대장치는 <오페라의 유령>만큼이나 인상적입니다. 특히 1막의 마지막, 화약을 활용해 불꽃을 터뜨리며 곤두박질치는 대형 샹들리에는 그 존재감이 압도적인데요. 이 밖에도 극 내내 무대 뒤쪽 스크린 영상을 활용해 극적인 효과를 부여합니다. 에릭이 ‘이렇게 그대 그의 품에’ 넘버를 부를 때는 스크린에 나타난 광장의 공간감 덕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울부짖는 처절함이 배가되고, 2막 처음 크리스틴을 배에 태우고 극장 지하 본인의 거처로 이동할 때는 스크린에 깊은 지하 기둥들이 드러나면서 지하 호수 깊은 곳까지 숨죽이며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필자가 뮤지컬 <팬텀>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은 크리스틴과 에릭이 처음 조우하는 부분입니다. 그토록 고대했던 오페라 극장에서 일하게 된 크리스틴은 진심으로 행복해하며, ‘내 고향’이라는 넘버를 부릅니다. ‘바로 그 순간 이곳(오페라 극장)은 내 고향’이라는 가사가 인상 깊은 넘버인데요. 에릭 역시 이 넘버를 부르며, 그토록 저주했던 이 오페라 극장에서 본인이 갈구하던 완벽한 목소리를 가진 크리스틴을 만난 이 순간을 통해 여기가 바로 자신의 고향이라는 것을 온 마음으로 깨닫게 됩니다. 에릭은 크리스틴에게 천사의 목소리라 찬사하며, 본인을 드러내지 않는 조건으로 노래 레슨을 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에릭이 무대를 떠난 후 크리스틴이 홀로 남아 마지막으로 부르는 ‘바로 그 순간 이곳은 내 고향’이라는 구절을 다시 들었을 때 필자도 마치 그 순간이 제 마음속 고향 같아서 사실 눈물이 조금 났었습니다.

이후 크리스틴은 에릭의 레슨을 받으며 차근차근 목소리를 훈련해 갑니다. 레슨 마지막 날 에릭과 크리스틴은 ‘넌 나의 음악’이라는 넘버를 함께 부르는데, 이 넘버는 ‘오 너는 음악 고귀한 음악, 넌 나의 환한 빛, 오 너는 음악 강렬한 음악, 그대는 내 인생’이라는 가사로 크리스틴과 에릭의 시선이 교차되고 맞닿는 순간들을 보여주며 그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이 서로에게 빠져들고 있음을, 그 사랑의 씨앗을 조심스레 깨닫는 장면입니다. 에릭은 본인의 어두운 삶에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온 크리스틴을 본인의 구원이라 믿습니다. 크리스틴 역시 에릭에 대한 올곧은 사랑을 가지고 있고, 이를 표현하지만 에릭은 미처 이 사랑을 깨닫기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2막 초반에는 에릭이 어떻게 흉측한 얼굴을 가지고 태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에릭의 부모님인 벨라도바와 카리에르(앞에서 보신 그분이 맞습니다)의 이야기를 발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사 한마디 없이 무용수들의 몸동작과 표정으로만 표현되지만, 그 감정은 폭발적입니다. 유부남이었던 카리에르의 아이를 가진 벨라도바는 독약을 마시고 오페라 극장 지하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러한 어둠 속에서도 에릭은 벨라도바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자라납니다. 하지만 벨라도바가 사망하고 우연히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 어린 에릭의 슬픈 울음소리가 극장의 벽을 타고 올라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고 그렇게 에릭은 팬텀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에릭은 크리스틴과 잠시 떠난 피크닉에서 어린 시절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내 몸은 어둠으로 덮여도 영혼만은 빛처럼 밝았지’라는 ‘나의 빛, 어머니’ 넘버로 고백하고, 크리스틴은 이를 온 마음으로 공감하며 자신의 사랑을 ‘내 사랑’이라는 넘버를 통해 절절히 표현합니다. 그리고 크리스틴은 에릭에게 얼굴을 보여 달라고 청하는데요. ‘알아볼게요 당신 음악처럼’이라는 가사처럼 크리스틴은 본인의 진실한 사랑을 표현하지만, 막상 에릭이 가면을 벗었을 때는 너무 놀란 마음에 자리를 피하게 됩니다. 이에 에릭은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크리스틴에 대한 사랑에 어쩔 줄 몰라하며 ‘저주해, 너를 사랑해, 널 저주해 크리스틴!’ 울부짖습니다. 결국, 그녀를 찾아 극장으로 다시 올라온 에릭은 총을 맞고 마는데요. 크리스틴은 그 마지막 순간에 다시 에릭의 가면을 벗기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환한 웃음으로 ‘넌 나의 환한 빛, 오 너는 음악, 꿈 같은 음악, 그대는 내 인생’ 노래를 부르며 다시 한번 그녀의 사랑을 고백하고 에릭은 이를 마지막으로 눈을 감습니다. 아마도 에릭은 눈을 감는 그 순간에 자신을 사랑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크리스틴에게서 보았을 것 같죠. 그것이야말로 크리스틴이 그 순간 에릭에게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사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크리스틴뿐만 아니라, 회한에 찬 카리에르도 눈물로 에릭을 보냅니다. 그 마지막 울음이 막이 내려가고 나서도 귀에서 잊히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필자는 에릭이 죽고 나서 과연 크리스틴과 카리에르는 어떻게 견뎌냈을지, 에릭이 살아 있었더라면 어떠한 결말을 볼 수 있었을지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뮤지컬 <팬텀> 커튼콜 마지막에서는 에릭과 크리스틴을 연기한 배우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무대 뒤쪽으로 걸어가고 에릭이 품속에서 장미꽃을 꺼내 크리스틴에게 건넵니다. 크리스틴은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그 꽃을 받아 드는데요. 그게 에릭이 살아 있었더라면 관객들이 볼 수 있을 최고의 엔딩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뮤지컬 <팬텀>은 뮤지컬뿐만 아니라 발레, 정통 오페라 등 다양한 무대 예술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뮤지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즌 때는 코로나가 완화되어 여러분들이 이 작품을 꼭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 추신, 반복되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다들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기원합니다. 항상 부족한 소개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월간경실련 2020년 1,2월호, http://ccej.or.kr/58849


[같이 연뮤 볼래요]에서는 같이 이야기하고픈 연극과 뮤지컬을 소개해드립니다.
필자인 효겸님은 11년차 직장인이자, 연극과 뮤지컬를 사랑하는 12년차 연뮤덕입니다.

목, 2021/07/2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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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의 역할 -세계 10대 국가로서의 한국의 위상 제고 -세계 시민, 인권, 자유에 대해 목소리 높여야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미국과 보조 맞춰야 브루클린 연구소가 발행하는 브루클린 인스티튜트 프레스는 지난 21일자 ‘카불 공수에서 UN에서 방탄소년단까지: 한국의 중간 권력 역할’(From the Kabul airlift to BTS at the UN: South Korea’s middle power role)이라는 기사를 통해 개편되는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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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1/09/23-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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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안내]

경실련 전임 고계현 사무총장 별세

빈소 : 서울성모장례식장 12호실
발인 : 2021년 8월 28일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전임 고계현 사무총장께서 별세하여 알려드립니다.

 

고인은 경실련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해 시민입법국장, 정책실장을 거쳐 10대, 11대 사무총장으로 역임(2011.1.1.~2016.12.31.)했습니다. 현재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었습니다.

 

고인은 30년간 시민운동에 몸담으면서 경제정의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권력 감시와 정책제언, 시민참여 확대 등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았습니다. 특히, 부패 척결과 공명선거, 의정 감시와 국회 개혁, 지방자치 확대, 정보공개운동, 금융개혁, 사회복지 확대, 예산감시 및 조세개혁, 서민주거와 민생안전, 소비자주권 등에 앞장서서 시민운동을 개척하고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했습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장례식장이며, 8월 28일(토) 발인 예정입니다. 우리 사회의 경제정의와 사회정의를 위해 헌신하신 고계현 전임 사무총장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경실련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공동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붙임. 고계현 전임 사무총장 주요약력 등 부고안내는 아래 보도자료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210826_보도자료_故 고계현 전 사무총장 부고안내

부고장

문의: 장례위원회 02-3673-2300 / 010-8782-0720

금, 2021/08/27-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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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는 개혁입법 처리로 마지막 소임 다하라!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5대 분야 18개 개혁입법과제 발표

 

1.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문을 연다. 20대 국회가 촛불 민심의 뜻을 받아, 개혁 입법을 힘 있게 추진하고 민생법안을 처리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동안 20대 국회가 보여준 모습은 개혁법안을 둘러싼 여야 간의 극한 대립, 공전과 파행이었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와 공수처 설치법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면 과정에서 드러난 극한 갈등과 대립은 국민에게 정치 불신과 혐오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9월 26일부터 12월 10일까지 제20대 마지막 정기국회 일정이 본격화된다. 그간 정쟁을 일삼았던 20대 국회는 지금이라도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추진해 마지막 소임을 다해야 한다.

2. 이에 경실련은 를 발표한다. 먼저, 제20대 국회는 정치개혁과 반부패를 위한 입법과제를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 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② 고위공직자의 부패범죄를 전담하여 수사하고 기소하는 공수처 설치법 ③ 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소명을 의무화하고, 재산심사를 강화하는 공직자윤리법 ④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위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입법화해야 한다.

3. 황제경영 방지, 경제력 집중 완화 등 재벌개혁을 위한 입법과제도 더는 미룰 수 없다. ⑤ 감사위원 분리선출·집중투표제 도입·전자투표제 의무화·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⑥ 출자구조 제한·전속고발권 전면폐지·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 ⑦ 재벌들의 보유 부동산에 대한 상세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도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4. 부동산건설 개혁과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입법도 제20대 국회의 몫이다. ⑧ 분양가 상한제 부활 및 투명한 분양원가 공개를 내용으로 하는 『주택법』 개정, ⑨ 전월세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⑩ 직접시공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⑪ 재개발․재건축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

5. 시민권익과 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입법도 이뤄져야 한다. ⑫ 집단피해 예방과 피해구제를 위한 『집단소송법』 개정 ⑬ 비급여 진료내역 제출 의무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 ⑭ 공공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국립공공의료 의과대학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

6. 또한, 남북교류협력 기반 조성을 위해 ⑮ 교류협력 기반 조성 내용을 담고 있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며, 실질적 자치분권 확대를 위해 지방의회의 입법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방자치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고,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돈을 쓸 수 있는 재정 분권 내용이 담긴 『지방세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한편, 시·군·구의 기초단위 중심의 자치 경찰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 개정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7. 한편, 재벌의 경영권 세습에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큰 차등의결권 도입을 위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동의 없이 금융기관과 기업의 이익을 위해 민감한 개인 신용정보를 수집해 이용하려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반드시 국회에서 폐기되어야 한다.

8. 20대 국회는 얼마 남지 않았고, 처리하지 못하는 민생 개혁 입법과제는 폐기될 수밖에 없다.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공방과 당리당략에 몰두할 게 아니라, 민생을 위해 노력할 때이다. 20대 국회가 마지막 소임을 다하려면, 대결의 정치를 그만두고 상생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경실련은 다시 한번 20대 국회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개혁입법 처리로 마지막 소임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

※ 붙임. 5대 분야 18개 개혁 입법과제 요약
※ 별첨.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개혁 입법과제

 

 

첨부파일 :  개혁입법 과제 보도자료

문의: 정책실 (02-3673-2142)

수, 2019/09/2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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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및 공수처 설치 지지 광고 모금, 8시간만에 목표액 만불 돌파 – 재외동포들, 이번 주말 촛불집회 힘실어줄 검찰 개혁지지 광고 예정 – 미씨 유에스에이 주부들이 시작 편집부 미국에 거주하는 평범한 주부들과 재외동포들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9월 22일(미국시각) 미주 한인주부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미씨유에스에이(MissyUSA)’에 ‘우리 서울 한복판에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광고라도 낼까요?’라는 제안글이 올라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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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09/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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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yUSA와 해외동포, 검찰개혁 위해 모든 역량 동원할 것 -검찰개혁 응원 릴레이 인증샷 이어져 -검찰개혁 촛불 집회에도 참여 편집부 미주 한인여성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MissyUSA 검찰개혁 응원 광고 모금에 이어 온라인 릴레이 인증샷 줄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미주 50개주 동시 집회를 기억한다면 미주 여성 포털 사이트 MissyUSA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박근혜 정권 비판 광고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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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9/09/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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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들, 검찰개혁 촛불 집회 응원 동영상 제작 – 사이버 인증샷 또는 주말 촛불 집회도 계획 중 – 자동차 번호판, 면허증을 이용한 사진에서부터 기발한 피켓구호까지 편집부 검찰개혁 및 공수처 설치 지지 광고모금을 8시간만에 돌파한 재외동포들이 미씨유에스에이 게시판을 들썩이고 있다. 국정농단, 사법농단, 세월호참사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안하고, 사상 최대의 검사인원을 투입해 조국장관 가족에 대해 먼지털이식 과잉수사를 하는 검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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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9/09/2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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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경찰 피해사례, 정부의 정보경찰 개혁 평가
시민사회 토론회 개최

– 인권·시민단체들, <정보경찰폐지넷> 발족 –
– <정보경찰폐지넷> 정보국 해체, 정보경찰 폐지 촉구 –
– 2019년 9월 30일 (월) 오후 2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 –

1. 오늘(9/30)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정보경찰,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이하 정보경찰폐지넷)를 발족하고 정보경찰 폐지를 위해 활동해 나갈 것을 밝혔다. 정보경찰폐지넷은 ▶정보경찰이 저지른 불법행위 ▶경찰의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법과 제도의 근거부족 ▶정보경찰의 인권침해 및 정보왜곡 등을 상세히 지적하고 한 목소리로 정보경찰 폐지를 촉구했다.

2.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오민애 변호사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정치개입 사건을 토대로 정보경찰의 20대 총선개입 등 선거개입과 공무원으로서 지켜야할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등 범죄사실들을 상세히 알리며 정보경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경찰개혁위원회 산하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 내용을 토대로 정보경찰이 저지른 인권침해사건을 재조명했다. 특히 고 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사건,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 사건에서 정보경찰이 저지른 민간인 사찰, 부당한 회유와 사건 개입 등 불법행위를 상세히 밝히고, 정보경찰의 업무 범위 개선 뿐만 아니라 자의적 정보수집을 막기위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이호영 박사는 현 정부가 정보경찰을 유지하려 한다는 점을 비판하고, 정보경찰을 폐지 이후 대안을 제시하며 정보경찰을 폐지해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며 정보경찰폐지넷이 주장하는 세부 정책을 설명했다.

3. 정보경찰폐지넷은 오늘 발표한 발족선언문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경찰의 광범위한 정보활동은 즉각 중단·폐지되어야 함을 다시 강조하고 경찰의 정보수집 활동의 구체적인 법률적 근거도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보경찰폐지넷은 정보경찰의 폐해에 공감하는 시민들과 연대해 국회와 정부에 정보경찰의 폐지를 촉구하는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끝

▣ 붙임 :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발족선언문 1부.
▣ 별첨 : <정보경찰,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토론회 자료집


▣ 붙임: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발족선언문

사찰과 탄압 일삼은 정보경찰 폐지가 경찰개혁이다
오래된 인권침해, 정보국을 해체하고 정보경찰 폐지하라

촛불을 든 시민들은 헌정을 유린한 부패 세력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킨지 2년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적폐청산을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로 선언한 바 있다. 특히 경찰, 검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을 남용해온 기관들의 개혁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그중에서도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개혁에 따라 자칫 과도한 권력을 가지게 될 경찰의 권한 분산과 조직개편은 더욱 중요하다. 경찰이 스스로 구성한 경찰개혁위원회를 통해 경찰에 대한 많은 개혁과제가 제출되었고, 일부는 이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권력과 가장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한 정보경찰 폐지 없이는 ‘경찰개혁’이 제대로 되었다고 할 수 없다.

과거 정보경찰은 정권과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사찰하고, 집회를 탄압하며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일을 서슴지 않아왔다. 정권의 요구에 맞춰 정책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정권이 부담스러워하는 일에 대응책을 내놓거나, 댓글로 여론을 조작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 정권을 위해서 불법적인 정치개입과 선거 대응을 위한 정보수집을 해왔다. 청와대의 지시로 경찰청의 수장이 전국의 정보경찰을 동원해 벌인 범죄행위임에도. 더욱 심각한 점은 이런 정보경찰의 활동들이 오랜 관행으로 치부하거나, 경찰의 정상적인 업무로 여겨왔다는 것이다.

정보경찰의 문제와 경찰의 민간인 사찰은 백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경찰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사찰을 벌였고, 독재와 권위주의 정권은 권력유지를 위해 경찰을 동원했다. 우리는 역사적 경험으로 정보경찰이 얼마나 뿌리가 깊은지, 그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다. 다만 그동안 정보경찰의 밀행성과 비밀주의로 인해 그 실상이 낱낱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정보경찰의 민낯이 드러난 만큼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폐단은 법・제도적 개혁을 통해 없애야 한다. 제도적 개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정보경찰은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

정부와 경찰은 일부 처벌조항 신설로 정치개입이 없어질 것이라며, 정보기능을 분리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청와대 등의 요구가 있다며 정책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범죄정보와 무관한 민간인 첩보나 정책정보 수집 기능을 유지하면 정보경찰은 하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경찰은 지금껏 정보경찰의 정치개입 범죄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을 한 적이 없다. 두 전직 경찰청장이 정치개입으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경찰은 그동안 정보경찰이 비밀리에 무엇을 해왔는지 스스로 밝힌 바가 없다. 오히려 경찰개혁위원회가 활동을 하던 2018년 경찰청 정보국 내 PC에 저장된 문서 파일을 대거 삭제했다. 증거인멸에 해당하는 범죄를 추가로 저지른 것이다.

개혁은 말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반성과 성찰이 없는 경찰이 스스로 개혁하리라는 믿을 수 없다. 권한을 내놓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경찰의 권한을 줄이려면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비판과 개입이 필요하다. 국정농단을 일삼은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민주사회에 대한 열망과 행동 때문이었다. 촛불 이후의 시대는 과거와는 다른 세상이 되어야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에 바탕을 둔 사회의 시작은 공안기구의 개혁으로부터 이루어진다.

우리 시민사회는 권력과 결탁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해온 정보경찰의 역사를 끊어내기 위해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이하 정보경찰폐지넷)를 결성하고 발족을 선언한다. 정보경찰폐지넷은 경찰개혁의 핵심인 공안통치의 잔재 정보국의 해체와 정보경찰의 폐지를 요구한다. 인권과 민주주의가 확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원칙과 규범이 단단히 뿌리내려야 한다. 정보경찰폐지넷은 정보경찰 폐지활동을 통해 더 튼튼한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다.

2019.09.30.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공권력감시대응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다산인권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별첨 : 정보경찰 피해사례와 정부의 정보경찰 개혁 평가 토론회 자료집

 

화, 2019/10/0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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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마지막 국정감사는 민생에 집중하라.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오늘(2일) 시작된다. 20대 국회는 정쟁으로 시작해 최근 패스트트랙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두고, 극한 대립을 이어가며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그 사이 민생은 신음하고, 산적한 개혁 법안은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여당은 민생 해결을 위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야당은 당리당략에 매몰돼 정쟁만 일삼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788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짧은 기간 동안 국정감사가 이뤄지면서 졸속·부실의 우려가 크다. 하루에 많게는 20곳이 넘는 기관을 감사하는 상임위원회도 있다. 경실련은 상시 국감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매년 이벤트성 보여주기식 국정감사가 이어지고 있다. 새롭게 구성될 21대 국회에서는 부실 국정감사라고 평가받는 현 방식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작년 2018년 국정감사는 박용진 의원의 사립유치원 비리 폭로, 박주민 의원의 사법 농단 진상규명, 유민봉 의원의 채용 비리 진상규명 등이 주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사립유치원 비리를 근절할 유치원 3법은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고, 사법 농단과 채용 비리 진상규명도 흐지부지한 상태다.

국정감사가 문제 제기와 폭로의 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매년 반복되는 단순 지적과 형식적인 질의, 지역 민원 해결을 위한 보여주기식 국감이 되어서는 된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민생 국감과 정책 국감이 돼야 한다. 문제 제기, 대안 제시, 문제 해결까지 이뤄지는 국정감사의 본래 취지를 잘 살려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는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마지막 기회다. 더는 당리당략에 매몰돼 정쟁만 일삼아서는 안 되며, 실종된 정치를 회복해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국회는 정부의 실정과 부조리를 바로 잡아 민생을 챙기는 정책 국감으로 만들기 위해 힘쓸 때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역대 정부 중 가장 가파른 상승을 보이는 집값, 검찰 개혁, 한일 경제전쟁, 불평등 해소,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회는 국민의 간절한 외침에 즉각 응답해야만 한다.

경실련은 지난 9월 25일 공수처 설치, 공직자윤리법 개정, 재벌 개혁을 위한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 분양가 상한제와 건설 원가 공개를 위한 주택법 개정, 집단소송제 도입 등 를 발표했다. 20대 마지막 국정감사에 바란다. 국회는 개혁·민생과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생산적이고 상생을 위한 국정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경실련은 이번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민생을 돌보는 정책 국감이 될 것을 촉구하며, 마지막 국정감사의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별첨.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개혁 입법과제

 

첨부파일 :  민생 국감 촉구 입장

문의: 정책실 (02-3673-2142)

수, 2019/10/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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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정치와 조국의 도덕성

왜 정치는 도덕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하는가?

 

홍철기 서울대학교 강사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최근의 장기적인 논쟁에서 나를 가장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장관 개인의 이른바 '위선적' 삶도 아니고 검찰의 매우 '적극적' 수사도 아닌, 정치와 도덕의 분리를 당연히 죄악시하는 태도가 별다른 반론이나 검증 없이 공인된 '이론'인 것처럼 주장되는 상황이었다. 물론 공직자의 윤리나 소신을 검증하는 일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이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정치와 도덕이 분리된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정치적 행위와 도덕적 원칙이 여전히 대립하고 갈등하면서도 충분히 양립이 가능하다고 믿는 편이며, 또한 양립해야만 한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이 지면을 빌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도덕의 분리가 유지되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정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면, 정치와 도덕의 분리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자명한 교과서적 지식으로 통용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이러한 분리를 통해서만 근대와 현대의 정치학이 성립될 수 있었고, 중세 봉건제의 종교적 세계관으로부터 세속 정치를 해방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하기까지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치학의 교과서적 지식이 정치학 바깥의 세계에서도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치와 도덕의 분리를 주장한 대표적인 정치사상가를 생각해본다면, 아마도 15-16세기 피렌체 공화국의 공직자였던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와 19-20세기 독일의 정치학자 막스 베버(Max Weber)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강력한 군주제 국가들에 포위된 국제 정세에서 시민의 자유를 본질로 하는 공화제 도시 국가는 결코 도덕적인 수단만을 사용하여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민의 자유와 평등은 공화정이 추구하는 도덕적 목표가 맞지만, 반드시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정책 수단들만을 고집하게 되면 절대로 그 도덕적 목표를 구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 것만으로도 그는 그 이후 오랫동안 통치자에게 악마의 가르침을 설파한 자로 낙인찍혔다. 베버는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독일이 제정으로부터 공화정으로의 이행을 성공시키면서 동시에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승전국들과 강화를 맺어야 하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가 보기에 새로운 지도자는 우선 강화조약의 당사자로서 그 직전까지 독일의 전쟁 행위에 대해서 도덕적으로 판단하지 않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이 지도자는 또한 전선에서 돌아올 남성 참전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서 왕정복고를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켜낼 수 있는 뛰어난 '선동가'여야 했다. 그러나 베버 역시 이러한 입장 때문에 전쟁 이후 독일에서 히틀러가 대중의 지지를 얻어서 '인류의 반하는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장본인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마키아벨리나 베버의 판단을 현대 민주주의에 적용하자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시도는 명백한 시대착오 오류의 위험을 안고 있다. 그들의 시대에 정치란 남성의 전유물이었으며, 또한 일정 정도 시민의 참여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대체로 고위 엘리트들이 전쟁과 직결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해도 크게 무리가 아니었던 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수용된 역사, 특히 그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역사에는 분명히 우리가 참고할만한 진실이 담겨져 있다고 본다. 그 진실이란 바로 정치적 판단과 행위가 본질적으로 어떤 경우에도 결코 완벽하게 정당화될 수 없고, 그래서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결단에 흔히 따라오는 수식어 중에는 '비정함'이 있다. 정치의 비정함이란 '필요하다면' 옳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폭력과 강제력을 사용하는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 언제나 100%의 정당화가 불가능한 선택지들 사이에서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는 사실, 그리고 다가오는 결단의 순간을 결코 회피할 수도 없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만일 우리가 운이 좋아서 51% 대 49%의 정당화가능성의 선택지들 사이에서 결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1% 대 0%의 선택지들 사이에서 결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말처럼 망설임 없이 책을 덮고 무기를 들어야 하는 것이 공화정 시민의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이를 결정의 순간은 피할 수 없고, 어떤 결정이든 내려져야 하니, 일단 결정이 내려지고 나면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말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그 반대다. 정치적 결정이 도덕 원칙과는 달리 완벽하게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말은 곧 모든 정치적 결정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이다. '정치는 결과로 말한다'는 의미에서 '결과'란 곧 정치가 이뤄내는 성과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정치적 결정에는 어쨌거나 '대가', 혹은 덜 실존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비용'이 따른다는 점을 의미한다. 혹시라도 우리가 A라는 결정 대신에 B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면 이 비용을 면제받을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설사 B가 A보다 도덕적 견지에서 보다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인데, 보다 도덕적 결정이고 더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로 낙관적인 희망이며, 각자의 세계관 안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는 주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믿는 세계관에서 봤을 때 비도덕적 선택을 하는 다수가 민주주의 사회 안에서 그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면, 도덕적 결정의 비용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각자의 도덕 원칙에 대한 상대주의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이러한 충돌은 당연하게도 불가피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와 같은 대가를 치루는 한이 있더라도 도덕 원칙에 최대한 부합하는 정치적 결정이 내려지기를 희망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도덕 원칙과 달리 정치적 결정에는 대가가 따르기 때문에, 또한 책임이 발생한다. 그런데 여기서의 '책임'이란 대가나 비용처럼 단순히 불가피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책임 덕분에 이미 내려진 결정에 대해 반추할 수 있고, 앞으로 반드시 다가올 결정의 순간에 더 나은 선택을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의미에서 책임이란 언제나 타인에게 지는 것이며, 타인에게 묻는 것이다. 비도덕적 정치가는 자신의 권력욕에만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진다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도덕적 비정치가는 분명히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책임을 지고 있다고 확신하겠지만, 실제로는 살아있는 타인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원칙에 대해서 충실한가 여부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을 것이다. 전자는 정치에서 도덕을 배제하려 하고, 후자는 정치를 도덕에 일치시키려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서로 완전히 다른 입장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정치에서 책임의 공간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물론 정치와 도덕의 불일치는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불만족과 불안감의 지속적 원천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도덕이 분리되고, 그 사이에 긴장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렇게 했을 때에만 불가피한 대가를 전제로 내려지는 정치적 결정이 비로소 책임의 문제와 결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럴 때에만 결정을 내리는 자는 또한 기꺼이 책임지려는 자가 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화, 2019/10/08-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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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조국 찬반 시위 양극화된 한국 정치 보여줘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가장 혐오스러운 검찰’ 새롭게 이해 -검찰 개혁 중단 시키려 조국 장관 사퇴 시키려 해 한국의 계속되는 대규모 시위에도 관망하던 뉴욕타임스가 조국 장관을 둘러싼 찬반 시위가 보여준 한국정치의 양극화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In Seoul, Crowds Denounce a Divisive Politician. Days Later, Others Defend H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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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9/10/1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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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 검찰개혁 중단 아닌 시작되어야

 

1. 오늘(10월 14일), 사모펀드 투자 의혹, 자녀 특혜 의혹 등으로 논란을 겪던 조국 법무부장관이 취임 35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앞서 <경실련>은 조국 후보자가 가지고 있는 의혹이 적지 않으며, 임명 강행 이후 오히려 검찰개혁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진 사퇴를 주장한 바 있다. <경실련>은 오늘 조국 전 장관이 내린 용단을 존중하며, 이제 국회가 검찰개혁을 중단 없이 힘있게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2. 조국 전 장관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나, 검찰개혁을 시대적 과제로 만들고 검찰개혁의 물꼬를 텄다. 조국 전 장관은 취임 이후 법무부․ 검찰개혁추진단이 제안한 직접수사 축소를 위한 특별수사부 폐지 및 축소, 인권 존중과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위한 인권보호 수사규칙 제정 등 검찰개혁 과제를 받아들여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3. 검찰개혁은 이제 중단이 아니라 시작을 맞이하게 되었다. 국회는 더 강력한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갈라진 여론, 분열을 통합하는 노력을 당부했다. 국회는 정쟁을 중단하고, 정치를 복원하여 개혁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여야 협의체 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한 합의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앞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반대가 검찰개혁에 대한 반대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표명했던 자유한국당은 말 바꾸기하며 검찰개혁 법안을 무효화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4. 경실련은 조국 장관의 사퇴가 검찰개혁의 중단이 아니라, 검찰개혁의 시작이다. 문재인 정부가 표명했던 정의와 공정의 회복이 되기를 바란다. “끝”.

 
첨부 :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 논평

 

화, 2019/10/1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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